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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인터뷰] 하정우 “고향에 AI 생태계 만들 것…검사 출신은 못해”

16일 오전 7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부산 북구갑 후보는 이른 아침 산책객이 찾는 구포 무장애숲길 입구를 찾았다. 검정색 경찰 단화를 신고 나타난 하 후보는 팔각정이 눈에 들어올 때마다 성큼 올라가 인사를 돌렸다. 데크길에서 마주치는 주민은 한 명도 놓치지 않았다. 길을 틀어서라도 쫓아가 악수를 건넸다. 하 후보는 이번 선거운동을 “지상전"이라고 했다. 하루 걸음 수는 2만 보다. 구포 무장애숲길에서만 7200보를 찍었다. 이날 아침은 선식으로 때웠다. “살 빼야 한다, 뱃살도 많다"고 스스로 웃었다. 이동 중에는 방울토마토로 끼니를 대신한다. “1분 1초가 소중하고 아깝기 때문"이라고 했다. 청와대 근무 시절에도 점심 후엔 내부 산책길을 걸었다고 했다. 주민 이야기를 들을 때면 수첩과 펜을 꺼내 빼곡히 받아 적었다. 부산에 내려온 뒤 수첩 한 권을 다 썼고, 지금은 두 번째 수첩, 반을 넘겼다. 벤치에 앉아 있던 주민이 “부산 사람이잖아요"라고 하자 사투리가 나왔다. “제가 사상에서 나고 자랐다 아입니까. 덕천동에 학원 다니고 그랬다 아닙니까. 이 동네 너무 잘압니데이." 손이 차갑다는 주민의 말에는 웃으며 “제가 따뜻하게 해드리겠습니다"라고 했다. 지름길이 나오자 농담도 던졌다. “숏컷이 있지만 원래 길로 가겠습니다. 꾸준함이 중요하니까요"라고 했다. 하늘바람전망대에 오른 하 후보는 불쑥 스마트폰을 꺼내 북구 전경을 파노라마로 찍었다. 이내 말없이 한참을 그 자리에 서서 북구를 내려다봤다. “여기가 만덕이고, 구포1동이고, 낙동강이 보이고." 손가락으로 북구 이곳저곳의 위치를 짚더니 “여기도 저기도 다 AX(인공지능 전환)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북구 주변 강서·김해·양산 일대 공장들에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북구에 AI 기술 기업 댐을 만들고, 그 기업들이 인근 공장들에 AI를 도입하게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기술뿐만 아니라 생태계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도 있고, 국가도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며 “검사 출신은 못 하는 일"이라고 했다. 다음은 하 후보와의 일문일답 -오늘 아침 끼니는. “선식 먹고 나왔다. 살 빼야 한다, 뱃살도 많다. 1분 1초가 소중하고 아깝기 때문에 이동하는 중간중간에 방울토마토 같은 거 먹는다. 한 분이라도 더 만나야 한다." -하루에 얼마나 걷나. “이만 보씩은 다니는 것 같다." -힘들지 않나. “걷는 걸 좋아한다. 청와대에서도 점심 먹고 나면 내부 산책길을 걸었다. 이런 공원을 잘 관리해서 주민의 삶의 질에 도움이 돼야 한다. 지금도 좋지만 더 오고 싶은 북구를 만들기 위해선 발전 동력이 있어야 하니 더 좋은 무대를 만들고 싶다." -구포 주민들의 지역 애정이 높던데. “프라이드가 높다. 그런데 경제·민생이 안 좋고 발전에는 소외되어 있다가 이제 두 개가 같이 있는 거다. 프라이드는 높은데 우리가 왜 소외되어야 하느냐. 도로 환경은 좁고 차도 밀리지만 입지 자체는 굉장히 좋다. AI나 첨단 기술로 다 연결해서 시너지를 내게 만드는 게 기본 전략이다. 그걸 하기 위해선 당연히 중앙정부·부산시와 함께 투자해야 한다." -서울대 컴퓨터공학과의 롤모델이라던데. “우리나라에 뛰어난 재능을 가진 연구 꿈나무들이 많다. 그런데 졸업했을 때 어떤 연구에 집중해서 할 수 있는 환경이 굉장히 부족하다. 국제 AI 학술대회에 가면 구글·메타·아마존·마이크로소프트가 부스를 크게 열고 학생들에게 연구를 설명한다. 당시 한국 기업은 R&D에 관심이 없었다. 그래서 그때 회사를 간다면 부스 하나 하겠다고 결정했고, 실제로 권한이 생긴 2017년 연구팀을 이끌기 시작하면서 회사를 설득해 한국 기업 최초로 부스를 설치했다." -마음먹은 건 다 하시는 것 같다. “그렇다. 이렇게 밭을 만드는 건 지난 20년 동안 계속 해왔다. 그 토양에서 성장하고 성공 사례들이 나오는 건 인재 육성과 함께 진행돼야 하는데, 지금 북구가 딱 그런 상황이다. 잠재력은 있다. 지난 수십 년간 상대적으로 덜 투자되고 소외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계신다. 밭을 더 풍성하게 만들면 되는데, 그건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다. 경험도 있고 힘도 있다." -AI의 밭을 말하는 건가. “중동이 언제부터 부자 나라가 됐나. 오일이 발견되고 개발하면서 시작했다. AI 시대에 오일 역할을 하는 건 데이터와 산업 환경이다. 북구 내 제조업체는 200~700개 정도밖에 안 된다. 전체 업체 2만여 개 중 10%를 조금 넘는 수준이다. 그런데 북구 주위 강서·김해·양산의 공장들은 굉장히 많다. 이 공장들에 AI를 도입하지 않으면 경쟁력이 떨어진다. 북구에 AI 기술 기업 댐을 만들고, 그 기업들이 인근 공장들에 AI를 도입하게 한다. AI 기업들이 모여들고, 인재들이 창업하고, 벤처캐피탈·액셀러레이터들 데리고 와서 활성화시킨다. 저는 기술뿐만 아니라 생태계 경험이 많고 인적 네트워크도 있다. 국가도 전략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검사 출신은 못 하는 일이다." -'AI 원툴(AI 만능주의)'이라는 지적이 있다. “과학기술·첨단산업·에너지·기후·인구 정책까지 모두 관장했는데, 그건 아예 모르고 하는 소리다. AI 원툴이라 가정하더라도 지금 AI는 모든 곳에 스며들어 있다. AI를 글로 배우면 그렇게 된다. 