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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41% “내년 투자”…올해보다 증가

통상 리스크와 고환율 등 대내외 경영환경의 어려움 속에서도 내년도 투자 계획을 수립한 국내 주요기업 비중이 올해보다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경제인협회(한경협)가 7일 공개한 매출액 500대 기업 대상 '2026년도 투자계획'(여론조사기관 모노리서치, 응답기업 110개)에 따르면, 내년도 투자계획 수립 비중은 40.9%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2월 발표한 한경협의 '2025년도 투자계획(응답기업 122개)'에서 계획수립 32.0%보다 8.9%포인트(p) 늘어난 수치다. 이번 2026년도 투자계획 조사 결과에서 '투자계획 미정'은 43.6%, '투자계획 없다'는 15.5%로, 응답기업 10곳 중 6곳(59.1%)이 내년 투자계획이 없거나 아직 세우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1년 전인 2025년도 투자계획 조사 결과의 '투자계획 미정' 56.6%, '투자계획 없다' 11.4%과 비교해 투자계획을 못 세운 기업 비중이 13.0%p 줄어들었다. 반면에, 투자계획 없는 기업 비중은 4.1%p 더 늘어났다. 특히, 2025년도 투자계획에서 전년도(2024년)과 비교해 투자계획 미정 기업 비중이 6.9%p(49.7→56.6%), 투자계획 없는 기업 비중이 6.1%p(5.3→11.4%) 나란히 상승한 것과는 다른 흐름을 보여주고 있다. 이번 한경협 조사에서 2026년도 투자계획 수립 기업 가운데 내년 투자 규모를 올해와 비슷하게 유지(53.4%)하거나 확대(13.3%) 응답 기업이 66.7%를 차지했다. 이와 달리, 올해보다 투자 규모 축소 응답은 33.3%였다. 내년도 투자 확대 기업들은 △미래산업 기회 선점·경쟁력 확보(38.9%) △노후화된 기존 설비 교체․개선(22.2%)을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반면에 2026년도 투자계획 미정 기업들이 계획을 수립하지 못한 이유로는 △조직 개편 및 인사 이동(37.5%) △대내외 리스크 영향 파악 우선(25.0%) △내년 국내외 경제전망 불투명(18.8%) 등이었다. 또한, 투자 규모를 줄이거나 투자계획이 없는 기업들은 그 이유로 △2026년 국내외 경제전망 부정적(26.9%) △고환율과 원자재가 상승 리스크(19.4%) △내수시장 위축(17.2%) 등을 지목했다. 기업들은 2026년 투자 3대 리스크로 △관세 등 보호무역 확산 및 공급망 불안 심화(23.7%) △미·중 등 주요국 경기 둔화(22.5%) △고환율(15.2%)을 선정했다. 또한, 국내 투자 시 최대 애로점으로 △세금 및 각종 부담금 부담(21.7%) △노동시장 규제 및 경직성(17.1%) △입지, 인·허가 등 투자 관련 규제(14.4%) 순으로 응답했다. 한경협은 올들어 법인세 부담 증가, 노동조합법 2·3조 개정(노란봉투법) 정년연장 논의 등 기업의 투자 여력을 위축시키는 환경이 조성되면서 기업들이 여전히 투자 결정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는 것으로 풀이했다. 이밖에 국내 주요기업들은 국내 투자환경 개선을 위한 정책 과제로 △세제지원·보조금 확대(27.3%) △내수경기 활성화(23.9%) △환율 안정(11.2%) 등을 제시했다. 이상호 한경협 경제산업본부장은 “공급망 불안, 외환 변동성, 각종 규제 등이 투자를 위축시키는 요인"이라며, “환율 안정 노력과 함께 첨단산업에 대한 세제 지원주, 규제 개선 등 투자 활력을 높이기 위한 제도적 뒷받침으로 국내 투자를 촉진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내년 투자계획 조사에는 인공지능(AI) 투자 계획 항목이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응답기업 10곳 중 약 4곳에 해당하는 36.4%가 'AI 투자계획을 수립'(12.7%)했거나 '검토 중'(23.7%)이라고 말한 반면, AI 투자 계획이 없다는 기업은 절반을 넘어선 63.6%를 차지했다. 이진우 기자 jinulee6464@ekn.kr

