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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기준금리 동결 “현 수준 유지하며 정책 여건·성장세 점검”

한국은행이 15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를 통해 기준금리를 연 2.50%로 동결했다.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가 지속되고 있으나, 현재의 기준금리 수준을 유지하면서 대내외 정책 여건을 점검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판단이다. 금통위는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이같이 밝혔다. 먼저 세계경제는 미국 관세 정책 영향에도 주요국 확장적 재정정책과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지속 등으로 완만한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국제금융시장에서는 장기 국채금리가 주요국 추가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 약화와 재정건전성 우려 등으로 상승했고, 미 달러화는 약세를 나타내다 예상 보다 양호한 경제지표에 힘입어 강세로 전환됐다. 주가는 기업실적 개선 전망으로 상승세를 이어갔다. 향후 시장은 △주요국 통화·재정정책 변화 △글로벌 통상환경 △지정학적 리스크 등에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국내경제는 건설투자 부진에도 소비 회복세와 수출 증가세 덕분에 개선 흐름이 지속됐다. 고용은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증가 흐름을 이어갔다. 금통위는 수출이 반도체 경기 호조 등으로 증가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내수도 개선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기대했다. 올해 성장률은 지난해 11월 전망치(1.8%)에 대체로 부합하겠으나, 상방 리스크가 다소 증대된 것으로 분석했다. 국내 물가는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석유류가격 상승폭 확대에도 농축수산물가격 오름세 둔화 등으로 지난달 중 2.3%로 소폭 낮아졌다. 근원물가(식료품 및 에너지 제외 지수) 상승률은 전월과 같은 2.0%를 기록했다. 단기 기대인플레이션율(일반인)은 2.6%로 전월 수준을 유지했다. 앞으로 물가상승률은 국제유가 안정세 등으로 점차 2% 수준으로 낮아지겠으나, 높아진 환율이 상방 리스크로 작용할 수 있다. 올해 소비자물가 및 근원물가 상승률은 지난해 11월 전망치(각각 2.1%, 2.0%)에 대체로 부합할 것으로 예상되며, 환율·국제유가·국내외 경기·정부의 물가안정 대책 등이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원/달러 환율은 외환시장 안정화 조치 등으로 대폭 하락했다가 달러화 강세, 엔화 약세, 지정학적 리스크 증대, 거주가 해외투자 지속 등으로 1400원대 중후반으로 반등했다. 국고채금리는 금리 인하 기대 약화로 상당폭 상승했다가 다소 낮아졌다. 가계대출은 주택관련 대출 증가규모 축소와 기타대출 순상환 등으로 둔화 흐름을 이어갔으나, 수도권 주택 가격은 여전히 높은 오름세를 이어갔다. 금통위는 이번 통화정책방향 의결문에서 '기준금리 인하 가능성'에 대한 언급을 삭제했다. 금통위는 “성장세를 점검하면서 중기적 시계에서 물가상승률이 목표 수준에서 안정될 수 있도록 하고, 금융 안정에 유의하며 통화정책을 운용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신율의 정치 내시경] 북한 무인기 논란, 국제 정세 변화 속 전략적 시험대

북한은 우리가 무인기를 보냈다며 연일 비난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 13일 북한의 김여정은 “조한(조선과 한국) 관계 개선은 희망 부푼 개꿈"이라며 우리에게 도발에 대한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반면 우리 정부의 안규백 장관은 “우리 군이 보유한 기종이 아니다"라며 남북 공동 조사를 제안했다. 북한이 공개한 추락한 무인기의 부품을 분석하면, 수신기는 2만 원에서 3만 원대의 저가형으로 실시간 통신이 불가능한 것으로 확인된다. 우리 군은 이미 고해상도 실시간 영상 전송(Live Feed) 능력을 갖춘 다량의 드론을 보유하고 있는데, 굳이 녹화된 SD카드를 회수해야만 영상을 확인할 수 있는 구형 드론을 사용할 이유가 없다. 더욱이 위성으로 더 정밀한 정보 수집이 가능한 상황에서 굳이 드론을 띄워 사진을 촬영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이러한 우리 무기 체계의 기술적 수준을 북한도 충분히 인지하고 있을 것이라는 점은 분명하다. '적대적 두 국가 체제'를 주장해 온 북한이 상대국 무기 체계에 무지할 리 없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의문이 제기된다. 북한은 왜 이 사안을 이처럼 부풀리려 하는가 하는 점이 그것이다. 이런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 위해 몇 가지 시나리오를 상정할 수 있다. 먼저, 우리가 드론을 띄우지 않았음에도 북한이 의도적으로 허위 선전을 하고 있을 가능성이다. 북한이 거짓된 주장을 통해 긴장을 고조시키는 일은 과거에도 빈번했기에 새삼스러운 일은 아니다. 또 다른 가능성은 군이 아닌 민간이 드론을 날렸을 경우다. 