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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천개 공급사 얽힌 엔비디아…젠슨 황이 꺼낸 해법은 ‘소버린 AI’

엔비디아가 팔란티어 테크놀로지스와 협력해 자사 운영을 시작으로 핵심 공급망에 '소버린 AI'를 도입한다고 11일 밝혔다. 양사는 기업의 흩어진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정리·연결하는 팔란티어의 데이터 기반 플랫폼인 '온톨로지(Ontology)'를 기반으로, 엔비디아의 오픈 AI 모델 '네모트론(Nemotron)'을 팔란티어의 데이터 통합 플랫폼 '파운드리(Foundry)'와 그 위에서 AI 모델을 실제 업무에 적용하는 실행 플랫폼인 '인공지능 플랫폼(Artificial Intelligence Platform, AIP)'에 통합한 AI 스택을 구축한다. 공급망 가시성을 높이고 제약 요소를 식별하며, 운영 전문성을 체계화해 머신 속도의 의사결정을 지원하는 것이 목표다. 이 과정에서도 독점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과 소유권은 그대로 유지된다. 이번 협력의 기반이 되는 AI 스택과 산업별 활용 사례는 팔란티어의 'AIP콘(AIPCon) 11' 콘퍼런스에서 소개됐다. 농업·제조·제약·리테일·기술 산업과 정부 기관 등에서도 각자의 공급망 운영에 맞춰 활용할 수 있다. ◇ 엔비디아 공급망에 첫 적용…“130만개 부품 조율" 엔비디아는 수백만 개의 부품과 수천 개의 공급업체, 전 세계 제조 파트너 네트워크로 구성된 세계에서 가장 복잡한 공급망 중 하나를 운영하고 있다. 랙 스케일 AI 시스템을 생산하려면 컴퓨팅, 메모리, 네트워킹, 전력, 냉각, 기계 부품 등 각 구성 요소의 공급 시점을 정교하게 맞춰야 하기 때문이다. AI 인프라 수요가 빠르게 늘면서 엔비디아는 생태계 파트너들과 협력해 차세대 서버 랙 제품인 '베라 루빈(Vera Rubin)' 한 대에 들어가는 약 130만개 부품의 공급망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고, 생산 확대에 속도를 내고 있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공급망은 실물경제의 운영체제이며 AI 팩토리는 지금까지 구축된 가장 복잡한 시스템 중 하나"라며 “웨이퍼와 부품부터 제조, 시스템, 고객 배송에 이르기까지 수백 개의 기업과 수조 달러 규모의 글로벌 경제 활동이 결합돼 AI 인프라를 구현한다"고 말했다. 그는 “엔비디아 네모트론 모델과 팔란티어 온톨로지를 결합해 이 방대한 운영 그래프를 소버린 인텔리전스로 전환하고 있으며, 웨이퍼에서 토큰까지의 전 과정을 추론하고 계획하며 오케스트레이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스 카프 팔란티어 공동창업자 겸 CEO는 “엔비디아는 세계에서 가장 가치가 높고 정교하며 복잡한 공급망을 보유하고 있다"며 “네모트론 모델과 온톨로지를 기반으로 하는 우리의 소버린 스택은 최첨단 수준을 뛰어넘는 역량을 제공하는 동시에 다른 방식으로는 얻을 수 없는 '알파 보호(alpha protection)' 특성까지 제공한다"고 말했다. ◇ 조직별 맞춤 모델…“최종 결정은 사람이" 팔란티어 고객은 데이터 통합 플랫폼 '파운드리'와 실행 플랫폼 'AIP'를 활용해 자체 데이터로 네모트론을 사후 학습시켜 조직별 공급망 AI 스택을 구축할 수 있다. AIP 안에서는 GPU 연산으로 복잡한 제약 조건 속 최적의 배분·경로를 빠르게 계산해주는 엔비디아의 최적화 소프트웨어 'cuOpt'가 최적화와 시나리오 계획 기능을 제공한다. 이를 통해 팀이 공급 제약을 모델링하고 여러 대안을 평가할 수 있도록 돕는다. 사후 학습된 네모트론 오픈 모델은 대응 방안을 추천하고 대안 간 장단점을 설명하며 새롭게 발생하는 위험을 식별하지만, 최종 의사결정에 대한 통제권은 공급망 전문가가 유지한다. 새 AI 스택은 우선 부품의 공급망 이동 속도에 영향을 미치는 자재 할당 의사결정부터 적용돼, 엔비디아 공급망 팀의 소유 시간(Time of Ownership)을 단축하는 데 쓰인다. 잠재적 제약 요인을 조기에 파악하고 대안을 신속하게 평가하며, 생산 전 과정에 미치는 영향을 바탕으로 자재를 할당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방식이다. 학습한 모델을 실제 운영 결과로 피드백해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엔비디아의 자동학습 도구 '네모 오토모델(AutoModel)'과 '네모 RL 라이브러리'가 통합된 팔란티어의 자동화 도구 '오토파일럿(Autopilot)'은 이 같은 학습 루프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이번 구축은 엔비디아와 팔란티어가 공동 개발한, 특정 국가나 기업이 데이터 주권을 유지한 채 AI를 운영할 수 있도록 설계된 표준 설계도인 '팔란티어 소버린 AI 운영체제 레퍼런스 아키텍처(SAIOS)'를 기반으로 운영된다. 델 테크놀로지스와 시스코의 지원도 받는다. 이 AI 스택은 시스코·델 등 주요 시스템 제조업체를 통해 기업이 자체 보유한 서버에 직접 구축하는 온프레미스 방식으로 두거나, 데이터센터 임대업체인 랙스페이스(Rackspace)와 네비우스(Nebius)를 통해 타사 데이터센터에 서버를 위탁하는 코로케이션 또는 클라우드 환경에 구축할 수 있다. 양사는 제조, 에너지, 헬스케어, 자동차, 항공우주 등 다양한 산업으로 이 접근 방식을 확장해 기업이 독점 데이터에 대한 통제권을 유지하면서도 더 신속하고 안정적인 의사결정을 내릴 수 있도록 지원한다는 계획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AI 거품론’ 반박한 젠슨 황 “AI 다음 시장은 사이버 보안”

