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장 예비주자 ④] ‘전장연 시위 중단’ 이끈 김영배 “서울의 해결사 될 것…시간 불평등 해소 주력”

최근 6.3 전국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공식화한 김영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오세훈 현 서울시장에 대해 “20점 짜리"라고 비판하면서 서울 시민들의 '시간 불평등'을 해결하는 '해결사'가 되겠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지난 14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에너지경제신문과 진행한 서울시장 예비후보자 연속 인터뷰에서 “6·13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전국 선거로 '내 삶을 바꾸는 선거'가 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의원은 출마 동기에 대해 “국민이 원하는 시대정신은 '유능한 해결사'"라며 “정치·행정·글로벌 경험을 두루 갖춘 종합행정가로서 서울의 문제를 풀겠다"고 강조했다. 성북구청장과 대통령실 근무 경험,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간사·한미의원연맹 간사 등의 경력을 통해 '해결사'가 될 능력을 갖췄다는 것이다. 실제 김 의원은 지난 7일 서울 지하철 출근 시간대 '탑승 시위'를 벌이고 있는 전국장애인차별철폐연대와 만나 적극적인 장애인 이동권 확보·일자리 보장 등을 조건으로 시위를 당분간 중단하겠다는 합의를 이끌어내 '해결사'의 면모를 과시했다. 특히 서울의 구조적 문제로 '시간 불평등'을 꼽고 “시간이 특권이 되고 거리가 계급이 된 서울을 '시간평등특별시'로 바꾸겠다"고 밝혔다. 다음은 김 의원과의 일문일답이다. - 6.13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출마 동기는? ▲이재명 정부 등장 이후 맞이하는 첫 번째 전국 선거다. 현재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시대 정신은 '유능한 해결사'라고 생각한다. 이재명 대통령의 구호가 '지금은 이재명'이었다. 지금 대한민국에 필요한 리더십은 이재명이라는 뜻이었다. 내란을 포함해서 나라가 혼란한 걸 해결하고, 복잡한 국제 정세를 해결해 나갈 수 있는 리더십, 내 삶의 중요한 부분들을 하나씩이라도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필요할 때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는 이재명 정부 들어서 첫 번째 전국 선거라는 의미도 있지만, 사실은 지역에서 자신의 삶을 살아가는 사람들한테는 지방 행정이 엄청 중요하다. 교육, 교통, 주거 문제가 다 지방정부가 담당하는 업무다. 자기 삶에 가장 중요한 부분들을 담당하는 지방정부 수장을 뽑는 선거인 만큼, 자기 삶의 핵심적인 부분들을 변화시킬 수 있는 리더십, 해결사를 원한다고 생각한다. 저는 구청장으로 일해본 사람이고, 청와대도 근무했으며, 글로벌 경쟁이 엄청난 지금 상황에서 외교통일위원회 간사, 한미연맹 간사를 하면서 글로벌 지구촌의 경쟁 상황도 잘 보고 있다. 해결사로서 제가 적합하지 않을까 생각해서 도전하게 됐다. - 다른 후보들도 유능한 행정가를 강조하는데, 차별점은? ▲가장 중요한 건 저는 지역 행정도 해봤고 대통령실에서도 오래 근무했고 글로벌한 업무도 담당하고 있다는 점이다. 쉽게 말하면 종합행정가다. 지역 행정만 해서도 채울 수 없고, 국회 정치만 해서도 채울 수 없는 정치와 행정과 글로벌까지 두루 종합적으로 역량을 갖추고 있다. 해결사와 비교되는 게 문제 제기자, 관리자가 있다. 문제 제기자는 주로 정치인들이다. 관리자는 지역 행정하는 사람으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관리하는 게 기본이다. 해결사는 정치와 행정을 두루 아울러야만 가능하다. 정치와 행정을 두루 아우르는 경륜과 경험을 갖춘 게 제가 가지고 있는 큰 장점이자 다른 분들과의 차이다. - 현직 오세훈 시장의 시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오세훈 시장은 최다선 대한민국 자치단체장으로서 10년간 서울시장을 했다. 그런데 점수를 주자면 20점 정도밖에 안 된다고 생각한다. 기본적으로 서울이 가지고 있는 성장 잠재력도 전혀 발휘하지 못하고 있고, 생활의 질도 너무 낮다. 서울이 엄청나게 발전했음에도 글로벌 도시로서의 비전을 전혀 갖추고 있지 못하다. 두 번째로 삶의 질 문제도 심각하고 미래에 대한 비전도 전혀 없다. 지난 10년간 일하는 것에 책임을 물을 때가 됐다. 이제 와서 '강북 전성시대'를 말하는 거야말로 황당무계한 자기 변명이다. 이때까지는 '강남시장'이었다는 자기 고백 아니냐. 그 평가를 이제 받을 때가 됐다. 책임을 져야 된다. - 서울은 인구 감소, 초고령화, 양극화, 기후변화 등 복합 위기에 놓였다. ▲ 이재명 대통령 공언한 대로 2029년 대통령 집무실 세종 이전, 2033년 세종 국회의사당 입주가 현실화된다면, 그에 맞춰 서울은 글로벌 문화경제 수도, 또는 글로벌 문화창조 수도로 재설계돼야 한다. 서울시는 서울 시민의 것이라는 점도 실천해야 한다. 서울 시민들에게는 '시간평등특별시'를 만들고 싶다는 게 핵심 비전이다. 직장과 집이 너무 멀고, 좋은 직장과 좋은 집이 한곳에 몰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시민들은 계속 시간을 빼앗긴다. 역세권 중심으로 이동권을 확실히 보장해 자기 시간의 주인이 되게 하고, 직주 거리를 줄이는 정책을 써야 한다. 그 해법으로 '4+3 수도권 메가시티'를 제시한다. 영등포·여의도, 신촌·홍대, 청량리, 동대문·성수 등 4개 도심권을 집중 고밀 개발해 1~2인 가구 중심의 부담 가능한 주택과 일자리를 함께 만들고, 창동·상계·온수·구로·은평 이 일대를 경기도와 협업해서 수도권 메가시티로 만들어 거기서 직장과 주거가 가까워질 수 있도록 하겠다. - AI 시대 전력 공급이 가장 큰 난관이다. 서울의 해법은? ▲우선 시민 '알이백(RE100)'이라는 운동을 하려고 한다. 시민들께서 스스로 알이백의 주인이 돼 전기를 직접 생산하고 소비하는 '에너지 시민'으로 자리를 잡아야 새로운 에너지 시대를 살아갈 수 있다고 본다. 에너지 시대는 곧 AI 시대와 동전의 앞뒷면인데, 이 둘이 분리되면 서울은 에너지 거대 소비 지역으로 고립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집집마다 태양광 패널을 보급하고, 개인 주택은 물론 아파트 단지 단위로도 에너지를 생산하면서 에너지 절감 운동을 대대적으로 추진하려고 한다. 인프라만 깐다고 에너지 문제는 해결되지 않는다. 에너지 시민이 있어야 에너지 경제, 에너지 사회가 유지된다. 