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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코노미보다 1.5배 넓다”…대한항공, 3000억원 들여 ‘프리미엄석’ 도입

대한항공은 약 3000억원을 투입해 보잉 777-300ER 항공기 11대를 전면 개조하고 국내 항공사 최초로 새로운 좌석 클래스인 '프리미엄석(Premium Class)'을 도입한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프로젝트는 2018년부터 추진해온 고객 편의 증대·서비스 향상을 위한 중장기 투자 전략의 일환으로, 첫 개조기는 오는 9월 중순부터 중단거리 노선에 투입될 예정이다. 프리미엄석은 기존 프레스티지석과 일반석 사이의 중간 클래스 개념으로, 보다 넓은 좌석과 고급화된 서비스를 제공한다. 좌석은 총 40석으로 2-4-2 배열을 채택했으며, 좌석 간격은 39~41인치, 너비는 19.5인치로 일반석보다 약 1.5배 넓다. 모든 좌석에는 다리·발 받침대가 설치돼 있고, 을 제공한다. 헤드레스트에는 인체 공학적 디자인과 '프라이버시 윙(Privacy Wing)'이 적용돼 승객 간 시선 간섭을 최소화했다. 좌석 모니터는 15.6인치 크기로 기존 프레스티지석보다 크며, 4K 고해상도를 지원해 선명한 화면으로 다양한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기내식은 프레스티지석 수준의 메뉴를 한상차림으로 제공하며, 식기류는 아르마니/까사 제품을 사용한다. 주류와 차·커피 등 음료도 프레스티지석과 동일한 품목으로 서비스된다. 프리미엄석 승객은 △모닝캄 카운터 이용 △수하물 우선 처리 △스카이 프라이어리티 탑승 등 일반석과 차별화된 지상 서비스도 제공받는다. 프리미엄석 도입을 계기로 대한항공은 B777-300ER 항공기 전체를 최신 인테리어로 리뉴얼했다. 프레스티지석은 '프레스티지 스위트 2.0'을 1-2-1 구조로 배치하고, 일반석은 '뉴 이코노미'를 3-4-3 배열로 구성했다. 모든 좌석 클래스에 기내 와이파이(Wi-Fi)를 지원해 디지털 편의성도 강화했다. 이번 개조는 대한항공의 최신 장거리 기종인 787 시리즈와 747-8i 등에도 적용된 사양을 반영해, 승객들이 마치 새 항공기에 탑승한 듯한 쾌적함과 편리함을 느낄 수 있도록 설계됐다. 업그레이드된 일반석은 글로벌 항공사들이 777-300ER 기종에 채택하고 있는 3-4-3 배열을 적용했다. 이는 에미레이트항공·카타르항공·에티하드항공·루프트한자·유나이티드항공·아메리칸항공·에어프랑스·KLM 등 총 18개 주요 항공사가 채택하고 있는 배열이다. 반면 3-3-3 배열은 캐세이퍼시픽, 동방항공 등 7개 항공사만이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의 이코노미석은 좌석 간격 33~34인치, 너비 17.1인치로 글로벌 항공사들과 비교해도 경쟁력 있는 사양을 갖췄다. 예를 들어 유나이티드항공은 17.05인치 너비에 31인치 간격, 아메리칸항공은 17.1인치 너비에 31인치 간격을 제공하고 있으며, KLM은 17.5인치 너비에 31인치 간격, 에미레이트는 17인치 너비에 32인치 간격을 운영 중이다. 대한항공 측은 기종별 특성과 크기를 고려해 이코노미석 너비를 17~18인치로 다양하게 운영 중이고, 이번 업그레이드 사양은 최신 장거리 기종에도 이미 적용된 바 있어 서비스 품질에는 차이가 없다는 입장이다. 대한항공 관계자는 “이번 보잉 777-300ER 항공기 개조는 지난 2018년부터 추진해 온 전사 차원의 대규모 프로젝트"라며 “완전히 새롭게 재탄생한 777-300ER 기재와 신규 프리미엄석 서비스를 보다 많은 고객들이 경험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작업이 지연된 끝에 선보이게 된 만큼 앞으로도 승객들의 세분화된 수요를 충족할 수 있는 다양한 서비스를 선보일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고 부연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LGU+ ‘안티딥보이스’, 한 달 만에 위변조 음성 5500건 탐지

