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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지하철 1노조 파업 철회…출근길 지하철 정상 운행

서울 지하철 1∼8호선을 운영하는 서울교통공사 노사 간 임금·단체협약(임단협) 협상이 노조 파업을 눈 앞에 두고 극적으로 타결됐다. 노조 파업 예고로 출근길 대란이 우려됐던 지하철도 정상 운행됐다. 공사와 제1노조인 민주노총 소속 서울교통공사노조는 12일 오전 6시경 임단협 합의서를 체결했다. 노사는 전날 오후 1시경 서울 성동구 본사에서 막판 본교섭을 시작했다가 40분 만에 정회했다. 이후 새벽까지 장시간 실무 교섭에도 이견이 좁혀지지 않자 노조는 이날 오전 3시 30분경 교섭 결렬을 선언하고 오전 5시 30분 첫차부터 총파업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사측이 진전된 합의 제시안을 내놓자 노사는 오전 5시 35분경 다시 협상 테이블에 마주 앉았고, 합의를 이뤘다. 이에 따라 노조는 파업 계획을 철회했다. 노사는 주요 쟁점 사안이던 인력 충원 관련, 정년퇴직 인원 충원과 더불어 결원인력 확대 채용으로 820명의 신규 채용을 조속히 실시하기로 합의했다. 또 임금 인상은 공공기관 지침인 3%대를 회복하기로 합의했다. 김태균 1노조 위원장은 취재진에 “임금삭감 문제해결, 통상임금 정상화 추진, 혈액암 집단발병 관련 작업환경 개선을 내년부터 시작한다는 합의도 이뤄냈다"고 전했다. 김 위원장은 “서울시의 잘못된 구조조정 방침으로 수년째 노사 충돌과 극심한 진통을 겪어 아쉽다"며 “시와 공사가 반복된 노사 갈등을 초래하는 인력감축 경영혁신계획이 아닌 안전운행 관리에 역점을 둔 경영 기조로 전환할 것을 촉구한다"고 주장했다. 1노조 관계자는 “막판에 사측이 첫차 운행 시간을 30분 앞당기는 것을 조기 시행하라고 강요하고 유급휴가였던 것을 무급으로 돌리려 해 우여곡절이 있었다"며 “휴가 개악은 사측이 철회했고, 첫차 시간 변경은 노사 간 의견 불일치로 (합의서에) 들어가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이어 “1∼4호선과 5∼8호선 승무 분야 임금체계 일원화 문제도 있었는데, 결과적으로 일원화한다는 합의를 끌어냈다"고 설명했다. 한편 1노조에 이어 제2노조인 한국노총 서울교통공사통합노조와의 임단협도 오전 6시 35분경 타결됐고, 제3노조인 올바른노조와의 임단협도 곧 타결 수순을 밟을 전망이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11월 수출물가 전년비 7.0% 상승…고환율 영향

원·달러 환율이 고공행진을 이어가면서 컴퓨터·전자기기·1차금속제품 등의 수출입 물가가 높아졌다. 지난달 원·달러 평균 환율은 1457.77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4.6%, 전월 대비 2.4% 상승했다. 12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원화기준 수출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7.0% 상승했다. 이 중 농림수산품은 9.4% 높아졌다. 밥상물가가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의미다. 공산품은 7.0% 상승했다. 1차금속제품은 11.1% 올랐다. 동적 랜덤 엑세스 메모리(DRAM)을 비롯한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는 19.5% 급등했다. 수출물가가 떨어진 것은 벤젠·카본블랙을 비롯한 화학제품(-2.1%)이 유일했다. 전월과 비교해도 농림수산품은 0.9%, 공산품은 3.7% 높아졌다. 계약통화기준 수출물가도 1.5% 상승했다. 수입물가는 전년 동월 대비 2.2% 올랐다. 국제유가 하락 보다 환율 상승의 효과가 더 컸던 셈이다. 두바이유 가격은 배럴당 64.47달러로 11.2% 낮아졌다. 원재료는 액화천연가스(LNG)와 원유 등 광산품(-6.0%)을 중심으로 5.0% 줄었다. 반면 1차금속제품과 플래시메모리를 비롯한 중간재는 5.4%, 웨이퍼 가공장비 등 자본재와 소비재도 각각 4.5%·5.4% 높아졌다. 