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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H-1B 비자 확대”…美 ‘사람 욕심’에 한국도 ‘긴장’

글로벌 인재 쟁탈전이 본격화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인이 외국인 전문직 비자(H-1B) 확대를 공개 지지하면서 세계 각국의 고급 인재 유치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는 양상이다. 한국도 그 경쟁구도의 한 축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고급인력이 필요한 곳은 많지만 해외 글로벌 기업의 스카우트 시도 또한 어느때보다 치열하다. 5일 산업계에 따르면 트럼프 당선인은 지난달 28일 뉴욕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H-1B 비자는 훌륭한 프로그램"이라며 “나는 H-1B 비자의 신봉자"라고 밝혔다. 이는 일론 머스크 정부효율부 공동수장 내정자가 주장해온 전문직 비자 확대를 공개적으로 지지한 것이다. 이에 대해 일부 지지자들은 지지철회를 불사하며 반대하는 중이지만, 머스크는 “H-1B 비자를 확대해 외국 인재를 유치하는 문제를 놓고 전쟁에 들어갈 것"이라고 선언하면서 차기 정부의 강경한 의지를 드러내고 있다. H-1B 비자는 미국의 '전문직 취업비자' 제도다. 학사 이상 학위를 가진 엔지니어나 컴퓨터 프로그래머, 회계사, 의사, 대학교수 등 전문직이 발급대상이다. H-1B 비자 확대는 STEM 분야 (과학, 기술, 공학, 수학) 전문 인력의 미국 이주를 촉진하는 이슈로 통한다. 미국의 영주권 취득 기회 확대 등은 한국 인재들에게도 매력적인 요인이다. 트럼프 당선인이 일부 지지자들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고급 인력에 대한 비자 확대를 고려하는 것은 미국 내 반도체를 비롯한 첨단산업 분야의 심각한 인력난 때문이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맥킨지는 2030년까지 미국에서만 반도체 엔지니어 30만명, 숙련 기술자 9만명이 부족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대해 H-1B비자가 실질적인 한국 기업의 시급한 위협은 아니라는 주장도 있다. 현재 H-1B 비자는 쿼터(국가별 7% 비자 할당 제한)이 있기 때문에 이를 확대하더라도 대규모 인력 유출로는 이어지지 않으리라는 얘기다. 하지만 미국의 글로벌 인재 유치 노력은 그 어느 때보다 강한 상황이다. 실제로 최근 미국의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한국 엔지니어 채용에 적극 나서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긴장시키는 중이다. 마이크론은 최근 경기도 판교 지역 호텔에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외국계 반도체 장비사와 디스플레이 기업 출신 엔지니어들을 대상으로 경력직 면접을 진행했다. 대만 법인 매니저가 직접 방한해 영어 면접과 프레젠테이션 평가를 1대1로 실시했다. 마이크론은 또 이달 초 건국대와 서울시립대, 경북대, 부산대 등 주요 대학에서 채용설명회를 열고 '당일 채용' 조건을 내걸었다. 사전 지원자의 경우 캠퍼스 리크루팅 당일 면접 한 번으로 채용을 결정하는 파격적인 조건을 제시했다. 특히 마이크론은 10년 차 이하 직급도 고대역폭메모리(HBM) 경력만 있다면 20만달러(약 2억9000만원)의 연봉을 보장하며, 책임급에는 수억원대의 연봉을 제시하고 있다. 여기에 주거비용 지원과 비자 발급 절차 지원 등 각종 혜택도 제공하고 있다. 현재 한국도 인재 유치가 시급한 상황이라는 점에서 일련의 글로벌 인재 유치 경쟁은 무시할 수 없는 이슈다. 한국반도체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산업에 필요한 인력은 2021년 17만7000명에서 2031년 30만4000명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연간 1만5000여명의 신규 인력이 필요하지만 국내에서 배출되는 반도체 산업 인력은 5000명 수준에 그친다. 