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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H, 연말까지 수도권 임대주택 3000세대 공급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연말까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지역에 청년·신혼부부 등 무주택 서민을 위한 임대주택 총 3000세대를 공급한다고 2일 밝혔다. LH는 12월 수도권 지역에 매입임대주택 1917세대, 건설임대주택 1092세대 등 총 3009가구를 공급한다. 매입임대주택의 경우 자격 검증 등 절차를 거쳐 빠르면 이듬해 3월부터 입주할 수 있다. 이달 18일에는 청년과 신혼·신생아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매입임대주택 통합 공고(2025년도 4차)가 시행된다. 전국 3133세대 중에서 수도권 지역에 약 60% 이상인 1917가구가 공급된다. 특히 서울 지역의 경우 25개 자치구 가운데 22개 자치구에서 공급이 이뤄진다. 유형별로는 청년 729가구(기숙사형 102가구 포함), 신혼·신생아 1188가구다. 최근 공고 평균 경쟁률(올해 평균 청약 경쟁률 청년 51.5대 1, 신혼·신생아 7.4대 1)을 고려하면 이번 공고에도 실수요 청약자가 대거 몰릴 것으로 전망된다. '청년 매입임대주택'은 19세∼39세 청년, 대학생, 취업준비생 등 무주택 미혼 청년을 대상으로 공급하는 주택으로, 인근 시세의 40∼50% 수준의 저렴한 임대료로 최장 10년(입주 후 혼인한 경우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신혼·신생아 매입임대주택'은 결혼 7년 이내 (예비)신혼부부, 신생아 가구를 대상으로 공급하는 주택으로 소득·자산기준 등에 따라 신혼·신생아Ⅰ,Ⅱ 유형으로 구분된다. '신혼·신생아Ⅰ 유형'은 시세 30∼40% 수준으로 공급하 최장 20년까지 거주할 수 있고 '신혼·신생아Ⅱ 유형'은 시세 70∼80% 수준의 준전세형(임대조건의 80% 보증금, 월임대료 20%)으로 공급하고 최장 10년(자녀가 있는 경우 14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오는 18일 모집공고를 시작으로, 12월 29일부터 31일까지 3일간 LH청약플러스 홈페이지를 통해 신청을 받는다. 소득·자산 등 입주 자격 검증을 거친 뒤 내년 3월 중에는 입주가 가능하다. 12월 수도권 지역에 공급되는 건설임대주택은 총 1092가구다. ▲양주회천 A-25 영구임대주택 472가구 ▲이천 장호원 통합공공임대주택 620가구다. 양주회천 A-25 영구임대주택은 서울에서 약 20km에 위치한 양주신도시에 위치하고 GTX-C노선 개통이 예정돼 있다. 청약기간(12월 15~19일)동안 양주시 내 주소지 관할 행정복지센터에서 신청할 수 있다. 이천 장호원 통합공공임대주택은 장호원읍 중심지에 위치해 주변 생활 인프라가 갖춰져 있다. 국도3호선 및 중부내륙고속도로와 인접해 교통 여건도 양호하다. 오는 29일 모집공고 후 2026년 1월 13일부터 15일까지 LH청약플러스 홈페지이와 현장 접수처를 통해 신청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LH청약플러스에 게시된 공고문을 통해 확인할 수 있고 LH콜센터를 통한 전화상담도 가능하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김이탁 국토1차관 “9·7 공급대책 후속조치에 정부 역량 총동원”

김이탁 신임 국토교통부 1차관이 2일 열린 취임식에서 9·7 공급대책의 후속조치를 위해 정부 역량을 총동원하겠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2일 취임식 자리에서 “국토부의 정책 환경이 부동산 시장 불안, 국토 불균형, 건설현장 사고 등 다양한 위기를 마주하고 있다"며 “우리가 내놓은 해법이 국민 눈높이에서 고민한 것인지, 국민 신뢰를 얻었는지 다시금 돌아볼 필요가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더 낮은 자세로 더욱 겸손하게 국민 입장에서 업무에 임해야 한다"고 직원들에게 당부했다. 국토부 관료 출신인 김 차관은 1992년 행정고시 합격을 계기로 공직에 들어선 뒤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 항공정책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등 주택·도시 분야 핵심 보직을 폭넓게 맡아 왔다.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발탁돼 정책 조율을 담당하기도 했다. 현 정부 초대 국토부 1차관이었던 이상경 전 차관이 '갭투자' 논란으로 사퇴하자, 김 차관은 이 같은 경력을 바탕으로 약 한 달 뒤인 지난달 28일 후임으로 발탁됐다. 업계는 김 차관이 주택 공급 속도 향상이라는 단기적 성과를 내기 위한 실무적 정합성을 우선순위로 단행한 인사로 평가한다. 