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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OOP, 분식회계 의혹에 “매출 부풀릴 이유 없다” 해명

숲(SOOP·옛 아프리카TV)이 최근 불거진 분식회계 의혹에 대해 “매출을 부풀릴 이유가 없다"고 반박했다. 최영우 최고전략책임자(CSO)는 12일 오전 진행된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에서 “금융감독원 조사에 성실히 임하고 있다"면서도 “상장사로서 회계 감리는 언제나 진행될 수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지난 11일 SOOP이 금감원 감리를 받고 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회계 처리 방식이 도마위에 올랐다. 금감원은 SOOP의 게임 콘텐츠 광고 수익 인식에 위반사항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업계는 '본인-대리인' 구분에 대한 해석차가 발생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만일 이같은 처리 방식이 분식으로 결정될 경우, 규모는 수백억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최 CSO는 “금감원에서 살펴보고 있는 게임콘텐츠 광고는 2019년 도입한 광고 비즈니스 모델"이라며 “기존의 전형적인 광고 사업과 성격이 다른 새로운 형태의 광고로, 제작의 종합 책임과 리스크를 모두 회사가 부담한다"고 해명했다. 이어 “게임 콘텐츠 광고가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4% 정도"라며 “기업공개(IPO)나 투자 유치 등 매출을 부풀릴 동기가 전혀 없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영업익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상황이기에 4대 회계 법인에서도 문제가 없다고 이야기를 들었다"며 “향후 이 부분은 철저히 소명할 예정이며, 결과가 나오면 공식적으로 다양한 이야기를 공유하겠다"고 했다. 한편 SOOP은 지난해 매출 4291억원·영업이익 1143억원·당기순이익 991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전년 대비 23%, 27%, 33% 증가한 수치다. 사업부문별로 살펴보면 플랫폼 3265억원·광고 980억원으로 각각 26%, 18% 올랐다. 다만 영업비용 역시 22% 증가한 314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는 국내외 콘텐츠 공유를 강화함과 동시에 기업간거래(B2B) 파트너십도 확대할 방침이다. 주요 기업으로는 넥슨·크래프톤 등을 언급했다. 글로벌에선 동시 송출·현지 스트리머 확보로 해외 사용자 접점을 확대하고, 국내 커뮤니티 활성화와 광고·브랜딩 강화를 통해 플랫폼 참여도 늘릴 계획이다. 생성형 인공지능(AI) 도입도 가속화한다. △AI 라이브 영상 제작 기술 '사비' △영상비서 '수피' △다시보기 하이라이트 AI '샤크' △스트리밍 매니저 '살사' 등을 통해 새 비즈니스 모델을 구축한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위메이드, 지난해 영업익 81억원 흑전…“양보다 질로 승부”

위메이드가 지난해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 성과와 경영 효율화에 힘입어 흑자전환했다. 올해 신작 출시와 블록체인 사업 확장 기조를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위메이드는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 7120억원·영업익 81억원·당기순이익 869억원을 기록했다고 12일 공시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17.6% 올랐고, 영업익과 당기순이익은 흑전했다. '나이트 크로우' 성과를 비롯한 '미르의 전설 2·3' 중국 라이선스 계약이 매출 향상에 힘을 실었다. 경영 효율화로 영업·마케팅 비용을 줄였고, 매드엔진 편입에 따른 영업 외 손익이 증가하면서 영업익과 당기순이익도 흑전했다는 설명이다. 오는 20일 '레전드 오브 이미르'를 시작으로 △FPS 게임 '디스 민즈 워' △익스트랙션 슈터 '미드나잇 워커스' 등 신작 20여종을 선보인다. 미르M 중국 버전은 올 3분기 출시될 예정이다. 다작 전략보단 질적 향상으로 승부를 본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확실한 성공 사례를 만들 수 있는 우수 게임들을 우선적으로 온보딩한다. 김상원 IR 전무이사는 “나이트 크로우 글로벌은 출시 1년이 지난 지금 동시접속자 수도 30만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미르M 중국 버전의 경우 이용자 선호 성향을 고려해 많은 부분을 수정하다 보니 일정 조정이 있었지만, 3분기쯤 추가 지연없이 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위믹스플레이·위퍼블릭 중심 위믹스 생태계도 강화한다. 위믹스 블록체인 사업 활성화를 위한 프로젝트를 통해 경쟁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김 이사는 “지난해 위믹스플레이 플랫폼·커뮤니티 기능 개편으로 온보딩이 다소 잠잠했다"며 “위퍼블릭은 소셜 기능을 강화해 단체 단위로 활동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성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위메이드맥스는 지난해 매출 751억원·영업손실 87억원·당기순손실 140억원을 기록했다. 올해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수집·방치형 역할수행게임(RPG), 소셜네트워크게임(SNG) 등 신작 모바일 게임 10종 이상을 개발할 계획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업계 근무조건·고용안정 높여야”…IT위, 임단협 공동요구안 제시