이 추세가 이어지면 2031년에는 5만4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예상된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도 지난해 10월 제17회 반도체의 날 기념식에서 “향후 10년간 약 15만명의 전문인력 수요가 예상되나 우리의 공급 현실은 그렇지 않다"고 우려했다. 한 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인재들에 대한 대우도 해외에서 제시하는 수준에 맞춰 해주지 않으면 인력 이탈을 막을 수 없다"며 “인구 절벽이 예상되는 상황에서 고급 인력마저 뺏긴다면 향후 한국의 첨단 산업은 고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개막 앞둔 CES 관전 포인트 셋…‘AI 홈·모빌리티·로봇’

세계 최대 가전·정보기술(IT) 전시회 'CES 2025'의 개막이 눈앞으로 다가왔다.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오는 7일부터 10일(현지시간)까지 나흘간 개최된다. 올해 행사에서는 '인공지능(AI) 홈', '모빌리티', 그리고 '로봇' 기술이 주요 관전 포인트로 부각될 것으로 예상된다. 5일 미국 소비자기술협회(CTA)와 업계에 따르면 이번 CES 2025의 주제는 '다이브 인(Dive in)'이다. 기술을 통해 연결하고(Connect) 문제를 해결하며(Solve) 새로운 가능성을 발견하자(Discover)는 메시지가 담겼다. 지난해와 마찬가지로 올해도 AI가 CES를 관통하는 최대 화두가 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와 LG전자가 선보일 AI 홈에 대한 주목도가 높다. AI 홈은 AI 기술을 활용해 스마트홈의 기능을 더욱 개인화하고 효율적으로 발전시키는 개념이다 삼성전자가 올해 CES에서 공개하는 신제품은 AI 홈이 탑재된 스크린 가전이다. 9형 터치스크린과 7형 터치스크린을 각각 탑재한 비스포크 세탁기와 건조기 등이 포함된다. 이 가전들은 AI 홈에 연결된 기기를 한눈에 보여주는 '맵 뷰'를 통해 전원을 켜고 끌 수 있다. 뿐만 아니라 AI 음성 비서 '빅스비'를 활용해 콘텐츠 검색·제어, 전화 받기 등 기능을 음성 명령으로 실행할 수 있다. 또한 사용자는 인터넷에 연결하여 앱을 통해 날씨를 확인하거나, 유튜브와 스포티파이 앱을 이용해 영상과 음악 등의 엔터테인먼트를 즐길 수 있다 LG전자는 생성형 AI를 탑재한 허브 '씽큐 온'으로 고도화된 AI 홈을 선보일 것으로 전망된다. LG 씽큐 온은 AI 홈의 '두뇌' 역할을 맡고 있다. 집 안 가전과 사물인터넷(IoT) 기기를 연결 상태로 유지하는 것이 특징이다. AI를 기반으로 실내 환경과 가전을 모니터링하며, 고객과 일상적인 언어로 대화해 상황을 파악하고 각종 기기를 최적의 상태로 제어한다. 양사는 AI 홈을 활용해 고객의 일상생활을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으로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모빌리티 기술 또한 주요 트렌드로 부상 중이다. 관련 시장의 성장세에 주목한 영향이 크다. 글로벌 컨설팅 기업 올리버 와이만에 따르면 2020년 3597조원이던 글로벌 모빌리티 시장 규모가 오는 2030년에는 7070조원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맞춰 국내 주요 기업들은 CES에서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선보이는 데 집중할 계획이다. LG전자는 AI를 적용한 첨단 모빌리티 기술 '인캐빈 센싱(운전자 및 차량 내부 공간 감지)' 기술을 공개한다. 차량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인캐빈 센싱이 안전벨트 착용 여부를 판단하고, 운전자 표정을 인식해 기쁨, 보통, 짜증, 화남 등 네 가지 기분을 디스플레이에 이모티콘으로 표시한다. 또 실시간으로 심박 수도 측정해 숫자로 나타내며, 운전 중 갑작스러운 건강 이상으로 발생할 수 있는 대형사고 예방을 돕기도 한다. 현대모비스는 사람과 교감하며 소통하는 '휴먼 테크'를 통해 사용자 경험을 향상시킨다. 휴먼 테크는 사람과 기술의 경계를 허물어 상호 유기적 연결을 통해 사용자의 안전과 편의성 등을 극대화하는 기술이다. 