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체기사

재개발 찾은 ‘정원오’ vs 골목 누빈 ‘오세훈’

6·3 지방선거 최대 승부처인 서울시장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정원오 후보와 국민의힘 오세훈 후보가 29일 본격 공약 대결에 돌입했다. 정 후보는 정비사업 기간 단축을 앞세운 '착착개발'을, 오 후보는 AI 건강관리 플랫폼 고도화를 담은 '강철 체력, 활력 서울'을 1호 공약으로 내걸었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성북구 장위14구역을 찾아 첫 부동산 공약을 발표했다. 2005년 국내 최대 규모 뉴타운으로 지정된 뒤 20년째 착공을 못 한 현장이다. 정 후보는 현장에서 오세훈 시장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겨냥했다. 그는 “오세훈 시장이 연평균 8만 호를 약속해 놓고"라며 운을 떼는 순간, 잠깐 말을 멈추고 카메라 쪽을 '휙' 돌아보며 “정비구역 지정 이후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공급 성과는 부족했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가 이날 내놓은 공약의 이름은 '착착개발'이다. 정비사업 시작부터 입주까지 서울시가 밀착 지원해 현재 평균 15년 이상 걸리는 사업 기간을 10년 이내로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도시및주거환경정비법을 개정해 기본계획 수립과 정비구역 지정을 동시에 진행하고,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계획은 한 번의 총회와 인가로 처리하기로 했다. 시장 직속 '정비사업 전문 매니저'를 각 조합에 파견하고, SH·한국부동산원 공사비 검증단도 보낸다. 정 후보는 “오세훈 시장 재임 시기인 2022년부터 2024년까지 서울의 아파트·빌라 인허가 물량은 직전 10년 평균 대비 62% 수준에 그쳤다"며 “매입임대주택 물량도 오세훈 시장 전에는 7000호 이상이었는데 들어와서는 2000호 미만으로 떨어졌다"고 했다. 이를 연 7000~9000호 수준으로 회복시키겠다고 밝혔다. 다만 신통기획 자체를 부정하진 않았다. “서울 시민에게 필요한 정책이라면 이어가겠다"고 했다. 허물기보다 이어받되 속도를 높이겠다는 구도다. “민간 재개발도 착착 속도를 내고, 공공재개발도 병행하면 말이 한 마리 달리는 것보다 여러 마리 달리는 게 낫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오 후보는 이날 오전 도봉구 쌍문시장을 찾아 상인들과 일일이 악수하며 민심을 살폈다. 한 과일가게 점주가 “안 팔려요, 경기가 너무 안 좋아요"라고 하소연하자, 오 후보는 “빨리 경기 살려야 할 텐데, 열심히 하겠다"라고 답했다. 세계 각국의 과자를 모아 파는 점포 앞에선 잠시 걸음을 멈추고 “편의점보다 값이 싸다. 아버지 퇴근할 때 애들 하나씩 들고 들어가면 기분 좋아하겠다"라고 했다. 상인이 “애들은 거의 천국이라고 그래요"라고 받아치자 웃음이 터졌다. 오 후보는 현장을 나서며 “고물가 위기 속 소상공인과 골목상권이 겪는 절박함을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했다. 서울시가 지난 2월 발표한 '민생경제 활력 더보탬' 프로젝트를 이어받아 위기 징후를 미리 파악하는 선제적 경영개선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장년층 상인의 디지털 전환 지원도 올해 500명 규모로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오 후보는 당색인 붉은색 대신 흰색 상의를 입고 나왔다. 계엄·탄핵 역풍 속에 10%대 중반 지지율을 기록 중인 국민의힘과 거리를 두면서 정치·정책 현안보다 시민이 일상에서 체감하는 생활 이슈로 표심을 공략하는 전략이다. '1호 공약'으로 부동산이 아닌 건강 카드를 꺼내 든 것도 같은 맥락으로 읽힌다. 오 후보는 이날 서울 도봉구보건소 지하 1층 '서울체력 9988 도봉센터'에서 '강철 체력, 활력 서울'을 1호 공약으로 발표했다. 재임 중 구축한 건강관리 플랫폼 '손목닥터 9988'을 인공지능(AI) 기반 슈퍼앱으로 고도화하겠다는 것이 핵심이다. 개인별 건강검진 결과를 분석해 만성·중대질환 위험도를 예측하는 기능을 탑재하겠다고 했다. 인프라 확충 계획도 구체적이다. 집에서 10분 안에 체력 관리가 가능한 '10분 운세권'을 만들겠다며, 현재 27개인 서울체력장을 100개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여의나루·뚝섬·광화문역 등에서 운영 중인 러닝·피트니스 공간 '펀스테이션'도 현재 6곳에서 25곳으로 확대한다. 2030년까지 어르신 맞춤형 '시니어 여가 공간'인 우리동네 활력충전소도 120개 신규 조성하고, 실내외 파크골프장도 늘린다. 재원 조달 방식도 언급했다. 오 후보는 “시설 조성에 친화적인 민간업체들이 있을 수 있다"며 “민관협력을 가동할 생각인데, 콘텐츠를 제공하면 큰돈 들이지 않고 시설 조성이 가능하다"고 했다. 그는 “헬스장을 등록할 여유가 없어도, 바쁜 일상에 운동 시간을 내기 어려워도, 건강이 가장 쉬운 선택이 되는 도시를 만들겠다"며 “'삶의 질 특별시'는 다음 임기 4년 오세훈 시정의 중점 목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공약 발표 뒤에는 김재섭 국민의힘 도봉구갑 의원과 나란히 체력 측정에 나서기도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서울 부동산 민심 어디로”…오세훈 vs 정원오, ‘공급 vs 체감’ 격돌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전이 본격화되면서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 간 부동산 정책 충돌이 격화되고 있다. 이번 선거는 단순한 정책 경쟁을 넘어, 서울 시민들이 체감하는 '공급 속도'와 '정책 변화 리스크' 사이에서의 선택으로 압축되는 분위기다. 29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오 후보는 '시장 중심 공급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출마 이후 주택 공급 문제를 선거 핵심 의제로 부각하며 민간 중심 공급 확대 기조를 강조하고 있다. 민간 중심 공급 확대를 축으로 정비사업 속도를 높이고 규제 완화를 통해 사업성을 개선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속통합기획 등 제도 개선을 통해 재건축·재개발 인허가 기간을 단축하고, 공공임대주택 공급과 노후 주거환경 개선을 병행하겠다는 전략이다. 도시 공간 전략에서도 오 후보는 새로운 구조를 제시하기보다 기존 도심의 경쟁력을 끌어올리는 데 방점을 찍는다. 용산국제업무지구 조성, 잠실·삼성·코엑스·현대차 GBC 일대를 잇는 국제교류복합지구 개발, 여의도 금융 중심지 고도화 등을 통해 핵심 업무지구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여기에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를 통한 수변 공간 재편과 주요 간선도로 입체화, 철도 지하화 등 도시 인프라 개선을 결합해 도심 이용 효율을 높이겠다는 계획이다. 반면 정 후보는 공공 기반 공급 확대를 전면에 내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시민 참여형 리츠를 활용한 공공 주도 공급, 시세 대비 70~80% 수준의 실수요형 주택 공급, 시니어 아파트 도입과 상생형 주택 및 대학 기숙사 확대 등을 통해 주거 안정성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도시 구조 측면에서는 보다 분명한 청사진을 제시한다. 기존 강남·여의도·광화문 중심의 '3도심 체계'를 신촌·홍대, 청량리·왕십리까지 확장하는 '5도심 구조'로 전환하고, 신촌·청량리·관악을 중심으로 청년 창업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또 용산, 홍릉(청량리), 구로(G밸리), 양재 등 4개 권역에 일자리 특구를 구축해 산업과 고용 기반을 동시에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내놨다. 아울러 정비사업 관리체계 구축과 자치구 권한 확대, '정비사업 매니저'와 '착착 개발' 도입 등을 통해 공공 중심의 정비사업 운영을 강화하겠다는 입장이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공공 주도 공급 확대가 사업성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다만 '전면 중단' 가능성에 대해서는 선을 긋는 시각도 존재한다. 