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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1만피 갈까”…코스피, 반등에도 안심할 수 없는 이유 [머니+]

인공지능(AI) 투자 열풍을 둘러싼 우려로 전날 폭락했던 국내 증시가 하루 만에 반등에 성공했지만 안심하기는 이르다는 경고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의 시선은 미국 메모리 반도체 업체 마이크론 테크놀로지의 실적 발표로 향하고 있지만, 월가에서는 AI 관련 투자 쏠림 현상이 과도한 수준에 이르렀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24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67.18포인트(3.26%) 오른 8471.02로 거래를 마쳤다. 이날 반등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주도했다. 삼성전자는 9.84%, SK하이닉스는 0.98% 상승했다. 특히 삼성전자는 조만간 90조원 규모에 육박하는 자사주 매입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 시가총액은 1991조원으로 늘어나며 1839조원의 SK하이닉스를 제치고 2거래일 만에 다시 코스피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되찾았다. 이번 반등은 전날 코스피가 AI 투자 과열 우려로 10% 가까이 폭락한 직후 나왔다는 점에서 더욱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헤베 첸 밴티지 글로벌 프라임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기술주 랠리에서 처음으로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며 “AI 투자 스토리와 올해 한국 증시의 기록적인 상승세 모두 앞으로는 뉴스에 더욱 민감하고 변동성이 큰 흐름에 노출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투자자들의 관심은 한국시간 25일 오전 5시30분 발표되는 마이크론의 실적으로 쏠리고 있다. 스테이트 스트리트 글로벌 마켓의 마리자 베트마네 주식 리서치 총괄은 “단기적으로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는 결국 마이크론 실적"이라며 “기술주 랠리가 다시 이어지기 위해서는 마이크론이 강력한 실적과 긍정적인 실적 전망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마이크론이 기대 이상의 실적을 내놓더라도 시장 불안이 완전히 해소되기는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글로벌 투자은행 모건스탠리는 전날 코스피 급락에 대해 “지속적인 상승으로 누적된 피로감"이라며 “추세적 하락 보다는 일시적 숨 고르기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이어 “메모리 반도체와 주변 AI 관련 종목의 펀더멘털은 여전히 견고하다"며 “이들 제품이 계속해서 핵심 병목으로 남아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코스피 목표치를 9000으로 제시했다. 이어 강세장 시나리오에서는 1만500, 약세장 시나리오에서는 6500까지 가능하겠다고 봤다. 그러나 블룸버그는 별도 기사에서 AI 투자 열풍을 둘러싼 최근의 시장 움직임이 대규모 매도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경고했다. AI 산업의 장기 성장 전망 자체는 유효하지만 과도하게 누적된 투자 포지션, 레버리지 ETF 확대, 옵션 헤지 거래, 반도체 업종의 급등세가 맞물리자 단기적으로는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골드만삭스의 바비 몰라비 파트너는 “액티브 펀드든 패시브 펀드든, 헤지펀드든 퀀트 전략이든, 기관이든 개인이든 사실상 모두가 매일 AI 투자 비중을 늘리고 있다"며 “상승장에서는 좋은 일이지만 매도 국면에서는 매우 위험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몰라비 파트너는 이어 현재 시장이 5% 수준의 급등락에 익숙했져 있었던 닷컴버블 말기와 유사한 모습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문제는 10% 하락이 발생했을 때"라며 “그 이후에도 시장을 지지할 바닥이 존재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블룸버그는 특히 레버리지 ETF를 최대 위험 요인 가운데 하나로 꼽았다. 현재 글로벌 레버리지 ETF 자산 규모는 약 2000억달러에 달한다. 기초지수가 1% 움직일 때마다 약 90억달러 규모의 리밸런싱 거래가 같은 방향으로 발생하는 구조다. 특히 기술주와 모멘텀 전략이 전체 레버리지 ETF의 약 85%를 차지하고 있어 관련 종목의 변동성을 더욱 확대시키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분석했다. 이 같은 현상은 국내 증시에서도 나타났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전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추종하는 레버리지 ETF들은 목표 비율을 유지하기 위해 약 60억달러(약 9조 2880억원) 규모의 주식을 매도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두 종목 전체 거래대금의 약 14%에 해당한다. 그 결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전날 나란히 12% 넘게 급락했다. 레베카 신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ETF 애널리스트는 “전날 시장 하락은 투자자들의 자금 유출 때문이 아니었다"며 “레버리지 ETF들이 일일 노출도를 맞추기 위해 기계적으로 리밸런싱을 진행하면서 매도 압력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는 한국 증시가 하루 5% 움직일 경우 약 47억달러(약 7조 2756억원) 규모의 ETF 리밸런싱 자금이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평소 하루 평균 거래대금의 약 8분의 1에 해당하는 규모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정청래, 사퇴 후 연임 도전…“李대통령과 한몸 공동체”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당대표직에서 전격 사퇴했다. 