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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이성훈 LH 사장, 청와대 재직 중 세종 아파트 매도 계약…등기는 올 가을

이성훈 한국토지주택공사(LH) 사장이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으로 재직할 당시 배우자와 공동명의로 보유한 세종시 아파트의 매도계약을 체결한 것으로 확인됐다. 세입자의 임대차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소유권 이전등기는 올 가을 이뤄질 예정이라는 게 LH의 설명이다. 12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이 사장은 지난달 LH 사장으로 취임하기 전 세종시 아파트의 매도계약을 마쳤다.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지분은 이미 처분했고, 현재 배우자 명의의 대치동 다가구주택 지분을 보유한 것으로 알려졌다. LH 관계자는 이날 본지와의 통화에서 “세종시 아파트는 이 사장이 청와대에 재직할 당시 매도계약이 완료된 상태였다"며 “세입자의 계약기간이 남아 있어 소유권 이전등기는 올 가을 완료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재 주택 보유 현황과 관련해 “도곡동 아파트 지분은 현재 보유하고 있지 않다"며 “대치동 다가구주택 지분은 가지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도곡동 아파트 처분과 세종시 아파트 매도계약의 구체적인 선후 관계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 사장은 올해 3월 고위공직자 정기 재산공개 당시 배우자와 공동명의의 세종시 아파트와 배우자 명의의 서울 강남구 도곡동 아파트 지분, 대치동 다가구주택 지분을 신고했다. 부동산 정책을 직접 담당하는 청와대 국토교통비서관이 다주택을 보유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적절성 논란이 일었다.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 3월 부동산 정책의 논의·입안·보고·결재 과정에서 다주택자와 비거주 고가주택 소유자, 부동산 과다 보유자를 배제하라고 지시한 이후 이 사장은 보유 주택 3채를 모두 매물로 내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가운데 도곡동 아파트 지분은 처분이 완료됐고 세종시 아파트도 청와대 재직 중 매도계약이 체결됐다. 다만 매도계약이 체결됐더라도 소유권 이전등기가 완료되기 전까지 세종시 아파트는 이 사장 부부 명의로 남아 있다. 민법 제186조는 부동산에 관한 법률행위로 인한 물권의 득실·변경은 등기해야 효력이 발생한다고 규정한다. LH 관계자의 설명에 따르면 이 사장 측은 이와 별도로 배우자 명의의 대치동 다가구주택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예정대로 세종시 아파트의 이전등기가 완료되면 올해 3월 재산신고에 포함됐던 주택 관련 부동산 가운데 대치동 지분만 남게 된다. 앞서 이 사장은 지난 11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주택 처분 현황에 관한 질문을 받았으나 구체적인 매각 내역은 공개하지 않은 것으로 보도됐다. 이후 일부 언론은 이 사장이 세종시 아파트와 대치동 다가구주택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본지는 세종시 아파트의 매도계약 시점과 도곡동 지분의 처분 시점, 대치동 지분의 보유 및 처분 계획을 확인하기 위해 이 사장에게 직접 질문했지만, 기사 출고 시점까지 답변을 받지 못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울 공공지원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자율화…최대 75일 절차 줄인다

서울시가 재개발·재건축 사업의 기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기 위해 공공지원 정비사업의 공사비 검증 절차를 의무에서 재량으로 전환하기로 했다. 조합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 서류에서도 '세대주 성명' 항목을 삭제하기로 하는 등 정비사업 초기 행정절차도 간소화한다. 서울시는 이 같은 내용의 정비사업 관련 규제철폐 과제 2건을 추진한다고 12일 밝혔다. 개선안에는 공공지원 정비사업 공사비 검증 제도 합리화와 조합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 서류 간소화가 담겼다. 공공지원 정비사업은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서울시 등 공공이 계획 수립부터 사업 완료까지 사업 시행 전반을 행정적으로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2023년 12월28일 '서울특별시 공공지원 정비사업 시공자 선정기준'을 개정하면서 공사비 검증 절차를 강화했다. 해당 기준에 따라 적용 대상 조합은 공사비의 실질적인 증액 여부나 조합원의 검증 요청과 관계없이 최초 사업시행계획인가 이후 조합원 분양공고 전에 공사비 검증을 받아야 했다. 조합과 시공사 간 공사비 분쟁을 예방하고 조합원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였지만, 정비사업 현장에서는 사업장별 여건을 고려하지 않은 일률적인 절차라는 지적이 제기됐다. 공사비가 사실상 오르지 않았거나 조합원이 검증을 요구하지 않은 사업장도 같은 절차를 밟아야 해 사업 기간과 비용 부담만 늘어난다는 것이다. 공사비 검증에는 통상 60일, 최대 75일이 걸리며 공사비 규모에 따라 별도의 검증 수수료도 발생한다. 이에 서울시는 시공자 선정기준을 다시 개정해 조합원 분양공고 전에 적용했던 일률적인 공사비 검증 절차를 의무에서 재량으로 바꾸기로 했다. 앞으로는 사업장별 여건과 공사비 변동 여부, 검증 필요성 등을 고려해 조합이 검증 여부를 자율적으로 결정할 수 있게 된다. 검증을 생략하는 사업장은 그동안 절차에 소요됐던 최대 75일과 관련 수수료 부담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서울시는 올해 하반기 중 관련 기준 개정을 마무리할 계획이다. 다만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법에 따른 법정 공사비 검증 의무까지 폐지되는 것은 아니다. 현행법에 따라 토지등소유자 또는 조합원 5분의 1 이상이 사업시행자에게 검증을 요청하면 정비사업 지원기구의 공사비 검증을 받아야 한다. 공사비가 일정 비율 이상 오른 경우에도 검증이 의무화된다. 생산자물가상승률을 제외한 누적 공사비 증액률이 사업시행계획인가 전에 시공자를 선정한 사업장은 10% 이상, 인가 이후 시공자를 선정한 사업장은 5% 이상이면 검증 대상이다. 한 차례 검증을 마친 이후 검증 당시 계약금액보다 공사비가 다시 3% 이상 증가한 경우에도 추가 검증을 요청해야 한다. 서울시가 이번에 자율화하는 것은 법에서 정한 공사비 검증이 아니라 시가 2023년 12월28일 개정한 시공자 선정기준에 따라 적용해온 조합원 분양공고 전 일률적인 검증 절차다. 시는 공사비 분쟁 예방과 조합원 보호라는 제도의 취지는 유지하면서 불필요한 검증으로 발생하는 시간과 비용 부담을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서울시는 재개발·재건축 사업 초기 단계인 조합 추진위원회 구성 승인 신청 서류도 간소화하기로 했다. 