LG유플러스는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반 '안티딥보이스' 기술이 상용화 한 달 만에 약 5500건의 위변조 음성을 탐지했다고 5일 밝혔다. 이 기술은 AI로 합성된 목소리를 실시간 판별해 보이스피싱 시도를 조기 차단한다. 통화 시작 직후 5초 이내에 변조된 음성을 감지, 대화 패턴을 기반으로 1~2분 안에 보이스피싱 여부를 판별한다. LG유플러스는 지난 6월 말 자사 AI 앱 '익시오'에 해당 기능을 탑재했다. 이후 7월 말까지 약 한 달 동안 일평균 183건의 위·변조 음성을 탐지했다. 건당 평균 피해 금액이 약 5300만원인 점을 고려하면, 약 2900억원 상당의 피해를 예방한 셈이다. 이는 200만건 이상의 데이터를 학습시켜 98% 이상의 탐지 정확도를 확보한 덕분이라고 회사는 강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에서 제공한 실제 보이스피싱 스크립트를 활용했다. LG유플러스는 향후 국과수, 개인정보보호위원회 등과 협력해 보이스피싱 범죄자 목소리 탐지 기술, AI 기반 위험 링크(URL) 및 악성 앱 탐지 기능을 도입할 계획이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믿고 거래하세요”…네이버 ‘안심보장’ UGC로 확대

네이버는 '안심보장' 프로그램을 커머스에서 커뮤니티 기반 사용자 생성 콘텐츠(UGC)로 확대했다고 5일 밝혔다. 다음달부터는 '지식재산권 클린 프로그램'도 새로 도입할 방침이다. 회사에 따르면, 현재 카페·밴드에선 위조상품 관련 키워드를 감지해 검색 결과 노출을 제한하고, 해당 키워드를 사용하는 커뮤니티 개설이나 게시물 등록도 사전에 차단하는 기술적 조치가 적용되고 있다. 블로그·카페에선 게시글 탐지 도구를 정교화해 위조상품 게시글을 사전 차단하고 있으며, 커뮤니티 단위 제재도 강화 중이다.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10월부터 운영해 왔다. 지난 7월 기준 쇼핑 서비스 내 위조상품에 대한 사전 대응률은 95.6%로 나타났다. 카페·밴드에서의 위조상품 관련 신고는 전년 대비 50% 이상 줄었다. AI 기반 탐지·모니터링 시스템과 강도 높은 입점 정책을 통해 성과를 이뤘다고 회사는 강조했다. 네이버는 기술 조치를 통해 스마트스토어 입점 단계에서부터 위조 이력이 있는 판매자를 사전 차단하고 있다. 이와 함께 △도용 의심몰 탐지 강화 △원스트라이크 아웃 제도 △구매보호조치 등 정책도 시행하고 있다. 감정 전문기관 및 권리사 300여 곳과 협력해 위조상품 판별 정확도를 높이고 있다. 올해 안에 밴드 내 가품 신고 접근성을 높이고, 자동 탐지 기능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9월 1일부터는 지식재산권 클린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이는 상표권·저작권·특허권·초상권 등 지식재산권 침해 행위를 차단하는 프로그램이다. 권리자의 동의 없이 등록되거나 판매되는 상품에 대해 단계적 제재를 적용한다. 같은 판매자가 주 20건 이상 지식재산권을 침해한 사실이 확인될 경우, '주의→경고→제재' 순으로 조치된다. 이 같은 행위가 반복되면, 전체 판매 상품이 일정 기간 쇼핑검색에 노출되지 않도록 조치한다. 유봉석 네이버 정책·RM 부문장은 “축적된 기술력과 정책 경험을 토대로 안전한 거래 환경을 조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며 “UGC 전반으로 확장해 건강한 플랫폼 생태계를 만들고, 서비스 신뢰도를 높여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네이버, 스페인 C2C 플랫폼 왈라팝 완전 인수

