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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SDI, 3분기 영업손실 5913억원…4분기 ESS에 달렸다

삼성SDI는 지난 3분기에 매출 3조518억원, 영업손실 5913억원의 실적을 기록했다고 28일 공시했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22.5%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했다. 분기별로는 지난해 4분기 이후 4차례 연속 적자 행진이다.당기순이익은 편광필름 사업 양도에 따른 처분 손익 등 영향으로 57억원 흑자로 돌아섰다. 부문별 실적을 보면 배터리 부문 매출 하락이 돋보였다. 3분기 기준 배터리 부문 매출액은 2조8200억원으로 지난해보다 23.2% 급감했다. 영업손실은 이 분야에서만 6301억원이 나왔다. 전기차용 배터리 판매 둔화와 에너지저장장치(ESS)용 배터리의 미국 관세 정책 등에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풀이된다. 전자재료 부문 매출은 2318억원으로 집계됐다. 전 분기 대비 6.2% 늘었으나 전년 동기와 비교하면 12.1% 줄었다. 영업이익은 388억원이다. 삼성SDI는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가운데에도 전기차 및 ESS용 배터리의 수주 활동을 강화하며 유의미한 성과를 달성했다고 자평했다. 원통형 46파이 및 각형 배터리를 기반으로 여러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과 총 110GWh 이상 규모의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는 이유에서다. 국내에서는 제1차 ESS 중앙계약시장 수주를 확정했다. 삼성SDI는 4분기 미국 관세정책 등으로 인한 불확실성이 이어지는 가운데서도 유럽 전기차 시장 및 미국 ESS 시장의 성장세 등에 힘입어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내다봤다. 불확실한 시장환경 대응을 위해 △ESS 시장 역량 집중 △전기차 시장 점유율 제고 △운영 효율화 등 전략을 중점 추진한다는 구상이다. 삼성SDI 관계자는 “시장 변화에 민첩하게 대응하며 실적 회복과 함께 중장기 미래 성장기반을 착실하게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카카오·오픈AI 합작품…카톡 ‘챗GPT 서비스’ 출시

카카오는 카카오톡에서 챗GPT를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챗지피티 포 카카오(ChatGPT for Kakao)'를 출시한다고 28일 밝혔다. 챗GPT 포 카카오는 OpenAI와 긴밀한 협업을 통해 개발한 것으로, 챗GPT가 카카오톡 안에 들어옴으로써 5000만 카카오톡 이용자들이 일상 속에서 손쉽게 AI를 경험할 수 있게 됐다고 카카오는 설명했다. 카카오에 따르면, 카카오톡 이용자는 채팅탭 상단에 위치한 챗GPT 버튼을 클릭해 바로 서비스를 사용할 수 있다. 간단한 질문부터 복잡한 요청까지 카카오톡 내에서 대화하듯 편리하게 활용 가능하다. 챗GPT의 답변을 채팅방에 공유하거나, 채팅방에서 대화 중 챗GPT에 손쉽게 질문할 수도 있다. 이미 OpenAI 계정을 통해 챗GPT를 사용해오던 이용자들은 기존 계정을 통해 챗GPT 포 카카오를 사용할 수 있다. 신규 이용자는 카카오 계정으로 간편하게 챗GPT 가입이 가능하며, 가입이나 로그인 없이도 서비스를 경험할 수 있다. 단, 무료 이용자의 경우 챗GPT 사용 시와 마찬가지로 사용 한도가 존재한다. 챗GPT 포 카카오는 사용자의 데이터 주권을 최우선으로 하고 있다고 카카오는 강조했다. 이용자가 직접 대화 내용 저장 여부와 AI 학습 반영 여부를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으며, 모든 이용자 정보는 카카오와 챗GPT의 개인정보 보호 정책에 따라 안전하게 보호된다. 아울러 챗GPT 포 카카오는 카카오의 다양한 서비스와 연동되는 AI에이전트인 '카카오 툴즈(Kakao Tools)'를 통해 풍부한 경험을 제공한다. 출시 시점에는 카카오맵, 카카오톡 예약하기, 카카오톡 선물하기, 멜론이 카카오 툴즈에 포함되며, 이용자의 요청에 따라 관련 서비스를 자동 연결하여 가장 적절한 답을 제공한다. 예를 들어, “합정역 근처에 크로플 파는 곳을 알려줘"라고 질문하면 카카오 툴즈가 카카오맵을 호출하여 구체적인 위치와 정보를 제공하는 식이다. 