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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IT쇼 개막…통신3사 키워드는 ‘일상 속 AI체험’ [현장]

“통신사가 가장 잘하는 보이스(Voice) 인공지능(AI) 기술을 바탕으로 '사람 중심의 AI'를 향해 가겠습니다. 앞으로 어떻게 고객의 일상을 안전하고 편리하게 바꾸는지 증명해 보이겠습니다." 22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개막한 '2026 월드IT쇼(WIS 2026)'에서 기조연설을 맡은 정성권 LG유플러스 AX서비스개발그룹장은 'Voice AI를 중심으로 한 통신사의 에이전틱(Agentic) AI 전략' 소개로 행사의 포문을 열었다. 정 그룹장은 “사람들이 소통하는 방식이 많이 바뀌었다고 하지만 음성 통화는 여전히 중요한 소통의 도구"라며 “보이스 AI를 기반으로 한 음성 통화와 AI컨택센터(CC)를 통해 고객에게 더 나은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강조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주최, 한국무역협회·한국정보통신진흥협회(KAIT) 등 9개 기관 공동주관의 '2026 월드IT쇼'는 올해로 18회를 맞아 '생각을 넘어 행동으로 : AI, 현실을 움직이다'라는 슬로건을 내걸고 오는 24일까지 열린다. 올해 행사에는 LG유플러스를 비롯해 SK텔레콤·KT 등 이동통신사 3사가 각각 단독 부스를 꾸리고, 각 사가 추구하는 AI 기술 방향과 함께 중장기 AI 사업 비전을 공유했다. SK텔레콤의 전시 주제는 'AI의 모든 것(All about AI)', KT의 주제는 사람과 사람, 기술과 삶, 그리고 현재와 미래를 연결한다는 '이음', LG유플러스의 전시 주제는 '사람 중심 AI'이다. 과거 AI를 주제로한 관련 전시들이 기술을 '설명하는' 데 중점을 뒀다면, 올해 전시의 경우 기술을 '보여주는' 쪽에 가까웠다. 특히 통신사들은 다양한 체험형 프로그램을 준비해 일반 관객들이 일상 속 AI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다. 먼저 SK텔레콤은 AI 인프라부터 모델, 서비스까지 풀스택 AI의 전 영역을 총망라해 선보였다. SKT는 AI 시대의 혈맥이 될 차세대 인프라 기술을 소개하는 데 중점을 뒀다. SKT 전시관은 △네트워크 AI △AI DC 설루션 △AI 모델 △에이전트 AI △피지컬 AI 등 5개 핵심 존과 함께 특히 관람객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다양한 프로그램들로 구성됐다. 특히 게임패드로 로봇을 조작해 물건을 직접 옮기는 '풀스택 야드' 체험존에는 많은 관객들이 몰리는 등 인기를 끌었다. 다만 이날 오전 '비전 시네마'라는 체험 공간에서는 한 관객이 발을 헛디디면서 구급차가 출동하는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KT는 K-컬처 콘셉트를 반영해 '한글'을 디자인 모티브로 적용한 부스를 구성했다. 현장에서는 KT가 개발한 AI 모델 '믿음 K Pro'를 직접 체험할 수 있도록 했고, AI·클라우드 인프라 기반의 에이전틱 AICC와 보안·안전 분야 AX 서비스도 소개했다. 속도 중심 경쟁의 5G를 넘어, 네트워크가 스스로 판단하고 소통하는 6G 시대를 보여주는 기술들도 등장했다. 이와 함께 다양한 이기종 로봇이 자율적으로 협업하는 모습을 선보이며 AI가 산업 전반으로 확장된 모습을 제시했다. LG유플러스는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보이스 AI' 기술을 소개하는 데 힘을 줬다. 특히 목소리를 입력하면 AI가 목소리의 감정과 톤을 분석해 개인화된 식물 형태로 보여주는 미디어아트 'Voice AI Media Art: Bloom'도 주목을 받았다. 해당 작품은 영국 미디어 아티스트 그룹 '유니버설 에브리싱'과 공동 제작한 작품으로, 앞서 세계 최대 이동통신전시회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2026에서 처음 공개됐다. LG유플러스의 전시 부스는 AI 에이전트, AI 컨택센터, AI 인프라 등으로 구성됐다. 대표 전시 기술은 AI 에이전트 '익시오(ixi-O)'의 진화형 모델인 '익시오 프로(ixi-O pro)'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SK하이닉스, 1분기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사상 최대

