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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환자안전과 의료 질 향상, 이제는 ‘인증’으로

새 정부의 출범과 함께 보건의료 정책의 핵심 기조로 환자안전 보장과 의료 질 향상이 다시금 강조되고 있다. 국민 건강권의 실질적 보호를 위해서는 규제 중심의 접근을 넘어, 의료현장에서 지속가능한 안전과 질 관리 체계를 정착시키는 것이 필수적이다. 이러한 측면에서 의료기관 인증제도는 우리나라 보건의료 체계가 더 높은 수준으로 도약하기 위한 전략적 수단이 될 수 있다. 인증제도는 국제적 표준에 부합하는 환자안전 기준과 의료 질 관리 체계를 의료기관이 자율적·체계적으로 구축하도록 유도하고, 이를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역할을 수행해왔다. 현재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인증제도를 통해 감염관리, 약물안전, 진료 프로세스, 의료기관 조직문화,ESG경영 등 의료의 전반적 품질을 개선하는 촉매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인증을 획득한 기관은 국민에게 신뢰받는 의료서비스를 제공함은 물론, 전문 인력 역량 강화와 조직 내 질 관리 문화 확산을 촉진하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인증 대상 기관을 요양병원, 치과·한방병원 뿐만 아니라 정신의료기관, 재활의료기관으로 확장하면서, 전 국민 건강안전망 구축이라는 사회적 책무도 강화하고 있다. 앞으로는 대국민 홍보와 인증결과의 투명한 공개를 통해 국민 접근성과 수용성을 더욱 높여나갈 계획이다. 그러나 현재 인증제도의 한계도 명확하다. 우선, 인증 참여가 요양병원 외에는 전적으로 자율적인 구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인증의 법적 의무화 범위 확대와 함께, 인증받은 기관에 대해 재정적·정책적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 이는 의료기관의 인증 참여 확대와 지속적 질 개선 유도에 필수적이다. 이러한 맥락에서 인증원은 최근 기본 인증제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기본 인증은 기존 인증제도의 높은 진입장벽으로 참여가 어려웠던 중소병원 및 지역 의료기관들이 의료서비스 기본 안전 수준을 달성하고 지속적 질 관리를 시작할 수 있도록 유도하는 제도이다. 기본 인증을 통해 의료 질 관리의 최소 기준을 전국적으로 확산하고, 이후 심화 인증으로 자연스러운 단계적 발전을 도모할 수 있다. 이는 국가 의료 안전망 강화를 위한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이다. 또한, 단발성 평가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사후관리 체계 구축이 시급하다. 인증이 일회성 '통과'를 목표로 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기관 내부에 상시적 질 관리 시스템이 내재화되도록 지원하는 방향으로 인증제도를 고도화해야 한다. 마지막으로,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의 법적 위상 강화와 독립성 확보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평가인증의 공정성과 신뢰성 확보는 제도의 지속가능성과 직결되는 만큼, 전문인력 확충, 안정적 재정지원을 위한 정책적 논의가 본격화 되어야 한다. 이제 인증제도는 단순한 평가도구가 아닌 국가적 의료 질 관리 플랫폼으로 기능해야 한다. 정부가 추진하는 보건의료 정책과 연계해, 인증제도가 전 국민의 의료 안전망 강화에 실질적 기여를 할 수 있도록 제도 설계와 운영방식의 전면적 혁신이 요구된다. 기본 인증제도의 성공적 도입과 정착은 이러한 혁신의 출발점이 될 것이며, 의료기관평가인증원은 정부 및 의료계, 시민사회의 협력 속에서 “의료 질과 환자 안전의 국가 기준"을 선도하는 전문기관으로서 책무를 다하겠다. 변화하는 의료환경 속에서 인증제도의 정책적 가치를 한층 높이고,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안전하고 신뢰받는 의료서비스 환경 조성에 기여하겠다는 것이 이제 막 임기 1년을 지나가는 원장으로서의 포부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콜라·사이다 애(愛) 소아·청소년, 비만·당뇨·지방간 “빨간불”

날씨가 무더워지면서 청량음료를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 국어사전에 보면, 청량음료란 '맛이 깨끗하고 먹으면 시원한 온갖 마실 것'이라고 되어 있다. 이런 의미와는 달리 국내에서 청량음료라고 하면 대부분 탄산음료를 뜻한다. 탁 쏘는 맛은 좋지만 대부분 설탕, 액상과당 등 당분이 많이 들어 있어 많이 마시면 건강에 해로운 측면이 많다. 음료는 수분 섭취 등을 위한 액상 형태의 식품으로, 당류(설탕, 액상과당 등) 첨가 여부에 따라 무가당과 가당 음료로 구분한다. 그 중 가당음료는 손쉽게 에너지와 당분을 섭취할 수 있게 하여 비만, 당뇨병, 심혈관계질환 등 만성질환의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따라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서는 총 당류 섭취를 전체 에너지 섭취량의 20% 미만, '가당음료 등에 포함된 첨가당'을 10% 미만으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첨가당이란 설탕, 액상과당 등 식품의 조리 및 가공 시 첨가되는 당분을 말한다.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조사 결과 10대 아이들과 청소년은 고함량의 당이 포함된 △탄산음료 △과일채소음료 △기타 가당음료 등 3가지를 주로 많이 마시는 것으로 나타났다. 청년층 또한 매우 높은 수치의 탄산음료 및 기타 과당음료 섭취를 기록했다. 