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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강세론자 “美연준, 기준금리 인상해야…트럼프도 좋아할 것”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인상해야 한다는 주장이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로부터 제기됐다. 17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야데니리서치의 에드 야데니 대표는 보고서를 통해 “현재 시장 환경에서는 연준의 통화 완화 기조가 더 이상 적절하지 않다"며 오는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에서 통화완화 기조를 철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보고서는 이어 “철회되지 않을 경우 투자자들은 연준이 인플레이션 대응에서 뒤처지고 있다고 판단해 더 높은 인플레이션 리스크 프리미엄을 요구할 것"이라며 “연준은 6월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하겠지만 정책 기조는 긴축 방향으로 전환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야데니는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로 꼽힌다. 그는 올해 말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지수 목표치를 8250으로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블룸버그가 집계한 월가 전략가들 가운데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시장은 이미 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 트레이더들은 내년 3월까지 금리 인상이 단행될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으며, 시장에서는 오는 12월까지 금리 인상이 이뤄질 확률을 약 75% 수준으로 보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불과 지난 2월 말까지만 해도 시장은 연준이 올해 기준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었다. 이 같은 분위기는 미국 국채시장 매도세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30년물 국채금리는 5%를 웃돌며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에 근접했고,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금리도 약 15개월 만의 최고치 부근에서 움직이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인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는 18일 아시아 시장에서 한때 4.63%까지 상승했다. 연준이 금리 인하를 미루거나 오히려 금리를 인상해야 할 수 있다는 시각은 다른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확산하고 있다. 월가에서 '신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최고경영자(CEO)는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2년물 미 국채금리가 연방기금금리(미 기준금리)보다 거의 50bp(1bp=0.01%포인트) 높은 상황에서 연준이 금리를 인하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 핌코의 댄 아이바신 최고투자책임자(CIO)도 최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을 둘러싼 불확실성을 감안할 때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는 역효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금리 인하는 중장기 국채금리 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시장 환경은 오는 6월 16~17일 처음으로 FOMC 회의를 주재하는 케빈 워시 신임 연준 의장에게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준을 향해 지속적으로 금리 인하를 요구해왔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CNBC 인터뷰에서 워시 의장이 취임 직후 금리를 인하하지 않을 경우 실망할 것이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야데니는 “워시 의장이 매파적으로 행동한다면 오히려 백악관이 원해왔던 실질 차입비용 하락을 이끌어낼 가능성이 있다"며 “모기지(주택담보대출) 금리는 낮아지고 기업 자금조달 여건은 완화될 수 있으며, 트럼프 대통령도 장기금리 하락을 경제 성과로 내세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워시 의장이 국채금리를 안정시키는 데 성공할 경우 미국 정부가 부담해야 하는 이자 비용도 낮아져 트럼프 행정부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야데니는 또 미국 10년물 국채금리가 향후 몇 주 안에 4.75~5% 수준에서 고점을 형성할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그 시점은 채권과 주식을 모두 매수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마크 크랜필드 블룸버그 전략가는 “장기채 금리가 5%까지 오르더라도 매수세가 유입되기보다는 오히려 채권 약세론자들을 더 대담하게 만들 것"이라며 “채권 자경단 심리 또한 되살아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채권 자경단은 정부 재정적자가 확대되거나 인플레이션 위험이 커질 때 국채를 대거 매도하는 투자자들을 뜻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부산 북갑, ‘단일화’가 최대 변수…합쳐도 이길 수 있나 [격전지 분석]

6·3 부산 북구갑 국회의원 보궐선거를 16일 앞두고 각종 여론조사에서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오차범위 밖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1여 2야' 구도로 치러지는 이번 보궐선거에서 최대 변수는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와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단일화 여부다. 부산 북갑은 여야 모두 이번 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로 꼽는 곳이다. 청와대 AI미래기획수석 출신의 하정우 민주당 후보, 윤석열 정부에서 국가보훈부 장관을 지낸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국민의힘 대표를 역임했다가 장동혁 대표 체제에서 제명된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맞붙고 있다. 북·강서갑으로 선거구가 묶였던 21대 총선까지 전재수 민주당 의원과 박 전 장관은 2승 2패를 주고받으며 팽팽한 맞대결을 이어온 지역이다. 판세는 하정우 후보가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발표된 4건의 여론조사에서 하 후보는 37~43.4%를 기록하며 한동훈·박민식 후보를 모두 앞섰다. 반면 한 후보는 대부분의 조사에서 2위를 기록했고, 박 후보는 20%대 안팎에 머물며 보수 표심 분산 양상이 이어졌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하정우 후보가 부산이라는 민주당 험지에서 선전하는 배경은 이재명 대통령의 후광과 전재수 의원의 지역 기반"이라며 “현 정부 여당이라는 프리미엄이 크다"고 분석했다. 