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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고객 맞춤형 ‘HVAC 솔루션’ 앞세워 북미 시장 공략

LG전자가 산업용부터 주거용까지 고객 맞춤형 '냉난방공조(HVAC) 솔루션'을 앞세워 북미 공조 시장을 공략한다. LG전자는 현지시간 10일부터 12일까지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에서 열리는 북미 최대 공조전시회 'AHR EXPO 2025'에서 고효율 HVAC 제품을 대거 선보인다고 10일 밝혔다. 지난해 말 신설·출범한 ES사업본부의 첫 전시회 참가로 이목을 끈다. 앞서 LG전자는 전사 기업 간 거래(B2B) 성장의 한 축을 담당해 온 HVAC 사업을 기존 H&A사업본부에서 분리해 별도 사업본부 체제로 꾸렸다. 이에 대해 회사 측은 “글로벌 탑티어 종합 공조업체로의 보다 빠른 도약을 추진하기 위한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올해 지난해보다 73㎡ 확장된 총 646㎡(약 195평) 규모의 공간을 마련했다. 자사 '코어테크' 기술력을 강조하기 위해 제품 내부 구조와 핵심 부품을 직관적으로 볼 수 있도록 전시장을 꾸렸다. 최근 빅테크 기업의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열관리 솔루션 중요성이 커짐에 따라, LG전자의 '칠러(Chiller)'가 AI데이터센터를 비롯해 대형 건물, 공장 등 대규모 공조 수요처를 중심으로 주목 받고 있다. 이번 전시회에서는 모터 회전축에 윤활유를 사용하지 않는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를 대표적으로 소개한다. '무급유 인버터 터보 칠러'는 고속으로 돌아가는 압축기 모터의 회전축을 전자기력으로 공중에 띄워 지탱하며 회전시키는 자기 베어링 기술이 적용돼, 마찰 손실을 줄이고 에너지 효율이 높다. 미국 전역의 다양한 기후를 고려한 '인버터 히트펌프' 라인업도 선보인다. '인버터 히트펌프'는 미국 환경청의 '에너지스타(ENERGY STAR®)' 인증을 획득한 고효율 제품이다. 천장 공간이 넓은 단독 주택이 많은 북미 주거 환경을 고려해 덕트를 활용한 유니터리(Unitary) 방식의 주거용 냉난방 솔루션으로 현지 고객의 다양한 요구를 충족시킨다. 특히, '2025 AHR 혁신상' 지속 가능 솔루션 부문을 수상한 '주거용 한랭지 히트펌프'는 영하 35℃에서도 안정적인 난방 성능을 유지하며, 냉매 사이클 최적화 기술로 실외기 응축수 동결을 방지해 난방 효율을 극대화했다. LG전자가 HVAC 솔루션으로 북미 시장 공략에 나선 이유는 HVAC 시장의 높은 성장 가능성 때문이다.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인포메이션에 따르면 2023년 1642억1000만달러(약 239조원) 규모였던 글로벌 HVAC 시장이 2030년에는 2493억8000만달러(약 364조원)에 달할 것으로 예측된다. LG전자는 지난해 북미 친환경 건축분야의 권위 있는 전문매체 '그린빌더미디어(Green Builder Media)'가 발표한 「2024 그린빌더 지속가능 브랜드 지수」에서 HVAC과 가전제품 부문 지속가능 브랜드 1위로 선정된 바 있다. 그린빌더미디어는 건축업자(빌더), 시행사(디벨로퍼) 등 500명 이상의 건축분야 전문가 대상의 설문 조사를 기반으로 매년 다양한 제품군에서 브랜드 지속가능성 순위를 발표하는 곳이다. 당시 LG전자의 HVAC 솔루션은 지속가능 브랜드 평가에서 북미 지역의 전통적 강자인 트레인(Trane), 캐리어(Carrier) 등을 제치고 최초로 1위에 올랐었다. LG전자는 AI 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는 초대형 냉방기 칠러부터 상업용 시스템 에어컨과 가정용 에어컨까지 주거, 공공, 상업, 산업 시설 등 다양한 공간에 최적화된 공조 토털 솔루션을 갖추고 있다. LG전자 HVAC 제품들은 고효율 히트펌프 등 앞선 기술력을 바탕으로 화석연료를 대체하는 전기화(electrification) 솔루션으로 인정받고 있다. LG전자는 이러한 고성장이 예상되는 HVAC 중심의 B2B 사업 비중을 확대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이재성 LG전자 ES사업본부장(부사장)은 “AI데이터센터 열관리 솔루션으로 주목 받는 칠러를 비롯해 다양한 공간·기후 맞춤형 냉난방공조 솔루션으로 B2B 비즈니스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공조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무풍 콤보 갤러리’ 에어컨 출시

