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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열차 취소됐다고요?”…서울역 뒤덮은 혼란

“갑자기 취소됐다고 하니까…. 이제 어떻게 가야 할지 모르겠다." 27일 오후 서울역 매표창구 앞. 마산으로 돌아갈 예정이던 70대 여성은 손에 승차권을 쥔 채 연신 전광판과 창구를 번갈아 바라봤다. 당초 오후 1시38분 열차를 타고 내려갈 예정이었지만 역사에 도착해서야 열차 운행이 취소됐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대체 수단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이제 대체 수단은 모르겠다. 물어보야겠다"라고 답했다. 이날 오후 에너지경제신문이 찾은 서울 중구 서울역 대합실은 평소와 전혀 다른 풍경이었다. 천장에 매달린 대형 전광판 곳곳에는 붉은색 '운행중지(Canceled)' 문구가 번갈아 떠올랐고, 승객들은 스마트폰과 안내 전광판을 오가며 자신의 열차가 정상 운행하는지 확인하느라 분주했다. 역사 곳곳에 설치된 안내 화면에는 “서울~신촌 간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로 일부 열차 운행 중지 및 운행구간 변경 등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는 공지가 반복 송출됐다. 코레일은 홈페이지와 코레일톡을 통해 실시간 운행 정보를 확인해 달라고 안내했지만 이미 역에 도착한 승객들의 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매표창구 앞에는 승차권 변경과 환불을 기다리는 이용객들의 줄이 길게 늘어섰다. 일부 창구에는 20~30명 가까운 승객이 차례를 기다렸고 직원들은 운행 가능한 열차를 조회하고 환불 절차를 설명하느라 쉴 새 없이 전산을 두드렸다. 기자가 약 10분간 창구 옆에 서서 상황을 지켜본 동안 직원들의 입에서는 “입석도 5시간 뒤 열차밖에 없습니다", “지금은 전부 매진입니다", “다음 열차도 좌석이 없습니다"라는 안내가 반복되는 모습이었다. 승객들은 한숨을 내쉬며 대기 명단을 확인하거나 다른 교통수단을 찾기 위해 다시 휴대전화를 꺼내 들었다. 서울에서 김천으로 향하려던 80대 남성은 창구 앞에서만 45분 넘게 기다렸다. “45분은 기다렸지." “힘드시겠다"라는 말에 그는 담담하게 웃으며 “사고 때문에 그러면 탈 수 없잖아"라고 말했다. 불만을 쏟아내기보다 체념에 가까운 반응이었지만 장시간 대기와 일정 변경의 피로감은 고스란히 묻어났다. 전광판에는 부산·포항·진주·마산·목포·대전 방면 KTX와 일반열차 일부가 '운행중지' 상태로 표시됐다. 정상 운행 열차와 취소 열차가 뒤섞여 나타나면서 승객들은 자신이 예약한 열차가 실제로 출발하는지부터 다시 확인해야 했다. 역사 내 안내방송도 끊임없이 흘러나왔다. 방송에서는 “서소문고가도로 붕괴 사고로 열차 운행 취소가 다수 발생했으니 반드시 운행 여부를 확인해 달라"며 “일정이 급한 고객은 다른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승객들은 전광판과 스마트폰, 안내방송을 번갈아 확인하며 열차 정보를 재차 확인하는 모습이었다. 서울에서 부산으로 향하려던 31세 여성은 철도 운행까지 영향을 받을 줄은 몰랐다고 했다. 그는 “열차까지 피해가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했는데 안내를 너무 늦게 받았다"고 말했다. 코레일이 별도의 대체 교통수단을 안내했느냐는 질문에는 “변경하라는 안내만 받았다"고 답했다. 다시 휴대전화를 들여다보며 승차권 변경 절차를 진행하던 그는 “시간이 얼마나 낭비된 것 같으냐"는 질문에 “한 시간 정도"라고 말했다. 하지만 출장 일정과 약속, 숙박 예약이 맞물린 이용객들에게 한 시간은 단순한 60분 이상의 의미였다. 매표창구 한쪽에서는 경주행 열차가 취소된 60대 부부가 직원과 대체편을 상의하고 있었다. 원래 예약했던 열차는 취소됐고 남은 좌석은 대부분 매진 상태였다. 직원은 여러 차례 전산을 조회한 뒤 “좌석은 없고 입석은 있는데 3시간 20분 정도 걸린다"고 설명했다. 부부는 결국 역사 의자에 앉아 다음 열차를 기다리기로 했다. 옆에서 상황을 지켜보던 한 승객은 “밤에 안내 문자를 본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못 본 사람들은 취소된 줄도 모르고 역에 왔다가 헛걸음할 수도 있겠다"고 말했다. 실제 서울역 대합실에는 캐리어를 끌고 역사 안으로 들어왔다가 전광판을 확인한 뒤 다시 매표창구로 향하는 승객들이 적지 않았다. 고령 승객일수록 스마트폰 앱보다 현장 안내에 의존하는 경우가 많았고 일부는 코레일톡 사용법을 몰라 직원의 설명을 듣고 있었다. 외국인 관광객들 역시 전광판 앞에 멈춰 서서 열차번호를 하나하나 대조하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 같은 혼란은 전날 발생한 서소문고가차도 붕괴 사고에서 비롯됐다. 서울시에 따르면 사고는 26일 오후 2시33분 서소문고가 철거공사 철도횡단구간 S9에서 발생했다. 차량이 다니는 콘크리트 바닥판인 슬래브를 절단하던 중 교량을 지탱하는 철제 대들보인 거더에서 처짐이 발생했고, 공사를 중단한 뒤 진행된 현장 안전점검 과정에서 거더가 파단됐다. 이 사고로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중상을 입었다. 붕괴된 거더와 슬래브 잔해는 경의선 선로 위로 떨어지면서 철도 운행에도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 현재 서울시와 국토교통부, 코레일은 잔여 구조물 철거와 철도 복구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서울시는 고용노동부 심의가 끝나는 대로 공중비계와 사고 구간(S9) 철거, 전차선 복구 작업에 착수할 계획이다. 작업계획서에 따르면 공중비계 철거 6시간, 사고 구간 철거 24시간, 전차선 복구 10시간 등 최소 40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복구 시점은 아직 유동적이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주중 복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잔여 거더 철거 과정에서 추가 위험 요소가 확인되거나 심의 과정에서 보완 요구가 나올 경우 일정이 더 늦어질 가능성도 있다. 철거가 완료되더라도 전차선 복구와 시험운행, 안전점검 절차를 거쳐야 열차 운행이 정상화된다. 코레일은 비상수송대책도 가동했다. 행신·수색기지 방면 선로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고양 차량기지 열차를 DMC역과 용산 지하선로를 거쳐 서울역으로 이동시키는 우회 운행 방안을 검토 중이다. 서울역·용산역·광명역에서는 특별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으며, SRT 입석은 기존 열차당 15석에서 30석으로 확대했다. 일부 일반열차는 시종착역을 수원이나 대전으로 조정해 운행하고, 고속버스 증편도 추진하고 있다. 코레일 관계자는 “운행이 중지된 열차나 20분 이상 지연된 열차 승차권은 위약금 없이 환불이 가능하며 지연 기준에 따라 배상금도 지급하고 있다"며 “운행 상황이 수시로 변동되는 만큼 코레일톡과 홈페이지 등을 통해 열차 운행 여부와 출·도착역 변경 사항을 확인해 달라"고 말했다.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은 이날 현장을 찾아 “작업자와 시민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고 열차 운행 정상화 때까지 수송 안전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홍지선 제2차관도 관계기관 비상대책회의를 주재하며 “출퇴근 시간대 시민 불편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운행 안내와 대체 교통 지원에 총력을 기울여 달라"고 주문했다. 하지만 복구 작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서울역의 혼란은 계속되고 있다. 여행 일정은 바뀌고 출장 계획은 밀리고 환불 창구 앞 줄은 좀처럼 줄어들지 않는다. 서소문 공사장의 붕괴 여파는 이미 현장을 넘어 서울역 대합실까지 번졌고, 전광판에 붉은색 '운행중지' 문구가 켜질 때마다 승객들의 한숨도 함께 깊어지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소문고가 붕괴 전 29㎜ 처짐 포착…왜 못 막았나