카카오는 챗GPT 포 카카오 출시를 기념해 카카오톡 내 챗GPT의 유료 구독상품 '챗GPT 플러스'를 신규로 구독하면 3개월 차 결제 이후 가입자에게 1개월치 구독료를 돌려주는 페이백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기념 이벤트는 출시 직후부터 오는 12월 31일까지 선착순으로 진행한다. 유용하 카카오 AI 에이전트 플랫폼 성과리더는 “챗GPT 포 카카오를 통해 누구나 더 쉽게 AI를 접하게 됨에 따라 AI 활용도가 크게 높아지리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정의선 현대차 회장 “사우디와 수소·SMR·원전 다각적 협력”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중동 최대 경제국이자 산업구조의 대전환을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해 '현장 경영'을 펼쳤다. 회사의 현지 성장전략을 점검하는 한편 사우디아라비아 총리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와 면담을 통해 미래 사업기회를 모색했다. 28일 재계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 27일(이하 현지시간)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 리츠칼튼 호텔에서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를 만나 자동차산업과 스마트시티 등의 분야에서 폭넓은 의견을 나눴다. 두 사람은 지난 2022년 빈 살만 왕세자의 방한 당시 면담을 비롯해 과거 두 차례 만났었다. 단독 면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에 대한 사우디아라비아 정부의 지속적인 관심과 지원에 감사를 전했다. 그러면서 사우디아라비아의 미래 비전 실현을 위한 협력 파트너로서 현대차그룹이 진행 중인 협업 사업들과 구상 등을 설명했다. 정 회장은 빈 살만 왕세자 주도로 국가 차원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했다. 정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비전 2030의 의미와 중요성을 깊이 이해하고 있으며 현대차그룹의 경쟁력 있는 사업역량을 기반으로 사우디아라비아의 기가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미래 에너지 분야에서 현대차그룹과 사우디아라비아의 협업 확대에 대한 기대도 표명했다. 정 회장은 “현대차그룹은 신재생에너지, 수소, 소형모듈원자로(SMR), 원전 등 차세대 에너지 분야에서 다각적인 사업 협력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지난 26일 킹 살만 자동차 산업단지에 위치한 HMMME를 찾아 신공장 건설 현장을 둘러봤다. 업무보고를 받은 이후에는 현지 임직원들과 성장 전략에 대해 심도 깊게 논의했다. 이날 HMMME 방문에는 호세 무뇨스 현대차 사장도 동행했다. 정 회장은 “사우디아라비아 생산 거점 구축은 현대차가 중동에서 내딛는 새로운 도전의 발걸음"이라며 “고온, 사막 등 이전의 거점들과는 다른 환경에서 고객의 기대를 뛰어넘는 모빌리티를 적기에 공급할 수 있도록 모든 부문에서 철저한 준비를 해야한다"고 당부했다. HMMME는 중동 지역 최초의 현대차 생산 거점이다. 현대차가 사우디아라비아 대표 브랜드로 도약하기 위한 핵심 공장이다. 현대차가 30%,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가 70%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올해 5월 착공해 내년 4분기 가동을 목표로 건설 중이다. 연간 생산규모는 약 5만대다. 전기차 및 내연기관차를 혼류 생산한다. 현대차그룹은 사우디아라비아 주요 기관 및 기업 등과 모빌리티, 스마트시티 등 다양한 분야에서 협업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해 9월 사우디아라비아 네옴(NEOM) 측과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수소 모빌리티 실증 사업을 실행했다. 올해 5월에는 네옴 중심 업무지구와 해발 2080m에 위치한 트로제나 고지대를 잇는 구간에서 유니버스 FCEV(Fuel Cell Electric Vehicle) 주행에 성공하며 수소 모빌리티의 활용 가능성을 높였다. 기아는 사우디아라비아 기가 프로젝트 개발사 중 하나인 RSG(Red Sea Global)와 PV5 실증사업을 지난 9월 개시했다. 지난해 3월 현대차그룹이 RSG와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 도입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LG전자,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액침냉각’으로 확장

