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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차 석유 최고가격도 ‘동결’…“물가 부담·민생 안정 고려”

정부가 5차 석유 최고가격도 동결하기로 했다. 3차 때부터 세 차례 동결이다. 가격 상한선은 리터(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 등으로 유지된다. 5차 최고가격은 8일 0시부터 2주 간 적용된다. 산업통상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전반적인 물가 상승으로 국민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최고가격제 취지에 맞게 민생 안정을 최우선 고려해 이번 최고가격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 3월 27일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통해 1차 때(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보다 모든 유종을 210원씩 올렸다. 이후 3차부터 5차까지 동결 방침을 유지하고 있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대에서 등락을 반복하며 유가의 불안정성이 해소되지 않고 있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미국과 이란이 종전 합의에 근접했다는 소식에 6일(현지 시간) 치솟던 국제유가는 100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이날 ICE 선물거래소에서 7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1.27달러로 전장보다 7.83% 하락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선물 종가도 배럴당 95.08달러로 전장보다 7.03% 내려갔다. 산업부는 그동안 4차례 최고가격 지정 과정에서 국제유가 인상분이 온전히 반영되지 못해 누적 인상 요인도 여전히 남아있다고 설명했다. 국제유가 상승은 시차를 두고 국내 물가에 반영돼 상승 압력을 키우고 있다. 실제 국내 주유소 가격은 국제유가 기준으로 통상 2~3주 시차를 두고 반영돼 당분간 오른 기름값이 유지될 전망이다. 최근 상승세가 확대된 소비자물가 흐름에 따라 가격 안정에 중점을 둔 것도 이번 동결 결정에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실제 석유류가 22% 가까이 뛴 4월 소비자물가는 2.6% 상승했다. 2024년 7월(2.6%) 이후 1년 9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이다. 중동 전쟁 장기화로 국제유가 상승이 전체 물가를 끌어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4월 석유류 가격은 전년 동월 대비 21.9% 상승했다. 휘발유(21.1%), 경유(30.8%), 등유(18.7%) 등이 모두 큰 상승폭을 기록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유가 상승이 물류비 등 서비스와 생산비용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며 “고유가로 어려움을 겪는 화물차 운전자, 택배기사, 농·어업인 등에게 추가적인 부담을 준다는 점을 각별히 고려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이란 전쟁에 돈방석”…英 석유공룡 셸, 고유가에 1분기 호실적

영국 석유공룡 셸이 미국과 이란 전젱에 따른 고유가 영향으로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1분기를 발표했다. CNBC에 따르면 셸은 7일(현지시간) 올 1분기 조정 기준 순이익이 69억2000억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정보 업체 LSEG가 집계한 시장 전망치인 61억달러를 웃도는 수준이다. 셸이 자체적으로 집계한 애널리스트 예상치인 63억6000만달러도 상회했다. 셸의 지난해 같은 기간 조정 순이익은 55억8000만달러였으며, 직전 분기인 2025년 4분기에는 32억6000만달러를 기록한 바 있다. 와엘 사완 셸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글로벌 에너지 시장이 전례 없는 혼란을 겪는 분기였음에도 운영 성과에 대한 끊임없는 집중을 통해 견고한 실적을 달성했다"고 설명했다. 셸은 또 분기별 자사주 매입 규모를 기존 35억달러에서 30억달러로 축소했다. 대신 배당금은 주당 0.3906달러로 5% 인상한다고 밝혔다. 글로벌 석유기업들은 중동 분쟁 이후 유가가 고공행진 하면서 실적 랠리를 잇따라 발표하고 있다. 국제유가는 이란 전쟁 발발 이후 호르무즈 해협 봉쇄 여파로 약 40% 상승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영국 석유기업 BP 역시 유가 상승 영향으로 1분기 순이익이 32억달러를 기록했다. 이는 시장 예상치인 26억7000만달러를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기록한 13억8000만달러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급증한 수치다. 