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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가전=삼성’ 주도권 굳히기 나선다…비스포크 AI 라인업 공개

삼성전자가 진화된 '비스포크 AI' 가전을 앞세워 글로벌 AI 가전 시장에서 주도권을 확대한다. 보안과 연결성을 핵심 차별화 요소로 내세우며, 갈수록 치열해지는 경쟁 속에서 확실한 입지를 다지겠다는 전략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28일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를 열고, AI 기술이 접목된 신제품을 대거 선보였다. 이번에 공개된 제품은 △'비스포크 AI 하이브리드' 냉장고 △2025년형 올인원 세탁건조기 '비스포크 AI 콤보' △2025년형 올인원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등이다. 삼성전자가 이번 신제품에서 가장 강조한 요소는 '연결성'이다. 스마트홈 플랫폼 '스마트싱스'를 중심으로 가전 간 연결을 강화해, 소비자가 더욱 직관적이고 편리한 사용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신제품에 탑재된 터치스크린을 통해 스마트싱스에 연결된 모든 가전을 원격으로 모니터링하고 제어할 수 있다. △와이파이 △직비(Zigbee) △매터 스레드(Matter Thread) 등 다양한 프로토콜을 지원해, 별도의 허브 없이도 조명과 스위치 같은 사물인터넷(IoT) 기기까지 제어 가능하다. 보안 역시 대폭 강화됐다. 삼성전자는 기존 보안 솔루션인 '녹스(Knox)'를 발전시켜, AI 가전에도 '녹스 매트릭스(Knox Matrix)'를 적용했다. '녹스 매트릭스'는 블록체인 기반의 보안 기술로, 가전제품 간 보안 상태를 상호 점검하고, 외부 위협이 감지될 경우 자동으로 차단하는 기능을 한다. 또한, 비밀번호와 인증 정보 등 민감한 데이터를 별도의 보안 칩에 저장하는 '녹스 볼트(Knox Vault)'도 가전제품에 최초로 적용됐다. 여기에 양자컴퓨팅의 보안 위협을 대비한 '양자 내성 암호(PQC)' 기술도 도입해 보안 수준을 한층 높였다. 삼성전자는 지난해부터 'AI 가전=삼성'이라는 브랜드 이미지를 확립하는 데 주력해왔다. 그 결과, 비스포크 AI 가전이 글로벌 시장에서 긍정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삼성전자의 영상디스플레이(VD)·생활가전(DA) 사업부 지난해 영업이익은 1조7000억원으로, 전년 대비 36% 증가했다. AI 기반 맞춤형 서비스와 에너지 절감 기능이 소비자들에게 좋은 반응을 얻은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기업데이터연구소 CEO스코어가 네이버 쇼핑과 쿠팡에서 인기 있는 AI 가전 633개 제품을 조사한 결과, 삼성전자의 제품이 스마트폰 연동과 에너지 효율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특히 신혼부부나 1인 가구 소비자들 사이에서 '축하 선물'로도 인기가 높았다. 하지만 AI 가전 시장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도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가전 시장이 전반적인 수요 부진을 겪는 가운데, 여러 제조사가 AI 기술을 신성장 동력으로 삼으며 시장 확대에 나섰기 때문이다. LG전자는 AI를 '공감지능'으로 정의하고, 사용자의 불편을 스스로 인식해 해결하는 기술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중국 스마트 가전 브랜드 로보락도 AI 기반 자율 주행 시스템을 적용한 로봇청소기를 출시하며 경쟁력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업계에서는 AI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를 대표 브랜드로 각인시키기 위해 차별화된 전략이 필요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삼성전자는 보안과 연결성을 더욱 강화한 비스포크 AI 가전을 앞세워 시장 주도권을 확립하려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임성택 삼성전자 한국총괄은 '웰컴 투 비스포크 AI' 미디어 행사에서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보안 문제가 제기되는 상황에서 삼성전자의 가장 큰 강점은 보안"이라며 “소비자들이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도록 제품을 개발했고, 올해 확실한 성과를 낼 것"이라고 강조했다. 문종승 삼성전자 DA사업부 개발팀장(부사장)도 이날 행사에서 “삼성전자는 AI 기술을 고도화하는 동시에 보안과 연결성을 강화해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며 “이러한 혁신이 AI 가전 시장에서 삼성전자의 경쟁력을 더욱 높이는 원동력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화세미텍, HBM 시장 진출…국내 반도체 체인 다변화