이번 CES에서 현대모비스는 △홀로그래픽 윈드쉴드 디스플레이 △휴먼 센트릭 인테리어 조명 시스템 △뇌파 기반 운전자 부주의 케어 시스템 등 세 가지 휴먼 테크 모빌리티 기술을 일반 관람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 로봇 기술도 큰 주목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삼정KPMG 및 한국 딜로이트이 그룹 등은 'CES 2025 프리뷰' 보고서를 통해 주목해야 할 분야로 로보틱스를 꼽은 바 있다. 멀티 모달 AI의 발전에 따라 협동 로봇, 자율 이동 로봇, 휴머노이드 로봇 등이 이목을 끌 것이란 관측이다. 아울러 국내 기업이 업그레이드된 로봇을 선보일지 여부도 관심사다. 주목받는 제품은 삼성전자의 '볼리'와 LG전자의 'Q9'이다. 볼리는 작은 공 모양의 바퀴 로봇이고, Q9은 두 다리가 달린 인간형 로봇이다. 두 로봇 모두 집안 곳곳을 이동하며 다양한 가정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시장에선 볼리와 Q9이 각 기업의 혁신적인 기술을 대표하는 제품으로 전시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김윤호 기자 kyh81@ekn.kr

최태원 회장, 3년 연속 CES 참석…재계 총수·CEO들 올해도 라스베이거스 찾는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을 비롯한 재계 총수들과 최고경영자(CEO)들이 오는 7∼10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5'를 찾는다. 인공지능(AI)을 비롯한 글로벌 산업계의 최신 트렌드를 살펴보고 미래 먹거리 발굴에 나서는 동시에 글로벌 고객사와 미팅 등을 통해 해외 네트워크를 확대하는 방안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 5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2023년과 2024년에 이어 3년 연속 CES를 찾는다.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CEO)과 김주선 AI 인프라 사장(CMO), 안현 개발총괄 사장(CDO) 등 SK하이닉스 'C레벨' 경영진과 유영상 SK텔레콤 대표(CEO) 등이 최 회장과 동행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AI 사업 경쟁력 강화에 힘을 주고 있는 최 회장은 CES 기간 글로벌 신기술 동향을 살피고, AI 관련 기업들과 비즈니스 미팅을 할 것으로 예상된다. 8년 만에 CES 기조연설 무대에 나서는 젠슨 황 엔비디아 CEO와 회동할 가능성도 높다. SK그룹은 이번 CES에서 '혁신적인 AI 기술로 지속가능한 미래를 만든다'를 주제로 약 1950㎡(590평) 규모의 부스에 SK텔레콤과 SK하이닉스, SKC, SK엔무브 등이 공동 전시관을 꾸린다. SK하이닉스는 전시에서 5세대 HBM인 HBM3E 16단 제품 샘플과 자회사인 솔리다임이 작년 11월 개발한 D5-P5336 122TB(테라바이트) 제품 등을 선보인다. 삼성전자의 경우 한종희 디바이스경험(DX) 부문장(부회장)을 비롯해 용석우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 이원진 글로벌마케팅실장(사장) 등이 참석한다. 한 부회장은 개막 전에 열리는 프레스 콘퍼런스의 대표 연사로 나서 '모두를 위한 AI'를 주제로 삼성전자의 AI 홈 전략을 제시한다. 용 사장은 AI 기술 기반 TV 신제품을 소개하고, 이 사장은 프레스 콘퍼런스와 전시 등 브랜드 마케팅을 총괄할 예정이다. 이청 삼성디스플레이 사장과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이준희 삼성SDS 사장 등 전자 계열사 경영진도 CES 현장을 찾아 고객사 미팅 등을 한다. LG전자는 'LG 월드 프리미어' 대표 연사로 나서는 조주완 대표이사 사장을 비롯해 류재철 HS사업본부장(사장), 박형세 MS사업본부장(사장), 은석현 VS사업본부장(부사장) 등이 참석한다. 지난해에 이어 문혁수 LG이노텍 대표도 참석한다. LG이노텍은 이번에도 별도 부스를 마련, 센싱과 통신, 조명, 제어 기술력 등 미래 모빌리티 부품 41종을 실물로 공개한다. 롯데그룹에서는 김경엽 롯데이노베이트 대표가 메타버스 플랫폼 자회사인 칼리버스의 김동규 대표와 대담을 한다. LS그룹은 전시에 직접 참여하지는 않으나 구자은 회장을 비롯해 각 계열사 최고전략책임자(CSO)들이 현장을 찾아 업계의 최신 동향을 살펴볼 예정이다. 