소버린 AI를 처음 얘기할 때도 욕을 많이 먹었다. 5년이 지난 지금 전 세계가 소버린 AI를 하고 있다. 기술이 어떻게 갈지에 대한 이해도가 필요하다." -왜 적극적으로 반박하지 않았나. “그 시간에 주민분들을 더 만나야 하기 때문이다. 현장에 대한 이해 없이는 실효성 있는 정책이 안 나온다." -전망대에서 북구를 내려다보면 무슨 생각이 드나. “할 일이 많구나,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 저는 사상에서 20년을 살았고 북구가 옆에 붙어있어 한동네다. 속속들이 다 보이고 알죠. AX 해야 하고 할 수 있는 곳이 많다." -실현 가능성을 어떻게 담보하나. “실제로 발전하기 위해 돌아가는 구조가 돼야 한다. 저도 야구장 만들겠다 하면 되죠. 그런데 실제로 돌아갈 수 있는 구조인가, 돈이 모이고 사람이 모여서 여기가 발전할 수 있는 건가를 봐야 한다. 회사도 투자 대비 수익이 숫자로 떨어지지 않으면 안 된다. 북구 발전을 위해 무엇이 필요하고 실현 가능한지 고민을 계속 해야 한다." -청와대를 떠나 북구까지 온 이유는. “AI는 속도전이다. 2년을 기다릴 여유가 없었다. 저는 정치인이 되는 게 목적이 아니다. 국회의원이 되는 게 목적이 되면 되고 나서 목적이 사라진다. 진짜 가치 있는 목적이 있고, 그걸 달성하는 방법으로 어느 위치에서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밟아가는 게 중요하다. 북구는 얼마든지 발전할 수 있는 잠재력이 있는데 되지 않았었다. 여기라면 제 모든 걸 다 집어넣을 수 있다." -청와대에서 내려올 때 고민도 많았을 것 같은데. “고민 많이 했다. 큰 사업들을 유치하고 확정한 상태였고, 내려오고 나서도 메일이 왔다. 당장 도와주실 분들은 마련하고 내려왔다. 그렇게 벌려놓은 일들이 있는데도 계산기를 두드려봐도 지금은 북구에서 무언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했다. 청와대에서는 제 고향만 집중할 수 없다. 국가 전체에 대한 거고, 북구에만 넣는 건 하면 안 되죠. 근데 여기라면 제 모든 걸 다 집어넣을 수 있다. 하나라도 성공 사례가 빨리 나와야 하고, 그래야 다른 지방에서도 벤치마킹할 수 있다." -언론보다 주민 만나기를 우선하는 이유는. “제 생각엔 어떤 후보보다 준비는 많이 돼 있는데, 그래도 제한된 시간에 지금은 주민분들을 더 만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 그게 우선순위다. 본 선거가 진행됨에 따라 공중전도 많아지겠지." -그래도 언론이나 방송에 더 나와야 하지 않나. “공중전이라고 표현하더라. 당분간은 공중전을 통해 많이 말씀드릴 예정이다. 지상전으로 지역 주민들에게 어느 정도 가깝게 다가갔으니까, 이제 밖에도 말씀드려야죠." -선거운동 하면서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는. “방금 만난 축구 국가대표 옷 입은 분, 지금 세 번째 만나는 거다. 구포역에 처음 내려왔을 때도 따님과 같이 반겨주셨다. 가는 곳마다 계신다. 굉장히 큰 힘이 된다. 구포시장에서 초중고 친구들 만났을 때도 너무 반가웠다. 그냥 제가 고향에 돌아온 거니까. 이 선거운동을 하면서 겸손을 배우고, 경청을 다시 배우고, 다른 관점으로 살아온 분들의 의견과 지식을 배운다." -경찰 단화를 신고 다니는 후보는 처음 본다. “단화 신고 다니면서 경찰분들이 진짜 많이 걸어 다니시면서 고생하시는구나 하는 것도 배우게 된다." -고향에 돌아오니 어떠나. “몸도 마음도 훨씬 편해진다. 집에 있는 아들 생각이 많이 난다." -아이 전입신고 문제로 고민한다던데. “아이도 하나의 인격체지 않나. 4학년이고 학기 중인데 옮기는 건 아이한테 안 된다고 본다. 부모의 직업으로 모든 걸 결정하는 데 적합한가에 대한 본질적인 고민이 필요하다. 어린이날에도 얼굴 못 보고 2주째 못 봤다. 보고 싶지만 참아야죠."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서현 인턴기자

서울시장 선거전 가열…정원오 ‘생활체육·핫플’, 오세훈 ‘부동산’ 맞불

6·3 전국동시지방선거가 2주 앞으로 다가오면서 서울시장 선거전도 달아오르고 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16일 '15분 스포츠 생활권' 구축, '서울 핫플 20개 프로젝트' 등을 내세우며 표심 공략에 나섰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는 부동산 문제를 고리로 정부를 비판하고 공세 수위를 높였다. 정원호 후보는 이날 페이스북에 “운동은 질병을 예방하고 사회적 고립을 줄이며 삶에 활력을 더하는 가장 생활밀착형 복지"라며 “시민 누구나 집 가까이에서 운동하고 이웃과 함께 건강한 여가를 누릴 수 있게 하겠다"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난지·중랑 물재생센터를 야구장, 축구장, 파크골프장 시설이 있는 시민체육공간으로 만들고, 지역 기반의 생활 체육 리그를 활성화하겠다고 했다. 공공기관 체육시설 개방 확대, 생활체육공간 확충 등도 약속했다. 또 은퇴 운동선수 등을 '우리 동네 운동 주치의'로 활용하는 방안도 제시했다. 스포츠 소외층을 위한 체육 프로그램과 장애인 맞춤형 스포츠 바우처 확대 등을 도입하고, 운동 활동을 포인트로 적립해 문화생활 등에 활용하는 '서울 웰니스 포인트' 제도도 제안했다. 정 후보는 공약 발표 후 송파구 잠실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6 서울시민체육대축전'에도 참석해 파크골프, 축구, 테니스 등 생활체육 구장 신설 등 공공체육시설 개방을 확대하겠다고 했다. 시민들과 만나 “서울 내 성수동 20개를 만들어 각 지역 상권을 활성화하고 이를 서울 경쟁력으로 만들어 갈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성수동에서 기업과 시민, 상인이 협력하는 '타운 매니지먼트' 방식을 이용한 개발, 업무지구 확대 등도 제시했다. 