삼성전자는 2025년형 신제품 '비스포크 AI 무풍 콤보 갤러리' 에어컨을 출시했다고 9일 밝혔다. 기존 '무풍' 기술에 '쾌적 제습' 기능을 추가해 섬세한 습도 관리와 에너지 효율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쾌적 제습' 기능은 습도에 맞춰 냉매를 조절해 불필요한 냉기 방출을 최소화하고, 에너지 사용량을 기존 대비 최대 30% 절감한다. AI 기반 'AI 쾌적' 기능은 실내외 환경을 분석해 최적의 냉방∙공기 청정 모드를 자동 제공하며, 'AI 절약 모드'를 통해 추가 절전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업그레이드된 AI 음성 비서 '빅스비'를 탑재해 음성 명령으로 △냉방 모드 변경 △예약 설정 △에러 진단 등을 수행할 수 있다. 또한 삼성 갤럭시 워치나 갤럭시 링과 연동해 사용자의 수면 패턴을 분석해 자동으로 에어컨을 제어하는 기능도 제공한다. 이 외에도 사람의 움직임을 감지해 자동으로 절전 모드로 전환하는 '부재 절전', 에어컨 내부 건조를 자동 수행하는 '부재 건조', 편리한 세척을 돕는 '이지케어 8단계' 기능을 갖췄다. 삼성전자는 내달 6일까지 삼성닷컴과 삼성스토어에서 사전 판매를 진행하며, 냉방 면적에 따라 325만원~683만원에 판매한다. 사전 구매 시 삼성케어플러스와 10만 원 상당의 혜택을 제공하며, 'AI 올인원 요금제'로 가입하면 추가 서비스도 받을 수 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정부 부처·기업, ‘전방위 딥시크 차단’…해외서도 접속 규제 줄이어

중국에서 탄생한 생성형 AI '딥시크(DeepSeek)'가 광범위한 정보 수집에 따른 보안 위협에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따르면서 전세계적으로 줄줄이 접속 규제의 대상이 되고 있다. 9일 정보·기술(IT) 업계에 따르면 산업통상자원부·외교부·국방부·국토교통부 등을 필두로 한 정부 부처들은 속속 딥시크 접속을 차단했다. 지난 3일 행정안전부가 '보안 주의 사항'이라는 제하의 공문을 각 부처에 보낸 이후의 조치다. 행안부는 해당 공문을 통해 “최근 딥시크 등 다양한 생성형 AI 서비스의 공공 분야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보안상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며 “비공개 또는 개인 정보 등 민감한 사항을 입력하거나 검증 없이 활용하지 않도록 기존 보안 유의 사항을 철저히 준수해달라"고 요청했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도 지난 7일 별도 브리핑을 진행해 딥시크의 서비스 이용 과정에서 보안상 우려가 지속 제기되고 있다며 신중한 이용을 당부했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등 헌법 기관과 경찰청·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등 수사 기관, 서울시·경기도 등 광역 지방 자치 단체들도 줄줄이 '딥시크 금지령' 대열에 참여했다. 민간 기업 중에서는 현대자동차그룹·LG유플러스·카카오·네이버·삼성카드·쏘카·CJ제일제당·신한은행·삼성SDS·신성이엔지·롯데백화점·한화시스템·KB국민은행이 사용을 금지했다. 이처럼 차단 움직임이 본격화됨에 따라 딥시크 앱 사용자도 급감하고 있다. 아이지에이웍스 모바일인덱스는 딥시크 앱 일간 사용자수가 지난달 28일 19만1556명으로 정점을 찍었다고 밝혔다. 이후 29일 13만2781명, 30일 9만6751명 등으로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고, 지난 4일의 경우 7만4688명까지 줄어든 것으로 집계됐다. 