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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아파트값, 41주 연속 상승세 꺾였다…전국은 7주 연속 ↓

대출 규제와 탄핵 정국이 겹치며 부동산시장이 얼어붙은 가운데,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곡선이 41주 만에 꺾였다. 2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2024년 12월 다섯째 주(지난달 30일 기준)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0.01%) 대비 상승률이 줄어들며 보합(0.00%)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넷째주 상승전환한 이후 41주 만에 상승세가 멈춘 것이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0.03% 내려가며 전주와 동일한 하락폭을 기록했다. 지난 5월 셋째주(0.01%) 이후 26주 만에 하락한 전국 아파트 매매가격은 7주 연속 하락세가 지속됐다. 구별로는 송파구가 각각 0.06% 올라 서울에서 가장 큰 폭으로 올랐다. 강남(+0.02%)·서초(+0.03%)·종로(+0.02%)·용산(+0.02%) 등 역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반면 서대문·중구는 보합전환했으며 금천(-0.05%), 은평(-0.02%), 노원(-0.03%), 구로(-0.04%) 등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경기도와 수도권 2주 연속 동일한 하락률(-0.02%)을 유지했다. 부동산원은 “재건축, 신축 등 선호단지에 대한 상승세가 국지적으로 포착되나 계절적 비수기 등에 따라 관망세가 심화되고, 부동산 매수심리가 둔화되는 모습을 보이면서 지난주 대비 보합 전환됐다"고 설명했다. 서울 전세가격은 지난달 셋째주 83주 만에 상승세를 멈추고 보합전환한 이후 3주 연속 보합세를 유지했다. 같은 기간 수도권 또한 하락에서 보합전환했으며 경기의 경우 2주째 보합세를 이어갔다. 전국 전세가격 또한 2주 연속 보합세가 지속됐으며, 지방(-0.01%)은 하락전환했다. 서울 내 지역별로는 종로·중·용산·노원·강서·서초구(0.03%) 등이 가장 큰 폭 상승했다. 반면 강동구(-0.06%)와 성동구(-0.05%)는 가장 큰 하락폭을 보였다. 부동산원은 “국지적으로 대단지 및 선호단지 위주로 매물부족에 따른 상승거래가 체결되나, 입주영향 있는 지역 및 저가매물 위주의 거래 등 혼조세가 지속되며 서울 전체가 보합 유지됐다“고 설명했다. 경기는 2주 연속 보합을 기록했다. 고양 일산서구(0.16%)는 일산·주엽동 학군지 위주로, 고양 일산동구(0.11%)는 마두·중산동 위주로, 과천시(0.07%)는 중앙·원문동 위주로 상승했으나, 이천시(-0.13%)는 안흥·증포동 위주로, 평택시(-0.12%)는 비전‧동삭동 위주로, 광명시(-0.12%)는 광명·하안동 위주로 하락하는 등 경기 전체 보합 지속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분양가 더 오른다” 아파트 분양 ‘될놈될’ 현상 심화될 듯

아파트 분양가가 올해 더 오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와 주요 입지에 들어선 단지 '승자독식' 현상이 심화할 것으로 보인다. 환율 상승에 '공사비 급등' 기조가 이어지는 가운데 물량 자체가 부족할 수도 있어 공급·수요자들의 속내가 복잡해지고 있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주요 건설사들은 공사비가 계속 오를 수 있다는 계산 아래 아파트 공급 계획을 짜고 있다. 환율이 급등하며 원자재 수입 가격 부담이 커진 게 주요 원인이다. 미국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체제에 본격 진입하면 달러 가치가 더 높아질 가능성도 염두에 둬야한다. 국내외 정치 관련 불확실성이 높다는 변수도 있다.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 전쟁 등이 원자재 가격을 자극하고 있다. '탄행 정국' 속 우리나라 경기가 급격하게 얼어붙을 수 있는 형국이다. 여기에 각종 아파트 건축 규제까지 추가되며 분양가를 끌어올릴 전망이다. 올 6월부터 30가구 이상 민간 아파트 단지에 '제로에너지 건축물 인증'이 의무화된다. 온실가스 저감 차원에서 건물을 지을 때 단열·환기 성능을 높여야 해 추가적인 비용 투입이 불가피하다. 층간소음 관련 규제가 강화된다는 점도 공사비를 올라가게 만드는 요소다. 공사 원가의 40% 가량을 차지하는 인건비 상승도 두드려졌다. 대한건설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9월 시중노임단가는 27만4286원으로 3년 전 대비 16.31% 상승했다. 작년 11월 말 기준 수도권 아파트 분양가는 1년 전보다 20.43% 급등한 상태다. 건설사 입장에서는 시장 분위기가 차갑다는 점을 인식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다. 