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가스공사 “당진 배관 사고, 폭발 아닌 누출”

가스공사는 20일 낮에 발생한 당진 석문방조제 인근 LNG 배관 관련 사고는 폭발이 아닌 누출이라고 해명했다. 공사 측은 “배관 폭발로 알려졌으나 실제로는 폭발이 아닌 승압과정 중 가스가 누출된 것임을 알려드린다"며 “현재는 가스 누출이 없고 석문방조제 도로 역시 통행 재개됐다"고 밝혔다. 앞서 연합뉴스는 이날 낮 12시 51분께 충남 당진시 송산면 석문방조제 부근에서 액화천연가스(LNG) 누출로 인한 배관 폭발사고가 났다고 보도했다. 이로 인해 인명피해나 화재는 발생하지 않았지만, 폭발 잔해물이 인근 도로로 떨어지며 주차돼 있던 차량 1대가 파손됐다고 전했다. 잔해물을 치우느라 일대 도로도 3시간가량 통제됐다. 가스공사는 2024년부터 당진 석문국가산업단지에 27만평 규모로 당진 LNG 생산기지를 건설하고 있다. 윤병효 기자 chyybh@ekn.kr

배전망에 ESS 85개 연결…분산형 전력망 본격 구축

정부가 배전망에 올해 20개를 포함해 2030년까지 총 85기의 에너지저장장치(ESS)를 연결하고 이를 통해 태양광 발전 485메가와트(MW)를 추가로 수용할 수 있는 용량을 확보하기로 했다. 기후에너지환경부는 20일 서울 중구 롯데호텔에서 '분산형 전력망 포럼'을 열고, 올해부터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을 본격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발전시설은 빠르게 늘어나고 있지만 전력망 확충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서 신규 설비가 전력망에 접속하기까지 장기간 대기하는 문제가 발생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신규 태양광이 전력망에 접속할 수 있도록 배전망에 ESS 연결 계획을 세운 것이다. 정부는 ESS 설치를 통해 절감된 전력망 공사비를 ESS 사업자에게 보상하는 '전력망 비증설 대안(NWAs)' 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해당 제도는 올해 상반기 제주에서 시범 운영한 뒤 하반기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또 기후부는 전력망 과부하 우려 시 출력 제어를 조건으로 접속을 허용하는 '조건부 재생에너지 접속' 제도를 확대해 배전선로당 허용 용량을 16MW까지 늘리기로 했다. 아울러 한국전력은 기존의 배전망 설치·유지관리 역할을 넘어 '운영자' 기능을 강화한다. 태양광 발전량을 사전에 예측하고 발전량 증가로 배전망 부하 확대가 예상될 경우 ESS 충전을 지시하는 등 동적 제어 체계를 도입할 계획이다. 이날 포럼에서 기후부는 한국전력, 전력거래소, 한국에너지공단과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구축 지원사업'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또한 한국에너지공대, 광주과학기술원, 전남대, 서울대와는 '차세대 분산형 전력망 인력 양성' 업무협약을 맺었다. 기후부는 산업 육성을 위해 한국에너지공대, 광주과학기술원, 전남대, 전력 공기업 및 민간기업과 함께 'K-GRID 인재·창업 밸리'를 조성할 계획이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신규 대형원전•SMR어디로…치열해지는 유치 경쟁

이재명 정부가 신규 대형원전과 소형모듈원자로(SMR) 추진 방침을 공식화하면서 지방자치단체들의 유치 경쟁이 본격화되고 있다. 지방소멸과 경기 침체가 맞물린 상황에서 원전은 대규모 투자와 일자리 창출이 가능한 전략 산업으로 인식되며,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이슈로도 부상하는 분위기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한국수력원자력은 오는 3월 30일까지 신규 대형원전 및 SMR 부지 공모를 마감하고, 6월 30일 최종 후보지를 선할 예정이다. 선정 이후에는 안전성, 지역 수용성, 환경성 등을 종합 평가하는 절차를 거치게 된다. 정치권에서는 이를 두고 “이재명 정부가 실용주의적 에너지 전략을 선택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탈원전과 원전 확대라는 이분법을 넘어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을 동시에 고려하는 정책 기조라는 해석이다. 원전업계는 안도하는 분위기다. 신규 대형원전과 SMR 사업이 동시에 추진될 경우 설계·주기기 제작·시공·운영 등 전 주기 산업 생태계가 유지될 수 있기 때문이다. 