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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현창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강현창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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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연금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SK

국민연금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반대표를 던지기로 결정하면서, SK그룹과 국민연금 사이의 오랜 '악연'이 또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양측의 대립이 단순한 일회성 사건이 아닌, 지속적인 관계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민연금 vs SK, 끊이지 않는 갈등의 역사 26일 국민연금 등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에 대해 국민연금은 다시 한 번 강한 반대 의사를 표명했다. 합병 비율(SK이노베이션 : SK E&S = 1 : 1.1917417)이 SK이노베이션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책정되었다는 것이 주된 이유다. 이 합병 비율대로라면 국민연금 등 SK이노베이션 주주들의 지분 가치가 크게 희석될 수 있다는 점은 여러 기관과 투자자들이 지적하는 중이다. 실제 국민연금도 이 합병이 SK그룹 대주주의 이익은 보호하지만, 자신들을 포함한 일반 주주들에게는 손실을 입힐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했다. SK그룹과 국민연금의 '악연'은 처음이 아니다. 지난 2016년 국민연금은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SK(주)의 대표이사로 복귀하려 하자 반대표를 던진 바 있다. SK그룹 입장에서는 창업주 손자인 최 회장의 경영 복귀가 절실했지만, 국민연금의 반대로 난관에 부딪혔다. 이후 2018년 11번가 투자 실패는 양측 관계에 결정적 타격을 입혔다. 국민연금은 새마을금고, 사모펀드 운용사인 H&Q 코리아 등과 함께 11번가에 5000억원을 투자했다. 11번가의 기업공개(IPO)를 통해 투자금을 회수한다는 계획이었다. 하지만 SK그룹이 11번가의 기업공개(IPO) 약속을 지키지 못한 상황에서 11번가에 대한 콜옵션까지 포기해버린다. 결국 FI들은 동반매도청구권을 행사하여 11번가의 지분 매각에 나섰지만 아직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 2021년에는 SK이노베이션이 배터리 사업을 분리해 SK온을 설립할 때도 국민연금은 반대표를 던졌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었다. 그러나 SK그룹은 국민연금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분할을 강행했고, 이는 양측 관계를 더욱 악화시켰다는 평가다. ◇SK와 국민연금, 유독 각별한 '악연' 일련의 이슈 과정에서 국민연금은 SK에 대한 불신의 폭을 키우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11번가 사태 이후 국민연금은 SK그룹 계열사들의 지분을 꾸준히 줄여왔다. SK이노베이션의 경우 국민연금 지분이 2020년 11%대에서 현재는 6.28% 까지 떨어졌다. 이 외 SK가스, SKC, SK리츠 등 다른 계열사에 대한 국민연금의 지분도 줄어드는 추세다. 이는 SK그룹에 대한 국민연금의 불신이 단순한 의결권 행사를 넘어 실제 투자 철회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SK그룹 입장에서는 주요 기관투자자의 이탈로 인한 자금조달 악화와 주가 하락 압박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는 셈이다. SK그룹과 국민연금의 관계는 다른 대기업 그룹들과 비교했을 때 유독 나쁘다는 평가다. 지난 2015년 삼성물산과 제일모직의 합병 당시, 국민연금은 찬성표를 던졌는데, 이는 부적절한 합병비율로 인해 국민연금과 일반 주주들이 손실을 입었다는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는 SK그룹과 달리 '찬성'으로 인한 논란이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현대차그룹의 경우에도 국민연금은 지배구조 개편안에 대해 반대 입장을 취한 바 있다. 