당대표 연임 도전을 위해 거취를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며칠간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저 자신을 돌아보고 정치 인생을 살펴봤다"며 “저는 오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당 안팎의 저항으로 하루도 편할 날이 없었지만, 말없이 묵묵히 일했다"며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당정청(당·정부·청와대) 원팀, 원보이스로 뒷받침하려고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날 17분간 이어진 발언에서 '이재명'이라는 이름을 총 36회나 언급했다. 이를 통해 이 대통령과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라는 점을 재차 부각했다. 그는 “이재명 대통령과는 2007년도에 만나 20년 동안 속 깊은 대화를 가장 많이 한 정치인이 정청래"라며 “이러쿵저러쿵 누가 뭐라고 해도 이 대통령을 끌까지 지킬 사람은 저"라고 밝혔다. 이어 “이 대통령과 저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이자 한 몸 공동체"라며 “이 대통령이 성공해야 저도 성공한다. 그러니 걱정하지 말라. 이재명 정부의 성공, 이 대통령과의 의리는 제가 끝까지, 맨 앞자리에서 지킨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재명 정부는 중도·실용을 주장하지만 한시도 개혁의 과제를 멈출 수 없다"며 “국민과 당원의 절절한 바람을 잘 알고 있다. 개혁의 엔진은 멈추지 않겠다"고 했다. 정 대표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인연도 강조했다. 특히 “저는 노사모다. 노무현을 통해 정치 현실에 눈을 떴고, 노무현의 정치개혁과 지역 경선제 도입으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다"며 “저는 노무현 키즈"라고 말했다. 발언 중에는 감정이 격해져 울먹이기도 했다. 또 “역사는 직진하지 않지만 결코 후퇴하지 않는다"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꽃피워야 한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오늘 대표직을 내려놓지만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서 있는 위치에서 최선을 다하겠다"며 “그 길이 비록 험난한 고난의 가시밭길일지라도 오직 민심, 오직 당심만 보고 제 길을 가겠다"고 말했다. 정 대표의 사퇴로 당대표 직무는 차기 전당대회까지 한병도 원내대표가 대행하게 된다. 민주당은 오는 26일 당무위원회 의결 절차 등을 거쳐 전당대회준비위원회(전준위)를 구성할 예정이다. 정 대표는 지난해 조기 대선 이후 8월에 열린 당대표 보궐선거에서 선출돼 11개월간 당을 이끌어 왔다. 이번 전당대회는 정 대표와 김민석 국무총리, 송영길 의원 간 3파전 구도로 치러질 가능성이 크다. 정치권에서는 김 총리와 송 의원이 정 대표에 맞서 연대 구도를 형성하면서, 이번 선거가 '친정청래계'와 비당권파 '친이재명계' 간 대결로 흐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오는 8월 전당대회에서 선출되는 새 민주당 대표의 임기는 2년으로, 2028년 총선 공천권을 행사하게 된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정부·기업, ‘중동 재건사업’ 뭉친다…“에너지·인프라 투자 예상”

한국 기업이 참여 가능한 중동 재건 사업으로 정유·석유화학 등 에너지 시설 복구, 물류·도로 인프라 구축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정부는 미국과 이란 종전 합의로 우리 기업의 중동 재건시장 진출 기회를 선점할 수 있도록 지원을 강화할 방침이다. 정부와 기업이 합심해 '중동 인프라 협력 태스크포스(TF)'도 가동된다. 정부 관계자는 24일 “이란을 포함 이번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중동 국가 전반을 대상으로 재건 수요를 파악 중"이라며 “정유, 석유화학, 가스처리 등 훼손된 에너지 시설 복구와 도로, 항만 등 인프라 보수, 액화천연가스(LNG), 플랜트 등 에너지 설비 투자에 수요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정부는 중동 재건 사업이 본격화되면 전쟁으로 감소했던 업계의 발주 물량이 빠르게 회복될 것으로 내다봤다. 전후 복구 사업으로 기반시설인 사회간접자본(SOC) 보수 외에도 유전이나 가스전 개발, 에너지 인프라 투자도 함께 확대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는 이번 중동전쟁으로 이란 포함 9개국에서 40~50개 이상의 핵심 에너지 자산이 파괴되거나 훼손된 것으로 보고 있다. 또 미국이 이란 전후 복구 목적으로 3000억 달러(450조원) 규모 이란 재건 기금 조성을 검토 중이어서 플랜트와 에너지 인프라 중심의 초대형 프로젝트 발주도 예상된다. 이 경우 정유·화학 플랜트와 전력, LNG 등에서 경쟁력 있고, 중동에서 수행 경험이 풍부한 국내 기업들에게 유리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예컨대,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삼성E&A, GS건설 등은 아랍에미리트(UAE)와 쿠웨이트, 사우디아라비아와 등에서 정유·석유화학 플랜트, 발전소, 가스 시설 구축 사업에 참여해 왔다. 국토교통부, 해외건설협회 등에 따르면, 중동 전쟁 발발 전 2021~2025년 5년 간 국내 건설사들의 해외 수주액은 총 1792억 달러(271조1475억원), 이 중 중동 수주액만 620억 달러(93조822억원)로 전체의 35% 가량 차지했다. 이에 정부는 국내 기업들이 중동 재건 사업 수주를 선점할 수 있도록 민관이 참여하는 중동 인프라 협력 TF를 운영하기로 했다. 