정보통신기술(ICT) 기업 산하 노동조합으로 구성된 민주노총 화학섬유식품산업노조 IT위원회가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노사 임금·단체교섭 관련 공동요구안을 제시했다. IT위원회는 12일 오전 서울 중구에서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기자회견을 열었다. 공동요구안 제시는 지난 2017년 네이버를 시작으로 IT업계에 노동조합이 설립되기 시작한 이래 최초다. 이는 팬데믹 종료 이후 업계 전반에 고용불안이 확산되는 추세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앞서 IT위는 2023년 각 노조가 소속한 기업 및 업계 전반의 임단협에 대한 공동대응 방침을 세워 연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공동요구안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조치위원회 설치 △인사평가 공정·투명성 확보를 위한 평가기준 공개 △경영상 이유에 따른 전환배치 절차 개선 △분사 및 인수합병 시 노동자 권리 보호 등을 골자로 한다. 임단협 및 인력 조정 과정에서 각 기업이 공통으로 맞닥뜨리는 불합리한 조치에 대한 산업 차원 대응과 열악한 업무환경 개선을 위해 이같은 요구안을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조치위 설치 조항 제시 배경으로는 경쟁 과정에서 가해지는 업무 압박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적잖게 발생하고 있지만, 조사 과정에서 사측 주관이 개입될 가능성이 높아 제대로 된 문제 해결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인사평가 기준의 공정·객관·투명성 담보를 통해 정당한 보상 체계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세윤 IT위원장(네이버 노조 지회장)은 “업계 특성상 프로젝트 개편에 따른 전환배치, 분사 등으로 구조조정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과정에서 당사자의 의사가 제대로 반영되지 않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며 “안정된 근무 여건 속에서 개인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을 하도록 보장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현행법상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사 판단 주체가 모두 사용자인 먼큼 조치위 구성을 노사 동수로 구성해 인적 관리를 강화해야 한다"며 “노동자가 건강하게 일할 수 있어야 창의적 아이디어도 나오고,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게임·서비스 개발도 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일자리 감소 우려에 대해선 “기존 인력을 대체하기보단 업무효율을 높일 수 있는 수단이라 본다"며 “고품질 AI 서비스 개발이 더 많은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도 있다"고 했다. 오 위원장은 최근 정치권을 중심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을 IT업계에도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는 데 대한 반대 입장도 명확히 했다. 노동자의 건강을 해치고, 인적 토대를 약화시켜 장기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는 우려다. 정치권은 최근 반도체 등 첨단 산업의 연구·개발(R&D) 인력에 한해 주 52시간 근무제 적용 범위에서 제외하는 것을 핵심으로 한 '반도체 특별법'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에 대해 노동계는 보상 여부와 상관없이 52시간보다 근무시간을 늘릴 수 없다는 입장을 피력한 바 있다. 오 위원장은 “노동시간 규제를 완화하는 것은 오히려 노동자를 소모품 취급하는 인식이 내포돼 있는 것"이라며 “노동자를 갈아 넣어 문제를 해결할 게 아니라, 이들이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업무에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하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IT위는 네이버와 카카오, 넥슨, 넷마블, 엔씨소프트, 스마일게이트, 한글과컴퓨터, 배달의민족 등 다수 기업 산하 노조가 가입돼 있다. 노조에 따르면 전체 조합원 규모는 약 2만명에 달한다. 이 중 네이버·카카오 노조는 지난해 전체 가입률 50%를 넘기면서 사내 과반노조 지위를 확보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신입사원 만난 조현범 회장 “실패해도 도전하자”