SK하이닉스가 올 1분기 시장 기대치를 뛰어넘는 깜짝 실적을 기록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37조610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05.5% 증가했다고 23일 공시했다. 영업이익은 역대 분기 최대 기록과 함께 시장 전망치 36조3955억원도 웃돌았다. 영업이익률은 72%에 달한다. 같은 기간 매출액은 52조5763억원으로 198.1% 늘었다. SK하이닉스는 “1분기는 계절적 비수기임에도 인공지능(AI) 인프라 투자 확대로 수요 강세가 이어진 가운데, HBM·고용량 서버용 D램 모듈·eSSD 등 고부가가치 제품 판매를 확대하며 실적 상승세를 이어갔다"고 설명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산업과 괴리, 중복규제” 반발에 美까지 태클 ‘6년째 공전’

온라인 플랫폼에 대한 규제 논의가 시작된 것은 지난 2020년 무렵부터였다. 온라인 플랫폼 업체들이 거래조건·노출·수수료 등을 사실상 통제하면서 소상공 입점업체에 불공정 및 정보 비대칭 등 문제가 제기되면서 정책 의제로 커졌고, 이에 따라 특별법 필요성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한 것이다. 이후 윤석열 정부 시기에는 '자율 규제'로 논의의 방향이 옮겨갔으나, 2024년 위메프·티몬의 납품대금 미정산 사태, 2025년 쿠팡의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사태 등이 발생하면서 온라인 플랫폼법(온플법) 제정 논의가 다시 급물살을 탔다. ◇ 플랫폼 규제 논의 6년째…“美기업에 불리" 통상 압박에 '입법 동력' 약화 2024년 4월 제 22대 국회가 임기를 시작한 이후 온플법 관련 여러 개정안이 발의됐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지난해 12월 이정문 의원이 대표 발의한 온플법을 단일안으로 상정했다. 해당 법안은 직전 사업연도 매출액, 거래액, 이용자 수 등을 기준으로 규제 대상 및 금지 행위를 규정하고 있다. 거대 플랫폼의 시장 독점력을 사전 억제해 경쟁을 촉진하겠다는 취지가 담겼다. 당초 여당은 온플법을 빠르게 처리하겠다는 입장이었으나, 미국이 아마존·넷플릭스 등 자국에 본사를 둔 글로벌 온라인플랫폼 기업의 이해관계를 두둔하며 공식적으로 반대 입장을 밝히면서 지연돼 오다 현재는 입법 동력이 꺾인 상황이다. 특히, 온플법이 현실화할 경우 대미수출 주력품목인 우리나라 반도체나 자동차 등 주력 산업에 미국 정부 및 산업계의 보복성 무역제재가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법안이 장기 표류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지난달 31일(현지 시간) 발표한 '2026 무역장벽보고서(NTE)'에서 “공정거래위원회 등 한국 정부와 국회는 글로벌 및 국내 매출 기준을 충족하는 특정 디지털 서비스 제공업체를 규제하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검토했다"며 “이러한 방안들은 한국 시장에서 영업하는 많은 미국 기업들에 적용될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드러냈다. 이번 한국인터넷기업협회의 '인터넷산업 규제백서'에서 평가 대상이 된 273건의 법안 중 제정안은 48건이며, 이 가운데 18건이 온플법에 해당한다. 온플법으로 신산업 분야에 대한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온플법은 이번 규제 백서에서도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개정안 다음으로 낮은 평가를 받았다. ◇ 평가위원들 “온플법, 플랫폼 메커니즘과 괴리" 특히, 평가위원들은 온플법이 '플랫폼산업의 작동 방식과 괴리되어 있다'는 점을 반복적으로 지적했다. 세부적으로는 △산업 현실 부합성 △기술 진화 수용성 △시장 균형성 등에서 전반적으로 낮은 점수를 기록했다. 한 평가위원은 “일부 법안은 플랫폼 사업자의 핵심 영업 노하우나 내부 운영 기준, 알고리즘 관련 정보를 광범위하게 공개하도록 요구하고 있다"며 “실제 경쟁 메커니즘과 산업 현실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규제 설계"라고 비판했다. 또 중복 규제의 문제도 지적했다. 온라인 거래와 관련된 기존 법률(전자상거래법)이 이미 정보 제공, 계약 질서, 소비자 보호 등을 폭넓게 규율하고 있는데도 온플법이 유사한 규율 영역을 별도로 규율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플랫폼 현장에서는 '도입된 것도, 폐기된 것도 아닌' 상태로 수년째 공회전 중인 온플법 논의가 기업 경영환경을 악화시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장기화된 논의 자체가 '규제 불확실성'으로 작용해 기업의 의사결정을 선제적으로 보수화한다는 설명이다. 즉, 기업 입장에서는 나중에 문제의 소지가 있는지 없는지를 따져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혁신의 속도 역시 늦춰질 수밖에 없다는 주장이다. 