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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 신호등] 생분해성 플라스틱, ‘환경 구원투수’인가 ‘또 다른 재앙’인가?

최근 몇 년간 전 세계적으로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가 심각해지면서,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의 대안으로 생분해성 플라스틱(biodegradable plastics, BP)이 급부상하고 있다. BP는 보통 미생물 활동을 통해 이산화탄소(CO₂), 메탄(CH₄), 물(H₂O), 바이오매스로 완전히 분해될 수 있는 플라스틱을 말한다. 제조사와 많은 소비자는 BP가 기존 플라스틱의 환경 오염 문제를 해결해 줄 '녹색 대안'이 될 것이라고 기대한다. 이에 따라 음식물 포장재나 일회용품, 농업용 멀칭 필름 등 환경 유출 위험이 높은 분야에서 사용이 늘어나고 있다. 그러나 “BP가 과연 플라스틱 오염 문제의 궁극적인 해결책이 될 수 있을까"라는 과학계의 비판이 사라지지 않고 있다. 최근 국내외에서 발표된 관련 연구를 종합하면, BP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특히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나노플라스틱(MNPs) 문제, 독성물질 배출, 그리고 온실가스 배출 관리의 어려움 등 여러 면에서 심각한 도전 과제를 안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생분해(biodegradable)'라는 함정 BP에 대한 가장 큰 오해는 제품에 '생분해성'이라는 라벨이 붙어 있으면 어떤 환경에서든 빠르게 사라질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이러한 오해는 소비자들이 특정 제품의 과도한 소비를 장려하고, '생분해성'이라고 표시된 제품을 무단으로 투기하는 행위를 증가시킬 수도 있다. 실제로 생분해가 일어나려면 환경 조건이 맞아야 한다. 생분해는 자연에 존재하는 미생물(세균·곰팡이 등)의 효소 작용을 통해 고분자가 분해되는 생물학적 과정이다. 생분해 속도는 산소 함량, 주변 온도, 산성도(pH), 수분 함량, 미생물의 종류와 풍부도, 고분자 특성(결정성·분자량) 등 다양한 환경적 요인에 의해 좌우된다. 대표적인 BP인 폴리젖산(polylactic acid, PLA)의 분해는 산업 퇴비화 시설의 조건(높은 온도, 높은 습도, 충분한 산소)을 전제로 한다. 환경에서 나타나는 일반적인 온도에서는 토양에 버려질 경우 분해가 되지 않아 토양을 오염시킨다. 반면, 폴리하이드록시알카노에이트(polyhydroxyalkanoates, PHA)와 전분 블렌드(starch blends)는 산업 퇴비화 조건에서는 물론 토양이나 해양 환경 등 다양한 환경에서 분해 가능성을 보인다. 그렇지만 PHA나 전분 블렌드조차도 해양 환경에서는 분해가 느리거나 제한적일 수 있다. 실제 실험 데이터에 따르면 해양 환경에서의 분해율(중앙값)은 전분 블렌드가 43%, PHA가 9.0%로 낮은 수준을 보였다. PHA는 토양 환경에서 분해 잠재력(중앙값 38%)을 보였으나, 해양 환경에서는 낮은 온도와 낮은 용존산소 농도로 인해 분해율이 낮아지는 경향을 보였다. 말레이시아 파항대학의 타오픽 모스후드 교수 연구팀은 2022년 '녹색 및 지속가능 화학 분야 최신 연구(Current Research in Green and Sustainable Chemistry)' 저널에 발표한 논문에서 “대부분의 BP는 특정 조건에서만 분해되며, 자연 상태에서는 수십 년간 잔류할 수 있다"고 밝혔다.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 시스템에 섞여 들어간다면 BP가 플라스틱 폐기물 문제를 해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근본적인 이유 중 하나는 기존의 재활용 시스템을 오염시키기 때문이다. 생분해성 물질이 기존 플라스틱 재활용 공정에 섞여 들어가면, 재활용된 물질의 특성이 바뀌어 제품 불량을 초래할 수 있다. PLA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olyethylene terephthalate, PET) 재활용 공정에 섞여 들어가더라도 재활용된 PET의 품질 유지를 위해서는 PLA 오염 수준이 0.1% 미만이어야 한다. 폴리프로필렌(PP) 재활용에서는 5% 미만으로 유지해야 한다. BP는 재활용될 수 있지만, 기존 플라스틱과는 별도의 흐름으로 분리돼야 한다는 얘기다. 현재 대부분의 지역에는 BP를 기존 플라스틱과 분리해 수거할 수 있는 전용 인프라가 미흡하다. 이로 인해 BP는 재활용되지 못하고 매립 또는 소각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BP 사용을 장려하기 위해서는 재활용 및 퇴비화 인프라를 구축하고, 제품 회수 및 재활용에 대한 생산자 책임제도(EPR)를 도입하는 정책적 책임이 필수적이다. ◇분해돼도 문제: 미세 플라스틱 및 독성 물질 배출 BP가 기존 플라스틱보다 환경에 덜 유해할 것이라는 기대와 달리,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생성물이 생태계에 심각한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많다. BP는 특정 환경에서 기존 플라스틱보다 더 빠르게 쪼개져서 미세 플라스틱(MNPs)과 나노 플라스틱(NPs)을 생성한다. 