“늘 실패할 각오를 하고 도전하자" 조현범 한국앤컴퍼니그룹 회장이 그룹 신입사원들에게 혁신을 위한 도전을 멈추지 말자고 당부했다. 한국앤컴퍼니그룹은 지난 11일 대전광역시 유성구 하이테크 연구소 테크노돔에서 열린 '2025 한국앤컴퍼니그룹 신입사원 환영행사'에 조 회장이 참가해 신입사원 등 임직원과 소통했다고 12일 밝혔다. 이 회사가 신입사원 환영 행사를 그룹 차원으로 진행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 자리엔 조 회장, 박종호 한국앤컴퍼니 대표, 안종선·이상훈 한국타이어 공동대표, 그룹 임직원, 신입사원 149명 등 총 200여명이 참가했다. 공식 행사에 앞서 신입 사원과 대화에 나선 조 회장은 “유튜브 생중계로 지금 이 모습을 보고 계시는 여러분 가족들께 깊은 감사를 드린다"고 인사를 전했다. 이어 “오늘 행사는 한달 간 기본 교육을 마치고 진정한 한국앤컴퍼니그룹 구성원으로 첫발을 내딛는 긴 여정의 출발점"이라며 “열정과 패기 넘치는 여러분이 혁신과 도전의 프로액티브 리더로 성장하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 회장은 그룹 최우선 가치로 '혁신'을 꼽으며 문제 의식을 갖고 업무에 임하자고 주문했다. 그는 “경영이든 업무든 별일이나 문제 없이 모든 게 잘 된다는 나태함이 가장 위험하다"며 “문제 의식을 갖는 것이 혁신의 출발점"이라고 덧붙였다. 조 회장은 또 한국앤컴퍼니그룹이 실패에 대한 포용력이 크다는 점을 소개하며 신입 사원들에게 멈추지 않는 도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우리가 삶이나 직장 생활을 대할 때, 실패가 두려워 아무것도 하지 않는 게 제일 나쁜 태도"라며 “가만히 있는 이상 혁신은 일어나지 않기 때문에, 늘 실패할 각오를 하고 도전하자"고 말했다. 특히 소통·협업·창의 등 3C를 신입 사원이 갖춰야 할 기본기로 꼽았다. 조 회장은 “저를 비롯한 그룹 내 모든 임직원 선배들은 여러분이 회사에 빠르게 적응하고 진정한 프로액티브 리더가 될 수 있도록 지원을 아끼지 않겠다"고 약속했다. 환영 행사에 참가한 김태윤 TB Asia Project팀 신입사원은 “한달 교육에 이어 오늘 역시, 이 조직이 구성원을 진심으로 아낀다는 걸 느낄 수 있다"며 “특히 선배들의 조언과 기업의 혁신적 공간들이 굉장히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박상욱 AB판매전략팀 신입사원은 “행사 내내 이제 진정한 사회인으로 첫발을 내딛었다는 생각을 했고, 앞으로 두려움 없이 도전하겠다"고 전했다. 이홍석 HR개발팀 상무는 “기업 위상과 구성원 간 시너지 등을 고려해 올해부터 신입사원 행사를 그룹 차원으로 열게 됐다"며 “디지털 시대에 걸맞는 인재 육성 전략을 통해 글로벌 하이테크 그룹 입지를 더 단단히 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힘 빠진 리니지… 배그·던파·니케 인기에 실적 양극화

게임업계의 지난해 실적이 속속 나오는 가운데 이른바 '똘똘한 지식재산(IP)'이 주요 기업의 희비를 엇가른 모습이다. 리니지의 부진으로 사상 첫 연간적자를 기록한 엔씨소프트(엔씨)와 배틀그라운드(PUBG·펍지)·승리의 여신: 니케 인기에 힘입어 역대 최대 실적을 세운 크래프톤·시프트업 사례가 대표적이다. 기존작의 아성을 이어갈 차기작 발굴이 업계의 장기 흥행을 판가름할 전망이다. 12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엔씨는 1998년 창업 후 26년 만에 처음으로 적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손실이 1092억원으로 집계된 가운데 매출 1조5781억원·당기순이익 941억원으로 전년 대비 11.3%, 56.0% 감소했다. 이같은 결과는 엔씨의 기둥 역할을 해오던 리니지 시리즈의 경쟁력 약화와 신작 흥행 실패가 맞물린 결과로 해석된다. 사업부문별 매출을 살펴보면 모바일 9367억원·PC 및 온라인게임 3518억원으로 집계됐다. 합산 역대 최고 매출(2조5718억원)를 기록했던 2022년 대비 51.5%, 9.89% 감소한 수치다. 이 기간 리니지 시리즈 모바일 매출은 △리니지M 4927억원 △리니지W 2442억원으로 각각 4.6%, 74.8% 줄었다. PC·온라인게임 매출 역시 △리니지 982억원 △리니지2 854억원으로 7.98%, 9.13% 감소했다. 리니지는 오랜 기간 엔씨의 핵심 수익원으로 자리매김해왔다. 그러나 2023년을 기점으로 성장세가 둔화됐다. 주요 사업모델(BM)인 확률형 아이템 확률 조작 논란이 불거지면서 신뢰도가 하락하던 시점이다. 이 때 엔씨의 연간실적은 매출 1조7798억원·영업익 1373억원·당기순이익 2139억원으로 전년 대비 31%, 75%, 51% 줄었다. 지나친 과금 모델에 지친 이용자들이 떠난 가운데 리니지 성공 사례를 모방한 게임들이 잇따라 나오며 피로감이 커진 데 따른 현상이다. 여기에 게임 트렌드가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에서 PC·콘솔 등으로 옮겨지면서 이탈이 심화됐다. 내부에서도 이같은 분위기를 감지하고 있던 것으로 보인다. 송가람 엔씨 노동조합(우주정복) 지회장은 지난해 11월 분사 반대 집회에서 “내부에서도 리니지류 게임 위주 개발에 대한 경고 메시지와 비리니지 게임을 만들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며 “리니지만 만들고 싶어하는 임원들을 쳐내고 제대로 된 인사이트를 가진 사람을 앉혀 웰메이드 게임을 개발, 경영 위기를 극복했어야 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엔씨는 체질 개선을 위해 배틀크러쉬·저니 오브 모나크·호연 등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출시했지만 시장 반응은 냉랭했다. '리니지 방정식'을 완전히 탈피하지 못했다는 이유에서다. 