국내 주요 업체들은 올해 상반기 예정된 분양 일정 중 상당수를 아직 확정짓지 못하거나 하반기 이후로 미루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수요자는 분양가가 더 오르기 전 가장 좋은 매물을 구매하려는 심리가 생길 수 있고 공급자는 흥행이 예상되는 단지 위주로 우선 시장에 내놓을 수 있다"고 봤다. 아파트 분양 시장 내 '승자독식' 현상이 심화할 수 있다는 뜻이다. 지난달 31일 펼쳐진 삼성물산 '래미안 송도역 센트리폴 1·2블록' 1순위 청약에서는 1만4632명이 통장을 꺼냈다. 평균 경쟁률은 18.83대 1이다. 송도역세권구역 도시개발사업지에 위치한 해당 아파트는 19개 동 2549가구 규모로 지어진다. 이달 분양에 나선 단지들도 일정 수준 수요가 몰릴 것으로 기대되는 곳이 대부분이다. 삼성물산은 서울 서초구 방배동 일원 '래미안 원페를라'를 선보일 예정이다. 지하 4층~지상 최고 22층, 16개 동, 1097가구 크기 단지다. 482세대가 일반물량으로 풀린다. 서울 내 주요 입지에 들어서는 만큼 큰 관심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은 2일 충남 아산시 탕정면 아산 탕정테크노 일반산업단지 C1블록에 선보이는 '탕정 푸르지오 센터파크' 1순위 청약접수를 진행한다. 1416가구 대단지 아파트로 분양가 상한제가 적용돼 일정 수준 흥행이 예상되는 곳이다. 포스코이앤씨는 이달 중 전북 전주시 완산구 중노송동 일원에서 '더샵 라비온드'를 선보인다. 28개 동, 2226가구로 중대형 위주로 구성됐다. 1426가구가 일반물량이다. 인근에 전주동초, 신일중, 전주고가 있고 홈플러스, 롯데백화점, CGV, 전북대학교병원 등 주요 편의시설도 가깝다. 태영건설은 이달 대구 동구 신천동 일원에서 '더 팰리스트 데시앙'을 분양한다. 8개 동, 418가구, 오피스텔 32실 규모다. 서울 강남권 고급 아파트에서 볼 수 있는 '커튼월룩 고급마감특화 설계' 등을 적용한 게 특징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미리보는 부동산③]“올해 집값 약세…정부, 시장 변동성 줄여야”

“현재 부동산 시장은 전방위적 냉각이 심화되고 있다. 수도권 아파트값 상승이 약 7개월 만에 멈췄다. 서울에서도 하락 전환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부동산시장이 본격적인 침체기로 진입하고 있다." 부동산 시장에서 대표적 '대세 하락론자'로 꼽히는 이광수 '광수네복덕방' 대표의 2025년 부동산 시장 전망이다. 이 대표는 지난해 12월 말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정부가 부동산 시장의 변동성을 줄이는 데 주력해야 한다"고 조언하며 이같이 밝혔다. 현재 국내 부동산 시장은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급등으로 미분양이 늘어나며 청약시장도 얼어붙고 있다. 내년부터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가 현재의 절반 수준으로 줄어드는 등 대출 규제 심화도 예정돼 있다. 여기에 더해 경기침체와 탄핵정국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2025년 부동산시장 반등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탄핵 정국으로 인해 환율 상승, 유동성 위축, 가계대출 금리 인상 등이 촉발되면서 부동산시장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 나오고 있다. 이 대표도 이같은 분석에 궤를 같이하는 전망을 내놨다. 그는 “서울을 중심으로 실거래가격이 하락 전환하고 거래량이 감소하는 상황이라며, 불확실성이 가중되면서 주택수요가 감소하고 있고 높아진 가격 부담으로 유효 수요 또한 줄어든 상황"이라며 “원자잿값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급등, 미분양 증가, 건설경기 침체, 탄핵정국 등 현재 부동산시장에 산재돼 있는 각종 악재들이 2025년 부동산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대표는 또 “원자재값 상승으로 인한 분양가 인상은 수요 감소를 일으키고, 공급 위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며 “미분양 증가의 원인은 높아진 분양가로 인한 주택 수요 감소다. 시장의 불확실성을 증가시켜 향후 추가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진단했다. 특히 탄핵정국에 대한 우려도 내놨다. 그는 “부동산은 많은 자산이 필요하기 때문에 불확실한 상황에 취약한데, 이번 탄핵정국으로 인해 불확실성이 확대됐고 수요 감소의 원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한국 부동산시장에 정책 영향이 크다는 점을 고려하면 탄핵으로 인해 정책 불확실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따라서 올해 부동산 시장은 “수요 감소와 공급 증가로 집값 하락이 전망된다. 특히 투자자를 중심으로 한 매도물량 증가가 시장의 주요 변동 원인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게 이 대표의 설명이다. 이 대표는 “현 상황에서 정부는 질 좋은 공공 주택을 공급하고 가격 변동을 줄이기 위해 투자하는 등 주거 복지와 주택 가격 변동성을 줄이기 위한 정책을 내놓을 필요가 있다"며 “여기에 더해 투기 수요를 억제해야 시장 정상화에 도움이 될 것이다"라고 조언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미리보는 부동산②]“내년 집값 서울만 오른다…지역간 양극화 심화”