그동안 추진위 구성 승인을 신청하려면 지적공부와 부동산등기부, 건축물대장 등 여러 공적 서류를 제출하고 토지등소유자 명부에 '세대주 성명'까지 의무적으로 기재해야 했다. 이에 따라 추진위는 토지나 건축물의 소유권을 확인하는 것과 별도로 주민등록등본 등을 제출받아 소유자별 세대주를 일일이 확인해야 했다. 사업 초기부터 불필요한 서류 제출과 개인정보 확인 부담이 발생한다는 지적이 뒤따랐다. 서울시는 세대주 정보가 추진위 구성 승인 여부를 판단하는 데 반드시 필요한 사항은 아니라고 보고 '서울특별시 도시 및 주거환경정비 조례 시행규칙'을 개정해 토지등소유자 명부에서 세대주 성명 항목을 삭제하기로 했다. 시는 이번 개선으로 추진위의 서류 제출과 주민등록 정보 확인 부담이 줄어들고 정비사업 초기 행정절차의 효율성도 높아질 것으로 기대한다. 조완석 서울시 규제혁신기획관은 “서류 한 장, 검증 절차 하나라도 시민에게 과도한 부담이 된다면 합리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진정한 규제혁신"이라며 “앞으로도 시민 눈높이에서 불합리한 규제를 지속적으로 발굴해 서울시 정비사업이 한층 속도감 있고 원활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박원순이 해제한 정비구역 389곳…李정부 주택공급 핵심축으로

서울의 주택 공급 기반을 둘러싸고 도시재생과 정비사업의 공과가 다시 조명받고 있다. 박원순 전 서울시장 재임 당시 해제된 정비구역 가운데 일부가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공공재개발 등을 통해 새로운 정비사업에 나서면서다. 도심 주거환경 개선과 주택 공급 효과가 기대되지만 주민 간 이견과 사업성 부족, 공사비 상승 등으로 사업장별 추진 속도에는 상당한 차이가 날 것으로 전망된다. 12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최근 작성한 정비사업 보고서에서 2012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에서 정비구역 389곳이 해제된 것으로 집계했다. 이 가운데 전체의 약 60%인 235곳은 법정 동의 요건에 따른 주민 요청 등으로 자진 해제된 지역으로 분류됐다. 박 전 시장은 2012년 '뉴타운·정비사업 신정책구상'을 발표하고 사업이 장기간 정체됐거나 주민 갈등이 컸던 지역을 대상으로 출구전략을 추진했다. 전면 철거 방식의 재개발 대신 기존 주거지와 지역 공동체를 보존하는 도시재생에 정책의 무게를 실었다. 당시는 부동산시장 침체와 낮은 사업성, 주민 간 찬반 갈등으로 상당수 정비사업이 사실상 멈춰 있었다. 서울시 집계상 해제지역의 절반 이상이 주민 요청 등에 따른 자진 해제로 분류된 만큼 사업 추진 동력을 잃은 구역을 정리한 불가피한 선택이었다는 평가도 나온다. 반면 정비구역 해제가 누적되고 신규 지정까지 중단되면서 서울의 중장기 주택 공급 기반이 약화했다는 비판도 제기된다. 주거정비지수제 도입과 주민 동의 요건 강화 등이 겹치면서 2016년부터 2020년까지 서울에서 신규 지정된 주택재개발 정비구역은 한 곳도 없었다는 게 서울시의 설명이다. 정비업계에서는 과거 정비구역 해제와 신규 지정 공백이 이후 규제 강화와 사업 지연 등과 맞물려 최근 착공·입주 물량 감소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정비사업은 구역 지정 이후에도 조합 설립과 사업시행인가, 관리처분인가, 이주·철거, 착공 등의 절차를 거쳐야 한다. 구역 지정부터 실제 입주까지 10년 이상 걸리는 사례도 적지 않다. 다만 정비구역 해제만을 현재 공급 부족의 단일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 당시 주택시장 침체와 주민 반대, 사업성 부족뿐 아니라 이후 부동산 규제와 공사비 상승, 금융 여건 악화 등 여러 요인이 공급 감소에 복합적으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해제지역이라고 해서 정비사업의 문이 완전히 닫힌 것도 아니다. 일부 지역은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공공재개발 등 서로 다른 제도를 활용해 정비를 다시 추진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중랑구 중화2동 299-8 일대는 과거 중화재정비촉진지구에서 해제된 뒤 2024년 서울시 모아타운 대상지로 선정돼 기존 사업 절차를 밟고 있다. 이 지역은 노후 건축물과 반지하주택 비율이 높고 도로와 주차장 등 기반시설이 부족해 주거환경 개선 필요성이 제기돼 왔다. 공공재개발도 제도 도입 당시 해제지역을 사업 대상으로 열어뒀다. 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2020년 시행한 공공재개발 후보지 공모에는 장기간 정체된 기존 정비구역뿐 아니라 정비구역 지정 요건을 충족하는 해제지역도 신청할 수 있도록 했다. 다만 신속통합기획과 모아타운, 공공재개발은 각각 사업 방식과 요건이 다르다. 특히 모아타운은 기존 재개발 정비구역을 그대로 재지정하는 제도가 아니라 소규모 정비사업을 묶어 기반시설과 주거환경을 개선하는 방식이다. 해제지역의 노후도와 면적, 주민 동의, 사업성 등을 따져 적합한 사업 방식을 선택해야 한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뉴타운 해제지역 중 일부는 이미 신속통합기획이나 모아타운 등으로 사업이 진행되는 것으로 안다"며 “도심 내 주거환경 개선과 주택 공급 효과를 기대할 수 있지만 주민 간 이견이 여전한 곳은 추진 속도에 차이가 날 것"이라고 말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도 해제지역의 재추진 여부를 결정할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주민 의사를 꼽았다. 박 수석은 “주민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다"며 “주민들이 원한다면 해제구역을 다시 정비구역으로 지정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정비사업을 주택 공급의 핵심 수단으로 다시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신속통합기획과 정비사업 통합심의 등을 통해 정비계획 수립과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고 2031년까지 253개 재개발·재건축 구역에서 총 31만호를 착공한다는 목표다. 신속통합기획은 주민과 자치구가 정비계획을 마련하는 초기 단계부터 서울시가 도시계획과 교통·건축·환경 분야의 계획 수립을 지원하는 제도다. 서울시는 이를 통해 신규 재개발지역의 정비구역 지정에 걸리는 기간을 종전 평균 5년에서 2년 수준으로 줄일 수 있다고 설명한다. 서울시는 신규 외곽 택지 개발에만 의존하기보다 노후 주거지의 사업성을 높여 민간 정비사업을 활성화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최근 언론 인터뷰에서 “노후 주거지에 경제성을 더 확보해줘 사업이 움직이도록 만드는 방안들이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며 용적률 등 도시계획 인센티브를 통한 사업성 개선 필요성을 강조했다. 서울시가 최근 3년간 준공된 정비사업 59곳을 분석한 결과 사업 전후 주택 수는 평균 36.4% 증가했다. 사업 유형별 증가율은 재개발 27.4%, 재건축 44.2%로 나타났다. 