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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미 푸드축제 앞두고 ‘맛의 승부’ 미쉐린 경력 셰프들이 구미 맛집 손봤다…

구미푸드페스티벌 로컬맛집 21개 팀 메뉴 컨설팅 맛·비주얼·가격부터 대량조리·위생까지 집중 점검 지역 농축산물 살린 '구미만의 맛' 발굴 구미=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오는 10월 열리는 '2026 구미푸드페스티벌'을 앞두고 구미지역 맛집들이 국내외 유명 레스토랑 경력을 갖춘 셰프들로부터 메뉴의 맛과 상품성을 집중 점검받았다. 구미시는 10일 구미대학교 창의관 조리실습실에서 푸드페스티벌 로컬맛집존 참여업소를 대상으로 메뉴 컨설팅을 실시했다. 전체 참여업소 41곳 가운데 컨설팅을 신청한 21개 팀이 이날 축제에서 실제 판매할 메뉴를 직접 조리해 선보였다. 전문 셰프들은 각 메뉴를 시식한 뒤 맛과 조리법은 물론 음식의 비주얼과 판매가격 적정성까지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앞서 제시된 평가사항이 얼마나 개선됐는지도 함께 점검해 업소별 맞춤형 보완책을 제시했다. 단순한 '맛 평가'에 그치지 않았다. 축제 현장에는 짧은 시간에 많은 주문이 몰리는 만큼 대량으로 조리해도 맛과 품질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과 조리시간 단축, 위생관리, 음식 제공 방식 등 실제 영업 현장에서 필요한 부분까지 집중적으로 다뤘다. 특히 구미지역에서 생산되는 농·축산물을 활용해 지역색을 살리는 메뉴 구성과 기존 업소의 강점을 살리면서도 다른 음식점과 차별화할 수 있는 상품 개발 방안도 논의됐다. 컨설팅에는 각 분야에서 현장 경험을 쌓은 셰프들이 참여했다. 한식은 대한민국 조리기능장이자 경일대학교 식품학부 교수인 손정희 셰프가 맡았다. 양식 분야에는 미국 요리학교 CIA를 졸업하고 뉴욕의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르 베르나르댕'에서 근무한 임용빈 신세계 조리팀장이 참여했다. 중식 분야는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 '셰프스테이블' 근무 경력과 요리 서바이벌 프로그램 '이연복의 후계자를 찾습니다' 우승 경력을 지닌 임승환 셰프가 자문을 맡았다. 구미시는 이날 제시된 개선사항을 축제 전까지 실제 판매 메뉴에 반영해 로컬맛집존의 맛과 상품성, 현장 운영 완성도를 끌어올릴 계획이다. '2026 구미푸드페스티벌'은 오는 10월 17~18일 이틀간 구미 송정맛길에서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지역 음식점들의 대표 메뉴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로컬맛집존을 비롯해 최신 푸드테크 기술을 직접 보고 체험하는 '푸드테크&체험존' 등 다양한 콘텐츠가 마련된다. 김장호 구미시장은 “지역 업소가 가진 고유한 맛과 장점에 전문 셰프들의 경험과 노하우가 더해졌다"며 “구미에서만 맛볼 수 있는 차별화된 음식을 선보여 구미푸드페스티벌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미식축제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李 “호남 반도체 전격전…軍공항 임시배치 전이라도 조기 착공”

이재명 대통령이 10일 “2028년 중순까지 광주기지 기능을 다른 군 공항으로 임시배치해 반도체 산업 단지로 조기에 활용될 수 있게 조치하라"며 국방부에 '전격전'을 주문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열린 '3대 메가프로젝트 민관 합동 2차 점검회의'에서 모두발언을 통해 “속도전을 넘어 전격전을 치러야 하는 상황"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임시 배치 이전이라도 군 공항 인근의 부지에 산단이 조기 착공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주기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현재 단계에서는 무엇보다도 부지와 기반 시설이 중요하다"며 “호남·영남·충청 3개 지역이 중심이 되고 있는데, 이 중에서 호남 반도체 클러스터의 경우에는 일본 구마모토의 못지않은 속도로 신속하게 집행되었으면 좋겠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관련 절차를 동시다발적으로 추진해 소요 시간을 대폭 줄이고, 규제도 지속적으로 개선해 최대한 빠른 집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주셔야 한다"고 주문했다. 기본 반도체 팹(Fab생산 공장)은 부지 검토부터 완공까지 통상 5~9년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일본 구마모토현에 있는 대만 TSMC 공장은 착공 2년 만에 반도체를 생산하면서 '구마모토의 기적'이라고 평가받았다. 이 대통령은 또 “전력 용수 공급 계획도 차질 없이 준비해야 한다"며 “국회와 긴밀히 소통해 관련 법령의 제정, 개정에도 속도를 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언제나 첫 페달을 밟을 때 가장 힘이 많이 드는 법"이라며 “향후 1년을 골든타임으로 생각하고 총력을 다해 주시기 바란다"고 했다. 