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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24일부터 美·남미·獨 순방…이재용·젠슨황과 ‘한자리’

이재명 대통령이 오는 24일부터 다음 달 3일까지 미국과 남미 3개국을 잇달아 방문하는 7박11일 순방에 나선다. 미국 실리콘밸리에서 글로벌 빅테크 최고경영자(CEO)들과 만나 인공지능(AI) 협력을 논의하고,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에서는 경제·공급망 협력과 시장 개척에 나설 계획이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정책실장은 22일 브리핑에서 이 같은 순방 일정을 발표했다. 이 대통령은 미국 샌프란시스코를 시작으로 브라질, 칠레, 아르헨티나를 차례로 방문한 뒤 독일 프랑크푸르트를 거쳐 귀국한다. 이 대통령은 24~25일 샌프란시스코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 샘 올트먼 오픈AI CEO, 다리오 아모데이 앤트로픽 CEO, 혹 탄 브로드컴 CEO 등을 만나 AI 투자와 글로벌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청와대는 이 자리에서 글로벌 AI 공급망 핵심 기업들과 투자 및 협력 등 실질적인 성과를 도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같은 기간 열리는 '샌프란시스코 AI 서밋'에도 참석해 글로벌 AI 생태계에서 한국의 역할과 협력 비전을 담은 '샌프란 AI 선언'을 발표할 예정이다. 서밋에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최태원 SK그룹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 이해진 네이버 이사회 의장을 비롯한 국내 기업인과 글로벌 빅테크 CEO, 연구자, 스타트업, 투자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다. 행사에서는 국내 기업과 글로벌 빅테크 간 양해각서(MOU) 체결도 예정돼 있다. 이 대통령은 25일에는 드리슨 호로위츠, 세콰이어 캐피털, 제너럴 캐털리스트, 코슬라 벤처스, 라이트스피드 벤처 파트너스, 뉴 엔터프라이즈 어소시에이츠 등 미국 주요 벤처캐피털 대표들과 만나 한·미 벤처 생태계 협력 방안을 논의한다. 미국 일정을 마친 뒤에는 26일부터 브라질을 국빈 방문해 루이스 이나시우 룰라 다시우바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이어 29~30일 칠레를 공식 방문해 호세 안토니오 카스트 대통령과 회담하고, 30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는 아르헨티나를 방문해 하비에르 밀레이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다. 한국 대통령의 아르헨티나 양자 방문은 22년 만이다. 청와대는 이번 남미 순방의 핵심 목표로 교역·투자 확대와 공급망 협력 강화를 제시했다. 브라질과 아르헨티나 정상회담에서는 한-메르코수르(Mercosur·남아메리카 공동시장) 무역협정 협상 재개를 논의하고, 칠레와는 자유무역협정(FTA) 현대화 방안을 협의할 예정이다. 위 실장은 “브라질·칠레·아르헨티나는 핵심 광물과 에너지, 식량 자원이 풍부한 국가"라며 “핵심 광물 공급망 관련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하고 식량·에너지 수입원 다변화를 위한 협의를 심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번 순방은 남미 핵심 경제국과의 교역·투자 확대는 물론 한국 외교의 지평을 글로벌사우스로 넓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1심 유죄’ 오세훈, 명태균에 발목 잡혔다…사법리스크 현실화에 대권 시계 ‘급제동’

오세훈 서울시장이 정치자금법 위반 사건 1심에서 시장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인 벌금 1000만원을 선고받으면서 정치권에 적잖은 파장이 일 것으로 보인다.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시장직을 유지할 수 있다. 다만 차기 대권주자로 꼽히는 오 시장으로서는 사법리스크를 안고 정치 행보를 이어가야 하는 만큼 시정 운영은 물론 대권 행보에도 상당한 부담을 안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중앙지법 형사22부(재판장 조형우)는 22일 '여론조사비 대납 의혹'을 받는 오세훈 서울시장에 대한 1심 선고 공판에서 벌금 1000만원과 추징금 2100만원을 선고했다. 앞서 오 시장은 2021년 4·7 서울시장 보궐선거를 앞두고 '정치 브로커' 명태균씨에게서 총 10차례에 걸쳐 여론조사 결과를 받고 비용 3300만원을 후원자인 김한정씨에게 대신 내게 한 혐의로 지난해 12월 기소됐다. 재판부는 5회에 걸친 여론조사 실시 비용 2100만원에 대해서는 유죄를 인정하고, 나머지 1200만원 상당의 여론조사 비용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정치자금법은 민주 정치를 건전하게 하는 데 처벌 목적이 있다. 김한정으로부터 대납받은 것으로 보이는 2100만원은 결코 작은 금액이 아니다"라며 “공직선거법상 금지된 후보자의 의뢰에 의한 여론조사를 실시하려는 것으로 보여 죄질도 좋지 않다"고 밝혔다. 다만 “당내 경선 과정에서 이뤄진 점, 약 한 달간 비교적 짧은 기간 범행이 이뤄진 점, 범행 이후 명태균과 직접적인 관계를 맺지 않은 점 등은 유리한 정상으로 참작했다"고 설명했다. 