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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대 격전지’ 대구시장 선거…추경호·김부겸 ‘맞대결’

6·3 지방선거의 최대 격전지 중 하나인 대구시장 선거가 국민의힘 추경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 간 일대일 맞대결로 치러지게 됐다. 국민의힘은 26일 3선의 추경호 의원을 대구시장 최종 후보로 확정했다. 대구시장 후보 경선을 둘러싼 공천 잡음이 시작된 지 35일 만이다. 추 후보는 이날 대구시당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대한민국 경제 네트워크를 총동원해 대구 경제판을 바꾸겠다"고 밝혔다. 그는 “정체된 대구 경제를 반드시 살려내라는 절박한 명령을 받았다"며 “산업 기반이 흔들리는 구조적 위기인 만큼 검증된 경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나라 예산이 어디서 만들어지고 어떻게 결정되는지 누구보다 잘 안다"며 “첫날부터 실전에 투입될 수 있는 경제시장이 되겠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청년들이 대구에서 배우고 꿈꾸고 실현하는, 사다리가 튼튼한 도시를 만들겠다"고 했다. 추 후보는 경제 전문가 이미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추 후보는 경선 공보물 첫 페이지에 '더 나은 내일, 경제는 추경호'라는 문구를 전면에 내걸고 침체한 대구 경제 회복을 선거의 핵심 의제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의정 활동 성과로는 대구 산업선 철도 착공, 제2국가산업단지·국가로봇테스트필드·삼성 반도체 계약학과 유치, 국가물산업클러스터 조성, 현대 로보틱스와 쿠팡 초대형 물류센터 유치 등을 앞세웠다. 국민의힘은 경선 과정에서 분산됐던 표심이 단일 후보로 결집할 것에 기대를 걸고 있다. 컷오프 이후 무소속 출마를 저울질하던 주호영 의원과 이진숙 전 방통위원장이 최종 불출마를 선언하면서 보수 분열 변수가 사라진 만큼, 막판 '우리가 남이가' 정서가 발동하면 전통적인 TK 쏠림 현상이 재현될 수 있다는 계산이다. 실제로 지난 20∼22일 실시한 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국민의힘 후보로 추경호 의원이 선출될 경우에는 김부겸 36%, 추경호 15%로 집계됐으나, 앞서 11∼13일 조사 결과(김부겸 39%, 추경호 11%)와 비교하면 여야 간 격차는 다소 좁혀지고 있다. 국민의힘 한 관계자는 “대구 유권자들은 보수가 흔들린다 싶으면 오히려 똘똘 뭉치는 경향이 있다"며“공천 잡음이 정리된 만큼 본선에서 그 힘이 하나로 모일 것"이라고 말했다. 일찌감치 공천이 확정된 김부겸 후보는 현재 대구에서 '여당 프리미엄'을 내세운 '대구 발전론'을 중심으로 선거운동을 펼치고 있다. 이날 선거사무소 개소식에는 정청래 대표 등 소속 의원 40여 명이 총출동해 전폭적인 지원에 나섰다. 김 후보는 개소식에서 “중요한 공약을 확실히 뒷받침해 줄 수 있냐고 물었더니 정 대표가 '내가 책임질게'라며 직접 왔다"고 소개했고, 정 대표는 자리에서 일어나 두 손으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화답했다. 정 대표가 공식 일정으로 대구를 찾은 것은 지난 2월 27일, 이달 8일에 이어 두 달 사이 세 번째다. 민주당의 핵심 카드는 지역 숙원 과제인 'TK 신공항 이전 사업'에 대한 1조원 규모의 재정 지원이다. 김 후보는 지난 23일 “공공자금관리기금 5000억원에 정부 특별지원 5000억원을 더해 총 1조원을 확보했으며 여당과 협의를 마쳤다"고 했다. 그는 “홍준표 전 시장도 중앙정부를 설득했지만 지원받지 못했던 것"이라며 전임 보수 시장과의 차별성을 부각했다. 김 후보는 또 '국민의힘 심판론'도 핵심 선거 전략으로 내세우고 있다. 그는 지난달 30일 “보수를 위해서라도 이번에는 회초리를 들어야 한다. 대구가 앞장서 국민의힘을 버려야 진짜 보수가 살아난다"며 대구시장 도전장을 냈다. 대구는 지방선거 역사상 단 한 번도 민주당 광역단체장을 내준 적이 없는 보수의 심장부다. 그 대구에서 이번 지방선거 최대 격전지가 만들어졌다는 게 정치권의 중론이다. 이 때문에 민주당 일각에서 “지역 밑바닥에선 '민주당은 미워도 김부겸은 다르다'는 정서가 상당하다"는 말이 나온다. 김 후보는 2012년 19대 총선과 2014년 대구시장 선거에서 연달아 고배를 마셨다. 이후 2016년 20대 총선에서 수성갑에 출마해 62.3%의 득표율로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37.7%)를 압도하며 당선됐다. 민주당계 야당 후보가 대구에서 국회의원에 당선된 것은 1985년 12대 총선 이후 31년 만의 일이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성장률 떨어지는데 연금은 급증…韓 경제 ‘이중 압박’

