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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기업 올해 최대 고민은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임금 부담”

우리나라 기업들은 올해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임금' 문제에 가장 큰 부담을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경영자총협회는 전국 50인 이상 508개사를 대상으로 '2025년 기업규제 전망조사'를 실시한한 결과 38.4%가 이같이 응답했다고 6일 밝혔다. 조사에 따르면 올해 기업이 가장 큰 부담을 느끼는 애로 및 규제는 '통상임금 범위 확대 등 임금 부담'(38.4%), '중대재해처벌법 등 안전 규제'(28.3%), '주52시간제 등 근로시간 규제'(22.8%) 순이었다. 기업의 34.5%는 올해 기업 규제환경이 '전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년과 유사할 것'이라는 응답은 57.4%, '개선될 것'이라는 응답은 8.1%로 집계됐다. 규제환경이 전년보다 악화될 것으로 전망한 기업들은 그 이유로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글로벌 무역규제 강화'(45.7%), '국회의 기업 규제 입법 강화'(29.1%), '정부의 규제혁신 의지·동력 약화'(26.9%) 등을 들었다. 최근 정치 불안이 우리 경제에 미칠 수 있는 부정적 영향으로는 '환율 변동성 확대에 따른 수출 경쟁력 약화'(47.2%)를 많이 걱정했다. '소비 심리 위축 및 내수 부진 심화'(37.8%), '불확실성 확대로 투자 심리 위축'(26.0%) 같은 답변도 나왔다. 올해 우리나라가 경제위기에 직면할 것이란 질문에 대해서는 응답 기업의 96.9%가 '올해 경제위기가 올 것'으로 예상했다. 이들은 '올해 경제위기가 1997년보다 심각'(22.8%)하거나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정도는 아니지만 올해 상당한 위기가 올 것'(74.1%)으로 답변했다. '올해 경제위기 우려에 동의하지 않는다'는 응답은 3.1%에 불과했다. 기업의 37.2%는 올해 정부에 가장 바라는 규제혁신 정책으로 '규제 총량 감축제 강화'를 선택했다. 그 외 응답은 '적극행정에 대한 공무원 면책제도 강화'(23.4%), '네거티브 규제 방식(원칙 허용, 예외 금지)으로의 전환'(22.4%) 등이 나왔다. 김재현 경총 규제개혁팀장은 “글로벌 무역규제 강화와 대내 정치 불안으로 우리 기업들은 한치 앞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며 “규제개혁은 국가의 예산 투입 없이도 기업 투자와 고용 창출을 유도해 경제 활력을 회복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정책 수단"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삼성전자 노사갈등 ‘최악’ 피했다···임단협 조인식 진행

삼성전자가 노사가 '파업 리스크'에서 벗어나 상생을 도모할 수 있게 됐다.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에 노조원들이 찬성하면서 양측이 손을 맞잡았다. 삼성전자는 대표 노조인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와 5일 오후 기흥캠퍼승서 2025년 임금·단체협약 조인식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행사에는 최완우 삼성전자 DS부문 피플팀 팀장(부사장)과 손우목 전삼노 위원장 등이 참석했다. 삼성전자와 전삼노는 지난달 24일 2025년 임금·단체협약에 대한 잠정합의를 이뤘다. 전삼노는 이날 오후 1시까지 잠정합의안에 대한 찬반 투표를 실시했고, 합의안이 최종 가결됐다. 투표에는 전체 조합원 3만1243명 중 2만2132명(투표율 70.84%)이 참여했다. 찬성 1만9412표(87.71%), 반대 2720표(12.29%)가 나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삼성전자는 평균 임금인상률 5.1%, 자사 제품 구매에 사용할 수 있는 패밀리넷몰 200만 포인트와 자사주 30주를 전직원에게 지급하게 된다. 성과급 제도 개선을 위해 노사 공동으로 태스크포스(TF)를 운영할 예정이다. 