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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독일, 반도체·AI에 공급망 정보까지 ‘경제협력’ 공동선언

한국과 독일이 반도체·산업 인공지능(AI) 등 첨단산업 분야와 경제안보, 핵심광물 공급망 등 경제 협력을 확대하기로 했다. 30일 산업통상부에 따르면 김정관 산업부 장관과 슈테판 로이엔호프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 차관은 서울에서 만나 '한·독 경제·하이테크 파트너십 프레임워크'에 관한 공동의향선언에 서명했다. 양국은 기존 교역·투자 협력에서 나아가 반도체와 산업 AI, 모빌리티, 배터리 등 첨단산업 분야 협력을 강화한다. 핵심광물 공급망 정보 공유와 조기경보, 재활용, 제3국 공동개발, 핵심기술 보호 등 경제안보 관련 전략적 협력도 확대한다. 양국은 고위급 협의체를 통해 구체적인 과제도 발굴하기로 했다. 양국의 기업과 기관은 전력·에너지, 바이오헬스, 스타트업, 첨단기술 등 분야 협력을 위해 8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양국은 정부 간 공동의향선언 포함 총 9건의 협약을 맺었다. 이어 김 장관과 로이엔호프 차관은 제19차 아시아·태평양 독일비즈니스콘퍼런스(APK) 패널토론에 참석해 산업협력 확대를 강조했다. 한국과 독일 및 아태지역 정부·기업 관계자 600여명은 APK 경제교류 행사에 참석해 한국의 제조 AI 혁신전략과 투자환경도 소개했다. 김 장관은 “경제·하이테크 파트너십을 토대로 양국 협력을 기존 교역·투자 중심에서 경제안보와 첨단산업을 아우르는 전략적 협력관계로 발전시키겠다"며 “독일 등 유럽 기업의 인도·태평양 진출 거점으로서 한국의 역할을 더욱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李대통령도 제동 건 의무공개매수…소액주주 보호냐 M&A 위축이냐

이재명 대통령이 의무공개매수제의 세부 설계를 공개 논의하자고 제안하면서 국회의 관련 법안 처리가 다시 난관에 부딪혔다. 소액주주 보호라는 입법 취지와 기업 인수합병(M&A) 위축 우려가 맞서고 있다. 여야와 금융당국은 매수 비율과 주식 배분 방식을 놓고 고심하고 있다. 30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의무공개매수제를 담은 자본시장법 개정안은 국회 정무위원회와 법제사법위원회를 통과했지만, 본회의 상정이 보류된 상태다. 법안은 당초 이달 1일 본회의에서 처리될 예정이었다. 민주당 김한규 원내정책수석부대표는 지난 22일 “소액주주들의 우려를 반영해 법안을 다시 논의 중"이라고 밝혔다. 제도 재검토를 요구하는 국회 국민동의청원은 이날 동의자 5만4035명을 기록했다. 청원인은 대주주 지분을 장외에서 먼저 사들이는 방식이 일반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한다고 주장했다. 국내외 자산운용사 18곳도 법안 수정을 요구하고 나섰다. 이들은 지난달 30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정무위 통과안의 재논의를 촉구했다. 합산 수탁고가 87조원에 이르는 이들은 대주주가 지분을 먼저 팔고 일반주주에게는 제한된 물량만 공개매수하는 방식이 주주 간 형평성을 해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쟁점은 인수자가 확보해야 하는 지분 50%+1주의 매수 방식이다. 개정안은 상장사 지분 25% 이상을 취득해 최대주주가 되는 경우 기존 보유분을 포함해 발행주식 총수의 50%+1주까지 공개매수하도록 했다. ◇일반주주 매각 기회 제한 우려 예컨대 기존 대주주가 지분 40%를 보유한 기업을 인수하는 경우다. 인수자는 대주주 지분을 먼저 사들인 뒤 일반주주에게 10%+1주만 공개매수하면 된다. 대주주는 경영권 프리미엄이 반영된 가격에 지분을 전량 팔 수 있다. 일반주주는 매각 기회가 제한될 수 있다. 운용업계는 대주주와 일반주주가 함께 공개매수에 응모하고, 보유 지분에 비례해 매각 물량을 배분하는 방식을 요구한다. 이 대통령은 비례 배분이 대주주의 경영권 매각 유인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지적했다. 대주주가 원하는 만큼 지분을 팔지 못하면 기업 매각을 꺼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대통령은 지난 28일 X(옛 트위터)에 “주주 평등이라는 원칙도 중요하지만 지나친 규제로 인해 기업의 체질 개선과 자본시장의 활력이 꺾인다면 장기적으로는 소액주주에게도 득이 되지 않을 수 있다"고 썼다. 100% 전량 매수를 강제하면 인수 측 자금 부담이 지나치게 커져 거래 성사율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덧붙였다. 대주주 지분을 먼저 인수하고 남은 의무매수 물량을 일반주주에게 배분하는 절충안도 내놨다. 기업 인수 비용도 논쟁거리다. 의무매수 비율이 높아지면 인수자는 경영권 확보에 필요한 지분 외에 추가 자금을 마련해야 한다. 