하지만 SK그룹에 비해 갈등의 빈도와 강도가 낮았다. LG그룹이나 롯데그룹과의 관계에서는 국민연금이 상대적으로 덜 적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국민연금이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SK온의 분할 등 SK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거의 예외 없이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는 점과 큰 차이다. 한 기업 지배구조 전문가는 “SK그룹과 국민연금의 관계가 나쁜 이유는 SK그룹의 투명성 부족과 주주가치 훼손 가능성 때문"이라며 “국민연금이 SK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에서 지속적으로 반대 입장을 취하는 것은 SK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강하게 촉구하는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SK 합병 “찬성 vs 반대” 의결권 자문사도 충돌… ‘애타는 SK이노’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을 두고 국내외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기관인 ISS(Institutional Shareholder Service)와 글래스루이스(Glass Lewis)는 찬성 의견을 제시한 가운데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인 서스틴베스트는 합병에 반대 의견을 냈다. 곧 열릴 임시주주총회를 앞둔 SK 입장에서는 애가 타는 상황이다. 주권을 행사해야 하는 주주들 입장에서도 의결권 자문기관의 의견이 다르다보니 혼란스럽다는 목소리가 높다. ◇서스틴베스트 vs ISS…합병비율 유·불리도 엇갈려 2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지난 21일 서스틴베스트는 SK이노베이션과 SK E&S의 합병 안건에 대해 반대를 권고했다. 일반주주에게 불리하고 중장기적으로 주주가치가 훼손된다는 게 이유였다. 서스틴베스트는 합병비율(1대 1.19)에 대해 강하게 우려를 표명했다. SK이노베이션의 PBR(주가순자산비율)이 이사회 결의일 기준으로 0.36으로, 이는 역사적 저점에 위치하고 있어 주식가치가 충분히 반영되지 않았다고 판단했다. 그 결과 SK이노베이션과 SK E&S 간의 합병비율이 SK이노베이션 일반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설정되었다고 분석했다. 이는 SK이노베이션의 자산가치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시가가 적용되었기 때문이다. 서스틴베스트는 이 점이 장기적으로 주주가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최근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합병 비율 산정이 법적으로 규정된 방법을 따랐고, 기업가치 평가가 공정했다고 판단했다. ISS는 SK이노베이션의 미래 성장 가능성을 반영한 합병비율이라고 판단하며, 합병비율이 적절하게 산정되었다고 평가했다. 합병비율에 대한 구체적인 우려보다는 합병 이후의 시너지 창출 가능성에 초점을 맞췄다는 설명이다. 글래스루이스도 SK이노베이션의 현재 시장가치가 자산가치보다 낮아 시장가 사용이 적절하다고 보았다. 또한 자산가치를 사용할 경우 거래 상대방의 반대로 합병이 무산될 수 있었다는 점을 지적했다. ◇이해상충·시너지·공정성 등 모든 포인트에 다른 의견 이해상충 문제에 대한 접근도 달랐다. 서스틴베스트는 지배주주인 SK와 일반주주 간 이해상충 문제를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합병가액 산정 기준에 따라 지배주주와 일반주주의 지분율 차이가 8%포인트 이상 발생할 수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이해상충 문제에 대해 특별한 언급을 하지 않았다. 합병 시너지와 효과에 대한 평가도 달랐다. 서스틴베스트는 중장기적 재무구조 개선 효과와 사업 통합 시너지 가능성을 인정했지만, 이해상충 문제로 인한 일반주주 가치 훼손 우려가 더 크다고 판단했다.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안정적인 수익구조 형성과 재무구조 강화에 도움이 된다고 평가했다. 또한 현재와 미래 에너지를 아우르는 포트폴리오 구축에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 글래스루이스는 S&P가 SK이노베이션의 신용등급 전망을 개선한 점을 긍정적 근거로 제시했다. 합병 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에 대한 평가도 달랐다. 서스틴베스트는 이사회의 합병 관련 논의 내용과 합병가액 산정 이유에 대한 설명이 불충분하다고 지적했다. 일반주주 권익을 고려하는 공정성과 투명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합병 과정의 투명성이나 공정성 문제를 특별히 제기하지 않았다. ◇업계 “다른 의견이지만 틀린 의견은 없다" 이러한 의견 차이의 근본적인 원인은 각 기관의 평가 관점과 우선순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서스틴베스트는 주로 소수주주 권익 보호와 기업 지배구조 관점에서 평가했다.