두 보수 후보의 지지율을 단순 합산할 경우 하정우 후보를 앞서는 결과가 적지 않게 나오면서, 보수 진영 내부에서는 단일화 요구도 거세다.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는 지난 10일 “북갑에서부터 분열을 끝내고 통합의 첫걸음을 내디뎌야 한다"며 공개적으로 단일화를 촉구했다. 부산 지역 국민의힘 현역 의원인 김대식(사상구)·곽규택(서구·동구) 의원 등도 잇따라 힘을 보태고 있다. 그러나 단일화가 성사되더라도 효과를 장담하기 어렵다. 뉴스1·한국갤럽(5월 12~13일) 조사에서 박민식 단일화 시 하정우 50% 대 박민식 37%, 한동훈 단일화 시 하정우 46% 대 한동훈 40%였다. 국제신문·리얼미터(5월 9~10일)도 박민식 단일화 시 하정우 45.7% 대 박민식 32.4%, 한동훈 단일화 시 하정우 45.8% 대 한동훈 35.8%로 하정우 우위가 유지됐다. KBS부산·한국리서치(5월 8~10일)는 한동훈 단일화 시 하정우 40% 대 한동훈 37%로 가장 격차가 좁았고, JTBC·메타보이스(5월 4~5일)에서는 박민식 단일화 시 하정우 44% 대 박민식 39%로 역대 가장 근소한 차이를 보였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각자 3자 대결과 양자 구도를 비교하면 박민식도 한동훈도 서로에게 흡수되는 지지층이 많지 않고, 오히려 하정우에게 흡수되는 양상"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일화가 이뤄지면 위기감 때문에 반대 진영도 똑같이 뭉친다"며 “1 더하기 1이 2가 아니라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억지로 단일화해서 한쪽 지지자들이 등을 돌리면 득보다 실이 크다"며 “두 후보 지지층의 결이 워낙 다르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단일화가 이뤄진다면 한동훈 후보 중심일 때 시너지 효과가 더 크다고 내다봤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강성 세력에 우려를 갖는 보수층은 투표를 안 하려는 경향이 있는데, 한동훈으로 단일화되면 그들이 투표장으로 나온다"며 “반면 박민식으로 단일화하면 한동훈 지지층은 이동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박민식 후보가 당 지도부와 가까운 강성 이미지로 인식되는 만큼, 기존 한동훈 지지자들의 이탈이 불가피하다는 것이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도 “중도 확장성 측면에서 한동훈이 더 크다"면서도 “친한계와 당권파 간 감정의 골이 이미 깊어진 상황에서 시너지 효과에는 한계가 분명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후보 차원의 단일화는 실현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장동혁 국민의힘 지도부가 당에서 제명한 한 후보의 승리를 원하지 않는 상황에서, 박 후보가 먼저 손을 내밀 가능성은 낮다는 얘기다. 이에 양측 모두 단일화 대신 '완주' 쪽으로 가닥을 잡고 남은 선거 기간 지지층 결집과 부동층 공략을 위한 유세 전략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박 후보는 본지에 “단일화할 생각 없다고 수십 번 이야기했다"며 “완주가 아니라 필승"이라고 말했다. 한 후보는 “민주당이 가장 두려워하는 사람은 저 한동훈"이라며 “반드시 승리해 민주당의 폭주를 막겠다"고 말했다. 뉴스1·한국갤럽 조사는 지난 12~13일 부산 북갑 거주 성인 508명을 대상으로 전화조사원 인터뷰(CATI) 방식으로 실시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4.3%포인트다. 국제신문·리얼미터 조사는 지난 9~10일 부산 북갑 거주 성인 506명을 대상으로 무선 ARS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4.4%포인트다. KBS부산·한국리서치 조사는 지난 8~10일 부산 북갑 거주 성인 500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실시됐고, 표본오차는 ±4.4%포인트다. JTBC·메타보이스·리서치랩 조사는 지난 4~5일 부산 북갑 거주 성인 501명을 대상으로 무선전화면접 방식으로 진행됐으며 표본오차는 ±4.4%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서현 인턴기자, 이동윤 인턴기자

여야, 5·18 기념식 총집결…추모 속 날 선 신경전

여야 지도부가 18일 5·18 민주화운동 제46주년을 맞아 광주에 총집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념식에서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당부했지만, 현장 안팎에서는 6·3 지방선거를 앞둔 양당의 신경전이 선명하게 드러났다. 더불어민주당은 '5월 정신' 계승을 앞세워 국민의힘을 압박했고, 국민의힘은 민주당이 5·18 정신을 정치적으로 이용하고 있다고 맞섰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대표의 광주행을 두고 각자의 정치적 입지를 다지려는 '자기 정치' 성격이 짙다는 해석도 나온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 겸 총괄상임선대위원장은 이날 한병도 상임공동선대위원장,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후보 등 지도부 20명과 함께 기념식에 참석했다. 민주당 지도부는 기념식에 앞서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했다. 정 대표는 참배 후 “5월 광주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12·3 비상계엄 내란은 아직도 끝나지 않았다"며 “내란을 옹호했던 '윤 어게인' 세력이 다시 부활을 꿈꾸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국민의힘 측의 기념식 참석에 대해서도 침묵으로 대응할 것을 당부했다. 그는 “국민의힘 관계자들도 아마 5·18 기념식에 참석할 모양인데, 마음에 안 들고 화가 나더라도 침묵으로 임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도 예정대로 기념식에 참석했다. 박준태 당대표 비서실장, 양향자 경기지사 후보, 조경태·조배숙 의원, 초선 김용태·조지연·이소희 의원 등이 모습을 보였다. 이들은 민주당과 달리 측면에 별도로 마련된 통로를 통해 식장에 들어섰다. 장 대표가 도착하자 일부 시민들은 “내란집단"이라고 외치며 거세게 항의했다. “집은 언제 파냐", “대통령이 왔더니 무슨 동혁이 왔느냐" 등 욕설 섞인 비판도 나왔다. 장 대표는 굳은 표정으로 별다른 대응 없이 식장으로 향했다. 장 대표의 광주 구애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그는 지난해 11월 당대표 취임 후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를 찾았지만, 시민단체 반발로 참배하지 못한 채 발길을 돌린 바 있다. 이후 당대표 임기 중 매월 호남을 찾는 '월간 호남'을 약속하고 호남 방문을 이어왔다. 다만 정치권에선 국민의힘의 광주행을 두고 '진정성 논란'도 제기됐다. 이른바 '윤 어게인' 인사들을 지방선거에 대거 공천한 데다, 5·18 정신의 헌법 전문 수록을 위한 개헌안 처리에도 반대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김상욱 민주당 울산시장 후보는 이날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장 대표는 12·3 내란 이후 제대로 된 반성이 없었다"며 “장 대표가 과연 5·18 영령들을 볼 자격이 있느냐"고 말했다. 박현옥 5·18민주유공자유족회 상임부회장도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과연 국민의힘 의원들이 묘지를 참배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고 싶다"고 했다. 