여기에 기존 원전 수명연장과 해외 수출 확대 기대감도 함께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신규 원전과 SMR 추진이 병행될 경우 국내 원전 산업의 연속성이 확보되고, 해외 프로젝트 참여 경쟁력도 강화될 수 있다"며 “정책 방향이 명확해진 점은 긍정적 신호"라고 평가했다. 11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 반영된 신규 원전은 대형원전 2기와 SMR 실증 1기 등 모두 3기이다. 3기 중 대형원전 2기는 한 부지에 건설될 예정이다. SMR 부지도 대형원전과 같은 곳으로 선정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형원전은 기저 전원 역할을 담당하고, SMR은 기술 실증과 수출 모델 확보의 교두보 역할을 하게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대형원전과 SMR이 함께 들어설 경우 해당 지역은 국내 원전 기술의 중심 거점으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다"며 “경제적·정치적 파급력이 기존 원전 단일 사업보다 훨씬 클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원전 건설에 따른 지역 발전 효과는 대단히 클 것으로 예상된다. 대형원전은 1기당 약 5조5000억원에서 6조원의 건설 비용이 든다. 최근 건설 중인 신한울 3·4호기도 총 약 11조6000억~11조70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원전 1기당 건설비용은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여기에 건설 기간 동안 수천 명의 직·간접 고용이 발생하며, 발전소 운영 단계에서도 장기간 안정적인 고용과 지역 협력업체 매출 창출이 이어진다. 특히 발전소 인근 지역에는 주거·상업 인프라 확충, 지방세수 증가, 지역 상권 활성화 등 연쇄 효과가 발생해 지방 재정과 경제 기반을 동시에 강화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에너지 업계에서는 “원전은 단일 발전소를 넘어 장기적 산업 클러스터 형성 효과를 갖는 프로젝트"라고 평가한다. 지역 소멸이라는 단어가 나올 정도로 지역경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지자체들의 신규 원전 유치 경쟁은 갈수록 뜨거워지고 있다. 이미 울산 울주군과 경북 울진, 영덕군, 부산 기장군 등이 유치 의사를 공식화하며 준비 작업에 돌입했다. 관련 TF를 구성하고 주민 설명회와 산업 유치 전략 수립에 나서는 등 경쟁이 가시화되고 있다. 원전 건설이 지역경제에 미칠 파급 효과가 상당한 만큼 지자체 간 물밑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울산 울주군과 경북 울진군은 기존 원전 운영 경험과 송전망, 항만, 산업단지 등 에너지 인프라를 강점으로 내세워 '확장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미 형성된 원전 산업 생태계를 기반으로 SMR까지 연계한 원전 클러스터 확대 구상을 강조하고 있다. 경북 영덕군은 과거 신규 원전 부지 경험을 토대로 지역경제 회복과 인구 유입 효과를 전면에 내세우는 '재도전 전략'에 가깝다. 지방소멸 위기 대응 카드로 원전 유치를 적극 활용하겠다는 전략이다. 부산 기장군은 국내 최초의 대형원전 운영 지역이란 점을 앞세워 SMR 유치를 원하고 있다. 특히 오는 6월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원전 유치 이슈는 지역 일자리와 세수 확대, 인프라 확충 등과 직결되는 핵심 공약으로 부상하고 있다. 지역 정치권 역시 적극적인 유치 활동을 예고하며 정부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에너지 전환과 산업 경쟁력 확보라는 두 과제를 동시에 안고 있는 정부가 이번 부지 선정과 사업 추진 과정에서 어떤 균형점을 찾을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통합특별시 발전사업 허가 3MW→20MW 확대…태양광 지자체 주도권 강화

대전충남·광주전남·대구경북 통합특별시의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 권한이 기존 3메가와트(MW) 이하에서 20MW 이하로 상향된다. 통합특별시가 출범할 경우 태양광 사업에 대한 지방자치단체의 권한이 크게 확대될 전망이다. 19일 더불어민주당은 국회에서 정책조정회의 직후 브리핑을 열고 대전충남·광주전남·대구경북통합특별시 설치를 위한 특별법안을 이번달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법안들은 지난 12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를 통과했다. 특별법안의 에너지 분야 핵심 내용은 태양광 및 풍력 발전사업 허가 권한을 통합특별시장에게 부여하는 것이다. 법안에는 재생에너지 중 20MW 이하 태양광 및 풍력 발전사업에 관한 허가권을 통합특별시장의 권한으로 이양하는 내용이 담겼다. 기존에는 지자체가 3MW 이하 발전사업에 대해서만 발전사업허가권을 행사할 수 있었으며 이를 초과하는 사업은 중앙정부 소관이었다. 제주도만 특별법에 따라 풍력발전에 대한 발전사업 허가권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번 통합특별법이 통과되면 통합특별시는 20MW 이하 태양광 및 풍력 발전사업까지 직접 허가할 수 있게 된다. 이에 따라 일부 소규모 육상풍력과 대규모 태양광 사업에 대한 실질적 인허가 권한이 지방으로 확대된 것으로 해석된다. 설비용량 20MW는 풍력으로는 작지만 태양광으로는 큰 규모다. 해상풍력은 통상 수백MW 규모로 추진되는 만큼 이번 권한 이양의 직접적인 대상은 되기 어렵다. 당초 광주전남특별법 초안에는 모든 재생에너지 발전사업 허가권을 통합특별시장에게 부여하는 방안이 포함됐다. 