딥시크 앱 신규 설치는 설 연휴 기간이었던 지난달 28일 17만1257건으로 최다 수치를 기록한 후 29일에는 6만7664건으로 3분의 1 수준까지 떨어졌다. 이달 들어서는 1일 3만3976건, 2일 2만5606건, 3일 2만3208건, 4일 2만452건 등으로 실적이 저조해지고 있다. 행안부 자제 권고가 나온 4일의 경우 28일과 비교해 8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든 셈이다. 딥시크는 V3모델의 개발 비용이 557만6000달러(한화 약 81억2869만원)라고 밝혔다. 70억달러(10조2046억원)가 소요된 오픈 AI의 챗GPT의 0.08%에 불과하다. 그러면서도 고품질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해 초기에는 '가성비 좋은 생성형 AI'라고 칭송받았지만 보안 사고의 우려가 제기됨에 따라 기관과 기업, 개인 사용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실제 딥시크는 이용 약관을 통해 사용자의 △생년월일 △이름 △이메일 주소 △전화번호 △비밀번호 △텍스트·오디오 입력 △프롬프트 △업로드된 파일 △피드백 △채팅 기록 △기타 콘텐츠 △인터넷 프로토콜(IP) 주소 △고유 장치 식별자 △쿠키 △접속 장치 모델 △운영 체제 △키 입력 패턴·리듬 △시스템 언어 △충돌 보고서 △성능 로그 등 서비스 관련 진단·성능 정보 △결제 주문·거래 정보를 수집한다고 명시해뒀다. 또 이 정보들을 한데 모아 중국 내 서버에 저장한다고도 공시해둬 정부와 기업들의 정보 보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형국이다. 하정우 네이버 클라우드 AI 이노베이션 센터장은 “딥시크가 수집하는 정보가 매우 많아 이런 점을 고려해 사용해야 한다"고 경고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국가정보법·데이터 보안법·사이버 보안법 등을 근거로 자국 내 IT 기업에 데이터 접근 권한을 요구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이와 같은 데이터 접근권이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는지는 제대로 확인되지 않고 있다. 또한 이와 같은 방식으로 모은 개인 정보를 중국 정부가 활용한다는 분석도 꾸준히 제기된다. 이에 궈자쿤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6일 “데이터 프라이버시·안전을 고도로 중시해 관계 법령에 따라 보호한다“고 언급했다. 이어 “기업 또는 개인에게 위법한 형식으로 데이터를 수집하거나 저장하도록 요구한 적이 없고, 요구하지도 않는다"며 불안감을 불식시키려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중국 정부와 딥시크에 대한 불신은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이탈리아 개인정보 보호 기관은 지난달 29일 전세계 최초로 자국 내 애플 앱 스토어와 구글 플레이 스토어에서 딥시크 앱을 전면 차단했다. 호주·대만은 뒤이어 정부 소유 기기에서의 딥시크 사용을 금지했다. 일본 내각관방은 공식적으로 딥시크를 금지하지는 않았지만 수집한 자료에 대해서는 중국 법령이 적용된다는 이유로 이용 자제를 권고했다. 아울러 영국과 유럽 연합(EU) 회원국들도 딥시크의 위험성을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 미국에서는 국방부·해군·항공우주국(NASA) 등 일부 연방 기관이 이미 딥시크 접속을 막아둔 상태이고, 주 정부 차원에서는 텍사스주가 가장 먼저 나섰다. 하원 정보위원회 소속 대런 라후드 공화당 의원과 조시 고트하이머 민주당 의원은 정부 소유 기기에서 딥시크 챗봇 서비스를 금지하는 내용을 이른 시일 내에 발의할 예정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KT, AI 구매플랫폼 도입…3~5년 주기 경쟁으로 협력사 ‘재구성’