그런데 두 가지 시나리오 모두 북한이 이토록 과잉 반응을 보일 만한 사안은 아니다. 그럼에도 북한이 이런 식의 비난을 연이어 쏟아내는 것은 시기상의 특성 때문일 수 있다. 시기적 특성이란 미국이 베네수엘라에 대한 공격과 마두로의 체포를 단행한 직후라는 점이다. 이 점이 중요한 이유는, 북한이 베네수엘라 사태를 목도하면서 중국 및 러시아와의 관계를 더욱 강화할 필요성을 절감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 맥락에서 북한은 우리 및 미국과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일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있다. 이와 더불어 미국의 그린란드 합병 추진도 북한의 행동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 그린란드 합병은 단순한 미국 영토의 확장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유럽과 미국의 관계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는 사안이다. 미국과 유럽 관계의 적신호는 나토의 와해 혹은 존속 위기를 의미한다. 이는 집단 안보 체제의 균열 혹은 종식을 의미할 수 있는데, 이를 확대해석하면 한미 동맹 혹은 미일 동맹이 과거와 같은 수준으로 유지되기 어렵다는 것을 시사한다. 상황이 이렇게 돌아가니, 북한은 일단 우리를 시험하려 과민반응을 보이는 것일 수 있다. 동맹 약화 가능성이 대두되는 국면에서 자신들의 비난에 우리 정부가 어떻게 대응하는지를 떠보려 한다는 것이다. 또 하나의 가설은 최근 한중 정상회담에 대한 불만 표출이라는 해석이다. 북한은 중국 및 러시아와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상황인데, 이런 때에 이재명 대통령이 중국을 방문했으니 그 자체만으로도 북한은 불안을 느꼈을 수 있고, 그래서 불만을 표출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북한은 우리가 도발했다는 프레임을 강조함으로써 주민들에게 '적대적 두 국가 체제'의 불가피성을 각인시키고, 내부 결속을 다지려는 목적도 지니고 있을 수 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우리 정부의 대응이다. 그런데 지금 정부의 태도를 보면 북한의 '오해'를 풀어주는 데 집중하고 있다는 인상이 강하다. 하지만 이런 접근은 오히려 북한으로 하여금 남북관계의 주도권을 쥐었다는 착각을 심어 주고, 북한의 '적대적 두 국가 체제' 프레임에 말려들어 갈 수도 있다. 우리 정부는 과거 북한의 오물 풍선 투척, 미사일 도발, 무인기 침투 등의 전례를 상기시키며 당당하고 원칙적인 대응에 나설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북한의 의도에 휘말리지 않을 것이다. 신율

[속보]기준금리 연 2.5% 동결…고환율·서울집값에 묶여

한국은행이 또다시 기준금리를 연 2.5%로 동결했다. 한은은 15일 서울 중구 한은에서 금융통화위원회를 개최하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 기준금리는 지난해 5월 현재 수준으로 낮아진 뒤 5회 연속 제자리를 유지했다. 내수 침체를 비롯한 금리 인하 요인이 있으나, 원/달러 환율이 1470원 수준까지 높아지며 원화가치 하락에 대한 우려가 커진 탓에 이같이 결정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해 말 물가상승률이 한은의 관리 목표치(2%)를 0.3%포인트(p) 웃돌고,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가 1년 가까이 상승세를 지속한 것도 금리를 낮추기 어려웠던 이유로 꼽힌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서울 시내버스 파업 이틀 만에 협상 타결…오늘 첫차부터 정상화

서울 시내버스 노사의 임단협(임금·단체협약) 협상이 전면 파업 이틀 만에 타결되면서 파업이 종료됐다. 시내버스 운행은 15일 오전 4시 첫차부터 정상화됐다. 서울시버스노동조합과 사측인 서울시버스운송사업조합은 지난 14일 오후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서 열린 임단협 사후 조정회의에서 공익위원 조정안을 수용하며 최종 합의했다. 노사는 이날 오후 3시부터 약 9시간에 걸친 협상 끝에 접점을 찾았다. 합의안에 따라 올해 임금은 2.9% 인상된다. 이는 1차 조정안이었던 0.5%보다 높고, 노조가 요구한 3.0%보다는 낮은 수준이다. 정년은 현행 63세에서 올해 7월부터 64세로 연장되고, 2027년 7월부터는 65세로 단계적으로 상향된다. 노조가 폐지를 요구했던 시 운행 실태 점검 제도와 관련해서는 노사정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개선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번 합의로 버스노조는 지난 13일부터 시작한 총파업을 철회했다. 파업 첫날 전체 시내버스 7000여 대 중 대부분이 운행을 멈추며 운행률이 6.8%까지 떨어졌으나, 이날 합의로 출퇴근길 교통 혼란은 해소될 전망이다. 서울시는 비상수송대책을 해제하고, 지하철 연장 운행과 자치구 셔틀버스 운행도 종료한다. 다만 핵심 쟁점이었던 통상임금 반영을 둘러싼 임금 체계 개편안은 이번 조정안에서 제외됐다. 노사는 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한 대법원 판례와 관련한 최종 판단 이후 임금 체계 개편 문제를 다시 논의할 방침이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선거권은 있지만 정당 가입은 불가…공무원·교원은 ‘반쪽짜리 국민’?