한국 경제가 성장 여력은 둔화되는 반면 연금 지출은 빠르게 늘어나는 '이중 압박'에 직면했다. 경제 체력은 약해지는데 의무지출은 확대되는 구조가 고착화되면서 재정 지속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26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따르면, 한국 잠재성장률은 지난해 1.92%에서 올해 1.71%로 0.21%포인트(p) 하락할 것으로 추정됐다. 이어 내년에는 1.57%로 0.14%p 더 떨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잠재성장률은 잠재 국내총생산(GDP)의 증가율을 말한다. 잠재 GDP는 한 나라의 노동·자본·자원 등 모든 생산요소를 동원하면서도 물가 상승을 유발하지 않고 달성할 수 있는 최대 생산 수준이다. 잠재성장률의 하락세는 경제 시스템의 기초 체력이 고갈되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OECD는 특히 내년 4분기 잠재성장률(전년 동기 대비)이 1.52%에 그치며 완만한 하락세가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매년 사상 최저치를 경신하는 셈이다. 미국과의 격차도 확대되는 흐름이다. 한국은 세계 1위 경제 대국인 미국에 2023년(미국 2.44%, 한국 2.41%) 처음 뒤처진 이후 다시 따라잡지 못하고 있다. 격차는 △2024년 0.13%포인트 △2025년 0.28%포인트 △올해 0.31%포인트 △내년 0.38%포인트로 점차 벌어질 것으로 예상됐다. 한국은행 역시 방향성에는 같은 판단을 내놓고 있다. 2026~2027년 잠재성장률 2% 미만, 중장기적으로 1%대 진입 가능성 등을 언급하며 하락세 지속을 공식화했다. 특히 생산가능인구 감소가 본격화되면서 노동 투입이 줄어들고, 투자 및 생산성 개선 속도도 기대에 못 미치면서 성장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는 가운데 경제 활력을 뒷받침할 구조적 동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반면 연금 지출은 가파르게 증가할 전망이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재정 모니터(Fiscal Monitor) 보고서 4월호를 보면, 한국의 연금 지출은 2025∼2030년 5년 사이에 GDP의 0.7%만큼 증가해 G20 선진국 가운데 가장 가파른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측됐다. 주요국 가운데 가장 빠른 속도로 연금 부담이 커지는 구조다. 한국은 IMF가 GDP 대비 연금 지출 변동을 집계한 36개 국가·지역 가운데 안도라(1.5%), 홍콩(0.9%)에 이어 세 번째로 증가율이 높았다. 고령 인구 비중 확대와 함께 연금 제도가 성숙 단계에 접어들면서 수급자는 급증하는 반면, 이를 뒷받침할 재정 부담은 빠르게 커지고 있다. 연금은 구조적으로 지출을 줄이기 어려운 '경직성 지출'이라는 점에서 재정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한 번 늘어난 지출은 되돌리기 쉽지 않고, 고령화가 지속되는 한 증가 흐름도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문제는 성장 둔화와 연금 지출 확대가 동시에 진행되면서 재정 구조를 압박하고 있다는 점이다. 성장률이 낮아지면 세수 기반이 약화되는 반면, 연금을 비롯한 이전지출은 자동적으로 늘어나 재정 적자 확대와 국가채무 증가로 이어질 수 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등도 “성장은 둔화되는데 연금·의료비 등 의무지출만 늘어나는 구조"를 지적해왔다. 이 같은 구조는 세대 간 부담 전가 문제로도 연결된다. 생산가능인구가 줄어드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가 감당해야 할 조세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경제 활력 저하와 재정 부담 확대가 맞물리며 장기적인 성장 잠재력까지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전문가들은 연금 제도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기 위한 구조 개혁이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IMF는 지난해 11월 발간한 '한국 연례 협의 보고서'에서 “한국은 연금과 건강관리 비용 증가를 초래할 것으로 예상되는 인구 고령화가 주원인이 돼 높은 수준의 장기 지출 압력에 직면하고 있다"고 진단하고, 연금 개혁 등이 장기 재정의 어려움을 완화하는 데 필수적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성우 시평] 에너지 안보를 위한 전환의 조건

