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K-의료에 2천억 넘게 쓰는 외국인…‘서울 쏠림 소비’ 그늘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이 의료 분야에서 쓴 돈이 5개월 연속 2000억원을 웃도는 것으로 확인됐다. 다만, 전체 의료 소비액의 80% 이상이 서울 한 곳으로 쏠려 있어 특정 지역 중심의 편중 구조는 해결 과제로 남는다. 30일 한국관광공사의 '한국관광 데이터랩'에 따르면, 올 7월 방한 외국인의 의료 분야 소비액은 약 2130억7968만원으로 전년 동월(1280억원) 대비 66.5% 급증했다. 이는 방한 관광객들이 의료 관련 업종에서 결제한 신한카드 사용 내역을 근거로 전체 지출 규모를 추정한 수치다. 의료 소비액은 지난 3월부터 5개월 연속 2000억원대 이상을 유지 중이다. 올 3월 2044억원을 기록해 처음으로 2000억원대에 진입한 뒤, 4월에는 2498억6000만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새로 썼다. 이후로도 5월 2511억6000만원, 6월 2508억3000만원, 7월 2130억8000만원으로 2000억을 상회하고 있다. 국가별 지출 규모를 살펴보면 올 7월 기준 중국이 57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 미국(440억원), 일본(285억원), 대만(253억원), 싱가포르(64억원) 순이다. 진료과목별로 살펴보면 피부과 비중이 54.9%로 절반 이상을 차지했고, 성형외과(19.3%), 약국(12.7%), 대학·종합병원(6.5%), 치과(4%), 안과(1.5%)가 뒤를 이었다. 의료 소비액만큼 국내 의료기관을 찾는 외국인 환자 수도 급증했다.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의 '2025년 외국인 환자 유치실적 통계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의료를 이용한 외국인 환자 수는 201만1822명으로 전년보다 71.9% 늘면서 처음으로 200만명을 넘었다. 2019년 28.4명이던 방한 외래객 1000명 당 외국인 환자 수도 지난해 106.2명으로 증가할 만큼 빠른 증가세를 나타냈다. 전문가들은 의료 관광 수요가 늘어난 배경으로 한국 의료 기술 수준에 대한 글로벌 인식이 긍정적인 한편, 다국어 안내 서비스 등 주요 병원 내 진료 서비스가 개선된 점을 꼽는다. 중국·일본 환자 위주로 피부과·성형외과 등 미용 목적의 의료관광 비중이 크지만, 타 아시아 국가 위주로 라식·라섹·디스크 수술·암 진료 등 치료 목적의 방문 수요도 적지 않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서는 의료 관광의 성장세를 이어가고 시장 규모를 더 키우기 위해선 서울에 쏠린 편중 현상을 해소하는 일이 관건이라는 지적도 제기된다. 올 7월 기준 전체 의료 소비액 중 서울이 차지하는 비중만 86.8%에 이른다. 뒤이어 부산(6.4%), 경기(3.7%), 제주(1.6%) 순이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김성우 시평] 에너지 전환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이달 3일 재정경제부가 '2026년 세제개편안'을 발표한 사실은 많은 사람들이 이미 알고 있다. 부동산 세제의 개편안에 대해 언론이 하루가 멀게 다루었고, 집을 가진 사람이나 갖고 싶은 사람에게는 집 가격에 영향을 미치는 세제개편안이 초미의 관심사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2026년 세제개편안에는 부동산 이외에도 관심을 가져야 하는 대상이 있는데, 이는 에너지전환에 대한 세제지원 확대이다. 특히 법인세제 부문은 녹색전환 및 경제안보 차원에서 전략적 중요성이 높은 산업의 국내 생산기반을 확충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는 바, 기존에도 전략산업으로 다루어져 온 반도체·이차전지·AI 등에 태양광·풍력·원자력 등 에너지가 새롭게 강조되고 있다는 점을 주목할 만하다. 글로벌 지정학적 공급망 리스크가 반복되면서 국내에 에너지 생산 기반을 확보하려는 흐름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다는 점도 이러한 세제개편 방향의 배경이다. 에너지전환에 대한 세제개편안은 크게 두 가지를 주목해야 한다. 첫째는 신설되는 국내생산세액공제의 주요 대상이 에너지전환 품목이라는 점이다. 기후위기 대응을 위해 녹색전환 추진이 시급하고, 보호무역 확산 등으로 경제안보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기 때문에 전략적으로 중요한 산업 중 국내 생산기반이 취약한 품목을 지원하기 위하여 국내생산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하는 것이다. 또한, 기존 통합투자세액공제는 시설투자(CapEx)에 대한 지원에 집중되어 있어 생산운영비(OpEx) 비중이 상대적으로 큰 산업에는 지원 효과가 제한적이었다는 문제의식도 반영되어, 생산량에 기초하여 세액공제하는 새로운 지원 체계가 마련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원 대상은 중요성·유망성·필요성의 기준에 따라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 반도체, 핵심소재, AI로봇부품의 6개가 선정되었고, 구체적인 적격품목은 조세특례제한법 시행령에서 규정될 예정이다. 