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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 6K 모니터 들고 나온 삼성…쾰른서 게이밍 생태계 총출동

삼성전자가 세계 최초 6K 게이밍 모니터를 앞세워 26일(현지시간) 독일 쾰른에서 개막하는 세계 최대 게임 전시회 '게임스컴 2026'에서 PC·콘솔·모바일을 아우르는 통합 게이밍 생태계를 선보인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1090㎡(약 330평) 규모 전시장에 게이밍 모니터부터 TV·모바일·SSD·헤드셋까지 다양한 제품군을 한데 모은다. 이 자리에서 2027년형 오디세이 게이밍 모니터와 포터블 SSD 신제품을 세계 최초로 공개한다고 삼성전자 관계자는 전했다. 삼성전자는 '#PlaySamsung' 슬로건 아래 △오디세이 존 △갤럭시 존 △게이밍 허브 존 △T1 존 등 4개 전시 공간을 꾸렸다. 오디세이 존의 중심은 세계 최초 6K 게이밍 모니터 '오디세이 G8'이다. 최대 240Hz 주사율의 4K OLED '오디세이 OLED G8', 무안경 3D 모니터 '오디세이 3D'도 함께 전시돼 모니터 라인업이 총출동했다. 방문객은 오디세이 모니터로 '콜 오브 듀티: 모던 워페어 4', '붉은사막' 등을 체험할 수 있고, 이들 게임에는 제작자 의도를 정확히 구현하는 HDR10+게이밍 기술이 적용됐다. 고성능 SSD '9100 PRO'와 토너먼트급 사운드의 'JBL 퀀텀 950' 헤드셋도 함께 전시돼 기기 간 시너지를 보여준다. 갤럭시 존에서는 모바일 게이밍 생태계를 만날 수 있다. 스냅드래곤 8 엘리트 5세대를 탑재한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갤럭시 S26 울트라', 저지연 게이밍 모드를 지원하는 '갤럭시 버즈4 프로', 차세대 인터페이스를 적용한 초고속 포터블 SSD 신제품이 전시된다. 특히 AI 기반 '뉴럴 프레임 퓨전'이 '갤럭시 Z 폴드8 울트라'와 '갤럭시 Z 폴드8'에 새롭게 탑재돼 픽셀과 프레임을 실시간 생성하고 전력 효율을 극대화, 장시간 고사양 게임에서도 안정적인 성능을 지원한다. 방문객은 '원신', '아스팔트 레전드', '왕자영요' 등을 직접 플레이할 수 있다. 게이밍 허브 존에서는 별도 기기 연결 없이 클라우드 게임을 즐기는 '삼성 게이밍 허브'를 OLED TV(S95H)·갤럭시 S26 울트라·JBL 퀀텀 650로 체험할 수 있고, T1 존에서는 세계적 e스포츠팀 T1의 실제 게임 환경을 직접 경험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부스 전체를 한국 PC방 콘셉트로 꾸며 K-컬처 체험 요소도 더했다. 무안경 3D 디스플레이 '스페이셜 사이니지'를 활용해 관람객이 '페이커' 이상혁 선수 등 T1 선수단 한 명을 선택하면 마치 함께 있는 듯한 입체 화면을 실시간 체험할 수 있는 이벤트도 마련됐다. 27~28일에는 펍지 모바일을 활용한 '플레이갤럭시 컵' 월드 파이널이 열려 글로벌 예선을 통과한 10팀이 결승을 치른다. 27일에는 2027년형 오디세이 모니터 풀라인업 언베일 행사와 포터블 SSD 신제품 출시 행사도 진행된다. 한국을 포함한 유럽·북미·동남아·중동·아프리카 등 22개 법인은 삼성닷컴에 게임스컴 연계 페이지를 마련해 프로모션을 진행한다. 국내에서는 '게임스컴 2026 기념 모니터 특별기획전'을 통해 행사 모델 대상 최대 10% 할인쿠폰을 제공하고, AI 구독클럽으로 게이밍 모니터를 구매하면 'XBOX 게임패스' 3개월 이용권을 증정하는 등 24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프로모션을 운영한다. 최승은 삼성전자 글로벌마케팅센터장은 “삼성전자는 모바일·모니터·TV·SSD·헤드셋까지 게이밍에 필요한 다양한 기기와 서비스를 아우르는 풀스택을 갖췄다"며 “삼성전자의 게이밍 생태계를 통해 언제 어디서나 맞춤형 게이밍 경험을 누릴 수 있도록 고품질 기기와 서비스를 선보여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엔비디아 가격 인상에 커진 몸값…삼전닉스, 웃지 못하는 이유

인공지능(AI) 반도체 최강자 엔비디아가 내년 초 출하분부터 서버 가격을 15% 이상 올리기로 하면서 메모리 반도체를 둘러싼 힘의 균형이 뒤바뀌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품귀 현상을 겪고 있는 고대역폭메모리(HBM)와 서버용 D램 가격이 치솟은 여파로, 그동안 그래픽처리장치(GPU) 하나로 시장을 좌우해온 엔비디아마저 삼성전자·SK하이닉스(삼전닉스) 눈치를 봐야 하는 '슈퍼 을'의 처지가 되면서다. 뒤에서는 중국 메모리 업체들이 잇단 기업공개(IPO)로 실탄을 채우며 추격에 속도를 내고 있고, 안에서는 정부발 산업정책 변수까지 겹치면서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 메모리 협상력은 세졌지만…'양날의 검' 우려 26일 외신과 업계 등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내년 초 출하분부터 AI 반도체 탑재 서버 가격을 15% 넘게 인상할 예정이다. 차세대 '베라 루빈'과 현재 주력인 '그레이스 블랙웰' 탑재 시스템이 모두 대상이다. 가격 인상의 배경은 메모리 품귀다. 엔비디아 AI 가속기가 제 성능을 내려면 D램을 여러 층 쌓아 대량의 데이터를 빠르게 주고받는 HBM이 필수인데, AI 데이터센터 건설 경쟁으로 수요가 폭증하면서 공급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서버용 D램 계약가격은 올해 2분기 전분기 대비 53~58% 뛴 데 이어 3분기에도 13~18% 추가 상승할 전망이다. 매출총이익률이 75%에 달할 정도로 수익성이 높은 엔비디아조차 이 비용을 가격에 반영했다는 것은, 그만큼 메모리 업체의 협상력이 강해졌다는 방증이라는 게 블룸버그의 분석이다. 앞서 애플과 퀄컴도 메모리 품귀를 이유로 제품 가격을 이미 올린 바 있다. 빅테크들이 엔비디아 의존도를 낮추려 자체 AI 칩 개발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이 역시 HBM과 D램이 대량으로 필요한 만큼 메모리 업체의 위상은 당분간 흔들리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문제는 이 가격 상승이 부메랑으로 돌아올 수 있다는 점이다. 미 IT매체 디인포메이션에 따르면, 일부 서버 업체는 고객사에 최대 17%까지 가격이 오를 수 있다고 통보했고, 이 경우 1기가와트(GW)급 데이터센터 구축 비용이 최소 50억달러(6조9000억원) 늘어난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달 15일 제주 대한상의 포럼에서 “반도체 가격은 떨어져야 한다. 