앞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지난 19일 열린 대외경제장관회의에서 “범정부 차원에서 포스트 중동 대외 경제 정책을 본격화하겠다"며 “중동 국가들의 재건과 경제 체질 개선에 따른 협력 수요를 선점하기 위해 중동 인프라 협력 실무 TF를 발족하고, 고위급 인사도 현지에 파견해 정부 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국토부와 해외인프라도시개발지원공사(KIND), 해외건설협회 등은 중동 인프라 협력 목적의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지난 23일 첫 회의를 열었다. 중동의 현지 상황 안정, 계약 조건 합의 등을 고려할 때 정부 간 협력과 외교적 지원이 필요해 협의체 중심으로 주요국별 시장 동향을 파악해 수주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최근 중동의 대형 인프라 사업 발주가 투자개발사업으로 전환되는 추세에 맞춰 KIND 등 투자기관과 연계한 공동 진출 전략도 강화한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도 이날 재건 인프라와 수출복원, 유망 품목 수출, 물류대응, 동향분석 등 5개 분과로 구성된 '포스트 중동 TF'를 발족했다. TF는 중동 국가들의 인프라 복구, 에너지 안보 프로젝트 발주에 대비, 민관 협업 진출을 확대하기로 했다. 종전 후 우리 기업들이 중동 초기 시장을 선점할 수 있도록 이란 경제개방 대응 세미나, 현지 네트워크 복원 등도 추진한다. 방산과 소비재, 의료기기 등 유망 품목 수출을 늘릴 수 있도록 지원도 강화한다. UAE, 쿠웨이트, 오만 등 국영 방산기업과 정부 기관 초청 상담회를 마련한다. 방산 유지·보수·정비(MRO) 현지화 협력 수요 확대에 대비, 투자유치 지원도 병행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외교부는 최근 한-중동 포괄적 경제협력팀을 신설했다. 우리 기업의 중동 지역 재건 사업 참여, 중동과의 경제협력 방안 마련 등 선제적 대응을 위해서다. 중동 재건 사업이 실제 수주로 이어지려면 외교적 지원이 필요한 만큼 재외공관을 통해 중동 국가들의 협력 수요를 발굴할 계획이다. 종전 후 피해 복구를 넘어 탈석유, 산업 다변화 등 복잡한 문제에 대비해 이란 포함 걸프협력회의(GCC) 6개국과도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란 게 외교부 설명이다. 다만, 종전 후에도 중동 불확실성은 국내 기업들의 재건 사업 참여, 수주 확대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아직 정확한 전쟁 피해 규모도 집계되지 않아 복구 사업 관련 발주 계획도 확인된 게 없는 상황이다. 재원 조달 방식 등 사업 조건 확정, 현지 안전 문제 등 변수들도 여전히 남아 있다. 특히 미국의 대이란 제재 완화 여부에 따라 국내 기업들의 직접적인 사업 참여가 제한될 가능성도 있다. 제재 방향과 범위에 따라 현지 안전 보장 문제와 금융 조달, 계약 구조 등 세부 합의에 이르기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관측도 있다. 더구나 중동 재건 사업에 미국과 유럽 기업뿐 아니라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도 가담할 것으로 보여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점도 우리 기업으로서는 부담 요인이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중동 재건 사업은 단순히 감소했던 중동 수주의 재개 차원보다 중장기적으로 정유와 석유화학, 전력 등 에너지 인프라 시장 참여로 확대할 수 있는 기회"라며 “호르무즈 통행 정상화, 대이란 제재 등 여러 변수가 남아있는 만큼 정부의 정교한 외교적, 정책적 지원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吳·韓, ‘장동혁 위기’ 틈타 세력 경쟁 본격화하나

오세훈 서울시장과 한동훈 무소속 의원이 국민의힘 의원들과 접점을 넓히며 본격적인 '당심 쟁탈전'에 돌입했다. 국민의힘 당권 구도가 장동혁 대표의 리더십 공백과 장기 입원으로 흔들리면서 조기 재편 국면으로 접어드는 모습이다. 24일 정치권에서는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두 사람이 당 주도권을 확보하기 위한 행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미래혁신포럼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주최한 '보수 가치의 회복과 미래' 세미나에 강연자로 나섰다. 미래혁신포럼은 옛 친윤(친윤석열)계 의원들이 주축이 된 연구모임이다. 이날 세미나에는 영남권 중진들은 물론, 당내 개혁 성향 모임인 '대안과미래', 친한(친한동훈)계 등 계파를 막론한 현역 의원 28명이 대거 참석했다. 오 시장은 이 자리에서 “여의도를 떠난 지가 꽤 오래돼서 내가 당내 스킨십이 부족하다는 평가가 나오기도 한다"며 “정치보다는 정책으로 승부하는 영역에 있었던 게 이번 6·3 지방선거 승리에 바탕을 이뤘다"고 자평했다. 최근 오 시장은 여당 의원들과의 이른바 '식사 정치'를 통해 스킨십을 강화하고 있다. 지난 14일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를 비롯해 나경원 의원, 김영주·김성태·최재형 전 의원 등 중진·원로들과 오찬 회동을 한 것이 대표적이다. 다음 달에는 정점식 원내대표와 비공개 만찬도 가질 예정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 역시 국민의힘 현역 의원들과의 접촉을 본격화하고 있다. 그는 전날 이성권 의원과 보수 성향 시민단체 범시민사회단체연합이 공동 주최한 국회 토론회에 참석했다. 한 의원은 당대표 시절 불편한 관계였던 친윤계 의원들과도 인사를 나누는 등 비교적 유연한 태도를 보였다. 현재 '친한계'로 분류되는 의원들이 대부분 초선·비례대표에 집중되어 있어, 외연 확장이 시급하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향후 정치적 공간을 확보하기 위한 '복당' 역시 핵심 과제다. 친한계 박정하 의원은 23일 한 라디오 프로그램에 출연해 “한 의원을 리더로 인정하기는 싫고 실권을 갖는 것도 원치 않으니, 총선 때 치어리더 역할만 해달라는 것 아니냐"며 당내 견제 기류를 비판하기도 했다. 한 의원은 복당 의지를 거듭 피력했다. 