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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관세 인하 기대에 자동차株 질주…부품株도 동반 급등

국내 자동차주가 장중 일제히 강세를 보이고 있다. 한·미 양국이 APEC(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 회의 기간 중 자동차 관세 인하에 합의할 것이란 기대감이 확산되면서 완성차는 물론 부품·타이어·전동화 관련주까지 상승세를 나타냈다. 22일 오후 2시 50분 기준 'KRX 자동차'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38.09포인트(1.75%) 오른 2,210.92를 기록 중이다. 이는 코스피(1.12%)와 코스닥(0.52%) 상승률을 크게 웃도는 수준으로,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산업지수 중 상위권에 올랐다. 현대차는 이날 오후 2시 30분 기준 1.4% 오른 26만원을 나타내며 장중 26만5000원까지 오르기도 했다. 기아 역시 1.9% 오른 11만8050원을 기록, 장중 11만8400원까지 치솟기도 했다. 두 종목 모두 최근 7거래일(10월 14~22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가며, 같은 기간 현대차는 16.6%, 기아는 15.1% 급등했다. 완성차 강세는 부품·전동화주로 확산됐다. 현대위아는 이날 3.2% 상승한 5만7500원을 기록 중이며, 최근 7거래일 동안 17.7% 급등했다. HL만도는 1.5% 오른 3만7450원으로, 같은 기간 14% 상승했다. 현대모비스는 1.8% 오른 31만4000원으로 거래 중이며, 일주일 새 4.8% 올랐다. 차량용 소프트웨어 계열사인 현대오토에버는 0.4% 오른 15만7400원으로, 같은 기간 5.3% 상승했다. 타이어업체들도 동반 상승세를 보이며 금호타이어는 0.4% 오른 4825원(누적 +9.4%), 넥센타이어는 1.6% 오른 6330원(누적 +6%)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번 주가 급등을 '관세 불확실성 해소 기대감'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과 미국이 자동차를 포함한 일부 품목의 관세를 기존 25%에서 15%로 낮추는 방안에 합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다.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미국 상무부와의 협의 결과 “미국이 상당 부분 우리 측 의견을 수용했다"고 언급하며 기대감을 키웠다. 증권가에서는 한·미 관세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완성차의 실적 정상화와 주주환원 정책 강화가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준성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25% 관세는 현대차 약 6조3000억 원, 기아 약 4조2000억 원 수준의 연간 영업손실 요인이었다"며 “관세 인하 합의는 국내 완성차 경쟁력 훼손 리스크가 종결된다는 의미"라고 평가했다. 여기에 김귀연 대신증권 연구원은 관세가 15% 수준으로 완화될 경우 현대차는 연간 약 2조4000억원, 기아는 약 1조6000억 원의 영업이익 개선 효과를 거둘 것으로 분석했다. 김 연구원은 “관세 인하 이후 완성차의 급등세가 부품주로 확산될 가능성이 높으며, HL만도·에스엘·현대위아·넥센타이어 등이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힌다"고 전망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공시] 테스, 156억 규모 자기주식 교환사채 발행 결정…AI 반도체 투자 재원 확보

반도체 장비업체 테스가 156억원 규모의 자기주식을 교환사채 발행에 활용하기로 했다. 회사는 이번 결정을 통해 AI 시대 반도체 산업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연구개발(R&D)·설비투자 및 신사업 발굴 자금을 확보할 계획이다. 2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테스는 보통주 30만주(발행주식 총수의 약 1.5%)를 교환대상으로 하는 교환사채 발행을 결의했다. 교환가격은 주당 5만2223원, 처분 예정금액은 약 156억6690만원이다. 처분 예정일은 오는 10월 30일이며, 실제 주식 처분은 교환권 행사 시점에 확정된다. 이번 교환사채는 시장 매도나 시간외 대량매매 방식이 아닌 특정 조합을 대상으로 한 장외처분 방식으로 진행된다. 