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EE칼럼] 국산 가스터빈 발전기의 미국 수출에 대한 소고

에너지 공학에서 효율(Efficiency)은 투입된 에너지 대비 활용된 에너지의 비율이며 에너지 변환 상의 손실이 어느 정도인지를 평가하는 데 사용한다. 효율의 단위는 무차원수 혹은 %로 표현될 수 있다. 분모와 분자의 성분이 동일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시스템의 우수성을 효율만으로 판단할 수가 없는 것이 있다. 예를 들면 조명의 경우는 투입되는 전기 에너지 대비 조명의 밝기 같은 것이다. 적은 에너지를 투입하고 더 밝은 조도를 발생시킬 수 있다면 그 조명기기는 우월한 것이다. 이때 그 단위는 %로 표현할 수가 없는데 분모(전기)와 분자(조도)가 상이한 단위이기 때문이다. 에너지 변환 상의 손실량이 얼마인가 보다는 원하는 현상이 얼마나 잘 발현되는 가를 평가하는데 사용되며 효능(efficacy)이라고 한다. 전력 시스템에서 효율과 효능은 비슷한 듯 하나 전혀 다른 관점에서 해석된다. 전통적 석탄 발전소에서 발전된 전기가 집안의 백열등까지 전달되어 사용될 때의 에너지 효율은 5% 미만으로 황당할 정도로 낮은 효율을 가지고 있지만, 최종 결과물인 방 안의 밝기는 그 비효율성을 용인한다. 손실된 에너지의 비용은 소비자가 원하는 바를 얻게 해준 것에 대한 보상을 넘어서는 가치를 만들었기 때문이다. 에너지 시스템에서 효율은 공학도들의 관심사고 효능은 소비자들의 관심사이다. 지난 200년 석탄과 석유의 시대는 단지 에너지 생산력의 증가 뿐만이 아니라 그 원료 가공물에 의한 문명의 전환을 이룬 시기였다. 탄소 함유 물질은 에너지 연료 이외에도 플라스틱, 아스팔트, 화학 섬유, 합성 고무 등 인류 생존과 생활의 필수품에 영향을 주고 시장과 산업생태계를 만들어 왔다. 특히 물질을 산소와 화학 결합시키는 과정에서 만들어내는 고온의 열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변환시키는 연소 엔진 기술은 인간을 지구 위의 '겸손한' 존재에서 삶의 환경을 지구 밖 우주에서 탐색할 수 있는 '괘씸한' 존재로 만들었다. 지구 위의 바람과 태양 에너지의 일부를 수거하여 겸손히 살아가자는 것과 물질에서 신이 숨겨놓은 에너지를 뽑아내어 경계의 벽을 넘어 날아가자는 것은 전혀 다른 가치의 효율과 효능이다. 연소 엔진의 폭발적 효율성은 연료를 수소로 바꾸면 친환경적 효능성을 가지면서도 유지될 수 있다. 얼마 전 미국에 수출한다고 보도된 두산 에너빌리티의 가스 터빈 발전기는 그러한 경계를 넘어서는 효율성과 친환경성을 확보하는 궁극의 연소 엔진 기술의 시작이라 할 수 있다. 탄소중립 정책과 더불어 화석 연료 에너지 시스템의 좌초 자산화라는 인식으로 인해 가스 터빈 기술을 주목하지 않는 경향이 있는 듯 하다. 미래의 에너지 시장은 재생 에너지가 대세가 될 것이라는 예측과 기대가 있다고 해서 천연가스 시대가 바로 끝나는 것은 아니다. 미래 수요를 잘못 예측하면서 현재의 주력 기술에서의 혁신을 소홀히 하는 경우는 20 여년전 일본이 메모리 반도체에서 시스템 반도체로 투자 방향을 바꾸면서 벌어진 결과를 생각나게 한다. 그 당시 일본은 단순히 메모리 용량을 늘리는 반도체 기술 보다는 뭔가 더 복잡하고 어려운 시스템 반도체 분야가 더 부가가치가 높아질거라 기대했었다. 한국은 오히려 단순하다는 메모리 용량 늘리기에 초격차 기술을 개발하면서 메모리 반도체 시장을 석권하게 되었다. 일본은 시스템 반도체 시장 수요가 예상보다 더디게 진행되었고 산업생태계 전반에 경쟁력을 상실하게 되었다. 오늘 내가 하는 것은 단순하고 쉬우니 미래 더 높은 가치를 위해 새로운 것을 하자는 것은 리스크가 작지 않다. 일본 반도체 산업의 투자 전략과 결과는 시장의 수요 예측의 타이밍과 종합적 대응 방안의 중요성을 일깨워 준다. 김재민

각광 받는 히트펌프…난방의 패러다임 전환 부른다

겨울철 난방의 표준이었던 석유·가스 보일러를 대신해 '히트펌프(Heat Pump)'가 차세대 난방 기술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히트펌프는 화석연료를 태워 열을 직접 만들어내는 장치가 아니라, 이미 주변에 존재하는 열을 다른 공간으로 옮기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이 구조적 차이는 난방비 절감과 온실가스 감축에서 결정적인 차이를 만들어낸다. ◇열을 '만들지' 않고 '옮긴다'…냉장고와 비슷한 작동 원리 히트펌프의 기본 원리는 냉장고와 같지만, 실제 작동 과정은 그 반대다. 냉장고가 내부의 열을 외부로 내보내 음식물을 차갑게 하는 것처럼 히트펌프는 바깥 공기나 땅, 물 속에 있는 열을 실내로 끌어와 난방에 활용한다. 많은 사람이 “겨울철 차가운 공기에 무슨 열이 있느냐"고 묻지만, 영하의 공기에도 분자는 끊임없이 움직이며 에너지를 가지고 있다. 