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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부 2차관 “석유公 부채 별도 관리, 가스公 주주 권익침해 없도록 할 것”

정부가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합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석유공사의 20조원에 이르는 부채를 별도로 관리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상장사인 가스공사 주주들의 권익 침해가 없도록 하겠다는 것이다. 또한 경영평가 시 통합에 따른 가점도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장 재정경제부 제2차관은 지난 7일 KTV '팩트방앗간'에 출연해 “통폐합 대상 기관 직원의 고용 승계를 보장하고, 임금이나 복지 등 근로 조건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조치할 것"이라며 “다만 기관장 및 이사 등 임원에 대해서는 기관 신설·폐지에 따라 지위 변동이 있을 수 있다“고 밝혔다. 통폐합 기관 직원들에 대해서는 고용을 보장하고, 임금이나 복지 등에서 이익을 줄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원칙은 분명하다. 통폐합 대상 기관 직원은 고용 승계를 보장하고 고용 때문에 임금이나 복지에 있어서 불이익을 받지 않고, 조금의 이익을 더 받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라며 “그렇기 때문에 직원의 처우가 저하되지 않도록 보수 체계를 운영하고 또한 통합 과정에서 선택적 복지비 한도를 일부 상향하는 등 유인을 제공하고, 경영평가에서도 통합에 대해 추가적인 인센티브를 제공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국가스공사와 한국석유공사의 통합에 따른 가스공사 주주 권익 침해 우려에 대해서는 별도 관리 방안을 내놨다. 허 차관은 “석유공사의 부채와 부실 해외 자산은 별도의 자회사를 통해 관리하며 시장 상황에 따라 단계적으로 매각할 계획"이라며 “가스공사 주주의 이익이 부당하게 침해되지 않도록 보호 장치를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석유공사는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 21조9733억원, 2조5290억원 자본잠식 상태이다. 지난 6월 발표된 2024년 공공기관 경영평가에서 D등급을 받았다. 특히 핵심 사업으로 추진해 온 동해 심해 가스전 유망구조 개발(대왕고래) 사업이 지난해 2월 사업성이 없는 것으로 결론 나면서 성장동력이 크게 약화했다. 여기에 가스공사 역시 총부채가 41조원, 미수금이 14조원에 이르고 있다. 두 기관이 통합할 시 총부채는 63조원, 부채율은 600%에 이르러 재무건전성이 상당히 취약해진다. 가스공사 지분은 재정경제부 등 정부(26.15%), 한전(20.47%), 지자체(7.86%) 등 공공 지분이 54.48%이고, 우리사주(0.99%)와 국민연금(5.54%)을 합치면 정부 측 지분율은 약 60%이다. 합병 안건 의결 요건인 찬성률 3분의 2에 미달한다. 정부가 일반주주 지분을 전량 매수한 뒤 상장폐지를 추진할 경우 필요 금액은 약 1조5548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허 차관은 2조6000억원 규모의 부채를 안고 있는 대한석탄공사 청산 건에 대해 “현재 석탄공사는 활동이 종료됐으나 매년 750억원 이상의 이자 비용이 발생하고 있다"며 “관계부처 협의를 통해 부채 청산 재원을 마련하고 관련 법령을 개정해 조속히 청산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전했다. 통합 기관의 본사 위치에 따른 지역 갈등 우려와 관련해서는 물리적 이동보다 기능 조정을 우선시하겠다는 방침이다. 허 차관은 “일방적인 본사 이전 통보는 없다"며 “항만공사의 경우 기존 지역 조직을 유지한 채 정책 결정 및 기능 조정 위주로 통합하며, 발전 5사 통합 역시 R&D 및 재생에너지 역량을 결집해 1조원 이상의 재원 시너지를 내는 데 목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노동계와의 소통에 대해서는 “지난 6월 양대 노총 공공부문 상급 노조와 첫 상견례를 가진 이후 5차례 이상 노정 협의를 진행했다"며 “앞으로 상급 노조와의 협의와 개별 기관 노조와의 협의를 병행하는 '투트랙' 방식으로 현장 의견을 충분히 수렴하겠다"고 말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환경소식] 기후위기 맞선 소나무의 운명…산림청, ‘숲 리모델링’ 국회 토론회