도시계획 업계 관계자는 “정원오 체제에서는 사업이 멈춘다기보다 공공성 조건이 강화되며 선별적으로 추진되는 양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며 “체감 속도가 느려질 수는 있어도 구조 자체가 뒤집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성동구 일대에서는 성수전략정비구역 정비계획 결정 고시 등 장기간 정체됐던 사업이 단계별로 진전된 사례가 있다. 행당7구역, 용답동 재개발 등도 임기 중 주요 절차를 거친 사업지로 거론된다. 이 같은 노선 차이는 현장에서 '속도 대 조정'이라는 인식으로 번지고 있다. 성북구 재개발 구역에 거주하는 직장인 A씨는 “신속통합기획 이후 이제야 사업이 굴러간다는 체감이 있다"며 “선거 결과에 따라 인허가 기준이 다시 바뀌면 겨우 움직이던 사업이 멈출 수 있다는 우려가 주민들 사이에 있다"고 말했다. 강동구 재건축 추진 단지 주민 B씨 역시 “정비사업의 가장 큰 리스크는 정책 불확실성"이라며 “이미 궤도에 오른 사업에 공공성 기준이 강화되면 일정 지연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인식이 많다"고 전했다. 송파구에 거주하는 자영업자는 오세훈의 신속통합기획 방식에 대해 “사업 속도가 빨라진 건 체감되지만, 그만큼 외부 투자 수요가 급격히 유입되면서 원주민 부담이 커진 측면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재개발 기대감이 커지면서 집값과 분담금이 동시에 올라 고령층이나 장기 거주 주민들은 현실적으로 버티기 어려워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속도만큼이나 주민 보호 장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있다"고 전했다. 강남구에 거주하는 전문직 종사자는 “최근 정책 흐름을 보면 강북 지역 개발에 방점이 찍히면서 상대적으로 강남권은 정책적 소외를 느낀다는 인식도 일부 있다"고 말했다. 그는 “강북 르네상스 등 균형 개발 취지는 공감하지만, 세금과 규제 부담을 감안하면 기존 핵심 지역에 대한 관리와 투자도 병행돼야 한다는 시각이 있다"고 강조했다. 일반 시민들 사이에서도 평가는 엇갈린다. 서울 동대문구 직장인 C씨는 “주택 공급 확대나 교통 정책은 실제로 체감되는 부분이 있다"며 “정책이 이어지는 것이 시장 안정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말했다. 영등포구 직장인 D씨는 “한강공원 정비나 기후동행카드, 120 다산콜센터 같은 서비스는 일상에서 체감되는 변화"라며 “도시 경쟁력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성과가 있다"고 평가했다. 다만 그는 “일부 사업은 비용 대비 효과를 두고 논란이 있는 것도 사실"이라며 정책별 평가가 엇갈린다는 점도 함께 지적했다. 중구에 근무하는 금융권 종사자 E씨는 “정책의 완성도보다 방향성이 중요하다"며 “서울은 경제 활동과 자산 시장이 밀집된 도시인 만큼 정책의 예측 가능성과 안정성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과거 시정 경험을 겪은 유권자들 사이에서는 정책 리스크에 대한 경계심이 여전히 존재한다"며 “최근 정치 흐름을 보면 이른바 '샤이 보수' 성향 유권자들이 결집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번 선거는 이념보다 도시 경쟁력과 시장 안정성을 누가 더 설득력 있게 제시하느냐의 문제"라며 “현재로서는 정책 연속성과 민간 중심 공급 기조를 유지할 수 있는 후보에 무게가 실리는 분위기"라고 덧붙였다. 도시재생 정책에 대한 회의론도 여전히 존재한다. 동작구 노량진동 재개발 지역 입주를 앞둔 직장인 F씨는 “과거 일부 도시재생 사업이 벽화나 이벤트 중심으로 진행되면서 근본적인 주거 환경 개선으로 이어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며 “단기적인 미관 개선이나 커뮤니티 활성화도 의미는 있지만, 노후 주거지 문제를 해결하기에는 한계가 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산업 기반 조성, 교통 인프라 확충, 주택 공급 확대 같은 구조적 접근이 병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정 후보가 구청장으로 재직해 온 성동구에서는 생활 밀착형 행정에 대한 긍정 평가가 두드러진다. 성동구 주민들은 “민원 대응 속도가 빠르고 행정 피드백이 체계적"이라며 “현장 중심 행정과 생활 편의 시설 확충에 대한 체감도가 높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이러한 행정 만족도가 서울시장 선거 선택으로 직결될지는 미지수라는 평가도 함께 나온다. 성동구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G씨는 “이전에는 구청장이 누구인지 크게 신경 쓰지 않았는데, 이사 이후 행정 속도와 대응 방식에서 차이를 체감하고 있다"며 “생활 불편을 문자로 접수하면 당일이나 다음날 바로 답변이 오고 처리 과정까지 안내돼 신뢰가 생겼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적인 평가를 떠나 행정만 놓고 보면 민원 피드백이 빠르고 주민 편의를 세밀하게 챙긴다는 인상이 강하다"며 “버스 스마트쉼터 같은 시설도 도입 속도가 빨라 다른 지역보다 앞서 있다는 느낌"이라고 설명했다. 성동구 주민 I씨는 “무학여고 화재 당시 주말에도 비교적 빠르게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기억한다"며 “이러한 경험이 행정가로서 긍정적인 평가로 이어졌다"고 전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사라지는 빌라·연립…아파트 치중 정책에 비아파트 ‘실종’

정부의 주택공급 드라이브가 아파트 위주로 진행되는 사이 단독·다가구·연립주택은 사실상 공급이 중단됐다. 총량 공급을 목표로 삼다 보니 주택의 규모와 유형에 대한 고려가 부족한 상황이다. 비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상황에서 빌라 월세부담은 커졌다. 비아파트가 내 집 마련의 최종 정착지로 인식되지 않는 상황에서, 전문가들은 저층 주거지와 고층 아파트 사이를 잇는 중간주택 모델 개발이 필요하다고 제언한다. 26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공급 정책의 시차와 대외경제 여건 악화로 주택 공급 물량은 감소하고 있다. 모든 주택 유형에서 인허가량이 급감하고 있는 가운데 단독·다가구·연립주택은 주택 인허가·착공·준공 과정에서 사실상 중단 상황이다. 주택유형별 인허가 추이를 살펴보면 아파트 공급비중이 압도적이다. 2016년을 기준으로 10년간 데이터를 본 결과, 모든 주택 유형을 합한 인허가 가구 수가 2016년에 74만 가구였지만 지난해 말에는 41만가구로 크게 하락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3년에서 5년가량은 인허가 가구수가 40만가구 내외로 유지될 것으로 전망했다. 특히 민간 주택공급 물량이 급격히 감소했다. 민간주택 인허가 물량은 2016년 62.3만가구에서 2025년 30.4만가구로 절반 이하로 줄었다. 공공주택 인허가 물량은 2016년 12.3만가구에서 2025년 11.0만가구로 현상유지했다. 대부분 공공주택의 공급은 LH가 맡고있다. LH는 2023년 이후 인허가 물량을 확대하면서 민간부문의 공급 부족을 상쇄하고 있다. 현 주택정책은 총량 공급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급정책이 아파트 위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주택의 규모와 유형에 대한 고려는 부족하다. 1·2인가구 비중이 확대됨에 따라 소형 주택 공급이 필요한 상황이다. 국가데이터처의 인구총조사에 따르면 1인가구 비율은 2000년부터 2024년까지 상승세를 보였다. 2024년 기준 1인가구는 약 804만5000가구로 전체 가구의 36.1%를 차지하며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2인가구도 증가세다. 2022년 이후 총 혼인건수는 꾸준히 증가했다. 2022년 19만건이었던 혼인건수는 2025년 24만건으로 상승했다. 비아파트 공급 감소와 아파트 전세시장 위축이 맞물리면서 월세부담은 가중되고 오피스텔 수익률은 높아졌다. 