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임대사업자 절반이 고령층…전월세 불안, 뿌리는 ‘노후 대비 부족’](http://www.ekn.kr/mnt/thum/202607/news-p.v1.20260731.58c6215c212240719113370400b2b890_T1.jpg)
집값 상승과 함께 전월세 가격도 함께 오르는 트리플 강세가 나타나고 있다. 임차료 상승과 전월세난은 실수요자의 주택 구매 수요로 이어져 다시 집값 상승 압력으로 작용한다. 전문가들은 전월세 불안의 근본 원인 중 하나로 임대차 시장의 공급 구조를 지목한다. 개인들, 그중에서도 영세한 개인들이 전월세 공급의 주축이 되다 보니 개인의 자산 상황과 심리에 따라 시장이 크게 변동한다. 임대시장의 공급 주체가 중장년·고령층에 쏠려있는 것은 이들 상당수가 노후 소득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채 임대소득에 기대고 있다는 의미다. 그 대안으로 주택연금 같은 고령층 자산 유동화 활성화 방안이 고려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는 개인보다 기업형 임대차가 활성화되는 환경이 조성돼야 한다는 제언이 나온다. 전국 임차가구는 2024년 기준 847만가구로 추산된다. 공공임대주택에 사는 197만2000가구(23.2%)를 제외한 649만8000가구(76.8%)는 민간에 의존하고 있다. 개인 공급자 상당수는 고령층이다. 국세청 국세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기준 60대 이상 고령층 부동산임대업자는 123만7494명으로, 전 연령대 임대사업자(242만9333명)의 절반을 넘는다. 50대를 포함한 비중은 79%에 달해 사실상 임대시장이 중장년층을 중심으로 형성돼있다. 고령층 자영업자 중에서도 부동산임대업이 서비스업(48만7918명), 소매업(32만6379명), 운수·창고·통신업(29만7858명)을 제치고 가장 높은 비중을 보였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말 60대 이상 자영업자 대출은 389조원을 기록했다. 그중에서도 고령층 자영업자의 경우 부동산업 대출 비중이 38.1%로 다른 연령층보다 월등히 높았다. 한국은행은 고령층 자영업자의 대출이 부동산업에 집중돼 부동산 경기 변화에 상대적으로 취약하다고 우려한 바 있다. 은퇴 이후 재취업 문이 좁다 보니 초기 투자비가 적고 진입장벽이 낮은 빌라·다세대 임대로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결국 전월세 시장의 공급 축이 '생계형 고령 임대인'에 상당 부분 기대고 있다는 뜻이다. 전월세 시장 공급이 생계형 고령 임대인에게 기대지 않으려면 고령층이 노후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자산 유동화 수단이 활성화 돼야 한다. 그러나 2025년 말 기준 주택연금 누적 가입 가구는 15만71가구이며 가입률은 약 2%에 불과하다. 주택연금이 활성화되지 못하고 있는 이유는 상속문화와 낮은 급여수준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한국주택금융공사가 2022년 실시한 실태조사에 따르면 주택연금에 가입하지 않는 이유로 '자녀에게 상속하기 위해서'(54.4%)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이어 '월지급금이 적어서'(47.2%)가 뒤를 이었다. 2020~2021년 주택 가격 급등기에는 기존 가입자들의 해지 후 매각 사례가 급증(46.3%)해 제도의 신뢰성과 지속 가능성에도 타격을 줬다. 가입률은 낮지만 수요 자체는 오히려 늘고 있다. 국가 주택연금의 가입 상한선은 공시가격 12억원이다. 이 기준에 맞지 않는 수요를 흡수하려는 민간 상품이 지난해 5월 출시돼, 출시 1년 만에 가입금액 3300억원을 넘어섰다. 국토연구원은 '인구구조 전환에 따른 부동산시장 영향과 향후 과제' 보고서에서 우리나라 고령 가구의 자산 구조가 금융자산보다 주택자산 비중이 높은 특징이 있어, 그들이 보유한 주택자산을 활용해 노후소득을 확보할 수 있는 정책이 중요하다고 짚었다. 연구원은 주택연금제도의 활용 범위를 넓히기 위한 방안으로 4가지(주거이동 허용형 주택연금 제도 도입·주택연금 자녀승계형 제도 도입·취약 고령층 우대형 주택연금 지원 확대·저가주택 주택연금 가입비용 부담 완화)를 제안했다. 현재 주택연금 제도는 담보로 설정된 주택에 계속 거주하는 구조를 전제로 운영되고 있다. 그러나 고령층 생활 과정에서 자녀의 육아 지원을 위해 거주지를 옮긴다거나, 의료시설 접근성이 높은 곳으로 주거환경을 변경하는 수요가 있을 수 있다. 생활 여건 변화에 따라 주거 이동을 선택하더라도 주택연금 이용을 지속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주택연금 자녀승계형 제도는 주택연금 가입자가 사망한 이후 일정 요건을 충족하는 자녀가 연금 계약을 승계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다. 현재는 가입자가 사망하면 연금 계약이 종료되고 담보주택을 처분해 대출잔액을 정산하는 구조로 운영되고 있다. 잔여가치가 있으면 상속인에게 반환되지만, 주택 자체를 유지하면서 연금 계약을 이어받는 방식은 허용되지 않는다. 자녀가 해당 주택에 계속 거주하기를 원하는 경우에도 수단이 제한된다는 점에서, 자녀승계형 제도가 가입시 심리적 부담을 완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봤다. 저가주택을 보유한 취약 고령층의 노후소득 기반을 강화하기 위해 취약 고령층 우대형 주택연금 지원 확대도 제안했다. 이들은 기초연금이나 공적 이전소득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생활비와 의료비 부담을 고려하면 노후소득이 충분하지 않은 경우가 많다. 저가주택은 일반형 주택연금에 가입해도 월 지급액 수준이 낮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어, 기초연금 수급자 등 소득수준이 낮은 계층에는 더 높은 지급률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저가주택 보유 고령층의 제도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가입비용 부담 완화 방안도 제안됐다. 주택연금 가입 시 주택가격을 기준으로 산정되는 초기 보증료와 연보증료 등이 부과된다. 이는 제도 운영의 안정성을 위한 장치지만, 일부 고령가구에게는 부담으로 인식될 수 있어 이를 조정하거나 일부 경감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장기적으로는 고령층의 자산 유동화를 활성화해 과도한 대출로 임대업에 생계를 의존하는 고령층 비중을 줄이고, 대신 기업형 임대차를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는 논의도 나온다. 박진백 국토연구원 부연구위원은 “당초 주택임대차보호법상 2년보다 길고 저렴하게 임대료를 유지한다는 좋은 취지로 등록 임대 사업자 제도가 도입됐고, 2017~2018년 양도소득세 감면 등 강한 혜택을 주며 활성화됐다"며 “문제는 이 과정에서 자금이 부족한 영세 임대인들이 양도차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전세를 끼고 매입하는 갭투자로 시장에 대거 유입됐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위원은 이러한 무자본 갭투자 구조가 결국 전세사기의 기본 토대가 됐다고 분석했다. 그는 “개인의 양도차익 추구 전략을 배제하고, 임대료 등 운용수익 위주로 안정적인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며 “이는 개인이 담당하기 어려운 영역인 만큼, 장기 임대차를 유도하는 기업형 임대 사업이 활성화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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