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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윤호 기자

안녕하세요 에너지경제 신문 김윤호 기자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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끝없는 ‘피싱 경보’…정부·IT업계, AI로 반격 나섰다

'임영웅 콘서트 티켓 예매', '주식 리딩방 초대'처럼 개인 관심사를 정조준한 스미싱부터,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를 흉내낸 딥보이스 보이스피싱까지. 갈수록 지능화되는 피싱 범죄에 정부와 정보기술(IT) 업계가 인공지능(AI) 기술로 맞서고 있다. 특히 AI 기반 탐지·차단 기술이 본격 도입되면서, 사전에 범죄를 식별해 피해를 막는 선제 대응 체계가 강화되는 모습이다. 10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에서 탐지된 스미싱 건수는 219만6469건으로, 2023년(50만3300건)보다 4.4배 증가했다. 단순한 사기 문자를 넘어 티켓 예매, 투자 정보 등 개인의 관심사를 자극하는 방식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이스피싱 피해도 심각하다. 금융감독원이 접수한 피해 금액은 지난해 9월 249억원에서 12월 610억원으로 급증했다. 3개월 만에 약 2.5배 늘어난 수치다. 1인당 평균 피해금액은 4100만원에 달했다. 스미싱은 문자메시지(SMS)에 악성 링크를 넣거나 앱 설치를 유도해 개인정보를 탈취하는 수법이며, 보이스피싱은 전화를 이용해 정부기관이나 금융기관을 사칭해 금전 피해를 유도하는 방식이다. 모두 포괄적 사이버 범죄인 '피싱'의 하위 유형으로 분류된다. 피싱 수법은 AI 기술을 악용하며 더욱 정교해지고 있다. 최근에는 가족이나 지인의 목소리를 흉내내는 '딥보이스(Deep Voice)', 영상과 얼굴을 합성하는 '딥페이크(Deepfake)' 등을 활용한 접근 방식도 포착됐다. 피해자가 실제 지인으로 오인하고 금융정보를 넘기는 사례가 늘고 있는 실정이다. 이 같은 추세에 대응해 주요 IT 기업들은 AI 기반 보안 기술을 속속 도입하고 있다. SK텔레콤은 AI 사이버보안 기술 '스캠뱅가드'를 기반으로, 이상거래 탐지 통합 서비스를 개발해 IBK기업은행 및 자사 AI 서비스 '에이닷'에 적용했다. 이 기술은 보이스피싱·스미싱 등 다양한 전자금융사기를 통합적으로 탐지·분석하는 역할을 한다. KT는 통화 내용을 실시간 분석해 보이스피싱 여부를 판단하는 'AI 보이스피싱 탐지·알림 서비스'를 상용화했다. 의심 통화가 감지되면 즉시 고객에게 주의 메시지를 보내 피해를 막는다. LG유플러스는 AI 기반 통화 에이전트 '익시오'를 통해 단말기 자체에서 보이스피싱을 감지하는 기술을 운영 중이다. 서버를 거치지 않아 반응 속도가 빠르고 보안성도 높다. 한컴위드는 숭실대학교와 협력해 딥보이스 탐지 및 음성 인증 기술 개발에 나서고 있다. 이 같은 기술의 효과는 실제 사례로도 입증되고 있다. IBK기업은행은 SK텔레콤의 이상탐지 솔루션을 정식 도입하기 전, 약 2주간의 사전 테스트에서 총 26건의 보이스피싱을 사전에 차단해 약 5억9000만원 상당의 금전 피해를 예방했다. 특히 실제 금융 거래가 일어나기 직전, AI가 이상 징후를 포착해 차단한 사례도 있었다. KT는 지난 1월 상용화한 탐지 서비스의 두 달간 운영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분석 가능한 보이스피싱 통화 1528건 중 90.3%의 정확도로 위협을 감지했다. 이 중 392건은 경찰청 보이스피싱 블랙리스트에 등록됐거나 검찰·경찰 사칭 사례로 확인됐다. KT는 정부 발표 기준 건당 피해액을 적용해 약 160억원 규모의 피해 예방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정부도 대응에 나섰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KISA는 지난 9일부터 스미싱 등 악성 문자를 발송 단계에서부터 탐지·차단하는 'X-ray 서비스'를 시범 운영 중이다. 기존에는 악성 문자가 유포된 후 수신자의 신고를 받아 조치하는 구조였다면, X-ray는 문자 발송 요청 시점에서 악성 여부를 판별해 전송 자체를 차단한다. 과기정통부 관계자는 “시범 운영을 통해 문제점을 점검하고, 향후 AI 기반으로 고도화할 가능성도 검토 중"이라며 “국민들이 스미싱에 대한 불안 없이 디지털 생활을 누릴 수 있도록 대응 체계를 지속적으로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정부와 민간이 AI 기술을 바탕으로 긴밀히 협력하면서, 고도화된 피싱 범죄에 맞서는 'AI 보안 방패'가 하나둘씩 구축되고 있다. 업계는 향후 AI 기반 대응 시스템이 확산되면 피싱 범죄의 확산 속도 역시 점차 둔화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기자의 눈] AI 가전의 시대, 소비자 마음은 어디에 있나