오세훈 후보는 이날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서울 노원구 공릉동 한 원룸을 찾아 청년 주거 현장 간담회를 진행했다. 오 후보는 부동산 정책 비판에 집중했다. 그는 “전세 물량은 씨가 마르고 전세 보증금도 오르지만 월세는 급등하는 상황에서 오늘 한 젊은 청년의 월세방에 방문했다"면서 “현 정부 정책대로 가면 '전세 매물 잠금'과 월세 폭등 현상의 해결 실마리를 찾는 것이 불가능에 가깝다"고 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고집스럽게 현재 정책을 유지하는 한 전월세 매물을 찾는 분들에게는 고통의 세월이 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청년들이 월세 지원을 받아 이용할 수 있는 7만4000여호의 원세 임차형 주거를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정 후보 캠프는 GTX-A노선 삼성역 구간에서 철근 누락 문제 등 시공 오류가 발견된 것과 관련 오 후보를 겨냥한 공세도 이어갔다. 캠프 측은 오 후보가 당시 시장으로서 시공사 서울시 보고 경위, 서울시가 위탁기관 보고를 5개월간 하지 않은 경위 등을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후보는 정 후보의 '무소득 1주택자 재산세 한시 감면' 정책을 비판했다. 그는 “민주당은 본인들이 방이 어지른 뒤 치우는 것을 업적이라고 생각한다"며 “부동산 대책이라며 공시지가를 건드리는 것은 부동산 시장의 안정성을 해치는 행위"라고 지적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외신 탓 말장난” vs “국익 위한 조치”…靑 블룸버그 항의에 여야 격돌

청와대가 김용범 정책실장이 제안한 '국민배당금' 구상을 인공지능(AI) 기업의 '초과 이익 배분'으로 해석한 미국 블룸버그통신에 공식 항의서한을 보낸 것을 두고 여야가 16일 정면 대립했다. 야당은 정부가 외신 보도에 과도하게 대응하고 있다고 비판한 반면, 여당은 사실 관계를 정정하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역할이라고 맞섰다. 장동혁 국민의힘 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페이스북에 “이재명이 많이 억울한 모양"이라며 “블룸버그에 공식 사과까지 요구했다"고 비판했다. 그는 “김용범은 '초과이윤'과 '국민배당금'이라는 표현을 여러 차례 썼다"며 “아무리 오해라 우겨도, 여기저기에 본심이 드러나 있다"고 했다. 이어 “외국인 투자가 빠져나가고 주가가 하락한 것은 블룸버그 보도가 나오기도 전"이라며 “진짜 억울한 사람들은 피해를 본 투자자들과 국민들이다. 이재명이든, 김용범이든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충권 국민의힘 공보단장은 논평에서 정부 대응을 비판했다. 박 단장은 “국내 언론의 입을 막던 이재명 정부가 국경을 넘어 외신에까지 사과를 요구하며 '오만한 칼춤'을 추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정당한 우려를 음해성 조작으로 규정해 언론을 위축시키려는 권력의 오만함"이라며 “경솔한 메시지를 던져놓고 초과이윤이 아니라 초과 세수였다며 외신 탓 하는 것은 비열한 말장난"이라고 지적했다. 반면 이주희 더불어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서면브리핑에서 “블룸버그 보도 내용 중 객관적 사실과 다른 부분에 대해 정확한 근거를 바탕으로 수정을 요청하는 것은 국가 행정의 신뢰를 지키고 우리 경제 불확실성을 해소하기 위한 지극히 상식적인 조치"라고 밝혔다. 이어 “사실관계를 바로잡는 것은 정부의 당연한 책무"라며 “국민이 원하는 건 소모적인 정쟁이 아니라 민생과 경제를 위한 초당적 협력"이라고 강조했다. 또 “가짜뉴스를 등에 업은 정치 공세를 멈추고 국익 보호에 동참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앞서 청와대는 전날 블룸버그 측에 “김 실장 개인 사회관계망서비스(SNS) 게시물을 보도한 방식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는 내용의 선한을 전달했다. 청와대는 김 실장 발언이 법인세 등 초과 세수 활용 방안에 대한 논의였음에도 기업의 초과 이익 재분배 구상으로 해석한 것은 '중대한 오해'라고 설명했다. 또 해당 보도로 시장 혼선이 발생하고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며 블룸버그 측에 공식 사과를 요구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이재명·다카이치, 19일 안동서 만난다…한일 정상 ‘고향 교류’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오는 19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 대통령 고향인 경북 안동에서 두 정상이 만나 한일 관계와 주요 현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강유정 청와대 수석대변인은 전날 서면브리핑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이 대통령 초청으로 오는 19~20일 경북 안동을 방문한다고 밝혔다. 지난 1월 이 대통령이 다카이치 총리 고향인 일본 나라를 방문한 후 약 4개월 만에 다카이치 총리가 답방 형식으로 한국을 찾는 것이다. 두 정상은 소인수·확대 정상회담, 공동언론발표, 만찬, 친교 일정 등을 함께할 예정이다. 한일 관계 발전 방향과 경제, 사회, 국민 보호 등 민생에 관련된 다양한 분야에서 실질적인 협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또 중동 정세와 글로벌 현안 등에 대한 의견 교환도 이뤄질 전망이다. 두 정상의 만남은 지난해 10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포함해 이번이 세 번째다. 강 수석대변인은 “셔틀 외교가 경주에서 나라, 안동 등 지방 도시로 무대를 확장하면서 정상 간 두터운 유대와 신뢰가 심화하고 있다"며 “한일 양국은 처음으로 정상 간 상호 고향 방문을 실현하게 됐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중국이 짠 새 질서…시진핑, ‘대등 관계’로 트럼프 압박 [이슈+]