다만 셸의 순부채는 1분기 말 기준 526억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말 기록한 457억달러 대비 증가한 수준이다. 퀼터 셰비엇 인베스트먼트 매니지먼트의 마우리치오 카룰리 주식 리서치 애널리스트는 CNBC 인터뷰에서 “셸의 1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뿐 아니라 내 개인적인 예상치도 웃돌았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순부채가 이번 분기 증가한 점이 유일한 약점"이라며 “이는 주로 유동자본 효과 때문으로, 유가가 상승하면 재고 가치 증가에 따른 부정적 영향이 발생한다"고 설명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국힘 불참’ 개헌안 투표 불성립…與, 8일 재표결 추진

7일 계엄 선포 시 국회 승인 의무화 등을 담은 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에 상정됐지만, 국민의힘의 불참으로 투표가 성립되지 못했다. 국회는 이날 오후 본회의를 열고 '대한민국 헌법 개정안'을 상정했다. 그러나 국민의힘이 당론으로 표결에 불참하면서 의결정족수를 채우지 못했다. 개혁신당도 개헌안 발의에는 동참했지만, 이날 표결을 위한 본회의에는 참석하지 않았다. 헌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려면 재적 의원 3분의 2 이상인 191명의 찬성이 필요하다. 개헌안을 발의한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당과 무소속 의원만으로는 의결정족수에 미치지 못해 국민의힘 이탈표12표가 필요했다. 앞서 국민의힘을 제외한 원내 6당 소속 의원 187명은 지난달 3일 개헌안을 발의했다. 개헌안에는 대통령이 계엄을 선포할 경우 국회 승인을 받도록 하고, 국회의 계엄 해제 요구권을 해제권으로 강화하는 내용이 담겼다. 부마민주항쟁과 5·18민주화운동 정신을 헌법 전문에 명시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민주당은 오는 8일 오후 2시 본회의를 다시 열고 재표결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6·3 지방선거와 동시에 개헌안 국민투표를 실시하려면 오는 10일까지 개헌안이 국회 문턱을 넘어야 한다. 이주희 민주당 원내대변인은 이날 의원총회 후 기자들과 만나 “투표가 불성립되면 예상하건대 내일(8일) 오후 2시에 본회의를 개최해 다시 한번 표결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국회의장도 본회의 직전까지 여야 회동을 주재하며 국민의힘의 표결 참여를 촉구했지만, 이견은 좁혀지지 않았다. 우 의장은 “마지막으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에게 다시 한번 요청한다. 지금이야말로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한 최소한의 헌법적 장치를 마련해야 할 때"라며 국민의힘에 표결 참여를 요청했다. 국민의힘은 이번 개헌안을 '선거용 졸속 개헌'으로 규정하고 반대 입장을 고수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오전 “이재명 대통령은 이번 개헌으로 길을 닦고, 장기독재 개헌으로 끝까지 가보겠다는 것"이라며 “개헌을 하겠다면 먼저 이 대통령이 연임 불가를 선언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도 “선거 날짜에 맞춰 국민투표를 하기 위해 국회에서 표결해야 한다는 것은 졸속"이라며 “단호히 이 졸속 누더기 개헌에 반대한다"고 밝혔다. 반면 민주당은 국민의힘의 표결 불참을 강하게 비판하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도 전날 국무회의에서 “왜 반대하느냐"며 “개헌에 반대하는 사람은 불법 계엄 옹호론자"라고 국민의힘을 압박했다. 국회 본회의에 개헌안이 상정된 것은 8년 만이다. 2018년 5월 24일 문재인 당시 대통령이 발의한 헌법 개정안도 야당 불참 속에 의결정족수 미달로 투표 불성립 처리됐다. 2020년 3월 여야 의원 148명이 발의한 개헌안은 국회 임기 종료로 자동 폐기됐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민주당 “내란세력 심판”…국힘 “셀프 면죄 심판”

6·3 지방선거를 27일 앞두고 여야가 본격적인 선거 체제에 돌입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내란 세력 척결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지방선거에서 승리해야 한다는 점을 내세웠고, 국민의힘은 공소 취소 특검법을 통한 셀프 사면을 심판해야 한다고 맞섰다. 7일 더불어민주당은 경기 고양 킨텍스에서 공천자 대회를 열고 '이재명 정부와 지방정부의 톱니바퀴'를 선거 기조로 내세웠다. 국민의힘은 청와대 앞 현장 최고위에서 공소취소 특검법을 '셀프 사면'으로 규정하며 이재명 심판론을 전면에 내걸었다. 정청래 민주당 대표는 이날 '인천·경기·제주 공천자 대회'에서 “한 송이 국화꽃을 피우기 위해 소쩍새도 울고 천둥도 소리쳤다"며 공천자들을 향해 축하 인사를 건넸다. 