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주로 경영 전략과 재무적 성과 관점에서 평가했다. 또 서스틴베스트는 한국 시장의 특수성, 특히 재벌 구조와 소수주주 권익 문제에 더 민감한 반응을 보였다.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보다 글로벌한 관점에서 기업의 전략적 결정을 평가하는 경향이다. 합병 평가의 우선순위도 달랐다. 서스틴베스트는 합병 과정의 공정성과 투명성, 소수주주 이익 보호를 우선시한 반면,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합병의 전략적 타당성, 시너지 효과, 재무적 영향을 우선시했다. 법적, 제도적 기준의 해석에 대해서도 서스틴베스트는 법적 기준 충족 외에 실질적인 공정성과 투명성을 강조했지만,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법적 기준과 절차 충족에 더 중점을 두었다. 이해관계자 범위의 경우 서스틴베스트는 주로 소수주주의 이익에 초점을 맞췄지만,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주주 전체의 이익과 회사의 장기적 성과에 더 초점을 맞췄다. 재계와 금융투자업계에서는 양측의 의견이 모두 일리가 있다는 설명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M&A는 전략적 타당성, 재무적 영향, 주주 가치, 기업 지배구조, 그리고 법적 절차 준수 등 다양한 측면을 균형 있게 고려해야 하기에 다양한 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단순히 재무적 성과나 법적 절차 준수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게 이번 논란이 주는 교훈"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국내 기관은 서스틴베스트의 의견을 따르는 모양새다. 국민연금기금 수탁자책임 전문위원회(수책위)가 22일 의결권 행사 방향을 심의해 반대표를 행사하기로 했다. 국민연금은 SK이노베이션의 2대 주주로 주식 보유량은 6.2%가량이다. 합병 반대 이유는 '주주가치 훼손에 대한 우려가 크다'는 점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현금 없이 700억 기업 인수… LS그룹의 ‘매직’

현금이 부족한 LS마린솔루션이 700억원이 넘는 LS빌드윈을 완전자회사로 품는다. 이를 두고 연초 부터 진행된 LS그룹의 정교한 M&A 실력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현금이 아니라 LS마린솔루션의 주식을 현물출자하는 방식으로 거래가 이뤄진 가운데, LS마린솔루션의 최근 주가 상승 배경이 LS전선의 주식매수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오기 때문이다. ◇LS마린솔루션, 신주 발행으로 LS빌드윈 인수 LS그룹 등에 따르면 최근 LS마린솔루션은 LS빌드윈의 지분 100%를 인수할 예정이다. 두 회사는 모두 LS전선의 자회사였지만 이번거래로 LS빌드윈은 LS전선의 손자회사가 된다. LS마린솔루션은 지분거래를 현금이 아니라 신주 발행을 통한 현물출자로 진행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상장사인 LS마린솔루션의 주가가 최근 크게 올라있는 상태라는 점이 이번 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줬다고 보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의 주가는 올해 초부터 급격히 상승했다. 연초 8000원대에 머물던 주가는 7월들어 2만4000원선도 돌파하는 등 급등세를 탔다. ◇실적 악화 불구 주가 상승…LS전선 매수 영향? 문제는 주가 상승의 배경이다. LS마린솔루션은 2020년부터 3년간 적자를 기록하다가 지난해부터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하지만 다시 올해 실적이 주춤하는 상황이다. 실적과 반대로 주가가 오른 것은 최대주주인 LS전선의 활발한 매수 덕분이라는 게 금융투자업계의 설명이다. 올해 초 LS전선의 LS마린솔루션 지분율은 45.70%였으나, 8월 초에는 59.93%까지 증가했다. 올해에만 LS전선은 29차례에 걸쳐 LS마린솔루션의 장내매수 공시를 내놓았다. 이는 지난해 전체 14차례에 비해 두 배 이상 증가한 수치다. 이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LS전선의 집중적인 장내매수 덕분에 LS마린솔루션의 주가가 높게 유지되던 상황이라고 분석 중이다. ◇현물출자로 유동성 부담 해소…증자 규모 708억 LS마린솔루션은 이처럼 주가를 높게 유지하는 동안 지분거래를 진행하고 있다. LS마린솔루션은 현물출자를 위해 LS전선을 대상으로 총 708억원 규모 신주를 발행할 예정이다. 1주당 발행가격은 지난 19일 이사회 결의일 이전 1개월을 기준으로 계산해 1만7884원으로 정했다. 