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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 금리 내리고, 코스피는 오르고…9조원 ‘탈(脫)예금’

지난달 5대 은행의 정기예금 잔액이 9조원 가까이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기준금리 인하 기조 속에 은행의 수신금리가 빠르게 낮아지며 정기예금 매력이 크게 떨어졌기 때문이다. 반면 분기 결산을 앞둔 기업들의 현금성 자산 확보 움직임과 자산시장 활황이 맞물리며 자금을 유동적으로 운용하려는 수요가 커졌고, 이에 따라 요구불예금은 30조원 가까이 증가했다. 2일 각 은행에 따르면 KB·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정기예금 잔액은 931조9343억원으로 집계됐다. 전월 대비 8조9332억원 감소한 수치다. 지난 3월(15조5507억원) 이후 3개월 만에 가장 큰 감소폭을 보였다. 정기예금 금리가 가파르게 낮아진 것이 원인으로 분석된다. 은행의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2%대에서 최저 1%대까지 하락한 상태다. 이날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은행권에서 판매 중인 단리 1년 만기 기준 정기예금 38개 상품 중 Sh수협은행의 헤이(Hey)정기예금이 연 2.6%의 가장 높은 기본금리를 준다. 전달 취급 평균 금리가 연 2.78%였던 점을 고려하면 한 달 새 0.18%포인트(p) 낮아졌다. 우대금리를 적용해도 연 3%대의 금리를 주는 상품은 없다. 우대금리 적용 시 수협은행의 Sh첫만남우대예금이 연 2.9%의 금리를 주는데, 첫 거래 등 조건을 만족해야 해 우대금리를 모두 받기는 쉽지 않다. 이와 달리 정기적금은 증가세를 지속했다. 지난달 말 기준 정기적금 잔액은 42조8169억원으로, 전월 대비 1조1515억원 늘었다. 은행들이 수신 확보를 위해 고금리 특판 적금 상품을 꾸준히 내놓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정기적금 기본금리를 보면 최대 금리는 연 3%대이며, 우대금리를 적용할 경우 최고 연 5%대를 주는 상품도 있다. 수시입출금식 예금(MMDA)을 포함한 요구불예금의 증가폭은 더욱 두드러졌다. 지난달 말 기준 요구불예금 잔액은 656조6806억원으로 전월 대비 29조9317억원이나 늘었다. 올 들어 가장 큰 증가폭으로, 33조6226억원이 늘었던 지난해 3월 이후 최대치다. 요구불예금은 금리는 낮지만 자금을 언제든지 입출금할 수 있어 투자처를 모색 중인 '대기성 자금'이 유입되는 것으로 여겨진다. 일반적으로 요구불예금은 분기마다 증가하는 경향을 보인다. 법인들이 분기 결산을 위해 현금성 자산을 늘리려 하기 때문이다. 여기에 지난달에는 수도권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고, 새 정부 출범 후 코스피5000 기대감에 증시가 상승하며 새로운 투자처를 찾기 위한 대기 수요가 늘어난 것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코스피 지수는 지난 2일 2698.97에서 지난 30일 3071.7로 13.8% 상승했다. 특히 지난 20일에는 종가 기준 3000선을 돌파했는데, 하반기에도 이 같은 흐름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처럼 은행에서 자금이 빠져나가는 '머니무브' 현상은 한동안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가계부채 문제를 고려해 금리 인하에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으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는 유지되고 있어 은행의 수신 금리에 빠르게 반영되고 있다. 이재명 정부는 주식시장 활성화를 목표로 시장 환경 개선을 독려 중이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지표 금리가 낮아지면 은행 수신 금리도 함께 떨어진다"며 “은행 상품의 매력이 감소하는 가운데, 새로운 투자처를 찾아 자금이 이동하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진옥동 회장 “AI 시대 리더, 기술 이해 넘어 실행해야”

