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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영건설이 698억 원 규모의 킨텍스 앵커호텔 건립공사를 수주했다. 태영건설은 주식회사 킨텍스와 '킨텍스 앵커호텔 건립사업'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30일 공시했다. 계약금액은 697억7601만2000원으로, 이는 태영건설의 전년 연결매출액(2조6861억) 대비 2.60% 규모다. 이번 사업은 경기도 고양시 일산서구 킨텍스로 217-59 일대에 연면적 3만500㎡ 규모의 호텔을 건립하는 공사다. 태영건설의 계약 지분은 70.36%이며, 공시된 계약금액은 부가세를 제외한 당사 계약 지분 금액이다. 계약 기간은 2026년 5월 11일부터 2030년 2월 18일까지다. 대금 지급은 선급금 없이 공사 진행 상황에 따라 대가를 받는 기성불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김나현 인턴기자

AI 산업, 올해도 막대한 투자 예상…“과연 돈은 벌 수 있을까” 논란은 이어질 듯

2025년 국내 증시는 인공지능(AI)을 중심으로 움직였다.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실적이 개선됐고, 이는 코스피 지수 상승의 주요 배경으로 작용했다. 반면 연말로 갈수록 글로벌 AI 기업을 둘러싼 밸류에이션 부담이 주목받으며 증시 변동성도 커졌다. 시장에서는 2026년에도 AI가 핵심 산업으로 남겠지만, 투자 판단의 기준은 이전과 달라질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기술 확산과 투자 확대 국면을 지나 실제 수익 창출 가능성을 점검하는 단계로 접어들고 있다는 평가다. 2025년 AI 산업은 글로벌 증시에서 주도 업종으로 자리 잡았다.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AI 반도체 수요가 급증하면서 반도체 업황이 빠르게 회복됐고, 국내 시가총액 1, 2위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 개선이 지수 상승을 이끌었다. AI 밸류체인과 맞닿은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등에 연관된 기업도 상승세를 보였다. AI 투자가 실물 기업 실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2026년을 앞두고 시장의 시선은 달라지고 있다. 그동안 AI 산업의 성장은 대규모 자본 지출(CAPEX)을 전제로 한 확장 국면에 가까웠다. 데이터센터, 전력 인프라, 반도체, 네트워크 장비 등 인프라 구축이 우선됐고, 수익성은 상대적으로 뒤로 밀려 있었다. 그러면서 과잉 투자 우려도 나왔다. 미국에선 엔비디아-오픈AI-오라클 등 일부 AI 기업 간 순환 투자 가능성과 상호 지분 투자 확대와 수익성 논란 등 불안 요인이 부각됐다. 전문가들은 2026년부터는 AI 기업들이 투자 대비 성과를 제시해야 하는 국면에 진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AI를 활용한 서비스와 플랫폼이 매출로 연결되는 구조가 얼마나 안정적으로 구축됐는지가 기업 가치 평가의 핵심 요소가 될 전망이다. 단순히 AI를 도입하거나 관련 사업을 영위한다는 이유만으로는 높은 밸류에이션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분석이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빅테크의 매출 대비 자본 지출 비중은 26년 2분기까지 가파르게 상승할 전망"이라며 “결국 주가 상승을 위해 자본 지출을 감당할 수 있는 수익 창출 여력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AI 산업의 성장 과정에서 인프라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특히 전력 인프라는 AI 확산의 주요 제약 요인으로 지적된다. 대규모 데이터센터와 고성능 연산 환경은 막대한 전력이 필요하지만, 전력망 확충과 에너지 공급은 기술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이에 따라 AI 기업과 국가 차원에서 전력 확보 전략이 중요해지고 있다. 