국내 사모펀드(PEF)와 중견기업의 인수 여력이 줄고, 설비투자와 연구개발(R&D) 자금까지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운용업계는 일반주주의 매도 권리를 충분히 보장하지 않으면 제도 도입 취지가 퇴색한다고 맞선다. 의무공개매수제는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기도 하다. 공약의 핵심은 경영권 프리미엄 공유와 소액주주의 회수 기회 보장이었다. 거버넌스포럼은 정무위 통과안이 두 가지를 모두 충족하지 못한다고 비판했다. 의무공개매수제는 1997년 국내에 도입됐다가 이듬해 폐지됐다. 외환위기 직후 기업 구조조정을 지연시킬 수 있다는 우려가 컸다. 금융위원회는 2022년 재도입 방침을 발표했고, 여야는 지난 9월 15일 정책위의장 회동에서 100% 매수 대신 50%+1주로 접점을 찾았다. 정무위는 이틀 뒤인 17일 개정안을 의결했다. 정기국회 회기는 12월 9일까지다. 예산안 심사가 본격화하는 11월 하순 전까지 매수 물량 배분과 적용 기준을 둘러싼 이견을 좁히지 못하면 연내 입법도 어려워질 전망이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집권 1년여 만에 ‘봉숭아학당’ 된 더불어민주당

여당이 시끄럽다. 이재명 대통령 집권 1년여 만에 시도 때도 없이 싸우고, 잊을 만하면 또 싸운다. 친김민석계와 친정청래계의 '신천지 의혹'을 둘러싼 끊임없는 갈등과 '친문' 유시민 작가의 이 대통령 때리기가 연이어 반복되면서다. ◇신천지 해법 못 찾는 金… 친청계에 유시민까지 가세 친청계 이성윤 최고위원은 30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신천지 의혹을 언제까지 끌고 갈 것이냐"며 당 지도부를 향해 조사 결과의 완전 공개와 신속한 마무리를 촉구했다. 이 최고위원은 “10월 초 비공개 최고위에 간략히 보고된 후 지난 13일 느닷없이 신천지 신도들의 집단 가입이 확인된 것처럼, 그 수가 3만명에서 5만명이나 되는 것처럼 언론에 보도됐다"며 “누가 어떤 의도로 언론에 흘렸는지 조사 및 강력 조치를 요구했으나, 그런 조치를 했다는 말을 들은 일이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를 향해 “지난 8월 전당대회 과정에서 '반명(반이재명) 분열주의 신천지 비밀연합을 깨는 것이 이번 전당대회 본질'이라고 한 지 석 달이나 지났다"며 “반명 분열주의 신천지 비밀연합이 존재하는 것인지 이번 전당대회에 조직적·집단적 개입 여부에 대해 조사한 결과를 있는 그대로 내놓으면 되고, 신천지 의혹이 사실이면 사실대로 아니면 아닌 대로 그에 상응하는 확실한 책임을 물으면 된다"고 쏘아붙였다. 김 대표가 신천지 의혹을 두고 좀처럼 해법을 찾지 못하는 모습을 보이자 유시민 작가는 지난 28일 유튜브 채널 '박시영TV'에서 “멀지 않은 미래에 당원들이 다시 한번 주권을 행사해야 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고 관측했다. 그러면서 김 대표를 향해 “진영을 박살내려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고 직겨했다. ◇친명 김영진 “이 정도면 막 가자는 것" 김 대표를 향한 유 작가의 독설은 이 대통령에게도 향했다. 유 작가는 같은 방송에서 '이 대통령 임기 도중 하차 가능성론'을 제기했다. 그는 최근 30%대인 이 대통령의 지지율을 거론하며 “극단적인 경우 박근혜·윤석열(전 대통령)처럼 임기를 채우지 못하기도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발언은 청와대가 지난 23일 서울경찰청에 처벌불원서를 제출한 지 일주일도 채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더욱 주목됐다. 유 작가는 지난달 22일 유튜브 방송에서 이 대통령이 추진하는 검찰개혁 방향을 비판하며 “대통령이 지금까지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통령의 검찰개혁 구상이 대선 공약이나 기존 민주당의 입장과 다르다는 취지였다. 이에 시민단체 사법정의바로세우기시민행동은 그 발언이 허위사실에 의한 명예훼손에 해당한다며 유 작가를 경찰에 고발했다. 유 작가의 대통령 도발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유 작가는 지난 6월부터 여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이 대통령을 향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다. 그는 6월 26일 '김어준의 다스뵈이다'에서 이 대통령의 국정 방식을 지적하며 '재건축론'을 제시한 데 이어, 7월 15일 '매불쇼'에서는 외연 확장 기조를 겨냥해 '필패론'을 주장했고, 7월 21일 '2분 뉴스'에서는 “절대권력은 100% 부패한다"는 '어물전론'을 제기했다. 이어 9월 24일 '장인수의 저널리스트'에서는 이 대통령을 “오만한 권력자"로 규정하며 지지율이 30%대로 주저앉을 것이라고 전망하기도 했다. 