적용요건으로 내국인(거주자 또는 내국법인)이 적격품목을 국내에서 직접 생산하고 직접 판매하는 경우에 적용된다. 참고로 통합투자세액공제 적용 시설 생산분과 수도권과밀억제권역 생산분은 국내생산세액공제가 적용배제되지만, 2026년 12월 31일 이전에 통합투자세액공제를 적용받은 납세자는 이를 취소하고 국내생산세액공제로 전환 신청할 수 있다. 둘째는 국가전략기술 중 '수소' 분야가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 개편된다는 점이다. 국가전략기술 및 관련 시설에 대한 통합투자 세액공제율은 일반기술 및 신성장·원천기술보다 높게 설정되어 있다. 기존 국가전략기술은 반도체, 이차전지, 백신, 디스플레이, 수소, 미래형 운송 및 이동수단, 바이오의약품, 인공지능의 8개 분야로 구성되어 있는데, 이번 개편안은 '수소' 분야를 소형모듈원전(SMR, Small Modular Reactor)과 같은 '미래형 에너지' 분야로 확대 개편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글로벌 초격차 성장동력 확보를 위한 3대 메가프로젝트 이행을 뒷받침하기 위해서도 안정적 에너지원 확보가 긴요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태양광발전, 풍력발전, 이차전지와 같은 에너지전환 품목을 생산하거나 SMR 등 미래형에너지 기술에 투자하는 기업이라면 신설되는 국내생산세액공제과 확대되는 국가전략기술 세액공제 개편의 적용 가능성과 요건을 미리 숙지할 필요가 있다. 2025년 세제개편 역시 경제 대도약 지원을 위한 과제로 미래 전략 산업에 대한 지원 강화를 전면에 내세우면서, 그 핵심 수단으로써 국가전략기술과 신성장·원천기술의 범위를 확대했고 여기에 에너지전환 기술이 추가된 바 있는데, 올해는 중동사태까지 더해져 에너지전환에 대한 지원이 더 늘어나는 추세이기 때문이다. 세제개편안은 통상 7월 발표 후 9월 국무회의를 거쳐 정기국회에 제출되고 12월 본회의 의결로 확정되면 다음해 1월 1일 시행된다. 이에 국회 논의 과정에서 일부 변경될 수 있으며, 세부 내용은 하위법령(시행령·시행규칙)에서 정해질 예정이다. 따라서, 기업은 향후 국회 본건 개정안 심사 경과 및 시행령 등 하위 규정 제정 동향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할 필요가 있고, 수준 높은 세제혜택에 상응하는 엄격한 요건 입증과 사후 검증에도 미리 대비하는 자세도 필요하다. bienns@ekn.kr

스테이킹 가입자 120만명 시대…업비트·빗썸 ‘양강’ 재편

올해 국내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운영 중인 스테이킹(예치형 보상 상품)의 월평균 규모가 4조7000억원에 달하고, 이용자 수도 처음으로 100만명 대를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별 스테이킹 규모와 이용자 수 기준 경쟁 구도는 그동안 업비트가 압도하던 흐름에서 벗어나 빗썸과 양강 체제로 재편됐다. 30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박민규 의원이 각 거래소로부터 넘겨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국내 4개 원화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에 스테이킹된 가상자산 규모는 4조6936억원으로 나타났다. 스테이킹은 이더리움·솔라나 등의 가상자산을 블록체인 네트워크에 위탁하고 그 대가로 보상을 받는 예치형 서비스를 일컫는다. 올 상반기 거래소 스테이킹 규모를 살펴보면 4조~5조원대 사이에서 움직였다. 월별로 1월 5조747억원에서 2월 4조781억원, 3월 4조6549억원, 4월 5조3978억원, 5월 5조1530억원, 6월 4조3288억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수도 올 들어 처음으로 100만 명 선을 돌파하며 빠른 증가 추세를 보였다. 지난해 1월 47만941명이던 스테이킹 이용자 수는 그해 말 77만1568명까지 늘었고, 올 1월 104만8547명으로 한 달 새 35.95%(27만6979명)가 급증했다. 이후로도 매월 증가세가 이어지면서 지난 7월 122만5455명까지 신장했다. 스테이킹 예치 규모는 여전히 업비트가 1위 자리를 지키고 있으나, 가입자 수는 올 들어 빗썸이 추월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스테이킹 규모·가입자 수 모두 업비트가 우위를 점했다. 업비트는 지난해 1월 말 기준 전체 스테이킹 규모 5조3756억원의 68.00%(3조6553억원) 비중을 차지했으며, 같은 시점 빗썸은 25.63%(1조3777억원)에 그쳤다. 전체 가입자 수도 47만9041명 중 업비트 파이만 43.23%(20만7072명)로, 22.56%(10만8068명) 정도였던 빗썸과 큰 격차를 보였다. 이 같은 상황에서 올 1월 빗썸 이용자 수(46만2742명)가 업비트(32만1965명)를 처음으로 앞질렀고, 이후로도 1위 자리를 유지 중이다. 지난달 말 기준 빗썸의 가입자 비중은 전체의 48.37%(59만2742명)로 업비트(29.34%·35만9516명)보다 많았다. 예치된 스테이킹 규모 기준으로는 지난달 말 업비트가 51.78%(2조4305억원), 빗썸이 43.41%(2조374억원)를 차지했다. 업비트와 빗썸이 각각 60.41%(3조9177억원), 33.97%(2조2030억원)을 기록했던 1년 전과 비교하면 두 거래소 간 격차가 눈에 띄게 좁혀졌다. 올해 이용자들에게 돌아간 스테이킹 보상액은 월평균 104억2484만원으로 확인됐다. 월별로 △1월 116억5244만원 △2월 87억4092만원 △3월 104억8995만원 △4월 109억1369만원 △5월 115억432만원 △6월 96억8353만원 △7월 99억8909만원으로 집계됐다. 스테이킹 보상률은 네트워크 예치 물량, 검증 참여자 규모, 보상 발행량 등 실시간으로 변동하는 요인에 따라 산정돼 시점마다 다르다. 이날 기준 업비트에서 스테이킹 서비스가 제공되는 6개 가상자산의 연간 예상 보상률은 2.01~19.09%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혈세 탈취’ 중국인 ‘평생 연금’ 꼼수…연금공단 ‘모럴해저드’ 탓이었다

