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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 PBV에 삼성 스마트싱스 연동… ‘맞춤형 IoT 솔루션’ 제공한다

기아가 삼성전자와 손잡고 PBV 비즈니스 고객의 이용 경험 혁신에 나선다. 기아는 24일 스페인 타라고나의 타라코 아레나에서 열린 '2025 기아 EV 데이' 행사장에서 '기아 PBV-삼성전자 IoT 솔루션 기반 B2B 사업 협력을 위한 전략적 업무 협약'을 체결했다고 27일 밝혔다. 행사엔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 부사장, 박찬우 삼성전자 B2B통합오퍼링센터 부사장 등이 참석했다. 이번 협약은 제품과 서비스, 플랫폼의 경계를 넘어 고객에게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겠다는 양사의 공동된 목표 아래 이뤄졌다. 양사는 지난해 9월 '현대차그룹-삼성전자 기술 제휴 및 상호 협력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한 바 있으며, 이번 협약을 통해 개인 소비자를 대상으로 했던 기술 협력의 범위를 B2B 사업자 고객으로까지 확대하게 됐다. 협약에 따라 양사는 기아 PBV와 삼성전자의 AI B2B 솔루션 '스마트싱스 프로(SmartThings Pro)'를 연동한다. 이를 기반으로 B2B 고객의 PBV와 차량 외부의 비즈니스 공간이 연결되고 자동화 제어가 가능해진다. 즉, 고객이 '스마트싱스 프로' 기반으로 상황에 따라 필요한 루틴을 설정하면 PBV 내부 차량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인 'IVI(In-Vehicle Infotainment)'에서 입력한 목적지에 따라 루틴이 실행되고, 주행 중에도 쉽고 안전하게 외부 사업장 통합 관리와 모니터링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예를 들어, 베이커리 매장을 운영 중인 소상공인 고객이 목적지를 인근 도매시장으로 입력하면 사전에 설정된 영업 루틴에 따라 '재료 구매 모드'가 실행되고, 구매한 재료를 신선하게 운반할 수 있도록 차량 내부 냉장시설이 자동 세팅된다. 재료 구매 후 목적지를 매장으로 입력하면 '출근 모드' 실행으로 매장 도착 전 에어컨, 사이니지, 오븐, 조명 등이 작동된다. 또한 운전 중에도 IVI를 통해 재고 현황과 같은 필요 업무 리스트를 미리 제공받으며 직원 없이도 영업 준비를 할 수 있다. 영업 종료 후에는 목적지를 집으로 입력해 '퇴근 모드'를 실행한다. 미리 공조장치가 작동된 PBV 차량을 타고 귀가하며 매장 내부 기기들의 전원이 꺼지고 에너지 절감 및 보안 관리가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카메라를 통해 이상 행동이 감지되거나 기기가 고장 나는 등 유지 보수 필요한 상황에 대한 실시간 알림도 운전 중 편리하게 IVI로 받을 수 있다. 또 다른 예로 게스트 하우스를 운영하는 소상공인의 경우 '무인 영업 모드'를 실행해 별도 직원 없이도 PBV를 활용한 시설 운영이 가능하다. 운전 중에도 IVI를 통해 객실 내외부의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투숙객의 예약 정보를 확인해 원격 체크인 및 체크아웃을 진행할 수 있다. 그 결과 고객은 다양한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맞춤형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으며, 업무의 편리함은 물론 영업환경의 생산성이 향상되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이와 함께 양사는 PBV 내부에 무선 제어가 가능한 '플러그 앤 플레이(Plug & Play)' 환경 조성을 위해서도 협력한다. 이를 통해 고객은 PBV 차량 내 IVI, 태블릿 등을 활용하여 센서류, 조명, 스마트플러그 등 개인이 소유한 IoT 기기를 손쉽게 통합 제어하고 에너지 관리 등의 효과도 누릴 수 있다. 양사는 이번 파트너십에 기반한 서비스를 자영업자·소상공인 고객을 대상으로 먼저 시범 운영할 계획이다. 이를 기반으로 △PBV 특화 IoT 제품군 △B2B 사업자의 요구에 맞춘 결합 상품 개발 등에도 힘쓰며 신규 비즈니스 모델을 지속 창출, 글로벌 시장의 B2B 고객까지 확보한다는 목표다. 기아는 이번 삼성전자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PBV 고객의 차량 이용 경험을 외부 영역으로 확장하고 다양한 소상공인 고객의 비즈니스 환경에 최적화된 솔루션을 제공하여 '차량 그 이상의 플랫폼(Platform Beyond Vehicle)'이라는 비전 달성에도 기여할 예정이다. 김상대 기아 PBV비즈니스사업부 부사장은 “기아 PBV와 삼성전자 AI B2B 솔루션 스마트싱스 프로 기반의 사업 협업으로 비즈니스 고객의 차량 이용 경험을 PBV 외부의 IoT 생태계까지 확장하고 새로운 고객 가치 발굴 기회로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찬우 삼성전자 B2B통합오퍼링센터 부사장은 “AI B2B 솔루션 스마트싱스 프로와 기아 PBV가 만나 비즈니스 고객들에게 매장과 모빌리티가 연결된 새로운 일상을 선보이겠다"며 “자영업자, 소상공인 등 B2B 고객 맞춤형 솔루션을 기반으로 최적화된 매장 통합 관리 경험을 제공하겠다"고 말했다. 이찬우 기자 lcw@ekn.kr

카카오, AI 경쟁력 높이기 속도…카나나엑스·알파 CPO조직으로 통합

