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의 늪에 빠졌던 탄소배출권 상장지수펀드(ETF)가 최근 반등하고 있어 관심이 집중된다. 증권가에서는 전 세계 각국이 탈탄소 기조를 이어가고 있고, 탄소배출권 거래 시장 활성화 정책을 펴고 있는 만큼 점차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S&P(H)'의 1개월 수익률은 12.10% 상승했다. 지난해 10월 1일부터 2월23일까지 38.46% 하락했지만, 최근 일부 회복한 셈이다. 해당 상품은 해당 종목은 영국 ICE선물시장에 상장된 유럽 탄소배출권인 EUA 선물가격 움직임을 나타내는 지수인 S&P EU 배출권 지수(S&P)를 추종한다. 이 지수는 유럽 탄소배출권 12월물 가격을 90%를 담고 있다. 매년 11월 5번째 영업일부터 시작해서 9번째 영업일까지 5일간 매일 20% 동일 비율로 익년 12월 선물로 교체해 운용한다. 삼성자산운용의 'KODEX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H)' ETF도 한 달 새 11.57% 상승했다. 그러나 여전히 3개월 수익률은 -22.76%에 달한다. 이 ETF는 ICE선물거래소에 상장된 유럽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한다. 매년 9월과 10월, 11월의 각 첫 15영업일 동안 각 월마다 3분의 1씩 익년 12월물로 교체해 운용한다. 이 밖에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과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의 1개월 수익률도 각각 6.40% 6.48%다. 두 종목의 3개월 수익률은 -13.63%, -13.29%다. 'HANARO 글로벌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과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ICE(합성)의 기초지수는 ICE Global Carbon Futures Index다. 유럽 탄소배출권, 캘리포니아 탄소배출권, 미국 북동부 탄소배출권 등 다양한 국가의 탄소배출권 선물에 투자한 성과를 추종한다. 환헤지를 하지 않아 투자 대상 환율변동에 노출된다는 것은 유의해야한다. SOL 유럽탄소배출권선물인버스ICE(H)의 1개월 수익률은 -11.52%다. 3개월 수익률은 25.98%다. 이 ETF는 유럽 탄소배출권 가격이 하락할 때 ETF 주당 가격이 상승하는 상품이다. 지난해부터 탄소배출권 ETF가 부진했던 이유는 천연가스 가격이 급락하면서 국내외 탄소배출권 수요가 줄어든 영향을 받은 것으로 풀이된다. 또 경기 부진과 전력 수요 감소, 배출권 거래수요 감소 탓도 있다. 탄소배출권은 기업이 이산화탄소, 메탄, 아산화질소, 과불화탄소, 수소불화탄소, 육불화황 등 6대 온실가스를 배출할 수 있는 권리다. 정부는 매년 기업별 탄소배출 허용량을 설정하고, 이에 맞게 탄소배출권을 지급한다. 각 기업은 일정 기간 발생한 탄소배출량이 할당량보다 많으면 그만큼 탄소배출권을 사들여야 한다. 실제 탄소배출권 시장의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는 유럽 탄소배출권 12월물 가격은 전일 기준 63.5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작년 2월 21일 기록한 장 중 최고가(101.25달러) 대비 37.75달러나 떨어졌다. 다만, 최근 천연가스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면서 탄소배출권 값도 상승하는 중이다. 이에 따라 관련 ETF들도 수익률을 일부 회복했다. 증권가에서는 탄소배출권 시장에 대한 관심이 점차 높아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이번 조정은 경기둔화와 전쟁 등으로 인한 단기 조정에 불과하단 평가다. 또 정부가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를 위한 상품 출시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투자심리도 점차 자극할 만한 요소가 될 것이란 설명이다. 올해와 내년에는 각각 국내 탄소배출권 상장지수증권(ETN)과 ETF가 출시될 예정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기침체 등으로 당분간 탄소배출권 사업이 어려울 순 있지만, 중장기적 투자가치를 주목해볼 필요가 있다"며 “2026년 유럽연합의 탄소국경조정제도 시행과 정부의 국내 탄소배출권 시장 활성화 정책 등 전세계 각국의 탄소중립 추진 의지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시장규모와 자산가격의 상승이 지속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