토론회 직후 기자들과 만난 한 의원은 “공소취소와 같은 큰 싸움을 앞두고 나라를 바로잡아야 한다는 큰 과제가 있다"며 “그 과정에서 복당의 골든타임이 분명히 있다"고 말해 조기 복당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 사람은 세 확장에 나서면서도 장 대표를 향한 직접적 비판은 자제하며 신중한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오 시장은 24일 '장 대표 퇴진론'에 대해 “서둘러서 되는 일이 아니다"라며 선을 그었다. 그는 “불필요하게 서두르면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며 “당분간 지켜보면서 원내에서 해결할 문제"라고 말했다. 박창환 장안대 교수는 “두 사람 모두 겉으로는 표정 관리를 하면서 당내 다양한 세력과 접점을 넓혀가는 흐름"이라며 “각자 당 안팎의 반응을 살피며 이슈를 던져보고, 자신의 정치적 영향력을 확인하는 과정"이라고 분석했다. 박 교수는 또 “다만 아직 두 사람이 당내 주류로 확실히 올라섰다기보다는 주류로 진입하기 위한 초입 단계에 가깝다"면서 “현재로서는 서로 페이스메이커 역할을 하며 '한번 잘해보자'고 포석을 다지는 시기"라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이날 퇴원해 당무에 복귀한다. 지난 18일 국회 최고위원회의를 주재한 후 응급실을 찾았다가 의료진 권유로 입원한 지 엿새 만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한쪽은 전세 걱정, 한쪽은 빚 걱정”...금융불균형 경고음 커졌다

집값 상승과 빚투 확산, 취약 업종 부실 우려가 동시에 커지면서 한국은행이 금융시스템 전반에 대한 경계 수위를 높였다. 수도권 부동산 시장 과열 조짐 속에 가계대출 증가세가 다시 가팔라지고 있는 데다 건설·부동산·도소매 업종의 건전성 악화 가능성도 여전해 가계와 기업 부문 모두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는 진단이다. 한국은행은 24일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서 서울 등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세 재확대와 차입을 통한 자산투자 증가가 금융불균형을 키울 수 있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다주택자의 채무 부담 확대와 무주택자의 주거비 부담 심화, 취약 업종 부실이 금융권으로 전이될 가능성에도 주목했다. 우선 한은은 최근 가계부채 흐름에 대해 경계심을 드러냈다. 주택 거래 증가에 따른 대출 수요 확대와 신용대출 증가가 맞물리면서 가계대출 증가 속도가 눈에 띄게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가계대출 월평균 증가 규모는 지난해 10~12월 2조7000억원 수준에서 올해 1분기 3조원 안팎으로 확대된 데 이어 지난 5월에는 9조3000억원까지 늘었다. 한은은 수도권 집값 상승과 증시 호조에 따른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금융불균형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했다. 금융시스템 위험 수준을 보여주는 지표도 경계 구간에 머물렀다. 금융불안지수(FSI)는 지난 5월 17.2를 기록하며 주의 단계가 이어졌고, 중장기 취약성을 나타내는 금융취약성지수(FVI)도 장기 평균을 소폭 웃돌았다. 다만 가계 전반의 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된 것은 아니라는 평가다. 올해 1분기 말 처분가능소득 대비 가계부채 비율(DTI)은 지난해보다 낮아진 것으로 추정됐으며 가계 연체율도 장기 평균을 밑돌았다. 반면 취약차주 비중은 상승해 일부 계층에 위험이 집중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주택 보유 여부에 따른 재무 여건 차이도 더욱 뚜렷해진 것으로 조사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다주택 가구의 순자산은 10억원을 웃돌며 무주택 가구의 약 7배 수준을 기록했다. 하지만 부채 부담 역시 상대적으로 컸다. 유주택 가구의 금융자산 대비 부채 비율은 무주택 가구보다 크게 높았고, 다주택 가구의 원리금 상환 부담도 상대적으로 무거운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저소득 다주택 가구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70%를 웃돌아 관리 기준을 크게 초과했다. 3주택 이상 차주의 연체율 역시 1주택자나 2주택자보다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한은은 다주택 가구가 금리와 주택가격 변동에 상대적으로 민감한 만큼 선제적인 건전성 관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최근 세제와 대출 규제 강화가 수도권 주택 매각과 부채 축소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무주택 가구는 상대적으로 부채 상환 부담은 낮지만 수도권 전·월세 가격 상승에 따른 주거비 압박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무주택 가구는 주거 비용 부담이 늘어나고 있는 만큼 주거 취약계층 중심의 정책 지원을 지속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이어 “실거주 목적의 1주택 가구에 대해서는 상환 능력 범위 내에서 대출 접근성이 유지될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기업 부문에서는 업종별 양극화가 한층 심화된 것으로 분석됐다. 한은은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 업종을 취약 업종으로 분류했다. 이들 업종은 최근 10년 평균과 비교해 성장성과 수익성이 모두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건설업은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부실 영향으로 올해 1분기 말 연체율이 5%를 넘어서며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석유화학과 금속제품 업종도 수익성이 악화되고 있지만 아직 연체율은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부동산과 도소매 업종 역시 안심하기 어렵다는 평가다. 