SK하이닉스, 반도체 최고권위 ‘GSA 어워즈’ 2관왕

SK하이닉스가 세계반도체연맹(GSA)이 주최한 'GSA 어워즈 2025'에서 2개 부문을 석권했다. 7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GSA 어워즈는 GSA가 1996년부터 매년 개최해온 반도체 산업 최고 권위의 시상식이다. 리더십, 재무 성과, 업계 존경도 등 다양한 부문에서 성과를 거둔 기업과 개인을 시상한다. SK하이닉스는 '연 매출 10억달러 초과 부문 최우수 재무관리 반도체 기업상'과 '우수 아시아태평양 반도체 기업상'의 영예를 안았다. 최우수 재무관리 부문은 2017년에 이어 두 번째 수상이며, 아시아태평양 반도체 기업 부문에서는 첫 수상이다. 이번 수상은 글로벌 인공지능(AI) 시장에서 획기적인 고대역폭 메모리(HBM) 설루션을 선제적으로 제시하며 고객 수요에 적기 대응한 기술 리더십과 고객 중심 경영을 인정받은 결과로 풀이된다. 김주선 SK하이닉스 AI 인프라 사장은 “시장을 선도하는 제품과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풀 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서 고객과 함께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며 AI 시장의 성장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지난 10월 클린룸 가동에 들어간 청주 M15X 팹에 장비 반입을 빠르게 진행해 내년 상반기 내 HBM 양산에 돌입할 예정이다. 이어 지난 2월 본격 착공한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1기 팹도 당초 계획보다 조기 준공한다는 목표이다. 연합뉴스