9년 만에 이뤄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난 13~15일 국빈 방중은 단순한 관계 개선을 넘어 중국이 미국과 '세계 양강(G2)' 위상을 굳히려는 무대로 활용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미국과 대등한 경쟁을 펼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비교적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 다만 대만 문제를 비롯한 핵심 충돌 요인은 여전히 남아 있어 양국 관계가 실제 안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관측이다. 시 주석은 지난 15일 중난하이에서 진행된 차담에서 “우리는 함께 '중미 건설적 전략 안정 관계'라는 새로운 지위를 확정했다"고 강조했다. 그는 전날 열린 미중 정상회담에서도 신흥 강대국과 기존 패권국 간 충돌 가능성을 뜻하는 '투키디데스의 함정'을 거론하며 미국의 중국 견제를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중국이 미국과 대등한 위치에서 국제질서를 주도하는 명실상부한 G2 국가라는 자신감을 드러낸 셈이다. 이번 회담에서 대규모 투자·구매 약속이 나오지 않은 것 역시 달라진 중국의 위상을 반영한다는 해석이 나온다. ◇ “트럼프 임기까지 안정"…중국이 노린 것 이번 회담은 중국이 미중 관계에서 영향력을 더욱 강화하려는 시도로도 해석된다. 지난해 10월 체결된 무역 휴전 이후 확보한 성과를 공고히하는 동시에 미국의 추가 '깜짝' 대중 제재나 첨단기술 규제를 견제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측이 새롭게 규정된 미중 관계가 “최소 3년", 즉 트럼프 대통령 임기 종료 시점까지 유지되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언급한 점도 이런 맥락으로 읽힌다. 향후 관계가 다시 악화할 경우 미국 책임론을 제기하기 위한 포석이라는 시각도 있다. 싱가포르국립대 정치학과의 자 이안 총 교수는 블룸버그통신에 “중국이 제시한 표현은 향후 갈등이 발생할 경우 미국이 불성실한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하기 위한 명분이 될 수 있다"며 “미국을 신뢰할 수 없는 상대이자 국제사회에서 불안을 야기하는 세력으로 규정할 수 있게 해준다"고 말했다. 호주 로위연구소의 리처드 맥그리거 선임연구원도 “양국 정상이 이제 전략적 데탕트(긴장 완화) 가능성을 진지하게 논의하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양국 간 힘의 균형이 근본적으로 변했다는 점을 보여준다"며 “중국은 이제 미국과 대등하게 경쟁하는 국가가 됐다"고 평가했다. ◇ 시진핑 치켜세운 트럼프…“중국이 더 여유 있어 보여" 블룸버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비롯한 미국 대표단은 시 주석이 제시한 새로운 미중 관계 구상에 공개적으로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짚었다. 오히려 트럼프 대통령은 시 주석을 향해 “대단한 지도자", “친구"라는 표현을 사용하며 치켜세웠고, 미국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이 방중 일정에 동참한 것에 대해서도 “시 주석에게 경의를 표하기 위해 온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 지정학 리스크 자문업체 시그넘 글로벌 어드바이저스의 찰스 마이어스 회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는 시 주석에 비해 훨씬 더 공손했다"며 “이번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더 안정적이고 유리한 위치를 점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국 정상 모두 관계 안정 필요성을 절감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미중은 지난해 '트럼프 2기' 출범 직후부터 무역 문제를 둘러싸고 강하게 충돌했지만, 지난해 10월 부산 정상회담 이후에는 확전을 자제하며 갈등을 관리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상태다. 관세 전쟁과 희토류 수출 통제 역시 이후 사실상 '휴전 상태'에 들어갔다. 이런 상황에 이란 전쟁 이후 지지율 하락 압박을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으로선 오는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물가 관리라는 부담을 안고 있고, 시 주석 역시 부동산 침체와 내수 부진 속에서 경제 안정이 필요한 상태다. 