절대온도 0K(–273.15℃)가 아니라면, 영하의 공기에도 열에너지는 존재한다. 히트펌프는 바로 이 미세한 열을 모아 쓴다. 히트펌프는 냉매가 순환하는 구조를 통해 열을 이동시키는데, 그 과정은 크게 네 단계로 나뉜다. 먼저 증발기에서 냉매가 외부 열을 흡수하며 기체로 변한다. 이어 압축기에서 냉매를 압축해 온도와 압력을 급격히 높인다. 이때 전기는 열을 만드는 데 쓰이는 것이 아니라, 압축기를 구동하는 데 사용된다. 다음으로 응축기에서 고온·고압의 냉매가 실내 배관을 지나며 열을 방출하고 액체로 변한다. 마지막으로 팽창 밸브를 통해 냉매의 압력과 온도를 낮춰 다시 증발기로 보내며 이 과정이 반복된다. 냉장고에서 볼 수 있는 구조다. 열을 어디에서 끌어오느냐에 따라 히트펌프는 공기열, 지열, 수열 방식으로 구분된다. ◇가스보일러 대비 3배 높은 효율 히트펌프의 가장 큰 강점은 에너지 효율이다. 일반적으로 히트펌프는 전기 1kWh를 사용해 3~5kWh에 해당하는 열을 공급할 수 있다. 이를 성능계수(COP) 또는 계절성능지표(SPF) 3~5로 표현한다. 반면 전기히터는 전기 1을 넣어 열 1을 얻는 구조이고, 가스보일러는 연료 연소와 배관 과정에서 손실이 발생한다. 구조적 차이만으로도 히트펌프는 보수적으로 약 3배의 효율 우위를 가진다. 온실가스 감축 효과는 더욱 분명하다. 가스보일러는 연소 과정에서 이산화탄소를 직접 배출하지만, 히트펌프는 사용 단계에서 직접 배출이 없다. 온실가스 배출은 전력 생산 단계에서만 발생하며, 전력 부문의 탈탄소화가 진행될수록 히트펌프의 환경적 이점은 자동으로 커진다. 이 같은 효과는 국내 학술 연구에서도 수치로 확인됐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최준영 수석연구원과 이기원 주임연구원이 지난달 '대한설비공학회 논문집(Korean Journal of Air-Conditioning and Refrigeration Engineering)'에 발표한 연구에 따르면, 국내 단독주택 난방·급탕 시스템을 고효율 전기 히트펌프로 전환할 경우 연간 약 364만 톤의 CO₂를 감축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단독주택 난방·급탕 부문 배출량의 약 36%에 해당한다. 연구진은 난방열 1GJ(기가줄)을 생산할 때 발생하는 배출량을 비교한 결과, 도시가스 보일러는 약 62kgCO₂를 배출하는 반면, 전기 히트펌프는 SPF 3.0을 적용할 경우 약 40.7kgCO₂ 수준으로 낮아진다고 밝혔다. 열 단위당 배출량이 약 30% 수준으로 줄어드는 셈이다. ◇해외에서는 전력망 안정에도 기여 해외에서는 히트펌프가 단순한 전력 소비 설비를 넘어, 전력망 안정에 기여하는 자원으로 평가받고 있다. 유럽에서 히트펌프는 난방 부문의 전기화를 통해 화석연료 수입 의존도를 낮추고,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강화할 수 있는 핵심 기술로 평가된다. 스위스 취리히공대 연구팀은 지난달 내놓은 보고서를 통해 히트펌프와 전기차를 유연하게 제어할 경우, 2050년 기준 전력 수입을 약 20% 줄이고 겨울철 도매 전력 가격을 최대 6% 낮출 수 있다고 분석했다. 단열 기준을 충족한 주택에서는 외부 기온이 0℃일 때도 히트펌프를 최대 10시간 꺼두어도 실내 온도 변화가 거의 없었다.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 패트릭 제임스 교수가 주도한 연구 역시 스마트 제어 히트펌프가 피크 시간대 전력 수요를 최대 90%까지 낮추면서도 주거 쾌적성을 유지할 수 있음을 실증했다. 해당 결과는 지난 10월 국제학술지 '응용 에너지(Applied Energy)'에 발표됐다. 사우샘프턴대학 에너지·기후변화학과의 패트릭 제임스 교수는 “우리 연구는 히트펌프가 쾌적한 난방을 제공하는 동시에 전력망이 혼잡한 시간대에 부담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줄 수 있음을 보여준다"면서 “ 스마트 제어를 통해 히트펌프는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고 에너지 시스템의 회복력을 높이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뿐만 아니라 공과금까지 절약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력·에너지 전환 분야의 국제 에너지 싱크탱크인 엠버(EMBER)는 지난 17일 히트펌프와 관련된 보고서를 통해 “히트펌프의 기술적 효율성은 이미 충분하지만, 그럼에도 보급이 더딘 이유는 '기술'이 아니라 '가격 구조'에 있다"고 지적했다. 많은 유럽연함(EU) 국가에서 전기요금에 각종 세금과 정책 비용이 집중적으로 부과되면서, 전기가 가스보다 2~4배 비싸게 책정돼 히트펌프의 효율 이점이 상쇄되고 있다는 것이다. 