업계 관계자는 “규제 대응을 위해 연구개발(R&D) 인력과 법무 리소스가 우선 배정되면서, 신규 서비스 개발이나 기술 혁신은 후순위가 된 분위기"라며 “단순한 제도 도입 여부를 넘어, 산업 전체에 대한 전방위적 압박으로 느껴진다"고 말했다. 서종희 연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2025년 플랫폼 규제법상 일부 조항은 충분한 고민 없이 규제 자체에 의미를 두고 있다"며 “현행법이 새로운 규제법안이 달성하고자 하는 목적을 수행하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온플법은 디지털경제의 발전과 혁신을 저해하지 않으면서 자유·공정경쟁에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올 수 있도록 수정돼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삼성전자·SK하이닉스, ‘포스트 HBM 배틀’ 막올랐다

고대역폭메모리(HBM)가 열어젖힌 인공지능(AI) 반도체시장이 이제 '성능'을 넘어 '효율'과 '확장성'의 시대로 진입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국내 반도체 업계가 HBM의 압도적인 속도 이면에 가려졌던 전력 소모와 물리적 확장 한계에 주목하고, '포스트 HBM 선점'을 위한 기술 헤게모니 경쟁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재 포스트 HBM의 흐름은 소캠2(SOCAMM2), 컴퓨트익스프레스링크(CXL), 프로세싱인메모리(PIM) 등 차세대 기술을 중심으로 새로운 경쟁 축을 형성하는 구도이다. 22일 반도체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최근 LPDDR5X 저전력 D램 기반 소캠2 192GB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이 제품은 10나노급 6세대(1c) 공정을 적용한 모듈로, 엔비디아 차세대 AI 플랫폼 '베라 루빈'에 맞춰 설계됐다. 베라 루빈은 올 하반기 출시될 예정이다. 소캠2는 모바일 중심이던 저전력 메모리를 서버 환경에 맞게 확장한 모듈로, 차세대 AI 서버에서 핵심 역할을 맡을 것으로 기대된다. 기존 RDIMM(서버·워크스테이션용 D램 모듈) 대비 전력 효율을 75% 이상 개선한 것이 특징이다. 앞서 삼성전자도 지난달 엔비디아 공급용 소캠2 양산을 시작했다. 삼성 제품은 10나노급 5세대(1b) D램을 적용했다. 미국 마이크론 역시 256GB 고용량 소캠2 샘플을 고객사에 출하하며 경쟁에 가세했다. 글로벌 메모리 '빅3' 간 소캠 시장 선점 경쟁이 본격화되는 분위기다. 소캠이 주목받는 배경에는 AI 시장 구조 변화가 있다. 대규모 학습 중심에서 실제 서비스에 적용되는 '추론' 중심으로 무게추가 이동하면서, 전력 효율과 발열 관리가 핵심 요소로 부상했다. 이 과정에서 소캠은 저전력·고효율 특성을 기반으로 데이터센터 운영 부담을 낮추는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탈부착이 가능한 모듈형 구조를 채택해 고장 시 해당 부품만 교체할 수 있어 유지보수 효율도 높다. 성능 측면에서도 HBM과 DDR5 사이 영역을 공략하며 가격 부담과 공정 난이도를 낮추면서도 기존 메모리 대비 향상된 성능을 제공한다.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확대가 이어지는 가운데 소캠 수요도 꾸준히 증가할 것"이라며 “기술 선점을 위한 기업 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전력 효율을 넘어 메모리의 물리적 한계를 확장하려는 시도도 속도를 내고 있다. 대표적인 기술이 CXL이다. CXL은 서버 내 메모리를 공유 자원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용량을 유연하게 확장하는 인터페이스 기술이다. 기존에는 중앙처리장치(CPU)나 그래픽처리장치(GPU)당 장착 가능한 메모리 용량이 제한적이었지만, CXL을 활용하면 테라바이트(TB)급 확장이 가능해진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CXL 기반 D램 기술에서도 주도권 확보에 나서고 있다. 삼성전자는 최대 1TB 용량과 초당 72GB 대역폭을 지원하는 CXL 모듈 'CMM-D 3.1'을 개발했으며, SK하이닉스는 CXL 2.0 기반 96GB DDR5 D램의 고객 인증을 마쳤다. 여기에 연산 기능을 메모리 내부에 통합한 PIM 기술도 본격 개발 단계에 들어섰다. 메모리와 프로세서 간 데이터 이동을 최소화해 '메모리 병목' 문제를 구조적으로 해결하겠다는 접근이다. 