또 3자녀 이상 직원 정년 후 재고용하는 것에 대해서도 제도화하기로 했다. 앞서 접점을 찾지 못했던 2023년과 2024년 임금협약도 이번에 완료했다. 삼성전자 최대 노조인 전삼노 조합원 수는 전체 직원의 30% 수준이다. 작년 7월에는 회사 창립 이래 최초로 파업을 진행하기도 했다. 양측은 입장 차이가 커 올해 들어 5차까지 펼쳐진 본협상에서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해왔다. 이에 따라 지난달 18일부터 집중교섭을 진행해 3년치 임금 협상안을 논의했다. 당초 사측은 임금인상률 4.5%, 패밀리넷 200만 포인트 지급, 조합원 총회·교육 4시간+4시간 등 안건을 제안했다. 전삼노는 임금 분야에서 12개, 복리후생 분야에서 17개 요구사항을 회사에 전달했다. 임금인상률 6.4%, 성과급 지급 기준 개선, 부문별 차별 없는 격려금 지급, 임금피크제 폐지, 명절상여금 별도 지급, 200만원 휴가비 지급 등이 주요 내용이다. 노사는 작년 12월 2023·2024 임금협상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으나 조합원들이 이를 부결시켰다. 최완우 팀장은 “이번 임금·단체협약 체결은 노사 화합으로의 전환점"이라며 “이를 계기로 노사가 힘을 합쳐 사업 경쟁력 강화에 만전을 기하겠다"고 말했다. 손우목 위원장은 “앞으로도 조합원들의 처우를 지속적으로 개선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중견그룹 오너일가, 입사 후 임원까지 3.8년…대기업보다 빠르다

국내 중견그룹 오너일가는 입사 후 임원을 달기까지 평균 3.8년이 걸린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는 국내 대기업집단 오너일가 평균 4.4년보다 0.6년 빠른 수준이다. 5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2023년 결산 기준 자산 총액 5조원 미만 국내 중견그룹 상위 100곳 237명을 대상으로 오너일가의 경영 참여 현황을 조사한 결과, 임원으로 경영에 참여하고 있는 중견그룹 수는 58곳이며 인원은 총 101명으로 나타났다. 조사 대상 중견그룹 오너일가 임원 101명은 평균 30.7세에 회사에 입사해 평균 34.5세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대기업집단 오너일가(212명) 임원이 평균 30.4세에 회사에 입사해 34.8세에 임원에 오른 것과 비교 0.3년이 빨랐다. 중견그룹 오너일가 자녀 세대의 임원 승진 소요 기간은 평균 3.8년으로, 부모 세대의 평균 3.9년 대비 0.1년 짧았다.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경우 임원이 되기까지 자녀 세대가 평균 4.3년, 부모 세대가 평균 4.5년 걸렸다. 또 임원에서 사장단 승진까지 걸리는 기간도 중견그룹 오너일가가 평균 12.3년으로, 대기업집단 오너일가의 평균 12.9년보다 짧았다. 중견그룹 자녀 세대의 경우 사장단 승진까지 평균 11.9년이 걸렸는데, 마찬가지로 대기업집단 자녀 세대(평균 12.5년)보다 승진이 빨랐다. 회사에 들어오자마자 임원이 된 중견그룹 오너일가는 총 33명으로 전체 32.7%의 비중을 차지했다. 대성그룹이 4명으로 가장 많았고 SPC가 3명, 현대와 조선내화가 2명으로 뒤를 이었다. 콜마, 동아쏘시오, SD바이오센서, 아세아, 풍산, 새로닉스, 대웅 등 22개사는 1명을 기록했다. 임원 승진까지 5년 미만(0년 포함)이 걸린 인원의 비중은 65.3%(66명)로 조사됐다. 입사 후 바로 임원에 오른 중견그룹 주요 오너로는 김영민 SCG 회장,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 등이 있다. 자녀 세대 주요 오너로는 허진수 SPC그룹 사장, 허희수 SPC그룹 부사장, 김요한 서울도시가스 부사장 등이 있다. 입사 후 임원 승진까지 가장 오래 걸린 중견그룹 오너는 오뚜기의 함영준 회장이었다. 함 회장은 19세였던 1977년에 오뚜기 입사 후 22년 만인 1999년에 임원으로 승진했다. 이어 윤여원 콜마비앤에이치 사장(13.5년), 구자훈 LIG문화재단 이사장(13년), 구자준 LIG손해보험 전 회장(12.9년), 박 훈 휴스틸 대표이사(12.3년) 순으로 임원 승진이 오래 걸렸다. 한편 이번 조사는 그룹 경영에 참여 중이거나 과거에 참여했었던 창업주(1세 및 1세의 배우자)의 자녀 세대(형제자매 포함) 및 그들의 배우자(고인 및 과거 참여 임원 포함)를 포함했다. 승진 시기 산정 기준은 인사 승진 기사, 포털에 등록된 프로필, 분기 보고서 등에 기재된 직위를 기준으로 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전국 흐리고 곳곳에 비·눈…기온 큰 변동 없어