내가 성북구청장 시절 절전소 운동을 처음 시작했는데, 석관동 두산아파트에서 전기료를 연 15억원에서 10억원으로 줄인 경험이 있다. 전기료 고지서에 마이너스 5만6000원이 찍혀 시민들이 놀랐는데, 한전에서 돈을 돌려준다는 뜻이었죠. 절수형 샤워기, 저전력 LED 같은 생활 속 절전이 쌓이면서 가능해졌다. 그렇게 아낀 돈으로 경비원 평생 고용을 선언하면서 '갑을 계약서'가 '동행 계약서'로 바뀌었고, 이후 정부 차원의 벤치마킹 사례로까지 확산됐다. 인프라만 깐다고 에너지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결국 에너지 시민이 있어야 에너지 경제와 사회가 유지된다. 또 하나 중요한 건 협업이다. AI 산업이 커질수록 전력 수요는 늘 수밖에 없는데, 이건 강원도 등 에너지를 생산하는 자치단체들과의 협업으로 풀어야 한다. 한강 물을 쓰면서 물 부담금을 내듯, 에너지를 생산하는 지역에는 정당한 보상을 하고, 서울이 만들어내는 서비스는 그 지역도 함께 누리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 지금처럼 제왕적으로 단독 추진하면 시민 불편만 커진다. 에너지뿐 아니라 직주 근접 메가시티처럼 경기도와도 협업해, 시민 눈높이에서 윈윈하는 협업 체계를 만들면 충분히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 서울시의 가장 큰 현안 중 하나가 수도권 쓰레기 매립지 이슈인데? ▲기본적으로 강북에 하나, 강남에 하나 정도는 쓰레기 소각장을 지어야 된다고 생각한다. 다만 장소를 어디로 할 거냐를 놓고 님비 현상도 있고, 해당 지역의 충분한 동의가 필요하다. 이거는 결국 서울시장이 짊어져야 될 몫이다. 이런 문제야말로 정치가 책임져야 된다고 생각한다. - 올해 서울시 선거에서 가장 큰 쟁점은 부동산 문제가 될 텐데? ▲우선 올해는 명확한 공급 절벽 국면이 예상된다. 올해 서울 입주 물량이 3만 가구도 안 되는데, 지난 5년 동안 오세훈 시장이 도대체 뭘 했길래 이런 상황이 왔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당장 해야 할 건 두 가지다. 하나는 1인·2인 가구가 실제로 들어갈 수 있는 주택을 지금부터 집중적으로 공급하는 거다. 단기적으로는 이미 예정된 재개발·재건축을 최대한 빠르게 진행해야 한다. 공공 재개발도 속도를 내야 한다. 태릉·육사 같은 공공용지도 적극 검토해야 한다. 육사 이전 문제는 이미 국토부와 대통령실에 건의했고, 공공용지를 활용해 빠른 속도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은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 당내 경선 전략은? ▲지금 나오고 있는 지지율은 크게 신경 안 쓴다. 결국에는 이 시대 정신이은 유능한 해결사다. 나와 정원오(성동구청장), 박주민(의원) 가운데에서 시민들이 선택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런 면에서 내가 후발 주자다. 나는 후발 주자이고, 재선 의원이라 아직 인지도도 높지 않다. 하지만 이런 구도는 시간이 지나면 충분히 바뀔 수 있다고 본다. - 전장연을 만나서 6개월간 시위 중지 합의를 이끌어 냈다. ▲정치는 결국 목소리라고 생각한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제대로 대변되도록, 들리지 않는 목소리를 들리게 하는 게 정치의 역할이다. 그런데 지금은 어떤 목소리만 과하게 커지고, 힘 없고 돈 없고 백 없는 사람들의 목소리는 구조적으로 묻히는 게 가장 큰 문제다. 전장연 문제도 시민들에겐 불편이 반복되고 있지만, 그렇다고 장애인 단체의 요구가 틀린 건 아니다. 중요한 건 방법이고, 그 해답을 내놓아야 할 주체는 정치와 행정인데, 그동안은 책임을 회피한 채 비난만 해왔다. 나는 욕을 먹더라도 누군가는 책임지고 해결하려 나서는 게 정치 아니냐. 정치가 있어야 될 곳이 갈등이 있고 시민 불편이 있는 곳 아니냐는 생각을 했다. - 끝으로 서울 시민과 에너지경제 독자들에게 한마디. ▲이번 지방선거는 정말로 내 삶을 바꾸는 선거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새로운 시대는 결국 에너지 시민의 시대라고 생각한다. 에너지를 무책임하게 쓰고 낭비하는 방식으로는 더 이상 지속할 수 없다. 지구와 함께 번영하고 성장하려면 시민 한 사람 한 사람이 에너지의 주인이 돼야 한다. 그런 점에서 에너지와 경제를 함께 다루는 담론이 이 시대의 핵심이고, 더 많은 분들이 에너지 시민으로 나아가는 데 함께 역할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김영배는 누구인가■ 1967년 부산 출생으로 부산 브니엘고와 고려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시러큐스대에서 행정학 석사를 취득했다. 성북구청장 비서실장, 노무현 정부 청와대를 거쳐 민선 5, 6기 성북구청장을 역임했다. 이후 문재인 정부에서 청와대 정책조정비서관과 민정비서관을 지냈고, 21대, 22대 총선에서 승리한 재선 의원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단독인터뷰] 박홍근 “李 대통령과 찰떡호흡…시민 외면한 시정 끝낼 것”

“이재명 대통령께서 그러셨다. '박 (원내)대표는 워낙 일을 잘하시니까 서울시를 맡으면 제대로 이끌어갈 분이다'라고." 최근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 출마를 공개 선언한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중랑을)의 말이다. 이 대통령과는 경기도지사 시절부터 대선 캠프, 국정기획위까지 '찰떡 호흡'을 맞춰 왔다. 원내대표시절 나눈 이같은 대화에 대해 박 의원은 “서울 도전을 향한 묵직한 격려"로 받아들였다고 했다. 박 의원은 지난 19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이같은 일화를 소개하면서 “이 대통령은 '일머리 있는 사람, 멸사봉공하는 사람'을 특히 선호한다"고 강조했다. 머릿속에 일로만 꽉 차 있어서 이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다는 것이다. 지난 19대부터 내리 4선을 지낸 박 의원은 민주당 최연소 원내대표를 역임했다.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장, 국정기획위원회 분과장, 정부조직개편·검찰개혁 TF 팀장을 두루 거친 '정책통'으로 꼽힌다. 지난달 중순 민주당 인사 가운데 처음으로 내년 서울시장 출마를 공식 선포했다. 