국내에서 외국인이 국민연금 보험료를 한 달만 낸 뒤 과거 가입 공백을 추후납부(추납)로 채워 10년의 최소 가입 기간을 확보해 논란이다. 한 달간 가입한 중국인이 119개월분을 추납해 가입 기간 120개월을 채운 사례가 드러났다. 다른 중국인은 재입국과 임의계속가입, 반환일시금 반납, 추납을 거쳐 121개월의 가입 기간을 확보했다. 30일 정치권에 따르면 영주권자인 한 중국인은 국내에서 9개월간 가입한 뒤 128개월분을 추납해 조기노령연금 수급권을 확보했고, 중국으로 돌아간 뒤 매달 연금을 받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현행 제도에서는 추납 대상 기간에 외국인 등록이 돼 있었다면 최대 119개월까지 보험료를 나중에 낼 수 있어, 실제 가입 기간이 1개월에 불과해도 최소 가입기간인 120개월을 채울 수 있는 구조다. 외국인의 추납 활용은 빠르게 늘었다. 신청 건수는 2023년 530건에서 2024년 848건, 2025년 1517건으로 증가했고 올해 상반기에만 994건이 접수됐다. 상반기 신청자의 79.7%(792건)는 중국동포, 6.4%(64건)는 중국 국적자였다. 추납 금액은 2015년 2억3300만원에서 2024년 54억6100만원으로 26.9배 늘었으며, 2020~2022년 신청자의 67.6%가 중국인이었다. 짧은 가입 기간으로 실제 연금을 받는 외국인도 늘었다. 가입 기간 12개월 미만 외국인 노령연금 수급자는 2021년 15명에서 올해 상반기 60명으로 증가했고, 평균 납부보험료 1463만5000원에 월평균 연금액은 27만1000원이었다. 반환일시금을 받은 뒤 재입국해 보험료를 추납, 수급권을 확보한 외국인도 2021년 104명에서 올해 상반기 520명으로 늘었다. 이 같은 증가세를 놓고 국민연금공단의 관리 책임이 도마에 오른다. 추납은 법령상 허용된 제도이지만, 신청과 수급이 급증하는 과정에서 공단이 지속적으로 점검했어야 한다는 지적이다. 특히 국내 가입 기간이 매우 짧은 외국인이 추납으로 장기 가입기간을 확보하는 사례가 반복됐다면, 단순히 신청을 처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악용 가능성을 분석해 정부와 국회에 개선을 적극적으로 제기했어야 한다는 것이다. 공단 내부에서는 해외 거주 외국인 수급자의 가족관계와 실제 부양 여부를 확인하는 데 상당한 행정 부담이 발생하고 있다. 공단 관계자는 “실질적인 부양관계를 입증할 서류 등을 요구하는 과정에서 민원 스트레스가 상당하다"며 “요청이 거절되면 커뮤니티에 특정 지사를 공유하겠다는 협박까지 나온다"고 말했다. 지급 요건 확인이 일선 지사의 민원 대응에 의존하는 상황이라면, 반복 유형을 제도적으로 분석하고 본부 차원에서 관리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의 추납 신청 급증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이미 문제 제기됐다. 한지아 국민의힘 의원은 2015년 43건이던 신청이 2024년 848건으로 약 20배 늘었다고 지적하며 제도 개선을 요구했다. 외국인의 추납 자격을 제한하는 법 개정에는 걸림돌이 있었다. 한지아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에 “외국인만 핀셋 제한하기보다는 내·외국인 전체를 포괄해 점검해야 하는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외국인만 요건을 강화하면 차별 논란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제도 개선이 지지부진하자 문제는 본인 연금에서 해외 가족의 부양가족연금으로까지 확대됐다. 추납으로 수급 자격을 얻은 외국인이 해외 거주 배우자·자녀·부모를 부양가족으로 등록해 추가 연금을 받을 수 있는 구조가 확인됐다. 공단은 외국인 수급자도 요건을 충족하면 부양가족연금을 받을 수 있으며, 가족이 실제 국내에 거주하지 않는다는 이유만으로 지급을 제한할 근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2026년 1월 기준 부양가족연금은 배우자에게 연 30만6630원, 19세 미만 자녀나 63세 이상 부모에게 1인당 연 20만4360원이 지급되며, 배우자·자녀·부모 3명을 등록하면 노령연금에 더해 연 71만5350원을 받을 수 있다. 대상 인원에 별도 제한은 없어, 해외 가족과의 실제 부양관계를 확인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나온다. 외국인의 국민연금 가입과 수급에는 상호주의와 사회보장협정도 얽혀 있다. 중국은 2013년 발효된 한·중 사회보장협정에 따라 국민연금 적용과 보험료 이중 부담 등에 별도 기준이 적용된다. 