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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패트롤] 해남군-완도군-진도군

삼성전자 솔라시도에 대규모 데이터센터 추가 구축, 국가AI컴퓨팅센터와 시너지 지역민들 “첨단산업 도약 지역발전 역사적 전환점 왔다"기대감 해남=에너지경제신문 백준기자 해남군은 정부와 기업의 서남권 첨단산업 대규모 투자에 대대적인 환영의 뜻을 밝히고, 국가균형발전과 초격차 산업강국 도약에 적극 협력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29일 청와대에서 열린'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의 후속조치로, 30일에는 광주광역시 김대중컨벤션 센터에서 이재명 대통령이 참석한 가운데 산업통상자원부 주관으로'서남권 첨단산업 발전 비전 국민보고회'가 열렸다. 보고회를 통해 전영현 삼성전자 부회장은“호남의 글로벌 첨단 반도체와 AI 데이터센터, 미래 에너지 등 첨단 산업 분야를 중심으로 약 425조 원을 투자할 계획으로, 해남 솔라시도에는 약 17조원을 투자해 국가AI데이터센터 등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해남군은 이같은 투자 계획에 지역발전의 역사적인 전환점이 시작되었다는 기대감과 함께 민관의 역량을 총결집해 원스톱 행정절차 구축 등 가능한 모든 역할을 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정부와 기업의 서남권 대규모 투자계획이 마련된데는 국가균형발전에 대한 정부의 강력한 의지와 함께 서남권의 부지, 전력, 용수 등 제반 입지여건이 갖춰졌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다. 해남군은 이미 6년여전부터 AI·에너지 산업 유치를 위한 준비를 시작해 솔라시도 기업도시내에 당장 착공이 가능한 산업 용지 200만평을 비롯해 632만평 규모의 광활한 부지를 확보하고 있으며, 풍부한 전력과 영암호·금호호 등 풍부한 용수도 갖춰 일찍이 글로벌 기업들로부터 AI·에너지·반도체 투자의 최적지로 꼽혀왔다. 특히 삼성SDS 컨소시엄의 국가AI컴퓨팅센터가 2028년 가동을 목표로 다음달 경 착공할 예정으로,반도체 공장(팹)과 함께 AI시대 필수재로 꼽히는 대형AI데이터센터(AIDC)를 빠르게 구축해 대규모 컴퓨팅인프라 구축에 시너지 효과를 거둘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해남군은 앞으로 기업이 필요로 하는 주거와 교육, 교통 등 정주환경 개선을 위해 광주~완도간 고속도로 조기완공 및 KTX연결, 마이스터고 육성 및 국제학교 유치, 총 6,600세대 규모 주거단지 개발 등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또한 국회에 계류중인 재생에너지 자립도시 조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을 조속 통과 시켜 줄 것을 요청하고, RE100산단 조성 및 관련 기업유치에도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명현관 군수는 “대한민국 첨단산업의 미래를 보고 해남 솔라시도를 선택해준 기업에 깊은 감사를 드린다"며 “국가컴퓨팅센터 외 추가 데이터센터 구축이 대한민국 미래 산업의 새로운 심장이 될 수 있도록 정부, 특별시, 박지원 국회의원님과 긴밀히 협력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관계 기관 합동 드론·황토 살포기·선박 동원 대응 체계 점검 완도=에너지경제신문 백준기자 완도군은 지난 6월 26일 신지면 송곡 해상에서 국립수산과학원 남해수산연구소, 전라남도, 전라남도해양수산과학원 완도지원, 완도해양경찰서, 전남서부어류양식수협 등 관계 기관과 함께 적조·고수온 발생에 대비한 모의 훈련을 실시했다. 훈련은 실제 재난 상황을 가정해 선박 25척과 황토 살포기 1대, 드론 2대 등이 동원됐으며, 어업인과 해경, 관계 공무원 등 50여 명이 참여했다. 먼저 드론과 기술 지도선(해양 9호)을 활용해 적조 확산 여부를 확인하고 적조 발생 상황을 전파, 군 정화선(청정 12호)을 투입해 적조 구제 물질인 머드 스톤을 살포했다. 이어 해경 방제정(방제 1호정)의 소화포 분사와 완도통발협회 어선을 활용한 수류 방제 작업 등 방제 활동이 이뤄졌다. 아울러 가두리 양식장에서는 차광막 설치와 액화 산소 공급기 가동 상태를 점검하는 등 고수온 피해 예방을 위한 대응 태세를 점검했다. 김현란 해양정책과장은 “훈련을 통해 적조·고수온 발생에 대비한 현장 대응 체계를 점검하고 대응 역량을 한층 강화할 수 있었다"면서 “적조·고수온 특보가 발령되면 먹이 공급 중단, 액화 산소 공급기 가동, 양식장 예찰 강화와 함께 적조 발생 시에는 황토 살포, 조기 출하 등 피해 최소화를 위한 조치에 어업인들께서도 적극 동참해 주시길 바란다"라고 말했다. '진도 대전환, 군민이 행복한 일등 진도' 비전 선포 군정 목표 '역동하는 진도, 행복한 일등 군민' 및 5대 군정방침 발표 진도=에너지경제신문 백준기자 군민이 행복한 일등 진도군을 만들기 위해 민선 9기 제50대 이재각 진도군수가 7월 1일(수)에 취임했다. 이재각 군수는 이날 오전에 진도향교 대성전에서 고유제를 지낸 후 취임식에 참석했으며, 향토문화회관 공연장에서 10시에 개최된 취임식에는 군민과 기관사회단체장, 이장, 향우 등 약 1,000명이 참석했다. 취임식은 소포걸군농악회와 군립민속예술단의 식전 공연, 국민의례, 꽃다발 증정, 약력 소개, 취임 선서, 취임사, 박지원 국회의원의 축사, 민형배 전남광주통합특별시장 축하 영상, 김민석 국무총리 축사, 군민의 노래 제창, 기념 촬영 순으로 진행됐다. 이재각 진도군수는 취임사를 통해 “지난 선거는 경쟁이었지만 앞으로의 군정은 통합"이라며, “과거의 편 가르기와 측근 정치를 과감히 끊어내고, 오직 진도 발전이라는 단 하나의 목표 아래 우리 모두가 하나 되는 진정한 '통합의 군정'을 열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 또한, '진도 대전환, 군민이 행복한 일등 진도'라는 비전을 선포하고, 비전을 현실로 만들기 위한 ▲함께하는 소통사회 ▲차별화된 문화관광 ▲활력있는 지역경제 ▲빈틈없는 맞춤복지 ▲군민중심 혁신행정, '5대 군정 방침'을 발표했다. 특히, 이재각 군수는 '역동하는 진도, 행복한 일등 군민'이라는 군정 목표를 설정하고, “우리 아이들과 손주들이 자랑스러워할 진도의 벅찬 미래를 위해 오직 군민만 믿고 제 모든 것을 걸고 뛰겠다"라고 강조했다. 진도군 농산물 안전성 확보로 소비자 신뢰 높여 진도=에너지경제신문 백준기자 진도군농업기술센터는 2024년부터 2026년까지 3년 연속으로 영국 환경식품농림부 산하 식품환경연구청(FERA)이 주관하는 국제 비교숙련도 시험(FAPAS, Food Analysis Performance Assessment Scheme)에 참여해 '만족' 판정을 받았다. 해당 시험은 전 세계 정부기관, 민간 분석기관, 대학과 연구기관 등을 대상으로 잔류농약, 중금속, 식품첨가물 등 다양한 분야의 분석 정확도를 평가하는 국제적으로 공인된 숙련도 평가 프로그램이다. 평가 방식은 참여 기관에 동일한 시료를 제공한 후 분석 결과를 비교하고 평가하는 것으로, 결과값의 오차 범위인 기준 점수(Z-score)가 ±2.0 이내일 경우 '만족' 판정을 받는다. 해당 기준 점수(Z-score) 값이 0에 가까울수록 분석 정확도가 우수함을 의미하는데, 진도군농업기술센터는 이번 평가에서 0.1을 기록하는 등 높은 분석 신뢰도를 입증했다. 특히, 올해 평가에서도 기준 점수(Z-score)가 0.0에 가까운 수준으로 나타나 우수한 분석 능력을 다시 한번 인정받았다. 진도군농업기술센터는 이번 성과를 바탕으로 농업인 대상 맞춤형 지도와 상담(컨설팅)을 강화하고, 지역 농산물의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관리해 소비자 신뢰도를 높일 계획이다. 또한, 부적합 농산물의 생산을 예방함으로써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는 기반을 조성하는 데 힘쓸 방침이다. 백준 기자 junewhite@ekn.kr