KT가 내년 연말까지 인공지능(AI) 기술을 탑재한 차세대 구매 플랫폼을 개발한다. 개별 시스템을 통합해 업무효율성을 높이는 게 골자다. 이와 함께 협력사 분류 체계를 세분화하고, 순환체계를 도입해 구매 절차의 공정성·투명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7일 KT에 따르면 품질·경쟁을 핵심 키워드로 내걸고 기업간거래(B2B) 구매 체계에 변화를 준다. AICT(인공지능+통신) 맞춤형 프로세스를 구축해 기존 통신 중심으로 형성돼 있던 체계를 AI·클라우드 등 기술 전 분야에 맞게 개선한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이달 중 차세대 구매 플랫폼 베타 서비스를 진행한 후, 내년까지 개발을 마칠 계획이다. 최신 AI 기술과 전자계약 시스템이 적용돼 복잡한 업무 절차를 간소화하고, 데이터 가시성과 투명성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예컨대 특정 장비를 구매할 때 AI가 예상 비용을 계산하거나, 물품코드 중복 여부를 분석해 새로 구매하려는 장비가 기존 장비와 동일한 제품인지 분별할 수 있다. 이를 통해 장비 구매 시 적정가를 산정할 수 있을 것으로 사측은 기대하고 있다. 개발 과정에서 마이크로소프트(MS)의 AI 모델을 도입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김대회 KT 구매혁신담당(상무보)은 지난 7일 진행된 온라인 백브리핑을 통해 “플랫폼에 탑재하려는 AI 기능을 MS 모델이 모두 수용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 있다. 현재는 애저(azure)를 활용해 검증 작업 중"이라며 “원하는 결과가 나타나지 않는다고 판단되면 다른 솔루션을 적용할 가능성도 열어두고 있다"고 설명했다. 협력사 관리 프로세스 및 구매 원칙도 개편한다. 기존 △소프트웨어(SW) 개발 △물자 △공사 △용역으로 구성됐던 분류 체계를 세분화한다. SW 개발은 AI·IT로 변경해 개방형으로 운영되고, 물자의 경우 '장비·자재', 공사는 '공사·수행', 용역은 '용역·설계'로 바뀐다. 회사는 이를 통해 협력 범위와 업무 수행 범위를 넓힐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모든 구매 계약은 경쟁을 원칙으로 하되 거래 개방성을 확대해 우수 공급사에 진입 기회를 제공한다는 복안이다. 먼저 3단계 검증 체계를 도입해 부서 간 구매 업무 점검을 강화한다. 구매실 이외 부서원 및 외부 인사를 평가자로 영입하고, 평가 내용을 데이터화해 임의 선정을 막는다는 방침이다. 3~5년 주기로 품질 최우선 경쟁을 시행해 협력사를 재구성하는 순환 체계도 도입한다. 협력사 간 경쟁입찰을 통해 물량을 차별화하고, 필요한 경우 협력사 풀에 없는 우수 외부 공급사가 경쟁에 참여할 수 있는 체계다. 이 과정에서 거래가 중단되는 협력사의 경우 거래 후보 풀로 지정하고, 품질과 기술력이 향상되면 기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김 담당은 “평가 기준을 명확히 하고 사전 공유해 협력사가 미리 대비할 수 있는 시간을 둘 것"이라며 “협력 분야 및 규모를 확대할 때 기존에 선전했던 협력사라면 매칭을 통해 우선 기회를 부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한국항공대 항공안전교육원, 객실 안전·보안 자격증 교육 과정 개설

한국항공대학교 부설 항공안전교육원(원장 황경철)은 민간 자격증인 '항공 객실·안전 보안 자격증 교육 과정'을 개설했다고 9일 밝혔다. 이는 국내 최초로 국내‧외 항공사 객실 승무원 취업을 희망하는 대학생을 위해 만들어진 것으로, 첫 기수로는 경복대학교 항공서비스학과 3학년 학생 20명이 참여했다. 이들은 지난 4일부터 6일까지 한국항공대 교내에서 현장 실무 중심의 교육을 받았다. 이번 교육 과정은 △최신 객실 안전 규정·사례 △국내‧외 항공보안법 △기내 불법 방해 행위 대응 조치 △항공 보안 심리·기내 행동 탐지 요령 △비무장 공격·방어 기술 등으로 구성됐다. '비무장 공격 및 방어 기술' 과정에서는 객실 승무원이 기내 난동 등 불법 방해 행위에 적극 대처하는 방법을 교관과 학생이 직접 체험하며 익혔다. 이날 교육은 707 특수임무단 출신으로 특공 무술·격투기·태권도 등 총 12단의 무술 실력을 갖춘 안지혜 교관이 담당했다. 