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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동원, KAFF 2025서 ‘프리미엄 방화문 세이프도어 포함 내화단열 통합 솔루션’ 선봬

'쾌적한 생활환경 파트너' 경동원이 대한건축사협회가 주최하고, 코엑스와 공동 주관하는 '한국건축산업대전 2025(KAFF 2025, Korea Architecture Fair & Festival 2025, 이하 전시회)'에 참가해 차별화된 내화단열 통합 솔루션을 선보인다. 경동원은 이번 전시회를 통해 건물의 화재 안전성과 단열 성능을 동시에 만족시키는 솔루션을 대거 전시한다. 전시 제품으로는 △6대 복합성능 고성능 방화문 '세이프도어'를 비롯해 △보드 타입의 준불연 우레탄 단열재 '세이프보드' △스프레이폼 형태의 '세이프폼' △심재 준불연 우레탄 샌드위치 패널 '세이프패널' △철골 내화 피복재 '에스코트' 등이다. 특히, 전시회에서 3세대 프리미엄 방화문 세이프도어 플러스(이하 세이프도어 플러스)를 공개한다. 세이프도어 플러스는 준불연 우레탄을 적용해 허니컴, 미네랄울을 적용한 기존 방화문 대비 장기 사용 시 변형이 적고 내구성이 좋으며, 단열성능 강화된 제품으로 제로에너지 건축물에 적합하다. 또한, 복합적인 내화 성능을 갖춘 제품으로, 최근 한국건설기술연구원의 “방화문의 품질 인정서'를 획득하며 기술력을 입증했다. 전시회는 11월 5일부터 7일까지 코엑스 B홀에서 진행되며, 참관 등록 및 브로셔 열람 등 자세한 정보는 전시회 공식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경동원 김종욱 대표이사는 “화재와 안전을 최우선으로 고려한 내화단열 기술을 통해 건축물의 안전성과 품질을 동시 향상시키는 데 기여할 것."이라며, “지속적인 기술 개발과 제품 혁신을 바탕으로 보다 쾌적하고 안전한 생활환경을 만들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가스공사, 협력사와 LNG 부품 국산화 위한 상생협력 강화

한국가스공사(사장 최연혜)가 11월 4일부터 5일까지 이틀간 대구 본사에서 '2025년 부품 국산화 기술개발 협력사 상생협의회'를 개최했다. 가스공사는 정부 국정과제인 '미래 신기술로 성장하고, 글로벌로 도약하는 중소기업'에 발맞춰 LNG 부품 국산화 성과를 공유하고 신규 기술개발 협력 과제 추진 방향을 논의하고자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 이번 협의회에는 본사 생산운영처 및 전국 5개 LNG 생산기지(평택·인천·통영·삼척·제주)의 분야별 전문가와 7개 협력사 관계자 등 30여 명이 참석했다. 가스공사는 이 자리에서 △중소기업 지원 사업(기술개발·생산성 향상·판로 지원 등) 소개, △2025년 국산화 기술개발 사업 추진 현황 공유, △R&D 기술개발 및 실증 등 신규 사업 제안, △협력사 의견 청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특히, 초저온 LNG 펌프·가스 베어링 피스톤·저녹스 버너 등 핵심 국산화 과제 진행 현황과 성과를 점검하고, 기기 단위 기술개발 및 상용화 확대 방안에 대해서도 집중 논의했다. 가스공사는 이번 협의회에서 나온 여러 의견을 향후 국산화 기술개발 전략 방향 수립에 적극 반영하는 한편, 중소 협력사 개발 제품에 대한 실증 테스트베드 제공과 판로 확대를 위한 국내외 전시회 참가 지원도 꾸준히 이어나갈 계획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LNG 부품 국산화는 에너지 공급망 안정과 기술 주권 확보를 위한 핵심 기반"이라며, “앞으로도 국내 중소기업이 기술 경쟁력을 높이고 생산성을 혁신할 수 있도록 상호 긴밀하고 지속적인 기술 협력 체계 강화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지역난방공사, ABB와 ‘AI형 플랜트 구축을 위한 AX 업무협약’

