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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재판 70회차…한수원 노조 “당장 판결하라”

14일 대전지방법원에서 월성 1호기 경제성 조작 관련 70회차 재판이 진행된 가운데, 한수원 노조가 신속한 판결을 촉구했다. 한국수력원자력노동조합(위원장 강창호)은 14일 오전 11시 대전지방검찰청 앞에서 '월성1호기 경제성 조작 사건'의 장기화된 재판을 비판하는 공동집회를 열었다. 이번 집회는 한전기술노조, 자유대한호국단, 월성원전재판감시단 등 시민사회 및 에너지계 단체가 함께했으며, 한수원노조 전국 본부·지부 위원장과 간부들이 대거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이 재판은 정의가 아니라 은폐와 회피의 반복"이라며 “국민 세금 수조 원이 낭비된 탈원전 조작 사건을 5년째 끌고 있는 사법부야말로 '제2의 공범'"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강창호 한수원노조 위원장은 “2021년 기소된 사건이 아직도 1심 단계에 머물러 있다는 것은 정의의 실종이자 사법의 직무유기"라며 “재판부가 정권의 흔적을 의식해 국민적 판단을 지연시킨다면, 이는 탈원전의 연장이자 국민 기만"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포스코 등 산업계가 월성1호기의 재활용 필요성에 공감하고 있음에도 사법부만 과거의 정치적 판단에 머물러 있다"고 지적했다. 집회 참석자들은 또한 산업통상자원부가 4조원 규모의 손실을 초래한 경제성 조작 책임을 외면하고 있다며 “산업부의 책임 회피와 사법부의 침묵은 결국 공범행위"라고 주장했다. 현장에서는 “5살짜리 1심 재판", “사법 지연은 탈원전의 마지막 방패막" 등의 구호가 이어졌다. 한편, 이날 대전지방법원에서 열린 [대전지법 2021고합228] 공판에는 당시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이었던 백운규 피고인이 직접 출석했으며, 경제성 평가 조작이 이뤄졌던 시기를 둘러싼 핵심 신문이 진행됐다. 한수원노조는 “증거와 증언이 충분히 확보된 사건을 5년째 끌고 있는 이유는 정치적 판단 외에는 설명할 수 없다"며 “이제는 사법부가 국민 앞에 명확한 결론으로 답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5 국감] 김성환 기후부 장관 “발전공기업 통합, 재생에너지공사 신설 가능…탈원전 아닌 탈탄소 주의자”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이 화력 중심의 발전체계를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전환하기 위해 발전공기업을 통합하되, 재생에너지공사를 신설하는 방안도 있다고 밝혔다. 탈원전 논란에 대해서는 '탈원전주의자'가 아닌 '탈탄소주의자'라고 선을 그었다. 김 장관은 1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박해철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발전공기업 통합 관련 질의에 대해 “통합은 구조조정을 위한 것이 아니라, 석탄발전소 중심으로 근무 중인 발전자회사 직원들의 '정의로운 전환'을 위한 고민"이라며 “큰 방향에서 석탄발전을 축소하고 재생에너지공사를 별도로 만들어 전환하는 방법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남동·중부·서부·남부·동서발전 등 5개 발전공기업을 통합하는 과정에서, 재생에너지 발전 부문만 분리해 '재생에너지공사'를 설립하는 시나리오를 제시한 셈이다. 박 의원은 “발전공기업과 노동조합에서는 통합 논의가 일방적인 인력 구조조정이나 사업 축소로 이어질까 우려하고 있다"며 “이해당사자의 참여를 보장하는 사회적 대화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전적으로 공감한다"고 답했다. 야당인 국민의힘에서는 김 장관을 여전히 탈원전주의자라고 의심했다. 김 장관은 이에 대해 탈원전주의자가 아닌 탈탄소주의자라고 답했다. 윤상현 국민의힘 의원은 김 장관을 두고 “김 장관은 과거 '원전 중심의 에너지정책은 국가경제를 망칠 것'이라고 말했다"며 “완전히 탈원전주의자, 그것도 아주 강성으로 보인다"고 지적했다. 