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뱅크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가운데 토스뱅크가 케이뱅크의 자리를 넘보고 있다. 인터넷은행의 판도 변화 속에서 현대해상이 참여하는 유뱅크(U-Bank) 컨소시엄도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장을 내밀면서 인터넷은행 경쟁이 점입가경으로 치닫을 전망이다. 12일 은행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는 지난해 3549억원의 순이익을 내며 역대 최대 실적을 거뒀다. 충당금, 상생금융 지원 등의 영향에 시중은행들의 순이익이 주춤했던 분위기 속에서 카카오뱅크는 전년 대비 34.9% 순이익이 늘어나면서 성장 가도를 달렸다. 카카오뱅크는 대출 자산 확대를 통한 이자이익 확대로 성장세가 두드러졌다. 특히 주택담보대출 대환대출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카카오뱅크의 주담대 잔액은 9조1000억원으로, 전년(1조2000억원) 대비 7조9000억원(7.6배) 늘었는데, 지난해 주담액의 약 50%가 대환 목적으로 나타났다. 시중은행 대비 카카오뱅크의 금리가 낮아 대출 수요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인터넷은행은 오프라인 영업점 등이 없어 비용을 줄이고 대출 금리를 낮게 제공하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독보적인 성장세가 두드러진 가운데 케이뱅크와 토스뱅크의 경쟁도 흥미진진해지고 있다. 케이뱅크는 국내 제1호 인터넷은행으로 2017년 4월부터 영업을 시작했는데, 2021년 10월 출범한 토스뱅크가 빠른 속도로 뒤쫓고 있다. 순이익 규모를 보면 케이뱅크는 지난해 3분기 충당금 등의 여파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 가까이 줄어든 132억원의 순이익을 내는 데 그쳤다. 반면 토스뱅크는 지난해 3분기, 출범 2년 만에 첫 분기 흑자를 기록하며 올해 첫 연간 흑자의 기대감을 키웠다. 세부적으로 보면 지난해 말 기준 수신 잔액은 토스뱅크가 케이뱅크를 넘어선 상태다. 토스뱅크는 23조6000억원, 케이뱅크는 19조600억원이다. 여신 잔액은 케이뱅크 13조8400억원, 토스뱅크 12조3500억원, 고객 수는 케이뱅크 953만명, 토스뱅크 900만명으로 케이뱅크가 앞서고 있지만 출범일을 기준으로 보면 토스뱅크의 성장 속도가 더욱 가파르다. 공교롭게도 토스뱅크의 지주사격인 토스와 케이뱅크의 기업공개(IPO)도 동시에 추진되고 있어 기업가치에 대한 평가에서도 보이지 않는 기싸움이 벌어지고 있다. 토스가 플랫폼 기업으로 은행, 증권, 페이 등을 모두 아우르고 있어 기업 가치에 대한 평가는 케이뱅크보다 높을 수밖에 없지만, 케이뱅크도 제 몸값을 받아내야 자존심을 지킬 수 있다. 현재 토스는 15조~20조원의 몸값을 예상하고 있는데, 케이뱅크는 5조원 이상을 기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여기에 제4인터넷은행도 가시화되고 있어 인터넷은행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삼쩜삼(자비스앤빌런스)뱅크, 소소뱅크, KCD(한국신용데이터)뱅크가 제4인터넷은행에 도전할 것이란 소식이 전해졌지만, 대주주 적격성 심사 등 금융당국 인가의 문턱을 넘기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하지만 지난 5일 현대해상과 삼쩜삼을 비롯해 렌딧, 루닛, 트래블월렛 등이 손을 잡고 구성한 U-Bank 컨소시엄이 등장하며 제4인터넷은행의 탄생 기대감을 키웠다. 그동안 인터넷은행 설립에 꾸준히 문을 두드려온 현대해상이 참여하면서 자본력에 대한 우려를 한층 덜어냈다는 평가다. 은행권 한 관계자는 “인터넷은행 도전자들은 자본 조달능력, IT(정보기술) 보안 기술력 등 인증 관련 역량이 갖춰졌는지를 증명하는 것이 제일 첫 과제"라며 “새로운 인터넷은행이 탄생하면 자리를 잡는 데까지는 시간이 걸리겠지만, 고객들 입장에서는 선택지가 많아지고 경쟁자들도 건전한 경쟁자가 나타나는 셈이라 건전한 성장을 함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