최근 들어 이재명 정부 들어 세 차례 발표된 부동산 대책이 모두 흔들려, 주택 공급 확대와 제도 개편, 인허가 속도 제고 등 가시적인 성과가 필수적이다. 따라서 큰 정책 기조보다 세부 현안 조율 능력을 중시해 관료 출신을 기용했다는 분석이다. 그런 만큼, 김 차관은 취임 자리에서 국토부의 여러 과제 중 '주택시장의 안정적 관리'를 첫번째로 언급하며 “국민이 원하는 입지에 양질의 주택이 충분히 공급된다는 믿음을 드릴 수 있도록 9·7 공급대책의 후속조치를 속도감 있게 이행하는 데 정부 역량을 총동원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누구나 부담 가능한 주택을 공급하고, 청년·신혼부부, 주거 취약계층 등이 안심하고 거주할 수 있도록 주거 안전망 구축에도 힘써야 한다"며 “장기간 침체된 국내 건설산업을 회복하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개혁도 차질 없이 완수해 나가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부동산 거래질서 교란 행위, 사회 초년생 대상 전세사기 등 부동산 거래 관련 범죄에 엄정히 대처하고 사전 예방책 마련에도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김 차관은 또 국토 균형성장을 “국가 백년대계"로 정의하면서 “지방에 기업과 인재가 모일 수 있도록 첨단 국가산업단지, 도심융합특구 등 일자리와 혁신 성장 거점을 조성하고, 어디서나 편리한 출퇴근이 가능하도록 광역 교통망을 확충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행정수도 세종을 완성하고 혁신도시를 발전시키며 2차 공공기관 이전도 속도감 있게 추진해 확실한 국가 균형 거점을 만들어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 차관은 잇따르는 건설현장 사망사고 대응과 관련해 “안전은 사전 예방이 핵심이고 현장에 답이 있다"며 “건설, 운송 등 현장 근로자들이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현장을 꼼꼼히 살펴보고, 필요한 사항은 적극 개선해 나가자"고 독려했다. 한편,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한국부동산원, 한국철도공사(코레일), SR(에스알) 등 국토부 산하 주요 기관과 공기업들도 신임 사장 선임 절차를 밟고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분상제 아파트 1순위 경쟁률 2배↑…“수도권 15대 1 수준”

전국에 공급된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이 미적용 아파트 대비 2배 이상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2일 부동산 전문 리서치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11월까지 전국에서 한국부동산원을 통해 청약받은 아파트는 전체 8만8600가구다. 이중 1순위 청약자는 63만6582명, 평균 청약 경쟁률은 7.18대 1로 나타났다. 이중 분상제 적용 아파트는 2만6227가구인데 1순위 청약자는 34만3257명으로 평균 청약 경쟁률은 13.09대 1로 훨씬 높았다. 반면 미적용 아파트는 6만2373가구 공급에 29만3325명이 청약을 접수, 1순위 평균 청약 경쟁률 4.7대 1을 나타냈다. 분상제 적용 여부에 따른 경쟁률 격차는 2.78배다. 수도권도 비슷한 흐름을 보였다.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된 단지는 1만8260가구 공급에 29만998명이 청약해 1순위 평균 경쟁률이 15.94대 1로 집계됐다. 반면 상한제가 적용되지 않은 단지는 2만3636가구가 공급됐지만 청약자는 14만6616명에 그쳤다. 1순위 평균 경쟁률도 6.2대 1로 낮았다. 지방 역시 상한제 적용 단지는 7967가구 공급에 5만2259명이 몰리며 1순위 평균 경쟁률이 6.56대 1을 기록했다. 미적용 단지는 3만8737가구 공급에 14만6709명이 청약해 경쟁률이 3.79대 1에 그쳤다. 리얼투데이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 적용 아파트에 청약 열기가 집중되는 것은 치솟는 집값 속에서 실수요자들이 합리적인 가격과 시세 차익이라는 두 가지 기대를 동시에 충족하려는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며 “공급이 제한적인 데다 건설 원가 상승으로 일반 아파트 분양가가 오르는 추세를 고려하면 상한제 아파트의 가치는 시간이 갈수록 더 커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지구지정 전 보상 가능”…공공택지 착공 1년 앞당긴다