황경철 항공안전교육원장은 “최근 잇따른 항공기 사고로 항공 안전·보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진 상황에서 이번 교육 과정이 항공업계에 주는 의미가 크다고 본다"며 “객실 승무원을 꿈꾸는 대학생들이 현업에 대한 이해도와 실무 능력을 갖춘 인재로 성장하는 데에 도움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송희영 경복대 항공서비스학과장은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강의를 맡아 학생들이 실무적인 자신감을 얻을 수 있었다"며 “앞으로도 이 같은 교육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언급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시승기] 볼보 EX30, 미니멀하지만 편의기능은 꽉 찬 전기 SUV

볼보의 소형 전기 SUV 'EX30'은 가벼운 주행감, 신박한 인테리어, 풍부한 편의기능이 인상적인 모델이었다. 지난 6일 볼보코리아는 김해시 장유로 롯데호텔앤리조트에서 EX30 시승회를 진행했다. 시승은 호텔부터 울산시 울주군 카페까지 왕복 약 140km 코스로 구성됐다. 도심보다는 고속도로 주행에 초점이 맞춰있던 덕분에 빠른 속도로 주행을 즐길 수 있었다. 겨울철, 고속 주행 등 전기차에 불리한 환경이었음에도 괜찮은 주행가능거리를 보였다. 공식 제원은 351km인데 실제로는 400km 이상도 거뜬할 것으로 기대된다. EX30의 외관은 전형적인 작고 귀여운 볼보 전기차였다. 브랜드의 패밀리룩인 토르망치 디자인이 이번에도 적용됐다. 작고 귀엽지만 실내 공간은 충분했다. 휠베이스/전장 비율을 62.6%로 설계해 동급 경쟁 모델 대비 넓은 공간을 확보했다. 전체적인 인테리어는 미니멀 그 자체였다. 차량의 계기판까지 제거하며 전기차와 내연기관차의 선을 확실하게 그었다. 계기판, 공조장치 등 모든 차량의 설정 기능을 12.3인치 고해상도 센터 디스플레이에 담았다. 기존 익숙하던 차량과 달라서 다소 불편한 점도 있었지만 효율적인 측면도 존재했다. 특히 음성인식 기능 “아리야 ~해줘"가 매우 잘 구동됐기 때문에 웬만한 조작은 음성으로 충분했다. 기존 계기판이 있던 자리엔 '안전 공간 기술'이 탑재됐다. 이는 외부에 위치한 5개의 레이더(Radar)와 5개의 카메라(Camera), 14개의 초음파 센서(Ultrasonic Sensors)를 비롯해 실내에 위치한 운전자 및 탑승자 감지 기술로 구성되는 첨단 안전 시스템이다. 실제로 주행 중 하품을 몇 번 했더니 알림이 오면서 휴식을 권장했고, 잠깐 창문을 바라보면 운전에 집중하라고 경고를 하기도 했다. 티맵과 개발한 '티맵 인포테인먼트 서비스 2.0'은 매우 편리했다. 굳이 애플 카플레이 등 핸드폰 연결이 필요 없었고 목적지 설정시 예상 배터리 잔여량까지 알려주는 등 매우 친절한 시스템이었다. 또 다른 이색 매력은 스피커다. 프리미엄 스피커인 하만카돈(Harman Kardon) 1040W 앰프와 9개의 스피커로 구성돼 엄청난 음질을 제공한다. 음량을 크게 높였음에도 깨지는 소리가 나지 않았고 영화관에 온 듯한 웅장한 사운드를 선보였다. 차량 주행감은 전기차답게 가볍고 민첩했다. 시속 100km 이상의 고속주행이 시속 80km처럼 느껴질 정도였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2열이었다. 동급 대비 넓은 공간에도 소형 SUV란 한계는 확실했다. 신장 180cm 남성 기준 2열 레그룸이 다소 비좁았다. 공간 자체가 좁다보니 답답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EX30 판매 트림은 일부 외관 및 실내 옵션 파일럿 및 파크 파일럿 어시스트, 360도 카메라, 하만 카돈 프리미엄 사운드 바 시스템 등 일부 편의사양에 따라 코어 및 울트라 두 가지로 구성된다. 코어 기준 4755만원, 울트라(Ultra) 패키지 적용 시 5183만원이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한진, 물류에 드론·스마트 글라스 접목…국토부 장관상 수상

