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국감] 강승규 의원 “보툴리눔 톡신 국가핵심기술 지정, 카르텔 의혹”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보툴리눔 톡신 제제의 국가핵심기술 해제 심의 과정과 지정 배경에 대한 의혹이 제기됐다. 수년간 답보 상태에 놓여있던 톡신 국가핵심기술 해제·유지 논쟁이 이번 국감을 기점으로 새 국면을 맞게 될 전망이다. 강승규 국민의힘 의원은 지난 24일 열린 산자위 종합감사에서 “톡신 업계와 한국제약바이오협회가 톡신 및 균주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하루 빨리 해제해달라고 요청하고 있지만, 산업통상부는 '검토하고 있다', '업계 간 소송 중이다'는 입장으로 외면하고 있다"며 “이와 관련한 카르텔이 형성돼 있다는 강한 의구심이 든다"고 강조했다. 강 의원이 주장하는 의혹은 산업부 산하 전문위원회의 일부 위원들이 특정 이해관계와 결탁해 톡신 균주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한데 이어, 업계의 지정 해제 요구를 반복 무산시키고 있다는 의혹이다. 톡신 균주는 지난 2016년 국가핵심기술로 지정됐다. 강 의원이 산업부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A 생명공학 분야 전문위원장과 B 전문위원 등 2인은 톡신 균주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당시부터 올해까지 각각 위윈장·위원 직책을 유임해 온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대해 강 의원은 “전문위원회는 2년마다 갱신됐음에도 불구하고 일부 인사들이 약 10년간 5회 유임해 지금도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며 “이들은 계속해서 톡신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유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핵심기술은 산업기술보호법 제7조에 따라 전문위원회의 심의로 지정·해제·변경된다. 이에 한국제약바이오협회 등 업계 일각은 톡신과 균주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을 해제하기 위해 지난 수 년간 산업부에 이를 요청해왔으나 지속 불발된 상태다. 또한 강 의원은 톡신 제제 국가핵심기술 지정 당시 전문위원회의 심의 의견인 '국가안보 우려'도 문제 삼았다. 그는 “독성 물질이 해외로 유출되면 무기로 전용될 가능성이 있다는 전문위원회의 지정 사유는 국가핵심기술 제도 이전에 대외무역법에 의해 통제가 가능하다"며 “그런데도 이러한 이유로 미생물인 톡신 균주를 국가핵심기술로 지정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강 의원은 최근 5년간 국가핵심기술의 해외유출 현황을 들어 “중국이 무섭게 추격하고 있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분야는 유출 건수가 많은 반면, 생명공학 분야는 단 한건도 존재하지 않는다"며 “특히 톡신 제제 국가핵심기술 지정 이래 15년간 단 한건의 유출 사례도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 같은 강 의원 지적에 대해 김정관 산업부장관이 공감대를 표출하면서, 톡신 제제와 균주의 국가핵심기술 지정 해제도 탄력을 받게 될 전망이다. 김 장관은 강 의원의 산업부 전문위원회 감사와 개선방안 마련 요구에 대해 “그렇게 하겠다. 관련 사안에 대해 살펴보는 과정에서 깜짝 놀랐다"며 “어떻게 일부 전문위원이 다섯 차례나 유임할 수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적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전문위원회를 개선하는 등 관련 내용을 면밀히 살펴 보고드리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박주성 기자 wn107@ekn.kr

[2025 국감] 김동아 의원 “한전-한수원 UAE 분쟁으로 원전기술 해외유출 의혹”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동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4일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한전과 한수원 간의 UAE 원전 분쟁으로 인해 우리나라 핵심 원전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산업부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한전과 한수원의 UAE 추가정산 분쟁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민감한 기술문서가 해외로 넘어갔다는 제보가 다수 접수됐다"며 “우리 핵심 기술이 미국과 프랑스 등 경쟁국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한전과의 분쟁 대응을 위해 영국계 로펌 AOS/Keating Chambers와 컨설팅사 GB2에 다수의 기술 문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안 해도 될 집안싸움 때문에 국가 전략 자산이 해외 로펌과 민간 컨설팅사에 통째로 넘어갔다"며 “이 자료들이 영국뿐 