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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 호주 가스전 현장 방문…글로벌 경영 행보

장인화 포스코그룹 회장이 호주를 찾아 철강사업 경쟁력과 에너지 밸류체인 강화를 위한 글로벌 경영 행보에 나섰다. 포스코그룹은장 회장이 지난 7일(현지시간)부터 사흘간 호주 시드니를 방문해 현지에서 열린 세계철강협회 집행위원회에 참석했다고 10일 밝혔다. 장 회장은 한국 철강업계를 대표해 탄소감축 등 세계 철강업계가 직면한 주요 현안과 대응책에 대해 논의했다. 세계철강협회는 철강업계의 상호 이해와 발전을 목표로 설립된 글로벌 기구로, 전 세계 철강사 및 지역별 철강협회, 연구기관 등 총 157개 회원사가 활동하고 있다. 또한 장 회장은 불확실한 글로벌 철강산업 환경을 타개하고 사업 합작과 기술개발 협력을 위해 글로벌 철강사 최고경영자(CEO)들과 회동하며 새로운 기회도 모색했다. 특히 인도 JSW스틸의 자얀트 아차리야(Jayant Acharya) 사장과 일관제철소 합작사업에 대해 다각도로 논의했다. 이어 장 회장은 9일 호주 퀸즐랜드주에 소재한 세넥스에너지 가스전 현장을 방문했다. 세넥스에너지는 포스코인터내셔널이 2022년 4억4242만 호주달러(약 4000억원)에 인수한 포스코그룹 천연가스 사업의 육상 가스전이다. 현재 세넥스에너지는 천연가스 생산량을 연산 20PJ(페타줄)에서 내년 60PJ로 확대하는 프로젝트를 추진하고 있다. 증산 개발이 완료되면 동호주 지역 천연가스 내수 수요의 10%를 공급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편 장 회장은 한·호주 경제협력위원장으로서 광물, 에너지 등 전통적인 자원 분야를 넘어 미래 사업 분야까지 양국의 긴밀한 경제 협력과 산업 경쟁력 제고에 기여하고 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특별 기고]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의 독립을 이야기하자

최근 연이어 발생한 두 건의 항공기 사고로 인해 대한민국 항공철도사고조사위원회(이하 사조위)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증폭되고 있다. 사조위는 항공과 철도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재발을 방지하며 안전 개선책을 마련하는 핵심 기관이다. 현재 사조위는 조직 구조상 국토교통부 산하 기관으로 운영돼 사고 조사 과정에서 이해 충돌의 가능성이 존재한다. 이는 국민 신뢰 확보는 물론 대외적인 신인도 측면에서도 구조적 한계를 초래하고 있는 것으로, 공정하고 객관적 조사의 진행을 위해 시급한 보완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다. 항공 산업의 급속한 양적 팽창과 더불어 다양한 항공 사고 사례가 늘어나고 있다. 이 가운데 전문적인 조사와 대응을 위해 이제는 독립적인 사고 조사 기관의 필요성과 기대 효과를 해외 선진 사례를 통해 고찰하고 변화의 방향을 모색해 봐야 할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선진국을 중심으로 많은 국가들은 독립적 사고 조사 기관을 운영하고 있어 높은 신뢰도를 확보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1967년 설립된 미국의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는 연방 정부로부터 완전히 독립된 기관으로, 업계의 영향에서도 벗어나 공정한 항공·철도·도로·해양 사고 조사 역할을 진행해 왔다. 이곳은 연방항공청(FAA) 등 정책 집행 기관과의 이해 충돌을 방지함으로써 객관적인 사고 원인 분석과 안전 권고를 수행할 수 있는 구조를 갖추고 있다. 이러한 체계 덕분에 NTSB는 전 세계 항공 사고 조사 조직의 모범 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영국의 항공사고조사위원회(AAIB)는 교통부(DfT) 산하에 있지만 법적으로 독립된 권한을 보장받고 있다.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부속서 13에 따라 사고 조사의 목적이 책임 추궁이 아닌 안전 개선에 있음이 명확히 규정돼 있어 정부나 기업 등 외부의 개입을 불허한다. 또한 조사 보고서와 권고 사항은 AAIB 외의 어떤 기관도 수정할 수 없고, 사고 조사 방법과 범위를 자체적으로 결정할 수 있도록 설계돼 있다. 