전력 비용과 공급 안정성은 장기적으로 AI 서비스의 수익성과 직결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인프라 대응 능력에 따라 기업 간 격차가 확대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적은 전력으로 높은 효율을 내는 칩이나 클라우드 기업도 주목할 만하다. 지난 11월 구글이 자체 개발한 텐서처리장치(TPU)를 내놓으면서 엔비디아 주가가 출렁였다. TPU는 AI 추론에 특화된 칩으로 확장성은 떨어지지만 기존 엔비디아 칩 대비 전력을 절반만 쓰고 효율성을 높였다. 기술 경쟁 역시 심화하고 있다. 오픈AI는 2022년 11월 ChatGPT 출시 이후 생성형 AI 시장을 선도했다. 이후 이용자 수가 급증하며 생성형 AI의 대중화를 이끌었다. 이에 대응해 구글은 2025년 11월 '제미나이 3.0'을 출시하며 경쟁에 나섰다. 구글은 생성형 AI를 넘어, 개인 비서 역할을 수행하는 에이전틱 AI 시장을 주요 타깃으로 설정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현실 세계에서 구동이 되는 피지컬 AI까지 발전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사용자 경험을 바꿔야 시장 경쟁에서 승자로 남을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준호 하나증권 연구원은 “올해 연초부터 AI 에이전트라는 용어를 사용하고 있지만 사용자 경험은 유의미하게 바뀌지 않았다"며 “본질적으로 일상을 바꾸는, 광고·커머스·예약·지도·결제를 수행하는 경험을 제공하는 에이전트가 탄생해야 승자로 거듭날 수 있다"고 말했다. 국내에서 통합 AI 에이전트를 서비스할 수 있는 기업은 네이버, 카카오, 쿠팡 등 거대 플랫폼이 꼽힌다. 이들은 결제, 커머스, 광고 등의 버티컬 서비스를 갖고 있기 때문에 글로벌 서비스와 차별화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AI 산업을 둘러싼 버블 논쟁도 이어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버블은 신산업에 대한 기대 확대, 유동성 증가, 양호한 경기 환경이 동시에 작용할 때 형성된다. 현재 AI 산업은 이 같은 조건을 상당 부분 충족하고 있다는 평가가 많다. 반면 버블이 조정되는 과정에서는 경기 둔화, 유동성 축소, 투자자 인식 변화가 차례대로 나타난다. 전문가들은 현재 AI 산업 전반이 붕괴 국면에 있다고 보기는 어렵지만, 주가 수준에서는 과열 구간에 진입한 종목이 적지 않다고 보고 있다. 다만 공통된 견해는 주가와 산업을 구분해야 한다는 점이다. 주가는 조정받을 수 있지만, AI 기술과 산업 구조 자체는 유지되고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이는 과거 인터넷, 모바일 산업과 유사한 흐름이라는 평가다. 결국 2026년 AI 투자의 핵심은 선별이다. 투자 규모보다 중요한 것은 수익 구조의 구체성이다. AI 인프라 투자 계획, 전력과 비용 구조, 서비스 수익화 일정이 명확한 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 간 격차는 더 벌어질 가능성이 크다. 2026년은 AI 산업이 성장 단계에서 성과 검증 단계로 넘어가는 분기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아듀2025_증시] 코스피·코스닥, 연초比 ‘76·37% ↑’…‘글로벌 최고’

2025년 국내 증시는 마지막 거래일인 12월 30일을 기점으로 유의미한 기록을 남겼다. 코스피는 4214.17, 코스닥은 925.47로 거래를 마쳤다. 연초 대비 각각 75.6%, 36.5% 상승한 것이다. 올 하반기 코스피는 연중 사상 처음으로 4000선을 돌파했고, 코스닥 역시 시가총액 500조원을 넘어섰다. 단기 반등이 아닌 구조적 상승 흐름이었다는 점에서 2025년 증시는 이전과 다른 국면을 열었다는 평가다. 연초 국내 증시는 순탄치 않았다. 정치적 불안정성과 미국 상호관세 우려가 겹치며 코스피지수는 4월9일 2293까지 밀리며 연저점을 기록했다. 그러나 6월 정권 교체 이후 정책 불확실성이 완화되자 분위기가 빠르게 반전됐다. 