사내 행사 'LS 퓨처 데이'에서 우수 성과를 인정받은 'LS 퓨처리스트'들도 함께 한다. 통신업계 CEO들도 글로벌 AI 기술·서비스 트렌드와 시장 현황 등을 점검한다. SK텔레콤은 유영상 대표가 개인비서 서비스(PAA) 등이 공개되는 SK전시관을 둘러보고 자사와 AI 분야에서 협력하는 글로벌 기업 관계자들과 협의 자리를 갖는다. AI 검색 부문에서 구글 대항마로 꼽히는 스타트업 '퍼플렉시티', 그래픽처리장치(GPU) 플랫폼 기업 람다, AI 챗봇 클로드 개발사 앤트로픽 등 SK텔레콤과 협력 관계인 글로벌 스타트업 관계자들과의 미팅이 예정돼 있다. 다른 빅테크 관계자들과 만남도 주목된다. KT는 김영섭 대표를 비롯한 주요 임원이 CES에 참가할 예정이다. 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AI·클라우드 분야의 국내 사업 확대를 선언한 김 대표는 구글 등 CES에 참여하는 다른 빅테크가 제시하는 AI 미래 전략을 중점적으로 살필 것으로 보인다. 다만 지난해와 비교하면 국내 기업 총수들과 CEO들의 참석 규모는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CES에 참석했던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과 정기선 HD현대 수석부회장 등은 올해 불참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에서는 현대모비스만 유일하게 부스를 마련해 홀로그래픽 윈드실드 디스플레이 등의 기술을 선보인다. 이규석 사장과 악셀 마슈카 영업부문장(부사장) 등이 CES 현장을 찾는다. 재계 관계자는 “이전에는 대규모 참관단을 꾸려 기술 트렌드를 두루 살펴보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에는 비즈니스 미팅이 잡힌 경영진만 출장을 가는 등 비용 절감과 실리를 추구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한편 한국정보통신기술산업협회(KICTA)에 따르면 올해 CES에 참가하는 한국 기업은 1031곳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국가별로는 미국(1509곳), 중국(1399곳)에 이어 3번째로 많다. 윤동 기자 dong01@ekn.kr

[CES 2025 빛낸 K-스타트업] 성균관대 교원창업 솔리드뷰 ‘CES 혁신상’

성균관대학교(총장 유지범) 교원 창업기업 솔리드뷰(SOLiDVUE)가 세계 최대 IT·가전 박람회 CES 2025에서 'Smart Cities' 부문 혁신상(Innovation Award)을 수상했다. 3일 성균관대에 따르면, 솔리드뷰는 오는 7~10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5에 참가해 자율주행 및 미래 모빌리티 기술을 중심으로 전시가 이뤄어지는 웨스트 홀에서 기술 시연을 할 예정이다. 특히 시연 기술 가운데 솔리드뷰의 고해상도 단일칩 LiDAR 센서 집적회로(IC) 'SL-2.2'는 400x128 해상도의 3D 이미지를 출력하며, 경쟁제품 대비 해상도와 감지 정확도를 대폭 향상시킨 것으로 평가받아 이번에 혁신상을 거머쥐었다. 또한, 0.9x0.9㎝ 크기의 초소형 설계와 단일 칩 구조로 전력 효율성까지 겸비한 기술적 강점은 기존 기계식 LiDAR 대비 부피와 비용을 혁신적으로 줄이는 데 기여하며, 자율주행 및 로보틱스 기술의 상용화에 핵심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성균관대는 기대하고 있다. 솔리드뷰는 지난 2020년 11월 창업한 국내 유일의 LiDAR 센서 IC 전문 팹리스 기업으로, 성균관대 반도체시스템공학과 최재혁 교수와 전정훈 교수가 공동 창업했다. 성균관대는 LINC 3.0 사업단의 'SKKU 글로벌 스프링보드 프로그램'을 통해 솔리드뷰의 글로벌 진출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김철훈 기자 kch0054@ekn.kr

네카오, 올해 AI 경쟁 본격화…네이버 ‘정직’·카카오 ‘실용’ 강조

