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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드 한 장에 ‘8년 먹거리’...나라사랑카드 잡은 신한·하나·기업은행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에 신한은행, 하나은행, IBK기업은행이 사실상 최종 선정됐다. 2기 사업자로서 선정이 유력했던 KB국민은행이 탈락한 가운데 신한은행은 플랫폼, 하나은행은 금리를 내세운 것이 선정에 크게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군인공제회 C&C는 지난달 30일 나라사랑카드 3기 사업자 선정 입찰에 참여한 4개 은행(국민·신한·하나·기업은행) 중 신한·하나·기업은행을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했다. 나라사랑카드는 군인 전용 체크카드로, 정부는 해당 카드를 통해 군인 급여와 각종 여비를 지급한다. 사업자로 3개 은행이 최종 선정되면 오는 2026년부터 2033년까지 향후 최장 8년간 나라사랑카드를 발급하게 된다. 은행은 사업자 선정 시 매년 수만명의 신규 고객 확보와 장기·주거래 고객 유입에 유리한 입지를 선점하게 된다. 우선 매년 약 20만명이 입대하는 것으로 단순 계산하면 3기 사업이 진행되는 동안 3개 은행은 총 160만여명의 잠재 고객을 확보하는 셈이다. 군 장병들의 월급은 병장 150만원부터 이병이 75만원에 달한다. 군인공제회는 지난달 24~28일 입찰을 받은 뒤 29~30일 사업자 선정을 위한 프레젠테이션(PT) 심사를 진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1기 사업을 맡아본 경험을 적극 살리는 한편 3기 사업자로서 경쟁력 확충을 위해 전담 조직과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준비에 나선 바 있다. 군 장교 출신 특별채용을 3년째 진행해 오며 군 관련 혜택을 강화하고 사회복무요원 등 병역의무자의 실질적인 복지 증진을 파격적으로 확대하기도 했다. 특히 디지털 플랫폼 구축 역량을 강화해 플랫폼 서비스를 제공한데서 점수를 딴 것으로 분석된다. 업계에 따르면 신한은행은 병무 행정 효율화를 돕기 위해 원스톱 플랫폼 연계 서비스를 제시했다. 군인공제회 측은 앞서 제안서 심사 기준을 밝히면서 안정적인 운영과 군 장병에게 제공하는 특화된 서비스 부문에 배점이 높다고 밝힌 바 있다. 하나은행은 이번 기회에 나라사랑카드 사업에 진출하게 되면서 군 장병들의 유입 기반을 마련했다. 여기엔 군 전용 특화 금융상품상 다양성과 함께 경쟁사보다 0.5%p의 적금 이자를 더 주는 금융혜택을 선보인 게 높은 평가를 받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 외에도 하나은행은 다양한 군 전용 비대면 금융상품 출시와 디지털 프로세스 개발 등을 통해 군 장병들의 편익 증진을 확대했다. 기업은행은 올해 12월까지 2기 사업을 맡고 있어 최근 사업 동향 이해도가 높았던 만큼 출발부터 유리한 위치를 점했다는 평가다. 기업은행은 3기 사업자 입찰을 위해 기존 사업 고도화를 목적으로 외주 컨설팅을 활용하기도 했다. 또한 국책은행인 점과 2기 사업 운영 시 점유율이 높지 않았던 점 등도 3기 사업자 낙점에 힘을 실어주는 요소였다. 그간 과감히 제공해 온 높은 금리 상품과 혜택들도 선정에 기여한 것으로 분석된다. 기업은행은 지난해 IBK장병내일준비적금 상품 금리를 은행권 내 가장 높게 제시한 바 있다. 카드 혜택으로는 전 영역 혜택 추가에 더해 군마트(PX)에서 모든 품목에 대한 청구 할인을 기존 10%에서 최대 20%로 높였다. 이에 현재의 서비스를 확충하는 동시에 연결감 있는 사업을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2기(2016~2025년) 사업자이자 유력한 후보자로 꼽혔던 국민은행의 탈락은 예상밖이란 평가가 나온다. 국민은행도 군인 타깃 적금상품 금리를 인상하고 카드 마케팅을 확대했지만 연속 낙점엔 고배를 마시게 됐다. 업계에선 2기 나라사랑카드 사업 당시 국민은행의 점유율이 70~80%에 달해 3기 사업자 선정 시 반발이 따를 수 있는 점 등 형평성을 고려한 것이라는 추측이 따른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설계사 연루 ‘보험사기’ 증가…정쟁 속 법안 통과 난항

