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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청년 주거·일자리, 해킹 문제 근본적 대책 필요”

이재명 대통령이 “월세 지원 확대와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같은 미시정책과 함께 청년의 삶 전반을 포괄하는 근본적 해결책을 병행 추진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은 18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수석·보좌관 회의에서 “중점적으로 논의하겠지만 청년의 어려움은 장기간 누적된 경제·사회적 문제들이 악화되며 빚어진 구조적 위기의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대통령실과 정부는 이번 주를 청년 주간으로 지정했다. 이어 그는 “이런 난제를 풀기 위해선 단기 처방을 통해 정책의 효능감을 높이고 구조적 문제점들을 해결하려는 지속적인 노력이 동시에 뒤따라야 한다"며 “예를 든다면 양대 핵심 청년 과제라고 할 수 있는 주거 문제와 일자리 문제 같은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그 과정에서 특히 중요한 것은 청년 문제의식과 관점이 청년 정책에 온전하게 반영돼야 한다는 것"이라며 “이에 필요한 절차나 제도를 잘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청년들은 대한민국의 주역이자 회복과 성장의 원동력"이라며 “청년 문제의 해결 없이는 우리 대한민국의 미래도 없다. 청년들의 고통과 불안을 덜고 미래의 희망을 키우는 든든한 정부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달 22일 새 정부 경제성장전략을 발표하며 '무주택 청년 월세 특별지원' 사업을 상시화하겠다고 밝혔다. 해당 사업은 만 19~34세 무주택 독립거주 청년 중 중위소득 60% 이하를 대상으로 월 최대 20만 원을 지원하는 제도로, 당초 연말 종료 예정이었으나 지속 추진된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도 지난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일자리 첫걸음 보장제'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이 제도는 △장기 미취업 청년 발굴·회복 지원 △AI 시대 구직 기회 확대 △재직 청년에게 기본권이 보장된 일터와 성장 환경 제공 등을 골자로 한다. 이날 회의에서는 보안 문제도 언급됐다. 이 대통령은 “해킹 사건이 계속 나오고 있다"며 “주요 통신사와 금융기관 해킹으로 국민 피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기업에 책임을 묻는 것도 필요하지만 한편으로 갈수록 진화하는 해킹 범죄에 맞서 범정부 차원의 체계적인 보안 대책 마련을 서둘러야겠다"며 “보안 없이는 디지털 전환, AI 강국도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해킹 피해 최소화를 위한 근본적 대책을 마련해주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형준 부산시장 “계엄은 분명 ‘잘못’…내년 지방선거 위해 ‘보수 통합’”

부산=에너지경제신문 조탁만 기자 국민의힘 박형준 부산시장이 18일 “계엄은 분명히 잘못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시장은 이날 오전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과거 제가 보수통합위원장을 맡아 분화됐던 보수를 통합하는데 많은 노력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어 “당시에도 탄핵의 강을 넘자는 게 가장 큰 주제였는데, 지금도 마찬가지다. 큰 틀에서 용광로 같은 화합의 정책을 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그의 보수 통합 배경에는 차기 부산시장에 여권의 전재수 해양수산부 장관이 야권의 박형준 현 부산시장을 오차범위 내에서 앞서는 지지도 여론조사 결과를 염두한 발언으로 읽힌다. 전 장관이 20.3%로 현역인 박 시장(15.9%)보다 4.4% 차이로 앞섰는데, 이 여론조사는 의뢰로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7~8일 부산 지역 만 18세 이상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6·3 지방선거 부산시장 후보 여야 지지도를 물은 결과다. 