두 업종은 금융권 대출 비중이 큰 데다 연체율도 높은 수준을 보이고 있어 금융기관 건전성에 부담 요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한은은 건설·석유화학·금속제품 업종에 대해 중장기적인 산업 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필요할 경우에는 유동성 부담을 덜어주기 위한 금융지원도 병행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또 부동산과 도소매 업종에 대해서는 금융기관의 위험노출 규모가 큰 만큼 보다 엄격한 자산건전성 관리가 요구된다고 강조했다. 기업대출 건전성에도 경고등이 켜졌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올해 들어 상승세로 돌아서 장기 평균을 크게 웃돌았다. 대기업의 이자상환 능력은 개선됐지만 중소기업은 여전히 영업이익으로 이자비용을 충당하지 못하는 상황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가계신용 증가세가 다시 확대되고 있는 가운데 취약차주와 일부 업종 기업의 신용위험은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며 “중동 정세와 주요국 통화정책 변화, 국내외 투자자금 흐름 등을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한편 우리나라 민간신용 규모는 완만한 개선 흐름을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평균을 웃도는 수준으로 평가됐다. 한은은 대외건전성 지표는 안정적인 상태를 유지하고 있으나 대외 불확실성이 큰 만큼 금융시장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정청래, 민주당 대표 사퇴…연임 도전 공식화

정청래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24일 당대표직에서 사퇴한다고 밝혔다. 당대표 연임 도전을 위해 거취를 정리한 것으로 풀이된다. 정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며칠간 불면의 밤을 지새우며 자신을 돌아봤다"며 “오늘 당 대표직을 내려놓는다"고 말했다. 그는 김대중·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과의 정치적 인연을 강조했다. 특히 “저는 노사모다. 노무현을 통해 정치 현실에 눈을 떴고, 노무현의 정치개혁과 지역 경선제 도입으로 국회의원이 될 수 있었다"며 “저는 노무현 키즈"라고 말했다. 발언 중에는 감정이 격해져 울먹이기도 했다. 또 “역사는 직진하지 않지만 결코 후퇴하지 않는다"며 “김대중, 노무현, 문재인의 역사를 자양분 삼아 이재명의 역사를 꽃피워야 한다"고 밝혔다. 이재명 대통령을 향해서는 “정치적 운명 공동체이자 한 몸 공동체"라며 “이 대통령이 성공해야 저도 성공한다. 이 대통령과의 의리는 끝까지 지키겠다"고 강조했다. 정 대표는 “개혁의 엔진을 멈추지 않겠다"며 “국민과 당원의 뜻을 잘 알고 있다. 오직 민심과 당심만 보고 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재명 정부의 성공을 위해 제가 서 있는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의 사퇴로 당대표 직무는 차기 전당대회까지 한병도 원내대표가 대행하게 된다. 정 대표는 지난해 8월 열린 당대표 보궐선거에서 선출돼 11개월간 당을 이끌어왔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슈&인사이트] 모아타운에 거는 기대와 우려

이번 지방선거에서 여론조사 당시 경쟁 후보보다 지지율이 낮았던 오세훈 시장은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점차 지지율이 상승했다. 선거 후 출구조사에서는 5% 차이로 패배한다는 결과가 나왔지만, 밤새 진행된 개표 결과 역전해 최종적으로 당선되었다. 서울시에서 최초로 5선 시장이 된 오세훈 시장은 부동산 표심의 지지를 많이 받았다는 것이 분석 결과 드러난 여러 전문가들의 견해다. 이런 지지층 중에는 오세훈 시장이 기존에 역점을 두고 추진했던 모아타운 대상지 주민들이 포함되어 있다. 일부 언론사는 오세훈 시장이 상대 후보보다 적은 비율을 득표했던 자치구에서도 모아타운이 추진되고 있는 행정동은 상대적으로 더 높은 비율의 득표를 했다는 분석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다. 널리 알려진 신(속)통(합)기획뿐만 아니라 모아타운도 오세훈 시장을 다시 지지해 사업의 추진력을 얻으려 했던 것으로 보인다. 모아타운은 주로 도심의 주거 환경이 노후화된 지역을 중심으로 여러 개의 소규모 주택정비사업을 모아 하나의 마을처럼 정비하는 사업이다. 서울시가 정비구역 지정 단계에서 공공지원을 하여 전체 정비사업 기간을 단축하는 신통기획보다는 덜 알려져 있지만, 모아타운은 소규모주택정비법에 따라 시행되는 가로주택정비사업이나 소규모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추진하는 지역에서는 기존의 낮은 사업성을 극복할 수 있는 대안으로 인식되고 있다. 일반 재개발·재건축에 비해 소규모 정비사업은 추진위원회 단계가 생략되어 있고, 조합 설립 이후 사업시행계획인가에 관리처분계획을 포함해 받으면서 행정 업무가 상대적으로 신속하게 진행된다. 이런 절차적 완화는 정비사업 추진에서 큰 부담으로 작용하는 금융비용을 구조적으로 줄이는 수단으로 기능하므로 상대적으로 큰 인센티브로 인식된다. 이런 여러 장점에도 불구하고 근본적 문제는 모아타운을 구성하는 모아주택이라는 소규모 정비사업들이 도시정비법에 따른 일반 재개발·재건축보다는 사업성이 낮다는 점에 있다. 물론 도심에서 대규모로 정비사업을 하려면 정비구역 지정 요건이나 동의율 충족에 많은 어려움이 있기 때문에, 일부 구역만 소규모로 사업을 시행하면 더 신속한 추진이 가능하다. 다만, 이렇게 소규모로 정비사업을 진행하는 경우 정비기반시설을 개선할 여지가 줄어들고, 일반 분양 물량 증가로 사업성 확보가 곤란하다. 실제로 2025. 8. 기준 서울시 모아타운 사업장 총 107곳 중 93%가 서울시 평균 공시지가보다 공시지가가 낮은 지역이다. 분양가는 일반적으로 지가에 비례하기 때문에 낮은 지가는 사업성에 제약 요인이다. 서울시는 이런 낮은 사업성을 해결하고자 소규모 정비사업의 경우 용적률을 완화하고, 보정계수를 도입해 임대주택 비율이나 기부채납 등 공공기여 부담을 줄이는 노력을 하고 있다. 