보험설계사가 보험사기에 가담하는 사례가 늘어나면서 이를 막기 위한 법안도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그러나 이들 모두 조기 대선을 비롯한 정치 이슈에 묻혀 본회의 통과가 요원한 상황이다. 6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감독원 등이 적발한 보험사기 인원 10만8997명 중 보험설계사는 2017명(1.9%)으로 2021년(1178명·1.2%) 보다 대폭 불어났다. 3년 연속 보험사기 적발금액이 1조원을 상회하고, 지난해는 1조1500억원을 돌파하며 최고치를 경신한 배경이다. 일명 '나이롱 환자'를 비롯한 자동차보험 사기를 필두로 골프보험·펫보험 등을 망라하는 상품에서도 사기가 성행하고 있다. 보험사기 알선·유인 금지를 비롯한 내용을 담은 보험사기방지법 특별법 개정안이 개정됐고, 금감원도 보험업 종사자의 보험사기 연루행위 금지의무를 어긴 설계사 35명에 대해 제재를 통보하는 등 노력을 경주하고 있으나,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셈이다. 보험사와 GA가 실적 향상을 비롯한 목적으로 이들을 끌어들이는 것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 올 1분기에도 모집·법인보험대리점(GA) 임원 제재를 골자로 하는 법안들의 발의된 원인이다. 이와 관련해 박정희 보험연구원 선임연구원은 “보험사기에 가담한 모집종사자에 대해서는 규제가 강화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전했다. 하태경 보험연수원장도 페이스북을 통해 “국회는 보험사기 설계사들을 '원스트라이크 아웃'으로 영구퇴출시키는 법안을 반드시 제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2월 보험사기 전력자들이 △보험설계사 △GA △법인보험중개사 임원 등 보험모집종사자가 될 수 없도록 하는 개정안을 발의했다. 보험사기 전력자가 모집종사자로서 사기에 가담하고, 이를 전파하는 사례가 나오고 있음에도 활동을 제한하는 기준이 미비하다는 것이다. 강 의원은 설계사가 업무정지 또는 과태료 처분을 받은 후 5년 이내에 다시금 처분을 받으면 등록취소가 가능하도록 가중제재 기준을 마련해야 한다는 법안도 발의했다. 같은당 박상혁 의원도 보험사기 특별법 및 형법 제347조 위반으로 벌금 이상의 형 또는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경우 별도의 행정처분 없이 설계사 자격을 제한하도록 규정해야 한다고 대표발의했다. 보험사기 범죄가 보험사기 특별법에 따라 규제되지만, 현행법상 설계사 자격 제한 요건에 포함되지 않아 유죄판결을 받아도 별다른 행정처분 없이 활동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김상훈 의원이 보험대리점을 포함한 설계사·중개사의 결격사유 및 등록 취소사유를 금융관계법령 위반으로 확대해야 한다고 하는 등 여당에서도 뜻을 모으고 있다. 선량한 설계사를 보호하면서도 제재의 실효성을 끌어올린다는 목적이다. 김 의원은 형 집행 종료 및 면제 후 적용기간을 3년에서 5년으로 늘리고, 보험대리점에 대한 업무정지에 갈음해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보험업의 제판분리(상품 개발은 원수사, 판매는 대리점이 담당하는 형태) 가속화로 GA의 입지가 강화되고 있는 반면, 내부통제 수준이 미흡하다는 이유다. 앞서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도 보험사기에 가담한 종사자를 별도 행정처분 없이도 즉시 퇴출 가능한 근거를 포함한 개정안을 발의한 바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야를 막론하고 보험산업 신뢰도 향상 및 금융소비자 피해를 막기 위한 법안이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으나, 수개월째 미뤄지고 있다"며 “형평성 제고 등 불합리한 규제를 완화하는 것도 덩달아 막힌 상황"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50세+’ 금융 전쟁…인뱅도, 페이도 ‘시니어 모시기’