삼성전자는 LPDDR5X 기반 PIM을 주요 고객사와 협력해 개발 중이며, 올해 하반기 샘플 공급이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차세대 규격인 LPDDR6에서도 PIM 적용을 위한 논의가 진행되고 있다. SK하이닉스 역시 'GDDR6-AiM'을 출시한 데 이어 LPDDR6 기반 PIM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이처럼 반도체 기업들이 기술 전선을 확대하는 배경에는 AI 데이터센터 시장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초기에는 '더 빠른 AI' 구현이 핵심이었다면, 이제는 비용 대비 효율을 고려한 '지속 가능한 AI'가 중요해지고 있다. 결국 총소유비용(TCO)을 낮추는 것이 핵심 경쟁력으로 떠오른 가운데, 메모리 역시 단순 성능 경쟁을 넘어 전력 효율과 확장성, 운영 효율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국내 기업들이 HBM에 이어 차세대 메모리 기술에서도 주도권을 확보할 경우, AI 시대 반도체 경쟁력 역시 한층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성과급 더 달라” 노조 강경투쟁 확산…재계 ‘한숨’

국내 주요 기업들이 올해 임단협 시즌을 맞아 노조의 과도한 요구에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노동조합이 성과급 확대 지급 등을 요구하며 투쟁 강도를 점차 높여가고 있어서다. 삼성전자에 이어 현대자동차·기아 등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도 성과급 문제가 뜨거운 감자로 떠오르는 모습이다. 22일 재계와 노동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공투본)는 오는 23일 경기도 평택 캠퍼스에서 결의대회를 개최한다. 오는 5월 총파업을 앞두고 조합원들 간 투쟁 의지를 다지는 자리다. 공투본은 3만8000여명이 현장에 참석할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삼성전자 전체 직원(작년 말 기준 12만8881명)의 3분의 1에 육박하는 숫자다. 삼성전자 노조는 영업이익의 15%를 성과급으로 지급하고 상한도 폐지해 달라는 입장이다. 사측이 당초 요구사항이었던 '업계 최고 대우'를 받아들이기로 했지만 노조는 계속해서 말을 바꾸며 더 많은 보상을 원하고 있다. 공투본은 총파업에 들어갈 경우 회사가 입는 손해액이 30조원을 넘길 수 있다고 사측을 압박하고 있다. 노조 집행부가 최근 급격히 세를 불리는 과정에서 '강경 투쟁'을 약속한 만큼 노사간 합리적인 대화를 통한 접점 마련은 불가능할 것으로 업계는 예상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16일 수원지방법원에 '위법 쟁의행위 금지 가처분'을 신청했다. 현대차·기아 올해 임금 협상에서도 성과급 문제가 중점적으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 노조는 지난 16일 △상여금 800% △작년 순이익의 30% 성과급 지급 △인공지능(AI) 관련 고용 보장 등을 골자로 한 요구안을 만들었다. 기아는 지난 20일 임시대의원회의를 열었다. 조만간 사측에 제시할 안건을 확정할 계획이다. 일각에서는 기아 노조가 영업이익의 30%를 성과급으로 달라고 요청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한화그룹 계열사 노조원들도 성과급 안건을 들고 나섰다. 한화그룹노동조합협의회 조합원들은 지난 10일 서울 중구 한화빌딩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동요구안'을 발표했다. 한화오션, 한화시스템, 한화토탈에너지스, 한화갤러리아 등 노조가 여기에 참여했다. 이들은 성과급 손질, 임금피크제 폐지, 복리후생 강화 등을 주문하고 있다. 24일을 '데드라인'으로 설정하면서 “책임 있는 답변이 없다면 모든 수단을 동원해 투쟁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재계는 경영 관련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시점이라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중동 전쟁 등에 따라 원자재 가격과 물류비 인상 압력이 커지는 가운데 '성과급 인상' 주문이 노조 사이에서 유행처럼 번지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노조가 무리한 수준의 성과급을 단순한 '협상 카드'가 아니라 실제로 관철하려 한다는 점도 재계를 한숨짓게 하는 요소다. 증권가는 삼성전자의 올해 영업이익이 300조원을 넘어설 것으로 보고 있다. 노조 측 주장대로라면 직원 성과급으로 45조원을 써야 한다는 뜻이다. 삼성전자 전체 사업부가 지난해 집행한 연구개발(R&D) 비용(37조7404억원)보다 많은 액수다. 현대차·기아 심정은 더 복잡하다. 글로벌 경쟁은 치열해지고 미국 관세 불확실성까지 계속되며 앞으로 영업 환경에 대한 부담이 큰 상태기 때문이다. 2023~2024년 14조~15조원에 달했던 현대차의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올해 12조원 수준에 머물 전망이다. 재계가 더 걱정하는 것은 '노동조합법 제2·3조 개정안'(노란봉투법) 후폭풍까지 부는 상황이다. 원청 뿐 아니라 하청 노동자들이 무리한 성과급을 요구하며 사용자를 압박할 수 있기 때문이다. 전통적으로 노조 입김이 센데다 하청 업체들이 많은 자동차, 철강, 조선 등 기업들이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케이카→KG스틸, 케이카캐피탈→KG이니시스 ‘따로 인수’