중국 칭화대와 시안교통대 연구팀은 2020년 '환경 오염(Environmental Pollution)' 저널에 게재한 논문에서 자외선이 내리쬐는 담수 및 해수 환경에서 생분해성인 폴리부틸렌 아디페이트 테레프탈레이트(polybutylene adipate terephthalate, PBAT)의 미세·나노플라스틱 생성률이 비(非)생분해성 저밀도 폴리에틸렌(LDPE)보다 2.6배에 이르렀다고 보고했다. 이는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노화(aging) 과정에서 표면 균열과 구멍이 생겨 더 빨리 붕괴하기 때문이다. 생분해성 미세·나노 플라스틱은 기존 미세·나노 플라스틱과 유사하거나 더 큰 독성을 나타내고, 생태계에 축적될 가능성도 있다. PLA 및 PBS(polybutylene succinate)에서 나온 미세플라스틱은 해양 조류 일종인 클로렐라(Chlorella vulgaris)의 성장을 억제했는데, 성장 억제 효과가 기존 폴리에틸렌(PE) 및 폴리아미드(PA, 나일론)와 비슷했다(PLA는 48%, PE 는 47%). PLA 미세플라스틱은 에쁜꼬마선충(C. elegans)의 번식 능력을 감소시키고 DNA 및 생식선 발달에 손상을 입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노화된 BP는 표면에 산소(O)를 함유한 작용기가 늘어나게 돼 기존 플라스틱보다 오염물질을 흡착하는 능력이 더 높을 수도 있다. 생분해성 미세·나노 플라스틱이 유해물질을 생물체로 운반하는 매개체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실제로 PLA 미세 플라스틱은 구리·납 이온을 흡착해 메기 조직에 축적됐고, 성장 억제와 면역 억제를 유발하는 것으로 보고됐다. BP의 또 다른 위협은 단량체(monomers)와 올리고머(oligomers, 2~40개의 단량체가 붙어 있는 형태)다. BP는 분해가 상대적으로 빠르기 때문에 분해 중간 생성물을 환경에 고농도로 방출할 수 있다. 올리고머와 단량체는 분자량이 작아 세포막을 더 쉽게 통과해 조직과 장기로 이동할 수 있다. PCL가 분해된 올리고머는 담수 미생물과 해양 조류·포유류 세포에 대해 PCL 입자 자체보다 더 큰 독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고됐다. BP도 기존 플라스틱과 마찬가지로 기능성 향상을 위해 안정제·가소제·색소 등첨가제를 사용한다. 첨가제가 환경에 용출되면 유해성을 유발할 수 있다. ◇온실가스 배출과 폐기물 처리의 딜레마 BP가 기후 변화에 미치는 영향, 즉 탄소 발자국(carbon footprint, CF)은 원료 조달부터 폐기까지 전 과정 평가(life cycle assessment, LCA)로 파악할 수 있다. 바이오매스에서 유래한 생분해성 플라스틱(예: PLA)은 원료 조달 단계에서 CO₂를 흡수한다는 점에서 장점이 있다. 이는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PE, PP)이 원료 단계에서 탄소 흡수가 없는 것과 대비된다. 생산 단계는 일반적으로 모든 플라스틱 제품의 전 과정(life cycle) 중 탄소가 가장 많이 배출되는 과정이다. PLA와 같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모노머 생산과 중합 공정에 천연가스·전기 등 상당한 양의 에너지를 소비한다. PBAT는 부분적으로 석유 기반 원료를 사용하고 생산 공정이 복잡해 탄소 배출량이 높은 편이다. 어쨌든 생산단계까지 PLA 제품의 총 탄소 배출량은 PP 플라스틱 제품보다 61.43%~73.75% 낮아 탄소 배출량이 적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생분해성 플라스틱은 폐기 단계에서 치명적인 약점을 갖고 있다. 바로 온실효과가 큰 메탄(CH₄) 배출 가능성이다. 매립지(landfill) 땅속에서 산소가 없는 혐기성 조건에서 분해될 때 메탄이 발생하는데, 메탄은 CO₂보다 지구 온난화 지수(GWP)가 20배가 넘는다. 생분해성 플라스틱이 매립될 경우, 기존 플라스틱보다 더 심각한 기후 변화 영향을 초래할 수 있다는 얘기다. 농업용 멀칭 필름은 생분해성 플라스틱의 주요 응용 분야 중 하나다. LCA 기반 연구에 따르면, 생분해성 멀칭 필름은 기존 플라스틱 멀칭 필름보다 탄소 발자국이 낮다. 이는 생분해 멀칭 필름의 생산과정에서 화석연료 소비가 적고, 폐기 때 수거할 필요가 없어 인력 투입 비용과 관련한 탄소 배출량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농업용 필름 사용이 늘면 그 자체가 토양 환경을 변화시켜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킨다. 필름 멀칭 처리는 토양의 온도와 수분을 높여 미생물 활동을 촉진하고, 이는 강력한 온실가스인 아산화질소(N₂O) 배출량을 증가시킬 수 있다. 물론 생분해성 멀칭 필름은 기존 플라스틱 필름보다 N₂O 배출량을 낮출 수 있지만, 필름을 남용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온실가스 배출을 증가시킬 수 있다. ◇비싼 가격도 장벽으로 작용 BP의 가장 큰 장벽 중 하나는 높은 생산 비용이다. 현재 BP의 가격은 기존 석유 기반 플라스틱의 3~10배에 이르고 이로 인해 시장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기도 하다. 따라서 원료 혁신, 생산 공정 최적화 및 생산 규모 확대를 통해 비용을 절감하는 것이 선결 과제다. BP는 불투명한 관리 시스템과 환경적 한계도 해결해야 할 과제로 지적되고 있다. 