결혼 준비로 최근 가전제품에 유독 관심이 많아졌다. 냉장고, 에어컨, 세탁기,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까지 신혼집 곳곳을 어떻게 꾸밀지 상상하며 다양한 제품을 비교해봤다. 제조사별 스펙과 디자인, 가격을 꼼꼼히 따져가며 고르던 중 문득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수십 가지 모델을 살펴봤지만, 제품 선택 기준에 '인공지능(AI)'은 단 한 번도 들어가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자업계를 취재하는 기자로서 AI는 빠지지 않는 핵심 키워드다. 국내 주요 가전기업들은 AI를 제품 곳곳에 탑재해 혁신을 이루고 있다고 강조하고, 그 흐름은 해마다 업계 전략의 중심이 된다. 기자 시선으로 보면 'AI는 필수'처럼 보인다. 하지만 막상 소비자로 돌아서니 이야기는 달랐다. 현실에서는 AI보다 디자인, 가격, 브랜드 신뢰도 같은 요소가 더 중요했다. 기자일 땐 보이지 않던 간극이, 소비자가 되어보니 오히려 더 뚜렷하게 다가왔다. 물론 AI 기능이 무용하다는 뜻은 아니다. 예컨대 세탁기의 '자동 세제 투입', 에어컨의 '사용자 맞춤 온도 조절' 같은 기능은 분명 편리하다. 하지만 'AI를 넣었으니 혁신'이라는 전제는 소비자에게는 그리 설득력 있게 다가오지 않는다. 소비자 입장에서 AI는 여전히 '체감하기 어려운 기술'인 경우가 많다. 일상에서 크게 느껴지지 않다 보니, 구매 결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는 못한다. 그럼에도 기업들은 AI가 잘 팔린다고 항변한다. 전년 대비 AI 가전 판매가 몇 % 늘었다는 식의 자료를 앞다퉈 내놓는다. 하지만 현장의 이야기는 조금 다르다. 한 가전매장 관계자는 “어찌 보면 눈속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요즘엔 대부분 제품에 AI가 기본처럼 들어가 있어서, 소비자 입장에선 결국 이름만 다른 AI 가전들 사이에서 고를 수밖에 없다"며 “이러다 보니 자연스럽게 일반 가전보다 AI 제품의 판매 비중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디자인, 성능 등 전통적인 요소가 여전히 중요하다는 점은 글로벌 히트 제품들을 보면 알 수 있다. 다이슨의 무선청소기, 발뮤다의 토스터 등은 복잡한 AI 없이도 소비자에게 큰 인기를 끌었다. 강력한 흡입력, 직관적인 사용성, 감성적인 디자인 등 본질적인 가치를 얼마나 정교하게 구현했는지가 성공 요인이었다. AI는 분명 하나의 차별화 포인트다. 그러나 그것이 만능은 아니다. 기능을 추가하는 데 집중하기보다, 그 기능이 어떤 '가치'를 주는지가 더 중요하다. 기술을 소비자 삶과 연결시키는 진정성, 그리고 제품 본질에 대한 꾸준한 고민. 그것이 지금 가전 브랜드들이 되새겨야 할 지점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1인 가구 잡고 최대 매출 찍은 앳홈…“생활의 불편함 해결해 고속 성장할 것”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가전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든 홈 라이프스타일 솔루션 기업 앳홈이 창업 6년 만에 연매출 1150억원을 달성하며 생활가전 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공간 효율성과 사용 편의성을 앞세운 소형 음식물처리기, 미니 건조기 등이 1인 가구의 생활 불편을 해소하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탄 것이 주효했다. 앳홈은 소형 가전 브랜드 '미닉스'를 중심으로 미니 김치냉장고, 무선 청소기 등 제품군을 확장하는 한편,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톰'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오는 2028년까지 매출 6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앳홈은 9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미디어 콘퍼런스 '앳홈 넥스트, 2025'를 열고 창립 이후의 성과와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LED 마스크 사업으로 출발한 앳홈은 인구 구조 변화에 주목해 미닉스를 론칭하며 본격적인 생활가전 시장에 진입했다. 양정호 앳홈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대형화·프리미엄 중심의 가전 시장에서 소형·1인 가구용 가전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미닉스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2024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 가구 수는 782만9000가구로 전체의 35.5%를 차지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앳홈은 2023년 450억원이었던 매출을 1년 만에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1150억원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성장을 견인한 주역은 소형 음식물처리기 '미닉스 더 플렌더'다. 한 뼘 크기에 음식물 처리 기능을 충실히 담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1인 가구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판매량은 17만대를 돌파했다. 