그러면서 “대한민국의 황금 시대 골든에이지가 시작되는 초입이다. 우리가 어떻게 준비하느냐에 따라서 전혀 다른 세상이 열리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메가프로젝트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K자 성장' 양극화 방지 방안에 대해서도 대책을 마련하라고 주문했다. 아울러 “메가프로젝트 최종 목표는 성장의 축을 국토 전체로 확장하고, 초격차 산업의 지도를 지방 중심으로 새롭게 재편하는 것"이라며 “공동체 전체의 역량으로 일군 성과가 특정 기업이나 또 특정 지역에만 집중되지 않도록 각 부처가 미리 잘 챙겨주시면 좋겠다"고 했다. 또한 “소재, 부품, 장비 등 산업 생태계 전반을 함께 지원할 방안, 나아가서 피지컬 AI의 발전이 제조업 인공지능 전환의 역량 강화로 이어지는 산업 대도약 전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김학홍 문경시장,“문경~김천 철도, 백년대계로 짜라”…문경시 역세권 개발 밑그림 본격화

외국인 계절근로자 종합대책 주문…농촌 인력난 해소 폭염 취약계층·가뭄 대응도 강화…회의 결과 시민 공개 문경=에너지경제신문 윤성원기자 문경시가 문경~김천 철도 건설에 대비한 노선 검토와 역세권 개발의 밑그림을 본격적으로 다듬는다. 농촌의 고질적인 일손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 대책도 강화한다. 문경시는 10일 김학홍 시장 주재로 주간 영상회의를 열고 철도 건설과 역세권 개발, 외국인 계절근로자 지원, 폭염·가뭄 대책 등 주요 현안을 점검했다. 이날 가장 비중 있게 다뤄진 현안 중 하나는 문경~김천 철도 건설사업이다. 김 시장은 향후 노선 계획이 문경의 도시 발전과 생활권 변화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만큼 시 차원의 면밀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철도 전문가의 자문을 거쳐 문경 발전에 가장 유리한 방안을 마련하도록 주문했다. 철도 개통에 대비한 역세권 개발에도 장기적인 관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단순히 역 주변을 개발하는 수준을 넘어 주거와 상업, 관광, 교통 기능을 연계해 문경의 미래 도시구조를 바꿀 수 있는 청사진을 마련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 시장은 역세권 개발을 두고 “문경의 백년대계를 그린다는 장기적 시각에서 철저히 준비해야 한다"는 취지로 관련 부서에 치밀한 계획 수립을 주문했다. 농촌 일손 부족 문제도 주요 의제로 올랐다. 문경시는 외국인 계절근로자에 대한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동시에 농업인들이 인력 수급 문제에 매달리지 않고 영농에 집중할 수 있도록 시 차원의 종합 지원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특히 농촌 고령화와 인구 감소로 농번기 인력 확보가 갈수록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계절근로자의 안정적인 공급과 체계적인 관리를 농업 경쟁력 유지의 핵심 과제로 보고 대응책을 구체화할 방침이다. 계속되는 폭염에 대한 안전대책도 강화한다. 독거노인과 장애인 등 폭염 취약계층의 안부를 수시로 확인하고 현장 예찰과 밀착 모니터링을 확대하도록 했다. 고온과 가뭄 장기화 가능성에 대비해 농업용수 확보 상황과 상수도 공급체계도 사전에 점검한다. 농작물 피해와 생활용수 부족 사태가 발생하기 전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취지다. 문경시는 앞으로 매주 영상회의에서 논의된 주요 시정 현안과 시민 생활에 필요한 알림사항을 정기적으로 공개하기로 했다. 행정 내부 회의에 머물던 주요 정책 결정과 추진 상황을 시민에게 공개하는 '열린 시정 소통 체계'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김학홍 문경시장은 “시민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행정 결정 사항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전달하겠다"며 “시정 운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주요 현안도 차질 없이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윤성원 기자 won56789@ekn.kr

서울시, 2조8061억원 2차 추경…생계·의료지원 확대와 주거 안정화에 투입