LG전자가 SK엔무브, 미국 액침냉각 전문기업 GRC(Green Revolution Cooling)와 손잡고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를 위한 냉각솔루션 포트폴리오를 '액침냉각' 방식으로 확장한다. LG전자는 지난 27일 경기도 평택시 LG전자 칠러사업장에서 SK엔무브, GRC와 함께 'AI 데이터센터 냉각솔루션 사업 확대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날 협약식에는 LG전자 이재성 ES사업본부장(부사장), SK엔무브 남재인 Green성장본부장, GRC 피터 폴린(Peter Poulin) CEO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세 회사는 각자의 핵심 기술과 경험을 결집해 액침냉각 솔루션 기술 실증(PoC)을 공동 추진한다. LG전자는 칠러와 냉각수 분배장치(CDU), 열 부하를 균일하게 분산시키는 팬 월 유닛(FWU) 등 정밀 냉각 기술을, SK엔무브는 자체 개발한 액침냉각 플루이드, GRC는 액침냉각 탱크를 제공한다. 실증은 평택 칠러사업장 내 구축된 AI 데이터센터 전용 테스트베드에서 진행된다. 3사는 이번 협력을 통해 액침냉각 기반의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공동으로 발굴하고, 각 사의 글로벌 네트워크와 사업 경험을 바탕으로 AI 데이터센터 냉각 시장의 성장 기회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액침냉각은 데이터센터 서버 등 발열이 심한 전자 장비를 전기가 통하지 않는 특수 냉각 플루이드에 직접 담가 냉각하는 방식이다. 공기 대신 열전도율이 높은 액체를 사용해 열을 빠르게 제거함으로써 에너지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다. 특히 데이터센터의 효율성을 나타내는*전력효율지수(PUE)가 현존 냉각 방식 중 가장 낮아, 전력 절감 효과가 탁월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LG전자는 이번 협업을 통해 액침냉각 기술을 자사 냉각솔루션 포트폴리오에 포함시키며, AI 데이터센터에 최적화된 토털 냉각솔루션 공급자로서 입지를 더욱 강화할 방침이다. LG전자 ES사업본부장 이재성 부사장은 “AI 데이터센터의 핵심 과제인 에너지 효율과 냉각 성능을 극대화하기 위해 이번 협업을 추진했다"며 “급성장하는 AI 데이터센터 산업에서 차별화된 냉각솔루션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로봇 조선소’로 산재·ESG·인력난 파고 넘는다

국내 조선업계가 로봇 도입을 서두르고 있다. 생산성 제고를 위한 기술 혁신을 넘어 강화되는 안전 규제와 ESG 경영에 대한 사회적 요구와 고질적인 인력난이라는 복합 위기 상황 속에서 생존을 위한 필연적인 선택에 따른 움직임이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 등 국내 조선 빅3는 이제 로봇 없이는 미래 경쟁력을 담보할 수 없다는 공감대 아래 스마트 조선소 구축에 사활을 걸고 있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조선 3사는 로봇 기술을 활용한 생산 공정 자동화에 속도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강화되는 중대재해처벌법(이하 중대재해법)과 산업안전보건법(이하 산안법)에 대응하고, ESG 경영 강화와 만성적인 인력 부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핵심 전략이다. 조선 3사는 공통된 목표를 향해 각기 다른 강점을 내세우며 기술 경쟁을 벌이고 있다. HD현대는 2030년까지 생산성 30% 향상과 건조 기간 30% 단축을 목표로 하는 '미래형 조선소(FOS)' 프로젝트를 추진 중이다. 특히 미국 AI 로봇 전문 기업 페르소나 AI 등과 손잡고 2027년 상용화를 목표로 정밀 용접이 가능한 '휴머노이드 로봇' 개발에 착수하며 기술 혁신을 선도하고 있다. 이는 고위험 작업을 사람에게서 분리하려는 강력한 의지를 보여준다. 