이 같은 독립성 보장 체계 덕분에 AAIB는 사고 조사 과정에서 완전한 자율성을 유지하고 있다. 독일의 항공사고조사국(BfU)과 호주의 교통안전국(ATSB) 역시 정부로부터 독립된 사고 조사 기관으로 운영된다. 특히 ATSB는 조종사가 직접 사고 조사에 참여하는 구조를 채택해 사고 분석 과정에서 현장 경험을 지닌 전문가의 시각이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 위의 사례와 같이 사고 조사 기관이 정책 집행 기관과 분리되면 이해 관계에 따른 유착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고, 이를 통해 객관성이 보장된다는 장점이 있다. 만일 사조위가 국토부로부터 독립할 경우 사고 조사 과정의 공정성과 객관성이 한층 강화될 것이다. 또한 사고 원인 분석의 신뢰도가 향상될 뿐만 아니라 각종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워져 국민 모두가 납득할만한 조사 결과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다. 독립성을 갖춘 사조위는 조사 결과를 근거로 국토부와 관련 기관에 좀 더 강력하고 실질적인 안전 개선 권고를 내릴 수 있게 될 것이다. 또 정책 집행 기관이 조사 결과를 수정하거나 개입하는 것을 방지함으로써 안전 대책의 실효성을 높일 수 있다. 이 외에도 조종사와 항공 전문가가 직접 사고 조사에 참여하면 실제 비행 중에 발생하는 문제와 조종사의 의사결정 과정을 심층적이고 실질적으로 분석할 수 있다. 더불어 조종사의 심리·생리적 상태를 고려한 선진적인 조사 방식을 도입함으로써 사고 예방을 위한 더욱 실효성 있는 조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이러한 이유로 ICAO와 국제철도연맹(UIC) 또한 독립적인 사고 조사 기구의 운영을 강력히 권고한다. 사조위의 독립은 우리나라가 국제 기준을 준수하는 국가로서의 신뢰도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다. 또한 해외 사례를 참고할 때 독립 기관을 운영하는 국가일수록 사고 발생 후 개선 조치의 효과가 높게 나타나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항공 사고 조사는 단순한 원인 규명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유사한 사고를 예방하기 위한 핵심적인 과정이다. 사조위의 독립성과 전문성을 강화하는 것은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기 위한 필수적인 조치이기 때문에 더 미뤄져서는 안 된다. 정부와 항공 관계 당국이 이러한 측면을 고려한 즉각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해 국민이 신뢰하고 안심하는 선진화된 안전한 운항 환경이 구축될 날을 기대해 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SK하이닉스, D램 세계 1위 등극

SK하이닉스가 지난 1분기 전세계 D램 시장에서 매출 기준 점유율 36%를 기록하며 처음으로 삼성전자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9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가 최근 발표한 메모리 보고서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D램 분야에서 사상 처음으로 분기 매출 기준 세계 1위에 올랐다. 특히 HBM(고대역폭 메모리) 부문에서 70%의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며 두드러진 성과를 거뒀다. 2위는 삼성전자로 점유율 34%를 차지했으며, 마이크론은 25%로 3위다. 카운터포인트는 2분기에도 현재의 시장 구조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카운터포인트 최정구 책임연구원은 “이번 결과는 SK하이닉스가 HBM 메모리에 대한 강한 수요 속에서 D램 공급을 안정적으로 이어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HBM D램 칩 제조는 매우 까다로운 기술이지만, 이를 초기부터 성공적으로 생산해온 기업들이 시장에서 뚜렷한 성과를 내고 있다"고 분석했다. 황민성 연구위원은 “전세계적으로 관세 이슈에 대한 관심이 커지는 가운데, 향후 HBM D램의 향방이 주요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며 “단기적으로는 AI 수요가 견조해 관세 충격의 영향을 덜 받을 가능성이 크다. HBM의 주요 공급처가 AI 서버라는 점에서 이 시장은 본질적으로 국경을 초월한 특성을 지닌다"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카카오 “카카오엔터 매각 확정 안 돼…다양한 방안 검토”

