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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에도 난립하는 ‘정치 현수막’…시민 피로감은 여전

추석 명절을 앞두고 도심 곳곳에 정당 현수막이 내걸리고 있다. 명절 인사와 함께 정치 구호와 현안 메시지를 담은 현수막이 주요 교차로와 유동인구가 많은 지역을 중심으로 설치되면서 보행자와 운전자의 시야를 가리는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명절 분위기를 알리는 현수막이 정치적 메시지 경쟁으로 이어지면서 시민들의 피로감도 커지는 모습이다. 23일 정치권에 따르면 현수막은 상대적으로 적은 비용으로 많은 시민에게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정당과 정치인들이 활용해 온 대표적인 홍보 수단이다. 특히 선거가 없는 시기에도 정책이나 정치 현안에 대한 입장을 알릴 수 있어 정당 입장에서는 활용도가 높다. 이번 추석을 앞두고도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 등 여야 정치인들은 주요 지역에 명절 인사 현수막과 현안 관련 현수막을 잇달아 내걸었다. 윤희숙 국민의힘 중구·성동갑 당협위원장은 왕십리광장 일대에 추석 인사 현수막과 현안 관련 현수막을 나란히 게시했다. 풍성한 한가위를 기원하는 메시지와 함께 현 정부의 인사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함께 설치됐다. 한 현수막에 명절 인사와 정치적 슬로건을 함께 담은 사례도 있다.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명절 인사와 함께 '민생 개혁·성장 전환·미래 투자'라는 문구를 넣었다. 해당 문구는 지난 8월 민주당이 정기국회를 앞두고 개최한 워크숍에서 제시한 슬로건과 동일하다. 정당 현수막이 거리에서 눈에 띄게 늘어난 배경에는 법 개정이 있다. 2022년 개정된 옥외광고물법은 정당이 통상적인 정당 활동으로 정책이나 정치적 현안을 알리기 위해 설치하는 현수막에 대해 허가·신고 및 일부 금지·제한 규정의 적용을 배제했다. 정당 현수막을 통한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를 폭넓게 보장한 것이다. 이후 현수막 난립과 안전 문제 등이 사회적 문제로 떠오르면서 법은 다시 개정됐다. 2024년 개정된 현행법은 정당 현수막을 읍·면·동별 2개 이내로 제한하고, 보행자나 교통수단의 안전을 저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는 설치하지 못하도록 했다. 읍·면·동 면적이 100㎢ 이상인 경우에는 1개를 추가할 수 있다. 시행령에 따라 게시 기간도 15일로 제한된다. 어린이보호구역과 소방시설 주변은 설치가 금지되고, 교차로나 횡단보도 주변에서는 현수막 아랫부분을 지면에서 2.5m 이상 띄워야 한다. 하지만 법적 제한이 생겼다고 해서 현수막을 둘러싼 논란이 사라진 것은 아니다. 법이 허용하는 범위 내에서 설치된 현수막까지 시민들이 체감하는 불편을 일률적으로 규제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지자체들도 정당 현수막 난립을 막기 위한 방안을 추진해 왔다. 일부 지자체는 게시 수량을 제한하거나 지정 게시대 활용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조례를 마련했다. 그러나 지방자치단체가 상위법보다 더 엄격한 기준을 조례로 정하는 데에는 한계가 있다. 대법원은 지난 2024년 부산시가 정당 현수막의 게시 수량과 지정게시대 설치 등을 별도로 제한한 조례안과 관련해, 정당 현수막의 표시·설치 기준을 법률의 위임 없이 조례로 더 엄격하게 정하는 것은 법률우위 원칙에 위반된다고 판단했다. 정당의 정치적 의사표현과 관련된 규율은 입법자가 법률로 정해야 한다는 취지다. 결국 현수막 문제는 단순히 '많이 걸린다'는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정치적 표현의 자유와 시민의 안전·생활환경 사이에서 어느 수준까지 규제할 것인지의 문제로 이어진다. 행정안전부 역시 올해 추석을 앞두고 9월 17일부터 30일까지 전국 지방정부와 함께 불법 현수막 집중 정비에 나섰다. 규정 위반 정당 현수막과 미신고 명절 인사 현수막, 안전사고 우려가 있는 장소에 설치된 현수막 등이 점검 대상이다. 즉 정당 현수막이라고 해서 모두 단속 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은 아니다. 법에서 정한 설치 개수·장소·기간 등을 지키지 않거나 안전을 위협하는 경우에는 정비 대상이 된다. 현수막은 설치 이후 폐기 과정에서도 부담을 남긴다. 현수막에는 폴리에스터(PET)와 폴리염화비닐(PVC), 폴리프로필렌(PP) 등 합성수지 계열 소재가 사용되며, 인쇄된 잉크와 소재 특성 등으로 인해 재활용이 쉽지 않은 경우가 있다. 폐현수막은 소각되는 경우가 많고, 이 과정에서 온실가스와 유해물질이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최근에는 폐현수막 재활용을 확대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2025년 전국 폐현수막 발생량은 4971t으로 집계됐고, 이 가운데 재활용량은 2418t으로 재활용률은 48.4%였다. 다만 이 통계는 지자체가 수거한 물량을 기준으로 집계돼 실제 발생량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서울시 역시 폐현수막을 부직포 원료 등으로 활용하는 재활용 체계를 추진하고 있다. 