무엇보다 정보의 투명성, 표준화된 테스트 방법론의 확립이 필요하다. 대부분의 연구가 표준화된 테스트 방법(standard test method)을 따르지 않거나, 동일한 환경(예: 퇴비화)에 대해 여러 가지 다른 표준을 사용하고 있어 결과의 비교 가능성이 떨어진다. 또, 대부분의 BP의 분해도 테스트는 실험실 조건에서 최적화된 조건으로 진행되고, 실제 환경 조건(field conditions)에서 이뤄지는 테스트는 부족한 실정이다. 더욱이 순수 고분자 상태로 테스트하는 경우가 많아, 첨가제까지 포함된 실제 최종 소비자 제품의 분해도를 정확히 반영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플라스틱 분해 연구는 반드시 생태독성 연구와 병행돼야 한다"고 지적하는데, BP도 마찬가지다. 분해 과정에서 발생하는 미세·나노 플라스틱, 올리고머와 단량체 등 분해 중간 생성물의 독성을 평가하는 것이 필수적이다. ◇근본 해결책으로 기대하긴 어려워 BP가 기존 플라스틱의 대안으로서 잠재력을 가지고 있는 것 또한 사실이다. 특히 PLA와 PHA와 같은 제품은 환경 오염을 줄이고 에너지를 회수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 하지만 BP가 '완벽한 해결책'이 될 수는 없고, 기존 플라스틱을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수준에 도달하려면 아직 갈 길이 멀다는 것이 중론이다. 전문가들은 “BP의 도입이 마치 환경적 책임을 면제해주는 것처럼 오인되고, 무단 투기 행위를 장려하는 쪽으로 작용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생분해성 제품이라는 잘못된 믿음으로 인해 부적절하게 폐기된다면 환경에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정부는 명확한 라벨링 시스템을 개발하는 한편, 소비자가 플라스틱 사용 자체를 줄이고, 사용한 플라스틱을 올바르게 폐기하도록 행동 변화을 유도해야 한다고 주문한다. 결국, BP는 문제 해결의 '작은 부분'일 뿐이다. BP를 통해 플라스틱 오염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혁신적인 소재 개발과 함께 폐기물 분류 기술에 대한 투자, BP와 음식물쓰레기 등 유기 폐기물 처리 시설의 확충, 그리고 무엇보다 대중의 환경적 책임 의식 향상이 병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李정부 핵심기관 부상 ‘에너지공단’…새 이사장에 재생에너지단체 인사 거론

한국에너지공단이 신임 이사장 공개모집 절차에 착수했다. 공모공고는 지난 23일 게시돼 30일까지 진행된다. 에너지공단 이사장 공모는 지난 3월 탄핵 정국 속에 추진됐다가 '알박기 인사' 우려 속에 취소된 이후 재실시된 것이다. 당시에는 여당이던 국민의힘 출신 정치인이 유력 후보로 거론됐지만,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분위기가 완전히 달라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정권 교체와 함께 정책 기조가 바뀐 만큼, 재생에너지 보급과 에너지전환에 꾸준히 관여해온 인사가 유력하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이번 공모에서는 재생에너지 협단체 소속 인사, 전직 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민주당 탄소중립위원회 관계자, 시민단체 출신 인사 등이 주요 후보군으로 거론된다. 정부의 에너지정책 기조도 이러한 흐름에 힘을 싣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설비를 100기가와트(GW)까지 확대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에 따라 에너지공단 내 재생에너지 업무 비중과 중요성은 과거보다 훨씬 커질 것이라는 게 업계의 공통된 시각이다. 에너지공단은 산업·건물 부문의 에너지효율 개선, 기업·수송 부문 온실가스 감축뿐 아니라 재생에너지 입지개발,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인허가, 고정가격계약 운영, RE100(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확산, 국내 산업 지원 등 재생에너지 정책 전반을 총괄하는 기관으로,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의 핵심 이행 기관으로 꼽힌다. 전임자인 이상훈 에너지공단 이사장도 환경운동연합 정책실장,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장,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등을 거쳐 공단 수장에 올랐다. 그는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22년 1월 임명돼, 재생에너지 정책의 기반을 다지는 데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특히,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 시절부터 직접 전력구매계약(PPA) 등 국내 RE100 제도의 틀을 마련했으며 현재까지 재생에너지 누적 설비용량이 약 34GW까지 확대되는데 역할을 했다. 