김성우 김앤장 법률사무소 환경에너지연구소장 최근 미국∙이란간 전쟁의 방향이 점점 불확실해지면서 에너지 안보를 위한 에너지 전환 필요성이 한층 더 강조되고 있다. 세계 원유 해상 수송의 약 20%가 통과하는 호르무즈 해협 위기가 실제 글로벌 에너지 시장의 동맥 경화를 일으키는 것을 목격하며, 지정학적 충격이 수급안정이라는 기본 전제를 허물고 에너지 시장의 전후방 공급망과 가격을 단숨에 교란시킨다는 사실을 체감하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의 포성 중에 추가로 더해진 금번 에너지안보 리스크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수 있다는 우려를 자아내며, 자국내에서 생산∙통제할 수 있는 재생에너지나 원자력 등으로의 전환이 공급망 수급 및 가격 충격을 완화하는 근본적 해법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는 것이다. 심지어 영국 기후·에너지 싱크탱크 E3G는 지난 3월 발표한 보고서를 통해, 특정 해협이 물리적으로 막히지 않더라도 전쟁 위험 고조로 해상 보험이 거부되어 수급 경색을 초래하는 '페이퍼 초크포인트(paper chokepoints)'를 새로운 위협으로 꼽았다. 마두라 조시 E3G 글로벌 청정전력 외교 프로그램 책임자는 “한국처럼 LNG 의존도가 높은 경제권은 장기간 시장 경색을 흡수할 여지가 제한적이어서 에너지 전환을 가속하는 것이 가장 지속가능한 회복탄력성의 길"이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상술한 에너지 전환 필요성이 에너지 전환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하지는 않는다. 에너지 전환이 지속가능하게 실행되기 위해서는 경제성이라는 조건이 따라붙는다. 아무리 국내산에너지가 안보 위기를 완화하더라도, 너무 비싸면 전환에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경제성은 주로 기술가격과 금리에 영향을 받는다. 예컨대, 태양광 발전단지를 에너지저장장치와 함께 건설할 경우를 가정하면, 태양광 패널과 에너지저장장치가 얼마나 비싼지와 이를 구매하기 위해 은행에서 돈을 빌릴 때 이자가 얼마인지에 따라 해당 투자의 경제성이 결정된다. 다행히 그 동안 기술가격의 하락은 괄목할 만하다. 태양광 패널의 가격은 2007년 이후 95% 하락했고, 배터리 전력저장장치는 2010년 이후 93% 하락했다. 글로벌 리서치 기관인 블룸버그 뉴에너지 파이낸스가 지난 1월에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글로벌 에너지 전환 투자는 2.3조 달러로 전년 대비 8% 성장해 역대 최고규모를 기록했다고 밝혔는데, 이러한 대규모 투자 확대의 배경에는 기술가격의 하락이 큰 역할을 했을 것으로 판단된다. 전기차의 경우도 내연기관차 대비 전기차가격이 얼마인지가 중요한데, 배터리 가격하락 등이 전기차 가격에 하방압력을 가해 꾸준히 하락하고 있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2024년 기준 중국내 전기차 가격은 이미 내연기관차 대비 약 15% 정도 저렴한 상황이다. 하지만 문제는 금리다. 미국∙이란 전쟁으로 유가가 오르고 이는 인플레이션 우려를 증폭시켜 정부가 금리를 내리기는 쉽지 않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러∙우 전쟁 이후에도 지금처럼 에너지안보 이슈가 부상했고 이는 대규모 에너지 전환을 예고했었지만, 금리가 오르면서 에너지 전환이 기대에 못 미쳐 관련 주가가 힘을 받지 못했던 사실을 시장은 기억하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사인 우드 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금리가 2% 상승할 경우 재생에너지 발전단가는 약 20% 상승하는 반면, 가스발전의 단가는 11% 상승에 그친다. 이는 재생에너지의 초기투자비 비중이 상대적으로 커서 조달 금리 상승시 경제성에 더 불리하기 때문이다. 지난 2월 이란에서 촉발된 지정학적 위기는 과거 에너지 수급 차질과는 차원이 다른 복합위기로, 에너지 공급망 수급차질이나 장기가격 상승 위기에 산업경쟁력 위기로까지 번지다 보니 근본적 해법에 여느 때 보다 많은 관심이 쏠려 있는 것은 사실이다. 이에 그 동안 상대적으로 안정성이 떨어진다고 여겨 온 국내산 저탄소 에너지로의 전환 필요성이 재조명되고 있는 것은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러나, 에너지 전환이 실제로 실행되고 지속가능하려면 기술가격과 금리라는 경제성 조건도 함께 고려되어야 한다는 과거 교훈도 잊어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다. ekn@ekn.kr

장동혁, “사퇴 고민…지지율 하락은 ‘내부 갈등’ 탓”

