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다. 헌정 사상 세 번째 대통령 탄핵안 가결이다. 국회는 지난 14일 본회의를 열어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윤 대통령 탄핵안을 가결했다. 윤 대통령이 비상계엄을 선포한지 11일 만이다. 대한민국은 지난 열흘간 겪지 않아도 될 혼란에 휩싸였다. 12.3 사태 발발로 국민들은 밤잠을 못 이루고 국회와 광화문으로 향했고 연일 시위가 이어졌다. 사고는 터졌는데 책임지는 이는 없는 상황에 국민들은 불안에 떨어야 했다. 탄핵안이 가결된 만큼 이제는 그간의 혼란을 정상화하는 데 집중해야 할 시점이다. 계엄 사태로 증시는 출렁이고 있고 환율도 급등했다. 위축된 내수 경기도 다시 살려야 한다. 다행인 점은 탄핵안 가결로 국내 증시는 최악은 면할 것이라는 점이다. 불확실성이 해소될 것으로 기대되면서 그간 하락했던 지수는 상승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금융당국도 증시 부양을 위해 밸류업 정책을 적극 추진한다고 발표한 만큼 국장을 빠져나간 개미들이 다시 돌아올 길이 열렸다. 지난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안이 가결됐을 당시에도 흔들리던 증시는 가결 직후 안정세를 보인 바 있다. 다만 대외적으로 하락한 국가 이미지는 곧바로 회복되긴 어려워 보인다. 전 세계가 우리나라의 계엄 사태와 탄핵안 표결 과정을 지켜봤다. 이에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로 급등한 이후 고착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한국으로 여행 오는 인바운드 시장도 직격탄을 맞았다. 내년 초 한국 여행을 계획했던 독일인 친구가 계엄 직후 “지금 한국에 가도 진짜 괜찮은 거냐"며 불안해하는 걸 보면서 씁쓸했다. 물론 탄핵안이 가결되면서 대통령은 권한이 정지됐고 대통령 권한대행을 맡은 한덕수 국무총리는 “국정 안정에 온 힘을 다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대통령 권한대행이 해외 정상들과 협상을 하기에는 분명 한계가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와의 협력을 구상해야 하는 시점이지만 이 또한 현 상황에서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이미 이시바 시게루 일본 총리는 내년 1월 방한 계획을 보류했다. 이제 남은 건 헌법재판소의 결정과 이를 통한 신속한 국정 회복이다. 추운 날씨에도 국회로 나가 계엄을 막고 탄핵을 이끌어낸 국민들을 위해서라도 조속히 국가 정상화에 나서주길 바란다. 김기령 기자 giryeong@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