반면 장 대표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재명과 민주당은 늘 5·18 정신을 앞세운다. 하지만 저들에게 5·18은 지켜야 할 가치가 아니라 권력 확장의 도구일 뿐"이라며 “입으로는 5·18 정신을 외치지만, 정작 5·18 정신을 무너뜨리는 자들이 바로 이재명과 민주당"이라고 맞받았다. 이처럼 양측이 5·18 정신을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면서, 이번 광주행을 단순한 추모 일정이나 지방선거 지원만으로 보기 어렵다는 해석도 나온다. 여야 대표 모두 이번 기념식을 계기로 정치적 입지 강화에 나선 것 아니냐는 분석이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는 “정청래 대표의 호남 행보는 지방선거 지원과 함께 차기 전당대회를 염두에 둔 당권 다지기 측면도 있다"며 “장동혁 대표의 5·18 기념식 참석 역시 스스로 극우 세력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기 위한 행보로 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만 장 대표 입장에서는 “계엄 사태 책임 논란과 거리두기 없이 5·18 정신을 이야기하는 것은 모순으로 비칠 수 있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트럼프 ‘이란 추가 공습’ 또 시사…글로벌 국채·국제유가 요동 [이슈+]

미국과 이란이 3개월 가까이 이어진 전쟁을 끝내고 호르무즈 해협을 재개방하기 위한 협상에서 여전히 큰 입장차를 보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을 향한 압박 수위를 끌어올리자 글로벌 채권시장에서 대규모 매도세가 확산하며 전쟁 장기화에 따른 경제 충격 우려도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이란에게 남은 시간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며 “서둘러 움직이는 것이 좋을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그들에게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을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시간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미국의 요구를 반영한 종전안을 신속히 내놓지 않을 경우 군사 압박 수위를 다시 높일 수 있다는 경고로 해석된다. 이란 반관영 파르스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종전 조건으로 이란 우라늄의 미국 반출, 이란에 대한 배상금 미지급, 동결 자산 4분의 1이하만 해제 등을 포함한 5가지를 제시했다. 또 다른 이란 반관영 메흐르 통신은 “미국이 실질적인 양보 없이 전쟁 중에 얻지 못했던 것들을 요구하고 있다"며 미국의 이러한 태도로 양측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과 이란 간 휴전의 불안전한 모습을 보여주는 사건도 발생했다.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 바라카 원자력발전소 단지가 이날 드론 1대의 공격을 받아 불이 났다고 아부다비 정부 공보청이 밝혔다. UAE는 공격 배후를 파악하기 위한 조사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으나, 정치권에서는 사실상 이란과 그 대리 세력을 공격 배후로 지목하고 있다. UAE 외무부는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각국 외무장관들은 정당한 이유 없는 테러 공격을 강력히 규탄했다"며 “국제법에 따라 UAE가 자국의 주권과 국가 안보를 수호하기 위해 대응할 권리가 있다는 점을 재확인했다"고 밝혔다. 바라카 원전 공격에 대한 보복 가능성을 시사한 것으로 해석된다. 중동 지역 맹주인 사우디아라비아도 이날 성명을 내고 “이번 드론 공격은 역내 안보와 안정에 대한 위협"이라며 “UAE의 주권·안보·영토 보전을 위한 모든 조치를 지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중동 긴장이 이어지면서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도 확대되고 있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미 국채금리는 18일 장중에도 상승세를 이어갔고 일본 30년물 국채금리는 한때 4.205%까지 치솟았다. 글로벌 국채시장의 매도세는 최근 들어 더욱 가팔라지는 분위기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지난주 미 10년물 국채금리는 4.5%를, 30년물 금리는 5%를 각각 넘어섰다. 일본 30년물 국채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4%를 돌파했고 영국 30년물 국채금리도 28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까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블룸버그통신은 시장에서 내년 3월까지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국제유가도 급등세를 이어가고 있다.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는 이날 배럴당 111달러를 넘어섰다. 브렌트유는 지난주에만 약 8% 상승했으며 전쟁 발발 이후 누적 상승률은 약 50%에 달한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은 이란에 대한 군사작전을 단행할 가능성을 시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악시오스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합의를 원한다"면서도 “이란은 아직 우리가 원하는 수준에 도달하지 못했다. 결국 그 수준까지 와야 하며 그렇지 않으면 큰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오는 19일 백악관 상황실에 안보팀을 소집해 대이란 군사옵션을 논의할 것으로 보인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6일 워싱턴DC 인근의 본인 소유 골프장에서 JD 밴스 부통령과 마코 루비오 국무장관, 존 랫클리프 중앙정보국(CIA) 국장, 스티브 윗코프 특사 등을 만나 대이란 대응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월 28일 미국이 대이란 군사작전을 시작한 이후 이란 전쟁은 12주 차에 접어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가 급등 압박 속에 이란의 핵 포기와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을 골자로 한 출구 전략을 서둘러 모색하고 있지만, 이란과의 절충점을 좀처럼 찾지 못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韓, 기준금리 최소 4회 인상”…주식시장 흔든 ‘금리 쇼크’ [머니+]