대회는 행사 시작 전부터 파란 점퍼를 입은 후보자와 관계자들로 킨텍스 제1전시장 3층 대회의실을 가득 채웠다. 후보자들은 무대에 오르기도 전에 서로 악수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분위기를 달궜다. 행사 시작 직전에는 송영길 후보가 무대에 올라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더 열심히 노력하겠다"고 짧게 인사한 뒤 1분 만에 자리를 떴다.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 성공'과 '내란 세력 심판'을 선거의 핵심 과제로 내세웠다. “이재명 정부의 성공은 2026년 시대정신이자 소명"이라고 운을 뗀 정 대표는 “이재명 정부와 지방정부가 톱니바퀴 어긋남 없이 착착 돌아갈 때 대한민국 성장도 더욱 속도감 있게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성 발언도 이어졌다. 정 대표는 “내란의 불씨는 꺼지지 않았고 내란 세력은 곳곳에서 준동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인 뒤 “이진숙이 웬 말이고, 추경호가 웬 말이고, 정진석은 또 웬 말이냐"고 연달아 이름을 불렀다. 정 대표는 이어 경기도지사 후보·박찬대 인천시장 후보·위성곤 제주특별자치도지사 후보를 차례로 호명하며 돌발 퀴즈를 던졌다. 박 후보를 향해 “ABCE 전략을 잘 모를 수 있다"며 직접 설명을 요구했고, 박 후보는 자리에서 일어나 “물류 AI 산업(A)·바이오(B)·콘텐츠(C)·인천 앞바다 신재생에너지(E)"라고 답했다. 위성곤 후보에게는 “제주 AX 대전환이 무엇이냐"고 물었다. 위 후보는 “AI 전환을 통해 제주를 대전환하고 모든 도민에게 AI 구독료를 지원하겠다"고 요약했다. 정 대표가 곧바로 추미애 후보에게도 “혹시 일어날 수 있느냐"고 묻자 객석에서는 다시 웃음이 터졌다. 이날 각오 발언에서 결연한 표정을 보인 추 후보는 “선거가 끝날 때까지 고개를 들면 안 된다"며 “늦은 밤 골목 한 집을 가기 위해 지친 다리를 이끌고 가기도 했다. 마지막 단 한 사람도 놓치지 않겠다는 절박함이 민주주의를 지키는 힘"이라고 강조했다.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는 단상에 오르자마자 “벌써 목이 메인다"며 말문을 열었다. 그는 “이명박·박근혜, 윤석열이 나라를 얼마나 망가뜨렸는지 경험했다"며 “4년 뒤 재창출에 실패하면 대한민국은 또 위기를 겪을 것"이라고 말했다. 위성곤 제주도지사 후보는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지방에서 실천하기 위해 왔다"고 짧게 각오를 밝혔다. 계양을 보궐선거에 나선 김남준 후보가 “이재명의 약속을 김남준이 지켜내겠다"고 마이크를 잡은 뒤 이언주·황명선·강득구 최고위원과 김승원·고남석·김한규 지역 위원장들이 차례로 단상에 올랐다. 김한규 제주도당 위원장은 “멀리서 비행기 타고 온 32명의 도의원 후보와 함께 승리할 자신이 있다"며 “비행기 타고 왔으니 제주도 자랑 좀 하겠다"고 한라산과 흑돼지를 언급해 제주 후보들의 환호를 끌어냈다.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와 당 지도부는 같은 날 오전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현장 최고위원회의를 열고 '이재명 대통령 공소취소 특검법 원천 무효'를 외치며 공세 수위를 끌어올렸다. '대통령도 죄를 지으면 감옥을 가야 한다'는 문구가 적힌 플래카드가 내걸린 가운데 의원들은 행사 내내 웃음기 없는 결연한 표정으로 자리를 지켰다. 정면을 바라보며 주먹을 움켜쥔 장 대표는 “지금 이 대통령은 오직 수감만 피하겠다는 생각뿐"이라며 “공소취소 특검은 판사가 쥔 공소장을 빼앗아 스스로 찢어버리겠다는 발상"이라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이어 “감옥은 두려워하면서도 국민은 두렵지 않은 듯하다"며 “공소취소는 이재명 범죄 지우기를 넘어 이재명 독재로 가는 마지막 톨게이트"라고 규정했다. 송언석 원내대표는 공소취소 특검을 “대통령이 임명한 특검이 대통령 본인 사건을 수사해 공소를 취소하도록 만드는 셀프 면죄부 법안"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금 와서 처리를 선거 이후로 미루겠다고 하는 것은 선거부터 치르고 대통령 범죄 세탁 프로젝트는 나중에 강행하겠다는 뜻"이라며 “선거가 끝났다고 위헌이 합헌이 됩니까"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고위원들도 한마음으로 동조했다. 신동욱 최고위원은 “지방선거 결과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헌법 제1조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을 지키는 것"이라며 “이대로라면 대한민국은 이재명 한 사람을 위한 총통 국가로 변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민수 최고위원은 단상에 오르자마자 “이재명의 12개 혐의, 5개 재판이 모두 공소취소로 향하고 있다"며 “범죄 혐의가 사라진 것이 아니라 권력으로 지워지고 있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공소취소 특검은 권력자 비리를 수사하는 특검이 아니라 이재명의 죄를 없애주는 지우개 특검"이라며 “공소취소 특검과 개헌이 성공한다면 대한민국은 괴물 총통 독재 국가가 될 것"이라고 했다. 