산림청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문금주·이상휘 국회의원과 공동으로 '기후적응을 위한 소나무 관리' 3차 국회토론회를 개최했다. 앞선 1·2차 공론화에 이어 입법·정책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이번 토론회에서는 기후변화에 따른 소나무 생육환경 악화와 소나무재선충병 확산 대응책이 집중 논의됐다. 전문가와 임업인들은 획일적인 보전 대신 지역 생태 여건을 고려한 맞춤형 관리 체계로의 전환을 제안했다. 아울러 소나무재선충병의 선택과 집중 방식의 방제, 피해 임업인의 소득 안정을 위한 제도적 지원이 시급하다는 데 뜻을 모았다. 임하수 산림청 차장은 “그동안 모은 전문가와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실효성 있는 정책 대안을 구체화하는 자리"라며 “논의된 대안들이 국회와 정부 정책에 충실히 반영되도록 제도 개선을 추진하겠다"라고 밝혔다. 한국수자원공사가 8일 대전 본사에서 미국수도협회(AWWA), 한국상하수도협회와 '미국 시장 글로벌 테스트베드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번 협약은 노후 수도 인프라 개선 수요가 높은 미국 현지에 맞춤형 실증 기회를 마련해 국내 물기업의 시장 진출을 뒷받침하고자 추진됐다. 기존의 단순 전시성 교류를 넘어 4300여 개 회원사를 보유한 미국수도협회의 현지 네트워크를 활용해 국내 우수 기술의 현지 적용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직접 검증하는 테스트베드를 구축하는 것이 핵심이다. 윤석대 한국수자원공사 사장은 “이번 협약은 미국 시장에서 국내 물기업의 혁신 기술을 입증하고 판로를 넓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공사의 60년 물관리 노하우를 바탕으로 국내 강소기업의 글로벌 시장 안착을 적극 지원하겠다"라고 밝혔다. 인공지능(AI) 전문 교육기업 '헥사플러스'와 탄소중립 전문 교육기업 '탄소중립교육원'이 'AI 융합 탄소·ESG 리터러시 교육사업'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을 지난 3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은 단순 주입식 교육을 넘어 AI 데이터 분석을 통해 기후·탄소 문제를 직접 해결하는 융합 인재 양성을 목표로 한다. 양사는 환경 문제를 AI로 해결하는 'AI for Green'과 환경 영향을 줄이는 'Green AI' 과정을 공동 개발하고, 신안(블루카본·생물다양성), 밀양(ESG 선도도시), 해남(AI청년사관학교·농업 재생에너지) 등 지방자치단체별 고유 자원과 연계한 맞춤형 실증 모델을 본격 추진한다. 이희완 헥사플러스 대표는 “지역의 고유 환경·산업 자산과 결합해 실질적인 문제해결력을 갖춘 인재를 양성하겠다"고 말했으며, 박희원 탄소중립교육원장은 “미래세대가 탄소를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AI로 탄소 문제를 주도적으로 해결하는 주역으로 성장하도록 돕겠다"라고 전했습니다. 케이팝포플래닛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가기후위기대응위원회, 한국사회책임투자포럼이 8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탄소중립 공연행사 가이드라인 제정을 위한 협의체' 출범식과 정책토론회를 개최했다. 문화체육관광부가 후원한 이번 행사에는 국회·정부·산업계·시민사회가 한자리에 모여 공연산업의 탄소중립 전환을 위한 공통 기준과 지원책을 논의했다. 참가자들은 글로벌 팬덤의 친환경 요구와 해외 투어 시 필수적인 ESG 공시 대응을 위해 현장 전력·관객 이동·무대 폐기물 등의 정밀한 데이터 측정 표준 체계가 시급하다고 강조했으며, 향후 문체부의 공식 가이드라인 제정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이정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선언을 넘어 실제 현장에 적용할 수 있는 구체적인 기준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으며, 이다연 케이팝포플래닛 캠페이너는 “글로벌 팬 1만 명의 목소리처럼 케이팝이 지속가능한 공연 기준을 선도해 전 세계 음악산업의 변화를 이끌길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950MW 한빛 2호기 설계수명 만료…수명연장 심사

