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09월 17일(화)

전체기사

[건강e+ 소식] 아주대병원 아주난청센터 건강강좌, 신간 ‘우리 아이 두통은 꾀병이 아니에요’

아주대병원 아주난청센터가 오는 5일 본관 아주홀에서 '제30회 아주난청재활교실'을 개최한다. 주제는 '인공와우와 청각 재활'이다. 센터 소개와 '인공와우-잔존 청력 보존 수술법과 체계적 재활' 강의, 질의 응답 순으로 이어진다. 인공와우는 고도 난청 또는 전농의 상태로 보청기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경우, 달팽이관에 전극을 삽입하여 직접 청신경을 자극함으로써 듣게 하는 의료기기다. 교육 시작 시간은 5일 오후 6시30분이며, 참가 희망자는 사전 등록 뒤 무료 참가할 수 있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소아청소년과 나지훈 교수가 '우리 아이 두통은 꾀병이 아니에요'(북하우스 펴냄)를 출간했다. 나 교수에 따르면, 소아청소년의 두통은 쉽게 꾀병으로 취급되곤 한다. 눈에 띄는 증상도 없고 통증을 객관적으로 평가하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많은 아이들이 두통을 호소하지만, 증상 파악에서부터 진단, 치료까지 모든 과정이 당사자인 아이는 물론, 부모와 의사 모두에게 쉽지 않다. 두통으로 힘들어하는 아이를 보며 가족들도 직간접적인 고통을 받는다. 아이에게 뾰족한 방법을 찾아주지 못한다는 무력감 때문에 부모 역시 불안과 우울 증상을 호소하기도 한다. 나 교수는 “보호자들이 아이의 두통 증상을 대수롭지 않게 지나치면 안된다"고 강조한다. 소아청소년 시기의 두통은 아이의 안정적인 발달을 저해하고, 학업을 방해하며 미래 인생에까지 악영향을 끼칠 수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책의 주요 내용은 △모두 겪지만 모두에게 다른 두통 △원인이 불명확한 일차두통 △원인이 명확한 이차두통 △소아청소년 두통 치료의 미래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 등으로 구성됐다. 두통의 다양한 원인과 치료 및 예방법, 주의사항 등 전문적인 내용을 알기 쉽게 풀어냈다. 진료실에서 접한 환자와 보호자의 실제 사례와 궁금증에 대한 해답을 제시했다. 나 교수는 “진료실에서 하나하나 알려주고 차분히 설명하고 싶은 마음은 가득하지만, 한정된 진료시간으로 그렇지 못할 때가 많았다"면서 “이 책이 두통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와 보호자들에게 쉽고 정확한 의학 정보를 제공하고, 그들의 고통에 작은 도움이나마 되기를 소망한다"고 말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구기자 뿌리껍질·민들레 유산균, ‘체지방 감소’ 효과

비만은 자체로서 질병일뿐 아니라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 등 여러 대사질환, 심뇌혈관계 질환, 골관절염 등 근골격계 질환, 일부 암 등 다양한 질환을 유발한다. 대한비만학회의 '2024 비만팩트시트'에 따르면, 지난 2022년 전국민 비만 유병률은 남자 49%, 여자 29% 나타났다. 2013년 남자 39.4%, 여자 27%와 비교해 남자에서 크게 증가했다. 이처럼 남녀 구분 없이 비만 해결이 국민건강의 큰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비만 치료와 관리에 관한 최신 연구결과가 잇달아 나와 관심이 모아진다. 경희대 한방병원 한방재활의학과 송미연 교수 연구팀(경희대 한의과대학 장형진 교수·지원아 박사, 조홍석 박사·하늘체한의원)은 최근 한약재 지골피(구기자나무 뿌리껍질)가 식욕억제 호르몬인 GLP-1(글라카곤유사펩티드-1) 분비를 촉진해 당뇨와 체중 감소에 도움 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국제분자과학저널'에 발표했다. 장내분비세포(NCI-h716)에 한약재인 지골피를 처리한 결과, 단백질인산화요소와 아데노신 이인산 키나아제의 인산화에 의해 'GLP-1 분비'가 자극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지방세포인 지방전구세포에서 지방산생성효소와 지방산 운반단백질의 발현을 억제하고 지방세포에서 지방 생성에 작용하는 전사인자(일군의 단백질 집합)의 활성을 저해해 지방세포의 분화와 중성지방의 저장을 효과적으로 감소시켰다. 