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 MBK發 PEF 부작용에 제도개선 목소리…정무위 국감서 실효성 따진다

기관전용 사모펀드(PEF)의 운영상 부작용과 금융당국의 대응이 올해 국정감사에서 주요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홈플러스·MBK 파트너스 사례를 계기로 차입매수(LBO) 중심의 단기 수익 회수, 기업가치 훼손 등 여러 문제가 불거졌지만, 운용사 검사 확대 등 현행 대응의 실효성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국회입법조사처에 따르면, 기관전용 PEF는 2004년 제도 도입 이후 국내 자본시장 내 위상이 급격히 커졌다. 펀드 수는 제도 초창기인 2004년 2개에 불과했지만, 2024년에는 1137개로 늘었고, 출자약정액 역시 같은 기간 4000억원에서 153조6000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과정에서 PEF는 국내 기업 인수합병(M&A) 자본을 육성하고, 대체투자 수단을 제공하며,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외형 성장과 달리 부작용도 본격적으로 드러났다. 단기 수익 창출을 목표로 과도한 레버리지를 일으켜 기업 재무구조를 악화시키거나, 투자 이후 기업의 장기 성장 동력을 훼손하는 사례가 확인되면서 사회적 논란이 커졌다. 특히 홈플러스·MBK파트너스 사태는 국내 여론을 흔들었다. MBK는 차입매수 방식으로 홈플러스를 인수한 뒤 단기 수익 회수에 집중했다는 비판에 직면했고, 신용등급 하락 가능성을 인지 후 1808억원 규모 단기채권을 발행했다는 의혹이 제기되면서 검찰 수사까지 이어졌다. “PEF가 기업가치 제고보다는 단기 이익 실현에만 몰두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거세진 배경이다. 이에 따라 국감에서는 금융당국의 대응도 도마에 오를 전망이다. 앞서 금융감독원은 지난해 12월 운용사 CEO 간담회를 개최해 사회적 책임,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논의했다고 밝혔다. 이어 올해 5월에는 '자본시장 변화와 혁신을 위한 성과 및 계획'을 내놓으며 운용사(GP) 검사를 연간 5개사 이상으로 확대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국내 GP 437사에 달하는데 연간 5개사 검사는 사실상 상징적 조치에 불과하다는 지적이다. 2021년 10월 검사권 도입 이후 2025년 5월까지 실제 검사받은 운용사는 18곳에 불과해 제도 실효성에 대한 의문은 커지고 있다. 국감에서는 이 같은 검사 실적과 향후 계획이 집중적으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국회 정무위원회는 과거에도 사모펀드의 기간산업 인수 행태에 대해 시정 요구를 내놓은 바 있어, 이번에는 GP 검사 권한 행사와 범위 확대, 검사 대상 선정 기준이 주요 질의로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법 개정 논의도 함께 다뤄질 예정이다. 현재 국회에는 사모펀드 차입 한도를 축소하는 법안이 발의돼 계류 중이다. 이는 LBO에 차입 한도를 설정해 기업 재무안정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과, 국내 PEF만 역차별을 받아 산업 활성화가 저해될 수 있다는 반론이 맞서고 있다. 금융위원회가 발주한 해외 PEF 규율체계 연구용역 결과도 국감장에서 언급될 전망이다. 영·미권과 일본 등 주요국은 PEF 규율에 있어 차입 구조와 운용사의 사회적 책임을 명확히 규정해 왔다는 점에서, 국내 제도 개선 논의의 참고 자료가 될 수 있어서다. 그러나 연구용역이 단순 검토에 그치지 않고 실제 입법·제도로 연결될지가 이번 국감에서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이슈+] 부동산 PF 연착륙 ‘빨간불’…입법조사처 “연체율 4.5%·부실 여신 21조 돌파”

정부가 추진해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연착륙 대책에 경고등이 켜졌다. 금융권 연체율이 사상 처음 4%대를 돌파하고 부실 여신 규모도 21조원을 넘어서는 등 핵심 지표가 악화일로를 걷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점검회의와 제도 개선을 통해 위험을 관리하고 있다고 강조하지만, 부실사업장 정리 지연과 리스크 집중 등 구조적 문제는 여전히 풀리지 않고 있다. 5일 국회입법조사처가 최근 발간한 '2025 국정감사 이슈 분석'에 따르면, 금융권 PF 대출 연체율은 2024년 6월 말 3.56%에서 2025년 3월 말 4.49%로 급등했다. 정기 통계 공개 이후 처음으로 4%대를 넘어선 것이다. 연체 규모는 약 5조3900억원으로, 2020년 이후 최대치다. 토지담보대출 연체율도 같은 기간 6.34%포인트 급등한 28.05%를 기록했으며, 연체액은 4조7400억원으로 2년 전보다 2.3배 늘었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부동산 PF 연착륙 점검회의를 정례화하고 자금 공급, 사업성 평가, 부실사업장 재구조화 등을 포함한 제도개선 방안을 추진해왔다. 또 자기자본비율 기반의 건전성 관리와 PF 통합정보시스템 구축 등을 연내에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실제 지표는 개선과 거리가 멀다. 사업성 평가 강화에도 불구하고 유의·부실우려 여신 규모는 지난해 말 9.5%에서 올해 3월 말 11.5%로 증가했다. 규모도 21조9000억원으로 불어났으며, 고정이하여신비율은 10.33%에서 12.33%로 상승했다. 금융당국이 올해 상반기까지 16조2000억원 규모의 부실 여신을 정리·재구조화하겠다고 밝혔지만, 실제 처리 예정 규모는 12조6000억원에 그친다. 시장 내 양극화도 심화되는 양상이다. 지방·비주택·2금융권·중소건설사를 중심으로 리스크가 집중되고 있으며, 정부는 한시적 금융규제 완화조치를 올해 말까지 연장하고 정상 사업장에 대한 보증 지원을 통해 자금 공급을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이러한 조치 역시 근본적 해결책이라기보다 임시 처방에 불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입법조사처는 “연체율 급등과 부실 여신 확대는 정부가 내세운 연착륙 관리 기조가 계획대로 작동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PF 시장 불안이 건설 경기와 금융 시스템 전반으로 확산되지 않도록 조기경보체계 구축과 정보 공유체계 개선이 시급하다"고 분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이슈+] 네이버 얼굴까지 바뀌나?…두나무-네이버 결합 시나리오 촉각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가 통합을 추진하는 가운데, 향후 송치형 두나무 의장이 네이버의 최대 주주로 올라설 가능성이 제기된다. 송 의장이 네이버파이낸셜 최대 주주에 오른 뒤 네이버와 지분 교환을 통해 네이버 지배구조의 핵심 일원이 되는 시나리오다. 