하루 평균 10∼18세는 탄산음료 84g 과일채소음료 40g 가당음료 45g, 19∼29세는 탄산음료 79g 기타 과당음료 57g 등이었다. 평균이 이렇다는 것이다. 과당, 포도당, 설탕, 액상과당 등 당류의 지나친 섭취는 당뇨병이나 비만·고지혈증·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을 초래한다. 또 충치와 잇몸병의 원인이 되며 심혈관 질환과 일부 암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국내외 연구결과에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세계보건기구(WHO)는 식품을 통해 섭취하는 당류 중 첨가당의 하루 섭취량을 전체 열량의 10% 수준으로 권고하고 있다. 이는 자연식품에 함유된 천연당을 제외한 수치다. 시중 편의점이나 마트 등에서 팔리는 콜라·사이다 등 탄산음료 1캔(200㎎ 기준)을 마시면 25g 이상의 첨가당을 섭취한다. 또 팥빙수 한 그릇(보통 크기)은 당류 함유량이 60~80g이나 된다. 도넛(150g 기준) 1개의 경우 당류 30∼40g짜리가 수두룩하다. 천연 과즙음료에도 20g 안팎의 당분이 들어가 있다. ◇'가당 음료' 섭취율 10대 최고…20대가 뒤이어 국가의 미래를 이끌어갈 소아 청소년과 청년들이 당류 함량이 높은 청량음료에 입맛이 길들여지고 게다가 첨가당이 듬뿍 들어갔을 가능성이 높은 즉석 식품이나 가공식품의 의존도가 높은 식생활을 한다는 사실은 '국민건강의 빨간불'이 아닐 수 없다. 당류 섭취량이 늘어나면 몸에 포도당이 축적되고, 단기간 내에 급격히 혈당이 높아진다. 이러한 과정이 반복되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에 부담이 생기고, 인슐린 분비 기능이 떨어져 당뇨병이나 대사증후군을 유발할 가능성이 생긴다. 전문가들은 가공식품을 고를 때 당류 함유량을 꼭 살펴보라고 강조한다.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는 '가당음료 등에 포함된 첨가당'을 10% 미만으로 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그런데 식품약품안전처에서 정한 1일 당류섭취 기준은 이보다 훨씬 높다. 예를 들어보자. 콜라 1캔에 20g의 당이 들어있을 경우 식약처 기준으로 20%라고 표시돼 있다. 보통 한창 커가면서 활동이 활발한 중고생의 경우 하루 2000kcal 내외의 열량이 필요하다. 탄수화물 1g의 열량은 4kcal이다. 2000kcal의 10%는 200kcal이다. 그러므로 당류 섭취 권고 기준은 50g이다. 20g의 당류가 50g의 40%라는 사실은 유치원 아이들도 안다. 식약처는 몇 년 전에 전에 없던 당류 섭취 권고기준(%)을 정하면서 전문가들의 의견을 청취했는지 의심스럽다. 언론의 수 차례의 지적에도 '이렇다 할 말이 없이' 굳세게 당류 기준을 허당으로 밀고 나가고 있는 형국이다. 식품에 포함된 당류에는 천연당도 있기 때문에 기준을 정하기가 어렵다고 하더니 결국 졸속으로 당류 섭취 기준을 제정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렵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식사 계획을 세울 때 총 당질 섭취량을 우선적으로 확인하고, 당지수와 당부하지수를 고려해야 한다"고 밝혔다. 당부하지수는 1회 섭취량의 당질을 기준으로 혈당반응을 비교한 값이다. 식품마다 1회 분량에 함유된 당질의 함량이 다르므로 실생활에 적용할 때는 당지수가 아닌 당부하지수를 비교해야 한다는 권고이다. 흰밥보다는 잡곡밥을, 흰빵보다는 통밀빵을, 찹쌀보다는 멥쌀을, 백미보다 현미를 선택하는 것이 낫다는 의미이다. ◇식약처 식품표시기준, '당류 %' 대폭 강화해야 질병청은 “음료를 마신 사람은 음료를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당을 과잉 섭취할 가능성이 높았다"면서 “특히 가당음료 섭취가 높은 아동·청소년·20대의 경우 음료 섭취자의 당 과잉섭취자 분율은 미섭취자 대비 2배 이상 높았다"고 지적했다. 지영미 청장은 음료 섭취량 증가로 인한 건강 문제에 대해 우려를 표하며, “아동, 청소년의 경우 가당음료 섭취로 인한 비만이 성인기 만성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정부, 학교, 가정에서 가당음료 섭취를 줄이기 위한 적극적인 관심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당류 섭취 문제는 국민건강의 초미의 이슈이다. 당뇨병 환자가 600만 명을 넘어서고, 젊은 층에서 당뇨병이 늘고 있고, 당뇨병 경계치에 속하는 국민도 1500만 명 내외에 이르는 것으로 학계는 추산한다. 국민의 절반이 당뇨대란의 위기를 겪고 있다. 여기에 과도한 당류 섭취는 비만·고지혈증·비알코올성 지방간 등을 초래한다. 뿐만 아니라 다시 한번 환기하지만 당류 섭취는 충치와 잇몸병의 원인이 되며, 심혈관 질환과 일부 암의 발병에도 영향을 미친다. 그러므로 국가적으로 보건당국과 교육당국, 그리고 학계의 자세 전환과 더 전향적인 노력이 필요하다. 정부와 전문가들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야 한다. 첫째, 설탕이 듬뿍 들어간 콜라·사이다에 청량음료라는 가면을 벗기자. 갈증이 날 때 처음에는 청량한 듯 하지만 금세 갈증을 더 유발하는 것이 가당 탄산음료다. 청량음료라는 말을 쓰지 말고 '설탕 탄산음료'나 '가당 탄산음료'라고 하는 게 바람직하다. 설탕 같은 당류가 들어가지 않은 음료를 '무가당음료'라고 하는 것을 감안하면 못할 이유가 없다. 둘째, 당류 섭취 기준 중에서 가당 탄산음료나 첨가당이 들어간 기타 음료 및 주요 가당 식품군에서 우선적으로 현재 기준보다 2배로 강화하는 것이 마땅하다. 세계보건기구의 권고나 한국인 영양소 섭취 기준에 부합하는 일이다. 셋째, 첨가당이 일정 기준 이상 과량 들어간 음료를 비롯한 식품군에 대해 '지나친 당류 섭취는 건강을 해칩니다' 혹은 '지나친 당류 섭취는 건강을 해질 수도 있습니다' 라는 식의 경고 문구를 넣는 것을 적극 검토해야 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의료 개혁·제약바이오산업 육성 어떻게 할 것인가?