카카오가 카카오톡 기반 사업 영역을 최고제품책임자(CPO) 조직으로 통합한다. 기술 및 서비스 영역으로 나뉜 인공지능(AI) 조직을 합쳐 경쟁력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카카오는 핵심 사업별 역량 결집을 위한 조직개편을 단행했다고 27일 밝혔다. 카카오톡과 다양한 서비스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고 사용자 중심 혁신에 속도를 더한다는 구상이다. 이를 토대로 사업 성장을 본격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카카오는 지난해 정신아 대표 취임 직후인 4월과 6월 두 차례에 걸쳐 AI 중심으로 조직개편을 단행한 바 있다. 첫 번째 조직개편은 조직 구조와 직제를 간소화하는 게 골자였다. 기존 5단계(부문장·실장·팀장·파트장·셀장)로 운영되던 관리자 직급을 2단계(성과리더·리더)로 개편했다. 두 번째 조직개편은 AI 개발 역량을 분야별로 끌어내기 위한 조치였다. 이에 따라 AI 서비스 기획을 담당하는 '카나나 엑스'와 서버에 필요한 언어모델을 지원하는 '카나나 알파'를 조직했다. 당시 최고AI책임자(CAIO) 단일 체제에서 프로덕트 오너(PO)·펑션 오너(FO) 투톱 체제로 바꾸고 이상호 전 CAIO가 카나나 엑스 PO를, 김병학 카카오브레인 각자대표가 FO 직책을 겸직토록 했다.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카나나'로 통합했다. 김병학 성과리더와 김종한 성과리더 공동으로 조직을 이끈다. 카나나 개발 속도를 높이기 위한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흩어져 있던 조직을 통합해 의사결정 속도를 높이고, 사업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기술 역량을 결집함으로써 카나나 개발 속도를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신설된 CPO 조직은 토스뱅크 대표를 역임한 홍민택 CPO가 맡는다. 홍 CPO는 토스뱅크 초대 대표로서 신규 시장 개척과 비즈니스 구조 혁신을 통해 흑자 전환, 1천만 고객 달성 등의 성과를 낸 서비스 전문가로 꼽힌다. 홍 CPO는 사용자에 대한 깊은 이해와 전문성을 토대로 카카오톡의 성장동력을 강화하는데 집중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AI 스튜디오를 신설해 AI 신규 사업 기회와 AI 서비스의 기술 협력 기반을 마련하고, 오픈AI를 비롯한 파트너들과의 시너지를 강화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카카오는 이날 자체 개발 거대언어모델(LLM) 카나나 라인업의 연구 성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초거대 언어모델 '카나나 플래그'는 글로벌 최고 수준의 한국어·영어 성능을 보였다. 한국어 대화 실력을 따지는 벤치마크(성능지표) '로직코' 기준 9.524를 기록, LG의 엑사원 3.5(9.202)보다 뛰어났다. 영어(와일드벤치 기준)의 경우 69.84로 구글 젬마2(54.14)보다 15점 가량 높았다. 다만 코딩·수학 분야 성능은 경쟁사의 AI 모델보다 다소 떨어졌다. 회사는 경량 언어모델인 카나나 나노 2.1B 모델을 오픈소스로 개발자 커뮤니티 '깃허브'에 배포했다. 연구자·개발자가 활용하기 적절한 크기의 모델로, 온디바이스 환경에도 적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카카오 관계자는 “증류·업스케일링 등 최신 AI 학습 기법을 사용해 타사의 비슷한 모델보다 개발 비용을 50% 정도 아꼈다"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롯데, 유동성 ‘수술’ 나서… 건설 본사 사옥까지 매각

롯데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대대적인 자산 매각에 나섰다. 이른바 '수술'에 가까운 이 구조조정이 펼쳐지는 중이다. 최근에는 롯데건설도 서울 서초구 잠원동 본사 사옥 매각을 추진하며 재무건전성 강화에 동참했다. 27일 롯데그룹 등에 따르면 최근 전 롯데그룹 계열사는 사업구조 개선에 속도를 내며 비핵심 사업과 자산 매각을 적극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롯데렌탈을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매각했으며, 이달 들어서는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 코리아세븐 ATM 사업을 정리했다. 또한 비효율 점포 정리에 나선 롯데쇼핑은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이에 롯데지주와 주요 상장 계열사들은 27일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IR 데이'를 개최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와 기관투자자 등 1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롯데는 재무 건전성 확보를 위한 강도 높은 전략을 공개했다. 2024년 말 기준 롯데그룹의 총 자산은 183조원, 매출액은 80조원으로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했으나, EBITDA(감가상각 전 영업이익)는 6조원대로 2019년 대비 2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특히 화학군의 수익 감소가 대부분으로 체질 개선이 시급한 상황이다. 이에 롯데그룹은 올해 중점 추진 전략으로 △포트폴리오 리스트럭처링 △본원적 경쟁력 강화 △글로벌 사업 확장 △신성장 사업 육성이라는 4대 전략을 제시했다. 현재 롯데쇼핑과 호텔롯데는 자산재평가를 통해 각각 8조7000억원, 8조3000억원의 자산이 증가했다. 이를 통해 부채비율은 롯데쇼핑이 190%에서 129%로, 호텔롯데는 165%에서 115%로 대폭 축소됐다. 