여론조사는 무선 자동응답 방식으로 실시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로 응답률은 5.4%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에서 확인하면 된다. 내년 6·3 지방선거가 8개월여 앞으로 다가오자 역대 선거에서 바로미터 격인 '부산 사수'를 위해 보수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박 시장은 최근 전당대회로 새 지도부가 꾸려졌으나, 탄핵 여파로 인한 내부 당 갈등을 해소와 내년 지방선거의 필승을 위해서 보수 통합은 전제돼야 하는 입장을 내세웠다. 그는 “국민의힘 주류 세력만으로 내년 지방선거를 치르겠다는 생각은 위험할 수 있다"고 우려를 표했다. 이어 “당내 여러 비주류 또는 당내에 서로 의견이 다른 부분들은 물론 당 바깥의 개혁신당과 같이 자유민주주의라고 하는 큰 원칙에서 함께 할 수 있는 세력들을 다 함께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탁만 기자 hpeting@ekn.kr

李대통령 “국장 복귀는 지능순 되게 해야…불공정·불투명 거래 없앨 것”

이재명 대통령이 18일 “국장(국내 증시) 복귀는 지능순이라는 말이 생기도록 만들어야겠다"며 불공정 거래 근절과 예측 가능한 시장 환경 조성을 약속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용산 대통령실에서 16개 증권사 리서치센터장과 오찬 간담회를 가졌다. 이 자리에서서 그는 “대선 후보 때 정권 교체만으로도 코스피 3000 시대가 열릴 것이라 했는데 실제 그렇게 돼 다행스럽다"며 “경제 지휘봉을 잡고 보니 자본시장 정상화가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경제란 게 합리성이 생명이고 예측 가능하고 안정적이어야 한다"며 “불공정 거래라든지, 불투명한 경영이라든지 비합리적 의사결정 이런 게 없어야 하지 않겠냐. 주가조작이나 아니면 불공정 공시 등 이런 것은 없애야겠단 생각을 했고, 꽤 진척돼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법 개정을 통한 구조적 불합리 개선과 합리적 경제정책 추진을 강조하기도 했다. 이 대통령은 “상법 개정 의지가 실현되고 있는데 몇 가지 조치만 추가하면 그런 구조적인 불합리를 개선하는 게 끝날 거 같다"면서 “합리적 경제정책을 제시해서 비전을 뚜렷하게 해 예측 가능하게 하는 일을 계속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자본시장 안정화를 위한 외부 변수 관리도 강조했다. 그는 “한반도 주변 정세를 안정시키고 남북 간 군사적 대립과 긴장을 완화하는 것이 자본시장에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금융시장으로 유도한다는 구상도 소개했다. 이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돈은 지금까지는 부동산 투자와 투기에 집중된 측면이 있다. 이게 국가 경제를 불안정하게 한다"며 “금융 정책에서 집중적으로 노력하는 게 생산적 영역으로 물꼬를 틀 수 있게 바꾸는 것인데, 당장 성과는 나지 않겠지만 방향은 명확하다. 이것도 자본시장 정상화에 도움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국민에게 유효한 투자 수단으로서 주식시장을 활성화해야 한다"며 “리서치센터장들이 합리적 분석을 통해 투자 기회를 국민에게 제공한다면 국부 확대와 기업 성장에 기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날 간담회에는 최영권 한국애널리스트회 회장을 비롯해 박희찬 미래에셋증권 상무, 유종우 한국투자증권 상무, 조수홍 NH투자증권 상무, 김동원 KB증권 상무, 윤석모 삼성증권 상무, 이종형 키움증권 이사, 윤창용 신한투자증권 상무, 김영일 대신증권 상무, 윤여철 유안타증권 상무, 박영훈 한화투자증권 상무, 노근창 현대차증권 전무, 이승훈 IBK투자증권 상무, 최광혁 LS증권 이사, 최도연 SK증권 상무, 김혜은 모간스탠리증권 상무 등이 참석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무역보험공사, 광화문포럼 개최…해외정보·수주 강화 공유