보고서는 히트펌프 확산의 관건으로 전기요금 체계 개편을 지목한다. 재생에너지 지원금이나 비에너지 정책 비용을 전기요금에서 분리하거나, 가스 쪽으로 이전할 경우 전기·가스 가격 비율이 크게 낮아져 히트펌프의 경제성이 개선된다는 분석이다. 네덜란드처럼 전기요금 부담을 낮춘 국가는 실제로 히트펌프 보급률이 다른 국가보다 월등히 높다. 결국 히트펌프 확산은 개별 가구의 선택 문제가 아니라, 전기화 시대에 맞지 않는 요금·세제 구조를 어떻게 바꾸느냐의 문제다. 전기를 가장 청정하고 저렴한 에너지원으로 만드는 정책 전환이 이뤄질 때, 히트펌프는 기후 대응 수단을 넘어 유럽 에너지 전환의 '표준 난방 기술'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것이 보고서의 결론이다. ◇에너지 믹스도 중요…재생에너지 비중 높아야 효과 난방의 전기화는 전력 소비 증가를 동반한다. 한국산업기술시험원 연구에 따르면 국내 단독주택을 모두 히트펌프로 전환할 경우 연간 전력 소비는 약 14TWh(테라와트시, 1TWh=10억 kWh)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전체 전력 소비의 약 2~3% 수준이다. 연구진은 단열 개선과 스마트 제어를 병행할 경우 전력 피크 부담은 충분히 관리 가능하다고 분석했다. 그럼에도 히트펌프의 탄소 감축 효과는 전력 생산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지난달 초 국회예산정책처는 석탄과 액화천연가스(LNG) 비중이 높은 전력 믹스에서는 감축 효과가 제한될 수 있다고 지적하며, 재생에너지 확대와 병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력의 탄소 배출계수가 낮아질수록 히트펌프의 감축 효과는 커지며, 전력 부문이 완전 탈탄소화될 경우 난방 부문의 배출은 사실상 제로에 가까워진다. 국회예산정책처는 “히트펌프를 통해 탄소배출을 저감하려면 신재생에너지 전력설비가 구축되어 있는 가구를 우선 지원대상으로 선정할 필요가 있다"며 “향후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면밀히 파악한 뒤 중장기 사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히트펌프가 사용하는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인정할 것인지도 중요한 쟁점이다. 유럽 다수 국가는 공기열을 재생에너지로 분류하고 있으나, 국내에서는 법적 지위가 아직 명확하지 않다. 정부는 관련 법령 개정을 추진 중이며, 인정될 경우 공공기관 의무비율과 제로에너지건축 인증에서 활용 폭이 크게 넓어질 전망이다. ◇보급의 관건은 비용과 제도 정부는 히트펌프를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의 핵심 수단으로 삼고, 2035년까지 350만 대 보급을 통해 이산화탄소 518만 톤의 감축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높은 초기 설치비, 공간 제약, 전기요금 누진제는 여전히 큰 장벽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내년 583억원을 투입해 가구당 초기설치비 100만원가량을 지원할 계획이다. 하지만 가정용 히트펌프 설치비는 1,000만 원을 넘는 경우가 많아, 보조금을 적용해도 가구 부담이 크다. 실제로 기후부가 추산한 가구당 히트펌프 설치비는 1400만 원으로, 정부 보조(560만원)와 지방비(280만원)를 제외하더라도 가구당 560만원을 추가로 부담해야 한다. 저소득층이나 에너지 취약계층이 참여하기에는 진입 장벽이 높다. 반면 사우나나 수영장처럼 온수 사용량이 많은 시설에서는 가스 대비 15~20%의 비용 절감 효과가 이미 확인되고 있다. 정부는 전용 전기요금제 도입, 초기 설치비 지원, 노후 주택 단열 개선과 연계한 그린리모델링 등을 통해 보급 속도를 높일 계획이다. 히트펌프는 단순한 보일러 교체 기술이 아니다. 연료를 태우는 난방에서, 열의 흐름을 관리하는 난방으로의 전환이다. 비용과 탄소, 전력망과 산업 구조까지 함께 바꾸는 변화다. 난방의 미래는 더 이상 불꽃에 있지 않다. 열을 얼마나 효율적으로 다루느냐가 에너지 전환의 성패를 가르고 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李대통령 “발전사 왜 나눠놨는지 모르겠다”…전력산업 구조개편 재점화