이를 두고 원조 친명(친이재명) 김영진 의원은 전날 SBS라디오 '김태현의 정치쇼'에서 “이 정도면 막 가자는 것"이라고 탄식했다. ◇박지원 김어준에 “내란세력 집권 원하나" 발끈 이런 가운데 민주당 현역 국회의원 최고령인 박지원(84) 의원은 전날 방송인 김어준씨와 유튜브 방송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서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김씨가 조희대 대법원장의 탄핵 문제에 대한 민주당의 대응을 두고 “결정장애 상태"라고 비판하자, 박 의원은 “결정장애는 아니라고 본다"며 “신중하게 대응해야 한다. 우리는 집권여당이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어 자신도 탄핵을 주장하지만 “탄핵할 실익이 없다"고도 했다. 김씨가 방송 막바지에 박 의원을 향해 “(우리 방송에) 모신 이래로 가장 표정이 어두웠다"고 지적하자, 박 의원은 “요즘 공장장이 자꾸 우리 표정 어둡게 만들잖아"라고 받아쳤다. 그러면서 “어려운 일이 있더라도 공장장이 바라는 세상이 뭐냐. 내란세력이 집권하는 것이냐"고 따져 묻기도 했다. 이에 김씨가 “제가 원하는 것은 밝은 세상"이라고 하자, 박 의원은 “밝은 세상은 민주당"이라고 응수했다. 그럼에도 김씨는 “그러니까 민주당이 잘해야 한다"고 반박했고, 박 의원은 “지금 잘하고 있다"고 맞섰다. 김씨는 “아니요. 잘해주시길 바란다"며 대화를 마무리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반 의석의 막강한 여당이 집권 1년여 만에 '봉숭아학당'으로 전락했다는 건 조만간 대통령이 조기 레임덕에 빠질 수 있다는 경고음"이라며 “고 이해찬 전 대표처럼 '갈등의 병마개' 역할을 해줄 사람이 없기 때문에 민주당의 파열음은 갈수록 더 커질 수 있다"고 내다봤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정치 포커스] 장동혁과 다시 ‘거리두기’ 들어간 오세훈

오세훈 서울시장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다시 거리를 두는 모습이다. 오 시장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직후에는 장 대표에게 공개적으로 감사를 표했다. 하지만 장 대표가 올림픽공원(올공) 투표용지 현장검증에 직접 나서 강성 보수층과 보폭을 맞추는 동안 오 시장은 별도의 정치 행보를 이어갔다. 정치권에서는 오 시장이 사법 리스크를 덜어낸 만큼 독자 노선 구축에 시동을 걸었다고 본다. 중도층 외연 확장과 범보수 진영 주도권 장악을 위해 포석을 깔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장 대표는 선고 직후 오 시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축하했고, 오 시장은 지난 26일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모식에서 장 대표를 만나 “상고를 포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계속 내주셔서 고맙다"고 인사했다. 두 사람은 웃으며 악수했다. 이후 두 사람의 행보는 다시 갈라졌다. 장 대표는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팀의 투표용지 현장검증을 직접 참관했다. 송파구 투표지 약 247만장과 폐쇄회로(CC)TV 등을 대상으로 한 검증이었다. 장 대표는 참관권 보장과 철저한 검증을 요구했다. 현장에서는 부정선거 재선거와 당일투표 수개표 구호도 나왔다. 올공 사태는 6·3 지방선거 이후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는 세력의 집회와 투표용지 보관 문제가 맞물려 장기간 이어진 사안이다. 장 대표의 현장 방문은 강성 보수 지지층과의 적극적인 스킨십으로 해석됐다. 반면 오 시장은 현장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대신 당내 의원들과의 접촉면을 넓히고 통합 메시지를 내는 데 무게를 뒀다. ◇張 손잡고 선거 치렀다 낙선한 박형준 오 시장의 '장동혁 거리두기'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6·3 지방선거 당시 오 시장은 장 대표의 지원 유세와 자신의 선거운동을 분리하는 전략을 택했다. SBS 라디오 인터뷰에서는 “저도 그분을 모시고 싶다. 다만 올 때 변신한 모습으로 와달라"며 공개적으로 당 지도부의 변화를 요구했다. '장 대표가 변하지 않으면 선거를 따로 치르겠느냐'는 질문에는 “분리할 수밖에 없다"고 답했다. 장 대표의 강경 노선이 수도권 중도층에 미칠 영향을 고려한 발언이었다. 실제 선거에서 오 시장은 독자적인 선거운동에 집중했고, 서울시장 선거에서 막판 극적 역전승을 거두며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에 올랐다. '장동혁 거리두기' 전략이 중도층에 먹혔고, 그 결과 오 시장만의 정치적 공간 확보가 이뤄진 것이다. 반면 박형준 당시 부산시장은 장 대표와 손잡고 선거를 치렀다가 낙선했다. 박 전 시장은 재선 시장 프리미엄에도 불구하고, 전재수 민주당 후보에게 2.62%포인트 차(47.90%를 대 50.52%)로 고배를 들었다. 오 시장과 장 대표 두 사람의 온도차 이면에는 국민의힘 내부 주도권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장 대표는 당 조직과 강성 당원의 지지를 기반으로 당내 영향력을 키워 왔다. 