다만 네이버가 송치형 의장에게 줄 지분을 어떻게 조달할 것인지는 변수로 남아 있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버파이낸셜은 두나무를 포괄적 주식 교환 방식으로 자회사로 편입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포괄적 주식 교환은 한 회사가 다른 회사의 주식 전부를 취득해 100% 지분을 확보하는 절차다. 두나무 주주가 보유한 두나무 주식 전부를 네이버파이낸셜에 넘기고, 네이버파이낸셜은 신주를 발행해 두나무 주주에게 주는 형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태스크포스(TF)를 꾸려 비상장 주식 교환 비율 산정 등 세부 절차를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괄적 주식교환이 마무리되면, 두나무는 네이버파이낸셜의 100% 자회사로 전환되고 네이버-네이버파이낸셜-두나무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가 완성될 전망이다. 두나무와 네이버파이낸셜은 모두 비상장사인 만큼 교환비율 산정이 어떻게 될지 관심이 쏠린다. 포괄적 주식 교환이 이뤄지면 두나무 주주는 교환비율에 따라 네이버파이낸셜 신주를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1대3이 유력하지만, 1대4, 1대0.9 등이 거론되고 있다. 교환비율에 따라 두나무 주주와 네이버파이낸셜 기존 주주 간 이해관계 충돌 가능성이 높은 만큼 양측은 최종 비율 협상과 주주 설득 과정에 공을 들일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선 두나무의 기업가치를 약 14조원, 네이버파이낸셜은 약 4조7000억원 수준으로 평가하고 있다. 기존 두나무 주식 1주를 네이버파이낸셜이 발행한 신주 약 2.4주로 교환해 지분 100%를 확보할 것으로 보인다. 교환 비율에 따라 송치형 두나무 의장은 두나무를 자회사로 둔 네이버파이낸셜 지분 19% 정도를 보유한 단일 최대주주에 오른다. 네이버의 네이버파이낸셜 지분은 현재 70%에서 17%대로 줄어들 것으로 전망된다. 한화투자증권과 유진투자증권은 1대4의 교환비율을 예상했다. 조태나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두나무 16조원, 네이버파이낸셜 4조원을 기업가치로 가정하면 합병법인의 지분율은 송치형 의장이 20%, 네이버가 13.8%, 나머지는 소수주주가 보유하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교환비율은 영업가치와 자산가치를 견주어 볼 때 1:4 수준이 될 것"이라며 “이 합병법인의 최대주주는 두나무 창업자 송치형 의장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1대0.93의 교환비율을 전망하기도 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현재 비상장에서 거래되는 두나무의 기업가치는 10.7조원 수준이고, 네이버파이낸셜 시가총액은 약 13.6조원으로 추정된다"며 “두나무 영업이익이 네이버파이낸셜에 비해 크고, 경영권 프리미엄 등을 인정해준다고 할 때 현재 장외에서 거래되는 시가총액에 30%를 할증한 14조원으로 추산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경우 네이버파이낸셜과 두나무의 주식 교환비율은 1대0.93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번 거래가 이후 네이버와 네이버파이낸셜의 추가 합병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증권가에서는 송 의장과 네이버 측의 '지분 교환'을 통해 지배구조 확립이 마무리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재 네이버 지분구조를 보면, 국민연금공단 8.98%, 글로벌 자산운용사 블랙록 6.05%에 이어 창업자인 이해진 의장 지분율은 3.75%에 그친다. 유진투자증권은 지분 교환 가능성이 높은 이유로 △ 지분 교환으로 지배구조 완성 가능 △ 네이버와 신규법인 합병은 기존 두나무 주주 반발 △ 네이버와 신규법인 합병할 경우 우회상장 이슈 제기 등을 지적했다. 조태나 연구원은 “지분 교환만으로도 충분히 지배구조가 성립하는 상황에서 주주 반발과 규제리스크, 재상장 심사에 대한 부담까지 동반하는 합병 카드를 선택할 이유는 크지 않다"고 말했다. 김소혜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런 딜이 예상대로 진행되면, 이해진 의장이 지배주주와 경영자로서 지위를 송치형 의장에게 모두 넘기는 그림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지분 교환은 자금 투입이 필요 없다는 점에서 네이버 입장에선 이상적이지만 주식 확보가 변수로 지적된다. 최승호 DS투자증권 연구원은 “이해진 의장의 엑시트 여부는 차치하고 최대치로 생각해도 이해진 3.77%, 자사주 4.8%로 지분 교환에 사용할 재원이 많지 않다"고 지적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슈+] “기후변화는 최대 사기극” “나라 망한다”…트럼프 ‘독설’ 사실일까

6년만에 유엔 총회 연단에 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3일(현지시간) 약 한 시간 가까이 국제사회를 향해 독설을 퍼부어 주목받았다. 통상 이 자리는 다자외교, 국제기구, 기후, 분쟁, 인권 등 글로벌 현안에 대해 세계 최대 경제국인 미국의 입장과 해결 의지를 천명하는 무대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이를 해결하기 위한 국제사회의 노력을 비판했다. 그는 취임 후 자신의 성과를 자화자찬하는 한편, 자신의 고립주의적 정책의 우월성을 부각하면서 다른 나라들이 이를 따라야 한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기후변화가 “최대 사기극"이라며 유엔이 주도해온 글로벌 탄소저감 정책에 대해서도 강한 불신을 드러내기도 했다. 주요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보다 더욱 강경해졌다고 평가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연설은 1기 집권 당시보다 훨씬 공격적이며 세계 경제 질서를 크게 흔드는 2기 정책 기조를 상징적으로 보여줬다"며 “그는 1기 때도 유엔의 역할에 의문을 제기했지만 이제는 유엔의 존재론적 위기를 촉발했다"고 평가했다. 미 워싱턴포스트(WP)는 “세계 분쟁, 기근, 박해로 인한 고통을 줄이고 탄소배출과 화석연료 사용을 줄임으로써 기후변화를 해결하려는 유엔의 가치를 질책했다"고 지적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유엔과 다른 나라들이 어떻게 실패하고 있는지에 대한 강의"이라고 지적했다. 폴리티코는 “트럼프 대통령은 '내 말대로 하라'는 메시지를 전 세계에 던졌다"고 보도했다. 이번 총회에 참석한 중남미 출신의 한 관계자는 “가장 성공적인 회사를 운영하는 사람이 다른 최고경영자들에게 훈계하는 듯했다"며 “이번 메시지는 '모두를 위한 새로운 국제적 틀을 만들겠다'보다 '당신에게 달려 있다'에 더 가깝다"고 말했다. 