[김한성의 AI시대] AI 활용 국가, 한국이 만들어야 할 제3의 길

김한성 굿프롬프트 대표 2025년, 글로벌 기술 생태계를 가장 크게 뒤흔든 변화는 단순히 성능이 향상된 AI가 아니었다. 인간의 의도를 이해하고 목표를 재구성하며 상황에 따라 절차를 스스로 설계하는 새로운 유형의 '에이전트형 AI(Agentic AI)'가 등장한 것이다. 이는 AI가 더 이상 우리가 묻고 이에 대한 응답을 수행하는 도구가 아니라, 맥락을 파악하고 판단하는 협력적 존재로 이행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기술의 위상이 바뀌면, 인간이 AI와 관계 맺는 방식, 그리고 국가가 AI를 사회에 통합하는 전략 역시 근본적인 전환을 요구한다. 각국은 저마다의 여건에 맞춘 AI 패러다임을 구축하는 중이다. 미국은 초거대 모델 경쟁을 기반으로 명령형(Command-Based) AI 전략을 강화한다. 우수한 모델을 만들고, 사람이 명령을 내리면 AI가 수행하는 구조다. 한편 중국은 방대한 데이터와 통합적 국가 시스템을 기반으로 관리형(Manager-Based) AI를 구축시킨다. 도시 운영, 사회관리, 산업 정책까지 AI가 집단적 효율성을 중심으로 작동하는 방식이다. 두 모델 모두 강력하지만, 공통점으로 인간과 AI가 함께 사고를 확장하는 구조를 중심에 두지 않는다. 한국은 이 두 모델과 다른 길을 선택해야만 하는 환경에 놓여 있다. 미국처럼 막대한 원천기술 투자를 지속하기 어렵고, 중국처럼 국가 단위로 데이터를 일원화하기도 어렵다. 그러나 이러한 한계는 동시에 새로운 기회를 제공한다. AI 기술이 고도화된 지금, 경쟁의 중심은 “누가 더 큰 기술을 만들었는가"가 아니라 “어떤 방식으로 기술을 사회와 결합시키는가"로 이동하고 있다. 즉, 서열 경쟁이 아니라 문명적 선택의 경쟁, 다시 말해 새로운 형태인 제3의 길이 열리고 있다. 한국이 선택할 전략적 방향은 협력형(Cooperative) AI 패러다임이다. 한국 사회는 높은 문해력, 빠른 적응력, 촘촘한 소통 구조 등 협업 중심의 문제 해결 방식에 익숙하다. 이는 인간과 AI가 판단을 나누고 서로를 보완하는 Agentic AI의 작동 원리와 자연스럽게 연결된다. 또한 디지털 행정, 의료보험, 교육 인프라 등 한국의 전 국민적 표준화 경험은 AI 협업 체계를 빠르게 도입할 수 있는 제도적 기반이 된다. 즉, 한국은 초거대 모델 경쟁보다 기술을 사회운영 방식과 결합해 구조를 재설계하는 데 강점을 가진 몇 안 되는 나라다. 이 협력형 패러다임을 국가 전략으로 실체화하려면 개인 → 조직 → 데이터 → 신뢰로 이어지는 단계적 전환이 필요하다. 이를 위한 첫 정책과제는 전 국민 AI 협업역량 표준(K-AI Collaboration Standard)을 마련해야 한다. 이는 단순히 코딩 교육의 확장이 아니라, 모든 시민이 AI와 어떻게 대화하고 판단하며 공동 작업을 수행할 것인지에 대한 국가적 기준이다. 예컨대 공공기관은 문서작성 과정에 AI 협업 절차를 도입하고, 교육 현장은 'AI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을 핵심 역량으로 채택할 수 있다. 이는 AI 리터러시를 단순한 교육 과제가 아니라 국가 인적자본 전략의 중심 축으로 재정의하는 일이다. 이러한 협업 역량의 기반이 마련되어야 비로소, 산업·행정·의료·교육 등 각 분야의 업무 구조를 AI 중심으로 재설계하는 다음 단계가 가능해진다. 둘째 정책과제는 산업·행정·의료·교육 등 주요 영역의 업무 구조를 AI 협업 프로세스 중심으로 재설계해야 한다. 이는 기존 업무에 AI를 단순히 덧붙이는 방식에서 벗어나 업무 자체를 근본적으로 다시 정의해야 한다는 의미다. 각 부문마다 역할·책임·안전장치를 함께 설계하는 일은 점차 복잡해지고 있으며, 이를 조정할 상시적·전문적 컨트롤타워가 필요하다. 현재 존재하는 '국가인공지능전략위원회'가 국가 AI의 비전과 원칙을 정하는 전략·심의 기능을 담당한다면, 실제 행정·산업 현장에서 AI 협업 프로세스를 구현·조정할 풀타임 전담 실행조직—'AI 활용 전략본부(가칭)'—이 별도로 필요하다. 부처 단위의 분절된 정책 체계만으로는 협력형 AI 패러다임의 구조적 확장을 감당하기 어렵다. 셋째 정책과제는 데이터 신뢰 프레임워크(K-Data Trust Framework)를 구축해야 한다. 이는 국가가 데이터를 일원적으로 통제하겠다는 뜻이 아니다. 개인·기관·기업이 데이터를 안전하게 공유하고 교환할 수 있는 신뢰 기반의 인프라를 만드는 것이다. 협력형 AI는 정답형 데이터보다 맥락형 데이터를 필요로 하고, 이 데이터가 안전하고 투명하게 흐르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필수다. 넷째 정책과제는 AI 자율성 증가에 대응하는 책임성·투명성 체계(Algorithm Accountability System)를 구축해야 한다. 알고리즘 감사, 설명 가능한 AI 기준, 시민 참여형 평가 시스템 등은 한국형 협력 패러다임을 국제적 신뢰 기준으로 발전시키는 핵심 토대가 될 것이다. 이렇게 정책들이 결합되면 한국은 원천기술 경쟁에서 1·2위를 다투지 않더라도, AI 활용의 질과 사회적 수용성에서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즉, 기술을 가장 잘 '만드는' 나라가 아니라, 기술을 가장 잘 '활용하는' 나라라는 새로운 국가 모델을 정립할 수 있게 된다. AI는 이제 자율적 존재로 진화하고 있다. 그렇다면 국가가 해야 할 일은 단순한 기술 도입이 아니라, 인간과 기술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적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한국은 그 구조를 실현할 사회적 기반과 정책적 의지를 모두 갖춘 드문 나라다. 제3의 길은 선택지가 아니라, 한국이 갖춘 조건을 현실로 전환하는 전략적 방향이다. AI 시대의 경쟁은 서열이 아니라 설계의 문제이며, 한국은 그 설계를 통해 미래 문명의 새로운 기준을 세울 수 있다. 김한성