주주가치 제고와 불공정거래 근절을 핵심으로 한 자본시장 활성화 정책이 본격화되며 투자심리가 회복됐고, 반도체 업황 개선이 맞물리며 상승세로 전환됐다. 10월27일에는 코스피가 전 거래일 대비 2.57% 오른 4042.83에 마감하며 역사상 처음으로 장중·종가 기준 모두 4000선을 넘어섰다. 6월 3000선을 회복한 이후 불과 다섯 달 만에 1000포인트를 추가로 끌어올린 셈이다. 연말 종가(4214.17) 기준으로 보면, 연초 대비 연말 상승률이 20개국(G20)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 가운데 가장 높은 성과를 기록했다. 이같은 코스피 상승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 시가총액은 사상 처음으로 3000조원을 돌파하며 시장 규모 자체가 한 단계 확장됐다. 수급을 보면 코스피 시장에서 연간 기준으로 외국인은 9조, 개인은 19조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반면 기관은 18조2000억원, 기타법인은 10조5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상승 국면만 놓고 보면 외국인의 역할이 두드러졌다. 외국인은 5월부터 10월까지(8월 제외) 19조5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 연간 기준 수치는 순매도였지만, 핵심 구간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방향성을 만들었다는 평가다. 코스닥은 성격이 달랐다. 개인이 9조1000억원을 순매수하며 상승을 주도했고,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3조1000억원, 7000억원을 순매도했다. 2025년 코스피 상승은 상법 개정 등 제도 개선, 실적 모멘텀, 대외 환경 안정세가 맞물린 구조적 리레이팅으로 요약된다. 정부는 상법 개정을 통해 이사회와 임원진의 충실의무를 '회사'에서 '모든 주주'로 확대했고, 최대주주의 감사위원 선임 의결권을 3%로 제한했다. 독립이사 요건 강화, 전자주주총회 확대, 누적투표제와 감사 선임 분리 의무화 등도 포함됐다. 그동안 논란이 컸던 계열사 합병이나 분할, 오너 중심 의사결정 구조에 제도적 제동이 걸리면서 시장 신뢰가 회복됐다. 법안 통과 직후 코스피가 하루 만에 2% 넘게 급등했고, 글로벌 투자자들의 매수세가 집중되며 '코리아 디스카운트' 해소 기대가 부각됐다. 여기에 반도체 초호황과 조선·방산·원전(조방원) 산업의 경쟁력 강화가 실질적인 상승 동력으로 작용했다. 글로벌 금리 인하 기조 속에서 유동성 환경이 개선된 점도 지수 레벨 상향을 뒷받침했다. 실제로 2025년 코스피 전 업종이 상승한 가운데 기계·장비, 전기·전자, 전기·가스, 증권 업종이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코스닥은 활성화 정책 기대와 AI발 반도체 업황 호조가 투자심리를 끌어올렸다. 하반기 들어 거래대금이 빠르게 회복되며 4분기 일평균 거래대금은 12조7000억원으로 연평균 대비 51.2% 증가했다. 글로벌 관점에서 보면 2025년 증시는 상반기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정책 변수, 하반기에는 AI 투자 랠리가 지배했다고 볼 수 있다. iM증권은 2026년을 여는 질문으로 이 두 축이 어떻게 변화할지를 제시한다. 내년 트럼프 리더십은 지난 10년간 이어진 정치 리더십 이후의 질서를 준비하는 해가 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AI 투자 역시 미국 경제를 좌우하는 핵심 변수다. 기대를 받지만 수익화 지연과 비용 증가, 자산 버블, 전력 부족 등 구조적 과제가 동시에 부각되고 있다. AI 관련 산업과 비관련 산업 간 양극화가 심화되는 가운데, 크레딧 리스크와 인플레이션 재점화 가능성, 연준의 정책 선택이 시험대로 떠오를 전망이다. 이웅찬 iM증권 연구원은 “미국 경제에서 AI 관련 산업과 그렇지 않은 산업 간 양극화가 점차 심해지는 상황"이라며 “이러한 산업 간 양극화가 언제까지 유지 가능할 것인지, AI 투자 열기에서 소외된 부문이나 AI 투자 관련 부문의 크레딧 리스크 부각, 인플레이션 재발 가능성과 연준의 선택 등이 새로운 과제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현대캐피탈이 1000억원 규모 일반사채로 자금을 조달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무보증 일반사채로 1000억원을 조달한다는 내용의 증권발행실적보고서를 공시했다. 인수기관은 한국투자증권과 한양증권이며 인수금액은 각각 700억과 300억이다. 청약개시일과 청약종료일, 납입기일은 2025년 12월 30일이다. 상환기일은 2027년 12월 30일이다. 현대캐피탈은 조달된 자금을 신차, 중고차 리스와 기타 대출에 필요한 운영자금으로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송윤주 인턴기자 외부기고자

