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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에너지 안보 위기를 기회로…재생에너지 전환 신속하게”

이재명 대통령이 이란 공습으로 닥친 에너지 안보 위기를 기회로 삼아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신속하게 할 것을 주문했다. 특히 송전망 부족 문제와 함께 지역별 전기요금제 도입 필요성을 직접 언급하며 전력 수급 구조를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이 대통령은 5일 청와대에서 주재한 임시 국무회의에서 “국제유가 문제나 원유 조달 문제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수 있는 일"이라며 “이 기회를 살려 재생에너지로의 전환을 신속하게 대대적으로 하는 게 어떨까 싶다"고 밝혔다. 그는 “우리나라도 이제 화석연료 의존도를 최대한 내리고 재생에너지 비중을 높여야 하는데 실제로는 쉽지가 않은 상태"라며 “송전망 부족으로 서남해안 쪽에 재생에너지 생산 여력이 있는데 제대로 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남 등 지역에서 수도권과 산업단지로 전력을 보내기 위한 송전망 건설이 주민 반발과 인허가 지연 등으로 수년째 지체되면서 전력계통 포화 문제가 반복되고 있다. 이 때문에 재생에너지 발전소가 송전망에 제때 연결되지 못하거나 가동중단(출력제한)을 받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에 이 대통령은 “송전망 확충을 신속하게 해야 되는데 근본적인 과제는 지산지소 원칙에 따라 에너지가 생산되는 지역에서 소비하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며 “산업이 에너지가 많은 지역으로 옮겨갈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는 전국 어디서 전기를 사용하더라도 동일한 요금을 낸다. 그러나 전력을 장거리로 송전할 경우 송전망 건설비용이 발생한다는 점에서 수도권 등에서는 더 많은 전기요금을 내야 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현재 수도권 등 전력수요가 집중된 지역의 전기요금은 상대적으로 높이고 지역의 낮추는 지역별요금제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기후부는 이를 통해 전력 다소비 산업이 전력 생산지 인근으로 이동하도록 유도한다는 구상이다. 이 대통령은 “원칙대로 송전비용을 포함해서 비싼 지역은 비싸게 제대로 가격을 책정해야겠다고 생각된다"며 “이 위기를 기회로 빨리 전환하느냐에 따라 경쟁의 판도가 바뀐다. 신속하게 에너지 전환을 해나가야 한다"고 지시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수원 신임 사장 이르면 다음주 확정…“한전 소송 및 공기업 통합 능력 고려”

한국수력원자력 신임 사장 선임이 이르면 다음주에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인선의 핵심은 한전과의 소송 중재 및 전력공기업 통합을 얼마나 원활하게 이끌 것인가에 맞춰져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5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한수원 사장 선임 절차는 다음주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 심의를 거쳐 최종 결정될 전망이다. 선임이 결정되면 18~19일경 취임이 예상된다. 현재 사장 최종 후보군에는 5인이 올라 있다. 한수원 출신 4명과 한전 출신 1명이다. 이 가운데 한전 경영부사장 출신인 김회천 전 한국남동발전 사장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한전과 한수원 간 UAE 바라카 원전 관련 분쟁이 정부 권고로 정리 국면에 들어간 상황과 향후 전력공기업 구조 개편과 해외 원전사업 체계 정비까지 고려했을 때 김 전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지난 2월 제29차 적극행정위원회를 통해 한수원이 한전을 상대로 제기한 영국 런던국제중재법원(LCIA) 중재를 대한상사중재원(KCAB)으로 이관하도록 권고했다. 양 기관이 정기 협의체를 구성해 합의 방안을 지속 논의하라는 내용도 포함됐다. UAE 바라카 원전 사업에서는 건설 일정 지연으로 인해 추가 인건비와 역무 수행 비용 정산 문제가 발생했다. 한수원은 운영지원용역(OSS) 계약에 따라 공기 지연에 따른 비용과 추가 역무 수행 비용을 한전에 청구했으나 협의가 이뤄지지 않자 지난해 LCIA에 중재를 신청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정부가 중재기관을 국내로 이관하도록 권고한 것은 공공기관 간 국제 분쟁 장기화를 막고 원전 기술 유출 우려를 줄이기 위한 조치로 보고 있다. 이 같은 상황을 감안하면 한수원 사장 인선이 '원전 기술 전문가'보다 '조정·경영형 리더'에 무게가 실릴 가능성이 제기된다. 특히 정부는 전력산업 구조 개편과 발전 공기업 통합까지 추진하고 있어 전력 공기업 간 조정 능력도 이번 인선의 핵심 사안으로 꼽히고 있다. 일각에서는 이재명 정부도 차기 원자로인 소형모듈원전(SMR) 실증로 건설을 확정한 만큼 기술 전문가형을 선임할 가능성도 제기되지만, 2038년 준공 목표인 만큼 중점 고려사안은 아니다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UAE 원전 정산 문제를 포함해 한전과 한수원 간 이해관계를 정리해야 할 현안이 많은 상황"이라며 “원전 기술 전문가보다는 조정 능력과 경영 경험을 갖춘 인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항공 탄소중립의 함정… 정부 계획엔 CORSIA가 없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가 선언한 '2050 국제항공 탄소중립(LTAG)'은 항공 산업의 거대한 구조 전환을 요구하고 있다. 