다만 태양광 50MW 초과, 풍력 100MW 초과 사업에 대해서는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과 협의하도록 규정했다. 그러나 정부는 해당 초안을 수용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국회 행안위에 전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특정 지역에만 광범위한 권한을 부여하지 않고 대전충남·광주전남·대구경북 통합특별시에 공통적으로 20MW 이하 태양광 및 풍력 발전사업 허가권을 부여하는 방식으로 조정된 것으로 보인다. 광주전남특별법 초안에 포함됐던 한국전력공사에 발전사업 허가권을 부여하는 내용은 최종안에서 제외됐다. 대신 광주전남특별법에는 지방공기업과 통합특별시가 신에너지 및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직접 출자하거나 공공과 민간이 공동으로 설립한 특수목적법인(SPC)에 출자할 수 있도록 하는 조항이 포함됐다. 이에 따라 향후 출범할 광주전남통합특별시와 한전이 특수목적법인을 설립해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에 공동으로 참여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날 민형배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남광주 신성장 경제지도'를 발표하며 지역 단위에서 한전 역할을 수행할 '전남광주전력공사' 설립 방안을 제안하기도 했다. 해당 공사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직접 생산·운송·이용·거래하는 플랫폼을 구축하고 발생한 수익을 시민들에게 '에너지 배당' 형태로 환원하겠다는 구상이다. 다만 발전사업 허가 권한이 통합특별시 중심으로 확대될 경우 지역 주도의 인허가 속도는 빨라질 수 있지만 국가 차원의 전력망 안정성 확보와 계통 관리 측면에서 보완점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원희 기자 wonhee4544@ekn.kr

20년 전 멈춘 전력산업 구조개편, AI 시대에 재개되나

김용범 청와대 정책실장이 “(AI 경쟁 우위를 위해) 전력 인프라를 국가 전략 자산으로 격상해야 한다" “(전력 공급 확대, 송전망 건설, 지산지소 문제 해결을 위해선) 전력산업 구조개혁이 필요하다"고 언급해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김 실장은 대통령의 행정 최고참모진이란 점에서 최근 정부의 전력산업 제도 개선이 20년전 중단된 구조개편으로 까지 이어질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김 실장은 최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에 'AI는 이제 코딩이 아니라 전기의 전쟁'이라는 글을 올리며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소프트웨어가 세상을 집어삼킨다는 말을 믿어왔지만, AI가 그 문법을 바꾸고 있다"며 “이제 경쟁력은 코드의 세련됨이 아니라, 얼마나 많은 연산 자원과 전력을 확보했는가에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김 실장은 이어 “AI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아니라 물리의 산업"이라며 GPU·메모리·전력·송전망 같은 물리적 자원이 경쟁력을 좌우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데이터센터가 수 기가와트(GW) 단위 전력을 소비하는 현실을 언급하며 전력망을 “지역 민원의 대상이 아니라 국가 전략 인프라"로 재정의해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서해안 초고압직류송전(HVDC)과 같은 대형 송전 프로젝트를 예로 들며, 기술 문제가 아니라 속도와 거버넌스의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력망 확충을 위해 국가 재정 투입과 민관 협력 제도화, 상설 갈등 조정 체계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김 실장은 또 “대한민국은 지금 선택의 기로에 서 있다. 계속 지능을 수입하는 나라로 남을 것인가, 아니면 칩과 전력을 전략 자산으로 삼아 지능을 생산하는 나라로 도약할 것인가"라며 “12차 전력공급기본계획과 전력산업 구조개혁은 단순한 에너지 정책이 아니다. 대한민국이 '지능 수입국'으로 남을지, '지능 생산국'으로 도약할지를 가르는 분기점"이라고 강조했다. 이는 사실상 전력산업의 구조적 재편과 실행 체계 개편을 주문한 것으로 해석된다. 2001년 김대중 정부는 한전이 독점하고 있던 전력산업의 경쟁체제 도입을 위해 발전 부문 분할과 배전·판매 부문까지 분리하는 것을 목표로 하는 전력산업 구조개편을 진행했다. 그러나 민영화 반대를 외치는 공공노조의 거센 반대에 부딪혀 2004년 1단계인 발전 자회사 분할까지만 진행됐고, 발전 자회사 매각 등 민영화와 배전부문 및 도·소매 경쟁 확대는 중단됐다. 이후 한전이 송배전망과 도소매 전력 시장, 자회사를 통한 80%의 발전시장까지 독점하는 구조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전력산업 구조는 AI 확산과 데이터센터 급증, 전력 수요 폭증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한계를 드러내고 있다. 