한화비전·세미텍-한국환경공단, 폐 가전 920kg 수거…온실 가스 감축

한화비전과 한화세미텍이 한국환경공단과 협력해 폐전기·전자제품의 자원 순환 체계 구축에 나선다. 한화비전과 한화세미텍은 지난 3일 경기도 성남시 판교 R&D센터에서 한국환경공단과 '폐전기·전자제품 자원순환체계 구축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이번 협약은 임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통해 폐가전의 올바른 배출 문화를 정착시키고, 온실가스 감축 등 실질적인 환경 개선에 기여하기 위해 마련됐다. 양사는 협약에 따라 △올바른 폐전기·전자 제품 배출 문화 확산 △일회용품 사용 최소화 △종이 없는 업무 환경 조성 등 친환경 조직 문화 구축에 힘을 모으기로 했다. 협약의 첫걸음으로 양사는 지난 1일부터 3일까지 사흘간 판교 R&D센터 입주 임직원을 대상으로 '폐전기·전자제품 수거 캠페인'을 진행했다. 캠페인 결과 총 920kg에 달하는 폐가전이 수거됐으며, 이를 통해 약 2.53톤의 온실가스 감축 효과를 거둔 것으로 추산된다. 수거된 물품은 비영리 공익법인 'E-순환 거버넌스'로 인계되어 친환경적인 방식으로 재활용될 예정이다. 회사 측은 캠페인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동참한 임직원들에게 사내 카페 이용 쿠폰을 지급하기도 했다. 한화비전 관계자는 “이번 캠페인이 임직원들에게 자원 순환의 중요성을 알리고 올바른 배출 습관을 기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며 “앞으로도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해 ESG 경영 활동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AI 서버·아이폰17 호조에 삼성전기·LG이노텍 ‘따뜻한 연말’

삼성전기와 LG이노텍 등 국내 전자부품사들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호실적을 이어갈 전망이다. 전 세계적으로 확대되는 인공지능(AI) 서버 투자 및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애플 '아이폰17' 효과가 겹치며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지고 있다. 4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와 LG이노텍의 4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는 각각 2216억원, 333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93%, 34% 증가가 예상된다. 두 회사 모두 3분기에도 두 자릿수 이상의 영업이익 성장을 기록하며 이미 반등 흐름을 확인했다. 삼성전기는 AI 서버 생태계의 핵심 부품 공급사로 존재감이 커지고 있다.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고성능 AI 서버 투자가 이어지면서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와 플립칩 볼그리드 어레이(FC-BGA) 기판 수요가 꾸준히 확대되고 있는 영향이다. MLCC는 전기를 저장했다가 필요한 순간 일정하게 공급하는 일종의 '댐' 역할을 하는 부품으로, 전자산업의 기본 소재로 꼽힌다. FC-BGA는 고집적 반도체와 메인보드를 연결하는 고밀도 패키지 기판으로, AI 시대 데이터 전송 속도 향상에 필수적인 요소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마켓츠앤마켓츠는 MLCC 시장 규모가 올해 150억달러(약 22조원)에서 2030년 219억3000만달러(약 32조원)로 성장하며 연평균 7.9% 확대될 것으로 내다본다. 현재 글로벌 MLCC 시장은 일본 무라타제작소가 약 40% 점유율로 1위, 삼성전기가 20%대로 2위를 유지하며 시장을 주도하고 있다. 패키지 기판 부문에서도 FC-BGA는 AI 서버 수요 확대와 함께 성장세가 가파르다. 증권가에서는 삼성전기 내 FC-BGA 매출 비중이 올해 40% 중반에서 2026년 50% 수준까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LG이노텍은 아이폰17 시리즈 효과가 본격화되면서 카메라 모듈과 모바일 반도체 패키지 기판 공급이 크게 늘어난 것이 성장에 직결되고 있다.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와 RF 모듈 등에 들어가는 고부가 기판 공급이 확대됐고, 기술 장벽이 높은 RF-SIP 시장에서 30% 이상의 점유율을 유지하고 있는 점도 호실적을 견인했다. 기판소재사업부 역시 고성능 기판 수요가 증가하며 개선 속도가 빠르다. 실제로 3분기 영업이익은 80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65% 성장했다. LG이노텍이 2022년부터 차세대 성장동력으로 키워온 FC-BGA는 올해부터 인텔 등 글로벌 빅테크를 대상으로 PC·서버용 제품 공급이 확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4분기부터 관련 매출 기여가 본격 반영되면서 기판소재사업부 실적이 더 뚜렷하게 개선될 전망이다. 업계 관계자는 “아이폰17 판매가 호조를 보이고 있고 AI 인프라 투자도 확대되면서 고부가 기판·MLCC·모듈 업체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개선되고 있다"며 “특히 AI 서버 수요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부품업계 분위기가 당분간 긍정적으로 흐를 것"이라고 말했다. 호실적을 발판으로 두 회사 모두 신성장동력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삼성전기는 차세대 반도체 기판으로 꼽히는 유리기판 시장 선점에 나섰다. 최근 일본 스미토모화학그룹과 손잡고 유리기판 핵심 소재인 '글라스 코어' 제조를 위한 합작법인(JV) 설립을 추진 중이다. 글라스 코어는 기존 유기기판보다 평탄도가 높고 열팽창률이 낮아, AI 서버와 고성능 컴퓨팅(HPC) 반도체에 적합한 차세대 소재로 평가된다. 삼성전기는 세종사업장에 파일럿 라인을 가동하며 2027년 이후 양산을 목표로 MLCC와 함께 차세대 성장 축으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광학 중심 사업 구조에서 벗어나 기판과 모빌리티 부품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확대하고 있다. 차량용 라이다(LiDAR)·레이더와 로봇용 비전센서 등 차세대 센싱 부품 중심으로 미래 모빌리티 시장 진출도 본격화했다. 미국 아에바와 초장거리 라이다 모듈을 공동 개발하고, 국내 4D 이미징 레이더 전문기업 스마트레이더시스템에 투자해 핵심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선 점도 주목된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SK하이닉스 100억불, 현대글로비스·HD현대삼호 60억불 ‘수출의 탑’ 수상

