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기준금리를 내린 후 한국은행도 금리 인하를 예고하고 있어 오랫동안 불황이 계속되고 있는 국내 건설 경기에 어떤 영향을 끼칠 지 주목된다. 국내 한 연구기관이 자금 조달 비용 감소와 투자 심리 개선 등 회복의 '단초'가 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놨다. 연준은 지난달 18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를 열어 기준금리를 연 5.25~5.5%에서 4.75~5%로 0.5%포인트(p) 인하하는 이른바 '빅컷'을 단행했다, 연준은 이에 대해 인플레이션이 완화되고 있는 가운데 노동시장 악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금리를 낮췄다고 설명했다. 연준은 내년까지 추가 금리인하 계획도 밝혔다. FOMC가 전망한 금리 중간값은 올해 말 4.4%, 내년 말 3.4%로 향후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시사하고 있다. 이같은 미국의 정책 변화에 대해 연구원은 “2022년 초부터 이어진 금리상승 사이클이 사실상 막을 내린 것으로, 이번 금리인하가 통화정책의 전환점"이라고 평가했다. 한국은행도 오는 11일 금융통화위원회를 열어 기준금리를 조정할 것으로 예정이다. 한국 건설업계는 코로나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이후 고금리, 고물가, 고환율에 의해 전반적인 경기 하강국면을 지속해왔다. 매출 500대 건설기업 대상 한국경제인협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초 기준 76.4%의 기업이 현재 금리수준에서 이자비용조차 감당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더해 연구원의 분석에서도 3년 연속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외감업체는 전체의 21.2%로 매년 증가 추세에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이라는 것은 영업이익이 이자 비용에 미치지 못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금리 인하 및 유동성 증가가 전반적으로 국내 건설경기 반등에 긍정적인 환경을 조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화량이 증가할 경우 인플레이션이 재발할 수 있다는 위험은 존재하지만, 소비와 투자가 늘어나 경기가 활성화되는 효과도 나타나기 때문이다. 다만 한국과 미국 간 통화정책의 시차 등으로 건설업계 경제 활성화 효과를 체감하기에는 일정부분 한계가 있으며, 개별 산업은 각기 사이클이 존재하기 때문에 통화정책에 즉각적으로 반응하지 않을 수도 있다. 연구원은 “금리 사이클은 예외적인 쇼크가 없을 경우 통상 수년간 지속된다며, 이번 금리인하가 건설경기에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보고서를 작성한 박선구 건정연 연구위원은 “건설업의 경우 대규모 자금조달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고 부채비율이 타 산업에 비해 높은 수준이라는 점에서, 이번 금리인하는 업계 전반에 온기를 채우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이라며 “특히 건설업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화에 따라 불확실성이 상당하는 점에서 조달비용 감소와 함께 건설기업 심리 개선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된다"고 분석했다. 이어 “다행히 최근 고금리, 고물가 등 경기 침체 불안 요인들이 차츰 옅어지고 있는 상황"이라며 “금리인하가 건설기업 어려움 해소의 단초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다니엘 기자 daniel1115@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