네이버가 스페인 최대 C2C(개인간 거래) 플랫폼 왈라팝을 완전 인수하고, 유럽시장 진출 가속화를 위한 거점을 구축했다. 왈라팝은 월간활성사용자수(MAU) 1900만명 이상을 보유한 스페인 대표 C2C 플랫폼이다. 편의성을 높인 사용자경험(UX)을 토대로 스페인에서 강력한 입지를 구축하고 있다. 네이버는 5일 왈라팝 지분 70.5%를 3억7700만 유로(약 6045억원)에 인수했다고 밝혔다. 앞서 네이버는 지난 2021년과 2023년 두 차례에 걸쳐 총 1억9000만 유로(약 2550억원) 투자로 왈라팝 지분 29.5%를 확보한 바 있다. 이번 왈라팝 완전 인수로 네이버는 자사의 검색·광고·결제·인공지능(AI) 기술 등을 왈라팝에 전면 도입하고 유럽시장에서 신성장동력을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왈라팝은 다양한 상품 구색과 사용자 경험이 풍부한 플랫폼"이라며 “이번 인수를 계기로 스페인 소비자들의 이해를 높이고, 인공지능(AI) 생태계에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롭 캐시디 왈라팝 최고경영자(CEO)도 “네이버와 협업으로 유럽시장에서 더욱 경쟁력 있는 서비스로 거듭나겠다"고 전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3주짜리 업무 이틀만에 뚝딱···LG디스플레이 ‘AX’ 속도 붙는다

LG디스플레이가 경쟁력 향상을 위해 'AX(인공지능 전환) 전략'을 적극 추진한다. 이미 인공지능(AI) 생산 체계 도입으로 품질 개선에 걸리던 시간이 평균 3주에서 이틀로 단축된 가운데 앞으로 활용 범위를 더 넓힌다는 구상이다. LG디스플레이는 5일 온라인 세미나를 열고 올해를 AX 혁신의 원년으로 삼아 개발부터 생산·사무 영역까지 자체 개발한 AI를 적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는 이미 AI로 인한 생산성 향상에 따라 약 2000억원 수준의 수익성 개선 효과를 내고 있다고 평가했다. AI 어시스턴트 시스템을 자체적으로 구축해 외부 설루션 도입 대비 100억원 이상의 비용을 절감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정철동 LG디스플레이 최고경영자(CEO)는 “AX를 전사로 확대 적용해 체질 개선, 원가 혁신, 수익성 개선 등의 성과가 나타나고 있다"며 “전사 차원의 AX 혁신을 추진해 사업의 근본 경쟁력을 높이고 LG디스플레이만의 차별적 고객가치를 제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LG디스플레이는 향후 제품 개발 단계부터 AI가 최적화된 설계 도면을 제안하는 '설계 AI'를 도입하기로 했다. 첫 단계로 지난 6월 이형(異形) 디스플레이 패널 '엣지(EDGE) 설계 AI 알고리즘' 개발을 완료했다. 이형 디스플레이는 정형(正形) 디스플레이와 달리 패널 외곽부 엣지 부분이 곡면이나 얇은 베젤(BEZEL)로 이뤄진다. 종전까지는 패널 엣지에 형성되는 보상 패턴을 디스플레이 외곽부 디자인에 맞춰 하나하나 다른 형태로 설계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었다. 기존 이형 디스플레이 설계 시, 외곽부 디자인을 수작업으로 매번 다른 구조의 보상 패턴을 설계해야 해 오류나 불량이 빈번했다. 이러한 불량이 발생하면 처음부터 다시 설계해야 했기 때문에 하나의 도면 생성에 평균 1개월가량이 걸렸다. ​​이에 LG디스플레이는 이형 설계에 대응 가능한 '엣지 설계 AI 알고리즘'을 자체 개발했다. AI는 패널 엣지 부분에서 곡면이나 좁은 베젤에 필요한 패턴을 자동으로 설계해준다. 오류는 현저히 줄고 소요 시간도 8시간으로 대폭 감소했다. 담당자는 줄어든 시간만큼 도면의 적합성 판단, 설계 퀄리티 향상 등 고차원적인 업무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 LG디스플레이는 특히 독자 개발한 'AI 생산 체계'가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제조 공정에 특화됐다고 설명했다. LG디스플레이는 모바일을 필두로 연내 TV, IT, AUTO 등 OLED 공정 전반에 'AI 생산체계'를 전면 적용해 나갈 계획이다. LG디스플레이는 OLED 제조의 높은 복잡도를 극복하기 위해 OLED 제조 공정 도메인 지식을 'AI 생산체계'에 학습시켰다. AI는 OLED 제조 공정에서 발생 가능한 수많은 이상 원인의 경우의 수를 자동 분석하고 솔루션까지 제안한다. AI 도입으로 데이터 분석 능력은 무한대로 확장됐고 분석 속도와 정확도까지 획기적으로 향상됐다. ​​향후에는 AI가 스스로 판단해 생산성 개선 방안을 제안하고, 간단한 장비 개선도 알아서 제어하는 단계까지 개발할 계획이다. 