여러 국가 관리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에 크게 놀라지는 않았지만 앞으로 3년 동안 미국과 세계가 어디로 향할지에 대한 우려가 더 깊어졌다고 입을 모았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으로 미국이 세계적 합의와 점점 동떨어져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블룸버그는 “세계 지도자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연설 대부분을 무시하고 기후와 무역에 관한 어젠다를 이어갔다"고 전했다. 연설의 신뢰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한 시간 가까이 유엔을 비판했지만 연설 직후 안토니우 구테레쉬 유엔 사무총창과 만나 “때로는 의견이 다를 수 있지만 유엔은 평화를 이룰 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100% 지지한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 자신도 서로 모순되는 견해 사이에서 오락가락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미끼를 덥석 물어서는 안 되는 이유를 보여줬다"이라고 짚었다. 월가에서는 '타코(TACO·트럼프는 항상 겁먹고 물러선다) 트레이드'가 신조어가 떠오르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일부 CNN, ABC방송, NYT 등 일부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과 다른 주장을 펼쳤다고 지적하자 연설 발언의 진위 여부에도 관심이 쏠린다. 트럼프 대통령의 주요 발언을 팩트체크 형식으로 정리한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올 3월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재생에너지와 원자력발전이 지난해 글로벌 발전 증가분의 8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이들 발전 비중은 사상 처음으로 40%를 넘어섰으며, 미국에서도 태양광·풍력 발전 비중(16%)이 석탄을 추월했다. IEA는 2027년까지 글로벌 전력 수요 증가분의 95%가 태양광, 풍력, 수력 등의 재생에너지로 충족될 것으로 전망했다. 재생에너지 발전 비용 또한 하락 추이를 이어가고 있다는 보고서도 있다. 국제재생에너지기구(IRENA)가 지난 7월 발표한 '2024년 재생에너지 발전비용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태양광과 육상풍력은 가장 저렴한 화석연료보다 평균적으로 각각 41%, 53% 저렴한 것으로 나타났다. 육상풍력 발전단가는 kWh(키로와트시)당 0.034달러, 태양광 발전단가는 kWh당 0.043달러로 집계됐다. IRENA는 또 “지난해 새로 가동된 재생에너지 프로젝트 중 91%는 화석연료보다 비용 효율적이었다"고 덧붙였다. 보고서는 다만 “구조적인 문제로 유럽과 북미에서는 더 높은 비용이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며 “아시아, 아프리카, 남미에선 비용이 현저히 감소할 수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기후변화가 사기라고 주장하고 있지만 기후변화는 인간 활동에 의해 촉발됐으며 경제적·사회적 위협을 가한다는 과학적 근거가 풍부하다. ABC 방송은 “대통령의 주장은 기후 분석의 기준으로 평가되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와, 세계 수천 명의 과학자들이 독립적으로 참여하는 미국 국가기후평가(NCA)와 정면으로 배치된다"고 전했다. IPCC는 “주로 온실가스 배출을 통한 인간 활동은 지구온난화를 명백히 초래했다"고 규정했다. 미 NCA는 “전 세계가 온실가스 순 배출량을 더 많이 줄이고 이에 적응하려는 노력을 가속화하지 않으면 미국에 대한 심각한 기후 위기는 계속해서 증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립과학원(NAS)은 최근 진행한 연구를 통해 “인긴이 유발한 온실가스 배출이 인간의 건강과 복지를 위협한다는 미 환경보호청(EPA)의 2009년 연구 결과가 정확하고, 시간이 흘러도 변하지 않았으며 더 강력한 증거에 의해 더욱 뒷받침되고 있다"고 결론지었다. NAS는 이어 “인간이 유발한 온실가스 배출과 이에 따른 기후변화는 미국 국민의 건강에 해를 끼친다"며 “이 연구 결과는 과학적 논쟁을 넘어선다"고 덧붙였다. CNN은 “기후 과학자들은 기후변화와 지구온난화란 용어를 모두 사용하는 것이 현실"이라며 “지구온난화는 지구 온도 상승의 장기적인 추세를 의미하고, 기후변화는 이러한 추세로 인해 전 세계가 겪고 있는 수많은 영향"이라고 짚었다. 미 항공우주국(NASA)에서도 공식 홈페이지에 “기후변화는 지구온난화를 포괄하지만 지구에 일어나고 있는 더 넓은 범위의 변화를 의미한다"며 “해수면 상승, 산악 빙하 감소, 그린란드·남극·북극의 해빙 가속화, 꽃과 식물의 개화 시기 변화 등이 이에 해당된다"고 적었다. 독일에 위치한 비영리단체 세계풍력에너지협회(WWEA)에 따르면 중국은 글로벌 풍력발전 용량 120만 메가와트(MW)의 거의 절반에 해당하는 약 56만 MW를 차지하고 있다고 추산됐다. 또 캘리포니아 소재 비영리단체인 글로벌 에너지 모니터는 전 세계에서 가동 중인 풍력발전소 1만7000개 중 약 3분의 1인 5400개를 운영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 역시 “중국은 풍력발전 분야에서 세계 선두주자이며 육상·해상에 대규모 발전소를 보유하고 있다"며 “미국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풍력발전 용량을 늘리고 있다"고 전했다. 미 에너지부(DOE)는 “석탄화력 발전은 그 어느 때보다 청정해졌다. 오염물질 저감 기능을 갖춘 신규 석탄발전소에선 질소 산화물이 83%, 이산화황이 98%, 미세먼지이 99.8% 감축된다는 미 에너지기술연구소(NETL) 연구결과도 있다"는 글을 과거에 게시한 바 있다. 그럼에도 석탄은 연소시 이산화탄소를 방출하는 화석연료라는 점에서 지구온난화의 주범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미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 2022년 미국의 전체 에너지 관련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19%와 발전 부문에서 이산화탄소 배출량의 약 55%가 석탄 연소에서 나온 것으로 나타났다. 미 노동부가 발표한 8월 소비자물가지수(CPI)에 따르면 전기료는 전년 동월대비 6.2% 오른 것으로 나타나면서 올들어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했던 1월 당시 전기료 상승률보다 4.9%포인트 오른 수치이기도 하다. CNN은 “미국 전기 요금은 전체 가격보다 두 배 이상 빠르게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휘발유 가격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거리가 멀다. 미국 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미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171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 가격인 갤런당 3.207달러 대비 소폭 하락한 수치이며,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일인 1월 20일(3.12달러), 1개월 전 가격(3.149달러)과 비교하면 오히려 오른 수치다. 한편, 미 CNN, NYT 등은 기후 분야를 제외하고 경제, 이민, 국제 분쟁 등 다른 분야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고 지적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금융권 덮친 해킹 공포…“보안체계, 투자·거버넌스로 가야” [이슈+]

