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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진, 물류에 드론·스마트 글라스 접목…국토부 장관상 수상

㈜한진이 첨단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물류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9일 ㈜한진은 '2024 물류 기술 대상'에서 단체 부문 국토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드론을 통한 물류 센터 재고 조사와 물류 현장에서의 스마트 글래스 활용 등을 통해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등 첨단 기술의 현장 적용을 통해 산업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서다다. 물류 기술 대상은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한 해 동안 물류 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를 대상으로 시상한다. 물류산업 분야에서 독창적 의의를 가지는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해 물류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단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하고, 지난 2019년부터 시행해왔다. 앞서 ㈜한진은 지난해 11월 남서울 종합 물류 센터에서 스마트 물류 기술 시연회를 개최해 드론과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한 스마트 물류의 효과를 시각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QR 코드 인식 기반 자율 주행 드론 적용으로 기존 수작업 재고 조사 방식의 수고로움을 덜고, 높은 선반 위나 넓은 면적에 산재된 상품의 재고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재고 파악 주기 단축과 시의성 있는 데이터 제공도 가능하게 됐다. 스마트 글라스는 물류 센터에서 일하는 작업자와 배송 기사의 작업 효율성과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스마트 글라스 덕분에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관리 시스템과 연동해 더욱 원활한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특히 음성 지원 기능을 통해 별도의 수작업 없이 물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배송 업무시 보안 운송장 적용으로 개인 정보 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 관계자는 “스마트 물류 기술을 통해 물류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오션, 독일 하팍로이드와 1조7000억원 규모 컨선 6척 건조 계약 임박

한화오션이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로부터 액화 천연 가스(LNG)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는 방안을 최종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 규모는 약 1조7000억원(12억 달러)에 달한다. 당초 해당 선박들은 중국 양쯔장 조선에 옵션 물량으로 배정될 예정이었으나 한화오션의 적극적인 영업 전략과 미국의 대 중국 규제가 영향을 미치면서 발주처가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조선·해운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1만6800TEU급 LNG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의 발주를 하팍로이드와 논의 중이다. 2021년 당시 대우조선해양이었던 한화오션은 하팍로이드와 동일한 선종의 선박 6척에 대한 건조 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지만 실제 건조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하팍로이드는 지난해 10월 중국 양쯔장 조선과 1만6800TEU급 LNG 이중 연료 컨테이너선 1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하면서 추가 6척을 발주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했다. 해당 선박들의 인도 시기는 2027~2029년으로 예정됐으며 선가는 척당 2억1000만 달러였다. 