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경북도가 행정통합 논의 과정에서 제기된 북부권 소외 우려에 대해, 2026년을 전환점으로 한 대규모 경제산업 투자계획을 공식화했다. 도는 바이오·관광·에너지 산업을 3대 성장축으로 설정하고, 총 3조1639억 원 규모의 '2026년 북부권 경제산업 신활력 프로젝트'를 단계적으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금희 경상북도 경제부지사는 29일 브리핑을 통해 이번 계획과 관련해 “북부권이 느끼는 상대적 박탈감은 행정구조 변화 자체보다도 투자와 일자리가 특정 거점에 집중될 수 있다는 현실적인 우려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행정통합 여부와 무관하게 북부권만의 독립적이고 지속 가능한 발전 전략을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번 프로젝트는 3개 분야, 15개 핵심 과제로 구성됐으며 단년도 사업이 아닌 최소 10년 이상 이어지는 중장기 전략으로 설계됐다. ▲Post-백신 전략 본격화…8239억 원 투입해 바이오에서 의료산업까지 확장 북부권 바이오산업의 핵심축은 'Post-백신 프로젝트'다. 안동, 도청 신도시, 예천을 하나의 초광역 바이오벨트로 묶어 기존 백신·햄프(Hemp) 산업을 첨단재생의료와 의료산업 전반으로 확장하는 전략이다. 여기에 농업과 연계한 그린바이오 산업까지 더해 산업 외연을 넓힌다는 구상이다. 경상북도는 첨단재생의료 산업을 Post-백신 프로젝트의 최우선 과제로 설정했다. 지난해 세계지식포럼을 계기로 미국 재생의료 연구기관인 WFIRM과 협력체계를 구축했으며, 응용연구 분야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가진 독일 프라운호퍼 연구소 유치도 병행 추진 중이다. 안동 바이오생명국가산단과 도청 신도시 일원에는 재생의료 연구시설과 GMP 제조 인프라 구축을 위해 2000억 원을 투입한다. 이 시설들은 장기적으로 안동의료원 이전과 의과대학 설립 논의의 기반으로 활용돼, 북부권을 바이오·의료산업 중심지로 육성하는 핵심 인프라 역할을 맡게 된다. 또한 백신과 햄프를 중심으로 한 주력 바이오 분야에는 240억 원을 추가 투입해 대마 기반 신약 개발을 추진하고, 북부권 거점대학인 경국대학교를 바이오 특성화 대학으로 육성해 기업 수요에 맞춘 전문 인력 양성에도 나선다. 도는 연구기관·기업·대학·의료기관이 유기적으로 연결된 산업 생태계를 구축해 북부권을 대한민국 대표 백신·치료제 연구·생산 거점으로 성장시키겠다는 목표를 분명히 했다. 이와 함께 그린바이오 산업 육성도 병행된다. 지난해 농림축산식품부 공모사업에 선정된 756ha 규모의 대규모 부지를 활용해 곤충·천연물 기반 바이오산업에 집중 투자하고, 이를 통해 2000개 이상의 일자리 창출과 1조 원 이상의 생산유발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정책금융 활용 '관광 메가 프로젝트'… 북부권을 전국구 관광지로 관광 분야에서는 재정 중심 개발에서 벗어나 정책금융과 민간투자를 결합한 대규모 프로젝트가 추진된다. 양 부지사는 “재정만으로 지역 개발을 이끌던 시대는 이미 지났다"며 2026년을 정책금융 활성화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도는 초기 기획 단계부터 민간과 공동으로 사업을 설계해, 지역과 시장의 수요를 동시에 충족하는 관광 인프라 구축에 나선다. 북부권 관광 분야에만 약 4400억 원 규모의 정책금융 활용 사업이 기획돼 있다. 안동문화관광단지에 조성되는 메리어트-UHC 호텔은 이미 금융 구조 설계와 투자자 확정 단계에 진입했으며, 3월 지역활성화투자펀드 심의를 거쳐 7월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 해당 호텔은 단순 숙박시설을 넘어 북부권 관광의 상징적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기대된다. 코로나19 여파로 중단됐던 문경 일성콘도 재생사업도 본격 추진된다. 