연초 주가 수준을 유지했다면 어려웠을 증자다. 현금 대신 주식을 발행한 이유는 LS마린솔루션의 유동성 때문으로 분석된다. 올해 상반기 기준 LS마린솔루션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 규모는 715억원에 불과하다. 이번 딜을 두고 총 708억원 규모로 평가받은 LS빌드윈을 인수하기에는 빠듯한 재무상태다. ◇LS전선, 188억 처분이익 기대…회계상 이점 한편 이번 딜에 앞서 LS마린솔루션의 주식 매수에 나섰던 LS전선 입장에서는 LS빌드윈의 기업가치 산정 덕분에 백억원이 넘는 규모의 회계상 처분이익도 기대된다. 그동안 LS전선은 LS빌드윈의 장부가격을 최대 500억원대로 평가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LS전선의 사업보고서 상 LS빌드윈의 장부가격은 520억원이다. 이번 지분 처분으로 188억원 가량의 재무제표상의 처분이익이 발생한다. 주식으로 받았기 때문에 현금흐름은 발생하지 않는다. 하지만 영업외이익이나 기타 수익으로 손익계산서 상에 에 반영하고, LS마린솔루션의 신주는 재무상태표에 비유동자산 항목에 들어갈 것으로 분석된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갈등에서 협력으로…10년 반목 끝에 효성家 ‘화합’

효성그룹이 오랜 시간 동안 지속되어 온 오너일가 내부의 갈등 해소와 함께 대대적인 지배구조 재편도 동시에 진행하면서 새로운 전환기를 맞이하고 있다. 장남 조현준 회장과 삼남 조현상 부회장이 각자의 회사를 독립하면서, 이남 조현문 전전 부사장도 이를 돕는 모양새다. ◇효성그룹, 형제간 화해 무드에 지배구조 재편 20일 효성그룹의 각 계열사와 재계에 따르면 효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은 지난 3월 조석래 명예회장의 별세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됐다. 이후 7월 1일 효성그룹은 기존의 지주사인 ㈜효성과 새롭게 설립된 HS효성, 두 개의 지주사 체제로 공식 출범하기에 이른다. 이번 지배구조 재편에 대해 시장의 관심사는 조현문 전 부사장의 반대 여부였다. 조현문 전 부사장 측은 “조석래 명예회장의 유언장에 불분명하고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어 확인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였기 때문이다. 조현문 전 부사장은 그동안 아버지와 다른 형제들과 오랜 반목을 이어오던 상황이다. 지난 2011년 조현문 전 부사장이 그룹 계열사에 대한 감사를 주도하면서 내부 비리를 지적하면서 부터다. 이후 2014년에는 조현문 전 부사장이 조현준 회장과 주요 임원들을 횡령과 배임 혐의로 고소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효성그룹 형제의 난'으로 불리며 한국 재계에 큰 파문을 일으켰다. 이에 2017년에는 조현준 회장이 조현문 전 부사장을 강요미수 혐의로 고발하는 등 법정 공방으로까지 이어졌다. 이로 인해 조현문 전 부사장은 효성그룹 경영 일선에서 물러나고 가족과 의절한 채 지내왔다. 심지어 2024년 3월 조석래 명예회장 별세 당시에도 유족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가족 간의 골이 깊어만 갔다. 하지만 조석래 명예회장의 별세를 계기로 상황이 변했다. 조 명예회장은 유언을 통해 “부모 형제의 인연은 천륜"이라며 형제간 우애와 가족의 화합을 당부했다. 또 조현문 전 부사장에게도 효성티앤씨 3.37%, 효성중공업 1.50%, 효성화학 1.26% 등의 상장사 지분을 남겼다. 오랜 갈등에도 불구하고 가족의 화합을 바라는 조 명예회장의 마지막 뜻이다. ◇조현문은 복지재단 조현준·현상은 그룹 분할 부친의 유지는 형제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지난 7월 5일 조현문 전 부사장은 기자간담회를 열고 “선친이 물려주신 상속 재산을 전액 사회에 환원하겠다"며 “한 푼도 제 소유로 하지 않고 공익재단을 설립해 여기에 출연할 것"이라고 밝혔다. 지분을 활용한 경영권이나 지배구조 재편에의 영향력 등에는 관심이 없다는 얘기다. 이후 진행된 그룹의 재편에 조현문 전 부사장은 반대의사를 표하지 않았으며 이후 지난 14일 조현준 회장과 조현상 부회장 등 공동상속인들도 조현문 전 부사장의 공익재단 설립에 동의했다. 이에 대해 조현문 전 부사장도 “가족 간 화해의 물꼬를 트는 중대한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형제간 화해 무드 속에서 효성그룹의 지배구조 재편이 본격화되었다. 현재 ㈜효성은 조현준 회장이, 새롭게 설립된 HS효성은 조현상 부회장이 각각 맡아 독립 경영 체제를 구축하고 있다.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ITX, FMK, 효성TNS 등 주력 사업을 담당하고 있으며, HS효성은 효성첨단소재를 주축으로 효성인포메이션시스템(HIS), 효성홀딩스 USA, 효성토요타, 광주일보, 비나물류법인 등을 산하에 두고 있다. 