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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끌족 떨게 하는 금리”...주담대 8% 문턱 선 차주들

상반기 내내 이어져 온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 인상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글로벌 국채 금리 상승과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기조 여파에 의한 것으로 분석된다. 대출자들의 이자 부담이 크게 가중되는 가운데 부동산 '영끌족'부터 주식 투자 자금을 빌린 '빚투족'의 이자 부담도 불어나는 모습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은행(KB국민·신한·우리·하나·NH농협은행)의 5년 고정형 주담대 금리는 지난 2일 연 4.34~7.32%로 지난달 말 연 4.26~7.10%에 비해 상단이 0.22%p 상승했다. 작년 말 금리 상단이 연 6.23%였던 점과 비교하면 5개월여 만에 1%p 넘게 뛴 셈이다. 변동형 주담대 금리도 상승에도 우려가 실린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지난달 16일부터 이달 15일까지 적용되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2.89%로 전월 대비 0.08%p 올랐다. 고정형 주담대 금리 상승은 지표금리인 은행채 금리 상승에서 기인했다. 은행채 금리는 은행이 대출 재원 조달 시 부담하는 비용을 반영한다. 시장의 금리 인상 가능성에 의해 은행채 금리가 상승하면 시차를 두고 대출금리에 반영된다. 가계 대출이 사상 최대로 불어나고 있는 가운데 금리 상승세가 꺾이지 않자 가계 부담 증가와 소비 위축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상환 원리금이 늘어나자 부담이 커진 차주들은 대출 상환 계획을 비교하고 대출 갈아타기를 알아보는 등 여러 행동에도 나서는 모습이다. 최근 우리은행에서 한시적으로 운영한 0.7%p 우대금리 특판 물량이 순식간에 소진되기도 했다. 이에 지난 4일 우리은행은 대표 주택담보대출 상품인 우리아파트론(신규 코픽스 6개월 변동형) 금리 하단을 기존 연 3.67%에서 연 4.37%로 0.70%p 올렸다. 차주들이 느끼는 금리 상승 부담과 이자 절감에 대한 강한 수요가 시장에 반영된 결과로 분석된다. 갈아타기 수요 증가와 특판 의존도가 어느 때보다 강해진 것이다. 일각에선 최근 한국은행의 금리 인상 예고에 주담대 8% 진입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물가와 환율, 부동산 시장 흐름을 고려해 1년째 연 2.5%로 유지해온 기준금리를 조만간 인상하겠다는 방침을 명확히 했다. 미국 고금리 기조도 더해지고 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는 최근 기준금리 목표범위를 연 3.50~3.75%로 동결했다. 미 금리가 높은 수준을 나타내면 달러 강세와 원화 약세 압력에 한은의 금리 인하 여지가 줄어든다. 이는 시중 금리의 인상을 불러오고, 또 다시 은행 등 금융회사의 대출 금리 인상을 유발하며 차주의 이자 상환 부담을 가중시킬 전망이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협치의 정성호·속도전의 강훈식·민생의 한성숙…이재명의 선택은

6·3 지방선거가 마무리되고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4일 취임 1주년을 맞으면서 이재명 정부 2기 개편이 본격화하고 있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오는 8~9월 예정된 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출마를 사실상 굳힌 상황에서, 이 대통령이 후임 총리 후보를 정성호 법무부 장관과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으로 압축하고 막판 고심에 들어간 것으로 알려졌다. 6일 여권에 따르면, 이 대통령은 이번 주 들어 세 차례의 독대를 잇달아 가졌다. 지난 1일 주례 회동에서는 김 총리와 만나 업무보고와 함께 전당대회 출마를 포함한 거취 문제를 논의했다. 2일 오전에는 국무회의 직후 정 장관에게 따로 남아달라고 요청해 배석자 없이 단독 오찬을 함께했다. 지방선거 다음 날인 4일 저녁에는 대통령 전략경제협력 특사 자격으로 캐나다를 방문해 자원·공급망 협의를 마치고 귀국한 강 실장으로부터 이례적으로 집무실에서 직접 대면 보고를 받았다. 통상 해외 출장 결과 보고는 다음 날 열리는 정식 회의에서 이뤄진다. 이 대통령이 저녁까지 기다리다 강 실장과 독대한 것이다. 이 대통령이 이른바 '관리형 총리'가 아닌 민주당 중진 출신 측근을 차기 총리로 검토하는 배경에는 6·3 지방선거 결과가 작용한다는 분석이 나온다. 민주당은 전국 16개 광역단체장 중 12곳을 차지했으나 서울시장 선거에서 패배하고, 부산 북갑·경기 평택을 재보궐선거에서도 뼈아픈 패배를 당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은 서소문 고가 붕괴 사고, GTX 삼성역 철근 누락 등 악재 속에서도 강남 3구 보수 유권자 결집에 힘입어 막판 뒤집기에 성공했고, 한동훈 전 국민의힘 대표는 보수 후보 단일화 실패에도 불구하고 하정우 민주당 후보를 꺾으며 원내에 진입했다. 한 여권 관계자는 “향후 여야 충돌이 잦아질 수 있는 국면에서 정치 경험과 조직 관리 능력을 갖춘 인물이 총리를 맡아야 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여권에서 가장 앞선 후보로 거론되는 인물은 정성호 법무부 장관이다. 