외국인만 추납 요건을 강화하면 차별 논란은 물론 상대국에 거주하는 한국인의 사회보장 권리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정부가 자격 요건 강화를 본격 검토하기 시작한 것은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지시하면서다. 이 대통령은 지난 25일 국무회의에서 “제도 설계의 빈틈이 발견되면 신속히 메워야 한다"며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에게 국내 실거주 기간 등을 포함한 자격 요건 강화를 주문했다. 보건복지부는 외국인의 추납제도 활용 현황과 해외 사례를 토대로 개선 방안을 검토 중이며 필요시 관련 법령 정비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실제 국내 실거주 기간이나 보험료 납부 기간을 따지는 방안과 해외 발급 서류 검증 강화가 검토 대상으로, 최소 국내 가입 기간 설정이나 실제 국내 체류 요건 명시 방향으로 개선될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美 ‘9월 금리 인상설’에 시장 출렁…韓도 긴장 고조

미국에서 다시 '9월 금리 인상설'이 고개를 들면서 글로벌 금융시장이 출렁이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당장 금리를 올릴 것이라는 전망이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시장의 무게중심이 불과 하루 사이 '동결'에서 '인상' 쪽으로 이동했다. 미국의 기준금리 움직임은 달러 가치와 글로벌 채권금리, 위험자산 선호도 등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기준금리를 연 3%까지 끌어올린 한국은행 입장에서도 미국의 추가 긴축은 통화정책 운신 폭을 좁히는 변수가 될 전망이다. ◇ 캐빈 워시 “해야 할 일 있다" 시장은 '매파 신호' 해석 29일(이하 현지시각) 금융시장과 주요 외신 등에 따르면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전날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린 경제정책 심포지엄에서 물가에 대한 강한 경계심을 드러냈다. 워시 의장은 최근 물가 지표를 두고 우려가 커지고 있다는 취지의 진단을 내놓으면서 기조적 물가상승률이 연준의 목표를 향해 충분한 속도로 둔화하고 있다는 확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물가 안정에 진전이 충분하지 않다면 연준이 추가로 해야 할 일이 있다는 메시지를 내놨다. 시장에서는 이를 사실상 '매파 신호'로 받아들였다. 특히 미국 금리 전망을 반영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서는 다음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기준금리를 현행 연 3.50~3.75%에서 3.75~4.00%로 0.25%포인트 올릴 확률이 57.5%까지 치솟았다. 하루 전 35.4%에서 20%포인트 이상 뛰었다. 반대로 동결 가능성은 42.5%로 내려갔다. 불과 하루 만에 시장의 셈법이 달라진 셈이다. 미국 금융시장도 즉각 반응했다. 28일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9.45포인트(0.02%) 내린 5만3559.99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0.25% 하락한 7711.76, 나스닥지수는 0.52% 떨어진 2만6402.42를 기록했다. 금리에 민감한 채권시장에서는 움직임이 더욱 선명했다.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11.8bp 오른 4.348%를 기록했다. 10년물도 5bp 상승한 4.72%까지 올랐다. 달러 역시 강세를 나타내면서 달러인덱스가 장중 99.727까지 상승했다. 미국의 '9월 금리 인상설'이 갑자기 등장한 얘기는 아니다. 연준 내부에서는 이미 물가에 대한 경계감이 상당했다. 지난달 FOMC에서도 12명의 투표권자 가운데 3명이 기준금리 0.25%포인트 인상을 주장했다. 연준은 당시 기준금리를 연 3.50~3.75%로 동결했지만 내부적으로는 추가 긴축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존재했다. 최근 미국 물가도 연준을 편하게 만들지는 못하고 있다. 지난달 개인소비지출(PCE) 가격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라 시장 예상치 3.6%를 웃돌았다. 근원 PCE 상승률도 3.3%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앞으로 나오는 물가와 고용 지표가 9월 금리의 향방을 결정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미국의 8월 고용보고서와 소비자물가지수(CPI)는 각각 다음달 4일과 11일 발표될 예정이다. FOMC는 같은달 15~16일 열린다. 고용과 물가가 예상보다 강하게 나오면 인상 기대가 더 커질 수 있고, 반대로 고용 둔화와 물가 안정이 확인되면 동결 전망이 다시 우세해질 여지가 있다. ◇ 일본·유럽도 '금리 정상화' 고민···한국 경제 영향도 촉각 미국뿐 아니라 주요국 중앙은행의 통화정책도 다시 긴축 쪽으로 기울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일본은행(BOJ)은 다음달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이 주요 변수로 떠올랐다. 