아니라 다른 경쟁국에도 유출됐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사실이라면 향후 원전 수주 경쟁에서 우리가 불리해질 것은 자명하다"며 “국가 경제안보 측면에서도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산업부가 조속히 한전과 한수원의 합의를 중재하고, 영국에 제출된 자료를 즉각 회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관련 논란을 정리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한전과 한수원의 분쟁은 산업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해결했어야 할 사안인데, 그 과정에서 갈등이 커진 점에 책임을 느낀다"며 “단일한 방법이 좋을지, 두 기관의 거버넌스를 어떻게 가져갈지 방안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원전 수출 체계의 근본적 개혁도 함께 촉구했다. 그는 “세계 원전 시장의 95%를 러시아·미국·프랑스·중국 등이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는 정부 주도의 단일 수출 창구를 운영한다"며 “프랑스도 UAE 수주 실패 이후 EDF 중심으로 일원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2016년 원전 수출 창구를 한전과 한수원으로 분리하면서 분열을 자초했다"며 “최근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작(JV) 과정에서도 두 기관이 주도권 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전은 해외 인지도와 자금조달 능력, 계약 경험이 강점이고, 한수원은 실제 원전을 짓고 운영한 기술력이 강점"이라며 “투자와 금융은 한전이, 건설과 운영은 한수원이 맡는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산업부가 이런 비효율적인 구조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기술 유출을 부른 '팀 콩가루' 체제를 끝내고, 정부 주도의 통합 '팀코리아' 거버넌스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정관 장관은 “관련 논란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며 “한전과 한수원의 역할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5 국감] 오세훈은 침묵, 명태균은 격앙…“거짓말에 능한 사람” vs “7번 만났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 '정치 브로커'로 불리는 명태균 씨가 증인으로 출석해 오세훈 서울시장과 마주 앉았다. 더불어민주당은 명 씨를 상대로 '여론조사 대납 의혹'을 집중 추궁하며 공세 수위를 높였고, 국민의힘은 명 씨의 진술 신빙성에 의문을 제기했다. 오 시장은 다음 달 예정된 검찰 대질신문을 이유로 구체적 답변을 피했고, 명 씨는 불리한 질문이 나오자 언성을 높이거나 짜증을 내는 모습을 보였다. 불법 여론조사 대납 의혹을 둘러싼 이른바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 인물인 명 씨는 이날 오후 서울시청에서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서울시 국정감사 증인으로 출석했다. 증인석에 선 명 씨는 권칠승 의원 질의에 “특검에서 연락이 와서 오세훈 시장과 11월 8일 오전 10시에 대질을 한다"며 “오늘 이야기를 다 하면 대질신문 때 다 맞춰서 온다"고 말했다. 발언을 자제하겠다면서도 명 씨는 “교도소에 구속돼 있었는데 오 시장이 저를 고발했다. 저는 지금도 오세훈 시장이나 홍준표를 고발한 게 한 개도 없다"며 “같이 일을 하면서 도왔는데 쫀쫀하게 고발을 한다"고 말했다. 또 “황금폰 포렌식을 하는데 오세훈 관련 내용들이 다 나온다"며 “오세훈 시장이 저를 2번 만났다, 내쫓았다 다 거짓말이다. 7번 만났다"고 주장했다. 이해식 민주당 의원 질의에 대해서도 명 씨는 “여의도에 갔을 때 김영선 의원이 오세훈을 소개시켜주려 하기에 제 얼굴이 배신 배반형이어서 안 만나겠다고 도망을 갔다"며 “반기문 총장님을 뵈었는데 김영선 의원이 오세훈 시장을 만날 것을 독려했다. 그래서 중국집에 갔다가 광진구 구의동 쪽에서 12월 9일에 오세훈을 만났다"고 답했다. 이어 “당협 사무실에서 만났고 김종인도 만났습니다. 27일 또 청국장 집에서 만났고, 31일 청국장 집에서 만났고 조은희도 만났다"고 주장하며 “왜 단일화 안 하냐고 하니까 오세훈에 대해서 그 사람이 얼마나 안 좋은 사람이라고 다 이야기하시더라"고 덧붙였다. 명 씨는 또 2021년 1월 22일 통화 당시 상황을 두고 “오 시장이 울면서 '나경원을 이기는 여론조사가 필요하다'고 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오 시장이 '정치자금법 때문에 여론조사에 필요한 돈 2000만원을 구하러 간다'며 김한정 회장을 거론했다"고 말했다. 야당 측은 “예비후보 등록 전·후 여론조사 비용 조달은 가능한 만큼 '돈을 빌리러 간다'는 진술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반박했다. 오 시장은 해당 진술의 사실 여부를 재확인하자 “네(사실이 아니다)"라고 답했다. 민주당은 금전 흐름과 전달 라인을 집중 추궁했다. 