카카오가 카카오엔터테인먼트 경영권 매각설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고 일축했다. 다만 주주들과 성장 방안 등을 검토 중이라고 밝혀 사실상 매각 가능성을 열어둔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DART)에 따르면 카카오는 이날 '풍문 또는 보도 내용에 대한 해명내용' 공시를 통해 “카카오엔터테인먼트 매각에 대해 확정된 바 없다"며 “그룹 기업가치 제고와 카카오엔터의 지속 성장을 위해 주요 주주와 다양한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앞서 투자은행(IB) 업계를 중심으로 카카오가 최근 카카오엔터 경영권 매각을 추진 중이라는 소식이 일파만파 퍼졌다. 2대 주주인 앵커에쿼티파트너스(앵커PE)를 비롯해 사우디아라비아 국부펀드(PIF), 싱가포르투자청(GIC) 등 주요 주주에게 서한을 보내 경영권 매각을 추진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카카오엔터는 지난 2019년 기업공개(IPO)를 추진한 바 있다. 당시 사명은 '카카오페이지'였다. 하지만 시장 상황이 악화된 가운데 쪼개기 상장 논란이 일면서 계획을 철회했다. 정치적 불확실성으로 국내 증권시장의 침체기가 길어지는 상황에 상장을 강행해도 기업가치를 인정받기 어렵다고 판단해 매각으로 전략을 선회한 것으로 보인다. 카카오엔터 기업 가치는 약 10조원 안팎으로 추정된다. 일각에선 카카오가 지난해부터 진행 중인 군살빼기 작업의 일환으로 풀이된다. 회사는 신성장동력을 인공지능(AI)과 카카오톡으로 지목하고, 비핵심 사업 정리와 함께 시장 진출 기반 마련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기준 카카오의 계열사는 144개에서 122개로 줄었다. 카카오 노사는 콘텐츠CIC 분사 및 카카오VX 매각에 대해서도 갈등을 빚고 있다. 사측은 이제 막 분사 준비를 시작한 단계라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분사 이후 지분 매각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는 점에서 사실상 매각 수순으로 보고 있다. 이와 관련 카카오 공동체 노동조합인 전국화학섬유식품노조 카카오지회(크루유니언)는 이날 성명을 통해 카카오엔터의 사모펀드 매각 가능성에 대한 반대 입장을 밝혔다. 노조는 “포털 다음과 카카오엔터, 카카오모빌리티 등 카카오의 주요 플랫폼이 사모펀드로 매각되는 것을 반대한다"며 “사모펀드에 사업을 매각하는 건 경영쇄신과 정반대 방향"이라고 말했다. 이어 “카카오게임즈의 카카오 VX, 카카오모빌리티, 카카오헬스케어의 지분 매각 소식이 전해졌고, 모두 사모펀드가 유력한 매수자로 등장했다"며 “최근 홈플러스 법인 회생 사태에서 드러난 것처럼 MBK와 같은 사모펀드는 투자 이익 외에 사회적 책임엔 전혀 관심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일상생활과 깊이 연결돼 있고, 이용자의 민감정보가 집약된 플랫폼을 사모펀드가 운영한다면 영리병원 도입 등과 같이 공공성이 후퇴할 것임이 자명하다"며 “사모펀드에 의한 지분 매각을 통제하는 정책 장치가 시급히 마련하다"고 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정기선 수석부회장, 서울모빌리티쇼 HD현대관 방문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이 8일 '2025 서울모빌리티쇼' 현장을 찾아 스마트 굴착기 신제품을 선보인 HD현대 부스를 비롯해 주요 전시관을 방문하며 글로벌 모빌리티 기술의 흐름을 직접 살폈다. 정 수석부회장은 독자 개발된 신기술이 탑재된 굴착기를 직접 살피고 대한민국의 기술 경쟁력을 통해 HD현대의 육상비전을 실현해 나갈 것을 강조하며, 전시관 내 임직원들 격려했다. 이번 정 수석부회장의 방문은 2024년 미국 CES에서 발표한 육상 혁신 비전 '사이트 트랜스포메이션(Xite Transformation)'이 국내에서 먼저 실현되는 현장을 살피고, 미래형 모빌리티 생태계의 핵심 축으로 도약하려는 비전을 보여준 행보로 해석된다. 정 수석부회장은 HD현대관을 방문 후에, 현대자동차, 롯데, 기아 등 주요 기업들의 전시관을 차례로 방문하며,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현재와 향후 방향성을 직접 확인했다. 현대차 전시관에서는 수소에너지를 기반으로 한 친환경차 기술을, 롯데 전시관에서는 도심 교통의 패러다임을 바꿀 자율주행 버스 기술을 살펴봤다. 이어 방문한 기아 부스에서는 교통 약자를 위한 장애인 전용차량을 통해 모빌리티 산업에 구현되는 ESG 가치를 둘러봤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부·울·경 염원 ‘김해-자카르타’ 취항 하세월…김해공항 사고 탓 지지부진