고지방 식이로 비만을 유도한 마우스 모델에서는 지골피의 경구 투여가 체중 증가를 유의미하게 억제, 혈중 포도당 내성 및 지질을 개선, 간지방증을 완화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민들레김치 유래 유산균(WCFA19)도 체중 감량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체지방량과 체지방률 감소에 효과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순천향대 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김민지 교수팀(유병욱, 배성환)과 신진영 건국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팀은 공동연구를 통해 WCFA19로 만든 유산균 캡슐을 복용했을 때 체지방 감소 효과를 밝혀냈다. 김·신 교수 공동연구팀은 과체중·비만 성인을 대상으로 다기관, 이중맹검, 무작위, 위약대조군 연구를 진행했다. 총 74명의 체지방량 변화를 분석한 결과, 과체중·비만대상자는 섭취 12주 후에 체지방량이 633g 감소했고, 대조군은 59g 증가해 유의한 차이를 나타냈다. 체지방률도 시험군은 0.41% 줄어든 반면, 대조군은 0.17% 증가했다. 연구 내용은 국제학술지 'Journal of Clinical Medicine'에 실렸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혈액검사 하나로 찾을 수 있는 ‘숨은 질환’들

사람 몸무게의 7∼8%를 차지하는 혈액은 여러 장기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한다. 감염에 맞서 싸울 수 있는 항체나 세포도 전달한다. 혈액은 대략 55%의 혈장과 45%의 혈구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혈액에는 건강 상태를 나타내는 여러 정보가 담겨있어 증상 발현 이전에 질병의 조기 발견이 가능하며, △감염 진단 △영양상태 평가 △장기기능 평가 △약물 효과나 부작용 등도 파악하게 된다. 인제대 일산백병원 가정의학과 윤영숙 교수의 도움말을 받아 혈액검사로 알 수 있는 주요 질환 7가지를 알아본다. ▲일반혈액 검사 혈구성분(적혈구, 백혈구, 혈소판)의 개수와 크기, 분포 등의 특징을 분석한다. 빈혈이나 염증, 백혈병과 같은 여러 가지 골수 질환 정보를 알 수 있다. 감염증이 있으면 일시적으로 백혈구가 증가한다. 빈혈은 혈색소(헤모글로빈) 수치가 낮아져 산소 운반 능력이 감소한 상태를 의미한다. ▲지질 검사 혈중 총콜레스테롤, 중성지방,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DL 콜레스테롤),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주로 측정한다. HDL 콜레스테롤을 제외하고 고지질(고지혈)은 동맥경화증이나 허혈성 심장질환, 뇌졸중의 중요한 위험인자이다. 정확한 검사를 위해서는 검사 전날 과도한 탄수화물 섭취나 음주를 피해야 한다. ▲간기능 검사 혈액을 통해 간의 이상 유무를 의심하는 첫 단계 검사다. 간질환 진단은 간기능검사뿐 아니라 병력, 문진, 진찰 소견, 간염바이러스 표지자 검사, 간 초음파, CT 검사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 이뤄진다. 빌리루빈은 황달이 발생할 정도의 심한 간질환에서 증가하나, 검진을 위해 금식할 경우 일시적으로 빌리루빈의 수치가 증가하기도 한다. ▲요산(통풍) 검사 요산 수치를 측정하는 검사이다. 요산은 퓨린이라는 물질이 분해돼 생성되는 대사 산물이다. 대부분 혈액을 통해 신장으로 이동해 소변으로 배출된다. 요산은 과음이나 비만, 육류 섭취 등에 의해 증가할 수 있으며, 높을 경우 통풍이 생길 수 있다. 그러나, 통풍 발작 없이 요산 단독으로 증가했으면 일반적으로 약물치료가 필요하지 않다. 고요산혈증은 신장질환, 심혈관질환 위험을 증가시키므로 생활습관 관리가 중요하다. ▲전해질 검사 전해질이란 물에 녹아 전하를 띠는 물질들을 말하며, 체액에 존재하는 모든 이온이 포함된다. 전해질은 체액량 조절, 산염기 균형 유지, 신체 기능 유지에 필수적인 역할을 한다. 보통 나트륨, 칼륨, 염소, 칼슘, 인 등의 전해질 검사가 건강검진에 포함되어 있다. 전해질 불균형은 신장, 내분비기관, 심장질환, 약물 등 다양한 원인으로 발생한다. ▲갑상선기능 검사 목 앞쪽에 있는 나비 모양 장기인 갑상선은 호르몬을 만들어 신체 에너지 대사, 성장, 발달 등을 조절하는 역할을 한다. 혈액으로 갑상선 호르몬(free T4)과 뇌하수체에서 분비되는 갑상선 자극호르몬(TSH)을 측정한다. 결과가 정상 범위를 벗어나면, 갑상선기능저하증, 갑상선기능항진증, 갑상선염 등 갑상선 질환을 감별할 수 있다. ▲신장기능 검사 신장은 몸의 체액과 혈압조절, 노폐물 배설, 조혈, 신진대사기능 등 다양한 신체조절 역할을 한다. 신장 기능이 저하되면 신장 배설 기능이 떨어져 혈중 요소질소, 크레아티닌 수치가 올라간다. 그러나 탈수에 의해서도 혈중 요소질소, 크레아티닌 수치가 일시적으로 상승할 수도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서울아산병원, ‘갑상선 혹’ 혈관 열치료법 효과 입증

