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4월 말 임기가 만료된 한국전력공사 5개 발전자회사(남동·남부·동서·서부·중부발전)가 16일 오후3시를 끝으로 일제히 신임 사장 공모를 마감했다. 빠르면 내달 말, 늦어도 9월 초순에는 신임 사장 선임작업이 마무리 절차에 돌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석탄발전소를 다수 보유한 발전사들은 신임 사장으로 에너지전환 실현보다는 기업경쟁력을 지키는 전문성 있는 인사가 발탁돼야 한다는데 입을 모으고 있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재 각 사별로 가장 유력한 후임 사장 후보는 이미 추려졌다. 동서발전의 경우 권명호 전 국민의힘 의원, 서부발전은 이정복 한전 부사장, 남동발전은 이상규 현 한전기술본부장이 유력한 후임 사장으로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중부발전은 이영조 기획관리본부장과 박대성 전 서부발전 감사가 경합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부발전은 이정복 한전 부사장 외에 내부 출신 엄경일 기술본부장, 교수 출신 인사가, 남동발전은 전직 임원과 내부 출신 인사, 정치인 등도 지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정부 관계자는 “현재 용산 대통령실에서 발전사 사장 최종 후보 조율이 거의 마무리 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공모가 마감된 만큼 늦어도 9월에는 신임 사장이 임명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파악된 바로는 정치인 2명, 공기업 출신 2명, 정부 출신 1명이 유력하다"고 말했다. 그동안 발전5사 사장 공모에는 산업통상자원부 고위관료 출신, 발전회사 전현직 임원(본부장)과 한전 출신 임원, 학계 인사 등이 응모해왔다. 신임 사장 선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각 발전사 노조는 총선 결과 야당이 압승하며 탈(脫)석탄 추세가 가속화 될 것이란 우려가 큰 상황이다. 이에 유력한 여당 인사가 취임하는 게 그나마 기업의 생존에 유리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발전사 노조 관계자는 “현 정부 들어 한국전력공사, 한국가스공사, 한국지역난방공사 사장에 모두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 출신들이 취임했다. 결국 용산(대통령실)과 여당에서 정해 놓고 과정을 밟고 있는 행태를 보일 것"이라며 “노조와 업계의 관심은 발전사를 죽이지 않고 살릴 수 있는 힘 있는 핵심 인사가 몇 명이 오느냐"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공기업 특성상 사실 사장이 누구이냐 보다는 정부와 국회의 정책 방향이 공기업의 수익과 생존에 더 직접적인 영향을 끼친다“며 “이미 수년동안 석탄화력발전 상한제, 전력도매가격(SMP) 하락 등 구조적 수익 악화가 심각한 상황이다. 돈을 벌어야 기존 석탄화력발전 사업을 접고 재생에너지를 늘리거나 할텐데 정치권에서는 무작정 탈석탄, 통폐합 등을 요구하고 있다. 총선도 야당이 압승하며 갈수록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그만큼 이번 사장 선임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더불어민주당은 총성 공약으로 2035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 40% 확대와 2040년까지 석탄화력발전 중단을 포함시켰다. 야당은 선거 공약에 명시적으로 포함된 석탄발전 조기 퇴출, 재생에너지 확대 가속화와 더불어 탈원전을 에너지정책 패키지로 묶어 행정부를 강하게 압박할 가능성이 높다. 이는 발전사 직원들의 불안감을 키우고 있다. 탄소중립 정책에 따른 탈석탄 기조에 따라 석탄발전이 대부분인 발전공기업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석탄발전소는 2026년부터 10년 동안 전국에서 총 26기가 폐쇄되고, 액화천연가스(LNG) 연료로 전환된다. 삼천포 1‧2호기는 이미 폐쇄되었고, 3‧4호기는 2026년, 5호기는 2027년, 6호기는 2028년 문을 닫는다. 하동 1호기는 2026년, 2호기는 2027년, 3호기는 2027년, 4호기는 2028년, 5호기는 2031년에 폐쇄된다. 보령, 태안, 당진, 영흥화력발전소도 2026년에서 2031년 사이 폐쇄가 진행된다. 한 에너지 공기업 관계자는 “각종 연구결과에 따르면 LNG, 재생에너지로 100% 전환할 경우 현재 발전사 인력이 절반 정도로 줄어들 수 있다"며 “석탄발전소의 경우 전체 인력에 비해 협력사‧자회사 노동자의 고용 충격이 상대적으로 크고, 이들 노동자 다수가 지역에 뿌리 내린 주민이다. 석탄발전 폐쇄에 따른 지역민의 일자리 불안, 지역경제 침체 등에 대한 대응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