일본에서는 물가 상승세와 엔화 약세 등이 이어지는 가운데 BOJ 내부에서도 추가 긴축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시장에서는 다음달 회의에서 금리를 올릴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유럽 역시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지난달 정책금리를 동결했지만, 공개된 회의 의사록을 통해 일부 정책위원들이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검토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각에서는 다음달 인상 가능성도 거론되고 있다. 글로벌 통화정책이 일제히 완화로 향하던 국면과는 분위기가 달라진 것이다. 물가를 다시 자극할 수 있는 에너지 가격과 환율, 임금 등의 변수가 중앙은행들의 발목을 잡고 있다는 진단이 나온다. 한국은행도 이미 긴축 카드를 꺼내 들었다. 한은 금융통화위원회는 지난 27일 기준금리를 기존 연 2.75%에서 3.00%로 0.25%포인트 올렸다. 지난달에 이어 두 달 연속 인상이다. 한은이 금리를 올린 배경에는 경기와 물가, 금융안정 문제가 복합적으로 자리하고 있다. 한은은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에 힘입어 국내 경제가 예상보다 높은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고 판단했다. 동시에 물가 상승률이 상당 기간 목표 수준을 웃돌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과 가계대출 증가 등 금융안정 리스크도 주요 고려 대상이었다. 앞으로 미국을 따라 기계적으로 금리를 올릴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이번 금통위에서는 6명이 금리 인상에 찬성했지만 황건일 위원은 연 2.75% 동결 의견을 냈다. 또 금통위는 향후 추가 인상의 시기와 속도를 국내 물가와 경기, 금융안정 상황을 종합적으로 살펴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미국이 기준금리를 올리면 한미 금리차가 확대되면서 달러 자산의 상대적인 매력이 커질 수 있다. 이는 원화 약세와 달러-원 환율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외국인 투자자금의 움직임과 맞물릴 경우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도 커질 가능성이 있다. 물론 현재 상황은 과거와 다르다. 환율은 최근 오히려 빠르게 하락하고 있다. 28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원 환율은 1372.5원까지 내려가며 13개월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다만 미국이 금리를 올릴 경우 이 같은 원화 강세 흐름이 꺾일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게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주식시장 역시 부담을 느낄 수 있다. 금리가 올라가면 미래 이익의 현재가치를 낮추는 효과가 발생하기 때문에 성장주와 기술주에 상대적으로 불리하다. 실제 미국 시장에서도 워시 의장의 발언 이후 나스닥의 하락폭이 다우보다 컸다. 반대 시나리오도 거론된다. 미국의 다음달 금리 인상이 무산되고 연준이 동결을 선택한다면 글로벌 금융시장의 긴축 우려는 상당 부분 완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특히 시장이 미국의 물가 둔화와 고용시장 약화를 확인하면서 동결을 받아들인다면 향후 금리 인하 기대까지 다시 살아날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 경우 달러 강세가 누그러지고 원화 가치에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 달러-원 환율이 안정되면 국내 수입물가 부담도 줄어들 수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박근혜가 지적한 “진정한 경제 회복”… 李정부 경제 성적표 어떻길래

“국민이 좋아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제 회복은 진정한 회복이 아니다." '2026 국민의힘 국회의원 연찬회'에서 나온 박근혜 전 대통령 발언은 이재명 정부의 경제 진단과 현장의 극심한 온도차를 정조준했다. 정부는 지표상 반등을 내세우며 내수 회복세를 강조하고 있지만,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이 체감하는 경기는 여전히 빙하기에 머물러 있다. 29일 중소벤처기업연구원(중기연·KOSI)이 전날 발표한 'KOSI 중소기업 동향 8월호'에 따르면, 실물지표와 내수 경제는 개선 흐름을 보였지만, 소상공인의 체감 경기는 오히려 악화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6월 중소제조업 생산은 전년 동월 대비 3.4% 증가하며 증가세로 전환했고, 내수 경제도 소매판매액과 온라인쇼핑 거래액이 전년 동월 대비 각각 4조 4000억원(8.4%↑), 2조 4000억원(10.7%↑) 증가하면서 오름세를 보였다. 