공공주택 개발이 늦어지는 대표적 원인인 토지 매입 작업이 대폭 빨라질 전망이다. 기존엔 지구 지정 이후에만 보상 작업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그 전에도 사전 절차를 진행하고 협의 매수가 가능해지기 때문이다. 3기 신도시를 비롯해 최근 그린벨트가 해제된 서리풀지구 등에서 보상 지연으로 적기 공급에 적신호가 켜지는 등의 사례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 개선이다. 국토교통부는 2일 공공주택지구 조성사업 시 지구지정 이전에도 토지조서·물건조서 작성 등 사전 절차를 진행하고, 사업자가 주민과 협의해 매수할 수 있게 하는 개정안을 공포해 시행에 들어갔다. 기존에는 지구지정 이후에야 협의가 가능해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사업제안자 신분으로는 매수를 시작할 수 없었다. 이로 인해 보상이 늦어지면서 공사 기간이 늘고 인건비 등 공사비가 오르며 분양가 부담도 커지는 부작용이 생겼다. 하남교산과 남양주 왕숙 등 올해에서 내년 입주를 목표로 했던 3기 신도시가 계획보다 2년 이상 지연된 것도 공장·창고·농지가 혼재한 지역이라 보상 작업이 늦어졌기 때문이다. 국토부는 이 같은 점을 해결하기 위해 지구지정 전에도 협의 매수를 지원해, 후보지 발표 시부터 협의 매수를 위한 보상 기본조사에 착수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3기 신도시 기준으로 이전까지 후보지 발표부터 기본조사 착수까지는 평균 약 15.8개월이 걸렸지만, 조기 추진 시 기본조사 착수 시기를 최대 1년 앞당길 수 있다는 기대이다. 이번 개정은 9·7 대책에서 발표한 보상 조기화 패키지의 첫 제도개선 사항이다. 국토부는 내년 1월 지구지정을 앞둔 서울 서리풀지구를 시작으로 개정안을 적용할 예정이다. 서리풀지구의 보상 조기화를 위해 LH·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 간 협업 시스템도 운영한다. 서리풀지구는 지난해 그린벨트가 해제돼 2029년 입주 목표로 공공주택 착공이 예정돼 있으나, 1·2지구 모두 최근 전략환경영향평가서 초안 공청회가 주민 반대로 무산됐다. 두 기관은 공포 즉시 기본조사에 착수할 수 있도록 12월 중 보상 현장조사 용역을 발주하고 서리풀 전담 보상팀도 구성할 계획이다. 한편, 국토부는 '조기화 패키지'를 통해 전체 보상 기간을 최대 1년 이상 줄이겠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토지 협의를 원활하게 하기 위한 협조장려금 신설안을 추진 중이다. 또, 협의양도인 제도에 보상조사와 이주협조 요건을 추가하는 시행령 개정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국토부 1차관 ‘주택통’…교수 대신 관료, 공급난 해소 속도 낸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28일 국토교통부 1차관에 관료 출신 김이탁 경인여대 항공서비스학과 겸임교수를 임명해 관심을 끌고 있다. 민간 전문가인 이상경 전 차관의 사퇴로 생긴 공백을 주택·도시 분야에 해박한 관료 출신으로 채운 것었다. 집권 초기 부동산 정책 공약을 실행하기 위해 민간 전문가를 활용했다가 부작용으로 시장이 불안해지자 리스크 관리 차원에서 관료 출신을 투입해 온 사례가 반복됐다. 시장에선 서울 주택 공급난 해소에 탄력을 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1일 대통령실과 국토부에 따르면, 신임 김 차관은 국토부에서 주택정비과장, 주택정책과장, 정책기획관을 거친 전문가로 주택 정책에 정통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도시재생사업기획단장과 항공정책관,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상임위원 등도 역임했다. 또, 문재인 정부에서는 대통령비서실 국토교통비서관으로 근무했다. 최근에는 도시와미래 연구소 대표로 부임해 도시 정책을 연구했다. 전임인 이상경 전 차관은 외부 인사였다. 최근 17년간 교수·민간 전문가 출신 차관은 박근혜 정부 당시 부임한 김경환 전 차관, 윤석열 정부 때 취임한 김오진 전 차관과 이 전 차관 등 세 명뿐이다. 이 전 차관은 가천대 도시계획조경학부 교수로 있으면서 이 대통령이 경기도 지사 시절 인연을 맺었다. '부동산 불로소득 차단'과 '개발 이익 환수'를 강하게 주장해 온 부동산 개혁론자로 꼽히면서 대선 공약도 주도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김 차관은 국토부 조직과 주택 공급·규제 시스템을 내부에서 오래 다뤄본 인물이다. 현재는 이재명 정부 들어 실시한 3차례의 부동산 대책이 모두 흔들리면서 주택 공급 확대·제도 개편·인허가 속도 높이기 등 증각적인 실행력이 필요한 국면이다. 따라서 김 차관 임명은 새로운 정책 아이디어를 실험하거나 중장기 구조개편, 연구 기반 정책 설계 등 보다는 주택 공급 속도 향상이라는 단기적 성과를 내기 위한 실무적 정합성을 우선순위로 단행한 인사라는 평가다. 