올공 현장 방문도 이런 기반을 다지는 행보로 볼 수 있다. 비당권파와 중도보수 인사들을 아우르며 정치적 공간을 넓히고 있는 오 시장과는 대조적이다. 오 시장 최대 무기는 유연함과 대중성이다. 항소심 무죄 이후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는 달라졌다. 명실상부한 범야권 최고 유력 주자로 부상했을 만큼 몸집이 커졌다. 오 시장이 국민의힘 내부 단합과 통합을 강조한 데 이어 일부 의원과 만찬을 한 것도 달라진 오 시장의 위상을 방증한다. ◇“때론 과감한 좌클릭도 필요" 주요 여론조사 지표에서도 오 시장은 가장 앞서 있다. 한국갤럽이 지난 23일 발표한 주요 정치인 호감도 조사에서 오 시장은 30%로 조사 대상 7명 가운데 1등이었다. 한동훈 무소속 의원은 23%, 장 대표는 14%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오 시장 63%, 한 의원 47%, 장 대표 35%로 격차가 더 뚜렷했다(지난 13~15일 전국 만 18세 이상 유권자 1003명 대상 조사,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 '다크호스' 한동훈 의원과의 관계도 변수다. 한 의원은 당 밖에서 독자적 공간을 확보하려 하고, 오 시장은 당내 기반을 넓히고 있다. 두 사람의 이해가 맞아떨어지면, 장 대표 중심의 당 운영에 비판적인 세력이 오 시장을 중심으로 결집할 가능성도 거론된다. 야권 관계자는 “오 시장이 사법 리스크를 벗자마자 장 대표와 거리를 두는 것은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둔 자연스러운 수순"이라면서도 “당내 기반이 탄탄하지 않은 상황에서 지도부와 너무 멀어지면 경선(차기 대선) 국면에서 당심의 역풍을 맞을 수 있다"고 짚었다. 이런 이유로 오 시장의 선택지는 확실해 보인다. 보수정당 수장인 장 대표와 어느 정도는 관계를 유지하되, 강경 보수 노선과는 선을 긋는 길이다. 정면충돌하면 조직 기반을 가진 당권파와 갈등이 불가피한 만큼 유연한 전략이 필요하다. 정치권 관계자는 “황교안 전 미래통합당 대표의 경우를 통해 확인했듯, 오른쪽 끝과 가까워질수록 가운데와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며 “오 시장의 최종 목표가 당권이 아닌 대권인 만큼, 이슈에 따라 때로는 과감한 좌클릭도 필요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박정희·올공·TK…보수 결집 나선 장동혁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보수 결집 행보에 나섰다. 올림픽공원으로 젊은 보수층을 공략했다면, 이번엔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 방문 등 TK(대구·경북)를 고리로 전통 보수층을 재결집하고 자신의 텃밭을 확고히 다지겠다는 구상이다. ◇10월 '朴心' 행보만 4번째 장 대표는 30일 경북 구미시에 위치한 박정희 전 대통령 생가를 방문했다. 장 대표는 방명록에 “중단하는 자는 승리하지 못한다. 잊혀지지 않는 마음, 흔들리지 않는 역사, 근대화의 국부 박정희"라고 적었다. 장 대표는 이후 구미시 무을면 오가리를 찾아 농촌 벼 수확 봉사활동을 한 뒤 농민들과 대화를 이어갔다. 전통 보수층과 민생을 동시에 겨냥한 행보였다. 장 대표의 '박심(朴心)' 행보는 이달 들어 특히 두드러졌다. 이달 초 충북 옥천의 육영사 여사 생가를 찾은 데 이어, 지난 25일에는 박근혜 전 대통령과 오찬 회동을 가졌다. 26일에는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47주기 추도식에 참석했다. 지난 28일에는 청년층이 상대적으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올림픽공원 투표용지 공개검증 현장에서 밤을 새운 탓에 29일 최고위원회의와 10·29 이태원 참사 4주기 기억식에 불참하기도 했다. 전통 보수층과 젊은 보수층, TK를 겨냥한 장 대표의 행보는 지지율 상승으로 이어졌다. 본지 의뢰로 리얼미터가 지난 26일부터 28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남녀 1510명을 대상으로 장 대표의 당대표 직무수행 평가를 조사(무선 RDD 100%·응답률 3.0%·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5%p)한 결과, '잘하고 있다'는 긍정평가는 전주보다 0.9%p 상승한34.5%를 기록했다. 특히 보수층 내 긍정평가는 전주 대비 3.5%p(53.3%→56.8%) 상승했고, 20대에서는 6.2%p(42.9%→49.1%), TK에서도 5.8%p(35.8%→41.6%) 대폭 오르며 텃밭에서 지지율 상승을 견인했다. ◇“외연확장에도 공들여야" 하지만 정치권 일각에서는 장 대표가 외연 확장 대신 보수층 결집에만 몰두할 경우 한계를 드러낼 것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장 대표처럼 자당 대통령 탄핵 이후 당대표가 된 황교안 전 국무총리도 2020년 총선 당시 서울 종로에 출마했지만, 중도층의 표심을 충분히 흡수하지 못해 이낙연 전 총리에게 고배를 마신 바 있다. 당시 보수 진영 내 막강한 대선주자였던 황 전 총리는 낙선 이후 정치적 입지가 급격히 위축됐다. 야권 관계자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항소심 무죄로 급부상한 것 역시 장 대표의 보수층 행보를 부추기는 요인 중 하나"라며 “최장수 당대표이자 연임을 꿈꾸는 장 대표에겐 당장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외연확장 행보에 공을 들이지 못한다면 향후 한계에 직면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생산·소비·투자 모두 반등…“반도체·자동차 쌍끌이 호조”