아파트 전세 매물은 정부의 대출규제와 실거주 의무 강화, 계약갱신청구권 행사 등이 겹치면서 감소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24일 기준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03건으로, 전년 동기(2만7550건) 대비 44% 감소했다. 전세 매물이 줄자 세입자들 수요는 빌라와 오피스텔로 옮겨갔다. 2015년 이후 월세가격지수는 최고치를 기록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1월 서울 빌라(연립·다세대) 월세가격지수는 103.32(2025년 3월=100)다. 과거와 달리 오피스텔에서 아파트로의 이동이 원활하지 않다 보니 월세 상승세가 지속되고, 월세 강세가 임대수익률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3월 수도권 오피스텔 수익률은 5.32%로 8년 10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소형주택 수요자들에게 상대적으로 저렴한 다세대나 연립주택이 주거 사다리로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토연구원이 지난해 발표한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과 주거정책 과제' 보고서에 따르면 주거 선호에 따라 선호하는 주택 유형과 지역 등이 서열화 된 상황이다. 첫 집 마련으로 주택에 대한 고민이 끝나는 것이 아니라, 이후에도 계속되는 주거 상향 목표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오늘날 아파트가 우리나라의 주된 규범으로 작용하고, 빌라 등 저층 주거지는 주변화된 상황이다.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의 가격 차이를 고려하면 비아파트는 자산이 부족한 계층에게 일종의 대안이나 주거 사다리로 기능할 수 있다. 그러나 아파트 전세 매물이 감소하고 전세의 월세화가 진행되는 상황에서는 임차 가구의 주거비 부담이 가중된다. 비아파트가 안정적인 주거 사다리로 기능하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비아파트 소유 기피 경향도 주거 불안을 가중한다. 연구원은 “청약 기회 등을 고려할 때 비아파트 소유가 주거 목표를 달성하는데 방해가 된다는 판단에 소유를 기피하는 경향이 강하게 나타난다“고 설명했다. 전세사기 피해의 83.7%가 비아파트에서 발생한다는 점도 비아파트의 월세화를 촉진해 임차인의 주거비 부담을 가중한다. 아파트 위주의 공급대책 속에서 비아파트는 공급 감소와 노후화, 주거 품질 저하 등으로 소외된다. 비아파트 공급 확대 방안으로는 생활숙박시설(생숙)의 오피스텔 전환 정책 정도만 논의될 뿐이다. '레지던스'로 불리는 생숙은 당초 외국인 관광객 등을 대상으로 한 장기체류숙박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도입된 취사가 가능한 숙박시설이다. 집값 급등기에 세제나 청약, 대출 등 규제가 없는 주택 대체 시설로 편법적으로 활용돼 숙박업이 아닌 투자·주거 목적으로 분양됐다. 불법으로 실거주 하는 사람들이 많아지자 2021년 정부는 생숙을 숙박업 외 목적으로 사용하는 것을 금지하고 이행강제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이 조치에 수분양자들이 반발했고, 정부는 2027년까지 이행강제금 부과를 유예하고 오피스텔로의 용도변경을 허용했다. 문제는 오피스텔 용도 변경 허용에도 전환율이 저조하다는 것이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준공이 완료된 생숙은 14만4091실이고, 이 중 숙박업으로 신고하거나 오피스텔로 전환하지 않은 미신고 생숙은 3만1560실이다. 재개발·재건축이 주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주거지는 저층 비아파트와 고층 아파트로 양분된다. 국토연구원은 지난해 '비아파트 소유 기피 현상과 주거정책 과제' 보고서를 통해 다세대·연립주택 등 비아파트 가격이 아파트에 비해 상대적으로 저렴함에도 불구하고, 이를 내 집 마련 실현의 대상으로 보지 않는 경향이 강화되고있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런 현실적인 상황을 고려할 때 아파트와 연립·다세대의 가격 차이를 고려하면 비아파트는 자산이 부족한 계층에게 일종의 대안이나 주거 사다리로 기능할 수 있다. 기존 저층 주거지와 아파트 사이를 메울 대안에 대해 변창흠 전 국토부장관은 더불어민주당 주거복지특별위원회 주최로 지난 23일 열린 '부동산정상화, 주거안정의 새로운 길을 묻다' 토론회에서 '중층 고밀주택 단지모델'이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재는 주차장·일조권·도시계획 등 규제를 다 지키면서 소형주택을 지으면 사업성이 나오지 않거나 지을 수 있는 집의 수가 적은 상황이다. 2002년 이전에는 좁은 땅에도 여러 가구의 빌라를 지을 수 있었지만 1세대 1주차장 규제가 강화되면서 공급이 크게 줄었다. 일조권 규제는 인접한 집의 햇빛을 가리지 않기 위해 건물을 띄우거나 윗부분을 깎아서 짓게 만드는 규칙이다. 땅의 크기는 한정적인데 일조권 규제로 인해 위로 올리지 못하거나 사선으로 깎아야 한다면 용적률이 줄어드는 것이다. 핵심은 중대형 아파트가 아니라 소형주택을 지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는 것이다. 현재 최고 250% 수준의 정비사업을 400% 수준의 고밀 주택단지로 정비하고, 주택공급촉진지구나 4종 주거지역 지정을 통해 일조권·채광부·주차장 규제 완화를 적용한다. 블록 단위의 좁고 높은 주택단지가 아니라 넓고 뚱뚱한, 중복도가 있는 2열 주택단지를 건립한다는 구상이다. 기숙사·오피스텔·도시형 생활주택 수용을 통해 토지 소유주는 추가 분담금 없이 내 집 마련과 월세 수입을 확보할 수 있다. 높아진 용적률로 추가로 더 지을 수 있게 된 가구들을 일반에 분양하거나 임대를 놓아 공사비를 충당할 수 있는 구조가 된다. 주택 공급물량이 대폭 확대돼 원주민과 세입자의 재정착률을 높일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다. 기존 공동체를 유지하는 모델을 개발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전문가들은 아파트 일변도 정책의 한계를 지적하며 새로운 주택 모델 개발 필요성에 공감했다. 변 전 장관은 “주택공급촉진지구처럼 전략적으로 꼭 필요한 지역이 있다면 중층·고밀로 지어 입주민들이 최소 금액만 부담하면서 입주할 수 있는 주택 유형을 개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전세사기 피해보상금, 전세 보증금 1/3 보장

국회 본회의에서 「전세사기피해자 지원 및 주거안정에 관한 특별법」(전세사기특별법)과 「부동산개발사업 관리 등에 관한 법률」(부동산개발사업관리법) 개정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전세사기 피해자는 최소 임차보증금 1/3은 보호받게 됐다. 부동산개발사업관리법 개정을 통해서는 인·허가 기간 단축을 지원하기위한 센터를 설치하고, 적극행정을 위해 감사면책 규정을 도입한다. 지난 23일 오후 국회 문턱을 넘은 전세사기특별법 개정안은 임차보증금의 1/3을 국가가 보장하는 최소보장제와 선지급-후정산 제도 도입을 골자로 한다. 피해주택 매입절차 개선과 전세사기 예방강화도 개정안 내용에 포함됐다. 최소보장제는 경·공매가 종료된 피해자의 피해회복금이 임차보증금의 1/3 미달 시 그 차액을 지원하는 방식이다. 이때 피해회복금은 배당, 경매차익, 임대인등으로부터 변제받은 금액, 임대료 재정지원액 등을 모두 합한 금액이다. 경매여건 등에 따라 피해자 간 피해 회복률에 차이가 발생하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도입됐다. 현재 전세사기피해자에게 피해주택 매입을 통한 경매차익(감정가-낙찰가)을 활용한 공공임대주택 10년 무상거주를 지원하고있다. 선지급-후정산 제도는 최소보장금의 전부 또는 일부를 경·공매 전에 먼저 지급하고, 경·공매 종료 후 국가가 정산하는 방식이다. 신탁사기 등 무권계약 피해자들을 대상으로 피해 구제 속도를 높이기 위해 도입한다. 지원금이 피해자에게 직접 귀속되도록 최소지원금 및 선지급금에 대해 양도·담보제공·압류를 금지하는 조치도 진행한다. 전세사기피해주택 매입절차도 개선한다. 