진옥동 신한금융그룹 회장은 “인공지능(AI) 시대의 리더십은 직접 행동에 나설 때 비로소 의미를 가지며, 신한의 실행 DNA를 바탕으로 고객이 진정 원하는 것을 먼저 제안하고 실현하는 초개인화 금융을 선도하자"고 강조했다. 진 회장은 지난 1일 경기도 용인시 신한은행 블루캠퍼스에서 열린 '하반기 경영포럼'에서 “리더는 기술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이를 능숙히 활용하고 실행해야 한다"며 이 같이 밝혔다. 그는 “자동차 경주에서 급격한 코너를 돌 때 순위 변동이 자주 일어나는 것처럼 현재의 AI 기술 전환기는 기업의 생존과 지속 가능성을 좌우하는 중대한 시기"라며 “리더들이 기술 진화에 민첩하게 대응해 변화의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포럼은 'AX(AI 전환)-점화(Ignition)'를 주제로 열렸으며, 생성형 AI와 AI Agent를 경영진 각자의 업무에 접목해 전사적인 실행으로 연결하는 것을 목표로 기획됐다. 특히 기술을 이해하는 수준을 넘어 현업 리더가 직접 '실행의 주체'로 전환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신한금융은 하반기 경영포럼의 효과성을 높이기 위해 6주간의 사전 교육, 포럼 전후 오프라인 집중 교육을 준비했으며, 참석한 경영진들은 AI를 활용한 실습을 통해 이해·학습 능력을 키웠다. 포럼 오전 세션에서는 그룹 최고경영자(CEO)들이 각 사별 실행 가능한 계획을 바탕으로 구체적인 AI 활용 전략을 발표했고, 외부 전문가 강연을 통해 업의 미래 방향성을 공유했다. 오후에 아이디어톤 형식으로 진행된 'AI 실습 미션'은 그동안의 학습 경험을 '실행'으로 전환시키기 위해 참석한 경영진의 직무 경험과 업권의 주요 현안을 고려한 실시간 과제 수행으로 진행됐다. 예를 들어 기업금융 담당에게는 국내외 매크로 현황 분석과 공공 데이터 활용을 통해 금융 제안서 작성을, 시니어 고객 담당에게는 전용 AI 도우미 서비스 구현과 마케팅 방안 제시 등 깊이 있는 문제가 출제됐다. 237명의 경영진들은 AI Agent를 활용해 각각 부여된 미션을 실행했으며 이를 토대로 당일 실습 미션 우수작을 선정하는 등 그동안의 학습을 통해 축적한 경험을 공유했다. 신한금융 관계자는 “리더들이 AI 변화의 주체로 전환되는 여정은 이번 포럼을 마친 후에도 계속될 것"이라며 “2, 3차 오프라인 집중 교육과 각 그룹사별 실행 계획을 추진해 신한금융의 AI 전환은 더욱 속도를 높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금융당국, 보험부채 할인율 현실화 재검토…‘킥스 급락’ 영향

금융당국이 보험부채 평가 할인율 현실화 일정을 늦추는 방안을 검토한다. 금리인하 기조 등으로 보험사들의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이 낮아진 영향이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지난 1일 유관기관·기업·생명보험협회·손해보험협회·전문가들과 '보험산업 건전성 태스크포스(TF)'를 구성, 할인율 현실화 계획 이행방안 등을 논의했다. 당국은 최종 관찰 만기를 30년까지 늘리는 등 할인율을 현실화한다는 방향 하에 2027년까지 낮추는 방안을 추진 중이었다. 그러나 킥스 비율이 200%를 밑도는 등 역대 최저치로 떨어지면서 기존 솔루션을 유지하기 어려워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올 1분기 보험사들의 킥스 비율은 197.9%로 지난해말 대비 8.7%포인트(p) 하락했다. 이번 회의에서는 △현행 계획 유지 △매년 당국 논의를 거쳐 최종 관찰 만기 확대 여부 결정 △일정 장기화 등의 방안이 언급됐다. 당국은 시장의 목소리를 듣고 다음달 시행 일정 조정 여부를 결정한다는 방침이다. 할인율 현실화 일정이 변경되면 보험사 자산부채관리(ALM) 구조 개선을 목적으로 자산-부채 듀레이션 규제 도입이 필요하다는 점도 거론됐다. 보험사의 듀레이션 구조에 문제가 있다는 이유다. 보험사에 허용되는 듀레이션 갭 범위를 감독규정으로 정하고, 준수의무를 부과하는 방안과 킥스 제도 혹은 경영실태평가상 자산·부채 관리에 대한 평가항목을 강화하는 방안이 논의된 것도 이같은 맥락으로 풀이된다. 