이에 김 장관은 “원전이 여전히 위험한 것은 객관적인 사실"이라며 “원전이 99.999% 안전해도 0.001% 때문에 원전의 위험성을 강조하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그는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가되, 우리나라 특성상 원전을 일종의 보조 에너지원으로 해서 조화롭게 가는 게 좋겠다"고 설명했다. 조지연 국민의힘 의원은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제시한 원전 2기 건설을 그대로 진행하는 걸로 이해해도 되느냐고 물었다. 11차 전기본에서는 2038년까지 신규 대형원전 2기를 건설하기로 돼 있다. 그러나 곧 수립될 12차 전기본에서는 신규 원전 2기 건설계획이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가 원전에 우호적인 입장을 보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이에 대해 김 장관은 “조만간 12차 전기본을 만들어야 한다. 11차 전기본에서 검토했던 안을 포함해서 새로운 계획을 세울 때 그 부분을 참고할 수 있다"고 답했다. 다만, 11차 전기본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이 12차 계획에 그대로 반영될지 여부에 대해서는 명확한 답변을 피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국회미래연구원 “정부, 해외자원개발 투자 적극 역할해야”

국회미래연구원이 정부가 해외자원개발 투자를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발간했다.최근 전 세계적으로 핵심광물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이 격화되면서, 우리나라도 자원안보를 지키기 위해 대응해야 한다는 취지다. 국회미래연구원은 14일 '핵심광물 자원안보 정책 평가와 미래 전략' 보고서를 발간했다. 보고서는 자원안보 강화를 위해 △자원 확보 및 공급망 내재화 △재자원화·대체소재 투자 △국제협력 방향성 재설정 등을 제시했다. 구체적으로는 중장기적 관점에서 일관성 있는 해외자원개발 및 정제시설 투자에 대한 정부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내 정제·제련 역량 강화, 우방국과의 공동투자 및 기술협력, 인허가 간소화 등 다각도의 지원도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사용후배터리와 촉매에서 유가금속을 회수하는 재생자원 산업을 촉진해 해외 의존도를 줄이고, 부처 간 업무 연계를 통해 안정적인 재자원화 공급망을 구축해야 한다고 밝혔다. 대체소재 연구개발 및 상용화 지원, 글로벌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기준 충족을 위한 국내 제도 기반 마련, 국제 규범 준수 차원의 협력 강화도 함께 제안했다. 특히 지역별로는 남미와의 공동정제 투자, 호주와의 가치사슬 전주기 협력 등 차별화된 국제협력 전략을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우리나라가 리튬·니켈·코발트·희토류 등 첨단산업 필수 광물의 95% 이상을 해외에서 수입하고 있으며, 일부 광물의 중국 의존도는 90%를 상회한다고 지적했다. 이차전지, 반도체, 첨단모빌리티, 수소 등 4대 주력산업의 핵심광물 역시 중국 의존도가 높다고 분석했다. 또한 미·중 패권 경쟁과 지정학적 리스크가 글로벌 공급망의 불안정성을 심화시키고 있다고 진단했다. 보고서는 그동안 정부의 핵심광물 정책 변화를 분석한 결과,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이 결여돼 있다고 평가했다. 보고서를 작성한 김은아 연구위원은 “핵심광물 정책은 그간의 단편적인 해외개발·비축 중심에서 벗어나, 공급망 전 주기를 포괄하는 전략 아래 정제·재자원화·대체소재·국제협력을 아우르는 통합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5 국감] 김성환 기후부 장관 “탄소문명 종식하고, 재생에너지 중심 녹색문명으로 대전환”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체계를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14일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의 기후부 국정감사에 출석해 “우리나라가 화석연료에 의존하는 탄소문명을 종식하고, 재생에너지 중심의 탈탄소 녹색문명으로 대전환할 수 있도록 기후에너지환경부가 그 초석을 놓겠다"고 말했다. 