공급 계획을 안정적으로 추진할 수 있는 조직 장악력과 실무 경험을 중시했다는 것이다. 특히 정부는 문재인 정부 시절 무산됐던 서울 도심 유휴부지 개발을 재추진하고 있다. 노원구 태릉골프장, 마포구 서부면허시험장 등 주민 반발과 시설 이전 지연으로 좌초됐던 사업들이 다시 검토되는 만큼, 당시 사정을 잘 알고 실무 투입이 가능한 인사를 선택했다는 평가이다. 역대 정부에서도 이같은 일이 반복된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시절 경제학자 출신인 김경환 전 차관이 사상 처음 비관료출신 주택정책을 맡았다. 문재인 정부 때는 아예 정치인 출신 김현미 전 장관이 앞에 나섰다. 윤석열 정부때도 국회 보좌관 출신인 김오진 전 차관이 임명됐다. 이들은 모두 주택 공급 분야 실무·정책 경험이 부족해 추후 주택 공급난 등 부작용을 유발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국토·부동산·교통 분야는 전문성이 높은 인사가 수장을 맡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김 차관은 청와대 국토비서관과 주택 정책 총괄 경험을 통해 조직 전반에 대한 이해도가 높아, 정책 추진력 측면에서 기대되는 인물"이라고 평가했다. 한 전문가는 “관료 출신이라면 정무 감각이 있고 세밀한 부분을 오래 점검해 온 만큼 업무를 더 안정적으로 이끌 수 있을 것"이라며 “관료 출신들은 행정 업무에 숙달돼 있지만 교수 출신은 현장 감각이 부족하고 당위론에만 머무르는 경우가 많다. 지금은 큰 정책 방향보다 세부 현안을 조율하는 능력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국토부 한 관계자는 “내부 인사가 올 것이라고 예상한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김 차관은 국토부 안에서 일 잘하는 사람으로 평가받고 있어, 그런 점에서 기대가 있다"고 말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마지막 달동네’ 백사마을, 분양·임대 섞는 ‘소셜믹스’ 단지로 개발한다.

'서울 마지막 달동네'로 불린 서울 노원구 중계동 백사마을 재개발이 16년 만에 첫 삽을 떴다. 서울시는 1일 오전 기공식을 열고 최고 35층, 총 3178세대 규모의 새로운 주거 단지 조성에 착수했다. 백사마을은 2009년 재개발정비구역으로 지정됐지만 분양·임대 획지 분리, 기존 골목길 보존 계획에 따른 사생활 침해 논란, 저층주거지 보존 규제 등이 얽히며 사업이 장기간 표류했다. 주민 갈등도 심화돼 한동안 사실상 '멈춰 선 사업'으로 평가돼 왔다. 이에 시는 2022년부터 주민·전문가와 150회 넘게 협의하며 통합정비계획으로 방향을 전환했다. 올해 3월 토지등소유자 총회에서는 참석 주민의 95% 이상이 계획 변경에 찬성하며 사업 정상화에 속도가 붙었다. 시는 '주거지보존 용지'를 '공동주택 용지'로 전환하고, 용도지역 상향과 사업성 보정계수 적용 등 규제를 대폭 완화해 사업성을 끌어올렸다. 이번 재개발은 분양·임대 구분 없는 통합 개발 방식을 채택해 다양한 계층이 공존하는 '소셜믹스 단지' 모델로 조성된다. 백사마을은 26개동, 지하 4층~지상 35층 규모로 꾸며지며 자연친화형 설계가 적용될 예정이다. 시는 올해 12월까지 철거 공사를 마치고 내년 상반기 착공, 2029년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LH, 도심 공공주택 공급 속도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올해 도심 공공주택 복합지구 개발사업 지구지정 목표 8개 지구 중 7개 지구의 지정을 마쳐 사업이 순항궤도에 올랐다고 1일 밝혔다. 도심 공공주택 복합지구 개발사업(도심복합사업)은 민간의 정비사업이 어려워 장기간 정체된 역세권 등 노후 도심에 공공주도의 수용방식(현물보상)으로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는 사업이다. 2021년 제도가 최초로 도입된 이후 현재까지 LH는 총 46곳에 7만8000세대 규모 도심복합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특히 LH는 서울 도심 내 주택공급 확대 및 부동산 안정화 정책 완수를 목표로 지속적인 주민 설명회 및 관계기관 협의 등을 거쳐 올해 ▲장위12 ▲수유12 ▲용마산역 ▲상봉역 ▲창2동주민센터 ▲불광동329-32 ▲고덕역 등 총 7곳의 지구지정을 마쳤다. 이 가운데 불광동329-32 지구와 고덕역 지구는 지난 11월 28일 고시된 곳으로, 총 4156세대가 공급된다. 고덕역 지구는 대지면적 6만678㎡에 2486가구, 불광동329-32 지구는 대지면적 4만8859㎡에 1670세대 주택이 건설될 예정이다. 아울러 LH는 연말까지 영등포역 인근에도 3400가구 규모의 도심 공공주택 복합지구 지구지정을 목표로 사업 속도를 앞당길 계획이다. 