전국이 흐린 가운데 일부 지역에서는 비 또는 눈이 내릴 전망이다. 5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오늘(5일)은 전국이 대체로 흐리겠으며, 낮 최고기온은 7.5~12.1도, 아침 최저기온은 -4.1~3.8도로 예년과 비슷한 수준이다. 강원 동해안과 산지, 경북 동해안을 중심으로 비 또는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으며 충남과 경북 북동산지, 울산, 전라권, 경남 서부에서도 오후부터 밤사이 비 또는 눈이 내릴 것으로 예상된다. 일부 지역에서는 0.1mm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거나 0.1cm 미만의 눈이 날릴 가능성이 있다. 내일(6일)은 강원 영동과 경상권 동해안, 제주도를 중심으로 흐린 날씨가 예상되고 새벽까지 제주도에는 비 또는 눈이 내릴 가능성이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은 맑겠으나 오후부터 밤 사이 가끔 구름이 많아질 전망이다. 낮 최고기온은 4~11도, 아침 최저기온은 -5~3도로 오늘보다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모레(7일)는 전국이 대체로 맑다가 오후부터 구름이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아침 최저기온은 -6~3도, 낮 최고기온은 7~12도로 예상된다. 글피(8일)는 전국이 구름 많다가 오후부터 점차 맑아지겠으나, 남부지방과 제주도는 대체로 흐릴 전망이며, 전남 남해안과 제주도에는 새벽부터 낮 사이 비가 내릴 가능성이 있다. 낮 최고기온은 8~12도, 아침 최저기온은 -4~5도로 예상된다. 강원 동해안과 산지, 경북 북동산지, 경남 서부 내륙, 제주 산지를 중심으로 1~5cm가량의 적설이 예상되며, 강원 동해안과 산지는 5mm 미만의 강수량이 예상된다. 서해와 남해, 동해 전 해상에서는 바람이 강하게 불고 물결이 높게 일 것으로 보인다. 특히 동해 먼바다는 4m 이상 파도가 일 가능성이 있어 항해 및 조업하는 선박은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기상청은 “빙판길과 도로 살얼음이 발생할 가능성이 있으므로 교통안전에 주의해야 하며, 해상에서는 강풍과 높은 파도로 인한 피해가 없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제10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 “ESG·보호무역 변화 뚜렷···우리에게 기회 요소 될수도”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열린 '제10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 참석자들은 우리 경제가 처해 있는 상황이 엄중하다는 점에 공감하며 각각 나름대로 해법을 제안했다. 이날 세미나 주제발표가 끝난 뒤 진행된 토론회는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가 좌장을 맡아 펼쳐졌다. 윤진영 산업통상자원부 기후에너지통상 과장,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 센터장, 하윤희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 장현숙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신무역전략 실장 등이 함께했다. 정 교수는 “일각에서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기후변화 의제가 사라졌다고 언급하는 이들이 있는데 이는 상황을 정확하게 파악하지 못한 것"이라며 “미국 국내와 국제사회 동향 등을 보면 우리가 생각하는 변화가 많지 않을 수 있다. 바꿔 말하면 (우리나라에) 기회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기후변화를 선도했던 독일은 경제가 무너지고 있는데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들어오며 글로벌 정치권에 '극우'가 나오는 것 아닌가 싶다"면서도 “아직 개발도상국 중에는 7%, 10%씩 경제성장을 하는 시장이 있다. 