롯데건설은 PF 우발채무를 2022년 6조8000억원에서 2024년 3조7000억으로 크게 줄였으며, 2025년에는 2조원대로 낮출 계획이다. 현금성자산도 1조4000억원을 확보해 재무 안정성을 유지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회사채 재무특약 조건 미준수 문제에 직면했으나, 은행 보증과 월드타워 담보 제공으로 위기를 극복했다. 사채권자 집회를 통해 관련 조항을 제거하고 재무 리스크를 해소하는 데 성공했다는 게 롯데 측의 설명이다.. 이어 롯데웰푸드는 Health & Wellness 분야 강화와 인도 시장 진출에 집중한다는 계획을 밝혔다. 2028년까지 매출 5조5000억원, ROE 8~10%, 글로벌 매출 비중 35% 이상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칠성음료는 Zero 탄산 라인업 확대와 해외법인 경영 개선에 나서고 있으며, 롯데쇼핑은 백화점 핵심상권 강화와 그로서리 사업 확장으로 2030년 매출 20조3000억원, 영업이익 1조3000억원을 목표로 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Asset Light 전략을 통한 비핵심 사업 축소와 2차전지 소재, 수소에너지 등 미래 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건설은 본사 사옥 매각 검토와 함께 '유휴자산', '사업토지' 등 자산 효율화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2026년까지 부채비율을 150%로 낮추고, 경상이익도 1000억원 이상 추가 증가시킬 계획이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中 로보락 ‘보안 논란’…삼성·LG, 주도권 탈환 ‘기회’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강세를 보이던 중국 로보락이 이용자 개인정보 공유 논란 등으로 소비자 신뢰도에 타격을 입는 모습이다. 이에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기업들이 시장 주도권을 되찾을 기회를 맞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로보락 제품에 대한 사용자 데이터 공유 문제가 불거지면서 소비자들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로보락은 중국 사물인터넷(IoT) 기업 '항저우투야인포메이션테크놀로지'에 한국 사용자 개인정보를 공유할 수 있다고 적시하면서 논란이 일었다. 이에 대해 로보락 측은 “로봇청소기가 수집하는 영상 데이터와 오디오 데이터 등은 서버에 저장되지 않으며, 제삼자에게 제공되지 않는다"고 해명하며 “한국 법률을 엄격히 준수하고 있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그러나 소비자들의 불안감은 쉽게 해소되지 않는 분위기다. 로보락 제품의 데이터 공유 정보를 접한 소비자들은 “중국 제품을 믿고 쓰기 어렵다", “개인정보 유출이 이미 발생한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는 등의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재 로보락은 국내 로봇청소기 시장에서 40%가 넘는 점유율로 1위를 차지하고 있지만, 이번 사건으로 인해 소비자 신뢰도 하락과 함께 점유율 감소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특히, 최근 저사양 인공지능(AI) 모델로 세계적으로 주목을 받았던 중국의 딥시크가 정보 유출 우려로 각국에서 사용 금지 조치를 받으며, 로보락을 비롯한 중국산 로봇청소기 업체들에 대한 '백도어' 우려도 커지고 있다. 백도어란 인증을 받지 않고 망에 침투할 수 있는 수단이다. 이에 따라 소비자들의 경계심이 더욱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업계에서는 이번 사태로 로봇청소기 선택 시 보안성이 중요한 요소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커지면서,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반사이익을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두 기업은 스마트 가전 전반에서 보안성을 강조해 왔으며, 로봇청소기에도 이를 반영해왔다. 삼성전자는 로봇청소기 '비스포크 AI 스팀'에 자체 보안 솔루션 플랫폼 '녹스'를 적용해 악성코드 감염, 불법적 접근 등의 위협으로부터 기기를 보호하는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LG전자도 엄격한 품질·보안 기준을 적용하고 있으며, 최고 수준의 보안 안전성을 확보하기 위해 신제품에 'LG 표준 보안개발 프로세스(LG SDL)'를 적용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일 신제품에서 데이터 암호화, 로컬 AI 처리 방식 적용 등을 통해 보안성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양사는 올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있다. 구체적인 출시 시점에 대해서는 양측 모두 “확인 불가"라는 입장이지만, 시장에서는 상반기 내 출시될 가능성이 높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올해 로봇청소기 신제품 출시를 앞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기존 기조대로 보안성과 개인정보 보호를 핵심 경쟁력으로 내세운다면, 향후 시장 구도가 바뀔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로보락이) 보안에 문제가 없다고 주장했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한 번 논란이 일면 그 제조사의 제품 사용을 꺼리는 분위기가 형성될 수 있다"며 “(삼성·LG 등) 국내 기업이 보안 기능을 중국 제품 대비 차별화 요소로 삼고 강화된 솔루션을 적용한 신제품을 내놓을 경우, 국내 기업의 점유율이 높아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블랙웰’의 힘…엔비디아, 연매출 114% ‘폭증’