한빛원자력발전소 1호기에 이어 2호기도 40년 설계수명이 다해 가동을 멈춘다. 발전 수요 확대 필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계속 운전을 위한 심사와 안전성 검증을 거친 뒤 재가동을 하게 될지 주목된다. 8일 한빛원자력본부에 따르면 전남 영광군에 위치한 설비용량 950MW의 한빛원전 2호기는 오는 11일 설계수명이 만료돼 가동이 중단될 예정이다.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은 법적 근거에 따른 정기 검사와 계획예방정지를 거쳐 수명연장 여부에 대한 원자력안전위원회의 판단을 받게 된다. 원안위는 최장 2년간 분야별로 심사를 거쳐 원전의 수명 연장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빛 2호기는 지난 1986년 9월 12일 운영 허가를 받은 뒤 이듬해 6월 10일 상업 운전을 시작했다. 지난해 12월 설계수명이 다해 가동을 멈춘 한빛 1호기(950MW)는 1985년 12월 23일 운영 허가를 받았다. 한빛 원전 3호기는 2034년, 4호기는 2035년, 5호기는 2041년, 6호기는 2042년 설계수명 만료를 앞두고 있다. 이날 기준 국내 가동 원전 26기 중 설계수명 만료로 가동 중지된 발전기는 월성 2호기와 4호기, 한빛 1호기 등 3기다. 고리 3호기와 4호기는 설계수명 만료 이후 정비를 거쳐 원안위의 계속 운전 심사 절차가 진행 중이다. 설계 수명이 다한 원전의 계속 운전이 허가된 사례는 2008년 고리 1호기와 2015년 월성 1호기, 지난해 11월 고리 2호기 등이다. 특히 최근 들어 원전 추가 건설을 검토하는 방향으로 정부 입장이 선회하면서 설계수명이 다한 원전의 재가동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에 올해 초 경북 영덕에 대형 원전을, 부산 기장군에 소형모듈원자로(SMR)를 신규 건설 부지로 결정했지만 추가 원전 건설에 힘이 실린 것이다. 반도체와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피지컬 AI 등 정부의 '3대 메가프로젝트'를 추진하기 위해 최소 30기가와트(GW)의 신규 발전용량이 필요한 것으로 정부는 추산하고 있다. 이는 1.4GW 발전 용량을 가진 원자로 약 20대에 맞먹는 수준이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7년 준비한 나주 직류전력, 이제 시장으로 간다

나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나주시가 7년간 축적해 온 직류전력망 기술을 실제 산업 현장과 시장으로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전북특별자치도, 충청남도가 공동 추진하고 나주시가 참여한 '스마트농업 광역연계형 규제자유특구'가 지난 1일 국무조정실과 중소벤처기업부가 개최한 제19차 규제자유특구위원회에서 신규 지정됐다. 광역연계형 규제자유특구는 기존 단일 지역 중심의 실증에서 벗어나 2개 이상의 지방정부가 각 지역의 특화 기술과 관련 규제를 함께 실증하며 기술개발부터 사업화까지 연계하는 방식으로, 올해 처음 도입됐다. 이번 특구는 2027년부터 2030년까지 4년간 총 433억원을 투입하며 국비 60.5%, 지방비 28.6%, 민간 10.9%의 재원으로 추진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와 전북, 충남이 지역별 특화 기술을 실증한 뒤 하나의 스마트농업 시스템으로 연결하는 방식이다. 나주에서는 그동안 구축한 재생에너지 연계 MVDC(중압직류·1.5㎸~100㎸) 전력망과 직류 핵심기기 실증 기반을 LVDC(저압직류·1.5㎸ 이하) 배전망과 실제 수요 현장까지 확대한다. 영농형 태양광 등에서 생산한 직류전력을 별도의 교류 변환 과정을 최소화해 농업시설과 전기농기계 등에 공급하고, 실제 사용 환경에서 안전성과 성능,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는 방식이다. 이번 특구 지정은 나주가 지난 7년간 단계적으로 쌓아온 직류산업 기반이 연구·실증에 머물지 않고 현장 적용과 사업화로 확대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나주시는 MVDC(±35㎸) 실증 인프라와 컨버터·인버터 등 직류 핵심기기 개발 기반을 구축하고 직류 전력기자재 시험·인증 체계를 고도화하는 한편 글로벌 인증과 해외 실증 등을 추진하며 기술 경쟁력을 축적해왔다. 이번 특구를 통해 이러한 연구·실증과 시험·인증 역량을 실제 수요처와 연결하고, 직류 기술과 제품의 현장 적용성과 상용화 가능성을 검증할 수 있게 됐다. 특히 기술개발·실증에서 시험·인증, 현장 적용, 상용화로 이어지는 직류산업 전주기 생태계 구축에도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참여기업들은 실제 사용 환경에서 제품의 성능과 안정성을 검증하고 실증 실적을 확보하면서 공공 조달시장 진입과 국내외 판로 개척, 투자 유치 등 사업 성과로 연결할 수 있는 기반을 갖추게 된다. 전남광주의 직류배전 기반 에너지 효율화 기술과 충남의 직류전원 기반 전기농기계 충전 기술, 전북의 무인 자율농기계 기술도 연계된다. 태양광 발전부터 직류전력 공급, 전기농기계 충전과 자율작업까지 이어지는 스마트농업 전주기 실증체계를 구축하는 구상이다. 이를 통해 농촌 인력 부족에 대응하면서 농작업 생산성과 에너지 이용 효율을 높이고, 향후 직류배전과 전기농기계 분야의 안전기준과 표준화 기반 마련에도 힘을 보탤 것으로 기대된다. AI와 반도체 등 첨단산업 생산·연구시설이 확대될 경우 안정적이고 효율적인 전력공급을 위한 전력기자재와 에너지 기술 수요도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나주시는 지역 기업의 직류전력 기술과 제품을 이러한 수요와 연결해 기업 성장과 투자 확대, 신규 기업 유치로 이어지는 산업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간다는 구상이다. 