[단독] ‘공정거래 빌런’ 대기업 21곳…현대리바트 62회‘담합왕’, 쿠팡 1662억 ‘벌금왕’

최근 5년간 공정거래위원회 소관 법률을 5회 이상 위반한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 소속 대기업이 21곳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대리바트가 62회로 위반 횟수가 가장 많았고, 쿠팡은 과징금 1661억7000만원으로 제재 금액이 가장 컸다. 네이버·카카오 등 플랫폼 기업과 SK텔레콤·KT·LG유플러스 등 통신 3사도 반복 위반 명단에 포함되면서 대기업 집단에 대한 제재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1일 권향엽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공정거래위원회에서 받은 자료를 보면,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최근 5년간 공정위 소관 법률을 5회 이상 위반한 기업 중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에 포함된 대기업은 21곳으로 집계됐다. 이들 대기업 가운데 현대백화점그룹 계열 종합 가구·인테리어 기업 현대리바트가 62회로 압도적으로 위반 횟수가 많았다. 빌트인 특판가구 구매입찰과 관련한 담합에 반복적으로 가담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이어 쿠팡 창업자 김범석 쿠팡Inc 의장이 이끄는 쿠팡과 현대홈쇼핑의 자회사 현대엘앤씨가 각각 10회, CJ대한통운과 KT가 각각 8회로 뒤를 이었다. 네이버·카카오·대우건설이 각각 7회, 한진·장금상선·중흥토건·한국타이어앤테크놀로지·미래에셋증권이 각각 6회를 기록했다. GS리테일·LG유플러스·SK텔레콤·호반산업·효성중공업·KCC글라스·카카오엔터테인먼트·DL이앤씨는 각각 5회 법을 어겼다. 과징금 액수 기준으로는 쿠팡이 단연 최대였다. 2021년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33억원, 2024년 자사 상품 우대와 부당 고객유인행위 등으로 1629억원을 부과받아 합산 1663억원에 달했다. 이어 현대리바트가 빌트인 가구 입찰 담합으로 누적 170억원대의 과징금을 받았고, GS리테일은 하도급법 위반과 대규모유통업법 위반으로 각각 수십억원대의 제재를 받았다. 위반 유형별로 보면 대기업들의 입찰 담합이 두드러졌다. 한진과 CJ대한통운은 삼성중공업과 포스코 발주 물류 용역 입찰 등에서 반복적으로 담합했고, 효성중공업은 한국전력공사 발주 가스절연개폐장치 구매 입찰에서 담합해 2025년 112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건설·가구 업종에서는 빌트인 특판가구 입찰 담합이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수십 건의 사건으로 이어지며 현대리바트, 한샘, 에넥스 등이 반복 제재를 받았다. 플랫폼 대기업의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도 반복됐다. 네이버는 2021년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행위로만 두 차례 제재를 받아 약 276억원의 과징금을 부과받은 데 이어,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도 3억원이 추가됐다. 검색 알고리즘을 자사 서비스에 유리하게 조작하거나 경쟁사업자를 배제한 혐의였다. 현재 해당 사건은 대법원을 거쳐 서울고등법원에서 파기환송심을 진행 중이다. 카카오 계열사들도 공정위의 단골 제재 대상이었다. 카카오모빌리티는 2023년과 2024년 두 차례에 걸쳐 시장지배적 지위 남용으로 총 422억원의 과징금을 받았다. 카카오엔터테인먼트는 웹툰·웹소설 작가 계약에서 거래상 지위를 남용한 혐의로 2023년 5억4000만원을 부과받은 데 이어 작년엔 표시광고법 위반으로도 제재를 받았다. 카카오 본사 역시 전자상거래법 위반으로 이름을 올렸다. 카카오 계열사들의 5년간 과징금 합계는 432억원에 달한다. 이동통신 3사도 5년 연속 반복 위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SKT·KT·LG유플러스 3사는 2023년 각각 표시광고법 위반으로 제재를 받은 데 이어, 2024년에는 이동통신 기지국 설치 장소 임차 과정에서 담합한 혐의로 추가 과징금을 부과받았다. 작년에는 3사의 부당 공동행위가 또 다시 적발돼 SKT 388억원, KT 299억원, LG유플러스 277억원 등 3사 합산 964억원의 과징금이 부과됐다. 5년간 누적 과징금은 SKT 602억원, KT 524억원, LG유플러스 363억원에 달한다. 현재 공정위는 과거 5년간 법 위반 횟수와 조치 수준에 따라 과징금을 최대 100%까지 가중할 수 있다. 1회 이상 위반 시 40~50%, 2회 이상은 50~70%, 3회 이상은 70~90%, 4회 이상은 90~100%를 더 부과하는 방식이다. 담합의 경우 과거 10년 간 담합으로 과징금을 받은 이력이 있으면 100%까지 가중할 수 있다. 조치 유형별로도 가중치가 달리 적용되는데, 경고는 0.5점, 시정명령은 2점, 과징금은 2.5점, 고발은 3점이 부여되며 이 합산 점수가 가중 비율을 결정한다. 그러나 현대리바트처럼 5년간 62회를 위반해도 반복 제재가 이어지는 사례가 나오는 등 대기업에 대한 실질적인 억제 효과가 충분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권향엽 의원은 “대기업의 공정거래법 위반이 일회성 실수가 아닌 반복적 관행으로 굳어지고 있다는 점이 확인됐다"며 “공정위는 상습 위반 기업의 반복 위반 유형을 체계적으로 분석하고, 제재 이후 재발 방지 조치 이행 여부를 철저히 점검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징금을 비용처럼 처리하고 위반을 반복하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어내야 한다"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매출 1위는 삼성인데, 1인당 순익 1위는 왜 SK일까