미니 건조기 역시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벽에 타공할 필요 없이 설치 가능한 구조로, 원룸·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공간에 특화된 점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앳홈은 단순한 '미니 가전' 기업을 넘어 '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양 대표는 “소형 가전이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일상 속 불편을 해결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런 점에서 미닉스의 확장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무선 청소기, 바디드라이어, 미니 김치냉장고 등 총 6종의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며, 제품군의 다양화와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뷰티 디바이스 사업도 본격 확대 중이다. 2023년 론칭한 뷰티 브랜드 '톰(TOMM)'은 첫해에만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빠르게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물방울 초음파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도 선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가정 내 피부 관리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앳홈은 '가전과 뷰티의 생활 밀착형 솔루션'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양 대표는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을 집에서 보내는 소비자에게 가전은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도구"라며 “미닉스는 주거 공간의 편의를, 톰은 피부 관리의 대중화를 목표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앳홈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 2024'에 참가하며 글로벌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가전 유통업체 '마레스(Mares)'와의 계약을 통해 유럽 수출을 시작했으며, 올해는 북미와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5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톰의 팝업 행사를 열고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욱 넓힐 예정이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품질 혁신도 병행 중이다. 앳홈은 자체 품질연구소 '랩홈'을 중심으로 제품 성능 및 내구성 개선은 물론, 글로벌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 테스트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장 자금 확보를 위한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손현욱 앳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로 다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2027년 상반기 프리IPO 라운드를 거쳐 이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LG, 프리미엄 TV 맞대결…HDR 표준 경쟁에 OLED 점유율 공방까지

프리미엄 TV 시장을 둘러싼 삼성전자와 LG전자의 기술 경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고화질 영상 기술인 HDR(High Dynamic Range) 표준화에서 양사의 대립 구도가 뚜렷해지는 가운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TV' 점유율을 놓고도 신경전이 이어지는 모습이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 경쟁은 점유율을 넘어 영상 기술의 표준 주도권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HDR 기술을 둘러싼 전략 차별화가 대표적이다. HDR은 화면의 밝고 어두운 부분을 세밀하게 표현해 보다 생생한 화질을 구현하는 기술로, 최근에는 TV뿐만 아니라 영화, 게임 등 콘텐츠 전반에서 핵심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삼성전자는 자체 개발한 개방형 포맷 'HDR10+' 생태계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HDR10+는 라이선스 비용이 없어 다양한 기기에서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범용성과 확장성이 강점이다. 삼성은 특히 상업적 로열티가 필요한 돌비비전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을 보여 왔으며, 자사 기술을 통해 HDR 표준을 선도하겠다는 전략을 고수하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전자는 국제 영상 압축 표준인 AV1 코덱 기반의 고화질 콘텐츠와 HDR10+를 결합해, 프리미엄 시청 경험을 제공하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최근 넷플릭스가 AV1 코덱을 통해 HDR10+ 콘텐츠를 제공한 사례는 이런 흐름을 보여준다. 