헌법상 모든 국민의 권리인 정치기본권을 보장 받지 못하는 이들이 있다. 공무원과 교원이다. 이들에게는 SNS의 '좋아요' 하나가 징계의 근거가 된다. 정치적 중립이라는 명목 아래 개인의 자유를 제한하는 현행 법을 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 '모든 국민'이 누리는 정치기본권, 공무원·교원은 예외 정치기본권은 국민이 정치에 직접 참여할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선거에서 투표할 수 있는 선거권(헌법 제24조), 국회의원이나 대통령 등에 출마할 수 있는 피선거권(헌법 제25조), 정당을 만들고 가입할 수 있는 권리(헌법 제8조) 등이 여기에 포함된다. 헌법은 정치기본권의 주체를 '모든 국민'으로 규정하고 있다. 다만, 공무원과 교원은 이와 동시에 다른 헌법 조항을 적용받는다. 헌법 제7조 제2항은 '공무원의 신분과 정치적 중립성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보장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 조항을 근거로 공무원과 교원은 정치 활동 전반을 제한받아 왔다. 최근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논의가 재점화한 배경에는 노동계의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었다. 지난달 18일 전국공무원노동조합(이하 전공노)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이하 전교조)이 국회 앞 단식·철야 농성에 돌입했다. 이들은 여당의 협의체 구성 약속에 농성을 중단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올해 신년 투쟁 과제에 공무원·교원 정치기본권 보장을 포함시키며 압박 수위를 높였다.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은 교사노조·공무원연맹과 함께 '정치기본권 보장 6대 패키지 법안'의 조속한 처리를 요구하며 입법 태스크포스(TF) 구성을 촉구했다. 핵심 쟁점은 어떤 행위를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가다. ▲정당 가입과 정치자금 후원 ▲SNS에서의 정치적 의사표현 ▲선거운동 참여와 출마 시 휴직 여부가 구체적인 논의 대상이다. 더불어민주당 노동국 관계자는 “구청장이나 시장 출신 인사가 국회의원 출마를 선언했을 때, 지자체 공무원이 이를 온라인에서 지지했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은 사례도 있었다"고 전했다. 교원의 경우, 교실이라는 공간이 쟁점을 더욱 복잡하게 만든다. 민주당 관계자는 “학부모들 사이에는 교사가 특정 정치 성향을 갖고 있다는 인식 자체가 수업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고 말했다. 그는 “수업 시간에는 중립을 지켰더라도 교사가 SNS에서 정치적 성향을 드러낼 경우 학생이나 학부모가 이를 다르게 해석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 공무원의 정치적 중립성, 해외 제도 살펴보니 해외 주요국도 공무원과 교원의 정치 활동을 제한한다. 그러나 해외에선 정치 활동 자체를 문제 삼지 않고, 그 활동이 공적 직무와 결부됐는지를 기준으로 삼는다. 미국 연방 공무원에게 적용되는 해치법(Hatch Act)은 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일부 허용한다. 공무원이 근무 시간이나 정부 건물 안에서, 또는 공식 직함과 권한을 이용해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반대하는 행위에 대해 금지한다. 근무 시간 외 개인 자격으로 정당에 가입하거나 정치적 의견을 밝히는 행위는 허용된다. 정치적 표현은 개인의 자유로 보되 공적 권한을 정치에 동원하는 건 차단하는 구조다. 캐나다 공공서비스고용법(Public Service Empolyment Act)은 공무원이 '직무 수행의 공정성과 정치적 중립에 대한 신뢰를 훼손하지 않는 한 정치 활동에 참여할 수 있다'고 규정한다. 여기서 정치 활동은 정당 지원, 후보 지지, 선거 참여 등 폭넓은 행위로 정의된다. 다만 해당 활동이 직무의 공정성을 해치거나 해칠 것으로 인식될 경우 제한될 수 있다. 프랑스는 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비교적 폭넓게 인정하는 편이다. 공무원은 근무 시간 외 개인 자격으로 선거운동에 참여하거나 정치적 의견을 표현할 수 있다. 다만 선거 기간에는 직무 수행 과정에서 정치적 중립을 유지해야 한다. 공식 직위나 조직 자원을 활용한 정치 활동은 제한된다. 일본은 국가공무원법 등 관련 법률을 통해 공무원의 정치 활동을 규율하고 있다. 