교환 상대방은 '삼성-스페이스타임 AI반도체 신기술조합 제1호'로 회사는 “투자자의 납입 능력과 자금조달 시기를 고려해 선정했다"고 사유를 밝혔다. 테스는 “AI 시대 도래로 반도체 산업 구조가 급변하고 있다"며 “R&D, 설비투자, 신사업 발굴 등 지속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보유 자기주식을 활용한 교환사채 발행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금융비용 부담을 최소화하고 현재 우량한 재무건전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며 “현재 당사가 보유중인 타법인주식은 대부분 비상장 주식으로 시장성이 부족하고, 상장주식이라 하더라도 그 수량이 과도하게 적거나 투자성이 부족하여 자사주 대비 교환대상 주식으로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했다"고 덧붙였다. 회사는 또한 “국내 주식시장의 유동성이 풍부하고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이 커진 만큼 자금 조달의 적기라고 판단했다"며 “교환 대상 주식 비중이 1.5%에 불과해 기존 주주에게 미칠 부정적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이번 교환사채 전량이 교환되더라도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 의결권 감소분은 약 0.6% 수준에 그칠 것으로 회사는 분석했다. 테스는 최근 반도체 업황 회복 기대감에 힘입어 주가가 꾸준히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공시에 따르면 6월 이후 테스의 주가는 지속 상승 중이며, 9월 교환사채 발행 이후에도 오름세를 이어가고 있다. 최근 6개월간 최고가는 4만9450원, 최저가는 2만900원 수준으로, 거래량 역시 10월 평균 38만주로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테스는 “반도체 슈퍼사이클 진입을 기대하고 있고, 반도체 산업 내 주요 기업들도 공격적인 투자 계획을 천명하고 있다"며 “이에 발맞춰 선제적으로 필요 자금을 조달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마감시황] 한미 관세 협상 기대감에 코스피 3863.68 ‘사상 최고치’…기관 7600억 순매수

코스피가 한미 관세 협상 타결 기대감에 힘입어 사상 최고치를 다시 썼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56% 오른 3883.68로 마감하며 종가 기준 역대 최고점을 기록했다. 장중에는 3794.52까지 밀리며 3800선을 내주기도 했지만, 기관의 강한 매수세가 지수를 끌어올렸다. 기관은 이날 7624억원을 순매수하며 반등을 주도했다. 개인과 외국인은 각각 542억원, 7249억원 순매도했다. 이날 장 초반에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중 정상회담 무산 가능성을 언급하며 뉴욕증시가 보합세로 마감한 영향으로 코스피가 약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어쩌면 (회담이) 성사되지 않을 수도 있다"며 불발 가능성을 시사했고, 이에 나스닥 지수가 0.16% 하락했다. 여기에 북한이 단거리 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발사체를 동해로 여러 발 발사한 소식까지 전해지며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하지만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이 이날 오전 김정관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함께 한미 관세 후속 협상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며 “양국 간 의견이 많이 좁혀졌지만 한두 분야는 대립이 있다"고 언급한 뒤 시장 분위기가 반전됐다. 조선과 방산 등 관련 업종을 중심으로 매수세가 유입되며 지수가 다시 상승 전환했다. 시가총액 상위 10개 종목 중에서는 △삼성전자(1.13%) △SK하이닉스(0.52%) △LG에너지솔루션(4.00%) △삼성바이오로직스(2.53%) △현대차(1.75%) △한화에어로스페이스(3.39%) △HD현대중공업(3.20%) △기아(1.99%) 등이 상승했다. △두산에너빌리티(-1.25%)는 하락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보다 0.76% 오른 879.15에 마감했다. △에코프로(15.15%) △에코프로비엠(3.38%) △알테오젠(1.92%) 등이 강세를 보였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장보다 2원 오른 1429.8원에 거래를 마쳤다. 다카이치 사나에 일본 총리가 엔화 약세 기조 정책을 지속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며 달러 강세가 이어진 영향으로 풀이된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이슈+] ETF 상품만 1000개, 시장 트렌드는 AI·배당…베끼기 관행도 여전