항공 분야의 탄소 배출 비중은 전 세계 2% 내외에 불과하지만, 고도 10km 상공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수백 년간 잔존하며 강력한 온실 효과를 유발한다. 2050년 항공 수요가 현재보다 3배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지속 가능한 항공의 실현은 이제 선택이 아닌 생존의 문제다. 이에 대응하여 우리 정부는 지난해 말 '제1차 국제항공 탄소배출량 관리 기본계획(2026~2030)」을 발표했다. 2024년 '지속가능항공유(SAF) 확산 전략'과 2025년 'SAF 혼합 의무화제도 로드맵'에 기초하여 SAF 도입에 따른 항공사의 부담을 완화하기 위한 보조금과 인센티브 방안을 검토하는 등 정책적 진전이 있었다. 그러나 계획의 세부 내용을 들여다보면 국제 기준과는 다소 동떨어진 '수치의 함정'에 빠져있는 것은 아닌지 우려된다. 정부 계획의 핵심은 2030년까지 국제항공 탄소 배출량을 전망치(BAU, 감축 노력이 없을 시 예상 배출량) 대비 10% 감축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SAF 확대(4%), 친환경 항공기 도입(5%), 운항 효율화(1%)를 제시했다. 문제는 이것이 ICAO가 2023년 채택한 '2030년까지 SAF 등 청정 에너지 사용을 통해 탄소 배출을 최소 5% 감축하겠다'는 글로벌 비전의 하한선에도 미달한다는 점이다. 나아가 ICAO의 강제규범인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 의무 수준과 비교하면 그 격차는 더욱 뼈아프게 다가온다. CORSIA는 기준치(2019년 배출량의 85%)를 초과한 배출량을 탄소시장에서 배출권 구매로 상쇄하는 제도다. ICAO는 이 제도를 통해 2035년까지 국제항공 탄소배출량을 일정 수준으로 동결·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SAF가 장기적인 직접 감축 수단이라면 CORSIA는 단·중기적으로 항공사의 탄소 증가분을 억제하는 현실적인 장치다. 즉, 두 제도는 대체 관계가 아니라 상호 보완적인 필수 수단이다. 우리나라는 현재 8개 항공사가 CORSIA 자발적 1단계(2024~2026)에 참여하고 있다. ICAO는 2024년 우리나라 8개 항공사의 CORSIA 적용 배출량을 약 1,732만 톤으로 집계했다. 여기에 ICAO가 발표한 2024년 부문별 성장 요인(SGF, 전체 배출량 중 기준 초과분 비율, 약 0.15948)을 적용하면, 우리 항공사들은 당해 배출량 중 약 276만 톤을 탄소시장에서 구매해 상쇄해야 한다. 이는 정부가 2030년에 달성하겠다고 내건 연간 10% 감축 목표량(287만 톤)과 맞먹는 수치다. ICAO가 제시한 탄소배출권 가격(톤당 10~40달러)을 적용하면 우리 항공업계는 2024년분 상쇄를 위해서만 약 400억~1,600억 원의 현금을 지불해야 한다. CORSIA가 모든 회원국에 강제 적용되는 2027년부터는 배출권 가격 상승이 불 보듯 뻔해, 항공사의 국제 경쟁력에 커다란 위협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2030년의 경우, 정부 배출 전망치인 2,874만 톤을 기준으로 우리 항공 산업은 대략 기준치(약 2,014만 톤)를 초과한 약 860만 톤을 상쇄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정부가 제시한 10% 직접 감축 목표(287만 톤)는 항공사가 짊어져야 할 전체 의무량의 단 1/3에 불과하다. 나머지 2/3의 숙제는 온전히 항공사가 시장에서 현금을 지불해 해결해야 할 몫으로 남겨진 셈이다. 유럽연합(EU)은 지침(Directive 2023/958)을 통해 2026년 무상 배출권 할당 전면 폐지를 앞두고 단계적 삭감 계획을 가동하여 항공사의 적응을 유도하고 있다. 동시에 2,000만 개의 예비 배출권을 SAF 사용 항공사에 배정해 가격 차액을 최대 95~100%까지 보전해 주는 정교한 '당근'을 병행하고 있다. 반면, 우리나라는 이러한 세밀한 정책적 안전망이 아직 보이지 않는다. 문제의 본질은 정부의 관리 체계가 직접 감축에만 집중되어 있다는 점이다. 「국제항공 탄소배출량 관리에 관한 법률」에 '상쇄'가 명시되어 있음에도, 실행 계획에서는 직접 감축 10%를 제외한 나머지 상쇄 의무 영역에 대한 국가적 관리 계획이 빠져있다. 반대로 해당 법률은 CORSIA 이행 절차에만 치중되어 있어, 핵심 수단인 SAF를 체계적으로 지원할 명문 규정 또한 박약하다. 이는 ICAO가 2050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SAF와 함께 CORSIA를 이행의 필수적인 한 축(Basket of Measures)으로 설정하고 있는 것과도 대비된다. 이제는 탄소 비용의 일부를 이용자가 합리적으로 분담하는 '탄소 부담금(Surcharge)' 도입 등 현실적인 대안을 공론화해야 할 것으로 본다. 루프트한자 등 유럽 주요 항공사들은 이미 배출권 구매 비용을 티켓 가격에 투명하게 반영하고 있다. '수혜자 부담 원칙'에 따라 환경 비용을 제도권 안으로 끌어들여 항공사가 국제 경쟁력을 유지하도록 해야 한다. 2050년 탄소중립은 SAF라는 한 바퀴만으로는 완주할 수 없다. 직접 감축과 시장 기반 상쇄(CORSIA)라는 두 바퀴가 균형 있게 맞물려야 한다. 정부는 SAF 지원과 CORSIA 상쇄 제도를 통합한 일원화된 관리 체계를 구축하고 관련 법령을 정비해야 한다. 아울러 ICAO 탄소시장 동향을 상시 공유해 항공사가 유리한 시기에 배출권을 확보할 수 있도록 돕는 정책적 지원도 시급하다. 항공사·이용자·국가가 책임을 합리적으로 나누는 정교한 정책 설계가 우리 항공 산업의 미래를 결정할 것이다.