KG그룹이 국내 최대 직영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K Car) 인수 주체를 KG스틸과 KG이니시스로 나눈다. KG그룹은 케이카를 KG스틸이, 자동차 금융 부문인 케이카캐피탈을 KG이니시스가 각각 맡는 식으로 인수 구조를 변경했다고 22일 밝혔다. KG스틸은 케이카 인수로 중고차 유통 플랫폼을 확보하고, KG모빌리티의 제조 역량과 유통 플랫폼을 직접 연결하는 밸류체인을 구축해 신성장 동력을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KG이니시스는 케이카캐피탈 인수를 계기로 기존 결제·정산 인프라에 자동차 금융을 결합한다. KG그룹 관계자는 “모빌리티와 금융, 결제를 아우르는 통합 사업 구조를 통해 지속 가능한 성장 기반을 강화하고 중장기 기업가치를 제고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정승현 기자 jrn72benec@ekn.kr

소비자·공정 내걸었지만 곳곳 ‘규제·과잉입법의 덫’

인공지능(AI)을 필두로 한 기술 패권경쟁이 '국경 없는 플랫폼 전쟁'으로 비화하고 있다. 격변의 소용돌이 속에서 국내 플랫폼업계는 각종 규제와 비판이라는 척박한 환경을 힘겹게 견뎌내는 형국이다. 지난 2024년 국내 인터넷산업의 총 매출액은 718조8000억원으로 전체 산업 매출의 약 21%를 차지하며, 단일 산업군으로서 제조업과 금융보험업 다음으로 큰 규모를 과시했다. 매출 성장률도 전년대비 9.0%를 기록해 전체 산업(금융보험업 제외)의 평균 성장률 5.2%를 넘어섰다. 이는 인터넷산업이 규모와 성장성 모두에서 이미 국내 경제의 주요 성장축으로 기능하고 있으며, 국가 경쟁력 형성에 중요한 지분을 차지하는 산업으로 전환되었음을 시사한다. 그러나, 산업 성장 및 중요도에 비해 법과 제도의 변화는 상대적으로 더딘 상황이다. 전통적인 규제 프레임으로 여전히 디지털산업 전반을 제약하고 있을뿐만 아니라 새롭게 제시된 법률안들도 법안 간 중복과 충돌, 집행주체 간 관할이 불명확한 문제가 빈번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것이 업계의 공통된 지적이다. 이번에 한국인터넷기업협회가 진행한 인터넷산업 규제 관련 입법 평가에서 가장 낮은 점수를 받은 입법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다.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제 22대 국회에서 지난해까지 총 37개 안건들이 발의됐고, 이 가운데 일부는 국회 정무위원회 심의를 거쳐 수정된 최종안으로 채택돼 올해 1월 20일 공포됐다. 국회를 통과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은 온라인 중고거래와 해외직구의 확대, 이용 후기의 영향력 증대와 같은 디지털거래 환경 변화에 대응하고자 마련됐다. 하지만, 해외사업자의 국내 대리인 지정을 의무화한 조항과 관련해 실효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았다. 개정안에 포함된 해외사업자의 국내 대리인 지정 의무화는 사실상 알리익스프레스·테무 등 해외 플랫폼을 직접적으로 겨냥한 규제다. '짝퉁' 상품이나 위해(危害)제품 판매, 개인정보 유출 등 소비자의 피해가 증가했는데도 불만을 해결할 국내 소통창구가 없다는 문제를 해결하고자 도입됐다. 국외에서 이뤄진 행위도 국내 소비자에 영향을 미치는 경우 전자상거래법을 적용할 수 있도록 하는 이른바 '역외적용 규정'이다. 이같은 역외적용 규정에 대해 평가위원들은 글로벌 환경 적합성이 다소 떨어진다고 봤다. 해당 규정이 실효성을 확보하기 위해서는 해외사업자가 소재하는 국가와 긴밀한 협조관계가 전제돼야 하는데 그렇지 않은 경우 통상 분쟁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다. 평가에 참여한 위원은 “결국 개정안의 역외적용 조항은 사문화되거나 일관성없이 운영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또 국내사업자의 해외 진출에 걸림돌이 될 수도 있다"고 진단했다. 임시중지명령 제도의 완화에도 비판이 가해졌다. 임시중지명령 제도는 전자상거래 소비자 피해 확산을 막기 위한 긴급조치 수단으로, 이번 개정안에서 발동 요건이 대폭 완화됐다. 