우재준 청년최고위원은 “공소취소, 어렵고 낯설 수 있다. 쉽게 설명하면 그냥 셀프 사면"이라고 직격했다. 그러면서 “박성준 민주당 의원이 '국민 10명 중 8~9명은 공소취소가 뭔지 모를 것'이라고 라디오에서 웃으며 말했다"며 “민주당 특유의 선민의식이 만천하에 드러났다"고 비판했다. 그는 “50세 후보에게 '오빠라고 불러보라'는 62세 당대표, 경기 어렵다는 상인에게 '컨설팅을 받아보라'는 서울시장 후보 당에서 무엇을 말하겠느냐"며 정청래 대표와 정원오 후보도 겨냥했다. 정점식 정책위의장이 마지막 발언자로 나서 “지방선거로 어수선한 틈을 타 이재명 죄 지우기 특검법을 조용히 처리하려 했다"며 “슬그머니 처리하려 했던 졸속 개헌, 이재명 죄 지우기 특검법을 즉시 멈춰달라"고 촉구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서현 인턴기자, 이동윤 인턴기자

정부, ‘수입 설탕’ 관세 낮춰 물가 관리…“4개월내 시장 풀어야”

정부가 물가 관리를 위해 관세를 낮춘 설탕의 시장 방출 기간을 최대 6개월에서 4개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관세가 낮아진 수입물품을 창고에 쌓아두고, 가격이 오를 때까지 판매를 미루는 부당 행위를 차단하기 위해서다. 정부는 7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 장관 태스크포스(TF) 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할당관세 개선방안 후속 조치'를 발표했다. 할당관세란 물가를 낮추고, 원활한 수급을 위해 일정 수입 물량에 대해 관세를 낮추거나 면제하는 제도다. 중동 전쟁 이후 환율과 유가 상승이 고물가로 이어지자 정부는 설탕, 수입산 과일 등 할당관세 대상을 확대해왔다. 하지만 일부 수입업체 사이에서 보세구역에 물량을 장기간 보관하며 관세 인하 혜택만 받는 부당 행위가 발생했다. 수입 신고를 미루고, 시일이 지나 높은 가격에 판매하다 보니 시장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게 정부 판단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오는 8월부터 할당관세 적용 품목인 설탕의 방출 의무 기간을 기존 6개월에서 4개월로 앞당기기로 했다. 냉동 고등어도 수입 수산물 유통이력 관리 대상에 추가한다. 기존 냉동 '갈치·명태·오징어'와 냉장 오징어에서 5개 품목으로 늘려 수입 후 도매·가공·소매까지 모든 단계의 유통 경로 관리를 강화한다. 설탕의 시중 방출 의무 기간을 단축하고, 수입 수산물의 유통 경로 추적도 강화해 신속 유통을 도모하는 동시에 낮아진 관세 혜택이 물가 인하로 이어지도록 한다는 취지다. 정부는 관세법 개정을 통해 수입 제품의 보세구역 반입 후 가산세 부과 기준도 현행 30일에서 20일로 단축하기로 했다. 공급이 시급한 경우에는 주무 부처 장관 요청에 따라 세관장이 화주 등에 대해 직접 반출을 명령할 수 있도록 했다. 정부 관계자는 “할당관세 적용 제품이 시장에 보다 신속하게 유통돼 물가를 빠르게 안정화하고, 시장 공급 지연 등 부정행위 차단을 강화하기 위해 개선안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농식품부는 연내 관세법 개정을 완료할 계획이다. 올해 연말까지 농축산물의 할당관세 적용 품목에 대해 수입·유통·판매 전 과정을 상시 점검할 수 있는 통합 관리체계도 구축할 예정이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내년부터 이 같은 업무를 전담할 수 있도록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내 30명 규모의 할당관세 관리팀을 신설하는 방안을 재정경제부, 기획예산처 등과 협의 중"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정부는 중동 전쟁 이후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에 따른 판매 기피 등 부정행위가 없도록 석유제품 매점매석 금지를 오는 7월까지 2개월 연장하기로 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美·이란 종전 협상, 이번엔 타결될까…트럼프 “합의 안하면 폭격” 으름장 [이슈+]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을 위한 새로운 합의안을 놓고 막판 조율에 들어간 것으로 전해지면서 교착 상태에 빠졌던 종전 협상이 이번에는 타결될지 관심이 쏠린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과 악시오스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미국은 전쟁 종식과 향후 핵 협상 틀 마련을 위한 1쪽 분량의 양해각서(MOU)를 이란 측에 제시했다. 미국 당국자는 향후 24~48시간 안에 이란 측 답변이 전달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14개 항목으로 구성된 MOU에는 이란이 우라늄 농축 활동을 일시 중단하고 미국은 대(對)이란 제재를 해제하는 한편 동결된 이란 자금을 반환하는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양측이 호르무즈 해협 통항 제한을 완화하는 방안도 포함됐다. 