시공사 선정 역시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LH는 지난달 29일 총 3568세대 대규모 지구인 증산4구역 사업참여 우선협상대상자로 DL이앤씨·삼성물산 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이에 따라 누적 4곳 총 6700세대(▲연신내역 ▲쌍문역 서측 ▲신길2 ▲증산4)에 우선협상대상자가 지정돼 협약체결 절차가 진행중이다. 시공사 협약체결을 마친 2곳·1000세대(▲쌍문역 동측 ▲방학역 인근)를 합하면 누적 6곳·7700세대 시공사 선정이 완료됐다. LH는 지속적인 제도개선 및 업계 간담회 등을 통해 대형 건설사의 도심복합사업 참여 확대를 유도하고 고품질의 주택을 공급해 입주민 만족도를 높일 계획이다. 한편, LH는 11월 공공도심복합사업, 공공재개발·재건축사업 등 수도권에 산재된 도심 공급 사업을 전담 수행하는 수도권정비사업특별본부 조직을 신설하기도 했다. 강오순 LH 지역균형본부장은 “관련 인력과 조직을 보강하고, 사업계획 수립 시 용적률 상향 등 주요 제도개선 사항을 적극 반영하는 등 도심복합사업의 추진력을 높여 순항궤도에 들어섰다"며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 시즌2의 주택공급 효과를 국민이 조기에 체감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부정청약 의심사례 252건 적발…10건 중 9건이 ‘위장전입’

#오누이 관계인 A씨와 B씨는 부모 소유의 단독주택에 부모와 함께 거주하고 있다. 그러나 무주택세대구성원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인근 창고 건물 '가동'과 '나동'으로 각각 주소지를 옮긴 뒤, 고양시 분양주택에 추첨제로 청약해 모두 당첨돼 국토교통부에 위장전입 의심 사례로 적발됐다. #F씨는 남편과 협의이혼을 한 이후에도 전 남편 소유 아파트에 미성년 자녀 2명과 함께 전입신고했다. 이후 F씨는 32회에 걸쳐 무주택자로 청약해 서울 분양주택에 가점제로 당첨됐다. 당첨된 주택 계약도 전 남편이 F씨의 금융인증서를 사용해 청약하고 대리로 처리했다. 국토부는 이들이 실제 이혼한 관계로 보기 어렵다며 위장이혼해 부정청약을 넣은 사례로 의심하고 있다. 국토부는 1일 올해 상반기 수도권 주요 분양단지 40곳을 대상으로 실시한 주택청약 실태 점검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 대상은 올해 분양한 2만8000가구로, 이 가운데 252건의 부정청약 의심 사례가 적발돼 경찰청에 수사 의뢰했다. 이는 지난해 하반기와 비교해 13.1% 감소한 수준이다. 이번 적발 건은 위장전입이 245건으로 90%가 넘는 비중을 차지했다. 위장전입은 특정 지역 거주자 요건이나 무주택세대구성원 자격을 확보하기 위해, 실제 거주하지 않으면서도 다른 곳으로 주소지를 이전해 청약하는 행위를 뜻한다. 이 과정에서 주민등록상 등재된 부모를 부양가족에서 제외한 채 청약을 신청한 사례가 다수 확인됐다. 반면, 부양가족 점수를 높이기 위해 주소지를 옮기는 경우도 빈번했다. 현행 제도상 부양가족은 직계존속의 경우 3년 이상, 30세 이상 직계비속은 1년 이상 함께 거주할 때만 인정된다. 다만 전반적인 위장전입 적발 건수는 감소하는 추세다. 실제로 지난해 하반기에는 384건이 적발됐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245건으로 감소했다. 국토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건강보험 요양급여내역' 제출을 의무화해 부모와의 실제 동거 여부 검증을 강화한 영향이라고 강조했다. 또, 위장이혼도 5건 적발됐다. 이는 청약 가점을 높이거나 특별공급 요건을 충족하기 위해 유주택 배우자와 형식적으로 이혼하는 방식을 뜻한다. 브로커와 공모해 금융인증서·비밀번호 등을 넘기고 대리 청약과 계약을 진행한 청약자격 매매 1건도 적발됐다. 전매제한 기간 중 향후 분양권을 넘기는 조건으로 계약금을 받고 공급계약을 체결한 불법 전매 1건도 수사 예정이다. 이밖에 당첨 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음에도 선정된 부적격 당첨 사례도 12건 확인됐다. 지역 우선공급 오류, 가점 산정 실수 등이 원인으로 풀이된다. 국토부는 해당 당첨을 취소하고 예비입주자에게 공급하도록 조치했다. 한편, 부정청약 적발 건수는 지난해 하반기 들어 급증했으나 올해 들어 다소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적발 건수는 2023년 하반기 154건에서 지난해 상반기 127건, 지난해 하반기 390건으로 증가했으나, 올해 상반기에는 252건으로 줄었다. 국토부는 부정청약에 최대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 벌금, 계약취소 및 분양가의 10% 상당인 계약금 몰수, 향후 10년간 청약자격 제한 등 강력한 제재를 적용하고 있다. 김유승 기자 kys@ekn.kr

[임진영의 아파토피아] 홍콩 화재 참사…한국도 남의 일이 아니다

