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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징주] SK이노베이션, ‘적자 자회사’ SKIET 흡수합병 …급락

SK이노베이션 주가가 26일 장 초반 급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39분 현재 SK이노베이션은 전 거래일 대비 15.6% 내린 10만5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전날 SK이노베이션과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는 이사회에서 양사 합병을 결정했다. SK이노베이션이 SKIET를 흡수하는 방식으로, SKIET 주주에게 보유 주식 1주당 SK이노베이션 주식 약 0.117주를 배정한다. 합병 절차는 오는 11월 SKIET 주주총회 등을 거쳐 진행된다. 합병 예정일은 내년 1월1일이며 새로 발행되는 SK이노베이션 주식은 같은 달 18일 상장될 예정이다. SK이노베이션은 소규모 합병 방식으로 진행하는 만큼 별도 주주총회 없이 이사회 승인으로 관련 절차를 밟는다. SK이노베이션은 이번 합병을 통해 재무 안정성을 높이고 사업 구조를 효율화하는 한편 분리막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시장에서는 적자가 이어지고 있는 SKIET를 품으면서 SK이노베이션의 재무 부담이 커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SKIET는 2024년 291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데 이어 지난해에도 2464억원의 적자를 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대구백화점, 최대주주 변경 계약 해제에 급락

대구백화점 주가가 26일 장 초반 급락하고 있다. 최대주주 변경을 위한 주식매매계약이 해제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15분 대구백화점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25.73%(1135원) 하락한 3275원에 거래되고 있다. 대구백화점은 이날 정규장 개장 전에 최대주주 변경을 위한 주식매매게약이 전날 계약 상대방의 2차 중도금 70억원 미납으로 해제됐다고 공시했다. 지난달 15일 대구백화점 최대주주인 구정모 외 6인은 보유 주식 279만5743주를 세경인베스트와 아람코리아에 주당 8000원에 전량 매도하는 계약을 맺었다. 매매 대금은 223억6594만원이다. 매매 대금은 다섯 차례에 나눠서 내기로 했다. 계약금 10억원, 1차 중도금 14억원, 2차 중도금 10억원과 70억원, 잔금 119억원이다. 계약은 지난 19일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매수인 측이 2차 중도금을 내지 않으면서 계약이 변경됐기 때문이다. 19일 정정 공시에서는 “매수인이 지급 일정을 이행하지 못하면 34억원의 반환을 청구하지 않고 이를 매도인에게 위약금으로 확정적으로 귀속하는 데 동의하고 본 계약과 본 합의서를 포함한 당사자들 사이에 체결된 일체 계약은 자동 해제된다"는 내용이 추가됐다. 해당 공시에서 언급된 34억원은 계약금, 1차 중도금, 2-1차 중도금을 합한 것으로 추정된다. 2-1차 중도금은 계약 주요 내용 상에서 18일까지 내야했다. 지난 21일에는 매수자가 세경인베스트, 아람코리아에서 리앤고파트너스와 리앤고파트너스가 지정하는 제3자로 변경됐다. 변경된 매수자도 2차 중도금을 제때 납입하지 못하면서 결국 주식매매계약은 해제됐다. 이에 따라 최대주주 변경도 무산됐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시황]코스피 장중 4% 급락·코스닥 800선 붕괴…반도체주 약세 확산

미국 30년물 국채 금리가 5.23%까지 하락하고, 10년 만기물 금리 역시 4.70% 수준으로 내려갔다. 미국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 10월 인도분 선물 가격도 전날보다 2.35% 떨어지는 등, 미 국채금리와 국제유가 모두 진정세를 보이고 있다. 한편, 간밤 뉴욕증시에서는 주요 기술주 약세로 인해 나스닥 종합지수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가 각각 0.76%, 0.28% 하락했다. 반면 다우존스30 산업평균지수는 0.26% 상승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에 대한 정치권 규제 압박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대이란 추가 경제 압박 조치가 투자 심리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해석된다. 중국 반도체 업계에서는 D램 분야의 창신메모리(CXMT)에 이어 낸드플래시 분야의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도 기업공개(IPO)를 신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반도체 종목들의 하락세가 두드러졌다. 샌디스크(-6.45%), 마이크론(-5.83%), 웨스턴디지털(-5.24%), 시게이트(-6.51%), SK하이닉스 ADR(-4.92%) 등 주요 반도체주가 약세를 보였고,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 역시 2.70% 내렸다. 이번 주 실적 발표를 앞둔 엔비디아는 2.91% 하락하며 7거래일 연속 내림세를 기록했다. 