국내 대기업 중 매출·순이익·고용 규모는 삼성그룹이 압도적 1위를 지켰지만, 정작 '직원 한 명이 벌어들이는 돈'을 뜻하는 1인당 수익성 지표에서는 SK그룹이 1위에 올랐다. SK하이닉스의 폭발적인 실적 증가가 상대적으로 적은 인력 규모와 맞물리며 나타난 결과로 풀이된다. 기업분석 전문 한국CXO연구소는 1일 자산 5조원 이상 102개 대기업 집단을 대상으로 한 '작년 그룹 총수 경영 성적 분석' 결과를 발표했다. 분석 결과 삼성그룹은 지난해 매출·순이익·고용에서 모두 1위를 차지했다. 삼성의 국내 계열사 매출은 432조233억원으로 102개 그룹 전체 매출(2404조원)의 18%를 차지했으며, 순이익은 49조217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고용 인원도 28만3830명으로 1위를 기록해 전체 고용의 14.8%를 차지했다. 반면 1인당 수익성 지표에서는 SK그룹이 앞섰다. SK그룹의 고용 인원은 10만4602명으로 삼성의 3분의 1 수준이지만, 1인당 영업이익은 4억7980만원, 1인당 순이익은 4억2930만원으로 모두 조사 대상 그룹 중 가장 높았다. 이 같은 '적은 인원, 큰 이익' 구조를 만든 주역은 AI 반도체 호황을 탄 SK하이닉스다. SK하이닉스 영업이익은 2024년 21조3314억원에서 지난해 44조74억원으로 106.3% 급증하며, 102개 그룹 3500여 계열사 가운데 별도 기준 영업이익 1위에 올랐다. SK그룹 전체 순이익(44조9105억원)도 1위 삼성(49조217억원)을 바짝 추격한 배경이다. 정의선 회장이 이끄는 현대차그룹은 그룹 전체 매출(296조7100억원)과 고용(20만1540명)에서 삼성에 이어 2위에 올랐고, 영업이익(15조7751억원)과 순이익(15조3038억원)은 각각 3위를 기록했다. 구광모 회장이 이끄는 LG그룹은 고용 부문에서 3위(14만4089명)에 이름을 올렸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내년부터 성과급 정부가 정한다?”…삼성·하이닉스 뒤흔든 이 소문, 알고보니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반도체 초과이익 공유제 도입을 위해 기존 성과급 협약을 백지화하라는 공문을 보냈다는 온라인상 주장에 대해 고용노동부와 산업통상부가 1일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며 공식 부인했다. 노동부는 이날 “현재 온라인상에 유포되고 있는 '반도체 초과이익 공유제' 및 '성과급 협약 백지화' 관련 글은 전혀 근거 없는 허위 사실"이라고 밝혔다. 이어 “향후 이같은 잘못된 글을 악의적으로 유포하는 경우에 대해서는 수사기관 신고 등을 통해 강력히 대처할 계획"이라고 경고했다. 산업부도 “온라인상 유포되고 있는 초과이익 공유제 관련 정부 주도 싱크탱크 구성 등을 위해 정부가 삼성전자, 하이닉스에 공문을 발송했다는 글은 전혀 사실과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앞서 직장인 익명 커뮤니티 등에서는 정부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에 공문을 보내 기존 성과급 협정을 전면 재검토하도록 했으며, 내년부터 정부 주도의 초과이익 공유 정책에 맞춰 보상·배분 방식을 새로 설계·운영하게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글이 확산했다. 다만, 노동부는 이달 중 반도체 이익 배분 문제를 주제로 토론회를 개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인 의제와 개최 시기는 조율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박규빈의 경영 Scope] 한진정보통신-아시아나IDT 합병, 실적 개선 돌파구 될까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간 합병에 따라 메가 캐리어 출범이 예고된 가운데 양사의 두뇌이자 핵심 IT 인프라를 전담하는 한진정보통신과 아시아나IDT의 합병 시너지에 자본시장과 IT 업계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두 회사는 현재 각기 다른 사업적 딜레마에 직면해있지만 서로의 취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퍼즐 조각' 형태를 띠고 있어 합병 후 강력한 시장 지배력을 발휘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 시스템(DART)에 따르면 대한항공의 자회사 한진정보통신은 작년 매출 2402억6989만 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5.4% 급증한 것으로 확인된다. 이러한 거침없는 성장세는 올해 1분기에도 고스란히 이어졌다. 올해 1분기 대한항공 보고서에는 한진정보통신이 674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것으로 나타나있다. 세부적으로는 △시스템 개발(SI) 226억 원(33.5%) △시스템 관리(SM) 283억 원(42.0%) △전산상품 판매 165억 원(24.5%) 등으로 사업 포트폴리오의 외연을 공격적으로 넓혀가고 있다. 가장 고무적인 부분은 이러한 성장이 내부 계열사 물량에 기대지 않은 순수 대외 영업력의 산물이라는 점이다. 작년 감사 보고서 중 특수 관계자 거래 내역을 분석해 보면 전체 매출 2403억 원 중 대한항공(388억 원)과 ㈜한진(296억 원) 등 특수관계자로부터 발생한 매출은 979억 원으로 40.7%에 불과하다. 2024년 특수관계자 매출 비중이 63.9%(1057억 원)였던 점을 감안하면 모기업 물량이 축소되는 와중에도 대외 시장에서 폭발적인 수주를 따내며 총 매출 성장을 견인한 셈이다. 이러한 돌풍은 감사 보고서 주석에 기재된 수주 상황과 주요 계약을 통해 알 수 있다. 홈플러스 IT 통합 유지·보수 아웃소싱(수주 잔고 268억 원), 방위사업청 항공 관제 레이더 사업(229억 원), 한국방송공사 멀티 플랫폼 시스템 구축(199억 원), 한국공항공사 전방향 표지 시설(110억 원), 서울주택도시공사 고덕·강일 공공 주택 지구 정보통신공사(36억 원), 수원대·수원과학대 정보 시스템 통합 유지·보수(10억 원) 등 공공·유통·방송·방산을 가리지 않고 거대 프로젝트 일감을 대거 휩쓸었다. 영업 활동의 호조 덕분에 현금 흐름 또한 넉넉해졌다. 2024년 말 157억7750만 원이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작년 말 기준 750억7702만 원으로 약 5배 늘었다. 여기에 단기 금융 상품 53억 원을 더하면 즉시 동원 가능한 유동성 실탄만 803억7702만 원에 달해 기초 체력이 견고해졌음을 입증했다. 자산 총계 1434억 원, 부채 총계 624억 원으로 부채 비율 역시 76.9% 수준으로 매우 안정적이다. 그러나 화려한 외형 이면의 손익 내실을 해부해 보면 한진정보통신은 수익성 악화의 딜레마에 빠져 있다. 작년 매출 규모에 비해 영업이익은 50억6390만 원에 그치며 영업이익률은 2.1%라는 바닥권에 머물렀다. 심지어 당기순이익은 2024년 48억8004만 원에서 2025년 47억2159만 원으로 오히려 뒷걸음질 쳣다. 근본적인 원인은 과도한 '원가 압박'과 자체 소화 능력의 부재에 있다. 감사보고서 주석 '28. 비용의 성격별 분류'를 보면 2025년 한 해 동안 외부 하청에 지급한 '외주용역비'가 633억8036만 원에 달한다. 반면 내부 임직원에 대한 인건비 지출액은 370억7916만 원에 그친다. 대규모 대외 SI 프로젝트를 공격적으로 수주해 오고 있지만 이를 자체 기술력과 인력만으로 감당하지 못해 막대한 자금을 외부 하청업체에 지불하면서 정작 본사로 들어와야 할 마진이 통째로 유출되는 '외화내빈(外華內貧)' 구조가 고착화된 것이다. 또한 재고 자산의 매입(원재료·상품) 역시 2024년 147억6562만 원이었으나 1년 새 326억6496만 원으로 급증했다. 이는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674억 원 중 고부가가치 기술 용역이 아닌 하드웨어·장비 유통 격인 '전산 상품 판매' 비중이 165억 원(24.5%)이나 차지한 것과 궤를 같이한다. 