케이티스카이라이프가 종속회사인 ㈜케이티이엔에이를 회사분할한다고 공시했다. 분할존속회사는 ㈜케이티이엔에이이며, 분할신설회사는 에이아이미디어방송 주식회사다. 분할기일은 2026년 3월 1일이며, 분할 종료보고일과 분할등기 예정일은 2026년 3월 13일이다. 이번 분할은 ㈜케이티이엔에이가 운영 중인 채널칭, ONT, 헬스메디 TV 채널 사업부문을 단순·물적분할해 전문성을 높이고, 각 사업영역에 역량을 집중하여 기업가치와 주주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것이다. 분할완료 후 ㈜케이티이엔에이는 에이아이미디어방송 주식회사의 주식 전량을 제3자에게 매도할 예정이다. 이번 분할 이후 분할존속회사는 비상장법인으로 사업을 존속하며, 분할신설회사는 비상장법인으로 한다. 이하슬 인턴기자 외부기고자

세아제강이 보유 중이던 자기주식 보통주 3만 6200주를 전량 처분했다고 30일 공시했다. 세아제강은 12월 26일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자기주식 처분을 결정했다. 처분 대상은 보통주 3만6200주였으며, 처분 목적은 임직원 복리후생 자금 마련이다. 처분 방식은 시간외대량매매로 위탁투자중개업자는 NH투자증권이다. 처분 전 자기주식 보유 수량은 발행주식총수 대비 1.3%였다. 처분은 12월 29일 하루 동안 이뤄졌다. 주당 처분가액은 11만 6128원으로, 12월 26일 KRX 종가 대비 4.5% 할인된 가격이다. 처분가액 총액은 42억383만3600원이다. 처분 상대방은 클라만자산운용(9050주), FOX CAPITAL MANAGEMENT(9050주), JANE STREET GLOBAL TRADING, LLC(1만8100주) 등이다. 이번 처분으로 세아제강의 자기주식 보유 수량은 0주가 됐다. 탁유진 인턴기자 외부기고자

[공시] 더코디, CB 매각 대금 납입 일정 대폭 연기

코스닥 상장사 (주)더코디가 보유 중인 자기전환사채(Treasury CB)의 매각 대금 납입 일정을 연기했다. 3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더코디는 해당 CB의 매각 대금 납입 일정을 대폭 연기한다고 공시했다. 이번 매각 대상은 회사가 지난 2024년 9월 만기 전 취득해 보유하고 있던 '제8회차 무기명식 이권부 무보증 사모 전환사채(권면총액 30억 원)'다. 당초 회사는 사모투자회사 로드원프라이빗에쿼티 대표 박준식 씨에게 이를 재매각하여 운영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매수인의 자금 사정으로 인해 당장 이날(30일) 입금됐어야 할 2차 중도금(10억 원)과 내년 1월 예정된 잔금(10억 원) 납입이 모두 불발됐다. 변경된 일정에 따르면, 회사는 내년 4월 30일에야 중도금을, 5월 29일에 잔금을 수령하게 된다. 사실상 자금 유입이 5개월가량 지연된 셈이다. 더코디의 2025년 3분기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현재 미상환된 제9회차 전환사채(약 35억 원)를 보유하고 있다. 해당 사채는 조기상환청구권(Put Option) 행사가 가능한 기간에 진입해 있다. 더코디는 올해 3분기 누적 영업손실 약 16억 원을 기록하며, 지난 2022년 이후 4년 연속 영업 적자 기조를 이어오고 있다. 한편, 더코디 주가는 불안한 재무 상황과는 대조적으로 상승 흐름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필두로 한 반도체 소부장(소재·부품·장비) 섹터 전반에 투자 심리가 개선된 덕분이다. 김고은 인턴기자 외부기고자

[2025ETF㊤] AUM 300조원 ‘눈앞’…수익률 상위권은 조·방·원