그런 곳에서는 '트럼프 효과'를 느끼지 않고 중국이 앞으로 전세계 이슈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변수도 있다. 보호무역주의와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 등 상황을 면밀히 봐야 하는 이유"라고 설명했다. 이 센터장은 “ESG와 관련된 부분에서 우리는 개념 정립이 필요하다고 본다. ESG 경영과 ESG 공시가 원칙적으로는 같지만 다르게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 같다"며 “우리 정부가 ESG 관련해서 기업들에 경영을 유도할 것이고 기업들은 그쪽으로 나아간다는 확실한 명제 없이 모두에게 부정확한 메시지를 남기는 것 같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확실하게 선을 긋지 않으면 ESG라는 본래 의도는 잊고 규제만 만들어지는 상황이 연출될 수 있다"며 “신뢰할 수 있는 공시 시스템을 구축하는 게 장기적으로 ESG라는 의제를 끌고 갈 수 있는 동력이 된다. ESG 제도가 언제 시행되는지도 중요하지만 철저하게 가이드라인, 평가체계 등 기반을 준비하는 게 더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윤 과장은 “트럼프 체제 도입 이후 우리나라는 기후 정책 등 관련해서 지금 2보 전진을 하기 위해 1보 후퇴를 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2보 전진할 때 지금 1보 후퇴한 것 때문에 아무것도 안하고 있다면 앞으로 대응책을 찾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재생 에너지를 보면 태양광이나 풍력은 땅에 있는 것을 단순히 파내는 게 아니라 기술이 필요하다. 미국이 과거 에너지 패권을 가질 때와 달라졌기 때문에 (트럼프 행정부가) 지금처럼 행동하는 측면이 있을 것"이라며 “그들은 새로운 산업에 대해서는 미국 기업들이 유럽연합(EU) 등 해외로 나가는 데 문제가 생기는 것은 원치 않는다. 한국 입장에서는 신산업 분야에서 미국이 움직이는 쪽에 맞춰 함께 가고 하다보면 상호간 윈윈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어 “기업들에게 다양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제공하고 근본적인 기술 개발을 위한 자금을 지원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고 했다. 정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은 압박은 하는데 소위 '당근'은 없다. 세상이 바뀌었는데 우리나라 입장에서 어떻게 양국이 기후위기나 ESG 등 관련 합을 맞출 수 있을지 잘 봐야한다"고 정리했다. 하 교수는 “정부가 우리나라 산업을 무조건 보호하는 방향이 맞나 생각도 해야 한다. (미국, EU 등이) 발표는 했지만 시행은 한 적 없는 상황에서 우리는 무상을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 제도 설계의 차이, 탄소 가격 차이 등 놓고 우리 기업들에게 엄밀한 잣대를 내밀 수 있다"고 걱정했다. 그러면서 “미국은 태양광 풍력 등 재생에너지가 비싼 나라가 아니고 이미 그런게 더 싼 지역도 있다. 미국은 대신 전력망이 더 중요한데 전력수요가 늘어나고 있어 이를 제대로 공급하기 위한 망 문제도 고려해야 할 것"이라며 “하이브리드 시스템으로 갈 때 지열 같은게 중요한 에너지원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 교수는 “우리나라가 아프리카를 너무 소홀히하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특히 수소는 장기적으로는 가스나 석유 시장을 대체할 수도 있다고 본다"며 “지금 독일이 아프리카에서 활약하고 있다. 영국과 유럽 국가들이 아프리카 개발에 힘을 쏟는데 일본 종합무역상사들도 활동하고 있다. 자원·에너지 시장 개척과 각축전이 벌어지는 이 시점에 한국은 더 적극적으로 움직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트럼프 임기는 4년이지 100년이 아니라고 자주 말한다"며 “재생에너지는 끝났다 이런 관점보다는 오히려 전력이 부족한 상황을 감안해 원자력이나 소형모듈원전(SMR), 에너지저장장치(ESS) 등도 다차원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장 실장은 “ESG 등 '의무'는 규제고 '보호무역'은 지원이라고 읽힌다. 