여기에 모아타운 내 모아주택 간 건축협정이나 특별건축구역 지정으로 정비기반시설 통합 개발을 위한 제도적 지원도 마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모아타운은 근본적으로 여러 소규모 정비사업의 집합체다. 모아타운 전체가 하나의 사업지가 아니다 보니 규모의 경제가 이루어지지 않아 높아진 공사비로 분양이 어려워질 것을 우려하는 1군 건설사들은 참여를 꺼린다. 설령 중소 건설사를 시공사로 선정해도 공사비가 이미 높은 상황이라 미분양, 임대 수입 상실, 추가 분담금을 우려하는 주민들의 반대로 사업은 지지부진하다. 여기에 최초 모아타운에 대해 장밋빛 미래를 제시했던 정비업체나 조합 관계자가 실제 사업이 진행되면서 예상보다 많아진 추가 분담금을 조합원들에게 제시하는 순간 조합원들은 혼란에 빠진다. 운영비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는 인건비 등 임원 급여에 대한 불만이 더해 지면 조합은 극심한 내분을 겪게 된다. 여기에 사업비나 이주비 대출을 받은 상황이라면 눈덩이처럼 불어나는 금융비용에 조합원들의 시름은 깊어 가고, 정비사업은 출구를 찾지 못하게 된다. 모아타운이 이런 악순환의 고리에 빠지지 않으려면, 최초 모아타운 지정 시부터 신중하게 대상지를 선정하고, 필요시 해제하는 결단이 필요하다. 오세훈 시장의 연임에는 모아타운 정책을 지지하는 주민들의 도움이 있었다. 이런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사업성 확보가 가능한 구역은 공공지원 강화로 신속한 추진을 돕고, 그렇지 않다면 주민 의견을 수렴해 매몰비용을 줄여야 한다. 이것이 진정으로 지지해 준 주민들을 위한 길일 것이다. 양희철

용인 반도체 국가산단 공론화 논란…이상일 시장 “산업은 산업 논리로”

국무총리실 사회대개혁위원회가 국가 반도체 산업단지 정책에 대한 공론화 필요성을 제기하고, 호남권 유치를 요구하는 정치권의 목소리가 나오는 가운데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이 이를 강력하게 비판하며 산업 논리에 따른 국책사업 추진을 강조했다. 이상일 용인특례시장은 23일 국무총리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가 전날 발표한 '국가 반도체 산단 정책 공론화 필요' 입장과 관련해 “이미 국가정책으로 결정돼 국책사업으로 진행 중인 용인 이동·남사읍 첨단시스템반도체 국가산업단지 프로젝트를 공론화 명분으로 시민사회 논쟁의 장으로 끌어들이고 국가산단 조성을 흔들려는 의도라면 용인시민들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시장은 기업의 투자는 리스크를 감당해야 할 기업의 자율적 판단에 맡기는 게 바람직하며, 시민사회가 관여할 일이 아니라고 지적했다. 앞서 국무총리 소속 사회대개혁위원회(위원장 박석운)는 6월 22일 정부가 반도체 산업 정책을 결정함에 있어서 공론의 장을 마련해야 한다고 밝혔다. 사개위는 반도체 산업 정책이 산업 경쟁력, 전력 및 용수 수급 안정성뿐만 아니라 지역생산 지역소비 원칙, 국가균형발전, 지역경제 활성화, 주민 수용성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현재 결정된 국가 반도체 산업 관련 정책이 지난 정부에서 충분한 사회적 공론화 과정을 생략하고 일방적으로 발표되어 국민들에게 실망을 안겨주었다며, 국회·정부·기업·전문가·시민사회가 참여하는 토론회를 제안했다. 이에 대해 이상일 시장은 “문재인 정부 시절인 2019년에 조성이 결정된 용인시 원삼면의 SK하이닉스 용인반도체클러스터도 단지 선정과정에서 시민사회가 참여하는 공론화를 거친 적이 없다"며 “왜 현 정권의 직전 정권만 비판하느냐"고 반박했다. 이 시장은 사개위가 올해 2월 서울과 부산에서 토론회를 열거나 시도했던 점을 언급하며, 이번 공론화 주장이 용인 국가산단 조성 훼방 의도를 표출했던 과거 토론회들과 맥을 같이하는 것이라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고 덧붙였다. 아울러 미국, 대만 등 반도체 선도국 중에서 대규모 반도체 투자결정이나 입지 선정을 시민사회 공론화를 통해 결정한 사례가 있는지 제시하라고 요구했다. 이 시장은 사개위의 입장문에 '지역생산 지역소비 원칙'이 포함된 것을 두고, 용인 국가산단 반도체 팹(Fab)의 지방 이전을 주장하는 친정권 지역에 선물을 주겠다는 정치적 의도가 감추어져 있다고 주장했다. 이와 관련해 호남권에서는 반도체 핵심 제조시설인 전공정(FAB) 유치를 촉구하는 움직임이 이어지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정진욱 의원(광주 동남갑)은 18일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광주·전남 반도체 공장 유치가 단순한 후공정 투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며 “완전한 반도체 산업 생태계 구축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해서는 반드시 전공정(FAB)이 들어와야 한다"고 밝혔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광주·전남권 후공정 투자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며, 삼성전자는 패키징 투자를 하겠다는 뜻을 밝힌 상태다. 정 의원은 이재명 대통령이 추진하는 '5극 3특' 국가균형발전 전략과 연계해 전공정 공장 유치가 남부권 반도체벨트를 완성하는 핵심 사업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수도권 집중 완화와 공급망 안정성을 위해 생산시설 분산이 필요하다며, 통합광주가 한빛원전을 비롯한 안정적인 전력 공급 기반과 재생에너지 공급 여력을 갖추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유치 주장과 사개위의 공론화 요구에 대해 이상일 시장은 정진욱 의원을 향해 “용인에 대한 관심은 끄고 광주에 전념하길 바란다"고 충고했다. 이 시장은 “용인 국가산단은 2023년 3월 정부가 조성을 결정했고, 같은 해 7월 정부가 국가첨단전략산업 특화단지로 선정했으며, 2024년 12월에는 정부가 국가산단 계획을 승인한 국책사업"이라고 설명했다. 이곳에 360조원을 투자할 계획인 삼성전자는 지난해 12월 19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산업시설용지 분양계약을 맺었으며, 지난해 12월 22일부터 토지보상이 진행 중이다. 또한 이 시장은 “서울행정법원은 올해 1월 일부 환경단체가 제기한 국가산단 계획 승인처분 무효확인 소송에서 원고 청구를 모두 기각하며 국가산단 승인 과정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며 행정부가 결정하고 사법부가 적법성을 확인한 국책사업을 정치적 논쟁의 대상으로 삼아 국가정책의 신뢰성을 훼손하지 말라고 사개위에 촉구했다. 송기우 기자 kwsong@ekn.kr

