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건축이 가시화되자 집주인들이 호가를 높였는데도 거래가 계속되고 있다. 1년 반 만에 4억원 가까이 실거래가가 오른 곳도 있다". 목동신시가지 아파트를 거래하는 A 공인중개사사무소 관계자의 말이다. 최근 서울 주요 학군지인 양천구 목동 일대 아파트 시장이 심상치 않다. 정부의 재건축 규제 완화의 최대 수혜지 중 하나로 꼽히면서 관련 행정 절차가 본격화되자 거래량이 증가하고 가격도 빠르게 상승하는 등 불이 붙는 모양새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정부가 지난해 안전 진단 면제 등 재건축 규제를 대폭 완화하면서 목동신시가지아파트 단지의 재건축이 탄력을 받고 있다. 총 14개 단지 2만6600여 가구인데, 14개 단지 모두가 올해 초 모두 재건축 안전진단을 통과하면서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재건축 진행 속도가 가장 빠른 곳은 '목동6단지'다. 이 단지는 올해 초 공람에 돌입했으며 지난 7월 최고 49층, 2173가구로 탈바꿈하는 정비구역 지정안이 시 도시계획위원회 분과소위원회를 통과한 바 있다. 목동6단지는 내년 상반기 조합설립인가를 목표로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목동14단지와 4단지 또한 각각 지난 4월과 5월 정비구역지정 공람을 진행했다. 목동8단지는 지난 11일 재건축사업 정비계획 수립 및 정비구역 지정안에 대한 주민설명회를 개최했으며, 기존 15층, 1352가구였던 단지는 최고 49층 1881가구 규모로 재정비된다. 오는 18일에는 목동13단지 정비계획 주민설명회가 예정돼있다. 목동13단지도 최근 본격적인 행정 절차에 돌입했다. 양천구는 지난 10일부터 다음달 11일까지 진행 중인 목동13단지 재건축 정비계획 수립·정비구역 지정안 공람 절차를 진행 중이다. 목동13단지는 최고 49층, 3751가구로 재건축될 예정이다. 이 중 3201가구는 분양주택, 550가구는 임대주택으로 계획됐다. 전용면적 별로 보면 60㎡ 이하가 227가구, 60~85㎡가 1777가구, 85㎡ 초과가 1197가구였다. 구는 오는 18일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다음 달 구의회 의견청취, 12월 서울시 도시계획위원회 심의를 거칠 예정이다. 목동13단지 재건축 사업은 신탁 방식으로 추진될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목동13단지는 목동 재건축 아파트 단지 중 정비구역지정 공람까지 진행된 다섯 번째 단지다. 이처럼 재건축 사업이 속도를 내자 아파트 거래량이 늘고 가격이 급상승하는 등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우선 신고가 행진이 이어지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빅데이터 아실에 따르면 목동6단지 전용 115㎡는 지난달 30일 26억5000만원에 계약을 진행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해 3월 21일 계약 금액인 22억4000만원 대비 약 일 년 반 만에 4억원 이상 상승한 금액이다. 목동1단지 154㎡ 또한 지난달 29일 32억원에 거래되며 신고가를 기록했다. 이는 직전 거래금액인 28억7000만원과 비교해 3억3000만원 가량 오른 것이다. 목동4단지에서도 지난 9월 20일 18억8000만원에 계약을 체결하면서 직전 최고가인 2023년 7월 15억원에 비해 급등했다. 목동의 경우 재건축 단지들이 토지거래허가구역으로 묶여있어 갭투자(전세 낀 주택매입)가 불가능하지만, 정비사업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면서 거래량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 집계에 따르면 올해 목동 아파트 거래량(지난 8일 기준)은 605건으로, 2020년 같은 기간 거래된 801건에 이어 4년 만에 가장 많은 건수를 기록했다. 서진형 광운대 법무학과 교수(한국부동산경영학회장)도 “목동 아파트 단지들은 사업성이 있고 연식도 있기 때문에 향후 반드시 재건축 될 것"이라며 “지금까지 꾸준하게 목동 재개발에 대한 계획들이 나왔지만, 최근 사업이 가시화되면서 거래량이 늘고 신고가가 이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단지들이 모두 붙어있기 때문에 이중 하나가 먼저 시범적으로 재건축된다면, 다른 단지들도 영향을 받아 재건축사업이 연쇄적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