6·3 지방선거를 40여 일 앞두고 당 안팎의 압박이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를 향하고 있다. 장 대표는 거듭되는 사퇴 요구에 “고민하겠다"고 밝혔지만, 당 지지율 하락의 원인으로는 내부 갈등을 지목했다. 전날 '해당 행위'에 대한 강경 대응을 예고한 데 이어, 또 다시 당내 갈등을 문제삼은 것이다. 창당 이래 최저치인 15% 지지율을 둘러싼 당 지도부 책임론은 한층 거세지는 분위기다. 장 대표는 24일 국회 현안 기자간담회에서 당내 사퇴론과 관련해 “여러 고민을 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지방선거를 40일 앞둔 상황에서 당 대표직에서 물러나는 것이 당 대표로서 책임을 진정 다하는 것인지, 그것이 지방선거 승리에 진정 도움이 되는 것인지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 지지율이 15%를 기록한 여론조사의 원인을 묻는 질문에는 당내 갈등을 언급했다. 장 대표는 “다른 조사 추이와는 다소 결이 다른 결과"라면서도 “내부의 여러 갈등으로 인해 우리의 힘이 하나로 모이지 못하고 있는 것이 원인 중 하나"라고 진단했다. 앞서 장 대표는 지난 23일 당 최고위원회의에서 '해당 행위'에 대한 강력 조치를 예고하기도 했다. 그는 “기강이 무너진 군대로는 전투에서 절대 이길 수 없다"며 “해당 행위를 한 후보자는 즉시 교체하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지금부터 발생하는 해당 행위는 선거에 치명적일 수 있다"며 “이제는 싸울 상대를 제대로 식별하고 제대로 싸워야 할 때"라고 했다. 장 대표가 '싸울 상대'로 지목한 것은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다. 이는 민주당이 아닌 당내 인사들을 향한 공개 비판이나 반발을 사실상 해당 행위로 보고 대응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당내에서는 친한계와 지방선거 후보자들을 중심으로 사퇴 압박이 거세지고 있다. 배현진 국민의힘 의원은 장 대표의 '사퇴 고민' 발언에 대해 “사퇴할 수도 있겠다는 본인의 의지를 비친 것 같아서 대단히 전향적인 입장이었다"며 “지금이라도 지도자답게, 당의 가장답게 정리하려는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친한계로 분류되는 배 의원은 한동훈 제명 사태와 본인의 윤리위 징계 논란, '절윤' 요구 등을 둘러싸고 장 대표와 갈등을 빚어왔다. 오세훈 서울시장도 이날 한 방송 유튜브 채널에 출연해 “장 대표는 이제 자숙이나 결단이 필요한 시점이 왔다"며 “현장에서 뛰는 후보들의 솔직한 심정은 장 대표가 좀 눈에 덜 띄었으면 좋겠다, 그게 도와주는 것이라는 입장"이라고 비판했다. 장동혁 사퇴론은 지방선거를 앞둔 때아닌 방미 일정을 계기로 한층 거세졌다. 지방선거에 출마하는 국민의힘 후보들은 자체 선거대책위원회를 꾸리거나, 선거 유세에서 당색이 드러나지 않는 점퍼를 착용하는 등 중앙당과 거리를 두는 모습도 보이고 있다. 강원지사 후보인 김진태 현 지사와 대구시장 컷오프 결정에 반발해 온 6선 주호영 의원 등도 장 대표 사퇴론에 힘을 실은 바 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이재명 대통령 “주사기 매점매석 엄중 단죄…같이 삽시다”

이재명 대통령은 25일 주사기 매점매석 유통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된 것과 관련 “엄중하게 단죄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X·옛 트위터)에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 “공동체 위기를 이용해 위기를 악화시키며 돈벌이하는 반사회적 행태"라며 이같이 비판했다. 그는 “ 지속적 단속은 물론 발각된 위반 행위에 대해서는 신속한 수사와 엄벌, 최대치의 행정제재 등 최대한의 사후 조치를 내각에 지시했다"고 했다. 그러면서 “혼자 잘 살면 뭔 재민겨? 같이 삽시다"라고 덧붙였다. 앞서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전날 주사기 유통망 안정화를 위해 전국 주사기 판매업체들을 특별 단속한 결과 '주사기 매점매석행위 금지 고시'를 32개 업체가 위반했다고 발표했다. 해당 고시는 미국과 이란 전쟁 후 주사기 공급 불안이 심화되자 지난 14일 시행됐다. 단속 결과 월평균 판매량의 150%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업체 4곳과 특정 구매처에 과도하게 공급한 업체 30곳이 적발됐다. 2개 업체는 중복 위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주사기 13만개를 초과해 보유하고 있는 경우와 의료기관 등 특정 거래처 33곳에만 62만개의 주사기를 납품한 사례도 드러났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한미 관계 놓고 여야 충돌…“동맹 균열” vs “정쟁은 국익 훼손”