급변하는 의료환경에 대한 정책 발전과 대안을 모색하는 활동으로 주목받는 미래의료혁신연구회(미래연)가 새 정부에 의료개혁을 위한 실행철학을 요청했다. 지난 10일 보코서울강남에서 열린 미래의료혁신연구회 제7차 정기세미나에서 임종윤 이사장(코리 회장)은 “의료는 더 이상 건강보험의 한 챕터가 아닌, 국가경제·국민안보·산업혁신의 삼각축 위에 있는 핵심 인프라이며, 새 정부는 의료를 단순한 정책 영역이 아니라 철학이자 국가설계로 이해하고 실행해야 한다"고 밝혔다. 임 이사장은 “어떤 의사를, 어떤 구조에서 양성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의사 정원을 늘릴 것인지 줄일 것인지보다 더 중요하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산업·교육·지역을 연결하는 생태계 설계 없이는 의료개혁은 공허한 구호로 그칠 것"이라고 진단하고 “이번 세미나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을 위한 실제적 대화"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세미나는 연구회의 법인 전환을 기념하는 첫 공식행사로 치러졌다. '새 정부에 바란다 - 의료개혁과 제약바이오 산업 육성' 주제로 정부 및 산업계, 학계, 지자체, 언론계 관계자들이 참석해 대한민국 의료산업의 미래 비전을 논의했다. 임인택 가톨릭대 보건의료경영대학원 교수(전 보건복지부 정책실장)는 '의료개혁과 산업발전' 주제의 발표에서 “의료인력 확대를 넘어 디지털 전환과 연구 중심 병원의 패러다임 전환이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임 교수는 스마트병원 구축을 위한 1조원 인공지능(AI) 투자, 의대·간호대 교육의 AI 커리큘럼 전면 도입, 고위험 의료 AI 시스템의 법적 보호체계 마련 등을 제안했다. 그는 또한 “AI 진단, 음성 EMR(전자의무기록), 로봇 물류, 스마트 병동이 이미 국내 병원 현장에서 시도되고 있지만, 이를 제도화하고 산업화하는 속도는 글로벌 대비 한참 느리다"면서 “연구중심병원도 이제 단순한 논문 기관이 아닌 '기술사업화 병원'(Entrepreneurial Hospital)으로 재편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경호 한림대 의대 학장은 '미래의료를 위한 인재양성과 지역의료 혁신' 주제로 의료 인력의 불균형과 지방 의료의 붕괴 위기를 조명했다. 유 학장은 “한국은 의사 수 자체도 부족하지만, 지역·분야·업무의 불균형이 훨씬 더 심각하다"고 진단했다. 강원도의 'MedLearn-X' 프로젝트, 의사과학자·기초과학 융합 교육, 지역기반 인재-연구-진료 선순환 구조인 'GREAT 플랫폼' 등을 소개했다. 그는 “지속가능한 지역의료를 위해선 수익 중심이 아닌 공공성과 인재 정착 중심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역설하며, 특히 RE:BUILD 모델(섹터책임병원 중심 필수의료 재설계)의 제도화를 새 정부에 촉구했다. 이어진 패널토론은 강대희 서울대 교수이자 연구회 회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패널로는 △김형석 화순전남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 △남기연 큐리언트 대표 △유경호 한림대 의대 학장 △임인택 교수 △한성준 COREE 대표가 참여했다. 토론에서는 의대 증원, 바이오 육성, 지역의료 혁신이 따로 떨어져 있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거대한 생태계로 작동해야 한다는 데 의견이 모였다. 김형석 원장은 “정부는 섹터 책임병원과 다학제 집중치료팀을 제도화하여, 필수의료의 지속 가능성을 보장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남기연 대표는 “중소 바이오벤처가 기술 개발 후 글로벌 진입까지 가기 위한 제도적 인프라가 절실하다"고 밝혔다. 토론을 마친 후 연구회 대표인 강 회장은 “이제는 선언이 아니라 실행이 필요한 때"라며 “정책은 산업 현실에 기초해야 하고, 산업은 국민의 건강과 연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강 회장은 “미래의료는 경쟁과 수익이 아니라 가치와 협력, 공공성과 지속가능성을 지향해야 한다."며 의료 개혁의 철학적 지향점을 분명히 했다. 연구회 운영위원장인 한성준 COREE 대표는 “오늘 도출된 정책 아이디어를 바탕으로 새 정부에 공식 제안서를 제출할 예정"이라며 “연구회는 단순한 담론 생산 조직을 넘어 실행 가능한 정책 설계 싱크탱크로 도약할 것"이라는 포부를 전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바야다홈헬스케어-케이닥, 디지털 재택의료 협력 체결

홈헬스케어 기업 바야다홈헬스케어(대표 김영민)는 9일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케이닥(K-DOC, 대표 조승국)과 환자 중심 재택의료와 원격의료 기술 접목을 위한 전략적 업무협약(MOU)을 최근 체결했다"고 밝혔다. 이번 협약에 따라 양사는 △원격의료 기술을 접목한 재택 기반 환자 돌봄 서비스 개발 △재택의료 서비스의 디지털 전환 △북미 및 아시아 태평양 지역 대상 홈헬스케어 서비스 공동 제공에 협력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통합 재택의료 네트워크를 확장하기 위한 공동 연구 및 사업 개발을 도모하고, 글로벌 경험 교류와 홈헬스케어 서비스 혁신을 위한 전략적 파트너십을 구축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양사는 환자 돌봄과 디지털 헬스케어를 결합해 환자 중심의 통합 돌봄 서비스 모델을 공동 개발하고, 환자 여정에 기반한 재택의료 질적 데이터를 수집해 고도화된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해 국내외 홈헬스케어 시장 혁신에 앞장설 계획이다. 