지금 가격은 비정상"이라며 “마진율을 낮춰서라도 공급을 늘리고 시장을 같이 키워나가야 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위기감의 연장선이다. 업계 관계자는 “메모리 가격이 지나치게 오르면 AI 인프라 투자 자체가 위축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메모리 업체에도 부담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 돈 몰리는 中반도체, 갈라지는 해외 투자처 바깥에서는 중국 업체들의 추격도 매섭다. 상하이증권거래소는 22일 중국 최대 낸드플래시 업체 양쯔메모리테크놀로지(YMTC) 모회사 창장춘추홀딩스의 과창판(중국판 나스닥) IPO 신청서를 수리했다. YMTC는 이번 상장으로 330억 위안(6조8000억원)을 조달해 생산라인 증설과 연구개발에 투입할 계획이며, 상장 후 기업가치는 최대 3300억 위안(68조1000억원)으로 평가된다. 이는 창신메모리테크놀로지(CXMT), 중신궈지(SMIC)에 이어 과창판 역대 세 번째 규모다. 독자 기술 '엑스태킹'과 232단 3D 낸드를 앞세운 YMTC는 올 1분기 매출이 470억 위안으로 지난해 연간 매출을 한 분기 만에 넘어섰고,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집계 기준 세계 낸드 시장 점유율도 14%까지 올라 일본 키옥시아를 제치고 3위에 올랐다(1위 삼성전자 25%, 2위 SK하이닉스 22%). 앞서 상장한 CXMT는 첫날 공모가 대비 465.82% 급등하며 중국 증시 시가총액 1위로 뛰어오른 바 있어, 후발 업체들의 자금력 확보를 통한 기술 추격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해외 투자처를 놓고는 미국과 일본 사이 계산도 복잡해지고 있다. 이미 대만 TSMC가 용수 확보에 강점을 지닌 규슈 구마모토에서 공장을 가동 중이고, 메모리 3위 마이크론도 총 1조5000억엔 규모(정부 지원 최대 5360억엔 포함) 투자로 혼슈 히로시마에 신규 팹을 짓고 있다. SK하이닉스가 혼슈 도호쿠 지방 미야기현에 팹을 지을 경우 TSMC·마이크론에 이은 세 번째 외국계 반도체 생산거점이 되는 셈이다. 해당 부지는 일본 금융사 SBI와 대만 파운드리 PSMC의 합작 팹 계획이 백지화되면서 그대로 남은 곳으로, 용수·전력·물류·주거 등 인프라가 이미 갖춰져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미야기현은 일본 정부가 규슈·홋카이도와 함께 육성 중인 반도체 3대 거점 중 하나로, 도쿄일렉트론 등 장비 기업의 생산거점이자 도호쿠대의 인력 양성 기반이 맞물려 있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6월 니혼게이자이신문 인터뷰에서 “일본은 전력·재료 등 필요한 생태계가 모두 갖춰진 훌륭한 후보지"라며 도쿄일렉트론 등 일본 소부장 기업과의 상시 협력이 한일 반도체 생태계를 넘어 양국 경제안보 차원의 의미를 지닌다고 언급한 바 있다. 반면 미국은 자국 유치를 노골화하고 있다. 하워드 러트닉 미 상무장관은 지난달 마이크론 팹 착공식에서 삼성전자·SK하이닉스도 결국 미국 투자에 나설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압박성 발언을 내놨다. 다만 업계에서는 확실한 인센티브와 전문 인력, 공급망이 부족한 미국에 곧바로 팹을 짓기는 쉽지 않다는 반응이 우세하다. 여기에 국내 변수도 겹친다. 20일 최태원 회장에 이어 26일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도 이재명 대통령과 회동할 예정으로, 호남 클러스터를 포함한 메가프로젝트와 해외 투자가 주요 의제로 거론된다. 당초 2기로 계획됐던 SK하이닉스의 호남 클러스터 팹이 4기로 늘어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정부도 지난 11일 국무회의에서 광주 군공항 부지의 반도체 국가산단 확장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국내 증설 부담이 커질수록 해외 투자 여력은 줄어드는 만큼, 업계에서는 국내외 투자 배분을 둘러싼 삼전닉스의 고민이 한층 깊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미국은 빅테크 고객사와의 접근성이, 일본은 소재·부품·장비 공급망이 강점"이라며 “수십조원이 투입되는 팹의 입지는 정치적 요구보다 전력·용수·인력 등 사업 경쟁력을 기준으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앤트로픽 치솟자, “SKT·네이버·LG CNS 들썩…투자부터 AIDC, AX까지”

앤트로픽이 기업공개(IPO)를 추진하면서 국내 IT업계에도 훈풍이 불고 있다. SK텔레콤은 앤트로픽 지분 장부가액이 반년 만에 2조원 넘게 늘어난 데 이어 인공지능 데이터센터(AIDC) 구축까지 협력을 넓히고 있다. 네이버는 개발도구 '클로드 코드'를 전사 엔지니어링 조직에 도입했고, LG CNS는 기업용 AI 서비스 '클로드 엔터프라이즈' 활용을 LG그룹 계열사로 순차 확대하고 있다. 24일 외신 등에 따르면, 앤트로픽은 지난 6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IPO 관련 서류를 비공개 제출하고 상장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앤트로픽의 상장 주관사들은 잠재 투자자들과 1000억달러(약 139조원) 이상을 조달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으며, 이 과정에서 최대 2조달러(약 2780조원) 수준의 기업가치가 거론되고 있다. 앤트로픽은 지난 5월 투자 유치 당시 9650억달러(약 1340조원)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았다. IPO 과정에서 2조달러 수준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을 경우 수개월 만에 기업가치가 두 배 이상 높아지게 된다. 다만 2조달러는 확정된 공모가격을 토대로 산출된 기업가치가 아니다. 상장 시기와 공모 규모 역시 확정되지 않아 실제 기업가치는 향후 공모 절차와 시장 상황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 SKT, 3.5조 지분 들고 AIDC까지 '맞손' 국내 IT 기업 가운데 앤트로픽과 가장 직접적인 투자 관계를 맺고 있는 곳은 SK텔레콤이다. SKT는 2023년 앤트로픽에 1억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올해 상반기 약 1399억원을 추가 투자했다. SKT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6월 말 기준 보유 주식은 386만330주, 장부가액은 3조5050억원이다. 