반면 크래프톤과 시프트업은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크래프톤은 매출 2조7098억원·영업익 1조1825억원으로 전년보다 41.8%·54% 상승했다. 시프트업 또한 매출 2199억원·영업익 1486억원으로 30.4%·33.8% 증가했다. 이 기간 양사의 영업이익률은 각각 43.6%, 68%였다. 이들의 특징은 핵심 IP의 인기가 전체 실적을 이끌었단 것이다. △PC·콘솔 플랫폼 △페이투윈(P2W) 등 BM 도입 △서브컬처·배틀로얄 등 장르 다각화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다. 그동안 국내 시장에서 지명도가 적었던 서브컬처 등 장르로 차별화를 꾀하고, 확률형 요소를 줄인 게 성공 요인으로 꼽힌다. 크래프톤은 펍지 PC 버전 무료화 및 프리미엄 콘텐츠 강화가 주효했다. 특히 펍지 인도버전(BGMI)의 트래픽·매출은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시프트업은 니케의 안정성에 스블 흥행이 더해진 모습이다. 두 작품의 연매출은 니케 1531억원, 스블 628억원으로 각각 70%, 29.6%를 차지한다. 오는 13일 실적 발표를 앞둔 넥슨 또한 연매출 4조원 돌파를 목전에 두고 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4조1322억원·영업익 1조1893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핵심 IP인 '던전 앤 파이터' 모바일의 성과에 차기작 '퍼스트 디센던트'의 서구권 매출 확대가 실적 향상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전자는 직관적인 시스템 개편이, 후자는 루트슈터라는 장르로 이목을 끌었다. 업계의 향후 공통 과제는 '신·구 조화' 성공 방정식을 찾는 것으로 요약된다. 기존 IP를 지속 육성하면서 신규 IP 기반 차기작 흥행을 이끄는 게 골자다. 업계에선 시프트업이 '원게임 리스크'를 사실상 해소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고 있다. 2023년 실적의 97.7%가 니케에서 발생하는 구조였다면, 스블이 지난해 실적을 양분하기 시작하면서 추가 성장 동력이 생겼다는 것. 김동우 교보증권 연구원은 “2개 IP는 제품수명주기(PLC) 초기 히트작으로 올해도 지역·플랫폼 확장을 통해 성장동력으로 자리매김할 것“이라며 "상반기 '프로젝트 위치스' 게임성 구체화를 통해 2027년 이후의 신규 성장동력 확보 기대감 역시 형성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반면 크래프톤은 역대 실적을 달성했지만 주가는 다소 미지근한 모습인데, '원 히트 원더'라는 꼬리표를 떼야 한다는 게 증권가 중론이다. 이를 위해 올해 다크 앤 다커 모바일·인조이 등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가운데 다음달 28일 출시되는 인조이 성과가 중요 관문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강석오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크래프톤에 대해 “펍지 외 신작을 통한 개발·퍼블리싱 역량 증명 없이는 밸류에이션이 확장되기 어려울 것"이라며 “신규 IP 발굴 투자는 긍정적이나, 실적 가시화까지 소요될 시간이 단기 투자 매력을 낮추고 있다"고 짚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4000만원 이하 전면전”…전기차 캐즘 돌파 선봉장 ‘소형 SUV’ 지목

매년 심화되는 '전기차 캐즘'으로 인해 완성차 업계가 '작고 저렴한 SUV' 모델 출시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중국 BYD가 실구매가 2000만원대 소형 전기 SUV의 '아토3'를 출시하면서 업계의 '가격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12일 카이즈유 데이터 연구소 '2024년 신차 등력 현황'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시장서 전기차는 14만6883대 판매되며 전년 대비 9.7%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 높은 가격과 부족한 충전 인프라가 발목을 잡으며 매년 하락세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이에 완성차 업계는 '높은 가격'을 캐즘의 가장 큰 원인으로 판단하고 '가격 인하 경쟁'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기업들은 최근 국내시장서 높은 인기를 보이는 '소형 SUV' 라인을 대거 선보이고 있다. 국내 시장에선 기아가 3000만원대 구매 가능한 EV3를 출시하면서 전기차 구매 기준을 '4000만원 이하'로 낮춘 것이 발화점이 됐다. 수입 브랜드들도 이 흐름에 동참하면서 전기차의 가격대가 점점 낮아지고 있다. 이들의 전기차 가격 경쟁은 올해부터 본격화 될 전망이다. BYD, 볼보, 폭스바겐 등 여러 수입 브랜드가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가운데 현대차그룹도 '안방 사수'를 위해 저가 라인업을 강화할 방침이기 때문이다. 