박 의원은 인터뷰에서 “이재명 정부의 성공과 서울의 변화, 두 과제를 동시에 책임지겠다"고 역설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 가장 호흡이 맞았던 신뢰 깊은 제가 뒷받침해야 한다"며 “(오세훈 현 시장은)시민의 삶은 불안정하고 불평등한데 서울시는 한강버스, 서울링 등 전시행정에만 급급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시민 없는 시정, 시장을 위한 행정을 끝내야 할 때"라며 “오 시장은 명태균 게이트로 기소돼 재판을 받아야 하는 상황에서 사법 리스크를 이겨내고 대권 도전을 위한 징검다리로만 시장직을 생각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 4선을 했는데, 가장 내세울 성과는? ▲ 내 의정활동의 중심은 일관되게 약자 보호와 민생 우선이었다. 비정규직·자영업자·중소기업인 등 경제적 약자를 대변했고, 청년플랜 2.0을 통해 청년기본법 제정을 주도했다. 국회 최초로 동물복지를 본격 의제로 삼아 동물복지국회포럼 대표로 활동하며 동물복지기본법 전부 개정과 개식용 금지법을 이끌었다. 을지로위원장으로서는 파인텍 426일 고공농성, 전주 택시 510일 농성 등 극한 갈등 3건을 직접 중재해 '고공농성 해결사'라는 평가를 받았다. 원내대표 시절엔 129명 민생우선실천단을 꾸려 유류세 추가 인하, 직장인 식비 공제 신설, 납품단가 연동제 도입 등 실질적 성과를 냈고, 카드 수수료 대폭 인하도 주도해 소상공인 단체로부터 감사패를 받았다. 예산안조정소위원에 4번이나 들어가며 전체 예산과 정책을 볼 수 있었고, 이재명 정부 출범 후엔 국정기획위원회 분과장으로 5개년 계획을 총괄 설계하고 정부조직 개편 TF 팀장도 맡았다. 이런 경험이 예산·조직·정책을 종합적으로 설계한 밑바탕이 됐다고 본다. - 서울시장 선거 출마 선언 이유는? ▲ 대한민국의 가장 큰 사건은 내란 계엄이었고, 이를 서울 시민이 '빛의 혁명'으로 막아 국민주권 정부를 탄생시켰다. 내년 지방선거는 헌정 질서를 파괴한 세력을 심판하고, 민생 경제에 집중하는 이재명 정부가 국정 동력을 완전히 확보하도록 만드는 분수령이다. 이 대통령과 가장 긴밀히 호흡해온 내가 서울시장이 돼 남은 4년을 안정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 서울의 현실도 심각하다. 집값·전월세·생활비는 오르고 돌봄·요양·노후의 불안은 커지면서 시민의 삶은 불안정·불평등·불균형, '삼불' 상태에 빠져 있다. 그러나 오세훈 시장은 시민의 삶보다 명태균 게이트로 인한 사법 리스크와 향후 대권 도전에만 관심을 두고 있다. 그 사이 서울시 부채는 7.9조 원 늘어 25조 원이 되었고, 서울링·한강버스 등 전시행정에 재정을 쏟아부으면서 강남·강북 격차는 재정자립도 3.6배, GRDP 12.6배까지 벌어졌다. 이제 '시민 없는 시정', '시장을 위한 행정'을 끝내야 한다. 사람과 시민이 중심이 되는 서울로 바꿔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출마를 결심했다. - 다른 후보들과의 차별점과 강점은? ▲ 최연소 원내대표, 예결위 위원장, 민생실천 현장 경험, 그리고 이재명 정부 5년 국정계획을 총괄 설계했던 사람으로서의 강점이 있다. 서울시는 대한민국의 축소판이자 작은 중앙정부라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권한도 많고 할 일도 많다. 그런 점에서 그런 유능한 경험이 매우 중요하다. 특히 대통령과의 호흡, 팀워크가 매우 중요하다. 최근에도 중앙정부와 서울시가 호흡이 안 맞아 주택공급 정책에서 엇박자를 내고 있지 않나. 저는 당시 경기도지사였던 이재명 지사의 대선 준비를 위해 3선 의원 중 최초로, 서울지역 국회의원 중 최초로 공개 지지 선언을 하고 경선 캠프를 짜서 비서실장을 맡아 대통령 후보를 만들었다. 대선에서는 졌지만 그 이후 제가 원내대표를 맡아 국회의원 보궐선거로 들어온 이재명 대표가 당 대표가 되면서 둘이 호흡을 맞춰 윤석열 정권의 무도한 정치 탄압을 같이 막아내고 폭정에 강하게 견제했다. 이런 동지적 팀워크, 호흡을 저만큼 맞춰본 사람이 지금 거론되는 사람 중에 없다고 확신한다. 국회에서 연달아 4번 서울 지역 의원을 했기 때문에 서울도 잘 알고, 원내대표까지 했기 때문에 법령 개선, 예산 확보 등에서 강점이 있다. 일을 하려면 서울시 발전에 필요한 법령 개선을 해야 하고 중앙정부 협조도 필요하다. 예산과 법안을 직접 다뤄본 실무와 경험이 능숙한 중앙 정치를 해본 사람으로서의 강점이 있다. 서울이라고 해서 제도적으로 역차별 받는 것도 꽤 있다. 이런 것을 바로잡으려면 중앙정부와의 관계나 국회에서의 경험이 필요하다. - 2026년 서울시장 선거의 시대정신과 비전은? ▲ 나는 서울의 '삼불(三不)'을 해소해야 한다고 본다. 불안정, 불평등, 불균형이다. 시민의 삶을 안정시키고 도시 경쟁력을 키우는 두 축을 동시에 추진해 서울을 글로벌 G2 도시로 만드는 것이 제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준비되고 검증된, 안정감 있는 시장이 필요하다. 그래서 내가 '체인지 메이커(Change Maker)'를 자임했다. 주택 문제 같은 경우는 부담 가능한 주택, 어포더블 하우징(Affordable Housing)을 해야 한다. 청년, 신혼부부, 중저소득층이 자기 소득에 비해 과도한 지불을 하지 않고 양질의 주택에서 장기간 머물 수 있는 정책을 서울에서 펼쳐야 한다. 이것은 공공이 주로 해야 할 일이 많다. 민간에 맡길 수 없기 때문이다. 오세훈 시장은 거의 손놓고 있었던 분야다. 이런 부분을 주거 정책의 기본으로 해야 한다. 교통 문제 관련해서도 강남 3구에는 지하철역이 64개 정도 있는 데 반해 강북권은 30개로 절반도 안 된다. 강북 횡단선을 오세훈 시장 시절에 추진하다가 통과를 못하고 지금 있는데, 강북 횡단선을 포함한 여러 경전철 4개 노선을 다시 재추진해야 한다. 이것은 중앙정부를 설득해서 예비 타당성 조사 제도도 개선는 게 매우 중요하다. 서울 안에서도 오히려 재정자립도부터 시작해서 엄청난 인프라 차이가 있기 때문에 열악한 지역에 대해서는 경제성 평가 등에 다른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 그런 제도 개선을 하려면 국정 경험, 중앙부처의 신뢰, 국회에서의 경험, 네트워크가 매우 중요하다. 결국 서울의 축을 바꾸자는 것이다. 서울이 지금 도심권하고 강남권으로 집중적으로 가 있다. 이 축을 그렇게만 가져서는 안 된다. 이제는 서울의 축을 다변화하자는 생각이다. 또 G2 도시로 만들기 위해서는 양재부터 관악 서울대, 금천으로 이어지는 AI와 로봇 클러스터, 홍릉부터 상계·성수로 이어지는 바이오·뷰티 클러스터를 통해 경제산업 경쟁력을 키워 나가야 하는 게 중요하다. 상암과 마곡을 잇는 문화와 콘텐츠 클러스터도 만들어져야 한다. 문화관광 쪽으로는 K콘텐츠를 통해서 서울의 경쟁력이 다시 한 번 확인되고 있기 때문에 콘텐츠 산업을 보다 키우기 위한 전폭적인 지원을 해서 G2 도시로서의 위상을 키워나가야 한다. -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정책이 핵심 이슈다. ▲ 주거정책은 집을 가진 사람, 없지만 필요한 사람, 굳이 안 가져도 되는 사람으로 구분해 각각 맞춤 처방이 필요하다. 