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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ESG평가원, 고려아연 손 들었다…“이사진 27명 과도”

오는 23일 예정된 고려아연 임시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 의결권 자문기관이 현 경영진을 지지하는 입장을 표명했다. 한국ESG평가원은 7일 주총 의안 분석 자료를 통해 현재 13명인 이사회를 27명으로 늘리는 것의 효율성에 대한 의문을 제기했다.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글래스루이스도 상장기업의 적정 이사 수를 20명 미만으로 권고하고, 국내 의결권 자문사들도 이사가 과도하게 많아지면 안건 심의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풍과 MBK가 이를 추진하는 것은 이사회 내 입지 강화를 위함으로 풀이된다. 장형진 영풍 고문을 제외하면 최윤범 고려아연 본인 등 13인 중 12인이 사측 인사로 분류되기 때문이다. 이들의 임기 만료 전까지 최대주주의 의사가 회사 경영에 반영되기 어렵다는 판단도 내린 것으로 보인다. 한국ESG평가원은 “고려아연의 장기지속성장과 주주권익 측면에서 현 경영진 측이 (영풍과 MBK파트너스)보다 바람직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경영실적, 주주환원, ESG 평가 등에서 우위라는 이유다. 고려아연은 2021년부터 2023년까지 영업이익·당기순이익을 냈고, 지난해는 8000억원 규모의 영업이익을 예상했다. 조업 프로세스 개선, 에너지효율 향상, 원가경쟁력 강화로 당초 사업계획의 2배에 달하는 성과를 냈다는 것이다. 배당성향도 2021년 46.8%, 2022년 50.9%, 2023년 59.5%로 높아졌다. 주가수익비율(PER)도 같은 기간 12배에서 19.1배로 개선됐다. 한국ESG연구소·한국ESG기준원·서스틴베스트가 실시한 평가에서도 지배구조(G) 분야 등급이 상향됐다. 반면 영풍은 2023년 영업손실 1698억원·당기순손실 834억원을 냈다. 환경오염 문제로 석포제련소가 58일 조업정지 행정처분도 받았다. 석포제련소는 앞서 환경당국으로부터 5년간 22건의 제재도 받았다. 임시주총 안건에 대해서도 고려아연 측의 손을 들었다. 고려아연은 △소수주주 보호 조항 명문화 △집중투표제 도입 △분기배당 △사외이사의 이사회 의장 선임 △이사 수 상한 설정 등을 상정했다. MBK파트너스와 영풍은 집행임원제 도입, 이사 14명 추가 선임 등을 안건으로 올렸다. 고려아연은 이사 후보 선출시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되는 일반투표제 방식은 지배주주를 견제하기 쉽지 않으나, 의결권을 특정 후보 1인 또는 수인에게 집중 행사하면 다수의 이익을 대변하는 후보를 이사회에 포함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금융당국도 집중투표제 도입에 우호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반면, 영풍과 MBK는 집중투표제 도입이 소수주주를 위한 신규 이사 선임을 막을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구조상 1~2대 주주가 전체 주식의 80~90%를 차지하고 있다는 이유다. 한국ESG평가원은 “MBK라는 사모펀드 경영이 한계기업 턴어라운드에서 효과가 크다"면서도 “실적과 재무구조가 우수한 고려아연 경영에 도움이 될지 의문이고, 기업가치 제고에 우위를 갖고 있다고 판단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해외 매각 이슈도 언급했다. 이와 관련해 여야를 막론한 정치권과 근로자 및 지역에서도 우려를 표하는 상황으로, 고려아연이 전구체 원천 기술 등의 국가핵심기술 지정에 박차를 가하는 것도 이같은 맥락과 무관치 않다. 고려아연 관계자는 “현 경영진의 경영능력과 함께 회사의 장기적인 성장에 진심이라는 점을 인정해주신것에 감사드린다"며 “주주가치 제고와 선진 거버넌스 구현을 위한 노력에도 긍정적인 평가를 내려주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CES 2025] 엔비디아, AI 혁신의 새 지평 연다…블랙웰 탑재 ‘RTX 50’ 시리즈 공개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정보기술(IT)·가전 전시회 'CES 2025'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의 혁신을 이끌 차세대 그래픽 처리장치(GPU) 'RTX 50' 시리즈를 공개했다. 젠슨 황 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조연설을 통해 AI 엔진인 블랙웰 아키텍처를 탑재한 지포스 RTX 50 시리즈를 선보였다 920억개의 트랜지스터를 탑재한 RTX 50 시리즈는 이전 세대인 에이다(Ada) 대비 3배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특히 초당 380 테라플롭스의 레이 트레이싱 성능과 125 테라플롭스의 셰이더 연산 능력을 갖췄다. 