서울시는 폐현수막 재활용 처리비용이 톤당 약 23만원으로 소각 비용 29만원보다 낮지만, 선별과 물량 확보 등의 어려움 때문에 그동안 소각이 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정치 현수막의 환경 문제를 단순히 '재활용 비용이 비싸서 대부분 소각한다'고 설명하기보다는 단기간 사용되는 현수막이 반복적으로 발생하면서 폐기물 처리 부담이 커지고, 재활용 체계 역시 개선이 필요하다는 점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적절하다. 정치 현수막에 대한 비판이 이어지는 가운데 현수막을 주민들에게 필요한 정보를 전달하는 수단으로 활용하는 사례도 등장하고 있다. 윤용근 국민의힘 의원은 자신의 지역구인 충남 공주시·부여군·청양군에 추석 연휴 기간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기관과 약국 정보를 담은 현수막을 게시했다. 현수막에 삽입된 QR코드를 휴대전화로 촬영하면 연휴 기간 병·의원과 약국 운영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윤 의원은 본지에 “정치적 현수막 역시 정치적 의사를 표현하는 수단"이라면서도 “현수막 게시를 통해 주민들에게 실제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전할 수 있다면 적극 활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최은석 국민의힘 의원도 대구 동구 지역에 추석 당일 문을 여는 동네 병·의원과 약국의 운영시간을 안내하는 현수막을 게시했다. 최 의원실 관계자는 본지에 “지정 게시대 활용을 확대하거나 안전을 위협하지 않는 선에서 게첩 방식을 정교하게 다듬는 등 세밀한 보완이 필요하다"며 “정치권 스스로 현수막을 소모적인 정쟁 도구가 아닌 정책 경쟁과 소통의 장으로 발전시키려는 문화적 성숙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정당 현수막을 둘러싼 논란은 결국 정치적 의사표현의 자유와 시민의 생활환경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인가의 문제로 귀결된다. 법적으로 허용된 정치적 표현이라고 하더라도 현수막이 반복적으로 설치돼 도시 미관을 해치거나 보행·교통 안전에 영향을 줄 경우 시민들이 불편을 느낄 수 있다. 반대로 현수막을 지나치게 제한할 경우 정당과 정치인의 정치적 의사표현을 제약할 가능성도 있다. 때문에 현재의 제도 논의 역시 현수막에 담긴 정치적 메시지 자체를 제한하기보다는 설치 개수와 장소, 기간, 안전기준 등 객관적인 기준을 중심으로 이뤄질 필요가 있다. 대법원 역시 정당 현수막에 대한 규율은 정당활동의 자유와 밀접하게 연관돼 있는 만큼 법률에 의한 제한이 필요하다는 취지의 판단을 내놓은 바 있다. 결국 제도적 규제만으로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정치권 역시 현수막의 노출 효과만을 따지기보다 시민들에게 실제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안전과 도시환경을 고려하는 방식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 정치 현수막의 목적이 정치와 국민 사이의 접점을 넓히는 데 있다면, 시민들이 이를 불편한 광고물로 인식하는 순간 그 목적과는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현수막을 어디까지 허용할 것인지에 대한 제도적 논의와 함께 정치권 스스로 어떤 방식으로 시민과 소통할 것인지에 대한 고민도 필요한 시점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르포] 국감 앞둔 기업들, 국회의원에 ‘투뿔한우’ 추석선물 펑펑

추석 연휴를 앞둔 지난 22일. 국회 의원회관 택배 보관소는 여야 의원들에게 배송된 선물 상자로 가득했다. 각종 과일부터 한우 선물 세트까지 백화점 식품관을 방불케 했다. 의원실 직원들은 손수레까지 동원해 상자들을 싣느라 여념이 없었다. 수많은 선물 꾸러미 가운데 일부 기업이 국회의원에게 보낸 고급 한우 선물 세트가 눈에 띄었다. 기자가 직접 확인한 결과, 이들 한우 세트는 10만원 중반대에서 20만원 중반대로 추정됐다. 김영란법(청탁금지법)상 명절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 기준인 30만원 이하에는 부합하지만, 10월 국정감사를 앞둔 시점에서 수감 대상 기업은 물론 각종 이해관계가 얽힌 대관용 선물이라는 점에서 한우를 보낸 기업들을 상대로 직접 보내게 된 경위를 확인해 봤다. 23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A증권 모 사장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B의원에게 '미경산우 꽃등심'을 선물했다. A증권 관계자는 “해당 건은 저희가 별도로 여쭤 보거나 관여할 사안은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말을 아꼈다. B의원실은 해당 한우 수령 여부를 묻는 기자의 전화나 문자메시지에 회신하지 않았다. C그룹은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D의원에게 '넘버원한우 1++(8)등급이상 등심+불고기'를 보냈다. C그룹 관계자는 “김영란법을 확인하고 보냈다"며 “네트워크 업무를 하다 보면 그냥 관례적으로 보내는 그런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D의원 외에도 다수의 의원에게 보냈는지 여부를 묻는 취지의 질문엔 “맞다"고 답했다. D의원실 관계자는 “수령 여부를 확인해 보겠다"면서도 “제가 답변드릴 수 있는 부분이 아닌 것 같다"고만 말했다. 이처럼 기업들의 선물 공세가 이어지면서 국회 의원회관 택배보관소는 마비 직전이었다. 택배 보관소 관리자는 “지역 특산물이나 과일, 고기 등이 주로 들어온다"며 “택배가 들어오면 의원실에서 가져가기 편하도록 정리하는데, 배송이 몰려 이날은 임시 직원 2명까지 추가 투입했다"고 귀띔했다. 현장을 오가는 택배기사들 역시 기업발 선물 공세를 체감하고 있었다. 