집을 가진 사람은 더 크고 새로운 집으로 가고 싶어 하는데, 이건 대체로 민간이 재건축·재개발로 해야 한다. 민간이 더 빠르게 공급하도록 서울시가 촉진해야 한다. 오 시장이 신속통합기획으로 기간을 줄였다고 하지만 그래도 10년 넘게 걸린다. 더 큰 문제는 병목현상이다. 모든 사업이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쳐야 하는데 시간이 너무 오래 걸린다. 서울시와 사전 협의를 전제로 1000세대 이하 또는 500~700세대 이하는 각 구청이 권한을 갖고 인허가하게 하면 훨씬 빠르다. 강북 재개발에는 제가 제안한 기금으로 공공 인프라를 지원해 비용을 절감하고 속도를 내도록 하겠다. 집이 없는 사람 중 자가를 원하는 사람은 민간 쪽으로 풀면 되고, 임대를 원하는 사람은 서울시가 공공주택으로 해결해야 한다. 이게 내 주거정책의 핵심이다. - 기후·에너지 정책은? ▲ 기후위기 문제에 접근하는 데 있어서 녹지 총량제로 더 녹지를 키우지는 못하더라도 그 범위 안에서 개발과 보존의 조화를 이루어야 한다. 건물과 교통·수송에서 나오는 탄소를 어떻게 절감할 것인가가 매우 중요하다. 건물의 에너지 효율화, 옥상 공원화를 속도 있게 해야 한다. 교통·수송에서는 도심권을 중심으로 대중교통을 더 활성화해서 개인 승용차를 줄이고, 도심권에는 걷기 편하고 자전거 중심의 도로를 만들어야 한다. 따릉이를 무료화해야 한다고 본다. 자전거 타는 인구가 많아져서 승용차보다는 가까운 거리는 자전거 타고 지하철이나 버스로 이동할 수 있게 하는 게 매우 중요하다. AI 문제와 관련해서 고민해야 할 지점도 있다. 에너지의 소모·낭비를 효율적으로 관리·통제할 수 있는 것은 결국 AI 기반의 시스템을 제대로 구축하는 것이다. 중앙정부나 각 기업과도 연계해서 에너지 낭비를 획기적으로 줄여나가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 당내 경선의 경쟁자는 누구라고 생각하나? ▲ 지금 8~10명 정도 거론되는데, 정말 다 좋은 분들이라 생각한다. 각자의 장점이 있다. 누가 딱 경쟁자다 이렇게 생각하지 않는다. 결국 시민의 눈높이와 시대의 흐름, 서울의 숙제를 푸는 데 있어서 누가 더 걸맞냐를 가지고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개별적인 특성이나 장점보다는 전체적으로 어떻게 할 것인가가 중요하다. 팀 플레이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8~10명이 많이 나오라고 한다. 오세훈 시장은 리스크가 있고 실제 못 나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재판을 받아야 되는 사람이다. 나경원 의원이 그걸 내다보고 강성 지지자들에게 호소하면서 지지층을 결집하고 있다. 그런 사람들은 인지도가 높다. 우리 후보들은 낮지만, 우리가 뛰기 시작하니 영입설·차출설 이야기는 없어졌다. 우리 후보들 가지고도 충분히 가능하다. - 경선 과정을 어떻게 설계해야 하나? ▲ 결국 후보를 만드는 과정이 중요하다. 제대로 검증하고 후보들은 더 훨씬 훈련되고 학습되어야 한다. 시민들의 관심과 우리 지지자들의 참여를 이루어내서 흥행을 일으키는 게 매우 중요하다. 반드시 우리가 탈환해야 할 서울시장직이기 때문에 개개인의 역량을 공개적으로 검증하고 평가하는 과정을 잘 밟자. 역동적으로 경선을 설계하고 진행하며 흥행을 일으킬 수 있다. 공개 청문회를 하자, 면접하자고 얘기했다. 도덕성 문제가 본선에서 문제 되면 안 된다. 권역별로 토론회에서 서울 전체 비전뿐만 아니라 각 구가 갖고 있는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정책 역량을 검증해 보자. 조별 토너먼트에서 2명씩 뽑고, 1차 검증된 사람이 최종적으로 시민들 앞에서 방송 토론도 하면서 선호투표제 또는 결선투표제를 통해 압축되면, 그 과정을 통해 만들어지는 후보는 매우 강해져 있을 것이다. 누가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가장 안정적이면서도 확실하게 팀 플레이를 통해 뒷받침할 사람인지 평가가 설 것이다. - 이 대통령에게 들은 덕담이 있나? ▲ 원내대표 때도 공개적으로 덕담해 준 게 있다. 일 잘한다, 잘했다는 얘기였다. 작년 8월에 원내대표를 마치고 대표를 1시간 반가량 만나 시장 도전 뜻을 얘기했을 때도 “박 대표님은 워낙 일을 잘하시니까 서울시를 맡으면 제대로 이끌어갈 분이다"라고 격려성 덕담을 해주셨다. 일머리 있는 사람, 일 잘하는 사람, 성과를 만드는 사람에 대한 평가를 이재명 대통령이 나에 대해서도 갖고 있다고 생각한다. 최근 정원오 구청장 칭찬도 그런 연장선이라고 본다. 일 잘하는 사람을 매우 선호하신다. 자기가 일머리를 알고 일 잘하시는 분이어서 더 그럴 수 있다. 멸사봉공하는 사람을 좋아하신다. 나도 진짜 머릿속에 일로만 꽉 차 있는 사람인데, 그런 데 있어서 (이 대통령과) 코드가 잘 맞는다. 대통령도 일 잘하는 일머리 있는 성과 낼 수 있는 사람에 대한 선호도가 있고, 거기에는 당연히 나도 포함되어 있다고 본다.(웃음) - 독자와 시민들에게 한 말씀 ▲ 내가 가장 좋아하는 단어가 진심이다. 또 공직자로서 해야 할 일은 실력이 있어야 한다. 이 양날개가 동시에 있어야 한다. 그동안 내 의정 활동을 그렇게 해왔다. 시장직 도전도 마찬가지다. 13년 전 국회의원 도전 이후 13년 만에 박홍근 이름으로 하는 첫 도전이라고 생각한다. 그만큼 자신감과 절박함을 동시에 갖고 시작하는 것이다. 진짜 시민이 뿌듯해하고 자랑스러워하는 시장, 서울 시민들이 행복해하고 평안한 삶, 서울이 정말 역동적으로 첨단의 도시로 나아가는 그런 도시를 진짜 만들고 싶다. 1969년 음력 10월 8일 전남 순천 출생으로 경희대 국어국문학과·행정대학원(석사)을 졸업했다. 한국청년연합(KYC) 공동대표, 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 운영위원 등 시민사회 활동을 거쳐 2012년 제19회 국회의원 선거에서 서울 중랑구을 지역구로 당선되며 정치 입문했다. 이후 2016년 제20대, 2020년 제21대, 2024년 제22대 국회의원에 연속 당선되며 4선 의원이 됐다. 더불어민주당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위원장, 국회운영위원회 위원장을 역임했으며, 2022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를 지냈다. 2026년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출마를 공식화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단독인터뷰] 박주민 “오세훈 이길 후보는 나…상상력으로 서울 바꿀 것”