한국지역난방공사(사장 정용기, 이하 '한난')가 ABB(아시아 총괄대표 앤더스 마테센) 와 함께 집단에너지설비의 인공지능 전환에 관한 기술 교류 및 상호 협력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정부의 공공기관 AI 추진 강화 정책에 발맞춰 한난이 추진 중인 Smart:한난 및 AX(Artificial Intelligence Transformation, 인공지능 전환) 전략의 일환으로, AI 기반 지능형 플랜트 구현을 가속화하기 위한 글로벌 기술 협력의 첫걸음이다. ABB社는 글로벌 산업 자동화 선도기업으로, 지난달 한난이 세종시 소재 누리열원의 자동화에 성공하고 중부·남부발전과 함께 'DX(디지털 전환)를 위한 자동화 추진 MOU'를 체결한 데 이어 ABB社와도 손잡음으로써 플랜트 운영의 DX를 넘어 AX 전환을 본격화하게 됐다. 한난과 ABB는 이번 협약을 통해 △AI형 플랜트 구축 관련 인공지능 기술 협력 △AI 솔루션 최적화 협력 △AI 테스트베드 구축 검토 등을 공동으로 추진할 계획이며, 향후 정기적으로 워크숍과 기술세션을 개최하며 상호 협력체계를 공고히 할 계획이다. 정용기 한난 사장은 “AI는 이제 기업의 선택이 아닌 생존의 필수 요소이며, 2030년까지 전국 주요 플랜트에 AI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라며, “ABB와의 협력을 통해 한난 플랜트의 지능화·능동화를 앞당기고, 이를 통해 국가 전력망 안정화와 에너지 효율 혁신을 선도하겠다"고 밝혔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포항제철소 유해가스 누출로 1명 사망·3명 부상…‘불산’ 어떤 물질?

5일 오전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 작업자들이 유해 가스를 흡입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다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경북경찰청과 포스코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쯤 포항시 남구 동촌동 포스코 포항제철소 스테인리스 압연부 소둔·산세 공정 구역에서 포스코DX 하도급 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설비수리 준비 작업을 하던 중 유해성분 가스에 노출됐다. 이 사고로 근로자 4명이 호흡곤란과 흉통을 호소하며 병원으로 옮겨졌으며, 이 가운데 근로자 A(54)씨가 이송 중 숨졌다. 나머지 3명은 30대 근로자로 일부 화상을 입었으나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포스코는 사고 발생 약 2시간 뒤인 오전 11시14분에야 소방당국에 사고 사실을 신고했다. 출동한 119특수대응단 등 소방인력은 공장 내 한 배관에서 유해 가스가 누출된 것을 확인하고 배관 연결 및 흡착포를 이용한 제거작업을 진행했으며, 낮 12시48분쯤 잔류가스가 제거된 것을 확인했다. 소방당국은 “누출된 물질은 불산(HF) 또는 질산(HNO₃)으로 추정된다"고 밝혔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당시 작업 절차와 보호구 착용 여부 등 안전조치 이행 상태를 조사 중이며, 고용노동부는 해당 라인에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고가 난 소둔·산세 공정은 스테인리스 강판을 열처리하고 표면을 세정하는 과정이다. 소둔(Annealing)은 압연된 스테인리스강을 고온으로 가열했다가 천천히 식혀 내부 응력을 제거하고 조직을 안정시키는 과정이다. 산세(Pickling) 공정은 소둔 과정에서 생긴 표면 산화막(흑피)을 산 용액으로 제거하는 과정이다. 스테인리스 표면의 산화막을 제거하기 위해 전 세계적으로 통일된 산세 방식은 '불산(HF)+질산(HNO₃) 혼산' 사용 공정이다. 불산과 질산은 부식성이 강해 반도체 생산 공정 등 다양한 산업에서 활용되고 있다. 