마진율이 현저히 낮은 하드웨어 납품 위주의 사업 구조가 통신비(277억 원) 등의 고정비 증가와 맞물려 전사 이익률을 갉아먹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시장에서는 굵직한 사업을 끊임없이 수주하며 덩치를 키우고 있지만 정작 손에 남는 이익은 턱없이 부족한 실정에 우려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상장사인 아시아나IDT의 재무제표를 열어보면 한진정보통신과 대척점에 있는 양상을 띤다. 결점 없는 수준의 완벽한 초우량 재무 구조와 고마진 수익 모델을 갖추고 있으나 모기업의 경영 위축과 맞물려 성장 엔진이 식어가고 있다. '아시아나IDT 2026년 1분기 보고서'의 요약재무정보를 뜯어보면, 2026년 3월 말 기준 자산총계 2126억2849만 원, 자본 총계 1714억3782만 원에 부채총계는 411억9066만 원에 불과해 부채비율이 24.0%라는 사실상 무차입에 가까운 철벽 재무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 유동성 측면에서는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알짜 금고'다. 재무상태표상 단기 금융 상품 940억 원과 현금 및 현금성 자산 192억6875만 원을 합쳐 당장 현금화할 수 있는 유동성만 1132억6875만 원에 달한다. 장기 금융 상품 240억 원까지 고려하면 자산의 절반 이상이 순수 현금성 자산으로 채워져 있다. 1분기에만 이자 수익 등 11억3223만 원의 금융 수익을 올리며 영업외 이익 방어력도 탁월함을 증명했다. 수익 구조의 질적 측면도 매우 우수하다. 올해 1분기 전체 매출 458억1535만 원 중 고도의 안정성과 고마진을 담보하는 운영·유지·보수(SM) 부문 매출이 385억1087만 원으로 전체의 84.1%라는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한다. 반면 이익 변동성이 크고 위험도가 높은 컨설팅·SI 사업은 61억8566만 원(13.5%), 수익성이 턱없이 낮은 전산 상품 판매는 11억1881만 원(2.4%)에 불과하다. 이처럼 우수한 마진율을 지닌 SM 중심의 사업 포트폴리오 덕분에 1분기 영업이익률은 4.4%(영업이익 20억 2,749만 원)를 기록해 외형 규모가 훨씬 큰 한진정보통신의 이익률(2.1%)을 가볍게 두 배 이상 뛰어넘었다. 하지만 성장성의 실종과 위험 수위를 넘은 내부 시장 의존도가 문제점이다. 포괄 손익 계산서에 따르면 2026년 1분기 매출액은 458억1535만 원, 영업이익은 20억2749만 원으로 전년 동기(매출 571억7407만 원, 영업이익 30억4509만 원) 대비 매출은 19.9%, 영업이익은 33.4%나 급락하며 심각한 역성장의 늪에 빠졌다. 이러한 실적 하락의 근본 원인은 주석 '22. 특수 관계자' 내역에서 적나라하게 드러난다. 1분기 총매출 458억 원 중 아시아나항공(217억6498만 원), 에어부산(43억2901만 원), 한진세이버(20억8754만 원), 에어서울(14억8109만 원) 등 금호아시아나그룹·편입 계열사에서 발생한 매출이 전체의 66.4%인 304억3601만 원을 차지한다. 모기업인 아시아나항공이 화물기 사업을 매각하고 기재 운영 효율화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과 투자 축소를 단행함에 따라 IT 투자가 쪼그라들며 아시아나IDT의 일감과 실적도 연쇄적으로 고꾸라진 것이다. 실제로 1분기 말 기준 수주 잔고를 봐도 운영·유지·보수가 1205억 원에 달하는 반면, 대외 경쟁력의 지표인 컨설팅·SI 잔고는 165억 원에 그쳐 새로운 시장 개척 동력이 고갈됐음을 보여준다. 이처럼 한진정보통신과 아시아나IDT의 재무제표와 사업 펀더멘털을 분석해 보면 두 회사의 합병은 자본시장 내 여타 M&A 사례에서도 보기 드물 정도로 상호 간의 치명적인 단점을 장점으로 교차 방어할 시너지가 예고돼있음을 짐작할 수 있다. 아시아나IDT가 직면한 가장 큰 아킬레스건인 '매출 역성장'과 '66%가 넘는 과도한 내부 의존도'는 한진정보통신이 다져놓은 막강한 대외 공공·국방·유통 수주 파이프 라인을 통해 단숨에 성장의 돌파구를 찾을 수 있다. 역으로 한진정보통신이 직면한 '연간 633억 원에 달하는 외주용역비 유출'과 '2%대의 뼈아픈 이익률'은 아시아나IDT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고마진 IT 운영 노하우를 접목함으로써 극적인 체질 개선이 가능하다. 모기업 일감 감소로 잉여 인력 운용을 고민하는 아시아나IDT의 최고급 IT 인력들을 한진정보통신이 외부에서 수주한 대형 프로젝트에 직접 투입한다면 수백억 원의 외부 하청 비용을 내부 매출로 내재화 통합 법인의 영업이익률을 수직으로 끌어올릴 수 있게 된다. 자본 배치와 신기술 역량 통합 측면에서도 시너지는 폭발적이다. 아시아나IDT가 금고에 쌓아둔 1132억 원의 유동성과 한진정보통신이 보유한 803억 원을 합치면 약 1935억 원에 달하는 거대한 현금 자산이 형성된다. 현재 한진정보통신은 전산 상품 유통 비중이 높아 수익성이 떨어지는 반면 아시아나IDT는 'AI 빅 데이터 연구소'를 통해 'ModelOps.AI'(GS인증 1등급)를 상용화하고 지상 조업 안전 AI 분석 서비스 등 자체 솔루션을 개발하는 연구·개발(R&D)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 통합 법인의 막대한 유동성을 고부가가치 AI·클라우드·빅 데이터 원천 기술 및 솔루션 고도화에 집중 투자한다면 마진이 박한 시스템 도급 중심에서 탈피해 고수익 디지털 혁신(DX) 전문 기업으로 도약할 수 있다. 재무·사업적 결합이 구상대로 진행된다면 연 매출은 4000억 원대 중반을 넘기고 가용 현금은 2000억 원에 육박하는 '메가 항공·물류 IT 서비스 공룡'이 탄생하게 돼 관련 시장에서의 성공적인 합병 사례로 기록될 전망이다. 모기업인 거대 통합 항공망의 IT 시스템 구축(PMI)이라는 초대형 내부 시장 수요가 열리는 데다 이를 수행하며 고도화된 기술력을 바탕으로 대외 시장 점유율을 대폭 확장하는 선순환 구조가 완성될 것이어서다. 다만 이 화려한 시너지가 온전히 발현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넘어야 할 선결 과제들이 산적해 있다. 아시아나IDT 측에 잔존해 있는 과거 금호아시아나그룹 시절의 소송 우발 채무 리스크다. 공시된 '우발 부채 등에 관한 사항'을 보면 금호석유화학 등이 제기한 '금호리조트·금호홀딩스 주식 매매 계약 손해 배상 소송'(아시아나IDT 소송 가액 약 8억7000만 )의 경우 올해 1월 29일 대법원에서 심리 불속행 기각으로 최종 패소가 확정됐다. 또한 금호아시아나그룹 계열사 저리 대여로 인한 부당 지원 손해배상 소송7489만 원), ㈜대교씨엔에스 전산 시스템 구축 용역 대금 청구 소송(20억 원), 종로세무서 장애인 고용 부담금 행정 소송(872만 원) 등 다수의 얽히고 설킨 법적 분쟁이 현재 1심에 계류 중이다. 개별 소송 가액 자체는 회사의 탄탄한 현금력으로 충분히 감당할 수 있지만 과거 지배 구조의 낡은 유산이 지속적인 행정적 피로도와 잠재적 불확실성을 가중시킨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향후 통합 후 관리(PMI) 과정에서 이 옛 금호그룹 시절의 법률적 뇌관이 신설 통합 법인이나 모회사인 대한항공의 재무 건전성으로 전이되지 않도록 사전에 철저한 회계적 '방어벽'을 구축하고 패소 확정 건에 대한 투명한 충당부채 설정을 마무리하는 치밀한 리스크 헷지가 선행돼야 할 것으로 보인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혁신 재무장’ 삼성·LG 로봇청소기, 中 독주 저지할까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약 2년 만에 나란히 로봇청소기 신제품을 선보이며 제품 라인업을 완성했다.