황 CEO는 “RTX 50 시리즈는 더 높은 효율성과 확장성을 통해 다양한 분야의 혁신을 이끌 것"이라며 “이번 제품은 AI 기반 기술이 만드는 새로운 세상을 여는 열쇠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엔비디아가 이번 신제품의 파격적인 가격 정책을 공개해 주목받고 있다. RTX 5070은 이전 세대 최상위 모델인 RTX 4090에 버금가는 성능을 제공하면서도 가격은 549달러로 책정됐다. 상위 모델인 RTX 5090은 RTX 4090 대비 3배의 성능을 자랑하면서 가격은 1999달러로 유지됐다. 이러한 가격 정책에 시장에서는 엔비디아의 새로운 RTX 50 시리즈가 뛰어난 가격 경쟁력과 성능을 동시에 갖췄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엔비디아는 노트북용 RTX 50 시리즈도 함께 발표했다. 특히 RTX 5070을 탑재한 노트북은 1299달러부터 시작하는 가격에 데스크톱 RTX 4090급의 성능을 제공한다. 14.9mm의 얇은 두께에도 불구하고 이러한 성능을 구현할 수 있었던 것은 AI 기반의 최적화 기술 덕분이라고 엔비디아는 설명했다. 황 CEO는 “블랙웰은 단순한 성능 향상을 넘어 AI와 컴퓨터 그래픽의 융합을 이뤄냈다"며 “신경망 압축과 신경 렌더링 기술을 통해 놀라운 수준의 그래픽 품질을 실현했다"고 설명했다. AI 확장 법칙에 대한 통찰도 제시됐다. 황 CEO는 “더 많은 훈련 데이터, 더 큰 모델, 더 많은 연산이 AI 성능을 향상시킨다는 스케일링 법칙이 입증됐다"며 “앞으로 생성될 데이터의 양은 인류가 지금까지 만든 것보다 많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엔비디아는 메타의 라마 AI 모델을 이용해 자사 AI 오픈소스 시스템인 네모트론(NeMoTron)을 개발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황 CEO는 “라마 3.1은 완벽하다"며 “라마 모델이 기업사용에 맞게 잘 조정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엣지 AI를 위한 혁신도 주목할 만하다. 엔비디아는 윈도우 WSL2를 기반으로 한 AI PC 전략을 발표했다. 황 CEO는 “윈도우 95가 컴퓨터 산업에 혁명을 일으켰듯이, AI PC는 컴퓨팅의 새로운 시대를 열 것"이라고 강조했다. 대규모 AI 컴퓨팅을 위한 인프라도 확충됐다. GB200 NVLink 72는 144개의 GPU를 탑재한 초대형 시스템으로, 14테라바이트의 메모리와 초당 1.2 페타바이트의 메모리 대역폭을 제공한다. 이는 현재 전 세계 인터넷 트래픽과 맞먹는 수준이다. '프로젝트 디지트'라는 이름의 소형 AI 슈퍼컴퓨터도 공개됐다. GB110을 기반으로 한 이 시스템은 데스크톱 크기로 축소됐지만, 엔비디아의 전체 AI 스택을 구동할 수 있다. 5월 출시 예정인 이 제품은 개발자와 크리에이터를 위한 AI 워크스테이션을 표방한다. 황 CEO는 “중앙처리장치(CPU) 기반에서 GPU 기반으로의 전환은 단순한 하드웨어 변화가 아닌 컴퓨팅 패러다임의 근본적 변화"라며 “AI는 이제 모든 소프트웨어 개발 방식을 바꾸고 있다"고 말했다. 젠슨 황 CEO의 이번 공개는 글로벌 AI 생태계에 대규모 지각변동을 예고하는 중요한 순간으로 평가된다. CES 2025에서 공개된 엔비디아의 새로운 기술들은 앞으로 AI 혁신을 주도할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보인다. 엔비디아는 이를 통해 AI 시장에서의 선도적 위치를 더욱 공고히 할 전망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CES 2025] 젠슨황, 블렉웰 들고 무대 행진… 엔비디아 ‘코스모스’ 공개

“현실 세계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AI 기술이 미래 산업의 판도를 바꿀 전망이다" CES 2025에서 젠슨 황 엔비디아 CEO가 자동차·로봇·산업 자동화 분야의 혁신을 이끌 차세대 AI 기술과 플랫폼을 공개하면서 밝힌 포부다. 엔비디아가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조연설에서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하는 '피지컬 AI(Physical AI)' 시대의 개막을 선언했다. 젠슨 황 CEO는 2시간여에 걸쳐 자율주행차, 산업용 로봇, 공장 자동화 등 실제 산업 현장에서 AI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를 상세히 보여줬다. 키노트 중간에는 고대역폭메모리(HBM) 576개 탑재된 블랙웰 그래픽처리장치(GPU) 패널을 들고 재미있는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젠슨 황 CEO는 “CES는 단순히 다음 단계가 아닌, 무엇이 가능한지에 대한 것"이라며 포문을 열었다. 그는 “기술은 단순히 도전을 해결하는 것이 아니라 그 도전을 기회로 전환하여 인류가 더 스마트하고 건강하게 살 수 있도록 돕는다"고 강조했다. 엔비디아의 이번 발표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것은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고 상호작용하는 AI 플랫폼 '코스모스(Cosmos)'다. 코스모스는 2000만 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학습해 물리적 환경과 상호작용할 수 있는 AI 모델이다. 이 플랫폼은 중력, 마찰, 관성과 같은 물리법칙을 이해하고 3차원 공간에서의 물체 간 관계를 파악할 수 있다. 