유럽 가스가격, 왜 동북아보다 더 오를까

미국과 이란 전쟁으로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른 가운데, 동북아 시장은 50%가량 오른 반면, 유럽 시장은 70%가량 올라 유럽의 오름폭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아시아는 장기계약 비중이 높은 반면, 유럽은 단기계약 비중이 높아 유럽이 변동성에 더 취약한 탓으로 분석된다. 4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일본의 LNG 현물가격(JKM)은 미국-이란 전쟁 전 MMBtu당 10.5달러에서 전쟁 후인 3일 기준 15.8달러로 50%가량 올랐다. 2023년 12월 중순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유럽의 천연가스 현물가격(TTF)은 MWh당 전쟁 전 32달러에서 전쟁 후인 3일 기준 54.3달러로 70%가량 올랐다. TTF 현물가격이 50달러를 넘기는 지난해 2월 이후 거의 1년만이다. 미-이란 사태로 천연가스 가격이 크게 오르긴 했지만,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의 폭등 수준에 비하면 양호한 편이다. 당시 JKM은 80달러, TTF 가격은 100달러까지 올랐었다. 저장에 취약한 가스 가격은 지정학 리스크가 있을 때마다 큰 변동성을 보이는데, 유럽은 아시아보다 더 큰 변동성을 보이는 특징을 갖고 있다. 그 배경에는 계약 방식의 차이가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 중국, 일본, 대만 등 동북아 국가들은 천연가스를 주 발전 및 난방 연료로 사용하고 있다. 이 때문에 많은 양의 확보가 필요해 수입처로부터 대부분 장기계약으로 물량을 들여오고 있다. 한국은 전체 LNG 수입양의 70~80%, 일본은 80%를 장기계약으로 수입한다. 반면 유럽은 재생에너지를 주 발전원으로 사용하고, 천연가스는 재생에너지의 간헐성을 보완하는 보조자원으로 활용하고 있어 단기계약 비중이 높다. 단기계약은 필요할 때마다 시장에서 구매해 사용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이번 미국-이란 전쟁처럼 지정학 리스크 상황에서는 가격변동성에 매우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최근 동북아와 유럽의 가격 상승율 차이만 보더라도 여지없이 단기계약 위주 방식의 리스크가 그대로 반영됐다고 볼 수 있다. 반대로 장기계약은 지정학 리스크 상황에서는 유리하지만, 리스크가 없는 평온한 상황에서는 취약성이 드러난다. 평온한 상황에서는 에너지 전환이 더욱 가속화돼 미래 천연가스 수요가 점차 줄어들게 되는데, 20년 장기계약 물량은 그대로 수입을 해야 하기 때문에 처분이 곤란해지는 상황에 빠지게 된다. 국내 천연가스 수급 안정 임무를 맡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항상 이 딜레마에 빠져 있다. 가스공사는 2025년 국내 총 LNG 수입량 4672만톤 중 74%인 3428만톤을 들여왔다. 이 가운데 장기계약 비중은 70~80%이다. 20~30%가 단기 내지는 현물 수입이기 때문에 유럽보다 가격변동성은 덜하지만, 국내 에너지 시장에 충격을 주기엔 충분한 양이다. 전력시장의 경우 가장 비싼 발전단가가 전력도매가격(SMP)을 결정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20%의 비싼 단기물량으로 발전을 한 발전사가 도매가격을 올려 결국 소매가격까지 올리는 요인이 되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한국이 장기계약의 장점을 살리면서 단점을 보완하기 위해서는 트레이딩 활성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본은 자국 수요보다 1.5배 많은 LNG 물량을 장기계약으로 저렴하게 확보해 남는 물량은 동남아 등에 재판매하는 방식으로 부가가치와 에너지안보를 동시에 취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칸막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고 가스업계는 지적한다. 가스공사는 가스 수입 및 판매사업에만 집중하고 있는데 이를 발전 등 관련 사업까지 확장하고 경영자율권을 보장해 부가가치를 더 높일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민간 사업자는 현재 자가 사용분에 한해서만 수입이 허용되고 있는데, 이를 동종업계 등으로 확장하고 배관망 이용도 중립적 접근을 허용해 거래를 더욱 활발히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태양광 업계, 에너지공단과 공동 실무협의회 추진…재생에너지 100GW 협력

태양광 관련 협회와 단체들이 정부와 함께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목표 달성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하고 있다. 한국재생에너지단체총연합회는 지난 3일 최재관 한국에너지공단 이사장과 간담회를 열고 공동 실무협의회 구성을 제안했다. 협의회는 정책·제도 개편, 인허가 절차 개선 및 규제 완화, 산업 현장의 애로사항 해소 등 주요 과제를 논의하고 해결 방안을 도출하기로 했다. 한재연은 구성안으로 공동위원장 체계를 제시했다. 에너지공단 측에서는 재생에너지정책처장이, 업계에서는 한재연 사무총장이 공동위원장을 맡고 양 기관에서 간사를 지정해 실무를 총괄하는 방안이 거론됐다. 간담회에서 최 이사장은 한재연의 제안에 공감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태양광공사협회도 이날 정부의 저탄소 태양광 기술에 대한 세제 지원 확대와 이격거리 조례 제한 법 통과 등을 환영하는 논평을 냈다. 