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이 2018년부터 7년간 이어진 재무적투자자(FI)들과의 풋옵션 분쟁을 마무리하면서 교보생명의 향후 행보에도 한층 더 탄력이 붙을 전망이다. 교보생명은 중장기적으로 손해보험사, 저축은행 등 인수합병(M&A)을 통해 금융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하는 한편, 금융지주사 설립과 기업공개(IPO)도 꾸준히 추진할 것으로 관측된다. 특히 교보생명은 최근 주당 1200원의 현금배당을 결정했는데, 이로 인해 FI들은 신 회장과의 분쟁이 끝났음에도 수십억원대의 배당금을 수령하게 됐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 회장 측은 지난달 7일 어펄마캐피탈로부터 교보생명 지분 5.33%를 액면분할 전 기준 주당 19만8000원에 매입했다. 이어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싱가포르투자청(GIC)이 보유한 교보생명 보유 지분 각각 9.05%, 4.50%를 신한투자증권 등 금융사에 매각했다. 거래가격은 어피니티컨소시엄 초기 투자가격인 주당 24만5000원보다 낮은 23만4000원이었다. 투자은행(IB) 업계에서는 2018년 어피니티가 주당 40만9000원에 풋옵션을 행사했지만, 신 회장이 이에 응하지 않은 것을 두고 신 회장이 애당초 주주 간 계약을 이행할 의지가 없는 것 아니냐는 의구심이 있었다. 그러나 결국 신 회장이 FI들과 협상에 성공하면서 이러한 의혹을 단번에 불식시켰다. 시장에서 수용 가능한, 합리적인 가격에 풋옵션 의무를 이행하겠다는 약속을 지킨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풋옵션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는 신 회장의 의지는 변한 적이 없었다"며 “주당 41만원이라는, 합리적이지 않은 금액이 문제였던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와 별개로 교보생명은 이달 5일 이사회를 열고 지난해 결산배당으로 주당 1200원을 지급하기로 결의했다. 배당금 총액은 1205억원, 배당성향은 17.2%다. 배당 기준일은 지난해 12월 말로, 신 회장이 올해 들어 풋옵션 협상을 마무리 지은 어피니티와 어펄마캐피탈, GIC에게도 동일하게 지급된다. 해당 사안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신 회장 측이 FI들과 협상하는 과정에서 FI에 배당 수령을 포기한다거나 배당금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지급하겠다는 등의 계약 조건을 제시했다면, FI들은 배당금을 받을 수 없는 구조"라며 “그러나 이번 계약에서 그러한 조건을 넣지 않아 투자금을 회수한 FI들도 수십억원대의 배당금을 챙길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흥미로운 점은 교보생명 관계사인 교보증권은 대주주 차등배당을 실시하며 주주가치 제고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이다. 교보증권은 지난달 최대주주인 교보생명(지분율 84.72%)에는 무배당을, 소액주주들에게는 주당 500원의 결산배당을 결의했다. 시가배당률은 9.3%, 배당성향은 40.7%에 달한다. 이는 최대주주 무배당을 통해 자기자본 확대, 일반주주의 배당 매력 제고를 동시에 달성하겠다는 묘수로 해석된다. 그 결과 교보증권 주가는 작년 말 5560원에서 이달 현재 6670원으로 20% 급등했다. 교보증권은 종합금융투자사(종투사) 진출을 위해 2029년 자기자본 3조원대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는데, 최근 신 회장이 풋옵션 분쟁을 해소하면서 자기자본 확충에 한층 탄력이 붙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온다. 교보생명이 금융지주사 전환과 IPO, 금융 포트폴리오 다각화 등을 추진하면서 브랜드 가치 제고는 물론 관계사들의 펀더멘털 역시 부각될 수 있다는 해석이다. 실제 신 회장은 그간 “보험사는 보험 상품을 파는 곳이 아닌 고객 보장을 잘 하는 곳이 돼야 한다"는 경영 지론을 펼치며 교보생명이 생명보험의 본질인 '고객보장'에 집중하도록 했다. 나아가 교보생명은 건강보험 상품 판매 확대에 힘입어 작년 3분기 누적 별도 기준 당기순이익 9399억원을 기록하기도 했다. 이는 전년 대비 26.54% 증가한 수치다. 교보생명의 지급여력비율(K-ICS)은 배당 전 222.9%, 배당 후 221%로 금융당국의 권고 수준(150%)을 큰 폭으로 상회한다. 또 다른 금융권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이라는 가장 큰 리스크가 해소됨에 따라 교보생명은 안정적인 실적을 바탕으로 지주사 전환, IPO 등을 추진할 수 있게 됐다"며 “교보라는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는 동시에 교보증권 등 자회사들도 도약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된 것"이라고 밝혔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