9월 국내 생산, 소비, 투자가 모두 증가했다. 반도체 호조세와 함께 자동차 생산, 판매 증가세가 맞물리며 전 산업의 상승세를 견인했다. 3개월 만에 3대 경기 지표가 모두 반등했다. 특히, 산업생산은 15년 6개월 만에 최대 폭 상승했다. 30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9월 산업활동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전 산업 생산은 전월보다 3.0% 증가했다. 전산업생산은 8월(-1.2%) 감소에서 한 달 만에 증가로 돌아섰다. 증가 폭만 보면 2011년 3월(3.4%) 이후 15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반도체와 자동차 생산의 '쌍끌이' 증가로 광공업 생산이 9.0% 늘었다. 자동차(39.9%), 반도체(19.2%), 의약품(20.6%) 등에서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반도체 생산은 올해 2월(28.2%) 이후로, 자동차 생산은 2020년 3월(46.6%) 이후로 가장 큰 폭으로 늘었다. 제조업 생산은 전월보다 9.9% 늘어 2009년 2월(10.5%) 이후 최대 증가 폭을 기록했다. 이두원 데이터처 경제동향통계심의관은 “반도체는 메모리 수요가 지속되면서 생산이 늘었다"며 “자동차는 파업 종료와 하계휴가 집중 시기 경과에 따라 공장 가동이 정상화되면서 생산이 크게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8월 감소했던 소비와 투자도 9월 들어 큰 폭으로 반등했다. 소비 동향을 보여주는 소매판매액지수는 3.6% 늘었다. 8월(-1.8%) 감소했다 다시 증가했다. 증가 폭으로는 2023년 2월(5.1%) 이후 3년 7개월 만에 가장 높았다. 품목별로 보면 승용차 등 내구재(4.4%), 음식료품 등 비내구재(4.2%), 의복 등 준내구재(0.6%) 등 모두 판매가 늘었다. 승용차 소매 판매는 8월 13.3% 감소에서 9월 18.3% 증가로 돌아섰다. 이 심의관은 “대형마트 등 대규모 할인 행사와 추석 수요 등으로 음식료품 판매가 늘었고, 승용차와 의복 판매도 증가했다"며 “승용차 판매도 이전 감소했던 기저효과와 최근 신차 출시 효과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설비투자도 5.3% 늘어 8월(-9.7%) 감소에서 증가세로 전환했다. 전기기기 및 장치 등 기계류(4.7%)와 기타 운송장비 등 운송장비(7.4%) 등에서 늘었다. 건설업체의 국내 시공실적을 보여주는 건설기성은 건축(5.1%)과 토목(7.4%)에서 공사실적이 모두 늘어 5.8% 증가했다. 이 심의관은 “데이터센터 영향으로 기계류 투자가 늘었고, 반도체 공장과 데이터센터 등 비주거용 건축과 토목공사 실적도 증가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최근 소비와 기업 심리 개선, 생산과 수출 증가세 등을 들어 성장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3대 메가프로젝트, 서비스산업 육성 등 우리 경제의 성장 저변을 지속 확대하겠다"며 “민생물가 안정을 최우선 과제로, 주거·일자리·서민금융 등 3대 핵심 사회정책에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강조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비호감 정치인’도 양강 구도…김민석 20.9%·한동훈 18.5%

차기 대선주자 선호도에서 범진보와 범보수 진영의 선두권에 있는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와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가장 비호감인 정치인'을 묻는 여론조사에서도 나란히 1·2위를 기록했다. 두 사람 모두 정치적 인지도가 높은 만큼 지지층과 반대 진영의 관심이 집중되면서 비호감 응답도 상위권에 오른 것으로 풀이된다. 29일 여론조사기관 코리아정보리서치가 지난 26~27일 전국 만 18세 이상 성인 남녀 1001명을 대상으로 '가장 호감이 가지 않는 정치인'을 물은 결과 김 대표가 20.9%로 가장 높았다. 한 의원은 18.5%로 뒤를 이었다. 두 사람의 격차는 2.4%포인트로 오차범위 안이다. 이어 이진숙 국민의힘 의원이 16.0%로 3위에 올랐다. 