서울시가 생계·의료지원을 확대하고 취약계층 주거 안정화 등을 위해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추경 규모는 총 2조8061억원이다. 이 중 법정의무경비 등을 제외하면 활용 가능한 재원은 8100억원이다. 시는 10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2조8061억원 규모로 2차 추경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 이뤄진 1차 추경안(1조4570억원)에서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1529억원, 기후동행카드 환급 지원에 4695억원을 투입하는 등 고유가 대응에 집중됐다. 이번 추경 예산안에는 2026년 기준 중위소득 인상에 따라 확대되는 생계·의료 지원 확대와 주거급여 지원 확대 등이 포함됐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 인상에 따라 생계급여(857억원)는 1만2000명, 의료급여(1365억원)는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지원이 확대됐다. 취약계층 대상으로 의료지원 확대를 위해 21억원을 투입한다. 또한 은평병원 리모델링(48억원), 서남병원 증축(76억원) 등 의료 안전망 강화에도 예산이 편성된다.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취약계층 주거부담을 위한 지원 방안도 마련된다. 무주택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매입에 130억원을 투입한다. 청년층(19~39세)을 대상으로 부동산 중개보수와 이사비도 지원한다. 인당 최대 40만원 실비 지원하며 지원인원은 종전에 비해 2000명 증가한 1만명이다. 기준 중위소득 48%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주거급여 지원에는 440억원을 배정했다. 주거급여 지원 역시 중위소득 인상에 따라 종전에 비해 1만7000가구 늘어 36만4000가구가 지원 대상이 된다. 지원 대상자에게는 현금으로 임차 급여를 지원하고 수선 유지 급여는 현물로 지원한다. 시는 미래산업에 투자하고 청년들을 대상으로 AI 이용권을 지원해 성장기반을 다진다. 전기차 구매 지원과 전기버스 급속충전기 확충에 403억원을 투입한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지구를 위해 5억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는 3대 운행됐지만 이를 확대해 올해 19대 운행하도록 지원한다. 청년 AI 성장권 지원에도 56억원을 배정했다. 19~29세 청년 50만명을 대상으로 코딩·에이전트 등 고급 생성형 AI 이용권을 1년간 지원한다. 이번에 편성된 56억원은 올해 3개월치다. 사업기간은 내년 9월까지이며 내년 추경 예산안에 9개월 치가 편성될 전망이다. 민생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야간경제 활성화에도 투자한다. 야간시간에 사용이 한정되는 달빛 상품권은 100억원 규모로 발행되며, 달빛 야장 선정지 5개 권역에서 10% 할인이 제공됨에 따라 시의 지원 규모는 11억원이다. 안전·생활 인프라 확충에도 투자한다. 6·7호선 노후 전동차 368칸을 교체하는 사업에 177억원을 배정했다. 해체공사장 상시 점검단 운영 확대에 2억원을 추가 투입해 종전 대비 695개소 증가한 1457개소를 점검 대상이 확대된다. 또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양재·영등포·금호 등 빗물펌프장 준공(72억원)을 추진하고, 시흥계곡 빗물 저류조 설치에 10억원을 투입한다. 결혼·임신·출생·양육과정에도 지원을 확대한다. 35세이상 임산부 의료비 지원(41억원)과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97억원), 부모급여와 가정양육수당 지원에 50억원을 배정했다. 이동률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취약계층 지원과 청년·신산업 투자, 안전 인프라 확충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시의회 의결 후 신속히 집행해 시민이 변화를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韓 복당 반대 10명 안팎”…보수 권력 재편 어젠다된 ‘한동훈 복당’

국민의힘 지도부가 한동훈 의원 복당 문제를 두고 장고를 이어가고 있다. 당 안팎에서는 복당 이후 달라질 당내 권력구도가 변수라는 분석이 나온다. 복당을 강하게 반대하는 현역 의원은 10명 안팎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됐다. 친한계 한 의원은 본지에 “반대 의원이 겨우 두 자릿수를 넘길까 말까 할 정도"라고 말했다. 전체 108석 가운데 극히 일부에 그치는 셈이다. 한 의원은 복당하더라도 차기 당대표는 전당대회로 선출하며 당헌·당규상 공천은 당대표와 공천관리위원회가 주도한다. 그럼에도 긴장감이 이어지는 이유는 정치적 파급력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 의원이 복귀할 경우 친한계 구심력이 다시 형성되고, 중립 성향 의원과 원외 당협위원장, 당원들의 움직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당권파 측 한 관계자는 “당 밖 인사에게 정치적 정당성이 부여되는 순간 상황이 달라진다"며 “세력 결집과 당원 동력이 붙으면 향후 공천 구도에서 기존 기득권이 위협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성권 의원이 “한 의원이 당권을 잡으면 과거와 연관된 이들이 공천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이 있다"고 밝힌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반면 친한계 관계자는 “일개 의원의 복당마저 계파 셈법으로 차단하는 것은 당권파가 지분을 지키려 스스로 스펙트럼을 좁히는 격"이라며 “복당 반대 명분은 이미 소멸했다"고 반박했다. 