김영민 대표는 “지역사회 기반의 환자 중심적 가치 실현을 위해 디지털 역량의 중요성이 커지는 상황에서 케이닥과 협력해 지속 가능한 디지털 홈헬스케어 모델 개발에 박차를 가할 수 있을 것"이라며 “한국은 물론 북미와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다양한 글로벌 협력 기회를 적극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조승국 케이닥 대표는 “재택의료가 초고령 사회의 필수 의료로 떠오른 가운데 양사 협력을 통해 재택의료 서비스를 고도화하고 디지털 헬스케어의 글로벌 확장을 도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바야다홈헬스케어는 미국 홈헬스케어 기업 바야다홈헬스케어(BAYADA Home Health Care Inc.)의 한국지사 겸 아시아태평양지역 본부이다. 전문 방문간호·요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환자지원 및 임상연구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하고 있다. 서비스 대상은 주로 노인장기요양보험 수급자를 포함한 노인 환자이며, 별도로 제약사와 함께 하는 환자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만성질환자 자가관리 지원, 희귀난치성 질환 환자 교육 및 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 케이닥은 2021년 설립된 디지털 헬스케어 선도 기업이다. 4만명 이상의 의료인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원격의료 솔루션 제공 △국내외 의료기관의 전략적 글로벌 진출(동남아, 중동) 및 의료 인력 매칭(일본, 싱가포르) △의료컨설팅 △의료관광을 포함한 종합 의료서비스 제공 등으로 주목받고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심장초음파만으로 좌심실비대 원인 감별한다

분당서울대병원은 9일 “순환기내과 윤연이 교수 연구팀이 심장초음파 영상만으로도 좌심실비대를 정확하게 진단하고, 원인까지 구분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좌심실은 폐에서 산소를 받은 혈액을 온몸으로 보내는 심장의 핵심부위로, 전신에 혈류를 공급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러한 좌심실의 벽(심근)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져 심장 기능이 저하된 상태를 '좌심실비대'라고 한다. 고혈압성 심장병 고혈압성 심장병(오랜 기간 고혈압으로 인해 좌심실 벽이 두꺼워지며 심장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 비후성 심근병증 비후성 심근병증(유전적 요인 등으로 좌심실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비대해져 심장 수축 및 이완 기능에 장애가 생기는 질환), 심장 아밀로이드증 심장 아밀로이드증(비정상 단백질인 아밀로이드가 심장 근육에 침착돼 심장 벽이 단단해지고 두꺼워지며, 점차적으로 심장 기능이 약해지는 질환) 등 몇 가지 원인으로 발생한다. 좌심실비대 진단에는 심장초음파가 1차 검사로 널리 활용되지만 검사자의 육안으로는 심실 내 미세한 구조 차이를 구분하기에 한계가 있어, MRI와 같은 추가적인 정밀 검사가 필요하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진단이 지연되면 치료가 늦어지고 심부전, 돌연사 등 중증 합병증으로 이어질 수도 있어, 보다 효율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진단 방법의 필요성이 제기돼왔다. 윤연이 교수 연구팀은 심장초음파 영상만으로도 원인을 감별할 수 있는 AI 기반 진단 기술을 개발하고자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심장초음파 영상에서 심근의 미세한 패턴과 형태 변화 등 총 1만 9839개의 특징 정보를 수치화해 AI가 질환별 패턴을 학습할 수 있도록 하고, 이를 바탕으로 좌심실비대 여부 진단 및 대표적인 원인 질환인 △고혈압성 심장병 △비후성 심근병증 △심장 아밀로이드증을 구분할 수 있는 모델을 개발했다. 외부 병원의 독립된 검증 데이터를 활용해 AI 모델의 성능을 평가한 결과, 비후성 심근병증 96%, 심장 아밀로이드증 89%, 고혈압성 심장병 83%의 진단 정확도를 보였다. 이는 AI 모델이 세 가지 질환 모두를 매우 높은 정확도로 분류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특히 고혈압성 심장병의 진단 민감도(실제 환자를 놓치지 않고 찾아내는 비율)는 기존 심장초음파 방식에서 33%였으나, AI 모델에서는 75%로 향상됐다. 비후성 심근병증의 F1 점수(진단의 정확성과 일관성을 함께 평가하는 종합 지표)도 0.57에서 0.87로 높아져, 전반적으로 AI 모델이 기존 방식보다 우수한 진단 성능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윤 교수는 “임상 현장에서 좌심실비대의 원인 규명이 지연되면서, 치료 기회를 놓치거나 나쁜 예후를 보이는 경우가 많다"면서 “이번 연구는 인공지능을 활용해 기존 진단의 한계를 극복하고, 1차 검사인 심장초음파 단계에서 원인 질환을 보다 빠르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제시한 데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심장협회 학술지(Circulation: Cardiovascular Imaging)에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한국형 인공관절 ‘PNK’ 첫 해외 수출 계약