전세사기피해주택 경매절차에서 입찰이 없는 경우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주택사업자가 피해주택을 매입하지 못하고 유찰이 반복되는 문제가 있었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최고가매수신고가격이 없는 경우 피해자 등이 최저매각가격으로 우선매수 신고를 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개정을 통해 피해자가 피해주택 매입 요청을 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피해자가 매각기일에 직접 피해주택을 매입할 수 있도록 근거도 마련한다. 또 공공주택사업자에게 경·공매 유예·정지 신청 권한을 부여함으로써 촉박한 경·공매 일정으로 피해주택 매입이 어려운 상황을 개선한다. 경·공매 외 방식으로 피해주택을 매입하는 경우에도 취득세 감면을 적용한다. 공공주택 사업자가 협의매수를 하거나, 공개매각(신탁사기)을 하는 경우가 이에 해당된다. 수탁자에게 LH 등 공공주택 사업자와의 우선 협의와 주택 매입에 필요한 관련 자료 제출 의무를 부여해 신탁사기피해주택의 신속한 매입을 지원한다. 위반건축물의 경우 공공주택사업자가 매입과 양성화 절차를 동시에 진행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전세사기 피해자 지원과 보호도 강화한다. 경·공매가 종료됐지만 피해주택을 매수하지 못한 피해자도 대체 공공임대주택 지원 대상에 포함해 구제 범위를 넓혔다. 임대인의 연락두절 등으로 발생하는 피해주택 안전 문제에 대응하기 위해 지자체장의 안전관리 업무 범위에 공공요금 체납 여부 조사·조치, 소방·승강기 등 시설 안전관리 업무, 피해주택 보존 조치 등을 포함했다. 피해자들이 설립한 협동조합이 피해주택을 매입·임대사업을 통해 피해자의 자립적 피해 회복을 지원하는 경우 지자체장이 행정적·재정적 지원을 할 수 있는 근거도 마련했다. 전세사기피해자의 보증금 보호 방안도 강화됐다. 임대인이 파산하는 경우에도 우선변제권이 인정되는 임차보증금 반환청구권은 면책되지 않도록 개선했다. 전세사기 예방도 강화한다. 전세사기피해지원센터에 예비 임차인 대상 권리관계 분석 등 안전계약 컨설팅 업무가 추가됐다. 피해주택 매입절차 개선 및 전세사기 예방 등과 관련된 개정 사항은 국무회의 심의를 거쳐 공포한 날부터 시행된다. 최소보장제·선지급-후정산 등 제도 도입 관련 개정 사항 등은 공포 후 6개월 경과한 날부터 시행 예정이다. 부동산개발사업관리법 개정안은 9·7 대책의 후속조치다. 인·허가 기간 단축을 통한 부동산개발사업의 원활한 추진 지원이 목표다. 신속 인·허가 지원센터를 새로 설치해 인·허가 기관-사업자 사이에서 명확한 유권해석을 제공할 예정이다. 지원센터는 지난해 11월 26일부터 시범운영 중이다. 인·허가 지원 결과 이행에 대한 감사면책 규정이 도입됐다. 그동안 인·허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특혜 시비 우려로 인·허가 재량권 발휘에 한계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고 적극행정을 장려하는 개선방안이다. 이번 개정안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될 예정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공급이 정답” vs “행정 오판”…오세훈·정원오, 서울시장 ‘부동산 대전’ 격화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서울시장 선거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부동산 정책을 둘러싸고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정면 충돌하고 있다. 두 후보는 공급 확대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집값 상승 원인 진단부터 정비사업 해법, 임대 정책, 세제 문제에 이르기까지 전반에서 상반된 인식을 드러내며 '부동산 대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23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양측의 충돌은 최근 서울 집값 불안의 원인을 둘러싼 책임 공방에서 시작된다. 오세훈 후보는 복수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현 정부의 부동산 정책을 '모순된 규제'로 규정했다. 특히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과 이주비 대출 규제 등 이른바 '10·15 대책'이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지연시키며 공급을 가로막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는 재건축·재개발 활성화를 위해 규제 완화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오 후보 측은 현재 서울 부동산 시장을 '공급가뭄' 국면으로 규정하고 있다. 캠프는 “전임 시장 시절 389개 정비사업이 해제되면서 주택 공급의 흐름이 끊겼고, 그 여파가 지금의 시장 불안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2021년 취임 이후 정비사업 정상화를 통해 공급 기반을 복원해왔고,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면서도 “10·15 대책 이후 강화된 이주비 대출 규제와 조합원 지위 양도 제한이 사업 속도를 저해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이주비 조달 문제가 핵심 병목으로 지목된다. 서울시가 이주를 앞둔 정비사업 구역 43곳을 조사한 결과, 약 91%에 해당하는 39곳이 대출 규제로 인해 이주비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것이 캠프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는 주택진흥기금 500억 원을 활용한 금융 지원 방안을 검토하고 있으며, 중앙정부에도 규제 완화를 지속적으로 요구하고 있다고 밝혔다. 아울러 무주택 서민 주거 안정을 위한 정책도 병행하고 있다는 입장이다. 오 후보 측은 공공지원형 주택과 임대주택 공급 등을 통해 약 13만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을 추진하고, 전세보증금 지원과 대출 이자 지원, 월세 보조, 전월세 안심계약 서비스 확대 등 주거 안정 대책을 함께 추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반면 정원오 후보는 오세훈 시정의 정책 운영 방식 자체를 문제로 지목한다. 오 후보가 토지거래허가구역을 해제했다가 단기간 내 다시 확대 지정한 사례를 들며, 정책 일관성 부족이 시장에 혼란을 초래했다는 주장이다. 정 후보는 집값 불안의 원인을 단순한 규제가 아닌 정책 판단과 행정 운영의 문제로 보고 있다. 정 후보 측 역시 “서울 집값 불안은 규제 문제가 아니라 시정 운영의 실패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공급 확대를 강조해왔지만 실제 성과는 제한적이었고, 정책 일관성 부족이 시장 불안을 키웠다"고 비판했다. 특히 토지거래허가구역 해제 후 재지정 과정을 두고 “중요한 시장 규제를 충분한 검토 없이 완화했다가 단기간에 번복하면서 정책 신뢰를 떨어뜨린 사례"라고 평가했다. 정비사업 해법에서도 두 후보의 접근법은 뚜렷하게 갈린다. 서울은 신규 택지 확보가 사실상 한계에 이른 상황에서 재개발·재건축이 핵심 공급 수단으로 자리 잡고 있지만, 사업 기간이 길고 인허가 절차가 복잡해 공급 속도가 더디다는 공통된 문제를 안고 있다. 양측 모두 속도 문제 해결 필요성에는 공감하지만, 해법은 엇갈린다. 오세훈 후보는 '신속통합기획'을 통해 정비사업의 전 과정을 단축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정비계획 단계부터 서울시가 직접 참여해 심의를 사전에 조정함으로써 사업 기간을 줄이는 방식이다. 오 후보는 이를 통해 정비구역 지정 기간을 기존 평균 5년에서 약 2년 수준으로 단축했다고 평가하고 있다. 여기에 용적률 인센티브와 규제 완화를 결합해 민간 참여를 확대하고, 2031년까지 31만 가구 착공 목표를 제시했다. 반면 정원오 후보는 '착착개발'을 통해 권한을 자치구로 분산하고 현장 중심으로 사업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특히 500가구 미만 소규모 정비사업의 경우 자치구가 인허가를 직접 처리하도록 해 속도를 높이고, 서울시는 기준 설정과 지원 역할에 집중하는 구조를 제시했다. 정 후보 측은 “민주당 후보라고 개발을 하지 않는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라며 “현장에서 검증된 경험을 바탕으로 재개발·재건축을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정비사업 매니저 제도'를 통해 주민 협의, 사업성 분석, 인허가 대응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겠다는 방안도 내놨다. 