차기 에너지공단 이사장이 짊어질 과제가 만만치 않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제도(RPS) 태양광 장기고정가격계약 입찰이 최근 연달아 미달 사태를 빚고 있다. 실제로 올해 태양광 고정가격계약 낙찰용량은 총 46MW로, 전체 모집용량 1000MW의 5%에도 미치지 못했다. 정부의 2030년 100GW 목표대로라면 앞으로 해마다 태양광을 신규로 약 1만MW를 추가 설치해야 한다. 하지만 2020년 신규 설치가 약 4100MW에 달한 이후 최근 3000MW대 수준으로 줄어든 상태다. 올해 역시 3000MW를 간신히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해상풍력 부문도 확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현재 해상풍력 누적 설비용량은 약 400MW에 불과한 반면, 정부는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따라 2030년까지 1만4300MW로 확대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목표와 현실의 괴리가 커 차기 이사장이 해결해야 할 핵심 과제로 꼽힌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국내 재생에너지 시장이 그동안 태양광 중심으로 급속히 성장했지만, 해상풍력은 여전히 속도가 느리다. 정부의 목표 달성을 위해서 턱없이 부족한 상태"라며 “입지 선정과 인허가, 제도 정비가 병목으로 작용하고 있어 차기 에너지공단 이사장이 이 분야에서 강력한 리더십을 보여줄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5 국감] “尹 정부, BAU 느슨하게 잡아 산업계 온실가스감축목표 후퇴”

산업계의 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설정할 때 배출전망치(BAU)를 느슨하게 산정해 결과적으로 목표를 후퇴시켰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박지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의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지난 윤석열 정부가 2030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의 산업부문 감축률을 낮추는 과정에서 산업연구원의 연구 결과가 근거로 활용됐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BAU 시나리오를 설정할 때 각 업종별로 낙관적인 전망을 반영한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감축목표라는 것이 기준년도의 배출전망을 높게 잡으면 감축 수단은 한정적이라 결과적으로 목표가 후퇴할 수밖에 없다"고 밝혔다. 이어 “느슨하게 감축목표를 정해서 산업부문 배출량 총량이 확대됐다"며 “국내 탄소가격이 최저수준에 머물러 산업계 기술혁신과 설비전환 투자유인이 약화되면서 산업전환 골든타임을 놓쳤다"고 지적했다. 박 의원은 또 “이재명 정부가 2035년 산업부문 감축목표를 정할 때는 이러한 전례를 따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앞서 윤석열 정부는 지난 2023년에 2030년 산업부문 NDC를 2018년 대비 14.5%에서 11.4%로 3.1%포인트(P) 낮췄다. 산업연구원의 당시 전망은 산업계가 별다른 감축 노력을 하지 않을 경우 배출량이 늘어난다는 가정에 기반했는데, 이로 인해 감축 목표치가 줄어들었다는 분석이다. 만약 감축 노력을 하지 않아도 배출량이 일정 수준 줄어들 것으로 가정했다면, 오히려 NDC를 더 상향할 수도 있었다는 지적이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부 장관은 “기후에너지환경부 등 관계부처와 BAU가 왜 그렇게 됐는지 치밀하게 살펴보고 있다"며 “이번엔 현실성 있는 목표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한국RE100협의체·고려대 ‘한국RE100 컨퍼런스’ 다음달 13일 개최

한국RE100협의체와 고려대학교 기후변화대응기술센터가 주최하고, 세미나허브가 주관하는 '2025년 한국RE100컨퍼런스'가 다음 달 13일 서울 양재 aT센터에서 개최된다. 이번 행사는 크게 세 개의 세션으로 구성된다. 첫 번째 세션은 'RE100 산단 구현과 지역사회 공존 방안'을 주제로, 정부의 지원 정책과 성공적인 한국형 RE100 산단 실현을 위한 제언, 새만금 RE100 산단의 기업 유치 전략, 해남 솔라시도의 AI 데이터센터와 연계한 RE100 산단 구축 방안 등이 발표될 예정이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RE100 산단 에너지 공급 및 기업의 이행 전략'을 주제로 브라이트에너지파트너스, SK이노베이션 E&S, 한화솔루션, 일진글로벌이 발표한다. 세 번째 세션에서는 'RE100 활성화 및 RE100 산단 실현 방안'을 주제로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건설, 엘앤에프, 하나은행, 고려대학교가 참여하는 패널 토론이 예정돼 있으며, 국내 RE100 시장에 대한 심도 있는 논의가 진행될 예정이다. 본 행사는 다음달 10일 17시까지 사전 등록을 받는다. 등록 및 프로그램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세미나허브 홈페이지를 방문하면 된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5 국감] 이언주 “산업부 방관 속 가스공사 LNG 화물창 개발 실패로 2215억원 날려”