젠슨 황 CEO는 “코스모스는 물리적 세계를 이해하도록 설계된 세계 최초의 AI 기반 모델"이라며 “이를 통해 로봇이 더욱 자연스럽게 현실 세계와 상호작용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코스모스와 함께 주목받은 것은 가상-현실 연결 플랫폼 '옴니버스(Omniverse)'다. 옴니버스는 물리 기반의 정확한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디지털 트윈 플랫폼이다. 엔비디아는 코스모스와 옴니버스를 연동해 산업용 로봇과 자율주행차량의 AI 훈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고 밝혔다. 코스모스와 옴니버스의 결합은 산업 현장에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올 전망이다. 코스모스는 물리적 세계의 법칙을 이해하고 시뮬레이션할 수 있으며, 이를 옴니버스의 실시간 디지털 트윈 기능과 연동하면 현실과 거의 동일한 수준의 시뮬레이션이 가능하다. 옴니버스는 물리 기반의 정밀한 시뮬레이션을 통해 로봇과 자율주행차량의 AI 훈련 데이터를 한 자릿수 이상 향상시킬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기술은 이미 산업 현장에서 구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게 젠슨 황 CEO의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글로벌 창고 자동화 기업 키온(Keon)과 글로벌 컨설팅 기업 액센추어(Accenture)와 협력해 물류창고 자동화 솔루션을 개발했다. 이 솔루션은 옴니버스 디지털 트윈을 통해 창고 내 로봇의 움직임을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한다. 자율주행 분야에서도 혁신적인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 이날 엔비디아는 차세대 자율주행 컴퓨터 '토르(Thor)'를 공개했다. 토르는 기존 자율주행 컴퓨터 '오린(Orin)'보다 20배 높은 성능을 제공하며, 자동차 기능안전 최고 등급인 'ISO 26262 ASIL-D' 인증을 획득했다. 자율주행 분야에서 엔비디아의 영향력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젠슨 황 CEO는 이 자리에서 도요타와의 새로운 협력관계를 발표했으며, 루시드, 리반, 샤오미 등 혁신적인 자동차 제조사들과의 파트너십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자율주행 트럭 분야에서는 오로라와 협력해 상용화를 앞당기고 있다. 토르의 공개와 함께 발표된 이러한 파트너십은 자율주행 시장에서 엔비디아의 주도권을 더욱 공고히 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젠슨 황 CEO는 “매년 전 세계에서 1억 대의 자동차가 생산되고 있으며, 이들이 연간 1조 마일을 주행하고 있다"며 “올해부터는 이 차량들이 모두 자율주행 기능을 갖추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어 로봇 분야에서도 획기적인 발전이 이뤄지고 있다. 젠슨 황 CEO는 범용 로봇 개발 플랫폼 'Isaac Groot'도 발표했다. 이 플랫폼은 소수의 인간 시연만으로도 로봇이 다양한 작업을 학습할 수 있게 한다. 애플 비전 프로와 연동해 가상환경에서 로봇을 원격 조종하며 데이터를 수집할 수 있다. 산업 디지털화의 규모는 더욱 확대되고 있다. 엔비디아는 전 세계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시장이 50조 달러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다. 키온, 액센추어와의 협력을 통해 개발된 창고 자동화 솔루션은 그 시작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 이 솔루션은 디지털 트윈을 통해 창고 내 로봇의 움직임을 실시간으로 시뮬레이션하고 최적화하며, 이를 통해 물류 처리 효율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엔비디아가 제시한 AI 에이전트가 산업 혁신의 새로운 동력이 될 것리하는 기대도 전했다. 젠슨 황 CEO는 “전 세계 10억 명의 지식 노동자들이 AI 에이전트를 활용하게 될 것"이라며, 이는 “수십억 달러 규모의 새로운 기회"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젠슨 황 CEO는 엔비디아의 AI 플랫폼들이 산업 현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으며, 이는 AI가 더 이상 연구실 단계의 기술이 아님을 입증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엔비디아는 이러한 기술 혁신을 지원하기 위한 하드웨어도 함께 선보였다. AI 슈퍼컴퓨터용 칩 'GB200 NVLink 72'는 1.2톤에 달하는 초대형 시스템으로, 144개의 GPU를 탑재했다. 또한 소형 AI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디지트'도 공개했는데, 이는 데스크톱 크기보다 작게 축소된 AI 개발용 워크스테이션이다. 