명 씨는 “1월 23일 무렵 구의역 당협 사무실에서 오 시장과 여론조사 관련 이야기를 나눴다"며 “이튿날 무렵 김한정 씨가 연락해 계좌번호를 물었고, 강혜경 부소장 계좌로 전달됐다"고 했다. 또 “1월 22·25·29일, 2월 14일 조사 결과를 강철원 전 부시장에게 전달했고, 이후에는 김한정 씨에게도 공유했다"는 질의에 “네"라고 답했다. 여론조사 결과의 전달 경로를 둘러싸고도 치열한 공방이 이어졌다. 명 씨는 “2월 19일 첫 직접 보고를 했다. 일부 결과는 김종인 전 비대위원장과 지상욱 당시 여의도연구원장에게도 보냈다"고 밝혔다. 야당이 “당사자인 오세훈 캠프도 보지 못한 여론조사를 왜 3자에게 보냈나"라며 “허위 아니냐"라고 따져 묻자, 그는 “사실을 얘기하는 건데 왜 허위라고 얘기하느냐"며 “너무 모욕적인 발언"이라고 했다. 이날 명 씨는 질의 과정에서 여러 차례 격앙된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명씨는 “오세훈은 김영선 전 의원 때문에 도왔다"면서 “김영선이 '올드미스'지 않느냐. 연애편지가 나온다"고 주장했다. 명씨는 자신에게 불리한 내용이 나올 때마다 “다 까발릴까"라고 답했다. 또 명 씨는 감정이 북받친 듯 “이번 말일 집에서 쫓겨나야 된다", “어떻게 나한테 뻔뻔스럽게 그러느냐"고 언성을 높이기도 했다. 이에 신정훈 행정안전위원장은 “증언의 신빙성을 위해 차분히 답변하라"며 거듭 경고하며 발언 수위를 조절할 것을 요청했다. 박수민 국민의힘 의원이 증인 채택 배경을 따져 묻는 과정에서도 명 씨와 설전이 이어지자 신 위원장은 질의를 잠시 중단시키며 질서 유지를 요청했다. 이날 오 시장은 명씨 발언에 대해 “답변을 자제할 수밖에 없다는 점 양해해 주시기 바란다"고 말을 아꼈다. 그러면서도 오 시장은 이날 권칠승 의원의 질의에 “거짓에 능한 사람"이라고 명 씨를 지칭하며 의혹을 일축했다. 그는 “입장 없다"며 말을 아꼈지만, 권 의원이 “(명 씨 발언이) 사실이 아니라는 건가"라고 묻자 “네"라고 짧게 답했다. 이와 관련해 서울시 관계자는 “김영선 전 의원이 21년 당시 오 후보에게 보냈다는 문자는 검찰 포렌식 과정에서 밝혀졌는데, (2021년 2월 말경) 오 후보가 명태균을 만나주지 않자 여러 문학적 싯구를 인용하여 오세훈 후보에게 보낸, '명태균을 꼭 만나달라'는 호소성 문자였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국정감사장 밖에서도 공세를 이어갔다. 박주민 의원이 위원장을 맡고 있는 '새로운서울준비특위(새서울특위)'는 22일 기자회견에서 “'명태균 게이트' 의혹은 오 시장 불법 여론조사 및 비용 대납 의혹을 밝히는 중대한 전환점"이라며 “이제는 거짓으로 빠져나갈 수 없다. 오 시장이 떳떳하다면 내일 명 씨 앞에서 직접 말하라"고 압박했다. 한편 '명태균 게이트'의 핵심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명 씨가 실소유한 미래한국연구소가 미공표 여론조사 13건을 실시하고, 조사 비용을 오 시장의 오랜 후원자가 대납했다는 의혹이다. 검찰은 당시 김한정 씨가 2021년 2∼3월 3300만 원을 연구소 부소장 개인 계좌로 송금한 사실을 수사하고 있다. 이와 관련해 명 씨는 현재 국회의원 공천을 대가로 금품을 주고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김건희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 중인 민중기 특별검사팀의 뇌물공여 혐의 피의자로도 수사 대상에 올라 있다. 오 시장 측은 초반에 명 씨의 부정 여론조사 수법을 확인한 뒤 관계를 끊었으며, 여론조사를 의뢰하거나 결과를 받아본 적이 없다고 반박해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025 국감] “한수원 11차 전기본 추가 원전 유치 공모 의향조사로 시간 끌어”

김소희 국민의힘 의원은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된 신규 원자력발전소 2기 부지 선정 과정에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한국수력원자력이 그동안과 달리 지방자치단체 의향조사와 유치공모를 분리해 진행하면서 시간을 끌고 있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에너지 부문 국정감사에서 전대욱 한수원 사장 직무대행에게 “지자체 자율 유치공모 방식에 이미 지방의회 동의서를 제출하고, 필요시 주민투표를 거쳐 공모할 수 있도록 했는데, 의향 동향 파악이 왜 필요한지 의문"이라고 밝혔다. 이어 “경북 영덕, 강원 삼척, 울산 울주, 부산 기장에서 이미 유치 의사를 밝혔는데, 한수원이 왜 또 의향조사를 하고 있느냐. 이번 정부에서 시켰느냐"고 질의했다. 그는 “지난 2011년에는 의향조사와 유치공모를 함께 진행해 6개월 만에 끝냈다"며 “지금은 의향조사와 유치공모를 분리해 7개월째 끌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안세창 기후에너지환경부 기후에너지정책실장에게 신규 원전 2기 유치공모를 조속히 시작할 것을 요청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5 국정감사] “공급만으론 안 된다” vs “다주택자 죄악시론 안 돼”…정부-오세훈, 부동산 정책 충돌