지난해 말 1조3762억원에서 6개월 만에 2조1288억원 증가했다. 증권가도 앤트로픽 지분가치를 SKT 기업가치에 반영하고 있다. 유안타증권은 지난 4월 SKT가 보유한 앤트로픽 지분가치를 기존 2조1000억원에서 3조5000억원으로 높였다. 이승웅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앤트로픽의 글로벌 투자 수요와 실적 성장을 감안할 경우 지속적인 지분가치 상승이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반면 앤트로픽 기대감이 주가에 상당 부분 반영됐다는 시각도 있다. 이찬영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데이터센터와 앤트로픽 테마가 부각될 경우 주가 상승 여력이 재차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지만 지속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이라고 분석했다. 특히 국내 AIDC 사업과 관련해서는 “공급 일정과 사업 실현 가능성, 수요 규모와 고객사, 투자금 회수 가시성에 대한 시장의 의구심이 확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SKT는 지분 매각보다 앤트로픽과의 사업 협력에 무게를 두고 있다. 정재헌 SKT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6월 “수익보다 협력 관계를 이어갈 계획이기에 투자를 이어가는 게 좋겠다고 판단했다"며 “앤트로픽과 계속 협력할 부분이 있어 당장 지분을 처분할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양사는 2023년 통신사업에 특화된 대규모언어모델(LLM)을 공동 개발한 데 이어 지난달 한국 내 기가와트(GW)급 AI 데이터센터 구축 협력을 위한 포괄적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정 CEO는 “우리가 생각하는 인프라 사업, 데이터 사업 등에서 앤트로픽이 필요하다"고 밝힌 바 있다. ◇ 서울 거점 세운 앤트로픽…韓 시장 공략 강화 앤트로픽도 한국 사업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지난 6월 서울 오피스를 공식 개소하고 국내 고객과 파트너 지원, 기업 및 연구기관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한국은 글로벌 클로드 사용량에서도 상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한국의 클로드 사용량은 166개국 가운데 12위로, 인구 규모를 고려한 기대치의 3.5배를 웃돌았다. 한 IT업계 관계자는 “기업들이 다양한 AI 모델을 병행하는 상황에서도 클로드에 대한 기업 고객의 수요는 분명하다"며 “개발 업무를 넘어 실제 사업 현장으로 활용 범위가 넓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최기영 앤트로픽 한국 대표는 서울 오피스 개소 당시 “한국은 전 세계에서 몇 안 되는 AI에 대한 포괄적인 법안을 만든 나라이고 AI 풀스택 역량을 가진 국가"라며 “빠르게 변화하는 AI 생태계에서 한국의 기업, 연구기관과 함께 성장할 수 있도록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 네이버는 개발 현장으로, LG CNS는 계열사로 네이버는 투자와 서비스 활용 양쪽에서 앤트로픽과 접점을 두고 있다. 네이버의 실리콘밸리 투자법인 네이버벤처스는 지난해 하반기 외부 벤처캐피털(VC) 펀드를 통해 앤트로픽에 간접 투자했다. 구체적인 투자 규모는 공개되지 않았다. 네이버는 지난 6월 전체 엔지니어링 조직에 앤트로픽의 개발자용 AI 서비스 '클로드 코드'를 도입했다. 앤트로픽에 따르면 네이버 엔지니어 수천 명이 클로드 코드를 활용하고 있다. LG CNS는 투자 관계를 유지하면서 클로드 활용 범위를 그룹 계열사로 확대하고 있다. LG CNS는 2023년 LG테크놀로지벤처스를 통해 앤트로픽에 투자했으며 현재도 투자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지난 6월에는 기업용 AI 서비스 '클로드 엔터프라이즈'를 도입해 현재 수천 명 규모의 LG CNS 임직원이 활용하고 있다. 도입 범위도 LG그룹 계열사로 순차 확대하고 있다. LG CNS 관계자는 “현재 전 계열사에 다 도입한 것은 아니고 계속 순차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LG그룹 내에서 활용을 순차적으로 확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역대급 주주환원에도 하닉보다 못한 삼전?…주가 희비 갈린 까닭

인공지능(AI) 반도체 호황으로 두둑해진 곳간을 두 회사가 나란히 풀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한 주 사이 밝힌 올해 주주 몫 환원액을 더하면 최소 130조원, 많게는 '150조원+α'에 이른다. 액수만 놓고 보면 최대 110조원을 예고한 삼성전자가 40조원 규모인 SK하이닉스를 앞서지만, 시장의 반응은 정반대로 갈렸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SK하이닉스는 지난 19일 이사회에서 40조원 규모 자사주를 전량 사들여 태우기로 했다. 국내 상장사 자사주 소각 사례 중 최대 규모다. 이틀 뒤인 21일, 삼성전자도 응수했다. 올해 남은 주주환원 재원이 90조~110조원에 달한다고 공시하고, 별도로 15조원 규모 임직원 보상용 자사주 매입 계획까지 얹었다. 액수만 놓고 보면 삼성전자가 SK하이닉스의 두 배가 넘는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380조원에 이를 것이라는 증권가 추산까지 감안하면, 곳간의 몸집으로는 비교 자체가 무색할 정도다. 그럼에도 시장의 온도차는 뚜렷했다. SK하이닉스 주가는 발표 직후 173만원에서 176만원대로 뛰었지만, 삼성전자는 장중 28만5000원까지 올랐던 상승분을 시간외 거래에서 고스란히 반납하고 전 거래일보다 낮은 27만원에 마감했다. SK하이닉스가 발행주식 수를 줄여 주당 가치를 높이는 자사주 소각을 택한 반면, 삼성전자는 3분기 환원액 30조원을 전액 현금배당으로 돌렸기 때문이다. 