시 주석은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과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MAGA)'는 완전히 양립할 수 있으며 서로의 성취는 세계를 이롭게 할 것"이라며 양국 공존 가능성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 역시 “중국과 미국의 관계는 그 어느 때보다 좋아질 것"이라며 “우리는 함께 환상적인 미래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화답했다. ◇ 주요 뇌관은 대만…트럼프 “무기 판매 논의했다" 다만 이러한 안정 기조가 실제로 유지될 수 있을지는 불확실하다는 관측이 많다. 특히 대만 문제를 둘러싼 양국의 시각차는 향후 가장 큰 갈등 요인으로 꼽힌다. 시 주석은 정상회담에서 “이를 잘 처리하면 양국 관계는 전반적인 안정을 유지할 수 있지만, 잘못 처리하면 양국은 충돌하거나 심지어 분쟁으로 이어져 전체 중미 관계를 매우 위험한 상황으로 몰아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중국 최고지도자가 미국 대통령 면전에서 '충돌' 가능성까지 직접 언급한 것은 이례적으로 강한 메시지라는 평가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방중 기간 내내 공개석상에서 대만 문제 언급을 자제했다. 다만 귀국길 전용기 안에서는 “그(시 주석)가 분명히 무기 판매 문제를 이야기했다"며 “대만 무기 판매와 관련한 논의가 매우 상세하게 이뤄졌다"고 말했다. 미국은 레이건 행정부 시절인 1982년 '대만 6대 보장(Six Assurances)'을 발표했으며, 여기에는 대만 무기 판매 문제를 중국과 사전 협의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미국이 중국의 개입 없이 독자적으로 대만 방어 정책을 유지하겠다는 원칙을 담은 것이다.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정상회담 직후 NBC 인터뷰에서 “미국의 대만 정책은 변하지 않았다"며 기존 입장을 재확인한 바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무기 판매 논의를 공개적으로 언급하자 그가 어떤 결정을 내릴지 관심이 집중된다. 트럼프 행정부는 작년 12월에 대만에 111억 달러(16조5000억원) 규모의 무기를 판매하겠다는 계획을 공개했으며, 여기 더해 최소 140억 달러(20조9000억원) 규모의 또 다른 무기 판매 패키지를 준비 중이다. 중국이 제시한 새로운 미중 관계 개념을 미국 정부가 실제 수용할지도 미지수다. 중국이 미중 관계를 새롭게 정의하려 한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 주석은 2013년 미국 캘리포니아 정상회담 당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에게 '신형 대국 관계'라는 개념을 제시하며 중국을 미국과 동등한 위치에 올려놓으려 한 바 있다. 당시 미국은 이런 표현 사용에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미국 스팀슨센터 중국 프로그램 책임자인 윤선 선임연구원은 “중국은 자신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개념을 해석해 관계를 주도하려 할 것"이라면서도 “그렇다고 미국이 반드시 이를 받아들여야 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르포] “손털기” vs “철새” vs “강남 도련님”…‘부산북갑’ 민심 가르는 꼬리표

“하정우는 늦게 왔잖아예. 손이 저렸다는 건 아무리 봐도 핑계라예." “한동훈이는 강남만 살다가 한두 달 빠짝 한다고 북구를 살릴 수 있겠습니까." “박민식이는 그냥 보수라는 이름만 달고 있는 거죠." 6·3 재·보궐선거의 최대 승부처 중 하나로 꼽히는 부산 북구갑은 더불어민주당 하정우·국민의힘 박민식·무소속 한동훈 후보가 맞붙는다. 이 지역구는 전통적으로 보수 성향이 강하지만, 민주당 소속 전재수 전 의원이 3선을 연임한 곳이기도 하다. 22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부산에서 유일하게 승리한 지역구인 만큼, 민주당은 하 후보를 내세워 사수하겠다는 각오다. 반면 국민의힘은 틈을 타 탈환을 벼르고 있다. 다만 세 후보 모두 '첫인상'을 둘러싼 논란 한가운데 있는 모양새다. 하 후보는 '손 털기', 박 후보는 '철새', 한 후보는 '강남 도련님'이라는 꼬리표가 따라붙는다. 15일 구포시장에서 만난 '손털기 논란'의 당사자인 야채가게 상인은 “사과도 받았고, 우리 자녀들도 그럴 수 있다고 하더라"라며 “나도 손이 더러워서 그럴 수도 있는 거 아닙니꺼"라고 담담하게 말했다. 반면 덕천역 인근에서 만난 주부 정모(57) 씨는 냉정했다. 그는 “나도 손털기 당했다 생각하면 기분 나빴을 것 같다. 손이 저렸다는 건 아무리 봐도 핑계"라면서도 “원래 전재수가 잘하긴 했어서 민주당을 나쁘다고 생각하진 않았는데, '손털기' 때문에 고민된다"고 했다. '손털기'와 '오빠 호칭' 논란이 10대 유권자에게도 퍼졌다. 만덕동에 사는 최모(19) 군은 “원래 한동훈만 알았는데, 하정우는 '오빠오빠' 하는 거 때문에 알게 됐다. 그거랑 손털기도 봤다"고 했다. “내 주위 친구들도 '영포티' 아니냐고 하더라"며 누굴 찍을지는 아직 모르겠다고 했지만, “일단 하정우는 안 뽑을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한 후보를 향해서는 '강남 이미지'에 대한 비판이 가장 거셌다. 주민 강치욱(51) 씨는 “강남에서만 살다가 한두 달 빠짝 한다고 북구를 살릴 수 있겠냐"며 “단골 식당 사장도, 자주 가는 가게 사장도 한동훈 매출 효과 얘기는 하더라. 하지만 그건 인지도와 인기 차이지, 북구에 진정 맞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잘라 말했다. 정모 씨도 “강남 깍쟁이로 살아온 사람인데 아무 연고도 없이 내려와 시도하는 도전정신은 인정한다"면서도 “북구에 장기적으로 있으려 할지는 모르겠다"고 유보적 입장을 보였다. 