금융권이 시니어 고객을 새로운 타깃층으로 주목하며 서비스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인터넷전문은행과 간편결제 서비스를 제공하는 페이사도 중장년층의 금융 수요 증가에 발맞춰 맞춤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인터넷은행 토스뱅크는 시니어 고객층을 강화하기 위해 중장년·시니어 고객 전담 조직을 신설하고 관련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다. 대상은 50대 이상의 액티브 시니어와 영시니어 계층이다. 현재 토스뱅크에서 40대 이상 고객 비중은 48%에 달한다. 이에 따라 단순한 금융 서비스를 넘어 헬스케어, 자산관리 등과 연계된 라이프케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은미 토스뱅크 대표는 지난달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50대 이상의 액티브 시니어는 2차 베이비붐 세대로, 퇴직 후 금융 니즈가 활발해지고 있다"며 “시니어 고객과 관련해 대출보다는 자산관리나 수신 쪽의 서비스를 보고 있고, 금융과 비금융을 결합한 여러 형태의 서비스를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또 지난해 대면 고객지원센터를 '토스뱅크 라운지'로 재정비하고, 65세 이상 고객에게 맞춤형 금융 상담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와 케이뱅크도 시니어 친화 서비스를 강화 중이다. 두 은행은 시니어 고객을 위해 앱 화면을 단순하게 구성한 '간편 홈' 모드를 제공하고 있다. 또 시니어 고객 전용 상담을 제공하고, 금융 교육 등을 실시한다. 특히 카카오뱅크는 인공지능(AI) 기반 금융범죄 예방 교육, 보이스피싱 대응 교육 등을 통해 금융 사기에 취약한 시니어 고객 보호에 나서고 있다. 간편결제 업체인 페이사도 시니어층을 공략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카카오페이가 있다. 카카오페이의 경우 선불충전금 서비스인 카카오페이 머니를 사용하는 50대 이상 사용자 수는 작년 기준 전년 대비 150만명이 늘었다. 카카오페이는 지난달 가족과 함께하는 시니어 금융 도전기 '당연하지 않은 미션' 2편을 공개했는데, 이는 카카오페이가 시니어 고객에 가지고 있는 높은 관심을 보여준다. 60대 이상의 일반인 시니어 출연자 3명이 자녀·손녀와 팀워크를 발휘해 금융 미션을 해결하는 과정을 담은 영상으로, 카카오페이의 '큰 글씨 홈' 기능을 활용해 시니어 고객의 사용 편의성을 강조했다. 카카오페이는 디지털 금융 사각지대를 해소하기 위해 '사각사각 페이스쿨'을 운영하고 있는데, 실제 시니어 수강생들 의견을 기반으로 시니어가 겪는 불편함과 니즈를 해결하기 위해 이번 영상을 제작했다. 카카오페이 관계자는 “디지털 시대에 소외되는 세대가 없도록 '누구에게나 이로운 금융'을 위한 여정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권이 이처럼 시니어층에 주목하는 이유는 이들이 많은 자산을 보유하고 있는 데다 은퇴 후에도 자산관리, 상속 등 복합적인 금융 니즈를 가지고 있어 장기 고객으로 확보할 수 있는 잠재력이 크다고 보기 때문이다. 젊은 층을 중심으로 디지털 뱅킹 경쟁이 포화된 상황에서 시니어층은 상대적으로 경쟁이 덜한 시장으로 평가되기도 한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한국이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든 만큼 금융사들이 시니어층을 장기 고객으로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양종희 KB금융 회장, 이환주 국민은행장과 어린이날 기념행사

양종희 KB금융그룹 회장이 이환주 KB국민은행장과 함께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하고, 건강한 성장을 응원하는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6일 KB금융그룹에 따르면 KB금융은 이달 2일 KB국민은행 여의도 신관 다목적홀에서 KB금융 주요 계열사의 직장어린이집 아동을 대상으로 어린이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KB금융은 이날 만 3~5세반에 재원 중인 원아 93명을 초청해 인기 어린이 뮤지컬 '누가 내 머리위에 똥쌌어?'를 관람하고, 풍선 아트와 삐에로 공연 등 아동 눈높이에 맞춘 즐길거리도 제공했다. 또한 직장어린이집 재원 아동 173명에게 수제 쿠키 세트와 'KB스타프렌즈' 캐릭터 돗자리 등으로 구성된 어린이날 선물을 제공했다. 양종희 회장과 이환주 행장도 직접 행사장을 찾아 어린이들에게 선물을 전달했다. KB금융은 '아이 키우기 좋은 일터'를 목표로, 가족친화적인 제도 운영과 돌봄 지원을 통해 일과 가정이 양립할 수 있는 기업 문화를 만들며 저출생 위기 대응에 앞장서고 있다. KB금융은 “앞으로도 출산, 육아 등 아이를 키우는 일이 개인의 책임이 아니라 사회의 공동 과제임을 인식하고, 가정의 안정을 통해 일터의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다질 수 있도록 다양한 저출생 지원 제도를 운영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치솟는 금값에...은행권 골드뱅킹 잔액 사상 첫 1.1조 돌파