한국전력공사를 비롯한 에너지 공공기관과 한국에너지공과대학교(KENTECH), 에너지기업과 연구·실증 인프라가 집적된 나주의 강점에 광주의 첨단산업 수요가 더해지면 '에너지특화도시 나주'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산업 생태계도 한층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 나주시는 이번 특구를 직류전력망 연구개발과 실증, 시험·인증, 현장 적용과 사업화를 하나로 연결하는 산업 기반을 완성하는 계기로 삼을 계획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이번 특구 지정은 지난 7년간 나주가 꾸준히 축적해 온 직류산업의 기술과 인프라가 실제 산업 현장과 시장으로 확장되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기업이 나주에서 기술을 개발하고 실증과 인증을 거쳐 실제 사업과 투자, 시장 진출까지 이어갈 수 있는 산업 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전남광주의 AI·반도체·핵융합 등 첨단산업과 에너지산업이 서로의 수요와 기술을 연결해 함께 성장한다면 전남광주통합특별시의 산업 경쟁력을 한 단계 높이는 새로운 성장동력이 될 것"이라며 “기업과 기술, 투자와 시장이 나주에 모이고 그 성과가 다시 지역 산업과 일자리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해 대한민국 에너지산업의 미래를 선도하는 '에너지특화도시 나주'를 실현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가을철 태양광 잉여 전력 폭증…장기 저장 대안은 ‘수소’

가을철을 맞아 태양광 발전량이 확대되는 반면, 냉방 전력 수요는 줄어들면서 남는 전력이 늘고 있다. 이는 전력 계통에 부담을 주어 출력제어를 늘리는 요인으로 작용한다. 계통 부담을 줄이려면 남는 재생에너지를 저장하기 위해 에너지저장장치(ESS)뿐만 아니라 수소 활용도 적극 고려해야 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전력거래소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이날 태양광 발전 전력 수급량은 오후 12시 25분 기준 28.5기가와트(GW)로 전체의 35%를 차지했다. 전날(7일) 오후 12시 30분 기준 27.6GW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2만8000MW대까지 오른 것이다. 이는 전력시장 거래량과 직접계약(PPA), 자가발전(BTM)을 합산한 수치다. 전국적으로 날씨가 맑아 태양광 패널이 충분한 햇빛을 받은 결과다. 가을철은 일조량이 줄고 태양 입사각이 커져 발전량이 감소하는 시기지만, 기온이 높지 않아 발전 효율 자체는 오히려 높아진다. 문제는 9월 들어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전력 수요가 급감한다는 점이다. 폭염이 한창이던 지난 8월 6~7일 전력 수요가 95GW대까지 치솟을 때 전력공급 예비율은 9~10%까지 떨어졌다. 반면 이달 7일과 8일 태양광 발전량이 최고치를 찍은 12시대의 전력공급 예비율은 60%를 넘어섰으며, 12시 30분 기준으로는 69%까지 상승했다. 10월로 넘어가면 해가 짧아져 출력제어 부담이 다소 줄지만 완전히 사라지지는 않는다. 지난해부터 올해 상반기까지 출력제어 일수와 규모는 △2025년 상반기 57일(164.4GWh) △2025년 하반기 27일(5.4GWh) △2026년 상반기 59일(164GWh)이다. 출력제어가 발동되면 발전할 수 있는 전력을 버리게 되어 자원 낭비로 이어진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의 간헐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예비율이 높은 시기의 전력을 저장해 두었다가 필요할 때 꺼내 쓰는 설비가 필수적이다. 현재 주요 대안으로는 장주기 ESS 확충이 꼽힌다. ESS는 수 시간에서 하루, 길게는 며칠 동안 전력을 저장할 수 있다. 정부도 지난해 5월과 11월 각각 500MW 규모의 ESS 사업자를 모집했으며, 이달 중 장수명·장주기 성능을 우대한 3차 공고를 낼 예정이다. 하지만 ESS만으로는 부족하며 1개월~수개월 단위의 초장기 전력 저장 수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수소가 주목받고 있다. 수소는 연료전지를 통해 전력을 생산할 뿐만 아니라 에너지 저장 매체로서도 유용하다. 재생에너지 잉여 전력으로 수소를 생산해 초저온 액체 상태로 보관하거나, 상온·상압 보관이 쉬운 암모니아 등으로 변환해 저장하면 전력을 장기간 저장하는 효과를 얻을 수 있다. 