오 시장은 선고 후 “납득할 수 없다"며 “항소심에서 다투겠다"고 말했다. 이번 판결의 가장 큰 파장은 차기 대권주자로서 오 시장의 정치적 입지에 미칠 영향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서울시정 역시 상급심이 진행되는 동안 사법리스크의 영향권에 놓일 가능성이 커졌다. 이번 선고로 오 시장이 곧바로 시장직을 잃는 것은 아니다. 다만 대법원에서 시장직 상실형이 확정될 경우 시장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1심에서 시장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이 선고되면서 오 시장은 상급심이 진행되는 동안 사법리스크를 안고 시정을 이끌어야 한다. 민선 9기 핵심 정책 추진에도 부담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향후 핵심 사업 추진 과정에서는 민주당의 공세가 한층 거세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서울시 주요 정책 역시 정치적 논란과 맞물리면서 추진 동력이 다소 약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무엇보다 차기 대권 구도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오 시장은 사상 첫 5선 서울시장이자 국민의힘의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꼽힌다. 6·3 지방선거에서 극적인 역전승을 거둔 이후 무소속 한동훈 의원과 함께 차기 대권주자 선호도 상위권을 유지해왔다. 지난 19일 공표된 포털신문·올리서치 의뢰 비전코리아 정례 여론조사 7월 3주차 결과(지난 16~18일·전국 성인 1105명·표본오차 95% 신뢰수준 ±2.9%포인트(p)·무선 RDD 100%·전화ARS·접촉률 19.9%·응답률 4.5%·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를 보면 '차기 대통령감' 설문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은 12.6%로 3위를 기록했다. 지방선거 직후 실시된 6월 1주차 조사에서는 20.2%로 선두를 기록하는 등 보수 진영의 대표 주자로 평가받아 왔다. 앞서 일본 유력 일간지 요미우리는 이달 초 오 시장과의 인터뷰를 비중 있게 소개하며 '보수 재건의 기대를 모으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치권에서는 이번 선고를 계기로 민주당이 오 시장의 사법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부각하며 정치 공세 수위를 높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종근 정치평론가는 “1심에서 시장직 상실에 해당하는 형이 선고된 만큼 민주당은 대법원 확정 판결 전까지 오 시장의 사법리스크를 지속적으로 부각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이어 “내달 전당대회 이후 민주당 새 지도부가 출범하면 서울시를 겨냥한 공세도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다"며 “오 시장 입장에서는 항소심 결과가 향후 시정 운영과 대권 행보를 좌우할 중요한 분수령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李대통령 ‘17억 근저당’ 의혹 확산에…靑 “이자는 안 받아”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 성남시 분당 아파트 매각 과정에서 설정된 17억7000만원 규모의 근저당권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 청와대가 “매수인의 사정을 고려해 이자를 받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귀령 청와대 부대변인은 22일 청와대 유튜브 채널 '팩트방앗간'에서 “통상 잔금 지급을 몇 달간 유예하면 액수가 크다 보니 이자만 해도 상당하다"며 “이자를 받지 않기로 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최근 분당 아파트를 29억원에 매도하면서 매수인을 상대로 채권최고액 17억7000만원의 근저당권을 설정했다. 매도인인 이 대통령이 잔금 일부를 유예해 주고 해당 아파트를 담보로 채권을 확보한 형태다. 이와 관련해 청와대는 사실상 야권에서 제기한 '사채업자식 거래'라는 비판을 반박하는 데 주력했다. 이날 방송에 출연한 한문도 서울디지털대학교 부동산학과 교수는 안 부대변인의 “주택 담보로 잔금 일부를 유예한 것이 은행 대출과 어떤 점이 다르냐"는 질문에 “똑같은 행위인데 거래행위 주체가 다를 뿐"이라며 “매수자의 조합원 지위권에 대해 배려를 해서 한 거래"라고 설명했다. 한 교수는 해당 아파트가 윤석열 정부 당시 1기 신도시 선도지구로 지정된 점을 언급하며 “조합 설립 인가 이후에는 조합원 지위가 양도되지 않아 현금청산 대상이 될 수 있다"며 “매수자를 고려한 대통령의 매매 행위라고 보면 맞는 것 같다"고 말했다. 무이자로 잔금을 유예한 점에 대해서도 그는 “대통령이 배려한 것으로 보인다"며 “(유예 기간이) 1~2년이 아니라 3~4개월 정도이고, 만약 잔금일에 지급하지 않는다면 민법상 연체이자를 계산해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이자를 받지 않는 만큼 세법상 증여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청와대는 이날 언론 공지를 통해 “무이자에 따라 발생하는 증여세 문제는 관련 규정에 따라 처리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무이자로 발생하는 이익에 대한 증여세는 법령에 따라 매수자가 부담하게 된다. 