글로벌 국채 시장에서 전쟁발(發) 인플레이션 우려가 커지면서 고금리 환경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본격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글로벌 증시가 채권 금리 상승 리스크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가운데, 채권시장 불안이 향후 주식시장 급락의 새로운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경고도 제기된다. 18일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한국시간 오전 11시 17분 기준 글로벌 벤치마크 금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장 대비 3.1bp(1bp=0.01%포인트) 오른 4.630%를 기록했다. 미 10년물 국채 금리는 지난주 4.5%선을 돌파한 데 이어 이날도 상승세를 이어가 1년 만 최고 수준에 올랐다. 국채 금리는 가격과 반대로 움직이는 만큼 투자자들의 국채 투매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같은 시간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도 2.6bp 상승한 5.154%를 나타냈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 역시 지난 15일 4.01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한 데 이어 이날 12.4bp 급등한 4.204%를 기록해 연일 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시 급등세를 타면서 인플레이션이 재가속화할 수 있다는 공포가 글로벌 채권시장 전반의 매도세를 촉발했고, 이는 증시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실제 한국 코스피 지수는 지난 15일 6.12% 급락 마감한 데 이어 이날 장중에도 한때 4.68% 하락한 7142.71까지 밀렸다. 일본 닛케이225평균주가(닛케이지수)도 전장 대비 1% 내린 6만790.282를 기록하며 약 한 달 만에 6만선 붕괴를 눈앞에 두고 있다. 대만 가권지수 역시 1.40% 하락한 4만597.68을 나타냈다. 또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 선물은 0.72%, S&P 500 선물은 0.52%, 나스닥100 선물은 0.52% 하락하는 등 뉴욕증시 3대 지수 선물도 일제히 약세를 보이고 있다. 기준금리 역할을 하는 국채 금리가 상승하면 기업과 소비자들의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서 증시 밸류에이션에 부담을 줄 수 있다. 동시에 상대적으로 채권 투자 매력도가 높아지는 효과도 나타난다. 이와 관련, JP모건 자산운용의 프리야 미스라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시장 흐름이 우려스러운 이유는 두 가지"라며 “장기채 금리가 전 세계적으로 동시에 상승하고 있고,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금리 인상 가능성 내러티브가 본격적으로 반영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에 말했다. 블룸버그는 현재 트레이더들이 내년 3월까지 연준의 금리 인상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실제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금리선물 시장은 현재 올해 말까지 미 기준금리가 현재 3.50~3.75%에서 1회 인하될 가능성을 0.4%, 동결될 가능성을 45.8%의 확률로 반영하고 있다. 연말까지 미 기준금리가 인상될 가능성이 63.9%에 달한다는 뜻이다. 불과 지난 2월말까지만 해도 시장은 연준이 연말까지 금리를 두 차례 인하할 것으로 예상했지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 여파로 분위기가 완전히 뒤바낀 셈이다. 페더레이티드 헤르메스의 캐런 만나 채권 전략가 겸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전 세계가 다시 인플레이션 현실과 마주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 역시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현재 한국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장 대비 6.1bp 오른 3.813%를 기록하며 2023년 11월 이후 약 2년 6개월 만에 최고치를 나타냈다. 이 같은 흐름에 맞춰 글로벌 투자은행 씨티그룹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향후 1년간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전망을 기존 '25bp씩 두 차례'에서 '네 차례'로 상향 조정했다. 트레이더들 역시 향후 1년 동안 한은이 약 120bp 규모의 추가 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이는 한은이 최소 네 차례 기준금리를 인상할 가능성을 시장이 보고 있다는 의미다. 한은은 지난달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 바 있다. 전문가들은 글로벌 증시가 인플레이션 우려와 이에 따른 채권 금리 상승 위험을 아직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캐피털 이코노믹스의 존 히긴스 수석 경제고문은 최근 보고서에서 “시장은 아직 이란 전쟁의 극단적 시나리오에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며 “호르무즈 해협의 장기 봉쇄가 기업 이익을 떠받쳐 온 성장 자체를 훼손할 수 있다는 점을 주식시장이 제대로 반영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 분석업체 BCA의 매슈 거트켄 수석 지정학 전략가 역시 “이란 위기는 올해 남은 기간 동안 금융시장 흐름 자체를 바꿔놓을 잠재력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시장에서는 국채 가격의 추가 하락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JP모건체이스가 최근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미국 국채에 대한 숏포지션(매도) 규모는 최근 13주 사이 가장 큰 수준으로 집계됐다. 위즈덤트리의 케빈 플래너건 투자전략 총괄은 “미국 10년물 국채를 매수하는 데 있어 너무 이르게 움직이기보다는 차라리 늦는 편이 낫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나무호 피격과 파병 압박, 외교에는 여야가 없다

남의 나라 일이라고 치부하기 어려운 미국과 이란의 분쟁은 두 가지 측면에서 우리에게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하나는 호르무즈 해협 문제로 원유 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유가를 비롯한 각종 유류 관련 제품 가격이 상승하고 있다는 점이고, 다른 하나는 이번 HMM 소속 나무호 피격 사건이다. 전자의 경우 6월 중·하순부터 본격적으로 우리 삶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는데, 나무호 문제는 현재 우리 정치판에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나무호가 피격당했을 당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대한민국 선박이 공격당했다며 우리에게 파병을 요청한 바 있다. 당시 우리 정부는 피격 여부를 정확히 확인해야 한다는 신중한 입장을 견지했다. 그리고 피격 일주일이 지난 뒤에야 피격 사실을 발표했다. 그런데도 아직 공격 주체는 '확인 중'이라고 한다. 그러면서 '미상의 비행 물체'라는 표현을 사용하고 있어, 마치 '미확인 비행 물체(UFO)'를 연상하게 만든다. 선박 내부에서 '미상의 비행 물체'의 엔진이 발견됐기 때문에, 이를 확인하면 공격 주체를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외교에서 신중함은 매우 중요하다. 특히 과거 이 대통령의 SNS 발언 사례를 돌이켜 보면 이러한 신중함의 필요성을 실감할 수 있다. '한국인을 건들면 패가망신한다'는 발언이 대표적인 사례라 할 수 있고, 이스라엘의 인권 침해에 대한 문제 제기 역시 좀 더 신중한 표현과 방식을 사용했더라면 좋았을 것이라는 의견이 적지 않있다. 대통령의 이스라엘 인권 문제 지적이 잘못되었다는 뜻은 결코 아니다. 대한민국 대통령으로서 이런 문제 제기는 얼마든지 가능하다는 것이다. 이런 과거 사례가 반면교사의 역할을 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현재 나무호 피격과 관련해 정부는 상당히 신중한 태도를 취하고 있다. '지나치게 신중하다'고 보는 이들은, 공격 당사자로 지목되는 측에 강한 어조로 항의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러한 주장에 공감할 수는 있으나, 공격 주체가 이란이라고 단정하고 강하게 항의할 경우에는, 자칫 트럼프 대통령의 파병 요구에 호응해야 하는 형국이 될 수 있다는 문제가 있다. 