그러나 최근 한화오션은 이 옵션 물량을 양쯔장 조선이 아닌 자사로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경쟁력 있는 가격과 2027년 인도 가능 여부가 발주처 변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미국이 중국 조선업체들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선사들이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업계에서는 해당 계약이 이달 말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한화오션 측은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레이드윈즈는 한화오션이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선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3년 초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한 이후 한화오션으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한 한화오션은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과도 건조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트레이드윈즈는 에버그린이 한화오션과 중국 국영 광저우 조선에 2만4000TEU급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총 11척을 나눠 발주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한화오션이 6척, 광저우 조선이 5척을 수주할 것으로 전망되며 척당 선가는 약 2억5000만 달러로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게임사 왕좌 다투는 넥슨·크래프톤…이번엔 ‘AI 패권 경쟁’

국내 게임 산업을 이끄는 넥슨과 크래프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쟁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하며 게임업계의 2강 체제를 굳힌 양사는 올해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해 혁신을 꾀하고 있다. 9일 게임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매출 4조1322억원, 영업이익 1조1893억원을 거두며 창사 이래 첫 4조원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매출 2조7691억원, 영업이익 1조2324억원의 연간 실적이 예상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성적표다. 주요 게임사들이 적자를 기록하거나 전년 대비 부진한 성적을 거둔 상황에서도 넥슨과 크래프톤은 중국,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게임 시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실적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넥슨은 매출 부문, 크래프톤은 영업이익 부문에서 국내 게임사 왕좌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과거 국내 게임 산업을 이끌어왔던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체제가 'NK(넥슨, 크래프톤)'의 2강 구도로 변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모두 AI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단,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방식에 있어 넥슨과 크래프톤은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며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우선 크래프톤은 게임 캐릭터와 스토리에 AI를 전면 배치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게임 내 모든 캐릭터가 자율적으로 반응하고, 유저와의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특히 크래프톤은 엔비디아,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AI 기술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CPC' 기술이 대표적이다. CPC는 이용자와 자유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캐릭터다. 반면 넥슨은 AI가 게임의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유저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개선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넥슨의 AI 연구소 '인텔리전스랩스'는 현재 NPC 서비스 등을 개발 중이다. 주요 목표는 AI 페르소나를 도입하여 게임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유저와 소통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넥슨은 주요 게임사 중 가장 많은 800여명 규모의 AI 전문 인력을 보유한 점이 강점이다. 이는 향후 다양한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데 있어 강력한 자원 기반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넥슨과 크래프톤이 AI 기술을 접목한 게임들이 사용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시하고 있다. 