조국 조국혁신당 혁신정책연구원장은 12.2%,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10.7%, 정청래 민주당 의원은 10.6%였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4.3%, 강훈식 전 대통령비서실장은 1.0%였다. '없음'은 2.7%, '이외 인물·모름'은 3.2%로 집계됐다. 연령별로는 세대에 따라 비호감 정치인이 달랐다. 만 18~20대에서는 정 의원이 17.1%로 가장 높았다. 이 의원 16.1%, 한 의원 15.9%, 김 대표 15.4% 순이었다. 30대에서는 김 대표가 30.7%로 다른 정치인과 격차를 벌렸다. 조 원장 15.0%, 한 의원 13.3%가 뒤를 이었다. 40대와 50대에서는 한 의원이 각각 23.9%, 25.9%로 가장 높은 비호감 응답을 받았다. 40대에서는 김 대표 19.9%, 이 의원 17.1%였고, 50대에서는 김 대표 17.2%, 이 의원 13.8%였다. 60대에서는 이 의원이 22.8%로 1위였으며 김 대표 19.4%, 한 의원 17.8% 순이었다. 70대 이상에서는 김 대표가 23.8%로 가장 높았고 이 의원 14.9%, 정 의원 12.9%가 뒤를 이었다. ◇호남·제주 제외 전 권역 金 높아 지역별로는 호남·제주를 제외한 모든 권역에서 김 대표가 가장 높은 비호감 응답을 기록했다. 서울에서는 김 대표가 23.2%로 1위였고 이 의원 15.5%, 한 의원 14.4% 순이었다. 경기·인천에서도 김 대표가 20.0%로 가장 높았으며 한 의원 18.9%, 이 의원 16.8%였다. 부산·울산·경남에서는 김 대표 21.1%, 한 의원 18.9%, 이 의원 16.7% 순이었다. 대구·경북에서는 김 대표가 20.3%로 가장 높았고 정 의원과 한 의원이 각각 18.3%를 기록했다. 충청·강원에서도 김 대표가 25.2%로 선두였으며 한 의원은 22.0%였다. 반면 호남·제주에서는 이 의원이 21.4%로 가장 높은 비호감 응답을 받았다. 한 의원 19.2%, 장 대표 18.0%가 뒤를 이었다. 이번 조사는 천지일보 의뢰로 무선 임의전화걸기(RDD) 자동응답 방식 100%로 진행됐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포인트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349개 창업팀 몰린 수원창업오디션…기술 창업 33개 팀 발굴

AI·친환경·헬스케어 등 혁신 아이디어 경쟁…3개 분야 대상 선정 커피 향미 복제·중금속 제거·전해액 수명 예측 기술 주목 창업공간·새빛펀드·금융지원 연계…아이디어의 사업화가 관건 수원=에너지경제신문 이성재 기자 커피의 향미를 분자 단위로 구현하는 무카페인 기술부터 인공지능(AI)으로 심부전 위험 변화를 감지하는 기술까지… 수원특례시의 창업 경진대회에 생활밀착형 아이디어와 첨단기술을 결합한 창업 아이템들이 대거 등장했다. 수원시는 이 가운데 33개 팀을 발굴해 실제 기업 성장으로 이어질 수 있도록 후속 지원에 나선다. 30일 수원시에 따르면 시는 지난 29일 노보텔 앰배서더 수원에서 '2026 수원창업오디션'을 개최하고 창업동아리·사업화·아이디어 등 3개 분야의 수상팀을 선정했다. 이번 대회에는 모두 349개 팀이 참가했다. 서류심사를 통과한 33개 팀이 최종 발표에 나서 기술의 차별성과 시장 진입 가능성, 사업화 전략 등을 선보였다. 이재준 수원특례시장은 “수원은 청년의 기회가 커지는 창업도시로 나아가고 있다"며 “첨단과학 연구도시 수원에서 창업가들이 꿈을 펼칠 수 있도록 든든한 페이스메이커가 되겠다"고 밝혔다. 분야별 대상은 창업동아리 부문 보이지벤처스, 사업화 부문 마케마케, 아이디어 부문 수원야호가 차지했다. 보이지벤처스는 커피 향미 분자 복제를 기반으로 무카페인 베이스를 개발하고 카페에 기업 간 거래(B2B) 방식으로 공급하는 사업모델을 제안했다. 카페인 섭취 부담을 줄이면서 커피 고유의 향미를 구현하려는 아이디어다. 마케마케는 제올라이트를 활용해 경수 성분과 중금속을 제거하는 세정제품을 선보였다. 수원야호는 AI를 활용해 전해액의 수명을 예측하는 친환경 디지털전환(DX) 시스템으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상 수상팀에는 분야별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장관상, 산업통상부장관상, 기후에너지환경부장관상이 수여됐다.최우수상에도 실생활 문제 해결과 첨단기술을 결합한 아이템들이 선정됐다. 창업동아리 부문 JSH는 와상환자의 자세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고 간병 부담을 줄이는 다각도 고정 보조기구를 제안했다. 사업화 부문 ㈜에이닷큐어는 음성 분석으로 심부전 위험 변화를 조기에 감지하는 AI 기술을 선보였다. 아이디어 부문 드란비는 기존 AI 모델을 변경하지 않고 실행 단계에서 전력 사용과 탄소 배출을 줄이는 소프트웨어를 제안했다. 이들 3개 팀에는 수원특례시장상이 수여됐다. 이번 오디션에서 주목할 점은 창업 아이템들이 단순한 기술 개발을 넘어 실제 생활과 산업현장의 문제 해결을 겨냥했다는 것이다. 건강관리와 간병, 친환경 제품, AI 에너지 효율화 등 시장 수요와 연결될 수 있는 분야가 두드러졌다. 그러나 창업 경진대회 수상이 곧 사업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기술의 완성도뿐 아니라 제품 상용화, 초기 고객 확보, 투자 유치와 안정적인 매출 창출까지 넘어야 할 과제가 적지 않다. 