사들인 자사주를 완전히 없애면(소각) 발행주식 수 자체가 줄어 주당순이익(EPS)이 자동으로 오르지만, 태우지 않고 임직원에게 나눠주면(보상용 매입) 주식 수는 그대로다. ◇삼성이 소각에 몸을 사리는 진짜 이유 삼성전자가 곳간 크기에 걸맞은 소각 계획을 곧바로 내놓지 못한 데는 금융산업의 구조개선에 관한 법률(금산법)이 있다. 이 법은 금융계열사가 비금융 계열사 지분을 일정 한도 넘게 갖지 못하도록 막는데,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들고 있는 삼성전자 지분 합계가 바로 그 한도인 10%에 걸쳐 있다. 문제는 소각 자체가 이 한도를 건드린다는 점이다. 삼성전자가 자사주를 태우면 발행주식 총수가 줄어드는데, 두 보험사는 주식을 한 주도 더 사지 않아도 보유 지분율이 저절로 올라간다. 2018년 5월에도 대규모 소각을 앞두고 두 보험사가 지분을 블록딜로 처분했고, 2025년 2월에도 같은 방식으로 합산 지분율을 9.92%까지 눌러 맞췄다. 가장 최근인 지난 3월 삼성전자가 보통주 7336만주(약 16조원 규모)를 소각하자 삼성생명 지분율은 8.51%에서 8.62%로, 삼성화재는 1.49%에서 1.51%로 뛰어 합산 10.13%가 됐다. 법정 한도를 넘어선 두 회사는 다음 날 곧바로 삼성전자 지분 약 1조5300억원어치를 시간외대량매매(블록딜)로 처분해야 했다. 그러나 이번 판의 체급 자체가 다르다. 세 차례 블록딜 모두 규모는 많아야 1조원대 초중반에 그쳤지만, 삼성전자가 뒤로 미뤄둔 나머지 재원은 60조~80조원으로 과거 사례를 다 합친 것의 수십 배에 달한다. 이 중 상당액이 실제 소각에 투입되면 삼성생명·삼성화재가 10% 한도를 맞추기 위해 내놔야 할 물량도 '한 번씩 지분 정리하는' 조 단위 블록딜과는 비교하기 어려운 규모로 불어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정반대 처지다. 지주사 SK스퀘어는 공정거래법상 상장 자회사 지분을 20% 이상 유지해야 한다. SK스퀘어는 이 법 개정 직전인 2021년 11월 설립돼 신설 기준(30%)이 아닌 종전 기준(20%)을 적용받는데, 지난달 SK하이닉스가 나스닥 예탁증서(ADR) 1억7790만주를 공모하며 새 주식을 찍어내는 바람에 지분율이 20.50%에서 20.00%로 아슬아슬하게 낮아졌다. 이번 40조원 소각으로 발행주식이 줄어들면 SK스퀘어 지분율은 20.68%로 다시 여유를 찾는다. 삼성전자에는 걸림돌인 소각이 SK하이닉스에는 오히려 규제 여유분을 만들어주는 셈이다. 업계에서는 이 여유를 발판 삼아 SK하이닉스가 추가 ADR 발행에 나설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SK하이닉스 측은 지난달 콘퍼런스콜에서 “시장 상황을 지켜보며 검토하겠다"며 확정된 계획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남은 60조~80조, 화살은 우선주와 삼성물산으로 시장의 관심은 자연히 삼성전자가 내년 1월 내놓을 나머지 60조~80조원의 활용법으로 쏠린다. 관건은 우선 이 거대한 물량을 누가 받아주느냐다. 그룹 지배구조상으로는 삼성물산이 삼성생명·삼성화재가 내놓는 지분을 사들여야 그룹의 삼성전자 지배력 약화를 막을 수 있지만, 삼성물산의 현금 유동성과 차입 여력을 감안하면 조 단위를 훌쩍 넘어설 이번 물량을 감당하기엔 역부족이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결국 그룹 내부가 아닌 기관투자자 대상 블록딜로 처리될 가능성이 큰데, 이 경우 대규모 잠재 매도 물량이 시장에 그대로 얹히는 '오버행' 부담이 삼성전자 주가에 단기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런 부담을 피할 대안으로 거론되는 게 우선주다. 우선주는 의결권이 없어 금산법상 지분율 산정에서 아예 빠지는 만큼, 우선주를 사들여 소각하면 삼성생명·삼성화재가 지분을 추가로 팔지 않고도 소각 목표를 채울 수 있다. 실제로 삼성전자는 보통주와 우선주의 가격 차이가 컸던 2015년 첫 자사주 매입 당시 전체 매입액의 30%를 우선주에 배분한 전례가 있다. 현재 보통주가 우선주보다 36%가량 비싸게 거래되는 점을 감안하면, 이번에도 우선주 비중이 예년(약 17%)보다 커질 가능성이 거론된다. 김수현 DS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보통주 소각이 부르는 금산법 리스크를 고려하면 이번 소각 재원에서 우선주 비중이 늘어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우선주 소각은 금융계열사의 지분 매각 없이도 실행 가능한 카드"라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삼성 히트펌프 첫 리쇼어링…9월 광주 생산라인 가동

삼성전자가 그동안 해외에서 생산해온 'EHS 히트펌프 보일러'를 9월부터 국내에서 생산한다. 정부의 난방 전기화 보급사업에 참여하는 히트펌프 제조사 가운데 해외 생산을 국내로 대체하는 '리쇼어링'을 단행한 곳은 삼성전자가 처음이다. 삼성전자는 24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 광주사업장 제2캠퍼스 내 2132㎡ 규모의 'EHS 히트펌프 보일러' 생산라인을 구축하고 이달 19일부터 시험생산에 돌입했다고 밝혔다. 공정과 설비 안정성을 검증하고 완제품 성능·품질을 종합 평가한 뒤 9월 말부터 정식 양산 체제에 들어갈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완제품 생산뿐 아니라 핵심 부품 생산과 제조 공정 전반의 국내 투입 비중도 확대해 협력회사와의 동반성장과 지역 경제 활성화에 기여한다는 방침이다. 신규 생산라인에서는 연간 10만 대 이상의 EHS 히트펌프 보일러를 생산할 수 있으며, 생산 물량은 전량 국내에 판매된다. 이번 생산라인이 들어선 광주사업장은 냉장고·세탁기·에어컨 등 삼성전자 주요 프리미엄 가전을 생산하며 쌓은 제조 기술과 품질관리 노하우를 갖춘 곳이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제조 경쟁력을 바탕으로 국내 난방 전기화 보급 확대와 히트펌프 대중화에 나서는 한편, 개발·제조·품질 간 연계를 강화해 시장 요구에 더 빠르게 대응한다는 계획이다. 새로 생산되는 EHS 히트펌프 보일러는 자연 상태의 공기열과 전기를 활용해 실내 난방과 온수를 공급하는 제품으로, 소비 전력 대비 약 5배에 가까운 열을 생성하는 고효율 제품이다. 화석연료 기반 보일러보다 에너지 효율이 높고 탄소 배출량은 적으며, 가정에 설치된 태양광 설비 등 재생에너지를 구동에 활용하면 에너지 비용 절감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국내 환경에 최적화된 제품 출시와 함께 전국 단위 실증 프로젝트도 병행하고 있다. 