정 장관은 이 대통령의 사법연수원 18기 동기로 40년의 우정을 이어온 친명계 좌장이다. 5선 의원(경기 양주·동두천)을 지내며 국회 예산결산위원장과 기획재정위원장을 역임했고, 2017년과 2022년 대선에서는 각각 캠프 총괄선대본부장과 총괄특보단장을 맡아 이 대통령을 도왔다. 정부 출범 후에는 초대 법무부 장관으로 공소청·중대범죄수사청 출범과 맞물린 검찰개혁을 주도했다. 별명이 '무적(無敵)의 신사'일 만큼 온화한 성품으로 국민의힘 의원들과도 교류를 이어가는 의회주의자로 알려져 있다. 이미 국회 인사청문회를 한 차례 통과한 이력이 있어 재청문 부담이 적다는 점, 여야 어디서도 비토 세력이 없다는 점이 높게 평가받는다. 한 여권 관계자는 “규제·금융·공공·연금·교육·노동 등 6대 개혁 과제를 추진하려면 야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며 “중도·합리 성향으로 평가받는 정 장관이 야당과의 소통과 설득에 강점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정 장관은 본인은 건강상의 이유 등을 들어 총리직을 고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강훈식 비서실장은 이 대통령의 또 다른 유력 카드다. 대선 경선부터 캠프 총괄본부장으로 이 대통령을 보좌했고, 정부 출범과 동시에 초대 비서실장으로 임명돼 1년간 청와대를 이끌었다. 재임 중에는 전략경제협력 대통령 특사로 중동·유럽·미주를 넘나들며 UAE·사우디아라비아에서 원유·가스 수급을 확보하고, 최근에는 캐나다에서 60조원대 잠수함 수주전 지원에도 나섰다. 3선 의원 시절에는 당내 '온건파'로 분류돼 야당 의원들과의 소통이 원활한 것으로 알려졌다. 1973년생으로 97그룹(90년대 학번·70년대생) 대표주자인 강 실장을 총리로 발탁해 차기 주자로 육성해야 한다는 시각도 청와대 안팎에 있다. 오세훈 시장·한동훈 전 대표가 이번 지방선거를 계기로 야권 차기 주자로 부상한 데 대응해 여권도 같은 세대의 정치적 자산을 키워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다만 비서실장에서 총리로 직행하는 것은 노태우 전 대통령 시절 노재봉 전 총리 이후 35년 만의 일이며 부담 요인으로도 꼽힌다. 한성숙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경제·민생 메시지를 전면에 내세울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네이버 대표이사 출신 민간 인사로 플랫폼·디지털 경제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 중소기업·소상공인 정책을 담당하며 현장형 행정 경험도 쌓아왔다. 총리로 발탁될 경우, 이재명 정부 '첫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과 함께, 한명숙 전 총리 이후 여성 총리 배출이라는 정치적 의미도 갖는다. 총리 교체와 맞물려 일부 부처 개각과 청와대 인사도 예정돼 있다. 보건복지부·문화체육관광부·국토교통부·교육부 등 일부 부처를 중심으로 장관 교체 가능성이 제기된다. 청와대 내부에서는 이 대통령이 해당 부처의 업무 추진 속도에 의문을 갖고 비공개 업무보고를 별도로 소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인사로는 하정우 전 AI미래기획수석과 김남준 전 대변인 후임 인선이 불가피한 상황이며, 민정·사회·홍보소통수석 교체 가능성도 나온다. 외교부 장관 교체설도 함께 거론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금배지 단 ‘李의 사람들’…하정우는 고배

제9회 전국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재명 정부 출신 참모들이 대거 국회로 입성하게 됐다. 새 정부 출범 1년 만에 치러진 재보선으로 주목도가 높았던 가운데, 친(親)청와대 세력의 원내 입성에 따라 추가 국정 동력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5일 정치권에 따르면, 6·3 재·보궐선거에 출마한 청와대 출신 참모진은 총 4명이다. 이 중 3명이 금뱃지 달기에 성공했다. 이재명 정부의 입으로 통하던 김남준·전은수 전 청와대 대변인이 나란히 원내 입성을 확정지었고, 원조 친이재명계 모임인 7인회 출신의 김남국 전 디지털소통비서관도 국회에 재입성하게 됐다. 반면 '하GTP'라며 이 대통령의 애칭으로 불렸던 하정우 전 대통령실 AI미래기회수석은 한동훈 무소속 후보에 밀려 낙선했다. 이 밖에 청와대 출신은 아니지만, 이 대통령의 성남시장 시절 당시 성남시 정책 보좌관을 맡았던 임문영 더불어민주당 후보도 광주 광산을 보궐선거에서 최종 당선됐다. 김남국 당선인이 출마한 인천 계양을은 과거 이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 지역구였던 만큼 주목도가 더 높았다. 김 당선인은 61.65%의 득표율로 심왕섭 국민의힘 후보를 제치고 해당 지역구 국회의원 보궐서거에서 최종 당선됐다. 전은수 전 청와대 대변인도 김민경 국민의힘 후보를 꺾고 충남 아산을 보궐선거에서 승리했다. 해당 지역은 강훈식 청와대 비서실장이 3선을 지낸 곳이다. 강 비서실장의 의원직 사퇴로 발생한 공석을 전 당선인이 채우게 됐다. 특히, 전 당선인은 1985년 김옥선 신한민주당 전 의원 이후 41년 만에 충남에서 탄생한 두 번째 여성 국회의원이다. 경기 안산갑에 전략공천된 김남국 당선인은 김석훈 국민의힘 후보, 문인수 개혁신당 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안산갑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곳으로 평가받지만, 양문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의원직 상실에 따라 재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반면 부산 북구갑에서는 하 후보가 한동훈 무소속 당선인과의 접전 끝에 최종 낙선했다. 특히, 민주당 텃밭인 다른 지역구와 달리 부산 북구갑은 '정권 견제론'과 '정권 안정론'이 맞붙었던 최대 재보궐 격전지로 꼽혔다. 하 후보는 개표 초반에도 1위 자리를 유지했지만 결국 역전패를 당했다. 패배 직후 하 후보는 “선거 결과를 겸허히 받아들인다"며 “주민의 마음을 온전히 얻기에는 제 노력과 준비가 부족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보내준 따끔한 질책과 격려 모두 제 정치적 자산으로 삼겠다"고 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법인 슈퍼카’ 칼 빼든 국세청…홈플 노조 “MBK 김광일 부회장도 조사해야”