이러한 해외 증시와 반도체 업종의 부진 영향으로 25일 오전 국내 증시도 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오전 한때 4.30%까지 하락해 6408.82를 기록하며 6400선이 위협받았으나, 이후 낙폭을 일부 만회해 오전 10시 기준 2.04% 내린 6560.46을 나타냈다. 장 초반에는 전 거래일 대비 2.40% 하락한 6535.93으로 출발해 급락세를 보였다가, 하락폭을 2~3%대로 줄였다. 국내 대표 반도체주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하락세를 이어갔다. 삼성전자는 전일 대비 2.92% 내린 25만5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장 초반 한때 24만5천원(-4.67%)까지 떨어졌다. SK하이닉스 역시 4.49% 하락한 159만6천원에 거래 중이다. 두 종목 모두 개장과 동시에 3~4%대 하락 출발 후 약세가 지속됐다. 전날 각각 8.70%, 3.41% 급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저가 매수세보다는 반도체 업종에 대한 실망감에서 비롯된 매물이 더 많았던 것으로 분석된다. 같은 시각 코스닥 지수는 799.23으로 1.73% 하락해 800선 아래로 내려갔다. 장 초반 806.93(-0.79%)으로 시작한 뒤 하락폭을 빠르게 키우며 3% 이상 내리기도 했으나, 이후 낙폭을 다소 줄였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장기물 금리 급등 현상이 진정되고 있으나, 엔비디아와 마이크론 등 주도 반도체주가 여전히 약세를 보이고 있고, 삼성전자의 주가 급락이 다른 반도체주로 확산된 점이 고민거리"라고 진단했다. 박상주 기자 redphoto@ekn.kr

카카오, 둘로 쪼갠다고 몸값 뛸까…주주는 반발·증권가는 ‘조건부 기대’

카카오가 기업가치 제고를 위해 회사를 둘로 쪼개는 승부수를 던졌다.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 인공지능(AI)은 신설회사에 모으고 자회사와 투자자산은 존속회사에 남기는 인적분할이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핵심 성장동력인 카카오AI에 배정된 비율이 낮다며 반발하고 있다. 증권가도 분할의 방향성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기업가치 상승으로 직결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2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 21일 이사회를 열고 존속회사 '카카오X'와 신설회사 '카카오AI'로 인적분할하기로 결정했다. 순자산 기준 분할비율은 카카오X 0.64, 카카오AI 0.36이다. 오는 12월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1일 회사를 분할하고 같은 달 27일 변경상장·재상장할 예정이다. 분할 이후 두 회사의 역할은 뚜렷하게 갈린다. 카카오X에는 카카오뱅크와 카카오페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카카오모빌리티, 픽코마 등 주요 자회사와 투자자산이 들어간다. 카카오AI에는 카카오톡과 맵, 광고·커머스, AI 사업이 배치된다. 일부 소액주주들은 분할 발표 직후부터 반발하고 있다. 가장 큰 쟁점은 분할비율이다.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 AI 등 향후 성장성을 좌우할 사업이 카카오AI에 집중되는데도 카카오AI의 분할비율이 0.36에 그쳤다는 것이다.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ACT)가 카카오 주주를 대상으로 진행 중인 지배구조 재편 관련 투표에서도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다. 이날 현재 총 12만7796주가 참여한 가운데 12만7755주를 보유한 22명이 '인적분할에 반대한다'를 선택했다. 참여 주식의 99% 수준이다. '반대까지는 아니지만 회사의 설명을 요구한다'는 응답은 41주를 보유한 2명이었다. 별도 대응이 필요하지 않다는 응답은 없었다. 다만 이는 액트 투표에 참여한 주주와 주식만을 대상으로 한 결과로 전체 카카오 주주의 의사를 의미하지는 않는다. 액트 측은 분할비율 외에도 주주보호 장치가 미흡하다고 지적했다. 이번 인적분할에서는 반대주주에게 주식매수청구권이 부여되지 않는다. 분할 이후 두 회사가 카카오톡 브랜드와 데이터 등을 공유할 경우 양사 간 거래와 자산 이전, 사업기회 배분 등을 어떤 원칙으로 결정할지도 구체적이지 않다는 주장이다. 종합하면 소액주주들이 제기하는 문제의 핵심은 카카오AI의 미래 가치를 현재 분할비율이 제대로 반영하고 있느냐다. 카카오X에 자회사와 투자자산이 집중돼 있어 순자산 기준으로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자연스럽지만, 카카오의 미래 성장동력까지 감안하면 다른 평가가 가능하다는 주장이다. 소액주주들이 제기한 카카오AI의 가치 배분 문제는 증권가에서도 주목하는 부분이다. 인적분할의 방향성 자체에는 대체로 긍정적인 가운데, 카카오의 핵심 성장사업이 모이는 카카오AI의 가치가 분할비율에 비해 낮게 평가됐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올투자증권은 기존 카카오의 주요 투자 포인트가 자회사보다 AI 에이전트 사업에 있었던 만큼 분할비율을 고려하면 카카오AI의 가치가 저평가됐다고 판단했다.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 AI 등 향후 성장을 이끌 사업이 카카오AI에 집중되는데도 분할비율은 0.36에 그쳤다는 점에서 소액주주들의 문제 제기와 맞닿아 있다. 