한국무역보험공사는 지난 16일 서울 중구에서 '제36회 광화문포럼'을 열고 수출기업을 비롯해 금융기관, 법무법인 등 참가 유관업체와 수출사업 경험과 시장 정보를 공유했다. 무역보험공사가 지난 2008년부터 매년 주최하고 있는 광화문포럼의 올해 행사는 방산, 원전 등 전략산업을 포함해 다양한 분야의 수출 기업과 함께 국제금융공사(IFC), 국제투자보증기구(MIGA) 등 해외 프로젝트 전문가 등 170여명이 참석했다. 참석자들은 국제 정세가 격변하는 가운데 산업구조 대전환기를 맞은 우리나라가 해외사업에 더 많이 참여하려면 정책적 지원이 더 강화돼야 한다는 데 공감대를 가졌다고 공사측은 전했다. 무역보험공사는 지난해 약 18조3000억 원 규모의 중장기 금융을 지원했고, 올해는 해외 공공 발주처에만 제공하던 사전금융한도를 민간으로 확대 운영하고 있다. 사전금융한도란 한국기업의 사업 수주를 전제로 해외 발주처가 신속히 자금을 조달할 수 있게 무보가 신용한도를 미리 제공하는 제도다. 장영진 무역보험공사 사장은 “앞으로도 우리 기업이 해외 프로젝트 수주 경쟁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앞장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합뉴스

[잼코노미]“경영 잘 못했다고 감옥?”…수십년 논란 배임죄, 폐지 급물살

지난 수십년간 논란이 됐던 '배임죄'가 다시 이슈가 됐다. 이재명 대통령이 최근 제도 전면 개선을 예고했기 때문이다. 과연 이 대통령은 '도돌이표'였던 그동안의 논란을 해소해 기업 활동의 자유 보장과 소액 주주 보호·경영 투명성 제고라는 세마리 토끼를 다 잡을 수 있을까? 이 대통령은 15일 서울 하월곡동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에서 열린 제1차 핵심규제 합리화 전략회의에서“기업인이 한국에서는 투자 결정을 잘못하면 배임죄로 감옥에 갈 수 있다고 얘기들을 한다"며 배임죄 폐지 논란에 불을 붙였다. 그는 “판단과 결정을 자유롭게 하는 것이 기업의 속성인데, 이러면 위험해서 어떻게 사업을 하겠느냐"며 “대대적으로 고쳐보자. 대한민국에는 불필요한 처벌 조항이 지나치게 많다. 이제는 형사처벌 만능주의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11월 국내주식시장 활성화를 위한 일반투자자 간담회에서도 “배임죄로 수사하고 처벌되는 이 문제를 이제 공론화할 때도 된 것 같다"고 언급한 바 있다. 이어 지난 7월 열린 비상경제점검TF 제3차 회의에선 “배임죄 남용이 기업 활동을 위축시키고 있다"며 '경제형벌 합리화 TF' 가동을 선언했다. 현행법상 배임죄는 △형법상 일반·업무상 배임 △상법상 특별배임 △특경법상 배임(이득액 5억 원 이상)으로 나뉜다. 이 중 실무에서 가장 빈번하게 적용되는 건 형법상 배임이다. '타인의 사무를 처리하는 자가 임무에 위배되는 행위를 해 재산상 이익을 취득하거나 본인(회사)에 손해를 가한 경우'가 처벌 요건이다. 법 해석 여하에 따라 기업 임원은 물론, 지시에 따라 업무를 수행한 일반 직원까지도 배임죄의 주체로 처벌 대상이 될 수 있다. 손해가 현실적으로 발생하지 않아도 '손해 발생 위험'만으로도 처벌이 가능하다. 또 배임으로 얻은 이득은 35년 전 규제대로 5억원만 넘어도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에 따라 더 무겁게 처벌된다. 이 때문에 대기업 수사 때마다 단골처럼 등장하지만, 무죄가 적지 않다. 사법연감에 따르면 2023년 횡령·배임 사건의 1심 무죄율은 6.5%로, 전체 형사재판 평균(3.1%)의 두 배를 넘는다. 실제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2020년 업무상 배임 혐의 등으로 기소됐으나, 최근 대법원에서 최종적으로 무죄 판결을 확정받았다. 배임죄가 한국에만 있는 특수한 범죄라는 지적도 꾸준하다. 독일과 일본에 유사 규정이 있으나, 기업 경영 판단에 대해선 면책 폭이 넓다. 독일은 이미 20여 년 전 '경영판단의 원칙'을 법제화했고, 일본은 '본인에게 손해를 가할 목적'이 입증돼야 처벌 가능하다. 미국·영국에는 배임죄를 직접 규정한 처벌 조항 자체가 없다. 민사상 손해배상이나 횡령·사기죄로 기업인의 책임을 묻는다. 이 때문에 이 대통령은 지난 15일 “외국 기업인들에게는 (배임죄로 감옥가는 건) 상상도 못 할 일"이라고 말했다. 여권 차원에서도 제도 개선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형법상 배임죄 개정이 핵심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상법상 특별배임죄 폐지에는 당내 이견이 없는 분위기다. 