올해 제주도 난방 전기화 보급 사업에 참여해 제품을 공급 중이며, 하반기에는 1418가구 규모의 2차 보급 사업에도 참여해 공급을 확대할 계획이다. 양평·충주·남해 등 전국 각지 실제 주거환경에서 난방·온수 성능과 에너지 효율을 검증하는 한편, 제주도와 경기 용인 삼성물산 주거연구소에서는 냉방·난방·온수를 하나로 제공하는 'EHS 올인원' 솔루션을 실증하며 단독주택부터 공동주택까지 적용 가능성을 검증하고 있다. 삼성전자 DA사업부 임성택 부사장은 “히트펌프 제품의 국내 생산 체제 구축으로 난방 전기화 추세에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해 히트펌프 사업 확대에 속도를 낼 것"이라며 “글로벌 시장에서 축적한 히트펌프 기술력과 국내 제조·서비스 경쟁력을 결합해 한국 주거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지속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돈은 쓸어담는데, 천재들은 떠난다…구글의 이상한 위기

구글이 AI 사업에서 역대급 실적을 내고 있지만, 정작 이를 일궈온 핵심 인재들은 줄줄이 회사를 떠나고 있다. '구글의 전설' 제프 딘을 비롯해 제미나이·알파폴드 개발 주역들까지 이탈하면서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 역량을 실제 제품과 수익으로 연결하지 못하는 구글의 고질적인 '상업화 딜레마'가 다시 부각되고 있다. 22일 IT 업계에 따르면, AI 연구를 이끌어온 주요 수장들이 연이어 짐을 싸고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구글의 전설적 개발자로 불리는 제프 딘 수석과학자가 27년 만에 퇴사를 선언했다. 딘은 1999년 구글의 서른 번째 직원으로 입사해, 구글 검색·번역·광고 초창기 버전은 물론 텐서플로우·빅테이블·맵리듀스 등 핵심 프로젝트를 이끈 인물이다. 2011년 구글 X에서 딥러닝 연구를 시작해 구글 브레인을 설립했고, 지금의 AI 가속기 TPU도 그의 손에서 나왔다. 구글 인사 체계상 최고 등급인 L10을 넘어 역사상 단 2명에게만 부여된 L11(시니어 펠로우)까지 오른 그가, 같은 등급을 받은 '영혼의 파트너' 산제이 게마왓과 함께 회사를 떠났다. 27년을 몸담은 회사를 떠나기로 한 결정의 배경을 두고 업계에서는 구글 특유의 '넥스트 스텝'을 향한 갈증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적지 않다. D.A. 데이비드슨의 길 루리아 애널리스트는 “구글에서 최고 자리에 올랐던 인재들은 사실 AI의 상업화 자체보다 역사의 일부가 되는 데 관심이 많다"며 “오픈AI·앤스로픽 같은 프런티어 업체나 스타트업을 역사를 쓸 수 있는 곳으로 보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구글에서 의장·수석 같은 직함을 받고도 회사를 나가 새 판을 짜는 흐름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2019년 알파벳 CEO 자리를 내려놓은 래리 페이지 공동창업자는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 뒤 지난해 3월 AI 기반 제조 스타트업 다이나토믹스를 창업했다. 에릭 슈미트 전 CEO 역시 2011년 CEO 자리를 페이지에게 넘기고 회장·기술고문 등을 지내다 2019년 아예 구글을 나와, 4년 만인 지난해 AI 드론 스타트업 화이트스토크를 세웠다. 제프 딘 이후 구글로선 제미나이 개발의 중추가 통째로 빠져나가는 상황이 됐다. 앞서 6월에는 생성 AI 시대를 연 트랜스포머 논문의 저자이자 제미나이 공동 리드였던 노암 샤지어가 오픈AI로 옮겼다. 샤지어는 원래 이 논문을 쓴 뒤 구글을 나가 캐릭터AI를 설립해 성공시켰고, 구글이 그와 팀을 되찾기 위해 캐릭터AI를 27억달러에 인수하며 재입사시킨 인물이다. 하지만 재입사 2년도 안 돼 다시 회사를 떠났다. 같은 달 알파폴드 연구를 이끌어 2024년 노벨 화학상을 받은 존 점퍼도 앤스로픽으로 자리를 옮겼고, 딥마인드 초기 멤버이자 강화학습 권위자인 데이비드 실버도 창업을 위해 회사를 나갔다. 여기에 제미나이 개발을 이끈 오리올 비냐스, 구글 브레인 창립 멤버 쿠옥 레까지 총 4명이 스타트업 '디스커버리 루프'를 새로 차렸다. 딥마인드 수장 데미스 허사비스도 퇴사 의사를 밝혔으나, 구글이 주가 급락을 우려해 만류하면서 결국 딥마인드 회장 겸 알파벳 최고과학책임자로 자리를 옮기며 일선에서는 물러났다. 다음 차례로 지목되는 인물도 다름 아닌 허사비스다. 이번 개편으로 딥마인드 CEO 자리는 물론 제미나이에 대한 관할권까지 완전히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그 역시 2021년부터 이끌어온 AI 신약 개발 스타트업 이소모픽 랩스에 한 발을 걸치고 있다. 이번 개편에서 허사비스가 “더 많은 시간을 쏟겠다"고 밝힌 곳도 바로 이곳이다. 역설적인 건 인재 유출과 별개로 구글의 실적은 나쁘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 7월 발표된 올해 2분기 실적은 시장 예상치를 웃돌았고, 구글 클라우드 매출은 전년 대비 82% 급증한 248억달러를 기록했다. 제미나이 앱 월간 활성 사용자(MAU)는 지난해 10월 6억5000만명에서 올해 2월 7억5000만명으로 늘더니 최근엔 10억명을 돌파해 구글 역사상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서비스가 됐다. 국내에서도 지난달 구글 앱 MAU가 4702만명으로 집계 이래 처음 네이버 앱을 역전했다. 연구 성과 역시 딥마인드의 저력을 보여준다. 생화학계 난제였던 단백질 접힘 문제를 풀어낸 알파폴드 시리즈가 대표적이다. 딥마인드는 이를 토대로 AI 신약개발 스타트업 이소모픽 랩스까지 만들었다. 올해는 유전자 예측 AI '알파지놈'을 네이처에 정식 공개했고, 특정 분야에 국한되지 않고 과학 연구 전반에 활용 가능한 AI 에이전트 '코사이언티스트'도 내놨다. 다만 연구에서 상업화로 이어지는 속도는 더디다는 지적이 나온다. 상업화 격차가 가장 뚜렷하게 드러나는 지점이 바로 고성능 프런티어 모델 경쟁력이다. 순다르 피차이 CEO가 지난 5월 개발자 회의에서 “다음 달까지 기다려달라"고 예고했던 제미나이 3.5 Pro는 6월, 7월, 8월이 지나도록 나오지 않고 있다. 내부 실험에서 성능 개선이 만족스럽지 않아 출시가 밀리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고, 일각에선 아예 사전학습부터 다시 시작했다는 얘기까지 돈다. 그 사이 앤트로픽은 오퍼스5·페이블5를, 오픈AI는 GPT-5.6 Sol을 내놨다. 이는 개발자 커뮤니티뿐 아니라 이들 모델을 기반으로 서비스를 짜는 기업 고객, 나아가 시장 전체가 구글의 기술력을 가늠하는 척도로 삼는 지표다. 상위 10개 프런티어 모델을 만든 기업 중 AI 모델 개발이 본업이 아닌 엔비디아를 빼면, 순위권 밖에 있는 미국 빅테크는 구글이 유일하다. 구글은 위기론에 선을 그었다. 허사비스는 지난달 21일 훈련을 시작한 차기 모델 제미나이4를 거론하며, “구글 역사상 가장 야심 찬 학습"이라고 했다. 기업 고객을 겨냥해서는 하드웨어 인프라부터 AI 모델, 에이전트 플랫폼, 서비스, 디바이스까지 자체 기술로 통합 제공하는 풀스택 역량을 앞세운다는 전략이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카카오, 17조 ‘숨은 가치’ 깨운다…AI·투자회사로 인적분할