이를 통해 절차 지연과 정보 비대칭 문제를 줄이겠다는 구상이다. 임대 정책에서도 두 후보의 차이는 분명하다. 오세훈 후보는 민간 임대 활성화를 통해 공급을 확대하는 '시장 보완형' 접근을 취하고 있다. 등록임대사업자 제도 정상화와 세제·금융 인센티브를 통해 임대 물량을 늘리고, 전월세 안심계약 서비스 확대 등을 병행하겠다는 구상이다. 반면 정원오 후보는 공공 중심 공급 체계를 강조한다. 청년·고령층을 위한 맞춤형 공공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약 5만 가구 규모의 주택 공급 계획을 제시했다. 또한 '서울시민리츠'를 통해 시민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시세 대비 70~80% 수준의 주택을 공급하는 모델도 검토하고 있다. 정 후보 측은 “공급 정책은 단순한 물량 확대가 아니라 안정성과 지속성이 핵심"이라며 “정부 정책과 보조를 맞추면서 예측 가능한 방식으로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학가 '상생학사' 확대와 청년 1인 가구용 소형 공공주택 공급, 고령층 대상 '시니어 아파트' 도입 등을 통해 약 5만 가구 규모의 공공 주택을 공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여기에 '서울시민리츠(REITs)'를 통해 시민이 투자자로 참여하고, 시세 대비 70~80% 수준의 주택을 공급하는 모델도 제시했다. 세제 문제 역시 주요 전선으로 떠올랐다.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 논란이 확산되면서 공방은 세금 영역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오 후보는 세 부담 증가가 거래 위축과 공급 감소로 이어질 수 있다며 비판하고 있다. 반면 정 후보는 실거주 1주택자 보호 필요성에는 공감하면서도, 다주택자 과세 형평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정 후보 측은 “부동산 정책의 핵심은 예측 가능성과 행정 효능감"이라며 “시민이 체감할 수 있는 속도와 결과를 동시에 만들어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결국 두 후보의 부동산 공약은 '공급 확대'라는 공통 목표 아래에서도 정책 철학에서 뚜렷한 대비를 이룬다. 오 후보는 규제 완화와 민간 중심 공급 확대를, 정 후보는 공공 개입과 행정 구조 개편을 통한 시장 안정에 방점을 찍고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선거가 단순한 공급 규모 경쟁을 넘어, '어떤 방식으로 공급을 확대하고 시장을 안정시킬 것인가'를 선택하는 성격을 띨 것으로 보고 있다. 오세훈 후보 측 관계자는 “서울 주택시장의 문제는 계획 부족이 아니라 실행 단계에서의 제약에 있다"며 “정비사업이 실제로 움직이려면 금융과 규제 환경이 뒷받침돼야 하는데, 현재는 이 과정에서 병목이 반복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특히 사업 초기보다 이주·착공 단계에서 속도가 떨어지는 구조가 고착화돼 있다"며 “공급은 수치보다 실제 착공과 입주로 이어지는 흐름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또한 “행정이 모든 과정을 직접 끌고 가기보다는 민간이 참여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주는 것이 공급 확대의 핵심"이라며 “시장 기능을 활용해 사업 추진 동력을 확보하는 방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반면 정원오 후보 측 관계자는 “서울 부동산 시장의 불안 요인은 규제 강도보다 정책의 일관성과 예측 가능성에 있다"며 “단기적 판단에 따른 정책 변경이 반복될 경우 시장 신뢰가 훼손될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이어 “획일적인 속도전 방식보다는 지역 여건과 사업 단계에 맞춘 접근이 필요하다"며 “현장 단위에서 의사결정이 가능하도록 구조를 재편하는 것이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주택 공급은 단순한 물량 확대를 넘어 수요 계층별 접근성과 지속 가능성까지 함께 고려해야 한다"며 “공공의 역할을 강화하되 시장과의 균형을 유지하는 방식으로 정책이 설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이슈&인사이트] 임대시장 정책 부재가 키운 매매가…사각지대에 선 월세시민들

다음 달 9일로 다주택 양도세 중과 유예가 끝나고 4월 17일부터 다주택자의 수도권·규제 지역 아파트 담보대출 만기 연장이 전면 중단되었다. 놀라운 사실은 정부의 규제로 서울 집값이 하락했을 거라는 예상이 완전히 빗나갔다는 것이다. 서울시가 실제 계약된 아파트 매매 사례를 전수 분석한 결과, 시장의 가격상승이 오히려 강해졌다. 20일 서울시가 공개한 한국부동산원의 '2월 서울 아파트 매매 실거래가격지수'에 따르면, 지난 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전월 대비 1.9% 상승했다. 이는 지난 1월의 상승 폭을 앞지른 것이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정부 규제의 직격탄을 월세 시장이 맞고 있다는 것이다. 이사철이 한창이지만 서울 아파트 전세 물건은 2년 전에 비해 절반 가까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1만5427건으로 2년 전인 2024년 4월18일(3만750건) 대비 49.9%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2년 실거주 의무가 부여되면서 갭투자가 차단된 영향이 컸다. 전세 품귀 속에서 기존 전세 계약 갱신을 택하는 세입자가 늘었고 전세 매물은 귀해진 상태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분기 서울 아파트 전세 거래 3만1458건 가운데 갱신 계약은 1만5719건으로 그 비중이 49.9%에 이르렀다. 1년 전 같은 기간(38.8%)과 견줘 11%포인트 이상 늘어난 수치다. 게다가 한국부동산원의 주택가격동향조사를 보면, 지난달 서울 아파트 평균 전세가는 6억149만원으로 6억원선을 넘어섰다. 서울 아파트의 매매가격은 상승세가 주춤한 가운데 전셋값이 오르자 전세가율(매매가 대비 전세가 비율)도 지난달 52.1%로 11개월 만에 상승 전환했다. 수요,공급의 원칙에 따라 다주택자가 매물을 많이 내놓으면 수요의 변동이 없다면 공급이 증가하기 때문에 매매가는 하락한다. 하지만 임차수요에서 매매수요로 전환된 이들이 매매시장으로 들어와 매매수요를 늘린다면 다시 매매가격은 원래 가격으로 돌아가고 수요가 좀더 급격하게 증가하면 매매가가 전보다 더 오른다. 정부의 규제와 전세 품귀로 인해 매매시장으로 넘어오는 임차수요는 중저가 매매시장에 좀 더 집중될 거라는 예상은 들어맞고 있다. 6억 정도 전세로 살던 사람이라면 그동안 저축을 했을 것이고 그렇다면 7-8억 짜리 집은 일부 대출을 통해 충분히 살 수 있을 거다. 마찬가지로 그보다 싼 3-4억의 전세를 살던 사람도 6억 이하의 집을 사려고 할 것이다. 임대 물건 부족으로 중,저가 시장의 매매시장의 수요가 늘어났다. 그 결과 서울시 전수 조사에서 이 중저가 시장이 살아나면서 2월에 가격이 전월 대비 1.9%가 오른 결과치가 나왔다고 생각한다. 문제는 전세가 아니라 월세 물건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서울 아파트 월세 물건은 1년 전 대비 24.9%, 2년 전 대비 16.9% 줄어든 1만5009건으로 집계됐다. 전세난 속에서 월셋집이라도 구하려는 임차인들이 늘어나면서 월세나 반전세 물건의 소진 속도가 빨라지고 있다는 것이 시장의 분석이다. 부동산원 시세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월세가는 지난달 152만8천원으로, 월별 역대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민간 임대공급은 줄고, 공공임대나 사회주택도 여전히 부족한 상황에서 중,저가의 전세를 살던 사람들은 매매시장으로 옮겨 갈 수 있겠지만 보증금이 없어 월세로 살아야 하는 사람들은 또다시 깡통전세의 구렁텅이로 몰려가는 건 아닌지 걱정이 앞선다. 전세 보증금이 없어 월세를 선택해야만 하는 서민층의 주거 불안이 심해지는 상황이 현실이 되는 건 아닌지 걱정스럽다. 공공주택, 사회주택의 확충 등 정부의 임대시장 대책이 시급하다. bienns@ekn.kr