권칠승 더불어민주당 경제형벌합리화TF 단장은 “상법상 배임죄가 없어지는 거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다. 형법상 배임죄를 바꾸는 것에 대해서는 이견이 없어 다 동의를 했다"고 설명했다. 그럼에도 배임죄 폐지가 그동안 속도를 내지 못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남용 방지 장치가 선행돼야 한다는 신중론과, 대주주 전횡을 견제할 장치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민주당 역시 경제 개혁법안과 달리 친기업 성향으로 비칠 수 있는 배임죄 완화에는 지지층의 반발을 의식해 적극적으로 나서지 못했다. 기업과의 비공개 간담회를 통한 의견 수렴이 있었지만, '재벌 개혁'과 '주식시장 정상화'를 명분으로 상법 개정안을 추진하는 와중에 기업을 도와주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부담도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민주당이 입장을 선회한 배경에는 최근 상법 개정으로 '회사 충실 의무'가 추가되면서 대주주의 전횡을 견제할 제도적 장치가 마련된 점이 결정적으로 작용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민주당 내에서도 재계가 요구한 '경영판단의 원칙' 명문화에는 공감대가 형성돼 있어 입법이 조속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실제로 지난 7월 14일 김태년 민주당 의원은 상법에서 특별배임죄 조항을 삭제하고, 형법에는 '합리적 경영상 판단에 따른 손해는 처벌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단서 조항을 신설하는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한국의 배임죄는 '경영판단의 원칙'을 법률에 명문화하지 않고 판례로만 제한적으로 인정하고 있어, 경영진이 정당하게 내린 결정이라도 형사 책임을 피하지 못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이는 기업의 투자와 혁신을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해 왔다. 반면 형법상 배임죄 자체를 폐지하고, 세부 유형별로 새롭게 규정하는 전면 개편은 행정부 차원의 판례 분석과 입법 정리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시간이 더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평가도 있다. 김남근 민주당 의원은 “최근 일각에서는 형법상 배임죄 자체를 폐지하고 10여 개 유형별로 새로 규정하자는 요구까지 나오고 있다"며 “이 같은 전면 개편은 국회 차원의 논의만으로는 어렵고, 법무부가 판례를 분석해 대안을 정리하는 행정적 뒷받침이 있어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배임죄 폐지를 포함한 경제형벌 완화 조치에 속도를 내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 5년간 약 3300건에 달하는 배임죄 관련 판결을 전수 분석하는 작업에도 착수했다. 정부는 오는 9월 중 배임죄를 비롯한 1차 경제형벌 혁신 방안을 내놓고, 연말까지 후속 과제를 정리해 1년 내 전 부처 경제형벌 규정의 30%를 정비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1차 개편안에는 선의의 사업주에 대한 보호를 강화하고, 형벌은 완화하는 대신 금전적 책임을 확대하는 내용이 담긴다. 또 단순 신고·보고 누락 등 경미한 사안은 과태료 부과로 전환하고, 시정명령 등 행정지도 조치를 우선 적용한 뒤에도 이행되지 않을 경우에만 형사처벌을 하는 방향으로 제도가 개편될 전망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원내대표 뺀 여야 ‘3+3 민생경제협의체’ 첫발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3+3 민생경제협의체'를 출범시키고 오는 19일 첫 회동에 나선다. 정치권에 따르면 17일 여야는 정책위의장·원내정책수석·정책위수석이 참여하는 실무형 협의체를 꾸려 민생 현안을 집중 논의하기로 했다. 민주당에서는 한정애 정책위의장, 최기상 정책위 사회수석부의장, 허영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참여하고, 국민의힘에서는 김도읍 정책위의장, 박수영 정책위 수석부의장, 김은혜 원내정책수석부대표가 이름을 올렸다. 