이재명 대통령이 과거 전력산업 구조개편으로 한국전력 발전 부문이 5개 자회사로 분할된 체계에 공개적으로 의문을 제기하면서, 발전 공기업 구조조정 논의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정부가 2040년 탈석탄 정책을 추진 중인 가운데, 대통령 발언이 현행 발전자회사 체계 전반에 대한 재검토 신호로 해석되면서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이 대통령은 17일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한전 발전자회사 체계를 두고 “왜 이렇게 나눠놨는지 하는 생각이 든다"며 분할 배경을 직접 물었다. 이에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은 “발전·판매·송배전을 분리하고 발전 부문을 민영화하려다, 미국 캘리포니아 대정전 사태 이후 민영화의 부작용이 부각되면서 한전 자회사 체제로 멈췄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이를 듣고 “결국 사장만 5명 생긴 것 아니냐"고 정리하며 현 체계의 비효율성을 지적했다. 이 대통령은 발전자회사 분할 이후 실질적인 경쟁 효과가 있었는지를 재차 물었고, 이 차관은 “전력을 한전이 단일 구매하는 구조여서 기대했던 경쟁 효과는 크지 않았다"고 답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경쟁시키다 보니 인건비를 줄이려 하고, 그 결과 발전사에서 산업재해가 많이 발생한 것 아니냐"며 경쟁 중심 체제가 노동 안전과 근로조건 악화로 이어졌다는 취지의 문제의식을 드러냈다. 이어 “공기업은 돈을 많이 버는 것이 목표가 아니라 국민을 더 안전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것이 존재 이유"라며 “공공 영역에서 노동자를 가혹하게 다뤄 산재가 늘어나거나 임금 착취가 발생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강조했다. 기후부는 발전사 구조조정 관련 정책 결정 시점을 내년 하반기 또는 2027년 초로 내다봤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은 사후 브리핑에서 “발전자회사 5곳에는 노동자들이 있어 전문 용역을 진행할 예정"이라며 “제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전기본)을 확정하고 국회 보고 이후 공론화·협의 절차를 거쳐 방향을 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제12차 전기본은 내년 상반기 이후 나올 예정"이라며 “시간상 구조조정 결정은 내년 하반기나 후년 초까지 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김대중 정부 시절 추진돼 1단계에서 멈췄고, 노무현 정부 들어 미국·유럽의 정전 사태와 요금 급등 논란 속에 사실상 중단됐다. 그러나 이재명 정부가 2040년 석탄화력발전 폐지를 공식 목표로 제시하면서, 석탄화력 비중이 높은 발전자회사들을 중심으로 통폐합 또는 기능 재편 가능성이 다시 거론되고 있다. 업계에서는 석탄 중심 발전사를 재편해 재생에너지·무탄소 전원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시나리오가 유력하게 거론된다. 이번 대통령 발언은 단순한 제도 설명 요구를 넘어 발전자회사 분할 체계의 정책적 타당성, 경쟁 중심 공기업 운영의 한계, 탈석탄·에너지 전환 국면에서의 공기업 재정의를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력업계 관계자는 “이번 발언은 발전사 통폐합 여부 자체보다 '전력 공기업을 어떤 역할의 조직으로 재설계할 것인가'에 대한 근본 질문"이라고 평가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李대통령 “원전, 정치의제화 돼버려…과학적 토론 필요”

이재명 대통령은 “원전 정책이 정치 의제처럼 돼 버렸다. 효율성이나 타당성에 대해 진지한 토론이 이뤄지지 않고 편 가르기 싸움이 벌어지고 있다"며 과학적인 토론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7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과학 논쟁을 하는데 내 편, 네 편을 왜 가르냐"며 이같이 말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 사회가 토론도 없이 편 먹고 싸우기만 하면서 진실이 아닌 것들이 진실처럼 유통되는 경우가 많다. 참 웃기는 현상"이라며 원전 정책 역시 진영 논리로 인해 객관적 사실이 가려지는 일이 많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이런 일이 계속되면 안 된다. 사실을 있는 대로 다 털어놓고 얘기해야 한다"고 재차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원전 한 곳을 건설하는 데 얼마만큼의 기간이 소요되는가도 물었다. 