젠슨 황 CEO는 “AI는 이제 단순한 비즈니스 기회가 아닌, 컴퓨팅의 근본적인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엔비디아는 AI를 통해 산업의 디지털 혁신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발표를 관람한 한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이끄는 AI 산업이 더 이상 추상적인 기술이 아닌, 현실 세계의 산업 혁신을 이끄는 핵심 동력이 됐다"며 “자율주행, 로봇, 산업 자동화 분야에서 AI의 실질적인 활용 사례를 제시하며, 디지털 전환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고 평가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엔비디아, CES서 AI·로봇 신제품 공개

엔비디아가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에서 차세대 AI 기술의 청사진을 제시했다.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기조연설에서 AI 가속기 '블랙웰'을 탑재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젠슨 황의 키노트는 올해 CES의 최고 하이라이트로 꼽힌다. 전 세계 미디어와 일반 관람객들의 최대 관심이 집중됐다. 1만2000명을 수용하는 행사장은 8년 만의 황 CEO 기조연설을 보려는 청중들로 빈자리 없이 채워졌다. 자율주행차 시장 진출도 본격화한다. 엔비디아는 도요타, 메르세데스, 볼보 등 주요 자동차 기업들과 운전자 보조 칩과 소프트웨어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황 CEO는 올 회계연도 자동차 부문 매출이 40억~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이날 신제품으로 공개된 차세대 GPU 지포스 RTX 50 시리즈는 최신 AI 가속기 '블랙웰'을 탑재했다. 지포스 RTX 50 시리즈는 기존 에이다 가속기 기반 GPU 대비 3배 향상된 성능을 자랑한다. 9200만개의 트랜지스터가 탑재된 이 제품은 초당 3352조번의 AI 연산이 가능하다. 특히 RTX 5070을 장착한 노트북은 1299달러(약 190만원)에 출시될 예정이며, 이는 동급 성능의 전작 RTX 4090(1599달러) 대비 3분의 1 수준이다. 황 CEO가 역점을 둔 또 다른 제품은 로봇 개발 플랫폼 '코스모스'다. 이 플랫폼은 물리적 법칙이 구현된 3D 가상환경을 제공해 로봇과 자율주행차의 개발 비용과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할 수 있게 했다. 황 CEO는 “일반 로봇을 위한 '챗GPT의 순간'이 코앞에 왔다"며 12대 이상의 휴머노이드 로봇 라인업을 공개했다. 이 분야는 향후 수십 년간 연간 380억달러(약 55조원) 규모의 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AI 에이전트를 '지식로봇'으로 정의하고, 블랙웰 기반 초소형 칩 GB10이 탑재된 개인용 AI 슈퍼컴퓨터 '프로젝트 디지트'도 공개했다. 이 제품에는 128GB LPDDR5X 메모리가 탑재된다. 황 CEO의 기조연설은 시장의 기대감도 끌어올렸다. 엔비디아 주가는 전날 대비 3.43% 상승한 149.43달러로 마감해 2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뱅크오브아메리카는 목표주가를 190달러로 제시하며 “CES는 엔비디아의 시장 지배력을 재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서울시 신년인사회 직후 미국으로 출국해 황 CEO와의 회동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증시에서도 AI 반도체 기대감으로 외국인 자금 유입이 예상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SKC, ‘CES 2025’서 반도체 글라스 기판 실물 공개

SKC가 오는 7~10일(현지시각)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 'CES 2025'에서 반도체 산업의 게임 체인저로 평가받는 소재를 선보인다. SKC는 SK그룹 4개 계열사가 공동 운영하는 전시관 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 DC) 구역에서 글라스 기판을 실물 전시한다고 7일 밝혔다. 글라스 기판은 초미세회로 구현이 가능하고, 적층 세라믹 콘덴서(MLCC) 등의 소자를 넣어 표면에 대용량 중앙처리장치(CPU)와 그래픽처리장치(GPU)를 얹을 수 있다. 이를 통해 기존 기판 대비 데이터 처리 속도를 40%를 높이고, 전력 소비와 패키지 두께는 절반 이상 줄어든다. 데이터센터 면적도 줄일 수 있다는 의미다. SKC는 세계 최초로 미국 조지아주에 양산공장을 준공하고, 상업화를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미국 정부로부터 생산 보조금 7500만달러와 연구개발(R&D) 보조금 1억달러도 확보했다. 이번 전시회에서 SKC 글라스 기판 사업 투자사 앱솔릭스는 'AI 반도체를 위한 최첨단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를 주제로 진행되는 발표에 참여, 글라스 기판 기술을 통해 진화하는 AI 솔루션의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 SKC 관계자는 “점점 치열해지고 있는 반도체 경쟁에서 글라스 기판을 통해 기술 우위를 공고히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포켓몬 ·포차코·무너의 혈투…통신 3사 새해 키즈폰 대전