모 백화점 담당 택배기사는 “주로 고기나 해산물 위주인데 기관이나 협회보다 기업에서 많이들 보내는 것 같다"며 “한 발신자가 여러 의원실로 동시 배송하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중소기업 두 곳 중 한 곳만 추석 상여금 지급 국회의원들에게 쏟아지는 명절 선물만큼이나 매년 국민적 관심이 쏠리는 건 이들이 받는 추석 상여금이다. 올해 국회의원 1인당 지급되는 추석 명절 상여금은 약 440만원으로, 일반 국민이나 중소기업 직원들과는 차이가 크다. 실제로 중소기업 2곳 중 1곳은 올해 추석 상여금을 지급하지 않거나 아직 지급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지난 17일 발표한 '2026년 중소기업 추석자금 수요조사'에 따르면, 추석 상여금 지급 계획이 있는 중소기업은 45.1%에 불과했다. 중소기업이 지급하는 추석 상여금은 1인당 평균 66만5000원에 그쳤다. 국회의원 추석 상여금의 6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이다. 이마저도 모든 직장인에게 해당하는 사항은 아니다. 서울 성동구 소재 중소기업에 다니는 박모씨는 “지난 설에는 떡값으로 10만원을 받았는데, 이번 추석엔 별도의 상여금이 없다"며 “대신 곶감을 받았다"고 하소연했다. 마포구 소재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모씨는 “이번 추석 상여금은 20만원"이라며 “최근 이직했는데 이직 전 회사와 지금 회사 모두 명절 상여금은 같은 수준"이라며 한숨을 내쉬었다. 신교근 기자·김가현 인턴기자 shin1948@ekn.kr

李대통령-트럼프 정상회담…대미투자·북미대화 등 논의

유엔총회 참석을 위해 미국 뉴욕을 방문 중인 이재명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고 대미투자와 안보·경제 현안, 북미대화 등 한미 양국의 주요 현안을 논의했다. 이 대통령과 트럼프 대통령의 정상회담은 이 대통령 취임 이후 이번이 세 번째다. 지난해 8월 워싱턴DC에서 첫 정상회담을 가진 데 이어 10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가 열린 경주에서 두 번째 회담을 했다. 위성락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은 이날 뉴욕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서 “한미 정상이 오늘 오후 7시 20분부터 약 30분 동안 회담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대통령이 주최한 리셉션 도중 별도 공간으로 이동해 진행됐다. 그동안 답보 상태였던 한국의 대미투자 논의가 상당한 진전을 이루면서 정상회담이 성사된 것으로 알려졌다. 위 실장은 “회담에서 양 정상은 최근 두 나라 간 투자사업 논의가 큰 진전을 이룬 것을 환영했다"고 전했다. 두 정상은 지난해 11월 한미 정상회담을 통해 합의한 공동 설명자료(팩트시트)를 토대로 핵잠수함 연료 문제와 농축 재처리 문제, 조선업 협력, 전시작전권 전환 등에서 양국 간 협력을 심화하기로 했다. 전작권 전환과 관련해서는 한국 정부의 입장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집중적으로 전달됐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측에 한국의 입장을 많이 설명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많이 이해를 하게 됐다"며 “(여러 조건을) 충족해가며 가급적 빨리 마무리 지었으면 한다는 (한국 정부의 입장을) 전했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방위비 증액 등 자주국방 역량을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설명하면서 핵잠수함 논의에도 속도를 내달라는 뜻을 밝혔다. 조선업 협력과 관련해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큰 관심을 보였으며, 양국은 후속 협의를 이어가기로 했다. 북한 문제도 주요 의제로 다뤄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 의지를 재확인했고, 한미 정상은 '피스메이커·페이스메이커'로서 북한과의 대화 물꼬를 트고 한반도의 평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긴밀히 소통하기로 했다. 이 대통령은 남북 간 접촉이 거의 없는 상황에서 북미 대화를 통해 문제를 풀어가는 데 트럼프 대통령이 기여해달라는 기대감을 표시했고, 트럼프 대통령도 “그렇게 하겠다"는 취지로 답했다고 청와대 고위관계자는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어 자신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좋은 관계로 잘 지내고 있다는 언급을 했다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전했다. 이 대통령은 다음날 예정된 미중 정상회담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미중 정상회담이 한중 관계를 포함한 역내 정세에 중요하다고 평가하면서 성공적인 개최를 기원했다. 관심을 모았던 호르무즈 해협 파병 문제는 이번 회담에서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청와대 측은 “호르무즈 관련 논의는 없었다"고 밝혔다. 한편 한미 정상은 이날 논의한 현안에 대한 후속 협의를 가급적 이른 시일 안에 워싱턴에서 진행하기로 뜻을 모았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올해 한국 성장률 줄줄이 3%대, ADB도 3.2%로 왜?…“AI반도체 수출 확대”