한국형 인공관절 제품 'PNK'가 첫 해외 수출 계약을 체결했다. PNK는 연세사랑병원(고용곤 병원장) 의료진이 국내 기업과 공동 개발해 미국 FDA 승인 받았다. 이번 성과는 지난 3월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세계 최대 정형외과학회(AAOS 2025)에 참가한 이후 이뤄진 것으로, 현지 의료진과의 활발한 기술 교류와 임상적 관심이 실제 계약으로 이어졌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이 제품은 2022년 식품의약품안전처로부터 품목허가를 취득한 후, 2023년 2월부터 국내 정형외과 병·의원에서 본격 사용되어 왔다. 한국인 1만 2000여명의 무릎 해부학 데이터를 기반으로 설계됐으며, 무릎의 움직임을 최대한 보존할 수 있도록 디자인된 것이 특징이다. 2023년에는 미국 FDA로부터 510(k) 인증을 획득하며 기술력과 안전성을 동시에 인정받았다. 고용곤 병원장은 “계약 대상은 중동 지역의 정형외과 유통 전문 파트너사로, 이를 통해 해당 인공관절 제품이 본격적으로 해외 환자 치료에 사용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고 병원장은 “국내에서 순수 혁신기술로 개발하고 검증된 인공관절이 해외 의료시장에서도 충분한 경쟁력을 갖췄다는 사실을 입증한 사례로, 향후 글로벌 브랜드와의 경쟁에서도 의미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국립치의학연구원 설립, ‘K-덴탈’ 세계화 이끈다”

매년 6월 9일은 '구강보건의 날'이다. 숫자 6과 9는 어린이의 첫 영구치인 어금니가 나오는 6세의 6과 어금니(臼齒·구치)의 구(9)자를 의미한다. 처음엔 '치아의 날'로 제정됐다가 10년 전 구강보건법 개정안에 포함되면서 법정 기념일로 승격했다. 박용덕 대한구강보건협회장은 올해 제80회 '구강보건의 날'을 맞아 에너경제신문과 가진 최근 인터뷰에서 “한국의 치의학 발전과 의료기술은 좁은 국내시장을 뛰어넘고, 이젠 세계 시장을 선도하며 'K-덴탈'을 확산시키고 있다"면서 “그러나 국내 치과계 시장을 보면, 인력의 과포화로 무한경쟁에 돌입하는 모습이 보이며 '동일 진료에 대한 무질서한 가격 난립', '일부의 무책임하고 비양심적인 진료' 등 전문성과 신뢰에 상당한 문제가 발생하는 실정"이라고 지적했다. 국내 치주질환은 '부동의 1위'가 됐다. 2020년 1649만명에서 2021년 1716만명, 2022년 1812만명, 2023년 1893만명 등 해마다 늘어나 이제 2000만명에 육박한다. 1968년 설립된 구강보건협회는 순회 구강보건 교육, 구강보건 작품 공모전, 교육매체 개발 사업 등을 꾸준히 추진하면서 국민 치아·구강 건강 증진에 힘쓰는 법정단체다. 박 회장은 법원행정처의 의료전문심리위원을 20년째 맡아 환자와 의사 간 의료분쟁에 개입하여 법원의 적절한 판단 근거를 제시해 주목받고 있다. 모든 치약 속에 고중량의 파라벤(방부제) 배합이 금지되는 데도 큰 역할을 했다. 2015년 치과의사들이 금연치료 약물 처방을 할 수 있게 한 쾌거에도 앞장 서서 기여했다. 의료통역사시험제도 도입을 이끌면서 10년째 '의료통역사 국가시험위원장'을 맡고 있다. 다음은 일문일답이다. ◇최근 세계적으로 한국 의료의 우수성이 각광을 받고 있다. “의료인의 해외 진출은 단순히 개인의 직장 이동이 아니다. 거기에 부합한 의료보조인력과 통역인력 동반이라는 의료인력 수출뿐만 아니라 익숙한 한국형 의료장비의 동반 수출이 바로 핵심이다. 오늘날 한국의 임플란트 제조회사들이 해외시장을 주도한다. 한국의 우수한 의료기술과 함께 동반되는 소모품, 소 기구, 중장비 그리고 검진 장비들이 확산하고 있다." ◇한국의 의료 수출과 환자 유치가 도약하려면 어떻 것이 필요한가. “정부, 의료계 단체, 의료산업계가 독립적인 활동을 하는 것은 해외시장 개척에 한계를 보일 수밖에 없다. 지금은 함께 모여서 의료해외시장의 개척 정보에 역할 분담이 필요하다. 의료인 개인이 이에 맞게 자신의 역량을 배가시킨다면, 한국에서의 '구강보건의 날'이 전 세계로 확산하는 날이 올 것이라 확신한다. 국립치의학연구원의 조속한 개원으로 한국의 치과의료를 만개할 준비를 서둘러야 한다. 치의학 기초와 응용연구, 신기술 개발, 해외 치과의료 및 인력의 진출, 국내 치과의료 산업의 발전, 국내에 해외환자의 유치, 치과의사의 국제표준화교육, 의사와 환자의 법적 도덕적 권리장전, 환자만족서비스방안 등 모두가 결국 국립치의학연구원의 귀결점이다." ◇우리나라는 2025년 초고령사회를 맞이하여 선진국 수준의 평균 수명 향상을 이뤄 왔으나, 삶의 질적 향상에 부응하는 과학적 기반은 미비한 실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재 치의학 분야의 연구는 순수연구와 응용연구의 중간단계에 위치하고 있는 상황으로, 치의학 분야의 발전과 삶의 질 향상을 위해서는 응용연구로 중심으로 나아가야 한다. 치의학 기술의 연구·개발을 촉진, 기술 표준화를 통한 연구개발 성과를 보급·확산시켜 지속적인 신기술 개발을 위해 관련 전문 연구인력을 양성해야 한다. 한국 의료기술의 해외확산이라는 기술보급단계에 들어섬으로써 더욱 치과의료의 표준화가 필요하다. 특화된 연구·개발 지원 및 인력양성 등 정책적인 지원이 뒷받침될 수 있도록 함으로써 보건의료산업의 발전과 국민의 건강증진에 이바지할 수 있을 것이다." ◇치의학분야 해외의료시장 개척과 의료관광 활성화 및 해외환자 유치를 위해 구강보건협회의 역할과 계획은? “구강보건협회는 공익적 봉사활동기관이라서 해외환자 유치산업과 직접적인 관련은 없지만 국제적 교육홍보 및 구강보건정책 방향의 길잡이 역할을 하기 위해 꾸준하게 노력 중이다." ◇국민의 치아 건강 및 구강보건 증진과 구강보건정책 발전 방안을 위한 제언이 있다면. “교육과 홍보는 많은수록 좋으며, 해마다 새로운 세대의 탄생으로 반복된 교육이 중요하다. 잘못된 구강상식보다 올바른 구강보건교육을 통해 어릴 때부터 치아 및 구강건강 습관을 들이는 것이 가장 좋다. 따라서 구강보건협회에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 학생 대상으로 교육홍보활동에 특히 주력하고 있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벌써 30도 무더위…만성병환자·노인·어린이 ‘빨간불’