또 LG AI연구원의 '엑사원(EXAONE)'과 결합해 보다 고도화하는 작업도 예정돼 있다. 사무직 직원들의 업무 생산성 혁신을 위해 자체 개발한AI 어시스턴트 '하이디(HI-D)'도 사용한다. 하이디는 현재 AI 지식 검색, 화상회의 실시간 번역, 회의록 작성, 메일 AI 요약 및 초안 작성 등의 서비스를 제공 중이다. 하반기에는 보고용 PPT 초안을 작성해 주는 문서 작성 어시스턴트 기능 등 보다 고난이도 AI 업무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하이디'의 두뇌 역할을 하는 거대언어모델(LLM)은 LG AI연구원의 '엑사원'을 활용했다. LG그룹 자체적으로 개발해 내재화한 LLM이기 때문에 보안 안정성이 높고, 외부로의 정보 유출을 원천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LG디스플레이는 차별화된 AX 역량을 토대로 글로벌 디스플레이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강화해 간다는 방침이다. 이를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 시장을 선도하고 프리미엄 OLED 제품의 글로벌 리더십을 확고히 할 계획이다. ​​ 여헌우 기자 yes@ekn.kr

지도반출 신청 구글 “보안 처리된 한국 위성사진 구매 검토”

구글이 우리 정부의 정밀지도 반출 여부 결정 기일을 앞두고 민감시설이 가려진 국내 위성사진 구매 방안을 검토하겠다는 공식입장을 밝혔다. 크리스 터너 구글 대외협력 정책 지식·정보 부문 부사장은 5일 구글코리아 블로그를 통해 이같은 방침 내용을 게시했다. 구글이 올해 지도 반출 신청과 관련해 회사 입장을 낸 건 이번이 처음이다. 터너 부사장은 블로그에서 “요청한 지도는 1:1000 축척의 고정밀 지도가 아닌 보안 심사를 거친 1:5000 축척 국가기본도"이며 “국내 대부분 지도서비스 업체들이 사용하는 데이터"라고 주장했다. 이어 “별도 반출 승인이 필요 없는 1:25000 지도만으로는 상세 길안내 구현이 불가능하다"며 “정밀 길찾기에는 보다 촘촘한 데이터가 필요하다"고 보안누출 가능성을 우회적으로 일축했다. 또한, 터너 부사장은 “한국 정부와 논의하면서 구글 지도의 위성사진 이미지에서 한국 내 민감시설에 대한 가림 처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필요한 경우 이미 가림 처리된 상태로 정부에 승인된 이미지들을 국내 파트너사로부터 구입해 활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여 설명했다. 이같은 구글코리아의 공식입장은 정부가 오는 8일 관계 협의체 회의를 열고 구글의 국가기본도 국외 반출 요청을 논의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구글의 대응 움직임으로 보인다. 다만, 8일 정부의 결정은 이재명 대통령의 방미와 한·미 정상회담 일정으로 다시 미뤄질 가능성이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K-AI 탈락 KT·카카오, ‘빅테크 협업’ 안 통했다

국가대표 인공지능(AI) 정예팀이 추려진 가운데 유력 후보였던 KT와 카카오가 탈락하면서 후폭풍이 일고 있다. 주요 정보기술(IT) 기업이 보유한 AI 기술 순위가 공식적으로 매겨지는 사업이었던 만큼 여파가 클 전망이다. 5일 정보기술(IT)업계에 따르면, 정부는 최근 '독자 AI 파운데이션 모델 프로젝트' 참여 팀으로 △네이버클라우드 △SK텔레콤 △LG AI연구원 △엔씨 AI △업스테이지 등 5곳을 선정했다. 이들과 경쟁을 펼친 KT와 카카오는 고배를 마셨다. 당초 사업 선정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던 기업들이었던 만큼 탈락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양사 모두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과 오픈소스 공개 이력이 있어 공모 요건을 충족했기 때문이다. 