그는 “헌법에 명시된 국민의 환경권과 미래세대의 지속가능한 삶을 고려한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설정하고, 전력·산업·수송·건물·생활 전 분야에서 탈탄소 녹색전환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태양광·풍력·전기차·배터리·히트펌프·수소·가상발전소(VPP)·순환경제 등 탄소중립 산업을 국가의 신성장동력으로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기후재난 대응과 국민 환경권 보장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수해와 침수가 빈번한 지류·지천과 도심, 극한 가뭄으로 인한 물 부족 지역을 중심으로 정밀한 기후예측에 기반한 선제적 대응을 추진하겠다"며 “폭염·한파 등 일상화된 이상기후로부터 국민의 일상을 보호하기 위한 범부처 기후 민생대책을 연내 수립·이행하겠다"고 말했다. 또한 “미세먼지 저감, 깨끗한 물 제공, 촘촘한 화학안전망 구축, 건강한 생태계 조성 등 국민 눈높이에 맞는 고품질 환경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며 “낙동강 물 문제, 수도권 생활폐기물 문제, 가습기 살균제 피해 문제 등 장기간 갈등을 야기한 환경 난제를 해결해 국민 통합을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이재명 대통령의 공약에 따라 정부조직법 개정을 통해 올해 10월부터 출범했다. 환경부와 산업부의 에너지부문이 합쳐져 만들어졌다. 이에 맞춰 기존 환경노동위원회도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로 전환되면서 에너지 분야까지 맡고 있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25 국감]김정호 의원 “한전·한수원, 웨스팅하우스에 기술·금융·법적 종속…매국적 불평등 협정”

더불어민주당 김정호 국회의원(경남 김해시을,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이 한국수력원자력이 보고한 한전·한수원–웨스팅하우스(WEC) 간 타협협정(Settlement Agreement)의 구체 내용을 공개하며 “대한민국이 기술·금융·법적으로 종속된 불평등한 계약"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의원은 “언론을 통해 일부가 알려졌던 내용 외에 새로운 독소조항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한수원으로부터 직접 보고받았다"며 “한국 측이 사실상 상업적 종속 상태에 놓였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윤석열 정부는 체코 원전 수주를 성사시키기 위해 미국 웨스팅하우스와 기술·금융 측면에서 현저히 불균형한 협정을 체결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협정 내용에는 한국이 SMR 등 독자 기술을 개발하더라도 WEC의 사전 검증 없이는 수출 불가, 원전 1기당 1억7500만달러(약 2500억원) 의 기술료와 6억5000만달러(약 9300억원) 규모의 EPC(설계·조달·시공) 역무를 WEC에 제공해야 한다는 조항이 포함돼 있다. 김 의원이 공개한 협정서에 따르면, 한전·한수원은 원전 1기당 4억달러(약 5700억원) 규모의 신용장을 발행해야 하며, 이 신용장은 WEC의 역무가 50% 완료될 때까지 유효하다. 그러나 EPC 계약 체결 후 120일 내 하도급 계약을 맺지 못하거나, 기술료를 15영업일 이내 지급하지 못하거나, WEC에 제공하는 역무 규모가 6억5000만달러에 미치지 못하면 WEC는 신용장 전액 또는 일부를 즉시 인출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다. 문제는 신용장 인출을 막기 위해선 한국 측이 귀책사유가 WEC에 있음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점이다. 김 의원은 “납기 지연이나 품질 문제 등 WEC의 과실이 있어도 한국 측이 이를 증명하지 못하면 WEC가 돈을 인출해 갈 수 있는 구조"라며 “결국 WEC가 문제를 일으키고도 돈은 한국 은행에서 빠져나가는 기형적 계약 구조"라고 비판했다. 또한 협정의 '불가항력' 조항은 '자연재해·전쟁·침략' 등 극히 제한적으로 규정돼 있으며, 정부 인허가 지연이나 발주처 귀책 등 현실적인 변수는 예외 조항에서 제외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한전과 한수원은 WEC의 기술실시권에 대해 어떠한 이의나 분쟁도 제기할 수 없고, 한국형 원전 수출에 대해서도 WEC의 기술실시권을 부여받지 못하도록 되어 있다"고 밝혔다. 