암모니아 변환 방식은 배터리 방식보다 수개월 더 오랫동안 에너지를 보존할 수 있어 간헐성 보완에 유리하다. 다만 수소 생산·운반·저장 인프라 구축과 상용화까지는 시간이 더 필요하다. 현재 에너지 정책이 전력망 확충, 원전 추가 건설, 재생에너지 보급에 집중되다 보니 수소 기반 저장 기술은 상대적으로 정책적 주목을 덜 받고 있다. 박종배 건국대 전기전자공학부 교수(대한전기학회 회장)는 지난달 31일 국회수소경제포럼과 한국수소연합이 주최한 세미나에서 “일간 전력 유연성을 확보하기 위해 ESS와 수소 변환을 사용하는 방안이 있다"며 “1차 재생에너지 기본계획과 12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의 목표를 고려할 때, 초장기 전력 저장을 위해 수소를 활용한 전력계통 유연성 확보 장치를 조속히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與 ‘발전 5개사 통합법’ 살펴보니…통과까지 난관 4가지

더불어민주당이 한국전력 산하 발전 공기업 5곳을 하나로 합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이재명 정부가 추진하는 발전 공기업 통합의 법적 근거를 마련하기 위한 후속 조치다. 하지만 국회 전문위원실이 앞서 발의된 유사 법안을 검토한 내용을 보면 법안의 구체적인 조항부터 실제 공사 출범까지 재무·법리·행정 절차에서 손질해야 할 대목이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8일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민주당 박해철 의원은 전날 한국발전공사법 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 발전 5사의 권리·의무와 재산 등을 새로 설립되는 한국발전공사가 승계하는 구조다. 문제는 이를 뒷받침할 법률 조항 곳곳에 공백이 있다는 점이다. 첫 번째는 벌칙·과태료 규정이다. 박 의원안은 한국발전공사의 임직원에게 직무상 알게 된 비밀을 누설하지 못하도록 하고, 공사와 유사한 명칭을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하지만 이를 어겼을 때 적용할 벌칙이나 과태료 조항은 별도로 두지 않았다. 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전문위원실은 지난 4월 정혜경 진보당 의원이 발의한 유사한 한국발전공사법안에 대한 검토보고서에서 이 문제를 지적했다. 전문위원실은 한국전력공사법 등 3개 공사 설립 법률에는 같은 수준의 금지 규정과 함께 제재 규정이 마련돼 있지만 해당 제정안에는 벌칙·과태료가 없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유사 입법례를 참고해 제재 조항을 신설하는 방안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법에 금지 행위를 적어놓고도 위반했을 때 제재할 수단이 없다면 실제 집행 과정에서 실효성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자본금 문제도 상당한 조정이 필요하다. 박 의원안은 한국발전공사의 자본금을 6조원으로 정하고 정부가 전액 출자하도록 했다. 그런데 통합 대상인 발전 5사의 실제 재무 규모와 법안에 적힌 자본금 사이에는 큰 차이가 있다. 국회예산정책처 자료에 따르면 2025년 결산 기준 발전 5사의 자산에서 부채를 뺀 자본 합계는 약 29조7573억원이다. 법안의 법정 자본금 6조원보다 약 5배 많다. 발전 5사의 재산과 권리·의무를 새 공사로 넘기면서 법정 자본금은 6조원으로 정한다면 나머지 재산을 어떤 회계·법률적 방식으로 처리할지 정할 필요가 있다. 통합 과정에서 자산 실사와 가치 평가가 필요한 이유이기도 하다. 석탄화력발전 폐쇄에 따른 노동자 고용 문제 역시 법률 간 충돌 여부를 따져봐야 한다. 박 의원안은 석탄화력발전소 폐쇄 지역 노동자의 고용 안정을 위해 한국발전공사가 노력하도록 했다. 과거 발의안에 담겼던 '우선 고용 의무'보다 수위를 낮춘 조항이다. 그럼에도 기존 고용 관련 법령과의 관계가 쟁점이 될 수 있다. 전문위원실은 과거 법안의 우선 고용 조항에 대해 출신 지역 등을 이유로 한 차별을 금지하고 균등한 취업 기회를 보장하는 고용정책 기본법 제7조 제1항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박 의원안이 의무 대신 '노력'으로 표현을 완화했지만, 실제 통합 과정에서 기존 발전사 노동자를 어떤 기준으로 배치하고 고용을 승계할지에 대해서는 별도의 법적 검토가 필요하다. 공사 출범까지 주어진 시간도 변수다. 박 의원안은 법률 공포 후 6개월이 지나면 시행하도록 했다. 그러나 이 기간에 해야 할 일은 법인을 하나 만드는 데 그치지 않는다. 설립위원회를 구성하고 정관을 작성해 인가받아야 한다. 임원 임명도 마쳐야 한다. 여기에 통합 대상 발전 5사의 자산과 부채 등에 대한 실사와 가치 평가를 진행하고 대통령령 등 하위 법령도 만들어야 한다. 