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그룹의 케미컬·바이오 전문의약품 계열사 셀트리온제약이 오는 2030년까지 국내 5대 제약사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선포했다. 이는 셀트리온과의 합병이 무산된 직후 나온 발표라는 점에서 향후 합병 분위기 조성을 위한 '몸집 불리기' 선언으로 풀이된다. 19일 셀트리온제약에 따르면 이날 사업부문별 차별화된 성장전략을 통해 오는 2030년까지 국내 5대 제약사로 도약한다는 내용의 '비전 2030'을 발표했다. 이를 위해 △제조 △연구(R&D) △영업 등 3개 부문별 세부과제를 제시했다. 우선 제조 부문에서는 핵심시설인 충북 오창의 청주공장을 중심으로 생산능력 확대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청주공장은 셀트리온그룹의 케미컬 의약품 생산기지로 정제·캡슐 제형 의약품 생산시설을 갖추고 있으며 연간 1600만개의 '프리필드 시린지(사전충전형 주사기)' 제형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할 수 있는 시설도 갖추고 있다. 셀트리온의 바이오의약품 국내판매를 전담하고 있는 셀트리온제약은 올해부터 본격 상업생산에 들어간 프리필드 시린지 제형 바이오의약품 비중을 늘리는 동시에 추가 생산라인도 구축해 생산능력을 3배로 확대하고 위탁생산(CMO) 사업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R&D 부문에서는 연구인력을 보강하고 항체약물접합체(ADC) 항암제 및 신약 플랫폼 기술개발을 본격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지난해 청주에 있는 R&D 조직을 대표이사 직속으로 격상하고 인천 송도 글로벌생명공학연구센터로이전하기도 했다. 영업 부문에서는 국내시장에 공급 중인 셀트리온의 6개 바이오시밀러 품목을 2030년까지 22개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이밖에 케미컬 의약품 부문에서도 자체개발과 적극적인 기술도입(라이선스 인)을 통해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비전 발표는 앞서 지난 16일 셀트리온그룹의 '셀트리온-셀트리온제약 합병 추진여부 검토 특별위원회'가 현 시점에서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론을 내린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당시 셀트리온 개인주주들은 셀트리온제약이 성장은 정체돼 있는 반면 주가는 고평가돼 있어 합병시 셀트리온 주주들의 피해가 우려된다며 합병에 거세게 반대했다. 이를 반영하듯 특별위원회가 시행한 주주 설문조사에서 합병에 반대하는 의견이 36.2%, 기권 55.1%, 찬성 8.7%로 반대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으며 두 회사의 이사회는 현 시점에서 합병을 추진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이 “주주가 원할 때 합병한다"는 원칙을 고수하고 있는 만큼 셀트리온제약으로서는 셀트리온 주주들의 인정을 받을 정도로 자체 성장기반을 다져놔야 하는 셈이다. 따라서 셀트리온제약은 그룹의 최종 목표인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셀트리온제약 3사 통합'을 완성하기 위해 현재 주력제품인 간장질환용제 개량신약 '고덱스' 외에 추가적으로 주력제품을 늘리고 고지혈증·고혈압 개량신약 'CT-K2002' 외에 신약 파이프라인도 확충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나아가 지난해 기준 매출액의 2~3% 수준에 불과한 연구개발비를 확대하고 9.3% 수준인 영업이익률도 셀트리온(약 30.0%)에 버금가게 개선하는 동시에 연 매출액도 3900억원 수준에서 국내 5대 제약사 수준인 1조3000억원까지 올려야 하는 다소 도전적인 과제도 안고 있다. 셀트리온제약 관계자는 “그동안 축적된 역량과 경쟁력을 바탕으로 전 사업부문이 고르게 성장해 지난 5년간 매출액이 약 2배 성장하는 성과를 거뒀다"며 “다변화된 포트폴리오와 매출 구조를 갖춘 종합제약사로서 이같은 성장세를 지속해 2030년까지 국내 상위 5위 업체로 도약한다는 목표를 달성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