정부는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 개정을 통해 저탄소 태양광 모듈 설계·제조·설치 기술을 신성장·원천기술로 신규 반영했다. 이에 따라 해당 기술에 대한 연구개발(R&D)과 설비 투자 세액공제가 확대 적용될 예정이다. 국회는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을 '재생에너지 개발·이용·보급 촉진법'으로 개정했다. 신재생에너지 개념에서 '신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분리해 재생에너지를 집중 육성하기 위한 조치다.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이격거리 기준을 국가 차원에서 규정함으로써 지역별 규제 편차를 완화할 수 있는 법적 근거도 마련됐다. 한재연과 태양광공사협회는 앞으로 재생에너지 산업 경쟁력 강화와 탄소중립 실현을 위한 정책 협력을 지속해 나갈 방침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에너지안보 점검] 석탄발전 조기 폐지 논란 재점화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중동 정세 불확실성이 확대되면서 국내 에너지 정책 방향을 둘러싼 논쟁이 다시 불붙고 있다. 지정학적 위기가 반복되는 상황에서 국내 전체 발전 비중의 40% 가까이를 차지하고 있는 석탄발전 감축 속도가 지나치게 빠른 것 아니냐는 우려가 에너지 업계에서 제기되고 있다. 정부는 탄소중립 달성을 위해 2040년까지 석탄발전소 40기 폐지를 추진하고 있다. 40기 폐쇄 시 약 20GW 규모의 전력 공백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며, 정부는 이를 LNG(액화천연가스) 전환 및 재생에너지 확대로 메울 계획이다. 그러나 최근 이란 전쟁과 과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 국제 정세가 흔들릴 때마다 에너지 가격과 전력시장 안정성이 동시에 영향을 받는 상황이 반복되면서, 에너지 안보 관점의 재검토 필요성이 제기되는 분위기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당시 LNG 가격 폭등은 한국전력의 대규모 적자로 이어졌고 전기요금 인상 논란을 촉발한 바 있다. 이번 이란 사태 역시 호르무즈 해협 봉쇄 가능성 등이 거론되면서 국제 유가와 가스 가격 변동성 확대 우려가 나오고 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한국처럼 연료 수입 의존도가 높은 국가일수록 지정학 리스크가 곧바로 전력 비용 상승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국제 분쟁이 발생할 때마다 국내 전력시장까지 흔들리는 구조가 반복되고 있다"며 “에너지 안보 차원에서 안정적인 발전원 구성 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글로벌 시장에서도 이번 사태의 최대 충격은 원유보다 가스 시장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호르무즈 해협이 봉쇄될 경우 원유보다 천연가스 시장이 더 큰 가격 충격을 받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가스는 원유에 비해 추가 생산 능력이 제한적이기 때문에 공급 차질이 발생하면 가격 상승 폭이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골드만삭스는 해협이 한 달간 폐쇄될 경우 유럽 가스 가격이 130% 이상 급등해 MWh당 74유로 수준까지 상승할 수 있으며, 두 달 이상 수송이 중단될 경우 가격이 100유로에 근접할 가능성도 제시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LNG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역시 가스 가격 급등 시 전력시장과 전기요금 부담이 동시에 확대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석탄발전의 역할을 재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석탄발전은 탄소 배출이 많다는 한계에도 불구하고 연료 저장이 상온에서 장기간 가능하고 우리나라에서도 생산이 가능할 정도로 전세계 곳곳에 매장돼 있어 수급에서 타 에너지원보다 훨씬 유리하다. 특히 LNG 발전은 국제 가격 변동 영향을 크게 받는 반면, 석탄은 상대적으로 가격 변동성이 낮다는 점도 장점으로 꼽힌다. 일부 전문가들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정책 추진 과정에서 석탄발전 감축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될 경우 전력 공급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우리나라는 지난해 11월 제30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30)에서 아시아 두 번째로 탈석탄동맹(PPCA)에 가입했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는 신규 석탄발전 건설 중단, 2040년까지 기존 석탄발전소 40기 폐지, 2035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 상향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석탄발전 폐지 목표에 대한 현실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원전 건설이 동시에 추진되는 과도기 국면에서 석탄발전까지 급격히 축소할 경우 전력 공급 안정성이 약화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부는 석탄발전을 폐지하고 재생에너지나 LNG발전으로 대체한다는 계획인데, 재생에너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와 같은 보조수단이 반드시 필요해 단가 상승이 발생하고, LNG는 이번 사태와 같이 지정학 리스크에 취약하다. 