갑상선에 생긴 양성 혹(결절)을 고주파로 없애는 고주파절제술이 안전하고 효과적이라는 사실이 10년간의 추적검사 결과로 입증됐다. 서울아산병원은 1일 “영상의학과 백정환 교수팀이 고주파절제술로 치료한 양성 갑상선 결절 환자 421명을 장기 추적관찰한 결과, 10년 후 결절의 크기(부피)가 평균 94% 감소해 우수한 치료성적을 보였다"고 밝혔다. 갑상선 고주파절제술은 외과적인 수술 없이 고주파 열로 갑상선 혹을 제거하는 치료법이다. 양측 갑상선이 잘 보존돼 갑상선 기능을 정상으로 유지할 수 있고, 수술로 인한 흉터가 없으며 입원을 하지 않아 환자들에게 다양한 이점을 제공한다. 연구팀은 2007년 3월부터 2010년 12월까지 서울아산병원에서 갑상선 결절로 고주파절제술을 받은 환자 421명(총 456개 결절)을 최대 12년간(평균 7년 6개월) 추적 관찰했다. 관찰은 치료 후 1개월, 6개월, 12개월, 이후 2022년까지 매년 진행했다. 각 추적관찰 시에는 초음파 검사를 통해 결절 용적을 계산하고 증상 점수와 미용 등급을 평가했다. 그 결과, 치료 후 결절의 용적 감소율은 평균적으로 △2년차 80% 이상 △5년차 90% △10년차 이상 94%로 나타났고 결절로 인한 증상과 미용적인 문제가 유의미하게 호전됐다. 전체 결절 중 12%(53명)가 재발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에서 33명은 고주파절제술을 다시 받았고, 4명은 외과적 수술을 받았으며, 16명은 추가 치료 없이 관찰 중이다. 이 과정에서 연구팀은 갑상선 결절의 초기 용적이 20㎖ 이상이면 10㎖ 미만인 결절에 비해 재성장 위험이 유의미하게 높은 점을 확인했다. 이로써 결절을 완전히 치료하지 않으면 일부분이 자라나게 되고, 드물지만 암으로도 변할 수 있음을 확인했다. 결론적으로 연구팀은 양성 갑상선 결절은 완전하게 치료해야 하며, 이를 위한 기술적인 해결책으로 '혈관 열치료법'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혈관 열치료법은 대한갑상선학회에서 발행한 진료권고안에도 제시돼있다. 혈관 열치료법은 갑상선결절 주변 혈관들을 완전히 치료해야 결절 주변부 재발을 막을 수 있다는 내용의 고급 고주파 기술이다. 이번 연구에서 고주파절제술을 받고 사망하거나 장기 관찰에서 뒤늦게 예상치 못한 합병증이 발생한 사례는 한 명도 없었다. 백정환 교수는 “초기 결절의 부피가 크면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자라날 수 있으므로, '혈관 열치료법'을 통해 결절 주변부까지 완전하게 치료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백교수는 “성공적인 치료 후에도 재발하지 않는지 정기 추적관찰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연구 내용은 갑상선 분야 전문저널 '싸이로이드(Thyroid)' 최신호에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서울대병원 정진호 교수 “30년 연구, 밤처럼 단단하게 결실 맺겠다”

정진호 서울대 의대·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의 정년퇴임 기념식이 28일 서울 신라호텔 영빈관에서 서울의대 피부과학교실 은사·지도교수 및 선후배, 서울대 의대 교수, 의료계 원로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렸다. 정 교수는 인사말에서 “30년 1개월의 교수직을 비롯해 36년 1개월 동안 의대와 병원에 근무하면서 환자 진료뿐 아니라 다양한 연구에 심혈을 기울였다"면서 “특히 대학·의대 보직과 국내외 학회 활동 등을 하는 동안 도와준 은사님과 교실원, 아내와 가족, 동료 등 모든 분들께 감사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정년 후에는 지난 30년간의 기초·임상 연구 결과들을 토대로 창업한 '정진호이펙트'를 통해 치매 예방 뇌영약 보습제, 뇌 보호 자외선 차단제, 발모제 등을 개발하는 데 주력하겠다"는 뜻을 피력했다. 