아시아개발은행(ADB)이 올해 한국 경제성장률을 2.6%에서 3.2%로 올려 잡았다. 우리 정부와 한국은행 등의 3%대 성장률 전망치와 유사하다. 글로벌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수출 증가가 우리나라의 견고한 성장세를 이끌고 있는 것으로 봤다. ADB는 23일 아시아 경제전망을 통해 한국의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을 3.2%로 전망했다. 지난 7월 전망(2.6%)보다 0.6%포인트(p) 상향 조정했다. 앞서 주요 기관들이 우리나라의 올해 성장률을 3% 이상 올려 잡은 것과 같은 흐름이다. 정부는 지난 7월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3.0%로 높였고, 한국은행은 지난달 3.3%, 한국개발연구원(KDI)는 3.2%로 각각 상향했다. ADB는 “지난 7~8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와 기업심리지수(BSI) 등 제조업 지표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며 “글로벌 AI반도체 수요 확대로 수출이 늘고, 확장적 재정정책과 양호한 기업실적이 민간소비의 완만한 회복을 뒷받침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다만 ADB는 중동 전쟁 등 지정학적 긴장 고조와 글로벌 금융시장 변동성 확대, 미국의 추가 관세 인상에 따른 수출·투자 위축 가능성 등을 하반기 경제성장의 위험 요인으로 꼽았다. ADB는 내년 한국 성장률은 2.3%로 지난 7월 전망(2.0%)보다 0.3%p 올려 잡았다. 올해 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7%로, 내년에는 2.2%로 기존 전망치를 유지했다. ADB는 “국제 에너지 가격 상승과 국내 수요 강세로 물가 상승 압력이 이어지겠지만 정부의 물가안정 정책이 이를 일부 상쇄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ADB는 올해 아시아·태평양 지역 선진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6%에서 3.1%로, 개발도상국 전망치는 4.9%에서 5.0%으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ADB는 민간투자 확대, 정부 경기부양책 효과, AI 관련 산업의 수출 호조 등을 성장 요인으로 꼽았다. 중국(4.6%)과 일본(0.7%), 호주(2.0%) 등은 이전 전망치 수준을 유지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원주시, 문막·동화 노후산단에 3124억 투입…미래모빌리티 거점으로

원주=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원주시가 문막·동화권 노후 산업단지 개편에 3124억원을 투입한다. 문막의 기존 자동차부품·제조업 기반을 미래모빌리티 산업으로 확장하고, 동화산단과 부론·포진 신규산단까지 연결해 원주 산업지도를 다시 그린다. 22일 원주시에 따르면 시는 산업통상자원부와 국토교통부가 공동 주관하는 '2027년 노후거점산업단지 경쟁력강화사업지구'에 최종 선정돼 2027년부터 2030년까지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업의 중심은 문막권이다. 문막일반산단과 문막농공단지, 반계일반산단, 문막외국인투자지역을 거점으로 묶고 동화일반산단·동화농공단지·자동차부품산단을 연계한다. 여기에 부론·포진 신규산단과 기업도시·혁신도시, 흥업 대학타운까지 연결한다. 단순히 오래된 산단의 도로와 시설을 고치는 사업과는 성격이 다르다. 기존 제조기업의 생산방식에 AI와 디지털 기술을 도입하고 미래모빌리티를 중심으로 AI반도체와 디지털헬스케어 산업과의 접점을 만드는 것이 핵심이다. 시는 4대 특화전략과 8대 실천전략을 토대로 39개 세부사업을 추진한다. 핵심은 AX(인공지능·디지털 제조혁신), NX(기존 제조업과 미래산업 융합), YX(청년·전문인재 양성), GX(에너지·탄소·안전·환경 전환) 등 산업단지의 '4대 전환'이다. 이를 통해 미래모빌리티를 중심으로 AI반도체와 디지털헬스케어 산업을 연결하고 기존 제조기업의 디지털 전환과 미래산업 진입을 지원할 계획이다. 사업권역에는 340개 기업과 9000여명의 근로자가 있다. 시는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제조공정의 디지털 전환과 미래산업 진입을 지원하고 전문인력 600명도 양성할 계획이다. 구체적인 목표로는 AX 전환율 62.5%, 미래산업 융합 아이템 16건 발굴 및 공동사업 8건 기획, 핵심인재 600명 양성, 친환경 전환율 50%, 평균 에너지 절감률 3% 등을 제시했다. 특히 문막과 동화를 중심으로 스마트 제조혁신 벨트를 구축해 산업단지별 기능을 연결한다. 기업과 대학·연구기관 간 협력도 강화해 연구개발 성과가 제조와 실증, 사업화로 이어지는 산업구조를 만든다는 계획이다. 구자열 원주시장은 “노후 산업단지의 시설 개선에 그치지 않고 제조혁신과 미래산업 전환, 인재양성, 에너지·환경·안전 개선을 함께 추진하는 사업"이라며 “원주가 축적해 온 제조업 기반에 미래모빌리티 등 미래산업을 접목해 기업이 성장하고 청년 일자리가 만들어지는 산업생태계를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박에스더 기자 ess003@ekn.kr

나주, 에너지 일자리 박람회 연다

