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한성의 AI시대] AI 시대, 누가 판단을 설계하는가](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40319.f805779380a7469eba1ebf86cf9045e9_T1.jpeg)
김한성 투비유니콘 최고철학책임자(CPO) 2026년 6월, 인공지능(AI) 산업은 하나의 상징적 장면을 목격했다. Anthropic은 6월 9일 Claude Fable 5와 Claude Mythos 5를 발표했다. Fable 5는 일반 고객이 사용할 수 있도록 안전화한 Mythos급 모델로 소개되었고, Mythos 5는 더 제한된 접근 모델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나 며칠 뒤 상황은 급변했다. Anthropic은 6월 12일 두 모델의 접근을 중단한다고 밝혔고, AWS도 미국 정부의 수출통제 지시 준수를 위해 Anthropic의 요청에 따라 Amazon Bedrock에서 Fable 5와 Mythos 5 접근을 모든 사용자에게 철회한다고 공지했다. 겉으로 보면 새 AI 모델이 출시됐다가 중단된 사건이다. 그러나 더 깊게 보면 AI 산업의 질서가 어디로 이동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호다. AI는 더 이상 단순한 소프트웨어나 편리한 생산성 도구에 머물지 않는다. 국가안보, 기업 경쟁력, 교육, 개인의 사고방식까지 연결하는 지적 인프라가 되고 있다. 그동안 우리는 AI를 주로 성능으로 평가했다. 어느 모델이 글을 더 잘 쓰는가, 코딩을 더 잘하는가, 복잡한 문제를 더 정확히 풀어내는가가 관심의 중심이었다. 그러나 Fable 5 사건은 질문의 방향을 바꾸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어떤 AI가 가장 똑똑한가"만이 아니다. “그 AI에 누가 접근할 수 있는가", “누가 그 접근을 멈출 수 있는가", “접근이 끊겼을 때 우리는 계속 일하고 배울 수 있는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되었다. AI 접근권은 새로운 권력이다. 그러나 이 말은 단지 좋은 모델을 가진 나라나 기업이 유리하다는 뜻만은 아니다. AI를 안정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구조, AI의 답을 해석하고 검증할 수 있는 능력, 특정 모델에 종속되지 않고 대체할 수 있는 선택권이 권력이 된다는 뜻이다. 아무리 뛰어난 모델도 접근할 수 없다면 생산성이 아니다. 반대로 최고 성능은 아니더라도 안정적으로 쓸 수 있고, 조직의 데이터와 업무 흐름에 맞게 통제할 수 있다면 그것이 더 현실적인 경쟁력이다. 따라서 우리는 AI를 '소유하는 지능'이 아니라 '접근하는 지능'으로 이해해야 한다. AI는 책상 위 계산기처럼 완전히 내 손안에 있는 도구가 아니다. 클라우드, 데이터센터, 반도체, 규제, 국제정치, 기업 정책 위에서 작동하는 인프라다. 우리가 AI를 쓴다는 것은 프로그램 하나를 실행하는 일이 아니라 거대한 기술 생태계에 접속하는 일이다. 이 사실을 모르면 AI 활용은 편리함을 넘어 의존성의 위험으로 바뀐다. AI를 이용하는 태도도 달라져야 한다. AI는 대신 생각해주는 존재가 아니다. AI는 인간의 질문과 해석을 증폭하는 장치다. AI의 답은 결론이 아니라 출발점이다. 그 답이 어떤 전제에서 나왔는지, 내 상황에 맞는지, 사실과 어긋나지는 않는지 살피는 일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를 잘 쓴다는 것은 더 빨리 맡기는 것이 아니라, 더 잘 묻고 더 정확히 검증하며 더 책임 있게 판단하는 것이다. AI 주권은 흔히 국가 차원의 이야기로 들린다. 국산 모델, 데이터센터, 반도체, 클라우드 같은 거대한 의제들이 먼저 떠오른다. 물론 그것들은 중요하다. 그러나 AI 주권은 국가만의 문제가 아니다. 더 작은 단위에서도 AI 주권은 존재한다. 기업의 AI 주권은 핵심 업무가 특정 외부 모델 하나에 잠기지 않는 것이다. 보고서 작성, 고객 응대, 개발, 보안 분석, 지식 관리 전체를 한 모델에 묶어두면 효율적으로 보일 수 있다. 그러나 그 모델의 접근이 차단되거나 가격, 정책, 보안 조건이 바뀌면 그 효율은 곧바로 취약점이 된다. 