한국가스공사가 독자 개발한 LNG 화물창 기술 'KC-1'이 구조적 결함으로 실패하면서 삼성중공업과 SK해운에 총 2215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한 사실이 드러났다. 이에 대해 이언주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미래경제성장전략위원장, AI강국위원회 AX분과장)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개발 투자기관임에도 분쟁을 방관한 것은 직무유기에 해당한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이 의원은 24일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산 LNG 화물창 KC-1의 실패로 수천억 원의 세금이 허공으로 사라졌다"며 “산업부는 감독기관으로서 책임을 다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실에 따르면, 가스공사와 현대중공업·삼성중공업·한화오션 등 조선 3사는 지난 2004년부터 프랑스 GTT사의 독점 기술 의존도를 줄이고 기술료 해외 유출을 막기 위해 'KC-1 LNG 화물창'을 공동개발했다. LNG 운반선의 화물창은 선박 한 척당 약 100억원(선가의 5%) 규모의 핵심 기술료가 걸린 분야로, 국내 조선사들이 지금까지 GTT에 지급한 기술료만 약 1조원에 달한다. 정부와 민간이 189억원을 투입한 KC-1 화물창은 2018년 LNG 운반선에 실제 적용됐지만, 운항 과정에서 화물창 내 결빙 현상('콜드스팟')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며 결함이 드러났다. 가스공사는 네 차례 수리를 진행했으나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고, 결국 SK해운과 삼성중공업이 손실 배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법원은 1심에서 “KC-1 화물창의 구조적 결함이 사고 원인이며 설계는 가스공사가 단독 수행했다"고 판단, 가스공사 패소 판결을 내렸다. 이에 따라 가스공사는 SK해운에 1478억원, 삼성중공업에 737억 원 등 총 2215억원의 배상금을 지급했다.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 의원은 “정부가 KC-1과 후속 기술 KC-2 개발에만 145억원의 세금을 투입했지만, KC-1은 대형선 실증에서 실패했고 KC-2는 실증조차 이뤄지지 못하고 있다"며 “그럼에도 산업부는 사업 성과평가, 분쟁 중재, 후속 실증 지원 등 어떤 역할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한 “중국은 이미 GTT에 기술료를 지불하지 않고 독자 기술로 LNG선 건조에 성공했다"며 “정부가 '조선산업 국산화'와 '한미 조선산업 동맹'을 강조하면서도 정작 핵심기술 실패를 방치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 의원은 “산업부는 국책기금이 투입된 공동개발 사업의 관리책임을 방기하고, 가스공사와 조선사 간 소송이 장기화되는 동안 사실상 방관만 하고 있다"며 “이는 명백한 직무유기"라고 강조했다. 그는 “국가 R&D 사업은 예산 집행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실패 시 책임을 명확히 하고 정부가 중재자로서 나서야 한다"며 “산업부는 즉시 분쟁 조정에 나서고, 기술개발 전 과정에 대한 감사를 실시해 재발방지 대책을 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KC-1 실패는 단순한 기업 손실이 아니라 대한민국 조선산업의 신뢰도와 기술경쟁력에 직결되는 문제"라며 “산업부는 국산 LNG 화물창의 실증과 상용화를 위한 지원책을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고리2호기 계속운전 또 보류…원자력학회 “형식적 이유로 국민 부담만 가중”

원자력안전위원회(원안위)가 고리 2호기의 계속운전(수명연장) 허가 결정을 다시 보류하자, 원자력학계가 “과도한 심사 지연으로 국민 부담만 가중되고 있다"고 강하게 반발했다. 사단법인 한국원자력학회는 24일 성명을 내고 “원안위가 지난 23일 제223회 회의에서 고리 2호기 계속운전 허가 건을 또다시 보류했다"며 “이는 지난 9월 회의에 이어 두 번째 보류 결정으로, 안전성이 확인된 원전을 형식적 사유로 지연시키는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밝혔다. 학회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2022년 4월 고리 2호기 계속운전을 신청했으며, 이후 한국원자력안전기술원(KINS)이 2년 7개월간 안전성 심사를 진행했다. 총 7회의 안전전문위원회 검토를 거쳐 108건의 질의응답과 논의가 이뤄졌고, 그 결과 “계속운전 기간 동안 안전성을 충분히 보장할 수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그럼에도 원안위는 이번 회의에서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의 '형식적 보완'을 이유로 허가 결정을 보류했다. 