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기 KIB대표의 무자본 M&A③]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 고발당해

김선기 KIB플러그에너지(이하 KIB) 대표가 주가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당한 사실이 확인됐다. △임시 주총 당시 법원이 부정한 의결권 인정 △모회사의 분기보고서 미제출 △무(無)자본 M&A 이력 등으로 논란이 상당한 가운데 주가 조작 혐의로 검찰에 고발된 사실까지 확인되며 KIB를 둘러싼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지난 12일 김선기 KIB 대표는 모 상장사의 주가조작 혐의로 금융감독원 증권선물위원회에 출석했다. 금감원 증선위는 주가조작 혐의와 관련, 검찰에 고발하는 의견을 냈다. 투자은행(IB) 관계자는 “검찰에 고발되었다는 의미는 자본시장에서 불공정거래 행위가 있었을 수 있다는 것"이면서 “또한 형사처벌이 될 수 있는 중대한 범죄 행위가 있을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다만 아직 형이 확정되거나 재판이 진행된 것은 아니다. 김선기 KIB 대표는 와의 통화에서 “나는 혐의가 없다"며 출석한 사실은 인정하지만, 주가조작 관련해서는 부인했다. 김 대표는 지난해 12월 KIB 임시주주총회 때 이사로 선임되고 추후 이사회에서 대표이사로 선임된 바 있다. 다만, 논란의 불씨는 남아있다. 당시 법원은 김 대표의 이사 선임에 찬성표를 던졌던 의결권을 금지하는 가처분을 인용했다. 그리고, 임시 주총의 검사인이었던 손범식 변호사는 이를 반영해 이사 선임안이 부결됐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허성호 KIB 전 대표는 검사인이 의결권 제한 주식으로 확인한 주식도 포함시켜 투표를 진행했고 안건 가결을 선언했다. 이와 관련해 임시주주총회 취소의 소와 이사 직무집행정지 가처분의 소가 제기된 상태다. 그는 KIB의 모회사인 더코어텍그룹(이하 더코어텍)의 CEO이기도 하다. 그런데 더코어텍은 여전히 분기보고서를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23일 미국 OTC마켓에 따르면 더코어텍은 3분기 분기보고서(10-Q)를 4개월째 공시하지 않았다. 미국의OTC(Over-The-Counter) 시장은 장외주식거래 시장으로 뉴욕증권거래소, 나스닥 등에 상장되기 전 중간 단계 역할을 하는 곳으로 OTC마켓에 상장된 기업들은 대한민국처럼 분기를 마치고 45일 이내에 실적 공시를 해야한다. 만약 나스닥이나 뉴욕증권거래소에 상장된 주식의 실적 공시가 지연될 경우, ▲티커심볼에 지연공시 표시 ▲직원의 스탁옵션 행사 불가 ▲60일 이내 규정준수 계획 제출을 요구받는 등 강력한 제재를 받을 수 있다. 김 대표는 “KIB는 이슈가 많아 감사 의견이 나오면 공시하려고 계획했고, 공시를 준비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오는 28일 KIB플러그에너지는 울산광역시 남구에 위치한 본사에서 정기주총을 개최할 예정이다. 정기 주주총회에서는 △최수현, 손교덕 이사 해임의건 △이사 수를 늘리는 정관 변경 안건 △김선기 대표, 백승륜 대표 등에게 스톡옵션을 부여하는 안건이 상정된 상태다. 만약 해임과 정관 변경이 되어 신규 이사가 선임될 경우, 김선기 KIB 대표 체제는 공고해질 전망이다. 정관 변경은 특별결의 사항이고, 해임은 가중다수결의제가 적용되기 때문에 상당한 지분을 확보해야 하는 상황이다. 각각 출석 주식 수의 3분의 2와 4분의 3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지난 번 임시주총 당시 지분 수준을 고려할 때 특별 결의가 통과되는 건 쉽지 않아 보인다. 지난 임시 주총 당시, 의결권이 제한된 주식을 제외했을 때 김선기 이사 선임의 건에 3878만5819주가 찬성했고, 6073만8182주가 반대했다. 여기에 의결권이 제한된 주식 3010만주를 포함한다면 참석한 지분의 53%를 확보하게 된다. 