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농협금융지주가 차기 회장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선임을 위한 임원후보추천위원회를 진행하고 있는 가운데, 수장들의 대거 교체가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강호동 농협중앙회 회장이 취임한 후 처음 단행하는 CEO 인사라 농협중앙회 입김이 작용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향후 거취에 가장 관심을 받고 있는 이석준 NH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이석용 NH농협은행장은 교체 가능성이 높다는 예상에 무게가 실린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 임추위는 이달 중순께 차기 회장과 은행장, 계열사 CEO 후보자를 발표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주와 은행 CEO 인사가 있었던 지난 2022년 당시에는 12월 12일에 차기 농협금융 회장을, 같은 달 22일에 차기 행장과 생명보험, 캐피탈 등 자회사 CEO를 발표했다. 큰 변수가 없다면 올해도 비슷한 일정으로 진행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이번 인사는 강호동 농협중앙회장이 지난 3월 취임한 후 처음 실시되는 인사라 쇄신의 폭이 클 것이란 전망이다. 농협중앙회는 농협금융 지분을 100% 소유하고 있어 농협금융 인사에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특히 농협금융 임추위에 농협중앙회가 추천한 비상임이사가 포함돼 농협중앙회의 입장을 대변하고 있다고 여겨진다. 박흥식 현 농협금융 비상임이사도 강호동 회장이 추천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이번 CEO 인사에서 강호동 회장의 입김이 작용해 변화를 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당장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는 이석준 농협금융 회장과 이석용 농협은행장의 교체 가능성이 언급된다. 두 수장 모두 2년의 첫 임기를 채운 상태다. 농협금융 회장과 계열사 CEO의 경우 연임이 아예 없는 것은 아니지만, 대체로 연임을 하지 않고 첫 임기 후 물러나는 모습을 보여왔다. 여기에 이석준 회장은 올해 초 강호동 회장과 NH투자증권 사장 선임을 두고 이견을 보였고, 이석용 행장은 올해 농협은행 금융사고가 잇따라 발견돼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윤해진 NH농협생명 대표와 서옥원 NH농협캐피탈 대표, 김현진 NH벤처투자 대표도 이달 말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어 향후 거취에 관심이 쏠린다. 임기가 남아 있는 서국동 NH농협손해보험 대표, 오세윤 NH저축은행 사장 등의 교체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들은 올해 1월 취임해 1년 임기가 남아 있다. 하지만 강호동 회장이 사표 제출을 요구해 자리에서 물러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과거에도 농협중앙회장이 새로 취임하면 농협금융 계열사 수장들이 일괄적으로 사표를 내고 자리에서 물러나는 관행이 있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농협금융과 계열사 CEO들이 대부분 2년 임기 후 자리에서 물러났기 때문에 임기가 만료되는 CEO들도 연임에 대한 의지가 크지 않을 수 있다"고 했다. 이어 “강호동 회장 취임 후 금융 계열사 CEO의 큰 변화가 없었기 때문에 이번에 대거 교체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