정 교수는 이날 참석한 150여 명의 이름을 한 명씩 모두 호명하며, 개인적 인연을 소개해 큰 관심을 모았다. 또한, 중국고전 '논어' 자장편에 나오는 '밤처럼 단단하다'는 의미의 '율연(栗然)'을 자신의 호로 처음 소개해 박수를 받았다. 피부노화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정 교수에 대한 서울대 및 서울대 의대 원로들의 덕담도 이어졌다. 서울대 총장과 국무총리를 역임한 정운찬 동반성장연구소 이사장은 “정진호 교수가 서울대 연구부처장 시절 황우석 사태가 터졌는데, 당시 노정혜 연구처장과 함께 공명정대한 조사를 벌임으로써 국제적으로도 '셀프 스크리닝 역량'에 대한 큰 공감대를 얻게 됐다"면서 실제 외국에서 있었던 일화를 소개하기도 했다. 서울대 의대 학장과 서울대 연구처장을 지낸 임정기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도 “정 교수는 어려운 일을 쉽게 하는 것이 가장 뛰어난 능력"이라며 “과거 의대 동문회에서 산행 행사가 있었을 때 정 교수의 아버지(정규철, 가톨릭대·중앙대 의대 교수 역임), 정교수, 정교수 아들 등 3대가 나란히 참석해 참 화려한 가족이라고 생각한 적이 있었는데, 오늘 정년퇴임식에는 손자·손녀들까지 4대가 참석해 세계적으로 어느 자리보다 화려한 자리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밖에 서경석 서울대병원 외과 교수는 38회 동기(84년 졸업)인 정 교수와 의대생 시절 테니스 반을 비롯해 최근까지 동고동락한 사연을 PPT파일로 준비해 발표하기도 했다.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은 정 교수를 기조실장으로 발탁한 사연을, 박상철 서울대 의대 명예교수(전남대 연구석좌교수)는 노화고령사회연구소에서의 인연 등에 대한 덕담을 밝히고 정 교수의 앞날을 기원했다. 정진호 교수는 서울대 의대 피부과학교실 주임교수 겸 서울대병원 피부과장, 서울대병원 기획조정실장, 서울대 연구부처장, 대한피부연구학회장 등을 역임했다. 현재 서울대 노화고령사회연구소 소장, 세계피부과학회연맹 이사(2019년부터 임기 8년)을 맡고 있다. 최근 저서 '나의 뇌를 지켜주는 건강한 피부'를 포함해 14권을 출간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강대희 서울대의대 교수 “26학년도 입학정원 재논의해야”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한미연) 강대희 공동회장(서울대 의대 교수)이 “2026학년도 의대 입학정원을 원점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주장해 주목받고 있다. 강 회장은 최근 월간지 '신동아'와 인터뷰에서 “의대 '25학번' 7500명 콩나물교실 파행이 불가피하다"고 우려를 나타내며 의대 입학정원 원점 논의를 요구했다. 강 회장은 인터뷰에서 국내 저가양질 의료서비스는 '병원 문턱'이 낮은 한국의료의 딜레마이며, 초고령 사회엔 진료보다 돌봄·치료보다 예방이 급선무라고 진단했다. 그리고 의사 수 늘리기 전에 질병패턴 파악부터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전공의들과 의대생들이 당장의 어려움과 미래에 대한 진로까지 포기하면서 진료 현장이나 학교를 떠난 근본적 이유로 근거 없는 정부의 일방적인 정책 강행에 대한 절망과 의협을 포함한 기성 의료계의 실망 때문이라는 분석하고 있다. 강 회장에 따르면, 의사 수를 늘리는 것이 올바른 판단이라면 첫째, 우리나라 의료의 올바른 모습에 대해 국민적 합의를 먼저 도출하고, 이에 따른 장기적인 계획을 세워야 한다. 둘째, 이에 따라 의사 수가 언제까지 얼마나 필요하다는 과학적 근거를 제시하며 이를 토대로 논의해야 한다. 셋째, 정책 결정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넷째로 법적·재정적으로 보장되는 의·정 합의체를 구성해 의료계의 반발을 잠재워야 한다고 강 회장은 말했다. 또한, 건강보험을 기본으로 하는 국내 의료체계가 안고 있는 여러 문제도 언급했다. 지난 30∼40년간 누적돼온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집중해야 한다고 짚었다. 