5일 제62회 무역의 날을 맞아 SK하이닉스·현대글로비스를 포함한 총 1689개 기업이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한국무역협회와 산업통상부는 4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무역의 날' 행사를 열고 수출의 탑 수상기업과 정부 포상 유공자를 시상했다. 단일법인이 달성한 수출 실적이 특정 구간을 넘을 경우 수여하는 수출의 탑 부문에서는 SK하이닉스가 350억 달러 실적을 올려 최고 탑을 획득했다. SK하이닉스는 고대역폭메모리(HBM) 등 고부가 제품 확대 전략에 매진한 결과, 올해 350억 달러 실적을 기록해 수출의 탑 최고 영예를 안았다. SK하이닉스는 2022년 300억 달러 탑을 수상한 바 있다. 현대글로비스와 HD현대삼호도 올해 각각 수출 60억 달러와 40억달러를 수출의 탑 수상기업에 이름을 올렸다. 이밖에 현대로템·노벨리스코리아·제이셋스태츠칩팩코리아가 20억달러 수출의 탑, 대한항공·효성중공업이 10억달러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식품기업으로는 삼양식품이 유일하게 9억 달러를 벌어들이며, 대한조선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올해 1억달러 수출에 진입한 기업은 모두 25개사이며, 이 가운데 K-뷰티 붐을 선도하고 있는 CJ올리브영과 ㈜티르티르, 보톨리눔 톡신 대표기업 휴젤 등이 눈에 띄었다. 무역협회에 따르면, 올해 전체 수출의 탑 수상기업의 91%가 중소기업이며, 업종에선 반도체·자동차부품의 견인과 함께 조선·방산·전력의 수출 성장세가 돋보였다. 한편, 수출 유공자 부문에선 △유완식 쎄믹스 대표 △정준철 현대차 부사장 △김진웅 일신케미칼 대표 △이찬재 원일전선 대표 △방태용 부광금속 대표 등 금탑산업훈장 5명을 포함해 총 598명이 정부 포상 및 표창을 수상했다. 이진우·김윤호 기자 jinulee6464@ekn.kr