여야는 25일에도 정동영 통일부 장관의 대북 정보 발언과 관련해 한미 관계 영향을 두고 충돌을 지속했다. 야당은 '동맹 균열'을 주장했고 여당은 '정쟁화는 국익 훼손'이라고 맞받아쳤다. 이날 장동혁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 지난 23일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베트남에서 '한미는 동맹 관계이며, 동맹 관계를 관리하려고 애를 쓰고 있다'고 한 발언과 관련 “안보실장이 한미관계가 '비정상'임을 공식 인정했다"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정동영 장관의 기밀 유출은 끝내 인정하지 않았다. 회피와 변명은 신뢰도 동맹도 무너뜨린다"며 정 장관을 경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은 이어 논평에서도 정 장관이 북한 우라늄 시설 소재지를 경솔하게 노출한 후 미국이 한국에 핵심 정보 제공을 제한하기 시작했다며 “동맹의 신뢰가 파괴됐다"고 했다. 또 쿠팡 사태로 발생한 외교적 갈등이 핵잠수함 연료 공급, 우라늄 농축 권한 등 주요 안보 협상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며 외교, 안보 라인의 전면 쇄신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은 반박에 나섰다. 민주당은 서면 브리핑에서 국민의힘이 외교, 안보 문제를 지방선거 전략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외교, 안보를 선거 전략으로 쓰는 것은 무책임을 넘어 국익을 훼손하는 것이라고 강하게 몰아붙였다. 또 위성락 실장의 발언 취지는 한미 간 현안을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한다는 의미였다고 설명하며, 이를 '비정상적 상태 인정'이라고 해석한 것은 왜곡이라고 지적했다. 아울러 야당의 공세가 한미 동맹에 균열을 낼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장동혁 대표의 방미 성과를 둘러싼 논란도 지속됐다. 장 대표는 8박10일 간의 미국 방문 당시 만난 인사의 직급을 두고 차관보로 직함을 부풀렸다는 비판이 나오자 “해당 직책의 직급은 분명 차관보 혹은 그 이상"이라고 재차 강조했다. 페이스북에서 그는 미 국무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확인하면 공공외교 리더십은 딱 2명이라며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장 대표가 면담한 인사가 개빈 왁스 차관 비서실장으로 확인되며 일각에서는 직함 과장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박성훈 국민의힘 수석대변인은 이날 “오해를 불러일으킬 만한 부분이 있다면 사과드린다"고 했다. 장 대표는 “직함을 가지고 외교 성과를 깎아내리려 할수록 국민들은 외교 성과에 집중한다"며 “본질을 호도하는 일부 언론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글을 썼다. 앞서 장 대표는 국무부에서 두 명을 면담했고 차관 비서실장에 앞서 차관보급을 만났다고 해명했으나, 이 인사도 수석부차관보급이란 보도가 나왔다. 국민의힘은 국무부 방문 첫날 차관보 권한대행 직함으로 회의에 참석한 인물을 만나 차관보급으로 표현했다고 해명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이진숙, 대구시장 불출마 선언…“보수 승리 위해 백의종군”

컷오프 반발 속 무소속 출마 접고 당 후보 지원…“대구, 민주당에 내줄 수 없어" 대구=에너지경제신문 손중모기자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 경선 과정에서 공천 배제(컷오프)된 이진숙 전 방송통신위원장이 결국 6·3 지방선거 대구시장 선거 불출마를 선언했다. 당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에 강한 유감을 표하면서도 무소속 출마 대신 당 후보 지원을 택하며 보수 진영 결집을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은 25일 국민의힘 대구시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오늘 저는 대구시장 예비후보라는 자리를 내려놓는다"며 “내일 최종 선출될 우리 당 후보가 민주당 후보를 이길 수 있도록 모든 힘을 보태겠다"고 밝혔다. 경선 과정에서 컷오프된 이후 무소속 출마 가능성이 제기됐던 만큼 이날 선언은 지역 정가의 관심을 모았다. 이 전 위원장은 “공천관리위원회의 결정은 납득하기 어려웠고, 시민의 판단을 직접 받기 위해 무소속 출마도 깊이 고민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대구까지 민주당에 넘어가면 대한민국 정치 지형에 미칠 파장이 크다"며 “보수의 심장인 대구를 지켜야 한다는 책임감이 결국 제 선택을 이끌었다"고 강조했다. 