나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 나주시가 에너지기업 채용부터 현장 면접, 공기업 멘토링, 직무 컨설팅, 미래에너지 기술·직업 체험까지 한자리에서 제공하는 대규모 일자리 박람회를 마련한다. 나주시는 오는 10월 1일 오전 10시부터 오후 5시까지 빛가람복합문화체육센터 4층에서 '2026 대한민국 에너지 전문 JOB 박람회'를 개최한다고 22일 밝혔다. 이번 박람회는 에너지산업 분야의 채용과 취업 지원은 물론 미래에너지 기술과 직업을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구성했으며, 에너지 분야 취업을 희망하는 구직자와 대학생, 특성화고 학생뿐 아니라 관련 직업에 관심 있는 시민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행사장에는 약 70개 부스가 마련돼 미래에너지관, 에너지체험관, 미래인재관, 에너지커리어관, 에너지채용관 등 분야별 공간이 운영된다. 특히 에너지채용관에는 에너지 관련 기업 37개사가 참여해 기업별 채용 정보를 제공하고 현장 면접도 진행한다. 구직자가 기업 인사 담당자를 직접 만나 채용 정보를 확인하고 취업 기회로 연결할 수 있도록 기업과 구직자 간 접점을 넓히는 데 초점을 맞췄다. 공기업과 공공기관 현직자 멘토링을 비롯해 직무컨설팅, 유망 중소기업과 공공기관 채용설명회 등 취업 준비에 도움을 줄 수 있는 프로그램도 마련된다. 미래 에너지산업과 취업을 주제로 한 전문가 특강도 이어진다. 오전 11시에는 공학박사이자 과학 커뮤니케이터인 곽재식 교수가 '에너지산업에서 미래를 찾다'를 주제로 미래 에너지산업의 변화와 가능성을 소개하며, 오후 2시에는 방송 출연 등을 통해 '취업의 신'으로 알려진 황인 강사가 청춘과 도전, 취업과 사회진출을 주제로 취업 전략을 전할 예정이다. 학생과 시민들이 미래에너지 기술을 쉽고 재미있게 경험할 수 있는 체험 프로그램도 운영한다. 신재생에너지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VR·AR 체험을 비롯해 에너지 관련 기술 연구논문 전시와 성과 공유, 스탬프 투어, 경품 이벤트, 입사서류 출력 지원 등이 함께 진행된다. 나주시는 이번 박람회를 통해 빛가람혁신도시에 집적된 에너지 공공기관과 기업, 대학·교육기관 등 지역의 산업 기반을 일자리와 연결하고 청년과 구직자에게 실질적인 취업 및 진로 탐색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특히 나주 에너지 국가산업단지가 에너지산업의 국가 전략적 거점으로 조성되고 있는 만큼 산업 성장과 인재 양성, 일자리 창출이 선순환할 수 있도록 에너지산업 특화 취업 지원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윤병태 나주시장은 “국가 에너지 대전환 과정에서 나주의 역할과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며 “이번 박람회가 에너지산업에 특화된 인재를 발굴하고 기업과 구직자를 실질적으로 연결해 에너지산업 성장과 양질의 일자리가 함께 만들어지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하는 디딤돌이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호남권 반도체클러스터, 2030년 첫 양산 목표

전남광주=에너지경제신문 문남석기자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2030년 6월 첫 양산을 목표로 추진 중인 '호남권 반도체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22일 기자 차담회를 열고 반도체클러스터의 부지 착공과 전력·용수 공급, 인재 양성, 정주여건 개선 등 주요 추진상황을 공유하며 핵심 기반시설 구축을 최대한 앞당기겠다고 밝혔다. 호남권 반도체클러스터는 정부와 전남광주통합특별시,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광주 군공항 이전부지 약 250만 평에 약 800조원을 투입해 메모리 팹(Fab) 4기 이상을 조성하는 사업으로, 2030년 6월 첫 양산을 목표로 하고 있다. 부지는 지난 7월 6일 군공항 부지를 확정한 데 이어 29일 국가산단 후보지 지정, 30일 예비사업시행자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선정하며 사업 추진을 위한 절차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2027년 우선 착공이 가능한 탄약고 이전 예정지 등 약 63만 평의 부지 조성을 위해 개발제한구역 내 사전행위 특례 신설을 건의하는 등 조기 착공을 위한 기반 마련에도 나선 상황이다. 전력 공급은 2027년 6월 송전선로 착공을 목표로 추진되며, 1단계 3.1GW를 2028년 12월까지 공급하고 최종적으로는 6.3GW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앞서 지난 7월 29일 전력 공급 실무협의체를 구성한 데 이어 8월 12일 통합특별시와 기후에너지환경부, 한국전력공사, 삼성전자, SK하이닉스가 참여하는 '반도체 메가프로젝트 전력공급 협약'을 체결했다. 9월 1일에는 전력망 사업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의결되며 사업 추진에 필요한 절차도 이어지고 있다. 용수 공급 역시 초기 단계에서 하루 15만 톤을 확보하고 2028년 12월까지 공급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최종 공급 규모는 하루 106만 톤으로 계획돼 있다. 지난 8월 25일 국무회의에서 용수 관련 사업의 예비타당성조사 면제가 의결됐고, 9월 18일에는 '동복댐 증축 상생협의체'가 구성돼 오는 10월 동복댐 증축 주민설명회 개최를 협의하고 있다.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서는 '반도체도시정주팀'을 신설해 단기적으로 건설인력을 위한 생활 기반을 정비하고, 중장기적으로는 정주여건 개선방안을 발굴해 실행계획을 마련할 방침이다. 인재 양성도 연구·설계를 담당할 고급인재부터 현장 실무인력까지 단계별 교육체계를 구축하고, 지역에 인재가 정착할 수 있도록 양성에서 정착까지 이어지는 인재 생태계 조성을 추진한다. 전남광주통합특별시는 2030년 6월 첫 양산 목표를 위해 핵심 기반시설 구축을 앞당기는 한편 통합재정지원 재원을 적극 활용해 클러스터 조성에 속도를 낼 계획이다. 이와 함께 지난 8월 24일 출범한 범시민추진위원회를 중심으로 포럼과 토크콘서트, 언론홍보, 정책 브리핑 등을 이어가며 반도체클러스터에 대한 시민 공감대 형성에도 힘을 쏟을 예정이다. 문남석 기자 ans7200@ekn.kr