분할 자체에 대한 증권가의 긍정적인 평가는 별도의 이유에서 나온다. 그동안 한 회사에 섞여 있던 본업과 자회사 관리 기능을 떼어내 각 사업에 맞게 자금과 경영자원을 투입할 수 있다는 점이다. 카카오는 그동안 카카오톡과 광고 등 본업에서 현금을 창출했지만, 자회사 지원과 관리에 상당한 자금과 경영자원이 투입됐다. 금융·콘텐츠·모빌리티 등 성격이 다른 사업이 한 회사에 얽히면서 복합기업 할인을 받아온 것이다. 인적분할 이후에는 카카오X가 자회사 관리와 투자·자본배분을 맡고 카카오AI는 카카오톡과 광고·커머스, AI 사업에 집중한다. 이에 따라 카카오AI는 본업에서 창출한 현금을 자회사 지원보다 AI 투자와 주주환원에 활용할 여력이 커진다. 대신증권은 이번 개편으로 자회사 지원에 분산되던 현금을 성장투자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봤다. 카카오의 자체 AI 모델인 카나나(Kanana)가 최신 소형언어모델(SLM) 대비 뚜렷한 우위를 보인다고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전 국민이 사용하는 카카오톡 플랫폼의 활용성에는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평가했다. 광고와 커머스, 생활형 서비스를 AI와 결합해 에이전트 서비스로 확장할 경우 성장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증권가의 시선은 분할비율을 넘어 분할 이후로 향한다. 카카오AI의 가치가 상대적으로 낮게 배분됐다는 평가와 별개로, 인적분할 자체가 카카오의 전체 기업가치를 끌어올리는 것은 아니기 때문이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 이용자 기반을 실제 AI 트래픽과 매출로 연결해야 한다. 카카오X 역시 자회사와 투자자산 중심의 회사로 재편되는 만큼 NAV(순자산가치) 할인이라는 과제를 안게 된다. 정의훈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분할이 합산 가치를 자동으로 높이는 것은 아니다"며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SM 등 상장 자회사 비중이 높아 NAV 할인이 불가피하고, 카카오모빌리티 ADR(미국 주식예탁증서) 등 중복상장 이슈도 남아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카카오AI 역시 2030년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현재 매출 기여가 미미한 에이전틱 광고·커머스의 폭발적인 성장이 전제돼야 한다"며 “AI 프리미엄이 부여될지는 쿠팡이츠 연동 등 AI 비즈니스모델의 트래픽과 수익화 증명에 달려 있다"고 분석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르포] 실리·균형 다 챙긴 대호에이엘 주주총회…경영권 매각 본격화하나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대호에이엘(이하 회사)의 임시 주주총회가 외형상 견제와 균형을 갖춘 이사회 구성으로 24일 마무리됐다. 회사 측 기존 경영진이 대부분 물러나고 새로운 이사진이 들어섰지만, 주주조합 측과 연대해온 이사 1명과 감사 1명은 이사진에 그대로 남았다. 회사의 운명이 경영권 매각에 달린 만큼 새 경영진도 매각 작업에 전력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향후 관건은 대호에이엘바로세우기1호조합(주주조합) 측의 반발이다. 이번 주총에서 회사 측 의결권 산정 근거에 일부 주주가 이의를 제기했지만 회사 측은 구체적인 답변 없이 의사진행을 강행했다. 다만 주주조합 측도 이미 두 차례 표 대결에 막대한 자금을 쏟아부은 만큼, 회사와 물밑 협상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이날 대호에이엘은 대구광역시 달성군 논공읍에 있는 본사 강당에서 임시 주주총회를 열었다. 지난 6월 11일 열린 임시 주총 이후 두 달여 만이다. 이날 주총에는 70여명이 참석했다. 준비된 좌석이 가득 차 일부는 서서 총회를 지켜봤다. 주총장 안에는 회사 측과 일부 소액주주 측이 부른 용역업체 직원 수십여명도 자리를 채웠다. 주총장으로 가는 주요 경로에는 '경호' 명찰을 단 경비업체 직원이 배치되어 참석증을 받은 사람만 출입을 허가했다. 9시 개최 예정이던 주총은 위임장 검수가 길어지면서 7시간 넘게 미뤄졌다. 회사와 주주조합, 소액주주 플랫폼 액트에서 각각 모아온 위임장을 일일이 주주명부와 대조했다. 회사는 이 과정에서 두 곳 이상에 위임장을 제출한 중복 표를 제거하고, 안건별 찬반 표결을 집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날 검수는 법원이 지정한 검사인이 입회하고 양측 변호사와 관계자가 참관하에 이뤄졌다. 앞서 지난 13일 소액주주측 최모씨와 권모씨는 대구지방법원 서부지원에 총회 소집 절차와 결의방법의 적법성을 조사하기 위한 검사인을 선임해 달라는 소송을 냈다. 법원이 이를 받아들이면서 검사인은 이날 아침부터 총회가 끝날 때까지 참관했다. 위임장 검수가 끝난 오후 4시경부터 회사 관계자들이 하나둘 주총장에 들어섰다. 사회자와 임시 의장이 입장한 뒤에는 회사가 고용한 경비업체 직원 십여명이 주총장 출입구부터 연단 인근까지 줄지어 섰다. 오후 4시 30분경 사회자가 임시 의장을 소개했다. 사회자는 “대표이사가 사임서를 제출함에 따라 대표이사 궐위에 해당해 회사 정관에 따라 집행임원인 임승희 이사가 직무를 대행한다"고 말했다. 회사가 사내이사 후보로 제안한 임승희 임시 의장은 지난주 회사 경영 부사장으로 채용됐다. 