반도체를 포함한 IT·전자 분야 수요 확대가 수입물가 상승을 촉진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입물가는 전월과 비교해도 2.6% 올랐다. 원재료·중간재·자본재·소비재 모두 소폭 상승했다. 계약통화기준 수입물가는 0.6% 높아졌다. 11월 수출물량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6.8%, 수출금액지수는 9.1% 커졌다. 컴퓨터, 전자 및 광학기기 뿐 아니라 운송장비가 수치 상승을 이끌었다. 수입물량지수는 4.3%, 수입금액지수는 0.7% 높아졌다. 해당 지수는 달러 기준으로, 선박·무기류·항공기·예술품 등의 수출입 금액이 빠졌다. 순상품교역지수는 수출가격이 2.1% 오르고 수입가격이 3.4% 내리면서 5.8% 상승했다. 소득교역지수는 순상품교역조건지수와 수출물량지수에 힘입어 13.0% 높아졌다. 한은은 국내물가에 대해 선행성을 가질 수 있도록 월 1회 수출입 계약시점의 상품 가격을 조사한다. 수출입물가지수는 △수출채산성 변동과 수입원가 부담 파악 △교역조건 측정 △실질 국내총생산(GDP) 산출 등에 활용된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李대통령, ‘통일교 의혹’ 전재수 사의 수용…내각 첫 낙마

통일교로부터 금품을 수수했다는 의혹을 받는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11일 전격 사의를 표명했다. 이재명 대통령도 사의를 수용하기로 했다. 대통령실 대변인실은 이날 기자들에게 보낸 공지 메시지에서 “이 대통령이 전 장관의 사의를 받아들이기로 했으며, 사직서는 향후 절차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번 정부가 출범한 후로 이진숙 전 교육부 장관 후보자나 강선우 전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청문 과정에서 낙마한 적은 있지만, 현직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일부 언론은 민중기 특별검사팀이 윤영호 전 통일교 세계본부장으로부터 '전 장관에게 시계 2개를 포함해 수천만 원을 제공했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했다고 보도했다. 이에 전 장관은 이날 오전 취재진을 만나 “황당하고 전혀 근거가 없는 논란"이라며 “해수부가, 또는 이재명 정부가 흔들려서는 안 된다"고 말하면서 해당 의혹을 부인했다. 이어 “장관직을 내려놓고 당당하게 응하는 것이 공직자로서 해야 할 처신"이라며 사의를 밝혔다. 전 장관은 또 의혹을 전부 부인한다는 것이 금품을 받은 적이 없다는 것이냐는 질문에는 “전혀 사실과 맞지 않다"며 “전혀 사실이 아니고 명명백백 밝힐 것이고 몇몇 가지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책임을 묻는 허위사실 명예훼손과 관련해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가지 정보를 취합해서 말씀드리도록 하겠다"고 했다. 일부 장관 후보자들이 청문 과정에서 낙마한 적은 있지만, 현직 장관이 자리에서 물러난 것은 정부 출범 후 처음이다. 원칙을 앞세운 정면돌파를 선언한 이 대통령이 사태를 조기에 진화할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린다. 특히 다른 국무위원들에 대해서도 의혹 제기와 수사가 이어질 경우엔 전체 내각의 국정운영이 불안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게 된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전 장관도 해당 의혹이 사실무근이라는 입장을 내지 않았나. 잘못된 의혹에 대해 당당히 수사받고 바로잡으면 될 일"이라고 연합뉴스에 말했다. 그러면서 “종교재단과 부적절한 접촉이 있었다면 이를 덮고 지나가지는 않겠다는 것이 이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라며 “이런 원칙에서 물러나지 않아야만 불법 행위와 잘못된 관행을 완전히 뿌리 뽑을 수 있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한은 “美 금리인하 시장 예상 부합…연준 기조 신중해질 것”