충남도, 삼성의 아산 113조원 투자 지원…광역교통망도 확충

충남=에너지경제신문 김은지 기자 충남도가 삼성의 113조원 규모 아산 투자계획을 지원하고 반도체·디스플레이·인공지능(AI) 모빌리티 산업 기반을 확충한다. GTX-C 천안·아산 연장과 아산∼세종 광역도로, KTX 천안아산역 광역복합환승센터 등 교통망 구축에도 속도를 낼 방침이다. 박수현 충남지사는 22일 '충남통(通)행' 네 번째 일정으로 아산을 방문해 오세현 아산시장과 지역 현안을 논의하고 아산시의회와 시민들을 만났다. 아산시청 시민홀에서 열린 시민과의 대화에는 시민 등 600여명이 참석했다. 충남도는 행사장에서 '도지사 직통 현장 민원실'을 운영해 생활 불편과 건의 사항을 접수했다. 삼성디스플레이는 지난 7월 아산에 67조원, 삼성전자는 온양캠퍼스에 46조원을 투자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충남도는 아산디스플레이시티2 일반산업단지가 오는 11월 착공할 수 있도록 아산시와 인허가 절차를 지원한다. 지난달 착공을 위한 인허가 절차를 마친 삼성전자 온양캠퍼스는 투자 진행 상황을 지속해서 관리한다. 첨단산업 연구개발과 실증 기반도 강화한다. 천안·아산 반도체 소재·부품·장비 특화단지를 중심으로 공급망 자립화를 추진하고, 첨단 반도체 후공정 테스트베드와 AI 광반도체 핵심 부품 제조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5200억원 규모의 첨단 디스플레이 국가 연구 플랫폼 구축 사업은 올해 예비타당성조사 통과를 목표로 대응한다. AI 모빌리티 종합 실증 콤플렉스는 관계 부처와 아산시, 한국자동차연구원 등과 함께 사업 추진 심사 통과와 국비 확보에 나선다. 교통 분야에서는 GTX-C 천안·아산 연장을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반영해 국가재정사업으로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역 국회의원, 천안·아산시와 공조할 계획이다. 아산 좌부동에서 천안 광덕면을 거쳐 공주 정안면까지 17.2㎞를 연결하는 아산∼세종 광역도로는 제4차 행복도시 광역교통개선대책 반영을 추진한다. KTX 천안아산역에는 철도와 버스, 택시 환승 기능을 비롯해 주거·숙박·업무·상업시설을 갖춘 광역복합환승센터를 조성할 계획이다. 충남국제전시컨벤션센터 등 주변 개발사업과 연계해 민간투자를 유치한다. 경찰 교육·의료시설을 집적한 경찰클러스터 조성도 추진한다. 경찰대학과 경찰수사연수원, 경찰인재개발원 등 기존 시설을 토대로 제2중앙경찰학교 유치에 나선다. 300병상 규모의 경찰병원은 2030년 개원을 목표로 정부예산 확보와 행정 지원을 이어간다. 문화·휴식 공간도 확충한다. 아산시는 대공연장 1200석과 소공연장 350석 등을 갖춘 아산예술의전당 건립을 추진한다. 충남도는 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될 수 있도록 협력할 방침이다. 스포츠와 공연을 결합한 'K-컬처 융복합 아레나'는 기본구상과 타당성 조사 결과를 토대로 정부 공모와 민간투자 유치에 대응한다. 신정호 지방정원을 중심으로 산림과 하천, 공원녹지를 연결하는 물빛 정원도시도 조성한다. 충남도는 지방정원의 운영과 품질 관리를 지원해 국가정원 승격 기반 마련을 뒷받침할 계획이다. 박 지사는 “아산의 강점을 연결해 첨단산업의 성장이 일자리와 지역경제 활력으로 이어지도록 하고, 시민들이 더 나은 일상에서 아산에 산다는 자부심을 느낄 수 있도록 온 힘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김은지 기자 elegance44@ekn.kr

[독자위원회] ‘무안참사’ 시리즈 돋보이나 균형감 아쉬워…‘청년공감’ 기획 신선

에너지경제신문 2026년 3차 독자위원회 회의가 18일 서울 중구 에너지경제신문사 회의실에서 개최됐다. 이번 회의에서는 올해 7~9월 에너지경제신문의 온라인·지면 보도를 평가했다. 위원장인 박규호 한신대 경영학 교수를 비롯해 김정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이선희 법무법인클라스한결 변호사, 이해수 서강대 언론학 연구교수(가나다 순) 등 4명의 독자위원들은 이번 회의에서 하나의 기획기사를 선정해 위원들의 상이한 시각으로 심층 리뷰한데 이어, 개별 기획·연재 기사들의 내용과 방향성 등에 관해서도 다양한 의견을 나눴다. 서희원 기후변화센터 선임연구원은 서면으로 참여했다. 이번 회의에서 심층 리뷰를 위해 선정한 기획 기사는 [무안 참사, 그 이후]①·②·③(8월10일·11일13일자) 기사였다. ◇ '무안 참사' 기획, 사조위 비판 적절…강한 프레임 아쉬움 ▲이선희 변호사=이번 회의에서 심층 리뷰 기사로 선정한 무안 참사 기획기사는 이 사고가 세월호 참사 이후 가장 많은 사망자가 발생한 사고임에도 아직 제대로 규명되지 않고 있는 문제를 과학적인 프레임으로 들여다보고 있고, 또 법률적 이슈가 많은 기사라는 점에서 매우 관심을 끄는 기사였다. 이 사고의 책임 주체는 첫째 국토교통부와 한국공항공사를 하나로 볼 수 있고, 둘째 항공사(제주항공), 셋째 항공기 제조사(미국 보잉사) 이렇게 3개로 볼 수 있는데, 이 기사는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사조위)와 항공기 제조사에 포커스를 맞춰 쓴 기사로 보인다. 이 기사는 기획 자체는 좋은데 두 가지 관점에서 양날의 검을 가지고 있다고 본다. 우선 이 사고는 '공동불법행위'로, 책임 주체들이 모두 일부씩 관여돼 있어 과실 비율에 따라 각각 얼마의 책임을 부담하느냐가 남는다. 이 기사의 관점에서 보면 사조위의 조사가 매우 왜곡돼 있다. 