인공지능(AI) 반도체 선두 기업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AI 분야의 다음 격전지로 사이버 보안을 지목했다. 10일(현지시간)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황 CEO는 이날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골드만삭스 그룹 기술 콘퍼런스에 참석해 “사이버 보안은 AI의 다음 주요 적용 분야가 될 가능성이 높다"고 예측했다. AI 모델이 발전하면서 컴퓨터 프로그래밍 자동화가 빨라지고, 이에 따라 보안 취약점을 악용하는 속도와 이를 막는 수정 패치의 속도가 동시에 급격히 빨라지면서 사이버 보안 산업 전반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그는 “문제를 만들어내는 것보다 더 좋은 수요 창출 방법이 어디 있겠는가"라며 “AI의 발전이 역설적으로 보안을 취약하게 만들면서 동시에 AI 수요도 함께 늘리고 있다"고 짚었다. 다만 그는 이 같은 보안 위기론을 앞세운 마케팅 방식에 대해 “물론 이를 실행하는 데는 책임감 있는 방법도 있고, 바람직하지 않은 방법도 있다"고 선을 그었다. 이 같은 발언은 AI 활용 영역이 확대될수록 보안 등 새로운 연산 수요도 함께 늘어나면서 AI 인프라에 대한 투자가 지속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엔비디아는 최근 제기되는 'AI 거품론'에 대응해 자사 AI 칩과 데이터센터에 대한 수요가 중장기적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을 거듭 내놓고 있다. 황 CEO는 엔비디아의 투자 방식이 '순환거래'라는 비판에도 정면으로 반박했다. 그는 최근 개방형(오픈소스) AI 모델 공유 플랫폼 '허깅페이스'를 130억달러(약 17조5000억원)에 인수하기로 한 데 대해 “우리는 약간의 돈을 투자해서 더 많은 돈을 회수하기 때문에 이는 순환거래가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이어 “사람들은 정보를 많이 보유한 내가 투자하는 대상이 나쁜 투자처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기 시작하고 있다"며 “나는 위험을 감수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투자에 나서기 전 해당 기업에 고객들이 줄을 서 있는지를 확인하는 등 '확실한 보장'을 살핀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이 반도체 만들 때도 ‘아끼고 다시 쓰는’ 의외의 이것

삼성전자 반도체가 공정 개선과 설비 효율화로 용수 사용량을 줄이고, 사용한 물을 정화해 다시 쓰는 물 혁신 기술을 앞세워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 체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11일 삼성전자에 따르면, 삼성전자 반도체는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orea International Water Week·KIWW) 2026'에 참가해 이 같은 성과와 방향을 공개했다. 반도체 산업이 성장하면서 안정적인 용수 확보와 방류수 관리에 대한 사회적 요구도 커지는 가운데 나온 행보다. 삼성전자 뉴스룸은 “반도체는 '덜 쓰고(Reduce), 재이용하고(Reuse), 재활용하는(Recycle)' 수자원 관리 활동을 지속적으로 강화하고 있다"고 밝혔다. ◇ 취수 줄이고 하루 33만톤 하수 재이용 추진 삼성전자 반도체는 공정 개선과 설비 효율화로 용수 사용량을 줄이는 한편, 사업장에서 사용한 물을 정화해 재이용하고 있다. 기후부 및 지방자치단체와 협력해 공공하수처리시설의 방류수를 고도 정화한 뒤 사업장 공업용수로 활용하는 민관 협력 사업도 추진 중이다. 현재 화성·오산시와 수원시의 하수처리수를 각각 하루 약 12만톤과 21만톤 규모로 재이용하는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 이 같은 노력은 실제 수치로도 확인된다. 지난 26일 발간된 '2026년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삼성전자의 작년 국내 사업장 재이용수는 약 1억800만톤에 달했다. 이는 서울시민이 약 두 달간 사용할 수 있는 물의 양이다. 