국세청이 사적으로 유용하는 '법인 슈퍼카' 탈세에 대해 세무조사를 실시함에 따라 홈플러스 노동조합 측이 과거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의 '슈퍼카 논란'도 사실관계 확인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세청은 최근 초고가 슈퍼카를 법인 명의로 구매해 사주 일가가 개인 차량처럼 쓰는 등 호화·사치 생활, 변칙 거래에 활용한 혐의가 있는 19개 법인을 대상으로 세무조사를 실시했다. 조사 대상 법인들이 소유한 차량은 총 90대로 차량 가액은 300억원으로 알려졌다. 국세청은 법인 명의 차량의 사적 이용 여부 이외에도 법인카드 유용, 고가 호화품, 주택 인테리어 비용 처리, 해외 자금 유출 여부 등을 확인하고 있다. 이 같은 조사는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0일 국무회의를 통해 직접 문제 제기한 것이 발단이 됐다. 탈루 행태에 대해 국세청이 고강도 조사에 나선 가운데, 지난해 3월 국회 정무위원회 긴급 현안질의에서 논란이 불거진 김광일 MBK 부회장의 슈퍼카 보유 의혹도 다시 수면위로 떠오르고 있다. 당시 긴급 현안질의에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김 부회장 자택 주차장에 주차된 페라리 296 GTB·페라리 812 컴페티치오네·페라리 푸로산게 등 고가 차량 사진을 공개했다. 유 의원이 “이것 말고 슈퍼카가 27대 더 있지 않느냐"며 따져 묻자, 김 부회장은 “차량 등록 명의는 캐피털로 돼 있으며, 현재 보유 차량은 10여대 수준“이라고 해명했다. 또 경기 하남시 미사리에 슈퍼카 보관을 위한 개인 주차장을 건립 중인 사실도 드러났다. 이에 대해 최철한 마트산업노조 홈플러스지부 사무국장은 “일부 고가 차량이 법인 명의로 등록된 것은 아닌지 확인이 필요하다"며 “업무 목적과 실제 사용 주체 등에 대한 검증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해당 차량들의 사용 주체, 법인 명의 등록, 국세청 조사 대상 포함 여부도 파악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MBK 관계자는 “국세청 조사는 법인 차량을 대상으로 한 것"이라며 “"김 부회장 차량은 개인 차량인 만큼 이번 조사와는 전혀 관련이 없다"고 밝혔다. 이날 민주노총은 홈플러스의 점포 폐점 계획과 희망퇴직 추진을 비판하며 MBK의 책임있는 대응과 정부의 정상화 대책 이행을 촉구했다. 이어 “홈플러스 정상화를 위한 실질적인 대책이 필요하다"며 “MBK가 지급보증을 포함한 가능한 자구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조하니 기자 inahohc@ekn.kr

또 틀린 출구·여론조사…불붙는 ‘무용론’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가 마무리됐지만, 선거 전 여론조사와 출구조사의 신뢰성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선거 직전까지 발표된 각종 여론조사와 출구조사는 서울과 부산, 경남 등 주요 격전지에서 실제 결과와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며 체면을 구겼다. 선거 때마다 반복되는 '예측 실패'가 이번에도 재연되면서 정치권 안팎에서는 '출구·여론조사 무용론'까지 제기되고 있다. 5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9.54% 기준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가 49.15%의 득표율을 기록하며 서울시장에 당선됐다. 앞서 지난 3일 발표된 출구조사와는 다른 결과다. 당초 방송3사(KBS·MBC·SBS) 출구조사에선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51.4%의 득표율을 얻어 1위로 예측됐다. 오 후보(46%)와는 5.4%포인트(p) 격차로 오차범위 밖 승리가 예상됐다. JTBC 예측조사에서도 정 후보가 53.5%로 오 후보(42.9%)를 10%p 이상 앞섰다. 경남지사 역시 출구조사에선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후보(54.3%)가 박완수 국민의힘 후보(45.7%)를 앞섰지만, 실제 개표 결과에선 51.28%를 득표한 박 후보가 48.71%의 김 후보를 눌렀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꼽힌 부산 북구갑에서도 하정우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42.6%로 한동훈 무소속 후보(41.6%)를 앞선다고 예측됐으나 결과적으로 한 후보가 당선됐다. 출구조사와 실제 개표 결과가 엇갈렸다. 경기 평택을에선 3위로 예측됐던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가 34.83%의 득표율로 김용남 민주당 후보(28.77%)와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27.24%)를 제치고 당선됐다. 