다만 해당 규제가 도입되면 현재 듀레이션 갭이 큰 회사가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만큼 일정 수준 이상의 자산규모를 지닌 기업에 우선 적용하거나 적응 기간을 부여해야 한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보험사 건전성 관리체계 고도화를 위해 올 하반기 중으로 기본자본 규제 방안과 계리가정 선진화를 비롯한 사안도 논의할 예정이다. 안창국 금융산업국장은 “건전성 TF의 기본 목표는 보험산업의 안정성과 지속가능한 성장을 도모하는 데 있다"면서도 “보험회사들이 과도한 부담에 노출되지 않도록 적절한 시행 속도를 유지하고, 필요한 규제 개혁을 병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NH농협손해보험, ‘공공형계절근로종합보험’ 출시…휴업손실 비용 보장

NH농협손해보험이 '공공형계절근로종합보험'을 출시했다. 농촌 지역의 안정적인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 운영을 돕기 위함이다. 이는 농번기 인력난 해소를 위해 지역농협이 외국인을 고용한 뒤 일손이 집중적으로 필요한 농가에 일정 기간 파견하는 제도다. 2일 NH농협손보에 따르면 이 상품은 전국 지역 농협이 가입할 수 있다.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시 발생 가능한 △농작업 중 배상책임 △재해 및 질병으로 인한 조기 귀국 비용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인한 휴업손실 비용을 보장한다. 올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고용 규모는 약 9만5700명으로 지난해 대비 41% 증가했다. 근로자 인건비는 일일 10만원 수준으로 사설 인력사무소에 비해 최대 10만원 저렴해 농가로부터 큰 호응을 얻고 있으나, 전용 보험 상품이 없어 사업 운영에 어려움이 있었다. 특히 지역농협은 외국인 계절근로자를 월급제 형태로 고용해 최소 임금을 보장해야 하지만, 특별재난지역 선포로 근로가 중단될 경우 농가로부터 인건비를 회수할 수 없었다. 이번 상품 출시로 이 같은 비용 부담이 경감될 전망이다. 송춘수 NH농협손보 대표는 상품 출시를 기념해 권기창 안동시장과 함께 지난 1일 경북 안동와룡농협을 방문했다. 송 대표는 “농촌 인력 수급 문제 해결을 위해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있다"며 “이번 공공형계절근로종합보험을 통해 외국인 계절근로자 제도가 더욱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삼성카드-우리은행, 시너지 창출 나서…제휴카드 출시

삼성카드와 우리은행이 전략적 파트너십을 맺는다. 공동 마케팅을 진행하고 제휴카드를 출시하는 등 시너지를 창출하기 위함이다. 2일 양사에 따르면 김이태 삼성카드 사장과 정진완 우리은행 은행장 등은 지난 1일 서울 중구 우리은행에서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각자가 보유한 금융 인프라와 역량을 토대로 양사 채널을 활용한 상품 판매에 나서고, 프로모션도 강화할 방침이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업권을 선도하는 우리은행과의 협업으로 차별화된 상품과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이라며 “성공적 시너지 모델을 이뤄내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카드업계를 선도하는 삼성카드와의 협업을 통해 다양한 분야에서 시너지를 창출할 것"이라며 “양사의 강점을 결합해 고객이 체감할 수 있는 혁신적인 금융서비스를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KB 57%·신한 45%…4대금융, 주주환원율 레이스 ‘치열’