6월 초순인데, 벌써 낮 기온이 30도를 넘어서는 본격 무더위가 시작됐다. 기상청은 올해 6∼8월 날씨 전망에서 올 여름도 역대급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예상했다. 최근 기상청 발표에 따르면 1991∼2020년 사이의 30년간 폭염(섭씨 33℃ 이상) 일수는 연평균 11일이지만 최근 10년간 폭염일수는 16.3일이며, 2024년에는 30.1일에 달했다. 이러한 폭염의 장기화·심화는 온열질환 환자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이에 대한 대비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질병관리청은 전년보다 5일 빠른 지난달 15일부터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 가동에 들어갔다. 이는 전국 500여개 응급실 운영 의료기관과 관할 보건소 및 시·도, 질병청이 협력하여 폭염에 의한 온열질환자를 파악하고 일일 감시하기 위해 운영된다. 지난해 '온열질환 응급실감시체계'로 파악된 응급 온열질환자는 총 3704명(추정사망자 34명 포함)으로 전년(2023년) 대비 31.4% 증가했다. 응급실 평균 7∼8명에 달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2023년 온열질환으로 병·의원을 방문한 환자는 2만1325명으로 집계됐다. 온열질환이란 강한 햇빛과 고온, 그리고 높은 습도로 인체가 적응을 못해 쓰러지거나 호흡곤란, 탈진, 심장 발작을 일으키는 질환을 말한다. 기온이 올라가 체온에 영향을 줄 정도가 되면 인체의 체온 방어기능이 작용해 몸을 정상으로 유지한다. 땀을 흘리거나 혈액을 피부 쪽으로 많이 보내 열을 식혀주는 것이다. 또 뇌 중추에서 체온이 높아진다는 사실을 인식해 바람을 쏘이거나 물을 마시는 등의 방어작용을 하게 만든다. 폭염의 고위험군은 노인(특히 독거노인), 어린이, 만성 기저질환자가 꼽힌다. 어린이(체온조절기능 미숙)나 노약자(체온조절기능 저하)는 정상인의 60∼70%밖에 방어기능이 작용하지 않는다. 환자들은 가장 위험하다. 심뇌혈관 환자는 땀 배출로 체액이 감소하면 떨어진 혈압을 회복하기 위해 심장 박동수, 호흡수가 증가하여 심장에 부담이 늘어나고 탈수가 급격하게 진행되므로 온열질환에 취약하다. 여름철에는 인체가 체온을 낮추기 위해 말초혈관을 확장시키고 혈압을 낮추기 때문에 저혈압 환자는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정상 체온을 유지하기 위해 혈관의 수축과 이완이 활발히 일어나는데, 이 때 고혈압 환자는 급격한 혈압변동(혈압이 오르내리는 현상)으로 혈관에 큰 부담이 초래된다. 당뇨병 환자는 땀 배출로 수분이 많이 빠져 나갈 시 혈당량이 높아져 쇼크를 일으킬 수 있고 자율신경계 합병증으로 체온 조절기능이 떨어져 온열질환의 발생 가능성이 높다. 콩팥병(신장질환) 환자는 더운 날씨에 한꺼번에 너무 많은 물을 마시면 부종이나 어지럼증, 두통, 구역질, 현기증 등이 발생하기 때문에 역시 조심해야 한다. 온열질환의 종류는 △열사병 △일사병 △열탈진(열피로) △열경련 △열실신 △열부종 등 여러 가지가 있다. 가장 위험한 열사병은 몸의 열을 밖으로 배출하지 못해 생긴다. 고온에 노출된 후 40도 이상의 고열이 있지만 땀이 잘 나지 않으며 발작이나 혼수 같은 응급상황이 동반된다. 그 전에 뜨겁고 건조한 피부, 빈맥, 부정맥, 두통, 어지러움, 의식저하, 구토 등 여러 증상이 복합적으로 발생한다. 일사병은 더운 공기와 강한 태양의 직사광선을 오래 받아 급격히 올라간 체온을 제대로 낮추지 못하는 것이 원인이다. 현기증과 심한 두통을 동반하며, 땀을 많이 흘려 몸이 젖고 목이나 가슴 부위 등 피부가 차가워진다. 열탈진은 고온 환경에서 수분 보충이 원활하지 않거나, 장시간 땀을 많이 흘리면서 맹물만 보충했을 때 흔히 일어난다. 피로, 기력 저하, 어지럼증, 두통, 오심, 구토, 근육 경련 등을 호소한다. 대개 땀을 심하게 흘린다. 열경련은 근육 경련과 통증이 특징적이다. 주로 종아리, 허벅지, 어깨, 배 근육에서 나타난다. 땀을 많이 흘려 혈액에서 나트륨 농도가 감소하면 흔하게 발생한다. 체온은 정상이거나 올라갈 수 있다. 열실신은 더위로 인해 갑자기 쓰러지는 경우다. 말초혈관이 확장되고 탈수가 되면 체온을 낮추느라 혈액이 피부쪽으로 쏠려 몸속의 장기나 뇌에 혈액의 양이 부족해지는 것이 원인이다. 체온이 높아지면 열을 외부로 발산하기 위해 체표면의 혈액량은 늘어나고 심부의 혈액량은 감소하는데, 이런 상태에서 오래 서있거나 앉아있게 되면 체표에 순환하던 혈액의 수분들이 혈관 밖으로 이동하면서 부종이 발생한다. 여름철 온열질환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관건은 물이다. 날씨가 무더운 여름은 인체에 수분 부족이 생기기 쉽다. 기온이 올라가고, 활동량이 늘어나면 우리 몸이 필요로 하는 물의 양이 상대적으로 많아진다. 땀을 많이 흘리고, 이로 인해 인체에서 수분이 많이 빠져나가기 때문이다. 또 뜨거운 햇볕에 노출되면 피부증발로 인한 수분손실도 많아진다. 인체 체중의 60∼70%는 수분(물)이다. 체중이 70㎏라면 40∼50㎏이 물이다. 물은 비중이 제로(0, 무게와 부피가 같음)이므로 40∼50ℓ에 해당한다. 이러한 수분이 1∼2%(400∼500㎖)만 부족해도 신체기능이 정상이라면 심한 갈증을 느낀다. 갈증은 우리 몸에 수분이 부족하다는 신호다. 갈증이 지속되면 세포나 인체에 많은 이상을 일으킬 수 있다. 약 5%(2~2.5ℓ)가 부족하면 혼수상태에 빠진다. 10%(4~5ℓ)가 부족하면 심근경색과 심장마비 가능성이 증가한다. 20%(8~10ℓ) 이상의 수분을 잃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 있다. 보통 하루에 필요한 수분 소모량은 성인을 기준으로 2~2.5ℓ에 달한다. 