우선 MOU 체결을 통해 전쟁 종식과 협상의 큰 방향성을 제시한 뒤, 이후 30일간 세부 협상을 진행하며 구체적인 합의안을 마련하는 방식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과 관련해서는 12~15년 수준이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초 미국은 20년, 이란은 5년을 각각 주장해왔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는 블룸버그에 “이란 핵 프로그램에 대한 구체적인 협상은 이후 단계에서 다뤄질 예정"이라며 “아직 어떤 사안도 최종 합의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합의 타결 가능성에 대해 낙관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다. 그는 이날 백악관 행사에서 “그들은 매우 강하게 합의를 원하고 있다"며 “동의할지 지켜봐야겠지만, 만약 동의하지 않더라도 결국 곧 동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는 “이란이 합의된 내용을 수용한다는 전제 아래 전설적인 군사작전인 '에픽 퓨리(Epic Fury)'는 종료될 것"이라며 “매우 효과적이었던 대이란 해상 봉쇄도 해제돼 호르무즈 해협이 이란을 포함한 모든 국가에 개방될 것"이라고 적었다. 이어 “그들(이란)이 동의하지 않는다면 폭격이 시작될 것이며, 안타깝게도 이전보다 훨씬 더 높은 수준과 강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또 이란과의 합의 시한과 관련해 “별도의 데드라인은 없다"고 밝혔지만, 미국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이 끝나는 오는 15일 전까지 합의 타결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악시오스는 전했다. 중국이 이란 전쟁 종식 과정에서 영향력을 확대하고 있다는 점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실제 왕이 중국 외교부장은 이날 베이징에서 압바스 아라그치 이란 외무장관과 회담을 갖고 전면 휴전과 협상 지속 필요성을 강조했다. 아라그치 장관은 중국이 제시한 '4개 항 제안'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방문 전까지 이란과 합의를 도출하지 못할 경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협상에서 지렛대를 잃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특히 중국이 종전 협상의 핵심 중재자 역할을 맡게 되면 시 주석은 '평화 중재자'라는 위상을 더욱 강화할 수 있을 것이란 관측도 제기된다. 이란 측은 혼재된 메시지를 내놓고 있다. 에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무부 대변인은 ISNA 통신 인터뷰에서 “이란은 미국의 계획과 제안을 여전히 검토 중이며, 입장을 정리한 뒤 파키스탄 측 중재자에게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이란 의회 국가안보외교위원회 대변인인 에브라힘 레자에이는 이번 제안에 대해 “미국의 희망사항 목록에 가깝고 현실과는 거리가 있다"고 비판했다. 글로벌 금융시장에서는 종전 합의 가능성을 반영하는 분위기가 나타났다.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글로벌 벤치마크인 브렌트유 선물 가격은 이날 장중 한때 배럴당 100달러선을 밑돌며 2주 만의 최저치를 기록했다. 이후 낙폭을 일부 줄이며 다시 배럴당 100달러 선 위로 올라섰다. 전쟁 종식 기대감에 글로벌 증시도 강세를 보였고 채권 금리는 하락했다. S&P500지수와 나스닥지수는 이날 종가 기준으로 다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일본 GCI자산운용의 이케다 다카마사 수석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미국과 이란의 평화 제안 내용 자체는 아직 구체적이지 않다"면서도 “시장은 추가적인 군사 행동이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는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AI가 배 몰고 사고 막는다…정부, 자율운항선박 데이터 구축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정부가 배가 스스로 움직이는 '자율운항선박' 시대를 앞당기기 위해 인공지능(AI) 데이터 구축 사업에 본격 나섰다. 해양수산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7일 서울 LW컨벤션센터에서 '자율운항선박 AI 데이터플랫폼 사업 출범식'을 열고 사업 계획을 공개했다. 자율운항선박은 AI가 선박 곳곳의 센서와 항해장비, 엔진 정보를 스스로 학습해 운항을 판단하는 차세대 선박이다. 사람이 직접 조종하지 않아도 충돌을 피하고, 가장 빠른 항로를 찾거나 고장 가능성을 미리 파악할 수 있는 기술이다. 