롯데카드 해킹으로 고객 297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되는 등 금융권을 겨냥한 사이버 공격이 잇따르면서 정부가 대책 마련에 나섰다. 징벌적 과징금 등 강제적 조치를 통해 금융사들이 보안 투자를 소홀히 할 수 없도록 하겠다는 구상이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이러한 방식이 보안 체계를 단순한 비용으로만 인식하게 만드는 문화를 고착시킬 수 있다며, 관치적 접근을 벗어나 현장과 충분히 소통하며 현실적이고 지속가능한 해법을 만들어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22일 금융보안원 등에 따르면 국내 금융·보험업종의 IT 예산 대비 보안 투자 비율은 9.6% 수준으로, 국내 기업 평균(6.4%) 보다는 높지만 글로벌 주요 금융기관 평균과 비교하면 3%포인트(p) 이상 낮다. 금융사들이 수익 창출에 몰두하면서 고객 보호에 소홀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현장에서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고객정보를 취급하는 업권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못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지만, 미국·영국·일본 등에서도 꾸준히 해킹 사고가 발생하고 있기 때문이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지난 19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과기정통부와의 합동 브리핑에서 “성공 사례를 해커들끼리 공유를 한다든지 교묘하게 진화되는 측면이 있다"며 디지털화가 촉진되고 망분리를 비롯한 제도가 바뀌는 과정에서 취약점이 늘어났다는 발언을 하기도 했다. 업계와 학계에서는 기업들의 투자를 촉진하는 것이 2014년 카드사 해킹 이후 국내 금융권이 사고를 막아왔던 기록을 다시 쓰기 위한 방법 중 하나로 보고 있다. 최고정보보호책임자(CISO) 권한을 강화하고 관련 조직 확대·인력 충원 등 일정 수준 이상의 자금을 보안에 투자한 기업들에게 △세제 지원 △과징금 경감 △감독 완화를 비롯한 '당근'을 제시해 밸류업 기조에 사이버 보안 역량을 포함시키자는 것이다. 징벌적 과징금을 비롯한 '엄중제재'에 초점을 두면 신사업 투자 위축, 고객 서비스 품질 하락을 비롯한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이유다. 과징금을 물고 나면 '외양간'을 튼튼히 만들 자금이 부족한 기업들이 있는 점도 언급된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위한 정책 취지가 퇴색될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특히 카드사의 경우 상반기 순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18% 감소한 상황이다. 가맹수수료율 인하로 수익이 축소되고 대손 비용 부담 등도 커진 탓이다. 채용 시장이 얼어붙은 것도 실적 저하의 결과다. 보험사는 투자수익이 힘을 내고 있으나, 보험수익 감소 등 본업 부진으로 고심하고 있다. 사이버보안 분야의 전문가들은 기업들이 정보보호 관련 예산을 단순한 비용 지출이 아닌 투자로 여기는 문화가 확산돼야 한다는 견해를 표명했다. 이를 위해서는 정부 차원의 뒷받침 등 이해관계자들의 지원사격이 이뤄져야 한다는 점도 덧붙였다. 염흥열 한국개인정보보호책임자협의회 회장(순천향대 정보보호학과 명예교수)은 “현재의 공격 수준에 대한 금융권의 대응수준이 부족하다"며 “가장 중요한 점은 지속적인 취약성 관리로, 보호대책을 수립·운영·개선해야 한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이 언급한 신고 유인책에 대해서는 신고 절차 간소화, 익명 보장(경미한 사고시), 해킹사고 원인조사 지원을 비롯한 솔루션을 제시했다. 염 회장은 “법이 정하는 기간 내에 신고하는 경우로 한정하는 등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지 않을 수 있는 조치가 수반돼야 한다"고 제언했다. 권헌영 고려대정보보호대학원 교수는 “금융권의 경우 과거 다양한 공격에 고생한 적이 있고, 그런 경험을 통해 정보보호 거버넌스와 투자를 확대한 바 있다"면서도 “정보보안 강화를 위한 조직 문화를 뿌리내리게 하는 등 전략경영의 핵심 분야로 발전시키지는 못했다"고 꼬집었다. 권 교수는 “사이버 보안을 기술의 영역에 두고 관련 전문가에게만 책임을 지우는 방식은 성공적일 수 없다"며 “국가 존망을 좌우하는 중요한 문제라는 점을 깨닫고 정부부처와 현장 및 개별 국민에 이르기까지 구체적 행동요령을 갖출 정도로 만반의 대비태세를 갖춰야한다"고 촉구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이슈+] 홈플러스 이어 롯데카드도…FI MBK, 손만 대면 구설수

롯데카드가 297만 명의 고객 정보를 유출하는 '역대급' 해킹 사고를 일으켰다. 사고의 근본적 배경으로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 MBK파트너스(MBK)의 FI(재무적 투자자) 경영방식이 지목되고 있다. 기업 인수 후 수익 극대화 등에 매진해 롯데카드 보안 투자를 소홀했던 것 아니냐는 의문이다. 지난 3월 발발한 홈플러스 사태에서도 MBK의 기업 관리 능력과 방식에도 의구심이 커지고 있다. 홈플러스가 어떻게 됐든 '수익만 올리면 그만'이라는 경영 방향에 대해 정관계가 유심히 바라보고 있다. 이번 롯데카드 해킹은 정보 유출에만 그치지 않을 수 있다. 유출된 데이터 규모는 297만 명의 정보 약 200GB다. 그중 28만 명은 카드번호·비밀번호 2자리·CVC번호까지 노출됐다. 온라인 결제에 필요한 대부분의 정보가 노출된 것으로 대규모 부정 사용 위험으로 볼 수 있다. 21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롯데카드 무형자산은 2019년 MBK가 인수한 당시 2,173억 원에서 올해 상반기 말 1,405억 원으로 줄었다. 무형자산은 눈으로 볼 수 없는 자산을 분류한 계정으로 주로 상표권과 특허권, IT 투자 등을 포함한다. 같은 기간 경쟁사인 신한카드가 400억 원, 현대카드가 250억 원, 국민카드가 400억 원의 무형자산을 늘린 것과 대비된다. 