엔비디아(NVIDIA)가 AI 열풍을 타고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데이터센터 부문이 전년 대비 142% 성장하는 폭발적 실적을 견인한 가운데, 블랙웰 아키텍처는 출시 첫 분기만에 14조원의 매출을 올리며 시장을 장악했다. 엔비디아는 27일 오전 실적발표 콘퍼런스콜을 통해 2025 회계연도 4분기(2024년 11월~2025년 1월)에 매출은 393억3100만달러(약 52조5000억원)로 전년 대비 78%, 전 분기 대비 12% 증가했다고 밝혔다. 그 결과 연간 매출은 1304억9700만달러(약 174조5000억원)로 전년 대비 114% 늘었다. 데이터 센터 부문이 실적을 견인했으며, 블랙웰(Blackwell) 아키텍처 기반 제품이 빠르게 시장에 안착했다. AI 연산을 위한 고성능 컴퓨팅 수요가 급증하면서 데이터 센터 부문의 매출은 356억달러(약 47조5000억원)를 기록했다. 이는 전년 대비 93%, 전 분기 대비 16% 증가한 수치다. 연간 기준으로 데이터 센터 매출은 1152억달러(약 153조9000억원)로 전년 대비 142% 늘었다. 게임 부문 매출은 25억4400만달러(약 3조4000억원)로 전년 대비 11%, 전 분기 대비 22% 감소했다. 전문 시각화 부문 매출은 5억1100만달러(약 7000억원)로 전년 대비 10% 증가했으며, 자동차 부문은 5억7000만달러(약 7조6000억원)로 103% 성장했다. 이익률도 개선됐다. 4분기 영업이익은 240억3400만 달러(약 32조원)로 전년 대비 77% 증가했고, 순이익은 220억9100만달러(약 29조5000억원)로 80% 늘었다. 연간 영업이익은 814억5300만달러(약 109조원), 순이익은 728억 8000만 달러(약 97조8000억원)로 각각 147%, 145% 증가했다. 희석 주당순이익(EPS)는 4분기 0.89달러(약 1200원), 연간 2.94달러(약 4000원)를 기록했다. 특히 블랙웰의 성과가 실적 성장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다. 블랙웰 아키텍처 제품이 출시 첫 분기 만에 110억달러(약 14조7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며, 엔비디아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시장에 자리 잡았다. 주요 클라우드 서비스 제공업체인 AWS, 구글 클라우드, 마이크로소프트 애저, 오라클 등이 엔비디아의 GB200 시스템을 도입하면서 수요가 급격히 증가했다. 엔비디아의 최신 GPU 기술인 블랙웰 아키텍처는 이전 세대인 호퍼 아키텍처 대비 큰 폭의 성능 향상을 이뤄냈다. 블랙웰은 AI 추론 작업에서 최대 25배의 성능 향상을 제공하며, 대규모 AI 추론 작업에서 에너지 사용량을 25배 절감했다. 또 5세대 NVLink 기술을 통해 GPU 간 통신 속도를 1.8 Tb/s까지 끌어올려 대규모 AI 모델 처리 능력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러한 혁신으로 블랙웰 아키텍처는 최대 10조 개의 매개변수를 가진 AI 모델의 실시간 추론을 가능하게 했다는 설명이다. 젠슨 황 엔비디아 CEO(최고경영자)는 “추론 AI가 또 다른 확장 법칙을 추가함에 따라 블랙웰에 대한 수요가 놀랍다"며 “학습을 위한 컴퓨팅 증가는 모델을 더 스마트하게 만들고 장기적 사고를 위한 컴퓨팅 증가는 답을 더 스마트하게 만든다"고 말했다. 이는 AI 기술의 새로운 발전 방향을 보여주는 발언이다. AI는 '학습'과 '추론' 단계를 거치는데, 기존에는 '학습' 단계 개선에 집중되어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추론' 단계에서도 컴퓨팅 파워를 늘리면 AI 성능이 크게 향상된다는 새로운 '확장 법칙'이 발견됐다. 쉽게 말해, AI가 답변할 때 더 오래, 더 깊이 '생각'하게 해주면 훨씬 더 똑똑한 결과를 낼 수 있다는 의미다. 이 아이디어는 2024년 말부터 여러 AI 회사들이 실험하기 시작했다. 특히 2025년 1월 중국의 딥시크(DeepSeek)가 이 방법으로 만든 AI를 공개해 큰 주목을 받은 바 있다. 엔비디아의 블랙웰 GPU는 이 두 단계 모두에서 성능을 크게 높였다는 게 회사 측의 설명이다. 블랙웰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는 이유다. 한편 엔비디아는 AI PC 시장 성장과 함께 차세대 RTX 50 시리즈 출시로 장기적인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자동차 부문 성장도 기여했다. 엔비디아의 DRIVE 플랫폼이 현대차, 토요타 등 주요 자동차 기업의 차세대 자율주행 시스템에 채택되면서 빠른 성장을 견인했다는 분석이다. 한편 공급망 문제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다. AI 가속기 수요가 급증하면서 엔비디아의 차세대 GPU 생산이 제한됐다. 특히 게임용 GPU 시장에도 영향을 미쳤다. 게임 GPU 공급 부족 문제는 엔비디아의 생산 우선순위와 글로벌 반도체 공급망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 엔비디아는 높은 수익성을 가진 데이터 센터용 AI 칩 생산에 우선순위를 두었고, 이는 게임용 GPU 생산에 영향을 미쳤다. 또 대만에서 발생한 지진으로 TSMC의 생산에 차질이 생겨 엔비디아의 전반적인 칩 공급에 영향을 줬다는 설명이다. 