반면 LG전자는 미국 영상·음향 전문기업 돌비(Dolby)의 '돌비비전'을 탑재해 고급 이미지 표현에 집중하고 있다. 돌비비전은 보다 정밀한 색상 표현과 밝기 조절 능력을 갖춰 영화, 드라마 등 고화질 콘텐츠 제작에 적합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돌비비전 생태계의 확장성도 LG전자의 강점 중 하나다. LG뿐 아니라 소니, 파나소닉, TCL 등 글로벌 제조사들이 돌비비전을 채택하고 있어 관련 콘텐츠와 기기 생태계가 넓다. LG전자는 여기에 입체 음향 기술인 '돌비 애트모스'도 함께 적용해, 프리미엄 화질과 음질을 모두 갖춘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LG전자 측은 “돌비비전은 제작자의 의도를 그대로 시청자에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이라며 “돌비 애트모스는 현장감 있는 몰입형 사운드를 제공한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현재 HDR10+ 도입 계획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HDR 표준을 둘러싼 경쟁과 함께, OLED TV 점유율을 놓고도 삼성과 LG간 신경전이 거세지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지난 7일 열린 'AI TV' 신제품 발표회에서 “자사 OLED TV 가운데 77인치 이상 모델의 국내 시장 점유율이 약 60%에 달한다"며 “대형 OLED 시장에서 국내는 물론 글로벌에서도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 발언은 지난해 같은 자리에서 “77인치 이상 초대형 OLED 시장에서는 이미 경쟁사(LG전자)를 앞섰다"고 강조한 데 이은 것으로, 당시에도 양사간 점유율 공방을 촉발시킨 바 있다. 삼성전자의 올해 발언은 OLED TV 경쟁 구도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핀 셈이다. 이에 대해 LG전자는 즉각 반박하고 나섰다. LG전자 관계자는 “삼성전자의 주장은 근거가 불분명한 시장 데이터를 기반으로 하고 있다"며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의 자료에 따르면, 1∼3월 기준 77인치 이상 OLED TV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점유율은 LG전자의 3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양사는 최근 OLED TV 시장의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다. OLED는 백라이트 없이 스스로 빛을 내는 구조로, 깊은 명암비와 얇은 디자인 구현이 가능해 프리미엄 TV 시장의 핵심 기술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특히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 속에서도 OLED 기반 프리미엄 라인은 수익성이 높은 '알짜 시장'으로 평가받는다. 업계에서는 OLED와 HDR 모두 프리미엄 TV 시장의 핵심 기술로, 양사간 경쟁이 장기적으로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OLED와 HDR은 단순한 디스플레이 기술을 넘어 브랜드를 구분 짓는 상징적인 요소"라며 “이제는 하드웨어 스펙 경쟁을 넘어, 콘텐츠 호환성과 생태계 확장 전략까지 아우르는 복합적 경쟁 구도가 펼쳐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T, 지니TV 콘텐츠 외부 유통 확대…OTT 통합 구도 속 ‘독자 노선’ 강화

KT가 자사 인터넷(IP)TV 플랫폼 '지니TV'에서만 제공하던 오리지널 콘텐츠를 외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플랫폼으로 유통하기 시작하면서 콘텐츠 유통 전략 전반을 재정비했다. 국내 OTT 시장이 티빙과 웨이브 중심의 통합 흐름에 접어든 가운데, KT는 차별화된 '콘텐츠 독립 노선'에 방점을 찍으며 자체 생태계 강화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7일 업계에 따르면 KT는 그동안 지니TV에서만 제공해온 오리지널 콘텐츠를 외부 OTT 플랫폼에도 순차적으로 공급하기로 했다. 폐쇄적인 독점 구조에서 벗어나 지식재산권(IP)의 확장성과 브랜드 노출을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지난 3월 전혜진·조민수 주연의 '라이딩 인생'을 지니TV와 티빙에서 동시에 무료 VOD로 공개한 데 이어, 이날 김민호·김동준 주연의 '신병3'도 동일한 방식으로 선보였다. 오는 5월에는 강하늘·고민시 주연의 '당신의 맛'을 넷플릭스에서도 동시 공개해, 플랫폼 다변화를 본격화할 계획이다. KT는 이 같은 전략을 바탕으로 콘텐츠 브랜드 슬로건 '어디서나 만날지니'를 선포, 지니TV 오리지널의 정체성과 인지도를 강화하고 있다. 동시에 웰메이드 콘텐츠 제작사로서 위상을 높여 종합 미디어 플랫폼 사업자로 도약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종수 KT 미디어전략본부장(상무)은 “KT 오리지널 콘텐츠를 더 많은 시청자가 경험할 수 있도록 유통 전략을 개편했다"며 “국내외 다양한 OTT와 협력해 시장을 확대하고, 지속적인 차별화 콘텐츠로 KT의 콘텐츠 영향력을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업계는 KT의 이번 유통 전략 변화가 티빙·웨이브 통합 구도와 거리를 두려는 신호로 보고 있다. 