서울 중구 서소문고가차도 철거공사 붕괴 사고에 앞서 교량 핵심 구조물인 거더(Girder)에서 29㎜ 규모의 처짐 현상이 발견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는 이상 징후 발견 직후 공사를 중단하고 긴급 안전점검에 착수했지만, 점검 과정에서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서울시 공무원과 서대문구 직원 등 3명이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특히 사고 발생 약 12시간 전 이미 구조물 이상 징후가 확인됐음에도 도로와 철도 운행이 계속 이뤄졌다는 점에서 당시 안전 판단 과정과 대응 절차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27일 서울시청 기자실 브리핑에서 “유명을 달리한 분들의 명복을 빈다"며 “유가족과 부상자들에 대해 가능한 모든 행정적 지원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서울시에 따르면 서소문고가 철거공사는 지난해 4월 30일 착공해 오는 7월 29일 준공을 목표로 진행 중이었다. 총사업비는 202억7400만원이며 사고 발생 시점 기준 전체 공정률은 88.49%였다. 교각 18개 가운데 15개, 슬래브 19개 가운데 17개가 이미 철거된 상태였다. 서소문고가는 1966년 준공된 노후 교량이다. 2019년 정밀안전진단 결과 D등급 판정을 받았으며, 당시 “주요 부재에 결함이 발생해 긴급한 보수·보강이 필요하고 사용 제한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상태"라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서울시는 철거 후 재설치 방침을 결정하고 기본설계와 실시설계를 거쳐 철거공사를 진행해 왔다. 서울시가 공개한 사고 경위에 따르면 사고는 26일 오후 2시33분 철도 횡단구간인 S9 슬래브 철거 작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슬래브는 차량이 통행하는 콘크리트 바닥판을 의미한다. 당시 현장에서는 S9 슬래브를 절단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었다. 슬래브 아래에는 교량 상부를 지탱하는 철제 대들보 역할의 거더가 설치돼 있는데, 서울시는 작업 도중 거더에서 이상 징후가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시공사는 이날 오전 1시30분부터 S9 슬래브 절단 작업을 시작했다. 그러나 작업 시작 약 1시간 뒤인 오전 2시30분께 G14열과 G15열 사이 중간 지점에서 29㎜ 규모의 거더 처짐 현상이 확인됐다. 거더는 교량 하중을 교각으로 전달하는 핵심 구조물이다. 거더에 처짐이 발생했다는 것은 구조 안전성에 이상이 생겼을 가능성을 의미한다. 이에 책임감리는 즉시 공사 중지를 지시하고 추가 처짐을 막기 위한 보강 조치를 실시했다. 현장 관계자는 오전 7시30분 서울시에 유선 보고했고 오전 9시30분에는 대면 보고가 이뤄졌다. 이후 오전 10시50분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정밀안전진단업체, 구조분야 비상주 감리, 외부 전문가 등이 참여한 긴급 대책회의와 현장점검이 진행됐다. 당시 현장에는 서울시 관계자와 안전진단 전문가, 외부 전문가, 감리단장, 현장소장 등 총 9명이 참여해 구조 안전성을 확인하고 있었다. 그러나 오후 2시33분 구조물이 갑자기 붕괴했고 현장에 있던 감리단장과 현장소장, 외부 전문가가 숨졌다. 서울시 공사 담당 과장과 담당 주무관, 서대문구 직원 등 3명은 중상을 입었다. 붕괴 직후 오후 2시37분 소방당국이 현장에 도착했고 오후 4시22분 서울시 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됐다. 서울시는 이후 국토교통부와 국가철도공단, 고용노동부, 경찰, 국토안전관리원 등이 참여하는 관계기관 합동회의를 잇달아 열어 사고 수습과 철도 복구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브리핑 이후 이어진 백브리핑에서는 기자들의 질문이 사고 원인 자체보다 '29㎜ 처짐 발견 이후 서울시가 어떤 판단을 했는지'에 집중됐다. 가장 많이 제기된 질문은 “새벽 2시30분 구조물 이상이 발견됐는데 왜 철도와 도로를 통제하지 않았느냐"는 것이었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당시 상황이 즉각적인 붕괴가 확인된 상태가 아니라 위험 수준을 판단하기 위한 긴급 안전점검 단계였다고 설명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거더 처짐은 구조물 이상 신호가 맞지만 곧바로 붕괴 위험을 단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었다"며 “통제 필요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긴급 안전진단을 진행하던 과정에서 사고가 발생했다"고 말했다. 또 다른 핵심 쟁점은 긴급 안전점검 실시를 누가 결정했는지 여부였다. 서울시는 법적으로 긴급 안전점검 필요 여부는 책임감리 판단 사항이라고 설명했다. 관계자는 “책임감리가 처짐 현상을 확인한 뒤 긴급 점검 필요성을 제기했고 서울시는 이를 공유받아 전문가 참여와 후속 조치를 지원한 것"이라며 “별도의 승인 대상은 아니었다"고 밝혔다. 붕괴 당시 감리단장과 외부 전문가 등이 구조물 인근에서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었던 점도 백브리핑에서 집중 질의가 이어진 부분이다. 서울시는 사고 당시 현장 점검이 불가피했다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거더 상태를 확인하려면 구조물 하부를 직접 봐야 하는데 공중비계가 설치돼 있어 외부에서는 확인이 어려운 상황이었다"고 말했다. 공중비계는 철도 상부에 설치된 임시 작업 발판이다. 철거 작업자와 장비가 철도 위에서 작업할 수 있도록 만든 구조물로, 교량 하부 전체를 덮고 있어 외부에서는 거더 상태를 육안으로 확인하기 쉽지 않은 구조다. 서울시는 이 때문에 감리단장과 전문가들이 공중비계 내부로 들어가 구조물 상태를 점검하던 중 사고가 발생한 것으로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책임감리가 현장 상태를 직접 확인하기 위해 구조물 인근으로 진입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며 “정확한 경위는 향후 조사 결과를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철도 횡단구간 철거가 예상보다 장기간 진행된 배경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당초 철도구간에 대해 24시간 연속 작업을 요청했지만 철도 운영기관과 협의 결과 철도 운행이 없는 새벽 시간대에만 작업이 가능했다고 밝혔다. 실제 철도 횡단구간 철거 작업은 오전 1시30분부터 오전 4시30분까지 하루 약 3시간만 허용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철도 안전 문제 때문에 한 달 평균 17~18일 정도만 작업이 가능했다"며 “철도 인접 공사라는 특수성 때문에 공사 기간이 길어질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지난해까지 철도 외 일반 구간 철거를 완료했고 올해 3월 전차선 이설을 마친 뒤 철도 구간 철거를 시작했다고 밝혔다. 임 본부장은 “철도 운행 중 공사를 해야 하는 특수성 때문에 작업 여건이 매우 제한적이었다"며 “철도구간 철거는 사실상 새벽 시간에만 반복적으로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철거공법 자체에 문제가 있었는지에 대한 질문도 이어졌다. 서울시는 설계 단계에서 거더의 구조 안전성을 전제로 순차 절단 후 개별 인양 방식의 철거 공법을 채택했다고 설명했다. 임 본부장은 “개별 거더를 순차 절단한 뒤 인양하는 방식으로 설계됐고 이는 거더 자체가 안전하다는 전제 아래 수립된 것"이라며 “현재 단계에서 붕괴 원인을 단정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를 계기로 향후 조사에서는 △29㎜ 처짐 발생 이후 대응이 적절했는지 △철도·도로 통제 판단에 문제가 없었는지 △긴급 안전점검 과정이 적절했는지 △철거공법과 구조 안전성 검토에 문제가 없었는지 △감리단·시공사·발주처의 책임 범위가 어디까지인지 등이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현재 서울시는 고용노동부에 작업계획서를 제출한 상태다. 계획에 따르면 공중비계 철거에 6시간, 사고 구간인 S9 철거에 24시간, 전차선 복구에 10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전체 복구 작업은 약 40시간 규모다. 서울시는 고용노동부 심의를 거쳐 잔여 구조물 철거와 철도 복구 작업을 재개할 방침이다. 유가족에 대해서는 장례비와 재난지원금, 심리상담, 복지서비스 연계 등을 지원하고, 부상자에게는 치료비와 심리상담 등을 제공할 예정이다. 서울시민의 경우 시민안전보험 적용 여부도 검토하고 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소문 붕괴 복구 ‘주중 목표’…코레일 “우회 운행 검토·SRT 입석 2배 확대”