엔비디아는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생산 능력 확대와 공급망 다변화를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향후 전망도 밝다. 엔비디아는 2026 회계연도 1분기 매출을 430억달러(약 57조4000억원)로 예상하고 있다. AI 시장 확장이 지속되면서 데이터 센터 부문 성장은 이어질 전망이다. 다만, 글로벌 경기 변동성과 AI 반도체 시장 내 경쟁 심화가 변수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 엔비디아는 현재 AI 가속기 시장의 70~95%를 차지하며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그러나 경쟁은 점차 치열해지고 있다. AMD와 인텔이 AI 칩 시장에서 엔비디아를 추격하고 있으며, AMD는 2024년 데이터 센터 GPU 매출이 20억 달러를 초과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또 스타트업들이 AI 추론 시장을 중심으로 엔비디아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다. 엔비디아의 경쟁 우위는 종합적인 AI 생태계와 CUDA와 같은 소프트웨어 플랫폼에 있지만, 기술 발달에 따라 경쟁 구도가 변할 가능성도 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엔비디아가 AI 혁신을 주도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는 것을 매번 재확인하고 있다"며 “ 데이터 센터와 AI 컴퓨팅 시장에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하는 가운데, AI PC, 자율주행, 산업용 AI 등 새로운 시장을 개척하는 것이 향후 성장의 열쇠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39조원 시장 잡아라”…삼성·LG ‘프리미엄 빌트인’ 정조준

삼성전자, LG전자 등 국내 가전업계가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급성장하는 이 시장에서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려는 전략이다. 26일 시장조사기관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에 따르면 2023년 179억달러(약 26조원)에 이르던 전 세계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시장은 오는 2032년 274억달러(약 39조원) 규모로 확대될 전망이다. 빌트인은 냉장고 등 가전제품을 집 안에 붙박이로 설치하는 형태를 뜻한다. 최근 소비자들은 가전제품을 선택할 때 기능뿐만 아니라 디자인과 조화로움도 중요한 요소로 고려한다. 특히, 주방 인테리어의 효율성을 극대화하는 고급 트렌드인 '키친테리어'가 주목받으며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의 인기가 커지고 있다. 고급 트렌드 특성상 대부분의 제품이 고가인 만큼, 소득 수준이 높은 유럽과 미국을 중심으로 시장이 성장하고 있다. 유럽에서는 좁은 집안 구조로 인해 빌트인 제품에 대한 수요가 높다. 예를 들어, 이탈리아의 전체 가전 시장에서 빌트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50% 이상이다. 미국에서는 주택 시장을 중심으로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진수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뉴욕무역관은 “미국인들은 주로 개인주택에 거주하며, 기능과 심미성 모두 높은 수준의 제품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빌트인은 주방 설계 단계부터 가전의 위치와 디자인을 고려해 통일된 마감과 고급스러운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다. 향후 프리미엄 빌트인 가전 시장은 더욱 성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근 가전 사업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유럽과 미국을 '기회의 땅'으로 보고, 해당 시장 공략에 집중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에 두 회사는 지난해 밀라노 주방 가전 전시회를 통해 유럽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시장에 진출했으며, 현재는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고 있는 주방·욕실 전시회 'KBIS 2025'에 나란히 참가해 미국 시장 공략을 강화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럭셔리 브랜드인 '데이코'와 'SKS'를 내세워 고급화를 지향하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제품 마케팅 포인트 역시 '고급스러움'을 강조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데이코 프리미엄 빌트인 라인업 중 하나인 냉장·냉동고의 내부 전면을 최고급 메탈 소재로 감싸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또한, 데이코의 30형 '인덕션 프로레인지' 상단 쿡탑은 고급스러운 무광 디자인에 긁힘 걱정 없는 안티 스크래치 글라스를 적용한 것이 특징이다. LG전자는 SKS의 '히든 인덕션'을 “단순한 제품을 넘어 주방 공간 내 전체적인 인테리어를 위한 가전 솔루션"으로 제시하며, 프리미엄 고객을 위한 맞춤형 주방 가전 경험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다만, 프리미엄 빌트인 주방가전 시장 내 경쟁자가 많다는 점은 국내 기업들이 해당 시장을 공략하는 데 있어 위험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유럽에서는 보쉬, 지멘스, 밀레, 미국에서는 서브제로 앤 울프 등과의 경쟁이 예고된다. 