예를 들어, △상급종합병원이 중증환자 치료에 집중하도록 체계를 바꾸는 것 △환자들을 위해 어려운 치료를 감당하는 의사들이 합당한 경제적·사회적 대우를 받도록 하는 것 △지역의료와 전달체계를 살리는 것 △전공의들의 수련 과정을 개선하는 것 △환자와 의사들을 위한 의료사고 안전망을 구축하는 것 등을 시급한 과제로 열거했다. 강 회장은 “의·정 갈등 타협이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를 전제로 한다면 이미 타협이 불가능한 시점에 왔지만 의료개혁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전공의와 의대생의 복귀 외에도 중요한 과제가 많다"면서 “한국 의료의 미래를 위해 지금이라도 사회적인 협의를 통해 합의점을 찾아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아울러 “어떻게든 전공의들을 설득해서 의료개혁특별위원회(의개특위) '논의의 장'으로 들어오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 강 회장은 “국회와 의료전문가 그룹의 참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특히, 장기적으로는 한국개발연구원(KDI)처럼 '한국의료정책개발원'(가칭) 같은 기구를 만들 필요가 있으며, 지역의료와 수도권 의료 간 격차를 해결하는 방안으로 '원격협진'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미래의료혁신연구회는 한국의 의료 경쟁력과 미래가치 제고를 위해 미래 의료 혁신정책을 연구하고 제안하는 싱크탱크를 표방하며, 세미나 개최 등 활발히 전개하고 있다. 서울대 의대 3선 학장인 강대희 예방의학과 교수(서울대 지역의료혁신센터장·한국원격의료학회장)와 전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인 임종윤 한미사이언스이사 겸 코리그룹 회장이 초대 공동대표를 맡고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서울성모병원 강진형 교수 ‘정밀의료시대가 온다’ 출간

데이터 기반의 정밀의료가 환자 개개인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하는 시대다. 암을 거의 모르고 치료했던 항암화학요법의 시대에서, 암을 조금 알게 된 표적치료제와 면역항암제의 시대를 지나, 유전체 단위로 암을 잘 알게 된 정밀의료 시대에 들어와 있다. 가톨릭대 서울성모병원에서 30년 이상 암 환자를 치료해 온 종양내과 강진형 교수가 (청년의사 발간)를 출간했다. 정밀의료가 질병의 치료·예방과 우리의 삶에 미칠 영향을 심도 있게 다루고 있다. 강 교수는 이 책에서 정밀의료의 혜택, 암 치료의 변화, 제약산업의 혁신, AI의 활용, 그리고 정밀의료의 미래 가능성 등 12가지 주제를 통해 정밀의료의 다양한 측면을 조망한다. 또한, 암 치료를 비롯해 당뇨, 고혈압, 천식, 심부전, 희귀질환 등 다양한 질환에 대한 정밀의료의 적용 가능성을 설명한다. 이 책은 정밀의료의 이론적 배경과 실제 사례들을 통해 이 개념이 현대 의료에 어떻게 적용되고 있는지를 설명하며, 정밀의료가 직면한 윤리적, 사회적 문제들에 대해서도 심도 있게 논의한다. 암 치료와 항암제 개발의 권위자인 강 교수는 최신 연구 결과와 기술적 진보를 반영하여 과학적 데이터와 임상 경험에 바탕을 두고 독자들에게 현재와 미래의 정밀의료 상황을 명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돕는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온열질환 한방치료, 사람 체질에 따라 달라요

한의학의 한 분야인 '사상(四象)의학'은 사람의 체질을 기본적으로 4가지로 분류한다. 소음인·소양인·태음인·태양인이 그것이다. 여름이 막바지로 치닫는 가운데 더위와 체질별 상관성을 경희대한방병원 사상체질과 이혜리 교수로부터 들어본다. 한의학에선 만성적인 온열질환 증상, 즉 '더위를 먹은 후' 증상을 △두통 △어지럼증 △구역질 △피로감 △과도한 발한 △갈증 등이 분류한다. 이 교수는 “소음인은 기본적으로 체내 열이 부족하고 기운이 약한 체질이기 때문에 심한 피로감과 무기력, 소화불량과 식욕부진, 식은땀 등의 증상을 잘 겪는다"고 말했다. 반대로 소양인이 상대적으로 체내 열이 많고, 기운이 왕성한 체질이기 때문에 과도한 발한과 갈증, 가슴 답답함, 홍조, 불면증 등을 흔히 경험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또한, 태음인은 체질적으로 체내에 습기가 많고, 큰 체격에 비해 심폐가 약한 편이다. 혈류 순환에 문제가 발생하기 쉬워 체중 증가와 부종, 소화불량 등에 취약하다. 