청와대는 전날에도 별도 입장을 내고 “근저당 설정은 10월 말 처리될 미지급 잔금에 대한 근저당"이라며 “매수인의 사정을 배려해 등기 이전을 했고 근저당 설정은 거래 당사자들의 민사상 합의에 따라 투명하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또 “대통령 자택은 대통령 부부가 28년간 실거주했던 1주택으로 부동산 시장 정상화 의지를 보이기 위해 시세보다 낮은 가격에 재건축 기대이익을 포기하고 처분했다"고 밝혔다. 매수자와의 관계를 둘러싼 의혹에 대해서도 청와대는 “매매는 통상적인 방식으로 부동산을 통해 이뤄졌다"며 “매수인과 사적 인연이나 특수관계가 있다는 주장은 사실무근"이라고 거듭 반박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포기한다더니…상임위 7개 ‘주워 먹은’ 국민의힘, ‘백기투항당’됐다

국민의힘이 길었던 국회 원구성 보이콧을 끝내고 7개 상임위를 고스란히 수용하자 지지층 사이에서는 “빈손 회군"이라는 탄식이 터져 나왔다. 더불어민주당의 11개 상임위원장 단독 선출에 사임계 제출까지 불사하며 배수진을 쳤지만, 결국 대안 없이 복귀했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22일 △교육위원회 △외교통일위원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보건복지위원회 △국토교통위원회 △정보위원회 △성평등가족위원회 등 7개 상임위의 위원장 후보자 등록을 받는다. 국민의힘이 그동안 원구성을 거부하며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 제1야당 할당' 관례를 내세웠다. 하지만 예정된 수순이었던 민주당의 독주에 이는 공허한 구호에 그쳤다. 과거 한때 보여줬던 거대 여당을 압박할 협상 카드는 없었고, 여론을 우군으로 끌어들일 리더십이나 전략이 돋보이지 않았다. 결국 국민의힘은 선관위 특검법 합의를 명분으로 국회 개점휴업에 마침표를 찍는 현실적 판단을 했다. 특검법 합의문에는 양당이 특별검사 임명을 위한 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날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는 “이번 합의안을 보니 국힘 의원들은 정말 싸울 생각이 없는 것 같다", “적당히 올공시위 사그라 들면 적당히 원내 들어가서, 적당히 꿀 빠는 상임위 들어갈 생각"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또한 “나라 꼴이 이런데 상임위 자리 가져와서 뭐하냐", “원내대표 사퇴하고 원내대표직 없애라", “더불당이 던져주는 상임위원장 개밥을 받기 위해 특검을 합의해, 이 불쌍한 양반들아"라는 비판이 올라왔다. 정점식 원내대표는 민주당이 이미 선출한 11곳 상임위에 대해 “변동 가능성까지 염두에 두고 말씀드린 건 아니다"며 재협상 가능성을 스스로 일축했다. 제1야당으로서 뼈아픈 대목은 내부 '밥그릇 챙기기' 양상이다. 당 지도부는 힘겹게 수용한 7석의 위원장 자리를 두고 기형적인 임기 배분을 결정했다. 이양수 의원에게 정보위와 농해수위를, 김정재 의원과 송석준 의원에게 국토위와 외통위를 각각 1년씩 교대해서 맡기기로 한 것이다. 여기에 상임위원장을 맡지 못한 일부 중진들의 반발까지 더해졌다. 4선 안철수 의원(외통위)과 유의동 의원(국토위)이 위원장직을 희망하며 경선 요구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국민의힘 현역 의원 사이에서는 원내지도부의 협상에 대한 불만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고 있다. 보이콧을 끝내지 않고 밖에서 겉돌면 '발목 잡기' 프레임에 갇힐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무위원회에는 부동산감독원 설치법, 경제·민생 분야의 정부 세제 개편안과 반도체 메가특구 특별법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있다. 23일 본회의를 거쳐 원구성을 마치더라도, 리더십 부재와 당내 이견을 드러낸 국민의힘이 향후 입법 정국에서 얼마나 협상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는 미지수라는 평가가 나온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내 재산 얼마나 불었나”...가구당 순자산 6억3000만원 돌파

지난해 국내 자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가계의 부(富)가 큰 폭으로 불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주택 가격 상승에 더해 국내외 증시 강세가 겹치면서 금융자산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다만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 가치가 함께 커지면서 국가 전체의 순자산 증가는 상대적으로 제한됐다. 22일 한국은행과 국가데이터처가 발표한 '2025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가계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산은 1경4200조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보다 1167조원(9.0%) 늘어난 규모다. 