전문위원실은 공포 후 6개월 동안 이런 절차를 모두 진행해야 하는 만큼 시행일을 정할 때 하위법령 제정과 자산 실사에 필요한 실제 기간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발전 5사는 각각 별도 법인으로 운영돼 왔다. 인력과 자산, 부채, 계약관계 등을 한꺼번에 새 공사로 넘기는 과정에서 예상하지 못한 법률·회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 국회 관계자는 “발전사 통합은 재무와 고용, 행정 절차가 복잡하게 얽혀 있는 작업"이라며 “상임위 심사 과정에서 벌칙 조항 보완과 자본금 산정 근거, 고용 승계 문제, 통합 준비 기간 등이 쟁점이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부·여당이 발전 공기업 통합을 추진하려면 통합 대상과 조직의 윤곽을 정하는 것과 함께 기존 5개 법인의 재산과 인력을 어떤 기준과 절차로 새 공사에 넘길지까지 법률에 담아야 한다. 해당 법안은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 심사 과정에서 이 같은 세부 규정을 놓고 상당한 보완 논의를 거칠 것으로 보인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태안화력 단계적 폐지 대응…충남도, 에너지·미래산업 전환 속도

태안=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태안화력 1호기 폐지로 석탄발전의 단계적 퇴장이 시작되면서 충남도가 지역 산업 전환에 속도를 낸다. 미래항공모빌리티와 에너지산업을 새로운 성장 기반으로 육성하고 교통·관광 인프라 확충도 지원한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8일 '충남통(通)행' 두 번째 방문지인 태안군을 찾아 지역 현안을 살피고 주민들과 향후 발전 방향을 논의했다. 박 지사는 이날 윤희신 태안군수와 조찬 간담회를 가진 뒤 언론인 간담회와 태안군의회 방문, 기관·단체장 환담, 군민과의 대화 일정을 소화했다. 태안문화예술회관에서 열린 군민과의 대화에는 윤 군수와 주민 등 600여 명이 참석했다. 박 지사는 지난 6월 타운홀 미팅에서 제기된 건의 사항의 처리 상황을 설명한 뒤 주민들의 질문에 답했다. 충남도는 석탄화력 폐지 이후 태안의 산업과 경제를 뒷받침하기 위해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과 미래산업 육성을 주요 과제로 추진한다. 미래항공모빌리티와 재생에너지 100% 사용(RE100) 산업단지 등 미래 첨단산업을 육성하고, 가로림만 해상교량과 태안∼안성 고속도로 등 교통망 확충에도 힘을 보탠다. 부남호 생태복원과 안면도 관광지 개발을 통해 해양생태·관광 거점 조성도 추진한다. 지난 6월 타운홀 미팅에서 나온 주민 의견 9건 가운데 안면도 관광지 개발 관련 면담과 해상풍력 전담 체계 마련 등 2건은 처리를 마쳤다. 여성농업인 행복바우처·편의장비 지원을 비롯해 발전소 주변 주민 건강관리, 외국인 계절근로자 확대,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장 활용,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 모델 구축 등 5건은 추진 중이다. 농산물품질관리원 분소 승격은 관계 기관에 계속 건의하기로 했다. 국방 미래항공연구센터와 관련해서는 군사 비행장화와 소음 등을 우려하는 주민들과 소통을 이어갈 방침이다. 태안군이 건의한 주요 현안에 대한 지원 방향도 제시했다. 도는 태안화력 폐지에 맞춰 정의로운 전환 특구 지정과 석탄화력발전소 폐지지역 지원 특별법 후속 조치, 지역별 차등전기요금제 도입을 정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할 계획이다. 발전공기업 통합본사 충남 유치에도 힘을 모은다. 충남 서해안이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의 최적지라는 점을 부각하며 유치 활동을 펼칠 방침이다. 태안∼안성 고속도로는 관계 기관과 협력해 착공 시기를 앞당길 방안을 찾는다. 반려식물 박람회 정례 개최와 태안국제원예치유박람회장 활용, 안면도 관광지 개발, 국내 최초 샌드뮤지엄 조성도 주요 지원 과제에 포함됐다. 수산 증·양식 지원과 소나무재선충병 방제, 충남 서부권 광역상수도 조기 준공, 서해안 유류 피해 극복 20주년 기념행사, 태안 공영터미널 환경 개선도 사업 추진 상황과 재정 여건을 살펴 지원하거나 협력하기로 했다. 박 지사는 “태안은 천혜의 해양 자원과 미래 신산업 인프라를 모두 갖춘 서해안 대전환의 핵심 지역"이라며 “석탄화력발전소 폐지 위기를 새로운 성장의 기회로 전환하고, 태안이 충남 서해안권의 성장을 견인하는 중심 도시로 도약할 수 있도록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박 지사는 태안 방문에 이어 오는 17일 공주, 22일 아산, 29일 서천에서 충남통행 일정을 진행할 예정이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전기안전대상 산업훈장에 하영복 에디슨전기 대표