정부는 이런 기술의 핵심이 실제 바다에서 쌓이는 데이터에 있다고 보고, 올해부터 4년 동안 346억 원을 투입해 관련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모으기로 했다. 실제 운항 중인 선박에서 나오는 정보를 표준화해 AI가 학습할 수 있는 데이터 기반을 만들 계획이다. 사업은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이 맡아 추진한다. 이날 행사에는 해운사와 조선사, 기자재 업체, AI 기업, 연구기관 관계자 등 60여 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데이터 공유와 선박 제공, 장비 지원 등에 협력하기로 했다. 사업 수행기관인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KRISO)는 항해와 조종, 엔진, 원격관제, 통신, 기상, 해상교통, 안전 분야 등에서 100여 종의 데이터를 수집한다. 정부는 이렇게 모은 데이터를 대형 조선사뿐 아니라 중소 조선사도 함께 활용할 수 있도록 공개형 데이터로 구축한다. 또 올해 추진 예정인 6000억 원 규모의 'AI 완전자율운항 기술개발 사업'과도 연계해 실증과 상용화를 확대할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상반기 안에 자율운항선박 기술 개발과 산업 확대, 전문 인력 양성, 국제표준 대응 전략 등을 담은 기본계획도 발표한다. 박동일 산업부 산업정책실장은 “앞으로 자율운항선박 경쟁력은 결국 얼마나 좋은 데이터를 확보하느냐에 달려 있다"며 “기업들이 데이터를 함께 모아 세계 최고 수준의 기반을 만들 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김혜정 해수부 해운물류국장은 “해운과 조선 산업이 디지털 전환 시대로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이번 사업이 우리나라 자율운항선박 기술 경쟁력을 키우는 중요한 출발점이 된다"고 말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삼성전자 웃게 한 AI…美 빅테크 데이터센터 확장에 기후목표는 후퇴 [이슈+]

인공지능(AI) 수혜 기대감에 삼성전자·SK하이닉스를 비롯한 반도체 관련주들의 주가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지만 데이터센터 확장을 주도하는 미 빅테크(거대 기술기업)들의 기후변화 대응 목표는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AI 경쟁 속에서 막대한 전력 확보에 나서면서 재생에너지 확대 목표를 축소하거나 천연가스 발전 의존도를 높이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소프트(MS)가 야심차게 내세운 기후 목표를 재검토하고 있다는 소식까지 전해지면서 AI 시대의 전력 소비 급증이 글로벌 기후위기 대응 전략의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MS가 오는 2030년까지 전력 사용량의 100%를 실시간으로 재생에너지를 통해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연기하거나 아예 철회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막대한 전력 수요와 비용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AI 시대 이전에 제시했던 기후 목표의 현실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내부 논의는 아직 진행 중이며 최종 결정은 내려지지 않은 상태다. ◇ MS의 '탄소 네거티브' 목표 흔들 앞서 MS는 2030년까지 '탄소 네거티브'를 달성하겠다는 목표와 함께 2025년까지 RE100(사용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조달) 달성 계획을 2020년에 발표한 바 있다. 이어 2021년에는 '100/100/0'으로 명명된 새로운 기후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MS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100%의 시간 동안 '제로(0) 탄소'(무탄소) 에너지 구매로 충당하겠다는 계획이다. 특히 재생에너지를 실시간으로 공급받겠다는 점에서 이미 달성한 RE100보다 훨씬 까다로운 수준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MS는 지난 2월 2025년까지 사용하는 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발표한 바 있다. 문제는 MS가 최근 들어 이 같은 기후 목표에서 후퇴하는 조짐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블룸버그는 MS가 최근 탄소 제거(CDR) 프로그램 규모도 축소하고 있다고 지난달 보도한 바 있다. 