대규모 전력 투자와 송전망 확충을 신속히 추진하기 위해서는 재원 조달 방식과 책임 구조, 거버넌스를 재설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AI 시대 전력 수요 급증이라는 새로운 환경에서 거론되는 '2단계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과거와 성격이 다를 것으로 분석된다. 1단계가 민영화 중심이었다면, 2단계는 인프라 투자에 대한 체계를 재설계하는 것에 방점이 찍힐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전력 수요는 과거 산업 수요 증가와는 차원이 다르다"며 “전력망을 단순 공기업 운영 문제가 아니라 국가 전략 산업으로 보는 관점 전환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 실장의 발언을 토대로 향후 전력산업 구조개편 논의가 현실화될 경우 크게 세 가지 시나리오가 거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첫 번째는 현행 한전 중심의 수직 통합 체제를 유지하되, 국가 재정 투입을 확대하는 방식이다. 국가기간전력망을 전략 인프라로 격상해 재정 지원을 강화하고, 전기요금 현실화를 병행하는 모델이다. 이 경우 제도 변화에 따른 사회적 충격은 상대적으로 작을 수 있으나, 대규모 재정 부담이 뒤따를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안정성은 확보할 수 있지만 재정 건전성과 요금 인상 문제는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평가다. 두 번째는 송전 부문을 분리해 국가가 직접 관리하거나 별도 전략기관을 설립하는 모델이다. 한전 체제 내에서 운영되는 송전망을 분리해 HVDC 등 대형 프로젝트를 신속히 추진할 수 있는 전담 조직을 구축하는 방식이다. 이 경우 인프라 투자 속도를 높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으나, 조직 재편 과정에서의 이해관계 충돌과 제도 설계 논쟁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세 번째는 산업용 전력의 도·소매 시장 일부를 개방하는 방안이다. 대규모 데이터센터나 첨단 산업단지를 대상으로 별도의 전력시장 체계를 도입하고, 직접구매(PPA)와 민간 발전 참여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산업 경쟁력을 높이고 투자 유치를 촉진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전력 공공성과 요금 형평성 논쟁이 동시에 제기될 가능성이 크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교수는 “AI 전력 수요 급증이라는 새로운 환경 속에서 이들 시나리오가 단순한 가정이 아니라 정책 의제로 부상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과거처럼 발전과 판매 분할 논쟁이 아니라 AI 인프라 경쟁이라는 다른 차원에서 재논의될 가능성이 있다. 결국 관건은 속도와 실행력"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김 실장의 전력시장 구조개편 언급이 실제로 이어질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발전·송배전 투자 확대, 국가기간전력망에 대한 재정 투입 확대, 전력 생산지 보상 체계 재설계 등이 정책 의제로 부상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AI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산업이 요구하는 기가와트(GW) 단위 전력 수요를 감당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송전망 투자와 전원 확충이 필요하다. 현재의 한전 중심 수직 통합 체제가 이러한 대규모 투자를 신속히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20년 전 멈춘 전력산업 구조개편이 'AI 인프라 전략'이라는 이름으로 재개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과거처럼 민영화 중심의 구조개편이 아니라, 국가 전략산업 차원의 투자 체계 개편과 거버넌스 재정비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전력산업 구조개편은 그동안 민영화에 따른 요금인상 논란과 공기업 체제 속에서 정치·사회적 민감성을 이유로 큰 틀의 개편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AI 전력 수요가 본격화될 경우 기존 체제의 유지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결국 전력망을 '산업 인프라'에서 '안보 인프라'로 재정의하는 순간, 정책 논의의 방향도 달라질 수밖에 없다. 김 실장의 발언은 전력산업을 단순 에너지 정책이 아닌 국가 경쟁력의 축으로 재설정하겠다는 신호로 읽힌다. AI 시대의 전력 전략이 20년 전 멈춘 구조개편 논의를 다시 움직이게 할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주목할 논문 ‘보수층은 왜 재생에너지 싫어하고, 원전 선호할까’