현재 CJ ENM과 SK스퀘어는 각각 보유한 OTT 플랫폼인 티빙과 웨이브를 통합해 국내 최대 규모의 OTT 서비스를 출범시키려 하고 있다. 이는 글로벌 OTT 강자인 넷플릭스에 맞서 경쟁력을 확보하려는 전략적 시도다. 하지만 합병은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티빙의 2대 주주인 KT스튜디오지니가 아직 합병안에 대한 공식적인 찬성 의사를 밝히지 않았기 때문이다. KT는 “유료방송 시장에 미치는 영향을 면밀히 검토 중"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재까지 합의서에 서명하지 않은 유일한 주체도 KT스튜디오지니다. KT스튜디오지니는 최근 실적 악화를 겪으며 콘텐츠 유통 전략 조정에 대한 압박을 받아왔다.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7% 감소한 4511억원,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74% 급감했다. 외부 OTT 유통 확대는 실적 회복과 브랜드 노출 극대화를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업계에선 KT가 자사 플랫폼만으로는 콘텐츠 수익 모델에 한계가 있다는 판단 아래, 외부 플랫폼과의 협력을 통해 유통 기반을 넓히는 동시에 OTT 통합 구도와는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려는 전략을 택한 것으로 보고 있다. KT의 전략 변화는 OTT 통합 지형에도 적잖은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KT가 끝내 합병안에 동의하지 않을 경우, 티빙·웨이브 통합 일정은 추가 지연이 불가피하다. 콘텐츠 투자 효율성과 규모의 경제를 노리는 CJ ENM과 SK스퀘어의 전략에도 제동이 걸릴 수 있다. 현재 국내 OTT 플랫폼은 글로벌 공룡과의 격차가 점점 벌어지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지난달 넷플릭스의 월간활성이용자수(MAU)는 1409만명으로 전월 대비 64만명 증가했다. 이는 2023년 초 '더 글로리' 이후 최고치로, 최근 공개된 오리지널 드라마 '폭싹 속았수다'의 흥행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반면 티빙과 웨이브의 MAU는 각각 705만명, 426만명에 머물며 넷플릭스와의 격차는 확대되는 추세다. 통합 OTT를 통한 콘텐츠 투자 여력 확보와 시너지 창출이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콘텐츠 업계 관계자는 “국내 OTT가 글로벌 공룡들과 경쟁하려면 단순한 사용자 수를 넘어선 콘텐츠 품질과 볼륨이 필요하다"며 “합병 지연이 장기화될 경우, 국내 OTT 전체가 경쟁에서 더 불리한 위치에 놓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1분기 역대 최대 매출액…영업익은 소폭 감소

LG전자가 1분기 기준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전망치를 소폭 하회했다. LG전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액 22조7447억원, 영업이익 1조2590억원을 기록했다고 7일 공시했다. 이는 전년 대비 각각 7.8% 증가하고 5.7% 감소한 수치다. 1분기 기준 매출만 놓고 보면 역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지난해 올린 1분기 역대 최대 매출(21조959억원)을 경신한 것이다. 다만 컨센서스를 상회할 것이라는 전망과 달리 영업이익은 소폭 감소했다. 앞서 다수 증권사들은 LG전자의 1분기 영업이익을 1조3000억원대로 전망한 바 있다. LG전자는 “경기침체 등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이어졌지만 기존 주력 사업의 안정적인 성장에 더해 B2B와 구독, 웹(web)OS 등 비하드웨어(Non-HW), 소비자직접거래(D2C) 등으로 대표되는 '질적 성장' 영역이 전사 최대 매출액 달성을 이끌었다"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국내 게임판 새 판짜기…‘2강·1중·2약’ 체제 굳혀졌다

국내 게임업계의 선두권 지형도가 빠르게 재편되고 있다. 넥슨과 크래프톤이 역대급 실적을 기록하며 시장을 주도하는 가운데, 넷마블은 점진적인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반면 엔씨소프트(엔씨)와 카카오게임즈(카겜)는 부진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이 올해까지 이어지면서 게임업계는 '2강(넥슨·크래프톤)·1중(넷마블)·2약(엔씨·카카오게임즈)' 체제로 굳어지는 양상이다. 6일 게임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넥슨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1296억원, 영업이익 3275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각각 전년 동기 대비 13%, 21% 증가한 수치다. 크래프톤도 매출 7816억원, 영업이익 3740억원을 거둘 것으로 보인다.