먼저 현대차그룹은 이 시장 최강자 기아 EV3를 필두로 현대차 캐스퍼 일렉트릭 등 라인업을 보강한다. EV3는 지난해 국내 시장서 가장 '핫'했던 전기차다. 6월에 출시됐음에도 불구하고 1만2769대 판매를 기록하며 역시 소비자들에겐 '가성비'가 최고임을 입증했다. 현대차그룹은 올해 EV3에 이어 EV4, EV5 등을 출시하며 라인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이어 현대차그룹은 최근 캐스퍼 일렉트릭에 아웃도어 테마 디자인을 입힌 '캐스퍼 일렉트릭 크로스'를 출시하는 등 소비자들의 전기차 유입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 모델은 기존 캐스퍼 일렉트릭의 디자인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아웃도어 환경을 즐기는 고객의 입맛에 맞춰 튼튼하고 강인한 매력을 입힌 차량이다. 현대차그룹의 방어만큼 수입차들의 공세도 거세다. 특히 업계가 가장 주목하는 곳은 중국 BYD다. BYD는 지난달 보조금 포함 2000만원대 구매 가능한 역대급 가성비 전기차 '아토3'를 출시했다. 눈높이가 워낙 높은 한국시장서 자신들의 강점인 가격 경쟁력으로 승부하겠다는 전략이다. 아토3는 기아 EV3보다 주행성능이나 완성도가 비교적 떨어지지만, 가격이 워낙 저렴해 충분한 수요층이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렌터카, 영업용차 등으로 많이 팔릴 것으로 예상돼 시장에 긴장감을 주고 있다. 이를 입증하듯 아토3는 사전 예약 1주일 만에 계약대수 1000대를 돌파했다. 볼보코리아도 지난 3일 소형 SUV EX30을 국내시장에 출시했다. EX30은 2년 전부터 국내 소비자들을 기다리게 했던 모델로 수입 프리미엄 감성과 성능을 느낄 수 있는 전기차다. 특히 4000만원대로 EV3에도 크게 뒤처지지 않는 가격이 장점으로 꼽히고 있다. 이어 폭스바겐도 ID.4 2025년형을 출시했다. ID.4는 최근 관심도가 떨어졌지만 출시 초반엔 상당한 인기를 끌던 모델로 충분한 상품성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는 모델이다. ID.4 2025년형 역시 보조금 포함 3000만원대 구매 가능하며 가격 경쟁력까지 보유한 모델이다.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 캐즘이 심화될수록 업계의 가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특히 중국 BYD의 가세가 국내 시장 전기차 가격 단가 형성에 영향을 줄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통신 3사, 군살 빼고 AI 입는다…수익성 개선 총력전

지난해 4년 만에 최저 합산 영업이익을 기록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는 올해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일 방침이다. 이를 위해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는 한편, 미래 성장 동력으로 꼽히는 인공지능(AI) 분야에 투자를 집중해 수익 창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12일 통신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통신 3사의 2024년 연결 기준 영업이익 합계(추정치)는 3조4634억원이다. SK텔레콤은 1조8234억원, LG유플러스는 8631억원의 실적을 발표했으며, KT는 7769억원으로 추정된다. 이로써 통신 3사의 연간 합산 영업이익이 4년 만에 3조원대로 하락했다. 3사의 합산 영업이익은 오랫동안 3조원대에 머물다가 5세대 이동통신(5G) 상용화 효과로 2021년 4조원대에 진입했다. 이후 2023년까지 '영업익 4조원 시대'를 유지해왔다. 지난해 3사의 합산 영업이익 감소의 주요 원인은 일회성 인건비의 대폭 증가로 분석된다. KT는 작년 10월 네트워크 운용 자회사로의 전출과 특별 희망퇴직을 통한 인력 재배치를 시행했다. 약 2800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했으며, 1조원에 가까운 인건비가 지출된 것으로 알려졌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도 각각 대규모 희망퇴직비용과 통상 임금 범위 확대 판결에 따른 4분기 일회성 인건비 반영이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또한, 핵심 수익원인 이동통신 부문의 성장 둔화도 수익성 하락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2020년 4%에 달하던 통신 3사 합산 이동통신매출 성장률은 2025년 1%대에 그칠 전망이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업 소비자 간 거래(B2C) 기반의 통신업 사업모델은 인구 감소 추세와 이동통신 사업 둔화로 인해 성장이 제한적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러한 도전에 직면한 통신 3사는 AI 분야 투자 확대와 비핵심 사업 정리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나서고 있다. 특히 AI 관련 매출이 눈에 띄는 성장세를 보이며 긍정적인 신호로 평가받고 있다. SK텔레콤은 지난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인공지능 콘택트센터(AI CC) 등을 포함한 AI 매출이 전년 대비 19% 증가했다. 