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서울시와 충분한 사전 협의를 거쳐 주택공급 정책의 현장 실행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 지방정부에서 약 28년간 도시·주택·건설·교통 행정을 담당한 경험을 살려 정부가 발표한 공급계획을 실제 착공으로 연결하겠다는 방침이다. 홍 후보자는 31일 오전 정부세종청사 출근길에서 취재진과 만나 용산공원 주택 공급 등 서울지역 현안에 대해 “서울시와 충분한 협의를 사전에 해서 정책이 현장에서 작동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정부에서 근무를 많이 해 중앙의 정책이 지방정부로 내려와 어떻게 현장에 반영되고 작동하는지 충분히 경험했다"며 “경기도에서 쌓은 현장 경험과 국토부 2차관으로서의 전문성을 바탕으로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용적인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지난 30일 김윤덕 장관의 후임으로 홍 후보자를 지명했다. 지난해 12월 국토부 2차관으로 발탁된 지 약 8개월 만이다.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쳐 임명되면 지방고등고시로 공직에 입문한 지방관료 출신으로는 처음 국토부 수장에 오르게 된다. 1970년 강원 동해에서 태어난 홍 후보자는 서울 성남고와 한양대 토목공학과를 졸업하고 영국 버밍엄대에서 도시·지역계획학 석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제2회 지방고등고시에 합격해 공직에 입문했다. 이후 경기도 도로정책과장과 도로계획과장, 건설국장, 철도국장, 철도항만물류국장, 도시주택실장 등을 거치며 도시개발과 주택, 도로·철도 등 국토교통 행정 전반을 담당했다. 남양주시 부시장으로 재직할 때는 왕숙신도시 조성과 광역교통망 확충 등 대규모 국책사업을 현장에서 조율했다. 특히 이 대통령이 경기도지사로 재임하던 당시에 경기도청에서 철도항만물류국장과 도시주택실장을 맡으면서 이 대통령의 눈에 들었다. 특히 무주택자라면 소득이나 자산 등에 관계없이 장기간 거주할 수 있도록 하는 이 대통령의 대표 주거정책인 '기본주택'의 정책 실무를 담당하면서 이 대통령의 측근 인사로 자리잡았다. 홍 후보자는 지난해 국토부 2차관으로 자리를 옮긴 뒤 도로·철도·항공·물류와 건설정책을 총괄했다. 중앙부처 근무 기간은 상대적으로 짧지만 지방정부에서 정책 설계부터 인허가와 현장 집행까지 두루 경험한 점이 강점으로 꼽힌다. 강훈식 대통령비서실장은 홍 후보자를 “경기도에서 주택 분야 요직을 두루 거치고 국토부 2차관을 역임한 현장형 관료"라며 “주택공급 정책 설계부터 현장 집행까지 전 과정을 총괄하고 주거 안정을 실제 성과로 연결한 경험이 있다"고 소개했다. 정치인 출신인 김 장관의 뒤를 이어 현직 차관을 장관 후보자로 발탁한 것은 기존 정책 기조를 전면 수정하기보다 이미 발표한 주택공급 대책의 실행력을 끌어올리려는 인사로 풀이된다. 홍 후보자가 취임하면 가장 먼저 서울시와의 주택공급 협상을 이어받아야 한다. 김 장관과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20일과 26일 두 차례 회동했지만 용산공원 활용 문제를 놓고 입장 차를 좁히지 못했다. 세 번째 회동을 추진하던 중 장관 교체가 결정되면서 후속 협상은 홍 후보자가 맡을 가능성이 커졌다. 국토부는 용산공원 내 훼손된 일부 부지 등에 청년·신혼부부를 위한 주택을 공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반면 서울시는 공원 본체를 주거용지로 활용하는 데 반대하며 강남구 탄천물재생센터와 주변 부지를 연계해 최대 1만3000가구를 공급하는 대안을 제시했다. 서울시가 용산공원 공급 철회를 전제로 훼손된 개발제한구역 활용 가능성까지 열어둔 만큼 추가 공급 부지 발굴도 협상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 재개발·재건축 용적률 완화와 정비사업 규제 개선을 둘러싼 양측의 이견도 풀어야 한다. 홍 후보자가 이날 서울시와의 사전 협의를 강조한 것도 최근 국토부와 서울시 사이에서 빚어진 공개적인 신경전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앙정부의 공급계획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려면 인허가 권한과 사업 부지를 가진 지방정부의 협조가 필수적이라는 판단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정부의 수도권 공급계획을 실제 사업으로 전환하는 것도 핵심 과제다. 정부는 기존 수도권 135만가구 착공계획에 올해 추가 대책의 공급 물량을 더해 2030년까지 수도권에서 150만가구 이상을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8·13 대책에는 신규 공공택지 10만가구 이상을 포함해 수도권에 23만가구 이상을 추가 공급하고, 공공택지 후보지 발표부터 착공까지 걸리는 기간을 68개월에서 37개월로 줄이는 방안이 담겼다. 아직 입지가 공개되지 않은 신규 공공택지 7만3000가구는 이르면 9월 말에서 10월 초 발표될 예정이다. 3기 신도시 등 기존 공공택지 8만9000가구의 착공을 1∼2년 앞당기는 작업도 남아 있다. 홍 후보자가 남양주시에서 왕숙신도시와 광역교통망 사업을 다룬 만큼 주택 공급과 교통대책을 연계해 3기 신도시 사업 속도를 높일 적임자라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토지 보상과 인허가, 공사비 상승, 프로젝트파이낸싱(PF) 금융비용 등 공급계획의 실행을 가로막는 요인이 적지 않다. 공공 부문만으로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운 만큼 민간 정비사업의 사업성을 높이고 지방 주택시장 침체와 미분양 문제를 관리하는 일도 병행해야 한다. 주택 이외에도 국토 균형발전과 이동권 격차 해소, 제5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 2차 공공기관 지방 이전, 고속철도 통합 운영 등이 홍 후보자 앞에 놓여 있다. 홍 후보자는 지명 소감을 통해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것을 영광으로 생각하며 동시에 무거운 책임감과 사명감을 느낀다"며 “장관으로 일할 기회가 주어진다면 선호 입지에 양질의 주택을 신속히 공급하고, 특히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안정을 세심하게 챙기겠다"고 밝혔다. 이어 “메가 프로젝트 지원과 교통 인프라 확충 등을 통해 지방 주도 성장의 토대를 단단하게 만들고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본격적인 성과를 창출하겠다"며 “안타까운 사고가 재발하지 않도록 국가의 가장 중요한 책무인 안전관리에도 만전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홍 후보자는 “국민과 국회,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겠다"며 “자세한 정책 방향은 청문회에서 말씀드리고 성실하고 겸손한 자세로 청문회 준비에 임하겠다"고 덧붙였다. ◇홍지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 약력 ▲1970년 강원 동해 출생 ▲서울 성남고 ▲한양대 토목공학과 ▲한양대 토목공학 석사 ▲영국 버밍엄대 도시·지역계획학 석사 ▲제2회 지방고등고시 ▲경기도 도로정책과장 ▲경기도 건설국장 ▲경기도 철도국장 ▲경기도 철도항만물류국장 ▲경기도 도시주택실장 ▲남양주시 부시장 ▲국토교통부 제2차관 ▲홍조근정훈장 ▲대통령표창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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