이들 업체들도 현지 소비자들의 디자인 선호에 맞춘 고급화 제품을 선보이고 있는 만큼, 업계에서는 국내 업체들이 단순히 고급스러움과 디자인만을 강조하는 것보다는 차별화된 기능을 내세워야 승산이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한 가전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이 프리미엄 브랜드를 통해 아름답고 고급스러운 럭셔리 가전을 지향하는 것도 좋은 전략이지만, 이는 이미 경쟁사들도 추구하는 바"라며 “국내 업체들이 고급스러움을 유지하면서 제품 내 인공지능(AI) 기능을 강화하거나 연결성을 높이는 등 차별화된 기능을 추가해야 해외 시장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中 초대형 TV 존재감↑… 삼성·LG ‘최종 방어선’은 AI·OLED

저가·물량공세를 퍼붓던 중국 TV 업체들이 초대형 시장에서도 두각을 나타내며 삼성·LG전자를 위협하고 있다. 기술력 측면에서 한국 제품을 빠르게 따라오면서 점유율이 4년만에 3배 이상 뛰었다. 우리 기업들은 프리미엄 시장을 '최종 방어선'으로 삼고 대응책 마련에 열중하고 있다. 26일 시장조사업체 옴디아에 따르면 중국 가전업체 TCL과 하이센스의 75인치 이상 초대형 TV 시장 매출 기준 점유율은 지난해 각각 15%, 14.6%로 집계됐다. 2020년만 해도 5.1%, 4.2%에 불과했지만 4년만에 3배 이상 성장한 것이다. 1위 삼성전자(28.7%) 및 2위 LG전자(15.1%)와 격차도 크게 줄었다. 전체 TV 시장 구도를 보면 중국 업체들의 초대형 분야 약진이 특히 눈에 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글로벌 TV 매출 점유율 28.3%를 차지해 왕좌를 지켰다. LG전자가 16.1%로 뒤를 이었다. TCL과 하이센스가 세력을 키워가고 있긴 하지만 점유율은 각각 12.4%, 10.5% 수준이다. 중국 업체들의 주무기는 가격 경쟁력이다. TCL·하이센스 초대형 TV 가격은 성능이 비슷한 삼성·LG전자 상품의 절반 가량에 책정돼 있다. 이들은 쿠팡 등 온라인 채널을 적극 확용해 한국 내 영업활동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소형·저가 제품 분야에서는 중국 TV가 이미 전세계를 주름잡고 있는 상황이다. 작년 TV 시장 규모를 출하량 기준으로 분석하면 TCL·하이센스·샤오미가 31.3%로 삼성·LG전자(28.4%)를 앞질렀다. 2020년에는 중국이 24.4%, 한국이 33.4%였다. 중국산 '물량 공세'에 한국 제품이 설 자리를 잃는 것 아니냐는 걱정이 나오는 배경이다. 우리 기업들은 일단 부가가치가 높은 프리미엄 시장을 사수하며 차별화를 꾀한다는 구상이다. 옴디아 자료를 보면 지난해 2500달러(약 358만원) 이상 고가 TV 시장에서는 삼성전자 매출 기준 점유율이 49.6%에 달했다. LG전자는 30.2%를 차지했다. TCL과 하이센스의 성적은 각각 1.6%, 0.9%에 불과했다. 삼성전자는 인공지능(AI)에 방점을 찍었다. 지난달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CES 2025' 무대에서도 삼성은 '비전 AI'를 공개하며 고급화 전략을 구사했다. 비전 AI는 기존 TV 역할을 확대해 사용자의 니즈와 취향, 의도를 미리 파악해 스스로 스마트한 개인화된 경험을 제공한다는 개념이다. 구독 서비스 '삼성 아트 스토어' 저변도 늘린다. 기존에는 라이프스타일 TV '더 프레임' 고객에게만 제공하던 혜택을 올해는 네오(Neo) QLED 모델 등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LG전자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술 고도화 카드를 꺼냈다. LG 올레드 TV의 작년 출하량은 약 318만대로 전세계 시장 점유율 52.4%를 차지했다. LG전자는 최대 4K·144Hz 영상을 지연 없이 전송하는 차별화된 무선 솔루션을 제공해 고객 만족도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알고리즘과 유기 화합물 적층 구조를 바꾼 새로운 밝기 향상 기술 등도 신제품에 녹여 넣는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아직 중국 제품 기술력이 한국산을 따라오지 못했다고 판단하고 있지만 판매 라인업이 다양해지고 있다는 점은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여헌우 기자 yes@ekn.kr

커머스에 AI로 초개인화 입힌다…네이버, 쿠팡과 정면승부