지난 19일에는 조현상 부회장이 조현준 회장이 보유한 HS효성 보통주와 시간 외 대량매매 방식으로 주식을 교환해 HS효성의 최대주주가 되었다. 이로 인해 조현상 부회장은 HS효성의 지분 31.96%(119만882주)를 보유하게 되었고, 조현준 회장의 HS효성 지분은 23.12%(86만1411주)로 감소했다. 분할에 따른 독립경영을 완성하기 위한 지분 정리다. 향후 재계에서는 효성그룹이 보다 완전한 독립 경영 체제 구축과 공익재단 설립, 추가적인 계열 분리 및 지분 정리 등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9월 말로 예정된 상속세 신고를 앞두고 형제간 추가적인 합의가 이루어질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오랜 갈등을 극복하고 화합을 이루어낸 형제들의 모습은 그동안 한국 재계에서 보기 힘든 장면"이라며 “갈등의 아이콘이던 효성그룹이 이제 한국 재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SK네트웍스, 렌터카 매각 완료…“AI 투자하겠다”

SK네트웍스는 SK렌터카 지분 매각이 완료됐다고 20일 공시했다. 공시에 따르면 SK네트웍스는 지난 6월 보유 중인 SK렌터카 주식회사의 지분 100%를 카리나모빌리티서비시스(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 계열회사)에 양도하는 내용의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니다 매매대금은 8200억원이며, 20일 정산이 완료되면서 거래도 종결됐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SK렌터바 지분 매각으로 확보한 안정화된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미래 성장을 위한 AI 기반 사업모델 전환을 가속화하겠다"며 “구성원와 주주 등 이해관계자 가치도 지속적으로 높여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9년 자본잠식 OCI스페셜티, OCI홀딩스가 구원투수로

OCI홀딩스가 OCI스페셜티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주주들의 동의를 구하고 있다. OCI스페셜티는 폴리실리콘의 핵심 소재인 슬림로드(필라멘트)를 주로 생산하는 업체다. 태양광 산업의 부진으로 9년째 자본잠식 상태에 빠져있어 OCI홀딩스는 완전 자회사화를 통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설명이다. 19일 OCI홀딩스에 따르면 회사 측은 이미 보유하고 있는 OCI스페셜티의 78.07% 지분 외에 나머지 21.93%의 주식을 주당 146원의 현금으로 매입해 완전 자회사로 만드는 주식교환을 진행하고 있다. 20일부터 서면을 통해 OCI스페셜티와 진행하는 소규모 주식교환의 반대의사를 접수 중이다. 반대주주의 주식매수청구권은 부여되지 않지만, 발행주식총수의 100분의 20 이상이 반대할 경우 주식교환 안건은 폐기된다. 주식교환 안건은 순조롭게 진행되리라는 게 시장의 반응이다. 이번 작업으로 인한 재무적인 부담이 존재하긴 하지만 주주가 반대의사를 표할만큼 심각한 수준은 아니기 때문이다. OCI홀딩스가 OCI스페셜티를 완전자회사로 편입하기 위해 보유하지 않은 나머지 21.93%의 주식을 주당 146원의 현금으로 매입해야 한다. OCI스페셜티의 총 발행 주식 수는 1억9198만1831주이며, 이 중 21.93%는 약 4210만917주다. 따라서, 약 61억원 가량의 현금 유출이 발생한다. 지난 상반기 개별재무제표 기준 OCI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 자산은 약 4313억원으로 주식교환으로 인한 현금 유출 부담은 크지 않다. OCI홀딩스의 연결재무제표 기준 부채비율은 기존 61.93%로 주식 교환 이후 끼치는 영향도 미미해 재무 건전성을 유지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보인다. 약간의 재무적인 부담을 감수하면 완전 자회사 편입으로 장기적인 긍정적 효과를 기대할 만 하다는 게 OCI홀딩스 측의 설명이다. 경영 효율성 증가와 시너지 효과를 통해 두 회사 간의 자원과 역량을 통합하여 더 큰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는 얘기다. OCI홀딩스가 OCI스페셜티의 경영에 대한 완전한 통제력을 확보하면 의사결정의 신속성과 효율성을 높여 사업 정비와 재구조화가 더 빨라질 수 있다. 또 자회사의 수익이 모회사에 100% 반영되므로, 전체적인 재무 성과 개선에 기여할 수 있다. 이어 기술력과 생산 능력을 통합해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키울 수 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완전 자회사화는 단기적인 재무적 부담에도 불구하고, 장기적인 성장과 안정성을 위한 전략적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삼성-LG, 프리미엄 TV 시장서 치열한 ‘1위’ 경쟁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글로벌 TV 시장에서 프리미엄 제품을 중심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19일 삼성전자는 올해 상반기 글로벌 TV 시장에서 금액 기준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옴디아(Omdia)의 집계 결과다. 