통신 3사가 새학기를 앞두고 키즈폰을 잇따라 출시하며 어린이 가입자 유치 경쟁에 나섰다. 인기 캐릭터를 앞세워 미래 잠재고객을 확보하고, 자녀의 습관 및 안전을 효과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기능으로 신규고객도 유치한다는 전략이다. 7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의 키즈폰 시장 공략이 한창이다. 통상 1분기는 유치원 졸업식 및 초등학교 입학식이 일제히 진행돼 '키즈폰 성수기'로 꼽힌다. 30만원대의 합리적인 가격대에 통화·문자와 같은 필수 앱, 중독 방지·모니터링 기능도 탑재돼 수요가 높다. 캐릭터 지식재산(IP)과 자녀 관리·보호 관련 부가서비스를 앞세운 마케팅 방식은 지난해와 유사하지만, 인공지능(AI)과 같은 자사 기술을 활용한 차별화 전략이 눈길을 끈다. LG유플러스가 지난달 19일 선보인 'U+키즈폰 무너 에디션'은 통신 3사 중 처음으로 AI 기술을 도입했다. AI가 자녀의 스마트폰 사용 시간을 분석해 올바른 습관을 유도하고, 통계 리포트 및 맞춤형 이용 가이드를 제공한다. 자녀가 메타버스 공간 안에서 AI 캐릭터와 학습할 수 있는 교육 콘텐츠도 탑재했다. 회사 키즈 메타버스 플랫폼 '키즈토피아'를 활용했다. 아이의 키·몸무게와 체질량지수(BMI)에 따라 성장 지표를 확인하고 적합한 영양소를 추천하는 기능도 지원한다. 통신 3사 중 최초로 자사 IP 캐릭터 '무너'를 활용한 점도 차별화 요소다. SKT도 인기 캐릭터 포켓몬을 앞세운 'ZEM폰 포켓몬에디션3'을 출시했다. 자사 키즈 서비스 브랜드 'ZEM'을 탑재해 자녀 관리·보호 기능을 갖췄다. △실시간 위치 확인 △유해 콘텐츠 차단 △도보 이동 중 스마트폰 사용 방지 △SOS 기능 등을 이용할 수 있으며, 관련 리포트도 실시간 제공한다. 자체 AI 비서 서비스 '에이닷(A.)'이 기본 탑재된다. 스팸·피싱 자동 탐지와 실시간 통화 통역·요약 기능, 일정 관리 등 기능을 제공할 전망이다. 향후 키즈폰 특화 기능도 업데이트할 것으로 보인다. KT는 두 번째 일본 산리오 캐릭터 협업 모델 '포차코 키즈폰'을 내놨다. 앞서 이 회사는 지난해 '시나모롤' 캐릭터를 적용한 바 있다. 금융 애플리케이션(앱) '퍼핀'이 자녀의 수입·지출 내역을 분석해 올바른 소비 습관을 기를 수 있도록 돕는다. 함께 선보인 주니어 요금제에 가입할 경우 자녀 위치를 실시간 파악하고 유해 사이트를 차단할 수 있는 안심박스 기능을 무료 제공한다. 단말 기기의 경우 지난해엔 3사 모두 삼성전자 갤럭시 엑스커버 5를 적용했지만 올해는 제품 성능·규격 측면에서 일부 차이가 있다. SKT의 경우 ALT의 마이브 키즈폰을 기반으로 했다. 5.8인치 디스플레이와 167g의 가벼운 무게로 아이의 신체 특성에 최적화된 게 특징이다. KT와 LGU+는 삼성전자 갤럭시 A16 LTE를 채택했다. 해당 모델은 6.7인치의 대화면 디스플레이와 5000만화소 고해상도 후면 카메라, IP54 등급의 방수·방진 기능으로 실용성이 강조됐다. 이들 모델의 가격은 30만원대로 엇비슷하다. 이처럼 통신업계가 매년 시장 선점 경쟁을 벌이는 이유는 장기적으로 더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함이다. 10세 미만 어린이의 스마트폰 보유율이 지속 증가세인 데다 가족 결합 할인 혜택을 통해 부모 고객까지 확보하는 '락인 효과'를 노리는 것이다. 정보통신정책연구원(KISDI)의 미디어 패널조사에 따르면 만 10대 미만의 스마트폰 보유율은 지난 2018년 30.7%에서 2023년 58.3%로 5년새 2배가량 급증했다.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기반 메신저가 청소년들의 의사소통수단으로 자리잡고, 맞벌이 부부가 늘며 자녀 관리 수단으로 활용된 데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이 중 키즈폰이 차지하는 수요 비중은 평균 8~10% 안팎으로 집계된다. △2018년 13.2% △2019년 16.7% △2020년 8.2% △2021년 11.3%로 평균 10%대를 기록했다. 2022년 5.1%로 다소 저조했으나, 2023년 10.9%로 회복했다. 단기적인 수익성은 높지 않지만, 첫 스마트폰 서비스 사용 경험을 긍정적으로 형성한다면 향후 충성고객 확보로 이어질 수 있다는 시각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키즈폰 시장이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에 비해 크지 않은 건 사실"이라면서도 “통상 자녀 세대의 경우 보호자가 스마트폰 구매력을 지니는 경우가 많은 만큼 브랜드 이미지 조기 구축 측면에서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통신시장 정체로 신규 가입자 확보가 어려워지는 상황에서 가족 단위 가입자를 유치할 수 있는 하나의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셀프 조사’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 독립성·객관성 논란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가 무안국제공항에서 발생한 제주항공 2216편 여객기 활주로 이탈 사고를 조사하고 있다. 