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소방 당국이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하고 이틀째 인천 쿠팡물류센터에서 진화 작업을 벌이고 있지만 불길이 좀처럼 잡히지 않고 있다. 2021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이후 스프링클러 관련 규정이 강화됐지만, 이번 인천 물류센터는 규정 시행 이전에 준공돼 적용 대상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20일 인천서부소방서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 화재 관련 3차 브리핑에 따르면, 소방당국은 지난 18일 오전 6시 54분경 최초 신고가 접수된 이후 약 58시간째 화재 진압 작전을 전개하고 있다. 쿠팡 물류센터는 지하 1층, 지상 8층의 연면적 29만9308㎡규모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6층은 바닥면적이 2만8329㎡로 대략 축구장 면적의 4배 규모에 달한다. 최초 화재는 우측 구역 6층에서 시작돼 7층으로 연소됐고 이후 좌측 6, 7층으로 확대됐다. 물류센터의 특성상 건물 내부에 생활용품 등 다량의 가연물이 대량 적재되어 있어 극심한 열 축적이 발생했고, 내부 구조가 복잡해 소방대원 진입과 배연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5층에는 리튬배터리를 사용하는 물류창고용 로봇 수백대가 위치하고 있다. 5층으로 불길이 번지면 건물 전체로 불길이 급격히 확대될 수 있어 하부층으로의 연소 방지에 주력하는 상황이다. 물류창고는 넓은 바닥면적, 높은 층고, 넓은 지하층, 물류 적재를 위한 대규모 랙(선반) 설치, 피난로 확보의 어려움, 다량의 가연물 등으로 화재 발생 시 초기 진압이 어려운 시설로 꼽힌다. 소방 당국에 따르면 화재 당시 물류센터 내 스프링클러는 작동했다. 다만 스프링클러는 천장에만 설치돼있고 랙 중간에는 설치되지 않았다. 이 같은 문제는 2021년 이천 쿠팡 물류센터 화재 이후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당시 국회입법조사처 등은 물류창고는 구조상 방화구획 설치에 한계가 있는 만큼 화재를 조기에 제어할 수 있도록 소방설비를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또 강화된 규정은 신축 건축물에만 적용되기 때문에 기존 건축물의 화재 안전성 확보 방안을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후 정부는 2024년 1월 소방시설 설치 및 관리에 관한 법률(소방시설법) 이하의 행정규칙을 개정해 스프링클러 배치 기준을 강화했다. 창고시설의 화재안전성능기준(NFPC 609)이 제정·시행됨에 따라 층고가 높은 랙식 창고는 천장뿐 아니라 선반 수직 높이 3m마다 라지드롭형 스프링클러 헤드를 설치해야 한다. 다만 해당 기준은 신축 건축물부터 적용된다.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인천 석남동 쿠팡 물류센터는 2023년 준공돼 적용 대상이 아니다. 문제는 기존 물류센터에 강화된 기준을 적용하기 쉽지 않다는 점이다. 건축허가를 받은 이후에는 당시 법령에 따라 권리가 형성된다. 강화된 기준을 일괄 적용할 경우 재산권 침해 등 위헌 논란이 제기될 수 있다. 여기에 대형 물류센터의 특성상 스프링클러를 추가 설치하는 비용도 상당해 제도개선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실제 정부도 어린이집·노인시설·병원 등 이동 약자 취약 시설과 일부 다중이용업소에 대해서만 사회적 필요성을 고려해 제한적으로 소급 적용을 추진한 바 있다. 이 경우에도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국비·지방비·자부담을 각각 3분의 1씩 분담하는 방식을 적용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동 약자 취약 시설이나 다중이용업소 건물들의 경우 공공성이 큰 만큼 소급 적용 논의가 가능했지만, 물류센터는 영리시설인데다 규모가 커 규제를 소급 적용 하는 방안에 허들이 많다"며 “규모가 큰 주요시설들의 경우 국토부가 관리 점검을 들어가기 때문에 운영 관리 차원에서 사후 보완을 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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