실물지표 '온기' 돌지만… 고물가·고금리에 골목상권은 '냉기' 이처럼 실물지표에서는 온기가 돌고 있지만, 골목상권 체감 경기는 여전히 차가운 것으로 나타났다. 7월 소상공인 체감 경기실사지수(BSI)는 55.6으로 전년 동월 대비 5.9p(포인트) 하락했다. 8월 전망 BSI도 소상공인 71.0, 전통시장 66.5로 각각 5.7p, 6.5p 떨어졌다.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상인들의 체감 경기가 이처럼 급랭한 것은 생산자물가가 상승하면서 원가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중기연에 따르면, 7월 생산자물가지수(잠정)는 129.39로 전년 동월(120.19) 대비 7.7% 올랐다. 특히 공산품(123.27→138.27, 12.2%↑)과 서비스(112.62→117.16, 4.0%↑), 전력·가스·수도·폐기물(148.42→151.16, 1.8%↑), 농림수산품(120.05→120.88, 0.7%↑)에서 필수 경비가 일제히 뛰었다.(2020년=100 기준) 7월 소비자물가지수마저 119.77로 전년 동월(116.52) 대비 2.8% 상승해 재료비 인상과 소비 위축이라는 이중고를 가져왔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한국은행의 두 달 연속 기준금리 인상(연 3%)까지 겹치며 자영업자와 소상공인의 금융 부담마저 커지고 있다. 비록 정부가 취약차주 대상 채무조정과 장기연체 채권 소각 등 금융 지원책을 내놓으며 충격 완화에 나서고 있지만, 현장에서 느끼는 체감 온도를 올리기엔 역부족이라는 지적이다. 중기연 관계자도 “실물지표는 개선 흐름이나 소상공인·전통시장 전망 BSI는 하락했다"며 “소상공인에 대한 체감 경기가 하락한 데 따른 비용 부담을 완화하는 등의 지원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정부·한은의 '장밋빛 전망'… 서민 체감 경기와는 '온도차' 앞서 재정경제부는 지난 14일 발표한 '2026년 8월 경제동향(그린북)'을 통해 “최근 우리 경제는 수출이 큰 폭으로 증가하고 소비 등 내수가 개선세를 보이는 등 경기회복 흐름이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진단했다. 지난달 그린북에서 경기회복 흐름이 '공고해지고 있다'고 평가한 데 이어 연이어 긍정적인 전망을 내놓은 것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도 27일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6%에서 3.3%로 상향 조정했다. 하지만 골목상권이 느끼는 냉기는 좀처럼 가라앉지 않으면서 “국민이 좋아졌다고 느끼지 못하는 경제 회복은 진정한 회복이 아니다"라며 “경제는 숫자가 아니라 국민의 삶을 보듬는 것"이라는 박 전 대통령의 발언은 정부의 지표와 서민의 체감 거리를 좁히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을 상기시켰다는 평가다. 결국 지표의 반등이 서민 삶의 실질적인 회복으로 이어지지 못하는 만큼,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핀포인트 민생 지원책이 절실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역대 최대 청년예산 43조 푼다…李대통령 “경제적 기회 가장 중요”

이재명 대통령이 28일 청년층을 “진정한 의미의 취약세대"로 규정하고 정부에 “정책 하나를 만들더라도 내 아들과 딸의 일이라 생각하고 수 백 번 고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정부는 취업과 자립, 주거와 자산 형성뿐 아니라 혼인·출산까지 청년의 생애주기를 연결하는 내년도 청년정책에 43조3000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28조2000억원보다 약 53% 늘어난 역대 최대 규모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충무실에서 '청년 예산 언박싱(Unboxing) 2027' 행사를 주재하며 “정부가 미처 살피지 못한 부분은 없는지, 청년 여러분들이 실제 삶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은 무엇인지 솔직하게 이야기를 들려주시면 좋겠다"고 말했다. 정부가 내년도 예산안 발표에 앞서 특정 계층을 위한 주요 사업을 국민에게 직접 설명하는 자리를 마련한 것은 역대 정부 중 처음이다. 이날 행사에는 한성숙 국무총리,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등 주요 부처 장관과 청년보좌역·청년자문단, 관련 분야 전문가 등이 참석했으며, 장관이 아닌 사업 설계에 참여한 실무 사무관·서기관들이 직접 마이크를 잡고 정책을 발표하는 이례적인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 대통령은 “청년은 과거에 가장 역동적이고 희망이 넘치는 계층이었는데 지금은 기회도 적고 잘 이해받지 못하는, 진정한 의미의 취약세대가 됐다"며 “그런 현실 앞에서 기성세대로서 더 큰 책임을 느낀다. 청년들에게 더 노력하라고 말하기에 앞서 노력한 만큼의 기회를 얻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드는 것이 바로 국가의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경제 성장도 청년 지원의 전제로 제시했다. 