“탄핵 정국이 집값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다. 서울에서는 수요가 높은 강남 3구(서초, 송파, 강남구)와 마용성(마포,용산,성동구), 경기에서는 과천, 수원, 분당, 남부권 핵심 입지에서 상승세가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해 12월 말 가진 에너지경제신문과의 신년호 인터뷰에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위원은 현재 부동산 시장이 대출규제 강화 등의 영향으로 숨고르기 국면에 들어갔다고 진단했다. 실제 한때 1만건을 넘봤던 서울 아파트 거래량은 3000건 대에 머물고 있다. 서울부동산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10월 서울 아파트 매매는 3743건으로 집계됐다. 지난 7월 9199건에 달했던 거래량은 8월 6498건, 9월 3132건 등으로 주저앉았다. 아직 집계가 끝나지 않았지만, 11월 거래량도 전날 기준 2929건으로 3000건대에 머무를 모양새다. 이 연구위원은 “기준금리가 최근 2차례 연속 내렸지만 겨울이라는 계절적 비수기와 정부의 가계대출규제 강화(대출규제) 등으로 인해 효과를 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부동산 시장 냉각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윤석열 대통령 탄핵 정국이 집값을 더욱 끌어 내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지만 이 연구위원은 제한적이라고 예상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때도 영향이 거의 없었으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엔 2~3개월 동안 집값 상승폭이 축소하다가 곧 회복됐었다는 것이다. 이 연구위원은 “건설경기와 부동산시장에 미치는 단기적 영향은 미미할 것이다. 앞서의 비상계엄, 이번의 탄핵때문에 시장호가가 바뀐 것도 아니다"라며 “실질적인 단기영향은 없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장기적으로는 정책 방향의 변동 가능성이 있다"며 “환율 변동은 이번 일로 더 극심해질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장기적으로 국내에서는 건설원가의 상승으로 연결될 수 있다. 환율은 건설자재·원자재만이 아니라 유가 등 전방위적인 물가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연구위원은 내년 집값이 서울 및 수도권 핵심 입지를 중심으로 우상향 기조를 이어갈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인구가 감소할수록 일자리와 생활 인프라가 갖춰진 주요 도시·지역으로 인구 편중이 심화한다"고 “지난 정부 때 고공행진했던 수도권 집값은 윤석열 정부 들어 한 차례 크게 하락했고, 현재는 금리가 안정화하면서 매수세가 다시 살아난 정도에 불과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서울에서는 수요가 높은 강남 3구와 마용성, 경기에서는 과천, 수원, 분당, 남부권 핵심 입지에서 상승세가 계속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서울 주요 지역에서 시작된 집값 상승세가 전국으로 번지는 상황은 오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 연구위원의 진단이다. 그는 “시장이 과열됐던 2021년과 가장 큰 차이점은 모든 지역이 오르진 않을 것이라는 점"이라며 “서울은 물론 수도권에서도 수요가 몰리는 지역과 그렇지 않은 지역 사이 격차가 벌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나타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미리보는 부동산①]‘을씨년’스런 시장···상반기 약세, 하반기 전환 가능성