부산광역시가 국토교통부에 지속적으로 건의해 확보한 김해국제공항-인도네시아 자카르타 간 항공 노선 운수권을 따낸 항공사들이 취항에 난색을 보이고 있다.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검토 중이었거나 현재 진행형이라면서도 각각 현지 사정과 기재 부족을 이유로 당장 취항에는 어려움이 따른다고 토로했다. 9일 항공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지난해 5월부로 김해-자카르타 운수권을 보유하고 있다. 그러나 올해 3월 31일부터 10월 26일까지 이어지는 하계 슬롯 신청을 하지 않았다. 해당 노선들은 부산연구원의 미개설 노선 잠재 수요 측정에서 늘 1위 내지는 2위에 이름을 올려왔지만 인천국제공항 착발 외엔 선택의 여지가 없고, 대한항공·아시아나항공이 주 7회, 가루다 항공이 주 5회 다니고 있다. 부산·경남·울산 지역 146개 신발 제조사 등 상용 수요가 보장돼있어 수익성이 상당할 것인 만큼 김해-자카르타 노선은 상공인들과 시민들의 숙원이었다는 게 부산연구원과 항공업계 전반의 평가다. 아울러 부산 시내 외항 선원들 중 인도네시아 국적자는 전체 중 42%에 이른다는 통계도 있다. 이와 관련, 부산시는 자카르카 직항 노선을 뚫어달라며 2016년부터 국토부에 30회나 줄기차게 의견을 제시해왔다. 마침 K-팝 열풍에 인도네시아발 관광객 수가 대폭 증가함에 따라 항공 당국은 국내 지방 공항으로 이어지는 자카르타 노선을 만든다는 방침을 수립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인도네시아 교통부와의 항공 회담을 통해 지방 공항-자카르타·발리 노선에 대해 각각 주당 7회 운항하기로 합의했다. 이후 지난해 5월 24일 국토부 항공교통심의회는 자카르타로 향하는 지방 공항발 운수권은 모두 김해공항으로 몰았고, 진에어와 에어부산이 각각 주 4회, 3회 다니도록 했다. 당시 에어부산은 작년 12월부터 취항하기로 했고, 진에어도 긍정적인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아직까지 두 항공사 모두 김해-자카르타 노선 운항에 나서지 않은 상태다. 국내 저비용 항공사(LCC) 업계의 한 관계자는 “통상 노선 개설에는 3~4개월 가량 소요되는데, 운수권을 받아놓고도 근 1년이 다 되도록 아직까지도 답보 상태인 건 적극성이 없는 것으로 해석할 수 밖에 없어 결국 의지 문제로 귀결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 같은 시각에 진에어와 에어부산은 억울하다는 입장이다. 인도네시아 지점을 운영에 관해 지역 주민 보호 차원에서 현지인들과의 계약을 의무화하는 규제가 있고, 운항에 대해서도 각종 승인을 받아야 하는 등 행정 절차가 까다롭고 오랜 시간을 요한다는 것이다. 앞서 티웨이항공 역시 청주-발리 노선 운수권을 받고서 1년 가량 안 띄웠던 사례도 있다. 에어부산 관계자는 “작년 10월 말 발리에 이어 자카르타 노선 취항을 단계적으로 준비 중이었지만 올해 1월 말 김해공항 보조 배터리 화재로 인해 발생한 기재 소실 탓에 기재 운영에 차질이 생겨 어려움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기재 도입·운용 계획 등을 종합 검토해 결정할 예정"이라면서도 “현재로서는 취항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한다"고 부연했다. 현재 에어부산은 화재 사고로 반소된 기재를 제외하고 총 20대의 기단을 보유한 상태다. 진에어 관계자는 “현지 지상 조업사를 물색하는 것은 물론, 매출을 관리하는 현업 부서에서 수익성 등을 종합 고려하는 데에 오랜 시간이 걸려 지연되고 있는 것"이라고 전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기아, 2030년 419만대 판매 목표…5년간 42조원 투자