삼성전자 측은 성공 요인으로 AI TV와 Neo QLED, OLED 등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의 판매 전략에 있다고 설명했다. 집계 결과 2500달러 이상의 고가 시장에서 삼성전자 제품이 52.8%의 점유율을 기록했다. 또 1500달러 이상의 시장에서도 QLED TV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52.8%의 점유율을 유지했다. 75형 이상의 초대형 TV 시장에서는 29.6%의 점유율을 기록했으며, 98형 TV의 판매 증가로 80형 이상 초대형 시장에서도 33.5%의 점유율을 차지했다. 반면, LG전자는 올레드 TV 출하량 기준으로 전 세계 시장의 53%를 차지하며 1위를 기록했다. 역시 옴디아의 집계 결과다. LG전자는 AI 기술을 적용한 '올레드 에보(evo)'를 중심으로 다양한 폼팩터와 폭넓은 라인업을 제공하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대형 스포츠 이벤트와 글로벌 프리미엄 TV 수요의 반등으로 인해, 프리미엄 TV 시장 내 OLED TV의 매출 비중은 45%로 증가했다. 유럽 시장에서도 OLED TV의 매출 비중이 16.9%를 기록하며, 프리미엄 TV 시장에서의 입지를 강화했다. LG전자는 75형 이상의 초대형 올레드 TV 시장에서도 출하량 기준 58%의 점유율로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두 회사는 각각의 강점을 바탕으로 프리미엄 TV 시장에서 서로 다른 전략을 펼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다양한 프리미엄 제품군을 통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고 있으며, LG전자는 OLED 기술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시장에서의 리더십을 강화하고 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TV 산업의 혁신을 이끌어가는 양사의 경쟁 덕분에 소비자들은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받고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대기업 지배구조 재편 ‘국감行’ 티켓 되나

최근 대기업의 지배구조 재편과 관련하여 주주들과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해당 기업 총수가 국감장에 소환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특히 두산의 경우 야당은 물론 금융당국마저도 문제가 많다는 시각을 유지하고 있어 소환 가능성이 가장 높은 곳으로 언급된다. 그 밖에 SK와 한화 등도 정치권에서 주목하고 있다. ◇두산그룹 재편안, 정치권 '뜨거운 감자'로 18일 재계에 따르면 더불어민주당은 박정원 두산 회장을 국정감사 증인으로 소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최근 두산그룹이 진행 중인 지배구조 재편안으로 잡음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두산그룹은 두산밥캣과 두산에너빌리티, 두산로보틱스를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재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주요 내용은 두산밥캣의 모회사인 두산에너빌리티를 인적분할해 두 개로 쪼갠 뒤 두산밥캣의 지분을 보유하게 되는 비상장 신설법인을 두산로보틱스의 자회사로 만들 예정이다. 이후 두산로보틱스는 두산밥캣의 지분을 포괄적 교환을 통해 모두 확보해 결과적으로 두산밥캣을 상장폐지하는 게 두산그룹의 계획이다. 하지만 이 방안은 주주들의 거센 반발에 직면한 상태다. 기업을 쪼개고 합치는 과정에서 적용하는 합병·교환 비율에 문제가 많다는 입장이다. 가장 논란이 되는 것은 두산밥캣과 두산로보틱스의 비교다. 두 회사의 시가총액은 4조원대로 큰 차이가 없지만 문제는 수익성이다. 두산밥캣의 매출액은 두산로보틱스의 매출액보다 100배가 넘는다. 하지만 주식은 두산밥캣 1주가 두산로보틱스 0.63주로 교환하게 된다. 이에 정치권에서도 두산그룹에 대한 비난의 목소리가 높은 상태다. 김현정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일명 '두산밥캣 방지법'으로 불리는 법안 개정 작업도 진행하고 있다. 상장회사 간 합병 과정에서 주가뿐만 아니라 자산 가치, 수익 가치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투자자 이익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에서 합병가액을 결정하라는 게 개정안의 요지다. 