서울시는 또 2031년까지 착공을 목표로 관리하는 253개 구역에서 총 31만호가 착공될 경우 계획상 주택 수가 기존보다 39.2%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기존 주택 철거분을 제외한 순증 물량은 약 8만7000호로 추산했다. 사업 유형별 예상 순증률은 재개발 29.7%, 재건축 48.5%다. 다만 31만호는 입주나 준공 실적이 아닌 서울시의 착공 목표이며, 8만7000호도 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됐을 때를 전제로 한 예상 순증 물량이다. 실제 공급 성과는 정비계획 변경과 주민 동의, 인허가, 시공사 선정, 이주·철거 등 사업 단계별 진행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서울시는 정비사업 공정관리도 행정2부시장급으로 격상했다. 25개 자치구와 함께 사업 지연 구역을 점검하고 인허가 지연과 주민 갈등, 공사비 분쟁 등 구역별 장애 요인에 대한 공정 만회 대책을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하지만 정비사업을 단기간에 주택 부족을 해소할 만능열쇠로 보기는 어렵다. 최근 원자재 가격과 인건비 상승으로 공사비가 급등하면서 조합원 추가 분담금이 늘고, 시공사 선정이나 공사계약 변경 과정에서 갈등을 겪는 사업장도 증가하고 있다. 복잡한 인허가 절차와 장기간의 사업 기간 역시 민간 사업자의 참여를 가로막는 요인이다. 박 수석은 “주택산업은 건축비 증가와 복잡한 인허가, 사업의 불확실성까지 겹치면서 고위험·저수익 구조로 바뀌었다"며 “정책을 설계할 때 공급자의 마음을 읽고 사업에 나설 수 있는 여건을 조성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사업성 개선을 위해 용적률과 높이 규제를 완화하더라도 늘어난 개발이익과 기반시설 부담, 공공기여를 어떻게 배분할지는 풀어야 할 문제다. 사업성을 지나치게 높이면 특혜 논란이 불거질 수 있고, 공공기여를 과도하게 요구하면 사업이 다시 멈출 수 있다. 세입자 보호와 원주민 재정착 대책도 함께 마련돼야 한다. 중앙정부와 서울시의 정책 공조도 관건으로 꼽힌다. 정비계획 수립과 주요 인허가는 서울시와 자치구가 담당하지만 금융·세제와 재건축 관련 규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 등은 중앙정부의 정책 방향에 영향을 받는다. 박 수석은 “중앙정부와 지방정부가 완전히 의기투합하기는 어렵더라도 불협화음을 최소화해야 한다"며 “정책 방향이 엇갈리면 사업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결국 공급 일정도 늦어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비사업의 공급 효과를 둘러싼 반론도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 분석한 2012∼2025년 서울 정비사업 자료에 따르면 이 기간 정비사업으로 건립된 주택은 31만2493호지만 기존 주택 25만9028호가 철거돼 실제 순증 물량은 5만3465호로 집계됐다. 경실련은 연평균 순증 물량이 3819호로 같은 기간 서울 전체 연평균 주택 준공 물량의 5.8% 수준이었다며 정비사업의 총 건립 물량과 기존 주택 철거분을 제외한 실질 순증 물량을 구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시장 재임기의 사업시행인가와 관리처분인가 실적도 오 시장 재임기보다 적지 않아 시장별 정책을 단순히 '공급 억제'와 '공급 확대'로 구분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김윤덕 국토장관 “그린벨트 해제해서라도 공급”…세제개편 충격 최소화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이 정부의 부동산 세제 개편으로 발생할 수 있는 전월세 시장 충격을 줄이기 위해 제도를 단계적으로 시행하고 주택 공급을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수도권 공급을 늘리기 위해 민간 정비사업과 2·3기 신도시 사업에 속도를 내는 한편 필요하면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도 추진하겠다는 입장이다. 김 장관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해 비거주 1주택자의 실거주 전환이 임대차 시장을 불안하게 만들 수 있다는 지적에 “여러 가지 세제 문제를 집행하는 데 있어 단계적 시행을 통해 시장 충격을 좀 더 줄일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정부의 세제 개편으로 비거주 1주택자가 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실거주로 전환할 경우 기존 임차인의 퇴거를 요구하거나, 늘어난 세금이 임대료에 전가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정치권과 시장에서 제기되고 있다. 김 장관은 “실거주 전환과 관련해 시장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일단 내년 말까지는 변화가 없다"며 “바로 시행하는 것이 아니라 단계적으로 시행해 일정한 시차를 두고, 그 기간에 공급량을 늘릴 수 있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세제 개편의 기본 방향에는 힘을 실었다. 그는 “실거주 중심의 주택시장을 형성하고 부동산 세제를 정상화해 과세 형평성을 높이며 지속 가능하고 합리적인 부동산 세제를 형성하는 것이 목표라고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장기보유특별공제 개편에 대해서도 “과도한 이익에 대해 어느 정도 분명한 세금을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바꾸는 문제"라며 “조세 정의를 세운다는 측면에서 굉장히 타당한 정책"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세제 개편 과정에서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는 보완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 장관은 “국민의 의견과 반응을 계속 모니터링해 부분적으로 개선해야 할 점이 있는지 살펴보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이탁 국토부 제1차관도 “세제 주무 부처인 재정경제부가 입법예고 과정에서 여러 의견을 수렴하고 있다"며 “불합리한 부분에 대해서는 보완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 장관은 서울과 수도권의 집값 및 전월세 시장을 안정시키기 위한 핵심 해법으로 공급 확대를 제시했다. 그는 “제일 중요한 것은 역시 많이 짓는 것"이라며 “민간 정비사업은 인허가 기간을 단축해 속도를 낼 수 있도록 하고, 이미 진행 중인 2·3기 신도시 사업도 속도를 높여 조기에 착공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필요하면 그린벨트까지 해제하겠다는 뜻도 내비쳤다. 김 장관은 “그린벨트를 해제해서라도 수도권에 주택을 많이 공급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며 “아파트에 한정하지 않고 현재 전월세 문제도 많은 만큼 비아파트 활성화도 중요한 정책 대안으로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도 적극적인 입장을 보였다. 