2025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300조원 규모로 성장했다. ETF 상품도 1000개를 넘어섰다. 2021년 '동학개미 운동' 이후 개인 투자자가 크게 늘면서 ETF 시장도 함께 커졌다. 내년에도 ETF 시장은 성장세를 이어갈 전망이다. 갑작스레 시장이 커지면서 운용사 간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한 과열 경쟁도 계속 지적되고 있다. 2025년 ETF 시장 리뷰와 운용사 경쟁 구도를 두 편에 나눠 살펴본다. -편집자주 2025년 ETF 시장은 양적으로 크게 성장했다. 증시 활황과 연금계좌를 통한 ETF 투자가 늘면서 자금이 몰렸다. 원자력·방산·반도체 등 구조적 성장 테마를 담은 상품이 높은 성장률을 기록했다. 금·은·구리 등 원자재 관련 ETF와 커버드콜 및 배당 상품도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였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29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ETF 순자산총액(AUM)은 297조2225억원으로 집계됐다. 특히 지난 6월 4일 국내에 ETF가 도입된 지 23년 만에 200조원을 처음 돌파한 이후 약 반년 만에 100조원 가량 불어났다.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증시 활황에 코스피가 4000선을 돌파하면서 ETF도 순자산이 많이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운용 보수가 0%대로 1%대인 공모 펀드보다 저렴한 점도 투자자 유입에 긍정적인 요소다. '동학개미 운동' 이후 투자 저변이 확대되면서 ETF 시장 규모도 덩달아 커졌다. 지난 30일 기준 국내 상장 ETF 상품 수는 1058개로 한 해 출시된 상품만 173개다. 2020년 41개, 2021년 77개, 2022년 114개, 2023년 137개, 2024년 165개로 매년 빠르게 늘고 있다. 상품 종류도 다양해졌다. 대표 지수 추종과 테마 ETF를 넘어 커버드콜 및 배당상품, 원자재, 액티브 등 다양한 ETF가 투자자 관심을 받았다. 육동휘 KB자산운용 ETF상품마케팅본부장은 “2025년 미국 대표지수를 추종하는 S&P500, 나스닥100 ETF 성장을 필두로 AI 테마, 금, 은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ETF가 두각을 나타냈다"며 “특히 연금 계좌에서 해외자산 투자 확대가 ETF를 통해 이뤄지면서 양적 성장에 가속화를 가져왔다"고 말했다. 국내 증시가 강세장이었던 만큼 대부분 ETF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연간 수익을 비교할 수 있는 885개 상품 중 726개는 플러스 수익률을 기록했다. 수익률 상위권은 방산·원자력·반도체·원자재 등 2025년 개별 종목의 성과가 좋았던 테마였다. 국내 상장 ETF 중 레버리지 상품을 제외하고 지난해 연간 수익률 기준 상위 20개 상품을 테마별로 묶어보면, 방산 3개, 원자력 2개, 반도체 4개, 전력설비 4개, 원자재 3개 등이다. 수익률이 가장 높았던 ETF는 PLUS K방산(177.06%)이었다. 2023년 출시한 방위산업 테마 ETF로 현대로템·한화에어로스페이스·한화오션·한국항공우주 등 국내 핵심 방산기업에 투자한다. 2위는 HANARO 원자력 iSelect(175.29%)였다. 2022년 출시한 원자력 테마 ETF로 두산에너빌리티·HD현대일렉트릭·한국전력·효성중공업 등 국내 원자력 관련 기업에 투자한다. 올해 ETF 트렌드 중 하나는 금·은·구리 등 원자재 상품이었다. 2025년 금과 은 가격은 각각 70%와 180% 이상 올랐다. 금 가격 급등은 주요 국가들이 달러 가치 하락과 지정학적 불안에 대비해 안전자산을 확대한 영향이다. 은은 산업 수요 급증과 공급 병목 현상이 맞물리며 가격이 올랐다.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면서 ETF 수요도 늘었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ACE KRX금현물' ETF에는 연초 이후 3조780억원의 뭉칫돈이 몰렸다. 코스피200, 미국S&P500 등 주요 지수 추종 ETF 다음으로 많은 자금이 몰렸다. 커버드콜과 배당 상품에도 투자자 돈이 몰렸다. 