중립 성향의 한 재선 의원도 “복당은 당권 교체가 아니라 논의의 장으로 들어오는 최소한의 절차"라며 “지도부가 끝까지 막으면 갈등만 키울 것"이라고 지적했다. 장동혁 대표 등 지도부가 복당 수순을 선뜻 밟지 못하는 것도 복당이 자칫 현 체제 리더십을 압박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판단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당 밖에서 제기되던 지도부 사퇴·조기 전당대회 요구가 친한계 의원들과 당협위원장들을 중심으로 조직화될 수 있다는 우려다. 복당을 허용하면 한 의원의 정치적 공간이 넓어지고, 계속 미루면 당원 반발과 지도부 책임론이 커질 수 있어 어느 쪽을 택해도 정치적 비용이 따른다. 여기에 윤리위원회가 징계 심의 과정에서 외부 인사와 사전 논의했다는 우종환 부위원장의 폭로가 나오며 당규상 비밀유지 의무 위반 의혹까지 불거졌다. 국민의힘 윤리위는 오는 18일 회의를 열어 조경태·권영진·서범수·진종오 의원 등 4명을 상대로 소명을 들을 계획이다. 이르면 당일 징계 수위까지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중징계 관측까지 나오는 가운데 당원권 정지 기간이 2년 이상으로 결정될 경우 2028년 4월 총선에서 국민의힘 소속 출마가 막혀 당사자들의 반발이 거셀 전망이다. 조경태 의원 등 중진들은 기자회견을 열고 “정황이 사실이라면 징계는 위법이자 부당한 처사"라며 제명 취소를 촉구했다. 다만 지도부가 윤리위 결정을 스스로 뒤집을 경우 지도체제의 정통성이 흔들릴 수 있어, 최고위 승인이나 재심 결정 모두 난제로 남아 있다. 한 의원 측은 당권 장악 프레임에 선을 그으며 보수 재건과 시스템 공천을 고리로 당권파의 우려를 달래고 있다. 한 의원은 최근 측근 및 당원들과의 소통에서 “보수 재건이라는 대의명분 하에 개혁적 노선에 동참한다면 과거를 묻지 않고 함께할 것"이라는 구상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복당 후 인적 청산 우려를 사전 차단하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특히 공천권 독점 구조를 바꾸기 위한 핵심 구상으로 상향식 공천, 즉 국민공천제를 제시하고 있다. 이 기조에는 친윤계 일부 의원들도 조용히 공감대를 표하고 있어, 향후 당내 세력 재편의 주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한 의원 복귀 이후 펼쳐질 권력 재편 가능성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된다. 실제 지도부 교체로 이어지려면 조기 전당대회 개최 여부와 세 결집 속도, 당원 여론의 향배 등 여러 고비를 넘어야 한다. 다만 윤리위 절차 시비와 바닥 민심의 복당 촉구가 겹치면서, 지도부가 명분 없이 복당을 계속 미루기는 어려워졌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장동혁 지도부가 어떤 방식으로 복당 방정식을 풀어낼지 주목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상승세’ 김민석 당권 굳히기…호남 ‘득표율’에 갈린다

더불어민주당 8·17 전당대회 당대표 순회경선이 4개 권역에서 마무리된 가운데 김민석 후보가 2주차 제주·인천에 이어 강원·대구경북(TK)에서도 정청래 후보를 꺾으며 승기를 잡았다. 누적 득표율에서도 다시 1위 자리를 탈환하면서 당권 경쟁에서 주도권을 잡는 모양새다. 다만 두 후보 간 누적 득표율 격차가 1.48%포인트(P)에 불과해 판세는 여전히 초박빙이다. 오는 15일 호남권 순회경선이 최대 승부처로 떠오른 가운데 호남 여론조사와 선호투표제에서 상대적으로 우위를 보인 김 후보가 호남에서 격차까지 벌릴 경우 대세론에 힘이 실릴 수 있다는 관측이다. 10일 정치권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강원 및 TK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 김 후보는 48.54%를 얻어 44.40%를 얻은 정 후보에 우위를 점했다. 8일 발표된 제주와 인천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도 47.75%를 얻어 정 후보(42.08%)에 5.67%p 차이로 앞선 김 후보는 2주차 2개 권역 순회경선을 모두 가져가는 성과를 거뒀다. 이에 따라 김 후보는 정 후보와의 맞대결에서 3승1패를 기록했다. 앞서 충청권 경선에서 승리한 김 후보는 부산·울산·경남(PK)에서 정 후보에게 역전 당했지만 제주·인천에서 다시 선두를 탈환한 데 이어 강원·TK에서도 승리하며 상승 흐름을 이어가게 됐다. 누적 득표율에서도 1위 자리를 탈환했다. 누적 득표율(경남·대구·경북 가중치 5% 미반영)에서 김 후보는 46.01%로 정 후보(44.53%)를 1.48%p 앞섰다. 