기아가 2030년 419만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점유율 4.5%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이를 위해 향후 5년 동안 미래 사업에 19조원을 포함해 총 42조원을 투자한다. 송호성 기아 사장은 9일 개최한 '2025 CEO 인베스터 데이'에서 모빌리티 솔루션 기업 전환을 위한 중장기 사업 전략 플랜(Plan) S의 구체화된 사업 전략을 밝혔다. 기아는 각국 시장 상황에 따라 일부 목표치를 전년보다 하향 조정하며, 중장기 성장 전략을 현실적으로 구체화했다. 올해 기아의 글로벌 판매 목표는 322만대이며 2027년 375만대, 2030년 419만대를 달성해 시장 점유율 4.5%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차 판매는 2025년 89만7000대(판매 비중 28%)에서 2030년 233만3000대(비중 56%)까지 늘릴 계획이다. 기아는 2030년 판매 419만대 가운데 미국, 유럽, 한국 등 선진 시장에서 총 246만대를,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총 173만대를 목표하고 있다. 송 사장은 “특히 미국 시장에서는 친환경차 현지 생산을 강화해 대외 불확실성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2030년 101만대 판매, 시장점유율 6.1%를 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아는 전기차와 더불어 목적기반차(PBV), 픽업트럭 중심의 신차종 성장 전략도 밝혔다. 전기차 판매는 올해 32만4000대를 시작으로 2027년 78만3000대, 2030년 125만9000대를 목표로 잡았다. 늦어진 전동화 전환 속도를 고려해 지난해 제시했던 목표치(2027년 114만7000대, 2030년 160만대)보다 하향 조정했다. 2030년 PBV 판매 목표는 총 25만대로 제시했다. 유럽 13만3000대, 국내 7만3000대, 기타 지역 4만5000대 등이다. 기아는 픽업트럭 시장 공략도 가속한다. 올해 출시할 타스만의 연평균 판매 규모는 8만대로 예상했다. 북미에서는 향후 신규 전기차 플랫폼에 기반한 중형 전동화 픽업을 출시해 연 9만대를 판매, 시장점유율 7%를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아울러 기아는 올해 목표로 전년 실적 대비 4.1% 늘어난 321만6000대를 판매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은 3.7%를 달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2029년까지 향후 5년 동안 투자 계획 관련해서는 기존 5개년(2024~2028년) 계획 대비 4조원이 증가한 총 4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전체 투자액 중 미래 사업 투자는 19조원으로, 전동화 67%, SDV 9%, AAM·로보틱스 8%, 에너지 5%, 모빌리티 3%, 기타 7%의 비율로 투자할 계획이다. 송 사장은 “향후 업체간 경쟁이 심화되고 지정학적 어려움이 확대되는 상황 속에서 시장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하고 직면한 리스크에 대해 적극 대응해 위기를 기회로 바꿔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휘청이는 테슬라에, 배터리 업계 中 웃고 韓 긴장

글로벌 전기차 대표주자 테슬라의 하락세가 가속화되고 있다. 일론 머스크 CEO의 정치 참여로 인한 불매, 미국과 중국의 갈등, 매월 감소하는 판매량까지 악재가 연이어 터지고 있다. 이 여파는 글로벌 배터리 산업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국 업체들은 테슬라의 빈자리를 채우며 반사이익이 전망되는 반면, LG에너지솔루션 등 한국 배터리 기업은 '테슬라 리스크'라는 또 하나의 불확실성에 직면했다. 9일 SNE리서치 1~2월 글로벌 전기차 인도량에 따르면 테슬라는 전년 대비 14.1% 감소한 19만대를 판매하며 2위에서 3위로 하락했다. 주력 모델인 모델3, 모델Y의 판매 부진이 두드러졌으며 특히 유럽 시장에서는 38%, 북미 시장에서는 2% 감소를 기록했다. 설상가상 이미지 악화까지 겹쳤다. 일론 머스크 최고경영자(CEO)의 정치 활동에 반발한 일부 소비자들의 불매운동을 벌이고 있기 때문이다. 지난 주말엔 미국 전역의 테슬라 매장 앞에서는 일론 머스크의 경영 방식과 회사의 윤리 문제를 비판하는 대규모 시위가 벌어지기도 했다. 