증가율은 전년(3.1%)의 약 세 배 수준으로, 2021년 이후 가장 높은 상승폭을 기록했다. 이를 인구 기준으로 환산하면 1인당 순자산은 2억7475만원으로 추정됐다. 전년(2억5184만원)보다 9.1% 증가했다. 가구 기준 평균 순자산도 6억3427만원으로 1년 새 7.9% 늘었다. 가계 자산 확대는 금융자산이 이끌었다. 순금융자산은 3767조원으로 전년보다 674조원(21.8%) 증가하며 2009년 이후 가장 높은 증가율을 기록했다. 특히 주가 상승 영향으로 지분증권과 투자펀드 자산이 525조원 늘어 전년도 감소세에서 증가세로 전환됐다. 현금·예금 역시 152조원 증가했고, 비금융자산도 주택 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494조원(5.0%) 확대됐다. 자산 구성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주식과 펀드 등 금융자산 비중이 커지면서 가계 순자산에서 부동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4년 말 74.6%에서 지난해 말 71.9%로 낮아졌다. 반면 세부 구성에서는 주택이 50.4%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고, 주택 이외 비금융자산(23.0%), 현금·예금(18.9%), 보험·연금 등 기타 금융자산(13.3%), 지분증권·투자펀드(11.5%) 순으로 나타났다. 남민호 한국은행 경제통계2국 국민 B/S팀장은 “2024년에는 가계 주식 등 지분증권·투자펀드가 감소했지만 작년에는 코스피와 해외 증시가 호황을 이어가면서 자산이 증가했다"면서 “주택 가격 상승률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면서 자산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국제 비교에서는 국내 가계 순자산이 선진국과 격차를 보였다. 시장환율(2025년 평균 1422원/달러) 기준 1인당 순자산은 19만3000달러로 미국(51만4000달러), 호주(42만2000달러), 캐나다(29만7000달러)보다는 낮았지만 일본(17만2000달러)은 소폭 웃돌았다. 가구당 순자산도 44만6000달러로 일본보다 높고 미국·호주보다는 낮은 수준이었다. 반면 국가 전체의 순자산 증가세는 가계와 달리 크게 둔화됐다. 금융·비금융법인과 일반정부를 포함한 국민순자산은 지난해 말 2경4561조원으로 전년보다 531조원(2.2%) 늘어나는 데 그쳤다. 2024년 증가율(5.0%)과 비교하면 상승폭이 절반 이하로 축소됐다. 한국은행은 비금융자산이 3.8% 증가했음에도 순금융자산이 326조원(-20.4%) 감소한 영향이 컸다고 설명했다. 순금융자산 감소는 2020년 이후 처음이다. 국내 증시 상승으로 외국인이 보유한 국내 주식의 평가금액이 커지면서 대외금융부채가 확대된 것이 주요 배경으로 분석됐다. 국민순자산 증가 요인을 보면 자산 취득 등 거래 요인으로 319조원, 자산가격 변동 등 거래 외 요인으로 212조원이 각각 늘었다. 해외주식 투자 확대 등에 힘입어 금융자산 순취득은 160조원 증가했지만, 외국인 보유 국내 주식 가치가 급등하면서 금융자산 평가손실이 발생해 증가 효과가 상당 부분 상쇄됐다.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비금융자산의 명목보유이익은 610조원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한편 지난해 말 부동산 자산은 1경7836조원으로 1년 전보다 709조원(4.1%) 증가했다. 비금융자산 가운데 부동산 비중도 76.6%로 소폭 높아졌다. 주택 시가총액은 7710조원으로 8.0% 늘며 2021년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기록했고, 증가분의 대부분은 수도권 주택가격 상승이 견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송재석 기자 mediasong@ekn.kr

‘여수 1호’ 석화사업 7000억 투입, 수입 나프타 0% 관세…“중동발 원유 등 수급관리”

글로벌 공급 과잉 등 업황 부진에 허덕이는 석유화학(석화) '여수 1호 사업재편 프로젝트'에 금융·세제 등 7000억원 넘는 지원 패키지가 가동된다. 정부는 여천 NCC(나프타분해설비) 중심으로 한화솔루션·DL케미칼·롯데케미칼의 여수 사업을 통합하고, 2개 공장 폐쇄 등 생산설비를 감축하는 '여수 1호' 석화 사업재편을 본격화한다. 지난 2월 발표한 '대산 1호' 석화 산업 사업재편 프로젝트에 이어 두 번째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를 열어 이 같이 밝혔다. 구 부총리는 “구조적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산업은 신속한 사업재편을 지원하고 모두가 성장할 수 있는 건전한 산업생태계를 만들어가겠다"고 강조했다. 정부는 7000억원 이상 지원 패키지를 마련, 석화 사업재편 시 자금 부담을 덜어주기로 했다. 산업은행 등을 통해 최대 4500억원의 신규 자금을 공급한다. 사업재편 기간인 오는 2029년 말까지 협약채무 상환도 유예한다. 무역보험공사는 사업재편 기업의 수입보험료를 최대 30% 할인하고, 2000억원 규모 수입자금 대출보증도 지원한다. 중동발 에너지 수급 안정과 기업들의 원가 절감을 위해 올해까지 수입 나프타, 나프타 제조용 원유에는 0% 무관세를 적용하기로 했다. 기업 분할·합병 등 과정에서 발생하는 취득세, 등록면허세도 75∼100% 감면한다. 설비가동 중단, 자산매각과 관련된 과세 이연 기간 확대 등 법인세 부담도 덜어준다. 