정당 가입은 허용되지만, 선거운동이나 정치자금 관련 행위 등은 법률로 제한돼 있다. ◇ 여러 상임위 넘나드는 정치기본권 논의…정개특위로 한 데 모아 교원과 공무원의 정치기본권은 여러 법률의 제약을 동시에 받는다.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공무원은 정당에 가입할 수 없으며, 선거에서 특정 정당을 지지하거나 반대할 수 없다. 공직선거법에서는 교원과 공무원의 선거운동, 당내 경선 운동 등의 행위를 제한한다. 교육기본법은 교원이 교육의 정치적 중립성을 유지할 책무가 있음을 명시한다. 이 밖에도 지방공무원법, 정당법, 공무원·교원노조법 등이 얽혀 있다. 복잡한 법률 구조 탓에 입법 과정도 복잡하다. 제22대 국회에서 발의된 법안만 하더라도 행정안전위원회(이하 행안위), 교육위원회(이하 교육위),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회(이하 기후노동위) 총 세 개의 상임위원회로 나뉘어 심사받고 있다. 지난달 17일 발의된 '공무원·교원의 정치기본권 회복 6개 패키지 개정안'에서도 복잡한 법률 구조가 드러난다. 한국노총과 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이 주도한 해당 6개 법안은 동일한 입법 목적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국가·지방공무원법과 정당법, 정치자금법 개정안은 행안위로, 공무원·교원 노조법 개정안은 기후노동위로 각각 회부됐다. 문제는 개별 법안이 각 상임위로 분산돼 있을 경우 입법 속도를 맞추기 어렵다는 점이다. 한 상임위에서 법안이 통과되더라도 다른 상임위에서 지체되면 제도 개선의 실효성이 떨어진다. 대통령실이 지난달 21일 전공노와 전교조의 단식·철야 농성 현장을 찾아, 조만간 구성될 국회 정치개혁특별위원회(이하 정개특위)에서 관련 법안을 한 데 묶어 논의하자고 제안한 배경도 여기에 있다. 지난달 22일 국회 본회의에서 정개특위 구성안이 가결됐다. 정개특위는 이번 달 중으로 공식 출범해 공무원·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관련 법안을 심사할 예정이다. ▲ 공무원·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논의 타임라인 △ 2019년 4월 국가인권위원회, 정부에 공무원·교원 정치적 자유 제한 관련 법규 개정 권고 △ 2020년 4월 헌법재판소, 국가공무원법 제65조(정치 운동의 금지) 조항 위헌 결정 △ 2020년 11월 국민 10만 명 동의 받은 '공무원·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관련 법률 개정에 관한 청원' 국회 제출 △ 2024년 7월 더불어민주당 민형배·신장식·전종덕 의원, '공무원 정치기본권 보장 법안' 공동 대표 발의 △ 2024년 7월 더불어민주당 백승아 의원, '교원 정치기본권 보장 7법' 대표 발의 △ 2025년 12월 한국노총·더불어민주당 노동존중실천단, '공무원·교원의 정치기본권 회복 6개 패키지 법안' 발의 △ 2026년 1월 정개특위서 공무원·교원의 정치기본권 보장 관련 법안 심사 예정 고지운·탁유진 인턴기자

韓·日, 공급망 협력 공감대…CPTPP 가입도 논의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의 두 번째 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서 한·일 양국이 글로벌 공급망 불안 속에서 전략적 협력을 본격화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미·중 갈등과 중국의 희토류 수출 통제 등 경제안보 환경 변화에 대응해 양국이 공급망 안정과 자유무역 질서 강화를 위한 공조에 속도를 내는 모습이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14일 일본 나라현에서 전날 열린 한·일 정상회담과 관련해 “공급망 협력 의지는 정상 간에도 표명이 됐다"며 “이전에 실무 간에 여러 논의가 있어서 협력을 제고하기 위한 작업이 진전됐다고 보고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면한 현안 중 중요 문제가 국제적 공급망 이슈“라며 “(정상 간 논의에서) 안정적인 공급망은 경제·안보 정책의 중요 이슈인 만큼 협력하자는 공감대가 있었다"고 전했다. 이론 배경에는 미·중 갈등 심화로 인한 글로벌 공급망 불안이 자리하고 있다. 이 대통령은 취임 이후 국익 중심의 실용외교 기조 아래, 주요 수출국인 미국과 중국의 보호무역 강화에 대응해 자유무역 질서 내에서 공급망 안정화와 시장 다변화를 추진해 왔다. 한·일 양국이 공급망 분야에서 협력을 모색한 것도 이러한 국제 경제안보 환경 변화에 따른 대응 차원이다. 