미국의 관세정책 등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이 쏠리면서 금값이 급등세를 이어가는 가운데 은행권의 골드뱅킹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1조1000억원을 돌파했다. 6일 은행권에 따르면 KB국민, 신한, 우리은행의 올해 4월 말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1조1025억원이었다. 3월 말(1조265억원) 대비 한 달 새 760억원 늘었다. 1년 전인 작년 4월 말(6101억원)과 비교해도 1.8배에 달한다. 골드뱅킹은 금 실물 인수도 없이 자유롭게 금에 투자하는 수시 입출금이 가능한 금융투자상품이다. 국민은행, 신한은행, 우리은행의 골드뱅킹 잔액은 2023년부터 작년 상반기까지 5000억~6000억원대를 유지하다가, 하반기부터 잔액이 급증해 올해 3월에는 사상 최초로 1조원을 넘어섰다. 대내외 불확실성으로 안전자산인 금에 자금이 몰린데다 달러화 약세, 미국 국채 등 달러 표시 자산 매도 움직임, 각국 중앙은행의 금 매집 등이 맞물리며 금 가격이 연일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금시장에서 이달 2일 1kg짜리 금 현물은 1g당 14만8270원에 거래를 마쳤다. 작년 말(12만7850원) 대비 16.3% 급등한 수치다. 골드바도 판매량이 꾸준히 늘고 있다. KB국민, 신한, 하나, 우리, 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골드바 판매액은 348억7200만원으로 집계됐다. 1년 전인 작년 4월 골드바 판매액(89억8300만원)의 3.9배에 달한다. 골드바 판매량이 급증하면서 한국조폐공사, 한국금거래소 등은 올해 2월 금 원자재 수급 문제를 이유로 판매를 일시 중단했다. 지난달부터 일부 은행에서 한국금거래소의 1kg 상품 등이 판매 재개됐지만, 여전히 제한은 있다. 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은 한국금거래소의 1kg 골드바만, 하나은행은 한국금거래소와 LS MnM의 1kg 골드바만 판매 중이다. 신한은행은 일부 상품의 재고가 소진돼 예약 판매로 전환할 정도다. 다만 하나은행, 우리은행은 이번주 한국조폐공사의 골드바 판매를 재개한다. 하나은행은 이달 7일부터 한국조폐공사 골드바 4종(37.5g, 100g, 500g, 1kg)을 판매한다. 우리은행은 8일부터 한국조폐공사 골드바 5종(37.5g, 100g, 375g, 500g, 1kg)의 판매를 재개한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정부, 올들어 한국은행서 71조 대출...1분기 이자만 445억원

정부가 올해 1월부터 4월 말까지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메우고자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린 누적 대출금이 71조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은행으로부터 제출받은 '대(對)정부 일시대출금·이자액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들어 4월 말까지 정부가 한국은행으로부터 빌린 누적 대출금은 총 70조7000억원이었다. 올해 누적 일시대출 규모는 해당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치다. 다만 정부는 자금을 많이 빌린 만큼 꾸준히 갚아 올해 빌린 70조7000억원과 지난해 넘어온 대출 잔액 5조원을 더한 75조7000억원을 4월 말 현재 모두 상환한 상태다. 한국은행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세입의 국고 수납과 세출 집행의 시기적 불일치를 보완하기 위한 재정 운영 수단이다.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인 자금 부족을 메우는 것이다. 