국내 양대 포털 네이버와 카카오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인공지능(AI)'을 통한 성장전략을 제시했다. 네이버는 '정직', 카카오는 '실용'을 핵심 키워드로 내걸고 치열한 시장 경쟁을 예고했다. 2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네카오는 뉴스레터와 사내 공지를 통해 신년 메시지를 제시했다. 변화가 빠른 업계 특성상 양사는 그동안 공식적으로 신년사를 발표하거나 시무식을 진행한 적이 없다. 이들의 메시지에서 공통적으로 두드러지는 대목은 AI 사업을 강화하겠다는 의지다. 이들은 지난해부터 AI를 핵심 키워드로 정의하고, 선택과 집중을 통해 변화를 이끌겠다고 피력해 왔다. 올해 자사 서비스에 AI 기술을 접목해 기능을 고도화할 방침이다. 네이버는 하이퍼클로바X 기반 생태계 확장에, 카카오는 상반기 출시 예정인 AI 브랜드 '카나나' 상용화를 통한 수익 창출에 집중할 계획이다. 정신아 카카오 대표는 이날 사내 커뮤니티 '아지트'에 게시한 신년사를 통해 “다양한 도전을 통해 사용자와 시장에 인정받는 AI 서비스들을 내놓을 것"이라며 “올해는 카카오톡만의 차별성을 살려, 개인이 콘텐츠를 더 쉽게 생산·유통하고, 그것이 더 잘 발견될 수 있도록 해 성장 기회를 확보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새 서비스와 기술을 통해 카카오가 가진 강력한 모바일 플랫폼을 넘어 사업적 영역을 확장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최수연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2월 31일 'CEO 레터'에서 “AI를 비롯해 새로운 기술과 환경이 가져올 변화의 속도가 더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며 “그런 만큼 빠른 의사결정과 정직함으로 회사를 잘 이끌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온 서비스 AI'를 주제로 우리 서비스 전반에 더 큰 변화를 예정하고 있다. 아직 만족하긴 이르다"며 “올해는 일본시장에서 웹툰·웍스·로봇 서비스에 대한 도전을 이어가는 한편, 미국·유럽·사우디아라비아에 이르기까지 전장을 더 넓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태민 기자 etm@ekn.kr

새해 ‘첫 출근’ 재계 총수들 “위기 극복” 한목소리

국내 주요 대기업 총수들이 2025년 신년사를 통해 실행력과 혁신으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들은 특히 AI 기술 혁신과 글로벌 시장 진출 강화를 통해 현재의 경영 위기를 극복하겠다는 구체적인 청사진을 제시했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2일 신년하례회에서 “진정한 위기는 외부로부터 오지 않고, 당면한 과제를 해결하지 않고 외면하면서 침묵하는 태도가 가장 큰 위기의 경고음"이라고 했다. 그는 특히 “그룹은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사업들을 키워가고 있지만, 일부 사업은 여전히 목표한 궤도에 오르지 못하고 있다"며 적극적 혁신과 도전을 주문했다. 김 회장은 이어 “우리에게 우호적이고 희망적인 상황이라도 한순간에 바뀔 수 있다는 위기의식과 절박함으로 어떠한 조건에도 흔들리지 않을 한화만의 실력을 갖추어 나가야 할 때"라며 실행력 강화를 재차 강조했다. 같은 날 삼성전자는 한종희·전영현 부회장 공동명의의 신년사를 통해 AI 기술 혁신을 강조했다. 두 부회장은 “고도화된 인텔리전스를 통해 올해는 확실한 디바이스 AI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자"며 AI 분야 리더십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특히 AI 시대의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신제품과 혁신적 사업모델 발굴, 미래 기술과 인재 투자를 과감히 추진하겠다는 계획도 함께 제시했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도 이날 체질 개선을 통한 재도약을 다짐했다. 그는 “재무전략을 선제적으로 수립하고 이를 바탕으로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한다"며 “AI 내재화에 집중하자"고 당부했다. 신 회장은 특히 “고객은 우리의 존재 기반으로, 그룹의 미래를 책임질 사업은 고객의 요구를 충족하는 사업이어야 한다"며 고객 중심 경영도 강조했다. 