커버드콜 및 배당 상품은 예적금 금리처럼 고정적인 수익을 내면서 은행 상품보다 높은 수익률을 내고 싶어하는 투자자를 공략했다. 운용사는 '월배당' 상품으로 적극 홍보했다. 국내 상장 ETF 커버드콜 ETF의 순자산총액은 30일 14조5938억원으로 연초 6조6524억원에서 두 배 넘게 늘었다. 상품 수도 연초 34개에서 50개로 늘었다. 육 본부장은 “2026년에는 단순 테마에 대한 편승보다는 펀더멘털과 실적 기반이 중요시될 수 있고 이를 잘 선별할 수 있는 ETF가 주목받을 수 있다"며 “특히 국내 전략산업 위주로 순환매를 형성할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주도주에 대해 전략적으로 대응하는 형태의 ETF도 성공할 수 있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토큰증권이 바꾸는 금융 “새 상품이 아닌 운영체계 변화”…한화證 이병철 토큰증권 TF팀장

“모든 자산은 토큰화할 수 있다."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최고경영자(CEO) 래리 핑크가 지난 3월 주주서한에서 강조한 내용이다. 모든 자산을 잘게 나눠 거래할 수 있게 만들어 투자자 접근성을 크게 높일 수 있다는 것이다. 국내에서도 토큰증권(STO)을 둘러싼 논의가 수년째 이어지고 있다. 2022년 금융위원회가 조각투자 가이드라인을 발표하며 물꼬를 텄다. 2023년엔 토큰증권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2년이 지난 지금 토큰증권 관련 개정안은 본회의 통과를 앞두고 있다. 증권사는 토큰증권을 단기 유행이 아닌 금융 인프라의 구조적 변화로 바라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에서 토큰증권 플랫폼 구축 태스크포스(TFT)를 이끄는 이병철 팀장은 토큰증권을 “새로운 상품이 등장한 것이라기보다 증권이 운영되는 체계가 바뀌는 것"이라고 정의했다. 에너지경제가 23일 서울 여의도 한화투자증권 본사에서 이병철 팀장을 만나 토큰증권의 정체와 쓰임새, 토큰증권이 바꿀 투자 지형에 관해 들었다. 이 팀장은 토큰증권을 “블록체인 기반 분산원장 위에서 운영되는 증권"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주식과 채권은 예탁결제원과 증권사, 거래소가 각각 장부를 관리하며 중앙기관의 신뢰에 기반해 거래가 이뤄진다. 현재 체계에선 오늘 주식을 사도 이틀 뒤에 주식이 계좌에 최종 입고되고 대금도 그때 확정된다. 예탁결제원, 증권사, 거래소가 거래 내역을 사후에 맞춰보는 과정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반면 토큰증권은 같은 장부를 여러 참여자가 동시에 확인·갱신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거래 체결과 결제, 자산 입고가 동시에 이뤄질 수 있다. 이 팀장은 “새로운 상품이 나온다기보다 증권이 운영되는 체계가 분산원장이라는 시스템으로 옮겨가는 것"이라고 말했다. 토큰증권이 활성화될 경우 개인 투자자의 투자 문화도 바뀔 수 있다. 그는 “궁극적으로 접근성이 크게 개선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소액으로 다양한 자산에 투자할 수 있고, 개인이 직접 원하는 조건의 상품을 제안하는 환경도 가능해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는 기존 프라이빗뱅커(PB) 중심의 맞춤형 자산관리 기능이 디지털 환경에서 확장되는 형태다. 개인이 금융회사에 투자 상품을 역제안한다는 발상은 언뜻 낯설어 보인다. 현재 개인 투자자는 어떤 금융상품을 살 것인지만 정한다면, 토큰증권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바는 어떤 구조의 상품이 만들어져야 하는지까지 개인이 참여하게 되는 방향이다. 이는 토큰증권이 구현되는 환경과 관련이 있다. 토큰증권은 웹3(Web3)에서 실물 자산(RWA)을 잘게 나눠 디지털 증권 형태로 거래하는 것이다. 웹3는 사용자 참여와 주권을 강조하는 새로운 디지털 환경이다. 개인의 '주권'이란 금융회사가 만든 상품을 선택하는 수준을 넘어, 개인의 투자 행동 자체가 어떤 상품이 만들어질지를 결정하는 신호로 작동하는 구조를 뜻한다. 다만 이러한 변화는 제도와 시장 구조가 이를 수용할 경우에만 가능하다. 