결국, 사용자들의 선호도와 게임의 재미가 AI 기술 경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크래프톤은 오는 3월 28일 얼리 액세스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인 '인조이'에 CPC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넥슨은 AI 기술 구현을 완료한 후, 어떤 IP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지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게임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게임사들의 AI 활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AI 기술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큰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하느냐가 관건"이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DS, TSMC에 2개 분기 연속 매출 밀려…AI 반도체 주도권이 갈랐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공 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확보 여부가 양사의 실적을 좌우함에 따라 양사 간 매출 차이는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은 2023년 4분기 매출 30조1000억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기대에는 못 미친 실적이다. 반면 TSMC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같은 기간 매출 8684억6천만 대만달러(약 38조4000억원)를 달성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AI 활용이 집중되는 고성능 컴퓨팅(HPC) 부문 매출 비중이 53%에 달해 기존 핵심 사업이었던 스마트폰(35%)을 크게 웃돌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 매출은 2023년 2분기까지는 TSMC와 대등했으나, 3분기 3조원 차이로 벌어지더니 4분기에는 8조원까지 격차가 커졌다. 삼성전자는 2021년 메모리 반도체 호황 덕분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나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장 침체로 인해 TSMC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2023년 2분기에 한 차례 매출 1위를 되찾았지만 AI 반도체 시장 성장과 함께 다시 TSMC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 부문의 1분기 매출이 25조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모바일·PC 부문의 메모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범용 D램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AI 서버용 고 대역폭 메모리(HBM)도 아직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이끌지는 못하고 있다. 파운드리 역시 수주 부진과 낮은 가동률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반면 TSMC는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전년 대비 32% 증가한 250억∼258억 달러(약 36조∼37조원)로 제시했다. 이는 삼성전자 예상 매출보다 10조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TSMC는 AI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스마트폰 비수기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TSMC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핵심 요소는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 증가"라며 “삼성전자와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TSMC의 독점적 지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해당 시장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전자 ‘도쿄선언’ 42주년···‘복합위기’ 돌파할 이재용 리더십이 절실