또, 원활한 사업재편 추진을 위해 기업결합 심사 기간을 120일에서 90일로 단축하고, 사업재편 이전에 취득한 인허가 승계도 허용하기로 했다. 현재 여수는 8월까지 고용위기 선제대응지역으로 지정돼 있다. 정부는 이후에도 고용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고용위기지역 지정도 검토한다. 최근 중동 지역 긴장이 다시 고조됨에 따라 정부는 원유, 나프타 등 수급안정조치를 유지하고, 공급망 관리도 강화하기로 했다. 구 부총리는 “대외 불확실성이 어느 때보다 높아 중동 상황의 변화와 우리 경제 각 부문에 미치는 영향을 철저히 점검·대응하고, 추가 방안도 선제적으로 강구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원유와 나프타의 경우 8월까지 전년 수준 이상의 물량을 확보했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나프타 파생상품 등 핵심 품목 재고도 안정적인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건설업 부진이 심화되면서 건설공사 대금 체불과 불법 하도급을 막기 위한 전자대금지급시스템이 구축된다. 정부는 현재 발주자와 원도급사, 하도급사, 근로자로 이어지는 다단계 도급 구조에서 전자대금지급 시스템을 도입, 발주자가 공사대금과 임금을 직접 주는 체계로 개선할 계획이다. 해당 시스템 운영도 조달청에서 건설산업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로 이관해 체불을 원천 차단한다는 방침이다. 정부는 현재 공공뿐 아니라 민간 건설공사에도 전자대금지급시스템 사용을 의무화하기 위해 건설산업기본법 개정을 추진 중이다. 인공지능(AI) 반도체, AI데이터센터, 피지컬AI 등 3대 메가프로젝트 추진을 위한 국책연구기관 중심의 전담 연구지원단도 구성된다. 연구지원단은 경제·인문사회연구회(NRC)와 국가과학기술연구회(NST) 및 학계·산업계 등 전문가로 구성된 프로젝트별 기술지원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정책 수립과 기업활동을 지원한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현장] 쿠팡·SKT 수천억 과징금?…“형벌적 제재, 절차적 정당성 필요”

최근 대형 플랫폼과 통신사의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정부의 과징금 부과가 잇따르는 가운데, 학계가 현행 과징금 제도의 법적 정당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도록 제도를 재설계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행정법이론실무학회·정보통신정책학회·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는 21일 서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위반행위에 대한 행정제재의 효율성과 정당성'을 주제로 공동학술대회를 열고 개인정보 유출 등에 부과되는 과징금의 법적 성격과 절차적 정당성, 산정 기준 등을 놓고 논의를 진행했다. 이번 학술대회는 최근 플랫폼 기업 규제가 강화되고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대규모 과징금 부과 사례가 잇따르면서 행정제재의 적정성과 법적 정당성이 새로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마련됐다. 특히 과징금이 행정법상 의무 이행을 확보하기 위한 수단을 넘어 기업 활동과 국제 통상환경에도 영향을 미치는 만큼, 법적 안정성과 예측가능성을 높일 수 있는 보다 정교한 제도 설계가 필요하다는 데 논의가 집중됐다. 실제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 대한 제재 규모는 빠르게 커지고 있다. 학술대회 자료집에 따르면 올해 내부자 해킹으로 약 3755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쿠팡에는 국내 최대 규모인 6246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앞서 지난해 약 2300만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된 SK텔레콤에도 1347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된 바 있다. 현행 개인정보보호법은 전체 매출액의 3%까지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여기에 개인정보보호법 개정으로 반복적이거나 대규모 피해를 초래한 중대한 위반행위에 대해서는 전체 매출액의 최대 10%까지 부과할 수 있는 징벌적 과징금 제도가 도입돼 오는 9월 시행을 앞두고 있다. 이원우 서울대학교 공익산업법센터장은 개회사를 통해 “개인정보 유출에 대한 실효성 있는 대응은 필요하지만, 과징금이 수천억원 규모의 징벌적 제재로 확대되는 상황에서는 형벌에 준하는 절차적 통제와 책임주의, 비례원칙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며 “좋은 규제는 강한 규제가 아니라 공익 보호와 예측 가능성, 책임 원칙이 균형을 이루는 규제"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발제를 맡은 송시강 홍익대 법과대학 교수는 '법률상 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제재의 위헌성에 관한 연구'를 주제로 과징금 제도의 헌법적 한계를 짚었다. 