한국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소관부처가 자의적으로 판단할 수 있는 여지를 확대한 것"이라며 “이는 법안이 규제 완화의 필요성을 이유로 행정 권한을 과도하게 확장해 기본권을 제한하고 행정 자율성을 남용한 것이라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아직 국회에 계류 중인 전자상거래법 개정안 가운데 규제 관할을 놓고 혼란이 예상된다는 점에서 낮은 평가를 받은 안건도 있다. 티몬·위메프 판매대금 미정산 사태에 따라 발의된 송언석 의원 등 11인이 발의한 개정안이 대표적인 예다. 송의원 대표발의 개정안은 통신판매중개자가 판매대금을 은행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금융회사를 통해 별도 관리하도록 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판매대금 관리 상황을 분기별로 점검하도록 한다는 게 골자이다. 그러나, 평가에 참여한 위원은 “판매대금의 관리기관이 금융기관임을 감안하면 공정거래위원회가 대금을 관리하는 것은 부서간 권한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며 “기관 간 충돌이 발생해 수범자인 인터넷기업에 혼란을 초래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들은 공통적으로 세부항목 중 '자율규제 현황 반영' 부문에서 가장 낮은 평가를 받았다. 전자상거래 분야의 자율규제나 민간 감시체계, 업계 협의 구조보다는 정부 주도의 규제·제재 중심으로 입법이 설계됐다는 설명이다. 평가위원들은 전반적으로 전자상거래법 개정안이 '과도한 사전 규제', '책임 전가', '법적 불명확성'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안고 있다고 입을 모았다. 소비자 보호의 필요성을 전면에 내세우면서 변화한 전자상거래 산업구조와 거래 메커니즘은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는 분석이다. 평가에 참여한 한 위원은 “시장 현실과 법 원칙 간 균형을 상실한 전형적 과잉입법"이라며 “향후 개정 시에는 자기책임 원칙, 비례성, 자율규제 체계를 중심으로 한 근본적 재설계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TV, 화질 넘어 ‘공간’으로…삼성·LG ‘이동형 스크린’ 전쟁

프리미엄TV 시장의 경쟁 축이 '화질·성능'에서 '공간 경험'으로 이동하고 있다.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와 마이크로 적녹청(RGB), 미니 발광다이오드(LED) 등을 중심으로 한 화질 경쟁이 사실상 상향평준화 단계에 접어들면서 TV가 단순한 시청기기를 넘어 거실·매장·전시장 같은 공간의 분위기를 바꾸는 '오브제'로 진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이같은 공간 오브제로 TV 수용성의 패러다임 변화에 맞춰 LG전자·삼성전자 등 국내 제조사들은 '고정형 TV'라는 기존 개념을 깨고, 이동성과 공간 활용성을 결합한 새로운 폼팩터(기기 외형) 경쟁에 뛰어들고 있다. 21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서로 다른 방향에서 '이동형 스크린' 전략을 강화하며 주도권 선점을 다투고 있다. LG전자는 '라이프스타일 스크린' 전략을 전면에 내세우고 개인 공간 중심의 경험 확장에 집중하고 있다. 최근 선보인 'LG 스탠바이미2 맥스'는 기존 제품보다 화면 크기를 40% 키워 몰입감을 높였으며, 이동형 스크린의 활용 범위를 더욱 넓혔다. LG전자 관계자는 “더 큰 화면의 스탠바이미를 원하는 고객의 목소리를 적극 반영했다"고 강조했다. 'LG 스탠바이미'를 시작으로 이동형 스크린 시장의 포문을 연 LG전자는 '스탠바이미 Go', '스탠바이미 2' 등으로 폼팩터 혁신을 이어오며 TV 활용 방식의 변화를 이끌어왔다. 여기에 영상 기능에 조명과 스피커를 결합한 '무드메이트' 등 제품군을 선보이며 스크린을 단순 디스플레이가 아닌 '공간 연출 도구'로 확장하고 있다. 뒤질세라 삼성전자도 '무빙 스타일'을 중심으로 이동형 디스플레이 라인업을 확대하는 동시에 기업간 거래(B2B) 영역까지 전략을 넓혀가고 있다. 기존 27형부터 55형까지였던 무빙 스타일은 최근 85형까지 라인업을 추가했다. 아울러 무선 이동형 제품 '더 무빙스타일'을 앞세워 가정용 시장을 공략하는 동시에 카페·매장·전시장 등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 가능한 솔루션을 강화하며 상업용 시장까지 공략 범위를 확장하는 모습이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무빙 스타일은 소상공인 및 B2B 시장에서 약 3분의 1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며 “한옥 스테이 등 숙박시설에서는 여러 객실에서 TV를 순환 사용하고, 쿠킹 클래스에서는 스크린을 활용해 수업 효율과 매출이 동시에 증가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매장 오픈 시점이나 브랜딩용, 메뉴판으로 활용되고 있으며, 매장 콘텐츠 관리 솔루션도 지원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있다"고 덧붙여 말했다. 