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와 기업, 시민단체가 22일 '지구의 날'을 맞아 오는 28일까지를 기후위기를 알리는 기후변화주간으로 정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촉구한다. 기후변화주간 중인 23일에는 시민과 기후행동 활동가들이 정부가 기후변화에 적극 대응하지 않아 기본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는 '기후소송'의 첫 헌법재판소 공개변론도 열린다. 활동가들은 정부가 홍보성 기후행사를 알리는 걸 넘어 온실가스 감축목표를 지금보다 강화하고 이행해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환경부는 지구의 날을 맞아 이날부터 28일까지 '2024년 기후변화주간'을 운영한다. 올해 기후변화주간 주제는 '우리의 탄소중립 생활실천, 오히려 좋아!'로 정해졌다. 이번 기후변화주간에 기업이 탄소중립 실천 공익활동에 참여한다. 씨제이(CJ)제일제당과 빙그레는 자사의 제품 포장재에 기후변화 주간 주제문을 새긴다. LG전자, 넷마블, 샘표, 종근당홀딩스, 한국남동발전에서는 자사의 사회관계망서비스에 탄소중립 생활실천 정보 등을 게시해 기후변화주간 공익활동에 동참한다. 네이버의 공익활동 서비스인 '해피빈 굿액션'에서는 생활실천 문제 맞추기, 나만의 실천방법 작성하기에 참여하면 기후취약계층을 지원하는 기부 활동에 동참할 수 있다. 전국 곳곳에서 지자체, 시민사회 등이 주도하는 기념행사가 열린다. 지구의 날인 4월 22일 오후 8시부터는 10분간 지구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전국에서 조명을 동시에 끄는 소등 행사가 열린다. 정부청사(서울, 과천, 세종) 등 공공기관을 비롯해 전국 공동주택(아파트), 기업건물(우리은행 등) 및 지역 명소(숭례문, 부산 광안대교, 수원화성 등)도 참여한다. 산림청은 '산림이 살아야 지구가 산다'를 주제로 산림정화 활동, 백두대간 사랑 나무심기, 심포지엄 등 행사를 시작한다. 이날 경상북도 문경시 백두대간 하늘재에서 지역주민 등 200여 명이 참여해 멸종위기에 처한 우리나라 고유 고산 수종인 구상나무 500그루를 심는다. 26일까지 지방산림청과 전국 시·도가 합동으로 산림 내 쓰레기 수거 등 산림정화 활동과 함께 산불예방, 병해충 예찰 등 산림보호 캠페인을 추진한다. 사단법인 소비자기후행동은 남산 백범광장에서 '플라스틱 오염으로부터 지구를 구하자'라는 주제로 버려진 플라스틱과 의류를 활용해 플라스틱 패션쇼를 진행했다. 한화진 환경부 장관은 “기후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사회 각계각층의 적극적인 참여와 실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현재 정부의 기후위기 대응 과정이 미흡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지난 2020년 청소년기후행동 활동가 19명은 정부의 기후대응이 소극적이라고 문제 삼으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다. 이후 시민기후소송, 아기기후소송, 탄소중립기본계획소송이 헌법재판소에 접수됐다. 이 4개 사건을 병합해 오는 23일 헌재에서 첫 변론이 열리는 것이다. 심판 대상은 기후 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녹색성장 기본법과 시행령, 국가 기본계획 등에서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를 '2030년까지 2018년 배출량 대비 40%로 줄이는 것'으로 설정한 부분이다. 청구인들은 탄소중립기본법 시행령 등이 미래 세대에게 '안정된 기후에서 살 권리'를 비롯한 헌법상 환경권, 생명권, 건강권, 행복추구권 등 기본권 침해가 발생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정부의 온실가스 감축목표가 기후과학과 국제법이 요구하는 산업혁명 이후 1.5도 온도 상승 제한 목표에 현저히 부합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부는 “녹색성장법과 탄소중립기본법을 통해 다양한 정책을 실행하고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 노력해왔으므로 국가의 기본권보호의무를 위반했다고 볼 수 없다"는 입장인 것으로 전해진다. 전문가 참고인으로는 조천호 전 국립기상과학원장과 박덕영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청구인 측으로, 안영환 숙명여대 기후환경에너지학과 교수와 유연철 전 외교부 기후변화대사가 정부 측 변론인으로 출석한다. 헌재는 5월까지 두 차례 공개 변론을 열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