카카오가 회사를 인공지능(AI) 플랫폼과 미래사업 투자, 두 갈래로 쪼갠다. 카카오톡과 AI에 집중하는 신설법인 '카카오AI'를 떼어내고, 금융·콘텐츠·모빌리티 계열사를 거느린 존속법인 '카카오X'는 투자회사로 재편한다. 성격이 다른 두 사업을 각자 다른 의사결정 체계에 두고 실행 속도를 높여 시장에서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인정받겠다는 구상이다. 카카오는 21일 이사회를 열고 카카오AI(신설법인)와 카카오X(존속법인)로의 인적분할을 결의했다고 밝혔다.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카카오AI 0.36, 카카오X 0.64로 정해졌으며, 기존 주주는 이 비율에 따라 두 회사 주식을 모두 받는다. 정신아 현 카카오 대표이사가 카카오AI 대표를, 김도영 카카오인베스트먼트 대표 겸 CA협의체 그룹투자전략실장이 카카오X 대표를 맡는다. 정 대표는 “카카오AI와 카카오X가 각자의 사업 특성에 맞는 전략과 자본배분 원칙을 세우고, 더 빠르게 실행해 그 성과를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카카오AI는 카카오톡·AI·광고·커머스 사업을 담당하며 디케이테크인·케이앤웍스 등 운영자회사를 산하에 둔다. 카카오톡이 15년간 쌓아온 이용자 관계와 서비스 연결망을 '에이전틱 AI 인터페이스'로 전환하는 게 핵심 구상이다. 이용자가 메시지로 원하는 것을 전달하면 개인화된 AI 에이전트가 탐색부터 추천, 구매, 결제까지 연결해준다는 설명이다. AI 운영비용은 온디바이스 기술로 낮춘다는 방침도 세웠다. 이용자 요청의 절반가량을 경량 모델 '카나나 나노'로 기기에서 처리하고, 복잡한 요청은 개발 중인 오케스트레이션 기술 'AI컨덕터'로 해결해 서버 모델 비용을 최대 90%까지 절감하겠다는 것이다. 카카오AI는 2030년까지 AI 일간 활성 이용자 2000만명 이상, 플랫폼 체류시간 50% 이상 증가, 검색 광고 시장 점유율 5% 이상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를 통해 2030년 AI 매출 1조원 이상, 전체 매출 6조원 이상, EBITDA 2조원 이상, 영업이익률 30% 이상, ROE 25% 이상을 달성한다는 계획이다. 카카오X는 카카오뱅크·카카오페이·카카오페이증권(테크핀), 카카오엔터테인먼트·SM엔터테인먼트·카카오픽코마(콘텐츠), 카카오모빌리티를 거느린 '미래가치 투자회사'로 재편된다. 보유 자산 유동화로 마련한 2조3000억원과 자회사가 보유한 4조1000억원 규모의 투자 재원을 활용해 △가상자산 △피지컬 AI △글로벌 팬덤 등을 검토 분야로 제시했다. 목표는 2030년까지 주요 사업 매출 연평균 13.3% 성장, 매출 10조원 이상이다. 김도영 대표는 이날 설명회에서 “두나무를 비롯해 당근, 한국신용데이터 등 유망 스타트업 초기 투자로 거둔 성공 방정식을 미국을 포함한 글로벌 시장으로 확장하겠다"며 “카카오모빌리티·카카오뱅크·카카오웹툰처럼 시장에 없던 비즈니스를 키워온 역량을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이번 분할은 지난 2년여간 비핵심 사업을 정리하고 계열사를 대폭 줄이며 성장 사업 중심으로 거버넌스를 정비해온 연장선이라는 게 회사 설명이다. 사업 규모가 커지고 구조가 복잡해지면서 하나의 의사결정 체계로는 성격이 다른 사업들을 속도감 있게 끌고 가기 어려웠다는 판단이 배경에 깔려 있다. 이달 국내외 증권사 리서치센터의 SOTP(부분합산가치평가) 컨센서스 평균 기준 카카오그룹의 잠재가치는 34조2000억원으로, 최근 3개월 평균 시가총액 16조8000억원보다 17조4000억원 높다. 시장이 개별 사업과 자회사 가치를 충분히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는 인식이 이번 결정에 작용한 셈이다. 김도영 대표는 이날 질의응답에서 김범수 창업자의 향후 역할에 대해 “양 법인에서 창업자의 대주주 역할은 계속 수행해주실 것으로 믿는다"며 “지금과 동일하게 성장과 혁신을 지원하는 역할을 담당해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카카오X의 지주회사 전환 가능성에는 “전혀 계획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기존 CA협의체 조직도 해체 수순을 밟는다. 김 대표는 “분할 전엔 카카오톡 비즈 기반 사업회사와 자회사 관리 역할을 동시에 수행했기 때문에 CA협의체가 필요했다"며 “인적분할 이후엔 양사의 사업 목적이 다른 만큼 독립적인 경영을 이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카카오톡 플랫폼과 자회사 간 협업 체계는 기존과 다르지 않게 유지한다는 방침이다. 주주가치 제고 방안도 함께 내놨다. 카카오AI는 별도 조정 잉여현금흐름(FCF)의 20~35%를, 카카오X는 자회사 배당금과 투자차익의 각 30%를 주주환원 재원으로 활용한다. 최근 두나무 매각 차익을 활용한 30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소각 계획도 함께 발표했다. 카카오는 오는 12월 17일 임시주주총회를 거쳐 내년 1월 1일 분할을 완료하고, 1월 27일 카카오AI 재상장과 카카오X 변경상장을 추진할 예정이다. 김범수 창업자는 “모바일 시대 카카오는 가보지 않은 길에 가장 먼저 뛰어들어 혁신을 만들고 사용자의 일상을 바꿔 왔다"며 “AI 시대는 차원이 다른 민첩함을 요구하는 만큼, 두 개의 엔진으로 성장 구조를 재설계해 그 성과가 주주와 이용자, 크루 모두에게 돌아갈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연봉보다 센 ‘7억 성과급’…SK하이닉스, 60% 자사주로 준다