우리나라 기후변화 정책은 규제와 지원에서 어디에 중점을 두고있는지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며 “기후변화 ESG 관련 지원을 떠올리는 사람은 잘 없지만 규제는 배출권거래제 등이 금방 생각난다"고 분석했다. 장 실장은 “미국이 대대적으로 기업들을 지원하고 있고 EU는 규제를 중심으로 철저하게 금융지원이나 기업 성장을 돕고 있는데 우린 아니다"며 “일본은 지난해 탈탄소 경제성장을 목적으로 해 법안까지 바꾸며 태도를 전화했다. 우리나라 역시 더 늦기 전에 ESG 기후관련 정책을 성장 중심 전략으로 바꿀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제10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 “글로벌 ESG·보호무역 정책 변곡점···韓 기업 관리 체계 구축해야”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공시 의무화, 보호무역주의 등 세계 주요국이 저마다 통상 장벽을 쌓아가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기업들이 이를 넘어설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자리가 마련됐다. 에너지경제신문은 27일 오후 서울 여의도 전경련회관에서 '제10회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를 개최했다. 주제는 '2025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와 보호무역주의 대응방안'이다. 올해는 글로벌 ESG 정책과 무역 지형도가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유럽연합(EU)이 ESG공시를 의무화하고 미국은 자국우선주의 정책을 노골적으로 펼치고 있다. 영국, 호주, 캐나다 등도 ESG 공시를 요구하고 있다. 내수 침체, 정치 불안, 중국과 경쟁 등 우리 경제를 둘러싼 상황은 엄중하기만 하다. 정우진 에너지경제신문 부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올해는 세계무역기구(WTO) 설립 30주년이 되는 해다. 의미가 있는 순간 트럼프 2.0 시대를 맞아 미국이 무역분쟁을 유도하고 있는 셈"이라며 “안덕근 산업통상부 장관도 지금 미국에 가 있다. 한국이 어떤 활로를 찾을지 중요해진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주제 발표를 맡은 정훈 국회미래연구원 연구위원은 글로벌 ESG 공시 의무화와 이에 대한 대응방안을 제시했다. 정 연구위원은 “전세계 30여개 국가에서 법 혹은 규제로 국제지속가능성기준위원회(ISSB) 기준을 도입해 제도화 하고 있다"며 “호주 캐나다 등 17여개국이 올해 정책 발효를 시작하고 보고를 시작하는 국가도 9개국 정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 출범과 글로벌 경기 침체 등 여파로 기업들이 ESG 경영 관련 정책을 후퇴시키는 경향이 있지만 지속적인 모니터링은 필요하다"며 “ESG 경영을 위한 내부 기반을 마련하고 관련 공시 데이터·정보 수집 및 관리 체계를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환경에너지연구소장은 '트럼프 2기 기후변화 정책 전망과 기업에의 시사점'을 주제로 마이크를 잡았다. 김 소장은 “트럼프 2기 기후·환경 정책변화의 위험을 기회로 만들기 위한 미래기술 및 저탄소제품 경쟁력 확보가 필요하다"며 “기업들은 미국과 EU를 중심으로 정책 파편화가 심화된다는 점에 주목해 변화를 예측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어진 종합 토론 좌장은 정서용 고려대학교 국제학부 교수가 맡았다. 발제자 2명과 윤진영 산업통상자원부 기후에너지통상 과장, 이충국 한국기후변화연구원 탄소배출권 센터장, 하윤희 고려대학교 에너지환경대학원 교수, 장현숙 국제무역통상연구원 신무역전략 실장 등이 의견을 나눴다. 에너지경제신문은 '탄소시장과 무역경쟁력 세미나'를 지난 2016년부터 매년 열고 있다. 2015년 탄소배출권거래제가 실시된 이후부터 ESG 공시를 앞둔 현 시점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기후환경·경제정책 변화를 살폈다. 그간 코로나19 팬데믹,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굵직한 사건이 이어지며 주요국 셈법은 저마다 달라진 상황이다. 기후변화를 막기 위해 마련한 제도가 경제이익을 실현하는 도구로까지 발전했다. 이번 세미나에서 논의된 내용들은 우리 정부·국회·기업 등에 나아갈 방향을 제시해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강성 노조에 反기업 국회···대기업 신규 채용 문턱 계속 높아진다