한화세미텍(옛 한화정밀기계)이 SK하이닉스와 HBM용 반도체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국내 반도체 장비 업계의 변화가 본격화 중이라는 분석이다. 그간 해당 장비는 한미반도체가 사실상 단독으로 공급해왔다. 이번 계약은 단순한 신규 벤더의 시장 진입이라기보다 반도체 장비 시장 내 공급망 전략이 구조적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신호라는 분석이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한화세미텍은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해 TC본더 사업을 위한 준비에 나설 예정이다. 유증신주는 100% 모회사인 한화비전이 전량 인수한다. 마련하는 자금은 최근 SK하이닉스와 체결한 계약을 위해 사용한다. 한화세미텍은 SK하이닉스와 최근 HBM 패키징 공정에 사용되는 TC본더(Thermal Compression Bonder)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엔비디아(NVIDIA) 공급체인'에 합류했다. TC본더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제조에서 핵심 장비로 꼽힌다. 이번 계약은 2023년 첫 공급 이후 두 번째 계약으로, 후발 주자로서 한화세미텍이 일정 수준의 기술 신뢰성을 확보했음을 의미한다. SK하이닉스의 TC본더는 한미반도체가 사실상 독점해왔다.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의 오랜 협력 관계 속에서 TC본더 개발과 공급을 선도하며, HBM2E부터 HBM3E까지의 장비를 안정적으로 납품해왔다. 2025년 초에도 한미반도체는 SK하이닉스와 108억원 규모의 HBM3E용 장비 공급 계약을 체결했으며, 2024년까지 누적 공급액은 3500억원을 넘는다. 이에 한화세미텍이 계약을 확보하며 SK하이닉스의 공급 체계에 변화가 생긴 변화의 핵심은 '단일 벤더 체제'에 대한 재평가다. HBM 시장이 고속 성장하고 기술 복잡성이 증가함에 따라, 고객사 입장에서는 공급 병목이나 리스크 발생 시 대체 가능한 벤더를 확보해두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 복수 벤더 전략이 조달 안정성과 기술 유연성 확보를 위한 사실상의 전제 조건으로 부상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흐름은 한미반도체의 경쟁력 약화라기보다는, 시장 구조 변화의 자연스러운 결과로 해석해야 한다는 게 업계의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한미반도체가 여전히 기술력과 신뢰성 면에서 독보적이지만, 고객사 입장에서는 공급망 리스크를 분산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즉, 고객사인 SK하이닉스가 전략적 판단 하에 조달 구조를 재설계한 것으로 볼 수 있다. 한화세미텍의 기회도 여기에서 나온 것으로 분석된다. 한화세미텍은 원래 디스플레이 장비에 주력해왔으나, 2020년대 초반부터 반도체 장비로 사업 영역을 확장해왔다. 2023년부터는 TC본더 개발에 집중 투자했고, 비교적 짧은 시간 안에 공급사로서의 기술 검증을 통과했다. 여기에 더해 한화비전이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에 참여해 자본력을 뒷받침하면서, 생산능력 확대와 수주 대응 여력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그룹 차원의 전략적 판단과 자금력이 결합된 것이다. 업계에서는 장기적으로 HBM 장비를 넘어 다른 장비 카테고리로도 복수 벤더 전략이 확산될 가능성이 있다고 조언하고 있다. 검사장비, 테스트 소터, 번인 시스템 등에서도 기술 의존도가 높은 단일 벤더 체제를 유지할 경우, 조달 안정성에 대한 우려가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재편과도 맞닿아 있다. 인텔, 마이크론, TSMC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이미 핵심 장비에 대해 복수 벤더 체계를 강화하고 있으며, 국내 반도체 기업 역시 유사한 조달 전략을 본격화하는 국면에 들어섰다는 얘기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반도체 장비 시장이 기술력 중심의 경쟁에서, 전략적 유연성과 공급망 대응력을 포괄하는 경쟁으로 이동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기술력은 여전히 핵심적인 경쟁 요소지만, 그것만으로는 고객의 니즈를 충족시키기에 충분하지 않다"며 “고객의 전략을 읽고, 이를 충족할 수 있는 조직력과 자본력을 동원할 수 있어야 다음 단계의 경쟁에서 앞서 나갈 수 있다"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애플·HP·레노버 ‘기부 제로’…외국계 전자기업 사회공헌 기대이하

