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조희대 대법원장을 대상으로 한 더불어민주당의 국정조사가 여권의 새로운 정치적 부담으로 떠올랐다. 내달 5일 국회 본회의에 요구서가 보고될 예정인 가운데 당내에서는 갑론을박이 벌어지면서 난항인 모습이다. 31일 정치권에 따르면 김민석 민주당 대표는 탄핵을 서두르면 사법부 독립 침해 논란과 헌법재판소의 기각 가능성에 직면한다. 국정조사에만 머물면 조 대법원장 퇴진을 요구해 온 강경파의 반발을 피하기 어렵다. 민주당은 5일 요구서를 보고한 뒤 12일 또는 19일 본회의에서 조사계획서를 의결하고 이르면 11월 말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박성준 수석대변인은 조사의 초점을 12·3 비상계엄 당시 조 대법원장의 행위에 맞추겠다고 밝혔다. 민주당은 대법원 심야 간부회의 의혹, 이재명 대통령의 공직선거법 사건 파기환송, 국정감사 증인 선서 거부 등을 조사 대상으로 거론해 왔다. 이 가운데 파기환송을 두고 국민의힘은 정치 보복이라고 반발했다. ◇정치적·법적 부담 작용 지도부가 국정조사를 먼저 택한 데에는 탄핵소추의 정치적·법적 부담이 작용했다. 국정조사로 위헌·위법 행위의 근거를 확보한 뒤 탄핵 여부를 판단하겠다는 구상이다. 김 대표는 28일 당 공식 유튜브 방송에서 “조희대 사법부에 대한 문제의 디테일이 충분히 (당원들에게) 전달된 건 아니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강경론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성윤 최고위원은 “한시라도 빨리 조희대 탄핵에 착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기표 의원은 의원 단체대화방에서 국정조사를 하면 조 대법원장이 오히려 피해자처럼 비칠 수 있다며 즉각 탄핵을 주장한 것으로 전해졌다. 최민희 의원은 30일 방송에서 “개인적으로 탄핵안이 발의됐으면 좋겠다. 국조와 동시에"라고 말했다. 조국혁신당 등 범여권 강경파도 즉각 탄핵을 요구하고 있다. 반면 친명계에서는 회의론이 나온다. 김영진 의원은 29일 SBS 라디오에서 국정조사와 탄핵의 실효성에 대해 “아직 확신은 없다"고 밝혔다. 한 친명계 의원은 “민생 현안을 뒷전으로 미룬 채 정쟁만 일삼는다는 프레임에 갇힐까 우려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조 대법원장의 출석 여부도 변수다. 조 대법원장은 지난 6일 법사위 국정감사에서 증인 선서를 거부하며 민주당의 공세에 맞섰다. 국정조사에서도 불출석할 가능성이 크다는 관측이 우세하다. 국회증언감정법은 정당한 이유 없이 출석하지 않으면 법적 제재 대상이 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다. 출석 요구와 국회 차원의 대응이 또 다른 쟁점이 될 전망이다. ◇“金, 결단하고 부담 감수해야" 이종훈 정치평론가는 “조 대법원장 탄핵을 추진하면 역풍이 불 수 있는데도 민주당은 국정조사에 이어 탄핵까지 검토하며 '빌드업의 빌드업'을 하고 있다"며 “김민석 대표가 정치적 계산만 거듭할 게 아니라 탄핵 추진 여부를 결단하고 그에 따른 부담을 감수해야 한다. 이런 상황이 이어지면서 김 대표의 지도력에 대한 당내 비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은 필리버스터 등으로 맞설 방침이다. 김승수 원내운영수석부대표는 “파기환송 판결을 조사 대상으로 제시한 것은 정치 보복을 자인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에 민주당은 계엄 당시 행적 규명이 목적이라고 반박했다. 여야 충돌이 길어지면 11월부터 본격화하는 예산안 심사와 민생 법안 처리도 지연될 수 있다. 민주당은 27일 의원총회에서 국정조사 추진에 뜻을 모았지만 가상자산 과세 유예 문제는 결론을 내지 못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대법원장의 불출석이 뻔한 상황에서 국정조사 카드를 강행하는 것은 정쟁용 퍼포먼스에 그칠 위험이 크다"고 지적했다. 한편 현재 여론도 지도부가 탄핵을 신중하게 다루는 배경으로 꼽힌다. 엠브레인퍼블릭 등 4개 조사기관이 10월 26~28일 전국 만 18세 이상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전국지표조사(NBS)에서 조 대법원장 탄핵 반대는 45%, 찬성은 34%였다. 해당 조사는 휴대전화 가상번호(100%)를 이용한 전화면접으로 이뤄졌으며,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3.1%p, 응답률은 14.7%였다. 자세한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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