박상혁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주주가 불공정한 합병 중단을 청구할 수 있는 '합병유지청구권'을 상법에 도입하는 내용의 개정안을 발의했다. 이에 대해 정치권과 재계에서는 두 의원이 속한 국회 정무위원회가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을 국감장에 불러낼 것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두산그룹의 재편안은 관련 주주총회가 열리는 오는 9월 25일이 분수령이며 국감은 10월에 열린다. 일정상 재편안의 결과가 주주들에게 불리하게 작용될 경우 가장 원성이 높을 시기에 국감이 열리는 셈이다. ◇SK·한화도 논란…국감 앞두고 긴장감 지배구조 재편과 그로 인한 주주들의 이익 침해 문제가 정치권과 재계의 화두로 떠오르면서 SK와 한화도 긴장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SK의 경우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 SK온을 지원하기 위한 여력을 마련하기 위해 SK E&S의 흡수를 시도 중이다. SK도 비율이 문제다. SK그룹은 SK이노베이션의 기업 가치를 약 10조8000억원으로 평가했다. 반면, 비상장사인 SK E&S는 약 6조2000억원으로 평가했다. 그 결과 합병비율은 거의 1:1 수준이다. 하지만 실제 두 회사의 수익성과 규모는 큰 차이가 난다. SK이노베이션의 지난해 매출은 77조2000억원, 영업이익은 1조2000억원 수준이지만, SK E&S는 지난해 매출 11조1600억원, 영업이익 1조3300억원에 불과하다. 자산규모는 SK이노베이션은 약 86조원, SK E&S는 약 19조원 수준이다. 한화는 이미 한차례 지배구조 재편을 위한 작업을 마무리했다. 한화에너지가 (주)한화의 보통주를 공개매수해 지분을 확대한 것이다. 하지만 많은 주주들이 공개매수 가격에 만족하지 못하고 한화의 미래가치에 더 큰 기대를 걸면서 목표 수량의 약 65%만을 모집하는 데 그쳤다. 특히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세 아들인 장남 김동관 부회장과 차남 김동원 한화생명 사장, 삼남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부사장이 한화에너지의 지분 100%를 나눠 보유 중인 상황에서 일반 주주들로서는 공개매수에 응할 매력이 크게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공개매수가 회사간 시너지가 아니라 승계를 위한 밑그림이라는 분석이 도출되기 때문이다. SK와 한화는 두산보다는 일반 주주들의 반발 정도가 약하지만 국회입장에서는 시각이 다를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경우 소액주주들의 입장을 강화하는 법안 통과를 위해 두산과 SK, 한화 모두 법안의 당위성을 위한 사례로 활용하기에 적합하다. 국민의힘 입장에서는 정부의 기업가치 제고 정책과 경제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기 위해서라도 해당 기업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한 재계 관계자는 “국감 소환 가능성 제기 자체가 해당 기업이 최근 진행 중인 지배구조 재편에 압박을 줄 수 있는 카드"라며 “일반 주주들의 권리 강화가 재계는 물론 정치권의 주요 화두로 떠오른 만큼 국감 증인 소환 가능성이 그 어느때보다 높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LG전자, AI 스타트업 집중 투자…SBVA ‘알파 인텔리전스 펀드’ 참여

LG전자가 인공지능(AI) 및 딥테크 기술 경쟁력 선점을 위해 혁신 스타트업 투자를 확대한다. 이를 통해 급변하는 혁신 기술 트렌드를 공유하고, 질적 성장을 이뤄 '스마트 라이프 솔루션' 기업 전환에 속도를 낸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벤처캐피탈 SBVA(옛 소프트뱅크벤처스)가 1억3000만달러(1800억원) 규모로 새롭게 결성한 '알파 인텔리전스 펀드'에 1000만달러(138억원)를 투자한다고 18일 밝혔다. 해당 펀드는 △AI △로보틱스 △딥테크 분야의 유망한 초기 스타트업 투자를 중심으로 운영되며, 연내 2차 클로징을 진행해 펀드 규모를 증액할 예정이다. 투자 기업이 유의미한 성과를 낼 수 있도록 글로벌 시장 진출의 교두보 역할도 강화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이번 투자를 통해 잠재력을 갖춘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전략적 투자 등 협력 기회를 늘려 미래 사업 기회를 모색할 계획이다. △플랫폼 기반 서비스 사업 △기업간거래(B2B) 등 신성장 동력을 위한 혁신 기술을 확보함으로써 모빌리티·비즈니스 공간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LG전자는 지난달 네덜란드 스마트홈 플랫폼 기업 '앳홈'을 인수하고 가전사업에 AI 기술을 결합한 'AI 홈'을 구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앳홈의 강점인 개방형 생태계와 연결성을 토대로 외부 연동 서비스를 확대하고, AI 가전과의 시너지를 통해 고객에게 다양하고 입체적인 공간 경험을 제공하겠다는 방침이다. 