한국 시장에서 소비재를 주로 판매하는 외국계 전자기업들이 사회공헌활동에 인색하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많게는 수천억원대 이익을 내면서 기부금은 거의 내지 않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기부가 의무 사항은 아니지만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경영'이 보편화된 시점에 사회 환원을 신경 쓰지 않고 있다는 점이 눈에 띈다. 이들이 국내 고용 창출이나 설비투자 측면에도 거의 기여하지 않는데다 본사 등에 배당에는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는 점도 부각된다. 30일 외국계 전자기업 12개사의 최근 회계연도 기준 감사보고서에 따르면 이들의 전체 영업이익에서 기부금이 차지하는 비율은 평균 0.55%로 집계됐다. 삼성전자(6.6%)와 비교해 12분의 1 수준이다. 대상 기업은 △애플코리아(이하 영업이익 대비 기부금 비중, 0%) △다이슨코리아(0.8%) △캐논코리아(1.3%) △HP코리아(0%) △소니코리아(1.3%) △한국레노버(0%) △한국후지필름비즈니스이노베이션(0.02%) △한국화웨이(0.3%) △한국엡손(0.3%) △파나소닉코리아(1.3%) △밀레코리아(0.6%) △니콘이미징코리아(0.7%) 등이다. 특히 애플코리아, HP코리아, 한국레노버 등 3개사는 기부금 지급액을 표시하지 않아 '0원'으로 추정된다. 이들은 같은 기간 각각 3013억1300만원, 71억8027만원, 59억7543만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한국후지필름의 경우 92억4575만원을 벌어 기부금으로 250만원을 냈다. 다이슨코리아(기부금 2억45만원)와 캐논코리아(기부금 3억600만원)를 제외한 대부분 기업들은 수십억원대 영업이익을 올려 수천만원 수준을 기부했다. 전기 대비 기부금 액수를 늘린 기업은 다이슨코리아(1억8760만원→2억45만원), 소니코리아(2000만원→3098만원), 파나소닉코리아(1930만원→3204만원), 한국화웨이(0원→2000만원), 니콘코리아(439만원→1254만원) 5개다. 본사 등에 하는 배당에는 다들 열중하는 모습을 보였다. 12개사의 배당금 지급액은 총 4267억930만원으로 기부금 합계(6억1879만원)의 690배에 달한다. 당기순이익 대비 배당금 지급액(배당성향)이 100%를 넘어서는 곳은 애플코리아, 소니코리아, 한국엡손, 파나소닉코리아, 한국후지필름 등이다. 대상 기업 중 애플코리아, 다이슨코리아, HP코리아, 한국레노버, 한국화웨이 5개사는 유한회사다. 업계에서는 외국계 전자업체들이 국내에서 스마트폰, 태블릿PC, 노트북, 생활가전, 복합기, 카메라 등 '소비자 친화형' 제품을 주로 판매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는 분위기다. B2C 제품을 팔아 전국민과 접점이 높은 브랜드가 대부분인 만큼 일정 수준 사회공헌이 필요하다는 논리가 성립될 수 있기 때문이다. 애플코리아와 다이슨코리아의 경우 매출액을 각각 7조8376억원, 7943억원 올리며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글로벌 공룡' 애플코리아는 세금 회피 의혹에서도 자유롭지 못하다. 이 회사는 최근 회계연도(2023년 10월1일~작년 9월30일) 감사보고서에서 매출액이 7조8376억원인데 매출원가가 7조2268억원에 달한다고 적었다. 전기에도 매출 7조5240억원 중 원가가 6조6803억원이라고 밝혔다. 이에 일각에서 애플코리아가 매출원가율을 뻥튀기하는 방식으로 영업이익을 낮춰 세금을 줄이려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지난해 국감에서는 '인앱결제' 관련 수익을 제대로 집계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도마에 올랐다. 애플코리아 측은 “애플이 사업을 운영하는 각 국가에서의 소득은 과세 대상"이라며 “배당 전 이익에 세금을 납부하고 배당금 지급 시에도 한국 세법에 따라 추가 세금을 낸다"고 공식 입장을 낸 상태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롯데, 취약계층 사회공헌 앞장서…‘마음이 마음에게’