반면 염산(HCl)은 탄소강 산세에 주로 쓰이며, 스테인리스 산세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사고에서도 호흡기 통증, 조직 손상(화학 화상), 이송 중 급속 악화에 의한 사망 등이 나타나 불산 중독 반응의 전형적인 과정과 유사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반면 질산 가스는 지연성 폐 손상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염산은 표피 자극과 부식 반응이 더 뚜렷하다. 불산은 피부와 호흡기를 통해 체내로 들어가면 혈중 칼슘을 급격히 소모시키며, 심장 부정맥·심정지로 이어질 수 있다. 겉으로 보이는 화상이 크지 않더라도 단시간 내 생명 위험이 발생하는 것이 특징이다. 김정수 환경안전보건연구소장은 “현재까지 알려진 사고 정황으로 볼 때 불산 누출로 인한 사고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2012년 구미 불산사고 사례에서 보듯이 인체에 위험한 불산을 취급할 때는 특별히 주의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구미 불산누출사고는 2012년 9월27일 경북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화학제품 제조업체에서 발생한 대형 유독가스(불산) 누출 사고로, 5명이 사망하고 소방관 등 18명이 부상한 사고다. 휴브글로벌 공장 탱크로리에서 불산 20톤이 누출되면서 인근 주민과 노동자 등 2000여 명이 건강검진을 받았다. 당시 사고로 기업이 180억원 피해를 입었고, 가축 4000여마리를 살처분하는 등 500억원대 경제적 피해도 발생했다. 한편, 포스코 포항제철소에서는 지난 3월에도 설비수리 중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바 있어, 공정 안전관리와 하도급 작업 구조에 대한 추가 점검 필요성이 다시 제기되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경북·울산·충남, 분산특구 선정 보류…LNG·암모니아가 발목 잡았나

경북 포항, 울산 미포산단, 충남 서산이 분산에너지특구 최종 선정에서 보류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재심의를 거칠 것이라고 밝혔지만, 기후부의 정책 철학과 맞지 않는 사업이 보류된 것으로 분석된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5일 김성환 장관 주재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제36차 에너지위원회를 개최하고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지정(안)'을 심의·의결했다. 분산에너지특구 최종 후보 중 부산 강서, 경기 의왕, 전남 전역, 제주 전역은 선정됐다. 이들 사업은 모두 재생에너지로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충전하는 내용이 포함되는 등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전기차, 히트펌프 활용 등 현재 기후부의 정책 철학과 맞물려 있다. 반면 이번에 보류된 경북 포항의 사업 내용은 청정암모니아 발전으로 인근 기업에 전력을 공급하는 방식이었다. 울산과 충남은 지역 발전소가 인근 기업에 전력을 직접 공급하는 구조였으며, 두 지역의 발전소에는 열병합 액화천연가스(LNG) 발전소가 포함됐다. 이에 대해 에너지위원회에 기후솔루션 등 환경단체 인사가 포함돼 있고, 현재 화석연료에 비우호적인 기후부 정책 기조와 맞지 않아 이번 사업이 보류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지난달 29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부 종합감사에서 “석탄발전소에는 사실상 (암모니아) 혼소 방식은 중단하는 게 맞다고 본다.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다"고 밝혔다. 