반면 구포시장 상인회 회장을 세 차례 지낸 설무호(65) 씨는 “한동훈 팬클럽이 버스로 스물 몇 대씩 와서 이집저집 들러 팔아주니 얼마나 기분 좋은교"라며 대놓고 지지 의사를 밝혔다. 구포시장으로 향하는 택시 안에서 북갑에 22년을 산다는 기사 김 씨도 “뭐랄까, 사람이 좀 더 깨끗해 보인다. 윤석열 편 안 들고 계엄 반대한 건 잘했죠"라고 말했다. 박민식 후보에게 가장 많이 쏟아진 말은 단연 '철새'였다. 덕천역 일대에서 만난 이광대(54) 씨는 “박민식은 철새의 표본"이라며 “철새는 진짜 싫어해서 절대 안 뽑는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북구갑에서만 22년 거주한 택시기사 김 씨도 “박민식 그 사람이야말로 철새"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장모 씨도 “'박민식이는 이미 한번 떠난 철새 아니냐"고 힘주어 말했다. 구포시장 인근에서 만난 주민들은 박 후보에게 시큰둥했다. 최모(66) 씨는 “한동훈이는 다른 데 있다가 내려온 건데, 박민식이는 그거는 아니지 않습니꺼"라고 했다. 그러면서 한모(66) 씨는 “북구는 북구 사람 찍어줘야지. 북구를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64) 씨는 “원래는 박민식을 좋아했지만, 명절 같은 때 가끔씩 와서 인사도 제대로 안 하니 철새라는 말이 생긴 것 같다"며 아쉬움을 표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동윤 인턴기자

[르포] “한동훈·하정우 오면 고맙지예”…구포시장 흔든 ‘팬덤’ 경제

“주말 매출의 40%는 지지자들이 한다." 15일 오전 11시 부산 북구 구포시장 중앙골목. 족발·돼지국밥·반찬집 간판이 빼곡한 아케이드 지붕 아래 사람들이 어깨를 부딪치며 걷고 있었다. 골목 안쪽에는 '맛있는 전통 식혜 3500원', '찹쌀꽈배기 1개 1500원'. 골목 안쪽 손글씨 안내판 옆에서 검정 앞치마를 두른 '못난이 꽈배기' 사장 조주현(56) 씨는 “여기는 관광지가 아니어서 원래는 손님이 많지 않았다"고 했다. 그러나 지난 7일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다녀간 영상 한 편이 쇼츠에 올라간 뒤 가게가 달라졌다. 그는 “영상 보고 왔다는 분들도 꽤 생겼다"며 “서울 대구 대전에서 많이 온다"고 했다.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치러지는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앞두고 구포시장이 때아닌 선거 특수를 누리고 있다.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박민식 국민의힘 후보·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3자 구도로 맞붙으면서 후보들이 민심 잡기에 앞다퉈 이곳을 찾고 있고, 팬덤을 등에 업은 외지인들이 대거 몰려들면서다. 구포시장 상인회장은 “매출이 30% 늘었다. 금액으로 따지면 몇 천은 더 벌었다"고 했다. 그는 “지지자들뿐 아니라 관광 목적으로 오는 분들도 많다. 부산에서도 구포에 한 번도 안 와봤던 분들이 와보고, 좋다며 재방문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다음 달 선거가 끝나도 특수로만 끝나지 않을 것"이라며 “재방문이 굉장히 많이 일어나고 있고, 상인들도 매출이 이어지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시장 골목 안쪽 '로타리 즉석오뎅' 사장도 “저번 주에 한 후보가 드시고 가셨어요"라며 반색했다. 음식점을 운영하는 이모(64) 씨는 “원래 한동훈 팬이 아니었다고 했다. "근데 하는 거 보니까 달라. 한동훈이 오고 나서 사람이 엄청 왔어. 자꾸 오니까 고맙잖아. 매출이 엄청 올라. 구포시장을 살리고 있어.“ 그는 "일주일에 네 번은 오나봐. 아침저녁으로 매일 오는 건 한동훈밖에 없어. 박민식은 한 번 오고 안 왔어“라고 말했다. 전 상임회장이자 구포시장에서 통닭가게와 부동산을 운영하는 설무호(65) 씨는 “계속 돌아다님서 이 집 저 집 팔아주니 얼마나 기분이 좋은교"라며 “지지자들이 시장에 투어를 함서 물건 팔아주고 가뿌는 게 아니라 방을 얻어가 숙소랑 식당도 팔아주니까, 한동훈 당선되믄 구포가 뜨는 거 아이가 하는 얘기가 상인들 사이에서 나온다"고 했다. 좌판마다 슬리퍼와 샌들이 수북이 쌓인 시장 초입 신발 골목. '다모아 신발나라'를 운영하는 신은숙(49) 씨는 “하정우 후보가 와서 신발을 사 갔다"며 “2만3000원짜리 신발을 2만원에 팔았다. 이 근방에 구덕고 동문이 있으니까 그나마 자주 온다"고 했다. 다만 “그 뒤로 더 많이 팔리진 않는다"고 덧붙였다. 신씨는 “한동훈 지지자들이 와서 신발 하나씩 사가면서 '한 후보 잘 부탁한다'고 하고 간다. 박민식은 안 온다"며 “크진 않아도 매출에 도움 되는 건 한동훈"이라고 했다. 구포시장에서 '미화당이불'을 운영하는 부산 토박이 박호철(47) 씨는 47년째 이불 장사를 해온 집안의 2세다. 그는 “하정우 후보가 이불이 없다 하셔서 혼자 봄가을 이불 한 번 사가시고, 사모님이랑 와서 여름이불도 한 번 사가셨다"라고 말했다. 봄가을 이불 13만5000원, 여름 이불 7만5000원어치였다. 박씨는 하 후보 지지자들도 가게를 찾긴 하지만 “표시가 잘 안 난다"고 했다. 그는 “한동훈 지지자들은 티를 내잖아요. 그래도 하 후보 지지자들도 사가긴 한다"고 덧붙였다. 시장을 벗어나 주변 상권도 온기가 돌기는 마찬가지였다. 구포시장 정문에서 횡단보도를 두 번 건너면 나오는 편의점 점주 남모(60) 씨는 “난리가 났었다. 지난 주말 기준으로 평소보다 60~70만원 매출이 더 나왔다"고 했다. 시장 정문에서 도보로 3분 거리의 카페 관계자도 “손님들이 와서 '한동훈 보러 왔다'고 하고, 시장 안쪽 상인들은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하더라"고 전했다. 유동인구가 급증하면서 경찰 인력 배치도 달라졌다. 부산 북부경찰서 구포지구대 소속 전모(30대) 씨는 “한 후보가 구포시장에 오면 인파가 많이 몰려 기동대를 동원하기도 했고, 주말에는 따로 보행자 인도·교통 정리 인력을 배치할 정도"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서현 인턴기자