올해 국내 부동산 시장은 각종 불확실성에 노출돼 혼란스러운 양상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주택매매가격은 약세가 지속되다 중반기 이후 반등할 가능성이 높다. 수도권과 지방 간 양극화 현상은 더욱 뚜렷할 것으로 보인다. 입주물량이 줄어든 탓에 전세 가격은 오름세를 보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1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전국 주택매매가격은 올해 말까지 0.5% 가량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서울이 1.7%, 수도권은 0.8% 오르지만 지방에서 가격이 1.4% 내려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난해부터 나타나기 시작한 지역간 양극화가 더 뚜렷해진다. 올해 부동산 시장의 특징은 집값 상승과 하락 요인은 공존한다는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추진에 따른 정책 불확실성, 경기 침체, 계속되는 대출 규제 등이 하방 압력을 높이고 있다. 반면 고질적인 공급부족 현상이 누적되고 금리가 내려갈 수 있다는 점 등 상승 요인도 존재한다. 전세 시장 분위기는 다르다. 경제변수에도 불구하고 시장 진입 인구가 늘고 금리 영향 등으로 공급보다 수요가 많을 것으로 예측된다. 연구원은 올해 전세가격이 수도권 1.9%, 서울 1.7%, 지방 0.1%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전국적으로는 1.2% 가량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월세도 마찬가지다. 월세 전국 순 변동값은 2023년 7월 저점을 찍은 이후 꾸준히 반등 추세다. 아파트·비아파트 모두 공급 부족이 우려되는 만큼 월세 가격 역시 상승세를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주택 거래량 자체는 지난해(약 63만건)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으로 관측된다. 이는 전체 주택재고의 3.1%에 해당하는 양이다. 통상 시장이 과열·침체되지 않은 정상거래시기에는 4~5%(약 90만건) 정도 거래량이 나왔다. 정치·경제 관련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는 만큼 매수·매도자 모두 일정 수준 관망세를 보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전국 아파트 집들이 물량은 26만가구 수준으로 예상된다. 지난해(약 36만4058가구)와 비교해 10만가구 이상 빠진 수치다. 2014년(27만4943가구) 이후 11년만에 가장 적은 물량이기도 하다. 수도권인 경기도에서만 4만6000가구가 줄어든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또 상반기 보다 하반기로 갈수록 물량이 줄어드는 추세가 확인돼 가을 이사철에 임대차 가격 변동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결국 '똘똘한 한 채' 선호 현상이 확대될 것으로 예측된다. 다주택 규제는 유지되는데 시세 대비 고분양가 부담이 큰 지방에서 미분양 재고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지방 미분양과 비아파트 관련 규제 완화는 오히려 수도권 우수 매물의 가격 상승요인을 부채질 하는 요인으로 꼽힌다. 상업용 부동산 시장에서는 분야에 따라 분위기가 갈릴 전망이다. 오피스의 경우 2022년 하반기부터 고금리로 침체 국면이 지속됐지만 지난해 바닥을 찍고 반등하기 시작했다. 올해는 A급 오피스와 중규모 이상 본사 건물을 중심으로 거래가 계속해서 이어질 것으로 관측된다. 물류센터는 위치와 타입에 따라 자산별 가격 격차가 더욱 벌어지는 현상이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리테일·호텔은 매출이 저조한 시기 타 용도로 전환 목적 거래가 증가하는 사례가 많다. 작년까지 실적이 저조한 곳 위주로 거래가 활발해지는 모습이 보여 올해 상황도 비슷할 것으로 예상된다. 탄핵 국면을 어떻게 벗어나느냐는 호텔 등 거래 시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외국인 관광객의 급격한 하락 또는 회복이 이뤄질 수 있기 때문이다. 김덕래 주택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부동산 시장 정상화를 위해서는) 실수요자 부담을 늘리고 공급은 위축시키는 주택금융관련 규제를 정상화하고 건축비 문제,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경색, 과도한 기부채납 등 문제도 해결해야 한다"며 “공공택지 개발절차를 단축해 기신도시 공급을 빨리 이뤄지게 하는 데 중점을 둬야할 것"이라고 짚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리이그나이트 코리아]부동산 시장 불안 반복···“낡은 시스템 혁신해야”

경기 상황에 따라 불안이 반복되는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의 안정화를 위해서는 낡은 시스템 자체를 혁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크다. 부동산프로젝트파이낸싱(PF) 구조를 혁신하고 도시·교통 인프라 확충을 위한 장기적인 정책을 수립하는 등 정부·민간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연초부터 부동산 시장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이 녹록지 않은 상태다. 윤석열 대통령 탄핵 국면 '정치 리스크'가 부각되며 정책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졌다. 환율을 치솟고 금융시장은 출렁이고 있다. 수도권과 지방 양극화가 점점 심해져 마땅한 해결책을 찾기 힘들다.