선거 전 여론조사도 실제 결과를 놓고 보면 적지 않은 차이를 보였다. KBS·한국리서치가 지난달 24~27일 실시한 무선전화 면접 조사에서 조국 후보는 24%, 김용남 후보는 22%, 유의동 후보는 20%로 조사됐지만 실제 결과와는 판이했다. 중앙일보·케이스탯리서치의 지난달 26~27일 서울시장 무선전화 면접 조사에서도 정원오 후보는 44%로 오세훈 후보(36%)를 오차범위(±3.5%포인트) 밖에서 앞서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실제 결과는 달랐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출구조사가 실제 민심을 정확히 짚어내지 못한 원인으로는 높은 사전투표율이 꼽힌다.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는 출구조사가 불가능하다. 본투표 당일에만 출구조사가 가능하다는 의미다. 사전투표 유권자의 투표 성향이 본투표 유권자와 같다면 문제가 없겠지만, 다르다면 예측 정확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이번엔 특히 역대 지방선거 최고 수준인 23.51%의 사전투표율을 기록하면서 추정이 더욱 어려워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종윤 서울대 언론정보학과 BK연구교수 등은 '방송사 선거 출구조사 개선방안 연구' 보고서를 통해 “사전투표율이 높아지면서 사전투표 결과 예측이 점점 더 어려워지고 있는 가운데 출구조사를 선거일에 한정해 실시하도록 규정한 것은 현실적인 제약이 될 수 있는 부분"이라고 밝혔다. 이택수 리얼미터 대표도 지난 4일 한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사전투표는 출구조사를 못 하고 모의투표 여론조사를 전화로 하다 보니 샤이 표심이 잘 안 잡히는 것"이라며 “지난 대선 때도 3사 출구조사가 많이 틀렸다"고 말했다. 여론조사를 왜곡시키는 요인으로는 '숨은 표심'이 꼽힌다. 최근 선거에서는 정치적 성향을 드러내길 꺼리는 유권자가 늘어나고 있다. 특히 정치 양극화가 심화되면서 조사에 응답하지 않거나 지지 후보를 밝히지 않는 이른바 '샤이 보터(Shy Voter)'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선거에서도 마지막까지 부동층으로 분류됐던 유권자 상당수가 특정 후보에게 몰리며 조사 결과와 실제 득표율 간 차이를 만든 것으로 분석된다. 조사 응답률 하락도 원인으로 지목된다. 대부분 전화조사의 응답률은 한 자릿수에 머무르고 있다. 수백 명, 수천 명을 조사하더라도 실제 응답자는 전체 접촉 대상의 극히 일부에 불과한 셈이다. 특히 젊은 층은 조사 참여율이 낮고 고령층은 상대적으로 응답 비율이 높아 표본 보정이 이뤄지더라도 실제 민심을 완벽히 반영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여기에 선거 막판 표심 이동도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여론조사 공표 금지 기간 이후 보수층 결집, 후보 단일화, 거물급 정치인 지원 유세 등 변수가 발생할 경우 조사 시점의 민심과 실제 투표 결과 간 괴리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전문가들은 이번 결과를 여론조사의 '종말'로 해석하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여론조사는 특정 시점의 민심을 측정하는 도구일 뿐 미래를 예언하는 장치는 아니라는 것이다. 응답률 하락과 사전투표 확대 등으로 예측 정확도가 과거보다 떨어진 것은 사실이지만, 여전히 선거 흐름과 민심의 방향성을 파악할 수 있는 가장 유용한 지표 가운데 하나라는 평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안동 농산물 품은 K-디저트, 말레이시아 시장 진출 교두보 마련…미라클디저트 해외 확장 본격화

안동=에너지경제신문 정재우 기자 안동 지역 농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를 운영하는 미라클디저트㈜가 말레이시아 현지 외식업체와의 전략적 협력을 추진하며 동남아시아 시장 공략에 나섰다. 단순 제품 수출을 넘어 현지 판매 거점을 확보하고 안동 농산물 소비 확대까지 연계하는 사업 모델이라는 점에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미라클디저트㈜ 손가은 대표는 최근 말레이시아 조호르바루에 위치한 코리안 퓨전 카페 '르뺑 카페(Le Pain Cafe)'와 지분 참여를 포함한 사업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안동 농산물을 활용한 K-디저트 메뉴를 현지에 선보이고, 향후 동남아시아 시장 확대를 위한 기반을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조호르바루는 말레이시아 남부의 대표 경제도시로 싱가포르와 인접해 있다. 특히 국경검문소(CIQ)를 중심으로 유동인구가 많고 다양한 국적의 관광객과 소비층이 형성돼 있어 외식·관광산업의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평가받는다. 현지에서 운영 중인 르빵 카페는 김치전, 떡볶이, 비빔밥, 닭강정 등 한국 음식을 중심으로 메뉴를 구성해 현지 소비자들의 관심을 받아왔다. 한국식 외식 문화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는 가운데 안정적인 고객층을 확보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협력의 핵심은 안동 농산물을 활용한 K-디저트의 현지화다. 미라클디저트는 안동 백진주쌀과 사과, 생강, 딸기 등 지역 농산물을 원료로 한 다양한 디저트 상품을 개발해 왔다. 대표 제품인 '갓젤라또'는 안동의 전통문화 상징인 갓(笠)을 브랜드 스토리텔링에 접목해 지역 정체성을 강조한 상품으로 알려져 있다. 