태양인은 일반적으로 상체로 열이 몰리는 경향이 있으며 상체의 기운이 강한 편이다. 두통과 어지러움, 안면홍조와 눈의 충혈, 구강건조, 신경과민 등의 증상으로 고생하기 쉽다. 따라서, 한의치료는 온열질환 증상과 체질에 따라 다르게 접근한다. 이 교수는 “고열로 인한 어지럼증과 두통 등의 증상에는 체내 열을 식히고 기운을 보강하는 한약과 침 치료를 통하여 진정 효과를 준다"고 말했다. 소화불량과 식욕부진 등에는 소화기 기능 개선을 위한 한약과 침 치료, 복부 뜸 치료 등이 도움이 되며, 탈수와 근육 경련에는 진액 보충과 근육 이완을 돕는 한약, 기혈 순환 촉진을 위한 침과 뜸 치료가 필요하다고 덧붙여 설명했다. 피로감과 무기력을 호소하는 경우 체력 회복을 위한 보양 한약과 기혈 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침 치료 등이 요구된다. 열성 발진의 경우에는 발진을 진정시키고 피부의 열을 내리는 치료법을 활용한다. 소음인은 체온 조절과 소화불량을 관리하는 한약과 기운을 보충하는 등의 치료가 필수적이다. 소양인은 상체 열을 내려주고 진액을 보충하여 갈증을 완화하며 과도한 땀 배출을 조절한다. 태음인은 체내의 습기와 열을 조절하고, 체중과 부종 관리에 중점을 둔다. 태양인은 열감과 갈증을 줄이고 음기를 보충하며, 불면증이나 스트레스 등 정신적 긴장을 완화하는 치료가 필요하다. 무더위를 현명하게 이겨내고, 건강하게 가을을 맞이하기 위한 좋은 방법은 없을까. 이 교수에 따르면, 소음인은 소화 기능이 약한 편이고, 몸에 양기와 열이 적으며, 땀을 많이 흘리게 되면 쉽게 기력이 저하되고 탈진이 오며 체중이 줄고 입맛도 떨어질 수 있으므로 따뜻한 성질의 음식을 섭취하고, 지나친 발한을 피해야 한다. 소양인은 적극적으로 시원한 환경에 머물면서 차가운 음식을 즐겨도 괜찮다. 태음인은 몸에 습과 열이 쌓이기 쉬워 덥다고 해서 땀을 내지 않고 실내에서 시원하게 있지만 말고 적절한 운동으로 땀을 흘려 노폐물을 배출하고 체내 열을 관리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한다. 아울러 태양인은 기름진 음식보다는 담백한 음식을 섭취하고, 단전호흡법 등의 명상을 활용해 상체로 오르는 열과 기를 조절하는 등 심리적 안정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바캉스 다녀왔더니…눈귀·피부·생식기에 질병 ‘후유증 고생’

올 여름 무더위는 그 어느 때보다 뜨거웠다. 그만큼 폭염을 피해 국내의 산과 바다, 강과 계곡, 또는 해외 여행지를 찾아 나선 피서객들도 많았다. 해마다 되풀이 되는 현상이지만 폭염이 극성을 부린 올해에 더욱 물놀이가 잦고, 태양빛이 강렬했던 만큼 질병 관련 휴가 후유증으로 고생하거나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예상된다. 물놀이에 따른 눈병이나 귓병, 자외선 노출에 따른 피부질환, 다양한 비뇨기 계통 질병이 대표적인 휴가 후유증으로 꼽힌다. 휴가기간에 얻은 질병을 신속하게 치료관리하고, 휴가 피로증도 훌훌 털어버리고 건강한 일상생활을 준비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평소 귓병 치료 받았던 사람은 휴가 뒤 사후검진 필수 수영장이나 워터파크, 해수욕장, 강·계곡 등에서 물놀이를 즐겼다면 외이도염에 이은 만성 외이도염 및 중이염 발생 우려에 신경을 써야 한다. 귀에 물이 들어가서 생기는 경우가 대부분인 외이도염의 주요 증상은 부기, 통증, 가려움증, 발열감 등이다. 귓구멍 피부가 빨갛게 부어오르면서 피부에서 진물이 흘러나오고, 더 악화하면 귓구멍이 막히고 귓바퀴 주위로 염증이 퍼져 귓바퀴까지 빨갛게 된다. 외이도염을 완전하게 치료하지 않았을 때 귓속은 세균 또는 진균(곰팡이) 같은 감염원이 서식하기에 좋은 조건이 되어 고질적인 만성외이도염이 될 수도 있다. 특히, 곰팡이는 생명력이 강해 피부각질층 아래에서도 서식하므로 치료를 중단하면 다시 올라와 계속 가려움과 염증을 일으킨다. 이런 상태가 반복되면 청력상실과 난청을 유발하면서 치료가 까다로운 중이염으로까지 진행할 수 있다. 분당서울대병원 이비인후과 송재진 교수는 “전에 만성 외이도염이나 중이염을 앓았거나, 특히 삼출성 중이염(귀의 중간에 삼출액이라는 체액이 찬 경우) 등을 치료했던 사람들은 휴가 때 의료기관에서 시행하는 사전·사후 귀 점검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강렬한 햇빛으로 검은 눈동자에 상처가 생기는 '자외선 각막염'도 휴가철 후 생기는 대표적인 눈 질환이다. 각막이 충혈되고 시야가 뿌옇게 보이는 증상이 올 수 있고 눈이 붓고 눈물이 흐르며 통증도 나타난다. 