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해 실적 부진으로 체면을 구겼던 종근당이 올해 복합신약과 보툴리눔톡신을 앞세워 실적 반등에 나선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 계열사 종근당바이오는 지난 1일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보툴리눔톡신 '티엠버스주'에 대해 품목허가를 받았다. 지난 6년간 자체 개발해 온 티엠버스는 미국 국립생물공학정보센터(NCBI) 공식 등록 균주를 사용해 균주 출처가 명확할 뿐 아니라 전체 제조공정에 걸쳐 동물유래 성분을 배제해 감염위험 등 안전성을 높였다. 또한 종근당바이오는 이미 충북 오송에 톡신 생산공장도 보유하고 있어 빠른 상업화가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번 티엠버스는 종근당의 첫 자체 개발 톡신이다. 종근당바이오는 후발주자이지만 균주 출처가 명확하고 비동물성 톡신이라는 강점을 앞세워 중국, 미국 등 글로벌 시장에 적극 진출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올해 기준 1조7500억원 규모로 미국에 이어 세계 2위이자 미국, 유럽 등에 비해 성장속도가 빠른 중국 톡신 시장 진출에 주력할 것으로 보여 성과가 주목된다. 앞서 종근당바이오는 지난 2022년 중국 큐티아테라퓨틱스와 보툴리눔 톡신 공급계약을 맺기도 했다. 종근당이 중국 톡신 시장에 진출하면 이미 중국에 진출해 있는 휴젤 및 중국 진출을 준비하고 있는 대웅제약, 메디톡스, 휴온스, 녹십자웰빙 등과 함께 K-톡신의 중국시장 공략이 기대된다. 이어 종근당은 지난 7일 식약처로부터 2제 복합 당뇨병 치료제 '엠파맥스에스정'의 품목허가를 받았다. 이 복합제는 기존 당뇨 치료제로 쓰이는 나트륨-포도당 공동수송체2(SGLT-2) 억제제 계열 '엠파글리플로진'과 디펩티딜 펩타아제4(DPP-4) 억제제 '시타글립틴'을 결합한 2제 복합제로, 복용 편의성과 치료 효율성을 높인 것이 장점이다. 종근당은 약가협상 등을 거쳐 오는 11월 엠파맥스에스정을 국내에 출시할 계획이다. 종근당은 지난 2014년 국산 20호 신약인 당뇨병 치료제 '듀비에정' 개발에 성공해 당뇨병 치료제 분야에서 경쟁력을 쌓아왔다. 국내 당뇨병 치료제 시장은 다양한 성분을 조합해 복용 편의성과 치료 효과를 높인 복합제 개발이 대세인 만큼 2제·3제 복합제를 갖춘 듀비에 패밀리에 더해 엠파맥스가 종근당의 당뇨병 치료제 경쟁력을 높여줄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지난 2023년 노바티스에 기술수출한 희귀질환 치료 신약 후보물질 'CKD-510'이 임상 시험에 돌입하면 종근당은 마일스톤(단계별 기술료)을 수령할 수도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업계에 따르면 종근당은 지난해 매출 1조5864억원, 영업이익 995억원을 기록해 전년대비 각각 5%, 60%씩 줄었다. 국내 상위 5대 제약사 중 유일하게 전년대비 매출과 영업이익이 모두 줄었을 뿐 아니라 GC녹십자에게 전통제약사 매출 2위 자리를 내주기도 했다. 지난해 실적부진은 2023년 노바티스에 1조7000억원대 기술수출을 성사시킨데 따른 역기저효과 영향이 컸지만, 최근 수년간 마땅한 신약 출시가 없었고 지난해 HK이노엔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케이캡' 공동판매가 종료된 것도 한 몫 했다는 것이 업계의 분석이다. 다만 종근당은 지난해 셀트리온제약의 간 질환 치료제 '고덱스', 대웅제약의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펙수클루' 공동판매를 시작해 케이캡의 공백을 성공적으로 메우고 있는 만큼, 여기에 당뇨병 복합신약, 보툴리눔톡신 등이 가세하면 올해 실적 반등에 성공할 것으로 업계는 전망하고 있다. 증권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종근당의 연결기준 매출은 3907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8%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종근당바이오 관계자는 “티엠버스는 출처가 분명한 균주로 개발하고 비동물성 제조 공정을 통해 안전성을 확보한 제품"이라며 “중국과 미국 등 주요 글로벌 시장 인허가 절차를 신속히 진행해 시장에 적극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