이 전 위원장의 불출마 선언으로 대구시장 선거는 국민의힘 최종 후보와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양자 대결 구도로 재편될 가능성이 커졌다. 당내 갈등으로 비화할 수 있었던 경선 후유증도 일정 부분 봉합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역 정치권에서는 이 전 위원장의 결단이 보수층 표 분산을 막는 데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공천 과정의 공정성 논란은 향후 당이 풀어야 할 과제로 남게 됐다. 한 지역 정치권 관계자는 “대구는 상징성이 큰 지역인 만큼 경선 잡음이 본선 경쟁력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며 “이 전 위원장의 불출마는 당 입장에선 부담을 던 결정"이라고 말했다. 손중모 기자 jmson220@ekn.kr

정부, 지역 ‘창업도시’ 10곳 선정…‘2조 펀드’ 조성

정부가 지역 내 창업도시 10곳을 선정해 창업 생태계를 글로벌 수준으로 육성한다. 우선 4대 과학기술원이 있는 대전·대구·광주·울산 4곳을 창업도시로 연내 선정한 뒤 내년에 지역 6곳을 추가한다. 창업도시에는 지역성장펀드를 올해 4500억원 이상, 2030년까지 2조원 규모로 조성해 투자를 뒷받침한다. 창업 도시 내 창업 기업에는 최대 3조5000억원의 사업화 자금을 지원한다. 정부는 24일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주재로 열린 국가창업시대 전략회의에서 이 같은 내용의 '창업도시 조성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정부는 창업도시 10곳 중 5곳을 세계 창업생태계 100위권 도시로 육성할 계획이다. 지난해 스타트업 블링크의 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의 스타트업 생태계 순위는 20위를 기록했다. 1위는 미국, 2위 영국, 3위 이스라엘, 4위 싱가포르 순이었다. 중국(13위)과 일본(18위)에도 뒤처졌다. 특히, 도시 순위로는 서울만 20위에 들었고, 대전(366위), 부산(393위) 등으로 비수도권과의 격차는 매우 컸다. 또 국내 벤처캐피털(VC) 10곳 중 9곳이 수도권에 몰려 있는 상황이다. 정부는 지역 대학·연구소의 기술 인재와 공공기관의 데이터·실증 인프라, 사업화 연구개발(R&D), 투자 등 창업 지원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오는 2030년까지 지역 거점 중심의 글로벌 창업 생태계 100위권 창업도시 5곳을 육성한다는 목표다. 우선 4대 과기원 중심으로 인재 양성이 가능한 대전과 대구, 광주, 울산 4곳을 창업도시로 연내 선정한다. 기술창업을 촉진하기 위해 '딥테크 창업중심대학'을 새로 지정하고, 과기원 내 창업원을 신설한다. 창업 휴직이나 겸직 기간을 연장하거나 창업 휴학 기간을 폐지하는 등 교수와 학생의 창업에 방해되는 규정이나 학사제도도 대폭 손본다. 정부는 나머지 창업도시 6곳은 벤처금융, 에너지 등 지역 주력산업과 지역 균형발전 등을 고려해 내년 추가로 선정할 계획이다. 지방정부가 지역 특색에 맞는 창업도시 계획을 세우면 중앙정부가 예산과 사업 등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선정된 창업기업에 연구개발(R&D), 사업화, 투자, 판로 등 패키지 지원에 나선다. 창업도시 내 신기술에 대한 규제자유특구를 지정하고, 지역 창업기업에 규제특례를 주는 '메가특구'도 추진한다. 여기서 규제특례 권한은 지방정부에 위임한다. 창업도시에는 오는 2030년까지 2조원 규모의 지역성장펀드를 조성해 지원한다. 우선 올해 4500억원 이상 펀드 조성에 나선다. 창업 도시 내 창업 기업에는 최대 3조5000억원의 사업화 자금도 준다. 지역 이전 기업에 대해서는 기업 부담금 감면 등 인센티브도 제공한다. 정부는 또 국·공유재산을 사무와 네트워킹 공간, 공동기숙사 등으로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로 했다. 창업도시로 선정된 지역은 올해 하반기부터 정부 지원을 받게 된다. 아울러 정부는 공공조달 시장에서 비수도권 기업의 참여를 늘리기 위해 입찰 평가에 '지방우대 가점' 제도를 도입한다. 물품과 용역의 입찰·낙찰 평가에서도 비수도권 기업을 우대하는 제도를 신설한다. 물품·용역 적격 심사와 다수공급자계약(MAS) 평가 항목인 신인도 가점에 비수도권 기업 우대 항목을 새로 넣기로 했다. 본사나 공장을 이전하는 기업과 인구감소지역 기업, 비수도권 기업 순으로 가점을 차등 부여하되, 수도권과의 거리를 반영하는 방안도 고려한다. 정부는 다른 조건이 동일할 때는 인구감소지역이나 비수도권 기업이 우선 낙찰되도록 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지역 중심의 방산, 제약·바이오, 기후테크 등 분야별 딥테크를 육성하는 스타트업 열풍으로 국가창업시대를 열어가겠다"며 “글로컬 상권 17곳과 로컬 테마상권 50곳을 조성해 지역 상권의 활력을 찾겠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계양을 복심, 연수갑 거물’…與, 인천 보선 ‘승부수’ 통할까