한화오션은 2030년까지 3000억 원을 투자해 조선소 자동화율을 현재 10%대에서 70%까지 끌어올리겠다는 가장 공격적인 목표를 세웠다. 이미 선박 배관 용접 협동 로봇 등을 현장에 적용해 작업 준비 시간을 60%가량 단축하는 성과를 냈고 밀폐 구역과 같은 위험 공간에 80대 이상의 로봇을 투입하며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스마트SHI' 전략 아래 특화된 공정 자동화에 집중한다. 자체 개발한 액화 천연 가스(LNG) 화물창 레이저 용접 로봇으로 작업 효율을 30% 개선했고 작업자에게 3D 디지털 도면이 담긴 태블릿 PC를 제공해 인적 오류를 줄이고 생산성을 높이는 등 인간과 로봇의 협업 효율을 극대화하고 있다. ◇ CEO 겨눈 '산재 규제 칼날'도 조선소 로봇 도입 요인 작용 조선소 현장에서 로봇 도입을 가속화하는 가장 직접적인 동력은 나날이 강화되는 산안법과 중대재해법이다. 특히 중대재해법은 사망 사고 발생 시 안전 조치 미비를 이유로 사업주나 최고 경영자(CEO)에게 직접적인 형사 책임을 묻는다. 실제로 한 조선소에서는 근로자 추락사에 대해 CEO에게 징역형이, 법인에는 수십억 원의 벌금이 선고되는 등 사법적 책임이 현실화되면서 경영진의 위기감은 최고조에 달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위험하고 힘든 용접 작업을 사람 대신 로봇에 맡기는 것은 가장 확실한 '예방 투자'로 여겨진다. 로봇은 유해 가스나 강렬한 빛에 노출될 위험이 없고, 프로그래밍된 대로 정밀하게 작업을 수행해 인적 오류를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 이는 복잡한 안전 규정을 준수하고 CEO의 법적 리스크를 관리하는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부상하고 있다. 규제가 '채찍'이라면,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은 '당근'이자 시대적 요구다. HD현대중공업·한화오션·삼성중공업은 최근 발간한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서 '안전'을 경영의 제1원칙 또는 최우선 가치로 천명했다. 3사는 모두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설치해 안전과 같은 중대 사안을 최고 지배구조 기구의 직접적인 감독 하에 뒀다. 삼성중공업은 모든 임원의 성과 평가에 ESG 관련 지표를 반영하기로 하는 등 안전 경영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고 있다. 결국 로봇 도입을 통한 안전한 작업 환경 구축은 투자자와 고객, 사회 전체에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음을 증명하는 가장 가시적인 성과물이 되는 셈이다. ◇ 사람 떠나는 조선소, 로봇으로 채운다 법과 사회적 압박이 없었더라도 조선업의 자동화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었을 것이라는 분석도 존재한다. 생산 현장의 인력 구조가 붕괴 직전에 이르렀기 때문이다. 생산직 근로자의 평균 연령은 50대에 육박하고, 일부 현장에서는 50대 용접공이 '막내'로 불릴 정도로 고령화가 심각하다. 청년층은 대표적인 3D 업종인 조선소를 기피하고 있어 신규 인력 유입은 거의 끊긴 상태다. 업계는 연간 1만2000명 이상의 인력 부족을 메우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에 대한 의존도를 높이고 있지만 언어 장벽으로 인한 안전 문제와 비전문 인력 투입에 따른 품질 저하 등 새로운 문제에 직면하고 있다. 결국 숙련공의 '핸디 크래프트'를 대체하고 24시간 안정적으로 고품질 생산을 이어갈 유일한 대안은 로봇 뿐이라는 결론에 이르게 된다. 이러한 복합적인 이유로 조선 3사의 '로봇화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재는 용접 공정을 중심으로 로봇이 도입되고 있지만 앞으로는 도장·연마·물류·검사 등 위험하고 반복적인 다른 분야로 빠르게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조선업의 미래는 이제 누가 더 빠르고 효과적으로 '스마트 조선소'를 구축하느냐에 달리게 될 것으로 보여 귀추가 주목된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수입가전 프리미엄 공세…삼성·LG ‘안방 사수’ 총력