그는 “기회 중 가장 중요한 게 경제적 기회다. 현 단계에서 우리 정부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은 파이를 키우는 일"이라며 “상향 성장하도록 국가 역량을 총집중하고 있고 최근에 조금씩 성과가 나고 있다"고 말했다. 공직사회를 향한 당부도 이어졌다. 이 대통령은 “정부의 정책이 과연 청년들 필요에서 출발했는지 되돌아보고 과감하게 고칠 것은 고쳐나가야 한다"며 “행정을 경영에 비유하면 정책은 상품이고 홍보는 마케팅이다. 청년들이 쉽게 이해하고 필요할 때 쉽게 찾아서 쓰도록 만들어야 한다. 청년들이 먼저 찾고 기꺼이 선택할 수 있는 베스트셀링 정책을 만들어 달라"고 당부했다. 정부는 청년정책을 개별 사업이 아닌 성장단계별 지원으로 묶었다. 청년 성장단계별 종합 투자 규모는 올해 28조2000억원에서 내년 43조3000억원으로 53.3% 늘어나며, '성장 이동 사다리 복원', '출발선의 격차 완화', '삶의 질 강화'를 축으로 설계됐다. 지방 우대지역 출생·기준중위소득 100% 가구 첫째 자녀 조건을 적용하면 18세까지 최대 1억4057만원, 34세까지 최대 1억9582만원의 지원 효과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정부 추산이다.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도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참여할 수 있도록 'K-유스개런티'를 도입하고 구직촉진수당을 월 60만원에서 65만원으로 올린다. 대학생 6만명에게 직무 경험을 제공하는 '첫경력 프로젝트'(4650억원)는 정부·기업이 절반씩 부담해 월 230만원을 지급한다. K-뉴딜 아카데미 등 AI 직업훈련 인원도 크게 늘리고, 수료 청년을 채용한 중소·중견기업에는 연 최대 720만원의 채용장려금을 지급한다. 중소·중견기업 취업 청년의 근속지원금은 연 최대 360만원에서 900만원으로 확대한다. 창업 지원에서는 청년창업패키지로 200개 기업에 최대 1억5000만원을 지원하고, 청년전용창업자금은 2000억원에서 4000억원으로 늘린다. 청년 월세지원 소득 기준은 기준중위소득 60%에서 100%로 완화하고, 차상위 이하 지원기간은 24개월에서 48개월로 늘린다. 청년 선호를 반영한 보편형 공공임대주택을 신설해 물량의 50% 이상을 청년에게 배정하고, 최대 2억4000만원을 지원하는 보편형 전세주택도 연 5000호 추가 공급한다. 만 39세 이하 비아파트·오피스텔 구입을 지원하는 '청년미래보금자리론'은 2년간 연 3조원 규모로, LTV 최대 80%·우대금리 최대 2.1%포인트가 적용된다. 자산 형성 지원으로는 정부·부모가 함께 적립해 만기 수령액 6000만~1억원 수준으로 설계된 '우리아이자립펀드', 미취업 청년에게 최대 2000만원을 무이자로 빌려주는 '청년기회자금'이 신설된다. 청년미래적금 일반형은 소득 요건을 폐지하고 우대형 정부 기여율을 12%에서 15%로 높인다. 의·약학 계열을 제외한 30개 지방국립대에 전액 장학금을 신설하고, 지역인재장학금 지원 인원은 4000명에서 1만명으로 늘린다. 혼인신고 부부에게는 소득과 무관하게 생애 1회 100만원의 혼인지원금을, 2027년 7월부터는 기존 아동수당 등을 통합한 '아이맞이지원금'을 통해 출생 순위·거주지역에 따라 1000만~2000만원을 네 차례로 나눠 지급한다. 청년문화패스 대상은 만 19~20세 일부에서 만 19~34세 전체로 확대되며 체육 분야까지 지원 범위가 넓어진다. 고립·은둔 청년을 위한 '청년 회복 성장 사다리 사업'도 확대한다. 정부는 정책이 많아도 당사자가 찾지 못하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달 방식도 바꾸기로 했다. 이혜림 기획예산처 포용사회전략과장은 “그동안 청년정책은 많았지만 찾기 어렵고 생애주기마다 지원이 끊겨 체감도가 낮았다"고 말했다. 정부는 온통청년과 고용24 등을 연계해 AI가 개인별 지원정책을 추천·신청까지 연결하도록 전달체계를 개편하고, 미래대응기금에 청년계정을 마련해 관련 사업을 지속 지원할 계획이다. 간담회에서 한 참석자는 “일정 금액 이상 전월세·매매 계약은 체결 전 전문가의 사전 점검을 거치도록 하는 '청년 계약 안전망'을 제도화하자"고 제안했다. 위기 청년 발굴을 위해 AI를 활용한 홍보 전략을 제안한 참석자도 있었다. 이 대통령은 “각 부처들이 열과 성을 다해 마련한 청년 정책인데 국회 예산심의 과정에서 국민들의 의견이 많이 보완돼 더 완벽하고 효율적인 정책으로 가꿔질 것"이라며 “청년 여러분들이 어려운 상황이지만 다함께 힘을 내 위기를 넘어가 봤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청년 일자리 AI 등 30만개, 2년간 1800만원 지원…“정부 주도로 한계”