롯데카드의 정보보호 투자가 일관되지 않는 것도 문제다. 2019년 MBK파트너스가 우리은행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롯데카드 지분 79.8%를 약 1조 3,800억 원에 인수한 이후, 롯데카드의 정보보호 투자가 일관성을 잃었기 때문이다. MBK는 롯데카드 인수 뒤 2021년 137억 원의 보안 관련 투자를 집행했다. 이듬해엔 관련 투자가 88억 원으로 약 35% 급감했다. 지난해는 116억 9,000만 원으로 다소 회복됐지만, 여전히 2021년과 비교하면 14.7% 감소한 수준이다. IT 예산 대비 보안 투자 비중도 롯데카드는 2021년 12%에서 2022년 10%, 2023년 8%로 줄었다. 2023년 기준 신한카드 9.3%, KB국민카드 9.2%, 삼성카드 8.7%인 것과 비교하면 업계 대비 낮은 수준이다. 줄어든 보안 투자 비중은 MBK에 인수된 이후 롯데카드가 정보보호 투자를 소홀히 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는 배경으로 지목된다. 이에 대해 MBK 측은 “2020년 이후 5년간 1,500억 원가량의 IT 투자가 집행됐는데, 이 중 절반이 보안 투자 관련"이라며 “기업가치를 높여서 투자해야 하는 사모펀드(PEF)가 카드사 보안 관련 투자를 소홀히 할 수는 없다"라는 입장이다. 그러나 당국은 강경 대응 방침을 시사하고 있다. 권대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19일 “(롯데카드) 조사 결과에 따라 위규사항 확인 시 일벌백계 차원에서 엄정 제재를 취할 방침"이라며 “금융권 해킹 등 침해사고에 대해 매우 엄중하고 무겁게 인식하고 있다"라고 전했다. 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최근 카드사 사장단과 만난 자리에서 “(롯데카드의 해킹 사고 등이) 단기 실적에 치중해 장기 투자에 소홀한 결과는 아닌지 자성의 계기로 삼아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MBK의 롯데카드 경영도 불안한 상황이다. 현재 MBK파트너스에서는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과 이진하 MBK파트너스 부사장이 2019년 10월 기타비상무이사로 롯데카드 이사회에 진입한 뒤 6년 동안 자리를 지키고 있다. 특히 MBK파트너스가 이미 홈플러스 단기채 발행 논란으로 금융당국의 조사를 받는 상황인 만큼 이번 롯데카드 사태는 추가적인 부담이 될 전망이다. MBK파트너스는 2022년 3조 원에 롯데카드를 시장에 내놨다가 실패했고, 지난 5월 희망 가격을 낮췄지만, 원매자가 나타나지 않았다. 이번 사태로 롯데카드 매각은 더욱 난항을 겪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보보호 예산의 상대적 비중의 감소는 보안 투자 우선순위가 낮아졌다는 신호로 읽힐 수 있다"라며 “사모펀드 인수 이후 단기 수익성 위주의 경영이 영향을 미쳤는지 따져볼 필요가 있다"라고 말했다. 롯데카드 해킹 사고와 관련해 대주주인 MBK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고 있는 것은 앞서 홈플러스 기업회생 사태의 원인이 MBK라는 기사감도 작용하고 있다. 여당 원내대표까지 나서 비공개 면담을 통해 김병주 회장을 압박해 15개의 홈플러스 점포 폐쇄를 일단 중단시켰지만, 사안은 언제든지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이 업계 판단이다. 깁병주 회장과의 비공개 면담에 동석한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홈플러스 관련) 현재 매수 협상을 하고 있고, 11월 10일 전까지는 협상을 끝내야 한다고 했다"라며"(홈플러스가) 매수되면 그 매수인이 폐점 여부를 결정하도록 할 것이라고 했다"라고 전했다. 하지만 이마저도 조건부 약속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 의웡은 “(김 회장은) 현재 재무적인 어려움이 있어 몇 가지 조건이 이야기돼야 폐점을 안 할 수 있다고 한다"라며 “기업에서 물품 공급을 제대로 안 해주고 있는 문제의 해결이 조건 중 하나인데, 산자부 등 정부가 중재해 협의를 하도록 할 것"이라고 비공개 면담의 일부 내용을 밝혔다. 그러나 홈플러스 사태는 쉽게 해결되긴 어려울 전망이다. 대금을 떼일 우려 등으로 기업들이 물품 공급을 꺼리는 상황에서 이를 사실상 강제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적 논란을 일으킨 MBK가 충분한 사재출연 등 희생과 자구노력을 하지 않는데 책임을 회피할 퇴로만 열어주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도 제기된다. 여기에 고용유지와 폐점 등 홈플러스 매각을 둘러싼 여러 조건을 놓고 제대로 합의가 이뤄질 수 있을지도 불확실하다. MBK가 1년 넘게 이어가고 있는 고려아연에 대한 적대적M&A 역시 논란의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MBK는 지난해 9월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이사회 장악을 위한 공개매수를 시작한 이래 1년 넘게 고려아연 현 경영진 측과 공방을 벌이고 있다. 수익을 우선하는 FI가 일반 소비재와 다른 기간산업 경영에 관여하게 되는 건 또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 특히 고려아연은 주요 산업 소재를 생산하는 국가기간산업으로 상당수의 전략 광물을 국내에서 유일하게 생산한다. 이런 전략적 중요성이 주목받으면서 일각에선 사모펀드의 경영권 인수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이슈+] 美 9개월 만의 금리 인하…한은은 ‘고심의 가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9개월 만에 정책금리(기준금리)를 인하하며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하 여력이 커졌다. 한미 간 금리 격차가 축소돼 외국인 자금 유출과 환율 상승 등의 우려가 줄었기 때문이다. 앞서 한은은 국내 집값과 가계대출 등 금융불균형을 이유로 두 번 연속 금리 동결을 결정했다. 한은이 내달에는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란 예상이지만, 시장 상황에 따라 11월 인하 가능성도 제기된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연준은 지난 16∼17일(현지시각) 열린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정책금리를 기존 연 4.25~4.50%에서 연 4.00∼4.25%로 0.25%포인트(p) 낮췄다. 지난해 12월 이후 9개월 만이며,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첫 금리 인하다. 연준은 금리 인하 배경으로 고용 하방 위험을 언급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민자 변화만큼 노동 공급이 감소하고 있다"며 “노동 공급 증가가 거의 없는 가운데 고용 수요도 급격히 줄어드는 이상한 균형 현상"이라고 말했다. 