회사는 앞으로 르뺑 카페를 거점으로 젤라또와 무스케이크 등 디저트 제품 판매를 확대하는 한편,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과 소비 트렌드를 반영한 신규 메뉴 개발에도 나설 예정이다. 특히 안동 사과와 딸기, 백진주쌀 등을 활용한 K-디저트 라인업을 강화해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이와 함께 지역 농산물의 안정적인 공급 체계를 구축해 단순 완제품 판매를 넘어 원재료 수출 확대까지 연결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지역 농가와의 연계를 통해 생산부터 가공, 유통, 판매에 이르는 가치사슬을 해외시장까지 확장하겠다는 구상이다. 미라클디저트는 최근 경북문화재단 창업지원사업에서 최우수상을 수상하며 상품성과 사업성을 인정받은 바 있다. 지역 특산물과 문화 콘텐츠를 접목한 브랜드 전략이 차별성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으며 국내외 시장 진출 가능성에도 기대가 모이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업이 지역 농산물의 해외 판로 개척과 K-푸드 확산이라는 두 가지 측면에서 의미가 있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최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한국 음식과 디저트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만큼, 지역 특산물을 활용한 프리미엄 디저트 브랜드가 새로운 시장을 개척할 수 있는 가능성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손가은 대표는 그동안 안동의 전통문화를 현대적 감각으로 재해석해 세계 시장에 소개하겠다는 비전을 밝혀왔다. 이에 따라 다국어 패키지 개발과 해외 프랜차이즈 모델 구축, 현지 유통망 확보 등을 단계적으로 추진하며 글로벌 브랜드화 전략을 구체화하고 있다. 지역 농산물에 문화적 스토리텔링을 더한 K-디저트가 동남아시아 시장에서 어떤 성과를 거둘지 주목되는 가운데, 이번 조호르바루 진출은 안동 농산물의 해외시장 확대와 지역 기반 식품기업의 글로벌 도전이라는 측면에서 새로운 전환점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재우 기자 jjw5802@ekn.kr

장성 AI 데이터센터 2년 뒤 들어선다…정부, 투자심사 면제

전남 장성군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사업 관련 정부가 투자심사를 면제하면서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정부는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 완화 목적으로 이 사업을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7호 프로젝트로 진행 중이다. 정부는 5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7호 프로젝트 신속 추진 방안'을 심의·의결했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7번째 프로젝트로 전남 장성에 4000억원 규모의 첨단 데이터센터를 건설해 지역 AI 산업의 핵심 인프라를 구축하겠다"며 “2027년 내 센터 준공을 목표로 지방재정 투자심사 면제 등 관련 절차를 신속하게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정부는 이번 프로젝트에 면제 트랙을 적용해 지방정부 출자를 위한 사전 절차인 지방재정 투자 심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사업 관련 출자도 9∼10개월 빨라질 전망이다. 2028년 3월 운영 예정인 전남 장성 데이터센터 사업은 광주연구개발특구 내 전력 용량 26메가와트(MW) 규모로 건설돼 클라우드 서비스 사업자 등에 임대될 예정이다. 이후, 전남도와 장성군은 전력량을 60MW까지 확장해 AI 전진기지로 육성할 계획이다. 총사업비는 3959억원이다. 자본금 1000억원과 대출금 2959억원으로 구성돼 있다. 전남도와 장성군은 각각 48억원, 32억원을 출자한다. 이 사업은 지난해 11월 지역활성화 투자 펀드 7호 프로젝트로 선정됐다. 이후,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 약정을 거쳐 올해 2월 착공했다. 전남도와 장성군은 프로젝트 추진을 위해 설립된 특수목적법인(SPC)에 내년 2월까지 총 80억원을 출자해야 한다. 데이터센터 사업에 속도를 내려면 SPC 출자 절차를 신속히 진행할 필요가 있다. 정부가 지방정부 투자심사를 면제하기로 한 이유다. 정부 관계자는 “AI 핵심 인프라를 적기에 구축해 지역 산업의 AI 전환을 지원하고 첨단기업 유치 기반을 마련하게 될 것"이라며 “데이터센터의 수도권 집중도 완화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데이터센터 운영으로 8000억원 규모의 생산유발효과와 약 3000명의 고용유발효과를 창출해 지역경제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내다봤다. 구 부총리는 “초혁신경제 추진과 지역투자, 구조개혁과 양극화 해소 등 우리 경제가 당면한 구조적인 과제 해결에도 박차를 가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금융·외환시장의 변동성이 확대되고, 민생 물가가 어려운 점 등에 각별히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고 있다"며 “중동전쟁 영향 등 민생경제를 더욱 단단히 챙기는 한편, 경제 대도약을 위한 구조혁신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고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수입 ‘닭·돼지고기’ 공급 확대…“체감물가 안정 기대”