충청과 PK 지역에서 치러진 1주차 경선을 마쳤을 때 누적 득표율은 정 후보가 45.51%, 김 후보가 44.52%였다. 1주차에서 0.99%포인트 뒤졌던 김 후보가 2주차 두 차례 경선을 거치며 다시 1위로 올라선 셈이다. 3위 송영길 후보는 누적 득표율 9.47%로 1주차에 이어 고전을 면치 못하는 모습이다. 수치만 놓고 보면 김 후보와 정 후보의 판세는 여전히 초접전이다. 그러나 김 후보가 호남이라는 최대 승부처를 앞두고 2주차 경선을 모두 가져가며 상승 흐름을 만들어냈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특히 1주차 열세를 뒤집고 누적 1위까지 탈환했다는 점에서 호남 경선을 앞둔 주도권 경쟁에서는 김 후보가 한발 앞선 셈이다. 민주당은 11∼12일 온라인, 13∼14일 자동응답시스템(ARS) 투표, 15일 본경선 순으로 호남권 순회경선을 진행한다. 16일에는 수도권 경선이 열린다. 152만명의 권리당원 중 호남에 50만명, 경기·서울에 58만명이 있어 두 권역에 전체의 71%가 밀집해 있다. 전체 권리당원의 약 3분의 1이 몰린 호남에서의 결과가 이후 수도권 표심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이번 경선은 '슈퍼 위크'의 서막으로 평가된다. 특히 전남광주에는 정치 고관여층이 많고 전략투표 성향도 뚜렷해 전통적으로 전당대회 최대 승부처로 분류되며 당심과 민심의 향배에 지대한 관심이 쏠리고 있다. 실제로 2012년과 2016년, 2022년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도 호남 경선은 당권 경쟁의 주요 분수령으로 작용했다. 한명숙·추미애·이재명 후보가 호남 경선을 계기로 판세를 굳히거나 대세론을 강화한 사례가 대표적이다. 현재까지 공개된 여론조사 흐름은 김 후보에게 우호적이다. 한길리서치가 뉴시스 광주전남본부·무등일보·광주MBC 등의 의뢰로 지난달 30~31일 광주·전남 유권자 100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민주당 당대표 선호도 조사에서 김 후보는 42.3%로 정 후보(27.7%)와 송영길 후보(13.8%)를 앞섰다. 민주당 지지층에서도 김 후보 47.8%, 정 후보 30.1%, 송 후보 13.3% 순으로 나타났다. 해당 조사는 무선 ARS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응답률은 6.3%, 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는 ±3.1%포인트다. 당락을 가를 최대 변수인 선호투표 역시 김 후보에게 유리한 모양새다. 선호투표제는 과반 득표자가 나오지 않을 경우 최하위(3위) 후보를 탈락시키고 해당 후보를 1순위로 선택했던 유권자들의 '2순위 표'를 상위 1·2위 후보에게 재배분해 최종 승자를 가리는 방식이다. 한길리서치 여론조사를 보면 3위 후보의 2순위 표가 1·2위 후보로 배분되는 선호투표제를 고려한 2순위 선호 질문에서 송 후보 응답자의 70.3%가 김 후보를, 27.8%는 정 후보를 지지 후보로 꼽았다. 실제 경선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나타난다면 김 후보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호남에서 김 후보가 여론조사상 우위를 실제 득표로 연결하고 정 후보와의 격차까지 벌린다면 그동안 반복됐던 엎치락뒤치락 양상이 김 후보 중심의 흐름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 반대로 김 후보가 호남에서 이기더라도 격차가 크지 않다면 정 후보에게는 수도권에서 다시 판세를 뒤집을 여지가 남는다. 결국 호남에서는 '누가 이기느냐' 못지않게 '얼마나 이기느냐'가 중요해진 셈이다. 이 때문에 두 후보는 15일 호남권 순회경선에서 발표될 이 지역 권리당원 투표에서 승기를 잡고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김 후보는 “당대표가 된다면 3대 메가 프로젝트와 지방성장을 합쳐 당의 1호 과제로 추진하겠다"며 “3대 메가 프로젝트에 '호남·대한 프로젝트'라는 이름을 붙이겠다"고 말했다. 호남을 '어머니'라고 부른 정 후보는 “당 대표 시절 '국가가 호남에 무슨 보상을 했는가'라는 질문에 답하고자 호남 발전 특위를 만들어 송정역부터 목포역까지 개선 사업을 하고 5·18 구묘역 개선 사업 예산도 내려보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번 전당대회는 1인1표제가 처음 적용되며 당 대표 선거인단은 대의원·권리당원 70%, 국민 30%로 구성된다. 지역 순회경선에서는 권리당원 투표 결과만 공개되며, 대의원과 국민 투표 결과를 합산한 최종 결과는 오는 17일 대전에서 열리는 전당대회에서 발표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KDI “고물가·고용 부진” 내수 발목잡나…‘반도체 호조세’에도 우려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최근 반도체 호황 속 수출 증가세에도 고물가와 취업자 수 둔화 등 고용 부진에 우려를 나타냈다. 자동차·반도체 등 내구재 가격이 오르고, 제조업·건설업 중심의 일자리 부진이 지속되면서 개선세인 내수에 발목을 잡을 수 있어서다. 