더불어민주당이 인천 보궐선거를 겨냥한 '투트랙 공천'을 확정했다. 이재명 대통령의 옛 지역구인 계양을에는 김남준 전 청와대 대변인, 연수갑에는 송영길 전 대표를 각각 전략공천했다. 24일 정치권에서는 계양을의 상징성은 지키고, 연수갑에는 중량감을 더한 '최적의 조합'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계양을은 이재명 대통령의 옛 지역구라는 점에서 상징성이 큰 곳이다. 이 대통령의 대선 출마와 당선으로 이번 보선이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이 이 대통령의 측근으로 분류되는 김 전 대변인을 배치한 것은 '정권 핵심의 정치적 기반'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김 전 대변인은 지난해 6월 이 대통령 취임 직후 대통령실 제1부속실장에 임명돼 대통령을 보좌했다. 같은 해 9월부터는 대변인을 맡아 '대통령의 입' 역할을 해왔다. 민주당 측은 이날 “김 전 대변인은 이 대통령의 국정 철학을 깊이 이해하고 있고, 이 대통령의 의원 시절에도 보좌하면서 (계양을에 대한) 높은 지역 이해도를 갖췄다"며 공천 배경을 설명했다. 연수갑은 박찬대 인천시장 후보가 3선을 지낸 지역구다. 박 후보가 시장 선거에 출마하면서 보궐선거가 치러지게 됐다. 민주당은 이 지역에 인천에서 오랜 정치적 기반을 쌓아온 송 전 대표를 배치하며 선거에 중량감을 더했다. 송 전 대표는 인천에서 5선 국회의원과 인천시장을 지내고 당대표까지 거친 '거물급' 인사다. 과거 계양을에서만 5선을 지낸 만큼 계양을 출마 가능성도 거론됐지만, 최종적으로는 연수갑 배치가 확정됐다. 송 전 대표는 공천 발표 뒤 자신의 페이스북에 “오늘 당의 결정이 있었다. 저는 그 결정을 엄중하게 받아들인다"면서도 “계양은 나의 뿌리, 나의 심장"이라며 복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이어 “계양으로 가 한 분 한 분 뵙고 절절한 죄송함과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오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의 이번 공천을 두고 계양을의 상징성은 지키고, 연수갑에는 중량감을 더한 전략적 배치라는 평가가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는 “계양을은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데다 이재명 대통령의 지역구였다는 상징성까지 있는 곳"이라며 “송영길 전 대표가 다시 계양을로 돌아가는 것은 당에도, 송 전 대표 본인에게도 좋은 그림이 아니다"고 말했다. 이어 “계양을은 민주당의 새 인물을 키우는 상징적 지역으로 남겨둘 필요가 있다"며 “송 전 대표는 인천에서 5선을 하고 인천시장을 지낸 중량급 인사인 만큼 연수갑에 배치하는 것이 더 적절한 카드"라고 평가했다. 민주당은 나머지 재보선 지역 공천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조승래 민주당 사무총장은 “적어도 5월 첫째 주까지는 전략공천을 다 마쳐야 한다"며 “전략공관위가 거의 매일 회의를 열면서 후보와 지역을 압축하고 결정하는 과정을 거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6·3 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질 국회의원 재보선 지역은 최소 13곳으로 거론되고 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4차 석유 최고가격, 또 동결…“언제까지 계속하나” 논란도

정부가 4차 석유 최고가격도 2~3차 때와 같은 수준으로 동결했다. 가격 상한선은 리터(ℓ)당 휘발유 1934원, 경유 1923원, 등유 1530원이다. 4차 최고가격은 24일 0시부터 2주 간 적용된다. 산업통상부는 23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민생 안정이라는 최고가격제의 기본 취지 아래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유가 변동, 수요 관리 필요성, 생업용 소비자와 취약계층 지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4차 최고가격도 동결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27일부터 2차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통해 1차 때(휘발유 1724원, 경유 1713원, 등유 1320원) 보다 모든 유종을 210원씩 올렸다. 