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정국이 급물살을 탈 것으로 예고되면서 최근 급등락을 반복한 정치인 테마주에 대한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기업의 펀더멘털(기초체력)과 무관한 '묻지마 식' 투자로 큰 손실을 낼 수 있다는 지적이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3 사태' 직후인 지난 3~13일까지 정치인 테마주로 떠오른 종목들의 급등락 현상이 계속됐다. 대표적으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 관련주로 꼽히는 에이텍은 -14%에서 30% 사이를 오갔다. 에이텍은 그간 1만원대에 머물다 지난달 20일 1만1420원으로 최저점을 찍기도 했으나, 계엄 이슈로 4만원대까지 치솟았다. 이달 첫째 주에만 두 번이나 상한가를 기록하면서다. 오리엔트정공, 동신건설, 형지엘리트 등 이 대표 관련주로 꼽히는 종목들도 이달 들어 모두 52주 최고치를 기록하며 신기록을 경신했다. 이 가운데 동신건설과 형지엘리트는 상한가를 기록 후 마이너스 10% 안팎까지 다시 급락하는 현상을 보였다. 지난주 막바지에는 김동연 경지도지사 관련주가 요동쳤다. 조국 전 조국혁신당 대표의 유죄 판결이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조 전 대표의 유죄 판결 소식이 전해진 지난 12일 PN풍년, SG글로벌, 코메론은 각각 22.93%, 29.94%, 17.66%씩 급등하며 장을 종료했다. 반면 같은날 조국 대표 관련주로 꼽히는 화천기계는 17.9% 급락했다. 같은 기간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 관련주인 오파스넷은 -7.13~29.88% 사이에서 급등락을 반복했다. 티앤씨알오도 -14.29~22.18% 사이를 오갔다. ◇박근혜 탄핵 이슈로 날뛰던 文 테마주, 당선 후 내리막 금융투자업계 전문가들은 이들 종목들의 공통점은 탄핵 외에는 급등락을 반복할 큰 이슈를 찾아보기 어렵다고 평가했다. 지난 2017년 탄핵 정국과 비슷한 상황으로 이어질 있어 신중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정국에서도 정치인 테마주는 연일 급등락을 반복한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특히 2016년 10월 차기 대선 이슈가 급부상하며 문재인 전 대통령 테마주로 분류됐던 종목들의 주가가 일제히 급등세를 나타냈다. 하지만 이들 종목들은 탄핵 이슈로 발생한 정치적인 리스크가 해소되자 모두 하향곡선을 그렸다. 실제로 문 전 대통령 관련주로 꼽히던 대성파인텍은 2016년 10월 5499원으로 52주 최고점을 경신했다. 하지만 이후 하락세가 지속하며 문 전 대통령 당선 이후 1년 내내 1000~2000원대 사이를 오갔다. 팜젠사이언스(옛 우리들제약)도 10월 이후 급등락을 반복하다가 문 전 대통령 당선일인 이듬해 5월10일, 주가는 오히려 20.78% 급락 후 7거래일 연속 하락세를 보였다. 고려산업도 비슷한 행보를 보였다. 고려산업은 이전까지 1000~2000원 안팎을 오가다가 탄핵정국에서 7000원대 후반까지 고공행진했다. 하지만 문 전 대통령 당선 이후부터 현재까지 다시 2000원 안팎을 오가는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정치인 테마주는 기업의 이익 증감이나 업황 변화 등 시장에서 바라보는 합리적인 지표와는 관련 없이 급등락을 반복하는 경우가 많다고 평가했다. 특히 개인 투자자들은 투기성 투자가 많기 때문에,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한 시장 관계자는 “최근 정치인 테마주 종목들의 상승 주요 요인은 기업 실적이나 경영 활동과 무관한 기대 심리와 루머가 대다수였다"며 “묻지마 식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