특히 이번 합의는 중국이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군사개입' 관련 발언 이후 희토류 등 핵심 광물의 대(對)일본 수출을 제한하는 조치를 취한 가운데 이뤄졌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희토류는 전자·정보기술(IT), 국방·항공우주, 에너지 산업 전반에 필수적으로 공급 차질 시 산업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적지 않다. 일본이 공급망 리스크에 직면한 상황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전날 “경제·안보 분야에서 전략적이고 상호 이익이 되는 협력을 추진하기 위해 공급망 협력을 깊이 논의했다"고 밝힌 것도 이러한 현실 인식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일본이 주도하는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 가입 문제 역시 이번 정상회담에서 주요 현안으로 논의됐다. 위 실장은 CPTPP에 대해 “서로 좀 더 실질적인 부서 간 협의를 요하는 문제"라며 모호하지만 전향적인 입장을 보였다. CPTPP(포괄적·점진적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는 아시아·태평양 지역 국가들이 결성해 2018년 출범한 다자간 자유무역협정(FTA)으로, 일본·캐나다·호주 등 12개국이 회원국이다. 한국도 CPTPP 가입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은 방일 직전 NHK와의 인터뷰에서 “이번 한·일 정상회담에서 일본 수산물의 수입 문제가 중요한 의제가 될 가능성이 크다"며 “CPTPP 가입에 있어 일본의 협조를 얻기 위해 이 사안(수산물)도 중요한 의제"라고 언급한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헌법 질서 파괴”…‘내란 우두머리’ 윤석열 사형 구형

윤석열 전 대통령이 지난 13일 '12·3 불법 계엄 선포'와 관련한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사형을 구형받았다. 비상계엄을 선포한 지 406일 만이다. 내란 특검은 이날 저녁 9시35분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부장판사 지귀연) 주재로 열린 결심 공판에서 사형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박억수 특검보는 “공직 엘리트들이 자행한 헌법 질서 파괴 행위를 엄정히 단죄함으로써 대한민국이 스스로 헌정질서를 수호할 수 있음을 보여줘야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특검보는 이어 “(12·3 비상계엄을)윤 전 대통령이 대통령의 지위와 권한을 악용해 저지른 지능적·계획적·조직적 범죄"로 규정했다. 전시·사변 또는 이에 준하는 국가비상사태의 징후가 없었음에도 비상계엄을 선포해 국헌 문란을 목적으로 폭동을 일으킨 혐의(내란 우두머리)가 인정된다는 것이다. 박 특검보는 “이 사건은 대통령 등의 단순한 권한 남용이나 위법한 국정 운영의 차원을 넘어, 장기 집권을 위해 헌법이 설계한 국가 작동 구조를 무력화하고 군사력과 경찰력으로 국가 권력과 통치 구조를 재편하려 한 내란 범행"이라며 “현직 대통령이었던 피고인은 권력을 독점하고 장기 집권할 목적으로 북한의 무력 도발을 유도했으나 실패하자, 정치 활동을 내란을 획책하는 반국가 행위로 몰아 계엄을 선포했다"고 지적했다. 윤 전 대통령은 약 1시간 동안 이어진 특검의 논고를 들으며 헛웃음을 짓거나 고개를 가로젓는 모습을 보였다. 내란 특검은 또 “윤 전 대통령은 국민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했고, 용서받을 마음도 태도도 없어 보인다"며 “반성이 전혀 없어 양형에 참작할 사유가 없고, 오히려 중한 형을 선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어 “피고인은 자신의 행위가 헌법 질서와 민주주의에 어떤 중대한 침해를 초래했는지에 대해 성찰하지 않았다"며 “가장 큰 피해자는 독재와 권위주의에 맞서 희생으로 이를 지켜낸 국민"이라고 말했다. 특검은 비상계엄으로 인해 군과 경찰의 정치적 중립성이 훼손되고 사회 전반의 갈등과 국론 분열이 심화됐으며, 경제와 국가 신인도 또한 크게 떨어졌다고 판단했다. 전직 대통령에 대한 사형 구형은 전두환씨 이후 30년 만이다. 전씨는 1996년 같은 재판정에서 12·12 군사반란과 5·18 민주화운동과 관련해 내란수괴(우두머리) 및 내란목적 살인 혐의로 사형이 구형됐었다. 반면 윤 전 대통령은 계엄 선포 행위에 대해 끝내 반성이나 사과의 뜻을 밝히지 않았다. 그는 최후 변론에서 “망상이고 소설이다. 