항생제 안약을 투여하고 눈 주변에 얼음찜질을 해 주면 대체로 며칠 안에 호전된다. 눈이 간지럽고 뻑뻑하다면 '헤르페스 바이러스' 감염을 의심해 볼 수 있다. 처음에는 눈꺼풀이나 점막에 작은 염증 형태로 나타나기 때문에 단순한 눈병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눈이 뻑뻑해지고 눈물이 자주 흐르는 증상이 더해진다. 헤르페스 바이러스가 각막에 파고들면 시야가 뿌옇게 흐려지거나 각막에 구멍이 생겨 시력에 문제를 일으킨다. ◇피부 그을림은 점차 호전…기미·주근깨는 전문 치료 바람직 여름철 강한 햇빛(자외선·적외선)에 피부가 오래 노출되면 기미, 주근깨 등의 색소질환이 생기기 쉽다. 또한 일광화상을 입은 자리가 회복된 후에도 얼룩덜룩한 자국(피부 그을림)이 남아 고민하는 사람도 상당하다. 피부과 전문의들에 따르면, 얼룩덜룩한 자국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차즘 정상적인 상태로 되돌아오기 때문에 크게 염려할 필요는 없다. 하지만 기미나 주근깨 같은 색소질환은 잘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피부과에서 전문적인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임이석 테마피부과 임이석 원장은 “자외선으로 인한 색소침착은 토닝레이저가 도움이 된다"면서 “멜라닌 색소만 선택적으로 파괴하는 레이저 시술을 통해 일광화상에 의한 색소침착을 빠른 속도로 개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임 원장에 따르면, 여름철 두피와 모발의 손상을 방치하면 가을철 탈모가 급격히 진행된다. 두피 염증이나 가려움, 비듬 등은 탈모증의 원인이므로 증상에 맞는 약물요법으로 빨리 대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손상된 모발은 영양과 수분을 공급해 주는 기능성 샴푸와 컨디셔너를 통해 어느 정도 회복할 수 있다. 두피에 염증과 가려움증이 심하고 각질과 비듬이 많아졌거나 탈모증상이 생겼을 경우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받아본다. ◇임질·클라미디아·음부포진 감염 초기엔 증상 거의 없어 휴가지에서 '찜찜한 일', 부적절한 관계가 있었다면 병·의원이나 보건소를 찾아 소변검사, 혈액검사, 분비물 검사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질염은 휴가 중 물놀이에서 가장 많이 감염이 되는 질환이다. 질 분비물이 증가하거나 불쾌한 냄새, 소변시 통증, 외음부 가려움증 등이 주요 증상이다. 여름철에 여러 사람이 같이 이용하는 물 속에서 왕성하게 활동하는 '칸디다균'이 주범이다. 물 속에서 몰래 오줌을 누면 감염이 더 잘 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 통계를 보면, 질염 진료 환자수는 2019년 약 215만명에서 계속 떨어져 2023년에는 약 170만명으로 줄었다. 반면에 질염 진료비용은 2019년 1492억원에서 계속 늘어나 1979억원에 이르렀다. 지난해 질염 초진환자는 8월 약 22만여 명으로 가장 많았고, 20~40대가 63%를 차지했다. 전통적인 매독균, 임질균, 클라미디아, 인간면역결핍 바이러스(HIV), 헤르페스(음부포진 바이러스) 등은 잠복기간 동안 잘 드러나지 않기 때문에 처음에 병에 걸린 줄 모른다. 감염된 상태로 배우자나 다른 상대와 성관계를 맺게 되면 전염이 되기 때문에, 전염 경로를 잘 파악해 관련자들에게도 알려줘야 한다. 여성들의 경우 임질이나 클라미디아 감염이 자궁내막염, 난관염, 난소염과 같은 모성을 갉아먹는 질병으로 악화할 수 있다. 성병이라고 부끄러워 할 것이 아니라 '초기에 검사를 해서 적극적인 치료를 하는 것'이 금과옥조이다. 최근 늘어나는 성기와 그 주변에 물집이 생기는 음부포진(헤르페스)는 한 번 감염되면 평생 잠복하면서 병이 발현되거나 전염이 일어난다. 비뇨의학과 전문의 이윤수 원장(이윤수·조성완비뇨의학과)은 “헤르페스 바이러스 성병은 특별한 치료약이 없고 면역력이 떨어지면 수시로 재발한다"면서 “물집이 생겼을 때 감염 위험이 특히 높으므로 증상이 발현됐을 때 성관계를 절대로 하면 안되며 키스도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음모를 완전히 제거하는 것 외에 그 어떤 방법으로도 막을 수 없는 성매개 기생충이 사면발니(이)다. 음모 부위가 따끔하고 가렵다면 사면발니 감염이 의심된다. 