그러나 이 조직이 무안공항 설계의 주체인 국토교통부 아래에 있어 이해당사자가 '자가 조사'를 행한다는 논란이 일고 있다. 때문에 외국의 사례를 참고해 정책 집행 기관과 사고 조사 기관을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7일 항철사조위는 지난해 12월 29일 179명 사망·2명이 생겨난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 사고에 대해 조사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사조위 소속 조사관들은 동체·엔진 인양 작업 등을 실시해 사고 원인 규명에 나선 상태다. 하지만 사조위의 상급 기관이 국토부라는 점에서 뭇매를 맞고 있다. 무안공항 설계와 개발은 국토부의 전신인 건설교통부가 1990년대 초 추진한 것으로, 건설은 한국공항공사가 주도했다. 2007년 11월, 무안공항이 개항하자 건교부는 운영 권한을 한국공항공사에 이관했다. 처음부터 관계 부처가 깊숙이 관여한 셈인데, 이번 대참사의 원인으로 흙으로 덮인 콘크리트 구조물이 꼽히는 만큼 사조위가 정책적 이해 관계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우려가 존재한다는 평가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사고 조사의 공정성과 투명성에 대한 신뢰도를 담보할 수 있겠느냐는 비관론이 나온다. 과거에는 국토부 외청(外廳) 형태의 '항공안전본부'가 있었다. 예산·인사 등의 주요 사항에서 관계 부처의 영향을 받아 법적·재정적 독립성은 다소 제한적이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부 시절 △항공 정책 △안전 규제 △사고 조사 등 항공 관련 업무가 여러 기관에 분산돼 비효율적이라는 이유로 국토해양부 산하로 흡수해 행정 효율성을 높이겠다는 '중복 기능 통합 논리'에 따라 항공안전본부는 폐지됐다. 국토부는 항공안전본부의 기능을 가져오면 일관성 있는 관리가 가능해져 항공 정책-안전 관리 간 간극이 줄어 시너지가 발생할 것이라는 명분을 내세웠다. 그러나 항공안전본부가 운영되던 시절보다 안전 관리와 사고 조사 기능이 약화됐다는 평가와 독립성과 객관성 확보가 어려워졌다는 말이 끊이지 않아왔다. 복수의 항공업계 관계자들은 “국토부는 항공 산업 육성과 징계, 사고 조사 권한을 모두 가져 '절대 갑'으로 군림하는 무소불위의 기관"이라며 “과거 항공안전본부와 같은 독립 조직을 다시 만들어야 조사의 공정성과 신뢰성을 담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사조위는 12명의 위원으로 구성되며, 이 중 1명은 위원장을 겸임하는데 비상임·무보수직이다. 상임 위원은 2명을 두며,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철도국장이 겸직한다. 위원장과 상임 위원 2명은 대통령이 임명하며, 비상임위원은 국토부 장관이 위촉해 반관반민 조직인 셈이다. 이와 관련, '항공기 사고·사건 조사'를 규율하는 국제민간항공기구 부속서 13(ICAO Annex 13)은 사고 조사의 독립성을 강조하고 있고, 해외 주요 국가들이 이를 준수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헌법상 '견제와 균형의 원리'에 입각해 국가 권력을 각각 독립된 조직에 분산시키고 있다. 이 철학은 항공 분야에도 그대로 적용돼 정책·규제·안전 기준 수립 등 운영 전반을 담당하는 연방항공청(FAA)와 항공·철도·도로·해양 등 교통 분야 전반의 사고 조사를 전담하는 연방교통안전위원회(NTSB)로 구분된다. 일본에서도 항공 정책을 맡는 국토교통성과 사고 조사를 맡은 외국(外局)으로 존재하는 운수안전위원회(JTSB)로 이원화 돼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조선업계, 발주량·신조선가 하락에도 자신감

조선 업황이 피크(정점)를 찍고 내려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불거지고 있으나, 아직은 이를 걱정할 때가 아니라는 반론이 더 강한 것으로 전해졌다. 7일 업계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은 올해 180억달러 규모의 조선·해양 수주목표를 제시했다. 이는 지난해 목표 대비 33.7% 향상된 수치지만, 실적과 비교하면 12.1% 낮다. HD현대중공업(97억5000만달러)은 지난해 실적 보다 27.5% 높은 목표를 잡았으나, HD현대미포(38억달러)와 HD현대삼호(45억달러)는 30% 이상 낮은 목표를 설정했다. 한화오션은 지난해부터 수주목표를 외부에 공개하지 않고 있으며, 삼성중공업은 조만간 발표할 예정이다. 그러나 보수적인 수치로 잡힐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국내 기업들의 실적에 가장 크게 이바지하는 선종을 중심으로 글로벌 발주량이 하락할 것이라는 예측이 나오는 탓이다. 영국 조선·해운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는 올해 발주량이 4930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로 전년 대비 25.7% 줄어들 것으로 예상했다. 