김 장관은 “민간 재개발·재건축 활성화에 국토부도 적극 공감하고 있다"며 “민간 중심의 정비사업 활성화에 이견이 없다"고 강조했다. 정비사업 추진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주 수요에 대응하기 위한 지원책도 마련할 방침이다. 다만 공급 확대의 효과가 시장에서 체감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김 장관은 “주택을 빵 찍는 것처럼 밤새 찍을 수 있다면 되겠지만 실제 공급의 결과물이 눈에 보이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수밖에 없다는 점을 감안해 달라"고 말했다. 도심 공급을 확대하기 위해 비주택 용지의 주거용 전환과 도심 공공주택 복합사업도 추진한다. 김 장관은 이날 업무보고 인사말에서 “비주택 용지의 주택 용도 전환을 확대하고 도심 내 공공주택 복합사업의 신규 후보지를 발굴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전환 대상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상업·업무용지 등 주택 외 용도로 계획된 토지를 주거용으로 바꾸는 방안이 후속 공급정책에 포함될 가능성이 있다. 도심복합사업은 민간 재개발 추진이 어려운 역세권과 준공업지역, 저층 주거지 등에서 공공이 사업을 주도하는 방식이다. 조합 설립과 관리처분계획 등의 절차를 생략할 수 있어 사업 기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김 장관은 도심복합사업에 대해 “속도를 더 내기 위해 제도 개선에 박차를 가하겠다"며 “사업을 단계별로 집행하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절차를 병행해 추진하겠다"고 설명했다. 서리풀지구와 용산국제업무지구, 태릉CC, 과천 경마장 일대 등 주요 공급사업에 대해서는 “예상대로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어 차질 없이 공급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다만 태릉CC에 대해서는 세계유산영향평가 절차가 남아 있다고 덧붙였다. 용산국제업무지구의 주택 공급 규모를 놓고 이어진 서울시와의 이견에 대해서도 “상당 부분 의견 접근을 이루고 현재 조정하고 있다"며 협의를 계속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국토부는 사업별 추진 상황을 상시 점검하기 위한 '수도권 주택공급 상황판'도 마련한다. 김 장관은 “공급과 관련한 홍보를 강화하고 수도권 주택공급 상황판을 만들어 속도를 점검하겠다"며 “쉬운 문제는 아닌 만큼 굉장히 신중하게 접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가덕도의 생명들을 기각하지 마십시오”…신공항 재판 앞두고 법원 앞 모인 시민들

“가덕도의 생명들을 기각하지 마십시오." 11일 오후 5시30분 서울 서초구 서울행정법원 앞 광장. 녹색당과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 관계자, 시민들이 손팻말을 들고 이 같은 구호를 외쳤다. 하루 뒤인 12일 열리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기본계획 취소소송 6차 변론을 앞두고 재판부에 사건을 각하하지 말고 본안에서 사업의 적법성을 판단해 달라고 요구하기 위해서다. 이날 열린 시민문화제와 정당연설회의 화두는 가덕도신공항 자체의 찬반보다 '원고적격' 문제에 집중됐다. 김찬휘 녹색당 공동대표는 이날 에너지경제신문을 만나 “내일 재판에서는 사업의 위법성 자체보다 원고적격 문제가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있다"며 “환경소송에서는 환경영향평가 대상지역 안의 주민에게 원고적격을 인정하는데 공항 건설의 경우 소음 영향 범위가 제한적으로 설정돼 있다"고 말했다. 이어 “환경영향평가를 통해 사업 타당성이 검증된 뒤 부지 보상 등이 이뤄지는 것이 상식적인 순서 아니겠느냐"며 “그런데 가덕도에서는 주민 보상이 먼저 이뤄져 주민들이 떠난 상황에서 다시 주민이 없다는 이유로 원고적격을 인정하지 않는다면 말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참가자들은 “가덕도의 생명들을 기각하지 말라", “원고는 모든 생명과 모든 시민이다", “가덕도는 공항이 아니다. 생명이다" 등의 구호를 반복했다.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법원이 원고적격을 이유로 사건을 각하할 경우 신공항 사업의 안전성과 경제성, 환경성 등을 재판에서 실질적으로 따질 기회 자체가 사라질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날 연설에 나선 참가자는 “가덕도의 생태계 파괴와 조류 충돌, 불안정한 지반에 따른 중대재해 가능성 등을 제대로 따져보기도 전에 원고적격이라는 장벽 앞에 섰다"며 “3㎞ 이내 주민만 소송을 낼 수 있다고 하지만 이미 토지를 팔고 떠난 주민들이 있고 그 밖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있다. 이 때문에 재판의 문이 닫힐까 걱정된다"고 말했다. 이어 가덕도 일대가 수천㎞를 이동하는 철새들의 서식·중간 기착지라는 점과 연약지반 문제 등을 거론하며 “국책사업이라고 해서 생명과 안전에 관한 검증을 건너뛰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반대 단체는 가덕도신공항의 조류 충돌 위험도가 무안공항보다 353배 높다는 자체 분석과 최대 60m 안팎의 연약지반 문제 등을 들어 사업 안전성에 대한 검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현대건설의 사업 참여 철회와 후속 사업자 선정 난항 등도 사업 리스크를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했다. 이날 김 공동대표는 직접 가덕도를 찾았던 경험을 소개하며 생태 문제에 상당 시간을 할애했다. 그는 “처음에는 저도 가덕도를 한 번도 가보지 않고 신공항 반대 집회를 조직하고 서명운동을 했다"며 “그런데 직접 가보니 제가 가덕도를 제대로 모르고 있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가덕도에 어떤 생명들이 살고 있고 숲이 어떻게 형성돼 있는지는 직접 가봐야 알 수 있었다"며 “길을 걷다가 바위 근처에 팔색조 둥지가 있다는 이야기를 듣고 모두 조용히 지나갔다. 그런 조심스러운 마음이 있는 한편에서는 산을 발파해 없애고 공항을 짓겠다는 계획이 진행되고 있다는 점이 너무 대조적으로 느껴졌다"고 했다. 김 공동대표는 신공항 건설 과정에서 국수봉 등 산지가 훼손되는 문제도 거론했다. 그는 “가덕도를 걸으면서 수많은 생명체를 보는데 큰 산을 발파해 없앤다는 생각 자체가 끔찍했다"며 “팔색조 둥지나 커다란 민달팽이를 직접 봤다면 이런 계획을 쉽게 할 수 있었을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공항을 지어서는 안 될 땅에 공항을 짓겠다는 것은 거창한 이념의 싸움이라기보다 상식과 비상식의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경제성도, 생태성도, 안전성도 제대로 따져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행사 전 인터뷰에서도 “대통령도 대선 후보 시절 가덕도신공항의 경제성 문제를 알고 있다는 취지로 이야기한 바 있다"며 “경제적 이유와 생태적 이유 모두에서 근거가 부족한 사업이라면 정치적 부담 때문에 끌고 갈 것이 아니라 정리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날 행사는 정치권과 환경단체 관계자들의 발언만으로 진행되지 않았다. 