롯데가 '마음이 마음에게' 슬로건 아래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다양한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특히 여성과 아동, 나라사랑 분야에 초점을 맞춘 지원 프로그램으로 고객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는 데 앞장서고 있다. 28일 롯데에 따르면 지난 1월 27일 롯데는 충남 태안군에서 농어촌 조손가정을 지원하는 '조손 가꿈' 완공 기념식을 개최했다. 이 사업은 전국 농어촌 지역 조손가정 50가정의 노후된 주거환경을 개선하고 조부모와 손자녀에게 추억 여행을 지원하는 사회공헌 프로그램이다. 이를 통해 조손가정의 복지 공백을 줄이고 보다 안전하고 쾌적한 주거 환경을 마련해주는 데 기여했다. 롯데는 지역아동센터 환경개선 사업인 'mom편한 꿈다락'도 활발히 추진 중이다. 문화체험 및 아동 역량 강화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2017년 군산 회현면 1호점을 시작으로 대구, 광주, 양평, 천안, 대전 등 2024년까지 총 93개소 조성을 완료했다. 또한 2017년부터는 어린이들의 놀이 환경 조성과 교육 환경 불평등 해소를 위한 'mom편한 놀이터'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울산 남구 육아종합지원센터에 29호점을 오픈했으며, 이번 달에는 의정부에 30호점을 열었다. 이 공로를 인정받아 롯데는 지난해 11월 제13회 나눔국민대상에서 국무총리상을 수상했다. 한편, 롯데는 지난해 11월 15일 서울시 성동구 헤이그라운드 성수에서 대학생 봉사단 '밸유 for ESG'(이하 밸유 봉사단) 3기 발대식을 개최했다. '밸유'는 'Value Creators in Universities'의 줄임말로, 롯데지주가 월드비전·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함께 2018년 출범한 프로그램이다. 밸유 봉사단 3기는 이번 달부터 3개월간 아동 대상 공정무역 교육, 지역사회 어르신 안전 문제 해결, 일자리 창출 활동, 업사이클링 등의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다. 지난 1월 14일에는 롯데케미칼 의왕사업장에서 장난감 업사이클링 봉사활동과 프로젝트 루프 관련 키링 제작 등 자원순환활동을 체험했다. 이날 직접 분리하고 소독한 장난감은 분해작업을 거쳐 플라스틱 재생 소재로 다시 활용될 예정이다. 롯데는 국가에 헌신하는 국군 장병과 가족들이 존중받는 문화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지난해 9월에는 육군본부 주관 '자랑스러운 육군 가족상'에 상품과 문화체험 활동을 후원했다. 또한 지난해 11월 21일에는 계룡대 공군본부에서 공군과 업무협약을 체결해 컨테이너형 독서카페 '청춘책방' 지원 사업을 진행했다. '청춘책방'은 군부대 장병들의 자기계발을 위한 공간을 조성해주는 사업이다. 업무협약식 이후에는 '청춘책방 북 콘서트'를 개최해 김대호 아나운서와 박세리 골프감독이 장병들과 함께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이외에도 롯데는 미 육군 지원 활동에도 적극 참여하고 있다. 지난 2023년 12월 1일 경기도 평택시 주한미군 험프리스 기지를 방문해 '2023 험프리스 크리스마스트리 점등식' 행사를 지원했다. 이 행사에는 미군 및 미군 가족 1000여 명과 함께 험프리스 기지 사령관 및 롯데 관계자가 참석했으며, 롯데는 롯데웰푸드 '간식자판기' 선물세트 1000개(약 1500만원 상당)를 후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롯데케미칼, 日 레조낙 지분 매각으로 2750억 확보

롯데케미칼이 일본 합작사 레조낙(Resonac Holdings Corporation, 구 쇼와덴코) 지분을 매각하며 유동성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롯데지주는 28일 롯데케미칼이 보유하고 있던 레조낙의 지분 4.9% 전량을 2750억원에 매각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각으로 롯데케미칼은 2020년 지분 취득 이후 배당금 포함 약 800억원 수준의 투자 차익을 실현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 거래는 단순한 투자 회수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글로벌 석유화학 시황 악화와 실적 부진이 이어지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그룹 차원의 유동성 위기 대응 전략에 따라 비핵심 자산 매각과 재무구조 개선 작업을 본격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레조낙 지분은 전략적 투자보다는 재무적 투자 성격이 강했던 만큼, 이번 매각은 “선택과 집중" 기조에 따른 결정으로 해석된다. 