전력거래소도 지난달 17일 공문을 통해 암모니아 혼소 발전사업을 포함한 '2025년 청정수소발전시장(CHPS) 경쟁입찰'을 취소한 바 있다. 전력직접구매제에 대한 인식도 녹록지도 않은 상황이다. 한전이 그동안 전기요금 인상을 억제하다가 올리려 하자, 기업이 한전과의 거래를 끊고 발전사업자와 직접 거래로 전환하는 것은 일종의 '체리피킹'이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김동철 한국전력공사 사장도 지난달 23일 국정감사에서 국제 연료가격이 전기요금에 바로 반영되는 시장 논리를 전제로 한다며 “시장 논리가 작동하지 않는다면 전력 직접구매제도 폐지가 옳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분산에너지특구라는 특례에도 재생에너지를 활용하지 않고 화석연료 발전으로 전력직접구매제를 추진하는 점에서 심사 과정에 더 감점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조홍종 단국대 경제학과 교수(한국자원경제학회 회장)는 “결국 절반 이상이 에너지 비전문가인 환경단체 인사 등으로 구성된 에너지위원회가 큰 정책적 과오를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대통령께서 축사까지 한 aws 데이터센터 위치선정의 중요한 요인인 울산 등을 보류한 것은 재생에너지 확대를 위한 정치적 결정이라고 해석할수 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존 후보사업이 아닌 전남과 제주가 전지역으로 확대 지정된 반면, 울산·포항·서산이 보류된것은 다분히 의도적인 결정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기후부는 이번 에너지위원회에서 보류된 울산, 충남, 경북 지역 사업은 최종 탈락이 아니라 추가 논의를 거쳐 차기 위원회에서 조속히 재심의할 예정이라고 알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분산에너지특구로 ‘부산·경기·전남·제주’ 최종 선정

부산, 경기, 전남, 제주 등 4곳이 분산에너지특구로 최종 선정됐다. 분산특구는 원거리 송전망을 이용하는 대신 수요지 인근에서 에너지를 생산하고 소비하는 '지산지소형' 에너지 시스템을 말한다. 최종 후보지였으나 이번에 선정이 보류된 울산, 충남, 경북은 재심의를 거칠 계획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5일 김성환 장관 주재로 서울 용산구 그랜드하얏트에서 제36차 에너지위원회를 개최하고 분산에너지특화지역 지정(안)과 제7차 에너지이용 합리화 기본계획을 심의·의결했다고 밝혔다. 분산특구는 전기사업법상 '발전·판매 겸업 금지'의 예외로, 분산에너지 발전사업자와 전기사용자 간 전력 직접거래가 허용된다. 또 규제특례가 적용돼 다양한 요금제 도입이 가능하며, 전력 신산업 모델을 활성화할 수 있다. 분산에너지특구로 경기(의왕), 부산(강서), 제주(전역), 전남(전역)이 선정됐다. 제주는 풍부한 재생에너지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재생에너지 입찰제도와 실시간 전력시장 등 혁신적 제도가 구축된 곳으로 분산에너지 시스템 실험의 최적지로 꼽혀 선정됐다. 제주는 분산특구 지정으로 △피투에이치(P2H·재생에너지 잉여전력을 히트펌프로 열에너지로 전환) △가상발전소(VPP·재생에너지와 에너지저장장치(ESS) 등을 통합해 전력시장에 참여) △브이투지(V2G·전기차 배터리를 ESS처럼 활용해 전력시장에 참여) 사업 등이 추진된다. 전남은 태양광 보급률이 전국에서 가장 높지만, 계통 부족으로 출력제어가 빈번한 지역이다. 태양광 발전소가 밀집한 해남·영암 지역에는 데이터센터를 유치해 지역 내 생산·소비를 실현하고, 인공지능(AI) 기술로 전력 생산과 소비를 최적화하는 마이크로그리드 기술을 산업단지와 대학 등에 실증할 예정이다. 또한 재생에너지의 99.6%(호수 기준)가 위치한 배전망에 ESS를 보급해 재생에너지 접속대기 물량을 최소화하고, 배전망 운영 효율화를 추진한다. 부산과 경기는 전력 공급 대비 수요가 높은 지역으로 수요 관리 최적화가 필요한 곳이다. 