그는 “이는 대한민국 원전의 기술주권을 사실상 박탈하고, 소송권마저 포기한 굴종적 계약"이라며 “불평등을 넘어 매국적 조약 수준으로, 진상조사와 책임자 문책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이번 협정이 체코 원전 수주 과정에서 미국 정부와 웨스팅하우스의 압박 아래 체결된 '불공정 타협'의 결과물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임 정부가 수주 실적만을 노리고 경제주권을 포기하면서까지 미국 측 요구를 수용했다"며 “국익을 해친 협정의 전면 재검토와 감사원 조사, 국회 차원의 청문회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2025 국감] 수송 부문, 온실가스감축 예산 16.4조 쏟고도 감축율 꼴찌

정부가 2035년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 수립을 위한 공론화에 나서고 있지만, 그보다 먼저 지난 2030년 목표에 대한 재정집행 평가부터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윤석열 정부는 '탄소중립녹색성장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분야별 재정투입 계획을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2023년부터 2026년까지 4년간 수송부문에만 약 16조4000억원이 투입되었음에도, 실제 감축 성과는 전 부문 중 최하위로 드러났다. 진보당 정혜경 의원실이 정부의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서'(2023~2026년)를 분석한 결과, 4년간 전체 감축예산은 43.1조원이었고, 그 중 수송부문이 38%에 해당하는 16.4조원으로 가장 많았다. 뒤이어 산업, 전환, 건물 부문 순이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보도자료(2024년 잠정배출량 기준)에 따르면, 수송부문은 2018년 대비 불과 1.3% 감축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감축률(11.8%)은 물론, 감축이 어렵다고 지적되어온 산업부문(4.5%)보다도 낮은 수치다. 정혜경 의원은 “기후위기 대응 예산보다 화석연료 사용을 위한 예산이 더 많이 편성되었지만, 이른바 '배출예산'은 확인되지 않아 실질 감축이 이뤄지지 못한 것"이라고 지적했다. 녹색에너지전략연구소 분석에 따르면 2024년 수송부문 화석연료 보조금은 7조7000억원으로, 같은 해 수송부문 온실가스감축인지 감축예산 3조8000억원의 두 배에 달했다. 정 의원은 이어 “4년째 시행 중인 온실가스감축인지예산제도는 이제 감축예산뿐 아니라 배출을 유발하는 예산까지 함께 평가해야 한다"며 “그래야만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 달성을 위한 진짜 '기후재정전략'을 세울 수 있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끝나지 않는 가을비…15일 밤부터 전국 확대

오는 15일 추석 연휴부터 내리는 가을비가 전국 곳곳에서 이어지겠다. 14일 기상청 단기예보에 따르면, 전국이 대체로 흐린 가운데 비가 오전에는 전남권, 오후에는 충청권과 그 밖의 남부지방, 밤에는 수도권과 강원 영서로 확대될 것으로 예보됐다. 비는 16일 오전에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이어질 전망이다. 15~16일 예상 강수량은 △수도권·강원 영서·충청권·전북·경북 10~40㎜ △강원 영동·경상권·전남·경남 20~60㎜ △제주도 10~60㎜이다. 15일 전국 아침 최저기온은 12~20도, 낮 최고기온은 21~26도로 예년과 비슷하거나 다소 높은 수준으로 전망됐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슈] 탈원전 분위기 속 ‘원전주 랠리’…AI 시대, 다시 빛나는 원전