롯데케미칼은 “레조낙과의 사업 협력은 지분 매각 이후에도 지속된다"며 “이번 매각은 비효율 자산을 정리해 재무건전성을 강화하려는 전략의 일환"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롯데케미칼은 최근 연이어 자금 유동성을 확보하는 행보를 이어오고 있다. 지난 6일에는 자회사 롯데케미칼 인도네시아(LCI) 지분 49% 중 25%에 대해 PRS(Price Return Swap) 계약을 체결해 6500억원을 확보했고, 지난해 10월에는 미국 자회사 지분을 담보로 약 6600억원의 자금을 조달한 바 있다. 이 두 건만 합쳐도 약 1조3100억원의 현금 유동성을 확보한 셈이다. 이외에도 지난해 말에는 파키스탄 법인을 979억원에 매각했고, 국내에서는 저수익 기초화학 라인을 셧다운하는 등 고정비 절감을 통한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최근 롯데케미칼은 유가 및 납사 가격의 변동성과 글로벌 수요 둔화 영향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여기에 잇따른 해외 대형 투자 프로젝트(LCI, 롯데GS화학 등) 집행과 맞물려 재무 부담도 가중됐다. 이에 롯데그룹 차원에서도 이 같은 유동성 압박 해소를 위해 전방위적 구조조정이 진행 중이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사모펀드 어피니티에쿼티파트너스와 롯데렌탈 지분 56.2%를 약 1조5800억원에 매각하는 본계약을 체결했고, 이에 앞서 롯데웰푸드의 증평공장, 코리아세븐의 ATM사업, 롯데쇼핑의 부동산 자산 등도 잇달아 정리됐다. 호텔롯데와 롯데쇼핑은 지난해 자산재평가를 통해 각각 8조3000억원, 8조7000억원 규모의 자산 가치를 상향 조정했고, 이로 인해 양사의 부채비율도 각각 165%→115%, 190%→129%로 크게 개선됐다. 한편, 석유화학 업황 반등이 당분간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롯데케미칼은 고부가 소재 중심의 포트폴리오 전환 전략을 가속화하고 있다. 수소, 배터리 소재, 리사이클 등 미래 성장 분야로의 투자 방향을 유지하면서도, 기존 자산의 효율성과 현금 흐름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경영 기조를 조정 중이다. 시장 관계자는 “롯데그룹 전반에 걸친 자산 구조조정은 단기적 유동성 확보 목적과 중장기적 사업구조 개선이라는 두 축에서 이뤄지고 있다"며 “롯데케미칼 역시 대규모 투자기에 진입한 상황에서 재무적 부담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려는 의도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SK하이닉스,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완료···“수익성 고려해 운영”

SK하이닉스가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작업을 완료해 새로운 성장을 도모한다. 인공지능(AI) 반도체 관련 고객 수요가 늘고 있는 만큼 향후 기업용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사업 확장에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워낙 중요한 시장이자 거점이라는 점을 감안해 '맞춤형 운영전략'을 곧 수립한다는 게 업체 측 목표다. SK하이닉스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관련 2차 클로징 대금 납입 및 영업양수가 최종 완료됨에 따라 거래가 종료됐다고 28일 공시했다. 회사는 1단계(66억1000만달러), 2단계(22억4000만달러)로 나눠 인수 금액을 납입했다. 총금액은 88억4400만달러(약 12조9670억원)다. 국내 인수합병(M&A) 사상 최대 규모 딜이다. 거래가 마무리됨에 따라 SK하이닉스는 인텔로부터 법적 소유권을 모두 넘겨받는다. 여기에는 낸드 설계자산(IP), 연구개발(R&D) 및 생산시설 인력 등이 포함된다. 앞서 인수 1단계 절차 종결 시점이었던 2021년 말 인텔 중국 다롄 생산공장과 SSD 사업부문을 이전받았다. 같은 해 12월 SSD 사업부문은 SK하이닉스의 미국 자회사 '솔리다임'으로 출범했다. SK하이닉스는 이 곳을 중심으로 SSD 사업 확장 및 고객사 확보에 속도를 낸다는 방침이다. 전날 열린 회사 제77기 주주총회장 질의응답 시간에도 중국 및 인텔 사업부 운영 전략에 질문이 무게감 있게 다뤄졌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당시 “올해 보호무역주의 확산과 무역전쟁 등 지정학적 불확실성이 지속되고 있지만 우리 회사에 있어 중국팹은 주요 생산시설인 동시에 거점이다. 