성관계뿐 아니라 목욕탕이나 찜질방, 숙박업소 등에서도 감염이 일어난다. 충체가 발견되면 충란까지 없앨 수 있는 치료를 받아야 한다. ◇일상복귀 뒤 규칙생활 중요…1주일은 생체리듬 회복 노력을 휴가 후 몰려오는 피로감을 풀고 원활하게 일상으로 돌아가기 위해 가벼운 스트레칭이나 운동을 해보자. 근육이 뭉쳐서 통증이나 불편함이 있다면 관절 또는 근육을 늘인 상태에서 10~20초 정도 유지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반동을 이용한 스트레칭은 오히려 근육이나 인대에 손상을 발생시킬 수 있다. 산책이나 걷기, 조깅 등과 같이 무리가 가지 않는 운동을 하루에 30분에서 1시간 정도 가볍게 시행하는 것이 좋다. 따로 시간을 내서 운동하기 어렵다면 지하철이나 건물의 계단 오르기라도 해야 한다. 쉽게 할 수 있고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의 효과를 모두 볼 수 있어 적극 추천한다. 서울아산병원 재활의학과 김원 교수는 “운동을 하면서 가장 주의해야 할 부분은, 너무 무리하거나 지나치게 많은 땀을 흘리게 되면 오히려 몸이 더 피곤해지고 정신적인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라며 “강도가 높은 운동을 했을 때는 1~2일 정도 휴식을 취한 다음 운동을 이어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조언했다. 짧은 휴가 기간으로 인해 휴가와 업무 복귀 사이에 여유시간을 가지기 힘들다면, 휴가를 마치고 직장 복귀 뒤 1주일 정도는 생체리듬을 직장생활에 적응시키려고 노력해야 한다. 규칙적인 생활이 특히 중요하다. 다소 피곤하더라도 기상시간을 지키고, 자기 전에 미지근한 물로 목욕을 하면 숙면에 도움이 된다. 근무에 지장이 없는 범위 내에서 쪽잠(낮잠 등)을 10~20분 정도 자는 것도 좋다. 휴가 후유증이 2주 이상 지속되거나 온몸이 무기력하며 아픈 경우에는 모종의 질병이 생겼을 가능성이 있으므로 진료를 받아볼 필요가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인공와우 이식으로 ‘뇌 청각중추 회복’ 청신호

인공와우 이식은 보청기로도 효과가 없는 고도난청 환자들을 위해 달팽이관 안에 전극을 삽입해 소리를 듣게 해주는 치료법이다. 최근 인공와우 이식을 받은 성인들에게서 청각기능뿐 아니라 뇌의 청각중추가 회복된 모습이 세계 최초로 확인돼 청각장애인에 희소식을 안겨주고 있다. 서울아산병원 이비인후과 박홍주 교수팀은 25일 “후천적 청각장애로 한쪽 귀에 인공와우 이식 수술을 받은 성인 16명을 대상으로 이식 1년 후 뇌 자가공명영상(MRI)을 분석한 결과 청각을 관장하는 대뇌피질의 부피가 이식 전과 비교해 크게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인공와우 이식 후 뇌의 구조적 변화를 장기간 추적한 최초의 연구로, 인공와우로 청각기능이 향상되면서 위축돼 있던 대뇌피질이 회복된다는 사실을 새롭게 밝혀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연구결과는 네이처(Nature) 자매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최근 게재됐다. 연구팀은 인공와우 수술 전후의 대뇌피질 변화 양상을 분석했다. 그 결과 소리를 직접적으로 듣는 청각피질을 포함한 대뇌피질의 부피가 크게 증가했다. 특히, 대뇌피질이 회복된 정도가 청각기능이 회복된 정도와 강한 연관성을 보이는 것을 확인했다. 또한, 뇌 상측 측두이랑의 부피 증가가 수술 후 단어 인식능력의 호전과 강한 상관관계를 보이는 점을 확인했는데, 이는 청각능력의 향상이 뇌 청각 중추 구조의 회복과 관련이 있음을 시사한다. 박홍주 교수는 “이번 연구는 후천적 청각 상실을 겪은 성인이 인공와우 이식을 통해 잘 들을 수 있게 될 뿐 아니라, 뇌의 청각 관련 대뇌피질의 부피가 회복될 수 있음을 대뇌 MR 영상을 통해 직접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말했다. 대개 나이가 들어 청력이 떨어지면 단어 인식능력도 저하돼 의사소통에 장애가 발생하기 쉽다. 이같은 난청은 장기적으로는 치매로 이어질 수 있어 난청으로 생활에 불편함을 느낀다면 보청기를 일차로 사용해야 한다. 보청기로 충분한 의사소통이 어려울 경우엔 인공와우 이식을 통해 난청을 치료할 것을 전문가들은 적극 추천하고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배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