개인이 시중은행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열어놓고, 필요시 수시로 자금을 충당하는 것과 비슷하다. 정부가 한국은행의 마이너스통장을 많이 이용했다는 건 그만큼 쓸 곳(세출)에 비해 걷힌 세금(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뜻이다. 올해 일시 대출 이자율은 '(대출) 직전분기 마지막 달 중 91일 물 한은 통화안정증권의 일평균 유통수익률에 0.10%포인트(p)를 더한 수준'이 적용된다. 이 기준에 따라 올해 1월 발생한 일시대출 이자는 총 445억3000만원으로 추산된다. 지난해 정부는 2092억8000만원에 달하는 일시대출 이자를 한국은행에 지급한 바 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대선 2025] ‘박스피’ 탈출, 해법은 상법? 자본시장법?…李·金, 자본시장 개혁 맞대결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한국 주식시장의 '박스피(박스권 코스피)' 탈출을 위한 해법으로 상법과 자본시장법 개정을 각각 내세우며 정면 대결 구도를 형성하고 있다. 양 후보는 기업지배구조와 자본시장 신뢰 회복이라는 공통된 목표 아래, 상이한 법 개정 전략을 공약으로 제시했다. 6일 정치권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후보는 상법 개정을 통해 소액주주 보호를 강화하고, 기업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는 방식으로 자본시장 개혁에 나서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김 후보는 상법보다는 자본시장법 개정에 무게를 두고, 상장기업을 중심으로 한 지배구조 개선과 시장 친화적 규제 정비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웠다. 양측이 제시한 법 개정안은 그간 정치권에서 뜨거운 쟁점이 되어 온 사안으로, 누가 차기 정부를 이끌게 되든 논의가 급물살을 탈 가능성이 높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이 후보는 민주당이 추진했던 상법 개정안을 재정비해 다시 추진하겠다고 공언했다. 핵심은 다중대표소송제, 감사위원 분리 선출 의무 확대, 집중투표제 의무화 등이다. 대기업 중심의 폐쇄적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소액주주의 경영 감시 권한을 강화하겠다는 취지다. 이 후보는 지난달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의 근본 원인은 기업 지배구조 불신에 있다"며 “상법 개정을 통해 외국인과 기관투자자, 일반 국민이 안심하고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반면 김 후보는 상법 개정보다 자본시장법 개정이 더 현실적이고 효과적인 방식이라는 입장이다. 그는 자본시장법을 개정해 상장사에 한해 주주보호 의무를 대폭 강화하고, 사외이사의 전문성을 제고하는 방안을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김 후보 역시 지난달 26일 서울 여의도 캠프 사무실에서 이러한 내용의 'K자본시장 선진화 공약'을 공개하는 자리에서 “1400만이 넘는 개인투자자들은 코리아디스카운트의 핵심 원인으로 시장과 소통 부족, 불투명한 지배구조, 주주환원 부족 등을 지적하고 있다"며 “국민의 자산 증식을 넘어 국가적 경제성장을 위해 반드시 장기 박스피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금융투자업계는 양 후보의 법 개정 공약이 차기 정부 출범 후 빠른 속도로 추진될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기업가치 제고'와 '투자자 보호'라는 명분을 가지고 있어 국민적 설득력이 높다는 평가다. 다만 각 법안은 여야 간 정치적 대립이 심했던 사안인 만큼, 국회 논의 과정에서 정파적 갈등이 재현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특히 상법 개정은 그간 보수 진영이 강하게 반대해 온 만큼, 이 후보가 대통령에 당선되더라도 진전을 장담하긴 어렵다는 관측이다. 자본시장법 개정 역시 규제 강화에 대한 반발, 일부 조항의 이해상충 문제 등으로 법안 통과에 진통이 예상된다. 