삼성전자 반도체는 방류수 수질을 엄격하게 관리하고 지역 수생태계와 자연환경을 보전하는 활동도 확대하고 있다. 이를 통해 사업장 인근 오산천에서 수달이 다시 발견되는 등 생태계 회복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고 삼성전자 측은 전했다. 여기에 사용한 물보다 자연에 돌려주는 물이 더 많도록 하는 '워터 포지티브'와, 생태계 훼손을 상쇄하는 데 그치지 않고 생물다양성을 오히려 개선하는 '네이처 포지티브' 활동을 통해 사업장 밖으로도 관리 범위를 넓히고 있다. 기후부·한국수자원공사와 함께 장흥댐 상류 신풍습지의 기능을 개선해 수자원을 자연에 환원하고 수질을 개선하는 한편, 지역 수생태계와 생물다양성을 보전·복원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다. 이 같은 활동을 바탕으로 DS부문은 지난해 약 24만톤의 수자원을 복원했다. DX(가전·모바일)부문 역시 2030년 글로벌 수자원 소비량 100% 환원을 목표로 지난해 수자원 환원율 67.2%를 달성했다. ◇ 수달 캐릭터로 AR 체험…“물의 가치 함께 지키는 기업으로" 이번 KIWW 전시는 이 같은 수자원 관리 방향을 관람객이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구성했다. 용수 절감과 재이용 기술, 민관 협력을 통한 하수재이용, 수질 관리와 생태계 보전 활동 등 수자원 관리 전반을 소개하는 동시에, 삼성전자 반도체 사업장의 수질 관리로 되살아난 오산천 생태계와 수달을 모티브로 한 캐릭터를 활용한 AR 포토샷 이벤트도 마련했다. 관람객이 직접 AR 콘텐츠에 참여하고 수자원 복원의 의미를 담은 포토카드를 만들어보도록 해, 기술 중심의 이야기를 친근하고 재미있게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삼성전자 반도체 관계자는 “반도체 산업의 성장과 함께 더욱 중요해진 수자원 문제에 대해 기업의 책임과 해법을 공유하기 위해 이번 전시에 참여했다"며 “앞으로도 기술 혁신과 민관 협력을 통해 물 사용을 효율화하고 재이용을 확대하는 동시에, 사업장 인근의 자연과 생태계까지 함께 고려하는 지속가능한 수자원 관리 체계를 강화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김한성의 AI시대] 똑똑해진 AI, 이제 무엇을 맡길 것인가

김한성 투비유니콘 최고철학책임자(CPO) 9월 들어 주요 AI 기업들의 발표를 보면, 우리가 AI에 맡길 수 있는 일의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 오픈AI는 GPT-6 Astra가 컴퓨터와 브라우저를 사용해 작업을 수행하고, 새로 주어진 조건에 맞춰 다음 단계를 조정하는 능력을 강조했다. 앤트로픽은 Claude Fable 5.1의 장시간 문제 해결을, 구글은 Gemini 3.8 Flash의 여러 단계에 걸친 추론과 반복적인 도구 활용을 앞세웠다. 개발사들의 자체 발표라는 한계는 있지만 변화의 방향은 눈여겨볼 만하다. 경쟁의 기준이 '얼마나 잘 답하는가'에서 '얼마나 복잡한 일을 해내는가'로 넓어지고 있다. 그 바탕에는 여러 일에 두루 쓰이도록 학습한 '파운데이션 모델'의 발전이 있다. 지시를 이해하고 문제를 푸는 능력에 검색·계산 도구와 실행 환경이 결합하면서, 중간 결과를 확인하고 다음 행동을 이어가는 일이 가능해지고 있다. 주목할 것은 하나의 목적을 향해 서로 다른 일을 연결해 가는 AI의 능력이다. 다만 성능 시험이나 시연에서 높은 성능을 보였다고 현실의 업무까지 사람의 감독 없이 끝낼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실제 업무에는 빠진 정보나 서로 충돌하는 조건이 있고, 잘못된 선택의 결과를 누군가 감당해야 한다. 가족여행을 준비한다고 하자. “부모님이 오래 걷지 않으면서 예산에 맞는 여행을 계획해 달라"는 부탁에는 여러 일이 담겨 있다. 관광지를 찾고 이동시간을 계산하며 숙소의 위치와 가격을 비교해야 한다. 지도상 가까운 숙소라도 가는 길에 계단이나 가파른 언덕이 있다면 부모님께는 불편할 수 있다. 가격을 낮추려고 이동 횟수를 늘려도 여행의 목적과 어긋난다. 예약 단계에서는 취소 조건을 확인하고 결제 여부도 물어야 한다. '오래 걷지 않기'를 '한 번에 15분 이내로 걷고 중간에 쉬기'처럼 구체화하면 비교 기준도 선명해진다. 하나의 부탁 안에 성격이 다른 작업과 판단이 들어 있는 셈이다. 이런 작업 배분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는 개념이 '에이전틱 라우팅'이다. 작업의 성격과 진행 상황에 따라 어떤 AI 모델이나 도구로 처리를 이어갈지 선택하는 방식이다. 최신 정보는 검색으로 확인하고 비용은 계산 도구로 따지는 식이다. 실제 업무에서는 각 결과를 연결하고, 중요한 결정은 사람에게 넘기는 절차도 필요하다. 예산 안에서 보행 조건을 충족할 숙소를 찾지 못했다면, AI가 조건을 슬쩍 바꾸기보다 예산을 늘릴지 여행지를 바꿀지 물어야 한다. 어느 한 모델이 똑똑한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적절한 곳에 일을 맡기면서 처음의 목적과 조건을 유지해야 한다. 물론 모든 일에 여러 모델과 도구를 동원할 필요는 없다. 