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 노트북' 시대가 도래했다. 삼성전자, 에이수스, 레노버 등 주요 정보기술(IT) 제조사들은 관련 제품을 속속 선보이며 시장 선점 경쟁에 돌입한 상태다. 삼성전자는 제품 라인업을 늘리는 한편 차별화된 기능을 앞세워 글로벌 제조사보다 먼저 시장 주도권을 잡는다는 계획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AI 노트북이란 신경망처리장치(NPU)가 탑재된 노트북을 의미한다. NPU는 AI 연산을 효율적으로 처리하기 위해 설계된 특수 프로세서로, 기존의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 처리장치(GPU)보다 빠르고 효율적인 에너지 관리를 통해 AI 연산을 가능하게 한다. 현재 삼성전자뿐만 아니라 레노버, 에이수스, 에이서, HP, DELL 등의 글로벌 제조사들은 AI 노트북을 시장에 하나둘 선보이고 있다. 관련 시장 전망이 밝다는 점에서 해당 시장을 잡기 위한 행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전체 노트북 시장 내 AI 노트북 침투율은 매년 증가해 오는 2029년 80%에 이를 전망이다. 노트북 기준 국내에선 압도적인 시장 점유율을 보유하고 있으나 글로벌 존재감은 미미한 삼성전자 입장에서 AI 노트북 시장 선점이 절실한 이유다. 삼성전자는 우선 다양한 제품 라인업을 갖춰 소비자 선택지를 넓힌다는 계획이다. 이 같은 의지는 최근 열린 신제품 공개 행사에서 밝혔다. 12일 삼성전자는 '삼성 강남'에서 미디어 브리핑 행사를 통해 AI 노트북 신제품 '갤럭시 북5 프로'를 선보였다. 앞서 올 초 '갤럭시 북4' 시리즈를 통해 AI 노트북 시대의 포문을 연 삼성전자는 지난 10월 '갤럭시 북5 프로 360'도 출시하며 올해 들어서 3종의 제품 라인업을 갖췄다. 신제품 공개 행사에 참석한 이민철 삼성전자 모바일 경험(MX) 사업부 갤럭시 에코 비즈 팀장(상무)은 “삼성전자는 갤럭시 북5 프로를 비롯해 다양한 AI 노트북 라인업을 앞세워 한국 시장뿐만 아니라 글로벌 시장에서도 존재감을 키울 것"이라고 말했다. 차별화된 AI 기능 적용도 눈에 띈다. 갤럭시 북5 프로에는 갤럭시 AI 기반의 'AI 셀렉트' 기능이 적용됐다. AI 셀렉트는 영상 속 궁금한 이미지나 텍스트가 있을 경우 별도 검색어 입력 없이 터치스크린에 원을 그리거나 드래그해 빠르게 검색할 수 있는 기능이다. 웹 검색, 쇼핑, 콘텐츠 감상 등 검색이 필요한 여러 상황에서 활용 가능하다. 사용자는 검색한 이미지 내 텍스트만 따로 복사해 문서 작업에 활용할 수 있고, 화면의 QR코드에 원을 그리기만 하면 URL을 실행할 수 있다. 이민철 팀장은 “AI 셀렉트는 삼성 자체 기술로 개발한 차별화된 기능"이라고 언급하며 “삼성전자는 스마트폰에서 '갤럭시 AI'로 시장을 선점한 경험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 자체 기술을 발전시켜서 AI 기능을 더 많이 탑재해 AI 노트북 시장을 개척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삼성 AI 노트북의 또 다른 강점은 갤럭시 모바일과의 연결 경험이다. 사용자는 갤럭시 스마트폰 또는 태블릿과 연결해 사진, 문서, 파일을 간편하게 공유할 수 있는 '퀵 쉐어', PC 화면을 태블릿에 확장하거나 복제해 듀얼 모니터로 활용할 수 있는 '세컨드 스크린' 기능 등을 사용할 수 있다. 또한 실시간 통역 등 스마트폰에서 지원되는 갤럭시 AI의 다양한 기능을 노트북에서 즐길 수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갤럭시 스마트폰과의 연결로 스마트폰 내 AI 기능을 노트북에서 활용 가능한 점이 강점이자 차별화 포인트"라며 “이러한 경험은 소비자들에게 긍정적인 요소로 다가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