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날부터 턱에서 소리가 나기 시작했어요. 식사할 때마다 턱이 아프고, 밤에는 이를 악무는 습관 때문에 두통까지 생겨 너무 힘들어요." 최근 필자를 찾아온 환자의 호소이다. 턱관절 장애는 턱관절과 이를 둘러싼 근육 및 디스크의 이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입을 벌릴 때 '딱' 소리가 나거나, 입이 잘 벌어지지 않고, 씹는 것이 불편하고 턱통증 증상이 대표적이다. 국내 성인의 약 10~15%가 관련 증상을 겪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턱관절은 인체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관절 중 하나로, 음식물 섭취는 물론 말하기, 하품 등 일상적인 활동에 끊임없이 사용된다. 다른 관절보다 크기도 작고 복합적이다. 3차원적으로 회전하는 회전운동, 전후방으로 움직이는 활주운동을 하고 양쪽관절이 동시적으로 협동하며 복합적으로 움직인다. 따라서 턱관절은 쉽게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이러한 손상을 가볍게 여길수도 있지만 이 작은 관절의 기능 이상, 손상이 신체 전반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 턱관절은 해부학적으로 머리뼈와 하악골을 연결하는 복잡한 구조로, 주변에는 저작근, 측두근 등 여러 근육이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턱관절은 양측성 관절로서 비정상적인 위치로 움직이거나 기능 장애를 일으키면, 이를 보상하기 위해 주변 근육이 과도하게 수축하거나 긴장하게 된다. 이 근육의 긴장은 곧 목, 어깨, 등, 척추로 이어지는 근육과 연결되며, 결국 전신 근골격계 균형에 영향을 미친다. 턱이 한쪽으로 틀어지면 경추의 균형이 틀어지고 목빗근, 승모근, 어깨 근육이 이를 보완하려고 반응하면서, 몸 전체의 정렬이 틀어질 수 있다. 이런 상태가 장기간 지속되면 목의 정상적 각도의 소실로 인한 거북목과 일자목, 전신 근육의 비대칭, 골격의 변형, 만성두통, 원인모를 전신통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턱관절의 균형이 틀어지면 얼굴이 틀어질 수 있고 얼굴이 틀어지면 전신균형까지도 틀어지고 근골격계질환 신경계질환까지 유발하게 된다. 턱관절의 균형이 머리, 경추, 척추의 균형에 영향을 주는 몸의 균형추 역할을 하는 것이다. 턱관절 균형회복은 전신건강을 회복시키는 건강지킴이 그 자체이다. 턱관절 질환은 치료시기를 늦추면 만성적질환으로 진행될 수 있기에 초기에 미루지말고 전문가의 진단과 치료가 중요하다. 치료법은 약물치료, 물리치료, 교합안정위장치(스플린트·splint), 나쁜 습관 교정, 운동요법 등이 있다. 초기 단계에서는 나쁜습관 교정, 턱관절을 쉬어주는 것 만으로도 호전이 가능하다. 꼭 고쳐야하는 나쁜 습관으로는 한쪽으로 씹기, 이갈이, 이 악물기, 엎드려 자기, 손톱 깨물기, 턱 괴는 습관 등이 꼽힌다. 이런 습관을 고치고 턱을 쉬어주는 운동을 꾸준히 하면 예방과 치료에 도움이 된다. 턱을 쉬는 운동 중 하나를 소개한다. 우선 위 앞니 뒤 입천장에 혀끝을 대고 위아래 치아를 뜨게 한다. 입술은 가볍게 위아래를 붙인다. 한번에 3분 정도, 하루 2~3회 반복한다. 쌀쌀한 날씨에는 근육이 긴장하고 치아를 앙 다무는 습관도 더 많이 하게 되어서 턱관절 질환이 많이 발생하게 된다. 이럴 때일수록 턱관절에 신경을 써서 전신건강을 지키길 바란다. *글=문형주 문치과병원 원장 박효순 의료 전문기자 anytoc@ekn.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