SK하이닉스, 2026년 조직개편·임원인사…HBM 전담 기술 조직 신설

SK하이닉스가 2026년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를 단행했다고 4일 밝혔다. 회사는 글로벌 경쟁력 확장을 위한 대대적인 체질 개선에 초점을 맞춰 인사를 진행했다고 설명했다. 먼저 SK하이닉스는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 거점에 '글로벌 AI 리서치 센터'를 신설한다. 안현 개발총괄(CDO) 사장이 해당 조직을 총괄하며 컴퓨팅 시스템 아키텍처 연구를 가속화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할 계획이다. 특히 미국 센터에는 글로벌 구루(Guru)급 인재를 영입해 시스템 연구 역량을 업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린다는 목표다. 동시에 미국 인디애나 어드밴스드 패키징 팹 구축을 본격화하고, 글로벌 생산 경쟁력을 전담하는 '글로벌 인프라' 조직도 새로 꾸린다. 국내 이천과 청주 생산 현장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아온 김춘환 담당이 조직을 이끌며 글로벌 생산 체계의 일관성을 강화, AI 메모리 수요 확대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글로벌 경영 환경과 지정학 이슈를 분석하고 AI·반도체 중심의 전략 솔루션을 제시하는 '매크로 리서치 센터(MRC)'도 신설된다. 글로벌 거시경제부터 개별 산업·기업 분석에 정통한 전문가를 영입해 미래 대응 역량을 강화할 예정이다. HBM 사업 경쟁력 강화도 핵심이다. SK하이닉스는 주요 HBM 고객에 대한 신속한 기술 지원을 위해 미주 지역에 HBM 전담 기술 조직을 신설하고, 커스텀 HBM 시장 확대에 대응하기 위해 패키징 수율·품질 전담 조직도 별도 구축했다. 이를 통해 개발·양산·품질 전 과정을 아우르는 HBM 특화 조직 체계를 완성했다. SK하이닉스는37명의 신규 임원을 선임하며 차세대 리더 육성을 가속화했다. 이 중 70%는 주요 사업∙기술 분야에서 발탁했고, 기술∙지원 조직에서는 80년대생 여성 임원도 배출했다. 회사의 중장기 성장을 위한 리더십 체계도 강화한다. 제조∙기술 분야 핵심 리더 이병기 담당을 '양산총괄(CPO)'로 승진시켜 SK하이닉스의 글로벌 생산 체계 혁신을 맡겼다. 수율과 품질 전문가인 권재순 담당과 eSSD제품 개발을 주도한 김천성 담당도 회사의 주요 보직인 M&T담당, 솔루션 개발 담당으로 각각 승진했다. 또, 전사 지원 조직 기능을 통합적으로 조율하는 코퍼레이트 센터 산하 주요 임원에 김동규 담당(미래전략), 강유종 담당(구매), 진보건 담당(기업문화) 등을 선임해 세대교체도 진행했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조직개편과 임원인사는 풀스택 AI 메모리 크리에이터로 도약하기 위한 필수적 조치"라고 했다. ◇ 신규 임원 명단 강봉길, 강부석, 강상철, 강영석, 고한석, 구인재, 김병렬, 김승호, 김영승, 김태한, 김판선, 김현석, 박노혁, 박사로한, 박석상, 박준덕, 박한울, 백영환, 손경배, 손윤익, 양명훈, 윤영우, 이민영, 이주석, 이희진, 임병용, 장경철, 정성훈, 정치현, 조윤정, 지해성, 채원태, 한혜승, 함동균, 홍명일, 황무연, 황인태 김윤호 기자 kyh81@ekn.kr

한미반도체 ‘3억불 수출의 탑’ 수상…HBM용 TC 본더 기술력 입증

한미반도체가 4일 서울 강남구 코엑스에서 열린 제 62회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3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했다. 이번 수상은 한미반도체가 글로벌 시장에서 고대역폭메모리(HBM)용 TC 본더 등 반도체 장비 기술력을 인정받은 결과다. 수출탑은 한국무역협회와 산업통상부가 해외 시장 개척, 수출 증대에 기여한 기업의 공로를 인정해 수여하는 상이다. 지난해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1년 동안 수출 실적을 기준으로 선정한다. 한미반도체는 2011년 '1억불 수출의 탑', 2021년 '2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한 데 이어 올해 '3억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며 수출 성장 속도를 높이고 있다. 특히 4년 만에 2억불에서 3억불까지 도달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입증했다. 한미반도체는 1980년 설립된 반도체 장비 기업으로, 전 세계 320여개 고객사를 보유하고 있다. 지난 10년간 해외 매출 비중은 평균 약 70%를 기록하며 글로벌 시장에서 높은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 한미반도체의 수출 성장을 이끈 핵심 장비는 HBM 생산에 필수적인 TC 본더다. 현재 한미반도체는 인공지능(AI) 반도체의 핵심 부품인 HBM TC 본더 시장에서 전 세계 1위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2002년부터 지적재산권 강화에 집중한 결과, 현재까지 HBM 장비 관련 130건의 특허를 출원하는 등 기술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확대해 왔다. 한미반도체는 내년 전 세계 메모리사가 양산을 앞두고 있는 HBM4에서도 'TC 본더 4' 장비를 공급하며 시장을 선도할 것으로 기대된다. 'TC 본더 4'는 지난 5월에 출시해 7월 대량 생산 체제를 갖췄다. 또한 한미반도체는 마이크로 쏘 비전 플레이스먼트(MSVP) 시장에서도 2004년부터 21년 연속 전 세계 1위를 기록하며 독보적인 기술 경쟁력을 유지하고 있다. MSVP는 반도체 패키지를 절단-세척-건조-검사-선별-적재해 주는 반도체 제조공정의 필수 장비다. 곽동신 한미반도체 회장은 “이번 3억불 수출의 탑 수상은 HBM 시장의 성장과 함께 한미반도체의 기술력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은 결과"라며 “앞으로도 지속적인 기술 혁신과 글로벌 네트워크 강화를 통해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 성장에 기여하겠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김병헌의 체인지] 성장통인가 위기인가···롯데 대전환의 시작

