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사들이 하반기 기업가치 제고 방안인 밸류업 계획을 발표할 예정이다. 신한금융지주와 우리금융지주가 구체적인 밸류업 내용을 보여준 만큼 이를 참고한 밸류업 내용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특히 주주가치 확대를 위해서는 보통주자본(CET1)비율 관리가 중요하기 때문에 CET1을 확대하기 위한 자본관리 방안 등에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금융지주사인 BNK·JB금융지주와 시중은행 전환을 한 DGB금융지주는 하반기에 밸류업 계획을 공개할 예정이다. DGB금융은 이달 이사회에서 결정할 예정이며, BNK금융은 7월 이사회 논의 후 해당 계획을 수립해 10월 공시할 계획이라고 예고했다. JB금융도 연내 발표를 앞두고 있지만 아직 구체적인 시점은 정해지지 않았다. 앞서 상반기 실적 발표 당시 시중 금융지주사 중 신한·우리금융이 파격적인 밸류업 계획을 발표했다. 목표 자기자본이익률(ROE), CET1비율, 총주주환원율 등을 구체적으로 정하고 세부 내용을 달성하는 시점까지 제시하면서 은행주 성장의 기대감을 키웠다. 신한·우리금융은 공통적으로 ROE 10%, CET1비율 13%, 총 주주환원율 50%를 목표치로 제시했다. 여기에 신한금융은 2027년까지 주식 수 5000만주를 감축해 주당 가치를 높이기로 했다. 우리금융은 상반기 말 12.04% 수준인 CET1비율을 2025년까지 12.5%로 조기 달성한다는 중간 계획을 세웠다. 두 금융지주사의 밸류업 내용은 다른 금융지주사들의 바로미터가 될 수밖에 없다. 시장에 현실 가능한 수치를 제시한 셈이라 비슷한 수준의 밸류업 내용이 포함되지 않는다면 시장의 호응을 받지 못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밸류업 계획에는 수익성 개선, 위험가중자산(RWA) 관리로 CET1비율을 일정한 수준으로 관리하고 점차적으로 주주환원을 확대하는 내용이 포함되는 것이 핵심이다. CET1비율은 보통주자본에 위험가중자산을 나눠 구한다. 시중 금융지주사들은 목표 CET1비율을 13%로 제시하고 있는데, 지방금융의 경우 시중 금융지주사들과 자본비율 등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어 이를 어떻게 관리할 지가 관건이다. BNK금융의 경우 상반기 말 기준 CET1비율은 12.16%, ROE는 9.45%를 기록했다. 수익성이 좋아지며 전년 동기에 비해서는 지표들이 개선됐지만,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충당금 부담에서 아직 자유롭지 않아 자본비율 개선에 제약이 있는 상황이다. DGB금융의 CET1비율은 11.21%, ROE는 5.08%에 그쳤다. PF 리스크에 따라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하며 상반기 순이익이 반토막으로 쪼그라들었다. 이에 BNK금융은 상반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장기 목표 CET1비율(13.5%)을 낮출 수 있다는 점을 시사했다. CET1비율 상승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중간 목표 CET1비율을 설정해 총주주환원율 50% 달성에 보다 적극적으로 나설 수 있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DGB금융은 컨퍼런스콜에서 연내 PF 리스크를 마무리하고 비은행 계열사들의 위험가중자산을 효율적으로 관리해 질적 성장을 도모하겠다고 했다. 단 DGB금융 또한 충당금 부담이 지속되고 있고, iM뱅크(예 DGB대구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이 자본비율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상황이다. DGB금융은 목표 CET1비율을 12%로 제시하고 있는데 도달 시점은 3~4년 후로 예상하고 있다. 두 금융지주사와 달리 JB금융은 높은 수익성이 주목받으며 밸류업 기대감을 받고 있다. JB금융의 상반기 말 기준 CET1비율은 12.51%이다. 특히 ROE는 14.7%로 금융지주 중에서도 가장 높다. KB·신한·하나·우리금융 등 4대 금융의 평균 ROE는 10.7% 수준이다. JB금융은 지방금융지주 최초로 분기배당을 실시하고, 자사주 매입·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정책을 적극적으로 펼치며 이미 시장에서 밸류업 기대감이 가장 큰 금융지주로 꼽히고 있다. 김기홍 JB금융 회장은 컨퍼런스콜에서 “CET1비율 13% 달성이 언제 가능한 지는 예측하기 어렵다"면서도 “13%가 되기 전에 주주환원을 상당히 올릴 수 있다"고 말했다. 김은갑 키움증권 연구원은 “JB금융의 ROE 연말 전망치가 12%를 상회하여 은행주 중 최고이며, 6년 연속 10% 이상의 ROE 달성이 가능할 것"이라며 “높은 ROE를 바탕으로 한 자본비율 상승과 주주친화정책 강화가 지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