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제품군을 갖추고 인공지능(AI)과 보안, 위생 기능을 대폭 강화하면서 중국 업체들이 장악한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 본격적인 반격에 나선 것이다. 로봇청소기가 단순 청소 가전을 넘어 AI 기반 스마트홈의 핵심 기기로 진화하는 가운데 국내 업체들이 중국 브랜드의 독주를 흔들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LG전자는 오는 7월 2일 신형 로봇청소기 'LG 홈봇 AI 오브제컬렉션 로니'(이하 로니)를 선보인다. 주방 싱크대 하단 걸레받이 공간에 설치하는 자동 급배수형 '히든스테이션'과 집안에서 독립적으로 배치 가능한 물통형 '오브제스테이션' 두 가지 라인업으로 출시되는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도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올해 3월 프리미엄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 신제품을 선보인 데 이어 이달에는 프리미엄 성능은 유지하면서 가격 부담은 낮춘 보급형 모델까지 출시하며 제품 라인업을 확대했다. 프리미엄 제품 중심이었던 전략에서 한발 더 나아가 다양한 가격대의 소비자를 공략하겠다는 전략이다. 삼성전자와 LG전자 모두 약 2년 만의 신제품 출시다. 삼성전자와 LG전자의 신제품은 공통적으로 장애물 인식 등 AI 기능과 스팀·살균을 활용한 청소·위생 성능, 보안성을 대폭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로니는 LG전자가 자체 개발한 'AI 사물인식' 기술과 본체에 탑재된 8개의 센서로 공간 구조를 분석하고 전선·화분·반려동물의 배설물 등 120여종의 물체를 구분해낸다. 비스포크 AI 스팀은 제품 전면에 탑재된 적·녹·청(RGB) 카메라 센서 등을 통해 유색 액체는 물론 물처럼 투명한 액체까지 회피하거나 집중 청소할 수 있도록 업그레이드됐다. 보안에도 힘을 줬다. LG전자와 삼성전자는 각각 독자 보안 시스템인 'LG 쉴드'와 '녹스 매트릭스'를 탑재해 차별화를 꾀했다. 수집된 데이터를 암호화하고 암호 키를 분리 저장하는 한편 연결된 기기들이 서로의 보안 상태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해 보안 위협을 최소화한다는 전략이다. 청소 이후 관리 편의성도 높였다. 양사 신제품 모두 청소 후 스테이션에서 100℃ 스팀으로 물걸레를 세척·관리해 위생성을 높였다. 이처럼 양사가 동시에 제품군을 확대하는 것을 넘어 AI와 보안 경쟁력을 전면에 내세우는 것은 급성장하는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중국 업체들의 독주를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는 분석이다.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은 사실상 중국 브랜드가 주도하고 있다. 글로벌 1위 로보락은 국내 시장에서 50%가 넘는 점유율로 선두를 유지하고 있다. 여기에 에코백스, 드리미, 샤오미, 나르왈 등도 공격적인 신제품 출시와 가격 경쟁력을 앞세워 영향력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이들 중국 브랜드가 국내 시장의 60%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한다. 중국 업체들이 가격 경쟁력과 빠른 제품 출시를 앞세워 시장을 키웠다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AI 기반 청소 성능과 보안, 스마트홈 연동성을 차별화 포인트로 내세우고 있다. 특히 국내 업체들은 스마트홈 플랫폼과 연동되는 보안 기능을 강화하며 개인정보 보호에 공을 들이는 분위기다. 최근 로봇청소기가 집 안 구조와 생활 패턴 등을 지속적으로 수집하는 스마트 가전으로 진화하면서 개인정보 보호에 대한 소비자 관심도 함께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일부 중국산 스마트기기의 데이터 관리와 보안 문제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제기되는 만큼 국내 업체들이 이를 차별화 요소로 적극 활용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시장 반응도 나쁘지 않다. 삼성전자 '비스포크 AI 스팀' 신제품은 판매 호조를 이어가며 지난달 월 판매량이 처음으로 2만대를 넘어섰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약 60% 증가한 수준이다. 프리미엄 제품임에도 AI 기능과 청소 성능, 보안성 등에 대한 소비자들의 긍정적인 평가가 판매 증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시장 자체의 성장세도 국내 업체에는 기회 요인이다. 맞벌이 가구 증가와 가사 노동 부담을 줄이려는 수요가 확대되면서 로봇청소기는 필수 생활가전으로 자리 잡고 있다. 여기에 AI 기술 고도화로 청소 성능까지 빠르게 개선되면서 교체 및 신규 수요도 꾸준히 늘어나는 추세다. 다만 중국 업체들의 아성을 단기간에 흔들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적지 않다. 중국 브랜드 역시 AI 기능을 고도화하고 프리미엄 제품군을 확대하는 동시에 가격 경쟁력까지 유지하고 있어서다. 결국 국내 업체들의 경쟁력은 가격이 아닌 AI 성능과 보안, 스마트홈 생태계, 전국적인 서비스망을 얼마나 소비자 경험으로 연결하느냐에 달렸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프리미엄부터 보급형까지 라인업을 갖추면서 중국 업체들과의 본격적인 경쟁 구도가 형성됐다"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AI 성능뿐 아니라 개인정보 보호와 보안, 스마트홈 생태계 연동, 전국적인 사후관리서비스(AS) 인프라 등 국내 업체만의 강점을 얼마나 소비자에게 설득력 있게 전달하느냐가 중국 브랜드의 독주를 흔들 핵심 승부처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LG전자, 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 신설…피지컬 AI ‘속도전’