송 교수는 최근 과징금이 사실상 징벌적 제재로 기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며 법률유보원칙과 적법절차원칙, 재판청구권 측면에서 현행 제도를 재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히 행정기관이 부과하는 과징금이 형사처벌에 준하는 성격을 갖게 된 만큼, 법관의 재판을 거치지 않는 행정제재를 정당화할 수 있는 요건도 보다 엄격하게 살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법률상 의무 위반에 대한 행정제재가 정당성을 갖기 위해서는 소추기관과 심판기관의 분리, 대심적 절차의 보장이 필요하거나 법관의 전권 심사에 의한 통제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과징금의 절차적 정당성이 쟁점으로 떠오른 가운데, 이어진 발제에서는 현행 과징금 산정 체계의 구조적 한계도 집중적으로 논의됐다. 과징금 산정 방식 역시 주요 쟁점으로 떠올랐다. 전체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할 경우 위반행위와 직접 관련이 없는 사업부문의 매출까지 반영될 수 있는 데다, 외부 해킹 등 제3자의 행위가 개입된 사고에서 기업의 책임 범위를 어디까지 인정할 것인지도 논란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김태오 국립창원대 법학과 교수는 '과징금의 본질 및 기능의 재구조화'를 주제로 발표하며 개인정보 유출 과징금을 중심으로 현행 제도의 본질과 기능을 분석했다. 그는 부당이득이 발생하지 않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에도 매출액을 기준으로 과징금을 산정하는 현행 체계의 문제점을 지적했다. 김 교수는 “개인정보 유출 사고는 유출된 사업자가 어떤 부당이득을 얻는다고 보기 어렵다"며 “그럼에도 매출액을 산정의 기초로 과징금을 부과하다 보니 사건의 본질과 현행 과징금 체계가 부합하지 않는다는 문제 제기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해킹의 경우 해커 행위를 사업자의 행위로 귀속시킬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도 있다"며 “단순히 의무 위반이 있고 결과가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 과징금을 부과하는 구조에는 한계가 있다"고 지적했다. 배기철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도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제도의 현황과 개선방안을 발표하며 현행 제도의 문제점을 짚었다. 배 교수는 안전조치의무 위반과 개인정보 유출은 법적 성격이 다른 행위임에도 현행 제도는 이를 충분히 구분하지 않은 채 유출 결과를 중심으로 제재하는 경향이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현행 개인정보 유출 관련 과징금 제도는 안전조치의무 위반과 개인정보 유출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 경우에도 유출이라는 결과만으로 책임을 부과하는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해킹기법이 고도화되는 상황에서 과징금 규모만 지속적으로 키우는 방식의 실효성에도 의문을 제기했다. 배 교수는 “오늘날 기술 수준과 해킹기법의 발전을 고려하면 개인정보를 완벽하게 보호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며 “이런 상황에서 해킹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과징금 규모와 제재 수준만 계속 강화하는 방식이 개인정보 유출사고 예방에 실질적인 효과가 있는지 근본적인 의문이 든다"고 말했다. 이어 단기적으로는 현행 제도의 틀을 유지하면서 과징금 산정 기준을 합리화하고, 장기적으로는 결과책임 중심의 규율체계를 행위자의 고의·과실과 책임 정도를 반영하는 자기책임 원칙 중심으로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이어진 종합토론에는 홍대식 서강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정훈 청주대 회계학과 교수, 주동진 경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최명지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참여해 행정제재의 정당성과 실효성, 개인정보보호법상 과징금 제도의 개선 방향 등을 논의했다. 토론자들은 개인정보 보호의 실효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데는 공감하면서도, 제재의 비례성과 책임원칙 역시 함께 고려해야 한다는 데 의견을 같이했다. 특히 과징금 규모를 일률적으로 높이기보다 기업의 귀책 정도와 위반행위의 관련성을 종합적으로 따져 제재 수준을 결정해야 한다는 데 공감대가 형성됐다. 김성환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는 “단순히 제재 수준을 크게 높인다고 해서 문제의 원인이 해결되는 것은 아니라는 현실을 먼저 인식할 필요가 있다"며 “기업의 데이터 활용에 따른 사회적 비용은 적절히 내부화하되, 제재 역시 기업의 유인체계를 바로잡을 수 있는 적정 수준에서 설계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선관위 특검 합의한 여야…‘2라운드’ 쟁점은?