글로벌 고객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꼭 필요하다"며 “각국 정부·기업 등 고객대응력을 최우선으로 하고 수익성을 고려해 (중국 사업장을) 지속적으로 운영하려 한다"고 말했다. 곽 사장은 인텔 낸드사업부 관련해서도 “조만간 딜 클로징이 되는 만큼 구체적인 운영 전략도 완성할 예정"이라며 “지금 상태에서는 이른 감이 있지만 추가적으로 (운영 계획에 대해) 말씀드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SK하이닉스는 지난 2020년 10월 인텔 낸드 사업부 인수 계약을 체결했다. D램에 치중된 사업을 낸드 분야로 확장해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 차원이다. 기업용 SSD 시장에서 인텔은 1위 삼성 다음으로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반면 SK하이닉스는 관련 역량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계약 이후 메모리 반도체 업황이 악화해 '실패한 M&A'라는 걱정이 시장에서 나오기도 했다. 미국과 중국간 무역갈등 기조도 악화일로를 걸었다. 다만 최근 AI 반도체 성장 가능성이 무궁무진해지면서 재평가받고 있다. 빅테크들을 중심으로 데이터센터 투자 등이 확대되면서 기업용 SSD가 '제2의 고대역폭메모리(HBM)'가 될 수 있다는 기대감이 조성된 상태다. 2019년 기준 5조원 안팎이던 이 회사 낸드 부문 매출은 작년에는 19조1000억원 수준까지 뛰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용인시, 전국 최초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 운영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용인특례시 처인구보건소는 지난 27일 전국 최초로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을 운영했다고 28일 밝혔다. 이번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은 결혼·임신·출산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개선하고자 전국 최초로 '센서 반응형 로봇 인형'을 도입한 대학생 대상 인식 개선 프로그램이다.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은 용인예술과학대학교 학생 총 160여명을 대상으로 임신·출산 인식 개선을 위한 양육 지식 이론 수업과 기초 실습을 시행 후 24시간 로봇 인형 육아 체험을 하는 순서로 진행된다. 이번 교육 및 체험이 종료된 후 대학교수 등 지역사회 전문가와 협력해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의 실효성을 검증할 계획이다. 휴머노이드 아기돌봄 체험 2기는 4월 3일 진행할 계획이다. 교육 참여자는 “1박 2일동안 아기돌봄 체험을 해보니 비록 실제 아기는 아니지만 정이 많이 들었다"며, “막연하게만 생각했던 임신과 출산에 대해 깊이 이해할 수 있는 뜻깊은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시는 지난 26일 처인·기흥·수지구에서 자동차세·과태료 체납 차량에 대한 일제 단속을 실시해 차량 100대 번호판을 영치하고 체납액 7559만원을 체납처분 했다고 28일 밝혔다. 단속 대상은 자동차세 2회·30만원 이상, 주정차위반과태료 30만원 이상 체납자 16500여 명으로 체납액은 175억원에 달한다. 시는 이날 시청 징수과, 3개 구청 세무과, 차량등록사업소 등 관련 부서 직원 50명을 투입해 공동주택 주차장, 상업·업무시설, 이면도로 등을 단속했다. 이날 단속에서 적발된 100대의 체납차량 중 58대에 해당하는 2996만원은 현장 징수했다. 또 자동차세 2회 미만·30만원 미만 체납차량은 번호판 영치 예고증을 차량에 부착해 자진 납부하도록 안내했다. 자동차 번호판이 영치된 체납자는 시청이나 구청에 방문해 체납액을 납부한 후 번호판을 되찾을 수 있다. 등록번호판 없이 차량을 운행할 경우 관련 법령에 따라 50만원에서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시는 지난해 379대의 체납차량 번호판을 영치해 총 2억 2000만원을 징수한 바 있다. 용인특례시 관계자는 “고질·상습적인 체납 차량에는 엄격하게 대응해 나가겠다"며 “성실 납세자들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체납징수 활동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sih31@ekn.kr

이상일 “UNIST, 반도체 특성화 대학으론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

