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내실을 다지고 외형을 확장하며 '경제단체 맏형'이라는 제모습을 찾아가고 있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한경협은 지난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KFI타워에서 이사회를 열고 포스코, 아모레퍼시픽 등 회원가입을 신청한 기업의 신규 회원사 가입 안건을 의결했다. 이번에 새 회원사로 이름을 올린 곳은 20개사다. 고려제강, 동성케미컬, 동아일렉콤, 롯데벤처스, 매일유업, 삼구아이앤씨, 삼표시멘트,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LIG, 웅진, 위메이드, 케이이씨, KG모빌리티, 한국생산성본부, 한미사이언스, 한미약품, 휠라홀딩스 등이다. 다양한 업종이 신규 가입 신청을 한 가운데 게임 업체(위메이드)가 한경협에 처음 합류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로써 한경협 회원사는 모두 427개사로 늘었다. 2017년 국정농단 사태로 당시 전경련에서 탈퇴한 삼성과 SK, 현대차, LG 등 4대 그룹이 지난해 재가입한 데 이어 이번 새 회원사 확보로 한경협은 외연을 더 확장하게 됐다. 이들 4대 그룹은 한경협이 작년 8월 산하 연구조직이었던 한국경제연구원을 흡수 통합하면서 자연스럽게 한경협에 승계됐다. 한경협은 앞으로 제조업 중심 기업뿐 아니라 정보기술(IT), 엔터테인먼트, 게임, 핀테크 기업들을 상대로도 새 회원사 모집에 적극 나선다는 방침이다. 한경협은 이사회에 이어 제63회 정기총회를 개최하고 '2024년 5대 중점사업'도 발표했다. 불확실한 대내외 경영환경 타개를 위해 올해 중점사업으로 법·제도 선진화, 회원 서비스 강화, 글로벌 협력 강화, 기업가 정신 확산, 지속가능 성장동력 확보 등 5대 주제를 선정했다. 류진 회장은 이날 총회 개회사에서 “올해 국내외 경제가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이런 때일수록 우리 기업인들 역할이 중요하다"며 “한경협도 경제·산업정책 비전과 대안을 제시하며 우리 경제의 구조개혁과 대한민국의 도약을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약속했다. 류 회장은 특히 회원사를 위한 한경협 뉴스레터, 한경협 글로벌 브리프, ESG Bulletin, FKI 매거진 등 경제정책 동향 공유와 정보제공의 확대, 교육 서비스 혜택 강화 및 각종 행사참여 확대 등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한경협은 '미르·K스포츠 재단 사태'로 4대그룹 등이 탈퇴하면서 '재계 경제단체 맏형' 지위를 사실상 잃었다. 이전 정부에서는 경제단체로 인정조차 받지 못할 정도로 수모를 겪기도 했다. 다만 이번 정부 들어 윤석열 대통령의 방일·방미 동행 경제사절단 구성을 주도하는 등 조용히 존재감을 키워가기 시작했다. 이후 작년 3월에는 일본 게이단렌(일본경제단체연합회)과 미래 파트너십 기금 창설을 발표하며 외연을 확장했다. 같은 해 5월에는 조직혁신안을 내놓으며 이름도 전국경제인연합회에서 한경협으로 바꿨다. 류 회장은 작년 12월 열린 한경협 출범 100일 기념 간담회 자리에서 “한미일 파트너십을 구축해 공급망 공조 등 3국의 경제동맹을 이끌겠다"고 선언했다. 한경협은 향후 한국 한경협, 미국 상공회의소, 일본 게이단렌이 공동 주관하는 '한미일 비즈니스 서밋'을 만들어 정례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류 회장은 또 올해 신년사를 통해 “심상사성(心想事成)의 정신으로 한국경제의 글로벌 도약이라는 목표를 향해 기업과 정부, 국민 여러분과 함께 뛰겠다"고 밝혔다. 심상사성은 '마음이 간절히 원하면 반드시 이뤄진다'는 의미를 지닌 성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