그럼에도 자본시장 업계는 양 후보가 법 개정을 통해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에 나서겠다는 방향성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특히 기업의 자발적인 가치 제고 노력과 제도적 기반이 맞물릴 경우, 외국인 투자 확대와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기대가 높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지배구조 개편이든 자본시장 인프라 개선이든, 제도 개정이 시장 신뢰 회복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중요한 것은 실행의 속도와 정치권의 협치 의지"라고 말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대선 2025] 양당, 가상자산 규제 완화 ‘또 공약’…“지난 대선·총선 때도 공약에 그쳐”

6·3 조기 대선 후보자의 가상자산 공약은 대체로 규제 완화에 초점을 맞췄다. 최대 1600만명에 이르는 '가상자산 투자자' 표심을 공략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가상자산 업계는 선거철마다 가상자산 공약이 남발됐지만 제대로 이행되지 않았던 점을 들어 이번 공약도 무산될 수 있을 거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대선을 앞두고 각 정당과 후보들이 가상자산 공약을 내놓고 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는 이날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가상자산 현물 ETF를 도입하고, 통합감시시스템을 구축해 안전한 가상자산 투자 환경을 조성하겠다"며 “거래 수수료 인하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민주당 측 가상자산 정책 공약에는 최근 진행한 디지털 자산 기본법 토론회에서 논의된 내용도 포함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지난달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민병덕 의원은 디지털자산기본법 초안을 선보이고 두 차례 법안 리뷰 간담회를 거쳤다. 이르면 이달 내 법안을 공식 발의할 전망이다. 민 의원의 디지털자산기본법에는 ▲스테이블코인 인가제 ▲ 디지털자산업 정의 및 육성 ▲ 디지털자산위원회 설립 ▲ 발행신고서 제도 ▲ 발행·유통 공시 분리 규율 등 산업 규제와 진흥을 위한 조항이 담겼다. 대선 주자로 확정된 이재명 후보의 정책 싱크탱크인 '성장과 통합' 정책자문그룹엔 토큰증권(STO) 전문가인 김용진 서강대 교수가 합류했다. STO는 블록체인을 활용해 부동산이나 미술품, 음원 등 실물자산을 토큰 형태로 발행해 조각 투자할 수 있게 하는 금융 서비스다. 국민의힘 김문수 후보는 “(가상자산 관련) 제도화를 통해 보다 안정적인 시장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지난달 27일, 김 후보는 “국민연금·한국투자공사 등 정부 기관의 가상자산 투자를 허용하겠다"고 밝혀 주목을 받았다. 김 후보는 가상자산 상장지수펀드(ETF) 상품 거래 허용,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직접 투자 제한 폐지도 함께 공약했다. 가상자산 투자자 보호를 위한 가상자산비서관을 대통령실에 신설하고 디지털 자산을 육성·감독하는 디지털자산위원회를 총리실 산하에 두겠다고도 약속했다. 국민의힘은 가상자산 7대 추진 과제를 발표했다. 추진 과제에는 ▲ 1거래소 1은행 체제 폐기 ▲ 기업·기관의 가상자산 거래 제도화 ▲ 가상자산 현물 ETF 거래 연내 허용 ▲ 토큰증권(STO) 법제화 ▲ 스테이블코인 규율 체계 도입 ▲ 디지털자산 육성 기본법 제정 ▲ 획기적 과세 체계 마련 ▲ 글로벌 가상자산 산업 허브 육성 등이다. 양당이 제시한 가상자산 공약은 대체로 규제 완화를 통한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에 무게를 두고 있다. 그간 시장에서 요구해 온 가상자산 ETF 도입 등을 비롯해 시장 육성에 방점을 찍었다. 다만, 공수표 우려도 나온다. 