또한 원전은 주민수용성 문제 등으로 준공기간이 평균 14년이 소요돼 단기적 대안이 될 수 없다. 최승신 C2S컨설팅 대표는 “탄소중립도 좋지만 계통 안정성과 에너지 안보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석탄발전을 단기간에 줄이는 방식이 반드시 최적의 해법인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미국, 독일, 일본 등 국가들은 기저 발전역할을 하는 석탄발전 비중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 석탄발전은 국제 정세 변수에 상대적으로 덜 민감한 발전원으로 평가된다. LNG 발전의 경우 도입 물량 상당 부분이 중동 및 글로벌 현물 시장과 연동돼 있어 호르무즈 해협 봉쇄나 지정학적 충돌 발생 시 가격과 수급 모두 직접적인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반면 석탄은 주요 수입선이 호주·인도네시아 등으로 분산돼 있고, 장기 계약 비중이 높아 단기 가격 급등 가능성이 상대적으로 낮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발전소 인근에 일정 기간 연료를 저장할 수 있어 물류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즉각적인 발전 중단 가능성이 낮다는 점도 차이로 꼽힌다. 최 대표는 “에너지 믹스는 탄소 감축 목표뿐 아니라 가격 변동성과 지정학 리스크까지 함께 관리하는 개념"이라며 “위기 대응 수단을 동시에 줄이는 방식의 정책은 위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수소·ESS·전력망 기술 한자리에…‘스마트 에너지 위크 2026’ 도쿄서 개최

세계 최대 규모 에너지 전문 전시회인 '스마트 에너지 위크(Smart Energy Week)' 봄 전시회가 오는 3월 일본 도쿄에서 개최된다. 수소, 전력망, ESS 등 에너지 전환 핵심 기술을 중심으로 글로벌 기업과 정책 기관이 참여하는 아시아 대표 에너지 산업 플랫폼이 될 전망이다. RX Japan은 '2026 스마트 에너지 위크 3월' 전시회를 오는 3월 17일부터 19일까지 일본 도쿄 빅사이트에서 개최한다고 밝혔다. 이번 행사에는 한국 기업 20여 곳을 포함한 글로벌 에너지 기업과 기관이 대거 참가해 수소·전력망·ESS·태양광·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에너지 전환 기술을 선보인다. 특히 전시와 함께 진행되는 글로벌 컨퍼런스를 통해 아시아 에너지 시장의 정책 방향과 산업 전략도 함께 논의될 예정이다. 이번 전시회에는 LS ELECTRIC, GS엔텍, 한솔케미칼 등 한국 기업 20여 곳이 참가해 에너지 전환 관련 핵심 솔루션을 소개한다. 참가 기업들은 수소 생산 및 활용 기술, 전력 인프라, ESS, 배터리 소재, 에너지 관리 시스템 등 다양한 분야에서 기술력을 선보이며 글로벌 바이어와의 협력 기회 확대에 나설 계획이다. 주요 참가 한국 기업은 △AXBIS △Hanseong Plant Engineering △Taesung △Hansol Chemical △PNT △DYPNF △Hydrochem △Hyundai Mobility △GASDNA △SNCHIPS △MiCo Power △I Solar Energy △리셋컴퍼니 △SB Electric △International Electric △Green Power Monitor △LS ELECTRIC △dotsenergy △SAMIL C&S △GS Entec △SPICO Corporation 등이다. 업계에서는 한국 기업들이 수소·전력 인프라·ESS 분야에서 경쟁력을 갖춘 만큼 글로벌 에너지 전환 시장에서 협력 기회가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전시회 기간 동안 열리는 컨퍼런스에서는 일본 정부와 글로벌 기업들이 참여해 에너지 전환 전략과 기술 트렌드를 공유한다. 주요 참여 기관 및 기업으로는 일본 경제산업성(METI), Honda R&D, IHI, TEPCO Power Grid, MHI Vestas Japan, JERA 등이 포함된다. 컨퍼런스에서는 △일본 정부와 주요 기업들이 참여해 청정수소 인증제 확대와 수소 공급망 구축 전략을 공유 △TEPCO, BYD, GS Yuasa 등이 참여해 전력망 안정화와 ESS 기반 스마트 운영 사례를 발표△Honda R&D, MHI Vestas Japan 등이 탈탄소 기술 상용화 및 글로벌 시장 확대 전략을 소개한다. 특히 이번 행사에서는 일본의 GX(Green Transformation) 정책과 수소 공급망 구축 전략이 주요 논의 주제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아시아 에너지 시장에서는 수소 생태계 구축, ESS 안전성 강화, 재생에너지와 전력망 통합 운영이 핵심 정책 과제로 부상하고 있다. 한국에너지공단과 국제에너지기구(IEA) 등도 전력 수요 증가와 탈탄소 정책 확산에 따라 수소와 ESS 중심 투자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스마트 에너지 위크는 에너지 전환 관련 기술과 정책, 산업 전략을 한자리에서 확인할 수 있는 글로벌 플랫폼"이라며 “아시아 에너지 시장의 협력 확대와 기술 교류가 더욱 활발해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한편 '2026 스마트 에너지 위크 3월' 참관 등록은 현재 진행 중이며, 사전 등록 시 무료 참관이 가능하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환경포커스] 사라진 새들의 노래…1962년 레이철 카슨의 ‘침묵의 봄’ 현실로