지난달 청년층 체감실업률과 고용률이 4년여만에 가장 큰 폭으로 악화한 가운데 대기업 신규 채용 문턱을 계속 높아지고 있다. 주요 기업 10곳 중 6곳은 올 상반기 채용을 안하거나 아직 계획을 세우지 못했다는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강성 노조가 임금인상·정년 연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이고 국회에서는 반(反)기업 성향 입법이 계속 추진되고 있는 현 상황을 반영한 결과로 풀이된다. 27일 한국경제인협회가 실시한 '2025년 상반기 대졸 신규채용 계획' 조사에 따르면 응답기업의 61.1%는 신규채용 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답했다. 계획 미수립 기업이 41.3%, 아예 없는 기업이 19.8%였다.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각각 3.9%포인트(p), 2.7%p 늘어난 수치다. 이번 조사는 한경협이 여론조사기관 리서치앤리서치에 의뢰해 매출액 500대 기업을 대상으로 펼쳐졌다. 대기업 중 채용 규모를 늘린다는 기업은 12.2%에 불과했다.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겟다는 곳은 59.2%, 줄인다는 곳은 28.6%였다. 업종별로 보면 올해 상반기 채용계획을 수립하지 못했거나 채용하지 않을 예정이라고 응답한 기업 비중은 △건설(75.0%) △석유화학·제품(73.9%) △금속(철강 등 66.7%) △식료품(63.7%) 순으로 나타났다. 기업들은 신규채용을 하지 않거나 채용 규모를 늘리지 않겠다고 한 이유에 대해 △대내외 불확실성 확대 및 기업 수익성 악화 대응을 위한 경영 긴축(51.5%)을 가장 많이 꼽았다. △글로벌 경기침체 장기화 및 고환율 등으로 인한 경기부진(11.8%) △고용경직성으로 인해 경영환경 변화 대응을 위한 구조조정 어려움(8.8%) 등 답변도 나왔다. 재계에서는 '불확실성 확대'나 '고용경직성' 등 답변이 복수로 나오는 게 최근 주요 기업들의 노사 갈등 국면과 맞닿아 있다고 본다. 현대제철은 노조의 계속되는 파업에 '직장폐쇄'라는 초강수를 뒀다. 노조는 그럼에도 쟁의행위를 지속해 좀처럼 의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현대제철 노조는 회사가 영업적자를 내는 한이 있더라도 1인당 4000만원 이상씩 성과급을 달라고 몽니를 부리고 있다. 다른 업종에서도 공포감은 여전하다. '무노조 경영'으로 유명했던 삼성전자에서는 지난해 창사 이래 최초로 파업이 벌어졌다. 자동차, 철강, 조선 등 업종의 경우 최근 글로벌 경영 불확실성 등을 계기로 큰 잡음이 나오지 않고 있지만 언제라도 대결구도가 형성될 수 있는 상태다. 기업들은 특히 노조원들이 단체협약 내용으로 '정년 연장' 카드를 계속 꺼내고 있다는 점에 부담을 느끼고 있다. 일부 기업 노조는 임금피크제를 폐지하는 동시에 정년까지 연장해야 한다는 요구안을 사측에 전달하고 있다. 국회의 반기업 입법 추진도 대기업들을 움츠리게 만드는 요소로 꼽힌다.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은 이날 국회 본회의에서 상법 개정안 처리를 시도할 계획이다. 상법 개정안은 '이사의 충실 의무' 대상을 기존 회사에서 주주 전체로 확대하는 게 골자다. 한국경영자총협회, 대한상공회의소 등 국내 경제8단체는 지난 24일 개정안이 법사위 제1소위를 통과하자 공동 입장문을 내고 “국회가 다시 한번 신중하게 검토해달라"고 호소했다. 이들은 “상법 개정은 이사에 대한 소송 남발을 초래하고, 행동주의 펀드의 경영권 공격 수단으로 악용돼 대한민국을 기업하기 힘든 나라로 만들 것"이라며 “소송 리스크와 투기자본의 공격 가능성이 커지면 기업 경쟁력이 하락하고,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심화시켜 결국 선량한 국내 소액 투자자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초래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한경협 설문 결과에서도 이같은 분위기가 감지된다. 