간단한 일은 정해진 절차만으로 충분할 수 있다. 작업에 맞는 복잡성을 선택하는 것도 설계의 일부다. AI를 고르는 기준도 달라져야 한다. 답변 가격이 싸더라도 오류를 고치느라 여러 번 다시 시키고 사람이 오래 검토해야 한다면 전체 비용은 커진다. 보고서 초안을 빨리 받았어도 출처와 수치를 다시 확인하느라 반나절을 썼다면 그 시간까지 비용에 넣어야 한다. 복잡한 과제를 풀면서 추론과 도구 사용을 반복해 이용료가 늘 수도 있다. 성능 향상이 곧바로 작업당 비용 감소를 뜻하지는 않는다. 처리 속도와 이용료뿐 아니라 원하는 수준까지 일을 끝냈는지, 재작업과 검토에 시간이 얼마나 들었는지를 함께 따져야 한다. 싼 답변과 싼 업무 완료는 같은 말이 아니다. 그렇다면 일을 배분하는 기준은 누가 정하는가. 여행자에게 편안한 일정과 서비스 제공자에게 수수료를 많이 남기는 일정은 다를 수 있다. 일을 배분하고 결과를 선택하는 과정에는 무엇을 우선할 것인가라는 가치 판단이 들어간다. 학교와 일터, 공공서비스에서도 비용 절감 때문에 특정 이용자의 서비스 품질이 낮아지지는 않는지 살펴야 한다. 예컨대 설명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한 사람에게도 짧은 자동 응답만 제공한다면, 처리 건수가 늘어도 좋은 서비스라고 하기 어렵다. '무엇을 맡길 것인가'만큼 '어떤 기준으로 맡길 것인가'가 중요하다. 개인은 원하는 결과와 지켜야 할 조건을 분명히 표현하는 연습이 필요하다. 조직은 무엇을 성공으로 볼지 정하고, 어느 단계에서 사람의 판단을 구할지도 정해야 한다. 어디서 잘못됐으며 왜 수정했는지 기록하면 다음 업무의 기준도 고칠 수 있다. 사람의 승인을 마지막에 한 번 받는 것만으로는 부족하다. 판단 근거를 확인할 수 있고, 검토할 시간과 수정하거나 중단할 권한이 있어야 승인이 제 역할을 한다. 완성된 결과만 보여 주며 승인 버튼을 누르게 해서는 어떤 조건이 빠졌는지 알아차리기 어렵다. 이용자에게도 자신에게 적용된 기준을 이해하고 잘못된 결과에 대해 재검토를 요구할 통로가 필요하다. AI는 개인과 작은 조직에도 시간과 비용 때문에 미뤘던 일을 시도할 기회를 넓혀 준다. 자료 조사와 계산, 문서 작성의 부담이 줄면 혼자 감당하기 어려웠던 일도 시작할 수 있다. 그 가능성을 누리려면 다음번 부탁에서 세 가지를 분명히 해보자. 무엇을 이루려는가, 무엇은 양보할 수 없는가, 무엇을 확인해야 일이 끝났다고 할 수 있는가. 가족여행의 목적은 정교한 일정표를 받는 데서 끝나지 않는다. 부모님이 실제로 무리 없이 여행을 즐길 수 있어야 한다. AI의 성과도 우리가 바라던 현실의 변화에 얼마나 가까이 다가갔는지로 판단해야 한다. bienns@ekn.kr

AI 몸값은 치솟는데…지분 버리고 떠나는 ‘AI 두뇌들’

인공지능(AI) 핵심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수천만달러 규모의 보상이 오가는 상황에서 받을 지분까지 포기하고 회사를 떠나는 연구자들이 잇따르고 있다. 이들은 기업 간 AI 개발 경쟁이 빨라지는 데 비해 이를 통제할 안전장치는 충분히 갖춰지지 않았다고 지적한다. 최근에는 현직 AI 안전 연구 책임자까지 향후 10년 내 AI가 인류에 치명적인 결과를 초래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제기했다. 10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 연구원 제이컵 콕슨은 최근 회사를 떠났다. OpenAI와 앤트로픽에서 지난 3년간 AI 모델 개발에 참여한 그는 보유 지분의 베스팅(권리 확정)을 불과 두 달 앞두고 퇴사를 결정했다. 콕슨은 퇴사와 함께 OpenAI와 앤트로픽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두 회사 모두 책임감 있게 행동하지 않고 있다"며 “스스로를 개선하는 초지능을 향해 곧장 달려가며 우리의 목숨을 걸고 도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내년 말에는 상황이 이미 통제 불능이 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콕슨은 두 회사가 AI의 위험을 바라보는 방식에도 차이가 있다고 했다. OpenAI에는 AI가 가져올 문명적 위험을 충분히 체감하지 못하는 사람이 많지만, 앤트로픽은 위험성을 알고도 다른 기업보다 먼저 초지능에 도달해야 한다는 경쟁에 묶여 있다는 주장이다. 더 강한 발언은 앤트로픽 현직 책임자에게서 나왔다. AI가 인간의 의도와 목표에 맞게 작동하도록 연구하는 에번 휴빙거 정렬과학 총괄은 콕슨의 경고에 동조하며 “AI가 향후 10년 안에 모든 인간을 죽일 가능성은 10%가 넘는다고 본다"고 밝혔다. 휴빙거는 “앤트로픽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초지능의 정렬 문제를 해결할 계획을 아직 갖고 있지 않으며 해결 궤도에 올랐다고 말하기도 어렵다"고 했다. 다만 현재 AI 모델 자체의 위험을 높게 본 것은 아니다. 그가 우려하는 것은 AI가 자신의 능력을 스스로 끌어올리는 '재귀적 자기 개선'을 거쳐 초지능으로 빠르게 발전하는 상황이다. AI 모델의 성능은 빠르게 높아지고 있다. OpenAI의 프런티어 모델 'GPT-6 아스트라'는 최근 사람과 자동화 프로그램을 구별하는 캡차(CAPTCHA) 방식의 게임 '나는 로봇이 아닙니다' 48단계를 모두 통과했다. 