아보리오로부터 매입한 1090만주까지 고려하더라도 56.7%에 그친다. 다만 KIB 정관상 주총 의장은 대표이사가 맡기에 상황이 변할 가능성은 충분하다. 그러다 보니 소액주주들은 이사 해임 및 정관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결권 위임을 권유하고 있다. 소액주주모임은 “대주주인 코어텍 측은 이번 정기주주총회에서 거래재개를 빌미로 그동안 소액주주들을 대변했던 이사 2명을 이번 주총에서 해임시키려 들고 있으며, 감사 조항을 삭제, 이사 수를 늘리는 등의 정관 개정안을 통과시키려 한다"면서 “소액주주들을 대변했던 이사 2명이 해임되어버린다면 대주주 측이 회사 경영을 함부로 해도 이를 견제할 방법이 전혀 없게 된다"고 말했다. 이어서 “그들의 뜻대로 이상 2명을 해임시킨 뒤 정작 실제 거래재개는 이뤄지지 않는 최악의 경우도 염려하지 않을 수 없다"면서 “소액주주모임이 앞으로도 감시자(워치독) 역할을 하고 주주들의 권익을 지킬 수 있도록 특정 이사 해임안 및 정관 개정안에 반대하는 의결권 위임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김선기 KIB대표의 무자본 M&A ②] 조건부 수표 활용한 이즈미디어 M&A…정상화 방해하며 자산 빼돌리기

김선기 KIB플러그에너지(이하 KIB) 대표와 그 측근들은 조건부 수표를 활용해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이즈미디어 경영권을 확보했다. 이른바 '무자본 M&A'에 성공한 것이다. 이후 이즈미디어의 주요 자산은 더코어텍 그룹에 넘어갔고, 회사는 회생 절차에 돌입했다. 이즈미디어와 자이셀을 무자본 M&A한 KIB 역시 투자에 각별히 주의할 필요가 제기된다. 지난해 11월 20일 이즈미디어의 회생절차가 개시됐다. 이는 전월 더코어텍그룹으로 합병된 코어옵틱스가 채권자의 지위에서 이즈미디어를 회생신청한 것에 대한 후속조치다. 그런데 코어옵틱스는 과거 이즈CCM이었고, 이즈미디어의 계열사다. 이즈미디어의 계열사가 모회사에게 채권이 있다고 요구하며 모회사를 회생으로 이끈 것이다. 이즈미디어가 코어옵틱스에 용역 대금을 지급하지 못했다는 것이 주요 골자다. 이 아이러니한 채권채무 관계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2021년으로 시계를 거슬러 올라갈 필요가 있다. 이즈미디어는 검사장비 제조업체다. 이들은 2021년 신사업을 진행한다. 메타의 창업자 마크 저커버그의 누나인 랜디 저커버그를 앞세워 가상자산, NFT 등 미래 신사업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주식 시장은 저커버그란 이름이 나오자 환호했고, 2020년 10월 말 5000원 수준이던 주가는 4만5000원까지 크게 상승했다. 하지만 거기까지였다. 이듬해 감사의견 '의견 거절'로 거래가 정지됐다. 2022년 11월 새로운 주인이 나타났다. 어바인아시아다. 여기엔 민 모씨, 노 모씨 등 자이셀 무자본M&A와 관련된 인물들이 이사진을 차지하고 있었다. 인수 방식은 한가지만 빼면 통상적이었다. 어바인아시아는 2회차 사모 전환사채(CB)를 인수 후 즉시 전환해 최대주주가 됐고, 곧 이즈미디어 이사회를 장악했다. 문제는 매각 대금 지급 방식이었다. 그들은 외화수표를 교부했는데, 해당 수표에는 상장폐지 사유가 해소되지 않으면 반환하기로 하는 조건이 붙어 있었다. 이는 자이셀에 출자한 'Monetery Note'([김선기 KIB대표의 무자본 M&A ①] 참조)와 유사하다. 계약이란건 양 당사자에 권리·의무가 부여되는데 조건을 활용해 '대금 지급 의무'를 회피한 것이다. 조건부 수표는 이즈미디어를 여러 방식으로 갉아먹었다. 우선 회사 정상화를 방해했다. 회계법인에서는 조건부 수표를 현금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조건이 달성되지 않는다면 사용가치 및 교환가치 측면에서 현금으로 볼 순 없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회계법인 입장에서는 현금으로 계상한 회계처리를 용인할 수 없었다. 외부감사 결과는 당연히 '의견거절'이었다. 또한 이즈미디어의 정상화를 이끌 동인도 없었다. 