과거 권위주의 정부 시절의 군사 행정 독재가 아니라 자유와 주권을 지키고 헌정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국회에 의해 나라의 위기가 초래됐기 때문에 주권자인 국민을 깨우는 방법밖에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번 구형에 대한 선고는 다음 달 19일로 예정됐다. 재판부는 특검의 구형량과 감경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형량을 결정하게 된다. 다만 감경 범위는 제한돼 사형은 무기징역 또는 20~50년의 징역·금고형으로만 감형이 가능하다. 정치권의 반응은 엇갈렸다. 청와대는 “내란 특검의 구형에 대해 사법부가 법과 원칙, 국민 눈높이에 부합하여 판결할 것으로 본다"고만 밝혔다. 여권은 “헌정 파괴에 대한 준엄한 심판"이라며 사법부에 국민 눈높이에 맞는 판결을 촉구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필귀정"이라며 “역사의 심판정에서도 현실 법정에서도 내란은 용서치 않을 것이다. 전두환(전 대통령)처럼"이라는 글을 올렸다. 박수현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에서 “특검의 사형 구형은 헌법 질서를 파괴하고 국민 주권을 무력으로 뒤엎으려 한 행위에 대해 법이 예정한 가장 엄정한 책임을 묻겠다는 선언"이라고 했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날 별다른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았다. 앞서 지난 9일 결심 공판이 연기됐을 당시 박성훈 수석대변인은 “윤 전 대통령은 이미 당을 떠난 분"이라며 “국민의힘은 중립적인 재판부의 판결을 담담하게 지켜보겠다"고 밝힌 바 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작년 연간 취업자 증가 2년 연속 10만명대…30대 ‘쉬었음’ 역대 최대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 증가폭이 2년 연속으로 10만명대에 그쳤다. 특히 30대의 '쉬었음' 규모는 역대 최대로 나타났다. 건설업, 농림어업, 제조업 등의 부진 탓이 컸다. 15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12월 및 연간 고용동향'에 따르면 연간 취업자 수는 2876만9000명으로 전년보다 19만3000명 늘었다. 연간 취업자 증가폭은 지난 2019년 30만1000명에서 코로나19 사태가 발발한 2020년에는 21만8000명으로 줄었다. 이어 2021년 36만9000명, 2022년에는 81만6000명으로 확대되며 2000년(88만2000명) 이후 22년 만에 최대를 기록했다. 이후엔 2023년 32만7000명, 2024년 15만9000명으로 감소세였다가 작년 소폭 늘었지만 20만명대에 올라서진 못했다. 산업별로는 건설업(-12만5000명), 농림어업(-10만7000명), 제조업(-7만3000명) 등에서 많이 줄었다. 건설업은 2013년 산업분류 개정 이후 감소 폭이 가장 컸다. 제조업도 2019년(-8만1000명) 이후 6년 만에 최대 감소 폭이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23만7000명), 전문과학 및 기술서비스업(5만4000명), 금융 및 보험업(4만4000명) 등에서 증가했다. 보건업 및 사회복지서비스업 취업자는 317만7000명으로 역대 가장 많다. 연령별 취업자는 20대에서 17만명, 40대에서 5만명, 50대에서 2만6000명 각각 감소했다. 반면 60세 이상은 34만5000명, 30대는 10만2000명 각각 증가했다. 종사상 지위별로 보면 임금근로자 중 상용근로자는 28만3000명, 임시근로자는 4만6000명 각각 증가했다. 일용근로자는 5만5000명 감소했다. 비임금근로자 중 고용원 있는 자영업자는 전년과 같았고, 고용원 없는 자영업자는 3만8000명, 무급가족종사자는 4만4000명 각각 감소했다. 15세 이상 고용률은 62.9%로 전년보다 0.2%포인트(p) 올랐다. 지난 1963년 연간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은 수준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기준인 15∼64세 고용률도 69.8%로 0.3%p 올랐다. 역시 1989년 관련 통계 작성 이래 가장 높았다. 실업자는 83만명으로 7000명 늘었다. 특히 30대(15만5000명)에서 6000명 증가했다. 실업률은 2.8%로 전년과 같은 수준이었다. 다만 20대는 6.1%로 0.3%p 상승했다. 비경제활동인구 중 '쉬었음' 인구는 255만5000명으로 8만8000명 늘었다. 이중 30대 쉬었음은 30만9000명으로 지난 2003년 관련 통계 작성 시작 이래 가장 높았다. 15∼29세 청년층 쉬었음은 42만8000명으로 지난 2020년(44만8000명) 이후 역대 두번째 높은 수준이었다. 