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전쟁'을 예고하며 글로벌 무역·통상 환경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여기에 공사비 급등 등 악재까지 겹쳐 대형 건설사들도 '보릿고개'를 쉽게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경기 부양을 위해 한국은행이 금리를 쉽게 내리기도 힘든 상황이다. 부동산 시장에 공포감이 조성되면서 이참에 잘못된 구조 자체를 바꾸자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온다. 당장 건설사들이 체력을 길러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우리나라 저성장이 장기화하는 가운데 고물가·고환율 등 변수에 대응하기 위해 구조를 개선해야 한다는 게 골자다. 건설 산업이 성숙기를 지나 쇠퇴기로 진입하면서 시장 규모가 작아지고 수익성이 하락하고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단기적으로는 구조조정, 장기적으로는 수익 중심 전략 추진 같은 안이 거론된다. 정부는 외국인 근로자 수급 관련 규제를 완화 등을 통해 인건비 절감에 도움을 줄 수 있다. 정부가 민간과 협력해 '원팀'으로 움직여야 한다는 얘기도 들린다. 나경연 한국건설산업연구원 경제금융·도시연구실장은 지난달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4년 건설시장 및 건설산업 정책 진단 세미나'에서 “정부·민간이 건설투자를 활성화해 시장을 안정화시키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건설 신규 투자가 1조원 증가하면 일자리 1만500여개가 창출되고, 민간 소비가 3400억원 증가하는 등 경제효과가 크다는 게 나 실장의 분석이다. 그는 “(1조원 투자에 따라) 다른 산업에는 8600억원 규모 연쇄효과가 생기고 가계 소득은 5250억원 증가한다"고 진단했다. 나 실장은 “건설투자는 단기적 내수 경기 활성화는 물론 장기적 성장 동력 마련 수단"이라며 “건설 시장 안정화를 위해 내수 경기의 중심축으로서 건설투자를 인식하고 안정적 공급 시그널과 수요에 합리적 기대를 형성하도록 유도하는 것이 정책 방향의 핵심"이라고 짚었다. 공공에서 도시, 교통 물류 등 인프라 전반을 아우르는 장기 정책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이 같은 주장과 그 궤를 같이한다. 철도 지하화 등 민·관이 협력해 추진할 수 있는 다양한 도시개발 정책을 추진하자는 것이다.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점진적으로 늘려 수도권 외 지역 투자도 늘리는 방법 등도 있다. 다만 이는 우리나라가 '정치 리스크'에서 벗어나 정부·국회가 정상적으로 작동한 뒤 논의할 수 있는 내용들이다. 비아파트 시장 운영을 보다 탄력적으로 해야 한다는 제언도 있다. 도시형 생활주택을 미분양대출보증 대상에 포함하고 리모델링이 유리한 구조를 채택할 경우 용적률 등에 혜택을 부여하는 안 등이 거론된다. 빌라 등 비아파트의 경우 신속한 공급이 가능하다는 특·장점을 보유한 만큼 선행지표 침체로 공급 부족이 예상되는 시기에 보완책으로 기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홍성진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산업정책연구실장은 “건설산업 육성·진흥은 지방소멸 위기 극복 및 지역 경기 활성화 등 미래 지향적 정책을 동력으로 삼아 추진할 필요가 있다"며 “새로운 정책 발굴보다 기존 정책과 연계해 수정·보완하는 방향을 잡는 것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정책 대출 급증에…‘내 생애 첫 집’ 11년 만에 최대

올해 정부의 정책 자금 대출이 늘어나면서 생애 첫 아파트·다세대 구매자의 비율이 전체의 42%로 11년 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29일 대법원 등기정보광장에 공개된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연립 등) 소유권 매매 이전등기 통계 분석 결과, 올해 11월까지 전국에서 매매로 이전등기 된 90만1479건 가운데 생애 최초로 부동산을 구입한 경우는 37만9067건으로 전체의 42.1%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40.2%)에 비해 2%포인트(p) 가까이 늘어난 것이며, 2013년(43%) 이후 11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집합건물의 생애 최초 매수자 비중은 주택거래가 침체한 2010부터 2013년까지 40%를 웃돌았다. 이 기간에는 2011년(108만3410건)을 제외하고는 연간 매매 거래량이 100만건을 밑도는 등 거래가 침체됐었다. 따라서 상대적으로 저리의 정책 대출 지원 혜택이 있는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의 비율이 높았다. 이후 주택 가격이 오르고 거래가 증가하면서 생애 최초 매수 비중은 지속적으로 감소했다. 