연내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도 시사했다. FOMC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표시하는 점도표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중간값)는 지난 6월 3.9%에서 3.6%로 0.3%p 낮아졌다. 현 수준의 금리를 고려하면 연말까지 두 번의 금리 인하가 더 이뤄질 수 있다는 의미다. 연준 결정에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 부담을 덜었다. 지난 5월 한은의 금리 인하로 한미 간 금리차는 역대 최대인 2%p까지 벌어졌다가 이날 1.75%p로 축소됐다. 원화는 기축통화가 아니라 달러보다 기준금리가 낮아지면 높은 수익률을 따라 외국인 투자 자금이 빠져나가고 원화 약세 위험이 커질 수 있다.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는 이날 FOMC 회의 결과와 관련한 '시장상황 점검회의'에서 “향후 국내 경기·물가와 금융안정 여건에 집중해 통화정책을 운용할 수 있는 여력이 커졌다"고 말했다. 시장에서는 한은이 내달 기준금리를 0.25%p 인하할 가능성이 높다고 예상한다.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0%대에 그칠 가능성이 커 경기 부양을 위한 통화정책이 필요하다고 보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8월 수정경제전망에서 올해 국내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0.8%에서 0.9%로 0.1%p 상향 조정하는 데 그쳤다. 2차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에 소비가 회복되고 수출도 좋았지만, 건설 경기가 부진하며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다. 이 가운데 수도권 집값과 가계대출 증가는 금리 인하의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한은은 지난 7월과 8월 기준금리를 동결하며 수도권 주택시장 과열과 가계대출 급증을 이유로 들었다. 이 총재는 지난달 28일 금융통화위원회 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서울 일부 지역에서 집값이 높은 오름세를 이어가는 등 과거 대비 안정화 속도가 더디다"며 금리 동결 배경을 설명했다. 원유승 SK증권 연구원은 “주택가격 상승 기대 심리 자극 등 속도감 있는 금리 인하 부작용에 대한 한은의 경계감이 크다"며 “그럼에도 경기에 대한 우려는 지속되고 있어, 기준금리는 중립금리 범위 중간 수준을 하회하도록 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이슈+]연준, 연내 추가 2회 인하 시사했지만…미 금리전망 불확실한 이유는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7일(현지시간) 시장 예상대로 기준금리를 0.25%포인트(p) 인하한 가운데 연내 2회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요구해온 공격적인 금리 인하에 동조한 위원은 한 명에 그쳤고, 향후 추가 인하 횟수를 둘러싼 위원들의 의견이 크게 엇갈리면서 향후 금리 향방을 둘러싼 불확실성은 지속될 전망이다. 연준은 이날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기준금리를 4.25~4.50%에서 4.00~4.25%로 0.25%p 내렸다. 주목받는 점은 FOMC에서 투표권을 가진 12명의 위원 중, 0.25%p 인하에 반대해 '빅 컷'(금리 0.5%p 인하) 의견을 낸 의원은 스티븐 마이런 신임 연준 이사(국가경제자문위원회 위원장 겸임) 단 한 명뿐이었다는 것이다. 마이런 이사의 빅컷 투표는 대폭적인 금리 인하를 요구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의중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차기 연준 의장 후보로 거론되는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와 미셸 보먼 부의장도 빅컷에 동참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결과는 달랐다. 이 둘은 지난 7월 FOMC 회의에서 다수 의견이었던 '금리 동결'에 반대해 금리 인하 의견을 낸 바 있다. 연준 이사 2명이 동시에 반대 의견을 낸 것은 지난 1993년 이후 30여년 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이번 회의에서 반대표가 1표에 그치자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 이사회 구성원 교체만으로 원하는 금리 결과를 얻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제롬 파월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투표권을 가진 한 명이 상황을 바꿀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믿기 힘들 만큼 설득력을 갖는 것"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번 FOMC에서 가장 놀라운 일은 반대표가 1표에 그쳤다는 점"이라고 평가했다. 연준은 또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dot plot)'에서 올해 말 기준금리 전망치 중간값이 3.6%로 나왔다. 연말까지 0.25%p씩 두 차례 추가 금리 인하가 단행될 수 있음을 보여주지만 이 역시 불확실성이 크다. 점도표에 반영된 전망은 어디까지나 '중간값'일 뿐이고 위원 간 의견 분산이 컸기 때문이다. 점도표는 투표권이 없는 연방준비은행(연은) 총재를 포함해 총 19명의 위원이 제출한 예상치를 반영한다. 2025년 연말에 기준금리가 현 수준과 같거나 높을 것이라 전망한 위원은 7명에 달했고 1회 인하를 예상한 위원은 2명이다. 2회 인하를 전망한 위원은 9명이었고, 마이런 이사로 추정되는 한 위원은 2.75∼3.00%로 현 수준 대비 1.25%포인트 인하를 예상했다. FOMC 위원 중 절반 가량이 적극적인 금리인하가 불필요하다고 본 것이다. 심지어 2026년 금리 인하는 1회에 그칠 것으로 예상됐다. 이는 시장이 기대한 3회 인하에 못 미치는 수준이다. 2026년 말 금리 전망 분포도 역시 2.75∼3.75%로 넓게 분산돼 있었다. 이는 연준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으로 인한 인플레이션 반등 위험을 경계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이어갈 것임을 보여준다. 뱅크오브아메리카증권의 “한 사람을 제외한 모두가 25bp 인하에 동의했다"며 “인플레이션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정책금리가 낮아질수록 매파적 목소리가 커질 것"이라고 블룸버그에 말했다. 파월 의장도 이날 기자회견에서 매파적인 발언을 냈다. 