정부는 수입 돼지고기 1만2000t, 닭고기 3만t 등 시장 공급 물량을 늘리고, 이달 중 먹거리 관련 긴급 할당관세도 검토한다. 7월 1일까지 계란 할인단가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린다. 이달 중 2만원대 데이터 안심 요금제도 출시해 서민층 통신비 부담을 완화한다. 정부는 석유 최고가격제의 경우 국제유가가 구조적으로 안정화되고, 호르무즈 통항 재개로 수급 불안이 해소되면 해제 여부를 검토하기로 했다. 6월 중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정유사 손실 보전을 논의하는 '최고액 정산위원회'도 발족한다. 재정경제부는 4일 열린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최근 소비자물가 동향 점검 및 대응방안'을 통해 이 같이 밝혔다. 우선, 정부는 체감물가 안정을 위해 배추와 무, 계란, 닭고기, 돼지고기 등 수급 불안 우려품목에 대해 공급을 늘리기로 했다. 돼지고기(1만2000t)와 닭고기(3만t), 계란가공품(4000t) 할당관세를 적용해 물량을 확대할 예정이다. 할당관세는 물가 안정과 원자재 수급을 위해 수입품목에 기본 관세율보다 낮은 세율을 한시적으로 적용하는 제도다. 정부가 비축해놓은 배추 1만5000t, 무 6000t 등도 확보해 출하량 감소 시 비상 공급한다. 사전 수매계약을 통해 9월 이후 출하분 재배면적 확대도 유도한다. 계란은 미국과 태국, 브라질 등으로 수입선을 다변화해 신선란 3123만개를 공급한다. 수입 신선란은 30구당 5990원으로 5월(7404원)보다 저렴하게 판매해 유통업체의 가격 인상 최소화를 유도할 방침이다. 7월 1일까지 계란 할인단가도 1000원에서 1500원으로 올린다. 명태, 고등어, 고등어, 오징어, 갈치 등 수산물도 정부비축물량 8000t을 소매가 대비 30∼40% 할인해 방출한다. 통신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이달부터 2만원대 데이터 안심 요금제도 출시한다. 아울러, 정부는 정유사 공급가 상한선을 정한 석유 최고가격제와 유류세 인하의 경우 국제유가가 구조적으로 안정될 경우 해제 여부를 검토할 방침이다. 강기룡 재경부 차관보는 “호르무즈 통항이 재개되면서 수급 불안이 해소되거나 국제유가가 구조적으로 안정됐다고 판단하면 제도 해제 여부를 검토할 예정"이라며 “중동 정세와 시장 여건 변화 등에 따라 기민하게 운영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석유 최고가격은 지난 3월 27일 한 차례 인상한 뒤 4차례 동결했다. 가격 상한선은 리터(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 등으로 유지되고 있다. 정부는 이달 내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발족해 정유사의 손실 보전에 대한 구체적인 방식을 논의할 예정이다.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손실 보전의 원칙·기준을 담은 고시도 마련하고, 7~8월 중 정유사의 손실보전 입증 자료를 제출받을 예정이다. 정부는 또 가격안정에 기여한 주유소를 '착한 주유소'로 추가 선정해 포상 등 인센티브 제공을 검토한다. 정부는 올해 소비자물가가 연간 2.7% 내외로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5월 소비자물가상승률은 3.1%로 4월(2.6%)보다 상승폭이 커졌다. 강 차관보는 “향후 물가는 예측하기 어렵지만 석유류 가격에 달려 있다"며 “1∼5월 누적은 2.4%인 상황에서 한국은행이 2.7%를 전망했는데, 그 범위를 크게 벗어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예상 뒤집은 민심…‘吳·韓’ 정계개편 태풍 부나

더불어민주당의 승리로 끝난 6·3 지방선거가 역설적으로 여야 모두의 권력 지형을 흔들고 있다. 4일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거 결과가 여야 지도부 체제는 물론 차기 대권 구도 재편으로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6·3 지방선거 시도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은 12곳, 국민의힘은 4곳에서 승리했다. 국회의원 재보궐선거에서는 민주당이 9곳, 국민의힘이 4곳, 무소속이 1곳을 차지했다. 서울시장 선거는 막판까지 초접전 양상을 보인 끝에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의 역전승으로 마무리됐다. 이날 오후 12시 기준 오 후보는 49.07%를 득표해 당선을 확정했다. 정원오 민주당 후보는 48.21%를 기록해 두 후보 간 격차는 0.86%포인트(p)에 불과했다. 오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중앙당과 거리를 두는 '독자 생존' 전략을 펼쳤다. 혁신선거대책위원회 조기 출범을 선언하고 '절윤' 기조를 강조하는 등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대립각을 세워왔다. 지난 11일 토론회에서도 장 대표의 지원 유세에 대해 “도와주시겠다는 마음은 고맙지만 꼭 필요한 건 아닌 것 같다"며 선을 그었다. 당의 후광효과를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인물론을 앞세워 승리한 만큼 오 후보가 차기 대권주자로 급부상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오세훈 후보의 당선은 정치적 의미가 상당히 크다"며 “국민의힘 안에서 새로운 중심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고, 향후 당대표나 대선 후보까지 바라볼 수 있는 위치에 오를 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오 후보는 '차기 대권론'이나 '보수 재편론'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다. 