수원시가 후속 지원을 강조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수상팀에는 상장과 시상금 외에 창업지원센터 입주 자격과 수원기업 새빛펀드, 중소기업 대출지원 사업 등에 참여할 기회가 제공된다. 다만 이러한 지원은 관련 사업 참여 기회인 만큼 실제 투자나 대출 지원 여부는 별도의 심사와 요건에 따라 결정된다. 수원시는 창업오디션에서 발굴한 기술과 아이디어가 실제 기업 설립과 성장으로 이어지도록 창업지원 정책과의 연계를 강화할 계획이다. 수원창업오디션은 수원시가 주최하고 수원도시재단 창업지원센터가 주관하는 창업 경진대회다. 349개 팀의 도전으로 시작된 올해 오디션은 33개 수상팀을 발굴하며 마무리됐다. 앞으로의 성과는 수상팀들이 실제 제품과 서비스를 시장에 내놓고 투자와 매출, 일자리 창출로 연결할 수 있느냐에 달려 있다. 창업도시의 경쟁력은 경진대회 수상 실적보다 창업기업이 살아남고 성장할 수 있는 환경에서 결정되기 때문이다. 이성재 기자 gado444@ekn.kr

‘김밥천국’ 농담이 전국적 축제로…김천김밥축제의 유쾌한 반란

도시 이름 활용한 역발상 마케팅…3년 만에 대표 먹거리 축제로 성장 의전·개막식·바가지요금 없앤 파격 운영…올해 '줄서기'까지 줄였다 홍보영상 62만 뷰 돌파·이색 출연진 화제…젊은 세대 호평 이어져 김천=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MZ세대의 도시 이름을 활용한 가벼운 농담 하나가 전국적인 축제 브랜드로 성장했다. 경북 김천시의 '김천김밥축제' 이야기다. 지방자치단체마다 비슷한 먹거리와 공연으로 관광객 유치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김천시는 역발상 마케팅과 기존 관행을 깬 축제 운영으로 차별화에 나섰다. 29일 김천시는 지난 23일부터 25일까지 사흘간 열린 '2026 김천김밥축제'가 젊은 세대 사이에서 '감다살(감이 다 살아있다)'이라는 호평을 받으며 성황리에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올해로 3회째를 맞은 축제에는 궂은 날씨에도 17만 명의 방문객이 몰렸다. 특히 젊은 세대의 취향을 겨냥한 유쾌한 홍보 전략과 방문객 중심의 행사 운영이 관심을 끌었다. ■ '김밥천국'에서 출발한 역발상…도시 브랜드를 바꾸다 김천김밥축제의 출발점은 뜻밖에도 도시 이름을 둘러싼 농담이었다. '김천'이라는 지명과 유명 분식 브랜드 '김밥천국'의 유사성에서 비롯된 온라인상의 유머를 김천시가 축제 콘텐츠로 끌어들인 것이다. 시는 2024년 첫 축제에서 '진짜 김밥의 천국을 보여주겠다'는 발상으로 김밥을 지역 대표 관광 콘텐츠로 내세웠다. 지역의 약점처럼 여겨질 수 있는 이미지를 오히려 친근한 브랜드로 전환한 전략이었다. 김천의 대표 특산품인 포도와 자두 등 기존 농산물 중심의 홍보에서 벗어나 누구나 쉽게 즐길 수 있는 김밥을 관광자원으로 활용했다는 점에서도 주목받았다. ■ 관행 깬 '3無'에서 '4無'로…관광객이 주인공 축제 운영 방식도 기존 지역 행사와 달랐다. 김천시는 지난해 의전과 개막식, 바가지요금을 없앤 '3無 축제'를 내세웠다. 단체장과 내빈 중심의 형식적인 행사 대신 방문객들이 먹거리와 자연을 즐기는 데 집중하도록 한 것이다. 올해는 여기에 '줄서기 없는 축제'를 추가해 '4無 축제'로 확대했다. 지난해 김밥 구매를 위해 장시간 대기해야 했던 불편을 개선하고자 QR코드를 활용한 스마트 주문·결제 시스템을 도입했다. 방문객이 휴대전화로 김밥을 주문하고 조리 완료 알림을 받은 뒤 음식을 찾아가는 방식이다. 디지털 기기 사용이 어려운 방문객을 위해 키오스크와 현장 안내요원도 배치했다. 축제 장소 역시 직지문화공원과 사명대사공원, 친환경생태공원 등 3곳으로 확대해 방문객 분산을 유도했다. 다만 관광객 집중에 따른 교통 혼잡과 주문·수령 과정의 불편 등은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야 할 과제로 남는다. ■ 바비킴·자두·치즈까지…출연진도 '김밥 마케팅' 올해 축제에서 눈길을 끈 것은 공연 출연진에도 김밥과 지역 특산품을 연결하는 이야기를 담았다는 점이다. 가수 바비킴은 이름을 활용한 김밥 연상 마케팅으로, 가수 자두는 김천의 대표 특산품을 알리는 인물로 섭외했다. 여기에 치즈김밥을 연상시키는 그룹 치즈와 김천 출신 개그맨 박영진까지 합류하면서 공연 자체가 하나의 홍보 콘텐츠로 활용됐다. 온라인 홍보도 기존 관공서의 정형화된 방식에서 벗어났다. 셔틀버스 이용을 권장하는 메시지를 유머로 풀어낸 영상에 이어 관광홍보대사 박영진·자두·정다현이 출연한 홍보영상은 공개 하루 만에 조회수 15만 회를 기록했다. 이후 2주 만에 조회수 62만 회를 돌파하면서 온라인에서도 관심을 모았다. 단순히 축제 일정과 장소를 알리는 데 그치지 않고 시민과 관광객들이 자발적으로 공유할 만한 콘텐츠를 제작한 것이 특징이다. ■ 17만 명 찾은 김천…이제는 지역경제 효과가 관건 김천김밥축제는 3년 만에 지역을 대표하는 먹거리 행사로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특히 지역명을 활용한 독창적인 기획과 소셜미디어 중심의 홍보, 불필요한 의전을 줄인 운영 방식은 기존 지자체 축제와 차별화된 요소로 꼽힌다. 