또 지난 3월에는 미국 실리콘밸리에 본사를 둔 AI 기반 자율주행 서비스로봇 스타트업인 '베어로보틱스'에 약 6000만달러(800억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자율주행 서비스 로봇을 활용해 스마트 물류창고·공급망 자동화 분야 협력을 강화하고, 서비스 로봇 시장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와 함께 2021년부터 북미 이노베이션센터(LG NOVA)를 통해 혁신 아이디어를 가진 글로벌 스타트업을 발굴·육성, 사업화를 지원하고 신사업 기회를 찾고 있다. LG NOVA는 디지털 헬스케어·클린 테크·AI 등 미래 산업의 지속가능한 성장·육성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유우진 LG전자 CSO부문 오픈이노베이션태스크 리더는 “적극적인 오픈 이노베이션 활동으로 기술 역량 확보 기회를 찾고, AI 밸류체인 내에서 회사 입지를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휴가인가 파업인가…전삼노에게 광복절이란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전삼노)가 광복절을 포함한 샌드위치 연휴 기간 동안 파업을 진행하며 사측을 압박하려는 전략을 펼치는 가운데 파업의 명분과 실효성에 대한 의문이 커지고 있다. 대화와 타협의 여지를 무시하고 의미없는 '힘싸움'에 나선다는 비판이 나온다. ◇연휴 중 게릴라성 파업, 실효성 논란 17일 삼성전자 등 재계에 따르면 전삼노는 광복절 샌드위치 연휴 기간(15~18일)을 맞아 게릴라성 파업을 진행 중이다. 지난 15일 광복절은 휴일 근로를 거부한 뒤, 이후 변형교대, 4조3교대, 자율출퇴근제 등 근무형태별로 파업 근태를 회사에 통보하거나 휴일 근로 거부에 나서자는 게 전삼노 지휘부의 파업 지침이다. 하지만 이에 대해 삼성전자 회사 측은 물론 노조 내부에서도 회의적인 반응이 나오는 중이다. 샌드위치 연휴라서 이미 많은 직원들이 연차를 사용해 휴일을 즐기는 상황에서 노동쟁의를 일이키는 것이 무슨 의미냐는 반응이 가장 많다. 심지어 연차를 쓰기 싫어서 파업이라는 이름을 빌어 휴가를 즐기는 거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실제 15~16일 중 진행되는 전삼노 측의 집회도 없다. ◇현대차와 대비되는 전삼노의 강경 노선 그동안 재계에서는 전삼노가 회사의 입장을 고려하지 않고 노동쟁의에 나선다는 우려를 나타내왔다. 대표적인 강성노조로 알려진 현대차 노조와 비교해도 이런 부분이 두드러진다는 우려다. 전삼노는 사측에 평균 임금 6.5% 인상과 성과급 제도 개선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평균 임금 인상률 5.1%를 제안하고, 일회성 여가 포인트 50만원 지급, 휴가 의무 사용 일수 축소 등을 제안했고 결국 협상이 결렬된 상태다. 반면 현대자동차의 경우 최근 노조와 사측의 입장이 조율되는 과정을 보여줬다. 현대차노조는 최근 회사 측에 기본급 15만9000원 인상을 요구했다. 이에 회사 측은 기본급 10만1000원 인상을 제안했고, 양측은 협상 끝에 기본급 11만2000원 인상안을 도출하면서 최근 6년 연속 무파업으로 임금 및 단체교섭을 마무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의 최근 실적을 비교해도 전삼노 주장은 설득력이 약하다. 현대차는 2023년에 전년 대비 각각 14.4%와 54% 증가한 매출과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의 해를 보냈다. 노조의 요구를 수용할 재정적인 여력이 있었다는 얘기다. 반면 삼성전자는 전년 대비 매출은 14.58%, 영업이익은 84.92% 감소한 지난해 실적을 받았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노조의 요구를 상당히 수용한 협상을 제시했지만 거부당한 것이다. ◇지속가능성 고려 부족한 압박 전략 이에 전삼노가 현실적인 대안을 제시하지도 못하면서, 출구 없는 전략으로 사측을 압박한다는 우려가 나온다. 노조는 노동자의 권리를 보호하는 동시에, 기업의 지속가능성도 동시에 고려해야 하는데 전삼노는 그런 수준에 이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한 재계관계자는 “현재 전삼노의 전략은 추구하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있어 한계가 있다"며 “노동쟁의의 본질은 노사 간의 대화와 타협을 통해 상호 이익을 도모하지만 한 쪽의 입장만 강경하다면 결과는 공멸이다"라고 지적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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