오 후보는 이날 당선 소감 발표 뒤 기자들과 만나 “서울시장은 직접적으로 정치에 개입하거나 당무에 개입하기엔 한계가 있는 생활행정의 책임자"라며 “세간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하든 시장으로서 최선을 다하겠다. 그것이 그동안 다소 침체됐던 보수 진영의 희망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한동훈 무소속 후보의 국회 입성도 보수 진영의 또 다른 변수로 떠올랐다. 선관위에 따르면, 한 후보는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서 42.96%를 득표해 하정우 민주당 후보(41.26%)를 꺾고 당선됐다. 한 후보는 당선 소감에서 “역사적인 승리로 북구의 미래와 보수 재건의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하다"고 밝혔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승리가 '한동훈식 보수 재건'의 신호탄이 될 수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한 후보는 올해 초 당원게시판 논란 등을 거치며 국민의힘에서 제명된 뒤 무소속 출마라는 승부수를 던졌다. 최진봉 성공회대 교수는 “한동훈 후보는 국민의힘에 다시 들어와 당의 구원투수 역할을 하거나 대권주자로 부상할 수 있다"며 “더 나아가 당의 재건과 변화를 이끄는 핵심 인물이 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한 후보는 선거 기간 내내 보수 재건과 복당 의지를 강조해왔다. 그는 지난 7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반드시 돌아가 당을 바꾸고, 보수를 바꾸고, 대한민국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한 후보를 제명했던 장동혁 지도부와의 충돌도 불가피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공희준 정치컨설턴트는 “한동훈 후보 당선으로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친윤과 친한 간의 내전이 다시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며 “국민의힘도 영남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둔 만큼 당 지도부와 한동훈 후보 양쪽 모두 자신의 성과를 주장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국민의힘은 서울을 수성하고 대구·경북·경남 등 텃밭을 지키며 간신히 참패는 면한 모습이다. 그러나 중앙당과 각을 세워온 오 후보와 당에서 제명된 한 후보가 동시에 승리하면서 장동혁 지도부의 입지는 흔들릴 수밖에 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요한 여론공정대표는 “국민의힘이 서울 수성이라는 최소한의 선방은 했지만, 현 지도부에게는 오세훈을 필두로 한 친한계의 압박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이번 선거 결과로 범진보 진영의 권력 구도도 한층 복잡해졌다. 재보궐선거 최대 격전지로 관심을 모은 경기 평택을은 유의동 국민의힘 후보의 승리로 돌아갔다. 개표 결과 유 후보는 34.83%, 김용남 민주당 후보는 28.77%, 조국 조국혁신당 후보는 27.24%를 기록했다. 특히 조 후보는 차기 대권 잠룡으로 거론돼 왔지만 국회 재입성에 실패하면서 정치적 입지가 당분간 좁아질 것으로 보인다. 최진봉 교수는 “조국 대표의 정치적 타격은 불가피하다. 조국혁신당도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며 “조국혁신당과 민주당의 합당 논의도 힘들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공희준 컨설턴트는 “조국 대표를 대선주자로 지지하는 사람들이 많아서 낙선했다고 곧바로 정치생명이 끝나는 것은 아니다"라면서도 “조국 대표가 스스로 데미지 컨트롤을 얼마나 잘하느냐가 관건"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김부겸 전 총리 공천으로 보수 텃밭 탈환을 노렸던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이변은 없었다. 추경호 국민의힘 후보는 최종 득표율 53.92%로 김부겸 민주당 후보(45.05%)를 제치고 당선을 확정했다. 이번 선거는 민주당의 승리로 막을 내렸지만, 최대 승부처였던 서울시장 탈환에 실패하면서 '빛바랜 승리'라는 평가도 나온다. 당초 선거 초반 민주당 '15 대 1' 압승론까지 거론됐던 만큼 당 내부에서도 아쉬운 기류가 감지된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국적으로 민주당에 큰 승리를 안겨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면서도 “서울을 탈환하지 못해 아프다"고 밝혔다. 당 내부에서는 이번 지방선거 결과를 두고 벌써부터 지도부 책임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인천 연수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당선인은 “이재명 정부의 지지율을 잘 활용하지 못한 당의 선거 전략이 아쉽다"며 “당대표가 모든 정치적 책임을 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방선거가 정 대표 연임 가도의 시험대로 여겨져 온 만큼, 향후 거취에도 관심이 쏠린다. 