서프라이즈였다. 12월 초 롯데그룹이 내놓은 인사 발표를 보고 재계는 잠시 술렁였다. 4명의 부회장단 전원 용퇴, CEO 20명 교체 등 한 번도 본 적 없던 '파격'이었다. 수십 년간 안정과 관료적 체계를 상징했던 롯데가, 스스로의 피부를 벗겨내는 결정을 내린 것이다. 방향은 옳고 정확하다. 롯데그룹은 오랜 기간 '보수적이고 신중한 조직'으로 인식돼 왔다. 1960~1990년대 고도성장기에는 이 꼼꼼함이 강점이었다. 껌 몇 개에서 출발해 재계 5위 기업으로 올라선 신격호 창업주의 DNA는, 늘 빈틈을 허락하지 않는 관리형 경영이었다. 그 철저함 덕분에 롯데는 외환위기, 글로벌 금융위기에서도 비교적 흔들림이 적었다. 서울의 스카이라인에 123층 롯데월드타워를 세운 것도, 신중하지만 확실한 추진력의 산물이었다. 세계의 속도는 더 빨랐다. AI·양자·신에너지 산업이 역사를 다시 쓰는 시대, 경영진의 세대교체가 늦어진 롯데는 미래로 가는 시계가 잠시 멈춰 있었을 따름이다. 이번 인사는 그 시간을 되돌리는 '빅뱅'이었다. 특히 화학군에서 13명 중 10명을 교체하고, 9년 지속된 HQ(헤드쿼터) 체제를 폐지한 것은 단순한 인사 조정이 아니다. '구조'를 통째로 바꾸는 개편이다. 지주사 공동대표 체제가 도입되고, 60대 임원의 절반이 물러나며 조직의 평균 연령도 크게 낮아졌다. 기업이 한 번에 바꿀 수 있는 변화의 최대치에 가깝다. 지금은 경기 순환적 불황이 아니라 산업 패러다임 자체가 재편되는 국면이다. 미·중 패권 경쟁 장기화와 우크라이나 전후 글로벌 공급망 재편은 물론이고 중국 제조업의 절대적 추격도 무섭다. 엔비디아·TPU 전쟁으로 더욱 두드러지는 AI 기술의 빅뱅 등 세계는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한국경제인협회(KFI) 분석에 따르면 한국 10대 주력산업 모두가 향후 5년 내 중국에 경쟁력에서 밀릴 위험이 있다고 한다. 롯데의 화학 부문도 예외가 아니다. 한국은행, 산업연구원 통계에 따르면 석유화학 업종의 수익성은 글로벌 공급과잉과 중국 중심의 수요 위축으로 지난 5년간 구조적으로 하락했다. 여기에 일진머티리얼즈 인수 등 대규모 투자 부담이 겹치며 화학군 EBITDA도 흔들렸다. 유통도 쉽지 않다. 이커머스·플랫폼기업과의 경쟁은 과거와 차원이 다르다. 오프라인 기반의 고정비 구조는 과감한 혁신 없이는 미래가 없다. 롯데의 가장 눈에 띄는 변화는 신동빈 회장의 장남 신유열 부사장의 전면 등판이다. 롯데지주 미래성장·전략컨트롤을 총괄하며 롯데바이오로직스 공동대표까지 맡게 된 그는, 사실상 그룹 신성장동력의 선두에 섰다. 여기에 재계가 주목하고 있다. 롯데가 필요로 하는 리더는 '창업주의 DNA를 계승하는 사람'이 아니라, 전혀 다른 세계에서 전혀 다른 산업 구조를 읽고 움직일 수 있는 인물이어야 하기 때문이다. 향후 기업 생태계의 대표 주자가 되려면 AI, 바이오, 메타버스, 수소·전지 같은 미래 산업에서 글로벌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 롯데는 이 4대 신성장 동력에 이미 1조~2조원대 투자를 진행 중이다. 송도 CDMO 바이오플랜트, BMS 시러큐스 공장 인수, 칼리버스 메타버스 플랫폼, 전기차·수소 인프라, 배터리 소재 사업 확장 등의 투자는 장기 미래를 향한 투자다. 성장통(成長痛)이다. 아프지만 반드시 필요하다. 최근 몇 달간 롯데를 둘러싼 루머와 과장된 위기설이 떠돌았다. 그룹의 비상경영 체제, 유동성, 계열사 구조조정 등 여러 추측이 있었다. 대부분은 '불확실성 시대'가 만든 그림자였다. 기업이 큰 변화를 앞두고 있을 때 시장은 과민 반응한다. 삼성의 반도체 대전환기, 현대차의 전기차 전환기에도 비슷한 루머가 돌았다. 모두 미래로 가는 '통증의 구간'이었다. 지금 롯데도 마찬가지다. 2025년 겨울의 롯데는 흔들리는 듯 보이지만, 실은 다시 질주하기 위해 무릎을 굽히는 단계다. 전례 없는 인적 쇄신, 조직구조 대개편, 젊은 리더십의 전면 배치 등 이 모든 변화는 기존의 롯데가 아니라 '미래 롯데'를 위한 준비로 여겨진다.롯데가 지금 겪는 흔들림을 위기로만 해석할 필요는 없다. 성장통이며, 더 큰 미래를 위한 약속이기 때문이다. 한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다시 비상을 꿈꾸는 롯데의 다음 페이지를 기대한다.