소변으로 배설되는 양이 약 1.5ℓ 내외, 소변 이외 땀·호흡 등으로 배출되는 양도 약 1ℓ에 이르기 때문이다. 음식으로 섭취하는 수분의 양이 통상 1~1.2ℓ라는 점을 감안하면 식사 이외에 1.5ℓ 내외의 수분을 기본적으로 보충해줘야 하는 셈이다. 큰 컵으로 8~10잔에 해당하는 양이다. 물은 하루종일 틈틈이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만성탈수 상태에 접어들면 갈증을 잘 느끼지 못한다. 목이 마르지 많더라도 주기적으로 물을 마셔주는 습관을 들이자. 소량의 물을 수시로 음용하는 것이 수분 부족을 막는 기본 수칙이다. 갈증을 느꼈을 때 마시는 물은 당장 심장의 운송 능력을 돕는다거나 혈액이나 체액의 농도를 조절해 주지는 못한다. 야외활동이나 운동 중에는 목이 마르지 않더라도 20분 정도 간격으로 물을 한 컵 이상 마시는 것이 바람직하다. 온열질환을 예방에는 △물을 자주 마시고(물) △시원한 곳에서 지내며(그늘) △더운 시간대의 활동을 자제(휴식)하는 것이 중요한 삼박자이다. 특히, 체온 조절이 원활하지 않은 만성질환자, 어린이, 고령자는 기본적으로 더위에 오래 노출되지 않도록 더욱 주의해야 한다. 더위가 느껴지면 부채나 신문 같은 것으로 바람을 일으켜 체온을 낮춰주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기상청의 날씨 예보에도 신경을 쓰자. 폭염 특보(주의보·경보)가 내려진 날은 특히 무리한 운동이나 작업을 자제하고 과로·과음을 피하는 등 은인자중하는 것이 중요하다. 폭염 주의보는 하루 최고체감온도 33℃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예상될 때, 혹은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 또는 폭염 장기화 등으로 중대한 피해 발생이 예상될 때 내려진다. 폭염 경보는 하루 최고체감온도 35℃ 이상인 상태가 2일 이상 예상될 때, 혹은 급격한 체감온도 상승 또는 폭염 장기화 등으로 광범위한 지역에서 중대한 피해 발생이 예상될 때 발령한다. 다음은 응급의학과 전문의들이 권고하는 열사병 응급대처·예방법이다. 하나, 뜨거운 날에는 한낮에 무리한 운동이나 작업 등 활동을 자제한다. 둘, 운동이나 작업 도중 현기증, 구역질 등이 발생하면 즉시 멈춘다. 셋, 서늘하고 햇볕이 없는 그늘에서 휴식을 취하며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한다. 넷, 환자가 생기면 서늘한 곳에 뉘이고 호흡을 원활히 할 수 있게 해준다. 다섯, 체온을 39℃ 이하로 낮추기 위해 모든 수단을 동원한다. 여섯, 구급대에 신속히 도움을 요청, 병원 응급실로 이송해 치료를 받는다. 일곱, 환자의 맥박이나 의식, 호흡 등을 잘 살펴 위급 시 심·폐소생술을 시행한다. 여덟, 과음·과로·수면부족을 피한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혈액검사 통한 위암 진단 ‘새 가능성’ 규명

분당서울대병원은 1일 “소화기내과 김나영·최용훈 교수 연구팀이 혈액검사를 통해 위암의 전 단계인 위선종과 조기 위암 고위험군을 조기에 선별할 수 있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위암은 대개 오랜 기간 위 점막이 서서히 손상되고 변화하는 과정을 거쳐 발생한다. 이 과정에서 나타나는 대표적인 징후 중 하나가 '위축성 위염'이다. 연구팀은 이러한 위축성 위염의 정도를 간접적으로 보여주는 혈청 펩시노겐 수치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감염 여부를 동시에 검사하는 혈청 펩시노겐 키트를 활용해 위암 고위험군을 가려내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이 분당서울대병원에서 위내시경 및 혈액검사를 받은 2200여 명의 환자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펩시노겐Ⅰ에서 펩시노겐Ⅱ을 나눈 수치가 5.3 이하로 낮아진 경우 위암 전단계인 위선종과 위암 위험이 유의하게 높게 나타나는 것을 확인했다. 특히 헬리코박터균 감염이 음성으로 나타난 경우 위선종 발병 위험은 일반인 대비 3.36배, 위암은 2.25배 높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위암 조기선별의 새로운 도구로서 혈청 펩시노겐 검사와 헬리코박터 감염 여부의 병합 해석이 가지는 가능성을 실증한 결과로서 의미가 깊다. 김 교수팀은 최근 다른 연구에서 펩시노겐 II와 헬리코박터 감염력의 조합으로 젊은 여성의 미만형 위암 고위험군을 가려낼 수 있다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김 교수는 “정기적인 내시경 검진이 어려운 고령층이나 아직 국가검진 대상에 포함되지 않은 젊은층의 경우 위암을 조기에 발견할 기회를 놓치기 쉽다"면서 “이번 연구 결과는 이들 사각지대 환자에게 혈액검사 기반의 선별 전략이 실질적인 대안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임상적 근거"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최근 소화기학 분야 국제학술지(Gut and Liver) 온라인에 게재됐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건강e+ 삶의 질] 몸에 검은 점, 모양 변하고 커지면 ‘피부암 의심’