한국수출입은행도 29% 감소를 내다봤다. 그간 선사들이 대량으로 발주한 물량이 축적되면서 발주와 인도시기가 벌어지는 것도 이같은 현상의 원인으로 꼽힌다. 실제로 지난해 11월 기준 전세계 수주잔량은 1만5223CGT로 22년 11월 대비 27.8% 이상 많아졌다. 수출입은행은 올해 국내 조선소들의 수주량을 950만CGT로 예상했다. 이는 전년 대비 10% 가량 줄어든 수치다. 하지만 수주액(310억달러)의 경우 1.6% 감소에 그치고, 수출액(약 310억달러)은 19% 가까이 불어날 것이라는 기대감이 불거진다. 실적 향상 흐름이 이어진다는 것이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HD한국조선해양의 올해 예상 영업이익은 2조4000억원 수준이다. 삼성중공업과 한화오션은 각각 7800억원·5600억원 규모로 추정된다. 지난해 9월 189.96포인트까지 높아졌던 클락슨 신조선가지수가 최근 189.09까지 하락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으로 형성되는 등 인도되는 선박의 '몸값'이 꾸준히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이 선별수주 정책을 강하게 펴면서 수익성을 끌어올린 것도 거론된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친화석연료 정책에 따른 유럽·아시아향 액화천연가스(LNG) 수출 확대, HMM 등 국내외 선사들의 친환경 컨테이너선 발주를 비롯한 요소가 업황을 뒷받침하는 점도 언급된다. 한승한 SK증권 애널리스트는 HD한국조선해양이 5년 연속 수주목표를 초과달성할 것으로 예상했다. 2021년부터 목표 대비 47% 가량 높은 실적을 기록했다는 논리다. 다른 기업들의 수주 전선도 어둡지 않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오지훈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올해 상반기에 대만 해운사의 컨선 물량과 가스선 등의 발주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했다. 오 애널리스트는 “국내 조선사들은 1분기에 가장 많은 선박을 수주하는 경향을 보인다"며 “보수적인 수주 목표로 인해 과거에도 조선업종 주가는 1월 약세를 보이나, 강력한 수주 모멘텀으로 상반기 주가가 상승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나광호 기자 spero1225@ekn.kr

전기차 화재 때만 후끈…마이배터리 자율 등록 12월 달랑 10건

전기차 배터리 정보(식별번호)를 온라인에 자율적으로 등록할 수 있는 마이배터리 서비스 이용자가 지난해 화재 사고 당시에만 크게 늘었다가 연말 다시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파악된다. 전기차 화재 사고에 대한 관심이 옅어지는 상황에서 안전성 강화를 위해 중장기적인 대책을 추진해야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7일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1년 동안 마이배터리 등록은 784건 수준이다. 지난해 국내에 보급된 전기차가 54만여대에 달한다는 점을 고려하면 0.15% 가량에 불과하다. 마이배터리는 전기차 소유자가 배터리 정보(식별번호)를 온라인에 자율적으로 등록하도록 한 서비스다. 등록 정보는 차량 화재 시 조사기관에 제공돼 조사기간 단축과 제작결함 조사 등에 활용된다. 다만 올해 등록마저도 대부분 지난해 8월에 685건(전체의 87.37%)이 몰린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8월 인천 지하주차장에서 전기차가 화재로 전소되면서 '전기차 포비아(공포증)'가 극에 달하면서 소비자의 우려가 확산됐다. 이에 많은 소비자들이 마이배터리 서비스에 관심을 가지고 배터리를 등록한 것으로 분석된다. 그러나 지난해 8월을 제외하면 나머지 11개월 동안 배터리 등록은 99건으로, 월평균 9건 수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지난해 8월 이후 9월에 28건, 10월에 17건로 다소 많았으나 11월과 12월에는 각각 0건과 10건으로 8월 이전 수준으로 돌아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전기차 화재 사고가 주목받기 직전인 지난해 7월 마이배터리 등록 건수가 10건에 그쳤다. 지난해 전기차 화재 사건으로 한 때 소비자들의 관심이 집중됐지만 금방 시들해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공단은 지난 2023년 11월부터 마이배터리 서비스 시작했다. 그러나 마이배터리에 차량을 등록할 수 있게 하려면 차량 제조사와의 합의가 필요한 상황이다. 배터리 식별번호는 운전자가 직접 확인할 수 없고, 요청이 있을 경우 이를 조회해 알려주는 시스템도 일부 제조사만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마이배터리에 등록할 수 있는 전기차 배터리는 현대차·기아, BMW, 테슬라, KG모빌리티 등의 완성차 업체게 탑재된 것에 불과하다. 