상폐가 유지된다면 어바인아시아는 현금 유출 없이 경영권을 확보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고는 이즈미디어의 자산을 외부로 유출시키기 시작했다. 이즈미디어의 주력 부문인 CCM부문(현재 코어옵틱스)을 자회사로 분리했고 더코어텍그룹에 매각했다. 이즈미디어는 사실상 해체됐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인수주체들은 되려 이익을 얻었다. 자산을 매각하는 과정은 사실상 법인격만 바뀌었을 뿐이었다. 거래 당사자인 법인에 속한 인물들이 상당히 유사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이즈미디어 이사들의 이력을 보면 확인된다. 김선기 KIB 대표의 경우 △이즈미디어 사내이사 △자이셀 대표이사 △코어옵틱스 대표이사 △더코어텍그룹 회장 등을, 베트남계 미국인 민 씨는 △이즈미디어 사내이사 △어바인에셋(어바인아시아 모회사)의 이사 △더코어텍그룹 이사 △자이셀 이사를, 김 모씨는 △이즈미디어 사내이사 △Core SS 이사 △더코어텍 그룹 이사를, 정 모씨는 △이즈미디어 사내이사 △Core SS 이사로 재임했거나 재임 중이다. 지난해 6월 거듭된 부실화로 인해 이즈미디어는 코스닥 시장에서 퇴출됐다. 정리매매가 진행되며 최대주주는 넥스플랜으로 변경됐다. 하지만 김선기 대표와 그 측근들은 이즈미디어를 다시 한 번 압박했다. 이들은 자회사가 모회사에 용역서비스를 제공했는데 이를 모회사가 미지급했다는 이유로 이즈미디어를 회생을 신청했다. 그들은 회사를 떠날 때까지 회사의 자산을 끝까지 확보하려한 것이다. 김선기 KIB 대표는 이즈미디어가 회생에 이르는 과정 곳곳에서 등장한다. 일련의 거래에 김선기 KIB 대표는 대부분 개입됐다. 그러다 보니 그와 그의 측근이 KIB의 경영권을 확보한 것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경영권을 확보할 당시에도 큰 논란이 있었다. 그가 선임될 당시, 법원은 KIB플러그에너지 주주연대가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했음에도 주총 의장이었던 허성호 전 대표는 의결권 제한 주식을 모두 포함해 표결을 추진했기 때문이다. 투자은행(IB) 업계 한 관계자는 “조건부 거래로 인해 이즈미디어는 자금이 유입되지 못했고, 자회사를 매각해 회생에 이르렀다"면서 “KIB는 건전하고 투명한 경영을 기대하며 그를 선임했다고 밝혔지만, 그간의 과정을 봤을 때는 이를 기대하긴 어렵다"고 평가했다. 한편 김선기 KIB 대표에게 이와 관련해 문의했으나 그는 답하지 않았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김선기 KIB대표의 무자본 M&A①] 약속 어음을 활용한 Z사 무자본M&A

김선기 KIB플러그에너지 대표와 관계자가 Z사와 합작법인(JV) 자이셀의 경영권을 확보하는 과정에서 현금이 투입되지 않은 소위 '무자본M&A'를 진행한 사실이 12일 확인됐다. 시장에서는 그가 상장사 대표이사인 점을 고려할 때, Z사 뿐만 아니라 KIB플러그에너지 역시 '상당한 주의를 요한다'고 경고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Z사는 '자이셀 주식 취득결정 및 현물출자 형식의 유형자산 양도 결정을 철회한다'는 공시를 냈다. 발표한지 1년 반 만이다. Z사는 2022년 말 CM파트너스가 보유한 토지, 건물, 시설, 무형자산 등을 74억원에 양수하며 이차전지 사업을 준비해왔으나 결국 사업은 좌초되고 말았다. 계약 취소 사유는 JV의 상대 주주가 결정적이었다. 거래상대방은 XT에쿼티로 XT그룹 관련 법인이다. 이들은 XT ESS펀드를 통해 Z사에 3자 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를 추진하기도 했다. 그리고 인수 당시 현금이 아닌 'Monetary note'(국문에 적확한 단어가 없어 부득이하게 영문으로 기재)를 출자했다. 펀드 측은 Z사에 잔고 증명을 보내며 회사를 안심시키기도 했다. 국내는 현금출자, 현물출자 두 가지 방식만이 있으나 미국은 출자 방식이 다양하다. Monetary note는 국내 약속 어음과 유사하다. 