23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정부와 서울시의 부동산 철학이 정면으로 충돌했다. 정부·여당은 '수요 관리'와 '공공 역할 강화'를, 오세훈 서울시장은 '시장 기능'과 '민간 공급 확대'를 각각 내세우며 팽팽히 맞섰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신정훈 위원장(더불어민주당)은 이날 국감에서 “투기수요 억제 등 수요 관리 없이 공급만 강조하는 정책은 서민과 청년을 배제한다"고 지적했다. 이에 오세훈 시장은 “다주택자를 죄악시하는 시각으로는 주택시장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며 “다주택자가 없으면 임대물량도 없다"고 맞받았다. 신 위원장은 오 시장이 “부동산은 시장에 맡겨야 한다"고 한 기존 발언을 거론하며 비판을 이어갔다. 그는 “가용 토지가 거의 없는 서울의 현실에서 공급만으로는 주거 불안을 해결할 수 없다"며 “투기·과잉수요를 억제하는 정책이 병행돼야 시장이 안정된다"고 강조했다. 또 “상위 10명의 다주택자가 2000건, 공시가 4700억 원 규모의 주택을 보유하고 있다"며 “서울의 다주택 집중은 여전히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의 재개발·재건축 물량의 64%가 한강벨트에 집중돼 있다"며 “강남·여의도·잠실 등 고가 지역 중심의 공급은 개발 편중을 키우고, 실수요자와 청년층은 여전히 배제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정비사업 기간 단축만으로 주거 기회가 확대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투기 목적의 다주택자 억제를 위한 실효적 대책이 필요하다"고도 했다. 이에 오 시장은 “현 정부와 민주당은 다주택자를 죄악시하는 분위기가 있다"며 “민간 사업자에게 일정 부분 이익을 보장해야 주택이 지어진다. 그런 구조를 투기세력 지원으로만 보는 건 현실을 무시한 주장"이라고 맞섰다. 그는 “부동산은 수요와 공급의 조화가 중요한 재화"라며 “정부가 일정 부분 수요를 관리하되 시장 기능이 살아야 공급이 늘어난다"고 강조했다. 또 “극단적인 수요 억제 정책은 오히려 부작용을 낳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의 핵심 부동산 정책인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의 실효성을 둘러싼 공방도 이어졌다. 신통기획은 재개발·재건축 인허가 절차를 단축해 민간 참여를 유도하겠다는 서울시의 정비사업 모델이다. 신 위원장은 “신통기획 1.0의 실착공률이 1.5%에 불과했고, 2.0 역시 민간사업자 이익 보장으로 흐를 우려가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한다고 해도 실질적 공급 확대나 서민 주거 안정으로 이어지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착공률이 낮은 건 초기 단계라서다"라며 “인허가 절차 단축 효과가 곧 나타날 것"이라고 반박했다. 그는 “신통기획은 민간 참여를 끌어내기 위한 절차 혁신으로, 서울이 가진 한정된 공급 여력을 현실적으로 풀어가는 방안"이라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2025 국정감사] 與 “한강버스 거짓말·토허제 사과해라”…오세훈 “못해”

23일 열린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에서는 한강버스 사업 부실,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 토지거래허가제 확대 문제가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은 한강버스와 토허제 해제를 두고 “졸속 추진의 전형", “보여주기식 행정"이라며 공세를 가한 반면 국민의힘은 정부의 세번째 부동산 대책에 대해 서울시와 협의 없이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며 오 시장을 엄호했다. 이날 국감에서 민주당 의원들은 한강버스 사업 부실 문제를 집중 추궁했다. 특히 지난해 국감에서 오 시장이 “문제없다"고 자신한 것에 대해 거짓말·허위 증언이라고 꼬집으면서 사과를 요구했다. 양부남 민주당 의원은 “속도·일정·예산이 모두 틀렸다"며 “정치 일정에 맞추기 위해 무리하게 사업을 밀어붙인 결과, 배의 안전성까지 훼손됐다"고 주장했다. 양 의원은 한강버스 2·3차 물량 수주 과정에서 은성중공업에 대한 '특혜 의혹'도 제기했다. 그는 “서울시는 '감사했다 문제없다'고 답했지만 실제로는 감사 계획만 세웠다가 감사원 감사 요청이 들어오자 자체 조사를 중단했다"며 “결국 감사는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오 시장은 “정치적 일정과는 무관하다"며 “당시 은성이 제때 만들지 못해 새 사업자를 선정하는 과정에서 지체가 생겼고, 백지화하면 비용이 더 늘었을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중소 조선업계의 현실적 한계로 지연된 것일 뿐 부실제작이 아니다"라며 “한국해양교통안전공단이 설계·건조 전 과정을 관리하고 있어 안전성에는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다. 다른 여당 의원도 나섰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은 “작년 국감장에서 '내년 봄 운행이 시작된다. 당당하게 설명드릴 수 있다'고 답변했는데, 실제로는 9일 만에 운항이 멈췄다"며 “당시 자신감은 어디로 갔느냐"고 따졌다. 이어 “시험운항 기간을 이유로 들지만, 시민 입장에서는 지키지 못한 약속"이라며 “이 자리를 빌려 깨끗하게 사과할 의향이 있느냐"고 재차 물었다. 