외산 가전 브랜드들이 한국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성비 공세가 주를 이뤘던 과거와 달리, 최근에는 중저가부터 프리미엄까지 제품 스펙트럼을 넓히며 다층적인 전략을 구사하는 모습이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프리미엄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우고, 인공지능(AI) 기반 연결 경험을 강화하며 '안방 사수'에 나섰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프리미엄 시장 공략의 선봉장에는 독일 가전업체 밀레가 서 있다.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에 주력해 온 밀레는 제품 가격대가 높은 편이지만, 부품마다 최대 20년 수명 테스트를 거치는 품질 기준으로 두터운 충성 고객층을 형성했다. 또 가전별 본연의 성능을 극대화한 신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브랜드 신뢰도를 높이고 있다. 최근 밀레는 한국 가정의 주방 구조와 식문화에 맞춘 현지화 전략도 강화하고 있다. 오목한 식기를 많이 사용하는 국내 소비자 특성을 반영해 '아시안 바스켓'을 적용한 식기세척기를 출시한 것이 대표적 사례다. 마르쿠스 밀레 공동 회장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한국 고객들의 피드백을 적극 수용해 제품을 개발하는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며 “본사 개발팀이 직접 한국 소비자 의견을 듣고 이를 제품 개발에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 샤오미는 중저가 중심이던 제품 라인업을 프리미엄까지 확장하며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다. 공기청정기·로봇청소기 등 소형 가전 중심에서 냉장고·세탁기 등 대형 가전으로 판매군을 넓히며 다양한 소비자층을 확보하려는 전략이다. 앤드류 리 샤오미 국제사업부 동아시아 지역 총괄은 지난 6월 서울 여의도에 국내 첫 오프라인 매장을 열 당시 “내년에 세탁기·냉장고·에어컨 등 대형 가전을 한국 시장에 본격 도입하는 것이 목표"라고 밝힌 바 있다. 또 다른 중국 기업 마이디어도 최근 막을 내린 국내 최대 전자·정보기술(IT) 전시회 '한국전자전(KES) 2025'에 첫 공식 참가하며 존재감을 드러냈다. 마이디어는 세계 1위 에어컨·전자레인지·소형 조리가전 브랜드임을 강조하며, 전시관을 소형·소용량 제품군 중심으로 구성해 1인 가구와 소형 주거 공간 등 국내 소비 트렌드에 부합하는 경쟁력을 내세웠다. 삼성·LG가 프리미엄 제품군에 무게를 두는 사이, 마이디어는 가격 경쟁력과 실용성을 앞세워 '가성비 시장'을 집중 공략하며 틈새 수요를 파고드는 모습이다. 글로벌 가전사들이 한국 시장에 공을 들이는 이유는 한국이 '테스트베드'로 부상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IT 강국이자 소비자들의 제품 안목이 높은 한국 시장에서 성공하면, 글로벌 시장 확장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외산 브랜드들은 가성비와 프리미엄을 아우르는 양면 전략을 통해 국내 시장 안착을 기대하는 분위기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장에 녹아들기 위해서는 우선 제품을 사용하는 소비자가 많아야 한다"며 “가성비와 프리미엄 영역에서 선택지가 늘면 자연스럽게 이용자 기반이 확대되고, 이를 통해 외산 제조사들이 국내 시장에 안정적으로 자리 잡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에 맞서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안방 사수'를 위한 다층 방어에 나섰다. 두 회사는 초프리미엄 빌트인 브랜드인 데이코(삼성)와 SKS(LG)를 앞세워 주방 가전 경쟁력을 강화하고, 고객과의 접점을 확대하고 있다. LG전자는 최근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전시관 'SKS 서울'을 열어 고급 이미지를 강화했으며, 삼성전자도 주요 삼성스토어 내 데이코 입점을 확대하고 있다. 양사는 AI 기반 연결 생태계를 확장해 고객 생활 전반의 사용 경험을 묶는 전략도 병행 중이다. 