㈜한진이 첨단 기술을 현장에 적용해 물류 산업 발전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국토교통부 장관상을 수상했다. 9일 ㈜한진은 '2024 물류 기술 대상'에서 단체 부문 국토부 장관상을 받았다고 밝혔다. 드론을 통한 물류 센터 재고 조사와 물류 현장에서의 스마트 글래스 활용 등을 통해 효율성과 정확도를 높이는 등 첨단 기술의 현장 적용을 통해 산업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받아서다다. 물류 기술 대상은 한국물류과학기술학회가 한 해 동안 물류 기술 발전에 기여한 공로자를 대상으로 시상한다. 물류산업 분야에서 독창적 의의를 가지는 기술이나 제품을 개발해 물류기술 발전에 크게 기여한 단체나 개인을 대상으로 하고, 지난 2019년부터 시행해왔다. 앞서 ㈜한진은 지난해 11월 남서울 종합 물류 센터에서 스마트 물류 기술 시연회를 개최해 드론과 스마트 글라스를 활용한 스마트 물류의 효과를 시각적으로 선보이기도 했다. QR 코드 인식 기반 자율 주행 드론 적용으로 기존 수작업 재고 조사 방식의 수고로움을 덜고, 높은 선반 위나 넓은 면적에 산재된 상품의 재고도 손쉽게 파악할 수 있게 됐다. 재고 파악 주기 단축과 시의성 있는 데이터 제공도 가능하게 됐다. 스마트 글라스는 물류 센터에서 일하는 작업자와 배송 기사의 작업 효율성과 정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스마트 글라스 덕분에 양손을 자유롭게 사용할 수 있고, 실시간으로 관리 시스템과 연동해 더욱 원활한 작업 수행이 가능하다. 특히 음성 지원 기능을 통해 별도의 수작업 없이 물류 작업을 수행할 수 있다. 배송 업무시 보안 운송장 적용으로 개인 정보 보호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한진 관계자는 “스마트 물류 기술을 통해 물류 현장의 효율성을 높이고, 고객에게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한화오션, 독일 하팍로이드와 1조7000억원 규모 컨선 6척 건조 계약 임박

한화오션이 독일 해운사 하팍로이드로부터 액화 천연 가스(LNG)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을 수주하는 방안을 최종적으로 논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계약 규모는 약 1조7000억원(12억 달러)에 달한다. 당초 해당 선박들은 중국 양쯔장 조선에 옵션 물량으로 배정될 예정이었으나 한화오션의 적극적인 영업 전략과 미국의 대 중국 규제가 영향을 미치면서 발주처가 변경된 것으로 전해졌다. 9일 조선·해운 전문 매체 '트레이드윈즈'에 따르면 한화오션은 1만6800TEU급 LNG 이중 연료 추진 컨테이너선 6척의 발주를 하팍로이드와 논의 중이다. 2021년 당시 대우조선해양이었던 한화오션은 하팍로이드와 동일한 선종의 선박 6척에 대한 건조 의향서를 체결한 바 있지만 실제 건조 계약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후 하팍로이드는 지난해 10월 중국 양쯔장 조선과 1만6800TEU급 LNG 이중 연료 컨테이너선 12척의 건조 계약을 체결하면서 추가 6척을 발주할 수 있는 옵션을 포함했다. 해당 선박들의 인도 시기는 2027~2029년으로 예정됐으며 선가는 척당 2억1000만 달러였다. 그러나 최근 한화오션은 이 옵션 물량을 양쯔장 조선이 아닌 자사로 유치하는 데 성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업계에서는 경쟁력 있는 가격과 2027년 인도 가능 여부가 발주처 변경의 주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미국이 중국 조선업체들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가운데, 글로벌 선사들이 대안을 모색하는 움직임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조선업계에서는 해당 계약이 이달 말 체결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하고 있다. 