이번 협의체는 지난 8일 이재명 대통령이 주재한 여야 대표 오찬에서 정청래 민주당 대표와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가 합의한 사안의 후속 조치다. 대선 과정에서 공통으로 제시했던 민생 공약과 입법 과제를 함께 논의하며 협치를 모색한다는 취지다. 다만 협의체 구성 과정에서 당초 거론됐던 원내대표는 빠졌다. 이는 최근 논란이 된 송언석 국민의힘 원내대표의 발언이 영향을 미쳤다는 해석이 제기된다. 정청래 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 중 '노상원 수첩'을 언급한 뒤 국민의힘 의석에서 “제발 그리됐으면 좋았을걸"이라는 말이 나왔고, 발언자로 송 원내대표가 지목되면서 파문이 일었다. 송 원내대표는 “본의 아니게 그런 일이 발생해 유감"이라고 했지만 민주당은 국회 윤리위 제소 방침까지 세우며 강경 대응에 나섰다. 문진석 민주당 원내운영수석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원내대표가 참여할 경우 정치적 논란으로 번질 수 있어 정책위 차원에서 논의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송 원내대표의 발언이 영향을 준 것이 사실"이라고 밝혔다. 송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나 “애초 원내대표·정책위의장·정책수석이 참여하는 구성이었지만 민주당이 원내대표 제외를 제안해 동의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 최초 ‘IMF 미셸 캉드쉬’ 강연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한국은행 총재 최초로 국제통화기금(IMF)의 '미셸 캉드쉬 중앙은행 강연'에 강연자로 초청받았다. 16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이 총재는 이달 18일 미국 워싱턴 D.C.에서 열리는 '미셸 캉드쉬 중앙은행 강연'에 참석하고자 이달 17일 출국했다. 이 총재는 이달 21일 귀국할 예정이다. 이 총재는 해당 행사에서 '한국의 통합정책체계(IPF) 여정 : 실효하한금리(ELB) 시대의 도전과 대응' 주제로 강연한 뒤 크리스탈리나 게오르기에바 IMF 총재와 대담을 진행한다. 이번 강연은 IMF가 회원국 중앙은행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통화정책 및 글로벌 경제‧금융 이슈를 심도있게 논의하기 위해 주최하는 최고위급 연례 이벤트다. IMF 역사상 가장 오래 재임한 미셸 캉드쉬 전 총재의 업적을 기리고자 이름이 붙여졌다. 역대 강연자로는 크리스틴 라가르드 유럽중앙은행(ECB) 총재, 마크 카니 전 영란은행 총재(현 캐나다 총리), 재닛 옐런 전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구로다 하루히코 전 일본은행 총재 등이 있다. 앞서 이 총재는 2022년 8월 미 연준 잭슨홀 경제정책 심포지엄과 올해 6월 ECB 신트라 포럼에도 연사로 참석한 바 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기획④]날아간 국민 노후자금 9000억…사모펀드 ‘깜깜이 투자’ 고친다

지난 3월 홈플러스 부도로 국민들의 노후를 책임지는 국민연금이 엄청난 손실을 본 것을 계기로 사모펀드의 '깜깜이 운용' 문제가 다시 도마에 올랐다. 공모펀드와 달리 운용보고서·회계감사·공시 의무에서 벗어난 사모펀드가 공적 자금까지 흡수하면서도 책임 소재와 수익 구조가 불투명해 사회적 피해가 반복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정치권에선 유럽연합(EU)의 대체투자펀드운용지침(AIFMD) 등 해외 사례를 참고해 사모펀드 공시와 감독 의무를 강화하는 입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6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행 자본시장법은 공모펀드에 대해서는 운용보고서, 회계감사, 수시공시 등을 촘촘하게 의무화하고 있다. 투자자가 수시로 펀드 운용 현황을 파악할 수 있고, 문제 발생 시 책임 소재를 명확히 할 수 있는 구조다. 하지만 사모펀드는 다르다. 국민연금 같은 공적 자금이 특수목적법인(SPC)을 통해 대규모로 투자하더라도 사실상 감시 사각지대에 놓인다. 기관전용 사모펀드는 투자자 수가 제한돼 있다는 이유로 운용 내역 보고나 투자자 설명, 감독기관 보고 의무가 거의 없기 때문이다. 