지난달 26일 홍콩의 고층 아파트단지에서 화재가 발생해 400여명 이상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128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250여명이 아직도 실종 상태로 사망자는 더 늘어날 수 있다. 홍콩 아파트 화재는 아파트라는 거주 형태가 얼마나 화마에 취약한지 잘 알려준다. 특히 우리나라는 더 경각심이 들 수 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현재 전 국민의 절반이 아파트에 살고 있는 데, 화재 예방 시설이 취약하고 대피도 힘든 낡은 고층 아파트들이 계속 늘어나고 있어 남의 일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지난달 26일 오후 두 시경 홍콩 신계 타이포구에 위치한 왕푹코트 아파트 단지에서 원인불명의 화재가 발생했다. 왕푹코트는 1983년에 준공된 공공임대아파트로 최고 31층, 8개동 건물로 구성돼 있다. 1984가구, 약 4800명이 거주하는 대단지 아파트다. 이 아파트는 건물 노후화에 따라 2024년부터 리모델링 공사가 진행 중이었고, 이 달 들어선 외벽 보수 공사가 진행 중이었다. 처음 외신을 통해 화재 사진이나 영상이 국내에 전달됐을 당시엔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인 외관만 보고 공사 중인 아파트에서 화재가 난 것으로 착각하는 의견도 많았다. 그러나 이 아파트는 주민들이 거주 중인 상태에서 리모델링이 진행 중이었고, 화재가 발생하면서 거주민들이 큰 피해를 입었다. F동 1층에서 최초로 시작된 불길은 단 몇 분만에 F동 전체로 번졌고, 연달아 다른 동들에도 불길이 옮겨붙어 1시간 만에 전체 8개 동 중에서 7개 동에 불이 번졌다. 사고 당시 아파트 단지는 외벽 보수 작업을 위해 녹색 그물 망이 건물 전체를 감싸고 있었는데 이 망이 불에 타기 쉬운 값싼 가연성 소재로 제작돼 불길이 더 쉽게 번졌다. 또 각 세대 창문은 보수 작업시 발생하는 분진을 막기 위해 인화물질인 폴리스티렌으로 덮여 있었다. 주로 컵라면의 플라스틱 용기로 사용되는 폴리스티렌이 모든 세대의 창문에 씌워져 있었으니 화재가 작업을 위해 쳐놓은 그물 망과 세대 창문에 덮혀있는 폴리스티렌을 타고 단지 전체로 급격하게 옮겨붙을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임대주택 특성상 입주민의 40% 이상이 65세 이상 고령층인 것도 신속한 대피를 어렵게 해 피해를 키웠다. 이번 홍콩 아파트 화재의 명확한 발생 원인은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인 상황이었고, 현장의 인부들이 작업 중에도 흡연을 자주 하고 있었다는 주민들의 목격도 있었다. 공사를 맡았던 근로자가 작업 중 버린 담배꽁초에서 불이 시작됐을 것이라는 가설이 설득력 높게 제기된다. 그러나 아직 이에 대한 명확한 증거나 방화 의심자가 지목되지는 않은 상황이다. 다만 확실한 것은 아파트 건설 및 리모델링 작업 당시 제대로 안전 규정을 지키지 않아 화재가 참사로 번졌다는 것은 현장 곳곳에서 지목되고 있다. 우선 단지 내 화재경보기가 이번 화재에서 전혀 제 역할을 하지 못했다. 한 거주민의 증언에 따르면 화재 발생 후 비상벨을 몇 번이나 눌렀지만 경보기는 전혀 작동하지 않았다. 경보기가 작동하지 않은 이유는 더욱 참담했다. 리모델링 공사 인부들이 작업 편의상 비상계단을 통해 건물을 드나들기 위해 일부러 관리 사무실의 경보 시스템을 꺼둬 작동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심지어 일부 관리소 직원은 아무리 보수 작업이 진행 중이더라도 경보 시스템을 꺼서는 안될 거 같다고 상사에게 여러 번 보고했지만 전혀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다. 여기에 화재 시 대피할 수 있는 비상계단은 작업을 위해 페인트 작업으로 가려져 있어 층수 표시가 제대로 보이지 않았다. 주민들이 불이 난 것을 인지했지만 대피 장소를 찾지 못해 피해가 더욱 커졌다. 일부 입주민이 불을 끄기 위해 소화전을 사용해보려고 했지만 이 역시 작동하지 않았다. 안전보다는 편의를 위해 사실상의 방재 시스템을 사람이 무력화 시킨 셈이다. 애당초 아파트 건축 당시에도 문제가 있었다. 이 단지는 최고층 31층 규모의 고층건물이지만 초기 진화에 필수적인 스프링클러가 설치되지 않았다. 공공임대아파트의 특성상 저렴한 가격에 건물을 지으려다 보니 공사비를 절감하기 위해 기본적인 진화 시설을 아예 설치하지 않은 것이다. 만약 스프링클러만 제대로 설치돼 있었다면 건물 외부에서 외장재의 가연성 물질에 불이 나도 각 세대 내부로는 불길이 번지는 것을 막아 대형 인명 피해는 나지 않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홍콩 아파트 화재는 우리나라에 시사하는 바가 크다. 대한민국 역시 좁은 국토에 많은 인구가 밀집해 있어 아파트 거주 형태가 높은 나라다. 