“누가 뭐라고 해도 삼성은 반도체 사업을 해야겠다. 이 사실을 알려 달라." 1983년 2월8일 고(故) 이병철 삼성 창업회장이 한 말이다. '도쿄선언'으로 잘 알려졌다. 당시 일본에서는 이 창업회장을 '과대망상증 환자'라며 무시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모두의 예상을 깨고 '성공 신화'를 썼다. 통상 18개월 걸리는 반도체 공장을 6개월만에 짓고 미국과 일본에 이어 세계 3번째로 64K D램을 개발했다. 1993년 메모리 반도체 글로벌 점유율 1위 자리에 올라 지금까지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다. '도쿄선언' 42주년을 맞은 2025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이 역대 최악의 '복합위기'에 직면해 있다. 기존 메모리 사업은 중국의 도전을 받고 있고 신사업은 아직 성과가 나지 않고 있다. 사법리스크를 벗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리더십이 시험대에 오른 모습이다. 글로벌 경영 환경이 녹록지 않은 만큼 정부·국회의 '지원사격'도 절실해 보인다. 8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최근 가장 큰 고민은 신사업 역량 강화다. 인공지능(AI)이라는 거대한 파고에 전세계 산업·금융 지도가 빠르게 바뀌고 있는데 고대역폭메모리(HBM) 분야에서는 경쟁사 SK하이닉스에 밀렸다. SK하이닉스가 'AI 큰손' 엔비디아와 협업하며 역대급 실적 을 내는 와중에 삼성전자는 아직 품질 테스트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23조4673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 영업이익은 15조1000억원에 머물렀다. 미래 먹거리로 점찍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에서는 대만 TSMC를 좀처럼 따라잡지 못하는 상황이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작년 3분기 기준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은 TSMC 64.9%, 삼성전자 9.3%로 집계됐다. 삼성전자 입장에서는 중국 기업들의 공세에 맞설 대응책도 마련해야 한다.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푸젠진화(JHICC) 등 현지 기업들은 D램을 시중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밀어내며 '물량 공세'를 펼치고 있다. 공급이 늘어나 메모리 반도체 시장 업황 자체가 나빠지고 있는 형국이다. 기술력에 대한 도전에도 직면했다. CXMT는 최신형 제품인 DDR5 D램 양산을 시작했다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과거 수년 이상 차이났던 한국과 중국간 메모리 반도체 기술력 격차가 1년안팎으로 줄어들었다는 의견까지 나온다. '트럼프 리스크'로 약속받았던 보조금을 다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삼성전자 역시 위기를 일찍부터 인식하고 해법 찾기에 골몰해왔다. 지난해 5월 새로운 반도체 사업 수장으로 전영현 미래사업기획단장(부회장)을 데려오며 쇄신을 도모했다. 같은 해 10월에는 예상보다 저조한 반도체 실적을 돌아보며 '반성문'까지 썼다. 업계에서는 삼성전자가 우선 '엔비디아 문턱'을 넘어야 한다고 본다. 8단 HBM3E 관련 품질 테스트를 통과했다는 얘기가 들리지만 명확한 공급 일정은 아직이다. D램 가격 하락세가 본격화한 가운데 부가가치가 높은 HBM 판매 확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분위기를 반전시키기 위해서는 사법리스크를 털어낸 이재용 회장이 과감한 조직개편과 신사업 발굴 등에서 리더십을 확인시켜줘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이 회장이 2016년 하만 인수 이후 멈춰선 삼성의 인수합병(M&A) 시계를 다시 돌릴지도 관심사다. 이런점에서 최근 AI 반도체 분야 '동맹'에 합류하는 모습은 긍정적으로 비쳐진다. 이 회장이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 손정의 소프트뱅크그룹 회장과 최근 국내에서 회동하며 '3각 동맹'을 추진하는 것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가 미국 '스타게이트' 생태계에 합류해 오픈AI에 반도체를 공급할 경우 성장하는 AI 시장에서 대규모 물량을 따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재계는 이 회장이 등기이사로 복귀할지 여부와 그룹 콘트롤타워를 정식으로 부활시킬지에도 관심을 쏟고 있다. 정부와 국회의 '지원사격' 역시 절실한 상황이다. R&D 인력을 대상으로 주52시간제 등 규제를 없애는 '반도체특별법' 등이 대표적이다. 삼성전자는 일단 올해 계획을 짜며 중장기 경쟁력 강화와 고용량·고사양 제품 포트폴리오 구축을 추진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당장 D램과 낸드 모두 시장 수요에 맞춰 범용(레거시) 제품 비중을 줄이고 첨단 공정으로 전환을 가속화하기로 했다. 수익성 방어를 위해 서버용 SSD(Solid State Drive)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 비중을 늘린다는 방침도 정했다. '아픈 손가락' 파운드리의 경우 2나노 공정 양산과 안정화를 통해 고객 수요를 확보하고, 4나노 공정 설계 인프라도 강화하기로 했다. 송명섭 iM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업황 하락 싸이클이 막 시작됐고 삼성전자 본원 경쟁력 회복을 확인하기까지 시간이 필요하다"며 “엔비디아 인증 통과, HBM4에 사용될 D램 특성이 양호할지, 중국향 HBM 및 전용 그래픽카드(GPU) 판매가 미국 정부에 의해 제한될지 등이 관건"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지난해 인도 올해는 아프리카…해외시장 적극 공략 현대차, 중국과 격돌 예고