재생에너지냐, 원자력 발전이냐를 둘러싼 에너지 논쟁은 지난 10여 년 동안 한국 사회에서 정치적 이념 대립의 상징처럼 작동해 왔다. 원전은 보수 진영의 '경제와 안보'의 언어로, 재생에너지는 진보 진영의 '환경과 도덕'의 언어로 고착되면서, 에너지 전환 논의 자체가 생산적 토론의 장을 잃어버렸다는 지적도 적지 않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의 보수층은 왜 원자력에는 우호적이면서 재생에너지에는 냉담한지, 그리고 이 간극을 좁힐 실질적 해법은 무엇인지에 대한 실증 연구가 나왔다. 한국과학기술원(KAIST) 과학기술정책대학원 이다솜 교수 연구팀은 최근 국제 학술지 '에너지 정책 (Energy Policy)'에 발표한 논문을 통해 한국 에너지 정치의 깊은 양극화 구조를 분석하고, 이를 완화할 수 있는 전략적 접점을 제시했다. ◇한국 보수층의 에너지 인식 관련 설문 조사 연구의 핵심은 정치적 보수성과 청정에너지 지지 사이의 상관관계를 정밀하게 검증하는 데 있었다. 논문에서 이 교수팀은 국내 성인 1808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실시하고 분석했다. 설문조사는 2024년 10월 29일부터 11월 11일까지 진행됐다. 분석 결과, 응답자가 보수적일수록 원자력 발전에 대해 일관되게 긍정적인 태도를 보였고, 원전 확대 정책에도 강한 지지를 나타냈다. 특히 보수층이 원전을 지지하는 핵심 동기는 환경이나 기후 대응이 아니라, 명확하게 '경제적 요인'이었다. 원자력은 이들에게 안정적인 기저부하 전원이자, 산업 경쟁력과 국가 성장의 기반으로 인식되고 있었다. 반면 재생에너지는 전혀 다른 평가를 받았다. 보수적 성향이 강할수록 재생에너지에 대한 호감도와 정책 지지 수준은 뚜렷하게 낮아졌다. 주목할 점은, 재생에너지의 비용 절감이나 시장 창출 가능성 같은 경제적 논리가 한국 보수층의 태도에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사실이다. 이는 세금 감면이나 시장 자유화 논리를 통해 재생에너지를 수용하는 서구권 보수주의와 뚜렷이 대비되는 지점이다. ◇재생에너지는 왜 '비경제적'으로 인식되는가 연구팀은 한국 보수층이 재생에너지를 '비경제적'이라고 인식하는 이유를 실제 발전 단가나 기술 성숙도의 문제로만 설명하기 어렵다고 분석했다. 그보다는 재생에너지가 오랫동안 환경 보호, 도덕적 책임, 진보적 가치라는 프레임 속에서만 다뤄져 왔다는 점이 결정적이라는 것이다. 한국의 에너지 정치에서는 원자력이 보수 정당의 상징으로, 재생에너지는 진보 정당의 핵심 의제로 각인돼 왔다. 이 과정에서 재생에너지는 기술 혁신이나 산업 전략의 대상이 아니라, 특정 진영의 정치적 메시지로 소비됐고, 그 결과 보수층에게는 실용적 경제 정책이 아닌 '이념적 상징'으로 받아들여지게 됐다는 것이다. 연구진은 이러한 강한 정치적 양극화가 경제적 합리성조차 작동하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라고 지적했다. ◇재생에너지-원전, 기술적 상생의 가능성 논문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가 본질적으로 충돌하는 관계가 아니라, 기술적으로 충분히 상호 보완적일 수 있다고 강조한다. 핵심은 두 에너지원의 역할을 명확히 구분하고, 하나의 전력 시스템 안에서 결합하는 접근이다. 원자력은 안정적인 기저부하 전원으로 전력 시스템의 뼈대를 담당하고, 재생에너지는 피크 수요 관리와 지역 분산형 발전에 기여하도록 설계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여기에 원전 전력을 활용한 수소 생산을 결합하면, 재생에너지의 가장 큰 약점으로 지적되는 발전 변동성 문제도 완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전력망 현대화 과정에서 이들 두 가지 에너지원과 더불어 에너지저장장치(ESS)와 송전 인프라를 통합 운영하는 모델을 현실적인 대안으로 제시했다. 연구팀은 이러한 기술적 결합이 원전 지지 성향이 강한 보수층에게도 재생에너지를 '원전을 위협하는 존재'가 아닌 '시스템 안정성을 높이는 파트너'로 인식하게 만드는 전략적 교두보가 될 수 있다고 봤다. ◇재생에너지의 탈이념화, 해법은 '실용주의' 연구팀은 아울러 에너지 정책의 정치적 양극화를 완화하기 위한 네 가지 핵심 전략을 제시했다. 첫째, 상호 보완성의 강조다. 원전과 재생에너지를 대립 구도로 설명하는 대신, 각자의 기술적 강점을 결합한 시스템 설계를 지속적으로 제시해야 한다. 둘째, 비정치적 프레임으로 재(再)정의하는 것이다. 재생에너지를 도덕적 의무나 환경 담론에서 분리해 '실용주의', '현대화', '기술 혁신'의 언어로 설명할 필요가 있다. 예컨대 해상풍력을 기후 정책이 아니라 국가 기술 경쟁력 전략으로 제시하는 방식이다. 셋째, 지역적 공동 혜택(co-benefits)의 발굴이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녹색 일자리보다 미세먼지 저감, 대기질 개선, 지방 소멸 대응과 같은 초당적 과제와 연결할 때 보수층의 수용성이 높아진다는 분석이다. 넷째, 제도적 구조화다. 