특히 대단지 아파트를 선호하는 우리나라에서 화재가 발생하면 이는 대형 참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가장 큰 문제는 낮은 스프링클러 설치율이다. 2025년 기준 전체 건물 평균 약 18~35% 수준에 그친다. 학교의 경우 전국 1만6739개교 중 3091개교(18%)에만 설치돼 있다. 아파트 중 65%가 스프링클러가 설치돼 있지 않다. 전국 공동주택 4만 4000여 곳 가운데 2만 8000여 곳은 지금도 불 앞에 무방비 상태라는 얘기다. 1990년 이전 지어진 건물의 경우 16층 미만 아파트는 설치가 의무 사항이 아니기 때문이다. 지난 7월 국회에서 모든 공동주택 설치 의무화·재정 지원을 위한 법안이 발의됐다. 하지만 세대당 300만원의 설치비, 천정 배관에 따른 층고 30cm 하향 등의 부담 때문에 갈 길이 먼 상태다. 아파트의 노후화, 거주민의 고령화도 문제다. 지난 6월 기준 전국의 30년 초과 노후 아파트는 전체의 약 22%에 달하며, 그 비율은 계속 증가하고 있다. 반면 진압, 대피가 매우 어려운 초고층 아파트는 우후죽순 등장하고 있다. 특히 서울시가 35층 높이 규제를 폐지하고 강남 3구와 한강벨트 등에서 '고급화' 바람이 불면서 사업성을 높이고 분담금을 줄이기 위한 고층화 바람이 거세다. 40~50층 이상의 초고층 빌딩 화재 진압이나 인명 구조는 매우 까다롭다. 현재 소방당국이 보유한 화재진압용 고가사다리차의 최대 높이는 약 70m에 불과한데 이는 아파트 30층 높이다. 그나마 전국 19대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고가사다리차는 25층 이하까지만 화재진압과 구조가 가능하다. 건설사들이 비용 절감을 위해 인화성이 높거나 내화성이 떨어지는 소재를 마구잡이로 사용하고, 화재 예방·대피 시설을 마련해 놓지 않는 등 시공관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는 것도 화재의 위험성을 키우고 있다. 실제로 2015년 1월 발생한 의정부 대봉그린아파트는 1개 동으로 이뤄진 나홀로 아파트였다. 90세대가 모여사는 이 아파트에서 오전 9시경에 발생한 화재는 11시경에 두 시간만에 소방 당국에 의해 진화됐지만 5명이 숨지고, 125명이 부상당하는 큰 참사로 번졌다. 직접적인 화재 원인은 거주민민의 실화였다. 그러나 건설사가 방화문에 도어클로저(문을 자동으로 닫는 장치)를 설치하지 않고, EPS실(전기·통신배선통로 공간)내 전선과 통신피트의 틈을 내화충전성능이 인정되는 구조로 막지 않았다. 콘크리트로 막아 방화구획으로 만들어야 할 EPS실은 설계도에 없는 채광창이 설치돼 건물 내부로 불이 확산하는 통로가 됐다. 피난 시설인 완강기 옆엔 에어컨 실외기를 부착해 피난을 어렵게 하기도 했다. 대단지 아파트가 아닌 나홀로 아파트도 주민의 부주의와 건설사의 부실시공이 겹쳐지면 아무리 조기에 화재가 진압돼도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하는 것이 의정부 아파트 화재 사고가 잘 보여준다. 스프링클러 시공과 안전 관리의 중요성은 2020년 10월 8일 발생한 울산 삼환아르누보 아파트 화재 사건을 통해서도 확인됐다. 화재는 사고 당일 밤 11시에 발생해 강풍을 타고 건물 전체로 번졌다. 불이 워낙 거세 결국 첫 불길이 타오르고 나서 15시간 이상이 지난 다음 날 오후 3시경에야 진화에 성공했다. 그러나 다행히 사망자는 한명도 발생하지 않았고 중상자도 3명, 경상자만 90명에 그치는 선에서 불을 껐다. 울산 사고가 참사로 번지지 않았던 것은 스프링클러의 힘이었다. 강풍으로 워낙 불길이 거세 소방당국이 진화에 애를 먹었지만 화재는 건물의 외장재만 태웠을 뿐, 주민들이 거주하는 세대 내부로는 번지지 않았다. 스프링클러가 참사로 번질 수 있었던 화재 사고를 막은 것이다. 결국 아파트가 화재로부터 안전한 공간이 되려면 건설사가 원칙을 지키는 안전한 시공을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또 아파트 준공 이후에도 철저한 시설 관리 등을 통해 제대로 방재 시스템이 지켜지는지 확인하는 작업도 필수적이다. 한 대형 건설사 고위 임원은 “화재를 막기 위해 시공 시 기본적인 자재에서부터 불이 잘 붙지 않는 불연성 소재를 사용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가연성 소재보다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만큼 공사비가 상승하지만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는 원칙으로 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임진영 기자 ijy@ekn.kr

‘마천루의 저주’?…상가 텅빈 용산에 100층 재개발 논란