단순 이미지 식별뿐 아니라 공간을 판단하고 화면 속 대상을 직접 조작해야 하는 과제까지 수행했다. AI 개발사 내부에서도 성능 향상 속도를 안전 기술이 따라가지 못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야쿠프 파호츠키 OpenAI 최고과학자는 지난 6일 “기계 지능이 계속 급속도로 발전할 경우 초래될 결과에 아무도 대비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파호츠키는 현재 어떤 AI 연구소도 최고 속도로 개발을 계속할 만큼 AI 정렬과 모니터링 문제를 충분히 해결하지 못했다고 했다. 경쟁사보다 먼저 고성능 AI를 내놓아야 한다는 압박도 안전 문제를 풀기 어렵게 만드는 요인으로 꼽았다. AI 안전 문제를 제기하며 회사를 떠난 연구자는 콕슨뿐만이 아니다. 2024년 OpenAI 초정렬(Superalignment)팀 공동책임자였던 얀 라이케는 퇴사하면서 “지난 몇 년간 안전 문화와 절차가 화려한 제품에 밀려 뒷전으로 밀렸다"고 비판했다. 초정렬팀은 고도화된 AI를 인간의 의도에 맞게 통제하는 기술을 연구하던 조직이다. 같은 해 OpenAI에서 AI 거버넌스를 연구한 대니얼 코코타일로도 회사를 떠났다. 그는 회사에 대한 비판을 제한하는 조항에 동의하지 않으면서 약 200만달러 상당의 지분을 포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AI 기업 내부자가 경제적 불이익 없이 위험성을 외부에 알릴 수 있어야 한다는 'Right to Warn' 공개서한에도 참여했다. 이들의 선택은 AI 업계의 인재 쟁탈전과 대비된다. OpenAI와 메타, 구글, 앤트로픽 등은 핵심 연구자를 확보하기 위해 고액 연봉에 지분과 성과급을 더한 보상 패키지를 내걸고 있다. AI 모델을 직접 설계하고 학습시킨 경험을 가진 연구자가 많지 않아 이들을 데려오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지난해 메타가 슈퍼인텔리전스 연구조직을 꾸리면서 인재 확보전은 더 달아올랐다. 샘 올트먼 OpenAI 최고경영자(CEO)는 당시 메타가 일부 OpenAI 직원에게 1억달러 규모의 보상 패키지를 제시했다고 주장했다. 거액의 보상을 뒤로하고 회사를 떠난 연구자들이 지목한 문제는 AI 기업 간 속도 경쟁이다. 한 회사가 안전성 검증을 위해 개발이나 출시를 늦춰도 경쟁사가 함께 속도를 늦춘다는 보장이 없다. 고성능 모델을 먼저 내놓은 기업이 이용자와 개발자, 기업 고객을 확보하는 데 유리한 만큼 안전에 더 많은 시간과 비용을 들일수록 경쟁에서 뒤처질 수 있다는 것이다. 올해 나온 '국제 AI 안전 보고서 2026'도 같은 문제를 짚었다. 30여개국과 국제기구가 참여하고 100명 이상의 전문가가 작성·검토한 보고서는 기업 간 경쟁이 AI 개발 속도와 안전 사이의 충돌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보고서는 안전과 위험 완화에 더 많은 자원을 투입하는 기업이 개발 속도를 우선하는 경쟁사보다 불리해질 수 있다고 봤다. 안전성 검증을 위해 모델 출시를 늦추면 시장을 먼저 차지할 기회를 잃을 수 있기 때문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최태원, 데이터센터 이어 정유공장으로…전국 15GW AI 구상 첫발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10일 국내 제조 현장을 찾아 AI 전환(AX)의 실행 현황을 직접 점검한다. AI 인프라 구축부터 제조 현장의 AX까지 이어지는 'AI 풀스택 프로바이더' 전략의 추진 현황을 눈으로 확인하는 자리다. 최 회장이 국내 AX 현장경영(MBWA·Management by Walking Around)에 나선 것은 지난 6월 '뉴 이천포럼'에서 'AX 중심 경영대전환'을 선언한 지 3개월 만이다. SK그룹 안팎에서는 선언 이후 그룹 차원의 AX 투자와 실행이 실제 현장에서 어느 수준까지 진척됐는지를 가늠할 기회라는 평가가 나온다. 10일 SK그룹에 따르면, 최 회장은 이날 SK AI 데이터센터 울산과 SK이노베이션 울산CLX(Complex)를 잇달아 찾아 현장경영에 나선다. 현장에는 장용호 SK이노베이션 총괄사장을 비롯해 정재헌 SK텔레콤 사장, 윤병석 SK가스 사장, 김원기 SK엔무브 사장, 김종화 SK에너지 겸 SK지오센트릭 사장, 김성수 SK브로드밴드 사장, 김영식 SK에코플랜트 사장 등 주요 멤버사 최고경영자(CEO)들이 함께한다. 첫 방문지는 SK AI 데이터센터 울산이다. 국내 비수도권 최대 규모의 AI 전용 데이터센터로, SK텔레콤·SK브로드밴드·SK케미칼·SK하이닉스·SK AX 등 그룹 주요 멤버사가 대거 참여해 그룹 역량을 총결집한 현장이다. 이 데이터센터는 SK그룹이 전국에 15GW(기가와트) 규모로 추진 중인 AI 인프라의 첫 사업지로, 내년 말 가동을 목표로 아마존웹서비스(AWS)와 함께 구축 중이다. SK그룹은 이곳을 기가와트(GW)급 규모로 확장해 영남권 전체에 총 2GW 이상의 AI 데이터센터 클러스터를 구축한다는 계획이다. 