정권 교체에 따라 에너지 정책이 흔들리지 않도록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RPS)의 강화, 기업의 재생에너지 구매 계약 확대 등 장기적 규제 틀을 통해 정책의 연속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제언이다. ◇에너지 전환의 성패는 '정치'가 아닌 '설계'에 달려 있다 연구팀이 제시하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지금 한국에서 벌어지는 에너지 갈등은 기술이나 비용의 문제가 아니라, 프레임과 정치의 문제에 가깝다는 것이다. 재생에너지와 원전을 어느 진영의 상징으로 소비하는 한 사회적 합의는 요원하다고 지적한다. 연구팀은 에너지 전환을 둘러싼 논의를 이념 대결의 장에서 끌어내려야 한다고 강조한다. 논란의 핵심을 기술적 시너지와 국가 경쟁력, 그리고 지역 사회의 실질적 이익이라는 공통의 언어로 재구성할 때 비로소 출구가 보일 것이라고 강조한다. 원전이냐, 재생에너지이냐 여부를 정치적 선택으로 결정할 문제가 아니라는 것이다. 실용적 차원에서 어떻게 공존하도록 설계할 것이냐의 문제라는 것이다. 강찬수 기후환경 전문기자 kcs25@ekn.kr

[EE칼럼] 가격이 신호가 될 때 행동이 바뀐다

필자가 2019년에 덴마크 출장을 갔을 때의 일이다. 현지 교민 아주머니께서 가이드를 하는 중간에 스마트폰 앱으로 전기요금을 확인하는 것이었다. 그러면서 전기요금이 낮거나 마이너스인 시간에 세탁기나 식기세척기를 돌린다고 하였다. 덴마크의 대부분 가정은 시간대별 가격을 기준으로 전기요금이 부과된다. 예를 들어, 2025년 7월에는 시간대별 최고가와 최저가의 차이가 3.56크로네(약 830원)에 달했다. 스마트폰 앱 알람이 울리면 주부는 세탁기를 돌리고, 직장인은 주차장에 세워둔 전기차의 충전 버튼을 누른다. 현재 북유럽의 재생에너지 강국 덴마크에서는 이런 풍경이 일상이 되었다. 그린파워 덴마크(Green Power Denmark)의 분석에 따르면, 가정에서 전기요금이 저렴한 시간대에 맞춰 사용량을 조절하면 요금을 최대 20%까지 절약할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덴마크 중앙은행의 연구에서는 약 3분의 1에 해당하는 가구가 전기요금이 오를 때 소비량을 크게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평균적으로 전기요금이 1크로네(약 233원) 인상될 때마다 소비는 2.6%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가격이 소비자에게 강력한 행동지침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재생에너지의 비중이 커질수록 전력망 강화나 에너지 저장 용량 확대만큼이나 중요한 것이 에너지 소비 행태의 현대화다. 이에 덴마크는 전력 수요의 유연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정책을 펴고 있다. 그 중심에는 에너지 데이터 서비스(Energi Data Service)와 같은 투명한 정보 공개가 있다. 국영 전력회사가 제공하는 실시간 도매가격 데이터는 안델(Andel), 노를리스(Norlys)와 같은 민간기업에 의해 세련된 앱으로 가공된다. 소비자들은 내일의 요금을 미리 확인하고, 요금이 비싼 피크 시간대는 피하고 재생에너지 생산이 많아 요금이 낮은 시간대에 전기 소비를 늘린다. 이는 전력 인프라에 대한 과잉 투자를 막고 재생에너지의 출력제어(curtailment)를 줄이는 결과로 이어진다. 한국의 상황은 어떤가. 우리는 세계 최고 수준의 ICT 인프라를 보유하고도 에너지 분야에서만큼은 아날로그식 접근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독점적 전력 공급 구조와 경직된 요금 체계는 소비자에게 아무런 가격 신호를 주지 못한다. 현재 한국의 주택용 요금제는 사용량에 따른 누진제에 머물러 있다. 전력 생산 단가가 비싼 저녁 시간대나, 태양광 발전이 많아 출력제어가 일어나는 낮 시간대나 소비자에게 적용되는 요금은 거의 동일하다. 가격이 시장의 수급 상황을 반영하지 못하니, 소비자들은 굳이 불편을 감수하며 사용 시간을 조절할 이유가 없다. 이는 결국 피크 시간대 발전을 위해 비용이 많이 드는 가스 발전을 돌리게 만들고, 재생에너지 발전을 멈추게 만드는 비효율을 초래한다. 덴마크의 사례를 우리 현실에 이식하기 위해서는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필요하다. 실시간 변동 요금제의 도입과 소비자 선택권 확대를 검토해야 한다. 제주도에서 시범적으로 시행 중인 계절별‧시간대별(계시별) 선택요금제의 본격 도입을 통해 소비자가 자신의 라이프스타일에 맞춰 요금제를 선택할 수 있게 해야 한다. 특히 공급 과잉으로 출력제어가 빈번한 제주와 호남 지역에서는 가격 신호가 더욱 절실하다. 계시별 요금제는 가격 신호를 통해 소비자가 스스로 수요를 조정하게 함으로써 출력제어를 완화하기 때문이다. 에너지 전환은 단순히 발전원을 바꾸는 작업이 아니다. 공급 중심의 패러다임을 수요관리라는 현대적 시스템으로 전환하는 거대한 흐름이다. 덴마크의 사례는 투명한 데이터와 유연한 요금제가 소비자에게 스마트한 절약의 동기를 부여하고, 전력 시스템 전체의 효율을 높일 수 있음을 증명한다. 가격 신호가 살아나고 소비자의 선택권이 보장될 때, 전력망의 효율성은 높아지고 재생에너지는 비로소 우리 일상의 지속 가능한 동력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 이제는 경직된 요금 체계의 틀을 깨고 전력시장의 고도화를 향해 나아가는 여정을 시작해야 할 때다. bienns@ekn.kr