이들 대신 AI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엔씨소프트 자회사 엔씨 AI가 이름을 올리며 업계 예상을 깼다. IT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 지원보단 AI 기술력 공식 입증 차원의 문제였다. 이런 요소들이 향후 기업 경쟁력으로도 귀결되기 때문"이라며 “이들과 평소 라이벌 구도로 엮여 왔거나 상대적으로 존재감이 적었던 기업들이 선정돼 내부 혼란도 적잖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업계 안팎에선 이들의 AI 사업 전략이 정부 기조와 부합하지 않는다는 점이 발목을 잡은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프롬 스크래치(처음부터 자체 개발) 기술력 △서비스 경험 및 범용성 △외연 확장성 측면에서 당락이 갈렸다는 것이다. 공교롭게도 두 기업은 지난해부터 빅테크 기업과의 협업을 가장 활발히 추진 중이다. 자체 개발 모델과 외부 응용프로그램 인터페이스(API)를 동시 활용하는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에 입각한 조치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맺고 카카오톡 및 카나나의 주요 서비스에 오픈AI의 API를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KT 또한 지난해 마이크로소프트(MS)와 협업을 통해 GPT-포오(4o) 기반 한국형 AI를 개발하겠다고 강조했다. 해당 서비스에는 MS의 대화형 AI '코파일럿'이 도입된다. 오케스트레이션 전략은 사업 비용은 줄이면서 작업 속도는 향상시킬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두 기업 모두 적은 비용으로 시장 흐름을 빠르게 따라잡기 위해 해당 전략을 채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러나 정권 교체 이후 기술 독립성을 강조하는 '소버린 AI'로 정책 기조가 재편되면서 힘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 외산 AI 도입을 통한 기술 의존 성향을 보여온 점이 감점 요인으로 작용했다는 것이다. 이는 과기정통부의 선정 결과 발표 내용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장기철 과기정통부 인터넷진흥과장은 지난 4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브리핑에서 정예팀 선정 기준에 대해 “우리 데이터와 독자적 기술력으로 만든 아키텍처(구조) 기반 개발 경험과 오픈소스 공개 이력 등을 종합 고려했다"고 강조했다. 데이터 수집부터 모델 설계, 학습 등 전 과정을 자체 역량으로 구축한 팀이 통과했다는 설명이다. 양사가 현재까지 선보인 소비자향(向) AI 서비스가 전무하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발표평가 기준 중 '확장성'이 큰 비중 차지했음을 감안하면, 선정 기업 대비 상대적으로 적은 기업소비자간거래(B2C) 서비스 이력이 걸림돌로 작용했을 것이란 시각이다. KT는 최근 자체 LLM '믿:음' 시리즈를 오픈소스로 공개하며 기술력을 입증했지만, 이를 활용한 AI 에이전트 서비스는 별도로 내놓지 않았다.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가 각각 통화비서 '에이닷'·'익시오'를 운영 중인 것과 대조적이다. 카카오의 경우, 지난 5월부터 에이전트 서비스 '카나나'의 비공개 베타테스트(CBT)를 진행 중인 가운데 올해 하반기부터 AI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선보인다는 계획이다. 이미 주요 서비스에 AI를 접목 중인 네이버에 비해선 속도가 느리다는 평가를 받는다. AI업계 관계자는 “결국 정책 방향과 사업 기조의 부합성, 개발 속도와 실행 역량 등이 공모 기업들의 희비를 엇가른 것으로 보인다"며 “카카오가 그래픽처리장치(GPU) 임차사업에는 선정됐음을 감안하면, 인프라보다도 거시적인 개발 방향을 더 많이 반영한 것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8월 출시 르노 세닉, ‘고정관념·테슬라’ 장애물 넘을까