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7%, 20% 늘어난다. 넷마블은 견조한 실적 개선세를 나타내고 있다.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한 6140억원, 영업이익은 743% 증가한 311억원으로 추정된다. 반면 엔씨는 매출 3708억원, 영업이익 127억원으로 각각 7%, 51% 감소할 전망이다. 카겜은 52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이 예상된다. 매출은 34% 줄어든 1628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넥슨은 매출 기준, 크래프톤은 영업이익 기준으로 국내 게임업계 1위를 지켰고, 넷마블이 그 뒤를 이었다. 엔씨와 카겜은 실적 악화 속에 중하위권으로 밀려났다. 이번 실적 구도는 작년 흐름과도 유사하다. 넥슨은 지난해 매출 4조91억원을 기록하며 국내 게임사 최초로 '연매출 4조원' 시대를 열었다. 크래프톤은 연간 영업이익 1조1825억원으로 '1조 클럽'에 가입했다. 넷마블은 2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 2156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반면 엔씨는 1092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며 상장 이후 첫 연간 적자를 기록했고, 카겜은 전년 대비 91% 급감한 65억원의 영업이익에 그쳤다. 게임사 간 실적 희비는 지식재산권(IP) 성패에 따라 갈렸다. 넥슨은 '던전앤파이터 모바일'과 '메이플스토리' 등의 안정적인 인기에 힘입었고, 크래프톤은 'PUBG: 배틀그라운드(이하 배그)'가 글로벌 흥행을 이어갔다. 특히 배그는 3월 8주년 기념 업데이트 이후 스팀에서 일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130만명을 돌파하며 2019년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넷마블은 지난달 20일 출시한 'RF 온라인 넥스트'가 구글플레이·앱스토어 양대 마켓에서 1위를 차지하며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출시 일주일 넘게 구글플레이 매출 상위권을 유지하며 초기 흥행에도 성공했다. 엔씨와 카카오게임즈는 대형 신작의 부재와 기존 게임들의 노후화로 실적 회복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서는 현 '2강·1중·2약' 구도가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기존 흥행작의 꾸준한 수익과 더불어 신작 성과까지 더해지며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하고 있다. 크래프톤이 지난달 스팀에 얼리 액세스(앞서 해보기)로 출시한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 '인조이'는 일주일 만에 누적 판매량 100만장을 넘겼다. 이는 크래프톤 게임 중 가장 빠른 판매 기록이다. 넥슨도 '퍼스트 버서커: 카잔', '마비노기 모바일' 등의 신작 흥행이 순항 중이다. 특히 출시 지연으로 우려가 컸던 마비노기 모바일은 출시 직후 입소문을 타며 구글플레이 매출 4위, 앱스토어 2위를 기록하는 등 흥행 초반 분위기가 긍정적이다. 넷마블은 수익구조 개선이 실적 반등을 견인하고 있다. 앱 마켓 수수료 30% 대신 자체 PC 런처에서 결제 시 약 7.5%의 수수료만 발생해, 수익성이 큰 폭으로 향상됐다. 이에 따라 최근 3개 분기 연속 깜짝 실적을 기록했으며, 올해 총 9종의 신작 출시가 예정돼 있어 실적 개선세가 지속될 전망이다. 엔씨와 카겜은 신작을 통해 반등을 노리고 있지만, 시장의 기대치는 높지 않다. 엔씨는 올해 루트슈터 장르 'LLL'을 선보일 예정이다. 그러나 성공 가능성에 대한 의구심도 제기된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출시할 게임은 장기간 공들여 개발해온 만큼 완성도에 대한 우려는 적지만, 기존에 없던 장르에 도전한 만큼 시행착오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며 “높아진 이용자 눈높이와 신작 시도가 줄어든 게임업계 흐름을 감안하면 흥행을 낙관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카카오게임즈는 핵심 기대작 '프로젝트Q' 출시를 기존 3분기에서 4분기로 연기했다. '프로젝트C', '프로젝트S'도 각각 출시 시점이 늦춰졌다. 대형 신작 부재가 장기화되면서 실적 회복이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디스플레이 ‘슬림폰·폴더블폰’으로 실적 반등 노린다