일각에서는 파병이 왜 안 되느냐는 주장을 제기할 수도 있겠지만, 현재 호르무즈 해협에 우리 선박 26척이 억류돼 있다는 사실을 간과해서는 안 된다. 만일 우리가 파병한다면, 해당 해역에 있는 우리 선박들과 186명에 달하는 우리 선원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감안하면, 현 정부의 태도를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 그렇다고 모든 국민이 이를 수긍하기는 어렵다. 적지 않은 국민들이 정부의 모호한 태도를 못마땅하게 여길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국민이 다수 존재한다면 한 달도 채 남지 않은 지방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즉, 우리 선박이 피해를 입었음에도 모호한 태도로 일관하는 정부에 대한 불만이 투표로 표출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야당인 국민의힘은 총력을 기울여 정부를 비판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면 여당은 현 정부가 이런 태도를 보일 수밖에 없다는 점을 국민에게 적극적으로 설명해야 한다. 하지만 이 역시 쉬운 일은 아니다. 정부의 태도를 설명하는 과정에서 특정 국가의 이름이 거론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되면 국민적 불만은 불만대로 고조되고, 다른 한편으로는 미국의 파병 압력이 거세질 수 있다. 이런 까닭에 여당을 비롯한 여권 전체는 해당 문제를 두고 진퇴양난의 상황에 빠졌다고 할 수 있다. 정부의 고민을 충분히 이해해야 한다. 여기서 야당이 기억해야 할 점은 외교에는 여야가 없다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야당도 해당 문제와 관련하여 정부·여당에 대한 지나친 공세는 자제해야 한다. 야당이 유념해야 할 점은, 자신들의 과도한 공세로 인해 호르무즈에 있는 우리 국민들이 위험에 처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역풍을 경계해야 하는 것이다. bienns@ekn.kr

李대통령, 삼성 파업 앞두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 존중돼야”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전자 노사가 이날부터 사후조정에 들어가는 것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자신의 X(옛 트위터) 계정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와 자본주의적 시장경제질서를 채택한 대한민국에서는 기업만큼 노동도 존중되어야 하고, 노동권만큼 기업경영권도 존중되어야 한다"고 적었다. 그는 “노동자는 노무 제공에 대해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을 수 있어야 하고, 위험과 손실을 부담하며 투자한 주주들은 기업이윤에 몫을 가진다"고도 했다. 이어 “한때 제헌 헌법에 노동자의 기업이익 균점권이 규정된 적도 있었다"며 “현행 헌법상 모든 국민의 기본권은 보장되지만, 본질적 내용을 침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공공복리 등을 위해 제한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양지만큼 음지가 있고 산이 높으면 골짜기도 깊은 법"이라며 “과유불급 물극필반"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이 대통령은 “힘 세다고 더 많이 가지고 더 행복한 것이 아니라, 연대하고 책임지며 모두가 함께 잘 사는 세상이 새로운 대한민국의 미래"라고 강조했다. 한편, 삼성전자 노사는 이날 중노위 2차 사후조정을 시작으로 협상을 재개했다. 핵심 쟁점은 영업이익의 성과급 재원 활용 여부와 성과급 상한 폐지 문제다. 앞서 노사는 지난 11일부터 13일 새벽까지 중노위 중재 아래 마라톤 협상을 벌였지만 성과급 지급 기준과 제도화를 두고 이견을 좁히지 못해 협상이 결렬된 바 있다. 초기업노조는 오는 21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총 18일간 총파업을 예고한 상태다. 이번 2차 사후조정이 결렬될 경우 파업 전 추가 중재는 물리적으로 어렵다는 전망이 지배적인 만큼, 사실상 마지막 협상 기회로 꼽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전자 노사 18일 대화 재개…‘극적 합의’ 나올까

총파업을 앞두고 극한으로 대립하던 삼성전자 노사가 마침내 대화의 물꼬를 트며 타협의 실마리를 찾았다. 정부가 중재를 위해 백방으로 뛰고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직접 노조에 메시지를 전하는 등 노력을 기울이자 노조도 추가 협상에 응하기로 했다. 올해 임금협상 관련 아직 양측 입장에는 변화가 없는 상태다. 앞으로 관건은 노사가 접점 마련을 위해 얼마나 성숙한 태도를 보일지 여부다. 올해 성과급 지급 액수에서 사측이 한 발 물러서는 대신 '제도화' 등 쟁점에서 노조가 양보하는 시나리오가 가장 유력하게 거론된다. ◇ '운명의 한 주' 삼성전자 파업사태 해결 최대 분수령 17일 재계와 노동계 등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사는 18일 오전 10시 세종시 중앙노동위원회(중노위)에서 열리는 2차 사후조정 회의에 참석해 얼굴을 맞댄다. 노조는 오는 21일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선언한 상태다. 이번 협상은 이를 앞두고 사실상 마지막 중재 시도가 될 것으로 보인다. 협의 종결 시간은 따로 정하지 않았다. 이번 사후조정의 무게감은 종전 대화 당시와는 다를 것으로 관측된다. 노사 갈등이 악화일로를 걸으며 전 국민이 삼성전자 파업 여부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형국이 됐기 때문이다. 추가 협상 자리도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이 지난 15~16일 연이어 노사와 만나 가까스로 마련했다. 조정에는 박수근 중노위 위원장이 직접 참관하기로 했다. 사측은 파업을 막기 위해 총력전을 펼쳐왔다. 특히 이재용 회장이 전날 서울 강서구 서울김포비즈니스항공센터(SGBAC)를 통해 입국하면서 '대국민 사과'를 한 점에는 업계 안팎 이목이 쏠렸다. 이 회장은 “노동조합 여러분, 삼성 가족 여러분, 우리는 한 몸 한 가족"이라며 “지금은 지혜롭게 힘을 모아 한 방향으로 나아가야 할 때"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매서운 비바람은 제가 맞고 다 제 탓으로 돌리겠다"며 “우리 한번 삼성인임을 자부할 수 있게 최선을 다해 봅시다"라고 당부했다. 이 회장은 또 “회사 내부 문제로 불안과 심려를 끼쳐드린 점 전 세계 고객분들께 진심으로 사과드린다"며 “항상 삼성을 응원해 주시고 사랑해 주시고 또 채찍질해 주시는 우리 국민 여러분께 머리 숙여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이 회장이 공개석상에서 대국민 사과를 한 것은 지난 2022년 10월 회장으로 취임한 이후 처음이다. 귀국 일정 역시 해외 출장 중 노조 파업을 염려해 변경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5일에는 전영현 대표이사 부회장, 노태문 대표이사 사장 등 삼성전자 사장단도 공동 명의 입장문을 통해 대국민 사과를 했다. 이들은 “노조를 한 가족이자 운명 공동체라고 생각한다"며 “노조도 국민의 우려와 국가 경제를 생각해 조속히 대화에 나서줄 것을 거듭 요청드린다"고 호소했다. 이어 “삼성전자의 노사 문제로 국민과 정부에 큰 부담과 심려를 끼쳐드렸다. 