수입업계 “최대 애로 ‘환율’…공급망 다변화 필요” [현장]

“한국 수입 엑스포는 제품 전시를 뛰어넘어 해외 공급 업체와 국내 수입 업체가 만나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는 비즈니스 플랫폼입니다. 글로벌 경제 속에서 탄력적인 공급망 구축과 공급원 다변화는 기업 생존을 위한 필수 전략입니다. 이번 행사 통해 글로벌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가시적인 성과를 거두시길 바랍니다."(윤영미 한국수입협회장 겸 하이랜드푸드그룹 회장 개회사 中) 23일 한국수입협회는 서울 강남구 삼성동 소재 코엑스 B홀에서 '한국 수입 엑스포(Korea Import Expo) 2026'을 개최했다. 이날 윤 회장은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라는 엄중한 과제 앞에서 '수입'이 지니는 경제적 가치와 전략적 중요성을 언급했다. 개막식 축사에 나선 강감찬 산업통상부 무역투자실장은 “보호 무역주의 확대로 수입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며 “수입 없이 수출이 어렵고 공급망 완결도 불가능한 상황에서 소비재 수입은 물가 안정과 국민 경제에 대단히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 실장은 “한국 시장은 혁신 제품의 경연장이며 수입은 이러한 혁신을 이끄는 새로운 자극제"라며 “산업부는 기업들의 안정적인 수입을 지원하기 위해 수입 보험료를 낮추고 보험 한도와 대상을 확대하고, 이슈가 많은 축산물과 과일 등의 검역 절차를 부처 간 협동으로 개선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 정책 방향은 수입 업계가 처한 척박한 거시 경제 환경과도 맞닿아 있다. 현장에서 만난 권기창 한국수입협회 상근부회장은 업계의 애로사항을 전하며 공급망 다변화의 시급성을 역설했다. 권 부회장은 “현재 업계가 겪는 가장 큰 어려움은 환율"이라며 “환율 급등으로 수입 원가가 치솟아 마진이 크게 줄어들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미국의 관세 정책 등으로 글로벌 공급망 재편이 이뤄지고, 중동 사태로 호르무즈 해협 운송이 막혀 나프타나 황산 같은 핵심 원료 공급도 차질을 빚고 있다"며 “소수 국가에 전략 물품 수입을 의존하면 국가 경제에 큰 문제가 생기는 만큼 수입 공급망 다변화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짚었다. 아울러“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곡물 가격이 올라 미국산 쇠고기 등 수입 육류 단가가 인상되며 국내 물가를 자극하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알프스 암염·헝가리 와인·이탈리아 프레첼…유럽의 맛에 취하다 전시장 내부는 60여개국 150여 개 기업이 뽐내는 이국의 향기로 가득했다. 기자는 전 세계의 풍미를 혀끝으로 느껴보고자 유럽 국가들이 포진한 부스부터 샅샅이 누비며 현장의 목소리를 청취했다. 오스트리아 식료품 수입사 '트리벳 마켓' 부스에서는 투명한 소금 결정체가 발길을 붙잡았다. 트리벳 마켓 관계자는 “과거 바다였던 알프스 산맥 300m 갱도 안에서 압력으로 만들어진 암염"이라며 “외부 요인으로 오염될 확률이 극히 적고 제조 공정이 철저히 관리돼 깨끗한 제품"이라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함께 전시된 포도 주스 '트라우벤자프트'에 대해서도 “와이너리의 와인용 포도로 만들어 과일 맛이 진하고 농축돼 있어 취향에 따라 물을 섞어 마실 정도"라고 부연했다. 바로 옆 헝가리 부스에서는 와인과 천연 꿀 시식이 관람객을 맞이했다. 수입사 담당자는 글라스에 붉은 와인을 따르며 “국제 품종과 달리 헝가리 토착 품종은 해당 지역의 느낌을 고스란히 살려주는데 마치 우리나라의 '신토불이'처럼 헝가리 와인만의 특별한 매력이 있다"고 설명했다. 권해준 레드 와인을 한 모금 머금자 묵직한 느낌과 복합적인 풍미가 혀끝을 강하게 맴돌았다. 와인의 쌉쌀한 여운은 바로 옆의 헝가리산 천연 아카시아 벌집 꿀이 감싸 안았다. 이탈리아 무역공사(ITA)가 강남구 신사동 가로수길에서 운영하는 '하이 스트리트 이탈리아' 부스도 문전성시를 이뤘다. ITA 관계자는 “이미 한국에 유통 중인 '메이드 인 이탈리아' 제품을 알리는 동시에 '바이어스 클럽'이라는 정부 운영 프로그램을 통해 비즈니스 매칭 서비스를 적극 제공하고 있다"며 한국과 이탈리아 간 가교 역할을 소개했다. 화려한 제품들 사이로 시식용 정통 스낵 프레첼이 수북이 놓여 있었다. 길다란 프레첼을 집어 베어 물자 고소하고 짭조름한 풍미가 입안에 퍼져 이탈리아 현지에 있는 듯한 생동감을 느꼈다. 폴란드 부스에서는 도수 28도의 과일 보드카 '소플리차(Soplica)'가 애주가들의 인기를 독차지했다. 수입사 직원은 “보통 보드카가 40도라 꽤 독한 편인데 이 제품은 저도수라서 탄산수를 섞어 마시면 부드럽게 넘어간다"며 “실제 과일이 같이 숙성되어 과일 맛이 진하게 우러난다"고 귀띔했다. 직접 맛본 모과 맛 보드카는 독한 알코올 향 대신 기분 좋은 상큼함과 청량감을 뽐냈다. 아직 한국 유통망을 확보하지 못한 리투아니아 대사관 관계자는 “우리나라 25개 식품 업체를 소개하러 나왔고, 한국 유통망을 애타게 찾는 중"이라며 판촉에 열을 올렸다. ◇아시아·기타 대륙 부스의 이색 상품과 치열한 판로 개척 전시장 한켠에 자리 잡은 아시아·아프리카 국가들의 구역에서도 이색 제품의 등장과 한국 유통망을 뚫으려는 영업전이 이어졌다. 일본 아오모리현의 부스에서는 100% 사과로 빚은 '카네쇼 식초'에 우유를 붓자 효소 작용이 일어나 순식간에 몽글몽글한 요구르트가 만들어졌다. 이현경 선민에프앤비 차장은 “식초가 발효 식품이다 보니 우유와 만나면 바로 요거트화가 진행된다. 꿀이 들어간 식초라 산미가 무척 부드럽고 목 넘김이 좋아 다채롭게 응용할 수 있다"며 시연을 이어갔다. 옆에 위치한 아키타현 주류 판매업자 역시 “스시집이나 고급 이자카야에 주로 납품하는 사케로 깔끔하게 떨어지는 뒷맛이 일품"이라며 맑은 잔술을 권했다. 아시아 신흥국들의 판로 개척 열정도 유럽 못지않았다. 