서울시가 상가 공실률이 높은 용산에 최대 100층 등 초고층 빌딩으로 구성된 국제업무단지를 착공해 '마천루의 저주'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앞서 글로벌 금융위기 닥치기 직전인 2007년에도 똑같은 사업을 추진하다가 좌초했던 것과 너무도 유사한 상황이다.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공공 참여로 구조는 바뀌었지만 시장·정책 리스크는 여전히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27일 옛 용산정비창 부지에서 용산국제업무지구 도시개발사업 기공식을 열고 100층급 랜드마크를 포함한 초고밀 복합도시 개발을 공식화했다.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는 2028년 기반시설 준공, 2030년 첫 입주를 목표로 하고 있다. 오세훈 시장은 이날 “용산은 서울의 다음 100년을 여는 미래 도시이자 국가 경쟁력을 끌어올릴 핵심 전략 프로젝트"라며 “인공지능(AI) 기반 도시운영, 디지털 트윈, 스마트 모빌리티를 적용해 미래도시 모델을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용산 개발은 2007년 오 시장 1기 때 민간 PF 기반 '드림허브'로 시작됐으나, 프로젝트 파이낸싱(PF) 과열기에 초고층 계획을 밀어붙인 직후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며 분양·자금 조달이 막혀 2013년 무산됐다. 방치됐던 부지는 2020년 공공 예타 통과로 공공 방식으로 전환됐고, 2021년 코레일·SH 공동 시행, 2024~2025년 인허가 절차를 거쳐 올해부터 2기 공사에 들어갔다. 2기 개발은 코레일·SH가 부담하는 약 14조3000억원의 공공 사업비와 서울시가 광역교통개선대책으로 투입하는 3조5780억원 등 총 17조원 규모의 공공재정을 기반으로 한다. 문제는 2기 역시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시점에 초고층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이다. 전문가들이'마천루의 저주'라고 부르는 패턴이다. 초고층빌딩(건물 높이 240m 이상) 건설 붐이 일면 경제 파탄이 찾아온다는 속설로 도이치뱅크의 분석가 앤드루로런스(Andrew Lawrence)가 1999년 '마천루 지수(sky scraper index)'란 제목으로 발표한 개념이다. 역사적으로도 뉴욕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 아랍에미리트 두바이의 부르즈칼리파 등의 사례가 있다. 현실적으로 상가·오피스 수요가 저조한 상황에서 사업성이 불확실하고 기술적으로도 고난도·고비용이라서 문제가 많다는 지적도 나온다. 현대자동차그룹도 최근 강남구 삼성동 한전 본사 부지에 100층 짜리 초고층 사옥을 지으려도 50층 짜리 건물 3개로 선회한 바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서울 집합상가 공실률은 9.27%로 1년 내 최고치였고, 특히 용산역 상권 공실률은 37.53%로 서울에서 가장 높았다. 전문가들은 사업 자체도 공공 참여로 구조적 안정성은 높아졌지만 리스크가 여전히 크다고 말한다. 최원철 한양대 부동산융합대학원 교수는 “사업성이 낮을수록 랜드마크를 내세우는 전략이 반복되고 있는데 현 시점에서 100층급 개발이 성공할 지는 불확실하다" “토지를 조성해도 분양 단계에서 수요가 이탈하면 다시 지연될 수 있다. 상징성만으로는 사업 지속성이 담보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서진형 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도 “1기 실패의 본질은 사업성 부진이었다"며 “2기는 공공이 마중물 역할을 해 재무 리스크는 분산됐지만, 2030년 입주는 시장 상황에 따라 충분히 지연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그는 “토허제·LTV 규제 등 현행 정책과 개발 목표가 충돌하면 수요 회복이 더디다"고 덧붙였다. 김갑성 연세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입체복합·수직도시는 역세권이라 기술적으로는 가능하다"면서도 “용적률 1700% 초고밀 개발에서 상업시설이 실제로 자립할지는 미지수"라고 평가했다. 그는 “상가 공급 과잉, 국제 브랜드 유입 여부, 공기 지연 등이 핵심 변수"라고 말했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서울 오피스 시장은 공실률만 보면 부정적으로 보이지만, 실제로는 신규·양질 오피스 공급이 부족해 수요를 흡수할 수도 있다"면서도 “완공 시 주변 집값·임대료 상승으로 젠트리피케이션(원주민 이탈 현상)이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자본 유입을 위해 정책 일관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서예온 기자 pr9028@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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