김성환 기후부 장관이 “10년에서 15년 걸린다"고 답하자, 이 대통령은 “7년이 걸린다는 사람도 있더라. (이 기간에 대해서도) 정당마다 말이 틀리다"며 “김 장관도 더불어민주당 소속이라 못 믿겠다. 한국수력원자력 사장이 대신 말해보라"고 웃으며 언급하기도 했다. 전대욱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직무대행은 “부지 선정에 2년, 인허가 서류 심사에 3년 4개월, 삽 뜨기 시작해 준공까지 7년 7개월 등 총 13년 11개월이 걸린다"고 답했다. 각 정당의 입장에 얽매이지 않는 객관적 입장을 토대로 토론하겠다는 뜻을 부각했다. 이 대통령은 또 “우라늄 농축 및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자체적으로 할 수 있도록 미국과 협상하고 있다"며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하면 부피가 확 줄어들 수 있다고 하던데 맞느냐"고 질문하기도 했다. 최원호 원자력안전위원장은 “알려진 바로는 5분의 1 정도로 (저장 공간이) 줄어들 수 있다고 한다"고 답했다. 이 대통령은 이런 토론이 이뤄지는 중간에도 수시로 “(답변자가) 어느 정당 소속인가", “당적이 없는 사람만 말하라"고 하는 등 정치 논리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500억 적자’ 법인 청산 한국퓨얼셀의 불가피한 선택

한국퓨얼셀이 연료전지 사업의 구조적 한계와 지속적인 경영 악화로 사업 정리에 나섰다. 회사는 청산 과정에서도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두고 단계적 지원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 17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퓨얼셀은 지난 7월 임시 주주총회에서 법인 해산을 의결하고 현재 청산 절차를 진행 중이다. 2019년 연료전지 제조 및 발전소 운영·유지보수 전문 기업으로 출범했으나, 연료전지 시장의 성장 정체와 수익성 악화로 사업 지속이 어렵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퓨얼셀은 최근 2년간 누적 적자 규모가 약 500억원에 달하는 등 심각한 재무 부담을 안아 왔다. 2024년 영업손실은 267억원으로 최근 수년간의 누적 흑자 규모를 넘어섰으며, 2025년에도 상당한 수준의 추가 손실이 예상되는 상황이다. 회사 측은 이러한 구조적 적자 상태가 단기간 내 해소되기 어렵다고 판단해 청산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한국퓨얼셀은 청산 결정 이후에도 근로자 고용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삼고, 즉각적인 인력 감축 대신 단계적이고 완충적인 조치를 시행해 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회사는 약 1년 전부터 순환 휴업과 희망퇴직 제도를 병행 운영하는 한편, 그룹사 전적을 통한 고용 유지를 적극 추진했다. 이 과정에서 총 97차례에 걸쳐 전적 공모를 실시했으며, 실제로 100명 이상이 포스코 그룹 내 다른 계열사로 이동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전 직원 대상 설명회와 개별 면담을 통해 청산 일정과 전적·희망퇴직 등 선택 가능한 방안을 사전에 안내해 왔다고 밝혔다. 다만 근무 지역, 직무 특성, 처우 조건, 최근 그룹사 채용 여력 축소 등의 사유로 20여명의 인력은 전적이나 희망퇴직을 선택하지 않은 상태다. 한국퓨얼셀은 법인 청산 일정상 더 이상 절차를 미루기 어려운 시점에 이르러 법적 요건에 따라 일부 인력에 대해 해고 예고 통지를 진행했다. 다만 효력 발생 전까지 해고 대상자를 최소화하기 위해 추가 전적 공모를 병행하고 있으며, 희망퇴직 조건도 종전보다 대폭 상향해 제시하고 있다. 아울러 외부 전문기관인 LHH Korea와 협력해 전직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전직 상담과 심리 상담 등 지원도 함께 제공할 계획이다. 에너지 업계 관계자는 “한국퓨얼셀이 연료전지 시장의 구조적 한계로 어려운 결정을 내렸지만, 직원들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 단계적이고 체계적인 지원을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며 “적자로 회사가 문을 닫는 상황에서 희망퇴직 조건을 오히려 상향한다는 것은 기업 입장에서 매우 어려운 일"이라고 덧붙였다. 