“원전·재생에너지 병행이 최적” 전력정책 불확실성 최소화 필요…국내 연구진, 국제학술지에 강조

한국의 전력 믹스에서 원자력 발전 비중을 확대할 경우 장기적으로 사회 전체의 경제적 편익이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다만 재생에너지 역시 비용 경쟁력이 개선되면 경제적 효과가 나타나는 만큼 특정 전원을 선택하기보다 정책의 일관성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분석이다. 연세대 안광원 교수 연구팀이 최근 국제학술지 Humanities and Social Sciences Communications에 발표한 한국 전력 믹스와 사회 후생 간 관계를 분석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원전 비중 확대는 비용 효율성 측면에서 긍정적 효과가 크게 나타나 장기 사회 후생을 증가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전 사고 위험을 반영하더라도 경제적 이익이 이를 상쇄하는 것으로 평가됐다. 연구팀은 원전, 재생에너지, 액화천연가스(LNG), 석탄 등 주요 발전원의 비용 구조와 발전 비중을 반영한 거시경제 모형을 구축하고, 원전 사고 가능성에 따른 경제적 피해까지 포함해 정책 효과를 분석했다. 실제 전력수급 정책 시나리오를 적용한 분석에서도 원전 확대 기조였던 7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반영하면 사회 후생이 약 0.67% 증가하는 반면, 탈원전과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을 담은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을 적용할 경우 약 0.63%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팀은 이를 2021년 가계 최종소비지출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5조3천억 원 규모의 손실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다만 재생에너지의 경제성 개선 가능성도 확인됐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재생에너지 발전단가(LCOE)가 2021년 대비 약 19% 이상 낮아질 경우 재생에너지 확대 정책 역시 장기적으로 사회 후생 증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연구팀은 특히 에너지 정책의 방향성보다 정책 불확실성이 경제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책 변화로 투자 지연과 생산·소비 감소가 발생할 경우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원자력과 재생에너지 모두 경제적으로 타당성이 있는 전원"이라며 “정책 입안자들은 특정 전원을 선택하는 문제보다 에너지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을 높이는 데 주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에너지 인사이트] AI데이터센터 비수도권 유치에 여야 한뜻, 법 통과 주목

여야 정치권이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등 전력 다소비 산업의 비수도권 유치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발전원 인근 산업 입지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려는 움직임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특히 최근 여당 의원이 관련 법안을 발의하면서 전력 수요 분산 정책이 선언적 논의를 넘어 입법 단계로 진입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수도권 전력계통 부담과 송전망 건설 지연 문제가 구조적으로 심화되는 상황에서, 데이터센터와 같은 대규모 전력 수요처의 지방 분산은 불가피한 흐름이라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현재 국내 전력계통은 발전과 소비의 공간적 불균형이 뚜렷하다. 전남과 강원 등 발전 설비가 밀집한 지역에서는 송전 제약으로 발전소 출력 제한이 빈번히 발생하는 반면, 수도권은 전력 수요가 집중되면서 송전망 확충 부담이 지속적으로 커지고 있다. 특히 동서울변전소 등 주요 송배전 인프라 구축이 주민 갈등과 인허가 문제로 지연되면서 수도권 전력 공급 안정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전력당국 내부에서는 장기적으로 발전원 인근에 대규모 전력 수요를 분산시키는 구조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돼 왔다. 이 같은 흐름 속에서 AI 데이터센터가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AI 산업 확산으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급증하는 가운데, 수도권 입지를 희망하는 기업들이 계통영향평가에서 잇따라 불허 판정을 받으면서 입지 전략 재검토가 불가피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역별로는 발전 인프라를 기반으로 한 산업 유치 가능성이 거론된다. 