산업부에 따르면, 지난 2주간 휘발유, 경유 등 석유제품 가격이 하락세지만 국제유가 불안이 여전히 남아있어 3차에 이어 4차에도 동결을 결정했다. 실제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2척을 나포했다는 소식에 22일(현지 시간) 국제유가 기준물인 브렌트유 가격은 또 다시 100달러선을 넘었다. 이날 ICE선물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브렌트유 선물 종가는 배럴당 101.91달러로 전장보다 3.5% 상승했다. 뉴욕상품거래소에서 6월 인도분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종가는 배럴당 92.96달러로 전장보다 3.7% 올랐다. 산업부는 석유 수급 위기 상황에서 수요 관리 측면도 고려했다. 석유 제품이 소비자물가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데다 고유가로 3월 생산자 물가가 4년여 만에 최대폭 상승한 점도 이번 동결 결정의 주된 원인으로 꼽혔다. 앞서 한국은행이 22일 발표한 지난달 생산자 물가지수는 125.24로 전월(123.28) 대비 1.6% 올랐다. 지난 2022년 4월 1.6% 상승 이후 4년여 만의 최고 상승률이다. 특히 석탄 및 석유 제품이 31.9% 급등했는데 석유화학 기초 원료인 나프타가 전년 대비 59.5%, 경유는 24.4% 각각 올랐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의 가격으로 통상 1~3개월 정도 시차를 두고 소비자물가에 반영된다. 정부는 국제유가 변동성이 큰 상황에서 최고가 상한선을 다시 올리면 시장 혼란과 함께 유가 상승에 따른 물가 부담이 커질 것을 우려해 동결한 것으로 분석된다. 산업부 관계자는 “석유 가격 인상에 따른 물가 상승 부담을 사전에 차단할 필요성도 함께 고려했다"며 “화물차 운전자, 택배 기사, 농민과 어업인 등 생계형 수요자가 많고, 민생 물가 전반에 영향이 큰 점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산업부는 또 고유가에 따른 국민 부담 완화를 위해 정부가 일정 부분 책임을 분담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당초 정부는 1차 최고가격제 시행 당시 정유사의 손실을 재정으로 보전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 10일 국회를 통과한 추가경정예산(추경)에 정유사 손실 보전 예산 4조2000억원을 편성했다. 산업부 관계자는 “정유사 손실보전 정산은 분기별로 이뤄지고, 각 정유사가 3월 13일 최고가격제 시행일 이후 6월 말까지 손실액을 자체 계산한 후 회계법인 검수를 거쳐 정부에 제출하면 된다"며 “정부는 '최고액 정산위원회'를 통해 세밀히 검증한 후 보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최고가 동결 결정으로 소비자 부담은 줄게 됐지만, 정유사 손실을 보전해야 하는 정부의 재정 부담은 더 커지게 됐다. 현재 국제유가와 주유소 판매 가격과의 괴리는 사실상 정유사가 부담하고 있다. 최고가격제로 정유사 공급가를 일정 수준 이하로 눌러놓고 있는데, 국제유가 상승분을 반영하지 못해 손실이 누적되고 있는 상황이다. 두 번 연속 동결이 되면서 석유 최고가격제 지속 여부도 논란이 될 전망이다. 최고가격제 유지 시 재정 부담과 함께 유류 소비 증가 논란, 물량 축소에 따른 시장 왜곡 등 우려 목소리가 커지고 있어서다. 정부 역시 최고가격을 올리면 고유가에 민생 부담이 커질 수 있어 최고가격제 운용 지속 여부를 두고 고심 중이다. 이 같은 지적을 의식한 듯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날 석유 최고가격제를 들어 중동전쟁 관련 정책 대응 효과를 강조했다. 구 부총리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석유 최고가격제 조치로 소비자물가를 최대 0.8%포인트(p) 낮췄고, 소비 위축도 관측되지 않았다고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최고가격제는 정부의 인위적 가격 억제책인만큼 시한을 두고 종료(일몰)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유승훈 서울과학기술대학교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최고가격제가 지속될수록 국민들은 기름값이 더 오를 것이란 생각에 당장 가서 연료를 가득 채우다보니 공급은 줄고 수요는 급증하는 왜곡 현상이 생기고 있다"며 “석유 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정부가 최고가격제를 언제까지 시행하겠다는 기한, 일몰에 대한 메시지를 미리 줘야 한다"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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