최 회장은 이어 SK이노베이션 울산CLX를 방문해 AX 현황을 점검하고 구성원들을 격려한다. 울산CLX는 정유·화학 공정에 AI를 접목해 공정 최적화, 안전관리, 에너지 효율화를 동시에 추진하는 SK이노베이션의 제조 AX 핵심 현장이다. 이곳이 지향하는 '듀얼 브레인'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판단하는 'AI'와 수십 년간 현장에서 축적된 엔지니어의 '경험'을 결합한 통합 운영체계다. AI가 250만 평에 달하는 울산CLX 전 공정과 설비를 24시간 상시 감지·분석하면 사람의 판단을 거쳐 신속하게 대응하는 방식으로, 향후 다른 제조 현장에도 적용될 수 있는 실행 모델이 될 전망이다. 이번 현장경영은 개별 사업장 점검을 넘어 SK그룹이 제시해온 'AI 풀스택 프로바이더' 전략 전반을 다시 들여다보는 계기이기도 하다. 반도체를 출발점으로 AI 데이터센터·에너지·서비스를 아우르는 인프라를 갖추고, 이를 실제 산업 현장에 적용하는 제조 AX까지 이어지는 밸류체인을 구축하겠다는 것이 SK그룹의 전략이다. SK그룹 관계자는 “SK그룹의 AX 가속화 의지가 AI 풀스택 전 구간에서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현장에서 직접 점검하는 자리"라며 “반도체와 AI 인프라, 제조 현장의 AX까지 모든 영역을 빈틈없이 살피며 'AI 풀스택 프로바이더'로서 입지를 주도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SK하이닉스, 하루 17만톤 물 아꼈다…“2030년까지 6억톤 절감”

SK하이닉스가 지난해 국내 사업장에서 하루 평균 17만톤 규모의 용수 사용을 절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55만명이 하루 동안 생활용수로 쓸 수 있는 규모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9일부터 11일까지 대구 엑스코(EXCO)에서 열리는 '대한민국 국제물주간(Korea International Water Week) 2026'에 참가해 이 같은 성과와 함께 2030년까지 누적 6억톤을 절감하겠다는 목표를 공개했다. 올해 행사에는 50개국, 80개 기업·기관이 참여한다. SK하이닉스는 2018년부터 '용·폐수 절감 TF'를 운영하며 생산 과정에서 물 사용을 줄이고 재이용을 확대해 왔다. 지난해까지 누적 수자원 절감량은 3억337만톤으로 목표치 2억6400만톤을 넘어섰다. 올해는 이를 3억2900만톤까지 높인다는 계획이다. 한 번 사용한 물을 다시 쓰는 재이용량도 2022년 4788만톤에서 지난해 7359만톤으로 54% 늘었다. 사업장별로도 공정 특성에 맞춰 재이용 범위를 넓히고 있다. 이천사업장은 폐수 재이용 시설을 통해 하루 9만4400톤 규모의 재이용수를 생산해 대기오염 방지시설 등에 공급하고 있다. 청주사업장은 2023년 국내 반도체 업계 최초로 외부 하수처리 재이용수를 도입해 이미 처리된 물을 산업용수로 다시 활용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취수-사용-재이용-방류에 이르는 전 과정의 수자원 관리도 강화하고 있으며, 폐수 처리에는 오존산화장치, 활성탄, 다단 응집·침전 시스템 등 고도처리 공정을 적용하고 추가적인 오염물질 저감 기술 개발과 투자도 지속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국제물주간 전시 부스를 'Water Loop(순환하는 물)' 콘셉트로 구성했다. 물의 순환을 형상화한 공간에서 수자원 절감과 재이용, 생태계 보전 등 주요 물 관리 활동을 영상과 그래픽으로 소개하고 있다. 지역사회와 함께 생태환경을 살피는 활동도 선보였다. 안성천 일대에서 운영 중인 'ECOSEE 시민과학 프로그램'은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개발 전후의 생태계 변화를 관찰하기 위해 시민들이 식물·조류·수생생물 조사와 데이터 축적에 직접 참여하는 프로그램이다. SK하이닉스 관계자는 “반도체 생산에 반드시 필요한 물을 덜 사용하고, 사용한 물은 최대한 다시 활용할 수 있도록 수자원 관리 체계를 지속 고도화할 것"이라며 “공정 개선과 관련 기술·설비 투자도 꾸준히 확대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애플 첫 폴더블 ‘아이폰 듀오’ 한국선 329만원…삼성에 도전장

애플이 2007년 첫 아이폰 출시 이후 처음으로 화면을 접는 스마트폰을 내놓으며 폴더블 시장에 정식으로 발을 들였다. 삼성전자가 폴더블폰을 선보인 지 7년 만이다. 애플은 9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쿠퍼티노 애플파크에서 신제품 공개 행사를 열고 접는 형태의 '아이폰 듀오'와 상위 라인업 '아이폰18 프로' 시리즈, 무선이어폰과 스마트워치 신제품을 한꺼번에 공개했다. 지난 1일 팀 쿡의 후임으로 취임한 존 터너스 최고경영자(CEO)가 처음 주재한 대규모 행사이기도 하다. 애플은 이날 하드웨어 라인업 전면 교체와 함께 인공지능(AI) 전략에도 상당한 무게를 실었다. ◇ 접는 아이폰 첫선…터치식 잠금+가변 저장용량으로 차별화 아이폰 듀오는 접었을 때 여권 정도 크기가 되는 좌우 개폐형 구조로, 삼성전자가 지난 7월 내놓은 갤럭시 Z 폴드8과 유사한 방식을 택했다. 