손실이 발생해도 운용사의 책임은 불분명하고, 수수료 구조조차 외부에서 알 수 없어 투자자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대표적 사례가 MBK파트너스의 홈플러스 인수다. MBK 측은 2015년 홈플러스 경영권을 인수할 당시 전체 인수금 5조9000억원 중 2조7000억원을 홈플러스 부동산을 담보로 차입했다. 이 과정에서 MBK파트너스는 '한국리테일투자'라는 SPC를 세우고, 국민연금 등 기관투자자를 대상으로 7000억원 규모의 상환전환우선주(RCPS)를 발행해 나머지 자금을 조달했다. 이 중 국민연금은 전체의 85%인 6121억원(RCPS 5826억원·보통주 295억원)을 투자했다. 계약에 명시된 복리 조건에 따라 이자가 불어나면서 RCPS 잔액은 현재 약 1조1000억원에 달하고, 국민연금이 받아야 할 이자만도 약 9000억원으로 불어난 상황이다. 이 과정에서 국민연금 역시 책임 논란에서 자유롭지 않다. RCPS는 원금 상환권과 주식 전환권이 결합된 상품이었지만, 국민연금이 보통주 전환에 동의하면서 지난 2월 홈플러스 신용등급이 강등되기 직전 상환권이 SPC에서 홈플러스로 이관됐다. 이로 인해 사실상 채권 성격이던 투자금은 주식으로 격하돼 변제 순위가 밀렸고, 국민연금의 투자금 회수 가능성은 크게 낮아졌다. 여기에 지난해 6월 MBK가 홈플러스 보통주 전량을 무상 소각하면서 국민연금이 보유했던 295억원 규모 지분도 함께 사라졌다. 정치권은 이번 사태가 공시·감사 의무가 없는 제도 탓이라고 본다. 사회민주당 한창민 대표는 “지금 금융 당국은 MBK의 순자산이 얼마인지, 지난 10년 동안 MBK가 수수료와 성과보수를 얼마나 가져갔는지 전혀 모른다"며 “유럽에선 감독 기관에 이런 내용들이 보고되고, 필요한 내용들은 사모펀드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는데, 우리는 공개는커녕 관리·감독이 전무하다"고 지적했다. 실제 해외 주요국은 이미 사모펀드에 대한 강력한 규제 체계를 구축했다. EU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사모펀드 규제 필요성이 커지자 2011년 '대체투자펀드운용지침(AIFMD)'을 제정했다. 이 지침은 사모펀드에 대해 레버리지 한도 설정과 지속적 준수를 의무화하고, 감독기관에 투자자산·레버리지 수준·거래상대방 신용위험·유동성 위험·스트레스 테스트 결과 등을 정기적으로 보고하도록 했다. 또 투자자에게는 투자전략, 수탁자, 유동성 위험, 이해상충 여부, 펀드 구조 등을 사전에 설명하고 공시하도록 했다. 연차보고서를 통해 대차대조표, 자산 내역, 수익·비용, 운용보수 구조, 배당 내역 등까지 공개한다. 미국도 투자자 보호와 자산 운용의 건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모펀드 규제를 대폭 강화했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들에게 'Form PE' 제출을 의무화해 펀드 자산 규모, 투자자 구성, 레버리지 현황, 운용 성과 등을 투자자와 금융당국에 상세히 보고하도록 하고 있다. 특히 운용 자산이 15억 달러(약 2조2000억원)를 초과하는 PEF의 경우, 분기마다 투자 활동 내역과 부채 사용 현황을 세부적으로 공개하도록 규정했다. 국내 정치권도 '깜깜이 투자'의 대안으로 EU식 규제를 도입하는 법안을 속속 내놓고 있다. 한창민 의원이 최근 대표 발의한 'MBK사모펀드규제법'은 EU 사모펀드규제지침(AIFMD)를 참고했다. 자산 현황, 위험 관리, 운용·성과 보수까지 감독기관 보고와 일반 공개를 의무화하는 게 핵심이다. 한 의원은 “EU는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연례보고서를 공개해 국민 누구나 확인할 수 있게 했다"며 “한국도 이제 깜깜이 펀드 시대를 끝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사모펀드의 운용정보 공개 수준을 공모펀드와 동일하게 강화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일반 사모펀드에 대해 △분기별 자산운용보고서 작성·교부 △분기별 영업보고서 제출 △회계감사 △신탁업자의 자산보관·관리보고서 작성·교부 의무 등을 부과하는 내용이다. 사모투자펀드(PEF)의 경우에도 펀드 회계감사와 신탁업자의 자산관리보고서 교부 의무가 새로 부과된다. 같은 당 김남근 의원도 지난 4월부터 검토해 온 법안에 기업 인수 후 24개월 동안 고배당·자사주 매입·유상감자 등 자본유출을 제한하고 차입매수(LBO)나 자산매각 시 LP와 금융위원회에 보고를 의무화했다. 다만 우려도 나온다. 이창민 한양대 경영학과 교수는 “국민연금 등 공적 자금이 투자되는 사모펀드에는 해외 수준의 공시 강화가 필요하지만, 공모펀드와 같은 전면 공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성과보수나 자기자본 투입 규모 등은 부분적으로 공개할 수 있으나, 투자 내역 전체를 완전 공개하면 사모펀드의 본질이 훼손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AI 3대 강국·성장펀드 100조”…이재명 정부 5년 청사진 확정

