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금리 하락에 따라 은행 정기 예·적금 매력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주식 등 다른 투자처를 찾기 위한 대기성 자금이 늘어나고 있다. 하루만 돈을 맡겨도 이자를 주는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은행권 파킹통장은 한도, 신규 가입 등 일정 조건을 만족하면 연 3%대까지 금리를 주고 있다. 10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47조8882억원으로, 한 달 새 33조6226억원(5.5%) 늘었다. 전월에 23조5536억원(4.0%) 늘었던 것보다 10조 이상 증가 폭이 더 컸다. 요구불예금 잔액은 지난 1월 약 26조원 감소했다가 2월과 3월 큰 폭으로 증가했다. 반면 정기 예적금 잔액은 지난달 감소했다. 5대 은행의 정기 예금 잔액은 873조3761억원으로 전월 대비 12조8740억원(1.5%) 줄었다. 정기 예금은 올 들어 지난 2월까지 증가세를 보였으나 지난달 감소 전환했다. 정기 적금 잔액은 31조372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 2월 13조2671억원(28.5%) 감소한 데 이어 지난달에도 1조8478억원(5.6%) 줄었다. 지난달 청년도약계좌 대규모 만기 도래로 적립식예금 이탈이 늘어났다고 은행권은 설명했다. 청년도약계좌 만기 자금이 다시 정기예금으로 유치되기도 했으나, 아직 투자처를 찾지 못한 자금은 요구불예금에 적립돼 머물러 있다. 시중은행 정기 예적금 금리가 하락하고 있는 반면 주식, 가상자산 등 다른 투자처의 매력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현재 은행권에서 1년 만기 단리 기준 가장 높은 금리를 주는 상품은 Sh수협은행의 헤이(Hey) 정기예금으로, 연 3.65%의 기본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 상품 금리는 전월 취급 평균 금리(연 3.72%)에 비해서도 0.07%포인트(p) 낮아졌다. 이에 따라 자유롭게 돈을 넣고 뺄 수 있는 파킹통장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데, 은행권에서는 일정 조건을 만족할 경우 파킹통장에 최대 연 3%대의 금리를 주고 있다. 먼저 광주은행의 365파킹통장은 예치금이 1000만원 이하일 경우 연 3.0%, 1000만원 초과 1억원 이하일 경우 연 2.0%의 금리를 제공한다. 이 이상은 0.01%의 금리를 준다. 이 통장은 예금 가입일 직전 6개월 동안 광주은행의 입출금이 자유로운 예금 계좌 보유 이력과 거래 이력이 없을 경우에 가입이 가능하다. 전북은행의 씨드모아통장은 이벤트 기간인 오는 5월 31일까지 전북은행 첫 거래 고객을 대상으로 3개월 간 우대금리 최대 0.6%p를 제공해 최고 연 3.4%의 금리를 준다. 한도 기준은 없다. 하나은행은 급여를 이체 받으면 200만원 한도에서 최고 연 3.0%의 금리를 제공하는 달달 하나 통장을 지난달 출시해 판매하고 있다. 기본금리 연 0.1%에 전월 급여 이체 실적이 있으면 연 1.9%의 우대금리를 적용한다. 여기에 오는 12월 31일까지 가입한 선착순 30만명에게 가입 후 1년 동안 연 1.0%의 특별 우대금리를 제공한다. SC제일은행은 오는 30일까지 영업점에서 일복리저축예금(MMDA)에 3000만원 이상(최대 20억원 이내) 가입하는 첫 거래 고객에 최장 60일 간 매일 최고 연 3.5%의 특별금리 혜택을 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총 모집한도는 1000억원으로, 해당 한도가 소진되면 이벤트가 종료된다. 특별금리 제공 기간 중 예금 잔액 3000만원 이상을 유지해야 이벤트 금리를 받을 수 있다. 한편 은행권의 파킹통장 금리도 낮아지고 있는 분위기다. 케이뱅크의 생활통장은 300만원 이하 금액을 예치했을 때 연 3.0%의 금리를 제공했는데, 9일 기준 1.0%p 낮은 연 2.0%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300만원 초과 금액에는 기존대로 연 0.1%의 금리를 적용한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