“오세훈 서울시장을 이길 수 있는 후보는 나다. 상상력과 비전으로 서울을 다시 활력 있는 도시로 만들겠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서울시장 자리에 도전하고 있는 박주민(52)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포부다. 박 의원은 세월호 참사 유가족을 돕던 '거리의 변호사'로 이름을 알렸다. 이때 보고 듣고 깨달은 사회적 문제들을 입법·정책으로 해결하기 위해 정치에 뛰어든 후 현재 3선의 당내 중진으로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다. 박 의원은 국정 경험과 의정활동을 바탕으로 내년 지방선거 출마 의사를 공식화한 상태다. 일단 최근 9차례의 각종 공표 여론조사 결과 7차례에서 여당 후보 중 1위를 차지했을 정도로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박 의원은 지난 8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당선될 경우 늙어가는 서울을 젊고 활력 넘치는 도시로 활성화시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청년·신혼부부용 주택 15만호 3년내 공급, 테헤란로 일대 인공지능 전환(AI Transformation) 산업 적극 투자·육성 등 구체적인 공약 구상도 내놨다. 자신의 강점으론 '상상력과 비전'을 꼽았다. 박 의원은 “(자신이) 상상력으로 길과 철로를 놓는 정치인"이라며 “중대재해처벌법, 공수처 설치, 공공기관 노동이사제, 문신사법, 지역의사제법, 군사법원 개혁 등 굵직한 법안을 '상상하고 현실로 끌어낸 경험'을 서울시정으로 확장하겠다"고 강조했다. 다음은 박 의원과의 일문일답. - 서울시장 출마 결심의 계기는? ▲ 3년 전에도 한 번 출마 선언을 했다가, 그때 법사위 간사를 맡으면서 2차 사법개혁·검찰개혁을 해야 해서 중간에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때도 서울을 더 활력 있게 만들고, 서울시민들의 삶을 좀 더 행복하게 만들고 싶다는 욕구가 있었고, “3년 후 다시 도전하겠다"고 약속도 드렸다. 지금 그 약속을 지키기 위해 다시 도전하는 거다. - 여론조사에서 여러번 서울시장 여당 후보 선호도 1위를 차지했었다. ▲ 현재까지 언론에 공표된 여론조사가 9번 있었는데, 그 중 7번을 제가 1등 했다. 특히 한 조사에서는 오세훈 시장을 오차범위 밖에서 이기는 결과도 나왔다. 아마 '준비된 대안'으로 봐주신 것 아닐까 싶다. “비판만 하는 게 아니라, 서울을 어떻게 바꿀지 고민해 놓은 사람"이라는 점을 시민들이 평가해 주신 것 같다. - 시장이 된다면 가장 먼저 하고 싶은 정책은. ▲주거 정책이다. 작년 한 해만 해도 약 4만 명의 청년이 서울을 떠났다. 2016년부터 2025년까지 누적하면 춘천시 인구만큼의 청년이 서울을 떠났다. 서울 청년들이 머물고 꿈을 꿀 수 있어야 서울의 경쟁력이 유지·강화되는데, 지금은 '머무를 수 없는 도시'가 돼 가고 있다. 그 핵심 이유가 주거다. 오 시장은 신통기획, 모아타운 등을 내세우며 성과를 주장하지만, 착공 기준으로 보면 '0'이다. 구역 지정만 해놓은 상태다. 민간 재개발·재건축만으로는 속도도 느리고, 가격도 비싸고, 멸실이 발생한다. 30만호 공급을 약속해도 그 중 3분의 2는 멸실 후 재건이라 순증은 10만호 수준밖에 안 되는 구조다. 민간이 속도를 낼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하는 동시에, 청년과 신혼부부를 위한 공공 공급을 적극적으로 하려 한다. 구상은 이렇다. 3년 내 공공 주택 15만호 착공, 이후 매년 5만호 공급 체계로 가는 거다. 우리나라에서 1년에 결혼하는 부부가 3만~4만 쌍인데, 원한다면 분양이든 임대든 접근 가능한 주택을 제공해보자는 목표다. - 서울의 지속가능 전략은 무엇인가. ▲ 서울의 미래 먹거리를 AI·바이오·컬처, 이른바 'ABC'에 두고 있다. 'AI, 바이오, 그다음에 컬처콘텐츠(Culture Contents)'다. 서울은 이미 AI·바이오 인프라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고 있고, K-컬처의 중심이기도 한데, 청년들이 계속 떠나고 있고 미래의 먹거리가 도대체 뭐냐 이런 얘기들이 계속 나오지 않나. 산업화 시대에 조금 뒤처지는 거는 금방 따라잡을 수 있을지 몰라도 AI 시대는 하루가 뒤처지면 한 달, 두 달, 1년 이렇게 뒤처진다고 얘기가 나오는 상황이다. 서울 양재에 AI 허브가 있는데, 1년 사업비가 40억원이다. 국가적으로 수조 원을 AI에 투자하겠다고 하는 시대에 서울의 간판 AI 거점이 40억으로 버티고 있는 거다. 홍릉 바이오 허브도 2025년까지 5000억원 투자 계획이 있었는데, 1000억원이 넘는 예산이 깎였다. 그럼 우리 서울은 뭘 먹고 사나. 테헤란로에는 산업 생산 과정을 AI로 재편하는 이른바 'AX 기업'들이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모여 있다. 이 기업들의 경쟁력이 곧 우리 제조업 전반의 경쟁력이다. 그런데 그들과 간담회를 해보면 “지원이 없어서 경기도로 떠나고 싶다"는 얘기가 나온다. 이게 과연 정상적인 도시 전략인지 묻고 싶다. 서울링 1조 2000억원, 한강버스 2000억원을 여기에 쏟아붓는 대신, AI·바이오·컬처 분야에 매년 400억원, 600억원, 나아가 1000억원·2000억원씩 과감하게 투자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청년이 머물 수 있는 주거, 그리고 청년이 일할 수 있는 미래 산업이 함께 있어야 서울이 다시 활력을 찾을 수 있다. - 인구 고령화로 보수화된 서울에서 민주당이 승리할 수 있나? ▲ 서울 시민들이 굉장히 실용적이고 실리적이신 거다. 지금 어느 누구를 만나보더라도 서울이 이대로 계속 가는 게 좋다라고 얘기하시는 분들 많지 않다. 본인들도 안다. 인구가 계속 줄어들고 있고 고령화되고 있다는 걸 알고 계신다. 그래서 이거를 돌파하고 서울이 좀 더 활력 있어지고 기회가 좀 더 많아지는 도시, 세계적인 도시가 되는 거 반대하실 분이 계실까. 실용적이고 실리적인 분들이 그렇지 않다고 본다. 그런 것들을 누가 잘 준비가 돼 있고 잘 보여주느냐, 그게 승부일 것 같다. - 과거 민주당 시정의 계승점과 차별점은? ▲ 과거 민주당 시정의 대표적인 건 시민 참여와 시민 연결이었던 것 같다. 상당히 그때는 그게 활성화돼 있었다. 시민 참여와 시민 연결이 무형적인 것이긴 하지만 굉장한 값어치가 있다. 특히 시민 연결이라는 건 창의성의 배경이 되기도 한다. 우리가 항상 얘기하는 게 뭔가 창의적인 건 연결됨으로써 나타난다고 하지 않나. 오 시장은 사막화시켜버린 것 같다. 콘크리트만 세워져 있고, 이런 밑에 흐르는 시민적 연결에 대해서는 별 고민이 없는 것 같다. 시민 연결과 시민 참여를 통해서 시정을 좀 더 풍부하게 했던 부분은 나는 계승해야 된다고 본다. -이 대통령과의 호흡은 잘 맞나? ▲중앙정부와의 연계, 당정 간 소통, 그리고 대통령과 시정이 함께 갈 수 있는 구조를 잘 만들어 나갈 자신이 있다. 