4대금융지주가 일제히 '주주환원' 보폭 키우기에 나섰다. KB금융지주는 가장 적극적인 행보에 올해 총주주환원율이 50%를 웃도는 수준으로 오를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신한금융지주도 자사주 매입 등 주주환원 속도를 높여 뒤를 바짝 쫓고 있다. 실적 상승과 시장 환경변화에 따라 금융지주 전반 주주환원율 확대에도 기대감이 실린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지주가 지난달 26일 1034만7131주의 자사주를 소각했다. 소각 규모는 약 5000억원으로, 주주 환원에 속도를 내기 위해 지난 2월 밝힌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 정리 계획'을 앞당겨 실행한 것이다. 당시 정리 완료 시점을 8월로 두고 순차적으로 시행하겠다고 밝혔지만 시기를 당겨 조기에 완료한 것이다. 신한금융은 지난 2월부터 네 차례에 걸쳐 자사주를 사들이고 4월에는 520만주(2463억원규모)를 일시에 매수하기도 했다. 하반기에도 추가 자사주 매입을 계획 중인 가운데 금융권에선 3000억원 규모를 매입할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특히 올 들어 자사주 매입·소각 총규모는 1조7500억원으로 이중 소각은 6500억원 규모다. 신한금융은 보통주자본비율(CET1) 13% 초과 자본을 주주환원에 사용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최근 주주가치 제고 행보 확대에 올해 주주환원율 목표치를 달성할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은 5대 금융지주(KB금융·신한·하나·우리·NH농협) 중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상반기에만 1조76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소각을 발표했고 하반기 추가 주주환원책을 예정 중이다. CET1 비율 13%를 초과하는 자본은 주주에게 환원하고 있으며, 밸류업 프레임워크를 도입해 자본관리와 환원을 연계한 밸류업 전략을 시행하고 있다. 올해 총주주환원율은 57%까지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하나금융지주에서는 앞서 함영주 회장이 2027년까지 주주환원율 50%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밝힌 이후 적극적인 주주환원에 나서고 있다. 지난 2월에는 4000억원 규모 자사주 소각을 결정했고, 올 들어 1조7000억원의 매입·소각 규모를 밝혀 공격적으로 보폭을 늘렸다. 특히 금융지주 중 가장 높은 수준의 TSR(총주주환원수익률)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은행 평균 총주주환원수익률 예상은 8.5%로 하나금융은 9.7%다. 총주주환원수익률은 총주주환원율과는 다르게 주식 가격 상승분과 배당금, 자사주 매입에 따른 가치 환원 등을 합산한 총체적 수익을 일컫는다. 하나금융의 올해 예상 주당배당금(DPS)은 3700원으로, 2024년 3600원 대비 2.8% 증가할 전망이다. 이는 KB금융(3400원)보다 300원 높은 수준으로 업계 최고 수준 인상이다. 우리금융도 상대적으로 낮은 주가로 인해 높은 환원수익률이 예상된다. 앞서 비과세 배당 도입과 분기배당 등 차별화된 정책을 추진한다고 밝힌 바 있다. 주주환원 목표로는 CET1 비율 12.5%를 조기 달성한 후 50% 환원을 내걸었다. 금융지주사들은 지난해부터 주주환원율, CET1 비율, 자기자본이익률(ROE) 등 3대 핵심 지표의 개선을 전략으로 밸류업에 드라이브를 걸기 시작했다. 특히 새 정부가 자본시장 구조개혁을 추진해 금융업이 수혜주로 거론되는 가운데 원화가치 상승과 내수 부양책이 맞물린 시장 상황과의 시너지가 커질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금융권은 지난 5월부터 국채금리가 상승세를 보이고 있어 매매평가익이 확대될 가능성도 열려있다. 금융지주사의 2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커지고 있어 올해 역대 최대 실적 기록과 함께 주주환원율도 상향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신한금융은 올해 4조9000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해 최대실적을 나타낼 것이란 전망이다. CET1 비율 개선에 따라 자사주 매입·소각이 늘어나면서 주주환원율은 45%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하나금융도 주가상승률이 올 들어 모든 금융지주사 중 가장 큰 폭으로 나타났다. 