개회 직전 주주조합 측 정희균 노블파트너스 대표는 임시 의장에게 “회사에 추가 자금을 투입할 의지가 있는지와 주주들과 협상할 가능성이 있는지 공식적으로 밝혀달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상황이 조금이라도 달라지지 않으면 뜻이 관철될 때까지 몇 번이고 주총을 다시 열겠다"고 경고했다. 임 의장은 “긴급 자금이나 향후 계획은 따로 밝히겠다"며 “지금은 총회를 원만히 끝내는 게 내 소임"이라고 말한 뒤 개회를 선언했다. 이날 임시 주총에는 회사가 제안한 6개 안건과 소수주주가 제안한 3개 안건 등 모두 9개 안건이 올랐다. 회사 제안 안건은 기존 이사와 감사를 모두 해임한 뒤 새 이사와 감사를 선임하는 내용이다. 6개 안건은 기존 경영진을 해임하는 건(1~3호)과 신규 경영진을 선임하는 건(4~6호)로 나뉜다. 기존 경영진 중 육영수·김용묵·변찬호 사내이사는 주총 전에 회사에 사임서를 내면서 해임 안건 자체가 상정되지 않았다. 실제 표결에 부쳐진 건 사내이사 김영대, 사외이사 다니엘 오, 감사 박병선 세 명의 해임안이다. 세 안건 모두 특별결의 요건을 채우지 못해 부결됐다. 상법상 이사·감사 해임안은 출석 주주 의결권의 3분의 2 이상과 발행주식 총수의 3분의 1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반면 신규 선임 건(4~6호)은 사내이사 곽종윤과 감사 원보규 선임 건을 제외한 나머지가 모두 가결됐다. 이사·감사 선임 안건은 보통결의 사항이다. 이로써 새 이사회는 사내이사 4명(김영대·전준수·임승희·유지훈), 사외이사 3명(다니엘 오·홍정우·한현섭), 감사 1명(박병선) 등 이사 7명, 감사 1명 체제로 꾸려지게 됐다. 정관상 이사 정원은 3~8명이다. 경영을 총괄해 온 변찬호 부회장 측은 실리와 균형을 함께 챙긴 것으로 보인다. 상장 폐지 우려에 책임을 지고 등기이사직에서는 자진 사퇴했지만, 그의 측근인 유지훈씨와 다니엘 오가 새 이사진에 이름을 올렸다. 반면 주주조합 측도 최소한 견제·균형은 지켜냈다. 소액주주 측이 지지해 온 감사 박병선과 사내이사 김영대가 이사진에 그대로 남았기 때문이다. 다만 주총 결과를 둘러싼 분쟁의 불씨는 여전히 남아 있다. 표결 과정에서 주주조합 측은 중복표 산정과 무효표 처리 기준에 이의를 제기했지만, 회사 측은 이에 대한 구체적인 답변과 확인 절차 없이 폐회를 선언했다. 사내이사 전준수 선임안 표결 발표 직후 주주조합 측 이모씨는 “우리에게 위임한 표는 500만주 가까이 되는데, 실제 반대 표결은 476만주 밖에 나오지 않은 이유를 밝혀달라"고 항의했다. 이에 관한 항의는 표결이 끝난 뒤에도 이어졌다. 임시 의장이 폐회를 선언한 뒤 빠져나가려고 하자 이를 막으려는 주주 측 용역과 회사 측 용역 간 몸다툼도 있었다. 정희균 대표는 “오늘 총회와 관련해 법원에 증거보전 신청을 내 위법성을 밝히겠다"면서도 “회사 측이 어떤 제안을 내놓는지도 지켜보겠다"고 말해, 소송과 협상 두 가지 가능성을 모두 열어뒀다. 새 이사진의 최우선 과제는 경영권 매각이다. 회사는 지배구조 개선과 경영 투명성 확보를 명분으로 최대주주 변경을 추진하고 있다. 지난 20일 자율공시를 통해 제3자배정 유상증자 등으로 경영권을 매각하겠다며, 매각 주관사로 안진회계법인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변찬호 부회장은 주총이 끝난 뒤 본지와 통화에서 “앞으로 최대 목표는 매각"이라고 말했다. 매각 작업을 총괄하는 그는 “6곳 정도가 인수 의향을 밝혔고, 그중 2곳은 실사 보증금을 내고 70~80% 정도 실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나머지 4곳도 일정을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이사 가운데 해임을 면한 김영대 이사는 “급한 건 회사 정상화와 자금을 넣어서 영업 활동이 제대로 되도록 만드는 것"이라며 “양측에 서로 싸우는 모습보다는 타협하고 손을 잡는 모습을 보여주자고 요구했다"고 전했다. 일부 소액주주는 신주 발행에는 반대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한 주주는 “신주를 발행하면 기존 주주 지분이 희석되는 만큼 주주들이 원치 않는다"고 말했다. 반면 회사 측은 매각 전량을 구주 매각만으로 진행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향후 이 간극을 어떻게 좁히느냐가 앞으로 매각 협상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특징주] 해치텍, 상장 첫날 급락…공모가 밑돌아

반도체 센서 집적회로(IC) 팹리스 기업 해치텍이 코스닥 상장 첫날 약세를 보이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 28분 현재 해치텍은 공모가(2만3000원)보다 4650원(20.22%) 낮은 1만835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해치텍은 지난 3~7일 진행한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약 100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공모가는 희망 범위(2만3000~2만8000원) 하단인 2만3000원으로 확정됐다. 지난 12~13일 진행된 일반투자자 청약에서는 약 26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2017년 설립된 해치텍은 센서 IC 설계·개발을 주력으로 하는 팹리스 기업이다. 로봇과 데이터센터, 모빌리티, 헬스케어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해치텍은 기업공개(IPO)를 통해 조달한 자금을 연구·개발에 주로 투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특징주] 알에프세미, 정리매매 첫날 90%대 급락…‘2900원→100원대’