다만 한화오션 측은 “아직 확정된 사항은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레이드윈즈는 한화오션이 최근 공격적인 마케팅을 통해 글로벌 선주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고 평가했다. 2023년 초 한화그룹이 대우조선해양 인수를 마무리한 이후 한화오션으로 성공적으로 자리 잡으면서 경쟁력을 강화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또한 한화오션은 대만 해운사 에버그린과도 건조 계약 체결을 앞두고 있다는 전언이다. 트레이드윈즈는 에버그린이 한화오션과 중국 국영 광저우 조선에 2만4000TEU급 LNG 이중연료 컨테이너선 총 11척을 나눠 발주할 예정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이 가운데 한화오션이 6척, 광저우 조선이 5척을 수주할 것으로 전망되며 척당 선가는 약 2억5000만 달러로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게임사 왕좌 다투는 넥슨·크래프톤…이번엔 ‘AI 패권 경쟁’

국내 게임 산업을 이끄는 넥슨과 크래프톤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쟁 국면에 접어들었다. 지난해 나란히 호실적을 기록하며 게임업계의 2강 체제를 굳힌 양사는 올해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해 혁신을 꾀하고 있다. 9일 게임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 등에 따르면 넥슨은 지난해 매출 4조1322억원, 영업이익 1조1893억원을 거두며 창사 이래 첫 4조원 매출을 돌파할 것으로 전망된다. 크래프톤은 매출 2조7691억원, 영업이익 1조2324억원의 연간 실적이 예상된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사상 최대 성적표다. 주요 게임사들이 적자를 기록하거나 전년 대비 부진한 성적을 거둔 상황에서도 넥슨과 크래프톤은 중국,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성과를 바탕으로 국내 게임 시장을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실적 전망이 현실화될 경우 넥슨은 매출 부문, 크래프톤은 영업이익 부문에서 국내 게임사 왕좌 타이틀을 거머쥐게 된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과거 국내 게임 산업을 이끌어왔던 '3N(넥슨, 엔씨소프트, 넷마블)' 체제가 'NK(넥슨, 크래프톤)'의 2강 구도로 변화했다는 관측이 나온다. 넥슨과 크래프톤은 모두 AI를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삼고 있다. 단,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방식에 있어 넥슨과 크래프톤은 각기 다른 접근 방식을 취하며 주도권 확보를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우선 크래프톤은 게임 캐릭터와 스토리에 AI를 전면 배치하는 전략을 채택하고 있다. 이를 통해 게임 내 모든 캐릭터가 자율적으로 반응하고, 유저와의 상호작용을 실시간으로 발전시킬 수 있다. 특히 크래프톤은 엔비디아, 오픈AI와 같은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AI 기술을 확보하는 데 힘을 쏟고 있다. 엔비디아와 공동 개발한 'CPC' 기술이 대표적이다. CPC는 이용자와 자유롭게 상호작용할 수 있는 캐릭터다. 반면 넥슨은 AI가 게임의 전면에 나서기보다는 유저의 경험을 자연스럽게 개선하는 방향에 초점을 맞췄다. 넥슨의 AI 연구소 '인텔리전스랩스'는 현재 NPC 서비스 등을 개발 중이다. 주요 목표는 AI 페르소나를 도입하여 게임의 세계관을 기반으로 유저와 소통하는 기능을 추가하는 것이다. 넥슨은 주요 게임사 중 가장 많은 800여명 규모의 AI 전문 인력을 보유한 점이 강점이다. 이는 향후 다양한 AI 기술을 게임에 접목하는 데 있어 강력한 자원 기반이 될 것이라는 평가다. 