부산은 에너지저장장치(ESS)를 대규모로 설치해 산업단지, 항만, 데이터센터 등 다양한 수용가에서 전기요금을 절감할 수 있는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한다. 경기는 공원 내에 태양광, ESS, 전기차 충전소를 연계한 마이크로그리드를 구축해 저장된 전기를 전기차 충전에 활용하고, 이를 통해 수익을 창출하는 사업을 실증할 계획이다. 이날 에너지위원회에서 보류된 울산, 충남, 경북은 추가 논의를 거쳐 차기 위원회에서 조속히 재심의할 예정이다. 한편 제7차 에너지이용 합리화 기본계획은 향후 5년 내 최종 에너지 소비량을 감소 추세로 전환하고, 2029년까지 에너지원단위를 지난해 대비 8.7% 개선하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달성하기 위해 △소비 부문별 에너지이용 합리화 시책 △효율관리 시장 기능 강화 △열산업 혁신기반 마련 △데이터 기반 수요관리 시스템 구축 △스마트한 에너지 소비문화 확산 등 5대 과제를 추진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주말까지 포근한 가을 날씨…출근길 일교차 주의

오는 6일에도 전국이 맑고 포근한 가을 날씨가 이어질 전망이다. 5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오는 6일 전국 최저기온은 3~12℃(도), 최고기온은 18~22도로 예보됐다. 맑은 날씨가 이어지다가 밤부터는 차차 구름이 많아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의 최저기온은 7도, 최고기온은 19도로 일교차가 12도 안팎에 이를 전망이다. 출근길 건강관리에 유의해야 한다. 이번 주말까지는 대체로 포근한 가을 날씨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슈 따라잡기] SMR, 잠수함 원자로, 토륨원전은 어떻게 다른가

지난달 말 경주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이재명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핵추진 잠수함용 핵연료 공급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한국의 핵추진 잠수함 건조를 승인한다"며 “한·미 군사동맹은 어느 때보다 강력하다"고 밝혔다. 중국은 최근 내륙 사막 지역인 간쑤성 우웨이에 토륨 용융염 원자로(TMSR) 실험로를 완공해, 세계 최초의 토륨 기반 고온 실험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석탄 중심 구조를 탈피하기 위한 '핵의 전환'이다. 이런 가운데 생성형 인공지능의 연산량이 기하급수적으로 늘면서, 전 세계 데이터센터 전력소비가 산업 전력의 새로운 변수로 떠올랐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2025년이면 데이터센터가 세계 전력의 4%를 사용할 것으로 전망한다. 이에 맞춰 한국과 미국·영국·일본 등은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차세대 전력 공급원으로 검토하고 있다. 이처럼 잠수함 원자로와 SMR, 토륨 원자로가 언론을 통해 계속 언급되고 있는데, 기존 대형원전과 비교하면 이들은 기술적으로 어떤 차이가 있을까, 언제쯤 실용화될까 궁금증을 자아낸다. 국내외 학술 자료를 중심으로 살펴본다. ◇ 대형 원전 — 안정적이지만, 유연하지 않다 한국의 상업용 원전은 대부분 가압경수로형(PWR)으로, 1000메가와트(MWe) 이상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우라늄-235의 농축도를 3~5% 수준으로 높인 저농축 우라늄(LEU)을 원료로 사용한다. 대형 원전은 기저부하 전력 생산에는 유리하지만, 건설비가 수조 원에 이르고 공정 기간은 7년 이상 걸린다. 냉각수 확보를 위해 바다나 강 인근에 지어야 하고, 전력망이 부족한 지역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또한 '규모의 경제'라는 장점이 오히려 유연성을 떨어뜨린다. 