거래량이 150만건에 달하며 집값이 크게 오른 2020년과 2021년에는 생애 최초 매수 비중이 각각 34.4%, 34.5%까지 줄었다. 이후 금리 인상 여파로 집값이 급락하고 '거래 절벽'이 나타난 2022년에는 이 비중이 34.1%까지 떨어졌으나 2023년 들어 다시 40%대로 올랐다. 여기에는 지난해 정부가 생애최초 주택 구입자에 대한 대출을 확대하고, 특례보금자리론을 공급하는 등 저리의 정책대출 지원을 늘린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올해 집값 및 전셋값 상승으로 지난해 대비 주택 거래가 증가한 가운데, 지난해 특례보금자리론의 자리를 신생아 특례대출 등이 대체하며 생애 첫 주택 구입자가 증가했다. 올해 전체 연령대에서 30대의 매수자(17만3783건) 비중은 45.9%를 차지해 지난해 30대 매수 비중(44.2%)보다 상승했다. 지역별로 보면 집합건물 생애 최초 매수 비중이 가장 높은 곳은 세종시(51.9%)였다. 아파트 등 집합건물 매수자의 절반 이상이 생애 최초 거래자인 셈이다. 대구가 48.1%로 두 번째로 높았으며 울산(47.3%), 대전(45.7%), 경기(44.8%) 등이 뒤를 이었다. 서울은 생애 최초 매수자 비중 또한 36.0%로 지난해(33.0%)보다 증가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

[르포] ‘접경지대’ 설움 파주 주민들, 서울 도심 ‘직주근접’ 꿈을 이루다

남북 관계가 개선되면 경기도 파주시 땅값이 오른다는 말이 있었다. 낙후 지역이지만 통일이 될 경우 발전할 수 있다는 논리에서다. 아직도 파주 하면 임진각만 떠올리는 이들이 많다. 그만큼 서울과 동떨어진 지역이라는 인식이 강했다. 앞으로는 이 같은 편견이 사라질 듯하다. GTX-A가 등장하며 수도권 서북쪽 주민들의 서울 접근성이 획기적으로 향상될 것으로 기대되기 때문이다.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21분30초만에 이동할 수 있게 됐다. 새롭게 개통한 GTX-A 서북부 노선을 27일 탑승해봤다. 운정중앙역, 킨텍스역, 대곡역, 연신내역, 서울역을 거치는 32.3km 구간이다. 서울역에서 어렵지 않게 입구를 찾을 수 있다. 1·4호선 환승통로 중간쯤 별도 진입공간이 마련됐다. 철도가 지하 9층 가량 깊이에서 다니도록 설계돼 있다 보니 내려가는 데 시간이 꽤 소요됐다. 서울역 KTX 대합실에서 환승통로를 지나 엘리베이터를 이용하니 탑승구까지 5분 가량 걸렸다. 이용객이 몰릴 때 에스컬리에터를 사용하게 되면 시간이 더 필요할 전망이다. GTX-A 사업시행자인 에스지레일 측은 이번에 개통한 노선 내에 고성능 엘리베이터를 다수 설치했다고 소개했다. 이용객들의 편의를 위해 서울역(2개)을 제외한 나머지 정차역에 엘리베이터를 6~8개씩 준비했다. 최성철 에스지레일 건설운영본부장은 “지하철역에서 볼 수 있는 장애인용 엘리베이터는 분당 60m 정도 이동하지만 GTX-A용은 분당 150m 이상 움직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열차 내부는 익숙했다. 현대로템이 만든 GTA 전용 열차지만 사람이 많을 때 타면 일반 차량과 구분하기 힘들 듯하다. 대신 수용 인원은 확실히 더 많을 것으로 추산된다. 크기가 거의 같지만 한 량 안에 좌석을 한 칸 줄였기 때문이다. 7석짜리 좌석 4줄, 3석짜리 노약자석 4줄이 있다. 승하차 편의를 위해 문 크기도 더 키웠다. 사람들이 타고 내릴 때 혼잡도를 줄여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큼직한 소화기가 입구 바로 옆에 보여 믿음직스러웠다. 임산부에 대한 배려는 많이 아쉽다. 한 칸에 2개 좌석밖에 없는데 그나마 색깔을 너무 연하게 표시해 일반 좌석과 구분하기 힘들었다. 인형이라도 놓지 않으면 임산부조차 배려석을 찾기 힘들 정도다. 내부에서는 열차 속도가 실시간으로 표시된다. 가장 빠를 때 180km/h까지 속력을 냈다. 다른 지하철과 비교해 확실히 진동이 더 많이 느껴졌다. 대신 소음은 비슷한 수준이다. 서울역에서 연신내역까지 5분여만에 닿았다. 대곡역까지는 11분 정도 소요됐다. 대곡역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을 방문해봤다. GTX-A 노선의 안전한 운행을 총괄 지휘하는 곳이다. 이미 개통한 구역 폐쇄회로(CC)TV 750여개를 감독할 수 있다. 안전에 대한 관리도 여기서 책임진다. 상황판 안에서는 터널, 작업자, 선로횡단, 열차진입, 송풍기, 방화·방수문, 비상 엘리베이터, 지진 등과 관련된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종합상황실 직원 21명은 24시간 교대 근무를 하고 있었다. 주간에는 열차 업무를 보고 야간에는 유지보수를 위한 작업통제를 주로 한다. 운정중앙역에 도착해서는 잘 갖춰진 환승 시스템이 눈길을 잡았다. 버스정류장이 실내에 마련됐다. 광교중앙역처럼 버스가 도착하면 지하철을 타듯 밖으로 나가면 되는 구조다. 돌아오는 열차는 운정중앙역에서 서울역까지 한 번에 타봤다. 21분 가량만에 내릴 수 있었다. 기존 파주 시민들이 운정역(경의중앙선)에서 서울역까지 오는 데는 50분 가까이 걸렸었다. 광역버스를 타면 1시간을 훌쩍 넘긴다. 시간과 관련해서는 GTX-A가 이들 삶의 질을 확실히 높여줄 것으로 예측된다. 전 구간 이용 시 운임은 4450원이다. 기본요금 3200원에 거리요금이 붙는 구조다. 주말에는 10% 할인된다. 