한국은행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이 시장 예상 내에서 결정됐다면서도 “통화정책 기조는 더욱 신중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은은 이날 서울 중구 한은에서 박종우 한은 부총재보 주재로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개최하고 이같이 밝혔다. 박 부총재보는 “연준의 금리인하 결정은 시장 예상과 부합했으나, 연준 내부의 견해차 확대, 정책결정문과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 내용 등을 고려할 때 향후 연준의 통화정책 기조가 보다 신중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어 “일본의 금리인상과 유럽연합(EU)·호주 등의 통화정책 기조 전환 움직임, 주요국 재정건전성 우려,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 지속 등 대외 리스크 요인이 상존하고 있어 경계감을 가지고 시장 상황을 면밀히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미 연준은 지난 9~10일(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열고 정책금리를 기존 3.75~4.00%에서 3.50~3.75%로 0.25%포인트(p) 내렸다. 지난 9월과 10월에 이은 3회 연속 금리 인하다. 단 투표권을 가진 위원 12명 중 9명이 찬성하고 3명은 소수의견을 냈다. 1명은 0.5%p 인하, 2명은 동결 의견을 제시했다. 경제전망(SEP)에서는 성장률 전망을 상향했다. 올해와 내년 물가 전망치는 하향 조정했고, 내년 말 기준금리 예상치 중간값은 3.4%로 지난 9월 전망과 동일했다. 정책결정문에 추가 조정의 '폭과 시기' 문구가 추가됐고, 파월 의장은 정책금리가 중립금리 범위에 들어왔다고 평가했다. 또 고용의 하방 리스크가 상당폭 증가했다고 하며 향후 데이터에 따라 정책을 결정하겠다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비상계엄 미화와 품격 상실의 길

윤석열 전 대통령은 비상계엄 선포 1년 즈음에 옥중 담화를 발표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그는 자신의 비상계엄 선포를 정당화하고 미화하는 데 집중했다. 그는 해당 담화에서 “12.3 비상계엄은 국정을 마비시키고 자유 헌정질서를 붕괴시키려는 체제 전복 기도에 맞서, 국민의 자유와 주권을 지키기 위한 헌법 수호책무의 결연한 이행이었다"고 주장했다. 이는 국민의힘 일각에서 제기하는 “의회 폭거에 맞서기 위한 계엄"이라는 논리와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여기서 분명히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비상계엄 선포와 이른바 '의회 폭거'는 전혀 다른 차원의 두 가지 사안이라는 점이다. 비상계엄은 대통령의 권한이긴 하나, 말 그대로 '비상'한 상황에서만 발동되는 예외적 조치다. 일반적으로 '비상 상황'이란 대규모 테러로 국민의 생명이 위협받거나, 외부 세력의 침입으로 국가 안보가 심각하게 훼손되는 경우를 의미한다. 반면, '의회 폭거'는 본질적으로 정치적 영역에 속하는 문제다. 따라서 윤 전 대통령과 국민의힘 일부가 주장하는 '의회 폭거'는 '비상 상황'의 요건에 해당할 수 없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 스스로도 이를 인지했던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드론을 보낸 사례가 이를 방증한다. 이는 북한의 반응을 유도함으로써 외부 위협을 인위적으로 조성하려 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낳고 있다. 