사조위는 책임을 규명하는 곳이 아니라 사후 예방을 위해 객관적 팩트만 밝히면 되는데 사조위가 국토부를 면제시키면서 문제가 생겼다. 사조위의 무능을 지적한 점은 적절하다. 그런데 이 사고는 보잉사를 상대로 미국에 가서 소송할 가치도 충분히 있는데 (사조위를 비판하는데 초점을 맞추다 보니) 보잉사를 상대로 하는 소송의 명분을 떨어뜨리는 느낌이 든다. 만일 사고 기체에 랜딩 기어만 내려왔으면 사고가 날 리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전기 계통이 다 셧다운 됐는데 그런 측면에서 (보잉사를) 조사할 필요가 100% 있다. 기사 1편([단독-무안 참사, 그 이후 ①] 시속 258km '둔덕 직격'에 좌석 탓…국토부 사조위, 기초 물리 법칙·美 안전 규정도 왜곡, 8월10일자)에 언급된 '비행기 좌석 결함'이 피해 확대에 영향을 줬다면, 이로 인해 보잉사에 단 5%라도 책임이 있다면 모두 공동불법행위로 포섭되기 때문에 피해자 입장에서는 당연히 연대책임을 물어 소송하는 것이 맞다. 그리고 기사 2편([무안 참사, 그 이후 ②] 회의록 속 '보잉 책임' 언급…'제2 쿠팡 사태' 우려, 8월11일자)에서 사조위 회의록에 보잉사의 책임이 언급된 것을 두고 통상 문제 및 쿠팡을 연결하는 것도 점프가 심해 보여 조금 아쉬웠다. ▲이해수 교수=저도 같은 의견이다. 우선 다른 매체 기사들을 보면 독자 눈길을 끌기 위해 [단독] 타이틀을 남용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 기사는 취재 밀도나 공학적 접근의 전문성이 다른 매체에 비해 단독이라고 이름 붙일만한 기준을 충분히 갖췄다고 생각된다. 아쉬운 점을 지적하자면, 이 기사의 취지가 정부의 부실한 조사를 비판하는데 집중하다 보니까 자칫 항공기 제조사인 보잉사의 책임을 덜어주는 듯한 인상을 받았다. 예를 들면, 유족측 변호사가 보잉사의 기체 설계 자체를 비판하니까 해당 기종이 장기간 신뢰성이 입증된 기체라고 항공업계 취재원의 말을 빌려 인용하면서 (유족측 변호사의) 기체 설계 비판을 '여론전을 위한 선동에 가깝다'고 표현한 문구가 나오는데([무안 참사, 그 이후 ③] 국가 불신이 부른 '각자도생'…유가족 둘러싼 기획 소송과 2차 가해, 8월13일자), 물론 취재원의 말을 빌려 인용한 것이긴 하지만 기체 안전 시스템이 왜 이렇게 연쇄적으로 붕괴했는지 기술적 검증도 분명 필요하다. 그런데 이 가능성은 유족들의 선동이나 부차적인 것으로 다루는 어조가 느껴져 조금 균형감을 잃을 소지가 있다는 우려가 들었다. 또 저는 이런 대형 참사를 마주할 때마다 언론 보도에서 눈여겨 보는 부분이 바로 유족들에 대한 2차 가해 방지를 위해 언론이 얼마나 노력하는가이다. 이 기사는 모두 취재원의 말들을 인용해 보도하고 있지만 '거액의 징벌적 배상금을 노린 기획 소송 세력' 등의 표현은 아무리 취재원의 말이라 하더라도 그대로 실으면 대중들은 오인할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됐다. 비록 기사에서 '기획 소송 세력'이 유족들이 아니라 상업적 논리로 접근하는 미국 로펌이라고 밝히고 있더라도 말이다. 이후에는 유족들이 악의적인 비방을 감내하고 있는 힘겨운 상황들과 유족들에게 가해가 만들어질 수밖에 없는 온라인 환경의 문제점도 다뤄주길 기대한다. 언론이 사회적 편견이나 2차 가해로부터 유족들을 지켜주는 방파제 역할을 해주길 바란다. ▲김정훈 교수=우선 에너지경제가 마음 아프게 잊혀져 갔던 사건을 다시 한번 상기시켰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 생각하고 이렇게 강하게 접근한데 대해 놀라기도 했다. 다만 이 기획 기사는 1, 2, 3편으로 연재됐는데 연재 순서가 바뀐 것 같은 느낌이 든다. 1편에서 너무 강하게 기사 방향을 정하고 오히려 2편, 3편으로 갈수록 중립적인 느낌이다. 연재 순서를 중립적인 측면에서 시작했으면 서로 다른 방향성을 가진 독자들이 2편, 3편까지 읽게끔 만들었을 것 같다. 이 사고에 대해 지금까지 조종사 과실이나 공항 인프라 문제, 기체 결함 등 여러 원인이 언급됐는데 이에 대해 큰 틀에서 먼저 얘기해 주고 나서 현재 사조위의 문제점을 구체화하는, 마치 '깔때기' 형태로 접근을 했으면 더 좋지 않았을까 한다. 또한 항공공학계 등 취재원들의 인용 문구가 강하게 들어가 있는데 그 인용 문구에 대한 근거는 약하다는 생각이 든다. 기사에 좀더 힘을 실으려면 취재원의 주장에 대한 근거를 좀더 객관적이고 풍부하게 실었으면 좋았을 것이다. 저는 이 기획기사를 쓴 기자분이 가진 문제의식에 크게 공감한다. 그런데 기사 프레임이 너무 강하다보니 오히려 (저 같은) 동조자에게도 거부감을 줄 수 있다는 점이 아쉽다. ▲박규호 교수=저도 앞에서 말씀하신 위원들의 생각과 크게 다르지 않다. 저도 기사에서 기자분의 전문성과 열정을 느꼈다. 다만 여러 쟁점이 펼쳐진 상태에서 정부의 입장과 그에 대한 반박 등을 독자가 위에서 내려다보는 듯한 느낌이 들도록 해주는 기사가 더 적절할 것으로 생각된다. 또한 어려운 내용이 많아 읽기가 어려운 점이 있었다. 평이하게 풀어 쓸 수 없는 내용이면 굳이 기사에 싣지 않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서희원 선임연구원=저는 기후·에너지 분야에서 이 기사를 보면서 이번 참사를 특정 항공기나 특정 기관의 문제라기보다 국가 핵심 인프라의 회복탄력성과 시스템 리스크라는 관점에서 바라봤다. 기후위기 시대에는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만큼 하나의 시스템이 실패했을 때 그것이 연쇄적인 대형 사고로 확산되지 않도록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번 사고를 항공 분야에 국한하지 않고 국가 핵심 인프라의 '회복탄력성(Resilience)'이라는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 결국 사고 예방의 핵심은 특정 설비 하나의 안전성만 확보하는 것이 아니라 시스템 전체에서 어느 한 요소가 실패하더라도 대형 사고로 이어지지 않도록 '다중 안전장치'를 갖추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이번 기획도 '누가 잘못했는가'에서 한 단계 더 나아가 우리나라 핵심 인프라의 설계·관리·감독 체계가 얼마나 회복탄력성을 갖추고 있는가라는 질문으로 확장될 수 있다. 