이에 오 시장이 “큰 사고가 있어 중단한 게 아니라 시험운항을 좀 더 가져야 했던 것"이라고 답하자, 윤 의원은 “저라면 시민께 사과했을 것"이라며 “문제의 본질을 아직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정부의 10‧15 부동산 대책을 두고 중앙정부의 불통을 문제 삼으며 오 시장을 엄호했다. 서범수 의원은 “국토부가 10월 13일 공문을 보내 14일까지 회신을 요구했다. 이게 협의입니까, 통보입니까"라며 “서울시가 의견을 낼 시간조차 주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오 시장은 “딱 하루였다"며 공감을 표시하고 “서울시민의 반응은 실망감과 패닉에 가깝다"고 호응했다. 이어 “서울은 신규 택지를 확보할 여력이 거의 없기 때문에 재건축·재개발이 유일한 공급 수단"이라며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공급 속도를 높이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정비사업을 위축시키지 않겠다고 밝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덧붙였다. 토지거래허가제(토허제)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고동진 국민의힘 의원은 이날 국감장에서 “문재인 정부의 초저금리와 유동성 확대가 집값 폭등의 근본 원인이었다"며 “이재명 정부가 같은 규제를 반복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는 이번 10‧15 부동산 대책에 포함된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의 토지거래허가제 전면 확대가 문재인 정부의 수요억제식 규제와 다르지 않다는 의미다. 오 시장은 이같은 지적에 “(정부의 세 번째 부동산 대책은) 단기적으로는 거래 억제 효과가 있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매물 잠김 등 역효과가 더 클 것"이라고 맞장구를 쳤다. 반면 시의 지난 3월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제) 해제가 시장 불안을 키웠다는 비판도 나왔다. 위성곤 민주당 의원은 “과거 오 시장이 토허구역을 단기 지정·해제하며 시장 불안을 자극했다"며 “결국 시장 불안의 책임이 서울시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당시엔 한 달 만에 시장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있었다"고 반박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2025 국감] 김동철 한전 사장 “전기요금 시장논리 작동되지 않으면 대기업 전력직접구매제 폐지돼야”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이 국제 연료가격 변동이 전기요금에 즉시 반영되는 시장 논리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대기업의 전력직접구매제도는 폐지돼야 한다고 밝혔다. 정혜경 진보당 의원은 23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에너지 부문 국정감사에서 “전력직접구매제도로 인해 한전과 국민의 부담이 커질 것"이라며 “해당 제도를 폐기하거나, 사용하는 기업에 전력망 이용료를 현실화해야 한다고 보느냐"고 질의했다. 그는 “한전으로부터 보호받을 만큼 보호받은 대기업들이 전기요금이 비싸지자 '먹튀'하는 상황"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김 사장은 “전력직접구매제도는 당초 전력시장 경쟁을 촉진해 전기요금의 부당한 인상을 막기 위한 제도였다"며 “2021~2023년 에너지요금이 오를 때 기업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한전이 손실을 감내했지만, 지금은 도매가격이 하락 추세이니 전력직접구메제도를 채택하고 있어 이것은 명백히 제도의 맹전을 악용한 것"이라고 답했다. 이어 국제연료가격이 전기요금에 바로 반영되는 시장논리를 전제임을 강조하며 “시장논리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직구제도 폐지가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연료비가 급등했음에도 전기요금이 억제된 상황에서 기업들이 이익을 보다, 전기요금이 이제서야 오르자 한전과의 거래를 끊고 발전사업자로부터 저렴한 전력을 구매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이 같은 제도 이용은 전력직접구매제도를 사용할 수 없는 국민과 중소기업의 부담을 키운다는 비판이 나온다. 전력직접구매제도는 2003년 도입됐으며, 최근 3년간 산업용 전기요금이 일곱 차례 인상되자 대기업들이 속속 이용을 신청하고 있다. 정 의원은 “현재 제도를 이용 중인 곳은 0.2GW 한 곳뿐이지만, 신청 중인 곳은 LG화학·한화솔루션·삼성·한국철도공사·SK어드밴스드 등 20곳, 약 2.4GW에 달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전력직접구매제도가 가능한 3만kW 이상 사업장은 526곳으로, 전체 전력판매량의 30%를 차지한다"며 “이들이 빠져나가면 한전의 부담이 급증하지 않겠느냐"고 질의했다. 이에 김 사장은 “한전의 부담이 커질 뿐 아니라, 결국 국민이 그 부담을 떠안게 된다"고 답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단독] 서울시 공공임대주택에 집 있고 외제차 타는 사람 ‘수두룩’