네이버가 인공지능(AI) 추천 기술을 도입해 쇼핑 경험을 검색형에서 탐색형으로 확장한다. 장기간 축적해 온 데이터 자원을 활용해 커머스 사업을 성장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올해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성장률을 두 자릿수 이상으로 이끄는 게 목표다. 네이버는 지난 25일 경기 성남시 네이버 1784에서 열린 기자 스터디에서 커머스 사업 전략과 기술 방향성을 공유했다. 올 상반기 중 쇼핑 애플리케이션(앱) '네이버플러스 스토어'를 출시하고, 자체 멀티모달 AI 기술을 도입하는 게 골자다. 쇼핑 과정에서 AI가 필요한 순간 사이사이 도움을 제공하는 예측적 설계를 구축, 초개인화 기능을 고도화한다는 구상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부터 커머스를 미래먹거리로 낙점하고, 경쟁력 강화에 주력하고 있다. 최수연 대표는 지난 7일 “올해 스마트스토어 거래액 목표는 시장성장률을 상회하는 두 자릿수 성장"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검색 패턴 기반 맞춤형 질문 추천 △상품 리뷰 및 구매 선호도 요약 제공 △개인 맞춤형 쇼핑 추천 가이드 도입 △사용자 할인·혜택 추천 최적화 △실시간 고객 문의 응대 △구매 이력을 반영한 상품 추천 등 기능을 순차 적용할 계획이다. 먼저 AI가 쇼핑 유형·상황별 특징을 정리해주는 'AI 구매가이드' 베타 버전을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에 탑재한다. 이용자가 구입코자 하는 제품을 검색했을 때 그에 맞는 정보성 콘텐츠를 요약하고, 상황에 맞는 테마들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기존 검색 및 블로그·카페 게시물 등을 통해 축적해온 데이터와 3000개 브랜드 입점 풀을 활용할 방침이다. 정경화 네이버플러스스토어 프로덕트 리더는 “기존의 쇼핑 경험이 검색을 통한 목적형 구매였다면, 향후 AI를 결합해 발견·탐색 기반 비목적형 쇼핑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라며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유행하는 제품이 왜 인기를 끌고 있는지에 대한 맥락을 파악해 정보성으로 제공하는 방향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물류 배송 포트폴리오도 다각화한다. 도착보장 서비스를 '네이버 배송'으로 리브랜딩하고 오늘배송·새벽배송·내일배송 등으로 선택지를 넓힐 예정이다. 주문 후 1시간 이내 상품을 배송하는 지금배송 서비스 및 주 7일 배송 시스템 도입도 고려 중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국내 이(e)커머스 시장이 네이버와 쿠팡의 양강 체제가 더 굳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2022년 기준 쿠팡과 네이버의 시장 점유율은 각각 24.5%, 23.3% 가량으로 엎치락뒤치락하고 있다.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41조2901억원으로 전년(31조8298억원) 대비 29% 늘었다. 연간 실적을 처음 공개한 2013년(4778억원)과 비교했을 땐 무려 86배 급증한 수치다. 네이버의 커머스 사업 연간매출은 1조8011억원에서 2조9230억원으로 62.29% 늘었다. 같은 기간 연간거래액은 2022년 4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50조3000억원으로 20.62% 증가했다. 네이버플러스 스토어 앱 출시 이후 이용자수 측면에서 네이버가 쿠팡과의 격차를 얼마나 줄일 지가 관건이다. 양사의 유료 멤버십 이용자는 △쿠팡 '로켓와우' 1400만명 △네이버플러스 멤버십 1000만명으로 추정된다. AI 추천 및 물류 서비스 고도화 시 충성고객 범위를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정태 네이버 쇼핑서치 앤 디스커버리 리더는 “AI 추천을 도입한 후 상품 클릭 수와 거래액 비중은 최근 4년 내에 3~4배 증가했다"며 “사용자 실시간 이력 호출 수도 최근 1년 사이 2.6배 늘어났다"고 설명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롯데그룹, ATM도 매각…선택과 집중으로 유동성 확보 가속화

롯데그룹이 유동성 확보를 위한 강도 높은 구조조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해 말부터 롯데렌탈, 롯데웰푸드 증평공장, 롯데케미칼 파키스탄 법인 매각이 잇따랐고, 이번에는 ATM 사업도 매각했다. 최근 3개월 새 사업구조재편이 가속화되고 있는 모습이다. 편의점 세븐일레븐을 운영하는 코리아세븐은 26일 금융자동화기기 전문업체 한국전자금융과 ATM 사업 매각 계약을 체결했다. 이번 매각을 통해 확보한 600억원 이상의 현금은 재무구조개선과 본업 경쟁력 강화에 투입할 계획이다. 이번 매각으로 코리아세븐은 600억원 이상의 유동성을 확보했다. 이를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하고 편의점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을 강화하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매각 후에도 한국전자금융과의 중장기 파트너십을 유지하며, 기존 매장 내 ATM·CD기 유지보수와 신규 설치를 안정적으로 운영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 매각은 최근 롯데그룹이 전반적으로 진행 중인 비핵심 사업 정리 및 자산 매각의 일환이다. 롯데그룹의 유동성 확보 전략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계열사는 롯데쇼핑이다. 롯데쇼핑은 지난해 4분기 15년 만에 보유 토지 자산을 재평가하는 결정을 내렸다. 재평가 결과, 토지 장부가는 기존 8조2000억원에서 17조7000억원으로 증가했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은 190.4%에서 128.6%로 대폭 감소했다. 자산 재평가를 통해 롯데쇼핑은 재무구조개선, 투자자 신뢰 회복, 자금 조달 조건 개선 등의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롯데쇼핑 관계자는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동시에, 리테일 테크 등 미래 신사업에 대한 투자 여력을 확보하기 위한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롯데쇼핑은 비효율 자산 매각도 적극 추진 중이다. 