조사에서 기업들은 대졸 신규채용 증진을 위한 정책과제로 △규제 완화를 통한 기업 투자·고용 확대 유도(39.7%)를 가장 많이 꼽았다. 이어 △고용증가 기업 인센티브 확대(19.8%) △다양한 일자리 확대를 위한 고용경직성 해소(13.5%) 등이 필요하다고 짚었다. 통계청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지난달 한국 청년층(15∼29세) 고용보조지표3(체감실업률)은 1년 전보다 0.8%포인트(p) 오른 16.4%를 기록했다. 이같은 증가폭은 2021년 2월(26.8%) 3.7%p 이후 3년11개월만에 가장 높은 것이다. 고용보조지표3은 노동시장에서 채워지지 못하는 실질적 일자리 수요를 포괄해 나타내는 지표다. 청년층 실업률은 6.0%로 작년 1월과 같았다. 실업자 수는 23만명으로 1만6000명 줄었지만 체감상 어려움이 갑작스레 커졌다는 뜻이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기업활력 제고를 위한 규제완화에 주력하는 한편 통합투자세액공제 일몰 연장, 임시투자세액공제 대상 확대 등 기업의 고용여력을 넓히는 세제지원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윤진식 무협 회장 “초불확실성 시기···수출 리스크 대응 총력”

윤진식 한국무역협회 회장이 “무역업계 활력 제고를 위해 수출 리스크 대응과 해외시장 확대 지원에 총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윤 회장은 26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열린 '2025년도 정기총회' 개회사에서 “올해는 산업·무역 패러다임이 급변하는 초(超) 불확성실의 시기"라며 이같이 밝혔다. 윤 회장은 “트럼프 행정부 2기 시대에 대비해 미국, 유럽연합(EU) 등 핵심 경제 파트너국을 대상으로 한 아웃리치 활동 등 민관 협력사업에 집중할 것"이라며 “글로벌사우스(Global South) 등 유망 지역에 해외거점을 구축해 경제협력 채널을 확대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총회에는 회원사 대표 650여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지난해 사업실적 및 결산과 올해 사업계획·예산을 공유했다. 또 비상근 부회장으로 김정수 삼양라운드스퀘어 부회장과 성도경 비나텍 대표를 추가로 선임하고 회장단 영입을 의결했다. 무협은 올해 △변화하는 통상질서에 대비한 업계 대응역량 강화 △시장 다변화를 위한 해외거점 및 마케팅 강화 △수출 현장 및 회원 중심 서비스 확대 △신산업 육성을 위한 차세대 수출 플레이어 발굴 △미래 무역을 위한 기반 확충 등을 5대 전략으로 삼고 추진해나갈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산단공, 청렴·윤리경영TF 신설 등 15대 과제 제시

한국산업단지공단(산단공)은 25일 대구 본사에서 2025년 제1차 윤리경영위원회를 열어 △최고경영진 주도의 청렴·윤리경영TF 신설 △데이터 기반의 윤리 위험관리체계 구축 등 윤리경영 강화 의지를 공유했다. 이날 산단공 윤리경영위원회 올해 첫 회의는 당연직 위원인 이상훈 이사장을 포함해 경영진, 노동조합, 외부전문가 등 총 12명으로 구성돼 있다. 회의에서 윤리경영위는 △기관장 직속 2025년 청렴·윤리경영 TF 신설 △데이터 기반 윤리경영 관리체계 구축 △규범준수 경영시스템(ISO37301) 신규 도입 등 올해 15대 추진 과제를 제시하고, 전사 차원의 실천 의지를 밝혔다. 특히, 업무 기능별 윤리 리스크 매핑 경진대회 등을 통해 그동안 축적한 데이터로 윤리경영 맵 고도화를 추진하고, 맵 기반의 모니터링과 특정감사를 시행하여 데이터 기반의 체계적인 윤리경영을 실천하기로 했다. 지난해 윤리경영 추진 실적 점검자리에서는 △CEO와 전 지역본부 현장 소통간담회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내부통제 효율화 △자발적 윤리문화 조성 프로그램 운영 등을 논의했다. 이상훈 이사장은 “한국산업단지공단의 윤리경영은 입주기업 중심의 지속 가능한 산업단지 미래를 위한 필수요소"라고 강조하며, “데이터 활용을 통한 체계적인 윤리경영 관리로 국민과 임직원의 눈높이에 맞는 윤리문화를 조성하는데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기회의 땅’ 중동 산업계 지형도 급변···韓 기업 ‘금맥’ 찾을까