전기안전에 기여한 유공자를 포상하는 '대한민국 전기안전대상' 최고 훈장인 은탑산업훈장에 하영복 에디슨전기 대표가 선정됐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8일 전북 전주 더메이호텔에서 '제29회 대한민국 전기안전대상'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대한민국 전기안전대상은 전기재해 예방과 전기안전에 기여한 유공자를 포상하고 안전문화 확산과 실천을 다짐하기 위해 1995년부터 열리고 있다. 올해 행사는 오는 11일까지 열리는 '제2회 대한민국 전기안전 컨퍼런스'와 연계해 진행됐다. 이호현 기후에너지환경부 제2차관을 비롯해 각계 인사와 전기산업계 종사자 210여명이 참석했다. 올해는 전기안전관리에 기여한 유공자에게 은탑산업훈장 등 정부포상 14점과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 표창 35점 등 총 49점이 수여됐다. 최고 영예인 은탑산업훈장은 하영복 에디슨전기 대표가 받았다. 하 대표는 40년간 축적한 전문성을 바탕으로 태양광·풍력 발전설비 3기가와트(GW) 이상의 설계 실적을 달성하고 285만달러 규모의 기술을 수출하는 등 국내 전기산업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았다. 산업포장에는 김성주 한국전기안전공사 기술이사와 노정규 현대로오텍 대표가 선정됐다. 이와 함께 대통령표창 5명, 국무총리표창 6명 등에게 정부포상이 수여됐다. 정부와 한국전기안전공사는 이날 시상식에서 재생에너지 확대와 전력설비의 디지털화에 맞춰 인공지능(AI)과 디지털트윈 등을 활용한 안전관리 체계 구축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고 밝혔다. 남화영 한국전기안전공사 사장은 “AI 기반 전기화재 원인 판별 시스템을 개발해 화재 조사의 정확성을 높이고 디지털트윈 기술을 활용해 에너지저장장치(ESS)의 위험을 예측·검증하는 안전관리 체계를 구축했다"고 밝혔다. 이호현 기후부 제2차관은 “정부는 첨단기술을 활용한 스마트 안전관리 기반을 확대하고 현장 중심의 예방적 안전관리를 강화하겠다"며 “전기안전 종사자들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단독] 에경연 차기 원장에 ‘탈원전’ 환경단체 출신 거론…내부 ‘발칵’

에너지경제연구원 차기 원장에 그동안 탈원전을 주장해온 환경단체 출신 인사가 유력 후보로 업계와 연구원 안팎에서 거론되고 있다. 정부 에너지 정책을 뒷받침하는 국책연구기관 수장에 환경단체 출신 인사가 언급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오면서 인선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에너지 업계에 따르면 국무총리 산하 경제·인문사회연구회가 지난 3일 마감한 에경연 원장 공모에 환경단체 출신 A씨와 외부 박사 출신 B씨 등이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업계에서는 A씨의 지원설에 주목하고 있다. A씨는 과거 환경단체에서 활동을 시작해 원전 확대에 비판적인 입장을 보여온 인물이다. 재생에너지 확대와 에너지 전환 필요성을 강조해왔으며 문재인 정부 당시 탈원전 정책을 둘러싼 논쟁에서 원전 업계와 상반된 목소리를 내며 충돌해왔다. 에경연은 에너지 시장과 산업을 둘러싼 국내외 환경 변화를 조사·분석하고 국가 에너지 정책 수립을 지원하는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정부의 중장기 에너지 정책 수립을 뒷받침하는 연구와 에너지 수급 분석·전망, 국가 에너지 통계 작성 등을 담당하고 있다. 새 정부가 2030년 재생에너지 100기가와트(GW) 보급과 전력망 확충 등 에너지 전환 정책에 속도를 내는 상황에서 차기 원장이 연구원의 정책 연구 방향을 어떻게 이끌지도 관심사다. 이번 인선에서는 외부 인사가 다시 원장에 오를지도 주목된다. 현 김현제 제14대 원장은 에경연에서 전력정책연구실장과 연구기획본부장, 부원장 등을 거친 내부 출신이다. 반면 문재인 정부 시절 취임한 조용성 제12대 원장은 과거 에경연 연구위원으로 근무했지만 이후 서울에너지공사 에너지연구소장과 고려대 식품자원경제학과 교수 등을 거쳐 외부에서 원장으로 선임됐다. 임춘택 제13대 원장 역시 광주과학기술원(GIST) 교수와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등을 지낸 외부 인사였다. 연구원 내부에서는 이번 공모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 에경연 내부의 한 관계자는 “정치 인사로 보는 A씨가 원장 공모에 지원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내부에서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A씨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에경연 원장 공모 지원 여부에 대해 “지원하지 않았다"고 부인했다. 통상 원장 공모 마감 이후 후보자 심사와 인사 검증 등을 거쳐 실제 선임까지 2~3개월가량 소요되는 만큼 최종 후보가 결정되기까지 에경연 내부에서는 긴장감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이현진 기자 vrai.jin@ekn.kr