수출 또한 미국의 관세 조치와 중동 정세 불안 지속으로 통상 관련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모습이다. KDI는 8일 발표한 '경제동향 8월호'에서 “우리 경제는 반도체 관련 부문을 중심으로 개선세가 확대되고 있다"면서도 “물가상승률이 아직 높은 수준을 보이고 고용 여건도 둔화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6월 3.2%에서 7월 2.8%로 낮아졌는데 국제유가 하락 영향이 컸다. 석유류 가격 상승 폭이 24.7%에서 15.5%로 크게 꺾였고, 농축수산물 상승률도 3.2%에서 0.9%로 축소됐다. 반면, 자동차 등 내구재 물가 상승률이 3.1%에서 3.9%로 확대됐다. 승용차 개별소비세 인하가 종료되고, 반도체 가격 상승분이 전자제품 가격에 반영된 영향이다. 김미루 KDI 거시·금융정책연구부장은 “소비가 내구재 중심으로 증가 폭이 확대됐는데, 내구재 물가도 오르는 상황"이라며 “6월 소매판매액지수가 4.2% 증가하며 소비가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높은 물가 상승세가 지속되면 소비에 부담을 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취업자 수 증가세가 꺾이며 일자리 부진도 지속되고 있다. 5월 취업자 수는 1년 전보다 4만명 감소했다 6월 들어 6만3000명 증가로 돌아섰다. 하지만 1분기 평균 기준인 18만3000명과 비교하면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특히, 최근 부진을 겪고 있는 제조업 9만7000명, 건설업 6만7000명 등의 취업자 감소 폭이 컸다. 더구나, 대다수 국내 기업들이 올 하반기 신규 채용 규모와 예산을 줄일 계획인 것으로 나타났다. 일자리 플랫폼 잡코리아가 이날 '2026년 하반기 채용 동향'을 조사한 결과, 기업 10곳 중 8곳인 79%가 하반기 채용 계획을 '10명 이하'로 밝혔다. 11∼30명은 8.6%, 101명 이상은 2.8%에 불과했다. 또, 하반기 채용 예산으로 기업 10곳 중 7곳인 74%가 '300만원 미만'으로 답했다. 이어 '100만원 미만' 37.2%, '집행 계획 0원' 22.8% 등의 순이었다. 기업들의 소규모 채용이나 필요할 때 인력을 뽑는 경력·상시 채용이 늘어나면서 고용 부진이 보다 심화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반도체 중심으로 수출과 설비투자는 높은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6월 전산업생산은 서비스업 증가세에 힘입어 전년 대비 4.2% 증가했다. 설비투자도 기계류(22.2%), 반도체제조용장비(58.5%) 등의 증가로 전년 보다 21.7% 늘었다. 수출도 반도체, 인공지능(AI) 관련 수요 증가세로 7월 62.8% 증가했다. 김미루 부장은 “미국의 관세 조치와 중동 정세 불안 지속으로 통상 여건의 불확실성은 확대되는 모습"이라며 “물가 상승, 고용 둔화 등 대내외 불확실성도 상존해 향후 소비, 수출 개선 흐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완판된 국민성장펀드, 뜯어보니...2030보다 ‘50대’ 더 담았다

국민참여성장펀드가 '국민 투자상품'을 표방했지만 실제 가입 행태는 중장년층에 쏠린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청년층의 투자 참여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면서 정책 취지와 실제 수요 사이에 간극이 드러났다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김상훈 국민의힘 의원실이 금융위원회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보면, 지난 6월 판매된 1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판매 종료일인 11일 모집액 6000억원을 모두 채웠다. 전체 가입자는 3만38명으로 집계됐다. 가입자 가운데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연령대는 50대였다. 은행을 통해 가입한 50대는 5019명으로 전체 은행 가입자의 33.0%를 차지했고, 투자금액은 1042억원으로 37.9%에 달했다. 증권사에서도 50대 가입자가 5154명으로 34.7%를 기록했으며 투자액은 1274억원으로 39.3%였다. 40대가 그 뒤를 이었다. 은행에서는 4353명이 713억원을 투자했고, 증권사에서는 5004명이 993억원을 넣었다. 전체적으로 경제활동과 자산 축적이 어느 정도 이뤄진 중년층이 펀드 수요를 주도한 셈이다. 반대로 청년층의 참여는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20~30대 가입자는 은행 3106명, 증권사 2746명으로 모두 합쳐 6000명에 못 미쳤다. 투자금액 역시 은행 364억원, 증권사 438억원 등 약 800억원 수준에 머물렀다. 전체 가입금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은행 13.2%, 증권사 13.5%에 그쳤다. 청년층이 국민참여성장펀드에 적극적으로 뛰어들지 못한 배경으로는 투자 여력과 상품 구조가 함께 거론된다. 상대적으로 목돈을 마련하기 어려운 청년층에게 5년 만기 상품이라는 점이 부담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 중도 환매가 제한되는 구조 역시 자금 운용의 유연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으로 꼽힌다. 