“새들은 도대체 어디로 가버린 것일까? 새들이 모이를 쪼아 먹던 뒷마당은 버림받은 듯 쓸쓸했다. 죽은 듯 고요한 봄이 온 것이다." (레이철 카슨 ≪침묵의 봄≫, 에코리브르) 1962년 미국의 해양생물학자 카슨은 20세기에 가장 큰 영향력을 미친 책이라는 ≪침묵의 봄≫을 통해 살충제 남용이 생태계를 어떻게 파괴하고, 결국 새들의 노랫소리를 사라지게 만드는지를 경고했다. 그로부터 60여 년이 흐른 지금 인류는 다시 한 번 새들이 침묵하는 봄을 마주하고 있다. 다만 이번 '침묵의 봄'은 단일 원인이 아닌, 기후 변화와 농업 구조의 변화, 대형 산불, 그리고 생태계 내부의 사회적 학습 붕괴가 겹쳐 만들어진 복합 위기라는 점에서 더욱 심각하다. ◇아마존 원시림에서 확인된 기후 변화의 조용한 충격 인간의 영향이 거의 없다고 여겨졌던 열대 우림조차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25일 과학 저널 '사이언스(Science)' 보도에서 과학전문기자 워런 콘월은 아마존 깊숙한 지역에서조차 새들의 노랫소리가 사라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미시간 공대 야생동물 생태학자 자레드 울프와 브라질 아마조나스 연방대(UFAM)의 조류학자 스테파노 아빌라가 아마존 중부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는대, 흔히 들리던 특정 숲새의 노래 빈도가 급격히 줄어들었다는 것이다. 에콰도르 야수니 생물권 보전지역에서 2001년에서 2014년 사이 그물에 포획된 조류 수가 40% 급감했고, 시각 및 청각 조사 결과에서는 조류 수가 절반으로 감소했다. 특히 곤충을 먹는 조류는 2001년부터 2024년 사이 포획량이 83%나 줄었다. 연구팀은 살충제가 아닌 기후 변화가 원시림 깊숙한 곳까지 영향을 미쳐 곤충 개체수를 감소시키고, 그 결과 곤충을 주 먹이로 삼는 새들이 먼저 사라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북미 대륙을 가로지르는 구조적 '조류 감소' 북미 대륙에서는 이 같은 침묵이 장기적 추세로 확인되고 있다. 체코 생명과학대학교의 생태학자 프랑수아 르루아와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공간생태학자 마르타 A. 자르지나가 참여한 국제 연구진은 지난달 사이언스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1987년부터 2021년까지 북미 지역 조류 261종의 개체수 변화를 분석한 결과 122종(47%)에서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감소가 나타났다고 보고했다. 이 가운데 63종은 감소 속도가 점점 빨라지는 '가속화' 현상을 보였다. 연구진은 논문에서 살충제와 비료 사용 증가, 대규모 단작 재배, 경작지 확대 등 이른바 '농업의 집약화'가 조류 감소를 구조적으로 가속화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기후 변화로 인한 고온 스트레스가 더해지면서 새들의 생존과 번식 여건이 급격히 악화되고 있다는 것이다. ◇대형 산불과 미세먼지가 빼앗은 새소리 기후 변화가 초래한 대형 산불 역시 새들을 즉각적으로 침묵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떠올랐다. 미국 코넬대학교 소속 생태학자 트리포사 I. 시마모라와 행동생태학자 티모시 J. 보이콧 연구팀은 지난달 '생물학적 보전(Biological Conservation)'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2023년 캐나다 대형 산불로 연기가 미국 동북부까지 확산됐을 당시 초원에 서식하는 조류의 노래 활동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고 밝혔다. 8개 핵심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 따르면 초미세먼지(PM2.5) 농도가 높아질수록 새들의 발성 빈도는 급격히 줄었다. PM2.5 평균 농도가 76μg/m³에 이르렀을 때 5개 종에서 유의미한 발성 활동 감소가 확인됐다. 이는 단순한 일시적 반응이 아니라 짝짓기와 영역 방어라는 핵심 행동을 방해하는 '행동적 침묵'에 해당한다고 분석했다. ◇멸종 위기 조류에서 나타나는 문화적 붕괴 더 심각한 문제는 개체수 감소가 단순한 숫자의 문제가 아니라, 새들의 '노래 문화' 자체를 붕괴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호주 국립대의 진화생물학자 다니엘 애플비 연구팀은 지난달 사이언티픽 리포츠(Scientific Reports)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멸종위기 조류를 사례로 삼아 이러한 현상을 '문화적 멸종'으로 규정했다. 리전트 꿀빨기새(regent honeyeater)의 어린 수컷들은 다양한 연령대가 섞인 큰 무리에 합류해 노래를 습득하게 된다. 하지만 야생 개체수가 극도로 줄어들면서 어린 수컷 새들이 성체로부터 고유한 노래를 학습할 기회를 잃고, 다른 종의 노래를 흉내 내거나 단순화된 소리를 내는 현상이 관찰됐다. 이는 짝짓기 성공률을 떨어뜨려 다시 개체수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형성하며, 보전 정책의 패러다임을 '개체 보호'에서 '행동과 문화의 복원'으로 확장해야 함을 시사한다는 것이 연구진의 결론이다. 