SK하이닉스 노사가 성과급의 60%를 자사주로 지급하는 내용을 담은 '올해 임금 및 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올해 연간 영업이익이 250조 원에 이를 경우 초과이익분배금(PS) 재원은 25조 원 규모로 추산되며, 전체 임직원 3만5000명 기준 1인당 평균 지급액은 7억 원 안팎에 달할 것으로 관측된다. 20일 오후 SK하이닉스 노조는 긴급 임시대의원대회를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잠정합의안을 조합원들에게 공유했다. 앞서 지난해 노사는 영업이익의 10%를 재원으로 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 상한을 폐지하고 해당 체계를 10년간 유지하기로 하면서, PS의 80%는 당해 현금 지급, 나머지 20%는 2년에 걸쳐 나눠 지급하는 방식을 택한 바 있다. 올해 협상에서는 이 지급 방식이 크게 바뀌었다. PS 재원의 40%는 당해 연도 현금으로, 나머지 60%는 자사주로 지급하는 구조로 개편됐다. 60% 중 40%는 당해 매도가 가능한 주식, 나머지 20%는 1년 후 10%·2년 후 10%씩 나눠 매도할 수 있는 이연지급분이다. 이연지급분은 지급 당해에 '주식 수'와 '이연 금액' 중 한 가지 기준을 미리 확정해야 하며, 주식 수 산정 시에는 연간 잠정 실적 공시일·PS 현금 지급일·주식 지급일 세 시점의 종가 중 가장 낮은 값을 적용해 주가 변동성에 따른 구성원 부담을 낮췄다. 구성원에게는 선택권도 부여됐다. 희망할 경우 주식 지급 비율을 100%까지 높일 수 있고, 반대로 제도 시행 첫해에는 자금 운용 계획 등 사유가 있는 구성원에 한해 현금 지급을 선택할 수 있도록 예외를 뒀다. 증권가 전망대로 SK하이닉스가 올해 연간 영업이익 250조 원을 낼 경우 PS 재원은 25조 원 규모로 추산된다. 전체 임직원 약 3만5000명 기준으로 단순 계산하면 1인당 평균 PS는 7억 원 수준이다. 새 지급 방식을 적용하면 평균 2억8000만 원은 현금으로, 4억2000만 원 상당은 자사주로 받게 되는 셈이다. 다만 실제 지급액은 직급과 개인별 성과평가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노사는 이번 합의에 위기 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도 명시적으로 담았다. 적자가 발생하면 임금의 3% 이내에서 지급을 이연하되, 이는 고용안정 대책 등 구체적인 위기극복 방안에 노사가 합의한 뒤 시행하도록 했다. 회사가 경영을 정상화하면 이연된 임금은 즉시 회복 지급된다. 성과 배분에 한정됐던 기존 논의를 위기 상황까지 확장해, 좋을 때는 함께 나누고 어려울 때는 함께 견딘다는 원칙을 문서화한 셈이다. 이는 과거 노사가 자발적 무급휴직을 시행하거나, 2023년 다운턴 당시 임금 일부를 이연해 위기극복에 우선 투입한 뒤 흑자 전환과 동시에 지급했던 전례를 계승한 것이다. 사회공헌과 복지 분야에서도 다양한 안이 합의됐다. 구성원이 성과급 일부를 기부하면 회사가 동일한 금액을 출연하는 '1:1 매칭 그랜트(Matching Grant)' 제도가 새로 도입된다. 참여 여부는 구성원의 자율적 결정에 맡긴다. 이 밖에 식단가 상향과 경조사 지원 프로그램, 사내 복지 포인트 확대 등도 합의안에 포함됐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국민 비서 ‘모두의 AI’…병원부터 쇼핑몰까지 다 이용할 수 있게 만든다

SK텔레콤과 KT, 카카오가 정부의 전 국민 인공지능(AI) 서비스 '모두의 AI'를 위해 생활서비스 기업들을 대거 끌어모았다. 금융과 의료는 물론 쇼핑, 주거, 교육 분야까지 가세했다. 단순한 무료 AI 챗봇을 넘어 예약과 신청 등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확장하기 위해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인 만큼 이용자 접점과 데이터 확보도 주요 참여 유인으로 꼽힌다. 20일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업계에 따르면, '모두의 AI' 사업 공모에는 SKT, KT, 카카오, 이스트소프트, 제논, 엠케이디 등 6개 사업자가 제안서를 제출했다. 과기정통부는 서면 평가와 발표 평가를 거쳐 이달 말 사업자를 선정한다. 이후 협약 체결과 베타 서비스를 거쳐 연내 서비스를 시작할 계획이다. 모두의 AI는 국민 누구나 비용과 이용량 제한 없이 사용할 수 있는 범용 AI 챗봇과 공공 AI 에이전트를 구축하는 사업이다. 과기정통부는 국민의 AI 접근성과 활용도를 높이고 국산 AI 모델을 실제 대국민 서비스로 연결한다는 목표다. ◇ 신한카드·무신사·서울대병원…3사 '각양각색' SKT는 자사를 포함해 총 20개 기업과 기관으로 가장 큰 컨소시엄을 꾸렸다. 월간 사용자 1000만명 규모의 '에이닷'과 자체 AI 모델 'A.X K2', 약 2250만개 이동통신 회선을 앞세웠다. 여기에 신한카드와 하나카드, 티맵모빌리티, 굿닥 등을 끌어들여 금융과 모빌리티, 의료 등으로 서비스 범위를 넓혔다. KT는 생활서비스와 AI 기술 기업을 폭넓게 묶었다. 다음과 무신사, 직방, EBS, BC카드가 검색과 쇼핑, 주거, 교육, 금융을 맡는다. 모델 분야에는 독파모 2차 평가를 통과한 업스테이지와 탈락한 모티프테크놀로지스 등이 참여한다. AI 반도체 기업 리벨리온도 합류했다. KT는 이들 기업에 자사의 통신과 클라우드 운영 역량을 결합한다. 카카오는 LG그룹과 손잡고 카카오톡을 전면에 내세웠다. LG AI연구원의 'K-엑사원', LG유플러스의 통신 고객 접점, LG전자의 가전, LG CNS의 공공 시스템 역량을 결합한다. 서울대학교병원과 루닛은 의료 분야에, 신한은행은 금융 분야에 참여한다. 국산 AI 반도체 기업 퓨리오사AI도 합류했다. ◇ 답만 하던 AI 넘어…예약까지 '척척' 세 컨소시엄이 금융사와 병원, 쇼핑 플랫폼까지 끌어들인 이유는 정부가 '모두의 AI'를 단순한 무료 챗봇에 그치지 않고 실제 업무를 수행하는 AI 에이전트로 확대할 계획이기 때문이다. SKT가 공개한 구상이 가장 구체적이다. 초기에는 대화와 검색, 요약 등을 제공하지만 향후 공공서비스 신청과 증명서 발급은 물론 의료와 교통, 금융, 교육 분야의 예약과 신청, 결제까지 지원한다. 질문에 답하는 AI에서 사용자의 요청을 직접 처리하는 AI로 확장하는 셈이다. KT도 무신사와 직방, EBS, BC카드 등을 통해 쇼핑과 주거, 교육, 금융 서비스를 연결하고, 카카오는 서울대병원과 신한은행 등을 통해 의료와 금융 등 생활 영역으로 서비스를 확대할 계획이다. 정부가 제시한 방향도 같다. 