글로벌 전기차 시장에서 점유율 확보를 위해 애쓰고 있는 현대차·기아가 지난해 인도에서 성과를 낸 이후 올해는 아프리카 시장을 정조준하고 있다. 다만 아프리카 시장에서는 후발주자로서 중국 전기차 업체와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7일 현대자동차그룹에 따르면 올해 본격적으로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나선다. 올해 현대자동차그룹이 본격 공략에 나선 것은 아프리카가 '기회의 땅'이라고 불릴 만큼 압도적인 성장 잠재력이 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아프리카는 인구의 60% 이상이 25세 미만으로 경제의 역동성과 성장 가능성이 높은 지역으로 꼽혀왔다. 지난해 아프리카 자동차 시장 규모는 269억 달러(약 37조9774억원)로 집계됐다. 주로 내연기관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가 주로 팔린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아프리카는 전기차 시장은 아직 발전 초기 단계라는 점이 눈에 띈다. 아프리카 최대 경제국인 남아프리카공화국도 2022년까지 전기차 보급 대수가 약 1000대에 불과한 것으로 파악된다. 그동안 충전 인프라 등이 부족해 전기차가 크게 늘어날 환경을 갖추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최근 아프리카도 도시화와 인구 증가로 인해 효율적이고 친환경적인 전기차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시점에서 아프리카 대륙의 전기차 시장을 선점하게 된다면 향후 대규모 수요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아프리카 시장 공략을 위해서는 우리보다 한 발 앞서 현지에 진출한 중국 전기차 업체와의 격렬한 경쟁이 예상된다. 중국 전기차 업체들은 2~3년 전부터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수입 규제가 강화되면서 제3국인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힘을 기울여왔다. 이들은 이미 아프리카 대륙 전역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특히 중국 전기차 브랜드 비야디(BYD)가 아프리카에서 입지가 확고한 업체로 꼽힌다. 케냐에 전기차 모델 돌핀과 씰 아토를 출시해 지난해 중동·아프리카 시장에서 점유율 22%를 기록했다. 아프리카 12개국에서 사업을 운영하며 점유율을 확대에 노력한 결과다. 아울러 다른 중국 완성차 업체인 지리 계열의 지오메트리와 상하이자동차 계열 MAXUS가 점유율을 각각 18%, 12%를 거둬 2,3위를 기록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에 맞서는 현대차·기아는 자동차 부품 산업이 발달한 튀니지를 중심으로 아프리카 내부에서 브랜드 파워를 늘려가고 있다. 튀니지가 유럽과 중동, 아프리카를 잇는 지정학적 요지에 있어 영향력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대차·기아는 반제품 조립(KD) 공급 방식에서 현지 생산, 해외 인수·합병(M&A)까지 전략을 확장하며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는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은 지난해 10월까지 튀니지에서 총 1만68대(현대차 5617대·기아 4451대)를 판매했다. 튀니지에서 누적 판매 순위에 현대차가 1위, 기아가 2위를 각각 차지했다. 2022년 기준 합계 점유율도 25%를 달성했다. 지난해 점유율은 30%에 육박한 것으로 파악된다. 동시에 현대차그룹은 아프리카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 알제리에 신규 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2021년 정치적 불안정을 이유로 알제리 시장에서 완전 철수했다. 하지만 지난해 10월 알제리 정치 상황이 안정되면서 공장 구축을 다시 추진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기존 공장 시설과 설비를 정비해 올해부터 본격 가동에 들어갈 예정이다. 현대차그룹은 알제리에 차체 제조 라인과 도장 공정 등의 라인을 구축해 전기차 포함 5개 모델을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유라그룹 등 현대차의 1차 협력사들이 인접 국가에 다수 진출한 상황이라 부품 공급이 수월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아프리카 시장의 성장에 속도가 붙으면서 전략에 변화가 생긴 것으로 해석된다. 국내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가 지난해 인도 시장 공략에서 성과를 얻은 것처럼 아프리카 시장에서도 성공할 수 있을지 주목하고 있다. 인도자동차판매사협회(FADA)에 따르면 현대차는 지난해 판매량 55만9984대를 기록해 시장 점유율 2위(13.75%)를 수성했다. 지난해 하반기에는 현대차 인도법인(HMIL)이 현지 증권시장에 상장에 성공하기도 했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현대차그룹이 지난해 인도에 이어 올해는 아프리카 시장 공략에 나섰다"며 “현지 신규 공장 설립에 발맞춰 신차를 출시해 브랜드 입지를 확보해가는 전략을 활용할 것 같다"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AI 혁명이라던 딥시크…이제 공포가 된 이유는?