이재명 정부가 향후 5년간 추진할 123대 국정과제를 확정했다. 핵심은 인공지능(AI) 3대 강국 도약, 100조원+α 국민성장펀드 조성, 디지털자산 산업 제도화 등 미래 성장동력 확보에 방점이 찍혔다. 정치개혁 과제와 병행해 국가 경제 체질 전환을 앞당기겠다는 구상이다. 정부는 16일 이재명 대통령 주재로 열린 국무회의에서 지난달 13일 국정기획위원회가 제안한 '이재명 정부 국정운영 5개년 계획안'을 심의·의결하고, 이에 포함된 123대 국정과제를 최종 확정했다. 이 대통령은 모두발언에서 “오늘 우리 정부의 국정과제에 대한 관리계획이 마련됐다"며 “국민 모두의 대통령으로서 주권자의 뜻이 담긴 123대 국정과제를 나침반 삼아 국민의 삶을 변화시키고 세계를 선도하는 대한민국을 꼭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국정기획위는 앞서 '국민이 주인인 나라, 함께 행복한 대한민국'을 국가 비전으로 설정하고 △국민이 하나 되는 정치 △세계 이끄는 혁신 경제 △모두가 잘사는 균형성장 △기본이 튼튼한 사회 △국익 중심 외교·안보 등 5대 목표 아래 국정과제를 마련한 바 있다. 확정된 국정과제 첫머리에는 정치 분야 과제인 개헌 추진이 포함됐다. 4년 연임제와 결선투표제 도입 등 권력구조 개편 방안이 명시됐으며, 감사원의 국회 소속 이관, 대통령 거부권 제한, 비상명령·계엄 선포 시 국회 통제권 강화 등이 논의 주제로 담겼다. 향후 국회에서 개헌안이 마련되면 정부가 의견을 제출하고, 개헌 논의 경과에 따라 2026년 지방선거나 2028년 총선에서 국민투표를 실시하는 방안이 검토된다. 검찰·경찰·감사원 등 권력기관 개혁, 수사·기소 분리, 군의 정치적 개입 방지,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 등도 주요 개혁 과제로 포함됐다. 외교·안보 분야에서는 '3축 방어체계' 고도화, 임기 내 전시작전통제권 전환, 남북 기본협정 체결 등을 통해 '한반도 리스크'를 '한반도 프리미엄'으로 전환하겠다는 목표가 제시됐다. 경제 분야에서는 AI 3대 강국 도약, AI·바이오 신산업 육성, 에너지 전환 가속화, 100조원+α 규모 국민성장펀드 조성, 디지털자산 산업 제도화 등이 추진된다. 균형발전 과제로는 세종 행정수도 완성, 2차 공공기관 이전, 서민·소상공인 채무조정, 공적 주택 공급, 농어촌 기본소득 도입 등이 포함됐다. 이밖에도 △OECD 수준 산업재해 감축 △청년 미래 적금 도입 △법적 정년 단계적 연장 △연금 사각지대 해소 △임금체불 근절 △K-컬처 수출 50조원 달성 △K-관광 3000만명 유치 등이 선정됐다. 정부는 범정부 추진 체계를 구축해 국정과제를 관리한다는 방침이다. 온라인 국정관리시스템과 범부처 협의체를 병행 운영하고, 법제처에 국정 입법상황실을 설치해 입법 과정을 밀착 관리한다. 국무조정실은 국정과제 이행에 필요한 입법이 법률 751건, 하위법령 215건 등 총 966건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올해 안에만 법률안 110건, 하위법령 66건이 제·개정될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과의 소통도 강화한다. '국정과제 소통광장'을 개설해 정부가 국민 의견에 신속히 답변하는 쌍방향 소통을 추진하고, 국민 만족도 조사와 민관 합동 현장점검도 병행할 예정이다. 정부는 이날 국정과제 추진 성과 평가를 위한 업무평가 기본계획과 시행계획 수정안도 확정했다. AI 활용 업무 혁신, 신산업 규제 합리화, 정책 디지털 소통 강화 등을 중점 평가하고, 평가 과정에서 국민 참여를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역사의 기시감과 이재명 대통령