그는 “노동 시장이 매우 견고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며 “이번 결정을 '위험관리 인하'(risk management cut)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또 인플레이션과 관련해 “일회성 가격 상승이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문제가 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리의 의무"라고 강조했다. 이어 현 미국 경제 상황에 대해 “나쁜 것은 아니다"라고 진단했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SEP)를 통해 올해 미국의 경제성장률(실질 국내총생산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4%에서 1.6%로 상향 조정했다. 기존의 전망치는 6월에 발표된 1.4%였다. 파월 의장의 이 같은 발언은 노동시장 약화 우려가 커진 점이 이번 금리 인하의 핵심 배경이었음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특히 미국 경제가 그다지 나쁘지 않다는 파월 의장의 진단은 향후 고용·물가 지표에 따라 연준이 추가 인하에 나서지 않을 가능성도 시사한다. 웰스파고 증권의 브랜던 맥케나 전략가는 “파월의 '위험관리 인하' 발언은 다소 매파적으로 해석된다"며 “연준은 추가 인하에 다소 소극적인 것으로 보인다"고 주장했다. 울프 리서치의 스테파니 로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의 양대 책무(물가 안정·최대 고용)가 동시에 위협받고 있어 금리 결정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며 “한쪽으로 과도하게 기울면 다른 쪽 균형이 깨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파월 의장은 임기가 끝나더라도 연준을 떠날 가능성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의 이사직 임기는 2028년 1월까지지만 전임 연준 의장들은 보통 임기 종료 후 이사직도 내려놨다. 파월 의장이 이 같은 전례를 깨고 잔류할 경우 2028년까지 FOMC 금리 결정 투표권을 행사하게 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충성파’ 마이런, 美연준 이사회 입성…‘빅컷 의견’으로 연준 흔들까 [이슈+]

'트럼프 충성파'인 스티븐 마이런 백악관 국가경제자문위원장이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이사로 취임하게 됐다. 이로써 그동안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해 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연준에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할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15일(현지시간) 미 상원은 본회의에서 마이런 이사의 인준안을 찬성 48표 대 반대 47표로 통과시켰다. 민주당은 전원 반대표를 던졌고, 공화당에선 리사 머카우스키(알래스카) 의원만이 반대표를 던졌다.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는 표결에 앞서 “마이런은 독립성이 전혀 없으며, 연준에서 트럼프의 대변자 역할만 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마이런 이사는 내년 1월까지 앞서 사임한 아드리아나 쿠글러 전 이사의 잔여 임기를 채우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마이런 이사를 연임할 경우, 그의 임기는 내년 2월부터 14년 동안 연장된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후보자를 선택하지 않더라도 마이런 이사는 무기한으로 남을 수도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미 상원이 인준안을 통과함에 따라 마이런 이사는 오는 16~17일 열리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 참석할 예정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하를 기정사실화하고 있다. 하지만 마이런 이사는 첫 현직 행정부 인사라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요구대로 '빅컷'(기준금리 0.5%포인트 인하)을 주장하는 소수의견을 FOMC에서 제기할지가 주요 관심사다. 실제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투 레이트'(금리인하 결정이 늦는 사람)는 염두에 둔 것보다 더 크게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며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을 압박했다. 그는 전날에도 “빅컷이 있을 것으로 본다"며 “지금은 금리를 인하하기에 완벽한 시점"이라고 주장하기도 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마이런 이사의 인준안 통과에 대해 “그는 연준을 개편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시도의 최전선에 있다"며 월가는 마이런 이사가 트럼프 대통령의 빅컷 압박에 동조할지 주목하고 있다고 짚었다. CNBC도 이번 FOMC에서 “마이런의 투표는 결정적인 표가 되지 않겠지만 0.25%포인트 금리인하에 반대표를 던질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 마이런 이사가 연준 위원들의 금리 전망치를 보여주는 점도표에서도 어떤 의견을 낼지도 주목을 받는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은 지난달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기준금리를 현 수준보다 최소 1.5%포인트 낮춰야 한다며 이달엔 빅컷을 요구했다. 이와 관련, 마크 크랜필드 블룸버그 마켓츠라이브 전략가는 “트레이더들은 마이런이 점도표에서 매우 낮은 전망치를 제시할 리스크에 직면할 수 있다"며 “이는 시장에 완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마이런 이사는 조 바이든 행정부 때인 지난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해선 안 된다고 여러 차례 발언했다. 하지만 그는 올해 6월 CNBC와 인터뷰에서 금리 인하가 적절하다고 입장을 바꿨다. 당시 금리를 1%포인트 인하해야 한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한 질문을 받았을 때 마이런 이사는 “대통령이 통화 정책에 대해 줄곧 옳은 판단을 내려왔다는 점을 인정해야만 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마이런 이사가 FOMC 회의에서 빅컷을 주장할 경우 다른 친(親)트럼프 인사들도 이에 동참할 가능성이 있다. 7명으로 구성된 연준 이사회 중 미셸 보먼 연준 감독 부의장과 크리스토퍼 월러 이사는 연준의 7월 금리 동결 결정에 반대하며 금리 인하를 선호하고 있다. 