알에프세미 주가가 상장폐지에 따른 정리매매 첫날 장 초반 폭락하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9시 8분 알에프세미 주가는 전 거래일보다 95.45%(2830원) 내린 135원에 거래되고 있다. 정리매매 기간에는 가격 제한 폭이 적용되지 않는다. 알에프세미는 오는 9월 3일 상장폐지된다. 이날부터 9월 2일까지 7거래일간 정리매매 기간이다. 상장폐지 사유는 감사의견 거절이다. 알에프세미는 지난해 9월 30일 코스닥 기업심사위원회에서 상장폐지 결정됐지만, 회사가 상장폐지 결정 효력정지 가처분을 신청하면서 정리매매가 보류됐다. 지난 20일 법원이 상장폐지결정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면서 상장폐지 절차가 재개됐다. 알에프세미는 지난 2023년과 2024년 감사보고서에서 연달아 의견 거절을 받았다. 올해 6월에는 허위 공시와 호재성 보도자료를 통해 주가를 끌어올린 혐의를 받아 전·현직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AI株 변동성 이어진다…높아진 시장 눈높이 [글로벌 레이더]

이번 주 글로벌 증시는 주요국의 장기금리 움직임과 인공지능(AI) 투자심리에 따른 변동성이 이어질 전망이다. 미국에서는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잭슨홀 미팅을 통해 AI 투자 수익성과 미국 금융당국의 금리 인식을 확인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중국에서는 미국 국채금리 상승으로 기술주 부담이 커진 가운데 성장주와 가치주 간 차별화 여부가 주목된다. 일본에서는 장기 국채금리 상승과 엔화 흐름 반전이 맞물리면서 기술주와 수출주에 미칠 영향이 주목된다. 이번 주(24~28일) 미국 증시에서는 엔비디아 실적발표와 잭슨홀 미팅에 투자자 시선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 실적 발표에서 시장은 성장의 질과 수익성을 주목할 것이라는 관측이다. 잭슨홀 미팅을 통해서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미국 재무부의 채권시장 개입 규모 확대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가늠할 수 있을 것라는 전망이 나온다. 지난주(17~21일) 미국 증시에서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상승하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미국 국채 10년물과 30년물 금리는 각각 4.7%, 5.2%를 웃돌았다. 특히 30년물 금리는 지난주 장중 5.3%를 돌파하며 19년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았다. 24일 금융정보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주 스탠다드앤푸어스(S&P)500 지수(-1.43%)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지수(-2.05%),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0.85%)는 일제히 하락했다. 미국 증시에 상장된 중소형 기업 2000개로 구성된 러셀2000지수도 1.65% 내려앉았다. 기술주와 중소형주 위주로 변동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오는 26일(현지시간) 예정된 엔비디아 실적발표에서는 성장 자체보다는 수익성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최근 엔비디아가 분기마다 호실적을 발표했음에도 주가가 부진한 데에는 시장이 더 높은 성장과 수익성을 원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투자자들은 특히 매출총이익률을 통해 마진 폭과 AI 투자수익성을 확인할 것으로 예상된다. 매출총이익률은 매출에서 원가를 제외한 이익을 매출로 나눈 비율이다. 강재구 하나증권 연구원은 “최근 4개 분기 실적 발표에서 엔비디아는 견조한 실적을 냈지만 주가는 하락했다"며 “시장참여자들이 더 높은 성장과 수익성을 원하고 있다"고 말했다. 잭슨홀 미팅에서는 금리에 대한 Fed 인식이 드러날 것이라는 평가다. 잭슨홀 미팅은 미국 와이오밍주 잭슨홀에서 열리는 미국 금융정책 분야 고위 당국자의 회동이다. 케빈 워시 Fed의장의 기조연설이 예정된 가운데, Fed가 미국 재무부의 채권시장 안정 조치를 금융 여건과 통화정책 측면에서 어떻게 바라볼지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약 2배로 늘리며 국채 금리 급등에 대응하고 나섰다. 지난 20일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은 미국 정부가 장기 금리 급등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췄다고 강조했다. 통상 채권 가격과 금리는 역의 상관관계를 가진다. 미국발 금리 부담은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 초반 코스피지수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 장기 국채금리 급등 여파에 약 7% 이상 하락했다. 금리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자금조달 비용이 치솟으며 반도체 대형주가 포진한 AI 밸류체인 전반에 부담이 커질 수 있다. 