한국퓨얼셀 관계자는 “약 1년 전부터 전환배치와 희망퇴직 등 다양한 방안을 선제적으로 추진해왔고, 청산 절차가 완료될 때까지 최선의 지원을 이어갈 것"이라고 밝혔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두산에너빌리티, 미국 빅테크에 가스터빈 3기 공급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에서 가스터빈 추가 수주에 성공하며 북미 시장 확대 속도를 높이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빅테크와 380MW급 가스터빈 3기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이 기업이 건설하는 데이터센터에 가스터빈과 발전기를 2027년 각 1기, 2028년 각 2기씩 공급할 계획이다. 이번 계약은 지난 10월 체결한 가스터빈 2기 공급계약에 이은 추가 수주로, 두산에너빌리티는 약 두 달 동안 동일한 미국 빅테크 기업과 총 5기의 가스터빈 공급계약을 체결하게 됐다. 두산에너빌리티가 미국에서 가스터빈 수주를 빠르게 확대할 수 있는 배경에는 검증된 성능, 빠른 납기, 그리고 미국 현지 자회사의 서비스 지원이 있다. 2019년 대형 가스터빈 국산화에 성공한 이후 1만 7000시간 실증을 완료하며 기술 신뢰성을 확보했고 이번 계약 포함 현재까지 총 12기를 수주하며 경쟁력도 입증했다. 미국 휴스턴에 위치한 자회사 DTS의 가스터빈 유지보수 역량도 수주에 힘을 보태고 있다. 두산에너빌리티 손승우 파워서비스BG장은 “첫 해외수출에 이어 추가 공급계약까지 성사되면서, 두산은 가스터빈 글로벌 플레이어로 확실히 자리매김하게 됐다"며 “이번 성과를 기반으로 급성장하는 북미 시장에서 입지를 강화하고, 늘어나는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李 대통령 “양수발전 효율이 80%? 많이 지어야겠네요”

이재명 대통령이 양수발전의 효율이 80%에 달한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며 “많이 지어야겠네요"라고 말했다. 이는 양수발전 추가 건설에 대한 공식 지시로 이어진 발언은 아니지만 효율성에 대한 설명을 듣는 과정에서 나온 반응이다. 이 대통령은 17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양수발전의 효율성에 대해 질문했다.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은 “양수발전은 유연성 자원으로, 효율성이 80% 이상으로 높다"고 답했다. 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양수발전의 효율성이 80%나 되느냐"며 “양수발전을 많이 지어야겠다"고 말했다. 이어 “수소는 효율이 떨어지지 않느냐"고 물었다. 김성환 장관은 “양수발전은 입지와 조건 등을 고려해야 한다"며 “수소의 효율은 25~30%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수소환원제철을 위해 수소가 필요하지만, 효율 문제가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양수발전은 전력을 사용해 하부댐의 물을 상부댐으로 끌어올린 뒤, 상부댐의 물을 다시 하부댐으로 흘려보내며 발전하는 방식이다. 낮에 태양광 발전 등으로 전력이 남을 때 이를 저장하고 밤에 전력을 생산하는 일종의 에너지저장장치(ESS)다. 현재 양수발전은 한국수력원자력이 총 4700메가와트(MW) 규모로 운영하고 있다. 제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는 2038년까지 양수발전 설비를 1만400MW까지 확대하는 계획이 담겼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李 대통령 “해상풍력, 태양광보다 단가 비싼데 왜 투자하나” 의문

이재명 대통령은 해상풍력 발전단가 목표가 태양광 발전단가보다 훨씬 비싸게 제시된 데 대해 해상풍력 사업의 필요성에 의문을 나타냈다. 이에 대해 기후에너지환경부는 해상풍력은 항만과 선박 등 인프라를 구축하면 단가를 대폭 낮출 수 있고 조선산업 경쟁력까지 함께 키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17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기후에너지환경부 업무보고에서 “2030년까지 최선을 다해 대규모 해상풍력을 늘려도 발전단가가 킬로와트시(kWh)당 200원이고 태양광은 100원 수준으로 만들겠다고 했는데 그렇다면 왜 태양광에 집중 투자하지 않고 해상풍력을 하느냐"고 물었다. 