학회는 이에 대해 “한수원이 최신 환경 현황을 반영해 평가를 완료했으며, 개인 최대 피폭선량이 모든 기준을 만족함을 이미 확인받았다"며 “서류 형식상의 문제로 안전성이 검증된 원전의 재가동을 지연시키는 것은 과도한 행정 절차"라고 비판했다. 학회는 고리 2호기가 가동을 멈춘 지난 2년 6개월 동안 685MW급 원전이 생산했어야 할 전력의 대체비용이 국민 부담으로 전가됐다고 지적했다. 또한 “계속운전 허가가 나더라도 설계수명 만료 시점부터 10년이 계산되기 때문에 실제 운전 가능 기간은 약 7년으로 줄어든다"며 “허가 이후 설비개선과 공사 절차를 감안하면 실질 가동기간은 더 짧아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현재 고리 3·4호기가 이미 가동 중단 상태이고, 2030년까지 7기의 원전 설계수명이 추가로 만료될 예정이어서, 비슷한 사례가 반복될 경우 국가 전력공급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학회는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는 90회 이상의 운영허가 갱신 경험을 바탕으로 심사 기간을 18개월 이내로 마무리하고 있다"며 “AI와 데이터센터 확대로 전력 수요가 폭증하는 시대에, 노후 원전의 수명연장은 세계 각국이 채택하는 보편적 에너지 전략"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고리 2호기는 국제 기준에서도 안전성이 입증된 원전"이라며 “형식적 이유로 3년 넘게 심사를 끄는 것은 국가 경쟁력을 스스로 포기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원자력학회는 “원안위가 다음 회의를 신속히 열어 3년 넘게 진행된 심사를 조속히 마무리해야 한다"며 “지속 가능한 전력수급을 위해 합리적인 심사기간 목표를 설정하고 불필요한 규제 지연에 대비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한 정부에는 “2030년까지 수명이 만료될 7기 원전의 계속운전이 차질 없이 추진되도록 원자력 규제 인력과 조직을 확충해야 한다"고 요청했다. 학회는 “안전성이 확보된 원전을 제때 가동하지 못하는 것은 국민에게 불필요한 부담을 지우고 국가 에너지 안보를 위협하는 일"이라며 “원안위가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현명한 결정을 내려주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5 국감] 김동아 의원 “한전-한수원 UAE 분쟁으로 원전기술 해외유출 의혹”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김동아 의원(더불어민주당)은 24일 산업통상자원부 종합 국정감사에서 “한전과 한수원 간의 UAE 원전 분쟁으로 인해 우리나라 핵심 원전 기술이 해외로 유출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하며 산업부의 즉각적인 대응을 촉구했다. 김 의원은 “한전과 한수원의 UAE 추가정산 분쟁이 장기화되는 과정에서 민감한 기술문서가 해외로 넘어갔다는 제보가 다수 접수됐다"며 “우리 핵심 기술이 미국과 프랑스 등 경쟁국으로 유출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의원이 확보한 자료에 따르면, 한수원은 한전과의 분쟁 대응을 위해 영국계 로펌 AOS/Keating Chambers와 컨설팅사 GB2에 다수의 기술 문서를 제출한 것으로 확인됐다. 그는 “안 해도 될 집안싸움 때문에 국가 전략 자산이 해외 로펌과 민간 컨설팅사에 통째로 넘어갔다"며 “이 자료들이 영국뿐 아니라 다른 경쟁국에도 유출됐다는 제보가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만약 사실이라면 향후 원전 수주 경쟁에서 우리가 불리해질 것은 자명하다"며 “국가 경제안보 측면에서도 심각한 위협"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산업부가 조속히 한전과 한수원의 합의를 중재하고, 영국에 제출된 자료를 즉각 회수할 것을 요구했다. 이에 대해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그런 일은 있을 수 없는 일이며, 관련 논란을 정리 중에 있다"고 답변했다. 김 장관은 “한전과 한수원의 분쟁은 산업부가 리더십을 발휘해 해결했어야 할 사안인데, 그 과정에서 갈등이 커진 점에 책임을 느낀다"며 “단일한 방법이 좋을지, 두 기관의 거버넌스를 어떻게 가져갈지 방안을 만들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원전 수출 체계의 근본적 개혁도 함께 촉구했다. 그는 “세계 원전 시장의 95%를 러시아·미국·프랑스·중국 등이 장악하고 있으며, 이들 국가는 정부 주도의 단일 수출 창구를 운영한다"며 “프랑스도 UAE 수주 실패 이후 EDF 중심으로 일원화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은 2016년 원전 수출 창구를 한전과 한수원으로 분리하면서 분열을 자초했다"며 “최근 웨스팅하우스와의 합작(JV) 과정에서도 두 기관이 주도권 다툼에만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한전은 해외 인지도와 자금조달 능력, 계약 경험이 강점이고, 한수원은 실제 원전을 짓고 운영한 기술력이 강점"이라며 “투자와 금융은 한전이, 건설과 운영은 한수원이 맡는 구조로 재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산업부가 이런 비효율적인 구조를 방관해서는 안 된다"며 “기술 유출을 부른 '팀 콩가루' 체제를 끝내고, 정부 주도의 통합 '팀코리아' 거버넌스로 개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김정관 장관은 “관련 논란을 포함해 종합적으로 정리하고 있다"며 “한전과 한수원의 역할을 조정할 수 있는 구조 개편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답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알래스카 덮친 태풍 ‘할롱’의 경고: “눈앞에 닥친 기후 위기”