가구 인테리어 새롭게~ 삼성전자 리폼 서비스 시작

삼성전자가 5일부터 구입고객의 가구장 리폼 작업을 제공하는 '삼성 인테리어핏 설치서비스'를 운영한다고 4일 밝혔다. 삼성 인테리어핏 설치서비스는 고객이 새롭게 구매하거나 보유한 가전에 맞춰 기존 가구장 철거부터 시공, 제품 설치까지 한번에 제공하는 서비스다. 삼성전자로지텍의 공식 가구 리폼 전문 협력사와 협업 형태로 진행한다. 삼성전자는 지난 9월부터 냉장고·오븐 등 주방가전을 대상으로 가구장 리폼 서비스를 시작했다. 서비스를 시작한 이후 월간 이용고객 수가 약 50% 증가하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회사는 전했다. 이같은 고객 호응에 힘입어 서비스 대상 제품을 확대하고, 고객 혜택도 강화한 '삼성 인테리어핏 설치서비스'를 이번에 새롭게 선보인 것이다. 서비스 대상 제품을 '비스포크 AI 콤보' 일체형 세탁건조기, 원바디 세탁기·건조기, 드럼형 세탁기와 건조기 등 세탁가전까지 확대한다. 또 신규구매 고객뿐 아니라 기존에 삼성전자 가전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들도 '삼성 인테리어핏 설치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고객 대상도 확대한다. 삼성전자는 가전제품 형태와 배치에 맞춰 선택할 수 있는 △상부장 △수납장 △테이블장 △홈바 등 총 31가지의 다양한 가구장 설치 옵션을 제공해 가전제품이 놓이는 공간에 최적화된 맞춤 인테리어를 구현할 수 있도록 했다. 설치되는 가구장은 가전제품과 도어 라인을 맞춘 디자인으로 깔끔하고 통일감 있는 공간을 완성한다. 삼성전자 '삼성 인테리어핏 설치서비스'는 1년간 사후서비스(A/S)를 제공하며, 상부장 처짐 현상에 대해서는 최대 5년간 무상 AS를 보증한다. 또한, 철거 비용이 포함된 정찰 금액제로 투명하게 운영하는 등 고객 신뢰도를 강화했다. 김용훈 삼성전자 한국총괄 상무는 “주방가전 가구장 설치서비스에 대한 소비자들의 호응에 힘입어 대상 범위를 확대했다"며 “믿고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를 통해 고객에게 큰 만족감을 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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