참여연대 “MBK, 홈플러스 노동자 단식 내몰아”

참여연대가 홈플러스 노동자들의 4차 단식 돌입과 관련해 대주주 MBK파트너스의 무책임한 경영 행태를 비판하고 나섰다. 참여연대 민생희망본부는 지난 14일 성명을 내고 “MBK는 기업 정상화를 위한 책임있는 투자와 자구노력 대신 자산매각과 구조조정만 반복했다"며 “자산과 현금을 끝까지 짜내고 사회적 비용만 남기는 전형적인 사모펀드식 약탈적 경영"이라고 밝혔다. 민주노총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역시 같은 날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무기한 단식 농성에 들어갔다. 노조는 “MBK의 기업회생 신청 이후 납품업체의 물품 공급 중단과 협력업체 철수 등이 이어지고 있다"며 “기업회생 개시 당시 127개였던 매장이 이제 67개 매장만 남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참여연대는 홈플러스 사태 악화에 대해 MBK의 '무책임한 회생 운영'을 지적했다. 참여연대는 “홈플러스는 전국 37개 점포 운영을 중단됐으며, 이 과정에서 아무런 협의와 현실적인 보상 대책 없이 갑작스럽게 휴점이 통보됐기 때문"이라고 했다. 정치권에서도 MBK 책임론이 확산하고 있다. 앞서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민병덕 의원은 지난 11일 국회 소통관에서 “MBK가 지난 2016년부터 2024년까지 28개 점포와 물류창고 매각을 통해 4조 1000억 원 규모의 자금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수익을 챙긴 뒤 피해는 고스란히 노동자와 협력업체, 입점상인에게 떠넘기는 약탈 경영"이라고 말했다. 오유신 기자 news@ekn.kr

“삼전·하이닉스 너무 올랐나”…코스피 강세론자도 돌연 ‘신중론’ [머니+]

한국 코스피 지수가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하며 국내 증시의 새 역사를 썼지만, 장중 급락 반전해 7500선마저 무너졌다. 15일 코스피는 전장 대비 6.12% 급락한 7493.18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이날 전장보다 0.37% 내린 7951.75로 출발한 뒤 장 초반 상승 전환에 성공하며 한때 8046.78까지 치솟았다. 이달 6일 사상 처음으로 7000선을 돌파한 이후 불과 7거래일 만에 8000선마저 넘어선 것이다. 그러나 이후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면서 지수는 급격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장중 한때 7371.68(-7.64%)까지 내려가기도 했다. 코스피 급락 여파로 이날 오후 1시 28분 49초께 프로그램매도호가 일시효력정지(사이드카)가 발동됐다. 사이드카가 발동된 것은 지난달 2일 이후 약 한 달 만이다. 그동안 코스피 상승세를 이끌었던 국내 반도체 '투톱'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가는 각각 8.61%, 7.66%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 20개 종목은 모두 하락 마감했다. 상위 50개 종목으로 범위를 넓혀도 상승 마감한 종목은 LG전자(10.83%), 삼성화재(2.97%), LG(7.69%) 등 3개에 불과했다. 이날 증시 하락은 외국인 투자자들이 주도했다. 유가증권시장에서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5조6042억원, 1조7312억원어치를 순매도하며 지수를 끌어내렸다. 기관은 장 초반 순매수세를 보였지만 장중 매도 우위로 돌아섰다. 반면 개인 투자자들은 7조2265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 전날까지 국내 주식을 115억달러(약 16조원)어치 순매도한 것으로 집계됐다. 이는 월간 기준 역대 세 번째로 큰 규모다. 사상 최대 순매도가 나타났던 지난 2월과 3월에 이어 세 번째다. 이날 매도 규모까지 합치면 외국인 투자자들은 이달 들어서만 20조원 넘게 국내 주식을 순매도한 셈이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이날 오후 3시 43분 기준 MSCI 신흥국 지수는 전장 대비 2.49% 급락한 1673.99를 기록했다. 블룸버그는 이번 하락이 약 6주 만에 최대 낙폭이며 한국 증시가 하락세를 주도했다고 전했다. 블룸버그는 국제유가 상승에 따른 인플레이션 우려가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고 분석했다. 이날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전장 대비 1.61% 오른 배럴당 107.42달러를 기록했다. 