한편,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한 리사 쿡 연준 이사가 당분간 이사직을 유지할 수 있다는 항소법원의 판결이 나왔다. 이에 쿡 이사도 기준금리를 결정할 FOMC 회의에 참석할 수 있게 됐다. 지난달 트럼프 대통령은 전임 바이든 행정부에서 임명된 쿡 이사에게 주택담보대출 사기 혐의를 제기하며 해임을 통보했다. 그러나 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해임 사유로 밝힌 사기 혐의가 쿡 이사가 연준 이사를 맡기 전에 발생한 일이기에 충분한 해임 사유가 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행정부 법무부는 즉각 항소했지만, 이날 워싱턴DC 연방 항소법원은 다시 쿡 이사의 손을 들어줬다. 항소법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쿡 이사에게 제기된 혐의에 정식으로 대응할 기회를 주지 않아 정당한 절차적 권리를 침해했다고 2대 1로 판결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곧바로 상고할 것으로 전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억원-이찬진 체제 본격화...조직개편 혼란에 ‘흔들린 출발’ [이슈+]

이억원 금융위원장이 15일 취임하면서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첫 금융당국 수장 체제가 본격화됐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찬진 금융감독원장과 함께 직원들의 동요를 가라앉히고 정부의 조직개편안을 이행하는 작업에 주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두고 물밑에서 금융위와 금감원 간에 힘겨루기가 계속되고 있어 이를 어떻게 수습할지가 관심이다. 금융당국 안팎에서는 경제정책통으로 불리는 이억원 위원장이 추후 감독 기능에 집중된 금융감독위원장을, 소비자 보호를 강조하는 이찬진 원장이 금융소비자 관련 부서가 제외된 금융감독원장을 맡는 것이 역설적이라는 이야기가 새어나온다. 금융권에 따르면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이날(15일) 취임식에서 금융위 직원들에게 “금융 소비자, 금융 일선의 담당자들로부터 '현장'의 목소리를 듣는 것을 업무의 중심에 두고, 실제로 시장과 국민들이 변화를 '체감'할 수 있도록 정책의 전달체계까지 꼼꼼히 챙겨야 한다"면서도 “과중한 업무에 다시금 부탁만 드리는 것 같아 미안하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여러분들의 힘이 되어드리고 작은 불편까지도 귀 기울일 수 있도록 먼저 다가가고, 항상 문을 열어두는 금융위원장이 되겠다"고 부연했다. 이 위원장의 이러한 발언은 정부가 금융감독체계 개편을 발표한 이후 금융위 분위기가 어수선한 점을 염두에 둔 것으로 읽힌다. 정부는 금융위의 금융정책 기능을 분리해 재정경제부로 넘기고, 남은 조직은 금융감독위원회(금감위)로 개편해 금융 감독 기능을 맡긴다. 금융감독원 내부조직인 금융소비자보호처는 금융소비자보호원으로 분리·신설하고, 금감원과 금융소비자보호원은 공공기관으로 지정한다. 금융위가 재정경제부와 금감위로 분리되면 일부 직원들은 세종으로 이전해야 한다. 다만 금융위 직원들은 공무원 신분이다 보니 정부 개편안에 대해 공식적인 입장 발표를 자제하고 있다. 직원들 개인별로는 세종행에 대해 부담이 크지만, 공무원으로서 정부의 지침에 강하게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적절치 않다는 분위기다. 반면 금융감독원은 윤한홍 정무위원장을 만나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반대하는 내용의 서한을 전달하는 등 적극적으로 반대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해당 서한에는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이 소비자보호 강화 효과가 불명확하고, 오히려 관치금융 강화라는 부작용이 야기될 수 있다는 내용이 담겼다. 실제 금감원 내부에서도 금감원의 공공기관 지정, 금소원 분리와 함께 금융위가 금감원의 권한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을 두고도 반감이 크다는 전언이다. 금융위는 현재 금융감독원장 전결인 은행·보험사 CEO 중징계와 함께 금감원 핵심 기능 중 하나인 분쟁조정위원회를 금감위로 이관하는 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CEO 중징계 권한은 금융위와 금감원이 오랜 기간 다퉈온 이슈이기도 하다. 금융사 임원에 대한 제재 수위는 해임 권고-직무 정지-문책 경고-주의적 경고-주의 등 5단계로 나뉜다. 이 중 문책 경고 이상은 3~5년 금융사 취업을 제한하는 중징계로 분류된다. 금감원장은 금융지주사 임원, 금융투자업 임원에 대해 주의, 주의적 경고 등 경징계까지 전결로 처리할 수 있다. 문책 경고 이상의 중징계는 금융위원회 의결로 결정된다. 이와 달리 은행·보험사 임원에 대해서는 금감원장 전결로 주의, 주의적 경고, 문책 경고까지 확정할 수 있다. 금융위 입장에서는 금융지주, 금융투자업 임원처럼 은행 임원에 대해서도 중징계 권한을 가져와야 한다고 보고 있다. 반대로 금감원은 기존에도 금융위에 금융사 제재 권한이 집중돼 있는 점을 들어 금감원장이 금융지주사, 금융투자업 임원에게도 중징계를 내릴 수 있도록 권한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안 그래도 정부 조직개편안 자체가 복잡해 조직 안정이 급선무인데, 떡 본 김에 제사지내는 식으로 금융위와 금감원 간에 힘겨루기로 비화되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해임 권고와 같은 중징계는 금융사의 지배구조와 직결된 만큼 금융위의 전결로 처리하는 것이 합리적이지만, 금감원의 임원 징계에 대한 전결권을 기존보다 축소할 경우 금감원의 검사·감독의 위력도 함께 약화되는 등의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에서는 정부 조직개편안이 본격화될 경우 이억원 위원장과 이찬진 원장의 역할이 대대적으로 바뀌는 것에 대해서도 우려가 크다. 가령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기획재정부 미래전략과장, 물가정책과장, 종합정책과장 등을 지낸 정통 경제 관료 출신이자 대표적인 거시경제 전문가로 불린다. 그러나 이억원 위원장이 금융감독위원장을 맡게 되면 국내 금융정책이 아닌 감독 기능에만 집중해야 한다. 업권별 릴레이 간담회를 통해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조 중인 이찬진 원장도 정부 조직개편안이 이행되면 '소비자보호' 기능이 제외된 금융감독원장 업무에 주력해야 한다. 당국 한 관계자는 “현재는 금융위원장, 금융감독원장으로 각각 금융정책과 소비자보호를 강조하고 있지만, 조직개편이 완료되면 수장들의 기조에도 변화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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