만약 이러한 시도가 사실이라면, 그는 국내 정치 상황만으로는 '비상 상황'을 구성하기 어렵다는 점을 알고 있었던 셈이 된다. 설령 민주당이 정치적으로 폭주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정치의 영역에 속하는 사안이므로, 정치적 방식으로 해결했어야 했다. 이를 위해서는 윤 전 대통령이 야당과 적극적으로 소통했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런 노력을 기울이지 않았고, 결국 여야는 평행선을 달리며 정치 자체가 실종되는 상황에 이르렀다. 이런 정치 실패에 대해 윤 전 대통령은 책임을 통감하고, 국민 앞에 진솔한 사과를 했어야 했다. 윤 전 대통령이 사과해야 할 사안은 이뿐만 아니라 더 있다. 윤 전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씨를 둘러싼 여러 논란에 대해서도 대통령으로서 책임 있는 자세를 보여야 했다. 영부인이었던 김건희 씨는 '방어권' 행사라는 명목으로 수차례 사실과 다른 허위 발언을 하며, 영부인으로서의 품격을 스스로 실추시켰다. 그는 마치 진실을 말하듯 화려한 수사를 동원했지만, 정작 증거나 증언이 드러나면 말을 바꾸는 모습을 되풀이했다. 이러한 태도에서는 공인으로서 갖춰야 할 기본적인 품격을 찾아보기 어려웠다. 그럼에도 윤 전 대통령이 이러한 사안에 대해 언급하지 않은 채, 자신의 행동만을 일방적으로 미화하려 한다면, 결국 그 역시 '품격 상실'이라는 진흙탕 속으로 스스로를 끌어들이는 셈이 된다. 더 나아가, 그는 현재 진행 중인 '보수의 위기'에 대해서도 책임을 느껴야 한다. 그가 진정으로 '자유 민주주의'를 중시한다면, 더는 보수 진영을 위기에 빠뜨리지 말고, 자신이 모든 책임을 감수하는 것이 합당하다. 그것이야말로 자신의 주장을 실제 행동으로 증명하는 길이기 때문이다. 이 지점에서 역시 탄핵 경험을 한 박근혜 전 대통령과 비교하게 된다. 두 사람 모두 탄핵당했다는 공통점이 있으나, 중요한 차이점도 존재한다. 박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여전히 법리적 논쟁의 여지가 있다는 견해가 제기되고 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의 탄핵 사유는 국민 다수가 직접 목격한 명백한 사건들로 구성돼 있다. 또한 박 전 대통령은 윤 전 대통령처럼 자신의 행위를 적극적으로 미화하려 들지 않았다. 이는 전직 대통령으로서 최소한의 품격을 지키려는 태도로 해석될 수 있다. 하지만 윤 전 대통령의 경우 그렇지 못했다. 바로 이 때문에 윤 전 대통령은 더욱 거센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윤 전 대통령은 이제라도 한때나마 대한민국을 이끌었던 전직 대통령으로서의 품격을 보여줘야 한다. 그래야만 국민들의 자괴감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을 것이다. 신율

韓 내년 성장률 ‘엇갈린 진단’…ADB 올리고 OECD 낮췄다

한국의 내년 경제성장률을 둘러싸고 주요 국제기구들의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단기 회복 신호에 주목한 아시아개발은행(ADB)은 전망을 소폭 올린 반면, 구조적 부담을 더 크게 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오히려 낮췄다. ADB는 10일 공개한 '아시아 경제전망'에서 내년 한국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기존 1.6%에서 1.7%로 상향했다. 정부의 경기 부양 조치에 따른 소비 진작, 반도체 수요 확대, 관세협상 타결로 인한 불확실성 완화 등이 반영된 결과다. 다만 ADB는 부동산시장 약세, 글로벌 교역 둔화 가능성 등 하방 리스크가 여전히 남아 있다고 판단했다. 반면 OECD는 이달 2일 발표한 경제전망에서 내년 성장률 전망을 2.2%에서 2.1%로 낮췄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수출이 성장을 지탱하고 있지만 글로벌 공급망 재편, 관세 관련 불확실성 등이 한국의 중기적 성장세에 부담을 줄 것으로 평가했다. 