게다가 미국과 중국의 무역전쟁도 발생했다. 테슬라는 중국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다. 중국에서 차를 생산해 현지를 비롯해 한국 등 여러나라로 수출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중국과 미국이 서로에게 관세를 매기면 테슬라는 직격탄을 맞을 수밖에 없다. 중국 소비자들의 미국 브랜드 불매 분위기가 심화되면서 판매량에 타격을 받을 것이고, 미국에서 중국으로 공급하는 부품 수급에도 차질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겹악재는 테슬라의 주가 하락폭에 고스란히 드러났다. 테슬라 주가는 올해초 이후로 40% 이상 하락했다. 월가의 최대 테슬라팬으로 불려온 웨드부시 증권의 댄 아이브스 마저 목표주가를 43% 낮출 정도다. 테슬라의 하락세에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웃고 있다. 중국 기업들은 미국 판매가 없어 관세 영향을 받지 않는데, 테슬라의 중국 및 글로벌 판매량이 휘청이니 더욱 날개를 달 수 있는 상황이다. BYD 등 중국 전기차 판매가 늘어날수록 중국 기업의 배터리 시장 점유율을 상승하기 때문이다. 중국 배터리 기업들은 올해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1~2월 BYD는 81.0%(21.9GWh) 성장률과 함께 글로벌 배터리 사용량 2위를 기록했다. CATL은 전년 동기 대비 39.7%(49.6GWh) 성장하며 글로벌 1위 자리를 견고히 유지했다. 반면 LG에너지솔루션은 테슬라 의존도가 높은 만큼 직격탄을 맞는 분위기다. SNE리서치에 따르면 1~2월 테슬라에 탑재된 LG에너지솔루션 배터리의 사용량은 전년 동기 대비 35.7% 감소했다. 그나마 폭스바겐 ID 시리즈, 기아 EV3, GM의 얼티엄 기반 모델들의 판매 호조로 전체 납품량은 8.5% 증가했지만 테슬라 부진이 장기화될 경우 실적 부담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는 지난 1분기 LG엔솔이 호실적에도 불구하고 추후 전망을 낙관할 수 없는 이유 중 하나로 꼽힌다. 테슬라의 빈자리를 현대차나 GM, 포드 같은 기존 고객사가 메울 수도 있지만, 최근 BYD 등 중국 전기차 브랜드들이 글로벌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하면서 이 수요가 중국쪽으로 넘어갈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BYD는 지난 1월 한국 시장에 이어 크로아티아와 세르비아, 스위스에도 매장을 오픈했다. 이 경우 배터리 수요 역시 자연스럽게 중국 내 CATL, BYD 같은 현지 기업에 쏠리게 되기 때문에 글로벌 시장에서의 한국 기업 입지는 더 좁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의 흔들림은 단순히 한 기업의 위기를 넘어 글로벌 배터리 산업 판도에 중대한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글로벌 수요처 다변화를 통해 리스크에 대응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1인 가구 잡고 최대 매출 찍은 앳홈…“생활의 불편함 해결해 고속 성장할 것”

1인 가구를 겨냥한 소형 가전으로 틈새시장을 파고든 홈 라이프스타일 솔루션 기업 앳홈이 창업 6년 만에 연매출 1150억원을 달성하며 생활가전 업계의 신흥 강자로 부상했다. 공간 효율성과 사용 편의성을 앞세운 소형 음식물처리기, 미니 건조기 등이 1인 가구의 생활 불편을 해소하면서 빠르게 입소문을 탄 것이 주효했다. 앳홈은 소형 가전 브랜드 '미닉스'를 중심으로 미니 김치냉장고, 무선 청소기 등 제품군을 확장하는 한편, 뷰티 디바이스 브랜드 '톰'을 통해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며 오는 2028년까지 매출 6100억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앳홈은 9일 서울 성수동 본사에서 미디어 콘퍼런스 '앳홈 넥스트, 2025'를 열고 창립 이후의 성과와 미래 전략을 공개했다. LED 마스크 사업으로 출발한 앳홈은 인구 구조 변화에 주목해 미닉스를 론칭하며 본격적인 생활가전 시장에 진입했다. 양정호 앳홈 대표는 이날 행사에서 “대형화·프리미엄 중심의 가전 시장에서 소형·1인 가구용 가전이 부족하다고 느꼈다"며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미닉스가 탄생했다"고 설명했다. 