태양광·풍력 같은 간헐적 재생에너지가 늘어나는 상황에서, 출력 조정이 어려운 대형 원전은 전력 수급 균형을 맞추기 힘들 수도 있다. 이 때문에 세계 원자력 시장의 중심은 점차 '소형화·분산화'로 이동하고 있다. ◇핵잠수함 원자로 — 고농축 연료 사용, 군사기술의 상징 핵잠수함 원자로는 냉전 시기의 군사 경쟁 속에서 탄생했다. 1955년 미 해군의 핵잠수함 USS 노틸러스에 탑재된 가압수형 원자로는 오늘날 SMR의 원형이기도 하다. 핵잠 원자로의 핵심은 연료다. 미 해군은 우라늄-235 농축도를 93~97%까지 높인 고농축 우라늄(HEU)을 사용한다. 이 덕분에 10~15년간 연료 공급 없이 작전이 가능하다. 러시아의 쇄빙 화물선 세브모르푸트(Sevmorput) 역시 90% 농축 우라늄-지르코늄 합금 연료를 사용해 15년 이상 운항한다. 반면 민간용 원자로는 핵확산 방지를 위해 20% 이하의 농축 연료만 허용된다. 핵잠 원자로는 강력한 충격 내성과 방사선 차폐를 갖춘다. 100톤 이상의 납과 철을 사용해 선체를 보호하며, 충돌·진동·고온·고압 등 극한 환경에서도 운전이 가능해야 한다. 그러나 이러한 기술을 민간으로 전용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비용과 국제 협정 개정이 필요하다. 현재 한미 원자력협정은 '평화적 이용'만 허용하고 있어, 군사적 전용에는 별도의 승인 절차가 필요하다. 핵잠의 도입은 분명 군사력 강화를 상징하지만, 동시에 핵비확산 체제의 균열, 중국의 반발, 핵연료 재처리권 문제 등 복합적 리스크를 안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의 승인 언급으로 한국은 세계 여덟 번째 핵잠 보유국이 될 가능성을 열었지만, 그만큼 국제사회의 비확산 논란에도 직면했다. 중국 외교부는 “한·미 양국은 핵 비확산 체제를 실질적으로 이행해야 한다"고 견제하고 있다. ◇SMR — 공장에서 만드는 원자로, 유연한 전력망의 대안? SMR은 대형 원전의 단점을 극복하기 위해 '작고 똑똑한 원전'이란 컨셉트를 달고 등장했다. 출력은 10~300MWe 수준으로, 공장에서 모듈을 제작해 현장에서 조립하는 개념이다. 공정 단축과 비용 절감이 가능하고, 도서나 산업단지 등 소규모 지역 전력 수요에 맞춰 배치할 수 있다. SMR의 설계는 대부분 기존 경수로를 기반으로 하지만, 냉각 방식은 다양하다. 가압수형(PWR), 가스냉각형, 액체금속냉각형, 용융염냉각형 등 4세대 원자로(Gen-IV) 기술이 병행되고 있다. 연료는 주로 LEU이지만, 일부 설계에서는 HALEU(고순도 저농축 우라늄, 5~20%)을 채택하고 있다. 이는 고농축 연료보다 확산 위험이 적으면서도 긴 연료 주기와 높은 효율을 제공한다. 미국의 테라파워(TerraPower)의 나트리움(Natrium)과 엑스에너지(X-energy)의 'Xe-100', 한국의 '스마트(SMART)'가 대표 사례다. SMR의 가장 큰 장점은 안전성이다. 기존 대형 원전이 냉각 펌프와 외부 전력에 의존했다면, SMR은 전원이 끊겨도 자연 순환으로 냉각이 유지되는 '수동형 안전 시스템(passive safety)'을 갖췄다. 미국 누스케일(NuScale)의 설계는 냉각수가 끓으면 자동으로 증기가 빠져나가 열을 식히는 구조로, 후쿠시마 같은 정전 사고를 막을 수 있다. 그러나 현실적 제약도 크다. SMR은 소형화로 건설비를 줄이지만, 전력 단가(MWh당 비용)는 대형 원전보다 높다. 뉴스케일의 UAMPS 프로젝트는 초기 예산 60억 달러에서 90억 달러로 불어나며 결국 취소됐다. 게다가 SMR도 사용후핵연료를 생산하기 때문에, '폐기물 없는 원전'은 아니다. 규제당국의 기준도 국가마다 달라 국제 표준화가 쉽지 않다. AI 산업의 전력 수요를 SMR로 감당하겠다는 계획이 속속 등장하지만, 경제성과 수용성 면에서 '꿈의 원전'이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 ◇토륨 원전 — 폐기물과 위험을 줄일 수 있을까 토륨(Th-232)은 우라늄보다 세 배 이상 풍부한 자원으로, 중성자를 흡수해 우라늄(U)-233으로 변환되면 핵분열을 일으킨다. 