지난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든 삼성디스플레이가 '슬림폰'과 '폴더블폰'을 앞세워 실적 반등을 꾀한다. 글로벌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경쟁을 강화하면서 디스플레이 패널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며,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를 통해 수익성 개선을 모색할 전망이다. 3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삼성디스플레이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9조1357억원, 3조6801억원으로 전년 대비 5.9%, 33.1% 감소했다. 정보기술(IT) 기기 수요 감소로 인한 수출 둔화가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지난해 8월부터 12월까지 디스플레이 수출이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삼성디스플레이가 주도하던 스마트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시장에서 중국 BOE의 약진도 실적 부진의 원인으로 꼽힌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지난해 스마트폰 OLED 패널 출하량 기준으로 BOE가 2억200만장을 출하하며 삼성디스플레이(2억100만장)를 소폭 앞질렀다. 비보, 오포, 아너 등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자국산 부품 비중을 늘리면서 BOE의 점유율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된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와 애플이 신제품 라인업을 다변화하며 삼성디스플레이에게 기회가 찾아올 전망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들 제조사의 신제품에 패널을 독점 공급하면서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은 올해 각각 '갤럭시S25 엣지'와 '아이폰17 에어(가칭)'라는 슬림형 스마트폰을 출시할 예정이다. 스마트폰 디자인 변화가 제한적이었던 최근 몇 년간의 흐름과 달리, 두께를 줄인 새로운 모델을 통해 시장 공략에 나선 것이다. 두 제품에는 '저온다결정산화물(LTPO) OLED' 패널이 적용되며, 삼성디스플레이가 전량 공급할 예정이다. LTPO OLED는 전력 소모를 줄이면서도 높은 해상도를 구현할 수 있어 프리미엄 스마트폰에 주로 사용되는 기술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해 글로벌 LTPO OLED 시장에서 전체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차지하며 업계를 선도하고 있다. 한 업계 관계자는 “삼성디스플레이는 스마트폰 OLED 패널 사업을 가장 먼저 시작한 만큼, LTPO OLED 기술에서도 경쟁사 대비 우위를 보인다"며 “오랜 기간 다양한 고객사와 신뢰 관계를 구축한 것도 강점"이라고 말했다. 폴더블(접는) 스마트폰 시장의 확장도 삼성디스플레이에 기회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전자는 올해 하반기 '갤럭시Z 폴드7'과 '갤럭시Z 플립7'에 더해, 화면을 두 번 접는 트리플 폴드폰 '갤럭시G 폴드'도 선보일 계획이다. 삼성전자가 트리플 폴드폰을 출시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이달부터 갤럭시Z 폴드7용 OLED 패널 양산을 시작하며, 이후 플립 및 트리플 폴드 모델용 패널도 순차적으로 생산할 예정이다. 특히 애플이 내년 말 폴더블 아이폰을 출시할 것으로 전망되면서 삼성디스플레이에 중장기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업계에서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애플의 폴더블 패널을 독점 공급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김소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삼성디스플레이는 2019년 삼성전자 폴더블 스마트폰용 패널을 처음으로 공급한 이후 6년간 독점 공급을 이어왔다"며 “수천만 대의 폴더블 패널 양산 경험을 가진 업체는 삼성디스플레이가 사실상 유일하기 때문에, 향후 약 3년간 애플의 폴더블 패널도 독점 공급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게임사 손잡은 전자업계…‘이유 있는 동맹’

전자업계와 게임사의 협력이 점점 확대되고 있다. 제품 홍보를 통한 판매 확대가 필요한 전자업계와 신작 게임의 성공적 흥행을 원하는 게임사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지면서다. 2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최근 크래프톤과 파트너십을 맺고, 크래프톤의 신작 게임 '인조이'에 자사 TV 제품을 등장시킨다. 지난달 28일 얼리 억세스(앞서 해보기) 버전으로 출시된 '인조이'는 '심즈'와 같은 인생 시뮬레이션 게임으로, 유저가 가상 캐릭터를 생성해 직업을 선택하고 집을 꾸미는 등 다양한 생활을 체험할 수 있다. 이번 협업을 통해 게임 내에서는 △97인치 올레드 TV '올레드 에보(G5)' △이동식 스크린 '스탠바이미' △휴대용 스크린 '스탠바이미 고(Go)' △공간 인테리어 TV '올레드 오브제 컬렉션 포제' △벤더블(화면을 구부렸다 펼 수 있는) TV '올레드 플렉스' 등이 구현된다. 이를 통해 유저들은 가상 환경에서 실제 LG전자 제품을 경험할 수 있다. 삼성전자도 올해 초 넥슨 및 넥슨의 자회사 네오플과 협업을 발표했다. 삼성의 '오디세이 3D' 게이밍 모니터를 활용해 넥슨의 하드코어 액션 역할수행게임(RPG) 신작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하 카잔)'을 3D로 구현하는 기술 개발 협력에 나선 것. '오디세이 3D'는 별도의 3D 안경 없이도 입체적인 화면을 제공하는 게이밍 모니터로, 3D와 2D 그래픽 간 화면 전환이 가능하다. 