태평양 괌 북쪽에서 발생한 제22호 태풍 '하롱(Halong)'이 멀리 알래스카까지 진출해 큰 피해를 남겼다. 태풍이, 그것도 10월 중순에 알래스카까지 진출해 피해를 낸 사례가 과거에도 없지는 않았지만 매우 이례적인 일이어서 '기후 변화의 경고'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지난 11~12일 (현지시간) 알래스카 유콘-쿠스코크윔 삼각주 지역에 최대 풍속이 시속 161㎞(초속 45m)에 이르는 태풍이 밀어닥쳤다. 특히 해안 마을인 킵눅과 크위길링옥이 직격탄을 맞았다. 초기 피해 조사에 따르면, 킵눅에서는 구조물 90%가 파괴되거나 거주 불가능한 상태가 되었고, 크위길링옥에서도 주택 3분의 1 이상이 파괴됐다. 이 재난으로 인해 1명이 사망하고 2명이 실종됐고, 1500~2000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주민들은 군용기를 통해 앵커리지와 벳헬 등으로 긴급 대피했다. 마이크 던리비 알래스카 주지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연방 재난 지역 선포를 요청했고, 피해가 워낙 막심하여 많은 이재민이 최소 18개월간 고향으로 돌아가지 못할 수 있다고 밝혔다. 던리비 주지사는 특히 “겨울이 다가옴에 따라 피해 지역의 일부 공동체는 혹독한 북극 기후 속에서 겨울철 거주가 불가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온대성 저기압 변질 후에도 세력 유지: 이례적 현상 알래스카 도달 시점에 '할롱'은 이미 '전(前)태풍(ex-typhoon)', 즉 열대성 특성을 잃은 온대저기압이었지만, 중심 부근 풍속은 여전히 허리케인 2등급 수준(시속 약 160km, 초속 45m)을 유지하고 있었다. '하롱'은 원래 북서태평양(경도 100°E~180°E) 에서 발생한 전형적인 태풍이었다. 한국 기상청에 따르면, 하롱은 지난 5일 오전 3시 괌 북쪽 해상에서 태풍으로 발달했다. 발생 당시에는 초속 18m였는데, 서진 후 북진을 계속했다. '하롱'은 지난 9일 일본 도쿄 남쪽 해상에서 서쪽으로 방향을 틀었는데, 당시에는 최대풍속이 초속 45m에 이를 정도로 매우 강한 태풍이었다. 기상청은 10일 오후 3시에 태풍 '할롱'이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됐다고 밝혔다. 이후 '하롱'은 북태평양의 따뜻한 해수면 위를 지나며 에너지를 흡수한 뒤, 제트기류를 타고 북동쪽으로 치달았다. 이동 경로는 일본 동쪽 → 알류샨 열도 → 베링해 → 알래스카 서부 해안이었다. 기상학적으로 태풍에서 온대저기압으로 '변질'되었다는 것은 구조적 변화(열대성 온난핵을 잃고 전선을 동반)를 의미할 뿐, 반드시 세력이 약해졌음을 뜻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하롱의 잔해는 알래스카에 허리케인 2등급 수준의 강풍을 동반하며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 온대 저기압은 북위 30°부터 60° 사이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이름에 온대가 붙는다. 처음부터 중위도에서 형성됐다면 중위도 저기압, 열대 저기압이 중위도로 진입하여 생겨났다면 잔존 저기압이라고 부른다. 알래스카대학 기상학자 릭 토먼은 “이러한 현상이 이례적이지만,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2022년 알래스카를 강타했던 태풍 '메르복(Merbok)' 역시 온대저기압으로 전환된 상태에서 강력한 강풍을 유지한 바 있다. ◇기후 변화의 영향: 따뜻한 바다가 폭풍을 키웠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번 폭풍은 해수면 온도 상승 등 기후 변화와 밀접하게 관련돼 있다"고 설명한다. 북극권 기후 위기에 대한 심각한 경고음이라는 것이다. 이번 폭풍이 강력한 세력을 유지하며 북쪽 알래스카까지 도달할 수 있었던 주요 원인 중 하나는 북태평양의 비정상적인 해수면 온도 상승이다. 하롱이 알류샨 열도에 도달하기 전 통과한 북태평양 대부분 해역의 수온은 평년보다 훨씬 따뜻했으며, 이 따뜻한 바닷물이 폭풍에 에너지를 공급했다. 실제로 태풍이 지나간 후 알류샨 열도 동쪽의 우날래스카에서는 10월 사상 최고 기온인 20℃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상 전문가들은 이 같은 폭풍은 기후변화의 또 다른 결과인 해빙 감소와 해수면 상승, 연안 침식 등과 결합하면서 피해를 증폭시킨다고 설명한다. 특히 피해 지역인 서부 알래스카의 지반은 매우 평탄한데, 영구동토층이 녹아 지반이 침하하고 있어, 폭풍 해일에 더욱 취약한 상태였다. 한편, 태풍이 세력을 유지한 채 북위 60도 알래스카까지 북상했다는 것은 한반도에도 '경고'가 될 수 있다. 