이 과정에서 플루토늄 등 무기용 핵물질이 거의 생성되지 않아 핵확산 위험이 낮고, 폐기물의 반감기가 짧아 수백 년 내 안정화된다. 특히 용융염 원자로(MSR) 형태의 토륨 발전은 내재적 안전성이 높다. 연료가 액체 상태로 냉각재(염)와 섞여 있어 폭주 반응이 어렵다. 온도가 높아지면 자동으로 바닥의 '프리즈 플러그(freeze plug)'가 녹아 연료가 외부 탱크로 흘러나와 반응이 멈춘다. 냉각에 물이 필요 없으므로 사막이나 내륙 지역에도 설치 가능하다. 중국은 2024년 고비사막 인근에서 2메가와트급 토륨 실험로(TMSR-LF1)를 완공해 가동에 성공했다. 다만, 이는 '개념 증명(proof-of-concept)' 수준이다. 토륨-우라늄 변환 효율이 낮고, 고온 염의 부식 문제와 U-233 분리기술의 안전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상용화까지 10~15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본다. 인도와 노르웨이, 캐나다 등도 토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아직 상업용 전력망에 연결된 사례는 없다. ◇ 기술의 진화 뒤에 남은 질문들 이처럼 원자력 기술은 다양화되고 있고 기술개발을 둘러싼 경쟁도 뜨겁지만, 관련 전문가들은 먼저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고 지적한다. 첫째, 경제성이다. 대형 원전은 규모의 경제로 단가를 낮추지만, SMR은 아직 그 단계에 도달하지 못했다. 둘째, 규제체계 부재다. SMR이나 토륨 원전은 설계가 국가마다 달라 안전 심사 표준화가 어렵고, 핵잠 원자로는 군사기술로 분류돼 국제투명성 확보가 쉽지 않다. 셋째, 사회적 신뢰 문제다. 후쿠시마 이후 국민 인식은 여전히 부정적이며, 방폐장 건설 등 현안이 정치적 갈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에너지 안보와 기후 대응이라는 명분이 충분하더라도, '안전'과 '신뢰' 없이는 원자력의 부활은 공허한 구호에 그칠 수 있다. AI 산업이 전력을 집어삼키고, 기후위기가 에너지 전환을 재촉하는 시대에 원자력의 부활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하지만 '작다고 안전한 것은 아니며', '새롭다고 쉬운 것도 아니다'. 핵잠은 외교적 리스크를 안고, SMR은 비용과 기술 검증의 한계에 직면해 있다. 토륨 원전은 잠재력은 크지만 아직 실험실의 기술이다. 이 모든 기술은 미래의 대안일 수 있지만, 현재의 해답은 아니다. 기술 낙관이 아닌 투명한 거버넌스, 국제 협력, 폐기물 관리 체계가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핵의 귀환'은 에너지 위기를 푸는 열쇠가 되지 못할 수도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AI와 송전망 딜레마 中] 文·尹도 못했는데 李는 할까…관건은 ‘주민수용성’

한국이 AI·반도체 3대 강국 도약을 선언하면서, 그 핵심 인프라인 '에너지 고속도로'(초고압직류송전망, HVDC) 구축 사업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이 사업은 문재인·윤석열 정부 모두 추진 의지를 밝혔음에도 속도를 내지 못한 대표적 난제로 꼽힌다. 핵심 원인은 분명하다. 송전선로가 지나는 경과지 주민들의 반발이다. 특히 2014년 밀양 송전탑 사태 이후 사실상 모든 건설이 멈춘 상태다. '송전탑은 들어오면 평생 고통만 남는다'는 인식이 뿌리 깊고, 환경·경관 훼손, 전자파 우려, 재산가치 하락 등으로 민원과 소송이 반복돼왔다. 문재인 정부 시절 “전력망 확충 조기 착공"이 국정과제로 포함됐지만, 실제 사업은 대부분 타당성 조사 단계에서 멈췄다. 윤석열 정부 역시 “AI 시대 대비 전국 송전망 확충"을 강조했으나, 한국전력공사(한전)의 재정 악화와 주민 반발로 인해 진척이 없었다. 정부는 전문가들이 제안한 민간참여 모델이나 특수목적법인(SPC) 방식 도입에도 소극적이었다. 