배경훈 부총리 겸 과기정통부 장관은 사업 추진 당시 “모두의 AI는 단순한 서비스를 넘어 우리 국민들이 AI와 함께 일하고 배우며 일상을 영위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AI 시대의 계산기·컴퓨터"라고 밝혔다. ◇ 전 국민 AI에 기업들 '눈독'…핵심은 데이터 기업들이 앞다퉈 대규모 컨소시엄을 꾸린 배경에는 '전 국민 AI'가 가진 사업적 가치가 있다. 수천만 이용자와 직접 만나는 접점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서비스 과정에서 쌓이는 데이터가 향후 AI 경쟁력을 높이는 자산이 될 수 있어서다. 최병호 고려대 AI연구소 교수는 “AI 서비스에서 가장 결정적인 것은 데이터"라며 “전 국민이 사용하는 서비스의 데이터를 확보한다는 것은 미래 경쟁력 측면에서 상당히 큰 힘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최 교수는 “국민과 자사 서비스, 공공을 연결하면 파괴력이 굉장히 세다"며 “경쟁 우위를 확보하는 데 있어서도 상당히 유리할 수 있고 데이터는 AI 모델의 성능을 높이는 쪽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업자가 서비스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용자 데이터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데이터 수집과 활용 범위는 향후 서비스 운영 방식과 관련 기준에 따라 결정된다. 최 교수는 복수 사업자를 선정하는 구조와 관련해서도 “컨소시엄에 따라 상당히 달라질 수 있다"며 “어떤 형태로 흘러갈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과기정통부는 이달 말 최종 사업자를 선정하고 협약 체결과 베타 서비스를 거쳐 연내 서비스를 개시할 계획이다. 김나현 기자 knh@ekn.kr

‘빛’으로 데이터 이동…SK하이닉스, ‘CPO’로 AI 병목 뚫는다

SK하이닉스가 반도체 경쟁의 무대를 '칩'에서 '시스템'으로 넓히는 밑그림을 내놨다. HBM으로 메모리와 프로세서 사이 병목을 뚫었다면, 이번엔 수천 개의 GPU가 뭉친 랙·포드 단위 AI 클러스터의 데이터 이동 한계를 빛으로 풀겠다는 구상이다. 20일 SK하이닉스에 따르면, 회사는 글로벌 연구진과 함께 AI·고성능컴퓨팅(HPC)을 위한 차세대 광 인터커넥트 기술 'CPO'의 발전 방향을 담은 논문을 국제학술지 네이처 일렉트로닉스에 게재했다. 논문에는 SK하이닉스 홍승훈 팀장(AI Infra)과 버지니아대 이규상 교수가 교신저자로 참여했고, 일리노이대 어바나-샴페인, 난양공대, MIT, 연세대 연구진이 공동 저자로 이름을 올렸다. 생성형 AI 시대를 이끈 HBM은 AI 가속기 패키지 안에서 벌어지는 메모리 병목을 풀며 성능 혁신을 이끌었다. 하지만 수천 개의 GPU와 HBM이 뒤엉킨 초대형 클러스터가 등장하면서, 이제는 시스템 사이의 데이터 이동을 가로막는 '대역폭 장벽(Bandwidth Wall)'이 새로운 발목을 잡고 있다. 실제로 연산 성능은 2년마다 3배가량 뛰는 반면 대역폭은 1.4배 느는 데 그치고 있고, 데이터가 패키지를 벗어나 랙 사이를 오갈 때 쓰는 기존 구리 배선은 거리가 멀어질수록 신호 감쇠와 전력 소모가 급증해 한계로 지목돼왔다. 이규상 교수는 “연산칩 성능이 향상돼도 칩 사이의 데이터 이동 능력이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시스템 전체 성능은 올라가지 않는다"며 “물리적 한계를 안고 있는 구리 배선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옮기는 것이 가장 유력한 확장 경로"라고 연구 배경을 밝혔다. 이번 논문은 HBM이라는 단일 제품의 혁신을 넘어, 메모리·패키징·광 인터커넥트가 어떻게 융합해야 하는지를 종합한 기술 로드맵을 체계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 빛으로 잇는 메모리와 프로세서…“관건은 공동 설계" 논문이 이 병목을 풀 해법으로 제시한 게 CPO다. 홍승훈 팀장은 CPO를 “칩과 칩이 긴 전기 배선 대신 빛으로 데이터를 주고받을 수 있도록, 광 송수신기(TRx)를 프로세서와 한 패키지 안에 넣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짧은 거리에서는 구리 배선도 경제적이지만, 속도와 거리가 늘어날수록 신호를 보상하는 회로 탓에 전력 소비와 지연 시간이 함께 불어난다. 반면 광 엔진을 패키지 내부에 집적하는 CPO는 고속 전기 신호의 이동 구간을 최소화하고 나머지를 빛으로 연결해, 칩·랙·포드 단위로 통신 범위를 넓히면서도 대역폭 밀도와 에너지 효율, 전자기 간섭에 강한 신호 무결성을 함께 유지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연구진은 노드당 100Tb/s 이상의 대역폭, 1pJ/bit 미만의 에너지 소비, 10ns 미만의 칩 간 지연시간이라는 구체적 기술 목표를 제시했다. 패키징 방식도 2D에서 2.5D 인터포저, 3D 이종 집적으로 발전하는 경로와 상용화 과제까지 체계적으로 정리했다. 장기적으로는 광 연결을 메모리 인터페이스까지 확장하는 게 목표다. 광 인터포저로 메모리와 프로세서를 직접 연결하는 '옵틱스 중심(Optics-Centric)' 아키텍처를 구현하면, 여러 가속기가 하나의 거대한 메모리 풀을 공유할 수 있어 AI 모델 대형화에 더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교수는 “광 인터커넥트는 앞으로 AI 인프라를 구성하는 핵심 연결 기술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며 “이미 실험실을 벗어나 산업화 초입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이어 “저전력 광소자 집적부터 일관성 프로토콜, 신뢰성 기술까지 과제가 많지만 결국 핵심은 메모리 소자와 컨트롤러, 광소자, 패키지를 하나의 시스템으로 '공동 설계(Co-design)'하는 것"이라며 “바로 이 지점에서 SK하이닉스와의 협력이 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홍 팀장은 “학계의 전문성과 산업계의 현장 경험이 연결돼 AI 인프라의 미래 방향을 함께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앞으로도 고객과 산업 생태계에 실질적인 가치를 제공할 수 있는 개방형 협력을 지속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김하나 기자 uno@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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