말레이시아 세정제 업체 담당자는 유창한 한국어로 바이어들에게 “NSF 인증과 할랄 인증을 모두 받아 식품 가공 시설에서도 안심하고 쓸 수 있는 다용도 세정제와 섬유 유연제"라며 “한국 진출은 처음이라 유통을 잘해줄 파트너가 꼭 필요하다"고 강조하며 쉴 새 없이 명함을 건넸다. ◇대규모 팔레트 창고로 무장한 하이랜드푸드 등 대형 수입사 맹활약 해외 기업들의 구애에 발맞춰 국내 B2B 시장을 주도하는 대형 유통사들도 거대한 부스를 차리고 영업망 확충에 매진했다. 연간 15만 톤의 육류를 들여와 1조 원대 매출을 올리는 하이랜드푸드는 전면에 나서 글로벌 공급망 비전을 과시했다. 전하림 하이랜드푸드 선임은 중동 사태 등 대외 리스크 우려에 대해 “경남 창원에 2만7634 팔레트 분량의 물량을 보관할 수 있는 엄청난 규모의 가공장과 물류 창고가 있다"며 “환율 상승이나 공급망이 불안정한 상황에 대비해 미리 많은 물량을 수입해 보관함으로써 유연하게 방어하고 있다"고 탄탄한 인프라를 강조했다. 이어 “기존 육류 위주에서 벗어나 이번에 처음 수입 와인과 수산물로 영역을 넓혔고, 국내산 닭을 가공해 해외로 역수출하는 '케이본(K-BONE)' 브랜드도 새롭게 론칭했다"며 공격적인 사업 다각화 계획을 덧붙였다. 이탈리아 프리미엄 파스타 면 '데체코(De Cecco)'를 취급하는 연 매출 1000억 원 규모의 상장사 보라티알도 현장에서 홍보에 나섰다. 보라피알 관계자는 “30년간 이탈리아산 수입 식자재를 유통해 온 내공을 바탕으로 B2B 영업에 나서고 있다"며 “이번 데체코 신제품 면은 통으로 길게 나와 요리 활용도가 높으며, 유지력과 맛이 뛰어나 셰프님들이 프리미엄으로 꼽는 제품"이라며 강한 자신감을 드러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AI가 돈을 찍어냈다”...1분기 기업 이익률 13.2% ‘신기록’

국내 기업들의 수익성이 올해 1분기 들어 크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인공지능(AI) 확산에 따른 반도체 업황 호조가 실적 개선을 견인한 가운데 기업들의 재무건전성도 전반적으로 나아졌다. 다만 중국발 공급 과잉과 미국의 관세 정책 등 대외 변수는 여전히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한국은행이 23일 발표한 '2026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 26067곳의 매출액영업이익률은 13.2%로 집계됐다. 지난해 1분기(6.0%)보다 7.2%포인트 상승한 수치로, 관련 통계가 현재 방식으로 작성된 201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들의 재무구조도 다소 개선됐다. 전체 기업의 부채비율은 지난해 4분기 88.9%에서 올해 1분기 87.0%로 낮아졌고, 차입금의존도 역시 같은 기간 24.4%에서 23.9%로 하락했다. 기업 규모별로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차이가 뚜렷했다. 대기업 부채비율은 85.5%에서 83.8%로, 중소기업은 105.4%에서 103.0%로 각각 낮아졌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부채비율이 68.0%로 전 분기 대비 소폭 상승한 반면 비제조업은 122.9%로 떨어졌다. 수익성 개선은 제조업이 이끌었다.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1년 전 6.2%에서 18.1%로 급등했다. 특히 기계·전기전자 업종은 메모리 반도체 가격 상승과 고부가 제품 수요 확대에 힘입어 32.5%까지 치솟았다. 석유·화학 업종도 유가 상승과 정제마진 개선 효과로 수익성이 높아졌다. 반면 비제조업 영업이익률은 5.9%에서 5.7%로 소폭 낮아졌다. 운수업의 수익성 악화가 영향을 미쳤다. 해상운임 상승으로 매출은 증가했지만 고유가와 우회 항로 운항에 따른 비용 부담이 커지면서 영업이익률이 하락한 것으로 분석됐다. 제조업과 비제조업 간 수익성 격차가 확대된 배경에는 반도체 대기업의 영향이 컸다. 이미주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제조업 영업이익률은 두 기업(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을 제외하면 6.6%로 낮아져 비제조업과의 격차가 크게 줄어든다"고 말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수익성 격차도 벌어졌다. 대기업 영업이익률은 14.8%로 전년 동기 대비 두 배 이상 높아졌지만, 중소기업은 4.7%에 그쳐 개선 폭이 제한적이었다. 매출 증가세 역시 뚜렷했다. 올해 1분기 매출액증가율은 13.5%로 지난해 4분기(2.5%)보다 11.0%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2022년 3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매출 증가율이 21.1%를 기록하며 비제조업(3.7%)을 크게 웃돌았다. 제조업 가운데서는 기계·전기전자 업종이 52.1%의 증가율을 나타냈고, 전자·영상·통신장비 업종은 75.7%까지 치솟았다. 비제조업에서는 운수업과 도소매업이 성장세를 이끌었다. 운수업의 경우 중동 지역 지정학적 긴장으로 해상운임이 오르고 항공 여객 수요도 확대되면서 매출 증가율이 플러스로 전환됐다. 기업 규모별 매출 증가율은 대기업이 16.0%, 중소기업이 2.4%로 집계됐다. 한은은 반도체 업황 호조가 전체 성장성을 끌어올렸지만 특정 기업 효과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고 평가했다. 이 팀장은 지난해 4분기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제외한 전 산업 매출 증가율이 마이너스였으나 올해 1분기에는 플러스로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2분기에도 AI 수요를 바탕으로 반도체 업종의 강세가 이어지면서 기업 실적 개선 흐름을 뒷받침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국제유가 변동에 따른 원가 부담과 철강·화학·자동차 업종의 중국발 공급 과잉, 미국의 관세 장벽 등은 기업 경영의 불확실성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했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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