총사업비 1000억 원 규모로 200실 내외의 전국구 호텔 브랜드를 유치해 문경새재 일대를 대한민국 대표 산림휴양 관광지로 탈바꿈시킨다는 계획이다. 상주 경천대 역시 오랜 기간 공공 재정을 투입해 관광 기반을 다져온 만큼, 최대 200실 규모의 호텔 리조트 투자 구조를 완성하고 민간 투자자 모집에 집중하고 있다. 양 부지사는 “이제 호텔은 잠만 자는 공간이 아니라 여행 그 자체의 목적지가 되고 있다"며 “경북에도 전국적 경쟁력을 갖춘 호텔리조트가 필요하고, 그 출발점은 북부권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민간 주도 스마트팜 확산… 최대 30ha 규모까지 맞춤 설계 농업 분야에서는 북부권 전역을 대상으로 민간 주도 스마트팜 도입이 추진된다. 최근 금융시장에서도 스마트팜에 대한 투자 관심이 확대되는 흐름에 맞춰, 도는 이미 확보한 민간 투자사와 함께 지역 여건에 맞는 사업 모델을 설계 중이다. 스마트팜 규모는 5ha, 10ha에서 최대 30ha까지 다양하게 구상되며, 참여를 희망하는 시군을 대상으로 사전 컨설팅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토지 소유주가 주주로 참여하고 농업기업이 생산을 담당해 배당수익을 나누는 '이철우 도지사표 농업 대전환 모델'을 접목해 농가 소득 안정과 기업형 농업을 동시에 실현한다는 방침이다. ▲조 단위 에너지 투자…주민 참여형 '에너지 공동체' 구축 에너지 분야에서는 조 단위 규모의 메가 프로젝트가 북부권 전반에 걸쳐 추진된다. 핵심은 발전 수익을 주민과 공유하는 '에너지 공동체 모델'이다. 안동호에는 2032년 준공을 목표로 100MW 규모의 수상태양광 발전시설이 들어선다. 총사업비는 약 1600억 원으로, 이는 8만 가구가 1년간 사용할 수 있는 전력량에 해당한다. 이와 함께 북부권을 포함한 7개 시군에는 영농형 태양광 생태계 구축 사업(8400억 원)이 추진되며, 산불 피해를 입은 5개 시군에는 풍력과 태양광을 결합한 '신재생 e-숲' 조성 사업(6000억 원)이 진행된다. 이들 사업은 단순 발전시설이 아닌 주민 지분 참여를 전제로 설계돼, 임대료·전기요금 감면·배당수익 등의 방식으로 지역 소득 증대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도 자체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100MW 규모 수상태양광 사업에 주민이 30% 지분으로 참여할 경우 연간 약 45억 원의 배당수익이 발생하며, 참여 인원에 따라 1인당 연간 45만 원에서 최대 225만 원의 추가 소득이 가능하다. ▲통합 이후 대비…북부권 전용 투자펀드·특별기금 구상 브리핑 말미에는 행정통합 이후를 대비한 중장기 균형발전 구상도 제시됐다. 아직 검토 단계이지만, 통합 이후 10년간 매년 1000억 원의 재정을 출자하고 민간 금융을 연계해 총 2조 원 규모의 '북부권 신활력 투자펀드'를 조성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이와 함께 동일 규모의 '북부권 특별발전기금'도 병행 설계 중이다. 해당 투자펀드는 경상북도 투자청 설립과 연계해 통합특별법에 특례 규정을 반영할 계획이며, 펀드를 통한 투자 유치 효과를 감안하면 북부권에 최대 40조 원 규모의 투자 유발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된다. ▲부지사 직속 관리…10년 흔들림 없는 북부권 전략 추진 경북도는 이번 북부권 신활력 프로젝트를 통해 향후 10년 이상 산업 구조와 투자 환경, 정주 여건 전반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양금희 경제부지사는 “북부권 발전은 수도권 집중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할 중요한 열쇠"라며 “이미 설계되고 실행 중인 사업을 중심으로 모든 핵심 과제를 경제부지사 직속 체계로 관리해, 정책 환경 변화에도 흔들림 없이 끝까지 책임지고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