수도권 주택시장 규제에 대해선 고액 자산가를 제외한 주택 접근성을 제약한다고 지적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조 개선과 임금체계 개편도 권고했다. 지난달 국제통화기금(IMF)도 내년 성장률 전망을 기존 1.8%로 유지했다. 추경 등 정책 효과와 대외 불확실성 완화를 감안하면 단기 회복 흐름은 있지만 중기 성장성을 바꿀 만큼 구조적 변화가 크지 않다는 판단으로 해석된다. 기관별 전망이 다른 이유는 각 국제기구가 중요하게 보는 지표와 분석 방식이 서로 다르기 때문이라는 설명이 나온다. ADB는 아시아 지역의 교역 흐름이나 정부 정책의 단기 효과에 비교적 빠르게 반응하는 편인 반면, OECD는 금융 안정성이나 부동산 시장, 글로벌 경기 둔화 같은 위험 요인을 더 신중하게 따지는 기관으로 평가된다. IMF는 재정 상태, 노동·생산성처럼 중기적인 구조 요인에 더 무게를 두는 성향이 있다. 현재 한국 경제가 보여주는 흐름도 전망이 엇갈리는 이유로 꼽힌다. 반도체 수출은 뚜렷하게 살아나고 있지만, 소비 등 내수는 기대만큼 회복되지 못하고 있다. 기업 투자도 글로벌 경기 불안과 높은 금리 탓에 좀처럼 늘지 않고 있다는 분석이다. 여기에 가계부채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부동산 시장도 지역별로 차이가 커지는 등 구조적 부담이 겹쳐 있다. 이런 여러 신호가 한꺼번에 나타나면서 국제기구들이 한국 경제를 보는 전망도 서로 다르게 나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청년층 고용율 19개월 연속↓…취준생 구직 열기도 식었다

청년실업이 심각해지면서 청년층의 구직 열기도 시들해졌다. 지난달 청년층 취업자가 17만명 넘게 감소하고 청년 고용률은 19개월 연속 하락했다. 여기에 취업 준비생 10명 중 6명이 구직에 소극적이라는 조사 결과도 나왔다. 10일 국가데이터처 '11월 고용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15세 이상 취업자는 2904만6000명으로 작년 같은 달과 비교해 22만5000명 증가했다. 취업자 증가폭은 올해 6∼8월 10만명대를 유지하다 9월 31만2000명으로 확대됐었다. 이후 10월 다시 19만3000명으로 줄면서 3개월째 20만명선을 오가고 있다. 연령대별로는 청년층(15∼29세) 취업자가 17만7000명 감소했다. 청년층 고용률은 44.3%로 작년보다 1.2%포인트(p) 떨어지며 19개월째 하락했다. 40대 취업자도 9000명 줄었다. 반면 60세 이상(33만3000명), 30대(7만6000명), 50대(2000명) 취업자는 증가했다. 산업별로는 제조업·건설업의 고용 부진이 두드러졌다. 제조업 취업자는 4만1000명 줄며 17개월 연속 감소했지만 폭은 다소 줄었다. 건설업 취업자는 전년 대비 13만1000명 줄어 19개월째 감소했다. 숙박·음식점업 취업자는 2만2000명 줄어 4개월 만에 감소로 돌아섰다. 앞서 정부가 지급한 민생회복 소비쿠폰의 효과로 지난 9~10월엔 각각 2만6000명·2만2000명 증가했었다. 다만 감소 폭은 소비쿠폰 지급 전인 7월보다는 작았다. 농림어업 취업자는 농어가 인구 감소 등 구조적 요인으로 13만2000명 줄었다. 반면 보건·사회복지서비스업은 28만1000명 늘며 전체 고용시장을 견인했다. 사업시설관리·사업지원·임대서비스업(6만3000명), 예술·스포츠·여가 서비스업(6만1000명) 등에서도 증가세가 컸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는 7만5000명 늘었지만 '1인 자영업자'는 11만2000명 감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3.4%로 11월 기준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실업자는 66만1000명으로 5000명 늘었다. 30대에서 3만8000명, 40대에서 6000명 증가했다. 