김인 BNK투자증권 연구원은 “KB금융의 주주환원율 상향에 주목하고 있다"며 “하반기 보통주자본(CET1)비율 13.5% 초과 자본을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하는 점을 고려하면 추가 자사주 매입·소각 1조1000억원을 포함해 총주주환원율 57.2%도 가능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경현 기자 pearl@ekn.kr

또 재매각 한다고?...MG손해보험 121만 가입자 ‘불안 도미노’

사실상 청산을 향해가던 MG손해보험의 발걸음이 크게 요동치고 있다. 금융당국·예금보험공사·MG손해보험 노동조합이 재매각을 포함하는 잠정 합의를 도출한 영향이다. '이사'를 기다리고 있던 가입자 121만명도 다시금 불안감을 내비치고 있다. 1일 금융당국과 보험업계에 따르면 합의안은 우선 재매각에 나서고, 성사되지 않으면 가교보험사를 통해 MG손보의 모든 계약을 이전하는 기존 방안대로 진행한다는 내용이 골자다. 임직원 고용 승계를 비롯한 조건에 대해서도 다시 협의를 진행하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앞서 MG손보의 신규 영업을 중단하고, 내년까지 MG손보가 보유한 계약을 대형 손보사 5곳(삼성화재·DB손해보험·메리츠화재·KB손해보험·현대해상)으로 넘긴다는 방침을 발표한 바 있다. 한달여만에 금융당국이 입장을 바꾼 것은 기존 솔루션이 임직원 중 10~15%만 일자리 보존할 수 있었기 때문으로 보인다. 노조가 단식투쟁을 단행한 것도 고용 보장이 충분치 않다는 이유였다. 그러나 가입자들은 안정적인 보험금 창구를 잃어버리는것 아니냐고 걱정하는 모양새다. 올 3월말 기준 MG손보의 신지급여력제도(K-ICS·킥스) 비율은 -18.2%로 집계됐다. 손해보험업계에서 킥스 비율이 마이너스인 곳은 MG손보가 유일하다. 생명보험사로 범위를 넓혀도 푸본현대생명이 경과조치 전 기준으로 -23.8%지만, 경과조치 후 기준으로는 145.5%다. 반면, 앞서 인수를 추진했던 메리츠화재는 238.9%에 달한다. MG손보 계약을 흡수해도 가입자들에게 보험금을 지급할 '곳간'이 충분했다는 의미다. 삼성화재와 DB손보 역시 200%를 상회했고, KB손보(182.2%)와 현대해상(159.4%)도 금융당국의 권고치를 웃돌았다. 가입자로서는 상대적으로 보험료가 낮거나 보장이 좋은 계약을 고스란히 이들 회사로 옮길 수 있는 기회였던 셈이다. 구체적인 타임테이블 없이 재매각이라는 명분으로 시간을 끄는 것을 좋게 보기 힘든 까닭이다. 매각 가능성도 높지 않다는 것이 중론이다. MG손보 기보유 계약 대부분이 장기보험상품인 탓에 '빅5'가 일부 계약을 받는 것에 대해서도 '킥스 비율을 표시할 때 MG손보 계약을 제외한 수치를 보이게 해야한다'는 등의 알레르기 반응을 보였는데 새로운 매수자를 찾는게 가능하냐는 논리다. 높은 손해율 등으로 인해 적자 탈출도 쉽지 않다. 지난해 보험손익과 투자손익은 각각 -595억원과 -204억원, 올 1분기도 -222억원과 -53억원으로 나타났다. 이는 영업손실(275억원)과 당기순손실(399억원)로도 이어지고 있다. 이번 사태가 시장경제 논리를 정치논리로 덮는 '스노우볼'이 될 수 있다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정부가 부실 금융기관을 정리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견실한 기업들이 부실을 뒤집어쓰면서 2금융권을 비롯한 금융산업의 건전성을 해칠 수 있다는 것이다. 노동자 친화적인 정부라고 해도 소비자 보호를 최우선시하는 업의 본질을 훼손하면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일각에서는 100만명이 넘는 금융소비자를 500명 규모의 종사자 권익을 위한 인질로 삼는 것 아니냐는 비판도 가하고 있다. MG손보의 처우가 좋은 편이라는 평가가 나왔던 것도 이러한 목소리에 힘을 싣는 요인이다. 한 MG손보 가입자는 “(그간 여러차례 매각이 되지 않았는데) 원매수자가 있을지 의문"이라며 “데드라인도 없이 방향을 바꾸는건 소비자를 기망하는 것 아니냐"고 토로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NH농협은행, 런던지점 최종 인가…유럽 첫 국외점포 결실