이처럼 재계 수장들이 한목소리로 위기 극복을 강조한 배경에는 어려워진 경영 환경이 자리잡고 있다. 삼성전자는 2025년 영업이익이 33조원대로 2024년 대비 3.2% 하락할 것으로 전망되며, 특히 반도체 부문에서는 PC와 모바일 등 IT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파운드리 사업도 가동률 회복 지연과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롯데그룹 역시 지난해 유통·화학·식품 등 주요 사업부문에서 실적 부진을 겪었다. 특히 롯데쇼핑은 3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으며, 롯데케미칼도 글로벌 경기 침체와 원자재값 상승으로 수익성이 악화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 공략은 세 기업 모두의 핵심 과제로 제시됐다. 김승연 회장은 “단순히 글로벌 시장에 참여하는 것을 넘어 세계 각국의 고객이 요구하는 최고 수준의 경쟁력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글로벌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을 승리로 이끌기 위해 우리는 보다 윤리적이고 혁신적인 조직문화도 만들어야 한다"며 글로벌 기업으로서의 책임도 언급했다. 롯데그룹은 올해 싱가포르에 인터내셔널헤드쿼터를 설립해 동남아 시장 공략을 강화할 계획이다. 신동빈 회장은 “롯데만이 제시할 수 있는 혁신과 차별화된 가치가 무엇인지 고민하고, 우리의 브랜드 가치를 제고하자"고 직원들을 독려했다. 준법경영도 공통된 화두였다. 김 회장은 “글로벌 스탠다드에 부합하는 윤리 의식과 준법 문화는 우리가 가장 앞서나가는 글로벌 기업이 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것들"이라고 했고, 삼성전자도 “법과 윤리 준수를 최우선 경영원칙으로 하고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해 힘쓰자"고 당부했다. 재계 수장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위기 극복 의지를 표명했다. 김승연 회장은 “우리를 쓰러뜨리지 못하는 지금의 위기는 더 강한 한화를 만들 뿐"이라며 “이제는 말이 아닌 실행, 준비가 아닌 성과로 증명할 때"라고 강조했다. 신동빈 회장도 “우리는 수많은 난관을 돌파해 오며 위기를 기회로 바꾸는 DNA를 축적했다"며 “변화와 혁신은 두려움과 고통을 수반하지만, 이를 극복해야 한 단계 더 성장하고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며 변화와 혁신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中 CXMT, DDR5 수율 80%…‘중국발 D램 지각변동’ 시작됐다

중국의 메모리 반도체 기업 창신메모리(CXMT)가 DDR5 제품의 수율 80%를 달성하며 글로벌 메모리 반도체 시장의 판도 변화를 예고하고 있다. 2일 시장조사전문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CXMT는 최근 DDR5 제품의 수율 80%를 달성하고 중국 현지 메모리 모듈 업체인 킹뱅크, 글로웨이 등을 통해 32GB DDR5 제품 공급을 하는 중이다. CXMT는 그동안 DDR4와 LPDDR4 등 구형 제품 생산에만 주력해왔다. 하지만 최근 17.5나노(G3) 공정을 적용한 DDR5 제품 양산에 성공하면서 기술력을 입증했다. CXMT의 DDR5 수율 80%는 SK하이닉스의 80~90% 수준에 근접한 수치다. 특히 초기 수율이 40% 수준이었던 것을 감안하면 급격한 기술 발전을 이뤄냈다는 평가다. CXMT의 성장세는 생산능력 확대에서도 두드러진다. 업계에 따르면 CXMT는 현재 월 16만장의 웨이퍼 생산능력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전체 D램 시장의 10% 규모다.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DDR5는 지난 2023년 D램 시장 매출의 20%를 차지했으며,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서버용 D램 출하량의 40%, 2025년에는 60~65%가 DDR5 제품이 될 전망이다. 