미국 장기금리 움직임이 국내 증시의 성장주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치는 모습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시장의 무게 중심이 매크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미국 시장금리 급등이 주가 상단을 억제하는 상황이 나타나고 있다"며 “7000선 재안착을 위해서는 시장금리 안정 등 매크로 불확실성 완화가 요구된다"고 설명했다. 이번 주 중국 증시에서는 미국 장기 국채금리와 주요 기업 실적이 증시 방향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미국 국채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재차 상승하면서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커진 가운데, 중국에서는 공상은행 등 주요 은행의 실적발표가 예정돼 있다. 기술주 변동성이 이어지는 상황에서 실적 시즌을 거치며 성장주와 가치주 간 차별화가 나타날지 주목된다. 금융정보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주 상해종합지수는 0.56% 하락했다. 기술주 비중이 높은 창업판지수(Chinext)지수와 과창판지수는 2.23%, 3.73%씩 밀려났다. KB증권은 지난 20일 하루에만 중국 본토 증시에 상장된 A주 종목 중 5000개 이상의 주가가 하락한 것으로 분석했다. 앞으로 중국 증시에서는 성장주와 가치주 간 상대적인 선호도 변화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최근 미국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성장주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어서다. 금리 급등과 경기 불안 등으로 변동성이 커지면 은행주 등 실적이 탄탄한 가치주로 관심이 쏠릴 수 있다. 박수현 KB증권 연구원은 “최근 미국 국채 수익률이 높은 수준에서 다시 상승하고 있으며, 기술주 변동성이 심화하는 등 성장주 부담이 확대됐다"며 “기술주 밸류에이션 압박과 가치주 상대 선호 확대 여부도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 일본 증시에서는 장기 국채금리와 엔화 움직임이 주요 변수로 주목받을 전망이다. 최근 일본 장기 국채금리가 오르며 기술주 밸류에이션에 부담으로 작용하면서다. 금리 상승과 엔화 강세가 맞물릴 경우 수출 기업의 실적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정보업체 마켓워치에 따르면 지난주 니케이225 지수는 3.93% 하락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국 금리가 치솟으며 기술주 중심의 투매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19일 하루에만 소프트뱅크그룹과 키옥시아홀딩스 등 기술 대형주가 10% 이상 밀려났다. 향후 일본 증시에서는 장기금리 상승세가 진정될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일본 국채 10년물 금리가 3%에 근접한 가운데, 금리 부담이 이어지면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될 가능성이 있다. 엔화 강세 흐름과 맞물릴 경우 자동차 등 수출 기업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는 관측이다. 최근 159엔을 웃돌던 엔·달러 환율은 지난주 마지막 거래일인 21일 158엔대를 기록하며 반전하는 흐름을 보였다. 한편 AI 인프라 투자에 따른 수요 확대는 일본 증시의 하단을 지지할 요인으로 꼽힌다. 최근 AI 관련주의 변동성이 확대됐지만 일본과 글로벌 AI 데이터센터 투자에 따른 수요 확대 추세에는 변화가 없다는 분석이다. 조재운 대신증권 연구원은 “견조한 제조업 기초체력(펀더멘털)과 반도체 투자 확대 기대감은 일본 증시 하방 경직성을 제공하는 요인으로 볼 수 있다"며 “향후 엔·달러 환율이 155엔을 뚫고 내려갈지 여부가 수출 기업 실적과 증시 방향성을 결정할 핵심 변수가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美 장기금리 19년 만에 최고…국내 증시도 ‘금리 공포’에 출렁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약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치솟으면서 국내 증시 변동성도 커지고 있다. 미국의 재정 부담과 중동발 지정학적 리스크 우려가 장기금리를 끌어올리면서 기술주를 중심으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이번 주 미국 물가지표 발표와 엔비디아 실적발표가 예정된 가운데 금리 움직임이 국내 증시의 주요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2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미국 국채 30년물 금리는 지난 17일 5.3%를 넘어서며 2007년 이후 약 19년 만에 최고 수준으로 올라섰다. 미국 10년물 국채금리도 4.7%대로 상승했다. 미국 장기금리가 상승한 배경으로 중동 정세 불안에 따른 물가 우려와 미국의 재정 부담 등이 꼽힌다. 국제유가 상승으로 인플레이션이 다시 자극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진 가운데 미국 정부 부채가 40조달러를 넘어서는 등 재정 건전성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졌다는 평가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은 기술주에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국채금리가 오르면 기업의 미래 이익에 적용되는 할인율이 높아진다. 