10년 버텨도 세금 5배?… 부동산 시장 뒤흔드는 ‘장특공’ 불씨

이재명 대통령의 양도소득세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 손질 발언을 계기로 부동산 세제를 둘러싼 논쟁이 확산되고 있다. 보유 기간만으로 과도한 세제 혜택을 주는 구조에 대한 문제 제기가 나오면서, 장특공 축소 가능성이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22일 부동산업계 등에 따르면 장특공 폐지 논란의 출발점은 이재명 대통령의 최근 공개 발언이다. 이 대통령은 장기보유특별공제가 보유기간만으로도 높은 공제율을 인정하는 구조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며, “실제 거주 여부와 관계없이 장기간 보유했다는 이유만으로 세 부담을 크게 줄여주는 것은 조세 형평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특히 실거주 요건 없이 보유만 한 1세대 1주택자를 중심으로 제도 손질 필요성을 언급하면서, 장특공 적용 기준을 '보유'에서 '거주'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아울러 제도 개편 방식과 관련해 일정 기간 유예를 둔 단계적 축소 구상도 함께 제시했다. 우선 약 6개월의 유예기간을 거친 뒤 보유기간에 따른 공제율을 현행 대비 절반 수준으로 낮추고, 이후에는 해당 공제 자체를 폐지하는 방안까지 검토할 수 있다는 취지다. 이 같은 발언이 알려지자, 단순한 문제 제기를 넘어 구체적 개편 시나리오가 제시된 것으로 받아들여지면서 시장에서는 세 부담 증가 가능성을 즉각 반영하는 움직임이 나타났다. 대통령 발언은 형식적으로는 '비거주 1주택자'에 한정돼 있지만, 장특공 구조 자체가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합산해 공제율을 산정하는 방식이어서 실제 영향은 그 범위를 넘어설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행 제도는 보유기간 최대 40%, 거주기간 최대 40%를 각각 인정해 합산 최대 80%까지 공제하는 구조다. 이 때문에 보유기간에 대한 공제 비중이 축소되거나 제외될 경우, 실거주 기간이 충분하더라도 전체 공제율이 크게 낮아지는 문제가 발생한다. 예컨대 10년 이상 보유·거주한 1주택자의 경우 현재는 최대 공제율 80%가 적용되지만, 보유 공제가 축소될 경우 거주기간에 해당하는 40%만 인정되거나, 실제 거주기간이 짧다면 20% 내외 수준으로 공제율이 떨어질 수 있다. 결과적으로 동일한 보유·거주 조건에서도 과세표준이 크게 늘어나면서 양도세 부담이 수배 수준으로 증가하는 구조가 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특성 때문에 정책 대상이 비거주자에 한정되더라도, 제도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장기 실거주 1주택자까지 세 부담 증가가 확산되는 '연쇄 효과'가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치권 반응은 엇갈렸다. 더불어민주당은 “세제 개편을 검토한 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한 반면, 국민의힘은 “실거주 1주택자까지 겨냥한 세금 인상"이라며 공세를 강화했다. 고가 주택 보유층과 직결된 사안인 만큼 정치적 부담이 반영된 대응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장기보유특별공제는 주택을 일정 기간 보유하거나 거주한 뒤 매도할 때 발생한 양도차익의 일부를 공제해주는 제도다. 현행 소득세법상 1세대 1주택자가 10년 이상 보유·거주하면 공제율은 최대 80%까지 올라간다. 다만 양도세 비과세 기준이 12억원으로 설정돼 있어, 실제로는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혜택이 집중되는 구조라는 평가가 많다. 이 제도는 2008년 도입 당시 15년 이상 보유 시 최대 45% 공제에 그쳤지만, 이후 여러 차례 개편을 거치며 공제율이 확대돼 왔다. 그 결과 양도차익이 클수록 절세 효과가 커지는 구조가 형성됐고,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유리한 '역진적 혜택'이라는 비판과 함께 이른바 '똘똘한 한 채' 선호를 자극한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실제 장특공이 고가 주택에 유리하게 작동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서울 강남권 아파트를 10년 보유 후 매도할 경우 1세대 1주택 비과세(12억원)와 장특공 최대 80%를 적용하면 실효세율이 한 자릿수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양도차익 규모가 클수록 세후 수익이 크게 유지되는 구조다. 시장에서는 정책 불확실성을 가장 큰 변수로 보고 있다. 세제 변화 방향이 명확하지 않은 상황에서 매도 시점을 판단하기 어려워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장특공 축소 시 세 부담이 얼마나 커지는지는 구체적인 수치에서도 확인된다. 우병탁 신한은행 프리미어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의 시뮬레이션에 따르면, 동일한 보유·거주 조건에서도 공제 구조가 바뀌는 순간 과세표준이 크게 늘어나며 세금이 급증하는 구조다. 예를 들어 10년 전 10억원에 취득한 주택을 2년 거주 후 40억원에 매도하는 경우를 가정하면, 현행 제도에서는 보유기간과 거주기간을 합산해 공제율 48%가 적용된다. 이 경우 과세 대상 양도차익이 절반 가까이 줄어들면서 양도세는 약 4억6000만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반면 보유기간 공제를 제외하고 거주기간만 반영할 경우 공제율은 16%로 급감한다. 과세표준이 크게 늘어나면서 양도세는 약 7억9000만원 수준까지 증가한다. 동일한 거래임에도 세 부담이 3억원 이상 늘어나며, 증가율로 보면 약 70% 가까이 확대되는 셈이다. 차익 규모가 더 큰 고가 주택일수록 증가 폭은 더 커진다. 장특공은 공제율이 높을수록 과세표준을 직접 줄이는 구조이기 때문에, 공제율이 낮아지면 그만큼 과세 대상 금액이 직선적으로 늘어난다. 이로 인해 수십억 원대 양도차익이 발생하는 경우에는 세 부담 증가가 수억 원 단위로 확대되는 구조다. 단순한 사례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난다. 10억원에 취득해 20억원에 매도한 1세대 1주택자가 10년 보유·거주한 경우, 현행 제도에서는 비과세 구간과 장특공을 적용하면 세 부담이 약 1400만원 수준에 그친다. 그러나 공제율이 절반 수준으로 축소될 경우 세금은 약 7700만원으로 증가한다. 공제율 변화만으로 세 부담이 5배 이상 뛰는 셈이다. 이처럼 장특공은 '공제율 몇 % 조정' 수준의 변화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과세표준 자체를 크게 바꾸는 구조이기 때문에 세 부담에 미치는 영향은 비선형적으로 확대된다. 시장에서는 이러한 특성 때문에 제도 개편이 현실화될 경우 고가 주택뿐 아니라 중간 가격대 1주택자까지 체감 세 부담이 크게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산 규모가 커질수록 세 부담 증가 폭은 더욱 확대되는 구조다. 이에 따라 고가 주택 보유자일수록 정책 변화에 민감하게 반응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부동산 시장 구조에도 변화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장특공 축소는 단순한 세제 조정이 아니라 상급지로 이동하려는 수요 자체를 억제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며 “세 부담 증가로 기존 주택 매각 자금이 줄어들면 주거 상향 이동이 어려워질 수 있다"고 분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도 “서울 아파트 평균가격이 15억원을 넘고 중위가격이 12억원 수준인 점을 고려하면 장특공 조정 대상에 포함되는 1주택자가 상당수에 이를 수 있다"며 “고가주택 중심으로 이사 수요가 감소하면서 거래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반면 장특공 개편 필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정택수 경실련 부동산국책사업팀 부장은 “부동산 시세차익에 대한 과세는 강화될 필요가 있다"며 “고가 주택 보유자에게 집중된 세제 혜택이 조세 형평성을 훼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1세대 1주택 비과세 기준이 이미 12억원까지 설정돼 있는 상황에서 추가 공제까지 적용되는 것은 과도하다"며 “제도 전반에 대한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지역주택조합제도 개선안, 정상사업장은 ‘신속’, 부실사업장은 ‘출구전략’