서울 중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장 붕괴 사고로 중단된 철도 운행 복구 작업이 이르면 이번 주 안에 이뤄질 전망이지만, 현장 안전 확보와 철거 작업 진행 상황에 따라 주말까지 지연될 가능성도 제기됐다. 국토교통부와 한국철도공사(코레일)는 주중 복구를 1차 목표로 제시하면서도 추가 안전 변수 발생 가능성을 고려해 단계적인 복구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토교통부와 코레일은 27일 서소문 고가도로 붕괴 현장에서 열린 백브리핑에서 “작업자와 시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 철도 복구를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로서는 주중 복구를 목표로 하고 있지만 철거 과정에서 변수 발생 시 주말까지 작업이 이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전날 오후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구조물 일부가 붕괴하면서 작업자 사상자가 발생했고, 인접한 경의선 신촌역~서울역 구간 전차선과 철도시설에도 영향을 미쳐 열차 운행이 중단됐다. 이 여파로 행신역~서울역·용산역 구간 KTX 운행이 차질을 빚었고 일부 일반열차도 시종착역이 조정됐다. 국토부에 따르면 이날 오전 기준 전체 열차 운행률은 평시 대비 약 82% 수준이다. 일반열차는 일부 노선의 시종착역을 서울·용산 대신 수원이나 대전으로 조정해 운행하고 있으며, 철도 부문은 현재 열차 운행 정상화와 시설 복구에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복구가 예상보다 길어지는 가장 큰 이유는 추가 붕괴 위험 때문이다. 김태병 국토부 철도국장은 “현재 절단된 거더(교량 상부 구조물)가 남아 있어 전차선 작업자가 아래에서 작업할 경우 추가 붕괴 위험이 있다"며 “공중 비계와 거더 15개를 모두 제거한 뒤에야 코레일과 국가철도공단이 전차선 및 궤도 복구 작업에 들어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현장에서 500톤급 크레인 2대를 이용해 절단된 거더를 하나씩 인양·철거하는 방식을 검토 중이다. 다만 사고 직후 고용노동부가 공사 중지를 명령한 상태여서 서울시와 시공사가 제출한 철거계획에 대한 심의와 승인 절차가 먼저 이뤄져야 한다. 심의 과정에서 추가 보완 요구가 나올 경우 복구 일정은 더 늦어질 수 있다. 현장 안전 확보를 위한 조치도 병행되고 있다. 국토부는 콘크리트 강도 측정과 구조 안전성 검토를 실시했으며, 구조물 변형과 추가 붕괴 조짐을 실시간으로 감시하기 위한 계측기도 설치했다고 밝혔다. 김 국장은 “작업자들이 본체 위에 올라가지 않고 고소작업차를 활용해 작업하도록 하고 있고, 안전요원과 신호수, 계측기 운영 등을 통해 위험 요소를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철거 작업이 마무리되더라도 철도 복구에는 추가 시간이 필요하다. 국토부와 코레일은 전차선 복구에만 최소 10시간 이상이 소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에도 시험운행과 시설 점검 절차를 거쳐야 실제 운행 재개가 가능하다. 김 국장은 “만약 금요일 밤까지 철거 작업이 모두 끝난다면 토요일 첫차부터 운행이 가능할 수도 있다"면서도 “59년 된 노후 교량으로 정밀안전진단 D등급을 받은 시설물이기 때문에 철거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주중 복구를 1차 목표로 하고 있지만 상황에 따라 주말까지 이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코레일은 철도 이용객 불편을 줄이기 위해 비상수송대책도 확대하고 있다. 관계자들은 “KTX 운행 정상화 시점까지 SRT 입석 좌석을 기존 열차당 15석에서 30석으로 확대하고 있으며, 고속버스 임시 증편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특히 행신기지와 수색기지 방면 선로 이용이 어려워진 상황에 대응하기 위해 대체 선로 활용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코레일은 고양 차량기지에 있는 열차를 디지털미디어시티(DMC)역과 용산 지하선로를 거쳐 서울역으로 이동시키는 우회 운행 방안을 시험할 계획이다. 야간 시운전 결과에 따라 추가 차량을 순차적으로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현재 코레일은 서울역·용산역·광명역에서 차량 정비와 청소를 수행하는 특별관리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다만 서울역 북측 선로가 막혀 있는 만큼 행신역 방면 운행 제한과 일부 열차 단축 운행은 복구 완료 전까지 유지될 전망이다. 코레일 관계자는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면서도 대체 노선과 차량 운용 방안을 적극 활용해 국민 불편을 최소화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사고를 계기로 철도 인접 공사에 대한 사전 안전 검토와 승인 절차의 적정성도 주요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와 관련한 본지 질의에 김 국장은 “해당 사업은 철도보호구역 내 행위에 해당해 국가철도공단의 행위허가를 받았고, 차단 작업에 대해서는 철도 운영기관의 승인을 받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국가철도공단 수도권본부장도 “철도보호구역 행위는 공식 절차에 따라 허가가 이뤄졌고, 철거 공법 역시 자문회의 등을 거쳐 검토한 뒤 승인했다"고 설명했다. 코레일 측 역시 “차단 작업 승인은 주 단위 또는 일일 작업계획을 제출받아 위험성 여부를 검토한 뒤 승인하는 방식"이라며 “이번 작업도 정상적인 신청과 승인 절차를 거쳐 진행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다만 이번 사고가 인명 피해와 철도 운행 중단으로 이어진 만큼 향후 건설사고조사위원회 조사에서는 철거 공법의 적정성뿐 아니라 철도 인접 공사에 대한 위험성 평가, 관계기관 협의 과정, 안전관리 체계 전반에 대한 검증이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국토부는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구조·시공·안전 분야 외부 전문가 12명으로 구성된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꾸려 사고 원인과 재발방지 대책을 조사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조사위 활동과 별개로 철도 복구 작업을 병행해 가능한 한 이른 시일 내 열차 운행을 정상화한다는 방침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단독] 사고 직후 잔해 아래서 ‘살려달라’ 신음 이어져