연구팀은 개체수 감소로 고유의 노랫소리를 잃어버린 리전트 꿀빨기새를 대상으로 3년간의 적응형 노래 교육을 진행한 결과, 야생 노래를 익힌 유조(어린 새)의 비율이 42%까지 증가했다. ◇국내에선 참새·제비는 회복, 다른 조류는 감소 국내에서도 조류 감소는 일부 현실로 드러나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소속 국립생물자원관의 '2024년 야생동물 실태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2011년㎢ 당 29.3마리였던 박새는 2024년 21.5마리로 줄었다. 직박구리도 같은 기간 서식밀도가 21.3마리/㎢에서 17.5마리/㎢로 줄었다. 까마귀는 2016년 4.8마리에서 2024년 4.5마리로, 까치는 2016년 17.5마리에서 2024년 15.8마리로, 어치는 같은 기간 9.7마리에서 6.4마리로 줄었다. 꿩과 멧비둘기, 꾀꼬리도 감소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제비는 2011년 19.8마리에서 2024년 26.2마리로 증가했고, 참새는 2011년 110.1마리에서 2024년 157.4마리로 늘어났다. 농약 사용에 대한 규제가 강화되고, 포획이 금지된 덕분에 제비와 참새의 서식 환경이 개선된 덕분인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멸종위기에 처한 야생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서 고시한 멸종위기 조류의 경우 2016년에는 전국에서 27종이 국내에서 관찰됐으나, 2020년에는 26종, 2024년에는 23종만이 관찰됐다. ◇두 번째 '침묵의 봄'이 던지는 경고 오늘날 다시 거론되는 '침묵의 봄'은 60여 년 전 레이철 카슨이 경고했던 살충제 문제를 넘어선다. 기후 변화, 토지 이용의 급격한 전환, 대기오염, 그리고 생태계 내부의 사회적 학습 붕괴가 중첩되면서 새들은 전 세계 곳곳에서 점점 노래하지 못하는 존재가 되어가고 있다. 새들의 침묵은 단순한 자연의 변화가 아니라, 인간 사회가 지구 시스템의 한계를 넘어서고 있음을 알리는 신호일 수 있다. 1960년대 '침묵의 봄'이 환경운동의 출발점이 되었듯 오늘날의 두 번째 '침묵의 봄'은 기후와 생태 위기에 대한 보다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하는 경고음으로 다시 울리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왜 우리는 ‘되는 기술’을 스스로 금지했나: 수소 내연기관의 실종

자율주행과 전기화가 수송부문의 대세가 되었다는 사실을 부정할 생각은 없다. 그럼에도 하나의 선택지가 암묵적으로 지워진 현실 자체는 글로 남겨야겠다고 생각한다. '환경친화적 자동차의 개발 및 보급 촉진에 관한 법률' 제2조는 환경친화적 자동차를 전기자동차, 태양광자동차, 하이브리드자동차, 수소전기자동차로 한정하고 있다. 이 정의 속에는 휘발유나 경유 대신, 수소를 직접 연소시키는 수소 내연기관 차량이 애초에 포함되지 않는다. 전기차 일변도의 전환 경로 속에서 수소는 연료전지라는 극히 제한된 형태로만 허용되었고, 그 결과 수소가 지닌 또 다른 기술적·산업적 가능성은 충분한 논의조차 거치지 못한 채 사라지고 있다. 이러한 흐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 인물로는 Tesla의 CEO 일론 머스크(Elon Musk)라고 본다. 그는 수년간 공개 석상과 인터뷰를 통해 수소차에 대해 매우 공격적인 발언을 반복해 왔다. 전기를 생산해 수소로 전환한 뒤 다시 이를 전기로 바꾸는 연료전지 방식은 변환 손실이 크고, 승용차 기준에서 전기차 대비 효율이 낮다는 것이다. 문제는 머스크의 비판이 연료전지를 넘어 수소 전체, 특히 수소 내연기관까지 동일하게 포괄해버렸다는 점이다. 그의 “에너지 변환 단계가 많다", “시스템이 복잡하다"는 비판은 전기→수소→전기로 다시 변환하는 연료전지에는 상당 부분 타당하지만, 수소를 직접 태워서 기계적 동력을 얻는 수소 내연기관에는 적용되지 않는다. 또 다른 핵심 비판인 “시스템이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주장 역시 마찬가지다. 연료전지 시스템의 복잡성과 달리 수소 내연기관은 기존 내연기관을 기반으로 한다. 그럼에도 이 둘을 구분하지 않고 수소를 하나의 비효율적 선택지로 단순화한 이유는, 의도적인 전략이었다. 수소 내연기관을 인정하는 순간 전기차 중심의 정책·투자 집중도가 흐트러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머스크의 단순화된 비판은 글로벌 담론과 정책에까지 영향을 미치며 수소 내연기관이라는 대안을 완전히 논외로 밀어냈다. 한국의 환경친화적 자동차 법상에서도 이를 명시적으로 배재한 것은 우연이 아니다. 미국과 EU의 무공해 수송수단 (ZEV: Zero Emission Vehicle) 기준도 이를 배제하고 있기 때문이다. CO₂ 배출이 없음에도 고온 연소로 인해 미세먼지 NOx가 완전히 0이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엔진을 사용했다는 사실 자체가 제로배출 차량 배제 사유가 된다. 경유차에서 요소수 넣어 미세먼지 원인인 NOx 저감하듯 똑같이 할 수 있는데도 말이다. 영국 에너지안보탄소중립부 2024년 보고서도 현행 규제가 수소 내연기관을 넷제로 기여 기술로 인정하지 않는 점을 지적하며, 분류 체계 개편을 제안했다. 수소 내연기관 인정이 신속한 탈탄소화 옵션 제공, 공기질 개선, 경제 기여, 일자리 보호 등의 부가 효과가 있음을 강조한다. 실제로 수소 내연기관의 핵심 기술은 이미 성숙 단계에 있으며, 한국에서도 2020년 이전부터 실증 사례가 존재했다. 김필수 한국전기차협회 회장도 2022년 칼럼에서 수소엔진이 기존 내연기관 생태계를 활용하면서 탄소 감축을 달성할 수 있는 현실적 대안임을 지적한 바 있다. 자동차 제조업 강국으로서 비용과 생산 측면에서 경쟁력을 가질 가능성이 있으며, 무엇보다 내연기관 중심으로 형성된 산업 생태계와 인력을 그대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이 얼마나 매력적인가? 