훌라 공연과 시 낭송, 인디뮤지션 공연 등이 이어지면서 문화제 형식으로 진행됐다. '기후위기 앞에 선 창작자들' 소속 작가들은 가덕도를 소재로 쓴 시와 동시를 낭송했다. 한 작가는 “여기는 살아 있는 곳"이라며 나무와 버섯, 벌레와 바닷바람 등 가덕도에서 마주한 생명을 표현했다. 이어 “가덕도에 공항이 생기면 경제가 부흥할 것이라고 말하지만 그곳은 이미 수많은 생명이 살아가는 곳"이라고 말했다. 어린이들과 글쓰기 수업을 하고 있다고 소개한 또 다른 작가는 가덕도에 사는 생명들을 어린이들에게 건네는 선물에 빗댄 동시를 낭송했다. 그는 “섬이 없어지면 우리는 서로 무엇을 선물할 수 있나요. 섬이 없어지면 우리는 어디서 사랑을 배우나요"라며 “섬이 없어지면 우리는 풍요로울 수 없고 자라날 수 없다"고 낭송했다. 인디가수 미어캣은 자신이 거주하는 서울 마포구 성미산 개발 문제를 계기로 만든 노래와 가덕도의 생명을 주제로 한 공연을 선보였다. 경주에서 행사장을 찾은 환경활동가는 기후위기 문제를 들어 공항 건설 필요성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수조원의 국가 예산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영향을 받는 범위를 지나치게 좁혀서는 안 된다"며 “기후위기의 영향을 받는 시민도 결국 이 사업의 당사자"라고 말했다. 이어 “일상에서 탄소배출을 줄이자고 하면서 한편에서는 항공 수요를 늘리는 새로운 공항을 계속 건설하는 것이 맞는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녹색당과 가덕도신공항반대시민행동은 지난해부터 대통령 집무실과 청와대, 부산시청 앞 등에서 가덕도신공항 백지화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이어오고 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 반대와 특별법 폐기를 요구하는 10만명 서명운동도 진행하고 있다. 시민행동은 12일 오전 11시부터 서울행정법원 앞에서 108배와 종교인 기도회를 진행하고 오후 1시 기자회견을 연다. 같은 날 오후 2시에는 가덕도신공항 건설 기본계획 취소소송 재판을 방청할 예정이다. 김 공동대표는 “기후위기 앞에서 당사자가 아닌 사람이 어디 있느냐"며 “원고적격만을 따져 사건을 끝낼 것이 아니라 최소한 본안 심리를 통해 가덕도신공항이 안고 있는 문제들을 법정에서 판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서리풀1지구 주민들 국토부 앞 집회…국토부 “임대비율 서울시와 협의”

서울 서초구 서리풀1지구 토지주와 주민들이 정부를 향해 공공임대주택 비율을 전면 재검토하고 50년 넘게 이어진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규제를 반영한 별도의 보상 대책을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특히 이날 주민 대표단과 만난 국토교통부 관계자는 주민들이 요구한 공공임대주택 비율 조정 문제와 관련해 서울시와 협의해보겠다는 취지의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서리풀1지구 총주민대책위원회와 토지주들은 11일 세종시 국토교통부 청사 앞에서 '서리풀1지구 토지주·주민 생존권 사수 궐기대회'를 열고 △그린벨트 장기 규제를 고려한 정당한 토지보상 △공공임대 비율 재검토 △토지주와 사업시행자 간 개발이익 공유 등을 요구했다. 집회 도중 주민 대표단은 국토부 관계자들과 별도 면담을 갖고 이 같은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면담에 참석한 토지주에 따르면 국토부 측은 주민들이 문제를 제기한 공공임대주택 비율에 대해 “서울시와 협의해보겠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토지 보상 문제에 대해서는 감정평가 절차를 통해 보상액이 산정된다는 기존 제도를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담에 참석한 한 토지주는 “보상 부분에서는 감정평가에 따라 이뤄진다는 원론적인 설명이 있었지만 공공임대 비율에 대해서는 서울시와 협의해보겠다는 이야기가 나왔다"며 “그동안 면담과 비교하면 토지주들의 입장을 비교적 열린 자세로 듣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다만 국토부가 이날 임대주택 비율 조정을 확정하거나 구체적인 조정 폭을 제시한 것은 아니다. 향후 서울시와의 협의 과정에서 주민 요구가 실제 공급계획 변경으로 이어질지가 관건이다. 주민들이 가장 강하게 문제 삼은 것은 토지 보상 방식이다. 최재만 서리풀1지구 총주민대책위원회 위원장 명의로 발표된 성명서에 따르면 주민들은 서리풀1지구 일대가 50년 넘게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재산권 행사에 제한을 받아온 만큼 이를 고려한 특별한 보상 대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2024년 11월 서울 서초구 원지동·신원동·염곡동·내곡동 일원에 대규모 공공주택지구 개발 계획을 발표했다. 주민 측은 사업지구 내 토지들이 오랜 기간 개발제한구역으로 묶여 사실상 개발행위와 거래에 제약을 받은 만큼 현재의 제한된 토지가격만을 기준으로 강제수용하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최 위원장은 성명에서 “대규모 공공주택지구 개발이 추진되면 삶의 터전을 상실하는 원주민들은 생존권을 위협받고 토지를 소유한 주민들은 강제수용으로 평생 일군 재산을 내놓게 된다"며 “50여년 동안 개발제한구역 지정으로 재산권 행사에 막대한 제한을 받은 점이 보상 과정에서 반영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개발제한구역에서 해제된 주변 땅값은 크게 상승한 반면 사업지구 내 토지는 개발제한구역이라는 이유로 저평가됐다"며 개발제한구역이 해제된 상태를 기준으로 토지를 평가해 보상할 것을 요구했다. 새정이마을 주민 측도 이날 “우리는 개발 자체를 반대하기 위해 나온 것이 아니다"며 “개발을 한다면 그 과정에서 희생하는 사람들의 권리 역시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55년 동안 그린벨트와 각종 규제로 묶어놓고 이제 와서 개발한다면 그동안 재산권을 제한받아 온 토지주들에게도 그에 걸맞은 대책이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공공임대주택 비율 역시 이날 집회의 핵심 쟁점이었다. 주민들은 서리풀1지구에 공급되는 주택 가운데 서울시의 장기전세주택인 '미리내집' 등을 포함할 경우 사실상 임대주택 비중이 80% 수준에 달한다며 공급계획을 다시 짜야 한다고 주장했다. 대책위는 성명서를 통해 “백보를 양보해 개발을 한다고 하더라도 임대아파트를 무려 80%나 공급한다는 계획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국토교통부 장관은 서울시와 협의해 서리풀1지구 임대아파트 공급비율을 35% 이내로 재조정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집회 참가자들은 임대주택 비율을 법정 의무 수준에 가깝게 더 낮춰야 한다는 주장도 내놨다. 다른 공공주택지구에서 연대 참석한 관계자는 “공공임대 비율을 주민 의견을 반영해 다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주민들이 주장하는 '80%'에는 미리내집 등 다양한 공공주택 유형을 임대주택 범주에 포함한 수치가 반영돼 있어 향후 국토부·서울시가 밝힐 구체적인 주택유형별 공급계획과의 비교가 필요할 전망이다. 