화면은 접었을 때 5.4형, 펼쳤을 때 7.6형으로 커지며 펼친 상태에서 서로 다른 앱을 동시에 띄우는 분할 사용이 가능하다. 그동안 태블릿 전용이던 스타일러스 펜 입력 기능도 이 기종에 처음 이식됐다. 잠금 해제 방식은 얼굴 인식 대신 지문 인식이 채택됐고, 발열 억제를 위한 냉각 구조(베이퍼챔버)도 새로 들어갔다. 색상은 화이트 계열과 짙은 남색 계열 두 가지로 나왔고 저장용량은 최대 2테라바이트(TB)까지 선택할 수 있다. 터너스 CEO는 “기존 폴더블 스마트폰들에 대해 두 대의 휴대전화를 억지로 붙여놓은 듯한 인상이었다"며 “세로 콘텐츠를 넘기거나 영상을 볼 때 화면 활용이 답답했다"는 취지로 지적했다. 이어 “이번 신제품은 태블릿에 가까운 자연스러운 확장 화면 경험을 지향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 제품이 접는 스마트폰의 표준 사용 경험을 바꿔놓을 것"이라며 기대를 밝혔다. 256GB 기준 가격은 1999달러(268만원)로 역대 아이폰 라인업 중 가장 높게 책정됐다. 한국 판매가는 329만원이다. 부가가치세와 환율 변동성 등을 반영한 가격이라서다. 다음달 16일부터 예약 주문을 받고 23일부터 매장 판매에 들어간다. 애플은 이날 행사에서 출시 국가는 별도로 공개하지 않았다. ◇ 아이폰18 프로엔 2나노 칩…에어팟·워치도 동시 물갈이 상위 라인업인 아이폰18 프로·프로맥스에는 2나노미터(㎚) 공정으로 만든 신형 칩 'A20 프로'가 처음 얹혔다. 6코어 중앙처리장치(CPU)와 7코어 그래픽처리장치(GPU) 구성으로 전작 대비 연산 성능이 20%, 그래픽 성능은 40% 개선됐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카메라는 4800만 화소 메인 렌즈에 6장의 초박형 날개로 구성된 가변 조리개를 새로 넣어 촬영 환경에 맞춰 조리개 값과 셔터 속도를 조절할 수 있게 했고, 저조도 촬영과 야간모드 처리 속도도 손봤다. 배터리는 동영상 재생 기준 프로가 최대 36시간, 프로맥스가 최대 45시간이며, 유선 15분 충전으로 최대 6시간 재생이 가능하다. 외형은 알루미늄 소재와 후면 카메라 바 형태를 유지했고 색상은 4종(딥블랙·실버·글레이셔·버건디)으로 나왔다. 가격은 프로 1199달러, 프로맥스 1299달러로 전작보다 각각 100달러씩 올랐다. 메모리값 상승으로 큰 폭의 가격 인상이 점쳐졌지만 실제 인상폭은 100달러에 그쳤다. 예약은 11일부터, 판매는 18일부터 시작되며 이번 행사에서 보급형 아이폰18은 공개되지 않았다. 무선이어폰 '에어팟5'도 함께 나왔다. 소음 차단 성능이 전작보다 50% 좋아졌고 실시간 통역 기능과 새 시리 AI를 지원하며, 케이스 방식에 따라 129달러·149달러로 나뉜다. 스마트워치 라인업(시리즈12·울트라4)에는 하루 종일 주변 소리를 인식해 대화 내용까지 요약해주는 상시청취형 오디오 기능이 새로 추가됐는데, 외신에서는 편의성과 함께 사생활 노출 우려를 함께 지적하는 반응도 나왔다. ◇ “기기 안에서 끝내는 AI"…개인정보 보호로 차별화 승부 애플은 이날 행사 상당 시간을 AI 전략 설명에 할애했다. 터너스 CEO는 아이폰을 일상과 앱·서비스를 잇는 개인용 지능형 허브로 규정하고, 애플의 AI 기능(애플 인텔리전스)은 가급적 기기 자체에서 처리하며 더 많은 연산이 필요할 때만 자체 서버 환경(프라이빗 클라우드 컴트)을 거친다는 원칙을 강조했다. 그는 개인정보를 외부 서버로 넘기는 순간 그 데이터의 통제권도 함께 넘어간다는 논리로, 기기 내부 처리 방식이 갖는 신뢰성 우위를 부각했다. 이번 신제품의 핵심 AI 기능으로는 전면 개편된 시리가 꼽혔다. 새 시리는 사용자가 보고 있는 화면 내용을 인식하고 메시지·메일·사진 같은 개인 맥락을 파악해 답변하거나 앱 안에서 직접 작업을 수행하며, 필요하면 웹 검색까지 연동한다. 별도 앱으로 분리돼 대화 이력을 이어가거나 새로 시작할 수 있고, 기기 간 대화 내용은 클라우드로 비공개 동기화된다. 카메라로 보이는 사물에 대해 묻거나 글을 쓰고 다듬는 기능도 포함됐다. 애플의 AI 제품 총괄 릴리안 린콘은 새 시리가 출시 시점에 30만 개 앱과 연동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이재용, 홍라희 관장 삼성전자 주식 1.9조원어치 매수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이 모친인 홍라희 삼성미술관 리움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지분 0.11%를 장외에서 매수한다. 거래 규모는 1조9374억 원이다. 대규모 물량을 시장에서 처리하는 대신 특수관계자 간 거래를 택해 주가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이 회장은 홍 명예관장이 보유한 삼성전자 보통주 718만8793주를 다음 달 12일 장외매수 방식으로 사들일 예정이다. 매매 단가는 보고서 제출일 전 영업일인 이달 8일 종가(26만9500원)를 기준으로 산정됐다. 총 거래금액은 1조9373억 원 상당이다. 공시상 거래목적은 '특수관계자로부터 주식 양수'로 명시됐다. 