LG전자가 최고경영자(CEO) 직속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하며 피지컬 인공지능(AI) 기반 미래사업 육성에 속도를 낸다. 사업기회 발굴부터 공급망과 제조 등 오퍼레이션 영역까지 로보틱스 사업화에 필요한 핵심 역량을 한데 모아 미래 성장동력을 본격적으로 키운다는 전략이다. LG전자는 30일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신설하는 조직개편(2026년 7월 1일자)을 발표했다. 신설 조직은 생산기술원 산하 제조역량강화담당, 생산시스템솔루션담당, 스마트팩토리솔루션센터장 등을 역임한 송시용 센터장이 맡는다. 이번 조직개편은 연말 정기 조직개편을 약 4개월 앞두고 단행된 원포인트 개편이다. LG전자가 피지컬 AI 기반 미래사업으로 육성 중인 로보틱스 사업의 전략적 중요성을 반영하고, 사업 경쟁력을 조기에 확보하기 위한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LG전자는 신설 로보틱스사업센터를 사업개발, 영업, 오퍼레이션 등 핵심 기능을 모두 갖춘 완결형 사업조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로보틱스사업센터 산하에는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 전담 조직도 신설한다. 미래 로봇 경쟁력의 핵심으로 꼽히는 데이터팩토리 역량을 조기에 확보하고, 데이터팩토리 운영 과정에서 축적한 고품질 데이터를 활용해 로봇파운데이션모델(RFM)을 고도화하는 등 실질적인 사업 시너지를 창출한다는 방침이다. LG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로보틱스 사업의 거버넌스를 강화하고, 효율적인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해 민첩한 사업전략 수립과 실행은 물론 핵심기술 내재화, 원가 경쟁력 확보 등 사업 전반의 실행력을 높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또 로보틱스 사업이 완결형 조직으로 운영되면서 향후 LG CNS, LG AI연구원 등 그룹 계열사와의 협업을 강화하는 '원 LG(One LG)' 체계를 구축하고, 글로벌 빅테크 기업과의 파트너십 확대도 한층 수월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LG전자는 자회사 로보스타와 베어로보틱스를 중심으로 구축해 온 산업용·상업용 로봇에 로보틱스사업센터가 담당하는 가정용 로봇을 더해 3각 축의 로봇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한다. 이를 통해 다양한 산업과 서비스, 생활공간을 아우르는 로봇 사업 경쟁력을 확보하고 미래 시장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응한다는 전략이다. 특히 올해를 로보틱스 사업 기반을 다지는 원년으로 삼고 사업 확대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 로봇 완제품뿐 아니라 액추에이터 등 핵심부품 사업과 데이터 생성·학습을 위한 데이터팩토리까지 확보해 종합 로보틱스 솔루션 기업으로 도약한다는 목표다. LG전자는 현재 서울 서초구 양재R&D캠퍼스에 연내 가동을 목표로 대규모 로봇 학습용 데이터팩토리를 구축하고 있다. 또한 로봇 핵심부품인 액추에이터는 60년 이상 축적한 모터 기술을 기반으로 국내 자체 생산을 추진하는 한편, 외부 고객을 대상으로 한 사업화도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롯데 ‘AI 전환’ 속도전…신동빈 회장 “AX는 기업 생존과 직결”

롯데그룹이 신동빈 회장의 주도 아래 전사적 인공지능 전환(AX)에 나선다. 인공지능(AI)을 미래 경쟁력 확보를 위한 핵심전략으로 삼고, 단순한 차세대 기술 도입 차원을 넘어 그룹 전체의 일하는 방식과 의사결정, 고객 경험, 사업 운영을 AI 중심으로 혁신하는 데 목표를 두고 있다. 롯데는 최근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총 50여 명을 대상으로 'CEO AI교육'을 진행했다. AI 기술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 수준을 넘어 실제 경영 현장에서 활용 가능한 AI 전략과 실행 방안을 공유하는 실무 중심 교육이다. 신 회장도 이틀간 교육 전 과정에 참석해 AI 기술 동향을 직접 배우고, 그룹 차원의 AX 추진 방향을 논의했다. AI교육 현장에서 신 회장은 “AX는 기업의 성장이 아닌 생존이 걸린 중요한 과제"라며 “그룹이 AX에 드라이브를 걸기 위해서는 CEO가 최전선에 나서 먼저 움직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무엇보다 임직원보다 CEO를 대상으로 AI 교육을 먼저 실시했다는 점에서 롯데그룹의 AI 전환 의지를 읽을 수 있다. 이는 AI시대 경쟁력이 기술 자체보다 경영진의 이해와 실행력에 따라 결정된다는 판단이 작용한 결과이다. CEO가 먼저 변화하고, 이를 조직 전체로 확산시키는 톱다운 방식으로 그룹 AX를 강하게 실행하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 CEO부터 AI 에이전트 개발 착수…계열사 고객서비스·산업 현장 AI전환 '박차' 롯데는 CEO 교육에 이어 올해 연말까지 그룹 전 임직원을 대상으로 'AI 에이전트 실무 교육'을 가질 계획이다. 교육을 통해 임직원 누구나 자신의 업무에 필요한 AI 에이전트를 직접 개발하고 활용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즉, 보고서 작성과 데이터 분석, 정보 조사, 회의록 정리 등 반복업무는 AI에 맡기고, 임직원들은 보다 창의적이고 전략적인 업무에 집중하는 새로운 업무 환경을 구축하겠다는 설명이다. 이를 위해 롯데는 외부 생성형 AI 서비스도 전사적으로 도입한다. AI를 일부 조직이나 특정 직무의 도구가 아닌 전 임직원이 활용하는 업무 인프라로 정착시킬 계획이다. 롯데 그룹의 AX는 전체 계열사의 고객접점 현장부터 산업 현장까지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롯데백화점은 글로벌 쇼핑 명소로 자리잡은 만큼 국내 최초로 AI 기반 실시간 번역 서비스를 도입해 외국인 고객과 직원 간 원활한 의사소통을 지원하고 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베트남어, 스페인어, 독일어, 태국어 등 총 13개 언어의 실시간 통역 안내를 제공한다. 롯데마트는 AI 기반 품질관리 시스템을 통해 신선식품 선별 정확도를 높여 소비들의 똑똑한 쇼핑을 돕고 있다. 적외선을 통해 당도를 측정하고 기준치 이상의 상품만 매장 입고를 허용하는 비파괴 당도선별기에 딥러닝 기반 분석 기능을 결합해 선별 정확도를 높였다. 롯데웰푸드와 롯데칠성음료의 경우, 자사몰과 챗GPT를 연결했다. “인기 과자 추천해줘", “6개월 아이가 마실 수 있는 음료를 알려줘" 등 질문만 던져도 맞춤형 제품을 추천하고, 이벤트 정보와 구매 링크까지 제공한다. AI가 취향과 상황을 반영해 새로운 식품 쇼핑 경험도 제안한다. 롯데온은 고객의 취향과 상황을 이해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는 '패션AI' 기능을 자사 앱에 탑재했다. “휴양지 원피스", “출근용 블라우스" 등 자유롭게 입력하면 맞춤형 상품을 추천하고, 소재별 세탁법과 관리 요령까지 안내해 이용자의 편의성을 높여준다. 챗GPT를 활용한 엘포인트(L.Point) 멤버십 이용도 한층 편리해졌다. 롯데멤버스는 챗GPT에 엘포인트 서비스를 연동해 별도 앱 설치 없이 혜택과 사용처, 이벤트 정보를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이밖에 롯데건설은 AI기반 다국어 번역 솔루션을 통해 외국인 근로자와의 안전 커뮤니케이션을 강화하는 동시에 건설 전문용어와 작업 환경을 반영한 AI 번역 모델을 구축해 영어, 중국어, 베트남어, 태국어를 비롯해 20개국어를 지원한다. ◇ 생성형 AI와 연계 휴머노이드 로봇 로이 개발 '피지컬 AI'도 병행 롯데는 생성형 AI의 추론 및 판단 능력에 로봇 기술을 결합한 피지컬 AI를 AX 전환의 한 축으로 적극 추진하고 있다. 롯데이노베이트는 자체 AI 플랫폼 '아이멤버(Aimember)'를 기반으로 휴머노이드 로봇 '로이(ROI)'를 선보였다. 로이는 고객 응대와 상품 안내, 정보 제공 등 다양한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개발됐으며, 생성형 AI와 로봇 기술을 결합한 롯데의 피지컬 AI 대표사례다. 