업계에선 TV 수용성 패러다임 전환을 제조사들이 더 이상 성능 개선만으로는 수요를 자극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사용 맥락 자체를 확장하는 전략 선회로 풀이하고 있다. 특히, 글로벌 TV 시장이 연간 2억대 초반 수준에서 정체되며 성장 한계에 직면한 점도 이러한 변화에 힘을 싣고 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최근 TV 신제품 출시 미디어 간담회에서 “지난 3년 간 전 세계 TV 출하량은 2억800만대에서 2억900만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교체 수요가 둔화되는 가운데 콘텐츠 소비 방식은 다양해졌지만 디바이스 혁신은 정체되면서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해졌다는 평가다. 결국 제조사들은 단순 성능 개선을 넘어 TV의 사용 방식 자체를 바꾸는 방향으로 돌파구를 찾고 있다. 이동형 폼팩터는 단순한 편의성 개선을 넘어 TV의 '위치 고정성'을 깨고 시장의 정의 자체를 바꾸는 시도로 평가된다. 고정된 거실 중심 기기에서 벗어나, 필요에 따라 이동하며 다양한 공간에서 활용되는 '스크린 디바이스'로 진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향후 TV 시장의 경쟁이 '화질'이 아닌 '공간 장악력'으로 재편될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삼성과 LG가 각각 상업공간과 개인공간을 겨냥한 차별화 전략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이동형 스크린을 둘러싼 '폼팩터 전쟁'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네이버, 재생에너지 발전소에 직접 투자…국내 첫 사례

네이버가 재생에너지 발전소 직접 투자를 단행한다.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면서 빠르게 늘고 있는 전력 수요에 기민하게 대응하겠다는 전략이다. 21일 네이버는 GS풍력발전과 재생에너지 직접 전력거래(PPA) 계약을 체결하고, 전력을 공급하는 발전소의 지분 30%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계약은 국내에서 RE100 가입 기업이 재생에너지 발전법인에 직접 투자하는 방식으로 재생에너지를 확보한 첫 사례다. GS가 건설 중인 경상북도 영양군 소재 풍력발전단지는 연간 약 180기가와트시(GWh)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 2028년 상반기 상업운전 개시 후 네이버 데이터센터 각 세종, 각 춘천 등에 전력을 공급할 예정이다. 네이버 측은 “이번 투자로 2029년 기준 회사 전체 전력사용량의 약 46% 수준까지 재생에너지 전환률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며 “이번 계약을 시작으로 양사의 파트너십은 전략적이고 지속적인 협력관계로 발전해 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로써 네이버는 단순 전력 구매를 넘어 국내 시장에서 장기적·안정적으로 전력 공급을 받을 수 있게 됐다. 또한 RE100 달성의 목표에도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 특히 민간 기업이 추가 투자의 제약 요인을 걷어내고 보다 적극적인 투자가 가능한 환경을 조성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아울러 비수도권에 입지한 데이터센터에 재생에너지를 직접 사용해, 국가적 에너지 수급 안정성 강화에도 기여한다는 평가다. 임동아 네이버 대외·ESG정책 리더는 “AI와 클라우드 확대로 데이터센터 전력 수요가 빠르게 증가하는 만큼, 재생에너지 확보는 필수적인 과제"라며 “발전법인 직접 투자라는 새로운 모델을 통해 에너지 수급 안정성을 강화하고, 2040 탄소 네거티브 목표 달성을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정희순 기자 hsjung@ekn.kr

화웨이가 쏘아올린 폴더블 ‘화면 키우기’ 경쟁…삼성·애플도 가세