삼성전자는 KES 2025에서 집·교실 등을 주제로 한 전시 공간을 마련하고, '스마트싱스'를 기반으로 한 AI 연결 생태계를 강조했다. LG전자는 'LG 씽큐 온'을 중심으로 AI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하나로 연결하는 통합 홈 솔루션을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또한 업계는 중국 업체들의 저가 공세에도 대응책을 모색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중국이 보유한 경쟁력을 우리도 비슷한 수준으로 구현할 수 있도록 준비하고 있다"며 “대응에 만전을 기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2025 국감] 민주 한준호 “자료 엉망에 관리도 몰라”…국토부 ‘항공정보포털’ 부실 운영 질타

27일 오후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국토교통부가 위탁 운영하는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이 데이터가 엉키고 제때 업데이트도 되지 않는 등 총체적으로 부실하게 관리되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주종완 국토교통부 항공정책실장에게 “한국항공협회에서 위탁 운영하는 항공정보포털시스템이 2024년 국가정보관리원 대구 센터로 이전한 후 정상 작동이 안 되고 있다"고 질타했다. 한 의원은 “국정감사를 준비하며 포털에 접근해보니 중요한 자료들이 엉켜 있고 예전 기사가 떠 있는 등 정상 작동이 안 됐다"고 언급했다. 이어 “그래서 국토부 측에 물어보니 오히려 의원실에 '어떤 문제가 있냐'고 역으로 질문을 하더라"라며 국토부의 관리·감독 부실을 강하게 비판했다. 한 의원은 또한 시스템 이전 사업의 준공이 당초 2024년 12월 완료 보고와 달리 실제로는 훨씬 늦어졌으며, 사업 완료 후 결과 보고서 등도 제대로 제출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주종완 항공정책실장은 “위탁 업무 수행 과정이 미흡했고, 국토부 차원의 관리도 상당히 미흡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사실상 부실 관리를 인정했다. 주 실장은 “현재 전반적인 과정에 대한 세밀한 점검을 시작했다"며 “그 결과에 따라서 엄정하게 조치할 계획"이라고 답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025 국감] 국힘 김은혜 “인천공항, 중국인 불법 ‘흑차’가 점령…한국 콜밴 기사 피눈물”

27일 오후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인천국제공항이 중국인들이 운영하는 불법 택시, 이른바 '흑차(黑車)'에 사실상 점령당했다는 충격적인 실태가 공개됐다. 김은혜 국민의힘 의원은 중국인 무비자 입국 특수를 불법 영업자들이 독식하며 한국의 합법적인 콜밴 기사들이 피눈물을 흘리고 있다고 질타했다. 이날 보충 질의에 나선 김 의원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흑차라는 말을 들어봤느냐"고 물으며, 무허가 불법 택시가 인천공항에 만연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지난 4월 외국인 승객을 상대로 한 '불법 콜뛰기' 기사 61명이 검거됐다. 이 중 53명이 중국 국적자였다는 설명이다. 그는 “특히 9월부터 중국인 무비자 입국이 시작되면서 흑차 영업이 확산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김 의원은 “의원실에서 직접 중국어 SNS에 가입해 흑차 예약을 문의하니 돈만 내면 언제든 중국어 서비스를 제공한다고 하더라"며 불법 영업이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중국인이 무비자 입국하면 대한민국 내수를 살린다더니 결국 허상"이었다며 “중국인 입국과 동시에 수입은 중국인들이 가져가고, 우리나라 합법적 콜밴 기사들은 영업권까지 빼앗기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김 의원은 “이 정도면 대대적인 특별 단속이 필요한 것 아니냐"고 따져 물었다. 이에 이학재 사장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공감하면서도 “공사에 단속·사법 권한이 없어 지금은 수동적으로 경찰에 협조하고 있다"고 한계를 설명했다. 다만 이 사장은 “법이 허용하지 않는다 하더라도, 공사 차원에서 적극적으로 적발해 경찰 단속과 공조하겠다"고 답했다. 김 의원은 “경찰청과 어떻게 협조할 것인지 대책을 종합 감사 전까지 보고해달라"고 재차 촉구했고, 이 사장은 “그렇게 하겠다"고 답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025 국감] 민주 신영대 “인천공항 협력관, 의원실 질의서 통째로 훔쳐가”…‘자료 절도’ 파문