성장 기대가 주가에 선반영된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이 상대적으로 커질 수 있다. 실제로 지난 18일 미국 증시에서는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가 4.98% 하락했다. 엔비디아가 2% 넘게 내렸고 마이크론은 7%가량 떨어지는 등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매도세가 나타났다. 미국 장기 국채금리가 급등하면서 기술주에 대한 투자심리가 위축된 영향으로 보인다. 국내 증시에서도 높은 변동성이 이어지고 있다. 코스피는 지난 18일 1.55% 하락한 데 이어 19일에는 전 거래일보다 398.66포인트(5.80%) 떨어진 6471.17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 19일 하루에만 국내 증시 대장주로 평가받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7.82%, 9.75% 하락했다. 국채 금리가 요동치자 미국 재무부는 장기 국채 매입 규모를 늘리는 것으로 대응했다. 앞서 미국 재무부는 장기 국채의 바이백 규모를 기존 회당 20억달러에서 최소 40억달러로 두 배 이상 확대한다고 밝혔다. 미국 장기금리가 진정되자 국내 증시에서도 반등 흐름이 나타났다. 미 재무부의 장기채 매입 규모 확대 발표 이후인 지난 20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381.41포인트(5.89%) 오른 6852.58에 거래를 마쳤다. 미국 장기금리 상승이 이어질 경우 국내 증시에서는 반도체 종목 등 성장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 국채금리가 오르면 채권의 상대적인 투자 매력이 높아지고 위험자산에 대한 선호가 약화될 수 있어서다. 시장의 관심은 미국 장기금리의 향방을 가를 주요 이벤트로 향하고 있다. 오는 26일에는 미국 7월 개인소비지출(PCE) 관련 물가지표가 발표된다. 물가 압력이 예상보다 강하게 나타날 경우 미국 장기금리가 다시 상승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엔비디아의 실적 발표도 오는 26일 예정돼 있다. 높은 금리가 기술주의 밸류에이션 부담을 키우고 있는 가운데 엔비디아가 시장 기대을 뛰어넘는 실적과 투자수익성을 발표할지가 국내 반도체주의 투자심리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시장에서는 미국 장기금리 움직임에 따라 국내 증시의 변동성이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금리가 다시 상승할 경우 반도체 등 성장주를 중심으로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의 무게 중심이 매크로로 이동하는 과정에서 미국 시장금리 급등이 주가 상단을 억제하는 상황"이라며 “7000대 재안착을 위해서는 시장금리 안정 등 매크로 불확실성 완화가 요구되는 시점이다"라고 설명했다. 김태환 기자 kth@ekn.kr

역대급 주주환원에도 하닉보다 못한 삼전?…주가 희비 갈린 까닭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두둑해진 곳간을 두 회사가 나란히 풀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 주 사이 밝힌 올해 주주 몫 환원액을 더하면 최소 130조원, 많게는 '150조원+α'에 이른다. 액수만 놓고 보면 최대 110조원을 예고한 삼성전자가 40조원 규모인 SK하이닉스를 앞서지만,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로 갈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40조원 규모 자사주를 전량 사들여 태우기로 했다. 국내 상장사 자사주 소각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이틀 뒤인 21일, 삼성전자도 응수했다. 올해 남은 주주환원 재원이 90조~110조원에 달한다고 공시하고, 별도로 15조원 규모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매입 계획까지 얹었다. 액수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의 두 배가 넘는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8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증권가 추산까지 감안하면, 곳간의 몸집으로는 비교 자체가 무색할 정도다. 그럼에도 시장의 온도차는 뚜렷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발표 직후 173만원에서 176만원대로 뛰었지만, 삼성전자는 장중 28만5000원까지 올랐던 상승분을 시간외 거래에서 고스란히 반납하고 전 거래일보다 낮은 27만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자사주 소각을 택한 반면, 삼성전자는 3분기 환원액 30조원을 전액 현금배당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사들인 자사주를 완전히 없애면(소각) 발행주식 수 자체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자동으로 오르지만, 태우지 않고 임직원에게 나눠주면(보상용 매입) 주식 수는 그대로다. ◇삼성이 소각에 몸을 사리는 진짜 이유 삼성전자가 곳간 크기에 걸맞은 소각 계획을 곧바로 내놓지 못한 데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이 있다. 