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 일부 국제선 여객기에 지속가능항공유(SAF) 혼합 연료가 급유될 전망이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30일 국토교통부와 산업통상자원부는 국내 정유사가 생산한 SAF를 활용한 국제 노선 정기 운항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SAF는 동·식물에서 유래한 바이오매스 및 대기 중 포집된 탄소 등을 기반으로 생산돼 기존 항공유 대비 탄소 배출량을 80%까지 저감할 수 있는 친환경 연료다. 이날 SAF 상용 운항 첫발을 뗀 대한항공은 내년 7월까지 1년간 인천발 일본 하네다행 노선에 SAF 혼합 연료를 투입한다. 전반 6개월은 에쓰오일, 후반 6개월은 SK에너지가 생산한 SAF가 적용된다. 양사 SAF 모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인증을 받았다. 대한항공에 이어 티웨이항공(인천∼구마모토), 아시아나항공(인천∼하네다), 이스타항공(인천∼간사이), 제주항공(인천∼후쿠오카), 진에어(인천∼기타큐슈)도 올해 4분기까지 순차적으로 SAF 급유를 시작할 예정이다. 이들 6개 항공사 모두 국내 정유사로부터 공급받은 SAF를 혼합해 주 1회 급유한다. 그간 대한항공이 수입산 SAF 혼합유를 일부 노선에 적용해오긴 했다. 그러나 국산 SAF를 국적 항공사 여객기에 혼합 급유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대한항공은 지난 2017년 수입산 SAF 혼합유로 미국 시카고∼인천 구간에 여객기를 한 차례 운항했다. 현재는 오슬로·스톡홀름∼인천 화물 노선과 파리∼인천 여객 노선에 각각 수입산 SAF 혼합 항공유를 적용하고 있다. 최근 프랑스 파리에 취항한 티웨이항공도 SAF 혼합유 활용에 동참하기 시작했다. 티웨이항공은 프랑스 당국 규제에 따라 파리에서 인천으로 귀국하는 첫 항공편에 SAF를 1.5% 혼합 급유했다. 이날부터 국산 SAF 급유가 본격 시작됨에 따라 한국은 ICAO 누리집에 '세계 20번째 SAF 급유 국가'로 등재됐다. 국제항공 탄소 감축에 한발짝 더 다가가게 된 것이다. 나아가 정부는 ICAO의 '국제항공 탄소상쇄·감축제도'(CORSIA)가 의무화되는 2027년부터 국내에서 출발하는 모든 국제선 항공편 SAF 1% 혼합 급유 의무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작년 국적사 운송량을 기준으로 1% 혼합 급유가 의무화될 경우 연간 약 16만t 탄소배출을 감축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는 국내 승용차 5만 3000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 배출량에 해당한다. 정부는 현재 SAF 시세가 일반 항공유 2∼3배 수준인 만큼 SAF 혼합 의무화가 항공 운임에 미칠 영향도 최소화할 방침이다. 운수권 배분 시 운임 인상 정도를 반영하는 것을 비롯해 항공사의 공항시설 사용료 인하, SAF 이용 승객에 혜택 제공 등 다양한 방안을 구상 중이다. 아울러 정부는 SAF 생산·공급·기술 개발 전 주기에 걸친 지원책도 마련한다. 이를 통해 세계 1위 항공유 수출국으로서 글로벌 SAF 시장을 선점한다는 전략이다. 산업부는 국내 기업 SAF 생산공장 신설 투자 등에 대한 인센티브를 마련하고, 투자가 확정될 경우 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인허가 절차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정부는 폐식용유 외 다양한 원료를 기반으로 SAF를 생산할 수 있도록 규제 완화 및 해외 바이오자원 공동 조사에 나선다. 아울러 국내외 기업과 한국석유공사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해외 원료 확보·저장·유통 인프라 구축 등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이밖에 산업부는 SAF 품질 기준 마련, 혼합량 검증을 추진한다. 국토부도 국적 항공사 SAF 사용을 통한 탄소감축 실적이 CORSIA에 원활히 반영될 수 있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할 예정이다. 국토부, 산업부, 국적 항공사, 국내 정유사, 인천국제공항공사, 한국공항공사는 SAF 사용 확대에 협력하기로 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에서 'SAF 상용 운항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제주항공, 진에어, 이스타항공, 티웨이항공, 에어부산, 에어프레미아, 에어로케이 등 9개 국적 항공사와 SK에너지, GS칼텍스, 에쓰오일, HD현대오일뱅크, 한화토탈에너지스 등 5개 국내 정유사가 참여했다. 안효건 기자 hg3to8@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