국토교통부가 지역주택조합 사업 지연과 조합원 피해 개선을 위한 제도개선 방안을 내놨다. 주택공급 속도와 물량 확대가 이번 정부 주택 공급 기조임에도, 지역주택조합 제도개선의 핵심 목표는 조합원의 피해 최소화다. 21일 국토부의 '지역주택조합 피해 예방 및 사업 정상화 방안'에 따르면 정부는 정상적인 지주택 사업장의 추진 속도를 높이고 조합원을 보호에 나설 방침이다. 지역주택조합은 무주택이거나 주거전용면적 85㎡ 이하 1채 소유자들이 조합을 결성해 사업 주체로서 토지를 매입하고 자가 주택을 마련하는 제도다. 지역주택조합 물량은 준공 기준으로 약 4.2%(1.9만가구)를 차지한다. 이 제도는 1987년에 정비됐다. 당시에는 나대지가 많았기 때문에 토지 확보가 쉬웠고, 지역주택조합제도는 저렴하고 빠르게 집을 공급할 수 있는 방법이었다. 빈 땅이 거의 없어지자 사업 불확실성이 크게 늘었고 사업지연으로 구조적 한계가 발생했다. 그럼에도 정부는 대안적인 주택 공급 수단으로서 제도가 갖는 장점을 고려해 조합원을 보호하는 방향으로 개선안을 내놨다. 정부는 지난해 10월 부실 조합 신규진입 차단을 골자로 하는 1차 개선 방안을 발표한 바 있다. 이번 2차 개선 방안은 이미 추진 중인 사업장을 주 대상으로 한다. 전반적인 정보의 투명성을 제고하는 한편, 정상 사업장은 사업을 신속히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부실한 사업장에 대해서는 출구전략을 마련할 방침이다. 주요 제도개선 방안은 사업 지연 최소화·조합 운영 투명성 제고·조합원 결정권 강화·부실조합 해산·관리 감독 기능 강화 목적이다. 지역주택조합은 땅 확보부터 시작해야 하는 만큼 사업 지연 문제가 크다. 정부는 토지확보기준을 개선하면서 모집신고 기준은 강화해 불확실성은 낮추고, 사업계획승인 단계의 토지소유권 기준은 완화해 속도를 높이는 투트랙 전략을 썼다. 기존에는 모집신고기준이 사용권원 50%만으로 가능했지만 이를 강화해 토지매매계약 80%를 확보해야 신고가 가능하도록 기준을 강화했다. 조합설립인가기준 역시 사용권원 대신 토지매매계약으로 변경하여 토지매매계약 65%·토지소유권 15%로 기준이 강화됐다. 대신 사업계획승인은 기존 토지소유권 95%에서 80%로 완화해 사업 속도를 높였다. 기존에는 95%의 소유권을 가져와야했지만 개선안은 80% 소유권만 확보하면 나머지 20%는 매도청구권을 사용할 수 있는 것이다. 이 경우 관계자 추산으로 대략 사업기간이 1~2년 가량 단축될 것으로 본다. 조합 운영의 전문성·투명성 제고를 위해 정보 제공도 대폭 개선된다. 기존에는 인출사용목적이 업무대행비와 같이 포괄적으로 공개됐지만, 구체적으로 어느 구역에 대한 토지매입비인지 등 목적을 구체적으로 밝히도록 개선했다. 현행은 자금인출·사용내역 공개시 증빙서류가 필요 없었으나 매매계약서 사본이나 세금계산서를 포함하도록 변경했다. '대행업 등록제'를 도입해 부실업체의 시장진입도 차단한다. 현재는 등록제를 운영하지 않아 공인중개사나 주택건설사업자, 정비 전문 업체 등이 업무를 대행할 수 있었다. 제도 개선 이후 자본금이나 전문 인력에 있어 엄격한 기준을 갖춘 업체만 조합 업무 대행이 가능하게 바뀐다. 건설사가 설계변경을 요구하거나 추가 공사비를 요구하며 조합의 비전문성을 악용하는 일을 방지하기 위해 표준도급계약서를 도입한다. 또 시공사가 공사비 증액을 요구할 경우 한국부동산원 등 전문기관 검증을 의무화한다. 조합원의 결정권을 강화하기 위한 제도개선도 이어졌다. 지역주택조합의 경우 정비사업과 달리 조합원 거주지가 퍼져있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 제한적으로만 사용돼왔던 온라인 총회와 전자의결을 활성화해 총회 의사결정과정을 지원한다. 총회에 참석하지 않는 조합원들을 대신해 업무대행사 직원들을 대리인으로 참석시켜 의사결정을 왜곡한 사례가 있는 만큼, 대리인 인정범위도 배우자, 직계존·비속으로 엄격히 제한한다. 부실조합은 적기에 해산될 수 있게 한다. 장기간 정체중인 조합은 중도해산에 대한 재의결 근거를 마련한다. 사실상 조합이 운영되지 않는 경우나 토지 권원을 임의 상실한 조합은 지자체가 인가를 취소할 수 있도록 관리감독권을 강화할 방침이다. 사업이 완료된 조합은 신속하게 해산을 유도한다. 조합이 해산되지 않을 경우 조합을 유지하며 조합장 앞으로 매달 수천만원의 급여와 운영비가 지출되는 불상사가 발생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사업 완료시 1년 이내 해산 총회 개최를 의무화 하고 정당한 사유없이 미해산시 지자체가 직권으로 해산할 수 있도록 근거를 마련한다. 지자체의 관리·감독기능을 강화해 실태점검과 컨설팅 기능도 강화한다. 현재 서울시는 조합원 모집 중이거나 설립 인가 이후 단계에 있는 전체 지역주택조합을 연 2회 정기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하고 있다.시는 위반 사항 적발이 누적되면 고발·수사의뢰를 하거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등 행정조치를 시행해왔다. 국토부는 이를 전국으로 확대해 지자체가 주택조합에 대한 현장조사, 자료제출 등을 요구할 수 있는 법적 근거를 마련한다는 설명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주택법 개정안은 6월 발의하고, 하반기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해 내년 초부터 개선안이 적용되도록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1차 개선안에 포함됐던 지구단위계획 변경이 선행되는 경우에만 모집 신고를 수리하도록 하는 내용 등은 현재 발의돼 개정이 진행 중이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건설업계 중동 상황 대응…착공부터 분양까지 ‘금융패키지’ 지원

정부가 중동 상황으로 경영 어려움을 겪고 있는 건설사의 유동성 확보 지원을 위해 건설 전 과정 금융 패키지를 시행한다. 17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건설사를 대상으로 특별융자 시행, 보증수수료 할인 등 금융지원 패키지를 시행한다. 특별융자는 건설공제조합과 전문건설공제조합에서 각각 3000억원 규모로 지원한다. 건설사 신용 등급에 따라 연 2% 후반에서 3% 초반의 낮은 금리로 자금조달이 가능하게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협력업체 보호를 위한 지원도 있다. 하도급대금 지급보증과 건설기계 대여대금 지급보증 수수료를 10% 할인해 보증 가입 문턱을 낮춘다는 계획이다. 원자재 수급난으로 인해 공사가 지연되는 경우 연장보증이 필요하다. 계약보증과 공사이행보증 수수료를 30% 할인하는 방안도 지원사항에 포함됐다. 계약보증은 계약상 의무를 이행하지 않으면 손해를 금전으로 배상할 것을 담보하는 제도다. 공사이행보증은 수급인이 공사를 완료하지 못할 시 보증기관이 공사 완성을 담보하는 것이다. 건설공제조합은 조합원 당 최대 1억원 한도로 지원한다. 5월 중으로 융자를 실시할 계획이며, 지원 대상은 신용등급 BB이하의 영세 조합원이다. 전문건설공제조합은 기존에 PF위기 대응을 위해 운영한 건설안정 특별 융자를 지속 운영키로 했다. 현재 즉시 융자신청이 가능하며 5월부터 올해 말까지 보증수수료 할인도 추진한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도 보증수수료 감면으로 지원한다. 보증료 할인은 5월 중으로 시행돼 1년간 진행된다. 신규 발급 보증을 비롯해 이미 보증 승인된 사업장의 남은 사업비에 대한 분할 발급 보증에도 적용될 예정이다. 주택사업자에 대해 주택분양보증과 정비사업자금 대출보증 수수료를 30% 할인한다. 이는 주택공급 위축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주택분양보증은 사업장의 분양 계약자를 보호하고, 사업 주체의 자금조달을 지원하는 목적이다. 정비사업자금은 재개발·재건축 사업비를 조달을 지원하기 위함이다. 특히 주택 공급이 멈추지 않도록 주택건설을 위해 돈을 빌릴 때부터 분양할 때까지 전 과정 지원도 포함된다. PF 대출 보증과 분양 보증을 함께 발급받을 경우 분양보증분 수수료를 30% 추가 인하해 최대 60%의 보증료를 감면한다. 한편 지난 8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린 건설·금융업권 합동 간담회에서는 건설업계의 석유·나프타·플라스틱에 대한 공급 안정화와 공사비용 상승에 따른 금융비용 논의가 있었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간담회에서 정상 사업장의 일시적 유동성 애로 개선을 위해 HUG의 PF보증 지원방안을 언급한 바 있다. 해당 내용이 이번 금융지원으로 구체화 된 것으로 풀이된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송윤주의 부동산생태계] 141만 가구 공급…정보 접근부터 ‘답답’