그러나 축제의 성공을 방문객 수와 온라인 조회수만으로 평가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앞으로는 관광객 소비가 지역 상권으로 얼마나 연결됐는지, 숙박과 음식점 등 지역경제에 어떤 실질적인 효과를 가져왔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 일회성 방문에 그치지 않고 김천의 농특산물과 관광자원, 지역 상권을 연계하는 체류형 관광으로 발전시키는 것도 과제다. 배낙호 김천시장은 “지역의 약점을 역발상으로 바꾸고 방문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둔 기획이 좋은 결실을 맺었다"며 “지난 3년간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내년에는 더욱 신선한 콘텐츠를 선보여 대한민국 축제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지역의 작은 농담에서 시작된 김천김밥축제. 이제는 화제성을 넘어 지역경제를 살리는 지속 가능한 관광 브랜드로 자리 잡을 수 있을지가 다음 시험대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구미에 3456억 희토류 자석 생산기지…첨단산업 공급망 강화

LS전선 자회사 코리아모션웍스, 구미국가산단에 대규모 투자 2029년까지 생산설비 구축…212명 신규 고용 창출 전기차·로봇·방산 핵심 소재 국산화 기반 확대 기대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구미에 3456억 원 규모의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기지가 들어선다. 전기차와 로봇, 방위산업 등 첨단산업의 핵심 소재인 희토류 자석의 국내 생산 기반을 확대하고 해외 의존도를 낮추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구미시는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경상북도, 코리아모션웍스㈜(KMW)와 3455억 6000만 원 규모의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설비 구축을 위한 투자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날 협약은 'POST APEC 경상북도 투자포럼 기업인의 밤' 행사와 연계해 진행됐으며, 이철우 경북도지사와 김장호 구미시장, 기업 관계자 등이 참석했다. 투자기업인 KMW는 LS전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자회사다. 2026년부터 2029년까지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LS전선 인동공장 유휴부지에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설비를 구축할 계획이다. 투자는 2단계로 추진된다. 1단계에 1970억원을 투입해 93명을 신규 고용하고, 2단계에는 1485억6000만 원을 추가 투자해 119명을 채용할 예정이다. 계획대로 추진되면 총 212개의 신규 일자리가 만들어진다. 이번 투자가 주목받는 이유는 희토류 영구자석이 미래 첨단산업의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소재이기 때문이다. KMW가 생산할 제품은 네오디뮴계(NdFeB)와 사마륨코발트계(SmCo) 영구자석이다. 강력한 자력을 지닌 이들 소재는 전기차 구동모터를 비롯해 산업용 로봇, 풍력발전 설비, 방위산업 등에 폭넓게 사용된다. 특히 세계적으로 희토류 공급망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안정적인 소재 확보가 국가 산업 경쟁력과 직결되는 문제로 떠오르고 있다. 이번 생산기지 구축은 해외 공급망에 대한 의존도를 완화하고 국내 첨단산업의 소재 조달 안정성을 높이는 데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구미시로서도 기존 전자·반도체 중심의 제조업 기반을 첨단 소재·부품 분야로 확장할 기회를 확보했다. 최근 로봇과 인공지능(AI) 기반 제조업 전환에 속도를 내고 있는 구미국가산단에 핵심 소재 생산시설까지 들어서면서 관련 기업 간 산업 연계 효과도 기대된다. 다만 실제 투자와 고용 창출 효과는 단계별 생산설비 구축과 사업계획 이행 여부에 따라 구체화될 전망이다. 구미시는 투자 일정에 차질이 없도록 관계기관과 협력하고, 공장 건립과 기업 활동에 필요한 행정적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희토류 영구자석 생산기지 유치는 구미의 산업 경쟁력 강화뿐 아니라 국가 핵심 소재 공급망 안정화에도 중요한 의미가 있다"며 “기업의 투자가 양질의 일자리 창출과 지역경제 활성화로 이어지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번 투자 유치로 구미가 기존 제조업 집적지를 넘어 첨단산업 핵심 소재의 국내 공급거점으로 도약할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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