이재명 정부 출범 이후 상장지수펀드(ETF) 시장은 인공지능(AI)과 배당 테마에 주목하고 있다. 정부의 증시 부양 기조와 주주환원을 강조하는 흐름과 산업 전반에 확산하는 AI 수요가 맞물린 결과다. 다만 여러 회사가 유사한 테마형 ETF를 내놓으면서 '상품 베끼기' 논란이 불거지고 있다. 22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이날 ETF 시장 규모는 265조원을 넘어섰다. ETF시장의 순자산 총액은 국내 증시의 성장에 힘입어 가파르게 늘어나고 있다. 2023년 6월 100조원을 넘겼다가 올해 6월 200조원, 이달 1일 최초로 250조원대에 들어섰다. 2023년부터 ETF 상품 관심이 크게 늘면서, 매달 출시되는 상품도 많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달에는 전체 22개 ETF 상품이 출시되어, 월별 기준 역대 두 번째로 많은 상품이 시장에 나왔다. 이날까지 출시된 상품 수는 1033개에 달한다. 최근 ETF 시장은 인공지능과 배당 테마에 주목하고 있다. 새 정부 출범 이후 출시된 주식형 ETF 상품 53개 중 인공지능 테마는 12개, 배당은 7개인 것으로 나타났다. 배당 테마 ETF는 지난달에만 5개 상품이 출시됐다. 최근 배당 테마는 배당이 높은 기업에 더해 정부가 추진하는 자사주 매입·소각과 감액배당 비과세 등 정책 수혜주를 담는 게 특징이다. 신한자산운용은 지난달 23일 새 정부 정책 수혜 ETF로 'SOL 코리아고배당'을 출시했다. 이 상품은 고배당 종목뿐 아니라 배당소득 분리과세, 감액배당 비과세, 자사주 매입·소각 등 정책 수혜가 예상되는 기업을 담은 게 특징이다. 22일 기준 SOL 코리아고배당에 편입된 종목에는 우리금융지주(6.98%), 하나금융지주(6.02%), 신한지주(4.77%) 등 금융지주사들이 높은 비중으로 담겨 있다. 현대차(5.85%), 현대엘리베이터(3.84%), KT&G(3.67%) 등도 편입했다. 한화자산운용이 지난달 16일에 출시한 'PLUS 자사주매입 고배당주 ETF'도 배당소득에 더해 상법 개정에 따른 자사주 매입·소각 이슈를 고려했다. 코스피 상장사 중에서 예상 배당수익률과 자사주매입률을 합한 순위에서 상위 30개사를 골랐다. 22일 기준 PLUS 자사주매입 고배당주에 편입된 종목은 고려아연(6.42%), 현대차(5.76%), 신한지주(5.19%), 미스토홀딩스(4.91%) 등이다. 자산운용사들은 인공지능(AI) 테마 상품도 적극적으로 내놓고 있다. 최근에는 한국의 '소버린 AI'에 투자하는 상품을 잇달아 내놓고 있다. 소버린 AI는 외부의 AI 인프라나 모델에 의존하지 않고 국가 주도의 운영 통제가 가능한 AI 인프라 체계를 의미한다. 그래픽 처리 장치(GPU) 확보, 데이터 센터 건설 등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사업을 정부 주도로 진행하는 게 특징이다. 이재명 정부는 대통령실 직속으로 AI 정책수석을 신설하고 네이버클라우드·SK텔레콤 등 민간 기업을 독자 파운데이션 모델 개발 파트너로 지정했다. 정부는 150조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해 AI 산업에 30조원 이상 투자할 계획이다. 삼성자산운용은 지난 21일 'KODEX 코리아소버린AI'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네이버와 엔씨소프트처럼 AI 기초 모델을 개발하는 정부 사업의 참여 상장사를 포함해 AI 반도체, 데이터센터,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에너지까지 AI 산업군에 두루 투자한다. 구체적으로 AI 핵심기업인 네이버, AI 인프라기업인 LG CNS, 반도체 분야의 SK하이닉스, 에너지 분야의 두산에너빌리티 등 AI 산업 분야별 핵심기업 28종목을 편입했다. 정재욱 삼성자산운용 ETF운용팀장은 “AI산업의 가장 큰 성장 장벽이 GPU 등 기술도입과 전문인력문제다. 이 두 곳에 정부 지원이 집중되기 때문에 지원을 받는 소버린AI 참여기업과 그렇지 않은 기업과의 격차가 벌어질 수밖에 없다. 코리아소버린AI 지수는 올해 코스피보다 11% 앞선 성과를 보인다. 