토지주들은 기존의 일회성 수용·보상 방식에서 벗어난 개발이익 공유 방안도 요구했다. 대책위는 국토부와 사업시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 서울주택도시개발공사(SH)에 “사업 추진에 따른 개발이익을 토지소유자와 사업시행자가 함께 공유할 수 있는 상생 방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이날 “55년 참아왔다, 정당보상 실시하라", “공공임대 80% 재검토하라", “국토교통부는 응답하라", “토지주의 목소리를 받아들여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대책위는 향후 지장물 조사와 감정평가 등 본격적인 보상 절차가 진행되기 전에 정부가 주민들과 실질적인 협의에 나서야 한다는 입장이다. 대책위 관계자는 “개발을 무조건 막겠다는 것이 아니라 정당한 보상과 주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개발계획을 요구하는 것"이라며 “국토부와 서울시가 주민 의견을 실제 정책에 반영하는지 끝까지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오세훈 “용산공원·그린벨트 공급 안돼”…정부에 “정비사업·준공업지역 풀어달라”

정부가 수도권 주택 공급 확대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오세훈 서울시장이 용산어린이정원과 추가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 해제를 통한 주택 공급에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대신 재개발·재건축과 서남권 준공업지역 규제 완화 등 기존 도심의 밀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공급을 확대해야 한다며 정부에 정책 지원을 요구했다. 오 시장은 10일 KBS '사사건건'에 출연해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를 주택용지로 활용하는 방안에 대해 “법적으로 안 된다"며 “전 세계 어느 대도시 시장에게 물어봐도 찬성할 수 있는 시장은 거의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용산 미군기지가 있던 자리가 본의 아니게 비어 있어 녹지로 만드는 것이 가능해졌고 특별법까지 만들어 보존하기로 한 것"이라며 “주택 사정이 녹록지 않다고 해서 도심 한복판에 유일하게 남은 녹지에 손을 대겠다는 것은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에 따라 공원 부지에 주택을 짓는 데 제약이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서울의 생활권 녹지가 해외 주요 대도시에 비해 부족한 상황에서 주택 공급을 이유로 어렵게 확보한 녹지를 훼손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서울지역 그린벨트 추가 해제에도 선을 그었다. 오 시장은 윤석열 정부 당시 서울 서초구 서리풀 1·2지구의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했던 사실을 언급하며 “당시 서리풀 1·2지구에 대한 동의가 마지막이라고 분명히 했다"고 말했다. 이어 “이미 동의해 준 2만가구 건설이라도 충실히 이행하면 좋겠다"며 “해당 지역도 지금 주민 협의가 제대로 되지 않아 진도가 나가지 않고 있는데 또다시 그린벨트를 푸는 것은 불필요하고 바람직하지도 않다"고 지적했다. 정부가 추가 택지를 찾기에 앞서 이미 발표된 공급계획부터 속도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다. 정부·여당 일각에서 서울시가 주택 공급 확대에 협조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는 데 대해서도 “이것이 정치적 발목잡기냐"고 반문했다. 오 시장은 “도시 경영의 기본 중 기본이고 원칙 중 원칙이 녹지 보존"이라며 추가 그린벨트 해제에 동의할 수 없다는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오 시장은 정부가 녹지나 신규 택지를 찾는 대신 서울에서 이미 진행 중인 재개발·재건축 사업을 지원하는 것이 현실적인 공급 확대 방안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이재명 대통령이 지난달 재개발·재건축의 주택 공급 효과에 회의적인 견해를 밝힌 데 대해서는 “완전히 잘못 알고 말씀하신 것"이라고 반박했다. 오 시장에 따르면 서울시가 최근 3년간 서울에서 재개발·재건축을 마치고 입주한 사업장을 전수조사한 결과 기존 주택 대비 공급 물량은 재건축의 경우 44%, 재개발은 27% 증가했다. 서울시는 현재 서울 전역 400여곳에서 진행 중인 정비사업을 통해 2031년까지 31만가구를 착공한다는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주택 약 22만가구가 철거되는 것을 감안해도 약 8만7000가구가 순증한다는 게 서울시 분석이다. 서울시는 이 같은 정비사업 공급 효과를 담은 자료를 대통령실에도 전달했다. 오 시장은 “22만가구가 사라지고 31만가구가 생겨 8만7000가구가 늘어나는데 이를 부인하고 있는 것"이라며 “서울시가 열심히 추진하고 있는 재개발·재건축만 방해하지 않는다면, 더 바람직하게는 도와준다면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훨씬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정비사업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주 수요가 전월세 시장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불가피한 과정이라는 입장을 보였다. 그는 “그 부작용이 두려워서 하지 않으면 순증 물량을 확보하기가 불가능하다"며 “사업 과정에서 필연적으로 거칠 수밖에 없는 부작용이다. 이게 무서워서 아예 사업을 안 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청년·신혼부부 등 실수요자를 대상으로 한 대출 규제 완화와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 규제 완화에도 찬성했다. 정비사업 이주 단계의 금융 규제를 완화하면 사업 속도를 높여 실제 공급으로 이어지는 시간을 앞당길 수 있다는 주장이다. 서울시는 신규 녹지 개발의 대안으로 서남권 준공업지역 활용도 정부에 제안했다. 오 시장은 최근 김용범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만나 영등포·구로·금천구 등 서남권 준공업지역의 산업시설 의무 확보 비율을 낮출 수 있도록 국토교통부 지침을 개정해 달라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서울시는 '서남권 대개조' 사업을 통해 준공업지역 용적률을 기존 250%에서 최대 400%까지 높이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약 2만7000가구의 주택 공급이 가능하다는 게 서울시의 계산이다. 오 시장은 “산업시설 비율을 낮춰주면 땅 주인의 이익이 늘어나 아파트를 짓는 쪽으로 움직인다"며 “인센티브를 줄 수 있도록 지침을 개정해달라고 말씀드렸다"고 설명했다. 