국내 주요 기업들이 중동 시장 공략에 적극적인 가운데 현지 산업계 공급망이 변화 조짐을 보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지정학적 위기를 계기로 경제 지형도가 바뀌고 있는 만큼 다양한 분야에서 추가적인 기회가 열릴 것으로 기대된다. 25일 한국무역협회 아랍에미리트(UAE)지부가 지난 1월 중동 로컬·외국계 기업 120개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 기업의 60%는 지정학적 갈등으로 기업 운영에 부정적 영향을 받았다고 답했다. 응답자 국가별 구성은 UAE 68.3%, 사우디아라비아 10.8%, 오만 5.8%, 이스라엘 5%, 이란 4.2% 등이다. 직무별로는 구매·공급망관리(52.4%), 경영진(21.1%), 디지털전환(10.8%) 등 비율이 높았다. 이들은 공급망 불안으로 인한 '운영비용 증가'(56.7%), '프로젝트 지연'(41.7%), '공급업자 및 파트너의 불안정성'(38.3%) 등을 가장 큰 부담이라고 꼽았다. 지정학적 불안정으로 공급망 불안의 애로를 겪는 현지 기업들은 안정성 확보를 위해 '다양한 지역 및 다수의 공급업자들과의 공급망 구축'(54.2%) 등 다변화 전략을 구사하고 있었다. K-기업이 중동에서 추가적으로 사업 기회를 모색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해석이 가능해 보인다. 삼성, LG 등 주요 기업들은 일찍부터 '기회의 땅' 중동 공략에 적극적이었다. 건설, 원자력발전소 등 대형 프로젝트 수주와 더불어 선박, 방산 수출길을 꾸준히 열어왔다. 삼성전자, LG전자는 현지에서 가전·TV 등 신제품을 다양하게 선보이며 소비재 시장을 노리고 있다. 현대자동차는 2032년 중동에서 자동차를 35만대 이상 판매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KG모빌리티는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명가' 이미지를 앞세워 사우디 등에서 적극적인 영업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지난 2023년 추석 연휴 당시 중동 3개국을 찾아 '현장 경영'을 펼치기도 했다. 최근 들어서는 인공지능(AI), 클라우드, 사이버 보안 등 미래 기술 업체들의 존재감이 돋보인다. 네이버는 사우디에 중동 총괄 법인 '네이버 아라비아'를 설립했다. 안랩은 사우디 사이버 보안 및 클라우드 공급 기업 사이트(SITE)와 합작한 법인 라킨(Rakeen)을 만들었다. 지니언스의 경우 UAE에 사무소를 열었다. 원텍, 셀레믹스 등은 의료기기 시장 점유율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문제는 아직 중동에서 우리나라 기업에 대한 인지도가 낮다는 점이다. 공급망 다변화 국면에서 현지 업체들과 협력 기회를 찾기에 넘어야 할 산이 많은 셈이다. 무협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응답기업의 절반 이상이 우리 기업을 '전혀 모르거나'(32.5%) '조금 알고 있다'(28.5%)고 했다. 반면 '매우 잘 알고 있거나'(5.8%) '잘 알고 있다'(9.2%)고 답한 비율은 15%에 그쳤다. 이들은 한국 제품 조달 시 가장 큰 애로로 '신뢰할 수 있는 정보 부족'(61.9%)을 꼽았다. '높은 운송비용'(13.3%), '언어 및 문화 장벽'(9.5%) 등 대답이 뒤를 이었다. 현지에서 우리 기업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시장 접근성 및 브랜드 인지도 강화'(67.2%)가 가장 중요하다는 얘기가 나왔다. 응답자들은 '한-UAE 포괄적 경제 동반자 협정'(CEPA)에 대해서도 잘 모르고 있었다. '전혀 모른다'(50.4%)는 응답이 과반을 차지했고 협정 혜택에 대해 '알고 있다'는 응답은 15.1%에 불과했다. 박필재 무협 UAE지부장은 “중동 기업들의 공급망 다변화 추진이 우리에게 기회인 만큼 한국 기업들의 신뢰 높은 제조 능력을 강조할 필요가 있다"며 “협상이 완료된 한-GCC 자유무역협정(FTA) 및 한-UAE CEPA의 조속한 발효로 관세 장벽을 낮춰 우리 기업의 가격 경쟁력을 뒷받침하고 중동 지역과의 경제협력을 고도화해야 한다"고 짚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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