이 법은 금융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일정 한도 넘게 갖지 못하도록 막는데,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들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합계가 바로 그 한도인 10%에 걸쳐 있다. 문제는 소각 자체가 이 한도를 건드린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태우면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드는데, 두 보험사는 주식을 한 주도 더 사지 않아도 보유 지분율이 저절로 올라간다. 2018년 5월에도 대규모 소각을 앞두고 두 보험사가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했고, 2025년 2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합산 지분율을 9.92%까지 눌러 맞췄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삼성전자가 보통주 7336만주(약 16조원 규모)를 소각하자 삼성생명 지분율은 8.51%에서 8.62%로, 삼성화재는 1.49%에서 1.51%로 뛰어 합산 10.13%가 됐다. 법정 한도를 넘어선 두 회사는 다음 날 곧바로 삼성전자 지분 약 1조5300억원어치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판의 체급 자체가 다르다. 세 차례 블록딜 모두 규모는 많아야 1조원대 초중반에 그쳤지만, 삼성전자가 뒤로 미뤄둔 나머지 재원은 60조~80조원으로 과거 사례를 다 합친 것의 수십 배에 달한다. 이 중 상당액이 실제 소각에 투입되면 삼성생명·삼성화재가 10% 한도를 맞추기 위해 내놔야 할 물량도 '한 번씩 지분 정리하는' 조 단위 블록딜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규모로 불어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정반대 처지다. 지주사 SK스퀘어는 공정거래법상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유지해야 한다. SK스퀘어는 이 법 개정 직전인 2021년 11월 설립돼 신설 기준(30%)이 아닌 종전 기준(20%)을 적용받는데, 지난달 SK하이닉스가 나스닥 예탁증서(ADR) 1억7790만주를 공모하며 새 주식을 찍어내는 바람에 지분율이 20.50%에서 20.00%로 아슬아슬하게 낮아졌다. 이번 40조원 소각으로 발행주식이 줄어들면 SK스퀘어 지분율은 20.68%로 다시 여유를 찾는다. 삼성전자에는 걸림돌인 소각이 SK하이닉스에는 오히려 규제 여유분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여유를 발판 삼아 SK하이닉스가 추가 ADR 발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 측은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검토하겠다"며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남은 60조~80조, 화살은 우선주와 삼성물산으로 시장의 관심은 자연히 삼성전자가 내년 1월 내놓을 나머지 60조~80조원의 활용법으로 쏠린다. 관건은 우선 이 거대한 물량을 누가 받아주느냐다. 그룹 지배구조상으로는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내놓는 지분을 사들여야 그룹의 삼성전자 지배력 약화를 막을 수 있지만, 삼성물산의 현금 유동성과 차입 여력을 감안하면 조 단위를 훌쩍 넘어설 이번 물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결국 그룹 내부가 아닌 기관투자자 대상 블록딜로 처리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이 시장에 그대로 얹히는 '오버행' 부담이 삼성전자 주가에 단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부담을 피할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우선주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금산법상 지분율 산정에서 아예 빠지는 만큼, 우선주를 사들여 소각하면 삼성생명·삼성화재가 지분을 추가로 팔지 않고도 소각 목표를 채울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가 컸던 2015년 첫 자사주 매입 당시 전체 매입액의 30%를 우선주에 배분한 전례가 있다. 현재 보통주가 우선주보다 36%가량 비싸게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우선주 비중이 예년(약 17%)보다 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통주 소각이 부르는 금산법 리스크를 고려하면 이번 소각 재원에서 우선주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선주 소각은 금융계열사의 지분 매각 없이도 실행 가능한 카드"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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