중국의 AI 스타트업 딥시크가 가져온 혁신이 이제는 글로벌 보안 위협으로 변모했다. 딥시크의 개인정보 수집 범위가 지나치게 광범위하다는 점이 큰 우려를 낳으면서 제한 조치가 잇따르는 중이다. 8일 관련 IT 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전 세계적으로 딥시크 사용 제한 조치가 확산되고 있다. 이탈리아는 개인정보보호기관이 딥시크의 개인정보 처리방식에 대한 정보를 요구한 후 앱 다운로드를 차단했으며, 미국 의회와 국방부도 딥시크 사용을 전면 금지했다. 한국에서도 외교부, 국방부, 산업통상자원부를 비롯한 주요 정부부처와 KB국민은행, 하나은행 등 금융권, 롯데그룹과 신세계그룹 등 대기업까지 딥시크 접속을 전면 차단했다. 최근까지만 해도 딥시크는 시장에 '공포'가 아니라 '혁신'으로 다가온 서비스였다. 지난 1월 27일 공개된 딥시크의 AI 모델 R1은 GPT-4와 유사한 성능을 보이면서도 개발 비용은 557만6000달러에 불과하다고 발표해 전 세계를 놀라게 했다. 문제는 개인 정보였다. 이용자가 프롬프트에 입력하는 정보 외에도 개인의 기기 정보와 일련번호, 키보드 입력 패턴과 리듬, IP 주소, 쿠키 정보를 수집한다는 점이 뒤늦게 환기되면서 우려가 확산됐다. 이렇게 수집된 모든 정보가 중국 서버에 저장된다는 점도 우려를 낳았다. 딥시크는 약관에서 “사용자로부터 수집한 데이터는 사용자가 거주하는 국가 외부에 위치한 서버에 저장될 수 있으며, '국가 외부의 위치'는 지리적으로 중화인민공화국"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중국의 국가정보법에 따르면 중국의 모든 조직과 국민은 중국의 정보 활동을 지지·지원·협력해야 하므로, 딥시크가 수집한 데이터는 언제든 중국 정부에 제공될 수 있는 상태라는 분석이 나온다. 빅데이터의 시대를 맞아 앞다퉈 선보여지는 다양한 서비스들은 대부분 이용자가 정보 수집을 거부할 수 있는 '옵트아웃'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AI도 마찬가지다. 챗GPT나 네이버 클로바X는 이용자들이 원할 시 입력한 데이터가 서비스 품질 개선 목적 등으로 활용되는 것을 거부할 수 있는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딥시크는 옵트아웃 옵션이 없다. 이에 대해 중국 정부는 공식적으로는 우려가 없다는 입장이다.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정례 브리핑에서 “중국 정부는 데이터 프라이버시와 안전을 고도로 중시하고 법에 따라 보호한다"며 “기업이나 개인에게 위법한 형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저장하도록 요구한 적이 없고 요구하지도 않는다"고 밝혔다. 하지만 확실한 안전망이 제공되지 않는다는 우려가 더 큰 상황이다. 정부부처와 기업들의 딥시크 금지령이 미봉책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기간통신사에서 딥시크 웹사이트나 도메인을 막은 것이 아니라 자체 사내망에서만 사용을 막은 만큼 원천 차단이라고 보기는 힘들기 때문이다. 부처 혹은 사내 PC를 활용한 딥시크 이용은 불가능하지만, 직원들이 개인 기기에서 딥시크 앱을 내려받아 사용하는 것까지는 막을 수 없는 상황이다. 이에 대한 관계당국의 대응은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딥시크와 관련한 조사 및 서비스 차단 권한은 행정안전부,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방송통신위원회, 방송통신심의위원회 등에 분산돼 있어 컨트롤타워가 없다 보니 아직까지 실효성 있는 대책을 내놓기 힘들다. 이에 개인정보보호위원회는 지난달 31일 중국에 본사를 둔 딥시크 측 개인정보 보호 정책 담당자에게 이메일을 통해 개인정보 수집 항목과 처리 방법 등을 묻는 질의서를 보냈으나, 아직 답변을 받지 못한 상태로 알려졌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서비스가 아무리 혁신적이어도 보안 및 윤리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양날의 검'으로 남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검찰, ‘이재용 1·2심 무죄’ 대법원 상고…“주요 쟁점 판단 다르다”

부당합병·회계부정 의혹으로 기소돼 1·2심에서 모두 무죄를 선고받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 대해 검찰이 대법원에 상고를 제기했다. 검찰은 7일 자본시장법상 부정거래행위·시세조종, 업무상 배임 등 혐의로 기소돼 지난 3일 항소심에서 무죄를 선고받은 이 회장과 최지성 전 삼성그룹 미래전략실(미전실) 실장 등 14명의 피고인에 대한 상고를 결정했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날 오전 열린 형사상고심의위원회의 '상고 제기' 심의 의견을 반영해 이같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검찰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에 의한 그룹 지배권 승계 목적과 경위, 회계부정과 부정거래 행위에 대한 법리 판단 등에 관해 검찰과의 견해 차가 있고, 1심과 2심도 주요 쟁점에 대한 판단이 달랐던 만큼 대법원의 판단을 구할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2015년 제일모직-삼성물산 합병 과정에서 최소 비용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승계하고, 지배력을 강화할 목적으로 사내 미래전략실이 추진한 부정거래와 시세조종, 회계부정 등에 관여한 혐의로 2020년 9월 기소됐다. 지난해 2월 1심이 19개 혐의 전부에 무죄를 선고한 데 이어 지난 3일 항소심을 맡은 서울고법 형사13부(백강진 김선희 이인수 부장판사)도 이 회장에게 모두 무죄를 선고했다. 박성준 기자 mediapark@ekn.kr