26일 오후 서울 중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비가 흩뿌리는 철길 위로 거대한 콘크리트 구조물이 무너져 내려 있었다. 붕괴된 상판 아래에는 뒤엉킨 철근과 휘어진 철골이 드러났고, 경찰 통제선 바깥으로는 구조 상황을 지켜보는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사고 당일 에너지경제신문이 직접 찾은 현장에서는 소방대원들과 관계기관 인력들이 잔해 사이를 오가며 구조와 안전 점검 작업을 이어갔다. 구조대원들의 무전 소리와 중장비 엔진음만 간헐적으로 들릴 뿐 현장 분위기는 무겁게 가라앉아 있었다. 이날 오후 2시33분께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공사 현장에서 상부 구조물이 붕괴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서는 안전진단이 진행 중이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사고로 현장관리소장과 감리단장, 외부 구조전문가 등 3명이 숨지고 3명이 다쳤다. 붕괴된 구조물 일부는 경의선 전차선 위로 떨어졌고, 서울역~신촌역 구간 열차 운행도 중단됐다. 사고 현장을 처음 목격한 주민들은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사고 당시 현장에 있던 상인 A씨는 구조물이 붕괴되는 순간을 “순식간이었다"고 기억했다. 그는 “사람들이 놀라 밖으로 뛰쳐나왔지만 특별한 이상 징후를 느낄 틈도 없이 구조물이 폭삭 주저앉듯 무너졌다"며 “붕괴 직후 거대한 흙먼지가 일었고 구조물 아래에서 '살려달라'는 신음 소리가 계속 들렸다"고 말했다. 이어 “주변 사람들이 직접 구조물을 치워보려 했지만 너무 무겁고 위험해 손을 쓸 수 없었고 모두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었다"고 당시 상황을 전했다. 사고 당시 인근을 지나던 직장인 B씨도 “음료수를 사러 가던 길에 사고를 목격했는데 콘크리트 구조물 아래 사람이 깔려 있다는 이야기가 들리자 현장이 순식간에 아수라장이 됐다"고 말했다. 그는 “평소에도 유동인구가 적지 않은 곳이지만 사고 당시에는 안전점검이 진행 중이라 사람과 차량 통행이 많지 않았다"며 “사고 직후 3~5분 안에 신고가 이뤄진 것으로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당시 상황에 대해 그는 “평소 들어보지 못한 굉음과 함께 먼지가 크게 일어났고,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큰일이 났다고 직감했다"며 “구조를 기다리는 동안 부상자들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이어졌고 관계자들도 크게 당황한 모습이었다"고 회상했다. 서소문 고가는 서울 중구 순화동과 중림동을 연결하는 길이 492m 규모의 고가차도로 1966년 준공됐다. 준공 후 약 59년이 지나 노후화가 심화됐고, 2019년 정밀안전진단에서 안전성 미달에 해당하는 D등급 판정을 받았다. 이후 철거가 결정돼 지난해 9월부터 전면 통제와 함께 철거 공사가 진행돼 왔다. 사고 당시 전체 철거 공정은 약 89% 완료된 상태였다. 붕괴가 발생한 곳은 S8·S9 구간으로 불리는 마지막 철거 구간이었다. 특히 이 구간은 경의선 철도가 지나가는 상부 구조물에 해당해 국가철도공단과 협의를 거쳐 열차 운행이 중단되는 새벽 1시30분부터 오전 4시까지만 작업이 진행됐다. 사고 당일 새벽에도 슬라브(바닥판) 절단 작업이 진행됐지만 작업 과정에서 약 2.9㎝ 규모의 침하가 발견됐다. 이에 따라 공사는 즉시 중단됐고 서울시와 감리단, 안전진단업체, 외부 구조전문가 등이 현장에 투입돼 구조물 상태를 점검했다. 그러나 같은 날 오후 2시33분께 안전점검 도중 구조물이 갑자기 무너지면서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졌다. 최진우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장은 현장 브리핑에서 “당시 저를 비롯해 광역도로과장, 현장소장, 안전진단업체 관계자, 외부 구조전문가 등 총 9명이 안전점검을 진행하고 있었다"며 “점검 도중 갑자기 구조물이 붕괴했다"고 설명했다. 서울시는 현재 상부 구조물을 지지하던 거더(Girder·교량의 주요 하중을 지지하는 대형 보)가 파단(破斷·쪼개지고 끊어짐)되면서 붕괴가 발생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다만 실제 파단 시점과 원인, 철거 작업 및 침하 현상과의 연관성은 아직 확인되지 않아 정밀 조사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번 사고를 단순한 노후화 문제로만 설명하기는 어렵다는 시각도 나온다. 일반적으로 노후 교량 철거는 구조물의 하중 변화와 균형 상태를 실시간으로 관리해야 하는 고난도 작업으로 분류된다. 특히 사고 당일 새벽 슬라브 절단 작업 과정에서 약 2.9㎝ 규모의 침하가 확인된 만큼, 침하 발생 이후 어떤 안전조치가 이뤄졌는지가 향후 원인 규명의 핵심 쟁점이 될 전망이다 건설업계에서는 추가 지지대 설치 여부와 안전성 검토 절차, 철거 순서 준수 여부 등을 주요 조사 대상으로 보고 있다. 또한 서울시가 거더(교량의 주요 하중을 지지하는 보) 파단 가능성을 언급한 가운데 실제 거더가 먼저 손상된 것인지, 아니면 침하와 하중 이동의 결과로 파단이 발생한 것인지도 정밀 조사를 통해 규명될 것으로 보인다. 결국 침하 발생 이후 위험 신호를 어떻게 평가하고 대응했는지가 이번 사고의 책임과 원인을 가르는 핵심 변수로 꼽힌다. 정부와 서울시는 사고 직후 비상 대응 체계에 돌입했다. 서울시는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고 현장 안전 확보와 추가 붕괴 방지 조치에 나섰다. 또 사망자 유가족에게 전담 공무원을 배치하고 생활안정지원금과 심리상담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김윤덕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해 철도시설 복구와 열차 운행 정상화를 지원하고 있다. 김 장관은 현장을 찾아 “사고 대응에 모든 역량을 집중하되 2차 사고 예방과 작업자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하라"고 지시했다. 고용노동부도 산업재해 대응 체계를 가동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현장을 방문해 긴급 현장상황점검회의를 열고 철도 복구 과정에서의 2차 사고 방지와 안전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현재 경찰과 고용노동부, 관계기관은 철거 공정과 안전조치 이행 여부, 침하 발생 이후 대응 과정, 거더 파손 원인 등을 중심으로 조사에 착수한 상태다. 사고 원인 규명 결과에 따라 시공사와 감리단, 발주기관의 안전관리 책임 여부도 주요 쟁점이 될 전망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비아파트 규제완화·금융지원으로 내년까지 4.1만 가구 공급

국토교통부가 도시형생활주택 등 비아파트 공급 구체화 방안을 내놨다.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않은 주택 사업장에 대한 원인 파악과 개선 방안을 마련했다는 점에서 비아파트뿐만 아니라 아파트 공급도 근본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27일 국토부 등에 따르면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과 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 공급 촉진을 위해 규제를 개선하고 신축 비아파트 금융지원 확대를 통해 수도권에서 2027년까지 4.1만가구, 2030년까지 11만 가구를 공급한다. 우선 정부는 도심 자투리땅에 신속한 공급이 가능한 도시형생활주택에 대한 건축규제를 개선해 2027년까지 2.6만가구, 2030년까지 7.7만가구 인허가를 목표로 지원할 방침이다. 도시형생활주택은 1∼2인 가구를 대상으로 2009년 도입된 주택 유형이다. 현행 도시형생활주택은 도시 지역 내 300세대 미만, 전용 85㎡ 이하 주택이다. 정부는 도시형생활주택의 건축규제를 개선해 준주거·상업·공업지역은 500세대, 역세권은 700세대 미만으로 세대수 기준을 완화한다. 연립·다세대 최대 5층이었던 층수 규제도 최대 6층으로 완화한다. 일조권 규제는 건축물 높이 10∼17m까지 정북 방향 이격거리 5m로 통일한다. 생활형숙박시설에서 주거 오피스텔로 전환할 때 문제됐던 주차장 확보 규제도 완화한다. 세대당 0.5~1대를 마련해야 했던 주차대수를 현행 조례로 20~50% 완화할 수 있었지만, 이를 지자체 여건에 맞게 선택할 수 있도록 재량범위를 50~70% 확대했다. 공실 상가·오피스 등을 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로 용도 전환해 향후 2년간 1.5만가구, 2030년까지 3.3만가구 이상 공급하는 방안도 지원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2000가구 규모 비주거시설을 주거시설로 리모델링한다. 