이를 활용하면 '카잔'의 몰입도가 크게 향상될 것으로 기대된다. 전자업계가 게임사와의 협력을 강화하는 이유는 제품 홍보 효과 때문이다. LG전자는 TCL, 하이센스, 샤오미 등 중국 제조사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TV 판매를 확대하는 가운데, 차별화된 마케팅 전략이 필요하다. 게임 속에서 자연스럽게 제품을 노출하면 유저들이 가상 경험을 바탕으로 실제 구매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삼성전자의 경우 '카잔' 내에서 오디세이 3D가 직접적으로 노출되지는 않지만, 게임의 3D 몰입감을 온전히 경험하려면 해당 모니터가 필요하다. 따라서 게이밍 유저들의 제품 교체 수요를 자극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게이밍 모니터 시장은 높은 성장 잠재력을 지닌 분야다. 시장조사업체 밸류에이츠 리포트에 따르면, 글로벌 게이밍 모니터 시장 규모는 2023년 65억달러(약 9조5300억원)에서 연평균 14.9% 성장해 2030년 174억달러(약 25조5100억원)에 이를 전망이다. 이에 따라 전자업계는 게이밍 기기 시장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게임사와의 협업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 게임사 입장에서도 협업을 통해 게임의 사실감과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 '인조이'와 '카잔'은 출시 이후 글로벌 PC 게임 플랫폼 스팀 글로벌 10위권에 오르는 등 초기 흥행에 성공했지만, 게임 시장은 트렌드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장기적인 흥행이 쉽지 않다. 실제 제품을 게임 내에 구현하면 이용자들에게 현실감 있는 플레이 경험을 제공할 수 있으며, 3D 기술을 접목하면 몰입감이 더욱 높아진다. 이를 통해 유저들이 장기간 게임을 지속적으로 이용할 가능성이 커진다. 한 업계 관계자는 “게임 플레이 경험 향상과 제품 판매 확대라는 측면에서 전자업계와 게임사의 협력은 '윈윈' 전략으로 평가된다"며 “앞으로도 이러한 협업 사례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작년 육아휴직 사용자 4892명…100대 기업 중 1위

지난해 삼성전자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5000명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액 기준 국내 100대 기업 중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가장 많았다. 육아휴직 사용률에서는 롯데쇼핑이 80%로 1위였다. 2일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매출액 기준 100대 기업 중 육아지원제도를 공시한 기업 83곳을 대상으로 육아휴직 사용자 수와 사용률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의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4892명으로 조사 대상 중 1위였다. 이어 기업은행(1391명)과 LG디스플레이(1299명), 한국전력공사(1004명), 한국수력원자력(758명), SK하이닉스(756명), 현대자동차(639명), 국민은행(562명), 대한항공(547명), LG전자(534명) 등의 순이었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가장 적은 기업은 두산밥캣이다. 두산밥캣의 육아휴직 사용자 수는 지난해 5명을 기록했다. 2022년에는 1명, 2023년에는 3명이었다. 이어 SK인천석유화학(6명), 포스코인터내셔널(10명), SK지오센트릭(11명), 현대위아(13명) 등의 순으로 육아휴직 사용자 수가 적었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자가 전년 대비 가장 많이 증가한 기업도 삼성전자(422명↑)였다. 이어 한전(280명↑), CJ제일제당(86명↑), 우리은행(75명↑), LG에너지솔루션(71명↑), 한수원(52명↑), 현대건설(33명↑), CJ대한통운(32명↑), 현대해상(31명↑), SK온(27명↑) 등의 순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 1위 기업은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의 지난해 육아휴직 사용률은 80.0%를 기록했다. 이어 △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77.3%) △한국스탠다드차타드은행(72.9%) △기업은행(64.5%) △SK네트웍스(61.0%) △삼성생명(59.8%) △하나은행(59.6%) △우리은행(53.2%) △신한은행(52.8%) △한화생명(50.8%) 등의 순으로 육아휴직 사용률이 높았다. 반면 육아휴직 사용률이 가장 낮은 곳은 SK에코플랜트였다. SK에코플랜트의 육아휴직 사용률은 2022년 1.0%, 2023년 1.0%, 2024년 1.2%로 3년 연속 한 자릿수를 기록했다. 한온시스템(4.2%)과 현대건설(6.7%), 현대엔지니어링(7.0%), 포스코이앤씨(7.6%), 한화에어로스페이스(8.9%), 에쓰오일(9.8%) 등도 육아휴직 사용률이 낮았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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