다만 같은 연령대에서 취업자도 함께 늘어 경제활동인구 자체는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54만3000명으로 12만4000명 증가해 11월 기준 최대치를 기록했다. 30대 쉬었음 인구도 31만4000명으로 역대 11월 중 가장 많았다. 이같은 청년 취업난에 '취준생'들도 직업 찾기에 소극적이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지난 10~11월 전국 4년제 대학 4학년 및 졸업(예정)자 249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5년 대학생 취업인식도 조사'에서는 구직 중이라고 답한 응답자 중 60.5%가 '소극적 구직자'로 나타났다. 실질적 취업 준비나 계획 없이 채용 공고를 탐색하고 경험 삼아 지원하는 '의례적 구직자' 가 32.2%로 가장 많았다. 구직 활동을 '거의 안 함'은 21.5%, '쉬고 있음'은 6.8%로 조사됐다. 소극적인 이유로는 절반 이상(51.8%)이 '일자리 부족'을 꼽았다. 이어 ▲구직해도 취업 못할 것 같아서(22%) ▲전공·관심 분야 일자리 부족(16.2%) ▲임금 등 근로조건이 적합한 일자리 부족(13.6%) 순이었다. 나머지 37.5%는 “역량·기술·지식이 부족해 추가 준비가 필요하다"고 답했다. 올해 대졸 신규 채용 시장에 대해 응답자 37.1%는 “작년보다 더 어렵다"고 평가했다. 전년(36.5%)보다 비중이 0.6%포인트 늘었다. “작년보다 좋다"는 응답은 3.2%에서 5.1%로 다소 늘었지만 여전히 가장 낮아 취업시장에 대한 부정적 인식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이슈&인사이트] 트럼프 3선론 해부

간을 보는 것인지 또는 큰 그림을 그리는 것인지 도통 모르겠다. 트럼프 미 대통령이 자기 백악관 집무실 결단의 책상 위에 “TRUMP 2028" 문구가 새겨진 빨간색 모자를 올려놓고 장난스러운 표정을 짓는다. 마치 내가 2028년 미 대선에 다시 출마하는 게 무슨 문제냐는 미소로 보인다. 이른바 트럼프 3선론이다. 하지만 현재 미국에서 대통령이 세 번씩 임기를 수행하는 것은 위헌이다. 애초 건국 당시 미국 헌법에는 대통령의 임기 제한 조항이 없었다. 초대 대통령인 워싱턴은 첫 임기를 마치고 자신의 농장인 버지니아의 마운트 버논으로 돌아가고자 했다. 독립전쟁을 이끄느라 지쳤는데 아무 준비가 안 된 미국의 새 정부까지 정비하느라 더 이상 수도에 남아 있을 생각이 전혀 없었다. 하지만 세상일은 워싱턴의 희망과 반대로 돌아갔고 그 후 미국에서 대통령의 임기는 최대 두 번으로 굳어졌다. 흑백 갈등과 사회 분열이 심했던 1800년대에는 8년은커녕 4년으로 임기를 마친 대통령이 적지 않았다. 이와 반대로 제2차 세계대전 중에 세계를 이끌던 프랭클린 루스벨트 대통령은 무려 4번의 대선에서 연달아 승리했다. 전쟁 중에 장수를 바꾸지 않는다는 불문율 덕이었다. 그러나 루스벨트는 전쟁 중에 나이도 먹을 만큼 먹었고 건강도 상할 만큼 상했다. 결국 1945년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한 지 불과 40일 만에 사망했다. 그 후 1951년에 대통령의 임기를 두 번으로 제한하는 수정헌법이 통과되었다. 그 조항을 보면 누구도 두 번 이상 대통령으로 선출될 수 없다(No person shall be elected to the office of the President more than twice)라고 적고 있다. 두 번 연달아서이건 아니면 트럼프같이 한번 쉬고서이건 무조건 두 번 이상은 안 되는 것이다. 그리고 2년 이상 대통령을 승계한 경우도 한 번의 임기를 마친 것으로 간주하여 한 번만 더 할 수 있다고 명시하고 있다(If a person has served as President or acted as President for more than two years of a term to which some other person was elected President, that person cannot be elected President more than once). 그래서 항간에는 2028년 미 대선에서 트럼프가 부통령으로 출마한 뒤 당선되어 대통령 자리를 승계하는 시나리오도 나온다. 미 헌법의 빈틈을 파고들겠다는 심산이지만 쉽지 않아 보인다. 