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국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이 취약차주를 중심으로 크게 증가했다.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들은 적극적인 채무 재조정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 한국은행의 제언이다. 한은이 26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은 2022년 2분기 말 0.50%에서 올해 1분기 말 1.52%로 약 3배 수준으로 높아졌다. 특히 자영업자 중 다중 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취약차주 연체율이 급상승해 올해 1분기 말 10.21%까지 올랐다. 자영업자 취약차주 수 비중은 12.7%로 가계(6.4%)의 두 배에 가까웠다. 한은은 전체 자영업자 대출 중 개인사업자 대출을 보유한 차주의 가계대출을 뺀 순수 개인사업자 대출 연체율도 과거 금리 상승기와 비교해 상승세가 가팔라졌다고 평가했다. 대출금리 상승 폭이 상대적으로 컸고, 서비스업 경기가 2022년 하반기 이후 위축된 점이 배경으로 작용했다. 개인사업자의 주된 담보대출 대상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이 부진했던 점도 연체율 상승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서평석 한은 금융안정기획부장은 “금융시스템에서 가장 취약한 부분 중 하나가 자영업자"라며 “현재 연체율 수준이 아주 높지는 않지만, 상승 속도가 빠른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최근 가계대출과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이 나란히 상승한 것은 평균 연체액보다 연체 차주 수가 늘었기 때문으로 분석됐다. 가계의 1인당 평균 연체액은 2022년 2분기 말 2700만원에서 올해 1분기 말 3400만원으로, 자영업자는 1억400만원에서 1억2200만원으로 각각 증가했다. 같은 기간 연체 차주 수 비중은 가계가 1.72%에서 2.31%로, 자영업자가 1.57%에서 4.20%로 크게 확대됐다. 한은은 “당분간 자영업자를 중심으로 연체율 상승 압력이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며 “금융당국은 채무 상환 능력이 크게 떨어졌거나 회생 가능성이 없는 자영업자에 대해 새출발기금 등을 통한 채무 재조정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이어 "가계와 자영업자 차주의 재무 건전성 변화가 금융기관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모니터링도 강화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