서울시가 무주택 서민과 저소득·소외계층을 위해 공급해온 공공임대주택에 정작 집을 가진 사람이나 고소득자가 대거 입주한 것으로 드러났다. 최근 5년간 부적격 입주 사례만 3000건이 넘었고, 이 가운데 대부분은 이미 주택을 소유한 입주자나 고급자동차 등 한도가 넘는 재산을 갖고 있는 사람들이었다. 2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8월까지 적발된 부적격 입주 건수는 3280건으로 나타났다. 해당 공공임대주택에는 △영구임대 △국민임대 △재개발임대 △행복주택 △장기전세 △주거환경 △공공임대 등이 포함된다. 부적격 사유의 대부분은 '주택 소유'였다. 주택소유가 2442건(74.5%)으로 압도적이었다. 이어 소득초과 615건(18.8%), 부동산초과 114건(3.5%), 불법전대 57건(1.7%), 자동차초과 52건(1.6%) 순이었다. 부적격 판정을 받으면 임대차계약 해지, 재계약 거절, 퇴거 조치가 뒤따르고 경우에 따라 소송과 강제집행이 진행된다. 서울시는 2022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재건축 단지에 임대·분양 가구를 구분하지 않고 한 단지에 완전히 섞어 배치하는 '소셜믹스(분양주택·임대주택 섞어 배치) 완전 혼합'을 도입했다. 임대동을 따로 두면 특정 거주자가 차별받는다는 비판을 없애겠다며 오 시장이 강행한 정책이다. 그러나 현장에서는 설계권 침해, 사업성 악화, 조합원 재산권 침해 논란이 불거졌고, 잠실주공5단지·여의도 공작아파트 등에서는 역차별 반발이 쏟아졌다. 문제는 서울시가 재건축 현장에 '소셜믹스(분양주택·임대주택 섞어 배치)'를 강력히 밀어붙이면서도 정작 공공임대 입주자 자격 관리는 제대로 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사회통합을 내세운 정책 뒤에서 공공임대가 자격 미달자에게 돌아가면서 무주택 서민·청년·신혼부부는 정작 입주 기회를 잃는 모순이 벌어진 것이다. 실제로 SH가 적발한 부적격 입주자 규모는 2020년 434건에서 2021년 621건, 2022년 545건, 2023년 682건, 2024년 667건으로 전반적으로 증가 추세를 나타냈다. 올해도 8월까지 331건 확인됐다. 특히 주택소유로 인한 부적격 적발이 지속적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했다. 2020년 260건(59.9%)에서 2021년 459건(73.9%), 2022년 449건(82.4%), 2023년 539건(79.0%), 2024년 519건(77.8%)로 늘어났다. 적발된 부적격 입주자의 약 90%는 자진퇴거했다. 나머지는 소송 제기 및 강제집행 등의 절차를 거쳤다. 전체 3280건 중 2955건(90.1%)이 자진퇴거했고, 212건은 소송이 제기됐다. 이 중 164건은 퇴거가 완료됐으며 9건은 강제집행을 통해 퇴거가 이뤄졌다. 39건은 현재 소송이 진행 중이다. 임대유형별로는 장기전세 부적격자가 1104명으로 가장 많았다. 장기전세는 무주택자가 시세 80% 이하 보증금으로 최대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다. 장기전세 부적격자 중 주택소유가 724명으로 가장 많았고, 소득초과 255명, 부동산초과 95명, 자동차초과 25명, 불법전대 5명 순이었다. 재개발임대(572건), 국민임대(570건), 영구임대(270건), 행복주택(268건) 등에서도 부적격 입주가 적발됐다. 대부분의 유형에서 주택소유가 부적격 사유의 70~90%를 차지했다. 계약해지 건수 역시 늘고 있다. 전체 계약 건수 중 해지 비율은 매년 9% 내외였지만, 건수 자체는 2020년 7972건에서 2024년 1만152건으로 증가했다. 올해 8월까지도 이미 8037건이 해지됐다. 채현일 의원은 “오세훈 시장은 소셜믹스를 '임대주택 차별 해소'의 대표적 성과처럼 내세우지만, 정작 공공임대 입주 자격 관리에는 구멍이 숭숭 뚫려 있다"며 “집을 소유한 사람, 고소득자 등 임대주택에 살고 있는 현실은 서민 주거정책의 근간을 무너뜨리는 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이어 “진짜 필요한 무주택 서민과 청년, 신혼부부는 대기만 하다가 기회를 잃고 있다"며 “서울시는 보여주기식 소셜믹스 홍보에 몰두할 게 아니라, 부적격 입주자를 철저히 걸러내고 공공임대가 제 역할을 하도록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단독] SH공사 ‘주업’ 공공임대 소홀 경관사업 몰두

서울시가 시민 주거안정을 위한 공공임대주택 공급은 소홀한 채 오세훈 시장의 '역점사업'인 한강버스·세빛섬 같은 경관사업에 막대한 돈을 투입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의 건설형 임대주택 공급을 대폭 줄여 공공 주거 서비스 저하와 집값 불안에 한몫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21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서울 영등포갑)이 시 산하 SH공사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5년 9월까지 SH공사가 직접 지어 공급한 공공임대주택 숫자가 급속히 감소했다. 이 기간 동안 SH공사가 분양한 공공임대주택은 9만2347호인데, 이중 건설형은 9781호(10.5%)에 불과했다. 특히 시간이 지날 수록 비중과 양이 급속히 줄어들었다. 