NH농협은행은 1일 영국 금융당국(PRA·FCA)으로부터 런던지점 설립을 위한 최종 인가를 획득했다고 밝혔다. 이는 유럽권 최초의 농협은행 국외점포로, 2021년 런던사무소를 개소해 지점 설립을 추진한 지 약 4년 만의 결실이다. 한국계 주요 은행이 영국 시장에 진출하는 것은 34년 만이다. 농협은행은 런던지점을 통해 EMEA(유럽·중동·아프리카) 지역 글로벌 투자은행(IB) 사업 확대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할 계획이다. 또 유럽 진출 한국계 기업은 물론 아시아와의 금융 연결을 모색하는 현지 기업을 대상으로 금융서비스를 제공할 예정이다. 강태영 농협은행장은 “런던지점은 농협은행의 첫 유럽권역 점포로서 글로벌 IB사업 활성화와 범농협 시너지 사업 발굴을 위한 전략적 요충지로 성장시키겠다"고 말했다. 농협은행 런던지점은 오는 15일부터 본격 영업을 시작한다. 이번 승인으로 농협은행은 미국, 아시아, 오세아니아,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지점 7개, 법인 2개, 사무소 2개의 국외점포를 운영한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지방銀 풍향계] 부산은행, 중소조선사 HJ중공업에 대규모 RG단독 발급 外

◇ 부산은행, 중형조선사 HJ중공업에 대규모 RG단독 발급 BNK부산은행은 민간은행으로는 처음 국내 중형조선사인 HJ중공업에 1억6400만 달러 규모의 선수금 환급보증(RG)을 발급했다고 1일 밝혔다. 이번 RG발급은 지난 5월 금융위원회 면책심의위원회에서 의결된 '중형조선사 수주가이드라인을 준수한 RG발급에 대한 면책 적용'의 첫 사례다. 정책금융기관 참여 없이 부산은행이 단독으로 지원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HJ중공업은 지난해 11월 그리스계 선주로부터 8000TEU급 컨테이너선 4척을 수주했으나, 정책금융기관의 RG한도 소진으로 추가 RG한도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이에 부산은행이 한국무역보험공사가 지원하는 1척을 포함해 해당 선박 2척 전체에 대해 RG를 발급하며 건조계약을 원활하게 이행할 수 있게 됐다. 부산은행이 발급한 RG 대상 선박 2척은 기존 계획에 맞춰 정상적으로 건조될 전망이며, 예정대로 각각 2026년 7월, 10월에 인도될 예정이다. HJ중공업은 상륙함, 고속정 등 방산 특수선 건조 능력을 보유한 국내 유일의 중형조선사다. 최근에는 친환경 연료 기반의 중형 컨테이너선 분야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고 있다. 부산은행은 정부의 제도 개선 기조에 맞춰 중형조선사의 현재 재무 상태에만 얽매이지 않고, 수주 선박의 사업성과 미래 경쟁력을 반영한 심사 끝에 이번 RG발급을 결정했다. 중형조선소의 금융 접근성을 높이고 민간 금융기관 참여를 확대해 산업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은행 관계자는 “지역 대표 은행으로 지역 소재 중형조선사의 어려움을 해소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어 기쁘다"며 “지원 선박이 무사히 인도될 때까지 HJ중공업과 긴밀히 협업할 예정이며, 앞으로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국내 조선업과 해운업 육성에 일조할 수 있는 은행이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BNK경남은행, 신용등급 낮은 경남도민에 최대 150만원 지원 BNK경남은행은 신용등급이 낮은 경남도민들에게 최대 150만원까지 대출해주는 서민 금융상품 '경남동행론'을 지난달 30일 출시했다고 1일 밝혔다. 경남은행은 지난 5월 경상남도, 18개 시·군, 서민금융진흥원 등과 맺은 '경남동행론 업무협약'에 따라 경남동행론을 출시했다. 