기후부는 해상풍력 발전단가를 2030년 kWh당 250원, 2035년 150원 이하로 낮추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 반면 태양광 발전단가는 2030년 80원 이하로 설정했다. 이에 이 대통령은 발전단가를 대락적으로 훝어보며 태양광이 훨씬 저렴한데도 해상풍력에 투자하는 이유에 의문을 나타낸 것이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현재 해상풍력은 약 0.3GW 수준에 불과해 단가가 330원 수준"이라며 “대폭 확대되면 근본적으로 200원 이하대로 낮출 수 있을 것으로 판단했고 다만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답했다. 김 장관은 또 “해상풍력은 하부기자재와 타워 등 연관 산업이 많아 전력 분야뿐 아니라 산업 전반에 기여도가 크다"며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추진하면 2030년까지 대략 3GW, 잘하면 5GW까지 확대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호현 기후부 2차관은 “2035년에는 해상풍력을 20GW 이상 확대해 규모의 경제 효과로 단가를 150원 수준으로 맞춰보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다"며 “항만과 선박 등 인프라의 부가가치도 발생해 비용 단가 하락이 본격적으로 이뤄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재생에너지 업계에서는 해상풍력이 태양광보다 단가는 더 비싸더라도 태양광에만 집중할 경우 낮 시간에 발전량이 집중되는 문제를 언급하며 해상풍력이 태양광을 보완하는 역할을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태양광만 보급할 경우 자체 발전단가는 저렴하더라도 해가 떠 있는 시간에만 전력이 생산돼 계통 부담이 커지고 이는 전기소매요금 인상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반면 해상풍력과 태양광을 함께 확대하면 낮뿐 아니라 밤 시간대에도 전력 생산이 가능해 발전단가는 다소 높더라도 전체 전기소매요금에 미치는 영향은 태양광만 늘리는 것보다 더 낫다는 평가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전기차 충전 1만원 했는데 4만원 결제”… 민원 넣어야만 환불되는 ‘이상한 충전시장’

전기차 충전 결제 오류가 반복되고 있음에도, 환불을 포함한 사후 처리 과정이 '민원 접수 없이는 아무것도 확인할 수 없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전기차 이용자가 급증하는 가운데 충전 인프라의 신뢰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서울시에 거주하며 2년째 전기차를 운행 중인 A씨는 “얼마 전에 충전 기록을 보다가 우연히 금액이 이상하다는 걸 알았다"며 제보를 해왔다. 실제 이용금액은 1만 원이었지만, 결제 금액은 5만 원으로 청구되는 등 과다 결제 사례가 여러 차례 반복됐다는 것이다. A씨는 충전사업자에 문의했으나, 결제 오류 여부 확인만 며칠씩 소요되고 환불은 반드시 당사자가 민원을 접수해야만 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결제 오류가 시스템에서 자동으로 잡히는 것도 아니고, 소비자가 민원을 넣어야만 '아 그게 오류였네요'라고 확인해준다"며 “이건 사실상 소비자가 모르면 그대로 돈이 새는 구조"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A씨는 문제 해결을 위해 △저공해누리집 △자동차환경협회 △서울시 120다산콜센터 △서울에너지공사 등 여러 기관에 문의했지만, 돌아온 답은 모두 “결제 오류 여부는 민원이 접수돼야만 확인이 가능하다"였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답변이 사실상 제도적 관리가 '부재'하다는 것을 인정하는 셈이라고 평가한다. 서울시는 충전 품질·안전성을 높이겠다며 '급속충전기 인증제'를 추진했지만, 제도 시행에도 불구하고 현장에서의 과다 결제·오류 환불 지연 문제는 해결되지 않고 있다. A씨는 “인증제를 한다면서 실제로는 아무 것도 관리되지 않는 것 같다"며 “이게 인증제 도입 이후의 모습이라면 제도 실효성을 다시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간 충전사업자의 경우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공식 민원 접수 시스템이 없거나, 사실상 연락이 닿지 않거나, '시스템 문제라 어쩔 수 없다'며 책임을 회피하는 사례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A씨는 “민간 충전소 담당자들에게 수십 통 전화했지만 대부분 '관리시스템 오류'라고만 답했다"며 “도대체 오류가 반복되는데 왜 개선되지 않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고 호소했다. 