2020년의 경우 전체 2만1253호 중 7057호(33.2%)였는데, 오 시장이 취임한 2021년엔 1만5459호 중 794호(5.1%), 2022년 1만3694호 중 367호(2.7%), 2023년엔 1만3256호 중 334호(2.5%)로 급감했다. 지난해에도 1만6856호 중 997호(5.9%), 올해는 9월말 현재 1만1829호 중 232호(2.0%)가 공급되는 데 그쳤다. 건설형 임대주택은 공공이 직접 주택을 지어 보유하기 때문에 공급이 누적될수록 공공이 소유하는 임대주택 재고가 늘어나고, 동시에 시장에 신규 주택을 공급해 부동산 안정에도 기여한다. 반면 매입형은 개발부지가 한정적인 도심에서 기존 주택을 사들여 운영하는 방식으로 시장 공급량 확대 효과가 없다. 임차형은 전세보증금 지원 같은 제도로 주거비 완화 효과는 있으나 공공이 직접 보유하는 주택이 아니어서 실질적 재고 증가는 미미하다. 그럼에도 통계상으로는 '공급 실적'에 포함돼 실제보다 부풀려진 효과를 낸다는 비판이 나온다. 이 기간 동안 매입형은 4만5233호(49.2%), 전세보증금을 지원해주는 방식의 임차형은 3만7311호(40.2%)를 기록하며 전체의 90%를 차지했다. 특히 임차형의 경우 2020년 23.2%에서 오 시장이 취임한 이후인 2023년 60.7%까지 급증했다가 최근 감소해 올해 42.8%를 기록했다. 임차형 중 전세임대·장기안심주택은 김헌동 전 SH공사 사장조차 과거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에서 부동산건설개혁본부장으로 근무했던 시절 “사실상 전세 보증금 지원에 불과해 임대주택 공급으로 볼 수 없다"고 비판했던 제도다. 공급 실적을 부풀리기 위해 남용하고 있다는 지적이었다. 유형별로 살펴보면 건설형 중 국민임대는 2020년 3643호가 공급됐지만 올해는 전무했고, 장기전세는 2020년 2115호에서 올해 196호로 감소했다. 행복주택만 2020년 1299호에서 올해 36호를 공급하며 명맥을 유지하고 있다. 반면 임차형 주택 보증금 지원 규모는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전세임대주택의 경우 2020년 2185억원에서 2023년 4184억원으로 2배 가까이 늘었다. 장기안심주택도 2020년 847억원에서 2024년 1028억원으로 증가했다. 올해 9월까지만 전세임대 1822억원, 장기안심 570억원이 집행됐다. 또 다른 문제는 이처럼 실질적 주택 공급인 건설형 임대주택 분양이 급감한 것을 두고 SH공사가 본연의 임무에 소홀한 채 다른 사업에 동원됐기 때문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SH공사는 2022년 오세훈 시장 취임 이후 한강버스, 세빛섬 등 서울시 경관사업에 출자 방식으로 참여하고 있다. 한강버스 사업의 경우 총사업비 1523억원 중 SH공사가 51억원을 직접 출자하고 867억원을 민간사업주에게 대출해주는 한편, 500억원의 은행 빚에 보증을 서줬다. 민간사업자의 출자액은 고작 49억원에 불과하다. 그러나 한강버스는 2024년 설립 이후 2024년 18억8000만원, 2025년 상반기 28억3600만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앞으로도 연간 200억원의 운영비가 들어가지만 운송료 수입은 50억원에 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시는 “올해 9월 운행 개시 전까지는 선박 건조 및 운항 준비로 손실이 발생하였으나, 운항 시작 이후 수익 창출이 예상된다"고 채 의원실에 답변했다. 시는 5곳의 선착장에 있는 각종 매장의 임대 수익으로 비용을 조달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SH공사는 세빛섬 사업에도 출자해 손실을 보고 있다. 총사업비 1413억원 중 128억원을 출자했으나, 이 사업은 2022년부터 2025년 상반기까지 매년 당기순손실을 내고 있다. 사업별 SH공사 재무상태표 반영 현황을 살펴보면, 세빛섬은 2012년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 현재 장부가액이 '0원'이다. 장부가액이 0이 되면서 2013년 이후 세빛섬에 대한 지분법손익 인식을 중단하게 되는데, SH공사는 2022년 지급보증손실로 238억9000만원의 적자를 본 것으로 집계하고 있다. 게다가 SH공사는 대관람차(총사업비 1조871억원), 수상관광호텔(859억원), 한강아트피어(590억원), 남산 곤돌라 등 오 시장의 또 다른 경관 사업 여러 건에도 출자 등 동원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채 의원은 “SH공사가 주택 공급이라는 본연의 업무보다 시장의 관심사업에 재정을 쏟아붓는 동안 정작 서울시민들이 안정적으로 거주할 수 있는 양질의 공공임대주택은 점점 줄어들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어 “한강버스와 세빛섬처럼 적자를 내는 사업에 출자하면서 SH공사의 재정 건전성마저 위협받고 있다"며 “임차형 주택 공급으로 통계상 실적만 부풀릴 게 아니라, 공공이 직접 보유하며 장기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건설형 임대주택 확대에 집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에 대해 오 시장은 지난 2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감에서 비슷한 지적이 잇따르자 “SH공사가 한강버스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법령 위반이라는 지적은 사실과 맞지 않다"면서 “조례상 