경남은행은 정부의 상생금융 정책에 동참하고 사회적 가치 창출을 선도하는 금융기관으로서 역할을 강화하고자 BNK금융그룹에서 신설한 '지역경제 희망센터'를 통해 경남동행론이 금융 취약계층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도록 운영할 예정이다. 경남동행론 대상은 신용등급 하위 20%이면서 연 소득 3500만원 이하인 경남도민이다. 신청일 기준 최근 3개월 이상 경상남도에 거주해야 한다. 대출 한도는 최소 50만원에서 최대 150만원까지며, 10만원 단위로 신청 가능하다. 금리는 보증료(2.9%)를 포함해 연 8.9%다. 상환 방식은 2년 만기 원리금 균등분할 방식이다. 경남은행은 경남도민들이 경남동행론을 편리하고 간편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경남은행 모바일뱅킹(App)' 내에 가입 시스템을 구축했다. 가입 방법은 경남은행 모바일뱅킹 내 '금융상품'에 접속해 '모바일 경남동행론'을 클릭한 후 절차를 거치면 된다. 홍응일 경남은행 개인고객그룹 상무는 “앞으로도 경남은행은 지역민들을 다방면으로 돕기 위해 경상남도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 “우산 함께 써요" 전북은행, 공유 우산 무료 대여서비스 운영 전북은행은 오는 2일부터 순차적으로 '따뜻한 공유우산 무료 대여서비스'를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이 서비스는 갑작스러운 우천 시 우산을 가지고 있지 않은 내점 고객들의 불편을 해소해 고객 편의성을 높이고, 일회용 우산 사용을 줄여 ESG(환경·사회·거버넌스)를 실천하기 위해 제공된다. 오는 2일부터 전주, 익산, 군산 지역 전북은행 주요 지점 총 55곳에 공유 우산 대여함을 설치하며 우천 시 고객이 필요할 때 무료 대여를 해준다. 사용 후에는 가까운 전북은행 지점에 자율 반납을 하면 된다. 전북은행 관계자는 “이 서비스는 전북은행이 고객 곁에서 언제나 도움을 줄 수 있는 따뜻한 파트너란 의미를 담았다"며 “일회용 사용품을 줄여 환경을 생각하는 ESG 가치 실현에도 동참할 수 있도록 고객들의 많은 이용 바란다"고 말했다. ◇ 광주은행, '기아 챔피언스카드' 발급받으면 GS Pay 할인쿠폰 광주은행은 1일부터 9월 30일까지 GS리테일과 협업해 'Wa! 소리나는 감탄 혜택 이벤트'를 진행한다. 이번 이벤트는 이벤트 기간 내 비대면 채널에서 '기아 챔피언스카드'를 발급받은 고객 중 광주은행 신용카드 최초 신규 고객 또는 발급 월 직전 6개월간 결제 이력이 없는 고객을 대상으로 선착순 2000명에게 혜택을 제공한다. 이벤트 조건 충족 시 별도 응모 없이 자동으로 참여되며, 전국 1만9000여개 GS25 오프라인 편의점 매장에서 사용할 수 있는 GS Pay 3000원 할인쿠폰 4매가 고객당 제공된다. 쿠폰은 카드 발급 월의 익월 초에 일괄 지급된다. 기아 챔피언스카드는 올해 KIA 타이거즈의 13번째 우승(V13)을 기원하며 출시된 카드다. 주요 혜택으로는 전월 실적 조건 없이 광주-기아 챔피언스 필드 입장료를 최대 5000원까지 할인해주며, 경기장 내 팀스토어, F&B 매장, 편의점, 일상생활 업종, 5대 놀이공원, 패밀리 레스토랑 등 다양한 업종에서 할인 혜택을 누릴 수 있다. 송석현 광주은행 디지털금융센터장은 “고객 라이프 스타일에 밀착된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기 위해 금융과 비금융 간의 협업을 지속적으로 확대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고객의 실질적인 만족을 높일 수 있는 제휴 서비스를 적극 발굴하겠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배당소득 ‘분리과세’ 부상...은행주 투자 ‘이곳’ 유리하다는데