반면 정부가 검토하는 용산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확대에는 신중한 입장을 유지했다. 당초 서울시와 국토교통부는 용산국제업무지구에 약 6000가구를 공급하는 방안을 논의해왔으나 정부·여당에서는 이를 1만가구 수준으로 확대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오 시장은 “이름 자체가 용산국제업무지구"라며 주택 물량을 과도하게 늘릴 경우 국제업무 기능이라는 개발 취지가 훼손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서울시는 정부의 1만가구 요구에 대해 8000가구 수준까지 타협 가능성을 열어놓은 상태다. 오 시장은 인허가권을 가진 용산구와의 협의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을 둘러싼 서울시와의 사전 협의가 충분하지 않았다는 점도 공개했다. 오 시장은 “최근 김용범 정책실장과 김윤덕 국토교통부 장관을 만나 서울시의 요청 사항과 재개발·재건축을 도와달라는 취지의 말씀을 드렸지만 정부 주택 공급대책에 대한 구체적인 협의는 거의 없었다"고 말했다. 결국 정부가 신규 택지와 국유지 등을 통한 추가 공급처 확보에 무게를 두는 가운데 서울시는 녹지를 보존하면서 기존 도심의 정비사업과 준공업지역 규제 완화를 통해 공급을 늘려야 한다는 입장이다. 오 시장은 “이미 동의한 서리풀지구 2만가구라도 충실히 이행하면 된다"며 “서울시가 추진하는 재개발·재건축을 정부가 도와준다면 훨씬 더 부동산시장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김병헌의 체인지] 돈은 넘치는데 지방은 마른다…이상한 유동성의 역설

주식시장이 춤을 춘다. 하루는 환호하고 다음 날은 공포에 빠진다. 집값도 심상치 않다. 서울과 수도권 일부 지역은 다시 들썩이는데 지방에서는 미분양 아파트가 쌓인다. 같은 대한민국인데 한쪽에서는 돈이 넘쳐 자산가격을 걱정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돈이 돌지 않아 상가가 문을 닫는다. 지금 우리가 직면한 문제는 단순한 '돈의 부족'이 아니다. 돈이 어디로 흘러가느냐의 문제다. 정부는 경기를 살리겠다며 재정을 풀었다. 추경을 편성하고 각종 지원책도 내놨다. 경기 하강기에 재정이 역할을 하는 것은 당연하다. 문제는 풀린 돈이 정부가 원하는 곳으로만 가지 않는다는 데 있다. 해외에는 이미 값비싼 교훈이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전 미국에서는 저금리와 과도한 신용 공급이 부동산시장으로 흘러들었다. 집값이 계속 오를 것이라는 믿음 아래 대출이 급증했고, 집값이 꺾이자 부실은 금융회사로 번져 결국 세계경제를 뒤흔들었다. 일본도 마찬가지였다. 1980년대 후반 넘치는 유동성이 주식과 부동산으로 몰리며 자산가격이 폭등했다. 뒤늦게 긴축에 들어가자 거품이 터졌고 일본 경제는 오랜 후유증을 겪었다. 지금 한국도 서울만 보면 과열이지만 지방으로 내려가면 풍경은 완전히 달라진다. 건설경기 침체와 미분양, 자영업 부진, 인구 감소가 겹친 지역이 적지 않다. 소비가 줄어 상인이 어렵고 기업 투자가 줄어 일자리가 부족해진다. 청년이 떠나니 소비와 주택 수요가 다시 감소하는 악순환이다. 수도권의 자산시장 과열만 보고 전국에 똑같은 긴축 처방을 내리면 지방에는 독이 될 수 있다. 반대로 지방경기를 살리겠다고 전국에 돈을 똑같이 풀면 그 돈이 다시 수도권 부동산과 주식시장으로 흘러갈 가능성이 있다. 필요한 것은 '선택적 유동성'이다. 갈 곳 없는 돈이 자산시장으로 몰리는 통로는 좁히고 기업 투자와 지방경제, 주택 공급과 기술혁신으로 흐르는 통로는 넓혀야 한다. 부동산 정책부터 전국 단일 처방에서 벗어나야 한다. 수도권 과열지역에서는 투기성 대출과 과도한 레버리지를 관리해야 한다. 동시에 공급이 부족한 곳에는 실제 주택이 나올 수 있도록 인허가와 정비사업의 속도를 높여야 한다. 세금으로 가격을 누르는 데 매달리기보다 공급이라는 정공법도 병행해야 한다. 특히 지방은 방향이 달라야 한다. 악성 미분양 해소와 건설사업 정상화, 기업 투자와 일자리 창출을 묶은 별도의 처방이 필요하다.산업과 일자리, 교육, 의료, 교통이 함께 움직여야 지방 부동산도 살아난다. 재정도 달라져야 한다. 경기부양의 중심이 현금성 지원에 머물러서는 안 된다. 정부 돈이 한 번 소비되고 사라지는 것이 아니라 기업 투자와 고용을 만들고 다시 소득과 세수로 돌아오도록 해야 한다. AI와 반도체, 에너지, 바이오 같은 미래산업뿐 아니라 지방 산업단지와 중소기업 설비투자, 관광 인프라, 노후 도심 재생에도 자금이 흘러야 한다. 돈의 양만 늘리는 것이 아니라 돈의 목적지를 바꾸는 정책이 필요하다. 금융정책도 마찬가지다. 실수요자와 정상적인 기업 대출까지 무차별적으로 조이면 경기의 숨통부터 막힌다. 빚을 내 자산가격 상승에 베팅하는 돈과 생산시설을 짓고 사람을 고용하기 위한 돈을 똑같이 취급해서는 안 된다. 선택지가 '긴축이냐 부양이냐'가 아니기 때문이다. 서울 집값이 오른다고 지방의 돈줄까지 막아서는 안 되고, 지방이 어렵다고 전국에 유동성을 뿌려 수도권 자산가격을 다시 밀어 올려서도 안 된다. 재정과 금융, 부동산 정책을 전국 평균이라는 숫자 하나에 맞추는 시대는 끝내야 한다. 지금 시장에 필요한 것은 더 많은 돈도, 무조건적인 긴축도 아니다. 돈이 생산적인 곳으로 흐르게 만드는 정교한 수도관이다. 자산시장으로 달려가는 돈은 조절하고 지방과 기업, 일자리와 주택 공급으로 가는 길은 터주는 것이다. 그것이 자산시장 안정과 경기 회복을 동시에 잡을 현실적인 해법이다. 정부가 시장을 이길 필요는 없다. 시장과 싸워서도 안 된다. 해야 할 일은 시장의 돈이 투기가 아니라 생산으로, 수도권 쏠림이 아니라 지역의 성장으로 흘러가도록 길을 만드는 것이다. 그래서 질문부터 바꿔야 한다. 어디에는 돈을 잠그고, 어디에는 돈이 돌게 할 것인가로. 한국 경제는 지금 여기에 답해야 한다.

서울시, 2조8061억원 2차 추경…생계·의료지원 확대와 주거 안정화에 투입

서울시가 생계·의료지원을 확대하고 취약계층 주거 안정화 등을 위해 올해 두 번째 추가경정예산안을 편성했다. 추경 규모는 총 2조8061억원이다. 이 중 법정의무경비 등을 제외하면 활용 가능한 재원은 8100억원이다. 시는 10일 서울시청에서 기자설명회를 열고 2조8061억원 규모로 2차 추경 예산안을 편성했다고 밝혔다. 지난 4월에 이뤄진 1차 추경안(1조4570억원)에서는 고유가 피해지원금에 1529억원, 기후동행카드 환급 지원에 4695억원을 투입하는 등 고유가 대응에 집중됐다. 이번 추경 예산안에는 2026년 기준 중위소득 인상에 따라 확대되는 생계·의료 지원 확대와 주거급여 지원 확대 등이 포함됐다. 올해 기준 중위소득 인상에 따라 생계급여(857억원)는 1만2000명, 의료급여(1365억원)는 1만5000명을 대상으로 지원이 확대됐다. 취약계층 대상으로 의료지원 확대를 위해 21억원을 투입한다. 또한 은평병원 리모델링(48억원), 서남병원 증축(76억원) 등 의료 안전망 강화에도 예산이 편성된다. 주택공급을 확대하고 취약계층 주거부담을 위한 지원 방안도 마련된다. 무주택 서민 주거안정을 위해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매입에 130억원을 투입한다. 청년층(19~39세)을 대상으로 부동산 중개보수와 이사비도 지원한다. 인당 최대 40만원 실비 지원하며 지원인원은 종전에 비해 2000명 증가한 1만명이다. 기준 중위소득 48% 이하 가구를 대상으로 하는 주거급여 지원에는 440억원을 배정했다. 주거급여 지원 역시 중위소득 인상에 따라 종전에 비해 1만7000가구 늘어 36만4000가구가 지원 대상이 된다. 지원 대상자에게는 현금으로 임차 급여를 지원하고 수선 유지 급여는 현물로 지원한다. 시는 미래산업에 투자하고 청년들을 대상으로 AI 이용권을 지원해 성장기반을 다진다. 