6·3 지방선거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특별검사(선관위 특검) 도입에 여야간 합의안을 마련했다. 다만 이번 선관위 특검의 실질적 위력을 결정하는 수사 범위와 기간, 인력 규모는 미해결 과제로 남았다. 한병도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와 정점식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1일 원내지도부 2+2 회동을 열고 국회에 국민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선관위 특검을 추천하는 내용의 특검법안에 합의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3일 지방선거 이후 48일 만이다. 합의안에 따르면 국민추천위원회는 교섭단체가 각각 3명씩 추천한 총 6명으로 구성된다. 추천위원회는 대한변호사협회와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가 각각 추천한 특검 후보 3명씩, 총 6명 가운데 2명을 여야 합의로 대통령에게 추천하고 대통령이 이 중 1명을 특별검사로 임명한다. 수사 범위와 기간, 인력 규모를 둘러싼 여야의 입장차는 여전하다. 특검의 실질적인 파급력을 결정하는 요소인 만큼, 특검 출범 이후 정국 주도권을 염두에 둔 정치적 계산이 맞물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국민의힘은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비롯한 선관위의 구조적 부실과 관리 책임을 폭넓게 규명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장동혁 대표가 그동안 올림픽공원 집회에 참석하며 재선거 필요성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온 만큼, 특검 수사를 계기로 재선거 여론을 확산시켜 정부·여당을 압박하려는 전략이라는 게 정치권의 관측이다. 반면 민주당은 수사 대상을 선거관리 부실의 원인 규명에 집중해야 한다는 기류가 강하다. 특검 이슈가 확대될 경우 선거 논란이 장기화하면서 국정 운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추천 방식을 둘러싼 갈등은 역대 특검에서도 반복돼 왔다. 특검 추천권은 사건의 성격과 수사 대상에 따라 달라졌다. 현직 권력이나 여권 인사가 수사 대상이었던 2016년 '최순실 국정농단 특검'과 2018년 '드루킹 댓글조작 특검'에서는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성을 확보한다는 명분 아래 야당이 추천권을 행사했다. 반면 2007년 당시 대통령 당선인이던 이명박 후보를 겨냥한 BBK 특검은 정치적 중립성을 이유로 대법원장이 후보를 추천했다. 즉 살아있는 권력을 수사할 때는 야당 추천, 특정 정파에 추천권을 맡기기 어려운 사안은 제3자 추천이라는 원칙이 적용돼 왔다는 것이다. 여야는 일단 특검법을 7월 임시국회에서 처리하기로 뜻을 모았다. 이번 합의는 양당 의원총회 추인을 전제로 한다. 정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부결되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김태규 “800억짜리 ‘특검 산업’ 멈춰야…실패했는데 연명치료냐”

국민의힘 김태규 의원(울산 남구갑)이 21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2차 종합특검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에 나섰다. 김 의원은 3대 특검(내란·김건희·채해병)의 미진한 부분 수사를 연장하는 이번 개정안을 “실패한 특검에 대한 연명치료"로 규정했다. 해당 개정안은 오는 24일 수사 종료를 앞둔 2차 종합특검의 기한을 사실상 강제로 늘리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대통령의 승인을 전제로 한 연장 횟수를 현행 1회에서 2회로 늘려 수사 기간 30일을 추가로 확보하겠다는 것이다. 김 의원은 명분 뒤에 숨은 독소조항을 정조준했다. 그는 “30일 연장이라는 가면을 쓴 '무기한 특검법'"이라며 “여당이 주도하는 특검이라는 것 자체가 형용모순이며, 이는 특별검사가 아니라 정권의 친위 수사대와 다름없다"고 밝혔다. 특검의 수사 성과가 미진하다는 점도 근거로 들었다. 김 의원은 특검이 청구한 구속영장 18건 중 11건이 기각된 사실을 언급하며 “이미 법원이 기각함으로써 실패를 선언한 특검을 국회가 표결로 연장해줄 수는 없다"고 강조했다. 개정안에 포함된 '감사 방해' 행위 추가와 소급 적용 부칙에 대해서도 날을 세웠다. 김 의원은 “무엇이 방해인지에 대한 기준조차 조문에 없다"며 “이는 대한민국 공무원 전체를 향해 발부된 '백지 영장'이나 다름없다"고 질타했다. 이어 “현행법상 못 끝낸 수사는 국가수사본부에 인계하도록 되어 있고, 이 법을 만든 것도 민주당"이라며 “연장이 아니라 (경찰로의) 인계가 법의 명령"이라고 지적했다. 김 의원은 거듭되는 특검 정국이 막대한 혈세 낭비를 초래하고 있다고 성토했다. 그는 “특검이 특검을 낳고 그 특검이 또 특검을 낳는, 세금으로 돌아가는 영구기관이 되고 있다"며 “이미 발의된 다음 특검까지 합치면 이 정권이 특검에 쏟는 세금만 800억원이 넘는다. 이쯤 되면 수사가 아니라 '800억짜리 산업'"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아울러 김 의원은 “특검 만능주의에서 벗어나 법치주의의 원칙으로 돌아가야 한다"며 개정안의 부결을 촉구했다. 이상무 기자 rokmc@ekn.kr