투자 규모를 보면 이런 특징은 더욱 뚜렷해진다. 전체 가입자의 약 90%는 3000만원 이하를 투자했다. 은행 가입자 중에서는 1만3760명(90.5%)이, 증권사 가입자 가운데서는 1만3150명(88.6%)이 3000만원 이하를 투자한 것으로 집계됐다. 다만 고령층은 가입자 수에 비해 투자 규모가 컸다. 60대 이상 가입자는 4588명에 불과했지만 투자금액은 1157억원에 달했다. 1인당 평균 투자액도 은행 기준 2336만원, 증권사 기준 2780만원으로 전체 평균인 1808만원과 2184만원을 각각 웃돌았다. 투자자 수는 많지 않아도 상대적으로 큰 금액을 맡긴 것이다. 판매 채널별로는 은행에서 1만5201명이 약 2748억원을 투자했고, 15개 증권사를 통해서는 1만4837명이 약 3241억원을 넣었다. 증권사 판매분이 은행보다 투자금액 기준으로 다소 많았다. 소득 수준을 고려한 서민형 가입자도 당초 계획보다 높은 비중을 보였다. 가입자 수 기준 서민형 비중은 은행 45.8%, 증권사 31.7%였으며, 투자금액 기준으로는 각각 43.1%, 27.9%를 기록했다. 당초 서민형에 배정한 물량 20%를 넘어선 수준이다. 금융당국은 청년층의 참여를 높이기 위해 2차 상품의 문턱을 낮추기로 했다. 오는 9월 출시 예정인 2차 국민참여성장펀드는 1차와 같은 6000억원 규모로 조성되며, 서민형 배정 비율을 기존 20%에서 50%로 확대한다. 금융위는 서민형 물량 확대가 청년층의 가입 기회를 넓히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융위는 이달 중순까지 자펀드 운용사 선정을 마친 뒤 판매사의 온·오프라인 판매 방식과 소득 확인 절차 등을 보완해 9월 중 공모를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2차 펀드가 1차와 같은 흥행을 이어갈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최근 국내 증시의 높은 변동성과 코스닥 약세가 이어지는 데다 1차 펀드의 초기 성과까지 기대에 못 미치면서 투자자들의 관심이 둔화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청년층의 투자 접근성을 높이는 제도 개선과 함께 실제 투자 매력을 얼마나 끌어올릴 수 있을지가 2차 펀드 흥행의 관건이 될 전망이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이슈&인사이트] 기후정의를 보편복지로

2026년 6월 하순, 유럽 대륙에서는 불과 일주일 사이 27개국에서 1만650명이 초과 사망하는 전대미문의 비극이 벌어졌다. 폭염 때문이다. 피해의 85% 이상은 65세 이상 고령자 및 사회적 취약계층에 집중됐다. 남유럽 전역에서는 40℃를 웃도는 기록적 고온 속에 무시무시한 규모로 산불이 번져 스페인이 국가비상사태를 선언하는 등 난리다. 우리나라라고 사정이 다르지 않다. 이제 폭염과 극심한 더위는 단순히 여름철에 불쾌감을 주는 일시적 기상 현상이 아니라, 인류의 생존과 국가의 안위를 위협하는 재난이자 불평등한 사회적 위기로 부상했다. 폭염은 취약계층을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잔인하게 덮친다. '그린피스 필리핀'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폭염은 최전선의 농민, 어민, 일용직 노동자를 기후 빈곤의 늪으로 내몬다. 야외 노동의 생산성 저하, 온열·기저질환 악화에 따른 의료비 폭증, 그리고 소득 절벽은 가계 자산을 갉아먹으며 가난이 가난을 부르는 자기강화적 악순환을 형성한다. 폭염의 유해성은 가시적인 일시적 병증에 그치지 않는다. 중국 쩌장대학교 연구진이 국제학술지 《사이보그 앤 바이오닉 시스템즈》에 발표한 추적조사에 따르면 지속적인 폭염 노출은 혈당과 지질 대사 항상성을 교란해 중장년층의 생물학적 노화 속도(연간 폭염 1회 추가 노출 시 노화 0.531년 가속)를 현저히 앞당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 불평등은 성별로 더 심화한다. 유엔여성이 지적했듯, 냉방 장치를 갖출 여력이 없는 가난한 가구의 여성은 땡볕 아래의 노동에 더해 환기가 되지 않는 주방과 주거지에서 무급 돌봄 노동의 이중고를 견뎌내고 있다. 그러나 국가와 공공의 대응은 후퇴하고 있다. 예를 들어 필리핀 정부가 올해 기후 적응 예산을 기존 194억 달러에서 136억 달러로 30% 이상 대폭 삭감한 사례는 공공 부문의 무책임을 보여준다. 기후위기 정책이 적응이 아닌 대응이 맞춰진 전 세계 거의 모든 정부에서 사정은 비슷할 것이다. 폭염 피해 현장의 주민이 약값과 열 차단 비용, 임시 냉방비를 각자 사비로 충당해야 하는 구조는 국가의 직무 유기에 가깝다. 전통적인 재난 대응 패러다임은 무용지물에 가깝다. 추운 겨울을 견디도록 설계된 도시와 건축물의 한계를 노출한 스위스의 사례가 대표적이다. 전력 소비가 적은 수동적(Passive) 냉방 및 단열재 개선, 히트펌프와 지열 저장 시스템 등 저탄소 기술로 전환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냉방 수요의 급증은 전력 사용량 폭증과 온실가스 재배출이라는 또 다른 악순환을 부를 뿐이다. 따라서 공공영역에서 폭염 대응과 기후정의는 시혜적인 재난 구호금 몇 푼이나 수동적인 긴급 지원 조치로 다루어져서는 안 된다. 