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부가 주택공급 속도를 높이기 위해 지자체의 인허가권을 중앙이 직권으로 행사하도록 하는 한시적인 특례법 제정을 검토하고 있다. 소규모 정비사업 권한은 자치구청장에게 넘기는 방안도 동시에 추진 중인 가운데 주택 신속 공급을 위한 정책이 엇박을 내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에너지경제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국토교통부는 '주택 신속 공급을 위한 한시(3년) 특례법' 제정 검토안을 최근 국무회의에서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례법의 핵심은 주택 공급이 시급한 상황에서 지자체가 반대할 경우 중앙정부가 인허가권을 행사하기 위한 권한 특례와 자료요구 등을 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구체적으로는 시·도지사에게 위임된 공공도심복합사업의 사업 승인 권한을 정부가 회수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또한 토지 보상 관련 주민 공람 및 주민 설명회 절차를 국토부가 직접 진행한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이는 공공주택 사업에 대해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주도권을 쥐고 권한을 집중해 행정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지자체 인허가권을 중앙이 직권으로 행사할 때 주택 공급 속도가 빨라질 수 있는지에 대해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시각을 내놨다. 김인만 부동산연구소 소장은 “늦어지는 이유는 결국 사업성 때문이다. 주민들이 추가 분담금을 얼마 내고, 임대아파트를 얼마 짓고 하는 데서 반대 때문에 시간이 걸리는 것"이라며 “조합이나 서울시나 구청이 일을 안해서 늦어지는건 아니"라고 설명했다. 이어 “속도를 높이는 방법은 임대 아파트를 포기하고 용적률을 올려주고 조합원이 원하는 대로 다 해주면 된다"면서도 “그건 공공성이 있는 개발이 아니니까 처음에는 속도가 날 수 있어도 나중에 임대아파트 비율을 높이라고 하면 사업이 진척되기 어렵다"고 답했다. 한편 정부·여당은 500세대 이하 소규모 정비사업 권한을 자치구청장에게 넘기는 방안을 추진해왔다. 현행 정비사업 9개 주요 절차 중 시가 담당하는 '정비구역 지정'과 '사업시행계획 인가 전 통합심의' 절차를 자치구청장 소관으로 이관하는 내용이다. 이에 대해서도 기존에 정부가 추진하던 정책 방향과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이어졌다. 김 소장은 “서울시에 있는 권한을 구청장에게 이양해야 한다는 정책은 권한을 분산시키는 정책"이라면서 “공공 재개발은 권한을 집중시키는 쪽으로 가는 것은 앞뒤가 안 맞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방 자치권 침해 우려도 제기됐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지방자치의 시대 정신에 맞지 않는다"며 “공통적인 지침을 정해서 시군구가 동일한 조건을 가져갈 수 있도록 마련하는 것이 주택 공급 속도 면에서도 더 나을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윤주 기자 syj@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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