정부 의지, 기업의 차별화 시도, 그리고 그 변화를 함께 하고자 하는 투자자들을 연결하는 ETF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에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을 담은 'SOL 한국AI소프트웨어 ETF'를 처음 선보였고, 이후 하나자산운용이 정부의 국산 AI 생태계 육성 기조를 반영한 '1Q K소버린AI ETF'를 출시했다. SOL 한국AI소프트웨어 ETF는 국내 AI 소프트웨어 기업에만 투자하는 최초의 테마형 ETF다. 카카오와 네이버가 전체 포트폴리오의 절반을 차지하고 삼성SDS, 카카오페이, LG씨엔에스, 더존비즈온 등에 투자한다. 1Q K소버린AI ETF는 국내 소프트웨어 기업 중 자체 AI기술 역량을 개발하고 상용화를 추진하는 국내 소프트웨어 대표 기업을 선별해 투자한다. AI소프트웨어, AI플랫폼, AI검색엔진, 클라우드, 모바일 서비스, 데이터 분석 등 소버린AI와 연관성이 큰 핵심 기업 15종목에 투자한다. 국내 ETF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상품 베끼기' 논란도 끊이지 않고 있다. '상품 베끼기'는 특정 테마나 섹터가 흥행하면 경쟁 운용사들이 구성종목을 비슷하게 만든 ETF 상품을 무분별하게 상장하는 업계 관행을 말한다. 2021년 6월 신한자산운용이 국내에 첫 월배당형 상품 'SOL 미국 S&P500'을 출시한 뒤 다른 자산운용사는 비슷한 상품을 잇달아 내놨다. 코스콤 ETF CHECK에 따르면, 22일 기준 국내에 상장된 월배당 ETF는 154개에 달한다. 조재민 신한자산운용 대표이사는 지난 15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상품들이 성공을 거둔 다음 상위사들이 바로 카피하는 견제가 강했다"며 “카피 문제는 업계 전체적으로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고 말했다. ETF 업계에서 모방이 잇따르자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2월 ETF·ETN 신상품의 배타적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장지수상품(ETP) 신상품 보호제도'를 마련했다. ETP 신상품 보호제도는 출시 후 6개월간 모방 상품 상장을 제한하는 내용을 담고 있지만, 개편 이후 제도의 보호를 받은 증권사·자산운용사는 한 곳도 없다. 업계에서는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은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조 대표이사는 기자간담회에서 “(베끼기 관행은) 제도적으로 해결하기 쉽지 않다"며 “상도덕 차원에서 생각해야 하지 않나 싶다. 다른 운용사도 동반 성장할 수 있는 공간을 줘야지, 시장에서 반응이 좋으면 금방 똑같은 걸 내서 눌러버리는 형태가 맞냐는 건 한 번 짚어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이슈&인사이트] 성장-소비 선순환에 올라가는 자산 시장…그러나 무너지면?

미국 주식은 AI 산업 붐을 만들면서 끊임없이 상승하고 있다. 초창기 AI 산업을 이끈 엔비디아의 주가가 지금은 잠시 주춤거리지만 구글, 애플, AMD 등 빅테크 기업들이 양호한 실적과 전망으로 소위 순환매 장세를 이끌면서 시장 상승의 건전성을 더해주고 있는 상황이다. 거기에 다음 주 연준회의(FOMC)에서 최소 25bp 금리인하가 예상되면서 유동성 추가 공급이 예견되는 상황이다. 그리고 미국 정부 셧다운도 다음 주까지 해결되리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고 가장 문제가 되었던 관세정책은 관세부과의 타겟이었던 중국과의 협상이 잘 진행되면서 이번 달 말 경주에서 열리는 APEC 기간동안 두 정상간의 회담에서 양국 간 무역 협정을 방해하고 있는 희토류, 대두, 펜타닐 3대 문제가 해소되면서 미-중간 무역 협정이 타결될 거라는 희망이 시장에 팽배해 있는 상황이다. 우리나라 코스피 역시 역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면서 파죽지세를 보이고 있다. 특히 반도체가 2017년 이후 다시 한 번 붐을 일으킬 거라는 전망이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대만의 ADATA 천리바이 회장은 “D램, 낸드플래시, 하드디스크(HDD)까지 4대 주요 메모리 제품이 동시에 부족한 건 30년 업력 사상 처음 겪는 일이다."라고 하면서 AI 고정 수요가 과거 3~4년 주기의 메모리 경기 순환을 완전히 깨뜨리고 있고 이번 호황기는 최소 2026년까지 이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생산을 중단한다고 예고한 DDR4 16Gb(기가바이트) 현물 가격은 석 달 새 약 44%나 올랐고, 1년 전과 비교하면 4배(413%) 넘게 뛰었다. DDR5 16G 제품 역시 1년 만에 약 83% 비싸졌다. 