지난 20대 대선과 22대 총선에서도 가상자산 시장 육성을 목표로 한 비슷한 공약이 나왔지만 제대로 추진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20대 대선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은 기업이 가상자산을 발행하는 IOC 허용, 코인 전문 은행 도입, 가상자산 과세 시점 유예와 공제 한도 상향, 디지털자산 기본법 제정 등을 약속했다. 그중 제대로 실행된 것은 가상자산 과세 유예밖에 없었다. 한 가상자산 업계 관계자는 “대선 공약으로 가상자산 ETF 도입과 스테이블코인 규율 등이 논의되는 건 긍정적이다"면서도 “다만 지난 대선처럼 공약에만 그치지 않도록 책임 있는 후속 조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대선 2025] 李 ‘법 개혁으로’ vs 金 ‘세제 혜택으로’…‘박스피’ 돌파 해법 제각각

2025년 대선을 앞두고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김문수 국민의힘 후보가 코스피 박스권('박스피') 탈출을 위한 경제 공약을 발표했다. 두 후보 모두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와 기업 지배구조 개선을 강조했다. 그러나 접근 방식과 세부 정책에서는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7일 정치권에 따르면 이재명 후보는 '코스피 5000 시대'를 목표로 상법 개정을 통한 시장 구조 개혁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는 상법 개정을 재추진해 집중투표제 활성화, 감사위원 분리 선출 확대, 상장회사의 자사주 소각 의무화 등을 통해 기업 지배구조를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또 '쪼개기 상장' 시 모회사 일반주주에게 신주를 우선 배정하도록 제도를 개선하겠다고 강조했다. ​ 이 후보는 주가조작에 단 한 번이라도 가담하면 시장에서 퇴출시키는 '원스트라이크 아웃제' 도입을 공약하며, 임직원과 대주주의 미공개 정보 활용 불공정 행위 엄단, 단기 차익 실현 환수 강화 및 불공정 거래 사전 모니터링 시스템 보강 등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 또한, 이 후보는 자본시장 활성화를 위해 PBR(주가순자산비율) 1배 미만의 부실 상장 종목을 정리하고, MSCI 선진국 지수 편입을 위한 구체적인 로드맵 수립과 외국인 투자자 편의 제고 방안도 포함하겠다고 밝혔다. 이러한 공약은 주식시장 선진화와 투자자 보호 강화를 목표로 하며, 일부 투자자와 전문가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공약이 주가지수 상승에만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근본적인 사회경제적 문제 해결에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 후보의 공약은 국내 자본시장 제도의 틀을 정비하고 선진화하려는 의지가 뚜렷하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실물경제와의 연계성이나 사회 전반의 불균형 해소 같은 보다 근본적인 경제 재설계가 함께 논의돼야 지속가능한 성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평가했다. 김문수 후보는 세제 혜택과 수출 확대, 가상자산 산업 육성을 통해 자본시장을 간접적으로 활성화하겠다는 전략을 내세웠다. 그는 배당소득세 폐지를 통해 개인투자자의 자산 증식을 유도하고, 시장 유입을 확대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특히 김 후보는 '가상자산 시장 활성화 및 산업 육성 전략'을 발표하며, 국민연금과 한국투자공사(KIC) 등 정부기관의 비트코인 투자 허용, 가상자산 ETF 상품 거래 승인, 금융회사의 가상자산 직접투자 제한 폐지 등을 주요 공약으로 제시했다​. 한국형 코인거래소 설립과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등도 포함되며, 국내 가상자산 시장을 제도권 안에서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는 입장이다. 아울러 김 후보는 대통령실 산하에 '가상자산비서관'을 신설하고, 가상자산 감독 업무를 총리실 직속 '디지털자산위원회'로 일원화해 정책 추진의 일관성과 감독 기능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이는 가상자산을 통한 마약·범죄거래 활용, 해킹 피해 등 부작용을 방지하고 이용자를 보호하기 위한 목적이다. 