같은 기간 LG유플러스의 인터넷데이터센터(IDC) 매출은 9.2% 늘었으며, KT는 데이터센터 및 클라우드 사업에서 고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올해 SK텔레콤은 AI DC와 그래픽 처리장치 클라우드 서비스(GPUaaS) 사업을 통해 성장 기조를 이어갈 계획이다. 이를 위해 글로벌 GPU 클라우드 기업 '람다'에 전략적 투자를 단행했으며, 지난해 말 가산 AI DC를 오픈하고 'SKT GPUaaS'를 선보였다. 하반기에는 북미 시장에서 출시 예정인 AI 에이전트 '에스터'의 활약도 기대된다. KT는 마이크로소프트(MS)와의 협력을 기반으로 기업 간 거래(B2B) 사업과 미디어 분야에서 AI 기술을 접목한 서비스를 확대할 예정이다. LG유플러스는 오는 2027년 준공 예정인 파주 AI DC를 중심으로 AI 인프라 시장 선점에 나선다. 회사 관계자는 “IDC를 B2B AI 사업의 중심축으로 육성해 안정적인 수익 창출과 기술 개발을 병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더불어 통신 3사는 비핵심 사업 정리를 통해 비용 효율화를 도모하고 있다. 올해 1분기 내 총 6개 사업을 정리할 예정이며, SK텔레콤은 메타버스 플랫폼 '이프랜드', KT는 '원내비'와 '마이 AI 보이스', LG유플러스는 '메타슬랩', 'U+ 가족지킴이', '스포키' 등의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이는 수익성이 낮은 사업을 과감히 정리하고, AI 등 핵심 사업에 집중하기 위한 전략으로 풀이된다. 최민하 삼성증권 연구원은 “통신 3사는 저수익 사업 정리와 같은 구조 개편을 통해 비용 절감 효과를 얻으면서 올해 이익 체력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포르쉐 “2030년까지 고객 접점 2배 늘린다”

포르쉐코리아가 국내 최대 규모의 서비스센터인 '포르쉐서비스 센터 성수'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올해 지속적으로 고객 접점을 늘려 '가치 중심 성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프로쉐코리아는 12일 국내 최대 규모의 서비스센터인 '포르쉐 서비스센터 성수' 오픈을 기념하는 미디어 워크샵을 진행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포르쉐코리아 최고경영자(CEO)인 마티아스 부세 대표 등 주요 임원진이 참여해 올해 신차 출시 계획부터 딜러 네트워크 확장, 애프터 세일즈 강화, 사회공헌 활동 등 올해 주요 경영계획을 발표했다. 향후 포르쉐는 브랜드 최초 순수 전기 SUV 마칸 일렉트릭과 아이코닉 모델로 성능·디자인·개인화에 한층 집중한 신형 911, GT3 라인 25주년을 기념하는 강력한 퍼포먼스의 911 GT3, 스포티한 성능과 높은 일상적 사용성을 겸비한 타이칸 GTS 등 제품 포트폴리오를 통해 고객 선택 폭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포르쉐코리아는 전국 단위 네트워크 확장,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 강화, 고객 라이프스타일 강조 등 독보적인 브랜드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투자를 이어간다. 이번 서비스센터 성수 오픈을 시작으로 올해 안에 스튜디오 한남, 서비스센터 제주 등 신규 고객 접점을 오픈하거나 리노베이션을 단계적으로 진행해 2030년까지 네트워크를 두 배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포르쉐코리아는 브랜드가 추구하는 꿈과 열정을 반영한 사회공헌 캠페인 '포르쉐 두 드림(Porsche Do Dream)'도 지속한다. 올해는 총 18억원의 기부금으로 교육문화예술환경 보호 등 다양한 분야에 더 많은 수혜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마티아스 부세 대표는 “올해 포르쉐는 네트워크 확대와 애프터 세일즈 서비스 강화로 브랜드 경험을 혁신하고 가치 중심 성장하는데 집중하고 있다"며 “이번 포르쉐 서비스센터 성수 오픈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과 포르쉐의 목표 의식을 보여준다“고 강조했다. 이번에 오픈한 아시아 최대 규모 중 하나인 포르쉐 서비스센터 성수는 국내에서 가장 친환경적인 포르쉐서비스 센터로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한 인프라가 특징이다. 건축물 에너지 효율 등급 '1++' 및 친환경 건축물 인증을 획득했으며, 포르쉐 CI가 적용된 태양광 파시드를 설피해 지속가능성 가치를 강조했다. 포르쉐 서비스센터 성수는 연면적 1만5968㎡(약 4830.57평)로 지하 1층부터 지상 11층으로 구성돼 있다. 포르쉐의 엄격한 기준을 충족하는 최신 설비와 최첨단 장비는 물론 국내에서 가장 많은 총 40개의 워크베이를 갖췄다. 일일 처리량은 하루 평균 90대로 이는 국내에서 가장 높은 수준이다. 향후 지상 6·7층에 일반 정비 및 판금 도장 설비를 추가 증설해 워크베이를 25개 추가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BEV 전용 최첨단 인프라도 갖추고 있다. 전기차 전용 정비 인프라와 전문 기술 인력을 통해 한 차원 높은 서비스를 지원한다. 센터 내에는 4대의 320kW 초급속 충전기를 포함해 총 31대의 충전 인프라를 구축해 고객이 편리하게 차량을 충전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쾌적한 VIP 라운지와 프라이빗 컨설팅 공간, 포르쉐 라이프스타일 등 전시 공간을 마련해 포르쉐 고유의 브랜드 경험과 서비스를 제공한다. 골드 라운지를 포함한 다양한 엔터테인먼크 시설도 운영한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자사주 소각 앞둔 삼성 ‘금산분리 해결’ 시동