1980년 가을, 국가보위비상대책위원회(이하 국보위)발 뉴스는 언론을 점령했다. 국보위는 당시 최규하 대통령 하에서 신군부세력이 정국을 장악하기 위해 만든 조직이다. 매일같이 국보위의 '새 법률 공포' 속보가 쏟아졌고, 불과 6개월 동안 189건의 법률이 만들어졌다. 법은 권력자의 도구였고, 재판은 각본 있는 연극이었으며, 야당은 허깨비에 불과했다. 국민은 숨죽였다. 그 시절을 살았던 이들은 지금도 황당한 그때의 공기를 기억한다. 45년이 흘렀다. 사람들 사이에서 묘한 기시감이 올라온다. 특히 당시를 겪은 국민들에게는 어디서 본 장면 비슷한 것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들 수 있다. 더불어민주당의 최근 행보가 어딘가 모르게 닮아 있기 때문이다. 노동 편향 입법, 특별재판부 추진, 야당 배제 전략,대법원장에 대한 탄핵 움직임 등…. 당시 국보위가 기업만 바라봤다면 지금 민주당은 노조만 바라본다. 방향과 본질은 다를지 몰라도 행태는 얼핏 비슷해보인다. 힘이 원하는 쪽 손만 들어주는 편파 입법. 국보위 시절 판사들은 이미 정해진 결론을 읽고 황급히 법정을 빠져나갔다. 민주당이 말하는 특별재판부는 구성이 된다면 그 재판의 복사판과 유사해질 것이다. 원하는 결론을 내기 위해 판사까지 직접 짜겠다는 발상은 상식적 민주주의 교육을 받은 사람이라면 감히 꿈도 꾸지 못할 일이다. 야당 배제는 더 노골적이다. 국보위가 반대 세력을 몰아냈듯, 민주당은 국민의힘을 '내란 세력'으로 낙인찍는다. 물론 그렇게 볼 수도 있겠지만 정청래 민주당 대표가 “내란 종식"을 외치며 정치적 몰이를 하는 장면은 80년대 국보위의 언어와 크게 다르지 않아보인다. 현명한 국민들은 다 안다. 잘못된 계엄 선포사태가 빌미였지만 진짜 내란으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정치적 내란 상태를 인위적으로 자신들의 정치적 이익을 위해 유지하겠다는 정치적 전략의 색채가 짙다. 당시와 다른점은 민주당의 폭주(?)와 달리 이재명 대통령의 언어는 결이 다른다는 대목이다. 정청래 대표가 '내란 척결'을 외치면 이재명 대통령은 '국민 통합'과 '절차적 민주주의'를 말한다. 이 모습도 보기에 따라 1980년의 최규하 당시 대통령에 대한 기억을 소환하게 한다. 최규하 당시 대통령은 명목상이지만 최고 지도자였다. 그래도 국민은 그에게 최소한의 합리성을 기대했다. 전두환이라는 실세는 따로 있었고 역사의 큰 물줄기는 그를 삼켜버렸다. 이재명 대통령은 물론 그와는 확연히 다르다.민주적 절차에 따른 '진짜 대통령'이다. 하지만 최근 겉모습은 적지 않게 닮아 간다. 민주당의 폭주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지만 전적으로 손도 들어주지 않는다. 항상 민주주의의 형식을 말하지만, 그 형식은 이미 흔들리고 있다. 기대를 걸었던 지난 8일 여야 대표와의 회담 이후 에도 달라진 것은 없다. 민주당의 폭주를 완충하는 언어만을 제공할 뿐, 근본적으로 방향을 바꾸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에서 최규하 당시 대통령과 닮았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민주당이 지금처럼 이어진다면 국민은 '야당 없는 정치'의 위험을 체감할 것이다. 보수층은 물론이고 중도층과 청년층도 국보위의 기억을 떠올릴 가능성은 커진다. 그러면 내년 지방선거는 단순한 지역 권력 교체가 아니라 '선거혁명'으로 기록될 공산도 없지 않아 보인다. 민주당의 '내란 프레임'은 역풍이 될 수 있다. 정치적 내란 상태를 선거까지 끌고 가려는 전략은 결국 국민의 심판을 부르는 아이러니한 결과를 낳을 수 있다. 45년전과 무대만 다를 뿐, 주연은 역시 국민이다. 역사는 늘 같은 교훈을 남겼다. 권력은 취하면 무너진다. 국보위가 그랬듯, 권력을 독점한 세력은 이유가 정당해도 국민의 제동에 걸린다. 민주당이 아무리 입법을 밀어붙이고 특별재판부를 주장하고 각종 개혁과 내란 종식을 외쳐도 한계가 있다. 국민은 기시감을 기억한다. 그 기억을 투표장에 가져갈수 있다. 이 대통령의 입장에선 최 전 대통령을 닮았다는 주장이 제기되면 심기는 몹시 불편할 것이다. 민주정 체제에서의 엇박자는 질서 안의 '주도권 싸움'이라면, 전두환-최규하의 경우는 '권력 찬탈'이기 때문이다. 그래도 폭주의 가운데 있으면서 폭주를 끝내 제어하거나 책임지지 못한다면...이 대통령도 역사의 소용돌이에서 완충 장치로 존재하다가 퇴장할 수도 있다는 가설이 성립한다 . 1980년대의 불행한 상황의 끝이 민주화 혁명이었다면 2020년대 중반의 민주당 행태는 민주주의 균형 보정을 위한 '선거혁명'으로 비화될 수 있다. 새정부 출범이 고작 100일이 막 지난 시점이다. '협치' '경제' '통합'을 강조하는 대통령의 속내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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