아직 정기권 출시 계획은 없다. 케이패스를 이용해 일정 금액을 환급받을 수 있다. 관건은 출퇴근 시간 시민들이 얼마나 질서 있게 역을 이용하는지가 될 것으로 보인다. 운정중앙역 기준 엘리베이터가 8대 준비되긴 했지만 개찰구부터 타는 곳까지 거리가 너무 짧다. 모두 엘리베이터를 타려 할 경우 극심한 혼잡이 우려된다. 엘리베이터(21인승)를 타면 지하 1층부터 지하 8층까지 30초 가량 걸린다. 에스컬레이터를 타보니 1층에서 지하 9층까지 5분이 넘게 걸렸다. 초기에는 배차 간격도 길다. 운행 안정화를 위해 우선 7개 편성 열차로 약 10분 간격 운행하기로 했다. 내년 1분기 중 배차간격이 6분30초 수준으로 변경된다. GTX-A 노선 운행시간은 오전 5시30분부터 익일 오전 1시까지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韓 국민 자가 주택 보유율 60.7%···1인당 평균 주거면적은 36.0㎡”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 국민들의 자가 주택 보유율은 60%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1인당 평균 주거 면적은 36.0㎡ 가량이었다. 가구주가 된 이후 생애최초 주택을 마련하기까지 소요된 연수는 7.7년 정도로 집계됐다. '내 집을 꼭 보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 비중은 87.3%로 전년(89.6%) 대비 소폭 줄었다. 국토교통부는 27일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2023년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주거실태조사는 국민 주거생활에 관한 전반적인 사항을 파악하고 주택정책 수립 등에 참고하기 위해 매년 실시된다. 이번에는 국토연구원과 한국리서치에 의뢰해 전국 6만1000가구를 대상으로 1:1 개별 면접방식으로 진행됐다. 조사에 따르면 전국에서 자가를 보유하고 있는 가구 비율은 60.7%였다. 2022년(61.3%)에 비해 0.6% 포인트(p) 내려간 수치다. 지역별로는 도지역(68.6%)이 광역시(62.3%), 수도권(55.1%)보다 높은 경향을 보였다. 전년과 비교한 수치는 모든 지역이 감소했다. 전국 자가에서 거주하고 있는 가구 비율은 57.4%였다. 2022년(57.5%) 대비 0.1%p 감소했다. 광역시(58.9%)가 0.2%p 상승했고 수도권은 동일(51.9%)했다. 도지역(65.4%)은 전년 대비 0.2%p 하락했다. 점유형태는 보면 자가 57.4%, 임차 38.8%, 무상 3.7%로 파악됐다. 2022년 대비 자가는 0.1%p 감소, 임차와 무상은 동일하게 나타났다. 지역별 임차가구 비율을 보면 수도권이 45.2%로 가장 높았다. 광역시 등 37.8%, 도지역이 29.3%였다. 지난해 기준 '자가가구의 연소득 대비 주택가격 비율'(자가가구 PIR)은 전국 6.3배로 조사됐다. 지난번과 동일한 수준이다. 지역별로는 수도권이 8.5배, 광역시 등이 6.3배, 도지역이 3.7배 순으로 높았다. 전국 임차가구의 월소득 대비 월임대료 비율(임차가구 RIR)은 15.8%였다. 2022년(16.0%) 대비 0.2%p 내려갔다. 수도권이 20.3%로 가장 높았다. 광역시 15.3%, 도지역 13.0% 순이었따. 전체가구 중 주거지원 프로그램이 필요하다고 응답한 가구는 40.6%로 2022년(37.6%) 대비 3.0%p 증가했다. 지원방식에 대한 답변은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35.6%)', '전세자금 대출지원(24.6%)', '월세보조금 지원(11.0%)', '장기공공임대주택 공급(10.7%)' 순으로 많이 나왔다. 점유형태별로 보면 자가가구는 '주택구입자금 대출지원(57.3%)', 전세가구는 '전세자금 대출지원(37.9%)'이 가장 필요하다고 답했다. 1인당 주거면적은 36.0m²로 전년(34.8m²) 대비 1.2m² 늘었다. 지난해 최저주거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가구 비율은 3.6%로 0.3%p 감소했다. 최저주거기준에는 가구구성별 최소 주거면적 및 용도별 방의 개수, 필수적인 설비 등이 들어간다. 평균 가구원수 감소, 주택의 주거면적 증가와 물리적인 시설 개선으로 최저주거기준 미달가구는 지속적으로 감소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응답자들이 현재 주택에서 거주한 평균 기간은 8.0년이었다. 지역별로는 도지역이 10.1년으로 가장 길었다. 광역시는 7.9년, 수도권은 6.6년이었다. 점유형태별로는 자가로 거주하는 가구가 11.1년, 임차가구가 3.4년을 평균적으로 거주했다. '2023년 주거실태조사' 연구보고서는 국토교통 통계누리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내년 역대급 분양 한파…주택 시장 ‘장기 침체’ 우려