해외는 이미 토큰증권이 활성화되어 있다. 미국은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이 토큰화한 머니마켓펀드(MMF) 비들을 발행하고 있다. 세계 2위 스테이블코인 USDC의 발행사 서클은 토큰화 MMF의 환매수단으로 스테이블코인 유동성을 제공한다. RWA 분석 플랫폼 RWA.xyz에 따르면, 현재 거래되는 토큰화된 자산 80% 이상은 미국 국채와 MMF다. 국내는 부동산·미술품 등 조각투자 영역에서 논의가 주로 이뤄지고 있다. 이 팀장은 국내에서 가장 먼저 시장이 열릴 자산으로 부동산을 꼽았다. 구조화 경험이 많고 가치평가 체계가 비교적 명확하기 때문이다. 가격의 등락이 있다는 점에서 비상장 주식이 적절하지만, 기업 입장에서 발행할 실익이 적어 확산이 쉽지 않다고 진단했다. 토큰증권의 활용 가치는 B2B 영역에서 더 크게 나타날 수 있다는 시각도 제시했다. 기업들이 보유한 자산을 토큰화하면 단기 유동성 관리가 훨씬 유연해질 수 있고, 기업 간 거래에서 결제 효율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아직 토큰증권 법제화가 이뤄지지 않은 점은 리스크 요인으로 꼽았다. 그는 “결국 돌고 돌아 규제의 불확실성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 한, 증권사들은 준비 상태에 머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한화투자증권은 2026년 경영전략회의에서 '디지털자산 전문 증권사로 전환'이라는 중장기 목표와 'Global No.1 RWA(Real-World Asset, 실물 기반 토큰화 자산) Hub' 비전을 공식 선포했다. 증권사 본연의 업무인 중개를 넘어 토큰증권 플랫폼으로 발돋움하겠다는 목표다. 이 팀장은 “디지털 자산을 투자 상품화하고, 이를 토큰 형태로 설계·유통하는 전 과정을 관통하는 역할"이라고 설명했다. 국내외 다양한 자산을 연결하고, 국가 간 교차 투자까지 가능한 구조를 지향한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업이나 빅테크와의 차별점으로는 '금융투자 상품에 대한 신뢰와 규제 대응 역량'을 꼽았다. 토큰증권은 결국 증권인 만큼 투자자 보호와 규제 프레임워크가 핵심이라는 판단이다. 여기에 한화그룹이 보유한 다양한 실물·프로젝트 자산과 글로벌 네트워크도 강점으로 작용한다는 설명이다. 이 팀장은 토큰증권을 단일 상품이 아닌 플랫폼으로 접근하는 이유에 대해 “관계의 지속성"을 강조했다. 특정 상품의 흥행보다, 투자자 수요와 시장 변화를 흡수할 수 있는 확장 가능한 구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토큰증권은 단기간에 결실을 맺기보다는 금융 인프라의 진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시간이 걸리더라도 결국 가야 할 방향"이라고 말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구릿값 한 달 새 40% 뛰자…전선·비철금속株 줄줄이 강세

구리 가격이 연일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국내 증시에서 구리 관련 종목과 상장지수펀드(ETF)가 동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충과 전력망 투자 확대에 따른 수요 증가, 글로벌 공급 차질 우려가 맞물리며 구리 가격이 급등하자 전선·비철금속 기업 주가가 일제히 반등하는 모습이다. 30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2월 초 대비 한 달 사이 국내 구리 관련 종목들이 일제히 상승했다. 동 가공·비철금속 업체인 이구산업(+22.7%), 구리와 동합금을 가공해 산업·방산용 소재로 공급하는 기업인 풍산(+15.1%)의 주가가 상승했다. LS 역시 같은 기간 (+17.9%) 오르며 강세를 보였다. LS는 구리 제련 사업을 하는 LS Mnm을 포함해 LS전선과 LS아이앤디 등 생산 제품이 구리 가격과 관련있는 자회사를 두고 있다. 전력 인프라 확대 수혜가 기대되는 전선주도 상승 흐름을 탔다. 대한전선은 10.2%, 일진전기는 6.8% 상승했다. LS그룹 계열사인 LS에코에너지도 같은 기간 2.5% 올랐다. 