특히 A씨는 충전사업자 관리 시스템에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는 사실을 언급하며 “충전기 통합관리시스템에 수억 원이 들었다는데, 오류를 스스로 잡지도 못하고 환불도 민원을 넣어야만 되는 시스템이 말이 되나"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공공재 성격을 갖는 만큼, 통합관리시스템의 성능과 운영 책임에 대한 정부 차원의 전면 점검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전기차 보급 확대는 탄소중립 정책의 핵심 축이지만, 충전 인프라의 신뢰가 기반이 되어야 시장이 성장할 수 있다. 이번 사례는 △결제 오류 자동 감지 부재 △환불 절차의 과도한 소비자 책임 전가 △민간사업자 관리·감독 부재 △공공기관의 문제 인지·데이터 관리 실패 등 충전 시장 전반의 구조적 취약점을 여실히 드러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정부·지자체의 전수조사 △충전사업자 결제·정산시스템 표준화 △자동 오류 탐지 및 환불 시스템 구축 △민간사업자 감독 체계 강화 등이 시급하다고 지적한다. 한 전기차 충전업체 관계자는 “이건 개인이 민원을 넣어서 해결할 문제가 아니라, 제도가 고쳐져야 할 문제"라며 전기차 충전 인프라가 정부가 말하는 '미래 에너지 전환'의 핵심이라면, 이제는 “충전이 제대로 되는 나라"를 만들기 위한 정책적 재정비가 더 이상 미뤄질 수 없다는 지적이다. 한국스마트그리드협회에서 제공하는 차지인포에 따르면 현재 전기차 충전기 제조업자는 67개, 충전시스템(SW) 제조업자는 38개이다. 현재 전국 전기차 충전기는 46만3357개로, 5년 전인 2020년 3만4714개보다 13배나 증가했다. 같은 기간 동안 전기차 등록대수도 10만2045대에서 72만8352대로 7배 증가했다. 올해 20만대가량 보급 추세를 감안하면 내년에는 100만대 보급도 예상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전력거래소, 유니슨 풍력으로 합성관성 실증…정전 대응 기술 검증

정전 대비를 위해 풍력발전기에도 기존 대형 터빈 기반 화력발전기처럼 관성을 활용할 수 있도록 하는 기술이 개발되고 있다. 전력거래소는 16일 전남 영광에 위치한 전남테크노파크 발전소에서 유니슨 풍력발전기를 활용한 합성관성 기능 현장 실증시험을 시행했다. 이번 실증시험은 전력거래소, 광운대학교 산학협력단, 한국전기연구원(KERI), 유니슨으로 구성된 연구 컨소시엄이 수행 중인 '풍력발전기 합성관성 제어기술 개발' 관련 연구용역의 일환으로 진행됐다. 최근 전력계통은 인버터 기반 재생에너지 확대에 따라 동기발전기 감소와 관성 저하 문제가 심화되고 있다. 이에 따라 전력계통 안정도 유지를 위한 속응성 발전 출력 응답 자원의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 기존 대형 터빈을 이용한 화력발전기는 가동이 중단되더라도 터빈이 회전하며 발생하는 관성으로 전력 생산량을 서서히 줄일 수 있다. 반면 태양광과 풍력발전은 이러한 관성 능력을 갖추지 못하고 있다는 한계가 있다. 이에 전력거래소는 풍력발전기 합성관성의 전력계통 안정성 지원 기능에 필요한 제어기술 요건을 검토하기 위해 관계 기관과 공동 연구를 추진하고 있다. 이번 실증시험은 △사고 직전 유효전력 대비 10% 이상 출력 증가 △상승시간 1초 이내 △유지 시간 10초 이상 등 풍력발전기가 제공할 수 있는 합성관성 특성을 실제 발전 환경에서 평가하는 데 중점을 뒀다. 실증시험 결과, 풍력발전기의 합성관성 특성은 목표로 설정한 주요 기술 기준(최대 출력 증가량, 초기 응답 특성, 유지 시간 등)을 대부분 충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다만 합성관성 제공 이후 풍력터빈 회전속도(회전력) 회복 과정에서 일시적인 출력 저하가 발생하는 특성이 관찰돼 이에 따른 계통 영향에 대한 추가 분석과 검토가 필요하다는 점이 확인됐다. 전력거래소 관계자는 “재생에너지의 급격한 증가에 대비하기 위해서는 기존 동기발전기 관성에 의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다양한 합성관성 자원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며, “풍력 관성서비스 기반의 계통안정화 체계의 실현가능성을 지속적으로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