국내 정치권과 산업계에서 '탈원전' 기조가 다시 고개를 들고 있지만, 역설적으로 국내 원전 관련주는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기후에너지환경부 신설, 체코 원전 계약 논란 등 원전 산업을 둘러싼 정책 불확실성이 커지는 가운데도, 글로벌 시장에선 원전이 AI·데이터센터 시대의 '기저 전력원'으로 재평가 받고 있는 양상이다. 지난 13일 코스피가 약세를 보이는 와중에도 두산에너빌리티 주가는 신고가를 경신했다. 거래량과 자금도 최근 시장을 주도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못지 않다. 최근 한 달간 주가 상승률은 20%를 웃돌며, 국내 원전 생태계 전반에 훈풍을 불어넣고 있다. 한전기술·한전KPS·오르비텍 등 주요 원전 관련주 역시 강세를 이어가며 시장의 '탈원전 정책 피로감'보다 글로벌 에너지 전환 수요에 반응하는 모습이다. 증권가에선 “정책 논란보다 전력 수요 현실이 주가를 움직인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공장, 전기차 밸류체인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이 급팽창하면서 전 세계적으로 '원전 회귀' 현상이 가속화되고 있다. 미국, 일본, 프랑스 등 주요국은 AI 인프라 확충과 에너지 안보 강화를 위해 소형모듈원전(SMR) 개발과 상용화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국은 오픈AI와 마이크로소프트 등 빅테크 기업의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해 원전 신·증설 계획을 검토 중이며, 일본 역시 2030년대 중반까지 노후 원전 재가동을 확대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들도 원전을 'AI 시대의 베이스로드 전원'으로 지목한다. 탄소배출이 없고 안정적인 전력 공급이 가능한 원전이야말로 RE100·탄소중립 목표와 산업 경쟁력 모두를 충족할 유일한 현실적 해법이라는 이유다. 반면 한국 내부에선 정책적 신호가 엇갈린다. 최근 국정감사에서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체코 원전 계약을 둘러싼 '불공정 합의' 논란에 대해 “정상적인 계약이었다"고 해명했지만, 정치권 일부에선 “전임 정부의 무리한 수주"라며 거센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여기에 신설 '기후에너지환경부'가 원전 정책의 축소 혹은 재조정을 검토할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국내 원전 산업이 다시 불확실성에 놓였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선 정부의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정 과정에서 신규 원전 건설 재검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다만 이같은 국내 정책적 탈원전 기류와는 별개로, AI 시대의 산업 생태계는 원전을 다시 '산업의 심장'으로 부르고 있다. 결국 시장은 정치나 정책보다 실질 전력을 택하고 있는 모양새다. 국내 원전 관련주 랠리 역시 단기 테마가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패러다임의 대전환을 반영하는 신호로 해석된다. 실제 두산에너빌리티는 미국 뉴스케일, 사우디, 체코 등 복수의 SMR·해외 원전 프로젝트 협력선을 확보하며 '글로벌 원전 파운드리'로서의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시장 전문가들 역시 원전주 강세의 핵심을 '정책이 아니라 구조적 수요'라는 관점으로 바라보고 있다. 하나증권 관계자는 “AI,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산업 전력 수요의 기하급수적 증가로 기저부하 전원 확대는 불가피한 추세"라며 “단기 정책 변화보다 글로벌 공급망 속에서 한국 원전 기업의 기술력과 수주 모멘텀이 투자 심리를 지탱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EE칼럼] 태양광은 ESS로 빛이 난다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팍스 아메리카나 체제 하에서 미국은 세계의 지정학적 안정을 주도했고, 석유는 에너지 시장을 장악했다. 이 시기에 세계 각국은 화석연료에 의존하며 경제성장을 이어갔다. 트럼프 행정부가 들어서면서 국제무역이 큰 위협에 처해 있는 가운데, 화석연료에 대한 과도한 의존은 국가의 에너지안보를 위험하게 만들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각국은 에너지 자립을 위한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있다. ①태양광과 풍력을 통해 재생에너지를 공급하고, ②전기차와 히트펌프를 통해 전기를 사용하며, ③배터리와 디지털화를 통해 연결하는 것이다. 