용인=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용인특례시는 28일 국내 유일 반도체 소재‧부품 특성화대학원이 있는 울산과학기술원(UNIST)과 함께 '반도체 최고위 제3기 과정'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시에 따르면 시는 2023년 11월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을 위해 UNIST와 '반도체 교육·산학 허브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고 '반도체 최고위 과정'을 마련해 운영 중이며 '반도체 최고위 제3기 과정'에 참여한 수강생들은 14주 동안 매주 목요일 반도체 기술 동향과 리더십 및 경영 전략, 예술·교양 강의를 이수한다. 지난 27일 저녁에 열린 입학식에는 이상일 용인특례시장과 안현실 UNIST 부총장, 최고위 과정 2기 수료생과 3기 수강생 등 20여 명이 참석했다. 이상일 시장은 이 자리에서 “반도체 특성화 대학으로 아시아에서 가장 훌륭하다는 평가를 받는 UNIST의 우수한 교수진의 강의를 통해 용인 지역 반도체 관련 기업인들이 전문적인 지식을 많이 쌓고 그걸 기업의 비전과 접목해서 좋은 성과를 내길 바란다"며 “제3기 반도체 최고위 과정에 입학하신 분들께 진심으로 축하드리고, 이 과정을 통해 많은 배움을 얻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 시장은 이어 “용인특례시에선 초대형 반도체 프로젝트가 세 군데에서 진행되고 있는데 이들 프로젝트가 끝나면 단일도시로는 용인이 세계 최대의 반도체 생태계를 구축하게 된다"며 “UNIST도 이같은 점을 염두에 두고 최고위 과정을 용인시와 함께 했는데 반도체와 첨단산업 분야에서 일하는 기업인들을 위해 훌륭한 배움의 과정을 열어준 UNIST의 모든 관계자들께 감사의 뜻을 전한다"고 강조했다. 안현실 부총장도 “이 과정은 국내 최초로 대학과 지자체가 함께 운영하는 과정으로 대학의 지식과 기술뿐 아니라 반도체 국가산단과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를 조성하는 용인특례시의 전략을 함께 공유하는 좋은 배움의 장이 될 것"이라며 “여러분들이 소속된 기업의 미래와 전략을 구상하는 데 도움을 드릴 수 있도록 이 과정이 성공적으로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지원하겠다"고 했다. '반도체 최고위 제3기 과정'에는 반도체산업 관련 기업의 임원진과 연구기관, 정부 기관 관계자들이 수강을 신청했다. 시는 반도체산업 일선에서 다양한 활동을 하는 수강생들이 최고위 과정에서 인적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인재 육성과 산업 발전을 위한 역량을 강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이번 최고위 과정은 1, 2기 수강생들의 피드백을 반영해 기존 12주 과정이었던 것을 14주 과정으로 확대 개편해 더욱 심도 있는 교육을 제공한다. 한편 용인특례시는 UNIST 외에도 명지대의 반도체특성화대학 사업, 용인 반도체고등학교 설립 등을 지원하면서 반도체산업 관련 인재 양성에 집중하고 있다. sih31@ekn.kr

성남시, 벚꽃길 명소 9경 소개...“봄나들이 제격”

성남=에너지경제신문 송인호 기자 성남시는 지역 내 벚꽃 개화 시기를 내달 1일부터 7일까지 예상하고 대표적인 벚꽃길 명소 9경을 소개했다. 시는 28일 벚꽃길 9경은 구간별 주제와 특성이 있다고 밝혔다. 1경은 분당구 수내동 중앙공원 분당천변 2㎞ 구간이다. 가족, 연인, 친구들과 함께 산책길을 따라 봄나들이 코스로 제격이다. 2경은 야탑동 분당구보건소 앞 탄천변 녹지 1.5㎞ 구간이다. 운동을 하면서 벚꽃 향연을 즐기기 좋은 코스다. 3경은 수정구 단대동 산성역에서 남한산성으로 올라가는 1㎞ 구간이다. 벚꽃 군락지에서 쉬어가는 등산객이 많다. 4경은 중원구 상대원동 중원초등학교 앞 상대원 시설 녹지대 0.5㎞ 구간이다. 흩날리는 벚꽃 광경이 아름다운 산책 공간으로 꼽힌다. 5경은 분당구 서현동 제생병원 앞 탄천변 공공공지 내 녹지대 1㎞ 구간이다. 탄천이 한눈에 보이는 피크닉장이 있다. 6경은 분당구 구미동 탄천변 녹지대 2㎞ 구간이다. 벚꽃이 흐드러지게 피어있는 산책길에서 일상 속 여유를 즐길 수 있다. 7경은 수정구 태평동 탄천 물놀이장 주변 1㎞ 구간 둑길이다. 벚꽃이 하얀 눈꽃처럼 가득해 자연 포토존을 형성하고 있다. 8경은 수정구 수진동 수진공원 진입로 0.5㎞ 구간이다. 주변 환경과 조화를 이룬 벚꽃 속에서 화사한 봄을 즐길 수 있다. 9경은 분당구 삼평동 운중천 0.3㎞ 구간이다. 벚꽃이 터널 모양을 이뤄 경관이 환상적이다. 성남지역 벚꽃은 오는 4월 5일 전후로 절정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시는 내달 1일부터 시민 누구나 인공지능(AI) 교육콘텐츠를 무료로 수강할 수 있도록 시 온라인 교육 플랫폼 '배움숲'을 통해 공개하기로 했다. 