글로벌 D램 시장 규모는 2023년 1105억7000만달러에서 2025년 1939억7000만달러까지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대비하 CXMT는 연내에 생산능력을 30만장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는 현재 글로벌 3위 업체인 마이크론 수준에 근접하는 규모다. CXMT의 급성장에는 중국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이 있다는 평가다. 중국 정부는 반도체 산업 육성을 위해 CXMT에 대규모 보조금을 지원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IT 기기 구매자들에게도 보조금을 지급하는 방식으로 자국 내 메모리 시장 규모를 키우고 있다. 그 결과 CXMT의 영향력은 눈에 띄게 확대 중이다. 우선 DDR4 시장에서 CXMT는 기존 가격의 절반 수준으로 제품을 공급하며 가격 하락을 주도하고 있다. CXMT의 생산확대로 PC용 D램(DDR4 8Gb)의 지난해 하반기에만 30% 이상 하락했다. 이러한 가격 하락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실적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다만 CXMT는 아직 기술적 한계도 지니고 있다. 현재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12나노 공정으로 DDR5를 생산하고 있지만, CXMT는 17.5나노 공정을 사용하고 있다. 이로 인해 전력 소비와 성능 면에서 열위다. 특히 고사양 서버용 제품 시장 진입이 제한적이다. 하지만 고도의 공정이 필요하지 않는 중국 시장에서의 CXMT의 DDR5 제품 경쟁력은 상당하다. 한국, 일본, 미국 메모리 기업보다 10~20% 낮은 가격으로 판매에 나서면서 샤오미 등 중국 스마트폰 업체와 PC 제조업체들을 중심으로 빠르게 점유율을 확보할 가능성이 높다. 이에 대응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의 전환을 가속화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DDR4 D램을 생산하는 경기 화성 13라인과 15라인의 가동률을 낮추고 인력을 재배치하는 등 구형 공정 분야 생산라인과 인력을 최소화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HBM3E에 주력하며 기술 경쟁력 확보에 나서고 있다. 만약 기존 3강 업체가 차별화된 경쟁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멤버 중 1곳은 탈락하고 CXMT를 포함한 3강 체제로 재편될 가능성도 점쳐지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노무라증권은 “오는 2025년이면 CXMT가 DDR5 시장의 15%를 차지할 것"이라고 내다봤으며, 대만 낸드플래시 기업 실리콘모션의 고 지아장 최고경영자(CEO)도 최근 “CXMT는 2025년 말이면 15%까지 시장점유율이 확대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장덕현 삼성전기 사장 “모두 책임감 갖고 회사 생존·성장 기여하자”

2일 삼성전기는 장덕현 사장이 2025년 을사년 첫 근무일인 이날 전체 임직원에게 신년사를 발송해 기술 중심 경영 강화를 통한 위기 극복 의지를 피력했다고 밝혔다. 장 사장은 'Be professional!'이라는 슬로건을 제시하며 프로를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고 최고의 결과를 창출하려는 태도를 견지한 전문가'로 정의했다. 특히 저성장이 새로운 경제의 뉴 노멀이 되는 상황에서도 “열정과 에너지로 충만한 전문가가 되어 삼성전기의 생존과 성장에 기여하자"고 당부했다. 장 사장은 2025년 경영 환경과 관련해 “저성장 장기화 우려, 글로벌 경쟁 환경 심화 등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AI와 전장 등 고부가가치 시장 수요 확대라는 기회 요인도 존재한다"고 진단했다. 이에 대한 대응 전략으로 그는 △원가·제조 경쟁력 확보 △전장·서버 등 고수익 사업 구조로의 전환 △신사업 확대를 통한 시장 성장률 초과 달성 등 세 가지를 제시했다: 장 사장은 신년사 말미에 “푸른 뱀처럼 사전 예측과 철저한 준비로 주변 환경에 기민하고 능수능란하게 대처하자"며 2025년을 도약의 해로 만들자는 의지를 강조했다. 특히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불황에 구애받지 않는 초일류 부품 회사"로의 도약을 위해 전 임직원의 역량 결집을 요청했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삼성전자, 2025년 초격차 기술로 재도약 선언