소식통들에 따르면 MS 직원들은 최소 3곳의 CDR 프로젝트 개발업체에 협상 중인 계약이 보류됐다고 통보했다. MS가 글로벌 CDR 시장의 최대 투자자라는 점을 고려하면 이러한 움직임은 업계에 상당한 충격을 안겼다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블룸버그NEF(BNEF)에 따르면 지난해 MS의 CDR 크레딧 구매 비중이 전체 대비 90% 이상을 차지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MS가 재생에너지를 실시간으로 충당하겠다는 목표마저 철회하거나 축소할 경우 빅테크 업계 전반의 기후 대응 전략에도 상당한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블룸버그는 CDR과 '100/100/0'이 모두 MS의 2030년 탄소 네거티브 달성을 위한 핵심 축이라고 짚었다. 다만 MS 내부에서는 '100/100/0' 목표가 처음부터 현실적으로 달성하기 매우 어려운 과제로 인식돼 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 “AI가 우선"…기후변화 대응은 뒷전 이 같은 변화의 배경에는 빅테크 간 AI 데이터센터 확장 경쟁이 자리하고 있다. MS는 올해 말까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약 190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다. MS는 약 3개월마다 1기가와트(GW) 규모의 데이터센터 용량을 추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소식통들은 AI 관련 비용이 급증하면서 저탄소 부서를 포함한 다양한 사업부에서 예산 압박이 커졌고, 친환경 프로젝트에 대한 투자 심사 역시 이전보다 엄격해졌다고 전했다. 기후단체 하이타이드 재단의 알렉시아 켈리 이사는 “AI는 빅테크 기업들에게 생존이 걸린 경쟁"이라며 “가능한 모든 자금이 AI 인프라 구축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특히 AI 데이터센터 경쟁 속에서 안정적인 전력 공급의 중요성이 커지자 아마존과 메타 플랫폼스 등 빅테크들 사이에서 천연가스 발전 선호 현상도 강해지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실제로 블룸버그에 따르면 MS는 미국 석유기업 셰브론과 함께 텍사스에서 2500메가와트(MW) 규모의 대형 천연가스 발전소를 건설하고, AI 데이터센터에 장기간 전력을 공급받기 위한 협상을 지난달 진행했다. 켈리 이사는 “데이터센터를 최대한 빨리 가동하려는 경쟁 속에서 청정에너지 목표는 사실상 뒷전으로 밀려나고 있다"며 “하이퍼스케일러들 사이에서 천연가스가 핵심 선택지로 떠오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 데이터센터 전력 폭증…미국에선 천연가스가 핵심 공급원 이 같은 흐름은 향후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폭증할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 전망과도 맞물려 있다. BNEF에 따르면 미국 데이터센터 전력 소비량은 오는 2035년까지 현재의 두 배 이상인 106GW 규모로 증가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천연가스가 핵심 전력원 역할을 맡을 것으로 예상된다. 국제에너지기구(IEA) 또한 전 세계적으로는 재생에너지가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 증가분의 절반가량을 충당하겠지만, 미국에서는 천연가스 의존도가 더욱 커질 것으로 내다봤다. 이런 가운데 AI 확산 이후 빅테크들의 탄소 배출량은 급증하고 있다. 각사가 최근 발표한 지속가능성 보고서에 따르면 챗GPT 출시 이전 시점과 비교해 메타의 탄소 배출량은 64% 증가했다. 이어 구글은 51%, 아마존은 33%, MS는 23% 각각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MS는 탄소배출 증가 원인으로 “AI 및 클라우드 사업 확장 등 성장 관련 요인"을 직접 언급했다. AI 데이터센터 확대 경쟁이 기후 목표 달성을 더욱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이슈&인사이트] 중금리 대출 확대와 국민경제의 선순환

최근 금융위원회는 중·저신용 계층을 위한 중금리 대출 공급을 대폭 확대하는 정책을 발표하였다. 이번 대책은 정책금융기관과 민간 금융회사의 협력을 기반으로 중금리 대출의 공급 기반을 확충하고, 보증 연계 및 인센티브 구조를 통해 금융회사의 참여를 유도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특히, 신용평가체계의 고도화를 병행하여 기존의 정형화된 신용 평점 중심 평가에서 벗어나 보다 정교한 위험 기반 접근을 도입하려는 점이 특징적이다. 이는 단순한 대출 확대 정책이 아니라, 제도권 금융 내에서 '중간 신용계층'을 흡수하고 금융시장 구조를 정상화하려는 전략적 정책으로 평가할 수 있다. 국민경제적 관점에서 볼 때, 중금리 대출 확대는 여러 긍정적 파급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첫째, 가계의 이자 부담 완화를 통해 소비 여력을 증대시키는 효과가 있다. 고금리 대출에 의존하던 차주들이 중금리 대출로 전환할 경우 평균 차입 비용이 하락하게 되고, 이는 고신용자 대비 한계소비성향이 높은 중·저 신용 계층의 소비 증가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거시경제적으로 이는 내수 진작 및 경기 안정화에 기여하는 중요한 경로로 작용한다. 둘째, 금융 포용(financial inclusion)의 실질적 진전이다. 