앞으로 기업의 AI 전략은 단일 모델 최적화가 아니라 회복탄력성의 설계가 되어야 한다. 학교의 AI 주권은 학생들이 AI 답변을 베끼는 데 머물지 않고 사고력을 키우는 방식으로 AI를 쓰게 하는 것이다. AI가 정답을 대신 써주는 도구가 되면 학습은 약해진다. 그러나 AI가 더 좋은 질문을 만들고, 다른 관점을 비교하고, 자신의 생각을 검증하는 도구가 된다면 학습은 깊어진다. 교육에서 중요한 것은 AI 사용 금지가 아니라 AI를 통해 사고의 주도권을 회복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일이다. 개인의 AI 주권은 AI의 추천과 답변에 끌려가는 것이 아니라 자기 목적에 맞게 AI를 다루는 것이다. AI가 제안한 문장, 선택지, 판단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순간 사용자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해석권을 잃을 수 있다. 개인은 AI를 활용하되 질문의 방향, 판단의 기준, 책임의 위치를 스스로 붙들어야 한다. AI가 나를 대신해 생각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더 넓게 보고 더 깊이 생각하도록 AI를 써야 한다. 따라서 AI 주권은 국가의 인프라 문제이면서 동시에 개인과 조직의 해석 능력 문제다. 국가가 데이터와 컴퓨팅, 모델 생태계를 준비해야 하듯이, 기업은 대체 가능한 업무 구조를 갖춰야 하고, 학교는 사고력을 키우는 AI 교육을 설계해야 하며, 개인은 AI의 답을 해석하고 책임지는 힘을 길러야 한다. AI를 두려워할 필요는 없다. 그렇다고 AI에 모든 것을 맡겨서도 안 된다. 필요한 태도는 적극적으로 쓰되 종속되지 않는 것이다. AI의 속도를 빌리되 판단의 책임을 포기하지 않아야 한다. AI의 능력을 활용하되 접근권과 해석권을 함께 관리해야 한다. AI 접근권이 새로운 권력이라면, AI를 잘 쓰는 능력은 더 좋은 모델을 고르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AI를 이해하고, 검증하고, 바꿔 쓸 수 있으며, 그 결과에 책임지는 능력이야말로 AI 시대의 진짜 역량이다. 결국 AI 시대의 지혜는 가장 강력한 모델을 쓰는 데 있지 않다. 그 권력을 인간의 판단과 책임 안으로 다시 가져오는 데 있다. bienns@ekn.kr






![[이슈&인사이트] 고환율이 짓누르는 민생의 현실과 대책](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51106.a8abc0924bc74c4c944fec2c11f25bb1_T1.jpg)
![[EE칼럼] 한・미 원자력 협상, 선장이 필요하다](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40314.f6bc593d4e0842c5b583151fd712dabc_T1.jpg)










![코스피 FOMC 충격 딛고 사상 첫 8900 돌파…장중 최고치 경신[개장시황]](http://www.ekn.kr/mnt/thum/202606/rcv.YNA.20260618.PYH2026061803630001300_T1.jpg)
![[EE칼럼] 에너지 시장에서 고착된 선입관](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40409.2085f7584f5843f6bd4585a665a8aeec_T1.jpg)
![[김병헌의 체인지] 민주당, 지방선거 이후가 위험한 이유](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416.e74981dbd1234907aa315469fbcafa49_T1.png)
![[데스크 칼럼] 부동산 시장 해법, ‘자만’은 금물이다](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60614.f40d0bed7afb47ab87716302a3faf80d_T1.jpg)
![[기자의 눈] 탈모 급여화? 건보는 성과 과시용 재원이 아니다](http://www.ekn.kr/mnt/thum/202606/news-p.v1.20250928.c9d7807f66b748519720c78f6d7a3aca_T1.jpg)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