통계청 '2024 통계로 보는 1인 가구'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국내 1인 가구 수는 782만9000가구로 전체의 35.5%를 차지하며 꾸준한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 앳홈은 2023년 450억원이었던 매출을 1년 만에 두 배 이상 끌어올리며 1150억원의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성장을 견인한 주역은 소형 음식물처리기 '미닉스 더 플렌더'다. 한 뼘 크기에 음식물 처리 기능을 충실히 담고, 군더더기 없는 디자인으로 1인 가구 사이에서 높은 인기를 끌었다. 출시 1년 반 만에 누적 판매량은 17만대를 돌파했다. 미니 건조기 역시 성장세에 힘을 보탰다. 벽에 타공할 필요 없이 설치 가능한 구조로, 원룸·오피스텔 등 소형 주거공간에 특화된 점이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았다. 앳홈은 단순한 '미니 가전' 기업을 넘어 '생활의 불편함을 해결하는 브랜드'로 도약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양 대표는 “소형 가전이 단순한 편의성을 넘어서, 일상 속 불편을 해결하는 데 기여해야 한다고 본다"며 “그런 점에서 미닉스의 확장은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강조했다. 올해는 무선 청소기, 바디드라이어, 미니 김치냉장고 등 총 6종의 신제품이 출시될 예정이며, 제품군의 다양화와 고도화를 동시에 추진할 계획이다. 뷰티 디바이스 사업도 본격 확대 중이다. 2023년 론칭한 뷰티 브랜드 '톰(TOMM)'은 첫해에만 15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빠르게 자리 잡았다. 최근에는 물방울 초음파 기술을 적용한 신제품도 선보였다. 코로나19 이후 집에서 보내는 시간이 늘고, 가정 내 피부 관리 수요가 커지는 상황에서 앳홈은 '가전과 뷰티의 생활 밀착형 솔루션'을 앞세워 차별화에 나섰다. 양 대표는 “하루 평균 10시간 이상을 집에서 보내는 소비자에게 가전은 삶의 질을 높이는 중요한 도구"라며 “미닉스는 주거 공간의 편의를, 톰은 피부 관리의 대중화를 목표로 집중 육성하겠다"고 말했다. 해외 시장 공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앳홈은 지난해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국제가전박람회 'IFA 2024'에 참가하며 글로벌 진출의 포문을 열었다. 이탈리아 가전 유통업체 '마레스(Mares)'와의 계약을 통해 유럽 수출을 시작했으며, 올해는 북미와 중동 등으로 수출 시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오는 5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톰의 팝업 행사를 열고 글로벌 소비자와의 접점을 더욱 넓힐 예정이다. 기술 경쟁력 확보를 위한 품질 혁신도 병행 중이다. 앳홈은 자체 품질연구소 '랩홈'을 중심으로 제품 성능 및 내구성 개선은 물론, 글로벌 품질 기준에 부합하는 테스트 환경을 구축하고 있다. 또한 소비자 피드백을 반영한 맞춤형 제품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성장 자금 확보를 위한 준비도 순조롭게 진행 중이다. 손현욱 앳홈 최고운영책임자(COO)는 “최근 180억원 규모의 시리즈A 투자 유치로 다음 도약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며 “2027년 상반기 프리IPO 라운드를 거쳐 이후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를 통해 중장기 성장을 가속화하고, 글로벌 시장에서도 지속 가능한 경쟁력을 확보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 웨이퍼 명가 ‘SK실트론’ 매각 검토…한앤컴퍼니 인수 유력