빈현준 데이터처 사회통계국장은 “30대 쉬었음의 경우, 과거엔 결혼이나 출산으로 육아·가사로 이동했을 인구가 현재는 저출생·비혼의 증가로 쉬었음으로 이동했다"며 “채용 문화에 있어서는 수시채용·경력직 채용이 과거보다 늘어나면서 실업으로 가야할 이들이 쉬었음이 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올해 취업자가 16만명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내수회복 모멘텀이 지속되며 증가 흐름을 이어가겠지만 고령화 등 인구구조 변화 영향으로 취업자 증가폭은 다소 축소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AI 본격 확산에 따른 저숙련․청년 일자리 대체효과, 지정학적 리스크 확산․관세영향에 따른 통상환경 악화 등 하방요인도 상존한다고 평가했다. 재정경제부는 “AI 등 중심의 청년 일경험 확대, 지역고용촉진지원금 확대, 구직촉진수당 상향 등 2026년 경제성장전략 일자리 핵심과제를 차질없이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구직․쉬었음 청년의 유형별 이질적인 특성을 고려해 취업역량 강화․일경험 제공․회복지원 등 맞춤형 대응방안을 강구하겠다"고 말했다. 또 “민간고용 여건 개선을 위해 경제단체 등과 소통을 강화하고, 민생경제관계장관회의를 중심으로 고용동향 주기적 점검 및 지원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밝혔다. 김종환 기자 axkjh@ekn.kr

李 대통령, 호류지 방문해 다카이치와 친교…드럼 합주 인연 속 선물 교환

일본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은 방일 이틀째인 14일 일본 나라현에 위치한 호류지를 찾아 다카이치 사나에 총리와 친교 행사를 가졌다. 이 대통령은 호류지 도착 직후 현장에서 기다리고 있던 다카이치 총리와 악수한 뒤 짧은 환담을 나누고, 나란히 사찰 안으로 입장했다. 호류지는 고대 한일 교류의 흔적을 살필 수 있는 곳으로, 이른바 '백제 관음'으로 불리는 목조 관음보살입상이 있는 사찰이다. 전날 한일 정상회담을 통해 양국 간 협력 강화에 공감대를 형성한 이 대통령은 이날 호류지 방문에 이어 간사이 지역 동포 간담회를 소화한 뒤 귀국할 예정이다. 한편 이날 친교 행사에서는 양국 정상 간 선물 교환도 이뤄졌다. 청와대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다카이치 총리에게 한국산 드럼 세트와 드럼 스틱을 선물했다. 다카이치 총리가 고교 시절 록밴드를 결성해 드러머로 활동한 데다, 국회의원 당선 당시에도 드럼 스틱을 휴대할 정도로 드럼 애호가라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선물로 전달된 드럼 세트는 한국 브랜드인 마커스드럼 제품이며, 드럼 스틱은 목·칠 공예 전문가인 장준철 명장이 나전칠기 장식으로 한국 전통미를 더해 제작했다. 앞서 전날 정상회담 직후 환담 자리에서 다카이치 총리가 '깜짝 이벤트'로 이 대통령과 드럼 합주를 하며 드럼 스틱을 선물한 바 있어, 양국 정상은 드럼 스틱을 서로 주고받는 인연을 맺게 됐다. 이 대통령은 또 바쁜 일정을 소화하는 다카이치 총리의 건강을 기원하는 의미로 홍삼과 특유의 향을 최소화한 청국장 분말과 환 등 한국의 대표 식품도 함께 전달했다. 다카이치 총리의 배우자를 위해서는 수공예 옻칠 유기 반상기 세트와 삼성 갤럭시 워치 울트라 모델이 준비됐다. 청와대는 유기 반상기 선물과 관련해 “다카이치 총리 배우자가 '평생 맛있는 것을 해주겠다'며 전화로 청혼한 일화에서 착안했다"며 “두 사람이 다시 함께 요리를 하고 식사하는 평온한 시간이 이어지길 바라는 뜻을 담았다"고 설명했다. 갤럭시 워치에 대해서는 “총리 배우자가 건강 상태를 살필 수 있도록 한국을 대표하는 기술력을 담은 제품"이라고 밝혔다. 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에게 일본 브랜드 카시오 손목시계를, 김혜경 여사에게는 나라 지역 붓 전문 제조사 '아카시야'의 화장용 붓과 파우치를 답례로 전달했다. 청와대는 “해당 시계는 태양광 충전과 방위 측정 기능을 갖춘 친환경 제품으로, 등산을 즐기는 이 대통령의 취미를 고려한 선물"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일본 측은 이 대통령 숙소에 다카이치 총리 명의로 나라현의 대표 화과자를 담은 '웰컴 키트'를 비치했다. 17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노포 '시라타마야 에이주'의 명물 '미무로 모나카'를 비롯해 감을 넣은 모나카, 나라의 유명 신사 카스가타이샤에 바치는 음식에서 유래한 '카스가 모나카' 등이 포함됐다. 김연숙 기자 youns@ekn.kr

[이슈&인사이트] 100세 수명 시대 범국가적 유디 시스템이 시급하다.