무엇보다 이 대통령과의 정책적 호흡, 당·정부 간 연결의 역할을 오래 해온 경험이 있다. 실제로 이 대통령께서 은평을 찾으셨을 때도 하루 종일 지역 현장을 살피고 의견을 들은 적이 있고, 회의 과정에서도 혐오 현수막 문제나 적시 명예훼손 논란 같은 사안을 내가 국회에서 제기한 정책 방향과 맞물려 함께 논의해 온 적이 있다. - 기후·에너지 문제에 대한 비전은? ▲ 서울은 에너지를 많이 쓰는 도시이지만, 직접 생산은 쉽지 않은 구조다. 그렇다고 손 놓고 있을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 분산형 에너지, 재생에너지 확대 등 서울이 할 수 있는 만큼의 생산을 시도하고, 가정·교통·도시 전반에서 탄소 배출을 줄이는 구체적인 정책들을 차근차근 실행하겠다. 1973년 서울 출생으로, 대원외국어고와 서울대 법학과를 졸업했다. 공군 학사장교 복무 후 45회 사법시험에 합격했다. 변호사 시절 민변 사무차장과 참여연대 부집행위원장을 맡았다. 용산 참사·국정원 대선 개입·세월호 등 공익 사건을 변론해 '거리의 변호사', '세월호 변호사'로 알려졌다. 2016년 문재인 당시 당대표의 영입인사로 정치에 입문했다. 서울 은평갑에서 20대 국회의원에 당선한 후 3선에 성공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간사를 지냈고 여성가족위원회·예산결산특별위원회 등에서 활동했다. 현재 보건복지위원장을 맡고 있다. 민주당 세월호특위 간사, 정책위 부의장, 최고위원, 원내운영수석부대표 등을 역임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단독인터뷰] 정원오 “차기 서울시장은 행정가가…오세훈, 너무 한가해”

내년 지방선거 서울시장 후보로 거론되는 정원오(55) 서울 성동구청장이 지난 17일 에너지경제신문과의 단독 인터뷰에서 “고민 중"이라며 실제 출마 가능성을 강력히 시사했다. 첫번째 과제인 당내 경선을 독자적인 방식으로 뚫겠다는 각오까지 밝혔다. 정 구청장은 더불어민주당 소속으로 민선 6기부터 내리 3선을 역임했다. 12년간 현장 중심의 세심한 소통 행정과 스마트 버스 쉼터·횡단보도 바닥 신호등 반짝이는 아이디어·기획으로 주민들로부터 90%가 넘는 높은 지지를 받고 있다. 성남시장 출신 '행정가'로 이름을 날리기 시작했던 이재명 대통령으로부터도 “일 잘하는 구청장"으로 인정받아 여권 내에서 '리틀 이재명'으로 떠오르고 있을 정도다. 현역 다선 국회의원이나 유명인사가 아닌 사실상 '정치신인'임에도 각종 여론조사에서 서울시장 여당 후보군 중 선호도 1~2위를 오르내리고 있다. 만약 정 구청장이 서울시장에 당선되면 김태호·김두관 전 경남지사, 이 대통령에 이어 사상 4번째로 기초단체장 출신이 광역단체장이 된 사례다. 그는 인터뷰에서 “이 대통령도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등 지방자치단체 경험이 바탕이 돼 실질적 변화를 이끄는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며 “다음 서울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가 되어야 한다"고 말했다. 출마 여부 질문엔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만약 출마한다면 기존 방식이 아닌 내 방식대로 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 대통령과 출마 관련 소통을 했냐는 질문엔 시인도 부인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본인의 높은 지지율에 대해 “이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이어진 것"이라고 말했다. 현직인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해선 “너무 한가하다. 시민들은 매일매일이 경쟁의 지옥이고 전쟁터 같은 삶을 사는데, 서울시는 서울링이나 한강버스 같은 외형적 성과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 주민들의 지지율이 90%가 넘는다. 주민들과의 상시 소통(24시간 문자)하는 일이 어렵지 않았나? ▲ 중요한 건 이걸 민원이 아니라 정책 아이디어의 보고로 생각한다는 점이다. 문자를 통해 현재 주민들의 생각과 요구를 파악할 수 있다. 2018년부터 문자 민원 전용 휴대전화 번호를 모든 주민에게 공개했는데, 하루 평균 30~40건의 문자가 온다. 2024년 한 해 약 2만7700건의 문자를 수신하고 처리했다. 문제를 해결한 후 주민들이 “고맙다"고 할 때 가장 큰 보람을 느낀다. 얼마 전 구정 여론조사에서 성동구민 10명 중 7명이 “생활 속 불편을 성동구청에 말하면 해결될 것 같다"고 답했다. '써보니 괜찮다', '써보니 다르다'는 경험이 결국 나에게도 큰 효능감이 되고 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것은 왕십리 도선동의 싱크홀 예방 사건이었다. 문자로 제보를 받고 확인했더니 그 아래 정말 큰 동공이 숨어 있었다. 대형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는데, 그 제보 덕분에 위기를 막을 수 있었다. 이를 계기로 2022년부터 매년 지표투과레이더(GPR) 탐사 장비를 투입해 공동탐사를 진행하고 있다. 성동구 내 공동 수가 2022년 54개소에서 2024년 13개소로 크게 감소했다. - 재임 기간 자랑하고 싶은 성과는? ▲ '성수동의 눈부신 성장'을 이끈 정책이 특히 뜻깊다. 2014년 첫 부임 당시 성동구에서도 가장 낙후됐던 성수동은 이제 젊은 세대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핫플레이스이자 비즈니스 요충지로 거듭났다. 1970년대 붉은 벽돌 건축물을 보존하면서 도시재생사업을 통해 신축·증개축 시에도 파격적인 용적률 인센티브를 제공해 지역 정체성을 확립했다. 동시에 2015년 전국 최초로 젠트리피케이션 방지 정책을 도입했다. 이로 인해 성수동의 경제적 가치는 2024년 기준 총 1조5497억원으로 2014년 대비 10년 만에 1조1133억원이 증가해 총 3.5배로 증가했다. 도시재생사업 예산 100억원으로 100배 이상의 경제적 가치를 창출한 셈이다. - 내년 서울시장 선거 출마 의향은? ▲ 연초와 지금의 생각에 차이가 많다. 처음엔 그냥 덕담으로 들었는데, 최근 8~9월쯤부터 그런 얘기가 부쩍 늘고 많아졌다. 최근 (여권 후보군 선호도 1~2위인) 여론조사가 발표되고 나서는 이게 진짜로 고민하지 않으면 무책임한 사람이 되겠다 싶었다. 여론조사 선두권인데 고민하지 않으면 무책임하다는 주민들의 민원도 생겼다. 그래서 고민하고 있다. 만약 출마하게 된다면 기존 방식대로 안 할 것 같다. 조직 동원하는 그런 방식의 선거 운동은 안 할 것이다. 지금 나를 지지하는 분들은 나의 방식을 좋아해서 지지하는 건데, 여기서 더 지지를 얻어가는 것도 내 방식대로 해야 한다. 