김 후보의 배당소득세 폐지와 제도 정비 중심의 공약은 투자자들로부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실물자산이나 고위험 상품에 대한 공공기관의 투자 확대가 오히려 시장 변동성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존재한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배당소득세 폐지와 같은 파격적 세제 혜택은 단기적으로 투자 심리를 자극할 수 있다"면서도 “글로벌 경기 둔화나 보호무역주의 확산 등 외부 변수에 대응할 수 있는 산업 다변화 전략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장기적인 시장 안정성 확보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대선 후 대출문턱 더 높아진다”...7월 3단계 스트레스DSR 시행

대선이 끝난 직후인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이 시행되면서 가계대출 문턱은 더욱 높아질 전망이다. 금융당국은 이달 중으로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에 앞서 스트레스 금리 수준, 적용 대상 등을 정할 예정이다. 6일 금융권에 따르면 3단계 스트레스 DSR은 주택담보대출(주담대) 한도를 축소하는 것이 골자다. 스트레스 DSR은 미래 금리 변동 위험을 반영해 대출 금리에 가산 금리(스트레스 금리)를 부과해 대출한도를 산출하는 제도다. 미래 금리 변동성 리스크를 반영한 스트레스 금리가 붙으면 대출 한도가 줄어드는 효과가 있다. 금융당국은 지난해 2월 은행권 주담대를 대상으로 0.38%포인트(p)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하는 1단계 조치를 도입했다. 이어 지난해 9월 2단계 조치를 도입하면서 은행권 주담대, 신용대출 및 2금융권 주담대에 수도권 1.2%p, 비수도권 0.75%p의 스트레스 금리를 적용했다. 금융당국은 오는 7월부터 3단계 스트레스 DSR이 도입되는 만큼 금융권 시스템 개발에 걸리는 시간을 고려해 이달 중 스트레스 금리 수준, 적용 대상 등을 정할 방침이다. 스트레스 금리는 과거 5년 중 가장 높았던 수준의 월별 가계대출 가중평균 금리와 현시점 금리를 비교해 결정한다. 다만 금리변동기의 과다 또는 과소 추정을 보완하고자 하한을 1.5%, 상한을 3.0%로 뒀다. 금융당국은 올해 총량적으로 가계대출 증가율을 경상성장률 증가범위 추정치인 3.8% 범위에서 관리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1분기 우리 경제가 -0.2%의 역성장을 기록했고,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음에도 가계부채는 경상성장률 범위에서 관리되고 있다는 게 당국의 진단이다. 지난달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은 3월 말보다 5조원 이상 늘었다. 전체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 속도는 2월 4조2000억원에서 3월 4000억원으로 줄었다가 지난달 다시 불어났다. 기준금리 인하와 함께 올해 2월 서울 토지거래허가구역 일부 해제 등으로 서울 지역 주택 거래가 수개월 시차를 두고 주담대 증가로 이어진 점이 4월 가계대출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여기에 미국 관세정책으로 국내외 주식이 급락하면서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 대출) 등을 통한 투자용 신용대출 수요도 늘었다. 3단계 스트레스 DSR 시행과 별개로 금융당국은 이달부터 한국주택금융공사(HF),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서울보증보험(SGI) 등 3대 보증기관의 전세대출 보증 비율을 대출금의 90%로 일원화한다. 기존에는 HF의 보증비율이 90%, HUG와 SGI서울보증은 100%였는데, 이를 90%로 하향 조정하는 것이다. 보증 한도가 90%로 줄어들면, 은행권은 10%의 리스크 관리를 위해 대출 심사를 더욱 깐깐하게 하고, 금리를 높여 대응할 수 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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