이미 다양한 현장에서 활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는 로이는 올해 편의점 세븐일레븐의 미래형 매장 'AX LAB 3.0'에 투입돼 고객 응대와 매장 안내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지난 4월에는 '2026 롯데월드타워 스카이런' 행사에도 참가해 스카이런 코스 일부 구간의 계단을 직접 오르며 균형 제어와 환경 인지 기술을 검증했다. 또한, 롯데이노베이트는 아이멤버와 휴머노이드 기술을 결합한 'RaaS(Robot as a Service) 상용화'를 목표로 유통·물류·서비스를 중심으로 실제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 범용 휴머노이드를 개발하고 있으며, 향후 그룹 내 다양한 사업 현장으로 적용 범위를 넓혀 나갈 계획이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계절적 비수기 K-디스플레이, 하반기 ‘갤럭시·아이폰 특수’ 기다린다

삼성디스플레이와 LG디스플레이 등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이 계절적 비수기와 일회성 비용 등의 영향으로 올해 2분기 다소 부진한 성적표를 받아들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업계에서는 이번 부진을 일시적인 숨고르기로 보고 있다. 하반기 삼성전자와 애플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 출시가 본격화되면서 모바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패널 출하가 늘어나 양사 모두 실적 반등에 성공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29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올해 2분기 82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해 3분기 이후 3개 분기 연속 이어온 흑자 행진이 멈추는 셈이다. 다만, LG디스플레이의 적자는 본업 경쟁력 약화보다는 희망퇴직에 따른 일회성 비용 영향이 컸다는 분석이다. 앞서 지난 4월 노동조합과 합의를 통해 기능직과 사무직을 대상으로 최대 3년 치 급여 수준의 퇴직 위로금을 지급하는 등 역대 최대 규모의 희망퇴직을 실시했다. 비상장사인 삼성디스플레이도 2분기에는 다소 숨을 고를 것으로 예상된다. 스마트폰 OLED 출하 감소와 고객사 재고 조정 등 계절적 비수기 영향으로 업계와 주요 증권사들은 삼성디스플레이의 2분기 매출을 약 7조원, 영업이익은 4000억원대 중후반으로 전망하고 있다.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소폭 증가하지만 영업이익은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업계는 LG·삼성 두 디스플레이 대기업의 영업이익 부진을 통상적인 계절적 흐름으로 파악하고 경쟁력 약화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하는 분위기다. 시장 분위기는 하반기 들어 크게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하반기 실적 반등의 핵심 변수는 프리미엄 스마트폰 성수기다. 삼성전자와 애플이 전략 신제품을 잇달아 출시하면서 모바일 OLED 패널 출하도 본격적인 성수기에 진입할 것으로 전망된다. 우선 삼성전자는 다음 달 갤럭시 Z 폴드8과 갤럭시 Z 플립8 등 차세대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인다. 이어 9월에는 애플이 아이폰18 시리즈를 공개할 예정이며, 업계에서는 애플이 첫 폴더블 아이폰도 함께 선보일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프리미엄 스마트폰 출시가 이어지면서 고부가 OLED 패널 수요도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수혜 요인은 업체별로 다소 다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폴더블 OLED 시장에서 독보적인 기술력을 바탕으로 삼성전자의 폴더블 신제품은 물론 애플향 OLED 공급 확대의 직접적인 수혜가 기대된다. 특히 폴더블 제품 비중이 확대될수록 고부가가치 패널 판매가 늘어나 수익성 개선 효과도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LG디스플레이 역시 하반기 아이폰용 OLED 패널 공급 확대가 실적 개선의 핵심 동력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아이폰18 시리즈와 함께 공개될 것으로 알려진 애플워치12용 패널 공급도 기대된다. 2분기 실적에 반영된 일회성 비용 부담이 해소되고 모바일 OLED 출하 증가가 더해질 경우 흑자 전환을 넘어 실적 개선 폭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정원석 iM증권 연구원은 “하반기에는 계절적 성수기 진입과 함께 실적 개선세가 뚜렷해질 전망이다. 최근 메모리 반도체 가격 급등에 따른 스마트폰 가격 인상 가능성으로 수요 둔화 우려가 제기되고 있으나, 주력 고객사인 애플은 중국 스마트폰 업체들의 생산 차질 국면을 활용해 시장 점유율 확대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에 따라 하반기 아이폰18 신제품향 OLED 패널 출하량도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한 발 더 나아가 이번 하반기 실적 개선이 단순한 계절적 반등의 성격이 아니라는 점에 업계는 주목한다. 생성형 AI 스마트폰 확산으로 프리미엄 OLED 채택률이 높아지고 폴더블 제품 비중도 확대되면서 패널 평균판매단가(ASP) 개선까지 기대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생성형 AI 지원 스마트폰은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의 45%를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36%보다 확대된 수치다. 생성형 AI 기능이 프리미엄 스마트폰의 핵심 경쟁력으로 자리 잡으면서 OLED 채택 확대도 더욱 빨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들의 실적 회복세 역시 하반기를 기점으로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 업계의 관측이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삼성·SK ‘통큰 미래 투자’…“대체불가 대한민국 견인”