또한 에너지 안보 관점에서 가장 중요하게 짚어야 할 점은, 한국이 산업 구조적으로 수소 생산 자립 국가라는 점이다. 정유·석유화학·철강 공정 전반에서 이미 대량의 개질수소와 부생수소가 발생하고 있으나, 현재 이 수소의 상당 부분은 공정 내부 연료로 소모되거나 저부가가치로 활용되고 있다. 이는 수소 생산 인프라를 처음부터 구축해야 하는 유럽이나 미국과 한국을 구분 짓는 중요한 차이점이다. 이처럼 부가적으로 생산한 수소를 활용해 화석연료를 대체할 경우, 그레이·블루 수소 자체에서의 온실가스 배출 논란과는 별개로 총 배출은 무조건 감소하는 효과가 발생한다. 이미 업계에서는 CCS (Carbon Capture & Storage)등으로 자체 배출을 제거하는 방안도 모색 중이고 말이다. 반면 전기차를 위한 전력 생산은 여전히 수입 연료에 의존하고, 배터리 핵심 원자재도 대부분 해외 조달에 의존하며, 전기차 확산은 전력망 부담을 키운다. 온실가스 배출을 개별 차량에서 발전소로 몰아준것에 불과하니, 온실가스 감축 효과도 크지 않음은 이미 많이 알려져 있다. 그래서 현대·기아차를 중심으로 세계 최고 수준의 수소차 기술을 보유하고 있음에도, 수소 내연기관이라는 선택지를 본격적으로 검토하지 못한 채 전기차 중심 전환 경로에 편입된 것이 너무 아쉬울 뿐이다. 결국 2015~2020년 사이 형성된 '수송부문 기후 대응=전기차, 산업 전환=배터리' 이라는 글로벌 컨센서스가 결정적이었다. 이로 인해 수소 내연기관이나 혼합 전략을 제시할 정책적 공간은 사라졌다. 보조금, 규제 인정, 국제 협력, 수출 인증 모두 연료전지 중심으로 설계되었고, 기업 입장에서는 수소 내연기관을 추진하는 것이 시장도 없고 리스크만 큰 계륵(鷄肋)으로 전락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수송에 대한 국내 시장 방어 혹은 자원 안보라는 현실적인 과제를 감안하면, 지금 이 문제를 기록으로 남겨두는 것 자체에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 세계 최고의 수소 생산 및 수소차량 기술 보유 국가에서, 단지 정책 분류와 국제 분위기에 밀려 잠재력을 낭비하기에는 너무 아깝기 때문이다. 이 글은 전기차와 한국의 배터리 산업을 부정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다만 한국이 가진 산업 구조와 자원 현실을 기준으로 할 때, 수소 내연기관이라는 선택지가 처음부터 배제되어야 할 이유는 없었다는 점, 그리고 이제라도 다시 검토할 가치가 있다는 문제 제기일 뿐이다. 미래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최소한 선택지를 스스로 줄이는 전략은 굳이 할 필요 없지 않을까. bienns@ekn.kr

호남서 재생에너지 470MW 준중앙급전 참여…이제는 주력 자원

재생에너지가 본격적으로 전력시장의 주력으로 떠오른다. 이제 재생에너지도 다른 발전원처럼 전력망 안정을 위해 주도적으로 시장에 참여하고 발전을 제한받는 대신 이에 따른 보상을 받게 된다. 4일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이달부터 호남 지역에서 시행 중인 '2026년도 봄철 재생에너지 준중앙급전 운영제도'에 총 470.9MW 규모의 발전원이 참여한다. 해당 제도는 재생에너지를 대규모 화력발전처럼 전력거래소의 급전지시에 따라 운영해 전력망 안정에 기여하도록 하는 취지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그동안 재생에너지는 별도의 급전지시 없이 생산 전력을 판매해왔다. 대신 전력망 안정을 위해 긴급한 경우 일방적인 가동중단(출력제어) 조치를 받았다. 설비별로는 태양광 4개 설비(총 341.2MW), 풍력 1개 설비(총 51.7MW)가 참여했다. 소규모 자원을 묶은 가상발전소(VPP) 형태의 집합형 자원은 21개(총 78MW) 규모다. VPP는 소규모 태양광 등을 IT 기술로 통합해 하나의 발전소처럼 운영하는 방식이다. 준중앙급전제도 운영기간은 지난 1일부터 오는 5월 31일까지이며 매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적용된다. 재생에너지가 집중되는 봄철 낮 시간대 전력망 안정을 도모하는 것이 목적이다. 준중앙급전제도는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자가 하루 전 시간대별 발전계획을 수립해 전력거래소에 제출하고 다음날 수급 상황에 따라 출력제어 지시를 받을 수 있도록 했다. 기존에는 출력제어를 받더라도 별도의 보상이 없었지만 이번 제도에서는 일정 수준의 보상이 이뤄진다. 사업자는 발전량 예측 정확도와 지시 이행 여부에 따라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에 따라 발전사업자나 VPP 사업자의 예측·운영 역량에 따라 보상 규모도 달라질 수 있다. 보상금은 발전량(kWh)에 정산단가를 곱해 정해진다. 다만 급전지시가 있는 시간대에는 실제 발전량 대신 사전에 제출한 자체 발전계획량을 적용한다. 준중앙급전제도 기본정산단가는 킬로와트시(kWh)당 10.68원이다. 발전사업자는 전력도매가격에 더해 정산단가로 추가 수익을 거둔다. 전력당국은 준중앙급전제도가 재생에너지가 몰린 호남 지역의 전력망 안정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번 제도는 향후 전국으로 확대될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로 가기 전의 완충 장치 성격을 갖는다. 재생에너지 입찰제도는 준중앙급전에 가격 입찰 경쟁까지 더하는 구조로 재생에너지에게 시장 참여도를 한층 더 강화하는 방식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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