모든 실패하는 것은 비슷한 이유로 실패하지만, 모든 성공하는 것은 각기 다른 이유로 성공한다. 나도 나만의 방식이 있어야 내 길을 가고 나를 좋아하는 사람들이 지지하는 것 아니겠나. - 여권 내 1위를 달리는 이유는? ▲ 서울시 전체로 보면 나에 대한 지지라기보다는 일 잘하는 행정가 출신 대통령에 대한 지지가 같은 행정가 출신인 나에 대한 지지로 이어지지 않았나 생각한다. 얼마 전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구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 '생활에 불편을 느끼는 것을 구청에 얘기하면 해결해준다'는 믿음이 70%가 넘었다. 구민들이 나를 오랫동안 지켜보고 직접 경험해보니 쓸만하다고 평가해주시고 입소문 내주신 덕분에 이런 이야기도 나올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나는 위치나 자리보다는 '역할'이 늘 더 중요했던 사람이다. 역할이란 내가 풀고자 하는 것, 하고자 하는 것이 무엇인지, 그리고 그것을 하기 위해 내가 어떤 자리에 있어야 하는지, 그에 맞는 자격을 내가 갖췄는지를 의미한다. 그동안도 구민들께 정성을 다하는 행정으로 임했듯이, 앞으로도 한결같이 큰 일이든 작은 일이든 정성을 다하는 모습으로 내 역할에 충실하고자 한다. 만약 더 넓은 곳에서 행정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현재까지 다져온 역량과 실행력을 토대로 지금처럼 온 힘을 다해 열심히 일하는 모습이지 않을까 싶다. - 구청장 경력만으로 광역단체장을 할 수 있겠나? ▲ 그런 의문을 해소하는 과정이 내 출마 과정이 될 것이다. 출마를 하게 된다면 그런 의문을 해소할 수 있는 뭔가가 있기 때문에 할 것이고, 해소가 안 되면 당선이 어렵겠지만 말이다. 그런데 구청장을 못한 사람이 시장을 잘할 수는 없다. 구청장을 잘한 사람이 시장을 잘할 가능성이 높다. 금붕어가 수족관에 있으면 아무리 커봐야 10cm지만, 강이나 큰 호수로 가면 30cm까지 자란다. 환경이 변화하면 충분히 바뀔 수 있다. 서울시장을 해본 사람만 계속 시장 해야 되냐, 국회의원은 국회의원 잘했다고 시장 잘할 거냐, 똑같은 문제다. - 내년 서울시장 선거의 시대정신은? ▲ 일하는 서울시를 만드는 것이다. 지금 서울시는 일을 안 했다. 주어진 일만 했지 시민의 삶을 발전시키기 위한 노력, 시민의 라이프스타일을 바꾸기 위한 노력을 하지 않았다. 전 세계에서 치열하게 하고 있는데 서울시만 안 하고 있다. 시민으로서 봤을 때 서울시는 굉장히 한가하다. 시민들은 매일매일이 경쟁의 지옥인데, 서울시는 한강버스를 어떻게 하니, 서울링을 만드니, 광화문에 6.25 참전국 뭘 만드니 하면서 되게 한가해 보인다. 시민들의 삶이 나아지질 않는다. 교통은 20년 전 이명박 시장 때 해놓은 틀에서 한 치도 벗어나지 않았다. 20년 동안 축적되고 누적된 어려움이 다 드러나고 있다. 마을버스, 시내버스, 지하철이 다 문제고 적자 투성이다. 올여름 지하철이 얼마나 더웠나. 혼잡한 지하철 출입구를 지날 때마다 위험을 느낀다. 시민들은 치열하게 사는데 서울시는 한가하다. 일하는 서울시, 정말 치열하게 일하고 시민의 삶과 함께하는 서울시가 필요하다. 단순히 외형적으로 보이는 성과보다 주민들의 일상에서 삶의 질을 근본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정책에 더욱 힘을 쏟아야 한다. 시민들이 직접 체감하고 공감할 수 있는 정책이야말로 궁극적으로 서울의 미래를 바꿀 수 있는 힘이 될 것이다. - 오세훈 현 시장이 유력한 대항마인데. 생각보다 비판의 강도가 약하다. ▲ 아직 출마하지 않았잖냐(웃음). 출마를 하게 되면 세게 하겠다. 근데 지금은 출마도 하지 않고 현재 구청장인데, 정치적으로 세게 얘기하는 것이 별 도움이 안 된다. 무능하다, 사익 추구만 한다는 비판을 하는 사람들은 많다. 나는 그렇게 자극적이고 감정적인 비판을 하고 싶지 않다. 정확한 팩트를 갖고 얘기를 나누고 대안을 갖고 얘기를 해야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지금까지 그렇게 해왔고, 그 방식대로 할 것이다. - 이 대통령도 일 잘하는 구청장이라고 칭찬했는데, 그 이유가 무엇인가? ▲ 새로운 정책을 추진할 때 70%가 동의하고 30%가 반대하더라도, 시간이 걸리더라도 설득 과정에 최대한의 정성을 들여야 한다는 게 내 행정철학이다. 반대를 최소화하고 만장일치에 가깝도록 최대한의 동의를 얻고자 노력했다. 30년간 주민 숙원이었던 '금호동 장터길 확장'도 처음엔 '설마 되겠어'라는 의견이 많았지만, 전문가들을 계속 만나고 시청 공무원들에게 물어보며 예산 문제의 실마리를 풀어냈다. 건물주분들을 설득하고 또 설득하는 시간을 거쳐 장터길 확장의 꿈을 이뤘다. 그 밖에도 1977년 공장 가동 이래 소음, 먼지, 교통체증 등으로 주민 생활에 큰 불편을 안겼던 '삼표레미콘 공장을 약 45년 만에 철거'하고, 불가능할 것으로 예측했던 'GTX-C노선의 왕십리역 신설'도 주민과의 약속을 지킨 대표적인 사업이다. 함께 힘을 모아준 주민들에게 감사한다. 성수동 도시재생은 낙후된 공장지대를 창의와 혁신의 공간으로 바꾸는 과정에서 수많은 이해관계 조율이 필요했지만, 결국 주민·기업·전문가가 함께하는 상생 모델로 완성했다. '성공버스' 역시 마을버스 업계와 수차례 협의를 거치면서 3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지만 현재 교통 사각지대를 메우고 주민들의 삶의 질을 변화시키며 큰 호응을 얻고 있으며, 마을버스 승차 인원도 7% 증가시키는 성과를 거뒀다. 결국 '행정가형 리더십'은 단순히 정책을 집행하는 일이 아니라, 다양한 목소리를 존중하고 갈등을 조율하며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가는 과정이라 생각한다. - 다음 서울시장은 '정치인'이 아니라 '행정가'가 되어야 한다고 보나? ▲ 지방자치단체는 주민의 삶과 가장 밀접하게 맞닿아 있다. 광역이든 기초이든 모든 지방자치단체의 행정은 도시 구성원의 행복, 안전, 삶의 질 향상을 가장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하고, 이를 위한 정책들이 펼쳐져야 한다. 정치적인 자리 다툼보다는 진정으로 시민을 위한 정책을 펼 수 있는 역량을 갖췄는지가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이 대통령도 성남시장과 경기지사, 국회의원을 거쳐 지금은 국가를 이끄는 최고 지도자가 되셨는데, 지방자치단체에서의 행정 경험들이 바탕이 되었기에 실질적인 변화를 이끄는 국정 운영이 가능하다는 평가가 많다. 