삼성과 SK가 정부와 손잡고 서남권을 중심으로 미래 대한민국 경제를 위한 '통 큰 투자'를 결정했다. 정부의 '3대 메가 프로젝트' 실현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한 데 따른 결단으로 풀이된다. 기술·시장 선점을 위해 더 빠르고 과감하게 움직여야 한다는 기업의 판단과 이를 전폭적으로 지원해 국가 경제를 발전시켜야 한다는 정부의 생각이 일치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9일 재계에 따르면 삼성·SK는 이날 오후 청와대에서 열린 '대한민국 대도약 3대 메가프로젝트 국민보고회'에서 대한민국 전체를 반도체 클러스터로 만들겠다는 정부 계획에 동참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핵심은 전남광주통합특별시에 수도권에 이은 제2의 반도체 생산기지를 조성한다는 것이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총 800조원을 투자해 2개씩 반도체 메모리 팹 4기를 구축하게 된다. ◇ 삼성·SK 결단에 새로운 반도체 생산 벨트 구축 공식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은 “기흥·화성·평택에 이어 용인 국가산단의 투자 일정이 많이 빨라졌고 새로운 단지를 준비해야 할 시점도 앞당겨졌다"며 “(반도체 추가 투자 관련) 여러 지역 중 전력, 용수, 인력 확보, 각종 인프라 등 많은 지원이 기대되는 광주를 후보지로 계획하고 있다"고 공식화했다. 충청권에서도 최첨단 패키징 역량을 강화하겠다고 선언했다. 이 회장은 “인공지능(AI) 모델의 학습과 추론에 없어서는 안 될 고대역폭메모리(HBM)는 반도체칩을 적층하는 최첨단 기술이 필요하고 메인 팹 수준의 공정을 요구한다"며 “HBM 팹은 기존의 반도체 후공정 팹과 함께 천안·온양 등 충청권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업과 정부, 지자체가 힘을 모으면 '대체 불가한 대한민국'을 만들 수 있다고 확신한다.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서 일조하게 돼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삼성은 이밖에 기존 사업장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이어갈 방침이다. 휴머노이드 로봇 등 피지컬 AI 쪽에서는 삼성 그룹 내부용 AI 데이터센터를 계속 키워가기로 했다. 동시에 로봇 관련 투자를 경상북도 구미에 집중할 방침이다. 삼성SDI는 차세대 전고체 배터리와 배터리에너지저장장치(BESS) 분야에서 경남 울산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경남 거제에서 조선 사업 고도화를 도모한다. 삼성전기는 최첨단 패키지 기판을 핵심으로 부산 공장 투자를 늘려 나갈 예정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인천 송도를 세계 최대 바이오 단지로 키운다는 구상이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은 “향후 10년간 SK는 평균 100조원 이상의 국내 투자를 계속 집행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구체적으로 AI 데이터센터 프로젝트에 약 1000조원, 반도체 공급 확장 프로젝트에 약 1100조원을 계획하고 있다고 그는 부연했다. 최 회장은 “AI 데이터센터를 빠르게 큰 규모로 만들어 상품이 아닌 지능을 수출하고 국내 '지능 시장'을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SK텔레콤은 총 15GW(기가와트) 규모 AI 데이터센터를 구축할 예정이다. 5GW 규모의 센터를 0.5∼1GW 단위로 쪼개 전국 각지에 구축하는 게 1단계다. 이후 10GW 크기 센터를 전력과 부지, 용수 사정 등을 고려해 순차적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SK하이닉스는 반도체 생산 라인에 대규모 투자를 통해 예정된 구축 시점을 대폭 앞당기기로 했다. 서남권에는 신규 생산 기반을 조성한다. AI 수요가 급증하면서 크게 늘어나는 메모리 반도체 수요에 대응하는 차원이다. 최 회장은 “SK하이닉스는 2045년 완공 예정인 용인 클러스터 계획을 12년 앞당기기로 했다"며 “D램 증산을 위해 용인에 약 600조원, 낸드 증산을 위해 청주에 100조원 정도의 투자를 앞당겨 실시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후에도 계속될 메모리 공급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새로운 생산 기반을 만들 필요성이 있다"며 “대규모 부지, 전력, 용수, 인력 등 제반 요건을 충족할 것으로 기대되는 서남권에 400조원을 투자해 새 클러스터를 조성하겠다"고 약속했다. ◇ 민관 '초대형 투자' 합동 기획…인재 유치·정주 여건 개선 등이 숙제 재계는 정부가 구상한 '메가프로젝트'에 민간 기업들이 초대형 투자를 통해 함께한다는 점에 의미를 부여하는 모습이다. 'AI 시대'가 열리며 반도체는 단순한 전자부품을 넘어 국가 안보와 직결되는 전략 자산으로 자리 잡았다. HBM, AI 서버용 D램, 첨단 패키징, 파운드리 생산능력 확보 경쟁은 갈수록 치열해지고 있다. 미국은 수천억 달러 규모의 반도체 지원 정책을 시행하고 있고 중국도 막대한 국가 자금을 투입하며 추격에 나섰다. 한국 역시 공급 능력을 획기적으로 확대하지 않으면 글로벌 시장 주도권을 유지하기 어렵다는 위기감이 이번 프로젝트의 추진 배경으로 꼽힌다. 정부도 용인·평택 중심 생산거점이 장기적으로 전력과 용수, 부지 확보 측면에서 한계에 접근하고 있다는 판단 아래 서남권을 새로운 반도체 생산축으로 육성하기로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기존 용인·평택 중심 설비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며 서남권 신규 투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피지컬 AI 역시 마찬가지다. 민관 '원팀' 프로젝트가 결실을 맺을 경우 AI 데이터센터에서 대규모 데이터를 처리하고, 반도체가 이를 연산하며, 피지컬 AI가 산업 현장에서 실제 서비스를 구현하는 선순환 구조가 만들어질 수 있다. 일각에서는 대기업 뿐 아니라 국내 소재·부품·장비 기업에도 대규모 투자 효과가 확산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조성된다. 반도체 공장 운영에 필요한 전문 인력 확보, 막대한 전력 수요 대응, 산업용수 공급, 지역 협력업체 육성 등은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숙제다. 업계에서는 정부 지원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세제·금융·규제 개선까지 포함한 장기적인 산업 정책으로 이어져야 투자 효과가 극대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SK가 투자할 지역 내에서도 획기적인 지원이 이어져야 할 전망이다. 호남권은 신안 해상풍력, 영광 한빛원전, 서해안 태양광 등 청정에너지 공급 잠재력이 높은 지역이다. 충청권은 수도권과 가깝다는 지리적인 이점이 있다. 대청댐과 충주댐이 있어 용수 공급에서도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영남권은 전통 제조업의 중심지로 주요 인프라를 이미 갖추고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다만 교육·의료 등 정주 여건 측면에서는 아직 수도권에 비해 미흡하다는 게 관계자들의 중론이다. 결국 인재 유치와 국토 균형발전을 위해서는 산업을 제외한 다른 분야에 대한 투자도 병행돼야 할 것으로 재계는 내다보고 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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