이달 공식출시를 앞둔 르노코리아의 새로운 전기차 '세닉 E-tech'(이하 세닉)가 다양한 장점에도 불구하고 두 가지 부정적 요인으로 판매전선에 비관적 전망이 나오고 있다. 프랑스에서 개발·생산된 100% 수입차임에도 르노 브랜드에 익숙한 국내 수요자에게 '국산차'로 인식되는 브랜드 평가절하 인식과 국내시장에서 독보적인 전기차 영향력을 보이는 테슬라의 행보가 세닉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5일 완성차 업계에 따르면, 르노코리아는 이달 중순 전기차 세닉을 국내 시장에 공식 출시할 예정이다. 세닉은 프랑스 르노 고유의 전기차 전용 플랫폼 'AmpR Medium'을 기반으로 한 경쾌하고 안정적인 주행성, 최대 460㎞의 1회 충전 주행거리, LG에너지솔루션 NCM 고성능 배터리, 87㎾h 대용량 배터리 등 퍼포먼스와 안전성·편의성을 두루 갖춘 패밀리 전기차다. 또한, △재활용 소재를 적극 활용한 친환경 설계 △24% 이상의 재활용 소재 비율 △90%에 달하는 부품 재활용 가능성 △가죽 프리 인테리어 △10년 또는 16만㎞ 배터리 보증 등도 높은 평가를 받고 있다. 여기에 가격까지 합리적 수준으로 책정될 전망이다. 르노코리아 발표에 따르면, 세닉은 가장 낮은 트림(테크노) 기준 전기차 구매 보조금 적용시 4649만~4813만원에 판매될 예정이다. 이는 동급으로 평가받는 현대차 아이오닉 5, 폭스바겐 ID.4 보다 저렴한 가격이다. 특히 세닉은 프랑스에서 생산된 '수입차'라는 점을 감안하면 매우 획기적인 가격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그러나, 이처럼 좋은 조건에도 세닉의 앞길엔 두 가지 큰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 첫 번째 난관은 '르노=국산차'라는 브랜드 이미지다. 세닉은 프랑스 북부 두에 공장에서 생산된 완전 수입차다. 같은 브랜드에서 판매되는 부산공장 생산의 아르카나·그랑 콜레오스와는 뿌리가 다른 모델이다. 그럼에도 국내 소비자에게 르노는 아직도 '르노삼성'이란 이전 이미지가 강하게 남아있다. 이 때문에 세닉은 '가성비 수입차'가 아닌 '저렴한 국산차'라는 억울한 누명을 쓰고 있는 현실이다. 일각에선 세닉의 공격적인 '가성비 마케팅'이 오히려 역효과를 낳은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르노코리아는 세닉을 국내에서 “손해보고 파는 차"라는 평가가 나올 정도로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쳤다. 87㎾h 대용량 배터리, 1회 충전 최대 460km 주행거리, 30여 개의 첨단 ADAS, 친환경 설계 등 유럽 현지에서 인정받은 사양에도 불구하고 저렴한 가격을 내세운 '가성비 마케팅'이 도리어 '저가 국산차'라는 평가절하 인식만 강화시켰다는 견해다. 두 번째 변수는 테슬라의 막강한 시장 영향력이다. 올해 상반기 국내 수입 전기차 시장(3만2,420대)에서 테슬라는 1만9212대를 팔아치우며 59.2% 점유율을 과시했다. 지난달에만 7357대가 등록돼 BMW·메르세데스-벤츠를 제치고 수입차 등록 1위에 올랐다. 특히, 중국 상하이 기가팩토리에서 생산돼 물 건너온 테슬라 모델Y는 생산지 이전 및 가격 인하 효과로 판매량이 폭발적으로 늘었다. 신형 모델Y(주니퍼) 출시 이후 테슬라의 월간 판매량은 6000대를 꾸준히 넘어서고 있다. 테슬라는 저렴한 중국 생산원가, 물류비까지 최소화해 가격 경쟁력을 획득했다. 현대차 아이오닉 5와 비교해도 불과 500만원 내외의 가격 차이만 있을 뿐, 브랜드 파워와 기술 이미지에선 테슬라가 월등히 앞선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세닉 역시 테슬라의 영향권을 피해갈 수 없다. 