성취가 커질수록 우리 사회가 삼성에 거는 기대가 더 엄격하고 더 커지는데 이를 제대로 살피지 못했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끼며 깊이 고개 숙여 사과드린다"고 했다. 사측은 노조의 요구를 수용해 대표교섭위원도 바꿨다. 기존 김형로 부사장에서 여명구 디바이스솔루션(DS) 피플팀장으로 교체했다. 2차 사후조정 관련 사측 대화 의지가 얼마나 강한지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노조도 한 발 물러나는 모습을 보였다. 지난 11~12일 사후조정 결렬 이후에는 “파업 이후 대화에 나서겠다"며 사측 의견을 묵살했지만 전날 이 회장 발언이 나온 이후에는 “신뢰 회복에 시간이 걸릴 수 있겠지만 함께 갈 수 있도록 이번 교섭부터 노력해주면 좋겠다"고 누그러진 태도를 보였다.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사후조정을 앞둔 노사 미팅 관련해서도 “사측이 노사 신뢰 훼손에 대해 사과하고 교섭에 성실히 임하겠다고 말했다"며 “저도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제도화' 등 얼마나 양보할지 쟁점…성과급 재원·기준도 관건 올해 임금협상을 두고 삼성전자는 특별 포상을 통해 업계 최고 대우를 약속하고 있다.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제도화는 시간을 두고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노조는 성과급 상한을 없애는 동시에 영업이익 15%를 자신들에게 달라고 요구하고 있다. 2차 사후조정에서는 결국 성과급 재원, 지급 기준, 제도화 등이 핵심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측은 최근 기존 초과이익성과금(OPI) 제도를 유지하되 업계 1위 달성 시 영업이익의 10%를 상한 없는 특별포상으로 지급하는 방안을 제시했다. 노조가 원하는 '제도화'는 특별포상을 통해 유연하게 논의하자는 입장이다. 반도체 부문 내 적자 사업부의 경우 실적 개선 시 연봉의 75%로 성과급 상한을 올릴 수 있다고 제안했다. 노조는 반도체 부문 내 성과급 재원을 부문 전체와 사업부별로 7:3으로 배분하자고 요청했다. 파운드리 등 적자 사업부도 성과급을 공유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노조가 원하는 성과급 재원은 영업이익의 15%다. 올해 회사 실적 전망치가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는 점을 감안하면 반도체 직원 일인당 6억원가량씩 가져가는 구조다. 사측이 제시한 안대로라면 일인당 4억원 안팎씩 받게 된다. 업계에서는 당장 올해 성과급 지급액 관련해서는 양측이 접점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 영업이익 배분율을 낮추더라도 주식보상제도 등을 통해 노사가 합의점을 찾을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반면 '제도화' 논의는 한동안 공전할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노조 내부에서 회사가 과거 했던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는 여론이 조성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사측도 미래 투자 여력을 감소시키고 자본주의 체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는 점에서 선뜻 노조 요청을 받아들이기 어려워 보인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후보 등록 마친 여야, 첫 주말 ‘호남·충청·격전지’ 총력전

6·3 전국동시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후보 등록이 마무리되면서 여야가 본격적인 선거전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광역단체장 15곳 석권을 목표로 내걸었고, 국민의힘은 서울과 영남권 수성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는 방침이다.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7일 이틀간의 호남 일정을 시작하며 전북에서 지지층 결집에 나섰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충남 공주로 향해 재보궐 격전지 지원에 집중했다. 대구·부산 등 주요 격전지 후보들도 첫 주말을 현장 행보로 채우며 외연 확장 경쟁에 나섰다. 이날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최종 등록 후보자는 7829명으로 평균 경쟁률은 1.8대 1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광역단체장 16명, 기초단체장 227명, 광역·기초의원 3968명, 교육감 16명, 국회의원 14명 등 총 4241명을 선출한다. 광역단체장 선거에는 54명이 등록해 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서울시장 선거에는 정원오 민주당, 오세훈 국민의힘, 김정철 개혁신당, 유지혜 여성의당, 이강산 자유통일당, 권영국 정의당 후보가 출마한다. 인천시장에는 박찬대(민주), 유정복(국힘), 이기붕(개혁) 후보가, 경기지사에는 추미애(민주), 양향자(국힘) 후보가 맞붙는다. 강원지사 선거에는 우상호(민주), 김진태(국힘) 후보가 나선다. 충청권에서는 대전시장 선거에 허태정(민주), 이장우(국힘) 후보가, 세종시장에 조상호(민주), 최민호(국힘) 후보가 등록했다. 충남지사에는 박수현(민주), 김태흠(국힘) 후보가, 충북지사에는 신용한(민주), 김영환(국힘) 후보가 대결한다. 영남권에서는 부산시장 선거에 전재수(민주), 박형준(국힘), 정이한(개혁) 후보가 출마하며, 대구시장은 김부겸(민주) 후보와 추경호(국힘) 후보의 맞대결 구도다. 울산시장에는 김상욱(민주), 김두겸(국힘) 후보가, 경북지사에는 오중기(민주), 이철우(국힘) 후보가 맞선다. 경남지사 선거에는 김경수(민주), 박완수(국힘), 전희영(진보당) 후보가 등록했다. 호남권에서는 광주·전남 통합시장에 민형배 민주당, 이정현 국민의힘 후보가 출마하며, 전북지사는 이원택 민주당, 양정무 국민의힘, 제주지사는 위성곤 민주당, 문성유 국민의힘 후보가 각각 맞붙는다. 기초단체장은 585명(2.6대 1), 광역의원 1657명(2.1대 1), 광역비례 354명(2.7대 1), 기초의원 4402명(1.7대 1), 기초비례 672명(1.7대 1), 교육감 58명(3.6대 1)이 등록을 완료했다. 이번 선거와 함께 전국 9개 시·도 14개 지역구에서 국회의원 재보선이 동시에 열려 '미니 총선'으로 불린다. 4년 전 6·1 지방선거 당시(7곳)의 두 배 규모다. 재선거는 경기 평택을·전북 군산김제부안갑 2곳이다. 보궐선거는 부산 북갑, 대구 달성, 인천 연수갑·계양을, 광주 광산을, 울산 남갑, 경기 안산갑·하남갑, 충남 공주부여청양·아산을, 전북 군산김제부안을, 제주 서귀포 등 12곳이다. 대구 달성을 제외한 13곳이 모두 민주당 의원 지역구였다. 국회의원 재보선에는 47명이 등록해 3.4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부산 북갑에는 하정우 민주당, 박민식 국민의힘, 김성근·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출마하며, 경기 평택을은 김용남 민주당, 유의동 국민의힘, 조국 조국혁신당, 김재연 진보당,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가 맞붙는 5파전 구도로 최대 격전지로 부상했다. 후보자 513명은 투표 없이 당선이 확정됐다. 기초단체장 가운데는 경기 시흥시 임병택 민주당 후보, 광주광역시 남구 김병내(민주) 후보, 서구 김이강(민주) 후보가 무투표 당선됐다. 특히 인구 51만 명 규모의 시흥시에서 국민의힘이 후보를 구하지 못한 것은 1995년 지방선거 도입 이후 처음이다. 광역·기초의원 무투표 당선인도 510명에 달한다. 