정부는 LH가 시범사업을 통해 프리미엄 원룸·오피스텔 용도 전환 생태계를 키워나가는 역할을 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주거시설 전환 네트워크 센터를 설치해 수요자와 설계·시공업체를 매칭하고 사업 컨설팅을 제공한다. 리모델링 수요자에게 표준 평면도를 제공해 활용할 수 있는 서비스도 지원한다. 지식산업센터 규제완화 방안도 내놨다. 일반공업지역 내 지식산업센터를 오피스텔로 전환할 수 있도록 2027년까지 한시적으로 허용한다. 주차장 확보 의무도 한시적으로 면제한다. 지식산업센터 입주자격은 현행은 소속 근로자만 가능했지만 인근 근로자까지 확대해 지식산업센터 기숙사에 즉시 입주할 수 있도록 했다. 비아파트 사업자에 대한 건설 금융 지원도 강화한다. 2027년까지 도시형생활주택 기금 사업자대출 기준을 완화한다. 현행은 60㎡ 이하의 경우 가구당 7000만원을 3.8% 금리로 대출이 가능했으나 가구당 1.1억원에 3.4% 금리를 적용한다. 60~85㎡의 경우 기존에 공공에 한정됐던 대출을 민간까지 확대하고 가구당 1.2억원을 3.6% 금리를 적용할 수 있도록 개선했다. 비주거시설을 준주택으로 리모델링·용도전환하는 사업자에 대해 임대주택 기금대출과 준주택 모기지 보증을 신설해 지원한다. 프리미엄 원룸은 5년간 실당 800만원 한도로 연 3%대 금리로 지원한다. 오피스텔·기숙사는 14년간 호당 7000만원 규모로 연 3%대 대출을 제공한다. 모기지 보증은 리모델링 후 주택 예상 감정가의 60% 이내에서 지원한다. 그동안 아파트에 특화돼왔던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도 비아파트로 확대된다. 비아파트 전용 특례 프로젝트파이낸싱(PF) 보증과 분양보증이 신설된다. PF 보증은 대지비 5% 또는 총사업비 1% 중 큰 금액으로 발급된다. 보증료는 비아파트에 한해 20%p(포인트) 추가 할인해 최대 45% 할인된다. 비아파트 특례 분양보증료는 계약금과 중도금 총합의 0.19∼0.33% 수준으로 예상된다.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못한 주택 사업장의 원인을 파악하고 착공을 지원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수도권 규제지역 내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하지 않은 주택 사업장은 약 32.3만가구에 달하고, 이중 10만가구 가량은 1년 이상 착공이 지연 중인 것으로 추산된다. 원인은 기관별 법령해석차이, PF 자금조달 문제, 자재수급 미스매치에 따른 공사비 분쟁 등으로 파악됐다. 정부는 한국주택협회와 대한주택건설협회, 한국디벨로퍼협회에 천담 창구를 두어 개별 사업장별 애로사항을 접수하도록 '현장 애로해소 지원센터'를 운영한다. 금융 문제, 자재·공사비 문제, 인허가 문제 등 업무 성격에 따라 금융위, 산업부, 환경부 등 관계 부처에 검토의견을 받고 유권해석 등 즉각 해결이 가능한 사안에 대해서는 즉시 해결할 수 있도록 한다. 법령개정이 수반되는 등 바로 해결이 어려운 사안은 제도개선 과제로 올린다는 방침이다. 장우철 국토부 주택정책관은 “지난 9·7 대책을 통해 수도권 135만가구 공급이라는 명확한 목표를 제시했고, 이번 공급 안은 이를 보완·발전하는 과정"이라며 “대한주택건설협회 협회장, 한국주택협회 등 업계 간담회를 통해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반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단독] 서소문 고가 붕괴…국토부 “철거 끝나야 열차 정상화 가능”

서울 중구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현장에서 26일 오후 구조물이 붕괴하면서 작업 중이던 근로자 세 명이 숨지고, 세 명이 다친 가운데 서울역과 신촌역을 연결하는 철도 운행까지 중단되는 등 수도권 철도망에 큰 차질이 빚어졌다. 국토교통부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복구 지원에 나섰지만 현장 안전 확보와 잔존 구조물 철거가 우선돼야 하는 만큼 열차 운행 정상화 시점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혔다. 이날 저녁 사고 현장에서 본지 기자가 국토부 고위 관계자와 직접 만나 사고 이후 수습 현황을 취재한 결과, 해당 관계자는 “현재 안전한 철거 작업에 대해 계속 논의 중"이라며 “철거가 끝나야 복구 작업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 그는 현재 철거 현장의 안전 확보를 최우선 과제로 두고 복구 작업 착수 시점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 관계자는 전차 운행과 철도시설 복구 역시 잔존 구조물 철거와 현장 안전성 확보 이후 본격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국토부는 현재로서는 열차 운행 정상화 시점을 특정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있다. 관계자는 “오늘(26일) 밤 열차 운행 정상화 여부도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이해하면 되느냐"는 본지 질문에 “그렇다"라고 답했다. 아울러 본지 취재에 따르면 국토부와 서울시 등 유관 기관은 이날 오후 8시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잔존 구조물 철거 방안과 구체적인 철거 공법 등을 논의했다. 정부는 이르면 27일 오전 중 잔존 구조물 철거 작업에 착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으나, 현장 안전성 검토 결과에 따라 실제 작업 일정은 조정될 가능성도 있다. 이와 관련해 국토부 관계자는 본지에 “계속 논의 중이라 확정된 것은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김윤덕 장관을 본부장으로 하는 중앙사고수습본부를 구성하고 철도시설 복구와 열차 운행 정상화를 위한 지원에 나섰다. 이날 김 장관은 현장을 찾아 추가 붕괴 등 2차 사고 예방과 작업자 안전 확보를 지시했으며, 사고 원인에 대한 철저한 조사와 유사 현장 긴급 안전점검도 실시할 것을 주문했다. 한편, 코레일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32분쯤 서울시가 발주해 진행 중이던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과정에서 철거 중인 고가 구조물이 낙하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여파로 서울역~신촌역 구간 전차선 단전이 발생하면서 해당 구간 열차 운행이 전면 중지됐다. 코레일은 사고 직후 재난문자를 발송해 “서울~신촌 간 서소문 고가도로 철거 공사 중 붕괴로 열차 운행 중지 등 상당한 차질이 발생하고 있으니 타 교통수단을 이용해 달라"고 안내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GTX 논란 해명 서울시에 前 행정·정무부시장, 국토부 일제히 반박

GTX-A 삼성역 철근누락을 둘러싸고 서울시가 사실관계 설명에 나서자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전 행정·정무부시장이 이를 반박하는 모양새다. 오세훈 국민의힘 서울시장 후보측이 국토교통부 관계자 등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한 가운데 파장이 계속되고 있다. 25일 서울시는 GTX 삼성역 철근 누락 사태와 관련한 사건 발생 경위, 현재까지 조치 상황, 향후 안전 보강 및 재발방지 대책을 밝혔다. 수도권 광역급행철도 GTX는 국토교통부가 전반적인 사업 계획 수립 및 시행을 총괄하는 국가 주도 광역교통 인프라 사업이다. GTX-A 건설사업 시행자인 국가철도공단은 해당 구간의 공사 시행을 시에 위탁했고, 시는 2021년 7월 체결한 위·수탁협약에 따라 이를 수행하고 있다. 이번 사건이 발생한 영동대로 지하공간 복합개발 3공구 공사 발주처는 서울시 소속 기관인 도시기반시설본부다. 시공은 현대건설, 책임감리는 삼안이 맡았다. 시는 철근 누락 발생 경위에 대해 지난해 9월부터 10월 사이 2열로 배치되어야 할 주철근이 1열로 시공되는 오류가 발생했고 이를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10월 23일 인지, 30일 감리단에 자진 보고했다고 밝혔다. 이어 시는 2022년부터 전 공사현장에 동영상 기록관리 시스템을 구축하고 있으며 영동대로 현장 역시 주요 공정이 CCTV로 기록돼 시공과정에서 발생한 오류를 은폐할 수 없는 체계라고 설명했다. 