같은 수입 전기차에 비슷한 가격대, 비슷한 차급까지 여러모로 겹치는 부분이 많기 때문이다. 차량의 성능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세닉이 배터리 성능, 주행성능 등이 더 우월하지만, '테슬라'가 주는 브랜드 파워와 하차감을 넘어서긴 힘들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더불어 테슬라 외에도 볼보 EX30, 비야디 아토3 등 글로벌 전기차 제조사들이 중국 생산 모델을 '가성비 전략'으로 대거 투입하며 시장 판도는 더욱 복잡해지고 있다. 업계는 이같은 국내 전기차 시장의 흐름이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내다본다. 르노코리아가 단순 가격 인하 전략을 넘어 '프랑스 본토 수입의 패밀리 전기차', '2024 유럽 올해의 차' 등 고유 브랜드 스토리와 프리미엄 이미지를 제대로 각인시키지 못한다면, 테슬라의 아성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 배경이다. 르노코리아 관계자는 “르노 세닉은 직접 시승을 해보시면 그 진가를 바로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며 “올해 999대 한정판으로 선보이기 때문에 가까운 전시장에 들러 꼭 경험해 보실 것을 추천드린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카카오톡 광복80주년 ‘태극기 인증 기부’ 챌린지 진행

카카오는 광복 80주년을 맞아 '톡 안의 태극기 챌린지'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태극기 챌린지는 제시된 행동미션을 달성하면 기부금이 적립되는 이용자 참여형 기부 캠페인으로,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진행된다. 행동 미션은 총 4가지로, △춘식이 캐릭터와 함께 광복절 기념 케이크 퍼즐을 맞추고 애국심 테스트를 진행하는 '퍼즐 맞추기' △카카오톡 프로필에 춘식이 태극기 스티커를 적용하는 '톡 프로필 스티커' △태극기 스티커를 프로필에 붙이거나 집 앞에 태극기를 게양한 인증 사진을 올리는 '태극기 인증' △카카오맵에서 태극기 마커가 표시된 28개 장소를 찾아보는 '태극기 찾기' 등이다. 미션 달성 1건당 815원의 기부금을 적립해 한국해비타트에 전달한다. 모금액은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환경 개선에 사용될 예정이다. 온라인 기부 플랫폼 '카카오같이가치'를 통한 직접 기부 캠페인도 오는 17일까지 운영한다. 아울러 커머스 플랫폼 '카카오메이커스'에서도 △춘식이 기부 배지 △휴대폰 케이스 △티셔츠 △무궁화 비누 등 총 4종의 광복절 기념 굿즈를 판매한다. 수익 전액은 기부에 활용할 계획이다. 강승원 카카오같이가치 리더는 “이번 캠페인이 광복절의 의미를 되새기고 참여를 통한 기부로 연결되는 긍정적인 흐름을 만들기 바란다"며 “앞으로도 누구나 쉽게 참여할 수 있는 일상 속 사회 공헌 활동을 지속적으로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카카오는 지난 2013년부터 매년 광복절을 기념해 '대한민국 응원 캠페인'을 진행해 지금까지 누적 약 79만건의 인증·기부와 함께 총 기부금 약 32억원을 기록하고 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AI폰 통했다…갤럭시 S25, 5개월만에 300만대 돌파