삼성그룹이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사법리스크 해소 직후 금산분리 문제 해결을 위한 첫걸음을 내디뎠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가 보유 중인 2800억원 상당의 삼성전자 주식을 매각하기로 결정했다. 이는 최근 이 회장이 서울고등법원에서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관련 불공정 거래 혐의에 대해 항소심 무죄 판결을 받은 직후 나온 첫 지배구조 관련 결정이다. 12일 주식시장 개장 전에 대량매매(블록딜)을 통해 삼성전자 주식 425만2305주(2337억7471만9680원)을 매각했다. 삼성생명의 삼성전자 지분은 기존 8.51%에서 8.44%로 낮아졌다. 삼성화재도 장전 이날 삼성전자 주식 74만3104주(408억5288만5504원)를 블록딜로 매각했다. 이에 삼성화재의 삼성전자 지분도 1.48%로 낮아졌다. 이번 매각 결정은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 위반 가능성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조치다. 이번 결정은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11월 1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발표했으며, 이 중 3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이 이번 주 중 완료될 예정이다. 삼성전자가 취득한 자사주를 전량 소각하면 발행주식 수가 줄어들어 자연스럽게 두 금융 계열사의 지분율이 상승한다. 이에 대한 대응책으로 이번 지분 블록딜이 이뤄졌다. 현행 금산법은 금융 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10%까지만 보유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삼성생명과 삼성화재의 삼성전자에 대한 비준율 합산은 이번 블록딜로 10.00%에서 9.92%로 낮아졌다. 이에 향후 삼성전자의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대비할 수 있게 됐다. 업계에서는 이 회장의 사법리스크가 크게 해소된 뒤 나온 결정이라는 점을 주목하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 2016년 국정농단 사태 이후 약 9년간 각종 법적 분쟁에 휘말려왔다. 특히 2020년 9월에는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과정에서의 불공정 거래 및 시세 조종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 기간 동안 삼성그룹은 총수의 부재와 사법 리스크로 인해 대규모 투자와 지배구조 개선 등 주요 의사결정에 제약을 받아왔다. 지난 2017년 미래전략실 해체 이후에는 그룹 차원의 통합적인 전략 수립과 조율 기능이 약화됐다. 이 회장은 2019년 삼성전자 이사회 멤버십에서 사임했으며, 이는 최고 의사결정권자의 부재로 이어져 기업의 의사결정 과정에 불확실성을 증폭시켰다. 그 결과 이번 지분 매각 조치처럼 지배구조에 영향을 끼치는 결정이 쉽게 나오기 힘들었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가 단순한 법규 준수를 넘어 삼성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을 위한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금산분리 규제를 준수하면서도 그룹의 지배구조를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중이라는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주주가치 제고를 목료로 10조원의 자사주를 매입해 소각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번에 3조원을 소각한 뒤 남은 7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추가로 소각해야 하기에 금융계열사의 지분 매각이 더 이뤄질 전망이다. 금융계열사의 삼성전자 지분 매각 조치가 외국인 투자자들의 매도 압력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지만, 법률에 따른 그룹의 지배구조 개선이 더 큰 목표로 분석된다. 한 재계 관계자는 “이 회장의 무죄 판결은 삼성그룹이 그동안 미뤄왔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을 본격화할 수 있는 전환점이 될 것"이라며 “특히 금산분리 문제는 삼성그룹이 해결해야 할 가장 중요한 과제 중 하나"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창사 첫 연간적자’ 엔씨 “대작으로 돌파구 뚫겠다”