삼성 측은 대주주 개인 간 거래인 만큼 공식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다만 재계에서는 홍 명예관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회장 별세 이후 상속세 납부 과정에서 발생한 금융기관 대출금을 상환하기 위해 지분을 처분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지분율 상승 폭 자체도 크지 않은 만큼, 지배구조상 변화 없는 대주주 간 지분 정리 성격의 거래라는 게 업계의 대체적인 시각이다. 이번 거래가 예정대로 완료되면 이 회장의 삼성전자 지분율은 우선주를 포함해 1.47%(9755만1953주)에서 1.58%(1억474만746주)로 0.11%포인트 오르게 된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오픈AI코리아 1년] 챗GPT 기업 도입 28배 폭증…“광고 이어 보안·데이터센터로”

한국 기업들의 인공지능(AI) 활용이 단순 정보 검색을 돕는 챗봇 수준을 넘어 조사·분석, 개발, 업무 자동화 영역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오픈AI가 밝힌 올해 8월 말 기준 국내 챗GPT 엔터프라이즈 도입 규모는 1년 새 28배로 급증했다. 에이전틱 기능을 활용하는 챗GPT 워크와 코덱스 주간 활성 사용자는 6개월 만에 14배로 늘었다. 오픈AI는 이 같은 확산세를 발판으로 사이버 보안 서비스 '데이브레이크' 전담 파트너 신설, 추론 레지던시 도입,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 등으로 한국 사업을 전방위로 넓혀나간다는 계획이다. 오픈AI는 9일 서울 강남구 조선팰리스 호텔에서 한국 오피스 공식 출범 1주년 기념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같이 밝혔다. ◇ 에이전트 사용은 14배…“챗봇 넘어 팀원으로" 지난 8월 말 기준 한국의 챗GPT 엔터프라이즈 도입 규모는 전년 동기 대비 약 28배로 늘었다. 삼성전자와 서울대학교처럼 조직 전체로 AI 활용 기반을 확대한 사례도 나타나고 있다. AI가 특정 업무를 보조하는 단계를 넘어 조사·분석, 소프트웨어 개발, 업무 자동화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방향으로 이동하는 추세도 두드러졌다. 모델의 에이전틱 능력을 활용하는 챗GPT 워크와 코덱스의 국내 주간 활성 사용자는 지난 3월부터 6개월 동안 14배로 증가했다. 김경훈 오픈AI코리아 총괄대표는 “기업들의 AI 활용이 예전에는 챗봇 수준에 머물렀다면, 이제는 AI와 함께 팀을 꾸려 새로운 제품과 서비스를 만들고 있다"며 “에이전트 도구 사용자 증가폭이 가장 큰 직군은 법무였고, 재무·인사·회계·마케팅·영업 등 여러 영역으로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높은 수준의 지능이 실제 업무를 끝까지 수행하고, 기존 시스템과 자연스럽게 연결되며, 기업이 요구하는 보안과 통제 안에서 작동할 때 도입의 속도와 깊이가 함께 커졌다"고 말했다. 오픈AI는 지난 4일 공개한 GPT-6 아스트라가 이런 흐름을 더욱 앞당길 것으로 내다봤다. 아스트라는 컴퓨터 사용과 전문 업무, 과학, 코딩, 사이버 보안 등 다양한 영역에서 성능이 크게 향상됐으며 ARC-AGI-3에서 99.9점을 기록했다. 챗GPT의 국내 이용자도 빠르게 늘어, 국내 주간 활성 이용자는 올해 8월 25일 기준 전년 대비 35% 증가했다. ◇ 광고사업 본격화…보안 파트너·데이터센터로 사업 확장 오픈AI는 늘어난 이용자 기반을 토대로 지난 6월 19일 국내에 챗GPT 광고를 도입했다. 현재 무료 및 고(Go) 요금제를 이용하는 성인을 대상으로 광고를 제공하며, 8월에는 국내 광고 전담팀 구성을 마치고 광고주·대행사 대상 파트너 생태계 구축에 착수했다. 챗GPT 광고 사업은 전 세계적으로 출시 200일이 채 되지 않아 연환산 매출 10억달러를 달성했으며, 현재 수만 곳의 광고주가 이용 중이다. 김경훈 대표는 “이 같은 속도는 어떤 광고 플랫폼에서도 볼 수 없었던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파트너 생태계 확장도 추진한다. 오픈AI는 사이버 보안 이니셔티브 '데이브레이크' 참여 파트너를 새로 신설해 국내에서 향후 5개 이상의 파트너를 선정할 계획이며, 삼성SDS가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데이브레이크 파일럿 파트너에 이름을 올렸다. 나머지 파트너는 순차적으로 공개될 예정이다. 국내 인프라 확충도 진행 중이다. 현재 챗GPT 엔터프라이즈·에듀·API 고객을 대상으로 데이터를 국내에 저장하는 데이터 레지던시를 운영 중이며, 모델 추론까지 국내에서 처리하는 추론 레지던시 도입도 단계적으로 준비하고 있다. 국내 데이터센터 구축 등 AI 인프라 투자 프로젝트인 스타게이트 코리아와 관련해 삼성·SK 그룹과의 논의도 이어지고 있다. 김 대표는 “아직은 이른 단계다. 조만간 좋은 소식을 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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