삼성전자 갤럭시 S25 시리즈가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존재감을 발산하고 있다. 울트라, 엣지 등 다양한 라인업을 앞세워 지난 1일 기준 누적 판매 300만대를 돌파했다. 후속작인 Z 폴드·플립 시리즈 역시 인기를 끌고 있어 스마트폰 분야 실적 개선이 기대된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가 올해 2월 출시한 갤럭시 S25 시리즈는 지난 1일 기준 국내 판매량 300만대를 기록했다. 전작 대비 두 개월 이상 빠른 속도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출시 이후 100만대, 200만대 판매를 전작 보다 1~2주 이상 빠르게 달성하며 흥행을 예고했다. 사전 판매 당시에도 역대 갤럭시 S시리즈 사상 최대인 130만대를 기록했다. 삼성전자는 “갤럭시 S시리즈가 고객이 꾸준히 찾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스테디셀러로 자리잡았다"고 전했다. 업계는 삼성전자 스마트폰에 적용된 '온디바이스 인공지능(AI)' 기술이 갤럭시 S 시리즈 인기의 배경이라고 분석했다. 갤럭시 S25 시리즈는 출시 이전부터 개인화된 AI 기능 '나우 브리프(Now Brief)'를 탑재해 관심을 끌었다. '생성형 편집'과 '슬로우 모션', '오디오 지우개' 같은 기능도 소비자로부터 호평받고 있다. 여기에 삼성전자가 'New 갤럭시 AI 구독클럽'을 통해 고객 유치에 노력한 것도 주효한 요인이었다. 구독클럽 제도는 가입 1년 뒤 최대 50%까지 잔존가격을 보장해 주는 게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자급제 모델을 구입해 구독클럽에 가입하면 1년 사용 뒤 기기를 반납할 경우 △최대 50% 잔존가격 보장 △삼성케어플러스 스마트폰 파손+ 등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부담 없이 신제품 경험을 원하는 젊은층 고객들을 공략 포인트로 삼는 마케팅이었다. 삼성전자 자체 분석에 따르면, 갤럭시 S25의 최고 인기모델은 고사양 버전인 '갤럭시 S25 울트라'로 집계됐다. 2억 화소 카메라 등 성능이 가장 우수하다는 장점이 부각된 결과로 보인다. 인기 색상은 대표 컬러인 블루 계열 선호도가 가장 높았다. 한편, 삼성전자의 하반기 신제품 '갤럭시 Z 폴드7'과 '갤럭시 Z 플립7'도 지난달 25일 출시 이후 전작 대비 크게 웃도는 판매 실적을 기록하며 흥행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달 사전판매에서 갤럭시 폴더블 시리즈 사상 역대 최대 기록인 104만대를 달성했다. 이처럼 삼성전자가 갤럭시 시리즈의 잇단 흥행으로 수익성 개선과 동시에 국내 영향력 확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을 수 있을 지에 주목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출하량 기준 국내 스마트폰 시장 1위 자리를 확고히 지키고 있다. 다만, 지난해 1분기 75%였던 점유율은 4분기 60%로 떨어졌다. 같은 기간 애플은 24%에서 39%로 영향력을 확대했다. 이는 통상 삼성전자가 상반기, 애플이 하반기 스마트폰 신제품을 내놓는 마케팅 전략 때문이다. 플래그십급 제품을 찾는 소비자가 Z시리즈로 눈길을 줄 경우 하반기에도 삼성전자 점유율이 더 확대되는 상황을 기대할 수 있는 셈이다. 갤럭시 시리즈 성공은 삼성전자 모바일경험(MX) 부문 수익성 개선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회사 입장에서는 파운드리,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반도체 부문이 도전이 직면한 상황이라 MX 사업부가 안정적인 실적을 내주길 기대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삼성전자 MX 사업부는 지난 2분기 3조1000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1분기에는 갤럭시 S 신작효과로 4조3000억원을 벌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혁신적인 하드웨어와 AI 기술을 기반으로 상반기부터 하반기까지 이어지는 플래그십 스마트폰의 흥행 돌풍을 통해 국내 스마트폰 시장에서 입지를 더욱 공고히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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