정부가 오는 2030년까지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 관련 청년 일자리 30만개를 창출한다. 청년 채용 지원도 수도권 중견기업과 비수도권 대기업까지 확대한다. 취업 청년에게 주는 지원금도 2년간 최대 72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상향한다. 다만, 정부 주도 일자리 창출은 한계가 있어 신성장 산업 중심의 기업 투자, 청년 채용으로 이어지는 유인책도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정부는 28일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청년 일자리 회복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일자리 방안은 청년 구직부터 취업, 경력 관리와 성장까지 전 과정을 지원하는 체계를 구축하는 게 핵심이다. 정부는 AI·반도체 등 3대 메가프로젝트와 첨단산업, 청년 선호 분야 중심으로 2030년까지 전문인력 30만명 이상 양성할 계획이다. 내년에는 올해보다 전문인력을 8만명 더 늘린다. 2030년까지 민간·공공 일자리도 20만개 이상, 청년 창업 10만개 등 총 30만개 창출한다. 민간·공공 일자리는 내년에 올해보다 약 5만개 더 만든다. 청년의 첫 취업을 돕는 지원도 강화한다. 기존 국민취업지원제도에 청년 첫취업지원제를 신설하고, 지원 대상도 취업 경험이 없는 청년까지 확대한다. 청년 구직촉진수당도 월 60만원에서 65만원으로 올린다.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지원도 대상을 수도권 중견기업과 비수도권 대기업까지 넓힌다. 청년에게 주는 지원금도 2년간 최대 720만원에서 1800만원으로 늘린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내년 민간·공공 일자리 5만개에 청년 창업까지 더해 총 9만개 이상 고용 창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방 중소기업 취업과 재직 청년 지원도 강화한다. 지방 중소기업에 취업한 청년에게 청년일자리도약장려금 월 최대 75만원, 청년미래적금 월 20만원 등 각종 지원을 합해 2년간 월 100만원 가량 적립 효과가 생길 것으로 정부는 내다봤다. 지방 중소기업 재직 청년의 자산 형성을 위해 청년미래적금에 지방 중소기업 재직자 우대 트랙도 신설한다. 정부 매칭 비율도 기존 중소기업 우대형 12%에서 25%로 높인다. 청년이 신산업 분야에서 창업하면 법인·소득세 감면율도 수도권 과밀억제권역 기준 50%에서 60%로 상향한다. 청년의 취업 이후 경력 개발과 관리, 직업교육 등도 지원한다. 취업 초기 청년에게 직장 적응과 경력 개발을 돕는 '커리어 멘토링'을 제공한다. 중소·중견기업 재직자를 위한 직업훈련과 일·학습 병행 등 교육도 확대한다. 기존 직무능력은행제는 '커리어뱅크'로 개편한다. 정부는 국가기술자격·훈련이력 등 기존 19종 연계 정보에 프리랜서 활동 이력, 일경험 정보 등 10종을 추가해 경력과 직무능력을 통합 관리하고 이직·재취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반면, 2030년까지 중장기적으로 민간과 공공에서 청년 일자리 창출 계획은 정부 주도만으로 한계가 있어 첨단산업 투자를 통한 민간 기업의 참여 여부가 관건이란 지적도 나온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명예교수는 “AI 등 기술 진보와 함께 고용 창출 효과가 적은 반도체 산업 외 제조업 등에서 청년 고용이 줄어들고 있는 상황"이라며 “올해 반도체 호황에 따른 세수를 신기술 개발, 기업 투자로 이어지게 하는 등 민간 부문 참여를 유도해야 양질의 청년 일자리 창출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윤영미 수입협회장, 카자흐서 ‘수입 실크로드’ 뚫었다…B2B 200건 따내

글로벌 공급망 재편과 불안정한 통상 환경 속에서 국내 수입업계가 자원의 보고인 중앙아시아에서 '공급망 다변화'라는 굵직한 성과를 일궈냈다. 한국수입협회(KOIMA)는 지난 27일 카자흐스탄 경제 중심지 알마티 인터컨티넨탈 호텔에서 '한-카자흐스탄 비즈니스 포럼 및 1:1 상담회'를 성황리에 개최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행사는 우즈베키스탄·키르기스스탄을 거친 중앙아시아 수입사절단의 대미를 장식하는 일정이다. 특히 오는 9월 예정된 사상 첫 '한-중앙아시아 정상회의'를 앞두고 민간 차원에서 선제적으로 경제·통상 협력의 판을 깔고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이날 행사의 하이라이트인 1:1 비즈니스 상담회에는 한국 수입기업 70개사와 카자흐스탄 현지 공급기업 70개사가 마주 앉았다. 이들은 농식품·핵심 원자재·소비재 등 국내 밥상 물가·산업 전반에 직결되는 분야에서 총 200여 건에 달하는 심도 있는 기업 간 거래(B2B) 매칭을 성사시키며 신규 수입선 확보의 청신호를 켰다. 양국의 협력 의지를 반영하듯 현장에는 양국 정·재계 핵심 인사들이 대거 집결했다. 윤영미 회장을 필두로 하태욱 주알마티 총영사, 조계권 KOTRA 알마티무역관장이 한국 측 대표로 나섰고 카자흐스탄 측에서는 아이잔 비자노바 무역통합부 제1차관과 올자스 스마굴로프 알마티 부시장 등이 참석해 사절단을 환대했다. 윤영미 회장은 “통상 환경의 불확실성이 극대화되는 현시점에서 안정적인 공급처 확보는 국가 경제의 명운이 걸린 과제"라며 “수입은 필수 원자재를 적기에 공급하고 물가 안정을 견인하는 중추적 역할을 하는 만큼, 이번 포럼이 양국 기업 간 실질적 파트너십을 맺는 기폭제가 되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카자흐스탄 정부 역시 전폭적인 화답에 나섰다. 비자노바 제1차관은 “정상회의를 앞두고 대규모 사절단을 파견해 우호적 분위기를 조성해 준 한국수입협회에 깊이 감사드린다"며 파트너십 확대를 기대했다. 스마굴로프 부시장 또한 알마티를 거점으로 한 양국 기업의 상호 투자와 교류 강화를 약속했다. 수입협회는 이번 3개국 파견 성과를 바탕으로 주요 교역국 대상 해외 유망 공급처 발굴을 가속화해 국가 공급망 안정화와 체감 물가 방어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