광역의원 108명 중 민주당 소속이 83명, 국민의힘이 25명이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은 16개 광역단체장 중 경북지사를 제외한 15곳 석권을 벼르고 있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지난 12일 “무능한 윤석열 키즈인 광역단체장과 지역 정치인을 심판하는 게 지방선거의 가장 큰 의미"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시장과 대구시장·경북지사를 포함한 영남권 광역단체장 사수를 현실적 목표로 삼는 분위기다. 장 대표는 지난달 24일 “서울·부산에서 승리하는 정도면 어려운 상황에서도 선거를 잘 치렀다고 평가받을 수 있다"고 밝혔다. 공식 선거운동 개시를 닷새 앞둔 이날 정 대표는 전북 익산 나바위성당 미사를 시작으로 호남 일정의 닻을 올렸다. 미사를 마친 뒤 정 대표는 “민주당 광역단체장과 기초자치단체장이 톱니바퀴처럼 잘 돌아가야 전북 발전에 좋다"며 “새만금 개발과 9조원 현대차 투자가 차질 없이 진행되려면 정부·여당이 주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북지사 선거는 이원택 민주당 후보와 '대리비 지급' 논란으로 민주당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으로 출마한 김관영 현직 지사 간의 박빙 구도가 형성된 상태다. 정 대표는 이날 군산에 전략공천된 박지원 후보의 선거사무소 개소식과 전북도지사 이원택 선대위 발족식에 잇달아 참석해 지원 사격에 나섰다. 18일에는 국립 5·18민주묘지를 참배하고, 제46주년 5·18민주화운동 기념식에 참석해 양일간의 호남 일정을 마무리할 예정이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경기 평택을에서는 지난 16일 정 대표가 직접 지원 유세에 나섰다. 5파전 구도가 굳어진 이 지역에서 정 대표는 오전까지 제주 일정을 소화한 뒤 오후 김용남 민주당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같은 날 조국 후보는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선언했고, 김재연 진보당 후보도 “누구로도 대체할 수 없는 정치인이 되겠다"며 각자 사무소 개소식을 열어 사실상 단일화 불가를 공식화했다. 국민의힘 유의동 후보는 “보수의 목소리를 한데 모으는 것이 더 급하다"며 보수 단일화 가능성을 열어뒀고, 황교안 자유와혁신 후보도 “함께하면 반드시 이긴다"며 독자 행보를 이어갔다. 반면 장 대표는 지지세가 약한 호남과 충청을 잇달아 찾으며 보폭을 넓히고 있다. 장 대표는 이날 오후 충남 공주의 윤용근 공주·부여·청양 보궐선거 후보 선거사무소 개소식에 참석했다. 이 지역은 박수현 민주당 충남지사 후보의 출마로 공석이 된 보궐선거 지역이다. 당초 유력 후보로 거론됐던 정진석 전 국회부의장이 지난 7일 후보 신청을 철회하면서 경선을 거친 윤 후보가 공천을 받았다. 국민의힘 지도부는 연일 충청권을 방문하며 중원 민심 공략에 공을 들이고 있다.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인 송 원내대표는 지난 15일 충남 부여와 대전을 찾은 바 있다. 장 대표 역시 지난 9일 충북 옥천과 충남 천안을 시작으로 12일 충남 천안, 13일 충북 청주, 14일 세종을 나란히 방문해 지원 유세를 이어왔다. 이번 공주 방문까지 더하면 장 대표는 최근 열흘 새 충청권만 다섯 차례 이상 찾은 셈이다. 부산 북구갑 보궐선거에서는 후보 등록 이후 첫 주말인 16일 하정우 민주당 후보, 박민식 국민의힘 후보, 한동훈 무소속 후보가 북구 만덕동 백양근린공원 만덕지기 마을축제 현장에 나란히 모였다. 하 후보는 기자들과 만나 “AI·첨단 과학기술·인구 정책 경험을 활용해 북구 경제산업을 발전시키겠다"며 전문성을 앞세웠다. 박 후보와 한 후보는 '보수 재건'을 놓고 날을 세웠다. 박 후보는 “한동훈식 갈라치기 정치로는 보수 재건은 고사하고 분열만 야기할 것"이라고 비판했고, 한 후보는 “무너지는 대한민국의 보수를 재건해서 되살리자는 것이 이번 선거의 명분"이라고 맞섰다. 대구에서는 김부겸 민주당 후보와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가 전통시장과 체육행사장을 잇달아 찾으며 초접전 분위기를 달궜다. 이날 오전 김 후보가 칠성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만난 데 이어, 오후에는 국민의힘 탈당 당원들로부터 지지 선언을 받으며 보수 지지층 저변 확장을 이어갔다. 추 후보도 달성공원 새벽시장을 찾은 뒤 수성못 상화동산 대구 아리랑 맨발축제와 영남공고 총동창회 체육대회에 연이어 참석했다. 오후에는 지역 국회의원, 9개 구·군 단체장 후보 등과 함께 대구 발전 비전 선포식을 열고 지역 원로 134명으로부터 지지 선언을 받으며 보수 결집을 다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채권 자경단이 돌아왔다”…코스피, 고금리 공포에 흔들릴까 [머니+]

인공지능(AI) 기대감 속에 고공행진을 이어온 글로벌 증시가 최근 급격히 흔들리면서 향후 시장 흐름에 관심이 쏠린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전쟁 장기화에 따른 고유가발(發) 인플레이션 우려로 글로벌 채권 금리가 급등하자 증시 전반에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AI 산업 중심의 성장 흐름은 이어질 것으로 보면서도 글로벌 채권시장을 향후 증시의 최대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하고 있다. 17일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뉴욕증시 3대 지수는 지난 한 주간 모두 숨 고르기 장세를 나타냈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0.13% 상승하는 데 그쳤고, 나스닥종합지수와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약보합으로 마감했다. 특히 나스닥지수는 7주 만에 처음으로 주간 약세를 기록했다. 특히 지난 15일에는 기술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거세게 나타났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각각 1% 넘게 하락했고, 엔비디아(-4.42%)를 비롯해 마이크론(-6.69%), 인텔(-6.18%), AMD(-5.69%) 등 AI 반도체 관련주들이 일제히 급락했다. 한국 증시 역시 충격을 피하지 못했다. 코스피는 이날 장중 사상 처음으로 8000선을 돌파했지만 이후 6% 가까이 급락하며 7500선마저 내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8.61%, 7.66% 하락했다. 특히 코스피의 장중 고점(8046.78)과 저점(7371.68) 차이는 675포인트로 역대 최대 변동폭을 기록했다. 종전 기록은 지난 3월 4일의 612.67포인트였다. ◇ 美·英·日 국채금리 급등…“미중 정상회담 실망" 시장에서는 최근 글로벌 채권시장 불안이 위험자산 투매로 이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이날 하루에만 11bp(1bp=0.01%포인트) 급등한 5.128%를 기록해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7월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글로벌 채권 벤치마크인 미국 10년물 국채 금리와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물 국채 금리도 각각 13.8bp, 9bp 상승해 4.597%, 4.08%를 기록했다. 채권 가격은 금리와 반대로 움직인다. 주요 선진국 국채 금리도 동반 급등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영국 30년물 국채 금리는 5.8%를 넘어 1998년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일본 30년물 국채 금리는 사상 처음으로 4%를 돌파했고,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1997년 이후 최고치인 2.7%대까지 상승했다. 독일과 스페인, 호주에서도 장기 국채 금리가 일제히 올랐다. 