결국 “정부는 추진 의지만 있고, 한전은 여력도 명분도 없으며, 주민은 끝까지 반대하는 구조"가 굳어졌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AI 산업과 재생에너지 확산을 뒷받침할 송전망 인프라 확충이 시급하다"고 강조하며 에너지 고속도로 사업을 '국가 전략 인프라 프로젝트'로 격상시켰다. 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한전의 단독 추진 구조를 개편해 민간 발전사·투자기관이 참여할 수 있는 '개방형 송전망 사업 구조'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법적 근거가 명확치 않아, 실제 민간 참여가 가능하려면 전기사업법 및 송전특례제도 개정이 필요하다. 결국 이번 정부가 속도를 내기 위해선, 정치적 결단과 사회적 설득이라는 두 축을 동시에 잡아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대규모 전력망 건설은 단순한 기술·재정 문제가 아니라 사회적 합의 과정이 필수적이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송전망 건설에 속도를 내기 위해선 결국 '주민수용성(Community Acceptance)'을 확보할 수밖에 없다고 말한다. 2014년 밀양 송전탑 사태가 대표적이다. 당시 한전이 밀양지역에 송전탑 52기 설치에 나서자 일부 주민들과 환경·시민단체들이 건설 반대시위를 벌였다. 반대시위가 격해지면서 경찰과 격한 상황까지 벌어졌고, 주민이 자살하는 등 심각한 후유증을 남겼다. 주민수용성을 해결하는 가장 현실적인 해법은 세 가지로 꼽힌다. 직접보상 강화로 토지보상 외에도 발전이익 일부를 지역 주민에게 배분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방안이다. 기부채납 방식도 있다. 송전설비 경과지 주민이 원하는 공공시설(체육관, 도서관, 의료시설 등)을 송전사업자 측이 제공하는 방식이다. 주민 참여형 모델 도입도 검토할만 하다. 주민들이 송전망 운영 수익 일부를 배당받는 '에너지 협동조합형 구조'를 추진하는 것이다. 이같은 방식들은 이미 해외에서는 여러차례 적용된 바 있다. 독일·덴마크 등은 대규모 송전선 건설 시 지역주민이 일정 비율의 지분을 보유하게 하여, '피해의 당사자'에서 '이익의 주체'로 전환시키는 방식을 채택했다. 국내에서도 전남 신안, 경북 영천 등 일부 지역에서 주민참여형 태양광·풍력 프로젝트가 성공을 거둔 사례가 있다. 송전망도 이와 유사한 '이익공유형 모델'이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일관된 견해다. 한전은 이미 부채비율이 200%를 넘어서는 상황에서 “무리하게 송전망 사업을 추진할 여력도, 정치적 리스크를 감당할 이유도 없다"고 토로한다. 한전 내부에서도 “정부 정책은 속도전을 외치지만, 정작 실행 주체에게는 수단도 책임도 불분명하다"는 불만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송전망 사업을 민간에 개방해야 한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된다. 통신망이나 철도처럼 일정 기준을 충족한 민간 사업자가 송전선 건설·운영을 맡고, 정부와 한전이 이를 감독하는 구조다. 그러나 정부는 '국가 기반망의 민영화 논란'을 우려해 아직까지 문을 열지 않고 있다. 결국 문제의 본질은 기술도, 예산도 아닌 사회적 수용성이다. AI·데이터센터·반도체 산업이 전력 대전환기를 맞이한 지금, 송전망 확충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송전탑이 아니라, 신뢰의 탑을 먼저 세워야 할 때"라며 이재명 정부가 과거 정부들이 넘지 못한 '주민의 벽'을 넘는다면 '에너지 고속도로'를 통한 AI혁명이 본격적으로 시작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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