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은 14일 기득권 세력의 정치적 반대 때문에 개혁 과제 추진이 어렵다고 토로하며 노동·의료 등 4대 개혁에 대한 의지를 강하게 나타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서울고용복지플러스센터에서 열린 25번째 '국민과 함께하는 민생토론회'에서 “우리 정부는 추상적인 어떤 무슨 경제 슬로건이 아니고 교육 개혁, 노동 개혁, 연금 개혁, 의료 개혁이라는 이 4가지 개혁을 추진하고 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제가 제 임기 동안 반드시 문제를 짚고 넘어가야 되겠다, 그냥은 안 되겠다고 하는 것이 바로 이런 개혁인데, 이 개혁은 근본적으로 우리 국민들을 더 안정하게 살게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이 개혁이라고 하는 것은 지금 같은 세상에서는 적을 많이 만드는 일"이라며 “왜냐하면 개혁을 하게 되면 결국 많은 국민들에게 이롭지만, 또 누군가는 어떤 기득권을 뺏긴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이로움을 누리게 되는 사람들은 거기에 대해서 별로 인식을 못 하고, 조금씩 나아지는 걸 잘 못 느끼지만 뭔가를 빼앗기는 쪽에서는 정말 정권 퇴진 운동을 하게 되는 것"이라며 “그래서 정말 어떤 개혁을 해 나간다는 것이 대단히 어렵다"고 토로했다. 의료 개혁에 대한 의료계의 반발이 이어지고, 여당이 4·10 총선에서 참패한 후에는 야권에서 특검법 등을 고리로 대통령 탄핵론이 언급되는 가운데 이에 대한 심경을 간접적으로 밝힌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국민을 위해 개혁을 관철하겠다는 의지도 재차 강조했다. 이날 윤 대통령은 “민생토론회 시즌 2를 시작하겠다"며 지난 3월 26일 충북 청주에서 열린 토론회 이후 49일 만에 토론회를 재개했다. 윤 대통령은 4·10 총선 직전인 3월 말 민생토론회를 중단한 뒤로 한 달 반 가까이 토론회를 열지 않았다. 진한 남색 정장에 연두색 넥타이 차림의 윤 대통령은 이날 토론회장에 입장해 참석자들과 인사를 나눈 후 곧장 모두발언을 시작했다. 과거 민생토론회에서 늘 진행했던 국민의례는 이번 토론회 순서에서 빠졌다. 윤 대통령 발언 이후 곧바로 이어졌던 소관 부처 장관 발표도 이번 토론회에서는 사라졌다. 대신 윤 대통령이 발언을 마친 후 카페 근로자, 증권사 비정규직 근로자, 건설 현장 안전 관리 근로자, 아이돌 가수 출신 페인트공 등 다양한 시민들이 먼저 발언을 이어갔다. 남편과 함께 배달 일을 하다 계단에서 넘어져 산재를 당한 한 근로자는 윤 대통령을 향해 “배달 근로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호소하며 울먹였다. 윤 대통령은 양손을 모아 시민들의 말을 경청하며 메모를 하기도 했다. 윤 대통령을 제외한 대통령실 관계자나 정부 관계자들은 노타이 차림으로 토론회에 참석했다. 윤 대통령은 마무리 발언에서도 시민 발언을 하나하나 거론하며 개선 방안을 주문했다. 윤 대통령은 즉석에서 발언을 이어가며 노동 법원 설치, 적극적 노동시장 정책 등도 지시하면서 “점심도 거르고 (토론회를) 더 계속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윤수현·전지성 기자 ysh@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