트럼프의 지지율이 임기 1년도 지나지 않아 40%대 아래로 떨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이미 오래전에 예견되었다. 트럼프가 중국은 물론 전 세계와 관세전쟁을 벌이면 당연히 소비자 물가가 오를 것이 뻔했다. 경제가 크게 악화되면 대통령의 지지율이 올라갈 리 만무하다. 내년 중간선거까지 위태롭다. 또 다른 시나리오는 대통령 임기를 늘리는 방향으로 개헌하자는 것이다. 이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무엇보다도 미국에서 개헌이란 하늘에서 별 따기보다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개헌절차는 상하 양원에서 각각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확보하고 또 3분의 2 이상의 주의회에서도 찬성을 얻어야 하는 매우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한다. 그래서 지금까지 200년 이상 동안 27개의 수정헌법을 추가하는 데 그친 바 있다. 현재 상하 양원에서 어느 한 당이 3분의 2정도 의석은커녕 과반수에서 조금 더 많은 의석을 겨우 확보하는 상황에서 개헌이 가능하다는 생각 자체가 현실적이지 않다. 그래서 트럼프는 3선론으로 시선을 끌고 자기 맘대로 대통령 놀이를 즐기려는 거로 보인다. 이준한

[EE칼럼] 남북 경협은 재개돼야 한다

북한은 1984년 외국인 투자 촉진을 위해 합영법 제정 이후 지속적으로 경제 발전을 위한 자구적 조치를 취해 왔지만 아직 뚜렷한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한때는 남북회담과 북미회담을 통해 유엔 대북 제재가 해제될 수 있다는 기대로 남북 간 교류가 활발히 진행될 것처럼 보였다. 남북 간 교류와 협력을 통해 한반도의 평화와 번영을 이루고 통일에 이러야 한다는 민족적 당위성의 문제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순수한 투자 측면에서 북한은 우리 기업들에게 새로운 투자처이자 혁신적인 이머징 마켓이 될 수 있다. 북한은 다른 이머징 마켓들이 가지고 있는 저렴한 노동력과 임대료라는 장점 외에도 동일한 언어를 사용하고 인구의 대부분이 중고등 교육 이상을 수료하여 양질의 노동력 공급이 용이하다는 등의 장점을 가지고 있다. 또한 북한은 2,500만의 북한 시장 뿐만 아니라 1억 4천만 명에 이르는 중국 동북 3성(요녕. 길림. 흑룡강성) 시장 및 러시아 연해주, 중앙아시아 시장 등으로 진출하는 교두보가 될 수 있다. 지난 문재인 정부 때 추진했던 “한반도 신경제지도"에는 중국 동북러시아 극동지역의 적극적인 협력을 얻어 남북 경제 공동체를 구현하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창출하겠다는 구상이 있었다. 과거 우리 기업들의 북한 투자 방식은 주로 개성공업지구와 금강산관광지구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이었다. 이러한 방식은 북한 투자가 다시 재기될 경우 다수의 기업들이 동일하게 채택할 방식으로예상된다. 그러나 남북 관계 악화 시 지난 5.24조치와 같은 전면적인 교류 금지 조치가 다시 취해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러한 경우에 대비하여 우리 기업들은 중국에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한 후 북한에 투자하는 아웃 바운드 업무를 포함한 북한 투자 방식 등 리스크를 최소화하는 방안을 생각해야 한다. 남과 북한 사이의 특수성이 긍정적인 방향으로 이어져 북한이 남한 기업들에게 다른 외국 투자자들보다 더 많은 투자 혜택을 부여하는 상황도 가정해 볼 수 있다. 실제로 북한은 남한 기업들이 투자하는 경우 일반적인 외국인 투자법이 아닌 북남경제협력법이라는 별도의 법률을 적용했다. 또한 우리 기업들이 주로 진출할 지하자원 개발에 대해선 더 많은 혜택을 부여하는 상황도 생각해 볼 수 있고, 실제로 김대중노무현 정부 때 추진했던 황해도 연안군 정촌 흑연광산 개발은 북한의 적극적인 지원으로 좋은 성과를 냈다. 