특히 DDR4 칩은 웃돈을 주고서라도 구하려는 고객이 줄을 서고 있는 상태다. 지금 자산 시장이 오르는 이유는 미국의 성장, 특히 AI 산업에 대한 기대를 머금고 올라가고 있다. 그리고 성장이 흔들리더라도 연준의 금리 인하가 나와 유동성의 힘으로 자산 가격이 올라갈 수 있기에 돈이 자산시장으로 유입되고 있기 때문이다. 자산을 많이 보유하고 있는 사람들은 올라버린 자산 가격으로 소비를 늘리니 소득 하위층의 소비가 줄고 있음에도 전체 소비가 양호하게 버텨주고 있다. 자산 가격의 상승이 성장을 견인하는 모습이다. 성장으로 자산 가격이 오르고 올라버린 자산 가격이 소비 성장을 자극하니 또 자산 가격이 오르는 그런 그림이 그려지고 있다. 그렇지만 만약 주식 시장을 비롯한 자산 시장 전반이 어떤 충격을 받아 무너진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주가가 하락하면 소득 상위층의 소비가 위축될 수밖에 없고 가뜩이나 소득 하위층의 소비는 초토화 되어있는데 상위층의 소비까지 줄어들면 전반적인 소비 위축의 민감도가 높아져 자산 가격이 성장에 악영향을 미칠 거다. 그렇다면 어떤 리스크가 자산 가격의 하락을 만들 수 있을까? 예상 외의 인플레이션, 국가 부채의 문제, 은행권의 신용 위험, 비은행 금융기관에 대한 우려, 미중간의 갈등, 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금융관련 규제 등. 하지만 정확하게 예측한다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시장은 J.P Morgan의 다이먼 회장과 무디스 수석연구원 마크 잔디 등 유명 비관론자들의 말을 무시하고 버블을 키워 가고 있다. 상승론자들은 반도체의 슈퍼 사이클이 돌아왔기에 앞으로 최소 2년간 자산 시장 상승은 이어질 거라는 게 그들의 주장이다. 그렇다고 하더라도 지금 가격에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주식을 용기 있게 살 수 있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주식 투자자들에게는 항상 욕심과 두려움의 경계에 서 있다. 재무투자론 1장에 나오는 영원한 딜레마 두려움(Fear)과 욕심(Greed) 사이에서 투자자의 고민은 계속 이어질 거다. 최용

‘10·15 대책’ 후 건설株 ‘흔들’…예측보다 지표가 답

정부의 10·15 주택시장 안정화 대책(이하 10·15대책) 발표 이후 건설·주택 관련주가 약세를 보이고 있다. 부동산 관련주에 대해 예측 매수보다 지표 추세를 확인하며 한동안 숨 고를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0·15 대책 발표 이후인 지난 16일부터 전날까지 4거래일 간 KRX건설지수는 1.91% 하락했다. KRX건설지수가 하락세를 맞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상승 가도를 달렸다. 코스피지수는 최근 4거래일 동안 4.56% 상승, KRX건설지수와 괴리율이 약 6.5%포인트(p)에 달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업종의 상승 랠리가 이어지며 사상 최고치를 연일 경신하면서다. 건설 관련주에 대한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만든 것은 정부의 고강도 부동산 수요 억제책이다. 정부는 서울 전역과 경기 12개 지역을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해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를 사실상 막았다. 동시에 조정대상지역에는 주택담보인정비율(LTV) 40%를 적용해 대출 한도를 크게 줄이면서, 대출을 통한 신규 주택 매입이 어려운 환경을 만들었다. 정부 조치는 서울 주택시장이 과열 양상을 보이는 가운데, 수도권의 누적된 공급부족에 대한 불안 심리와 글로벌 금리 인하와 유동성 확대 등이 주택시장에 미칠 수 있는 악영향을 조기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한국신용평가는 이번 대책으로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역의 거래가 위축되고 가격 상승세가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서울 전역이 처음으로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지정된 만큼, 과거보다 강도가 높은 수요 억제책이라는 평가다. 