민주당은 오는 8월 새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를 앞두고 있다. 일각에서는 김민석 국무총리가 정 대표의 강력한 대항마로 거론된다. 정 대표의 당대표 출마가 확실시된 가운데 김 총리 역시 전당대회 도전에 나설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대통령실과 정청래 대표 사이가 좋다고 보기 어렵기 때문에 대통령실과 친명계가 현 지도부를 흔들 명분을 찾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번 지방선거 결과 이후 정청래 지도부의 입지는 불안정할 수밖에 없다고 본다"고 분석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부동산 지옥 막겠다”…吳, 한강 벨트 수성으로 ‘새벽 대역전’

국민의힘 오세훈 서울시장 후보가 출구조사의 패배 예측을 뒤집고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를 꺾으며 서울시장 사상 첫 5선에 성공했다. “부동산 지옥을 막겠다"는 오 후보의 메시지가 막판 역전승의 동력이 됐다는 분석이다. 4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개표율 98.45% 기준 오세훈 후보는 정원오 후보를 3만9538표 차이로 앞섰다. 투표 종료 직후 지상파 3사가 발표한 출구조사에서는 정 후보 51.4%, 오 후보 46%로 격차가 5.4%포인트에 달해 오 후보의 패배가 기정사실로 받아들여졌다. 개표 초반에도 오 후보가 큰 차이로 뒤지며 패색이 짙었다. 그러나 자정을 넘기며 오 후보가 격차를 빠르게 좁혔고, 정 후보가 개표 내내 앞서던 판세는 이날 오전 7시17분 골든 크로스가 일어나며 뒤집혔다. 역전의 발판은 '강남 벨트'였다. 서초구와 강남구에서도 오 후보가 정 후보를 크게 앞섰다. 정 후보가 나머지 노원·도봉·강북·은평·중랑·성북구 등 동북·서북권 15개 구에서 우위를 점했지만, 강남4구에서 오 후보가 확보한 수십만 표 차이가 이를 상쇄하며 승부를 갈랐다. 주목할 대목은 국민의힘 약세 지역으로 꼽히던 양천·영등포·동작·강동구에서도 오 후보가 정 후보를 눌렀다는 점이다. 양천·영등포·동작·강동 등은 모두 대규모 재개발·재건축 단지가 있는 지역이다. 여권 관계자는 “양천·영등포·강동은 재개발·재건축 기대감이 높은 곳으로, 부동산 민심이 오 후보 쪽으로 쏠린 결과"라며 “마포·성동까지 오 후보가 선전하면서 한강 벨트 수성에 성공한 셈"이라고 말했다. 박빙 승부의 최후 분수령은 서울 25개 자치구 중 유권자가 가장 많은 송파구(43만9125명)였다. 투표용지 부족 논란 등으로 개표가 가장 늦게까지 이어진 송파구에서 오 후보가 52.85%로 과반을 넘기며 막판 역전의 쐐기를 박았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9시 “시민 여러분의 선택을 무겁고 겸허하게 받든다. 제가 부족했고, 모든 것이 제 탓"이라며 패배를 인정했다. 박창환 장안대 특임교수는 “그동안 주식시장 폭등에 가려졌던 부동산에 대한 욕망이 오세훈 후보에게 실린 것"이라며 “정원오가 25개 선거구 가운데 내준 곳은 10곳 뿐인데 서울시장 선거에서 졌다. 부동산 민심의 폭발로밖에 얘기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대통령이 부동산과의 전쟁을 얘기했는데, 한강벨트가 아직 살아있다는 걸 보여준 선거"라며 “이재명 대통령이 풀어야 할 엄청난 숙제가 생긴 것"이라고 했다. 강남4구 표심은 부동산 여론과 직결됐다. 서울시 전체 인구(929만 명)의 22.7%가 밀집한 이 지역은 종합부동산세·공시가격 등 부동산 세제에 민감한 유권자가 집중돼 있다. 2010년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명숙 후보가 22개 자치구에서 앞서고도 강남3구 표차(12만6000여 표)에 막혀 석패한 전례와 판박이 구도였다. 정원오 캠프는 '강남4구 특위'까지 발족하며 부동산 민심 달래기에 집중했으나, 결국 오 후보의 견제론이 더 힘을 받았다. 박 교수는 “정원오의 부동산 전략이 차별점 없이 오세훈의 모방이라는 느낌을 줬을 것"이라며 “차별화된 공약을 내놨다는 인식이 안 생기고, 리스크 관리에 너무 치중하다 보니 부동산에서는 쫓아가기 급급한 입장이었다"고 짚었다. 오 후보의 당과의 거리두기 전략도 중도 보수 결집에 효과를 발휘했다는 분석이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윤석열과 헤어지지 못한 국민의힘과 절연하겠다, 차라리 독립군이나 무소속처럼 활동하겠다는 전략이 유효했던 선거"라며 “오세훈 후보가 장동혁 대표와 선거 운동을 같이 하지 않은 것도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부정확한 출구조사의 주된 원인으로는 보수층의 응답 회피가 꼽힌다. 서요한 여론조사공정 대표는 “방송 3사에 대한 보수층 지지자의 신뢰도가 낮아 응답을 회피하는 경향이 있고, 오세훈을 찍었다고 대놓고 말하면 내란 동조 세력으로 볼까봐 조심스러워하는 샤이 보수가 출구조사의 변수였다"고 분석했다. 사전투표율이 높았던 점도 정확도를 떨어뜨린 요인으로 지목된다. 서 대표는 “사전투표는 출구조사에 포함되지 않기 때문에 사전투표율이 높으면 당연히 출구조사 정확도는 떨어진다"고 설명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10시쯤 수락 연설에서도 부동산 문제를 재차 강조했다. 오 후보는 “서울의 최대 현안은 뭐니뭐니해도 부동산 문제"라며 “전세 물량이 급감하고 월세가 폭등하는 와중에 많은 서민들이 극심한 고통을 느끼고 있다. 새로운 임기 첫주에 국무회의에 참석해 이재명 대통령에게 민심을 전달하겠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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