중동 전면전 가능성에, 정부 다시 ‘비상체제’…“8차 석유 최고가 올릴수도”

중동발 군사적 긴장이 고조되면서 정부가 '비상경제 대응체계'를 다시 강화할 방침이다. 미국과 이란 전면전 가능성에 대비, 비상경제본부회의를 다시 대통령이 주재하고, 개최 횟수도 늘리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국제유가도 90달러에 육박하면서 정부는 오는 24일 8차 석유 최고가격을 다시 올릴 가능성도 내비쳤다. 21일 재정경제부, 산업통상부 등 관계부처에 따르면 정부는 22일 비상경제본부회의 겸 경제·산업경쟁력강화 관계장관회의, 24일 민생물가 특별관리 관계장관 태스크포스(TF) 등을 잇달아 연다. 미국의 이란 공습이 열흘째 이어지는 가운데 미군 3명이 사망했다. 미국이 재차 보복 수위를 높이면서 종전 협상도 무력화된 상황에서 비상경제 대응 일정을 보다 촘촘히 잡았다는 게 정부 설명이다. 재경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전면전도 우려되는 상황이라 비상국정 운영 태세를 강화하는 것"이라며 “총리가 주재하는 비상경제본부회의를 다시 대통령이 할 수도 있고, 민생물가 TF를 통해 국제유가와 물가 관리, 공급망 대응책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중동사태가 발생했던 지난 3월부터 비상경제 대응체계에 착수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비상경제점검회의를 직접 챙겼다. 이어 총리와 경제부총리가 주재하며 비상경제점검회의는 한 주에 3회 열렸다. 이후 미국과 이란이 종전 협상을 하면서 7월부터 대통령이 주재했던 비상경제점검회의는 총리가, 총리 주재는 부총리가 맡으면서 2회로 단축됐다. 중동 정세가 안정화되면서 정부도 대응 수위를 낮췄다. 하지만, 미-이란 간 무력 충돌이 다시 격화되면서 정부는 비상경제점검회의를 다시 대통령 주재로 바꾸고, 3회로 늘리는 방안을 고심 중이다. 정부가 원유 공급가 상한선을 정한 석유 최고가격제도 지속한다. 정부는 오는 24일 8차 최고가격제를 통해 유가 변동에 따른 휘발유 등 가격 상한선을 다시 정해 발표할 예정이다. 150원 낮췄던 가격 상한선을 다시 올려 잡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 대통령은 이날 국무회의에서 “원래 계획에 따라 지금쯤 (최고가격을) 더 내리거나 폐지했어야 하는데, 오히려 더 강화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정부는 지난 3월13일 처음 석유 최고가격제를 도입한 이후 4개월 이상 유지하고 있다. 종전 협상 후 국제유가가 안정적 흐름을 보이자 정부는 6월 27일 7차 석유 최고가격을 통해 리터(ℓ)당 150원을 인하하기로 했다. 휘발유는 1784원, 경유 1773원, 등유 1380원으로 각각 조정했다. 이후, 열흘 간 이어진 무력 충돌에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원유 수송 차질 우려로 국제유가가 다시 치솟고 있다. 미군 병사 사망 소식 이후 브렌트유 가격은 장중 한때 배럴당 90달러를 넘어서기도 했다. 정부는 향후 국제유가 안정되면 최고가격제 종료도 검토하기로 했지만 무력 충돌 속 유가의 상승세 전환에 당초 계획을 보류하기로 했다. 국제유가가 다시 오르는 상황에서 가격 상한선을 풀었다가 그동안 억제했던 가격 인상분이 한꺼번에 반영되면 물가가 급등할 수 있어서다. 원유 자원안보 위기 경보가 다시 상향될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종전 협상에 따라 6월 30일 원유 자원안보 위기경보를 '경계'(3단계)에서 '주의'(2단계)로 하향 조정했다. 천연가스 '주의' 경보는 해제했다. 이어 7월 1일부터 공공부문 차량 2부제와 공영주차장 5부제도 모두 종료했다. 중동 정세 불안이 다시 장기화될 조짐에 정부는 국제유가 상승, 원유 수급 등 변동 상황에 대비할 방침이다. 다만, 정부는 차량 2부제 재개 등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했다. 또, 7∼8월 원유는 전년 대비 110% 이상 확보했고, 9월까지 원유 수급에 문제가 없다는 게 산업부 설명이다. 산업부 관계자는 “중동 상황이 어떻게 전개될지 몰라 현재로서는 석유 최고가격제 종료나 위기경보 상향 여부 등을 예단하기 어렵다"며 “원유 수급이나 유가 등에 변동이 생기면 상황을 보고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원승일 기자 won@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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