80대 중반의 노모와 따로 사는 직장인 A씨는 최근 모친의 눈가 피부에 빨갛게 둥글고 볼록한 딱지 같은 것이 생긴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A씨의 건강지식으로 볼 때 피부암이 의심됐기 때문이다. 모친에게 경위를 물어보니, 몇 년 전부터 작은 딱지가 생겨 손톱으로 떼어내기를 매년 수차례 반복했다고 한다. 처음에 팥알 크기의 딱지 같은 것은 점점 커져서 콩알 만하게 됐다. 최근에는 딱지를 떼어냈다가 출혈이 생겨 고생하기도 했다. A씨는 대학병원 피부과에 모친의 진료를 신청했다. 의사는 눈으로 병변 부위를 살펴보더니, “광선각화증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이며, 눈으로 봐서는 확실하게 알 수가 없으므로 조직검사를 해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진료 당일 환부에서 가로 2㎜, 세로 4㎜ 정도의 조직을 떼어냈다. 떼어낸 자리를 두 바늘 꿰맸지만 피를 묽게 하는 약을 복용 중이라 지혈에 애를 먹었다. 1주일 후 외래 진료에서 의사는 “조직검사 결과 피부암 중 비교적 흔한 편평세포암으로 확인됐으며, 그냥 놔두면 위험하니 수술을 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수술 날짜는 수술 일정이 밀려 있어 6개월 이상 기다려야 했다. 수술 상담 간호사는 “그 사이에 피부암에 큰 변화는 없을 것"이라며 “빨리 수술하고 싶으면 다른 의료기관에 가는 수밖에 없지만 거기도 대기 상황은 비슷할 거 같다"고 말했다. 의사는 A씨의 모친에게 CT검사를 처방했다. 병변 위치인 눈가 뼈가 피부와 가깝게 붙어 있어 전이 여부 등 CT검사 결과에 따라 치료 방침은 달라진다. CT 검사 또한 많이 밀려 있어서 약 보름 후에 예약이 가능했다. 이런 소식을 전해들은 A씨의 형제자매들은 모친의 얼굴에 딱지가 생긴 것을 제대로 발견 못하고 암이 되기까지 “너무 무심했다"는 자괴감에 빠졌다. A씨의 모친은 그 딱지를 단순한 부스럼으로 생각했다면서 수술을 걱정했다. ◇ 환자 2019년 2만6천명→2023년 3만5천명대…대부분 고령층 최근 고령층을 중심으로 피부암 환자가 계속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진료통계를 보면, 연간 피부암 진료 인원은 2019년 2만 5997명에서 매년 늘어나 2023년에는 3만 5658명을 기록했다. 환자 중 80% 이상이 60대 이후이다. 피부암의 전단계인 '피부전구암' 또한 2019년 2만 401명에서 2023년 2만 6738명으로 증가했다. 대한피부과학회에 따르면 피부암은 크게 편평세포암, 흑색종, 기저세포암 등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피부가 헐고 진물이 나 점차 피부 밑으로 파고드는 편평세포암은 자외선에 지속적으로 많이 노출된 사람의 안면에 잘 발생한다는 특징이 있다. 주요 원인은 자외선, 사람유두종바이러스(HPV), 방사선 노출, 타르와 같은 발암물질, 만성 궤양, 화상 흉터 등이다. 흑색종은 악성도가 높은 피부암으로, 검은 색소가 점차 짙어지면서 커지고 다른 부위까지 전이되어 조기에 치료를 못하면 생명까지 위험해질 수 있다. 검은 반점이 점차 짙고 커지며 경계가 불분명하고, 색상이 일정하지 않고 짙은 색과 옅은 색이 섞여 있으면 흑색종을 의심해야 한다. 특히 손바닥, 발바닥, 손톱 밑에는 원래 멜라닌 색소가 없기 때문에 이런 곳이 검게 보인다면 흑색종을 의심해야 한다. 기저세포암은 표피 가장 아래의 기저층에서 발생하는 악성종양으로 피부암 중 가장 흔하게 발생한다. 자외선 만성 노출이 주원인으로 주로 얼굴과 머리에 발생한다. 원격 전이나 이로 인한 사망은 드물지만, 국소적 침윤으로 조직 손상과 변형을 유발한다. 이것도 몇 년 이상 오래된다면 몸속 깊숙이 퍼질 수 있다. 주요 피부암 및 피부암 전단계 병변들을 보면, 표재 확장성 흑색종은 검은색·푸른색·분홍색 또는 흰색으로 색깔이 다양하다. 대개 직경 6㎜ 이상의 크기에 평평하거나 약간 솟아 있는 모양으로 갈색을 띤다. 악성 흑색점 흑색종은 불규칙한 경계를 보이는 갈색반으로 시작해 서서히 주변으로 퍼져 커다랗고 다양한 색조를 띤 '색소반'을 이룬다. 악성 흑색점 흑색종의 전구 병변 내에 푸르고 검은 결절이 생기면 흑색종이 진피내로 침범했을 가능성이 있다. 점막흑색종은 구강내 점막이나 입술점막에 발생한 악성 흑색종을 말한다. ◇ 검버섯, 자외선 과다노출 원인 같지만 암과 무관한 악성종양 광선각화증은 편평상피암종으로 진행될 수 있는 '전암성 병변'으로 주로 햇빛에 과다 노출되어 생긴다. 한 곳 또는 여러 곳에 가는 털과 밝은 피부가 나타나며 약 20%에서 암이 된다. 편평세포암은 대부분 광선각화증 같은 병변이 먼저 발생한다. 자외선 노출뿐 아니라 흉터(특히 화상 흉터), 방사선, 화학물질 등도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각화극세포종은 빠르게 성장하는 피부암으로, 중년 및 노인의 햇빛에 노출된 피부에 발생하며 주로 화산모양의 구진 형태로 나타난다. 피부과학회는 “생활 속에서 자외선 노출이 많아지고 고령화 등으로 인해 피부암 환자가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부정확한 피부건강 정보가 범람하고, 비전문가들이 피부질환을 다루면서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다"고 지적했다. 우선 피부암의 전구 병변인 광선각화증과 암과는 무관한 검버섯에 대한 공통점과 차이점을 잘 알아둘 필요가 있다. 둘 다 햇빛(자외선)을 많이 쬐어서 생기는 피부질환이지만 본질적으로 다르다. 검버섯은 점점 진해지고 크기가 커지는 등 겉모습이 광선각화증과 비슷하지만 단순한 양성종양으로 피부암이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광선각화증은 피부 표피에서 발생하는 피부암의 전단계 질환이다. 광선각화증은 피부에 노출된 부위에 많이 나타나고, 야외 레저·스포츠를 즐기거나 햇빛에서 일을 하는 직업군에서 위험성이 크다. 연령이 증가함에 따라 광선각화증의 발생 빈도가 높다. 피부암은 가려움·통증 같은 증상이 거의 없이 평범한 검은 반점으로 보여 방치하기 쉽다. 검은 점이 새로 생긴다든지, 이미 있는 검은 점의 모양·크기·색조가 변하는 경우 피부과 전문의 진료를 꼭 받아야 한다. 피부암뿐 아니라 피부전구암 또한 그냥 놔두면 암으로 변할 수 있기 때문에 적절한 치료가 필수이다. 박효순 기자 anyto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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