이재명 정부가 연초 '부동산과의 전쟁'을 선포한 이후 9·7 공급대책(135만 가구)과 1·29 공급대책(6만 가구)를 잇달아 내놓으며 오는 2030년까지 총 141만 가구 이상의 주택공급(착공) 방안이 마련됐다. 다만 수요자들은 정부의 주택 공급을 체감하기 어렵다. 주택을 짓고 공급하는 데 시차가 존재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럼에도 수요자에게 '착공' 소식이 구체적인 공고의 형태로 확인되려면 얼마나 시간이 더 소요되는지, 어디서 공고를 확인하면 되는지가 국민들에게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여기에 9·7 공급대책과 1·29 공급대책을 통해 주택을 공급하는 주체도, 그 방식도 다양하다. 정책이 촘촘하게 짜여질수록 더 구체적인 정책수요자들을 보호할 수 있지만 동시에 정보의 장벽도 높아진다. 1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에 따르면 국토교통부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경기토지주택공사(GH)·인천도시공사(iH)와 함께 연내 6.2만 가구 규모의 주택 착공을 추진 중이다. 그럼에도 수요자 입장에선 '착공'소식 이후 구체적으로 임대·분양 공고가 뜨기까지 얼마나 시간이 소요되는지 알기 어렵다. 인천에 거주하는 30대 직장인 A씨는 “공급 소식은 들었지만 지으려면 시간이 한참 걸릴 것 같아서 큰 기대는 안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부의 주택 공급 발표가 수요자들에게 유의미하게 체감되기까지는 간극이 존재한다. 주택 공급 정책은 다음과 같이 진행된다. 우선 주택 공급을 위한 후보지 발표가 있고 나면 지구를 지정해 사업지 경계를 확정한다. 토지이용계획을 세워 부지를 조성할 설계도를 그리고, 환경영향평가를 거친다. 토지이용계획을 세울 때 임대단지·분양단지의 비중을 정한다. 도로 정비도 이때 밑그림이 그려진다. 토지이용계획이 승인되고 나면 부지를 조성한다. 토지보상도 이 단계에서 이뤄진다. 이러한 계획에 따라 블록 별로 공사가 시작된 것을 '착공'으로 발표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에 따르면 착공 이후 분양 단지는 6개월 이내에 분양 공고가, 임대 단지는 1년 후부터 입주자 모집 공고가 나온다. 올해 상반기 착공에 들어간 단지를 기준으로 하면 분양 물량은 이르면 연내, 임대 물량은 내년 하반기부터 공고가 순차적으로 올라오기 시작한다는 의미다. 공공주택지구의 공공주택 건설 비율은 공공주택 특별법 시행령에 따라 정해진다. 공공임대주택은 전체 주택 호수의 35% 이상, 공공분양주택은 전체 주택 호수의 30% 이상이다. 그럼에도 그 중 어떤 단지를 언제 착공할지는 상황에 따라 달라지므로 임대·분양 물량을 예측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렵다. 이번 정부의 공급대책이 대대적으로 진행되는 만큼 LH·SH·GH·iH가 모두 공급주체로 참여한다. 공급 주체는 지역별로 나뉜다. LH는 국토교통부의 지휘를 받아 전국 단위 공공주택을 담당하고, SH·GH·iH는 지방자치단체의 지휘를 받아 각각 서울·경기·인천 물량을 맡는다. 같은 수도권 도심 공급이라도 어느 지역이냐에 따라 담당 기관이 달라진다. 공급 방식도 크게 세 갈래로 나뉜다. 신규 택지를 개발해 대규모 공공물량을 공급하는 방식·유휴부지를 전환해 도심 내 소규모로 공급하는 방식·민간 정비사업(재건축·재개발) 방식이다. 신규 택지 개발을 통한 대규모 공공 공급은 3기 신도시와 수도권 공영개발 택지를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번 착공 물량에 인천계양(2811가구)·남양주왕숙1·2(9136가구)·고양창릉(3706가구) 등 3기 신도시에서 총 1.82만 가구가 포함됐다. 유휴부지를 전환해 도심 내 소규모로 공급하는 방식은 도심 내 방치된 국·공유지나 노후화된 공공청사를 복합 개발하는 것이다. 민간 정비사업의 경우 재개발·재건축을 말하고, 민간이 지은 신축주택을 공공이 매입해 공급하는 '신축매입임대' 방식도 포함된다. 전방위적인 공급 드라이브가 걸리는 상황에서 여러 공급주체와 제도들이 중첩된다. 이는 다양한 정책수요자들을 촘촘하게 보장한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동시에 복잡한 제도 자체가 장벽이 될 수도 있다. 임대제도만 해도 △영구임대 △국민임대 △50년임대 △매입임대 △10년임대 △6년임대 △5년임대 △장기전세 △전세임대 △행복주택 △공공지원민간임대주택 △통합공공임대 등이 있다. 특히 공공임대 제도들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것이다. 통합공공임대주택은 국가나 지방자치단체의 재정이나 주택도시기금의 지원을 받아 사회취약계층의 주거안정을 지원한다. 매입임대주택은 저소득층 주거 안정을 위해 정부의 재정보조를 받아 기존주택을 매입하여 저렴하게 공급한다. 전세임대주택은 도심내 최저소득계층이 현 생활권에서 거주할 수 있도록 기존주택에 대해 전세계약을 체결한 후 저렴하게 재임대하는 임대주택이다. 장기전세주택은 20년 범위에서 전세계약의 방식으로 공급하는 임대주택이다. 국가, 지방자치단체, 한국토지주택공사, 지방공사가 임대할 목적으로 건설하는 것이 특징이다. 무주택세대구성원으로서 일정 소득 및 자산 기준을 충족해야 입주자격을 갖는다. 5·10·50년 공공임대주택은 임대의무기간 동안 임대 후 분양전환하는 주택을 말한다. 행복주택과 공공임대(10년), 국민임대, 영구임대는 유사해보이나 공급 목적에 따라 공급 대상에서 각각 차이가 있다. 전문가들은 주거취약계층을 위한 제도들이 촘촘하게 구비돼있지만 정책 대상자들이 복잡한 제도들을 공부하기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임대제도 중 매입임대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한 제도"라며 “현실적으로 그 사람들이 복잡한 제도를 공부할 시간이 어디있겠냐"고 지적했다. 다양한 상황에 놓인 주택 수요자들에게 핀셋으로 지원을 해주기란 현실적으로 어렵다. 정부도 산발적으로 흩어져있는 정보들을 통합하고 정책 정보들을 쉽게 제공하려는 시도들을 해왔다. 대표적인 예가 국토교통부의 '마이홈'이다. 마이홈 홈페이지에 들어가면 LH, SH 등 다양한 공급주체들에서 올라온 공공임대·공공분양 공고들을 한눈에 보여준다. 자가진단을 통해 자신에게 가장 필요한 주택 유형이 무엇인지도 파악할 수 있게 했다. 문제는 이처럼 주택공급 정보를 통합해서 보여주는 마이홈 사이트가 LH의 주택공급 홈페이지인 '청약홈' 사이트에 비해 방문자 수가 저조하다는 것이다. 트래픽 분석 사이트인 'Similarweb'을 통해 최근 3개월 간 방문자 수 누적 그래프를 살펴보면 LH(주황색)가 817만8000건으로 가장 높고, SH(하늘색)가 424만9000건으로 뒤를 이었다. 마이홈(보라색)은 204만3000건으로 3위를 기록했다. GH와 iH는 각각 57만6754건, 16만2203건으로 뒤를 이었다. LH의 월간 방문건수는 272만6000건이고, 이어 SH의 월간 방문건수는 141만6000건이다. 마이홈의 월간 방문건수는 68만1046건이다. 월별 고유 방문자 수 역시 LH, SH, 마이홈 순으로 112만5000건, 50만8573건, 43만5099건이다. 정부의 주택공급 정책 사령탑인 국토부의 정보창구가 국민들에게 가장 인지도가 낮은 셈이다. 물론 LH가 워낙 오래전부터 공공주택 공급의 주체를 맡아왔던 상황에서 LH 청약홈의 대국민 인지도가 압도적으로 높은 배경은 존재한다. 그럼에도 이재명 정부가 대대적인 주택공급 정책의 드라이브를 건 상황에서 주택공급 서비스 내용을 주무부처인 국토부로 일원화하고, 국민들에게 좀 더 통일된 주택공급 정보를 국토부가 제공할 필요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최원철 연세대 미래부동산개발 최고위과정 책임교수는 “자신에게 맞는 제도는 알아서 찾는 수밖엔 없다"면서 “임대나 분양을 언제 얼만큼 모집한다는 공고가 홈페이지에 통합돼 올라오지만 홍보가 미흡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