결국 중요한 것은 정치적 비교가 아니라, 각자의 자리에서 국민과 주민을 위해 얼마나 성실히, 또 책임 있게 일했는가 하는 점이라고 생각한다. - '서울의 맘다니'로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정원오식 진보'는 어떤 형태인가? ▲뉴욕 맘다니 시장과는 비슷한 부분도 있겠지만 차이점이 더 커서 비교하기엔 무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다만 시민들의 삶의 현장, 시민들의 의견을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는 태도는 비슷한 점이 있다. 나 또한 주민의 삶 가장 가까운 곳에서 12년간 일해온 기초지방자치단체장이고, 소통이 정책의 보고라는 생각으로 구민들의 의견을 가장 가깝게 경청해왔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진보는 '현장'과 '소통'이다. 현장에서 주민의 삶을 직접 보고 듣고, 그들의 불편과 요구를 가장 먼저 정책의 언어로 옮겨내는 것. 그리고 소통을 통해 정책이 맞는 방향으로 가고 있는지 끊임없이 점검하며, 잘못된 부분은 바로 고치는 유연함을 갖는 것이 진정한 진보라고 믿는다. 진보는 주민 한 사람의 목소리를 정책의 출발점으로 삼고, 그 작은 변화를 모아 모두의 삶을 더 나아지게 만드는 과정 속에서 완성된다. 그래서 앞으로도 현장을 가장 먼저 살피고, 주민의 목소리를 가장 깊이 들으며, 모든 정책을 펼쳐나가고자 한다. - 이 대통령과 (출마 문제에 대해) 논의해보셨나? ▲ 노코멘트 하겠다(웃음). - 내년 지방선거에서 부동산 정책은 가장 핫한 이슈가 될 것이다. ▲ 서울시뿐 아니라 자치구까지 전방위적으로 협력해야 한다. 지난달 국토교통부 장관이 성수1구역 현장을 방문했을 때 정비사업 인허가 절차 개선을 건의했다. 현재 서울시 내 재개발·재건축 정비구역 1054곳 중 1000세대 미만 중소규모 사업이 839곳으로 79.6%를 차지한다. 하지만 공급 세대 수는 22만8591세대로 전체의 27.9%에 불과하다. 반면 1000세대 이상 대규모 사업은 215곳으로 20%에 불과하지만 공급 세대 수는 58만7465세대로 72.1%에 이른다. 정비사업 규모가 다름에도 서울시 단일 창구 체계에서 동일한 절차를 밟아 중소규모 사업이 신속하게 착공하지 못하고 있다.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제8조 제1항을 개정해 정비구역 지정권자에 자치구 구청장을 포함해야 한다. 1000세대 미만 중소규모 사업장에 대해선 정비구역 지정 권한을 자치구에 위임하면 주택 공급 속도가 확연히 달라질 것이다. - 종묘 앞 세운4구역 재개발 논란은? ▲ 사실 종묘와 세운4구역 문제는 아무런 갈등 없이 개발과 보존의 균형을 찾아갈 수 있었는데, 서울시가 불필요한 갈등을 스스로 만든 것이다. 2009년에도 오세훈 시장이었는데, 서울시가 건물 최고 높이를 올리려 했지만 문화재청에서 재차 반려했다. 오랜 협의를 거쳐 최종적으로 2014년 높이 70m로 확정 고시됐다. 이후 이런 합의가 유지되고 사업이 진행돼 이주와 철거까지 완료됐고, 현재는 착공만 앞두고 있었다. 그런데 서울시가 돌연 높이와 용적률을 올리겠다고 선포하면서 합의를 어기는 바람에 지금의 문제가 발생했다. 건물 높이를 두 배로 올려주면 토지 소유자들의 개발이익은 크게 올라가지만, 세계유산 종묘의 문화적·경제적 가치는 크게 훼손될 우려가 있다. 재개발을 하지 말자는 게 아니다. 종묘가 가진 세계유산의 가치가 과연 세운4구역에 최대 145m 높이의 고층 빌딩을 짓는 것보다 적은 이익인지 살펴보고, 공익과 사익의 균형을 찾자는 것이다. 이를 위해 절차적 정당성 확보를 위한 최소한의 장치로 '세계유산영향평가'를 제시했다. 만약 개발을 밀어붙여서 종묘가 세계유산 지위를 박탈당하기라도 한다면 어떻게 책임질 것인가. 현재 상황은 시장 혼자 결정할 것이 아니라 유네스코의 전문적인 평가와 시민들의 합의를 통해 풀어가야 할 문제다. - 명태균 게이트 의혹이 내년 선거에 영향을 줄까? ▲ 명태균 씨를 신뢰할 수 있는지는 잘 모르겠고, 검찰의 기소 여부를 봐야 된다. 자세히 들여다보고 싶은 생각이 없어서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겠는데, 서로 주장이 팽팽하지 않나. 오세훈을 신뢰하느냐 명태균을 신뢰하느냐는 참 어려운 질문이다. 시민들도 누구를 더 신뢰하느냐 팽팽한 것 같다. 둘만이 아는 일을 어떻게 알겠나. 우리가 수사권이 있는 것도 아니고. 명태균 씨가 꼭 신뢰할 만한 사람이었다면 믿겠지만 그것도 아니지 않나. 드러나봐야 알겠지만 기소 여부는 좀 크다. 기소가 되면 기소하는 이유가 있기 때문에 그걸 보고 판단을 어느 정도 할 수 있다. 재판까지 가봐야 알겠지만, 보통 정치인들은 기소되면 대략 타격이 있는 게 사실이다. - 기후·에너지 문제에 대한 비전은? ▲ 우리나라가 앞으로 가야 할 방향은 친환경 에너지를 많이 만들어내는 것을 기본으로 AI로 비롯한 엄청난 전력 수요를 동시에 풀어나가야 한다. 친환경 에너지의 범위를 어디까지 줄 것인가는 굉장히 실용적으로 생각해서 가야 한다. 도시에서는 불필요한 전력 소비를 줄이는 사업을 해야 한다. 도시에서 전력을 생산할 수는 없지 않나. 지금까지 에너지 절약 운동을 주로 해왔고, 건물에서 소비되는 에너지가 너무 많으니까 이를 줄이는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 전등도 마찬가지고 태양광도 많이 깔고 있다. 서울 도심에서 전력 생산이나 태양광을 해봐야 얼마나 하겠나. 불필요한 것을 줄이고 탄소 배출량도 줄여가서 궁극적으로 에너지 전력 생산을 높이는 것에 기여하는 게 필요하다. - 독자, 시민들에게 한마디. ▲ 2014년부터 12년째 성동구청장으로 성동구와 성동구민을 최우선으로 올인해서 일하다 보니 나를 모르시는 분들도 많을 것이다. 그동안 서울에서 가장 살기 좋은 도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구민들과 끊임없이 소통해왔던 노력들을 좋게 평가해주시고 입소문도 많이 내주셔서 감사드린다. 무엇보다 어떤 일이든 최선과 정성을 다하는 구청장이자 그런 사람으로 나 정원오를 기억해주셨으면 좋겠다. 앞으로 어느 곳에서든 함께할 여정이 있을 테니, 계속해서 따뜻한 관심과 애정으로 지켜봐 주시길 바란다. 1968년 8월 서울 출생으로 여수고, 서울시립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한양대 공공정책대학원에서 사회복지학 석사, 한양대 도시대학원에서 도시개발경영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임종석 국회의원 보좌관을 거쳐 성동구 도시관리공단 상임이사 등을 지냈다. 2014년 제6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서울 성동구청장에 당선되며 지방행정가로 입문했다. 이어 2018년 재선, 2022년 3선에 성공했다. 2024년 5~6월 더불어민주당 당대표 자치분권 특보를 역임했다. 최근 서울시장 예비후보로 거론되며 출마 여부를 고민 중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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