전라도는 재생에너지 잠재력이 크고, 강원도는 석탄화력과 송전망 거점이 존재하며, 부산·울산·경남 지역은 원전과 LNG 발전 등 대규모 전력 공급 기반을 갖추고 있다. 특히 전남과 강원에서는 계통 부족으로 발전소 출력 제한이 빈번히 발생하며 발전 설비가 사실상 충분히 활용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어, 대규모 전력 수요 유치를 통한 계통 활용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발전사업자의 직접 전력 공급 확대와 비수도권 첨단산업 유치를 지원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됐다. 이번 입법 시도는 전력 생산지와 산업 입지를 연계하려는 정책 방향을 제도화하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특히 이번 법안이 여당 주도로 추진됐다는 점에서 정책 추진 동력이 이전보다 강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대통령이 강조해 온 지방균형 발전 기조와도 맞물리면서, 전력 수요 분산 정책이 중장기 국가 산업 전략의 일부로 자리 잡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다만 산업계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면서도 실제 기업 투자로 이어질지는 별개의 문제라는 입장이다. 데이터센터나 첨단 제조업 입지는 전력 공급뿐 아니라 인력 확보, 산업 생태계, 통신 인프라, 세제 지원 등 다양한 조건이 동시에 충족돼야 하기 때문이다. 한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전력 생산지에서 소비하자는 정책 방향에는 공감하지만 기업 입지 결정은 훨씬 복합적인 요소에 의해 좌우된다"며 “전력시장 제도 개선과 송전망 투자 계획이 함께 제시돼야 정책 신뢰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이후에도 AI 데이터센터 지방 분산 논의가 이어지면서 전력 수요 구조를 둘러싼 정책 논의는 계속 확대될 전망이다. 다만 업계에서는 정치권의 공감대 형성만으로는 산업 입지 변화가 현실화되기 어렵다는 점에서, 향후 구체적인 인센티브와 전력시장 제도 개편 여부가 정책 성패를 가를 것으로 보고 있다. 전력 생산지와 산업 입지의 불균형 문제를 해소하려는 시도가 이번에는 실제 투자와 산업 구조 변화로 이어질 수 있을지 주목된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한영변호사협회 출범…에너지 전문 김동성 변호사 설립 주도

한영변호사협회(Korean British Lawyers Association)가 공식 발족했다. 한국과 영국을 연결하는 실질적인 국제 법률 네트워크의 출범이라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협회는 한국전력 출신 에너지 전문 Solicitor인 김동성(Robert Kim) 변호사가 설립을 주도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김 회장은 한국전력 근무 경험을 바탕으로 영국 원전 사업 관련 법률 자문을 수행하는 등 풍부한 경험을 갖춘 국제 에너지·인프라 분야 전문가다. 또한 현재 영국 런던 인근 킹스턴(Kingston) 시의원으로도 활동하며 한영 경제·사회 교류 확대에도 힘쓰고 있다. 한영변호사협회는 한국과 영국 기업들의 해외 진출과 투자, 협업, 인수합병(M&A), 펀딩, 공급망 구축, 상장 등 국제 거래 전반을 지원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규제 환경의 복잡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계약 구조 설계, 지식재산권 보호, 투자·합작계약, 라이선스 및 유통 계약, 분쟁 예방 및 해결을 아우르는 법률가 네트워크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협회는 특히 한국의 콘텐츠와 산업 자산을 런던의 금융·법률 시장과 연결하는 플랫폼 역할을 수행할 것으로 기대된다. 기업과 교민을 대상으로 한 법률 세미나 개최, 취약계층 무료 법률 지원, 법대생 진로 설명회와 커리어 멘토링, 자격 취득 및 인턴·취업 연계 프로그램 등도 추진한다. 부회장에는 기업소송 및 국제중재 전문 Barrister인 이서연(Serena Lee) 변호사가 선임됐다. 김동성 회장은 “국가 간 이익 경쟁과 진영 갈등이 심화되는 국제 환경 속에서 한국 기업의 해외 진출과 글로벌 협력은 더욱 정교한 법률 인프라를 필요로 한다"며 “한영변호사협회는 런던의 국제 법률 네트워크와 한국의 산업·콘텐츠 역량을 연결해 신뢰 기반의 협력 구조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한영변호사협회는 이번 발족을 계기로 양국 간 경제·문화 교류를 법률적으로 뒷받침하는 플랫폼으로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할 계획이다. 전지성 기자 jjs@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