SK그룹이 반도체용 실리콘 웨이퍼 계열사인 SK실트론의 지분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매각 대상은 SK㈜가 보유한 지분 70.6%로, 이 가운데 직접 보유한 51%와 총수익스와프(TRS) 계약을 통해 확보한 19.6%가 포함된다. SK그룹은 실트론 매각 이후에도 SK하이닉스와의 기존 거래 관계는 유지할 것으로 분석된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현재 복수의 사모펀드와 SK 측의 접촉이 진행 중이며, 유력 인수 후보로는 한앤컴퍼니가 거론되고 있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거래 규모는 약 3조원 안팎으로 추산된다. SK㈜는 실트론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재무구조 개선과 미래 성장 투자 재원으로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실트론은 반도체 제조의 핵심 소재인 300mm(12인치) 실리콘 웨이퍼를 생산하는 국내 유일 기업이다. 1983년 LG반도체 소재사업부로 출발해 LG실트론으로 분사됐고, 2017년 SK㈜가 6200억원에 지분 51%를 인수하면서 SK그룹에 편입됐다. 이후 2019년까지 잔여 지분을 순차적으로 확보해 SK㈜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SK실트론의 2024년 말 기준 실적은 매출 8443억원, 영업이익 1306억원, 당기순이익 1129억원이다​. 반도체 업황이 저점을 지나 반등세를 보였던 2023년 하반기부터 매출 회복세가 나타났으며, 2024년 들어 AI 반도체 수요 증가와 함께 웨이퍼 수요도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해외 주요 경쟁사는 일본의 신에츠, 섬코(SUMCO), 대만의 글로벌웨이퍼스 등이며, SK실트론은 글로벌 웨이퍼 시장 점유율은 약 10% 안팎으로 3위권이다. 300mm 실리콘 웨이퍼 외에도 SiC(실리콘카바이드) 등 차세대 전력 반도체용 소재 개발도 병행 중이다. SK하이닉스는 SK실트론의 최대 고객 중 하나다. 2024년 SK실트론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하이닉스를 포함한 특수관계자 대상 매출은 총 305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약 36.1%를 차지했다​. SK하이닉스는 해당 기간 SK실트론으로부터 웨이퍼 등 원재료를 매입한 내역을 별도로 사업보고서에 기재하고 있다​. 양사는 계열 관계를 활용해 공급 안정성과 맞춤형 기술 개발 협업을 진행해 왔다. SK하이닉스는 메모리 반도체 공정에서 필요한 300mm 웨이퍼를 일정 비율 SK실트론에서 조달하고 있으며, 수율 향상과 품질 개선 측면에서도 일정 부분 시너지를 확보해왔다. 시장에서는 이번 매각 이후에도 장기 공급계약(Long-Term Agreement) 등의 형태로 SK하이닉스와 SK실트론 간 거래는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실트론이 하이닉스에 의존하는 비율이 높은 만큼, 매수자 입장에서도 기존 고객과의 계약 유지가 매각 성사 조건이 될 수 있다. 이번 매각은 SK그룹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 전략과도 맞닿아 있다. SK는 최근 몇 년간 수소·배터리·AI 반도체·바이오 등 미래 핵심 사업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동시에, 비핵심 자산은 매각을 통해 유동성을 확보하고 있다. SK렌터카, SK쉴더스, SK넥실리스 일부 사업부 등도 유사한 방식으로 외부 투자 유치나 매각이 진행됐거나 추진 중이다. SK실트론은 전략적 중요성을 갖는 계열사이지만, 공급 계약을 유지하는 조건이라면 소유권을 유지할 필요는 낮다고 그룹은 판단한 것으로 해석된다. 실트론은 상장되지 않은 비상장 자회사로, 일정 수준의 자금 회수 목적에도 적합한 자산으로 평가된다. 매각이 완료될 경우 SK㈜는 약 3조원의 현금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이 자금은 AI·소재·에너지 플랫폼 등 SK그룹의 중장기 전략에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 현재 SK㈜의 부채비율은 86% 수준이며, 실트론 매각을 통해 50%대까지 낮아질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SK그룹은 이번 매각과 관련해 “확정된 내용은 없다"고 공식 입장을 밝혔지만, 사업보고서 및 업계 다수의 정황을 종합할 때, SK실트론의 지분 정리는 그룹 차원의 구조조정 전략의 일환으로 평가되고 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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