뜨거워진 바다에 산성화까지…해양생물 ‘이중 고통’ 덮쳤다 [기후 리포트]

지구온난화로 바다가 점점 뜨거워지는 가운데 '해양열파(marine heatwave)'와 '산성화 극한현상(ocean acidification extremes)'이 예상보다 훨씬 자주 동시에 발생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두 환경 스트레스가 한꺼번에 닥치면서 해양생태계의 부담도 커질 수 있다는 경고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팀은 최근 국제학술지 'AGU 어드밴시스(Advances)'​에 이와 관련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982~2024년 43년간의 관측 기반 자료를 바탕으로 해양열파와 산성화 극한현상이 동시에 발생한 사례를 조사했다. ◇'우연한 동시 발생'보다 4배 많았다 해양열파는 일정 기간 바닷물 온도가 평년보다 비정상적으로 높아지는 현상이다. 연구진은 해수면 온도가 장기 추세를 제외한 기준에서 상위 5%에 해당할 정도로 높을 때를 해양열파로 정의했다. 산성화 극한현상은 수소이온 농도가 평소보다 극단적으로 높아진(즉, 산성도가 강해진) 상위 5%의 경우로 정의했다. 두 현상이 실제 관측에서 함께 나타나는 빈도는 단순한 확률로 예상한 것보다 훨씬 높았다. 해양열파와 산성화 극한현상이 서로 독립적이라면 같은 장소와 시기에 동시에 나타나는 횟수도 일정한 수준에 그쳐야 한다. 그러나 실제 관측에서는 저위도와 중위도 해역에서 단순한 우연으로 예상되는 경우보다 약 4배 더 자주 함께 발생했다. 이는 두 현상이 우연히 겹치는 것이 아니라 바다의 물리·화학적 조건에 의해 서로 연결돼 있음을 의미한다. 반면 동부 적도 태평양과 고위도 해역에서는 이런 복합 극한현상이 상대적으로 드물었다. 대부분은 규모가 작고 약 한 달 지속됐지만, 일부는 수백만㎢의 바다를 수개월 이상 뒤덮었다. ◇왜 뜨거워지면 산성화까지 심해질까 연구진은 이런 현상이 주로 바닷물이 층을 이루고 위아래가 잘 섞이지 않는 저·중위도 해역에서 나타난다고 분석했다. 해양열파가 발생하면 수온 상승 자체가 바닷물의 수소이온 농도를 높이는 방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해양열파가 발생하면 용존무기탄소(DIC)가 감소하면서 이러한 영향을 일부 상쇄한다. 그러나 이 상쇄 작용이 충분하지 않으면, 오히려 바다를 뜨겁게 만든 해양열파가 산성화 극한현상까지 불러올 수 있다. 특히 해수면이 강하게 따뜻해지면 따뜻한 표층수가 차가운 심층수와 분리되면서 바닷물의 상하 혼합이 약해진다. 이렇게 되면 심층의 물질이 표층으로 올라오는 흐름이 줄어들고, 표층에서 축적되는 이산화탄소와 수소이온 농도를 낮춰주는(즉, 희석해주는) 생물학적·물리적 완충작용도 약해질 수 있다. 결국 해양열파로 높아진 수온과 산성화가 서로 맞물리면서 같은 해역에서 두 극한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다. ◇북태평양 '블롭'도 산성화와 겹쳤다 대표적인 사례가 지난 2014~2015년 북동태평양에서 발생한 '블롭(The Blob)'​이다. 블롭은 북태평양에 거대한 '따뜻한 물 덩어리'가 장기간 자리 잡은 현상을 가리킨다. 당시 비정상적으로 높은 수온이 광범위한 해역에서 장기간 이어졌는데, 일부 지역에서는 평년보다 약 2.5℃ 높은 수온이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블롭이 단순한 해양열파에 그치지 않았음을 보여줬다. 블롭이 절정에 이른 시기에는 해양열파와 산성화 극한현상이 겹쳤고, 그 규모는 약 1260만㎢(남한 면적의 126배 규모)에 달했다. 지난 2023년에도 북대서양에서 거대한 복합 극한현상이 나타났다. 중앙대서양과 온대 북대서양을 합친 영향권은 약 1930만㎢로 연구기간 중 가장 컸다. 서호주 연안에서는 2011년 가장 강력한 복합 극한현상이 관측됐다. ◇'더 뜨거운 바다' 넘어 '복합 위험'의 시대 이번 연구는 해양온난화와 산성화를 별개의 문제로 볼 수 없다는 점을 보여준다. 이른바 '환경신데믹(Eco-syndemic)' 현상의 한 사례다. 지금까지 해양열파는 수온 상승과 산호 백화, 어류 이동·폐사 등의 문제로, 산성화는 별도의 환경 문제로 다뤄왔다. 그러나 실제 바다에서는 두 현상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으며, 특히 저·중위도에서는 그 빈도가 우연히 예상되는 수준보다 약 4배 높았다. 이렇게 되면 해양생물은 뜨거워진 바다와 산성화된 바다라는 두 가지 스트레스를 동시에 견뎌야 하는 셈이다. 연구진은 이런 이중 스트레스, 즉 '복합 극한현상'은 각각의 극한 현상보다 생태계에 더 큰 부담을 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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