삼성전자가 2025년을 재도약의 원년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실적 부진과 AI 경쟁 심화 속에서 나온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풀이된다. 한종희 대표이사 부회장과 전영현 DS부문장 부회장은 2일 공동명의로 발표한 신년사를 통해 “초격차 기술 리더십을 바탕으로 재도약의 기틀을 다지고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해 나가자"고 강조했다. 특히 두 부회장은 AI 기술의 변곡점을 맞아 기존 성공 방식을 초월한 과감한 혁신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이들은 “고도화된 인텔리전스를 통해 올해는 확실한 디바이스 AI 선도 기업으로 자리매김하자"며 AI 분야에서의 리더십 확보 의지를 드러냈다. 삼성전자는 AI 시대의 새로운 기회를 잡기 위해 신제품과 혁신적 사업모델 발굴, 미래 기술과 인재 투자를 과감히 추진하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이와 함께 품질 경쟁력 강화를 위해 지난해 AI와 품질 관련 조직을 한층 강화했다고 밝혔다. 준법경영 또한 강조됐다. 두 부회장은 “법과 윤리 준수를 최우선 경영원칙으로 하고 준법 문화 정착을 위해 힘쓰자"고 당부했다. 이번 신년사는 삼성전자가 직면한 어려운 경영환경을 반영한 것으로 해석된다. 증권가에서는 2025년 삼성전자의 영업이익이 33조원대로 2024년 대비 3.2% 하락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특히 반도체 부문의 실적 우려가 크다. PC와 모바일 등 IT 수요 부진으로 메모리 반도체 가격이 하락하고 있으며, 파운드리 사업도 가동률 회복 지연과 일회성 비용 발생으로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더욱이 AI 시대의 핵심 제품인 HBM(고대역폭메모리) 시장에서 경쟁사에 뒤처지면서 2025년에도 부진한 실적이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증권사들은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2025년 영업이익 전망치를 대폭 하향 조정했다. 이러한 상황에서 삼성전자는 AI를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삼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2025년 1분기 출시 예정인 갤럭시 S 시리즈에도 AI 기술을 적극 도입해 개인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 전문가들은 2025년 하반기는 지나야 삼성전자 매출이 본격적인 상승세에 접어들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한다. PC와 모바일 등 IT 제품 수요 확대 시점이 실적 회복의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현창 기자 khc@ekn.kr

[포토 뉴스] 무안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참사에 애도 표하는 삼성

2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삼성 본관 앞에 무안국제공항 제주항공 여객기 활주로 이탈에 따른 참사에 애도를 표하는 의미의 조기가 게양돼있다. 이번 사고로 제주항공 여객기는 완파됐고, 운항·객실 승무원 6명과 탑승객 173명 등 총 179명이 사망했다. 생존자는 후미 부분에서 발견된 남녀 객실 승무원 1명씩 총 2명이다. 박규빈 기자 kevinpark@ek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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