27일 오후 속개된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국정감사에서는 인천국제공항공사 소속 국회 협력관이 의원실의 국정감사 질의 자료를 통째로 훔쳐간 초유의 사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신영대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보충 질의 시간을 통해 “오전 의사 진행 발언에서 '자료'라고 순화시켜 표현했는데, 해당 협력관이 의원실의 질의서를 통째로 몰래 가져간 것"이라고 사안의 심각성을 재차 확인했다. 신 의원은 이학재 인천국제공항공사 사장에게 “점심 시간 동안 사안 파악을 하셨느냐"고 물었고, 이 사장은 “본인을 직접 만나보진 못했지만, 기조실장을 통해 그런 일이 있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시인했다. 신 의원이 “어떻게 조치할 것이냐"고 묻자 이 사장은 “국감 중이라 깊이 생각은 안 했지만 심각한 문제라고 생각한다"며 “절차에 따라서 조사하고 조치를 하도록 하겠다"고 원론적으로 답했다. 이에 신 의원은 해당 직원이 국회 경력을 바탕으로 공개 채용된 계약직 협력관임을 지적하며 “국회를 경험한 분이 이런 일을 했다는 것 자체가 납득이 안 된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그는 “과거 이런 일이 있었을 때 실제 국회가 파행됐다"고 지적하며 공사 측의 안일한 태도를 비판했다. 신 의원은 “이것은 경고나 주의 정도가 아니라 파면에 준하는 징계가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명확히 선을 그었다. 이어 “그렇지 않으면 형사 처벌을 물을 수밖에 없다"며 “형사 처벌보다는 공사 차원에서 책임을 지고 그만두게 하는 것이 맞다"고 사실상 해당 직원의 파면을 강력히 요구했다. 이학재 사장은 “회의가 끝나면 내부적으로 조사하겠다"고 답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2025 국감] 국힘 정점식 “항공안전기술원 직원, 국외 출장 보고서 1436일 ‘지각’…자료 요구에 늑장 등록”

27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국정감사에서 항공안전기술원(KIAST)의 '공무 국외 출장 보고서' 관리 부실 실태가 도마 위에 올랐다. 출장 규정을 상습적으로 위반했을 뿐만 아니라 국정감사 자료 요구가 있고 나서야 4년 가까이 밀린 보고서를 뒤늦게 등록한 사실이 드러나 “기강 해이가 심각하다"는 질타를 받았다. 이날 질의에 나선 정점식 국민의힘 의원은 황호원 항공안전기술원장을 상대로 공무 국외 출장 보고서 관리 실태를 따져 물었다. 관련 규정상 국외 출장자는 귀국 후 30일 이내에 보고서를 등록해야 한다. 하지만 정 의원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2021년의 경우 5건의 국외 출장 모두 100% 지연 등록되는 등 규정 위반이 만연했다. 황호원 원장은 이에 대해 “일부 지연되는 사례가 있긴 했으나 현재는 관련 시스템을 활용해 30일 이내 등록하도록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그러자 정 의원은 “그렇지 않다"고 즉각 반박하며 구체적인 사례를 제시했다. 정 의원에 따르면 한 직원의 보고서는 무려 1436일이 지연됐고, 해당 직원은 이미 퇴직한 상태에서 의원실의 자료 요구 이후에야 보고서가 등록됐다. 특히 정 의원은 “2022년, 2024년, 2025년 사례들도 등록이 제대로 안 됐다가 의원실에서 자료 요구를 하니 불과 며칠 전인 10월 14일에 전부 다 등록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결국 자료 요구를 안 했으면 등록 자체를 잊고 있었던 것"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며 황 원장에게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했다. 이에 황 원장은 사실상 관리 부실을 시인하고 시정 의사를 밝혔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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