중소형 비철금속 종목인 대창과 KBI메탈 역시 각각 3.9%, 4.6% 상승하며 구리 테마에 동참했다. 구리 가격 강세의 배경에는 글로벌 원자재 시장의 구조적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 런던금속거래소(LME)에 따르면 구리 가격은 지난 12월 들어 톤당 1만2000달러를 돌파한 이후 상승 흐름을 이어가며 1만2200달러 선까지 올라섰다. 연초 대비 상승률은 40%를 웃돌며 2009년 이후 최대 연간 상승폭을 기록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시장에서는 내년 미국 정부가 구리에 관세를 부과할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글로벌 광산 사고와 신규 광산 개발 지연 등으로 공급 여건이 빠듯해지면서 강세가 단기간에 꺾이기 어렵다는 분석이 우세하다. 구리 가격 급등은 주식뿐 아니라 ETF 수익률에서도 확인된다. 구리 실물 가격을 추종하는 TIGER 구리실물 ETF의 1개월 수익률은 10.10%, 구리 선물에 투자하는 KODEX 구리선물(H) ETF 역시 9.69% 상승했다. 개별 종목을 넘어 원자재 ETF로까지 자금이 유입되며 구리 가격 상승에 대한 시장의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는 평가다. 레버리지 상품에서도 강세가 두드러졌다. 한투 레버리지 구리선물 ETN은 한 달 사이 2만3315원에서 2만7655원으로 18.6% 상승했고, 삼성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은 같은 기간 1만8590원에서 2만2120원으로 19.0%, KB 레버리지 구리 선물 ETN(H)도 1만8775원에서 2만2260원으로 18.6% 올랐다. 구리 실물·선물 ETF에 이어 레버리지 ETN까지 동반 강세를 보이면서, 구리 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자금이 전방위적으로 확산되고 있다는 분석이다. 시장에서는 구리 가격 상승이 단순한 원자재 랠리를 넘어 실적과 직결되는 구조적 흐름이라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구리는 전선·케이블·변압기 등 전력 인프라의 핵심 소재로, 전력망 확충과 AI 데이터센터 건설이 늘어날수록 수요가 구조적으로 증가하기 때문이다. 증권가에서는 AI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과 각국의 전력망 투자 확대가 중장기 수요를 떠받치는 가운데 공급 제약이 이어지며 구리 가격 강세 흐름이 당분간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에 구리 가격 상승 국면이 지속될 경우 전선·비철금속 종목과 관련 종목에 대한 긍정적인 전망이 나온다. 장재혁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코브레 파나마 광산 폐쇄와 그라스버그 광산 사고 등 주요 광산의 생산 차질이 이어지면서 2026년 글로벌 구리 공급 전망이 크게 낮아졌다"며 “제련수수료(TC)가 역사적 최저 수준까지 하락한 상황했고, 내년 TC는 한 차례 더 낮아질 것으로 예상해 구리 가격의 상승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AI 데이터센터,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등 비전통 수요는 구리 가격이 톤당 1만~1만5000달러 수준까지 상승하더라도 최종 제품 원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라며 “가격 민감도가 낮은 수요가 빠르게 늘어나고 있어 구리 수요의 구조적 변화가 진행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미국의 관세 리스크도 중장기 변수로 지목했다. 그는 “미국이 구리를 핵심 광물로 공식 편입하면서 향후 무역확장법 232조를 통한 관세 부과 가능성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할 것"이라며 “최선호주로 LS, 풍산 등이 대표적인 수혜주"라고 덧붙였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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