다른 완성차 제조사는 고객이 관심이 없다는 이유로 공단과 협력을 등한시 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완성차·배터리 업계에서는 배터리 등록·관리에 대한 관심을 높여 소비자의 불안을 덜고 안전성도 강화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다음달 차량 등록 시 배터리 정보도 반드시 등록하도록 한 '전기차 배터리 안전성 인증제' 시행을전기차 화재 때만 잠시 관심…마이배터리 자율 등록 12월에는 10건 앞두고 배터리 등록의 필요성을 다시 한 번 알릴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다. 배터리 업계 관계자는 “마이배터리 등록 누적 건수가 기대에 크게 못미치는 상황"이라며 “고객이 관심을 가지고 등록·관리할 수 있도록 마이배터리 서비스에 대해서 더욱 알릴 필요가 있고 배터리 안전성에 대해서도 중장기적인 관리 방안을 추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갈수록 덜 팔리는 수입차, 하이브리드가 올해 성적표 좌우

계속되는 고금리, 경기침체로 인해 수입자동차 시장이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반면 하이브리드차를 보유한 토요타, 렉서스, 혼다 등 일본 3사는 웃었다. 이 흐름은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하이브리드 기술력'이 곧 경쟁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7일 한국수입자동차협회(KAIDA) 지난해 수입 승용차 등록현황에 따르면 2024년 국내 시장에 판매된 수입차는 26만32881대로 전년 대비 2.9% 감소한 기록을 보였다. 지난해부터 집계된 테슬라 판매량을 제외하면 2023년 대비 11.9% 감소한 것이다. 수입차 시장의 하락세는 2년째 이어졌다. 2023년에도 전년 대비 4.4% 하락한 판매량을 보였다. 약 3만대 팔린 테슬라를 제외한 벤츠, BMW, 볼보, 아우디 등 대부분의 메이저 수입차 브랜드들은 일제히 하락세 기록했다. 업계에선 수입차 시장의 연속 부진 원인에 대해 불경기로 인해 얇아진 소비자들의 지갑사정을 꼽았다. 불황으로 인해 국산차를 포함한 전체적인 자동차 내수 시장이 침체됐는데 값이 더 나가는 수입차의 경우 직격탄을 맞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지난해 국내 시장에 등록된 신차는 143만9310대로 전년 대비 4.5% 떨어졌다. 이에 대해 정윤영 한국수입자동차협회 부회장은 “2024년 수입 승용차 시장은 소비심리 위축에 따른 수요둔화와 일부 브랜드의 물량부족 등으로 2023년 대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잘나가던 브랜드들도 부진을 면치 못한 반면 토요타, 렉서스, 혼다 '일본 3사'는 웃었다. 세계적인 하이브리드 기술을 통해 한국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렉서스, 토요타는 전년 대비 각각 3%, 14.3% 증가세 보였고 혼다는 2507대로 판매량은 적지만 81%라는 고성장을 기록했다. 최근 한국 자동차 시장에서 가장 뜨거운 상품은 단연 '하이브리드차'다. 내연기관차보다 연비가 좋고 전기차보다 편리해 소비자들의 많은 선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 하이브리드차는 전년 대비 27.6% 오른 39만4613대 판매를 기록했다. 내연기관, 전기차 모두 하락세를 보인 것과 대조되는 결과다. 수입차 시장도 마찬가지로 마일드하이브리드를 포함한 하이브리드 등록 물량은 13만4426대로 전년 대비 46.6% 증가했다. 일본 3사는 이러한 하이브리드 열풍에 제대로 올라탔다. 특히 한국 소비자들이 익숙한 현대차그룹의 하이브리드 방식과 유사한 수입 브랜드가 일본 3사 밖에 없는 것이 주효했다. 현대차와 일본 3사의 하이브리드차는 충전이 필요 없고 저출력엔 전기모터가 고출력엔 엔진이 돌아가면서 연비를 절약하는 방식으로 구동된다. 반면 벤츠, BMW, 아우디 등도 하이브리드 모델을 판매 중이지만 그들은 충전이 필요한 '플러그인하이브리드(PHEV)'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이 차량은 유럽이나 미국에선 인기가 많지만 충전이 귀찮은 한국 소비자들에겐 큰 인기가 없다. 볼보의 하이브리드 차량들도 마일드하이브리드 방식으로 현대차나 일본 3사가 판매하고 있는 차량들과 다른 방식으로 구동되고 있다. 특히 연비가 그다지 좋지 않다. 업계에선 고금리, 불경기, 달러 강세로 수입차 시장의 부진이 올해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올해 역시 전년과 유사하게 '하이브리드 라인업 유무'가 성적을 가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업계 관계자는 “올해도 불황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에 보다 연비가 좋은 하이브리드차의 강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충전의 불편함이 있는 PHEV보다 일본 3사가 보유한 보편적인 하이브리드 기술이 더욱 각광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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