업계는 넥슨과 크래프톤이 AI 기술을 접목한 게임들이 사용자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주시하고 있다. 결국, 사용자들의 선호도와 게임의 재미가 AI 기술 경쟁의 승패를 가를 핵심 요소가 될 것이기 때문이다. 이러한 가운데 크래프톤은 오는 3월 28일 얼리 액세스 버전으로 출시될 예정인 '인조이'에 CPC 기술을 적용할 계획이다. 넥슨은 AI 기술 구현을 완료한 후, 어떤 IP에 해당 기술을 적용할지 신중하게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 게임업계 관계자는 “AI 기반 게임 시장의 성장이 예상되는 만큼, 게임사들의 AI 활용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며 “AI 기술을 통해 사용자들에게 얼마나 큰 재미와 몰입감을 선사하느냐가 관건"이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전자 DS, TSMC에 2개 분기 연속 매출 밀려…AI 반도체 주도권이 갈랐다

삼성전자가 반도체 시장에서 대만 TSMC와의 격차를 좀처럼 좁히지 못하고 있다. 특히 인공 지능(AI) 반도체 시장의 주도권 확보 여부가 양사의 실적을 좌우함에 따라 양사 간 매출 차이는 점차 확대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디바이스 솔루션(DS) 부문은 2023년 4분기 매출 30조1000억원, 영업이익 2조9000억원을 기록했다. 메모리 반도체 부문의 성장에도 불구하고 전체적으로 기대에는 못 미친 실적이다. 반면 TSMC는 AI 반도체 수요 증가에 힘입어 같은 기간 매출 8684억6천만 대만달러(약 38조4000억원)를 달성하며 사상 최대 분기 실적을 기록했다. AI 활용이 집중되는 고성능 컴퓨팅(HPC) 부문 매출 비중이 53%에 달해 기존 핵심 사업이었던 스마트폰(35%)을 크게 웃돌았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삼성전자 매출은 2023년 2분기까지는 TSMC와 대등했으나, 3분기 3조원 차이로 벌어지더니 4분기에는 8조원까지 격차가 커졌다. 삼성전자는 2021년 메모리 반도체 호황 덕분에 글로벌 반도체 매출 1위를 차지한 바 있으나 2022년 하반기부터 시장 침체로 인해 TSMC에 역전을 허용했다. 이후 2023년 2분기에 한 차례 매출 1위를 되찾았지만 AI 반도체 시장 성장과 함께 다시 TSMC가 우위를 점하고 있다. 올해 1분기에도 삼성전자의 실적 회복은 쉽지 않을 전망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자 DS 부문의 1분기 매출이 25조원대에 그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근 실적 발표에서 모바일·PC 부문의 메모리 재고 조정이 지속되면서 반도체 실적 개선이 제한적일 것이라고 밝혔다. 범용 D램 수요가 둔화된 가운데 AI 서버용 고 대역폭 메모리(HBM)도 아직 본격적인 실적 반등을 이끌지는 못하고 있다. 파운드리 역시 수주 부진과 낮은 가동률이 지속되는 상황이다. 반면 TSMC는 1분기 매출 전망치를 전년 대비 32% 증가한 250억∼258억 달러(약 36조∼37조원)로 제시했다. 이는 삼성전자 예상 매출보다 10조원가량 높은 수준이다. TSMC는 AI 반도체 수요가 견조하게 유지되면서 스마트폰 비수기 영향을 상쇄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승우 유진투자증권 리서치 센터장은 “TSMC의 실적 개선을 이끄는 핵심 요소는 고부가가치 반도체 수요 증가"라며 “삼성전자와 인텔이 파운드리 시장에서 경쟁력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상황에서 TSMC의 독점적 지위가 유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분석했다. 이어 “AI 반도체 시장은 앞으로도 지속적인 성장이 예상되며, 이에 따라 해당 시장에 얼마나 효과적으로 대응하느냐에 따라 반도체 업체들의 실적 차별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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