최근 해수온도가 크게 상승한 상태여서 슈퍼태풍이 북위 35도인 한반도 남해안까지 세력을 잃지 않고 접근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기 때문이다. 다만 올해는 다행스럽게 북태평양 고기압 세력이 가을까지 강하게 유지되면서 한반도로 접근한 태풍은 하나도 없었다. ◇예보의 한계와 관측 데이터 부족 문제 제기 이번 재난을 겪으며 기상 예보 및 대비 대응 시스템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제기됐다. 기상 예보 모델은 폭풍이 베링해 진입하는 경로는 비교적 잘 예측했으나, 알래스카에 접근한 이후에는 예측이 빗나갔다. 태풍 이동이 빨라지고 매우 이례적인 경로로 바뀐 탓이었다. '하롱'의 최종 경로와 강도는 알래스카 해역을 가로지르기 불과 36시간 전까지도 명확하지 않았고, 이로 인해 많은 지역에서 대피할 시간이 부족했다. 특히, 상공 기상관측용 풍선 발사 횟수가 줄어드는 등 알래스카 서부와 원격지에서의 기상 관측 데이터 부족 문제가 제기됐다. 예를 들어, 베링해의 세인트 폴 섬에서는 8월 말 이후, 코체부에서는 2월 이후 상공 관측이 없었고, 폭풍이 접근하던 시기 노움에서는 이틀 동안 기상 관측 풍선이 없었다. 이러한 데이터 부족은 수치 모델 예측의 품질을 떨어뜨리고, 특히 열대성에서 온대성으로 전환되는 복잡한 과정에서 예측 오차를 키웠을 가능성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던리비 주지사의 요청에 따라 초기 2500만 달러의 연방 지원금을 할당했으나, 2022년 메르복 피해액(2,800만 달러)을 고려할 때, 이번 복구 비용은 이를 훨씬 초과할 것으로 주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주말날씨] 흐린 가을 하늘…기온 평년 수준

주말 동안 전국이 대체로 구름이 많고 흐린 가을 날씨를 보이겠다. 24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25일에는 전국이 대체로 구름 많다가, 26일 오후부터 차차 맑아지겠다. 25일 새벽에는 강원영동북부와 경북동해안에 가끔 비가 내리겠고, 강원영서와 경북내륙, 부산, 울산에는 0.1㎜ 미만의 빗방울이 떨어지는 곳이 있겠다. 기온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조금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25일과 26일 전국의 최저기온은 각각 9∼16도, 7∼16도, 최고기온은 16∼23도, 16∼21도로 예보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HMM-한화그룹-KR 3각 편대, ‘무탄소 선박’ 공동 개발…암모니아·연료 전지 결합

HMM이 한화그룹 4개 계열사, KR(한국선급)과 손잡고 차세대 무탄소 선박 추진체계 공동 개발에 나선다. HMM은 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파워시스템·한화오션··한화시스템 등 한화그룹 4개사와 한국선급(KR)과 '차세대 무탄소 추진 체계 공동 개발을 위한 기술 협력 MOU'를 체결했다고 23일 밝혔다. 협약식은 전날 부산에서 열리고 있는 '국제 조선 및 해양 산업전(KORMARINE 2025, 이하 코마린)'의 한화오션 부스에서 진행됐고 HMM·한화그룹·KR 임직원 30명이 참석했다. 이들이 개발할 '차세대 무탄소 추진 체계'는 암모니아 가스터빈(GT)과 연료 전지(Fuel Cell)를 결합해 만들어낸 전력으로 선박을 운항하는 시스템이다. 무탄소 연료인 암모니아를 연소해 전력을 생산하는 가스 터빈과 산소와 수소의 화학 반응을 이용하는 연료 전지는 모두 탄소를 전혀 배출하지 않는다. 참여사들은 각사의 전문 분야에서 기술적·경제적 타당성을 공동으로 검증할 계획이다. 우선 중소형 컨테이너선 운항에 적합한 시스템을 개발하고, 더 나아가 이 무탄소 추진 체계를 활용한 새로운 개념의 선박 개발까지 공동 추진할 방침이다. 이번 프로젝트에서 한화그룹은 암모니아 가스 터빈·연료 전지 등 핵심 추진 체계 개발을 진행한다. HMM은 실제 선박 운항 경험을 바탕으로 실증을 수행하고 KR은 안전성 검토·규제 요건 자문 등 국제 인증 취득을 위한 협력을 담당한다. HMM은 이번 협력이 강화되는 해운 분야의 환경 규제에 적극 대응하는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HMM은 지난해 글로벌 목표(2050년)보다 5년 앞당긴 '2045 넷제로(Net-Zero)'를 선언했고 LNG·메탄올 연료 컨테이너선을 도입하는 등 친환경 선대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김민강 HMM 해사실장은 “이번 협력은 글로벌 탈탄소 전환 흐름에 대응하기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이라며 “실증과 상용화를 통해 미래 친환경 선대 전환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김형석 한화파워시스템 선박솔루션사업부장은 “연료 전지와 암모니아 가스 터빈을 결합한 통합 추진체계는 해운 탈탄소화를 이끌 새로운 기준이 될 것"이라며 “선사·조선소·선급과의 협업을 지속 확대해 실선 적용과 상업 운항으로 연결하겠다"고 전했다. 연규진 KR 상무는 “이번 프로젝트는 초기 연구단계부터 안전성·규제 기준을 함께 마련하는 모범적 협력 모델"이라며 “국제 친환경 인증 체계 확립에 기여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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