전기차 구매 지원과 전기버스 급속충전기 확충에 403억원을 투입한다. 자율주행 자동차 시범지구를 위해 5억원을 지원한다. 지난해 강남 심야 자율주행 택시는 3대 운행됐지만 이를 확대해 올해 19대 운행하도록 지원한다. 청년 AI 성장권 지원에도 56억원을 배정했다. 19~29세 청년 50만명을 대상으로 코딩·에이전트 등 고급 생성형 AI 이용권을 1년간 지원한다. 이번에 편성된 56억원은 올해 3개월치다. 사업기간은 내년 9월까지이며 내년 추경 예산안에 9개월 치가 편성될 전망이다. 민생경제 활성화의 일환으로 야간경제 활성화에도 투자한다. 야간시간에 사용이 한정되는 달빛 상품권은 100억원 규모로 발행되며, 달빛 야장 선정지 5개 권역에서 10% 할인이 제공됨에 따라 시의 지원 규모는 11억원이다. 안전·생활 인프라 확충에도 투자한다. 6·7호선 노후 전동차 368칸을 교체하는 사업에 177억원을 배정했다. 해체공사장 상시 점검단 운영 확대에 2억원을 추가 투입해 종전 대비 695개소 증가한 1457개소를 점검 대상이 확대된다. 또한 침수 피해를 막기 위해 양재·영등포·금호 등 빗물펌프장 준공(72억원)을 추진하고, 시흥계곡 빗물 저류조 설치에 10억원을 투입한다. 결혼·임신·출생·양육과정에도 지원을 확대한다. 35세이상 임산부 의료비 지원(41억원)과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97억원), 부모급여와 가정양육수당 지원에 50억원을 배정했다. 이동률 서울시 기획조정실장 직무대리는 “취약계층 지원과 청년·신산업 투자, 안전 인프라 확충을 차질 없이 추진하고, 시의회 의결 후 신속히 집행해 시민이 변화를 체감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장혜원의 부동산현장] “어린이 뛰노는 공원 지켜달라”…용산어린이정원 주택공급 논란 ‘확산’

정부가 수도권 신규 주택 공급 후보지 가운데 하나로 서울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를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용산이 다시 부동산 정책의 최대 쟁점으로 떠올랐다. 주민들은 근조화환을 세우며 반발했고, 서울시와 용산구도 “용산공원 훼손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공개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혔다. 10일 용산어린이정원 입구에는 '용산공원을 지키는 주민 모임' 명의의 근조화환 수백 개가 길게 늘어섰다. 화환에는 “어린이가 뛰노는 공원, 뺏지 말아주세요", “주택 공급은 다른 곳에서, 공원은 후손에게" 등의 문구가 적혔다. 이곳을 찾은 동부이촌동 주민은 “주택 공급 확대의 필요성은 이해하지만, 이미 용산국제업무지구를 비롯한 대규모 개발이 추진되는 상황에서 도심의 핵심 녹지까지 공급 부지로 활용하는 것이 적절한지는 의문"이라며 “용산어린이정원은 주민과 아이들이 일상적으로 이용하는 공공 녹지인 만큼 훼손에 신중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서울 도심에서 이 정도 규모의 녹지는 매우 희소한 자산"이라며 “주택 공급은 다양한 방식으로 검토할 수 있지만 공원은 한 번 사라지면 되돌리기 어렵다는 점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인근 직장인 A씨는 “점심시간이나 퇴근 후 잠깐 산책하려고 자주 찾는 곳인데 서울 도심에서 이 정도 규모의 녹지는 흔치 않다"며 “공급이 필요하다는 점은 이해하지만 공원을 없애면서까지 추진하는 것은 납득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또 다른 직장인 B씨도 “폭염이 이어질수록 도심 녹지의 중요성을 더 체감한다"며 “주택은 다른 곳에서도 공급할 수 있지만 공원은 한 번 사라지면 되돌릴 수 없는 만큼 신중하게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가 세제 개편에 이어 공급 확대 방안을 담은 종합 부동산 대책을 준비하면서 서울 도심의 신규 택지 확보가 핵심 과제로 떠오르자 용산어린이정원도 공급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다. 용산어린이정원은 미군기지 반환 부지 일부 약 30만㎡ 규모로 지난해 12월 30일부터 사전예약 없이 시민에게 개방 시민에게 전면 개방됐으며, 지난달 어린이정원 일대 제한보호구역 13만7000㎡가 해제되면서 활용 가능성을 둘러싼 관심이 커졌다. 다만 실제 사업 추진까지는 넘어야 할 절차가 적지 않다. 현행 '용산공원 조성 특별법'은 반환된 미군기지 부지를 국가공원으로 조성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용산어린이정원을 주택 공급 부지로 활용하려면 공공주택 건설을 허용하는 예외 규정을 신설하거나 특별법상 예외조항 신설 또는 주택 대상지를 공원조성지구에서 분리하는 등의 법 개정이 필요하다. 아울러 용산공원 일대의 도시관리계획과 교통·학교·상하수도 등 도시관리계획 변경과 기반시설 확충 과정에서 서울시 협의가 불가피 만큼 서울시와의 협의와 도시관리계획 변경 절차도 거쳐야 한다. 정부와 서울시의 입장 차는 더욱 뚜렷해지고 있다. 이재명 대통령은 최근 두 차례 열린 부동산 정책 점검회의에서 “용산은 청년과 신혼부부의 주거 수요가 높은 지역인 만큼 서울시와 충분히 협의해야 한다"는 취지로 언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서울 도심의 신규 택지 확보를 위해 용산국제업무지구와 용산어린이정원 등 가용 부지를 검토하고 있지만 도시계획 권한을 가진 서울시와의 협의가 선행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오세훈 서울시장은 “미래세대의 몫인 용산공원을 훼손하는 일은 1㎝도 동의할 수 없다"며 용산어린이정원 주택 공급에 공개적으로 반대했다. 용산구도 “용산공원은 역사성과 공공성을 지닌 국가적 자산"이라며 “사회적 합의 없는 주택 공급은 공원 조성 취지에 반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양측의 이견은 용산국제업무지구 개발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정부는 지난 1·29 주택공급 대책에서 국제업무지구 주택 공급 규모를 기존 6000가구에서 1만가구로 확대하겠다는 방침을 제시했다. 그러나 개발계획 변경 권한은 서울시가 갖고 있어 공급 물량 확대를 위해서는 서울시와의 협의가 필수적이다. 실제 국토교통부와 용산구는 지난 5일 공급 확대 방안을 놓고 협의를 진행했지만, 용산구는 교통·교육 등 기반시설 부담과 지역 여건 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는 세제 개편에 이어 공급 확대를 통해 수도권 주택 부족 문제를 해소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용산공원 활용 여부를 놓고는 공공성 보전과 녹지 훼손, 주민 수용성 등을 둘러싼 논란이 이어지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용산어린이정원 일대를 주택 공급에 활용하는 방안은 전혀 확정된 바 없다"며 확대 해석을 경계하고 있다. 다만 정부가 서울 도심의 신규 택지 확보 방안을 검토하는 가운데 특별법 개정과 서울시 협의, 주민 의견 수렴이라는 과제를 어떻게 풀어낼지가 이번 공급대책의 최대 변수로 꼽힌다. 장혜원 기자 dalgu@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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