전 세계 원유 수송의 핵심 길목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 상태를 이어가고 있는 데다 중동 전쟁 종전 협상 역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 시장 불안을 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한국 증시가 과열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미국 퍼스트이글 인벤스트먼트의 크리스티안 헤크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실적 기준으로 봤을 때 코스피는 미국 증시에 비해 저렴하지만, 한국 시장의 역사와 비교하면 비싼 수준"이라며 “더 중요한 점은 현재 코스피가 사실상 지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대한 베팅이 됐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30년간 한국 증시에 투자해온 헤크 매니저는 대표적인 코스피 강세론자로 꼽힌다. 그는 올해 초 정부의 '밸류업 프로그램'을 언급하며 한국 증시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평가한 바 있다. 코스피가 장중 5% 넘게 급락했던 지난 2월 6일에도 “강세장 이후 조정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며 낙관론을 유지했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트럼프, 9년만의 방중 일정 마무리…“시진핑은 정말 친구”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박 3일간의 국빈 방중 마지막 날인 15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함께 일정을 소화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중국 베이징의 '중난하이'에서 시 주석과 산책과 차담 형태의수규모 회담과 업무 오찬을 진행했다.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이곳은 나를 포함해 중국 공산당과 중앙정부 지도자들이 일하고 생활하는 장소"라고 소개했다. 중난하이는 자금성 서쪽에 위치한 옛 황실 정원으로, 현재는 시 주석의 집무실과 관저를 비롯해 중국공산당 중앙위원회 등 중국 권력 핵심 기관이 밀집한 곳이다. 외국 정상의 중난하이 초청은 중국 측의 각별한 예우로 받아들여진다. 특히 1972년 리처드 닉슨 당시 미국 대통령이 마오쩌둥을 만나 미중 데탕트(긴장 완화)의 물꼬를 튼 역사적 장소로도 유명하다. 시 주석은 2014년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 2024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도 중난하이에서 접견했다. 시 주석은 중난하이를 차담 장소로 정한 데 대해 2017년 미국 플로리다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에게 보여준 환대에 대한 답례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정원의 장미를 둘러본 뒤 “누구도 본 적 없는 가장 아름다운 장미들"이라고 말했고, 시 주석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장미 씨앗을 보내주겠다고 했다. 이에 트럼프 대통령은 “그거 정말 좋다"고 화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무역 협상과 관련해서는 “양국 모두에 훌륭하고 환상적인 합의를 이뤄냈다"며 “이번 방문을 통해 많은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말했다. 이란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이란 전쟁을 끝내는 방식에 대해 매우 비슷한 생각을 갖고 있다"며 “우리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원하지 않으며 호르무즈 해협이 개방된 상태로 유지되길 원한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시 주석은 이제 정말 친구가 됐다"며 양국 정상 간 친밀감을 과시했다. 시 주석 역시 트럼프 대통령의 방문 기간 동안 “많은 성과를 거뒀다"고 평가했다. 이어 양국이 “새로운 관계"를 형성했다며 '건설적 전략적 안정 관계'에 대해 다시 강조했다. 다만 이처럼 우호적인 분위기 속에서도 세계 양대 경제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여전히 여러 민감한 현안을 둘러싸고 긴장 관계를 이어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특히 전날 열린 첫 정상회담에서 시 주석은 대만 문제와 관련해 역대 가장 강도 높은 수준의 경고 메시지를 전달했다. 그는 대만 문제를 잘못 다룰 경우 양국 간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언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 주석이 이란 문제 해결에 도움을 주겠다고 제안했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공식 확인하지 않았다. 백악관은 정상회담 결과 자료를 통해 양측이 에너지 공급의 자유로운 흐름을 위해 호르무즈 해협이 반드시 개방돼 있어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중국이 미국 보잉 항공기 200대를 구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는 시장에서 기대했던 500대 수준에는 미치지 못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차담과 업무 오찬을 마치면서 2박 3일간의 정상외교 일정을 마무리했다. 그는 이날 오후 베이징 서우두국제공항에서 대통령 전용기 에어포스원 편으로 귀국할 예정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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