이에 따라 당분간 투자 수요가 줄고 관망세가 짙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만 서울 집중과 지방 인구 감소 같은 구조적 요인이 여전한 만큼, 근본적인 시장 안정을 위해서는 9·7 공급 확대 방안의 실행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부동산 시장 안정과는 별개로 수도권 정비사업에 의존해온 대형 건설사들의 사업 기반은 약화될 것으로 봤다. 대출 제한과 실거주 의무로 잠재 수요가 줄어든 가운데, 주택가격이 둔화되거나 하락할 경우 공사비 상승으로 사업성이 악화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로 인해 정비사업과 민간 개발사업의 진행이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했다. 전지훈 한신평 연구위원은 “규제 대상 지역이 전체 분양·입주 예정 물량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약 20%에 불과하나, 수도권 재개발과 재건축을 중심으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상위권 대형 건설사들의 수주·매출기반이 위축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간 주요 건설사들이 서울과 수도권 핵심지 정비사업에 대한 의존도를 높여 왔기 때문이다. 지방 분양경기 부진과 수도권 외곽 미분양 현상이 확대됐기 때문이다. 10·15 대책 이후 주택주 투자 판단의 핵심 변수는 수도권과 광역시의 매매가격 흐름으로 꼽힌다. 최근 수년간 이어진 건설 착공 부진의 가장 큰 이유는 고금리·고물가로 인한 공사비 부담, 즉 수익성 악화다. 결국 매매가격이 회복돼 수익성이 개선되는 환경이 마련되면 착공과 분양이 자연스럽게 늘어날 수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빈 부지가 많은 경기 외곽과 주요 광역시가 회복의 첫 신호를 보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인다. 다만 단기적으로 이들 지역의 매매가격을 예측하기는 어렵다. 정부 대책의 직접적인 효과보다 심리적 요인이 시장을 좌우할 수 있기 때문이다. 김승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예측해서 주택주를 매수하기보다는 지표를 보고 대응하는 전략을 추천한다"며 “경기 외곽 등 수도권과 광역시의 매매가가 추세적으로 상승한다면 주택주를 매수, 그렇지 못하다면 관망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특징주] LG화학, 행동주의 펀드 ‘디스카운트 해소’ 권고에 ↑

LG화학이 22일 장초반 강세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9시17분 현재 LG화학은 전 거래일 대비 9.39% 뛴 37만8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영국계 행동주의 펀드 팰리서 캐피탈은 LG화학 주가 저평가 상태가 심각하다며 디스카운트 해소를 위한 권고안을 제시했다. 팰리서 캐피탈은 LG화학 상위 10대 장기 주주이자 1% 이상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팰리서캐피탈은 21일(현지시간) “LG화학 주식이 국내 대기업 가운데 가장 저조한 수준인 순자산가치(NAV) 대비 74% 할인된 주가에 거래되고 있으며, 69조원(483억 달러) 규모의 가치 격차가 존재한다"며 고 밝혔다. 팰리서 캐피탈은 LG화학에 대해 ▲이사회 구성을 개선하고 주주 이익에 부합하도록 경영진 보상 제도를 개편 ▲수익률을 지향하는 강력한 자본 배분 체계를 시행 ▲회사가 보유한 상당량 LG엔솔 지분을 현물 대가로 활용해 가치 증진 효과가 우수한 자사주 매입을 실시 ▲기한을 두지 않는 장기적인 디스카운트 관리 프로그램을 시행 등을 제시했다. 장하은 기자 lamen910@ekn.kr

휴니드테크놀러지스가 보잉과 1억30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에 장 초반 강세를 보이고 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7분 기준 휴니드는 전 거래일보다 560원(6.91%) 오른 8660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주가 상승은 휴니드테크놀러지스가 보잉과 약 1억3000만달러 규모의 항공기 부품 공급계약을 체결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휴니드는 서울 ADEX 2025 현장에서 해당 계약에 대한 공식 발표 행사를 진행했다. 이번 계약에는 H-47 전자전기식 패널 및 와이어 하네스 공급계약, F-15EX 전자전기식 패널 공급계약이 포함되며, 납품은 2026년부터 시작될 예정이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자본법안 와치] ‘자사주 소각 회피하려는 거 아닙니다’ 주주 설득해야…강행했던 태광·KCC ‘발행 철회’