엔씨소프트(엔씨)가 1998년 상장 이래 첫 연간적자를 기록했다. 기존 지식재산(IP) 기반 게임 매출 하락과 신작 부진으로 수익성이 하락한 가운데 구조조정 등으로 인한 일회성 비용이 증가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엔씨는 지난해 매출 1조5781억원·영업손실 1092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대비 매출은 전년대비 11.3% 줄었고, 영업익은 적자전환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은 941억원으로 56.0% 감소했다. 모바일 게임 매출 하락 영향이 컸던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매출은 9367억원으로 22%가량 감소했다. 역대 최대 매출을 기록했던 2022년(1조9343억원)과 비교하면 51.5%가량 급감했다. 특히 리니지 시리즈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리니지M 4927억원 △리니지W 2442억원으로, 2022년 대비 각각 4.6%, 74.8% 감소한 수치다. PC·온라인게임 또한 2% 줄어든 3518억원으로 집계됐다. △리니지 982억원 △길드워2 926억원 △리니지2 854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각각 2022년보다 7.98%, 2.51%, 9.13% 줄었다. 연간매출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한국 1조344억원 △아시아 2275억원 △북미·유럽 1342억원으로 나타났다. 각각 전년보다 10.03%, 34.98%, 1.16% 감소한 규모다. 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성과가 반영돼 로열티 매출은 전년 대비 26% 상승한 1829억원을 기록했지만,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시장 침체 및 신작 부진 영향으로 전반적으로 쪼그라든 모습이다. 박병무 공동대표는 이에 대해 “시장에 '리니지 라이크'류 게임이 많이 출시돼 이용자들이 식상함을 느끼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라며 "다만 잠재 이용자층이 상당한 시장인 만큼 과거 아이온·블레이드 앤 소울 출시 당시 상황처럼 새로운 이용자 경험을 제공한다면 시장 규모가 다시 커질 것으로 본다“고 진단했다. 지난해 대규모 구조조정에 따른 일회성 비용 및 신작 출시 마케팅비가 증가한 것도 적자전환에 적잖은 영향을 준 것으로 풀이된다. 앞서 엔씨는 지난 1일 독립 게임 개발 스튜디오 3곳과 인공지능(AI) 전문기업 자회사 1곳을 정식 출범했다. 이 과정에서 1000여명이 자회사로 이동, 900여명은 희망퇴직을 택하며 본사 인력은 기존 5000여명에서 3100명 수준으로 감소했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인원 조정으로 게임 라인업을 많이 줄였고, 집중 가능한 게임의 완성도 확보와 마케팅비 효율화, 이용자 소통 등에 집중할 것"이라며 “앞으로 어떠한 목표를 갖고 인력을 감원하기보단 지속적인 효율화 작업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엔씨는 올해 △전략 게임 '택탄: 나이츠 오브 더 가츠' △MMORPG '아이온2' △슈팅 게임 'LLL'을 앞세워 반등을 꾀한다는 방침이다. 세 작품 모두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장기간 공들여온 대작이란 점이 특징이다. 이 중 올해 최대 기대작으로 꼽히는 아이온2는 올 연말 한국·대만 시장에 먼저 출시하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이후 현지화 작업을 거쳐 북미·유럽 시장을 공략한다는 청사진이다. LLL은 올해 하반기 출시를 목표로 2분기부터 비공게 베타 테스트(CBT) 등을 진행할 계획이다. 다만 택탄의 경우, 전략 게임이라는 장르 특성상 신중하게 접근하는 모습이다. 박 공동대표는 “기존 리니지류나 아이온, 블소 등은 본사에 남기고, 차기작 및 새 장르는 자회사나 스튜디오, 투자 등을 통해 개발하는 걸 큰 방향으로 잡고 있다"며 “택탄의 경우 효과적인 출시 방식에 대해 전반적으로 재검토 중이다. 상반기 안에 구체적 계획이 나올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IP 확장 및 인수합병(M&A) 방향에 대해선 “연간 투자규모의 경우 M&A 비용에 따라 달라지고 있는데, 지난해와 비슷하게 매년 600~700억원 규모를 신규 IP 투자에 사용할 계획"이라며 “M&A의 경우 여러 기업과 협상했으나, 가시적인 성과는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언급했던 '10% 넘는 자사주를 M&A에 사용하지 못할 경우 소각한다'는 방침을 올해도 유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AI 전략에 대해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바르코(VARCO)' 경쟁력을 고도화해 적용 범위를 점진적으로 넓혀간다는 방침이다. 박 공동대표는 “지난해부터 소형언어모델(sLLM)에 초점을 맞춰 특화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향으로 개발 중"이라며 “게임 개발 측면에선 음성 합성·애니메이션 분석, 채팅 번역 등에서 비용절감 효과가 나타나고 있고, 품질보증 등 업무 프로세스 효율 또한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자회사 '엔씨AI'를 통해 언어모델 경쟁력을 높여 다른 개발사와 제3고객사에 적용시켜 수익화하자는 전략"이라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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