또한 이 사고를 국내 기관 간 책임 공방으로만 보지 않고 국제민간항공기구(ICAO)를 비롯한 국제 안전 규범과 연결해 보는 시각도 고려할 수 있다. 기후에너지 분야에서도 국제감축이나 탄소배출량과 같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데이터와 검증'이 점점 중요해지고 있는데, 항공사고 역시 결국 신뢰할 수 있는 안전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후 대책 및 사전예방이 중요하다. 이번 기획기사 3부작의 장점은 단순한 사고 속보가 아니라 사고 이후의 진상 규명, 국가 시스템, 유가족 문제까지 장기적으로 추적했다는 점이라고 본다. 다만 후속 보도를 고려하고 있다면, 기후·에너지 분야에서도 탄소국경조정제도(CBAM)나 국제감축사업처럼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데이터와 검증체계가 중요해지는 만큼, 독립적이고 투명한 조사와 검증 과정이 명확히 전달되기를 바란다. ◇ '멍예퇴직'·'청년공감' 신선…전기본 기사 좀더 부각시켰으면 ▲박규호 교수=이어서 심층 리뷰를 위한 지정 기획기사 외에 개별 기획·연재 기사에 대한 의견을 나눠 보자. 우선 저는 에너지경제가 에너지 분야를 다루더라도 전문적인 내용을 독자에 맞춰 쉽게 풀어 써주는 노력이 좀더 필요하다고 생각된다. 제목에 영어 약자가 나올 정도면 독자가 제목만 보고 읽기를 포기할 수도 있다. ▲김정훈 교수=최근 인공지능(AI)이나 메가 프로젝트 등으로 전력이 최상위 정책이 된 상황이다. 지난달만 해도 전력수급기본계획 관련 공청회나 토론회가 계속 열리고 있었는데 에너지경제에서 전기본에 대한 기사가 상대적으로 부각이 덜 되는 것이 아쉽다. 종합경제지를 지향하는 것은 이해하지만 그럼에도 최근 이슈를 활용해 에너지경제만의 특화된 분야에서 구독자를 락인(lock-in)시킬 방안도 강구하길 바란다. ▲이해수 교수=저는 에너지경제가 굵직하고 무거운 기사들이 많아서 지난번 독자위원회 회의때 독자가 잠시 숨을 고를 수 있는 기사들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이를 수용해 주신 시도가 눈에 띄었다. 대표적인 것이 국가봉사견의 은퇴 후 삶을 들여다보고 돌봄 방안을 모색한 인턴 기자들의 [멍예퇴직]①·②·③(8월15일·16일17일자) 기사였다. 그리고 강원대학교 디지털미디어커뮤니케이션학과 학생들과 진행하는 연중기획 [청년공감](7월21일자~) 기사들도 대학생의 습작 수준을 넘어 가독성이나 완성도가 높은 기사로 보인다. 이 기획이 마무리될 즈음에는 이 기획에 참여했던 학생들과 멘토 기자들이 좌담회를 열거나 후일담을 나눠 이를 기사화한다면 독자들에게 좀더 생동감 있는 기록이 되지 않을까 제언해 본다. 그리고 좀더 욕심을 낸다면, 청년들이 쓰는 기사라 하더라도 라이프 매거진 기사 같은 느낌보다 에너지경제 제호에 맞게 경제나 산업 생태계와 맞닿는 기획으로 나아가면 좋지 않을까 싶다. 예를 들면 [청년공감] 기사 중 기숙사 건강 문제를 다루는 기사([청년공감] “잠 설치고 야식 못 참아"…대학 기숙사생 건강 잔혹사, 9월13일자)도 학생들의 불규칙한 식사 습관을 넘어 기숙사의 냉난방 에너지 환경이나 주거복지 문제 등으로 연결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위원장 박규호 한신대 경영학 교수 ◆위원 김정훈 서울대 행정대학원 교수 서희원 기후변화센터 선임연구원 이선희 법무법인클라스한결 변호사 이해수 서강대 언론학 연구교수 장박원 본사 편집국장(간사)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우버, 택시에 배달까지?…공정위에 ‘배민’ 인수 사전신청

차량공유 서비스 우버가 국내 1위 배달 플랫폼인 배달의민족 인수를 위해 공정거래위원회에 기업결합을 신청했다. 공정위는 미국의 우버 테크놀로지스가 독일 딜리버리히어로(DH)의 주식 전부를 취득하는 방식의 기업결합 사전심사 신청서를 접수, 심사에 착수했다고 22일 밝혔다. 우버 테크놀로지스는 국내 차량공유 서비스로 '우버택시'를 운영하고 있다. 우버는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의 최대주주인 독일 딜리버리히어로의 경영권 인수를 추진 중이다. 공정위의 기업결합이 승인되면 택시 호출 서비스와 함께 국내 최대 플랫폼의 음식배달 서비스 등 2개 시장에 진출하게 된다. 공정위는 사전심사 후 승인 또는 기각 결정을 하게 된다. 우버는 사전심사가 승인될 경우 공정위에 정식 심사를 제출할 예정이다. 사전심사는 기업결합을 계획한 회사가 기업결합이 경쟁을 실질적으로 제한하는지를 두고 신고 기간 이전에 공정위에 심사를 요청하는 제도다. 이번 기업결합은 우버의 택시 호출 플랫폼 사업과 딜리버리히어로의 배달 플랫폼 사업 간 혼합결합에 해당한다는 게 공정위 판단이다. 기업결합이 승인될 경우 우버는 모빌리티와 배달 서비스 간 교차 이용 확대, 가맹점 대상 광고·프로모션 서비스 확대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다만, 우버가 택시와 배달 서비스 데이터 결합, 통합 멤버십 서비스 등으로 소비자를 유인해 묶으면 시장 지배력이 커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공정위는 국내 택시 호출 시장과 배달앱 시장의 경쟁구조, 경쟁사업자의 사업 활동, 이용자·입점업체의 선택 등에 미치는 영향을 종합적으로 심사할 예정이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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