올해 3분기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EB) 발행(자사주EB)이 크게 늘어난 가운데, 자사주EB 발행을 위한 '주주 설득'이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자사주EB가 더불어민주당이 추진하는 자사주 소각 의무화를 피하기 위한 '꼼수 발행'이라는 지적이 나오면서 태광산업과 KCC는 자사주EB 발행을 중단했다. 반면 DB하이텍은 같은 방식의 자금조달에도 주가가 크게 올랐다. 기업마다 자금조달 명분과 발행 구조, 공시 투명성에서 뚜렷한 차이를 보였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20일부터 교환사채 발행 공시 규정이 강화돼 앞으로 자사주EB 발행은 줄어들 전망이다. 지난 9월에만 39개 기업이 자사주EB 발행을 공시했다. 3분기(7~9월) 전체로 보면 50건이 공시됐고, 발행 규모는 1조4455억원 가량이다. 더불어민주당이 지난 7월 '자사주 소각 의무화' 법안을 논의하기 시작한 이후 자사주EB 발행이 급증했다. EB 발행을 추진한 기업 중 거센 비판을 받은 곳은 태광산업과 KCC다. 자사주 담보 EB 발행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주주 설득 등 절차적 정당성을 지키지 않았다는 비판이 많았다. 기업이 가진 자기주식을 뜻하는 자사주는 원래 배당과 함께 대표적인 주주환원 수단으로 평가받았다. 기업이 시장에 유통 중인 자사주를 사들인 뒤 소각하면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 주당순이익(EPS)과 자기자본이익률(ROE)이 개선되고 이것이 주가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반면 자사주를 EB 담보로 활용하면 시장에 자사주를 다시 내놓는 방식이어서 유통 주식 수가 늘어나고 주가가 떨어질 우려가 있다. 일각에서는 자사주EB의 경제적 실질은 3자배정 유상증자에 따른 신주 발행과 같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한 현행 상법상 이사회 결의만으로 자사주EB를 발행할 수 있어서 소액주주 입장에선 일방적 결정으로 여겨질 수 있다. 태광산업은 지난 6월 27일 보유 중인 자사주 27만1769주(전체 주식의 24.41%)를 기초자산으로 3200억원대 EB를 발행한다고 공시했다. 태광산업은 교환사채 발행으로 조달한 자금을 신사업 투자 등에 쓴다고 밝혔다. 시장에서는 주주가치를 훼손한 '꼼수 자금조달'이라는 비판이 거셌다. 태광산업 2대 주주인 트러스톤자산운용은 “자사주를 교환 대상으로 하는 EB 발행은 교환권 행사 시 사실상 3자 배정 유상증자와 동일한 효과가 있어 기존 주주의 이익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면서 소송을 제기했다. 태광산업 주가는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 발행 공시 다음 거래일에 11.24% 하락 마감했다. 이후 태광산업은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 발행을 중단하고 이달 중 이사회를 열어 다시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KCC도 자사주 담보 EB 발행을 두고 태광산업과 비슷한 논란을 겪었다. KCC는 지난달 24일 발행주식 총수의 17.24%(153만2300주)에 달하는 자사주 활용 계획을 발표했다. 소각 35만주, 교환사채 발행 88만2300주, 사내근로복지기금 30만주 등이다. 다음날 KCC 지분 1%를 가진 라이프자산운용은 “KCC 시가총액보다 많은 삼성물산 보유 지분부터 먼저 활용 계획을 내놓으라"는 내용의 공개서한을 보냈다. KCC 주가는 자사주EB 발행을 공시한 날 11.75% 하락 마감했다. KCC는 자사주 활용 계획을 발표 6일 만에 백지화했다. DB하이텍은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 발행을 공시했지만, 주가가 10% 넘게 뛰었다. 지난달 10일 DB하이텍은 소각 148만6000주, 교환사채 발행 222만주, 사내근로복지기금 출연 44만4000주 등의 자사주 활용 계획을 공시했다. 15일에는 앞서 밝힌 활용 계획에 따라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를 발행해 1256억원을 조달한다고 밝혔다. DB하이텍 주가는 10일 8.62% 상승 마감했고, 교환사채 발행 공시 다음날인 16일에는 9.20% 상승 마감했다. 