이런 사례를 볼 때 개성공단이나 금강산 관광특구에 북한은 남한에 외국인 투자법 외 별도의 혜택을 부여하는 상황이 있을 수 있다. 이러한 경우 외국 기업의 북한 투자 시 직접 투자보다는 이미 관련 인프라가 구축되어 있고 국제적인 신뢰를 받고 있는 한국에 합작투자회사를 설립한 후 이를 통해 북한에 투자하는 인바운드 업무를 포함한 북한 투자자 방식도 고려해 볼 수 있다. 실제로 우리 정부는 개성공단 지원에 관한 법률에 근거하여 한국에 투자한 외국인 투자 기업들이 개성공단에 투자하는 경우 한국 기업과 동일하게 다양한 혜택을 부여하고 있다. 만약 남북 간 교류가 재개되거나, 아니면 북미 간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유엔 제재가 해제된다면 우리 정부는 어떤 협력 사업을 진행할 지 생각해야 한다. 남북 교류가 잘 진행되었던 2006년 6월 남과 북은 "남북 경공업 및 지하자원 개발에 관한 합의“를 체결했다. 북한의 아연, 마그네사이트 등 남북이 합의한 광물 및 광산에 대해 남북이 공동으로 개발하는 사업이었다. 남과 북은 합의에 따라 2007년 7~12월까지 6개월간 북한 함경남도 단천지역 3개 광산(검덕 아연, 대흥 및 룡양 마그네사이트 광산)에 대해 3차례 공동조사를 했다. 남과 북 교류가 재개된다면 이것부터 복원해야 한다. 그리고 2011년 11월 필자가 한국광물자원공사(현, 한국광해광업공단)개발지원 본부장(실무단장)으로 북한을 방문해 북한 민족경제협력련합회 산하 명지총회사로부터 북한산 희토류 샘플 4개를 받았는데 이는 희토류 개발을 남한과 같이 하자는 의미였다. 그 날 광물자원공사와 북한 명지총회사는 “남북 자원개발 합의서"를 체결했다. 주요 내용은 북측에 부존되어 있는 광물 중에서 “희토류, 흑연, 마그네사이트, 연아연, 석회석, 석탄, 철광석" 등 7가지 광물과 북측에서 제공하는 광물(광산)을 공동 개발하기 위해 적극 협력키로 했다. 하지만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으로 합의 사항은 이행되지 못했다. 결론은 이재명 정부의 실용 정책이 북한과의 교류 협력에도 적용되었으면 한다, 아울러 이를 잘 실행할 수 있는 통일부 산하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의 업무가 강화돼야 한다. 2007년 설립된 남북교류협력지원협회는 북한 지하자원넷을 통해 지속적으로 북한의 지하자원 관련 각종 현황 정보를 모니터링하여 제공하고 있어 많은 도움을 주고 있다. “어떤 일이 잘 되기를 원한다면 그 일을 가장 잘할 수 있는 사람에게 일을 부탁하라"라는 말이 있다. 강천구

내년 예산 75% 상반기에 쓴다…경기활성화·국정과제 속도

정부가 내년도 세출예산의 75%를 상반기에 지출해 경기 활성화 및 국정과제 추진에 속도를 내기로 했다. 정부는 지난 9일 국무회의에서 이같은 내용을 담은 '2026년도 예산배정계획'을 확정했다. 이날 회의에선 먼저 727조9000억원 규모의 '2026년도 예산안'이 심의·의결됐다다. 기존 정부 제출안 728조원에서 1000억원가량 감액된 규모다. 전 윤석열 정부가 편성한 올해 본예산 673조3000억원보다는 8.1% 늘었다. 정부는 예산안이 국무회의를 통과함에 따라 내년 회계연도 시작과 동시에 집행이 가능하도록 사전 준비에 돌입한다. 기금을 제외한 내년 세출예산(일반·특별회계) 624조8000억원 가운데 468조3000억원이 상반기에 배정됐다. 예산배정은 부처별로 예산을 사용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절차로 예산배정이 이뤄져야만 관련 계약 등을 진행할 수 있다. 상반기 75% 배정은 2023년 이후 4년째 계속되고 있다. 기재부는 “기술이 주도하는 초혁신경제,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민 안전, 국익 중심의 외교·안보를 위해 편성된 2026년도 예산이 자금배정 절차 등을 거쳐 연초부터 적기에 집행되도록 사전 준비를 철저히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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