문제로 지적됐던 보고체계에 대해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철근누락 사실을 인지한 직후 지난해 11월 13일 건설사업관리보고서 공문을 제출해 국가철도공단에 통보했다고 강조했다. 철근 누락에 대해 보강이 필요하다는 내용과 상세 시공계획에 대해 올해 4월까지 꾸준히 관련 자료를 공유했다는 설명이다. 특히 사건 은폐논란에 대해 시는 “도시기반시설본부는 이 사안을 전문적 판단이 필요한 기술적 문제로 보고 보강방안 확정까지 본부 차원에서 대응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국토부 논의 과정에서 GTX-A 무정차 통과 개통시기 지연 우려가 제기되면서 단순 기술검토를 넘어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확대돼 그 이후인 4월 30일에 도시기반시설본부에서 시장 권한대행에게 현 상황을 긴급 보고했다고 밝혔다. 당시 오세훈 시장은 4월 27일 예비후보자 등록으로 시장 권한이 정지돼 오 시장에 대한 보고는 불가능했다고 설명했다. 시의 입장에 25일 서울시 전 행정·정무부시장 12인은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오세훈 시장이 철근누락사태를 몰랐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김종욱 전 정무부시장은 “시장에 따라 다소 차이는 있어도 서울시는 행정1·2·정무 등 3인의 부시장이 매일 시의 현안을 점검하고, 중요사안에 대해서는 시장에게 보고하는 체계를 유지하고 있다"며 “철근 누락 사실이 인지됐음에도 그 즉시 시장에게 보고되지 않았다는 것은 시의 행정체계가 마비되지 않고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전 부시장은 “이 상황을 인지한 실무자는 자신의 상급자에게 보고했을 것이고 행정부시장에게도 보고가 당연히 갔을 것"이라며 “행정부시장이 이를 인지했다면 3명의 부시장이 매일 점검회의를 하는데 그 자리에서 구두로라도 보고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다른 사항 같으면 부시장 전결 또는 국장 전결로 처리될 사항들이 많지만, 현장에서도 큰 문제라고 생각하는 중요 사항은 보고가 올라오는 것이 정상"이라고 덧붙였다. 시가 중대하자를 저지를 현대건설에 대해 곧바로 벌점을 부과하지 않고 6개월이 지난 5월 18일에 벌점부과 절차에 착수했다는 사실도 납득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건설기술진흥법에 따라 공사를 발주한 지방자치단체 등은 부실 시공을 유발한 건설 사업자·기술인에게 벌점을 매긴다. 정부는 벌점에 따라 공공공사 입찰 참여·선분양 제한 등 불이익을 준다. 시 도시기반시설본부의 벌점위원회 지침에는 부실 측정 이후 3개월 이내 벌점 부과위원회에 상정하는 것이 원칙으로 돼 있다. 공사 현장마다 CCTV가 설치돼있어 시공 과정의 오류를 은폐할 수 없는 구조라는 시의 설명에 대해 진성준 정무부시장은 “CCTV까지 설치돼있는데 어떻게 시공사가 5층 공사 다 끝나고 4층 공사 들어가려고 설계 도면 검토할 때에야 철근이 빠졌다는걸 알게 되느냐"고 비판했다. 국토부는 서울시의 입장에 조목조목 반박했다. 시가 지난해 11월 13일 이후 철근 누락 사실을 총 6회에 걸쳐 통보했다는 사실에 대해서는 해당 내용이 업무일지에 제한적으로 기재돼있었을 뿐이라고 해명했다. 별도의 긴급보고나 요약보고에 포함되지 않아 중대한 시공 오류 사항으로 즉시 식별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었다는 것이다. 국토부 논의 과정에서 정책적 판단이 필요한 사안으로 확대됐다는 부분에 대해선 서울시가 단독으로 중대한 시공 오류에 대한 보강 공법을 마련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GTX 삼성역 구간 시설은 향후 민간사업자가 운영, 코레일이 유지관리를 맡지만 국비가 투입되고, 국가소유로 인계되는 국가 철도시설이라는 것이다. 현재 서울시의 보강방안은 시공사, 감리단, 서울시 간의 검토된 방안일 뿐 철도 시설관련 기관과는 협의가 진행된 바가 없다고 지적했다. 시는 국토부가 5월 4일부터 19일까지 총 94회의 시험 운행을 하는 동안 시에 대해 공사 중단 권고 등의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밝힌 바 있다. 국토부는 4월 29일, 5월 6~8일까지 외부 전문가와 자체 긴급안전점검을 시행했고, 구조물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한 뒤 시험운행을 재개했다. 시는 국토부가 구조물 안전에 이상이 없음을 확인했음에도 공사 중단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사안의 심각성을 부각한 것에 대해 유감이라고 언급했다. 이에 국토부는 “시공오류를 확인한 4월 29일 당일 긴급 안전점검을 위해 이미 진행 중이었던 시설물검증시험은 중단했다"며 “긴급 회의 결과 현 상태 구조물은 강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보이나 열차 진동을 측정하여 영향 여부를 확인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제시됐고, 이에 따라 5월 5일 시험운행을 재개한 것"이라고 밝혔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공급 부진 속 세제 강화…지선 이후 장특공·보유세 조정 ‘뇌관’

6·3 지방선거 이후 부동산 세제개편 논의가 본격화될 전망이다. 선거 전까지 정부와 여당은 세제 강화 논의에 신중론을 이어왔다. 매매와 전월세 시장 모두 상승세가 예상되는 가운데 당장 공급을 늘리기 어려운 상황에서 수요 억제책을 쓸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전문가들은 선거가 끝나면 장기보유특별공제(장특공)와 보유세 조정 등이 이뤄질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수요는 넘치고 공급은 부족한 흐름은 선거 이후까지 당분간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강남3구와 한강벨트 인근 고가아파트는 소강상태를 보이다가 비수기가 끝난 8월부터는 높을 가격수준을 유지하며 거래가 이어질 전망이다. 15억 이하 아파트들이 밀집한 노도강(노원·도봉·강북)이나 금관구(금천·관악·구로), 서대문이나 은평구는 매물 부족과 수요 증가로 강세를 보이고 있다. 전월세 시장 역시 매물 가뭄이 지속될 예정이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올해 1월 1일 2만3060건에서 지난 13일 기준 1만6768건으로 27.3% 감소했다. 월세 매물 역시 같은 기간 동안 27.9% 줄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우리나라의 92%의 임대주택을 개인이 공급한다"며 “주택임대차보호법 때문에 기업형 임대로 갈 수 없고, 개인이 공급을 못하게 되면 전·월세 가격이 상승하는 상황에서 서민 주거 환경은 악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국토교통부는 지난 12일 매물잠김 우려를 완화하고 비거주 1주택자와 다주택자 간 형평성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토지거래허가구역(토허구역) 내 실거주 의무 유예 대상을 확대했다. 토허구역 내 임대 중인 주택을 거래할 경우, 세입자 있는 주택 전체도 매수자 입주 의무를 임대차계약 종료 시점까지 유예하는 대상에 포함된다. 해당 내용을 담은 부동산거래신고법 시행령 개정안은 13일부터 입법예고 된다. 당장 공급을 늘리는 것은 쉽지 않은 상황이다. 3월 주택건설 인허가 실적은 5만129가구로 전년동월(6만5988가구)에 비해 24% 감소했다. 서울 지역 3월 인허가는 1815가구로 전년동월(7339가구) 대비 75.3% 감소했고, 3월 누적 실적은 5632가구로 전년동기(1만4966가구) 대비 62.4% 감소했다. 이는 미·이란 전쟁으로 인한 공사비 급등이 원인인 것으로 풀이된다. 서울시장 여야 후보 모두 공급 확대를 논하고 있지만 실현되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2021년부터 임기를 시작한 오세훈 시장은 재개발·재건축 규제 완화 대책으로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을 추진해 착공 기간을 단축했다. 