이재명 대통령이 코스피 5000 시대를 천명하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도입 여부가 주요 화두로 떠오르고 있다. 그간 상법 개정안에 반대했던 국민의힘이 상법 개정을 전향적으로 검토하겠다고 입장을 바꾸면서 배당소득 분리과세, 고배당 기업에 대한 세제혜택 등 인센티브 방안도 동시에 추진하자고 밝혔기 때문이다.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되면 그간 적극적으로 주주환원을 강화하던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자사주 매입 및 소각보다 배당확대 쪽으로 전략을 바꿀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온다. 다만 이 과정에서 외국인, 개인투자자 등 이해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만큼 현금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 중인 IBK기업은행이 '안전한 선택지'라는데 무게가 실린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소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올해 4월 발의한 소득세법 일부개정법률안은 배당성향이 35% 이상인 상장사의 배당소득에 대해 종합소득에서 분리해 별도의 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핵심이다. 연 2000만원 이하의 배당소득은 현재와 같은 15.4%를 적용하고, 연 2000만원 초과 3억원 이하는 지방세 포함 세율 22%, 연 3억원 초과면 27.5%의 세율을 적용하자는 것이다. 현재는 배당소득이 2000만원 이하이면 지방세를 포함해 세율 15.4%를 적용하고, 2000만원 초과분에 대해서는 금융소득 종합과세로 전환돼 최고 49.5%의 세율이 적용된다. 그러나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되면 기업들에게 배당 확대 유인을 제공하고, 투자자의 배당 투자를 활성화해 자본시장 활력을 제고할 수 있다. 특히 KB금융지주, 신한지주, 하나금융지주 등 국내 금융지주사들은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에 따라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확대 등을 포함한 주주환원을 늘리고 있어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되면 주주환원에도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지주사들의 경우 자사주 매입 및 소각, 배당까지 포함하면 총주주환원율이 40%에 육박하지만, 배당성향은 대체로 30%를 하회하고 있어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본격 시행되면 자사주 매입 및 소각보다 배당을 늘리는 방향으로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이 과정에서 외국인, 기관, 개인투자자 등 투자자별로 이해관계가 다르다는 점은 변수다. 가령 외국인 투자자는 배당보다 자사주 매입 및 소각을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주 특성상 외국인 지분율이 높아 배당을 늘리게 되면 외국인 국부유출 비판이 나올 수 있다"며 “그럼에도 상법이 개정되면 금융지주사들의 배당은 높아질 여력이 있다는 게 시장의 중론"이라고 강조했다. 주목할 기업은 IBK기업은행이다. 기획재정부가 최대주주인 IBK기업은행은 현금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펼치고 있고, 별도기준 배당성향은 작년 말 현재 35%를 기록했다. 기업은행은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적용돼도 고려해야할 이해관계자가 적어 관련 불확실성도 크지 않다. 설용진 SK증권 연구원은 “기업은행은 지속적으로 현금배당 중심의 주주환원 정책을 시행했고, 연결기준 35%를 상회하는 배당성향이 예상돼 관련 불확실성도 가장 적다"고 설명했다. 또 금융권 관계자는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시행되면 기업은행처럼 현금배당 위주로 주주환원을 펼치는 기업들의 매력도가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나유라 기자 ys106@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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