내년 주요 건설사들의 민간 아파트 분양 물량이 역대 최저치인 15만 가구를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 미확정 물량을 포함해도 16만 가구가 채 되지 않는다. 통계를 자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2000년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전반적인 경기 악화 외에도 급등한 공사비, 정국 혼란 및 정책 실종 등 복합적인 이유 때문인 것으로 분석돼 자칫 주택 시장이 장기적인 침체에 빠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 내년 분양 물량 14만 가구…올해 3만 가구 내년으로 연기 25일 부동산R114에 따르면 25개 주요 시공사의 내년 분양 물량을 조사해 보니 전국 158개 사업장에서 총 14만6130가구(임대 포함 민간아파트 분양 기준)를 분양할 예정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2000년 이후 분양 물량이 가장 적었던 2010년(17만2670가구)보다도 적은 수치다. 분양 계획이 확정되지 않는 1만1000여 가구를 포함해도 내년 분양 계획 물량은 총 15만7000여 가구에 그친다. 2000년 이후 최저치다. 올해 분양 시장은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 유행하면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청약 광풍이 불었다. 특히 강남 3구를 중심으로 시세 차익을 기대하고 청약을 접수하는 인원이 몰리며 1~11월 서울 아파트 평균 경쟁률은 154.5대 1까지 치솟았다. 지난해 연간 경쟁률(57.36대 1)의 2.7배에 이른다. 이에 분양 물량도 많았다. 올해 민간 아파트 시장에는 당초 계획 물량(26만5439가구)의 83.7% 수준인 22만2173가구가 분양됐다. 2020년(91.7%) 이후 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이 가운데 분양 계획에 포함됐다가 내년으로 이월된 물량은 3만6231가구로 집계됐다. 내년 전체 분양 예정 물량(14만6130가구)의 33% 수준이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원페를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4단지, 인천 중구 인천영종국제도시 디에트르 등의 분양 일정이 내년으로 연기됐다. 지역별 이월 물량을 보면 수도권(1만8167가구)이 50.1%, 지방(1만864가구)이 49.9%로 각각 나타났다. 특히 지방의 이월 물량 비중이 지난해(44%)보다 늘어나 지방 사업장의 어려움이 심화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 10대 건설사 분양 줄어…주택 공급 절벽 '장기 침체' 기로 문제는 전반적인 경기 불황과 부동산 시장 침체가 계속되면서 내년부터 분양 시장이 더욱 축소될 것이라는 점이다. 시공 능력 평가 상위 10대 건설사의 올해 분양 실적은 분양 계획 대비 77%였는데, 내년엔 10만7612가구로, 올해(15만5892가구)의 69%에 그친다. 계획 대비 분양 물량을 축소한 곳이 6곳, 유지는 3곳인 반면 확대는 1곳에 그쳤다. 사업 종류 별로는 자체사업(도급 포함)이 53%(7만7157가구), 정비사업(리모델링 포함)은 47%(6만8973가구)로 집계됐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정비사업 물량이 줄어, 내년 1000가구 이상 정비사업은 서울에서는 서초구 방배동 래미안원페를라(1097가구)가 유일하다. 이같은 역대급 분양 한파는 무엇보다 환율 인상, 국제 정세 등으로 원자재 가격이 대폭 오르고 인건비가 늘어나면서 분양가가 급등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경기 침체로 국민들의 소득이 감소하는 와중에 주택 가격이 가파르게 올라 대출 등 정책 자금에 대한 주택 시장의 의존도가 커졌다. 최근 정부는 경기 부양을 위해 기준 금리 인하를 단행하면서도 가계 부채가 심각하다고 판단해 주택담보대출 등에 대해선 규제를 강화하고 있다. 결국 미분양이 전국적으로 계속 늘어나면서 사업성이 떨어지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윤석열 대통령의 비상계엄 선포·탄핵 등에 따른 정국 불안정과 정부의 정책 이행력 실종 사태로 불확실성이 심각한 상태다. 특히 전문가들은 연립, 다세대 등 다른 형태의 주택 입주 물량도 2026년 이후 감소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부터 이어질 민간아파트 공급 감소가 주택 시장에 더 큰 충격을 줄 수 있다. 탄핵 정국 장기화로 인해 부동산 관련 입법·규제 완화 등이 지체될 수록 시장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부동산R114 관계자는 “내년 아파트 분양이 역대 가장 적은 수준을 기록할 것으로 보이는데, 단순히 부동산 경기가 악화됐다기 보다는 정치적, 경제적, 구조적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것"이라며 “아파트 분양 시장이 장기적으로 침체될 수 있는 만큼 현실적인 공사비 조정 방안을 내놓고 정책 안정성을 강화해 시장 주체들이 마음놓고 참여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두리 기자 ds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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