정비사업기간은 통상 18.5년 소요되지만 6.5년 앞당겨 12년 가량 소요되도록 개선했다. 아직 준공된 물량은 없다. △신통기획 도입 △정비지수제 폐지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 △정비사업 촉진 방안 △인허가 개선 △규제혁신 등을 도입해 절차를 개선했어도 재개발·재건축 사업 자체가 주민동의 등으로 시간이 오래 소요되기 때문이다. 정원오 후보는 주민 체감도와 실현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착착개발'을 통해 기본계획과 구역지정, 정비계획변경과 사업시행계획, 사업시행계획과 관리처분인가를 한 번에 처리하는 동시신청제도를 도입한다는 계획이다. 정비사업 기간 단축과 사업성 개선을 위해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 개정도 추진할 것이라 밝혔다. 정 후보는 공공재개발과 도심공공복합사업 활성화를 다시금 추진한다고 밝혔다. 유선종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공공 공급이 원활하게 이뤄지려면 재정이 필요하다"며 “SH나 LH에게 재원이 쓰인다면 다른 곳에 쓰이는 재원을 줄여서 가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2018년에 발표한 3기 신도시도 여전히 진행 중인 상황이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3기 신도시인 남양주 왕숙 2지구는 일부 분양했고 1지구는 지금 진행 중"이라며 “인천 계양지구, 부천 대장지구, 하남 교산지구, 고양 창릉지구 보상은 반 정도 나간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3기 신도시도 8년 이상 걸렸는데 이제 공급 정책 시행하는 것들은 시간이 더 오래 소요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장 공급을 늘리기는 어려운 상황에서는 수요 억제책인 세제를 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이미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는 지난 10일 재개됐다. 윤석열 정부에서 시작된 한시적 유예가 4년만에 끝난 것이다. 이에 조정대상지역 주택을 파는 2주택자의 경우 기본세율에 20%p(포인트), 3주택 이상 보유자는 30%p가 더해진다. 중과 대상자는 장기보유특별공제 대상이 아니다. 전문가들은 장특공 개편은 예정된 수순으로 봤다. 장특공은 주택 등을 오래 보유한 뒤 팔 때 양도차익 일부를 공제해 세 부담을 줄여주는 제도다. 현재 1세대 1주택자는 12억원 초과 고가 주택을 양도할 때 보유 기간에 따라 최대 40%, 거주 기간에 따라 최대 40%까지 공제받을 수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달 24일 엑스(X·옛 트위터)에 “1주택을 보호하려면 실거주 기간에 대한 양도세 감면은 필요하지만, 살지도 않으면서 오래 투자했다는 이유만으로, 고가주택 양도세까지 깎아주는 것은 주거 보호정책이 아니"라며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감면을 축소하고 그만큼 거주 보유기간에 대한 감면을 늘리는 게 맞다"고 언급한 바 있다. 실거주 1주택자는 보호하되 장특공 제도를 손질하겠다는 의지를 비친 것이다. 이에 따라 7월 세제개편안에는 보유 공제와 거주 공제의 비율 조정이 얼만큼 이뤄질지가 관건이 될 전망이다. 단순 보유에 따른 혜택은 줄이고, 실제 거주 기간이 긴 1주택자에게 더 큰 혜택을 주는 방식으로 개편될 가능성이 유력하다. 국회에는 관련 법안들이 발의된 상태다. 무소속 최혁진 의원이 대표 발의한 소득세법 개정안은 비거주 보유 기간에 대한 공제를 없애고, 일정 기간 이상 보유·거주한 1주택자에게 거주 기간 중심의 공제를 적용하는 방안이다. 진보당 윤종오 의원의 개정안은 장특공을 폐지하고 1인당 평생 받을 수 있는 세금 감면 한도를 2억원 세액공제 방식으로 제한하는 내용이다. 정부는 아직 구체적으로 정해진 것은 없다는 입장이다. 보유세 개편도 유력하다. 주택 공시가격 대비 실제 세금을 부과하는 과세표준 비율인 공정시장가액비율은 윤석열 정부에서 60%로 낮아진 상태다. 공정시장가액비율 조정은 시행령 개정만으로도 조정이 가능해 정책 속도가 빠르다. 전문가들은 이를 다시 높여 세 부담을 늘리고 장기 보유 부담 자체를 높이는 방안이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문재인 정부 당시에도 공정시장가액비율을 80%에서 95%까지 단계적으로 높인 바 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상향될 경우 세 부담 상한(전년 대비 150%)에 걸린 주택은 영향이 제한적이지만 상한에 도달하지 않은 주택은 비율 인상분이 그대로 반영될 전망이다. 초고가 주택인 서울 한남더힐 전용 235㎡은 올해 공시가격 기준 보유세는 7633만 원 수준이지만 공정시장가액비율이 80%로 상향될 경우 8732만 원으로 약 1099만 원(14.4%) 늘어나는 것으로 추산된다. 한편 강남 은마아파트 전용 84㎡ 보유세는 약 1004만원으로 공정시장가액비율 상향 이전과 차이가 없었다. 공정시장가액비율이 올라가더라도 고가 아파트 단지들은 세 부담 상한에 걸려 세금 증가폭이 제한될 가능성이 크다. 올해 공시가격 상승으로 처음 종합부동산세 과세 대상이 된 단지들은 세 부담이 더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또 현재 공정시장가액비율 60% 기준으로 보유세가 지난해보다 10~20% 정도 오른 단지들도 추가 인상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있다. 서 교수는 “선거 끝나면 비거주 1주택 규제강화와 조세강화가 이뤄질 것"이라며 “비거주 1주택자도 투기의 개념으로 바라보기 때문에 세제정책이 강하게 들어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정원오 “1만세대 준공” 오세훈 “새 정비구역 실적 0”…서울 재건축 격돌

6·3 서울시장 선거가 중반전에 접어든 가운데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와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재건축·재개발 성과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했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으로 시작된 공방은 23일 행당7구역 재개발 사업과 정비사업 실적 논쟁으로 확산되며 서울 부동산 정책 전반을 둘러싼 대결 양상으로 번지고 있다. 오 후보는 이날 양천구 신정네거리 유세와 성동구 서울국제정원박람회 현장 브리핑에서 정 후보의 성동구청장 재임 시절 정비사업 성과를 집중 겨냥했다. 그는 “행당7구역 재개발 단지는 입주가 진행됐음에도 준공 승인이 나지 않아 약 1000가구가 부동산 등기를 하지 못하고 있다"며 “재개발·재건축의 기초도 모르는 사람이 서울 전체 재건축 사업을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비판했다. 특히 행당7구역 어린이집 기부채납 문제를 핵심 쟁점으로 제기했다. 오 후보는 성동구가 2023년 조합으로부터 어린이집 건립 비용 명목의 현금 17억원을 받았다가 2025년 이를 반환하면서 현물 기부채납 방식으로 변경해 사업이 지연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행정 착오로 어린이집이 착공조차 못 한 상황"이라며 “주민 재산권 행사에도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정 후보가 구청장으로 취임한 이후 새로 지정된 정비구역 가운데 준공 사례가 없다고 주장하며 “성동구에서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제대로 추진하지 못했다"고 공세를 이어갔다. 아울러 “서울시가 추진한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사업으로 서울 전역 500곳이 넘는 정비사업이 진행 중"이라며 자신의 공급 확대 정책 성과를 강조했다. 이에 정 후보 측은 즉각 반박에 나섰다. 정 후보 선거대책위원회는 이날 논평을 내고 “오 후보 측의 '준공률 0%' 주장은 명백한 허위사실"이라고 밝혔다. 선대위에 따르면 성동구에서는 벨라듀 1·2차 지역주택조합(1353세대)이 올해 준공됐고, 청계지역주택조합(396세대)도 준공 절차를 마쳤다. 