이를 전기화 혁명이라고 부를 수 있다. 전기 기술의 급속한 성장은 이미 세계 에너지 시장을 재편하고 있다. 지난 30년간 태양광 발전 용량은 3년마다 두 배씩 증가했고, 배터리 저장 용량도 2020년 이후 매년 거의 두 배씩 증가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역사상 가장 저렴한 전기'라고 묘사한 태양광 발전은 10년 만에 가장 작은 발전원에서 가장 큰 발전원으로 성장했다. 2025년 상반기에는 지정학적 혼란, 경제적 불확실성, 기상 불안정에도 불구하고, 태양광 발전이 전체 전력 수요 증가분의 83%를 충당하며, 점유율이 2021년 3.8%에서 2025년 상반기에 8.8%로 두 배 이상 증가했다. 영국의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엠버(Ember)에 따르면, 태양광과 함께 풍력의 급격한 증가로 2025년 상반기에 재생에너지 발전량이 사상 처음으로 석탄 발전량을 추월했다. 재생에너지 발전량은 363TWh 증가한 5,072TWh를 기록한 반면, 석탄 발전량은 31TWh 감소한 4,896TWh를 기록했다. 그 결과, 전 세계 전력에서 재생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32.7%에서 34.3%로 증가한 반면, 석탄은 34.2%에서 33.1%로 감소했다. 재생에너지 확대의 가장 큰 병목 현상 중 하나는 전력망이다. 전력망은 재생에너지 전환에서 가장 어렵고 비용이 많이 드는 과제로 남아 있다. 전 세계적으로 최소 3,000GW의 재생에너지 프로젝트가 전력망 부족으로 대기 중인 상태이다. 이 문제를 해결할 실질적 수단으로 배터리 ESS가 주목받고 있다. 전력망이 부족한 지역에서는 공장이나 데이터센터 같은 대형 수요처를 짓기가 어렵다. 인근에 가스발전소를 지어 해결할 수도 있지만, 신규 가스발전소 건설 기간이 길어지고 있고, 건설 비용도 미국의 경우 2022년 이후 세 배로 증가하여 kW당 2,400달러에 달하고 있다. 이에 더해 천연가스 가격의 변동성은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같은 나라에 또 다른 위험 요인이다. 반면, 태양광과 배터리 ESS를 결합하면 현지에서 신속하게 전력을 공급할 수 있다. 미국 애리조나의 소노란 태양광 발전소(260MW)는 구글의 메사 데이터센터의 사용량에 맞춰 1GWh의 ESS 용량을 갖출 예정이다. 호주 리치몬드밸리 태양광 발전소(500MW)는 2.2GWh의 ESS로 아연 생산에 필요한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ESS 없이 태양광을 설치하면 낮 시간대에만 전력을 공급할 수 있고, 야간에는 여전히 화석연료에 의존해야 한다. 그러나 배터리가 결합된 시스템은 24시간 안정적 전력 공급이 가능하다. 배터리 기술의 발전과 비용 하락으로 이러한 일이 현실화되고 있다. 최신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는 업계 판도를 바꾸어 놓았다. LFP 배터리는 2023년 전력망에 연결한 신규 배터리의 80%를 차지했다. 비용도 빠르게 감소하고 있다. 2024년 한 해에만 배터리 가격이 40% 하락하여 전체 ESS 시스템(엔지니어링, 조달, 건설 및 전력망 연결 비용은 제외) 기준으로 kWh당 165달러라는 사상 최저치를 기록했다. 사우디의 두 차례 경매에서는 72달러까지 떨어졌다. 생산 규모와 효율이 향상되면 가격은 더욱 하락할 것이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전력망 연계 ESS 구축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2024년에 169GWh가 설치되어, 2020년보다 17배 증가한 수치이기는 하지만, 2024년에 설치된 599GW의 태양광 발전에 비하면 매우 적은 규모이다. 우리나라도 2023년말 기준으로 태양광이 28GW 설치되어 있다. 전력수요가 적은 비수도권에 몰려있어 생산한 전력을 수도권으로 보내야 하는데, 송전망이 부족해 출력제어(curtailment)가 늘어나고 있다. 앞으로 태양광을 중심으로 재생에너지 보급을 크게 확대할 계획인데, 태양광 발전소 인근에 ESS를 설치하면 송전망 건설 부담을 줄일 수 있다. 태양광과 ESS의 결합은 단순한 기술적 선택이 아니라, 미래 에너지안보의 전략적 해법이다. 박성우

가을비 맞아? 서울 530㎜ ‘평년 3배’…벼 수발아 현상