약속어음은 발행인이 일정금액을 일정시기와 장소에서 지급할 것을 약속한 유가증권으로 상업어음의 한 종류다. 현금화시키려면 어음 할인(팩토링)을 해야하는데 이는 미국 법인이다 보니 Z사가 알고 있는 곳에 할인을 요구할 수도 없고, 할인 자체가 자본공동화란 문제에 봉착하게 된다. 종국적으로는 발행자의 계좌에 현금이 있어야 한다. XT그룹은 현금을 납입하지 않았다. 이 역시 감사 과정에서 뒤늦게 알려졌다. 그는 JV 설립 과정에서는 잔고 증명을 했으나 실제로 현금이 사용되는 일은 없었다. 그리고 XT그룹은 현금을 납입하지 않으며 JV의 경영권을 확보했다. Z사는 지분 30% 확보에 불과했기에 경영권은 XT그룹에 있다. 김선기 KIB플러그에너지 대표와 Z사의 인연은 2021년부터다. 그는 Z사에 다양한 거래 기회를 제공했다. Z사에 자이셀 JV 건을 소개시켜준 것도 그다. 김 대표와 그간 행적에서 확인되는 인물들도 XT ESS펀드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강 모 대표는 더코어텍 그룹과 합병하기 전 코어옵틱스의 사내이사였고, 베트남계 미국인 민 모 이사는 자이셀 이사진이자 어바인에셋LLC, 이즈미디어 이사였다. 김 대표는 이즈미디어의 자회사인 코어옵틱스(구 이즈CCM)의 대표였다. 당연히 강 씨와 민 씨 모두 그와 인연이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JV 설립 이후 Z사는 회계적인 측면에서도 어려움을 겪었다. Monetary note로 출자한 것이 국내에서는 인정하지 않는 방식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감사 법인은 해당 거래가 완전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현물출자가 인정되지 않아 처분이익이 미계상되며 거액의 미실현 이익이 잡히기도 했다. 사업적인 측면의 어려움은 더욱 컸다. 제조활동을 위해서는 원재료 구입비, 인건비, 제조간접비용 등 현금 투입이 수반돼야 한다. 하지만 현금이 투입되지 않으니 양산은 불가능했다. 그렇기에 자이셀의 사업은 제대로 이뤄지지 못했다. Z사가 현물출자 및 제조활동을 하고, XT그룹이 자금력을 담당하는 것이 기본 골자였기 때문이다. 결국 JV사는 제대로운 생산활동 한 번을 못해보고 지난 12월 JV계약이 취소됐다. 그 결과 Z사는 사업 기회를 놓치면서 발생한 기회비용과 매몰비용으로 큰 피해를 입었다. Z사는 리소스를 이차전지 사업에 집중하며 이차전지 신사업을 주력사업으로 삼으려 했다. Z사 관계자는 “김선기 대표는 회사의 엔지니어링 대금 및 비용 지급을 진행할 것이라 계속해 말했다"면서 “회사는 계약과 약속을 믿고 제품 및 설비 업그레이드, 공장 시설 레이아웃 설계 작업 등 업무 진행에 필요한 선행 작업을 위하여 자금과 인력을 투입하여 진행했다"고 말했다. JV의 핵심인물인 김선기 씨는 현재 KIB플러그에너지의 대표이사다. KIB는 상장사로 현재 거래정지 중이다. 그는 지난 12월 임시주총에서 KIB 사내이사로 선임됐고, 이어 이사회를 통해 대표이사까지 올라섰다. 김 대표가 선임될 당시, 법원은 KIB플러그에너지 주주연대가 제기한 의결권행사금지가처분 신청을 인용했다. 그럼에도 회사 측은 의결권 제한 주식을 모두 포함해 표결을 추진해 세간을 떠들썩하게 했다. 그가 대표로 있는 미국 법인 더코어텍은 3달째 3분기 분기보고서(10-Q)를 미국 OTC에 제출하지 못하고 있다. 투자은행(IB) 업계 관계자는 “무자본M&A은 자기자본이 적다 보니 향후 적지않은 문제가 발생하곤 한다"면서 “자본시장은 구조적으로 수요자와 공급자 사이에 정보의 비대칭성이 존재하기에 최대주주는 피해가 없거나 의도한 목적을 달성할 수 있으나 소액주주는 갑작스러운 기업가치의 이전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이와 관련해 김선기 KIB 대표에게 문의했으나, 그는 답변하지 않았다. 박기범 기자 partner@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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