이번 교육은 세종사이버대학교 AI 교육센터가 제작한 콘텐츠로, 다양한 분야의 인공지능 기술을 직접 배우고 실습할 수 있도록 총 34개 강좌로 구성됐다. 주요 강의로는 △AI를 활용한 웹툰 제작 △AI 기반 음악 창작 △AI로 영화 만들기 △AI를 활용한 보고서 및 논문 작성 등 실생활과 업무에 유용한 인공지능(AI) 기술을 쉽게 익힐 수 있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사업은 시가 지난해 12월 세종대와 체결한 'AI 첨단산업 상생 클러스터 조성'을 위한 업무 협약의 일환으로 추진됐다. 성남시민이라면 누구나 '배움숲' 내 동영상 강좌 사이트를 통해 시간과 장소에 관계없이 자유롭게 수강할 수 있다. 시는 이번 교육콘텐츠 제공을 통해 시민의 디지털 역량을 높이고 급변하는 인공지능(AI) 기술 환경에 효과적으로 적응할 수 있도록 적극 지원할 계획이다. 특히 창작과 업무 자동화 등 실생활에 밀접한 인공지능(AI) 활용 능력을 강화하고 디지털 격차 해소에 기여하는 것을 주요 목표로 하고 있다. 시는 지난 2월 'AI 글로벌 도시 도약'을 위한 원년을 선포하고 시정 전반에 걸쳐 인공지능 기반의 혁신 행정을 추진 중이다. 복지, 공공, 건강, 교통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개선 및 실증 사업을 확대해 나가며 시민들이 일상 속에서 인공지능(AI) 기술을 자연스럽게 체험할 수 있도록 할 방침이다. sih31@ekn.kr

금감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3.6조 유증에 ‘STOP’

한화에어로스페이스의 3조6000억원 규모 유상증자 계획이 잠시 멈춘다. 금융감독원이 정정신고서 제출을 요구해서다. 금감원은 증권신고서에 투자자 판단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정보가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금융감독원은 27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가 지난 20일 제출한 증권신고서에 대해 자본시장법 제122조에 따라 정정신고서를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금감원은 이날 기자단에 제공한 설명자료를 통해 △유상증자의 당위성 부족 △주주와의 사전 소통 부재 △자금 사용 목적의 불명확성 등 세 가지를 주요 문제로 지적했다. 당위성 부족 문제는 꾸준한 지적이 나오는 부분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방산 자회사들의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역대급 규모의 유상증자를 추진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증권신고서에는 해당 조달의 필요성과 시급성에 대한 정당한 근거는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업계에서는 “실적 호조 기업이 왜 갑자기 수조원 규모 자금 조달에 나섰는지 설득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주주 소통 부재도 핵심 쟁점이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사전 공지나 로드쇼 없이 유상증자 계획을 일방적으로 발표했다. 이에 일부 소액주주들 사이에서는 유상증자 철회를 요구하는 반발이 이어지는 중이다. 금융당국은 이러한 소통의 부족이 투자자 보호 측면에서 심각한 결함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봤다. 게다가 조달 자금의 사용 목적도 불분명하다는 비판이 따랐다. 회사 측은 “방산·조선·해양 분야의 글로벌 거점 확보와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지만, 증권신고서에 어떤 사업에 얼마나, 어떤 방식으로 투입될지는 명확히 설명하지 않았다. 주주총회를 통해 일부 보강설명을 했지만 서류상 적시하는 부분은 부족했다. 결국 투자자들의 합리적 판단에 필수적인 정보가 부족하다는 게 금감원의 판단이다. 한편 정정신고서 제출 요구는 유상증자 절차 자체의 중단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하지만 해당 통지를 받은 기업은 3개월 내에 정정신고서를 제출해야 하며,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증권신고서는 철회된 것으로 간주된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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