지난해에는 롯데마트 수원영통점과 롯데슈퍼 여의점을 매각했고, 현재 롯데백화점 부산 센텀시티점 매각을 검토 중이다. 매각이 성사될 경우 2000억~3000억원의 추가 현금 확보가 가능할 전망이다. 롯데케미칼은 최근 실적 부진과 부채 부담 증가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에 따라 대규모 투자 축소 및 자산 매각을 통한 유동성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롯데케미칼은 올해 투자 규모를 1조3000억원 수준으로 대폭 축소할 계획이다. 이는 지난해(2조5000억원) 대비 절반 수준이며, 2026년에는 5000억원 이하로 더 줄이겠다는 방침이다. 또한 해외 자회사 지분 매각을 통해 추가로 1조3000억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특히, 롯데케미칼은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국내 4대 은행과 2조5000억원 규모의 신용보강 계약을 체결했다. 이 조치를 통해 기존 회사채의 신용도를 높이고, 만기 연장을 용이하게 할 수 있게 됐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케미칼의 회사채 신용도가 낮아지면서 투자자들이 불안감을 느끼고 있었다"며 “롯데월드타워를 담보로 제공하는 전략은 강력한 유동성 방어책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평가했다. 호텔롯데 역시 유동성 확보를 위한 구조조정에 나서고 있다. 가장 먼저 적자 운영 중인 해외 면세점 철수를 결정했다. 현재 일본, 베트남, 호주 등지에서 운영 중인 8개 공항 면세점과 4개 시내 면세점 중 일부를 정리할 계획이다. 또한, 호텔 부문 운영 효율화도 진행 중이다. 서울·부산·제주 등 일부 특급 호텔에서 운영 방식 조정과 인력 감축 등을 통해 비용 절감을 추진하고 있다. 호텔롯데 측은 “현재 면세점 사업의 실적이 불안정한 만큼, 수익성이 낮은 해외 점포를 정리하고 핵심 지역에 집중하는 전략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롯데그룹의 적극적인 구조조정은 단기적으로 유동성 위기를 해소하고 재무 안정성을 높이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하지만 동시에 장기적인 성장성을 저하시킬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특히 롯데케미칼의 투자 축소는 미래 성장 동력을 약화시킬 수 있는 요소로 지적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케미칼 산업은 장기적인 투자와 R&D가 중요한데, 현재와 같은 대규모 투자 축소는 향후 글로벌 경쟁에서 뒤처질 가능성을 높인다"고 말했다. 유통 부문의 자산 매각이 지나치게 빠르게 진행될 경우, 핵심 사업 역량이 약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롯데쇼핑의 백화점·마트 매각이 지속된다면, 장기적으로 오프라인 유통 시장에서의 영향력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대해 롯데그룹은 “선택과 집중을 통한 구조조정이 필수적"이라는 입장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지난 1월 열린 사장단회의에서 “빠른 시간 내 시장의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유형자산 매각, 자산 재평가 등 다양한 방안을 시행하고 있다"며 “근본적인 해결을 위해서는 사업의 본원적 경쟁력 강화로 수익성을 높여야 한다"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횡성군, e모빌리티 산업 중심지로 입지 다져

횡성=에너지경제신문 박에스더 기자 횡성군은 미래차 전문인력 육성을 본격화해 e모빌리티 산업 중심지로서 입지를 공고이 하고 있다. 26일 횡성군에 따르면 군은 재단법인 강원테크노파크와 25일 오전 군청 접견실에서 e모빌리티 교보재·교육장 관리 위탁협약을 맺었다. 김명기 군수, 허장현 강원테크노파크 원장 등 7명이 참석한 가운데 양 기관은 횡성군이 추진하는 이 모빌리티 산업 활성화와 인력양성을 위한 교육기반 조성에 뜻을 같이하고 협력하기로 했다. 횡성군은 산업통상자원부 '2022년~2023년 지방주도형 투자일자리 수요맞춤형 지원사업'에 선정돼 e모빌리티 교보재 21종과 e모빌리티 지식산업센터 내 교육장 4개소(379.19m²)를 운영하게 됐다. 이에 전기차 전문 정비 교보재 21종 및 교육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전문기관인 강원테크노파크에 관리를 위탁함으로써 지역 내 미래차 인력교육 프로그램을 체계적으로 운양할 수 있게 됐다. 이외에도 전기차 관련 민간자격증 등록, 지난 2년간 강릉원주대 재학생 및 BMW 코리아 등 수강행 169명을 대상으로 전기차 정비 교육(총 8회)을 진행하기도 했다. 횡성군과 강원테크노파크는 지난 2월 '자동차관리법 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정비기술인력 전문교육기관 지정을 위한 노력도 강화할 계획이다. 감명기 횡성군수는 “e모빌리티 인재양성과 기술 발전,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강원테크노파크와 함께 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ss003@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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