기존에는 신용도가 낮다는 이유로 제도권 금융 접근이 제한되었던 계층이 합리적인 금리로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되면서, 금융의 분배적 기능과 사회적 안전망이 강화된다. 이는 단순한 복지 차원을 넘어 경제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구조적 효과를 지닌다. 셋째, 비제도권 금융 및 불법 사금융에 대한 의존도를 낮추는 점도 중요한 성과로 평가된다. 중금리 대출 시장이 충분히 형성될 경우, 이는 고금리 대출과 저금리 대출 사이의 '완충지대(buffer zone)'로 기능하며, 금융 취약계층이 비제도적 사금융으로 내몰리는 것을 방지한다. 넷째, 금융산업의 효율성 제고 측면에서도 긍정적이다. 금융회사는 보다 정교한 리스크 기반 가격결정(risk-based pricing)을 구현해야 하며, 이는 자연스럽게 신용평가모형, 데이터 활용, 핀테크 기술의 발전을 촉진한다. 미국 사례는 상기 중금리 대출 정책 방향의 타당성을 뒷받침하는 대표적 참고 사례이다. 미국에서는 커뮤니티 은행과 핀테크 기업이 협력하여 중금리 대출 시장을 점진적으로 확대해 왔다. 특히, 렌딩과 같은 플랫폼 기반 금융이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였다. 이 과정에서 대안 데이터(예: 소득 흐름, 소비 패턴, 비금융 정보)를 활용한 신용평가가 활성화되었다. 이는 전통적 신용평가로 포착되지 않던 차주들의 상환 능력을 보다 정밀하게 반영하는 데 기여했다. 또한, 규제 측면에서도 과도한 금리 통제보다는 투명성 제고와 경쟁 촉진에 방점을 두었으며, 결국, 중금리 대출은 금융 포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시장 기반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데 성공하였다. 이는 국내의 금융 정책 설계에도 중요한 시사점을 제공한다. 물론 정책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보완 과제가 병행되어야 한다. 우선, 중금리 대출의 금리 범위와 정책 기준을 시장 상황에 맞게 유연하게 조정할 필요가 있다. 기준금리 및 조달 비용이 변동하는 환경에서 경직된 금리 기준은 금융회사의 참여를 제약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중금리 대출의 금리 구간을 일정한 고정값이 아니라, 기준금리, 신용스프레드, 기대손실률 등을 반영한 '연동형 밴드'로 설계할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기준금리 + 일정 스프레드 범위'와 같은 방식으로 상·하한을 조정하면 시장금리 변화에 자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으며,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리스크 기반 가격결정이 가능해져 공급 유인이 유지된다. 둘째, 신용평가 인프라의 획기적 개선이 요구된다. 비금융 데이터 및 대안 정보의 활용을 제도적으로 지원하고, 데이터 결합 및 활용에 대한 규제 합리화를 통해 평가 정확도를 높여야 한다. 통신 요금 납부, 공과금, 플랫폼 거래내역, 소득 흐름, 고용 형태, 심지어는 사업자 매출 데이터와 같은 비금융·대안정보를 체계적으로 반영할 필요가 있다. 중요한 것은 이러한 데이터가 단편적으로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표준화된 형태로 결합·분석되어 예측력을 높이는 것이다. 이를 위해 금융당국은 데이터 결합을 가로막는 과도한 규제를 합리적으로 정비하고, 안전한 데이터 결합을 지원하는 인프라(예: 데이터 전문기관, 가명정보 활용 체계)를 더욱 활성화시켜야 한다. 결론적으로, 이번 금융당국의 중금리 대출 확대 정책은 단순한 서민금융 지원을 넘어 국민경제의 질적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중요한 정책 결정이다. 금융 접근성 개선은 소비 확대, 창업 및 경제활동 참여 증가로 이어지며, 이는 다시 경제 전반의 활력을 높이는 선순환 구조를 형성할 것이다. 향후 금융당국은 중금리 대출의 공급 확대 뿐 아니라, 데이터 기반 신용평가 혁신, 규제 체계의 정교화, 시장 참여 유인 설계 등을 통해 중금리 대출 시장의 지속 가능성을 확보하는 방향으로 나아가야 한다. bienns@ekn.co.kr

[1보] 마이크로소프트,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100% 실시간 충당’ 후퇴 검토

마이크로소프트(MS)가 빅테크(거대 기술기업) 업계에서 가장 야심찬 수준으로 평가받아온 기후 목표를 축소하거나 연기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해 MS가 오는 2030년까지 전력 사용량의 100%를 실시간으로 재생에너지를 통해 충당하겠다는 목표를 연기하거나 아예 철회하는 방안을 내부적으로 논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막대한 전력 수요와 비용 부담이 커졌고, 이에 따라 AI 시대 이전에 제시했던 기후 목표의 현실성에 대한 의문도 커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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