SK케미칼, 지난해 영업손실 448억원…별도 기준으론 역대 최대실적 달성

SK케미칼은 연결 기준 지난해 연간 영업손실이 448억원으로 2023년 영업이익 833억원 대비 적자 전환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1조7355억원으로 전년 대비 0.8% 감소했다. 순손실은 33억원으로 적자로 전환됐다.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은 285억원으로 2023년 4분기 영업이익 51억원 대비 적자 전환했다. 4분기 매출과 순이익은 각각 5143억원과 109억원이었다. 다만 SK바이오사이언스 등 자회사를 제외한 SK케미칼의 별도 기준 작년 한 해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3405억원과 1111억원으로 전년 대비 각각 8.7%, 30.0% 증가했다. 이는 지난 2017년 SK디스커버리가 출범하며 사업 회사로 분할된 이래 역대 최대 실적이다. SK케미칼은 경기 침체와 화학업계의 불황 속에도 스페셜티 소재인 코폴리에스터 판매 호조로 호실적을 기록했다. 지난해 코폴리에스터 용도를 개발해 고객층을 넓히고, 특화 소재 에코젠(ECOZEN)의 판매량을 확대한 것이 실적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투명성, 고기능성을 갖춘 코폴리에스터는 식품 용기, 화장품, 전자제품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이 확대되고 있지만, 아직 소수의 기업만 상용화에 성공한 소재로 알려졌다. 강석호 SK케미칼 경영지원본부장은 “오랜 시간에 걸쳐 범용 소재, 비주력 사업을 정리하고 코폴리에스터 등 스페셜티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한 혁신이 불황 속 실적 상승으로 이어졌다"며 “지속적인 제품·기술 혁신을 통해 코폴리에스터 라인업을 다변화하고, 순환 재활용 소재 사업을 또 다른 스페셜티 파이프라인으로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대한항공, 지난해 매출 16조1166억원…여객·화물 쌍끌이에 역대 최대실적 달성

대한항공이 지난해 여객과 화물 부문의 동반 성장에 힘입어 역대 최대 매출액을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별도 기준 지난해 연간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16조1166억원과 1조9446억원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7일 공시했다. 매출은 전년 대비 10.6% 늘어나 1969년 창립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다. 연간 매출은 2022년부터 3년 연속 최대 기록을 경신해 나가고 있다. 영업이익은 22.5% 늘었다. 역대 최대인 2022년 2조8836억원에는 미치지 못했으나 코로나19 직전인 2019년 2863억원에 비해서 크게 늘어난 규모다. 지난해 당기순이익은 1조2542억원으로, 2023년 9168억원 대비 36.8% 증가했다. 지난해 호실적은 국제선을 중심으로 좌석 공급을 확대하고 항공화물 운임 증가세와 맞물려 화물 수요에 적극 대응한 결과로 분석된다. 국토교통부 항공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대한항공 국제선 승객은 1769만4010명으로 전년 대비 26.5% 증가했다. 국제선 화물 운송량은 160만4858t(톤)으로 9.5% 늘었다. 지난해 4분기 매출은 4조296억원으로 2023년 4분기 대비 1% 늘었다. 영업이익은 4765억원으로 159% 증가했으며, 당기순이익은 28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흑자 전환했다. 계절적 비수기를 맞은 4분기의 여객 사업 매출은 2조3746억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3% 줄었으나, 동계 관광 수요가 몰리는 동남아 노선 등에 탄력적인 공급을 통해 탑승률을 끌어올리고 상위 클래스 서비스를 강화하며 안정적인 수익을 냈다. 4분기 화물 사업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9% 늘어난 1조1980억원을 기록했다. 중국발 전자상거래 수요와 연말 소비 특수 등에 따른 항공 화물 수요가 늘어난 덕으로 분석된다. 대한항공은 올해 1분기에도 여객과 화물 사업별로 수요에 적극 대응해 수익 극대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여객은 장거리 노선 수요가 이어지고, 중국 노선 실적 회복이 기대된 가운데 수요가 몰리는 노선에 공급을 이어가는 한편 부정기편 확대로 수익 극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화물 사업은 전자상거래 수요 강세가 유지되는 가운데 사업 포트폴리오 다각화 및 유연한 공급을 통해 수익성을 높일 예정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올해는 글로벌 정치 환경 변화 등 사업 환경의 불확실성이 전망되지만, 아시아나항공과의 통합을 위한 준비기간을 거쳐 글로벌 네트워크 항공사로서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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