100세 시대의 수명연장은 건강하고 활동적이고 생산적인 기간의 연장이 될 수도 있고 노쇠 기간의 연장이 될 수도 있다. 활동 수명의 연장은 개인의 노력도 중요하지만, 사회적 시스템의 역할이 더 중요하다. 그것이 바로 사회 시스템의 유디화다. 유디(UD: 유니버살 디자인)는 휠체어 장애인이었던 미국인 로널드 메이스가 1980년대 처음 주창한 개념이다. 나이·장애·언어 등으로 제약을 받지 않도록 제품·시설·서비스를 설계하는 '모든 사람을 위한 디자인'이다. 유디는 장애인 중심의 BF(장애물 없는 생활환경) 개념에서 시작되어 최근에는 고령화·다문화 등 사회환경의 변화로 인해 모두에게 평등하고 안전한 환경 조성을 위한 설계 기법이다. 2012년 버팔로대 연구진은 “인간의 활동과 보건·건강·사회 참여를 증진함으로써 다양한 부류의 사람들이 더 다양한 활동을 할 수 있게 하는 디자인 과정"으로 정의했다. 일반 디자인을 1.0 버전이라고 한다면, BF 디자인은 2.0 버전, 유디는 3.0 버전이라고 할 수 있다. 한국에서 유디 개념이 법제화된 것은 1997년「장애인·노인·임산부 등의 편의 증진 보장에 관한 법률」이 제정된 이후다. 2006년에는 「교통약자의 이동편의 증진법」 등이 제정되어 노약자의 사회 참여와 복지 증진에 공헌하고 있다. 특히, 2007년에는 'BF 인증' 제도를 법제화하였고 2008년부터 노약자들의 BF 인증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2015년 공공 건축물에 대한 BF 의무 인증이 도입되었다. 그러나 범국가적 BF 인증은 걸음마 단계다. 2022년 21대 국회에서 발의된 유디 기본법안은 폐기되었다. 2024년 기준 한국 인구는 5,122만 명이다. 그중 국토교통부가 추계하는 교통약자는 1,613만 명으로 31.5%에 달한다. 교통부가 발표한 '2024년도 교통약자 이동 편의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한국의 유디 도입 실태는 선진국에 비해서 빈약하다. 예를 들면 저상 버스 전국 보급률은 44.4%에 불과하다. 특히, 장애인의 생활환경 이용성 측면에서 보급률에 비해 그 만족도나 노약자들이 느끼는 체감도는 더욱이 빈약하다. 2024년 고령 운전자 비율은 전체 운전자의 14.9%다. 그러나 이들에 의한 교통사고는 일반보다 50% 높은 21.6%에 달한다. 더욱이 비율은 해마다 증가한다. 정부 대책은 규제 위주다. 75세 이상 고령 운전자는 3년 주기 의무교육 대상이고 운전면허 갱신 시 교통안전교육도 2시간씩 받아야 한다. 신체장애나 정신질환 발생 시 수시 적성검사도 받아야 한다. 또한 고령자의 운전면허증 자진 반납을 권유한다. 지자체에 따라서 십만 원 전후의 보조금을 지급하고 있지만 반납률은 2% 초반에 머물러 있다. 이유는 운전면허를 반납할 수 없는 '생계형 고령 운전자'가 많기 때문이다. 과제는 고령 운전자들의 교통사고를 예방할 범국가적 유디 시스템이 선행되어야 한다. 일본 도요타사의 연구소를 방문해 보고 놀라는 것은 자율주행이나 피지칼 AI 등 첨단연구가 아니라 유디 등 인간공학적 연구가 대세다. 이것이 일본의 노령 운전자의 교통사고가 한국에 비해서 절반 이하인 것을 설명한다. 선진국들은 유엔 장애인 권리 협약, 지속 가능한 사회로의 발전을 위한 요건, 다양성을 존중하는 사회 기조 등을 반영해 유디를 법제화하는 데, 환경과 서비스뿐만 아니라 제품에 대한 개발과 보급, 적용 등과 관련된 사항도 포함하여 관련 정책을 추진한다. 유디는 노스캐롤라이나 주립대학의 유디센터가 제시한 7대 원칙을 기본으로 한다. ①공평한 사용, ②사용상 유연성, ③간단하고 직관적인 사용, ④인지 가능한 정보, ⑤오류에 대한 포용력, ⑥적은 물리적 노력, ⑦접근과 사용을 위한 충분한 공간으로, 모든 사람이 차별 없이 쉽게 사용할 수 있도록 설계한다. 수강생에 고학력자와 저학력자가 혼재할 때 명강사는 저학력자도 이해할 수 있는 쉬운 강의를 하는 것과 같이, 유디는 노약자에게 공평한 '최악치 설계'를 대전제로 한다. 100세 수명 시대 범국가적 유디 시스템이 완성될 때 참다운 공평 사회가 된다. 윤덕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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