태광산업, KCC와 달리 DB하이텍은 교환사채로 조달한 자금의 활용 계획을 전액 시설 투자에 쓸 계획이라고 구체적으로 밝혔다. 충북 음성에 있는 상우공장의 사우스 팹(Fab2) 클린룸 확장과 유틸리티 공사에 1006억원을 투입한다. 기간은 이달부터 오는 2027년 10월까지 약 2년간이다. 또한 차세대 전력 반도체 양산 투자에도 250억원을 집행한다. 시장에서는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 자체가 문제라기보단 왜 자사주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지, 조달한 자금을 어떻게 쓸 것인지 등을 주주에게 설득하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금융투자업계 한 관계자는 “자사주 담보 교환사채는 법적으로 금지된 방법이 아니다"며 “다른 자금조달 방법이 없어서 자사주를 팔아 돈을 조달할 수밖에 없다는 걸 주주에게 설명하면 어떤 주주가 마다하겠냐"고 지적했다. 이어 “태광이나 KCC는 보유 현금도 많고 담보로 할 다른 자산도 많은 데 굳이 자사주를 푸는 방식으로 했기 때문에 비판을 세게 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금융감독원은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에 관한 공시 의무를 강화하는 방안을 20일부터 시행했다. 앞으로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 선택 이유, 주주에게 미치는 영향 등을 관련 내용을 충분히 공시해야 한다. 자금조달 방식으로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을 선택한 이유를 회사가 시장에 충분히 알리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개선안을 내놓은 것이다. 법무법인 태평양의 한 변호사는 “자사주 소각 의무를 담은 상법 개정이 예고된 시점에서 자사주 대상 교환사채 발행을 신중히 해달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일 수 있다"며 “기업들은 공시 의무를 처음부터 염두에 두고 업무를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최태현 기자 cth@ekn.kr

[마감시황] 코스피, 장중 3900선 돌파 후 차익 매물에 상승분 반납

코스피가 장중 사상 최고치인 3900선을 돌파했으나 급등 부담에 따른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지며 상승 폭 대부분을 반납했다. 21일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9.15포인트(0.24%) 오른 3823.84로 마감했다. 장 초반 3851.01로 출발해 3893.06까지 급등했으나 오후 들어 상승분을 반납하며 강보합권에서 거래를 마쳤다. 기관이 2116억원을 순매수하며 지수 하락을 방어했고 외국인과 개인은 각각 124억원, 1554억원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장중 각각 9만9000원, 50만2000원까지 오르며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지만 차익 매물이 출회되며 하락 전환했다. 시가총액 상위주 가운데서는 △HD현대중공업(9.96%) △현대차(3.43%) △한화에어로스페이스(2.20%) △한화오션(6.16%) 등이 상승했다. 반면 △삼성전자(-0.61%) △SK하이닉스(-1.34%) △두산에너빌리티(-0.37%) △네이버(-1.36%) △KB금융(-1.44%) 등은 하락 마감했다. 업종별로는 △운송장비(3.80%) △전기가스(3.29%) △서비스업(2.75%) △건설업(1.99%) 등이 강세를 보였고, △증권(-3.29%) △음식료품(-1.40%) △유통(-1.05%) 등은 약세를 기록했다. 코스닥 지수는 전일 대비 3.27포인트(0.37%) 하락한 872.50에 거래를 마쳤다. 개인이 1873억원을 순매수한 반면, 외국인과 기관은 각각 996억원, 598억원을 순매도했다. △HLB(11.17%) △삼천당제약(3.10%) 등은 상승했고 △에코프로(-2.32%) △레인보우로보틱스(-3.96%) △파마리서치(-5.81%) 등은 하락했다. 한편 원·달러 환율은 8.6원 오른 1427.8원에 마감했다. 윤수현 기자 ysh@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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