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권 내 검찰개혁 강경파인 추미애 경기지사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인선을 고리로 이재명 대통령을 비판하며 체급을 키우고 있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 지지율이 30%대로 추락하며 위기에 봉착한 가운데, 정치권에서는 추 지사가 존재감을 드러내며 권력 구도 흔들기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19일 정치권에 따르면, 추 지사는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검사장 출신인 김지용 변호사를 초대 중수청장 후보자로 지명한 이후 이 대통령에게 연일 작심 발언을 쏟아내며 정면으로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추 지사는 지난 10일 유튜브 채널 '김어준의 겸손은힘들다 뉴스공장'에 출연해 이 대통령 지지율이 하락세라는 김어준씨의 질문에 “첫 번째 과제가 검찰개혁"이라며 “이것(검찰개혁) 때문에 신뢰의 상실로 지지율이 내려가는 것이지 다른 이유는 없다"며 포문을 열었다. 추 지사는 12일 경기 남양주시 마석 모란공원에서 열린 민주화운동희생자 추모제에서는 이 대통령을 향해 “왜 이들(내란) 세력에 업혀서 전전긍긍하는 것이냐"며 날 선 비판을 쏟아냈다. 이어 “한동훈과 한배를 탔던 사람이 초대 중수청장이 된다면 그것이 민주화냐"며 “(이 대통령이) 소임을 다하지 못했으니 이곳에 와서 빌어야 한다. 다시 서약해야 한다"고 쏘아붙였다. 추 지사는 16일에도 페이스북을 통해 김지용 후보자를 나치 전범인 '아돌프 아이히만'에 비유하며 인선 철회를 재차 요구했다. 추 지사가 이 대통령의 중수청장 인선을 두고 연일 흔들기에 나서자, 친명(친이재명) 진영에서는 김민석 민주당 대표가 제동에 나섰다. 김 대표는 지난 14일 당 공식 유튜브 '민주당티비'에서 추 지사를 겨냥해 “노무현 (전) 대통령 첫 1년 안착에 안팎의 세력들이 힘을 합쳐 탄핵하려던 전조 비슷한 상황으로 가는 것이 아닌가"라며 “밖에 있는 사람들이 그러는 건 뭐 그러려니 하겠는데 이건 좀 황당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추 지사가 지난 6·3 지방선거에서 사용한 선거비용 55억원여 중 20억원여를 친청계(친정청래계) 유튜버인 박시영씨의 컨설팅 업체 '(주)박시영'에 지출했다는 한 언론 보도가 나오자 김 대표는 이를 정조준하기 시작했다. 김 대표는 17일 민주당티비에서 “여론조사나 컨설팅 업체가 비정상적이거나 부도덕한 상행위를 한 경우가 있는 것으로 보이는 경우들이 있다"며 “일종의 여론조사나 컨설팅 카르텔은 없어야 한다"고 직격했다. 김 대표는 18일에도 같은 방송에서 “국민 세금으로 이뤄지는 것이기 때문에 계약된 가격의 적정성은 저희들도 공적 책임이 있는 부분이어서 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며 “컨설팅이라든가 내용에 있어서 이것이 그에 값하는 상당한 것이었는가, 실무자들이 그런 관계 속에서 다 투명한가를 보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추 지사는 같은 날 페이스북에 “지방선거 광역단체는 규모가 크기 때문에 거의 모든 광역단체장 후보들은 당에서 차입해 선거를 치르고, 저는 모범적으로 전액 반환했다"면서 “제가 계약한 업체는 과거 경기도 민선 7기, 8기 때도 계약했던 업체다. 선거를 치루며 노하우가 생긴 업체와 계약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불쾌한 심경을 내비쳤다. 이른바 '명청대전' 당시 둘로 나눠졌던 지지자들도 이번 사태를 계기로 다시 격렬하게 충돌하는 모습이다. 이 대통령 강성 지지층 커뮤니티인 네이버 카페 '재명이네마을'에서는 회원들이 추 지사 사퇴 청원을 공유하며 공세를 펼치는가 하면, 김어준씨가 운영하는 온라인 커뮤니티 딴지일보의 유저들은 추 지사를 옹호하며 이 대통령을 '이선생'이라 부르는 등 비난 수위를 높이고 있다. 이처럼 여권 내부의 갈등이 커지는 배경에는 최근 30%대 초반까지 흔들리고 있는 이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자리 잡고 있다는 해석이 지배적이다. 리얼미터가 본지 의뢰로 지난 7일부터 11일까지 전국 18세 이상 유권자 2515명을 대상으로 조사해 14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95% 신뢰수준에 ±2.0%P, 응답률 4.5%,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국정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9주 연속 하락하며 취임 후 최저치인 33.8%를 기록했다. 정치권에서는 추 지사가 이처럼 약화된 대통령의 지지율을 고리로 차기 대권을 향한 본격적인 행보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강성필 전 민주당 부대변인은 18일 CBS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대통령 지지율이 떨어지니 탈영병과 반란군이 생긴다"며 “왜 이렇게 공개적으로 대통령을 공격하는 걸까라고 생각을 해보면 결국에는 추 지사도 대권에 욕심부리는 것이 아니겠나"라고 진단했다. 다만 추 지사의 행보가 정치적 셈법이 아닌 검찰개혁 강경파로서의 소신과 신념에 기반한 대립각이라는 해석도 나온다. 박상병 정치평론가 본지와 통화에서 “김지용 중수처장 후보자는 추 지사가 법무부 장관을 할 때 윤석열 당시 검찰총장을 징계하자 반발했던 검찰주의자"라며 “이 대통령이 왜 검찰에 약한 모습을 보이는지 의구심이 드는 상황에서 검찰주의자를 잘 아는 추 지사로서는 문제 제기를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신교근 기자 shin194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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