올가을 비가 너무 잦다. '가을 장마'란 말이 나올 정도다. 서울 지역의 경우 평년(1991~2020년 평균)에 비해 5~6배 수준의 많은 비가 내리고 있다. 다음주까지 비가 이어질 경우 벼농사에도 지장이 발생할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14일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1일부터 지난 13일까지 서울 지역에 내린 강수량은 모두 530㎜에 이른다. 이는 평년 같은 기간의 165.5㎜의 3배가 넘는다. 이달 들어 13일까지 내린 비만 해도 160㎜에 이르는데, 이는 평년 같은 기간에 내린 25.7㎜의 6배가 넘는 수준이다. 특히, 올여름 중부지방 장마기간(6월 19일~7월 20일) 32일 동안 서울에 내린 비는 모두 357.1㎜인데 비해 9월 12~10월 13일 사이 32일 동안에는 강수량이 430㎜에 이른다. 장마철보다 더 많이 내렸다. 일강수량이 0.1㎜ 이상을 기록한 날수도 지난 여름 장마철 32일 동안에는 모두 16일이었으나, 최근 32일 동안 비가 내린 날은 모두 17일로 가을비 내린 날이 하루 더 많다. 장마 때보다 비가 더 자주 내린 셈이다. 물론 올해는 장마 기간도 짧고 장마전선이 남북으로 오르내리며 장맛비가 계속 내리기보다는 6월 20∼21일, 7월 중순 한두 차례에 많은 비가 집중된 탓도 있다. 장마철 전국 강수량은 200.5mm로 평년(356.7mm) 대비 55.0%로 적었고, 강수일수도 8.8일로 평년(17.3일) 대비 절반 수준으로 역대 네 번째로 적었다. 그래도 최근 32일 동안 내린 비는 평년 장마철 강수량을 웃돈다. 최근 비가 자주, 많이 내린 것과 관련해 기상청은 지난달부터 북쪽 지방에서 찬 공기가 내려오고 있으나, 남쪽에서는 북태평양 고기압이 물러가지 않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높은 해수면 온도 탓에 수증기가 계속 유입되고 있는 것도 원인이다. 기상청 우진규 통보관은 “북쪽 찬 공기와 남쪽의 따뜻하고 습한 공기가 충돌하면서 비구름이 동서로 길게 형성된 탓에 비가 자주 내리고 있다"고 말했다. 우 통보관은 “장마 때와 비슷하게 정체전선이 형성되는 것은 맞지만, 시기적으로 북쪽에서 찬 공기가 확장하고 남쪽의 북태평양 고기압이 수축하는 과정"이라면서 “북태평양 고기압이 확장하면서 북쪽 찬 공기와 충돌하면서 정체전선이 형성되는 여름 장마 때와는 반대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초여름 장마는 강한 비가 자주 내리지만, 가을에는 비가 자주 내리더라도 강하게 내리지는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정체전선이 형성된 것은 맞지만 흔히 사용하는 '가을 장마'라는 말은 기상청의 공식 용어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기상청은 13~14일 전국 곳곳에 비가 내린 데 이어 17일에도 수도권·충남권·호남권에, 18일에는 전국에 비가 내릴 것으로 예보했다. 19일 이후에는 당분간 비 예보가 없다. 이처럼 비가 자주 내리면서 농사에 지장을 줄 수 있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사과와 같은 경우 햇빛을 보지 못하면 제 색깔을 내지 못하게 되고, 무 같은 경우도 땅속에서 싹이 날 수가 있다. 10월 중순이면 중·만생종 벼의 경우 이미 다 익은 상태인데, 잦은 비로 논바닥에 물이 차 있으면 콤바인이 논에 진입해 작업하기 어려워 수확이 늦어질 수 있다. 박중수 경기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과장은 “벼가 익은 상태에서 비가 계속 내리고, 기온도 20℃ 이상으로 높게 유지되면 수발아(穗發芽)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수발아는 벼 이삭을 수확하기도 전에 이삭에서 싹이 트는 현상을 말한다. 박 과장은 “30여 년 농업 분야에서 일했지만 이런 가을 기상은 처음"이라며 “최근 수발아가 잘 안 되는 벼 품종이 보급된 덕분에 그나마 다행이지, 종전 품종 같으면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앞으로도 비가 계속되고, 기온도 높게 유지된다면 개량 품종이라도 수발아가 나타날 수 있는 만큼 다음주까지는 기온이 20℃ 아래로 떨어질지, 비가 그칠지 등 기상 상황을 조심스럽게 지켜봐야 한다는 것이다. 강찬수 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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