정치 불안, 재정악화 우려 등 각 시장별 배경은 조금씩 다르지만 본질은 같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란 전쟁 여파로 국제유가가 급등한 가운데 호르무즈 해협 봉쇄 우려까지 장기화하면서 글로벌 인플레이션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 최근 발표된 미국 4월 물가지표들이 잇따라 예상치를 웃돌면서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추가 긴축에 나설 가능성까지 시장에서 반영되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진행했지만 이란 전쟁과 관련해 뚜렷한 돌파구를 만들지 못한 점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는 분석이 나온다. 바클레이스의 에마뉘엘 코 유럽 주식전략 총괄은 “인플레이션 재확산이 이미 타격을 입은 채권시장 부담을 더욱 키우고 있다"며 “영국의 정치 위기가 채권시장 위험 프리미엄을 끌어올렸고, 이런 스트레스가 선진국 채권시장 전반으로 확산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JP모건자산운용의 케이 허르 최고투자책임자(CIO)는 블룸버그TV 인터뷰에서 “채권 자경단(bond vigilantes)이 다시 돌아온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채권 자경단은 정부의 재정적자가 커지거나 인플레이션 위험이 가중될 때 국채를 대거 매도하는 투자자들을 일컫는다. ◇ 'AI 낙관론' 안 끝났지만…채권 금리가 최대 변수 시장에서는 이번 조정이 단기적인 숨 고르기에 그칠지, 아니면 금리 상승을 반영한 본격적인 자산 재평가의 시작이 될지를 두고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투자자들의 AI 낙관론 자체는 여전히 강한 분위기다. 블룸버그가 미국·유럽·아시아 지역 자산운용사 32곳을 대상으로 진행한 인터뷰에 따르면 응답자의 약 80%는 향후 3~6개월 동안 주식이 채권이나 원자재 등 다른 자산군보다 높은 수익률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절반가량은 최근 S&P500 상승세를 이끈 초대형 기술주와 AI 관련주를 가장 유망한 투자처로 꼽았다. 그러나 응답자 응답자 대다수는 30년물 미 국채 금리가 5%선 위에 계속 지속될 경우 증시 상승세가 흔들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둔화)과 주요 중앙은행들의 매파적 기조 역시 현재 증시가 충분히 반영하지 못한 위험 요소로 꼽혔다. RBC캐피털마켓의 로리 칼바시나는 미 10년물 국채 금리마저 5%까지 오를 경우 증시에 대한 강세론이 흔들릴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역사적으로 이 수준의 금리가 주식 밸류에이션을 압박해왔다고 설명했다. 나틱시스 웰스매니지먼트의 브누아 펠루아 CIO는 “주식시장이 지나치게 낙관적인 시각으로 현실을 바라보고 있다"며 “금리가 계속 상승할 경우 투자자들은 결국 현실을 점검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각에서는 기업 실적이 증시 향방을 좌우는 핵심 변수라는 주장도 제기된다. 웰스파고 투자연구소의 사미르 사마나는 “현재 투자자들의 핵심 투자 논리는 결국 기업 실적"이라며 “만약 실적 성장세가 꺾일 경우 더 많은 투자자들이 주식을 매도하려 할 것"이라고 말했다. 올 1분기 S&P500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은 전년 동기 대비 27% 넘게 증가하며 시장 예상치를 두 배 이상 웃돌았다.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나 코로나19 이후 회복 국면을 제외하면 2004년 이후 가장 강한 성장세다. ◇ 한은, 공격적 금리인상 예고?…韓 채권시장도 흔들 한국 역시 글로벌 채권 금리 상승 압박에서 자유롭지 못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의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지난주 한때 3.77%까지 오르며 2023년 1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올해 저점 대비 상승 폭은 86bp를 넘어섰다. 블룸버그는 이를 글로벌 시장 전반의 고금리 장기화 흐름과 맞물린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씨티그룹은 향후 1년간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전망을 기존 25bp씩 두 차례에서 네 차례로 상향 조정했다. iM증권과 신영증권은 국고채 3년물 금리가 각각 4%, 3.8% 수준까지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레이더들 역시 향후 1년간 한국은행이 약 120bp 수준의 추가 긴축에 나설 가능성을 반영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시장에서도 한은이 기준금리를 최소 4차례 인상할 가능성을 예상하고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지난달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한 바 있다. iM증권의 김명실 연구원은 “시장에서는 내년 한국 경제 성장률이 2% 중반대를 넘어설 수 있다는 전망이 확산하고 있다"며 “이는 한은이 기존에 제시했던 1.8% 성장률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으로 채권시장에는 핵심 위험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한국은 대만, 일본과 함께 AI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경기 호황으로 물가 압력이 커지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짚었다. 반도체 업황 개선과 AI 투자 확대가 한국 경제 성장 구조 자체를 바꾸면서 현재 금리 수준만으로는 과열된 경기를 진정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는 인식이 채권시장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는 것이다. 바클레이즈의 손범기 이코노미스트는 보고서에서 “AI 투자 지출의 폭발적 증가가 한국 수출에 혁신 충격을 일으키고 있다"며 “반도체와 AI 호황이 국내총생산(GDP)을 끌어올리는 효과는 마치 새로운 유전을 발견한 것과 비슷하다"고 평가했다. 바클레이스는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을 2.6%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는 한은이 지난 2월 제시한 2.0% 전망치를 웃도는 수준이다. 씨티그룹 역시 올해 한국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9%에서 3.0%로, 2027년 전망치는 2.4%에서 2.8%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강한 반도체 수출은 세수 증가로도 이어지고 있다. 씨티그룹은 한국 정부의 추가 법인세 수입이 올해 하반기 약 20조원, 2027년에는 120조원 규모에 이를 것으로 추산했다. 이는 정부 재정지출 확대 여력을 키워 성장률과 채권 금리를 동시에 끌어올릴 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신영증권의 조용구 연구원은 “채권 금리 상승세가 아직 정점을 찍었다고 보기 어렵다"며 “고유가의 2차 파급 효과와 강한 성장세, 세수 증가에 따른 추가 재정지출 가능성 모두 채권시장에는 부정적인 요인"이라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최근 금리 상승세가 과도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골드만삭스는 시장이 네 차례 이상의 금리 인상 가능성이 지나치다며 지정학적 긴장이 완화될 경우 금리도 안정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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