또한 정 후보 취임 당시 존재하던 21개 정비구역 가운데 12개 구역, 1만2613세대가 준공됐으며 나머지 상당수도 공사·철거 또는 인허가 단계에 있다고 설명했다. 정 후보 역시 이날 은평구와 서대문구 유세 현장에서 자신의 '착착개발' 공약을 부각했다. 그는 “2031년까지 36만호 공급 목표를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며 “신속한 공급과 안전한 개발을 동시에 실현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구청장 재임 기간 동안 정비사업을 적극 지원해 일반적인 사업 기간보다 빠른 속도로 준공을 이끌어냈다"고 반박했다. 양측은 목동 재건축과 모아타운 정책을 둘러싸고도 충돌했다. 오 후보는 “목동 14개 단지를 비롯해 서울 전역의 재건축 사업은 속도가 중요하다"며 규제 완화와 신속한 인허가를 강조했다. 반면 정 후보는 “재건축을 무조건 늦추는 것이 아니라 주민 부담과 기반시설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며 통합지원 태스크포스(TF) 구상을 제시했다. 이번 선거에서 재건축·재개발은 집값과 전월세 문제, 공급 확대 방안과 함께 핵심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오 후보가 '공급 실적'과 '사업 속도'를 내세우는 반면, 정 후보는 '착착개발'과 '주민 중심 정비사업'을 앞세우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이 안전 이슈를 부각시켰다면, 이날 공방은 서울시장 후보들의 실제 도시개발 성적표를 둘러싼 검증 국면으로 확대되는 모습이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오세훈 “정원오, 재개발 파행 행당7구역 해명하라” 압박

오세훈 후보는 23일 양천구 유세 현장에서 정원오 후보를 향해 “행당7구역 재개발 사업과 관련한 의혹에 대해 오늘 오후 7시까지 답변을 기다리겠다"며 공개 해명을 요구했다. 오 후보는 특히 성동구 행당7구역 재개발 사업이 아직 준공 승인을 받지 못해 약 1000가구 규모 입주민들이 등기 이전을 하지 못하고 있다며 “재개발·재건축의 기본조차 이해하지 못한 행정 때문에 주민 피해가 발생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국민의힘이 제기하는 핵심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하나는 행당7구역 재개발 과정에서 불거진 이른바 '아기씨굿당 기부채납 의혹'이고, 다른 하나는 어린이집 기부채납 문제로 인한 준공 지연 논란이다. 아기씨굿당 의혹은 정 후보가 성동구청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행당7구역 재개발 사업 과정에서 발생했다. 국민의힘과 조합 측 주장에 따르면 성동구청은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굿당 이전 및 신축 문제를 협의했고, 조합은 기존 무허가 굿당 건물 매입 비용 약 25억원과 신축 굿당 건축비 약 48억원 등 총 70억원이 넘는 비용을 부담했다. 또한 신축 부지 가치도 약 100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조합 측은 주장하고 있다. 이후 굿당 건물이 완공됐지만 성동구가 기부채납 방식에 문제가 있다며 인수를 거부했고, 이에 따라 조합과 주민들이 재산상 피해를 입었다는 것이 국민의힘 측 주장이다. 국민의힘은 이 과정에서 특정 종교시설에 과도한 특혜가 제공됐는지 여부와 행정 처리 과정의 적정성을 문제 삼고 있다. 오 후보는 22일 직접 행당동 아기씨굿당 앞을 찾아 피해 주민들과 간담회를 열고 “행당7구역 의혹은 정원오 후보의 무능·무책임 행정의 표본이자 성동판 부패 카르텔 의혹"이라며 “서울 전역 재개발 사업장에서도 같은 문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국민의힘은 어린이집 기부채납 문제도 행정 실패 사례라고 주장한다. 조합은 성동구와 협의를 거쳐 2023년 어린이집 건립 대신 약 17억원을 현금으로 납부했지만, 성동구가 2025년 뒤늦게 현금 기부채납은 법적으로 불가능하다고 판단해 해당 금액을 반환하고 다시 어린이집 신축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어린이집이 아직 건립되지 못했고 준공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입주민들의 등기 이전도 지연되고 있다는 게 국민의힘 측 설명이다. 반면 정 후보 측은 오 후보가 제기하는 의혹을 정치 공세라고 반박하고 있으며, 별도의 공식 입장을 통해 사실관계를 설명하겠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정 후보는 전날 노원구 상계보람아파트에서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노원 재건축·재개발 통합지원 TF' 도입을 공약했다. 반면 정원오 후보는 같은 날 노원구와 중구를 잇따라 방문하며 재건축·재개발 현장 행보를 이어갔다. 정 후보는 오전에는 노원구 상계보람아파트에서 재건축 추진위원회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노원 재건축·재개발 통합지원 TF' 도입을 공약했다. 그는 “노원은 1980년대 국가 주도로 조성된 대표적인 택지개발지구지만 당시 일률적인 용적률 규제가 현재는 사업성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며 “지역 특성에 맞는 맞춤형 정비사업 지원 체계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오후에는 중구 다산로에 위치한 이동현 더불어민주당 중구청장 후보 선거사무소에서 재개발·재건축·리모델링 조합 관계자 및 주민들과 '찾아가는 간담회'를 열고 현장 의견을 청취했다. 신당8·10·14구역 재개발 조합과 남산타운 리모델링 추진위원회, 다산동 공공주택사업 관계자 등이 참석해 사업성 확보와 인허가 지연, 리모델링 지원 문제 등을 건의했다. 정 후보는 이 자리에서 “재건축·재개발을 포함한 노후 주거지 정비사업은 주민이 원하는 방향으로 추진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서울시는 주민 선택을 뒷받침하는 지원기관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행정 절차를 단축하고 중복 인허가를 최소화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며 자신의 핵심 공약인 '착착개발'을 재차 내세웠다. 특히 정 후보는 “소규모 정비사업은 구청 권한을 확대해 현장에서 신속하게 처리할 수 있도록 하고, 사업성이 부족한 지역은 제도 개선과 행정 지원을 통해 보완하겠다"며 “주민이 원하는 재건축·재개발·리모델링 사업이 더 이상 행정에 막히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이동현 후보도 “서울시의원 경험을 바탕으로 정비사업 절차를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며 “정원오 후보와 원팀을 이뤄 중구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속도를 높이겠다"고 말했다. 결국 두 후보 모두 공급 확대를 강조하고 있지만 접근 방식은 크게 갈린다. 오 후보는 재임 기간 추진해온 신속통합기획과 재건축·재개발 확대를 핵심 성과로 내세우며 “공급이 곧 집값 안정"이라는 논리를 펼치고 있다. 반면 정 후보는 사업 추진 자체에는 적극 찬성하면서도 서울시의 복잡한 인허가 체계와 행정 절차를 정비해 사업 속도를 높이는 '착착개발' 모델을 앞세우고 있다. 정치권에서는 서울시장 선거가 과거처럼 이념이나 정당 대결보다 실제 주거 문제 해결 능력을 검증하는 선거로 전환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GTX-A 삼성역 철근 누락 논란, 행당7구역 재개발 의혹, 신통기획 지연 문제, 재건축 사업성 확보 방안 등 최근 양측이 제기하는 쟁점도 대부분 도시개발과 주거정책에 집중되고 있기 때문이다. 한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서울 유권자들의 관심사는 결국 집값과 주거환경"이라며 “양 후보 모두 공급 확대를 주장하지만 사업 속도를 높일 것인지, 기존 사업을 더 확대할 것인지에서 차이를 보이고 있어 향후 TV토론과 현장 유세에서도 부동산 정책이 핵심 쟁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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