각종 개발사업에 참여할 수 있게 돼 있고, 이것 외에도 여러 가지 개발사업을 수행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SH공사도 “문제없다"는 입장이다. SH공사는 “임대주택 공급, 관리 등 SH 본연의 사업을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최근 5년 간 임대주택 신규 공급은 과거 대비 증가했고 세빛섬도 2023년 이후 영업이익이 흑자로 전환됐다"면서 “개발사업 및 사업다각화 추진은 건전한 재정 기반을 바탕으로 매입임대, 미리내집 등 주거복지 사업을 안정적으로 수행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며, 이에 따라 주거복지 축소 우려는 없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2025 국감] SKT·KT·LGU+ 수장 다 불려나왔는데…KT에 ‘집중포화’

최근 잇따른 해킹 사고와 개인정보 유출 사태로 국민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국회가 통신업계의 보안 실태를 정조준했다. 21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국정감사에서는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한국방송통신전파진흥원, 한국지능정보사회진흥원, 한국데이터산업진흥원 등 해킹 관련 기관들을 대상으로 감사가 진행됐다. 이날 자리에는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 대표가 모두 증인으로 출석했다. 통신 3사 대표들은 통신망 보안 관리 부실과 사고 대응 미흡을 지적하는 의원들의 질타에 고개를 숙였다. 특히, KT를 향한 비판이 집중됐다. 해킹 피해 규모가 발표 때마다 확대되고, 사전·사후 대응이 모두 부실했다는 지적이 이어졌고, 일부 의원들은 KT가 해킹 사실을 인지하고도 늦게 대응했다며 '은폐 의혹'까지 제기했다. 황정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년 전부터 피해 정황이 있었는데 언제 정확히 인지했느냐"며 “확정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회피하지 말고 국민 앞에 명확히 밝히라"고 추궁했다. KT의 위약금 면제 및 금전보상 문제도 도마에 올랐다. 전체 가입자에 대한 위약금 면제 시점을 묻는 질의가 이어졌지만, 김영섭 KT 대표는 “조사 결과와 피해 범위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결정하겠다"며 가입자 피해 구제에 소극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KT를 향한 질의는 사퇴 압박으로까지 번졌다. 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의원들 사이에서도 김 대표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며 “무한 책임을 지는 최고경영자로서 조속히 사퇴하는 것이 사안을 더 이상 확산시키지 않는 길"이라고 말했다. 이에 김 대표는 “국민께 큰 걱정을 끼쳐드리고 고객께 불안을 드려 죄송하다"며 “사태 수습에 최선을 다하고, 일정 수준의 수습이 이뤄진 뒤 총체적 책임을 지겠다"고 답했다. LG유플러스는 해킹 피해를 인정하지 않다가 입장을 바꿔 당국에 신고하겠다고 밝혀 질타를 당했다.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미국 보안 전문지 '프랙' 이 제기한 해킹 의혹과 관련, “KISA에 신고하겠다"고 뒤늦게 신고 입장을 드러냈다. 홍 대표는 “사이버 침해 사실을 확인한 이후 신고하는 것으로 이해했다"고 해명하면서 “앞으로는 보다 적극적으로 검토하겠다"고 덧붙여 말했다. 유영상 SK텔레콤 대표는 다른 두 대표에 비해 질의가 상대적으로 적었지만, 일부 의원들의 지적을 피하진 못했다. 이훈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방송통신위원회 산하 분쟁조정위원회가 전체 가입자 대상 위약금 면제 조치 기간을 연말까지 확대하라고 권고했는데 이를 수용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 SK텔레콤이 개인정보보호위원회로부터 1347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고도 행정소송을 검토 중인 점도 문제로 꼽았다. 정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지적하는 목소리도 이어졌다. 이훈기 의원은 “무수히 많은 해킹 사고가 일어나는데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도대체 뭘 하고 있느냐"며 “국민이 보기에는 개인정보 보호 관리체계가 거의 무용지물"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또 “SK텔레콤과 KT가 해킹을 인지하고도 늦게 신고했다"며 “24시간 내 신고 의무를 어겨도 과태료가 몇백만원에 불과한 솜방망이 처벌"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류제명 과학기술정보통신부 2차관은 “과태료를 상향하는 법안이 제안돼 있고, 기업이 신고하지 않더라도 신속히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 중"이라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