기후 적응은 일회성의 긴급 재정지출이 아니라 사회적 손실을 줄이고 국민의 생명권을 보장하는 '회복력 배당금(Resilience Dividend)' 관점의 필수 투자로 재정의되어야 한다. 정부와 지자체는 기후정의를 국가의 보편적 복지이자 보편적 행정 서비스로 편입해야 한다. 에너지 바우처 확대를 넘어 폭염 취약계층 주거지의 단열·차양 개선, 공공 냉방 피신처의 보편적 확충, 성인지적·연령별 맞춤형 의료 안전망 구축이 행정의 기본 가이드라인이 되어야 한다. 재원 조달과 지출의 체질을 공공성 중심으로 개혁하지 않는다면, 결국 기후 취약계층은 자신의 생존비용을 빚을 내어 부담할 수밖에 없다. 극심한 더위라는 거대한 재앙 앞에서 공공이 이들의 생존권을 보장할 수 없다면 국가가 존재해야 하는 이유를 물어야 한다. 온실가스를 가장 적게 배출한 취약계층과 사회적 약자들이 기후위기의 가장 가혹한 대가를 치르고 있다. 기후정의의 정치는 다른 관점을 요구한다. bienns@ekn.kr

[분석] 민주당 지지율 20대 10.7%p 폭락, 30대 3.6%p 상승…MZ세대 갈라진 이유는

이재명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의 지지 기반에서 20대가 빠르게 이탈하는 흐름이 나타났다. 10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의뢰한 리얼미터 여론조사 세부 지표에 따르면, 민주당의 20대(18~29세) 지지율은 22.7%로 전주보다 10.7%포인트(p) 급락했다. 전 연령대와 지역을 통틀어 가장 큰 낙폭이다. 반면 국민의힘의 20대 지지율은 53.8%로 5.2%p 상승하며 양당 간 격차가 31.1%p까지 벌어졌다. 30대의 움직임은 정반대였다. 30대에서 국민의힘 지지율은 33.3%로 11.7%p 급락했고, 민주당은 38.4%로 3.6%p 올랐다. 이 대통령 국정수행 긍정평가에서도 20대가 2.5%p 줄어든 반면 30대는 1.3%p 증가했다. 20대와 30대를 하나의 '청년층'으로 묶어온 기존 분석틀이 균열을 드러냈다. 정치권에서는 20대의 이탈 배경으로 최근 불거진 경제 불안과 정부 정책 사이의 엇박자를 꼽는다. 민주당 황희 의원의 '폐버스 청년 주택' 발언 등 때문에 불만이 누적된 결과로 풀이된다. 여기에 코스피 급락 국면에서 가상자산 과세 유예안이 제외된 방침이 이어지며 민감한 지점을 건드렸다는 분석이다. 지난 6월 청년층(15~29세) 고용률은 43.9%로 전년 동월 대비 1.7%p 떨어지며 26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20대에서만 19만 9000명이 줄어드는 등 부진이 두드러졌다. 보완수사권 전면 폐지를 둘러싼 논란도 20대 이탈 현상과 맞물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보완수사권 폐지 시 발생할 대표적 부작용 사례로 지적된 장윤기 사건과 부산 돌려차기 사건의 피해자는 10대, 20대 여성이었다. 정부 여당의 폐지 강행은 강력 범죄 불안감과 경찰 수사 불신이 고조되는 젊은 층의 정서와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이다. 30대의 변화는 다른 맥락에서 해석된다. 20대가 주식·코인 등 단기 자산과 고용 이슈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면, 본격적으로 취업 후 주택 시장에 진입하는 30대는 부동산과 세금, 물가 등 거시적 안정성에 더 크게 좌우된다. 부동산 세제 개편과 수도권 집값 상승 논란이 이어지는 가운데 국민의힘이 뚜렷한 민생 대안을 내놓지 못하고 당내 갈등만 반복하면서 중도 성향 30대 유권자들이 지지를 거둬들였다는 분석이 뒤따른다. 민주당 내부적으로 세대별 온도 차는 커지고 있다. 민주당의 20대 지지율이 떨어지는 동안, 50대는 50.8%에서 58.3%로, 40대는 55.2%에서 57.6%로 각각 상승했다. 40·50대에서 과반에 가까운 지지를 확보한 반면 20대 지지율은 그 절반에도 못 미치는 구조다. 국민의힘 역시 20대에서 53.8%의 지지를 얻었지만 40·50대에서는 각각 29.0%, 29.3%에 머물러 있다. 정치권 관계자는 “과거 진보 진영의 승리 공식이었던 '2030, 40 세대 포위론'이 더 이상 유효하지 않다"며 “2030은 더 이상 이념으로 묶이는 집단이 아니라 부동산과 세금, 자산 시장 상황에 따라 지지 정당을 바꾸는 실용적 유권자 그룹으로 재편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여야 모두 4050과 6070이라는 핵심 지지층에 안주할 경우, 캐스팅보터 역할을 하는 2030 표심이 무당층이나 제3지대로 흩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이번 조사는 무선(100%)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진행됐다. 대통령 국정수행 평가 조사는 전국 18세 이상 2514명(표본오차 ±3.1%p, 95% 신뢰수준, 응답률 4.0%)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정당 지지도는 지난 6~7일 1007명(±3.1%포인트, 응답률 3.4%)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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