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건설주가 주택경기 회복세와 저PBR(주가순자산비율) 열풍에 반등세를 보여왔지만, 증권가의 반응은 싸늘하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와 실적 부진 등 개별 종목 주가 상승 동력이 여전히 부족한 만큼 보수적인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고 평가했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HDC현대산업개발은 올해 들어 39.83% 상승했다. 이 기간 외국인과 기관은 HDC현대산업개발 주식을 각각 513억원, 317억원 순매수했다. GS건설과 DL이앤씨도 올 들어 각각 8.28%, 4.96%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은 GS건설과 DL이앤씨 주식을 각각 113억원, 96억원 순매수했다. 기관은 올해만 DL이앤씨를 178억원 사들였다. 건설주는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 발표와 동시에 '저 PBR(주가순자산비율) 테마주'로 묶인 영향이다. 실제 현대건설과 GS건설, 대우건설, HDC현대산업개발, DL이앤씨 등 주요 건설사 5곳의 PBR 평균은 0.4~0.5% 수준이다. DL이앤씨의 PBR은 0.37배다. 지난해 8월 이후 계속 감소한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은 5개월 만에 증가세로 돌아섰다. 1월 전국 주택 매매거래량(신고일 기준)은 4만3033건으로 지난해 12월(3만8036건)보다 13.1% 증가했다. 주택 매매거래량은 지난해 8월 5만1000여건 수준이었으나, 9월 4만9000여건, 10월 4만7000여건, 11월 4만5000여건, 12월 3만8000여건으로 지속 감소했었다. 다만, 최근 건설주는 그간의 상승폭을 반납하고 있는 모습이다. 실제 DL이앤씨와 HDC현대산업개발, GS건설, 대우건설은 지난 1일 각각 4.64%, 2.60%, 1.60%, 1.12%씩 하락했다. 이는 작년 4분기 실적 발표 이후 올해 실적에 대한 부정적인 증권가 의견이 나온 영향이다. DL이앤씨는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 대비 3.6% 하락한 2조3365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887억원으로 26.3% 축소됐다. 이는 시장 기대치를 20% 이상 밑도는 수준이었다. GS건설도 지난해 4분기 3885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건설주의 회복 재료였던 해외 수주도 둔화하고 있다. 지난해 11월 기준 국내 건설 수주액은 12조8000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감소했다. 공공 부문은 올랐지만, 민간 부문이 빠르게 감소하면서 전체적인 실적을 끌어내렸다. 미분양분도 해결되지 않았다는 점도 건설주 투심을 위축시키는 이유다. 지난 1월 말 기준 전국의 미분양 주택 수는 총 6만3755가구로 집계됐다. 전월(6만2489가구)보다 1266가구(2.0%) 증가한 규모다. 미분양은 지난해 3월 이후 9개월 연속 감소하다가 지난해 12월 증가세로 돌아섰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건설주는 미분양에 따른 비용 반영으로 추정치 하향 여지가 남아있어 매수를 추천할만할 종목이 없다"며 “업황이 여전히 좋지 않은데다, 1월 말~2월 초 건설업 대형사 실적 발표 후 삼성엔지니어링을 제외한 대부분의 올해 이익 추정치가 하향된 점도 부담"이라고 말했다. 건설주는 오는 4월 10일 총선 전까지는 보수적 관점에서 관망세를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신동현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대출금리의 상승세도 멈췄고 매매거래량과 신규분양도 전년 동기 대비 증가했지만, 아직은 건설주에 대한 보수적인 접근을 추천한다"며 “금리 레벨 자체가 구조적으로 올라와 있는 상황에서는 시장의 수급보다 정부 정책의 영향력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총선 이후 부동산 정책의 방향에 의해 건설주 향방이 결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윤하늘 기자 yhn7704@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