중국 화웨이가 가로 폭을 대폭 확장한 '와이드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이며, 화면 비율을 둘러싼 차세대 폴더블 경쟁의 포문을 열었다. 삼성전자와 애플까지 유사한 형태의 제품 출시를 준비하면서, 단순한 접는 기술을 넘어 '사용 방식'을 바꾸는 사용성 혁신 경쟁이 본격화하는 양상이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화웨이는 이날 신형 폴더블 스마트폰 '퓨라 X 맥스'를 공개하고 기존보다 가로 비율을 크게 늘린 '와이드 폼팩터'를 전면에 내세웠다. 내부에는 16대 10 화면비의 7.69인치 디스플레이, 외부에는 5.5인치 커버 화면을 탑재했다. 이른바 '여권형 디자인'이다. 폴더블폰은 접었을 때는 일반 스마트폰 크기지만, 펼치면 디스플레이가 소형 태블릿 PC 수준으로 커지며 큰 화면을 선호하는 사용자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화면 비율은 늘 아쉬운 점으로 지적됐다. 펼쳐도 세로가 가로보다 긴 형태라 영상 등 콘텐츠 소비 시 화면 활용도가 떨어지고, 일부 앱에서는 비율 최적화가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이어졌다. 이번 제품은 이러한 한계를 정면으로 겨냥했다. 가로 폭을 확대한 디자인을 통해 닫힌 상태에서도 시원한 화면비를 제공하고, 펼쳤을 때는 영상 시청과 웹서핑, 멀티태스킹에 최적화된 디스플레이 경험을 구현했다. 특히 최근 영상·멀티태스킹 중심의 콘텐츠 소비가 확대되면서 기존 세로형 비율의 한계가 더욱 부각된 점도 이번 변화의 배경으로 꼽힌다. 화웨이가 '와이드 폴더블' 트렌드 선점에 나서면서 경쟁사들도 빠르게 대응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오는 7월 예정된 하반기 '갤럭시 언팩' 행사에서 차세대 폴더블 라인업 '갤럭시 Z 폴드·플립 8'과 함께 가로 비율을 확장한 신제품 '갤럭시 Z 와이드 폴드(가칭)' 공개 가능성이 점쳐진다. 신제품은 기존 폴드 시리즈와 달리 세로는 줄이고 가로는 늘린 4:3 비율이 될 전망이다. 폴더블 시장을 개척해 온 삼성전자는 기술 완성도와 제품 라인업 확장을 앞세워 주도권 방어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애플 역시 연내 폴더블 시장 진입 가능성이 거론되는 가운데, 초기 모델부터 '와이드 디자인'을 채택할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아이폰 폴드' 또는 '아이폰 울트라'로 불릴 것으로 예상되는 제품은 펼치면 아이패드와 유사한 4:3 비율의 약 7.8인치 디스플레이를 탑재할 전망이다. 애플은 후발주자지만 사용자 경험(UX)을 재정의하는 방식으로 시장의 기준을 바꿔온 만큼, 이번에도 하드웨어보다 '사용 방식'의 변화를 앞세워 시장에 변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업계가 잇따라 폼팩터 변화를 시도하는 배경에는 기대에 못 미친 시장 성장세가 있다. 2019년 삼성전자가 폴더블 스마트폰을 처음 상용화한 이후 관심은 꾸준히 이어졌지만, 폴더블 비중은 전체 스마트폰 시장에서 여전히 2% 수준에 머물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와이드 폴더블'은 시장 확대의 핵심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접었을 때와 펼쳤을 때 모두에서 사용성을 확보할 경우, 기존 바형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메인 디바이스'로 자리 잡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화웨이가 폼팩터 실험으로 방향을 제시했다면, 삼성은 완성도와 라인업 확장으로 대응하고, 애플은 사용자 경험 재정의를 통해 시장 기준 자체를 바꾸려는 전략으로 읽힌다. 실제 애플의 시장 진입과 새로운 형태의 폴더블폰이 대거 출시되며, 올해 폴더블폰 시장도 성장세를 회복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올해 글로벌 폴더블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20% 증가할 것으로 추정했다. 아울러 클램셸(조개형) 폴더블보다 갤럭시 폴드와 같은 북타입 제품이 시장 주류로 자리 잡는 가운데, 화웨이와 삼성전자, 애플 모두 이 영역에서 기술 혁신을 집중하며 주도권 경쟁을 벌이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북타입 제품 비중은 지난해 52%에서 올해 약 65%로 확대되며 전 세계 폴더블 출하량의 대부분을 차지할 전망이다. 카운터포인트리서치 관계자는 “하드웨어 완성도와 사용성의 지속적인 개선, 고부가가치 폼팩터에 대한 제조사들의 신뢰 강화가 반영된 결과"라며 “클램셸 폴더블은 스타일 중심의 보완적 제품으로 자리매김하면서 시장 내 비중은 점진적으로 축소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이번 '화면 비율 경쟁'이 폴더블 스마트폰이 틈새 제품에 머물지, 기존 바형 스마트폰을 대체할 주력 기기로 자리 잡을지를 가르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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